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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창식 중구청장 “지역 잘 아는 주민의 구정 참여가 중요”

    최창식 중구청장 “지역 잘 아는 주민의 구정 참여가 중요”

    “청소차량이 골목 안까지 못 들어와서 전신주에 쓰레기가 많이 쌓입니다.” “불법주차가 많은데 화분을 두는 건 어떨까요?” 4일 중구 필동주민센터에 모인 사람들이 의견을 쏟아냈다. 하나하나 제안이 나올 때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에 화분 놓는 것을 싫어 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이웃과 상의를 하면서 추진하는 게 좋겠다”거나 “쓰레기 수거 시간을 지역 사정에 맞게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명쾌한 즉답을 내놨다. “우리 골목을 우리가 가꾸자는 게 이 자리의 취지입니다. 주민 불편사항은 주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제게는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고, 꾸준히 참여와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최 구청장이 이날 필동 주민들을 만난 이유다. 중구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생활 현장 속 다양한 문제들을 주민 참여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5일 안전도시 사업을 다산동에서 중구 전 동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지막 단계로 동 순회 설명회를 기획했다. 18일 동화동을 시작으로 14개 동을 돌며 ‘쾌적한 안전도시 가꾸기’를 주제로 주민과 대화를 나눈 배경이다. 26일 광희동에서는 최 구청장은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입구에 차와 적재물이 많아서 아이들이 불편해한다”는 얘기를 듣자 “주차과 사무실을 옮겨야겠다”며 농담을 던지더니 “구청 직원들도 안전에 동참하지만 골목 안 주민들이 뜻을 모아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29일 황학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는 “예전에 한 어린이집의 놀이터 바닥이 거칠어서 애들이 많이 다친다고 놀이터를 축소했는데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자 최 구청장은 공원녹지과 직원에게 즉시 “같이 가보자”로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구가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다산동의 경우 대학생 봉사단의 손길로 낡은 담장이 멋진 벽화로 태어나고, 전신주에 불법광고물 방지판을 붙이면서 동네 구석구석이 달라졌다. 이런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구는 이달 말까지 주민 참여로써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특별정비반을 통해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14개 부서, 15개 동 주민협의체, 국민디자인단 등으로 꾸린 특별정비반은 도로불량시설, 건축공사장 주변 적치물, 보행불편구간, 불법간판 등 안전에 관한 전 분야를 점검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필동을 마지막으로 동별 사업설명회를 마무리하면서 현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주민의 참여로 알게 된 문제점을 충실히 해결하도록 노력하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꺄~악~~ 5월 황금 연휴… 강서는 디즈니랜드

    꺄~악~~ 5월 황금 연휴… 강서는 디즈니랜드

    강서구는 역사와 예술, 문학과 배움이 어우러진 축제를 준비해 ‘가정의 달’ 5월의 문을 화려하게 연다. 2일 강서구에 따르면 오는 7일 방화근린공원에서 제8회 강서 어린이 동화축제를 연다. 책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고자 마련한 것으로 매년 10월에 열리던 것을 올해부터 5월로 앞당겼다. 올해는 ‘동화 속으로 떠나는 인성탐험’을 주제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8개 구립도서관과 24개 작은도서관·점자도서관·시립도서관, 12개 초·중·고교 등이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오전 강서공고사거리에서 방화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명작동화 퍼레이드’가 가장 큰 볼거리다. 피터팬, 미녀와 야수, 로빈후드, 브레맨음악대, 오즈의 마법사 등 명작동화를 통해 용기, 내면의 존중, 정의, 협력, 우정 등 9가지 인성을 알아가는 자리로 마련했다. 이어 높이 4m짜리 대형 인성실천나무를 세우고 아이들의 각오를 써넣은 인성깃발로 장식한다. 노래와 댄스, 치어리딩, 태권도 등 지역 학교와 동아리들의 장기를 함께 즐기고, 피터팬의 용기 가면과 백설공주의 손거울 등 다양한 소품들을 만들면서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앞서 5~6일에는 가양동 궁산에서 제2회 겸재문화예술제를 펼친다. 조선의 산천을 그린 진경산수화풍을 완성한 화가 겸재 정선을 중심에 둔 축제다. 18세기 중반 양천현(현 강서구 가양동)의 현령으로 재직하던 겸재의 예술혼과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시, 놀이와 배움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펼친다. 5일에는 전국사생대회를 비롯해 가족 나들이로 좋은 ‘겸재 발자취 따라 궁산탐방’을 두 차례(오전 10시·오후 2시 30분) 운영한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이 울리는 겸재 숲 속 음악회, 어린이 밸리댄스와 비보이 공연 등으로 꾸민 겸재예술한마당 등도 올린다. 야외미술관에서는 서울의 300년 변화를 보는 ‘진경의 과거와 오늘전’, 겸재의 그림을 재해석한 ‘나무판 그림 벽화전’과 ‘겸재 시화전’, 어린이의 꿈과 소원을 글과 그림으로 나타낸 ‘우산 속 소원담기전’도 만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놀거리부터 가족 오페라와 전시회까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풍성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 역사박물관은 어린이날인 5일 오전 11시부터 어린이날 큰 잔치 ‘박물관은 놀이터’ 행사를 연다고 2일 밝혔다. 행사는 크게 체험마당과 공연마당, 놀거리마당으로 나뉜다. 체험 마당에선 ?책 놀이터 ?이야기 그리기 한마당 ?전시유물 찾기 등이 펼쳐지고 공연마당에선 동요 콘서트와 인형극이 선을 보인다. 놀거리 마당에선 사방치기, 두더지 잡기, 비석치기 등 추억의 놀이와 페이스페인팅, 전통 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7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가족 오페라는 이번 행사의 백미다. 작품은 ‘헨젤과 그레텔’으로 서울대 성악과의 서혜연 교수가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헨젤과 그레텔은 엥겔베르트 홈퍼딩크가 작곡한 3막의 독일 오페라다. 헨젤 역에 소프라노 박정아, 그레텔 역에 소프라노 김지영 등이 출연한다. 3일부터 29일까지 박물관 1층 로비에선 어린이 참여형 전시 ‘들어봐~그려봐!’가 열린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전시장을 채워나가는 체험활동 전시다. 올해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한국 방정환재단과 공동으로 마련했다. 방정환 선생의 창작 동화 ‘시월 그믐날 밤’을 비롯해 방정환 관련 각종 자료와 벽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강홍빈 서울 역사박물관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시원한 박물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기고 전시도 관람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도서·벽지 청소년 ‘라스코동굴벽화전’ 초청 모금에 성금 줄이어

    도서·벽지 청소년 ‘라스코동굴벽화전’ 초청 모금에 성금 줄이어

     광명 라스코동굴벽화전에 도서·벽지의 문화소외 청소년을 초청하는 모금운동에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경기 광명시에 본사를 둔 윤영선 지엔텍 대표는 1일 도서벽지 청소년들의 라스코벽화 전시 관람을 위한 성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어 황근순 이엠종합건설 대표도 광명동굴 와인레스토랑에서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에 성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황 대표는 “폐광의 기적을 이룬 광명동굴에서 세계적인 라스코벽화 문화유산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많은 문화소외 청소년들이 관람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남상경 광명시카네기동문회장이 성금 200만원을, 또 광명시청 국실과장 간부 직원들이 성금 173만원을 기부해 공동모금운동에 동참기도 했다.  현재 이 모금운동은 광명시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 조직위원회가 펼치고 있다.  김기만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전 조직위원장은 “전국 도서·벽지 지역의 청소년과 조손가정 및 장애인들이 문화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라스코동굴 벽화전에 초청하기 위한 모금운동에 국민들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 두는 건 차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 벽화 훼손 “속옷 빨래 사진 찍고 집 안까지 들어와” 부산 감천 등 전국 100여곳 주민 고통 “관광객이 ‘벽화 어디 갔느냐?’라고 묻기에 개선 공사 중이라고 둘러댔지 뭐. 싸움 났다고 하면 다신 안 올까 봐서….” 29일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에서 만난 김모(63·여)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큰 대야에 얼음물과 음료수, 커피 등을 담아 마을 어귀에서 팔던 그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벽화로 유명한 이 마을에서는 지난 15일과 23일 밤 계단에 그려진 벽화 2점이 회색 페인트로 덧칠해졌다. 사건이었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와 잉어 벽화였다. 벽화 훼손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도 줄었다. 노동절(5월 1일) 기간을 전후해 ‘유커(중국 관광객) 특수’를 기대했던 마을 분위기는 싸늘히 식었다. 평범한 ‘산동네’였던 이 마을에는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예술가들이 벽화 16점을 그렸고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동네는 잘 돌아가는 듯했지만, 이면에는 도시재생사업(지역색은 그대로 둔 채 낙후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둘러싼 주민 간 이해 충돌과 관광 명소에 살면서 겪게 되는 주민의 불편함 등이 숨어 있었다. 소동의 발단은 서울시가 이화마을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이 마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양도성 일부가 있어 상업이 아닌 주거 중심으로 정비하고 주민들에게 계단 벽화가 그려진 주택가에는 카페, 술집 등 유흥시설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일부 주민이 반발했다. 마을 도로가에는 카페 등이 있는데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을 두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었다. 참아 왔던 불만도 터졌다. 재생사업 반대 주민 단체의 회장인 박모(56)씨는 “주말마다 관광객 떠드는 소리에 쉴 수도 없고 담벼락은 별의별 낙서로 가득하다”면서 “불편을 참았는데 차별까지 받으라니 화가 난다”고 했다. 박씨는 사업 반대 주민들과 회의한 끝에 해바라기 벽화에 흰 페인트칠을 했다고 한다. 이화마을 140여 가구 중 반대 가구는 20가구 정도로 알려졌다. 이화마을처럼 극단적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유명 벽화 마을 주민 중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국에 벽화마을은 100여곳 정도 된다. 서울 서대문구 벽화마을인 개미마을 주민들은 ‘출사족’(야외 공간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는 사람들)의 배려 없는 행동에 불만이 많다. 개미마을 주민 이선옥(58·여)씨는 “빨랫줄에 건 속옷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벽화마을인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들린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늘면서 소음이 심해지고 옥상과 집안까지 불쑥 들어와 사진을 찍는 통에 놀라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마을은 다음달부터 방문객에게 지도 1부(2000원)씩 구매하도록 해 사실상 유료화하기로 했다. 인천 중구 송월동의 동화마을은 오즈의 마법사, 백설공주 등 동화 주인공을 골목 벽과 벤치 등에 그려 놨다. 일부 주민들은 디자인이 두서없다거나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탓에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벽화마을 주민들은 벽화가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벽화 덕에 마을이 깔끔해지고 형편도 나아졌다는 얘기다. 감천마을은 벽화 조성 6년 만인 지난해 관광객 138만명이 찾았다. 덕분에 10개뿐이던 동네 상점도 커피·기념품 가게 등 40여개로 늘었다. 2013년 조성된 동화마을은 연간 5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화마을의 한 주민은 “벽화를 두고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훼손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통영 동피랑마을은 어떻게 성공했나

    전국 대부분의 벽화마을 사업은 적은 비용으로 동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시작됐다. 저층위의 도시재생사업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벽화마을’이 갈등을 빚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경남 통영의 동피랑마을이다. 2006년 통영시에 의해 철거 후 공원화가 추진되던 동피랑마을은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결합하면서 벽화마을로 변신했다. 이후 동피랑마을은 철거 예정지가 아닌 관광명소이자 보존대상지가 됐다. 2014년을 기준으로 통영을 방문한 관광객 600만명 중 160만명이 동피랑마을을 찾았다. 새로운 건축물이나 철거와 재개발 없이도 동피랑마을은 재생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벽화마을인데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먼저 사업의 주체가 달랐다.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도시재생센터장을 맡고 있는 신중진 성균관대 교수는 “동피랑마을 등에서 벽화를 통해 마을이 활기를 띠면서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곳들이 나타났다”면서 “성공한 사업을 따라 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주체가 주민이 아닌 외부인이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현재 서울에만 이화동, 염리동, 문래동을 포함해 서울에 조성된 10여개의 벽화마을 중 주민이 시작 단계부터 관여한 사업이 몇 개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도 “정부가 주도한 사업의 결과물이 생활에 불편으로 이어진다면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벽화마을을 조성하면서 관광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화동·염리동 등은 주거지 성격이 더 강했던 곳”이라면서 “주거지를 관광화하는 도시재생을 추진하니 주민으로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 이미 관광지가 되어버린 곳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관광으로 발생하는 지역 경제활성화의 과실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 교수는 “마을 주민을 동네관광 가이드나 도슨트로 고용하는 등 주민들의 일자리와 연결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를 처음 만나다, 동해 그곳에서

    해를 처음 만나다, 동해 그곳에서

    북방교역의 전진기지이자 환동해권의 중심 도시로 강원 동해시가 뜨고 있다. 인구 9만 5000여명, 면적 180.2㎢의 바닷가 작은 도시지만 이미 동해항에서 금강산 관광의 첫 뱃고동을 울렸다. 지금은 한·러·일을 오가는 크루즈 페리가 운항되고 있다. 동쪽으로는 푸른 동해를,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을 병풍처럼 둘러 바다·산·계곡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춘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무릉계곡 명승지와 동해안 최대 백사장을 자랑하는 명사십리 망상해수욕장, 국내 유일의 석회암 수평 동굴인 천곡천연동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등이 대표 관광지다. 묵호항에서 대진항까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어항에서는 곰치국, 대게, 산오징회, 물회, 해물찜뿐 아니라 수많은 횟감과 러시아산 동해 대게가 관광객들의 입맛을 돋운다. 바닷가와 인접한 도로를 따라 줄곧 이어지는 명태·오징어 말리는 어촌 풍경 길도 드라이브하기에 제격이다. 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유명한 북평민속장에 들러 다양한 지역 특산품과 민속 음식도 즐길 수 있는 정감 어린 동해시로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사진작가 사로잡은 일출 명소 ‘촛대바위’ 애국가 첫 소절 배경 화면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주변의 각종 기암괴석과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촛대바위가 감탄을 자아낸다. 추암해변 북쪽 바다에는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형제바위·거북바위·코끼리바위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특히 촛대바위는 떠오른 태양이 바위 꼭대기에 걸리면 마치 양초에 불을 붙인 것처럼 보여 장관이다. 사진작가들이 단골로 찾는 최고의 출사 장소로 손꼽힌다. 촛대바위 덕분에 추암해변은 동해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해돋이 명소로 알려졌다. 해변 남쪽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해를 맞으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이다. 조선 세조 때 한명회는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추암해변의 아름다움에 반해 ‘미인의 걸음걸이’라는 뜻으로 능파대라 부르기도 했다. 인근에는 고려 공민왕 때 삼척 심씨 시조인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후학 양성을 위해 건립한 지방문화재 해암정이 있다. ●묵호항의 역사 오롯이 배어 있는 ‘논골담길’ 논골담길은 1941년 개항한 묵호항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감성스토리마을에 있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에서 묵호등대로 올라가는 골목길 이름이다. 담 사이로 이어진 길이 좁고 길어 미로와 같다. 최근에는 지역 작가들이 골목길 담에 근래의 역사·문화·생활상을 담은 벽화를 그려 넣어 주목받고 있다. 담에 그린 벽화는 묵호항 개항 이후 판잣집, 어부의 애환, 지천을 이루던 명태·오징어 등 논골담길의 옛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해문화원이 주관한 2010 어르신생활문화전승사업 묵호등대담화마을(논골담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역 어르신들과 예술가들이 참여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제 잿빛 바다라 불리던 묵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이곳의 사람들은 논골담길이란 이야기로 더 넓은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논골담길을 따라 산비탈을 오르면 동해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묵호등대에 다다른다. ●금강산 구룡폭포도 부럽지 않은 ‘용추폭포’ 떨어지는 폭포가 바위를 기기묘묘하게 깎아 놓은 곳이다. 용추는 동서 방향의 절리로 형성된 절벽에 따라 소가 형성돼 특이한 경관을 연출한다. 무릉계곡에 나타나는 단애와 폭포 등이 전형적인 화강암 계곡의 침식과 퇴적 지형을 나타내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은 명승지다.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양을 지닌 상탕, 옹기항아리 같은 형태의 중탕, 옥색의 큰 소를 이루는 하탕으로 구성돼 있다. 높이가 30m가 넘는 곧게 내리쏟는 폭포의 옆에 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금강산 구룡폭포에 비견된다. 어느 묵객이 새겨 놓은 별유천지(別有天地)라는 대형 석각이 이곳의 자연경관을 대변해 주고 있다. 부사 유한준이 용추(龍湫)라 이름 짓고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수백명이 앉을 수 있는 규모 ‘무릉반석’ 무릉계곡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넓은 반석은 석장암동(石場岩洞)이라고도 불린다. 수백명이 함께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안반석은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또 암석에 새겨진 갖가지 석각이 이채롭다. 무릉반석 암각서는 동양의 근본 사상인 유불선 사상을 잘 나타내고 있고 인간 만남의 조화, 통일, 일체 화합을 의미하는 글귀로 잘 알려졌다. 반석 위에 새긴 초서체 글자는 높이 3m, 길이 10m에 이르는 대작이다. 이 글씨는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있을 때 이곳을 찾았다가 썼다는 설과 삼척부사 정하언이 무릉계곡을 찾아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동해시는 오랜 세파에 글자가 희미해지고 마모되는 것이 안타까워 1995년 물길이 닿지 않는 곳에 모형 석각을 제작해 놨다. ●4㎞ 넘는 긴 백사장 자랑하는 ‘망상해변’ 얕은 수심, 청정 바닷물, 넓은 백사장, 울창한 송림 등 동해안 제일의 해변을 자랑하는 망상해변은 해마다 600만~700만명의 피서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1등급 관광호텔 등 숙박과 각종 편의시설 확충으로 사계절 관광지로 변모해 가고 있다. 4㎞가 넘는 넓은 백사장과 푸른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 떼가 함께하는 조용한 가족 동반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자동차 전용 오토캠프장이 있다.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 맑은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 친화적 레저 공간으로 캐러밴, 프리텐트촌, 캐빈하우스, 아메리칸코테지 등 안락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상설캠프장은 자연경관 보존형 시설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가족 단위 휴양 여건이 훌륭히 갖춰진 새로운 레저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 도심 속 석회동굴 ‘천곡천연동굴’ 천곡천연동굴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석회동굴이다. 높이 10m, 연장 1.4㎞ 규모의 천연 석회암동굴로 생성 시기는 4억~5억년 전으로 추정된다. 동굴 내에는 국내에서도 으뜸인 석순과 석주 등이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아직 종유석이나 석순 등 2차 생성물이 있는 동굴 내부는 환상적인 지하 궁전의 세계를 방불케 한다. 동굴은 학술적 가치는 물론 관광 개발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총연장 1.4㎞ 가운데 800m만 단계적으로 개발해 개방하고 나머지 600m는 보존지구로 지정해 관리되고 있다. ●조선시대 문인들 마음의 휴양처 ‘만경대’ 척주팔경의 하나였던 만경대는 광해군 때 김훈이 벼슬을 사임하고 고향에 돌아와 창건한 정자다. 정자 서쪽으로는 동해시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두타산, 동쪽으로는 동해물류센터 거점 동해항, 정자 아래로는 동해시의 젖줄인 전천이 굽이쳐 흘러 삼척의 죽서루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시인과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삼척부사 허미수가 경관이 수려해 만경이라 불렀고, 이후에 만경대로 바뀌었다. 판서 이남식의 해상명구(海上名區) 현판이 있고 정면에는 향토명필 옥람 한일동 선생의 만경대 액판이 있다. ●전국 제일의 힐링시설 ‘동해무릉건강숲’ 동해무릉건강숲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교육하는 시설인 강원권역 환경성 질환예방센터다. 하루 1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힐링 숙박동과 테마체험실, 자연식 건강식당, 어린이 건강체험관 등을 갖추고 있다. 무릉계곡에 위치해 최상의 환경 여건을 갖춘 곳이다. 환경성 질환에 국한하지 않고 아토피, 천식 예방관리사업, 건강생활 실천사업 등 건강증진사업과도 접목해 운영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졸중, 스트레스 등을 유발하는 도심의 오염된 환경을 떠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통해 건강을 찾는 전국 제일의 힐링시설로도 운영되고 있다. >>먹거리 ●성인병에 좋은 산지 해산물의 유혹 ‘해물탕’ 동해 연안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며 대구 등 한류성 어종과 오징어, 꽁치, 고등어 같은 난류성 어종이 풍부하고 어패류도 풍족해 해물을 이용한 탕과 찜 요리가 발달했다. 다양한 어류와 어패류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곁들여 요리한다. 해산물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은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도 잘된다. 또한 꽃게, 오징어, 조개류에는 타우린이 풍부해 고혈압, 심장병, 간장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게에는 핵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를 방지해 주고, 조개류는 글리코겐과 글리신이 풍부해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시원한 국물을 내는 데 제격이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함이 한가득 ‘활어회’ 활어회는 동해 청정 지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함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동해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주변은 물론 동해안을 따라 2㎞가량 형성된 묵호·어달회타운에서 즐길 수 있다. 대합은 동해에서 흔히 잡히는 조개로 주로 백합이라 불리며 요즘이 제철이다. 호박산이 풍부해 맛이 구수하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에는 청정 동해에서 손낚시로 잡아 올린 가자미 등을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가 제격이다. 작은 생선을 뼈째 통으로 썰어 내면 까슬까슬한 식감과 뼈의 고소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칼슘까지 섭취할 수 있어 영양에도 좋다. ●한 그릇 후루룩 비우면 숙취 싹 ‘곰치국’ 심해 500m 청정 지역에만 산다는 곰치는 숙취 해소에 좋다. 곰치에 신김치를 같이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면 곰치국이 된다. 곰치는 워낙 살이 흐물흐물해서 씹기도 전에 후루룩 목으로 넘어가는데, 얼큰한 국물과 함께 전날 마신 술이 저절로 해장이 된다. 반찬으로 나오는 가자미회의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어서 와 ~ 서울 일곱 빛깔 교과서 여행은 처음이지?

    어서 와 ~ 서울 일곱 빛깔 교과서 여행은 처음이지?

    국영수 등 7가지 교과 주제에 총 21개 코스… 숨은그림찾기하듯 지도 보고 묻고 풀고 체험까지… 외우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어디 간단히 갈 만한 곳 없을까. 이왕이면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 곳이면 좋겠는데….’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아빠 A씨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날도 좋으니 나들이나 갈까 생각해보지만 번거로워 포기한다. A씨처럼 고민 많은 부모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창의융합진로 탐방지도(RCM)’를 펴냈다. 자녀와 함께 갈 만한 곳 중 교육에 도움이 되는 곳을 골라봤다. 화창한 봄날, 자녀와 서울 교육여행을 떠나보자. ●스마트폰 앱으로 지도는 미리 챙겨 가세요 접힌 상태의 지도는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지만, 펼치면 전지 반 장 크기로 변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배우는 학교 교과군에 맞춰 서울을 7개 주제로 나눴다. ▲국어·영어 ▲도덕·사회 ▲수학·과학 ▲기술·가정 ▲미술·음악 ▲체육 ▲한강이다. 주제마다 3개의 코스를 제시하고, 코스마다 3~4개씩 둘러볼 만한 탐방지를 수록했다. 탐방지에서 자녀와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문제 등이 수록된 자료는 QR 코드를 통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탐방지에 도착했을 때 “아빠,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이걸 미리 받아 공부해 두는 것도 좋겠다. ●아이가 좋아하는 길은? 진로탐색 기회도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김영화 장학사는 22일 “지도가 안내하는 코스를 따라 여행하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학습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면서 “탐방지에 대한 자료를 갖고 학부모가 자녀에게 질문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종이로 된 지도가 필요하면 (02)399-9452번으로 전화해 요청을 하면 된다. 탐방에 나서기에 앞서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둘 것도 권한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스마트 서울맵’을 깔자. 앱을 설치하고 나서 ‘공공테마’ 메뉴에서 ‘창의융합 탐방’을 눌러보면 모두 68곳의 탐방지가 나온다.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해 내 주변에 어떤 탐방지가 있는지를 거리별로 보여준다. 특정한 탐방지를 찾아보려면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 메뉴를 클릭해 검색할 수 있다. 특히 앱에는 ‘자녀와 생각해볼 문제’가 수록돼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클릭하면 ▲오페라는 언제 탄생했을까? ▲최초의 오페라는 무엇일까?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점은? 등의 질문이 나온다. ●국립국어원은 무슨 일을 하나요 집에서 가까운 탐방지를 가보는 것도 좋지만, 지도의 코스를 따라다니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제1주제인 국어·영어 교과에서 첫 번째 코스인 ‘11-한글 창제와 발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이 코스는 111번 ‘한글 가온길’, 112번 ‘경복궁 수정전’, 113번 ‘국립국어원’, ‘114번 세종대왕 기념관 한글실’ 등 4개의 탐방지로 구성됐다. ‘한글 가온길’의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광화문 광장을 포함해 새문안로 3길, 세종대로 23길, 자하문로 일대에 걸쳐 조성됐다.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 한글학회, 한글가온길 새김돌, 한글 이야기 10마당 벽화, 주시경 마당, 주시경 집터, 한글글자 마당, 세종이야기 순서로 걸을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한글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조형물이 많이 숨겨져 있다. ‘글꼴이 피었습니다.’, ‘나무처럼 자라는 한글’, ‘나는 한글이다’ 등 18개의 한글 조형물을 자녀와 함께 찾아보자. ‘경복궁 수정전’은 세종로 경복궁에 있는 조선후기 전각이다. 정면 10칸, 측면 4칸 익공계 팔작 기와지붕 건물로, 세종 때 집현전으로 활용됐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가 고종 때 재건됐다. 자녀에게 경복궁 수정전은 무엇인지, 집현전은 무엇을 하던 곳인지를 알려주도록 하자. ‘국립국어원’은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 추진과 연구 활동을 관장하는 국가 기관이다. 1984년 설립한 국어연구소가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되고 나서 2004년 지금의 ‘국립국어원’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르렀다. ‘세종대왕 기념관 한글실’에서는 조선 전기 세종대왕 시대가 주제다. 아이에게 “세종대왕 시대에는 여러 학자가 천문, 기상, 지리, 의학, 음악, 문자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발전시켰어. 이렇게 과학과 기술 발전에 힘쓴 이유는 새롭게 시작한 조선이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을 진흥시키고 농민의 생활을 안정시킴으로써 나라의 기틀을 굳건히 세우기 위해서야”라고 설명해주자. 그러면 ‘우리 아빠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하는 표정으로 놀란 자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 기념관은 세종대왕이 남긴 문화, 과학 유물을 수집해 보전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훈민정음, 의학서적, 서화, 활자, 지도, 도량형, 천문기구, 악기 등 320여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양재천 동식물들과 살아 있는 생태학습을 도심을 벗어나 마음이 탁 트이는 곳에서 생태공부를 해 보는 것도 좋다. 4번째 주제인 기술·가정 교과의 첫 번째 코스인 ‘생태 환경 체험’은 따스한 봄날에 즐기기 딱 맞은 코스다. 이 코스는 411번 ‘북서울 꿈의 숲’, 412번 ‘양재천’, 413번 ‘금천에코센터 탐방지’로 구성됐다. ‘북서울 꿈의 숲’은 일반 생태공원과 다르게 다양한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상수리나무, 잣나무, 소나무, 아까시나무, 은사시 나무 등이 혼재해 자라고 있다.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다람쥐, 청설모, 꿩, 뱀, 개구리와 멧비둘기, 쇠박새, 참새, 까치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 중이다. 자녀와 함께 숲 속에서 우리 지역에 도시 숲과 생태공원이 있는지, 서울에 도시 숲과 생태공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서울에 사는 동식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곳은 어디인지 등을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양재천’의 옛 이름은 공수천이었다. 백로가 날아든다고 해서 학여울이라고도 불렀다.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양재천은 과거에 악취가 나는 개천이었다. 하지만 국내 최초 자연형 하천 공법을 통해 하천의 자연성을 되살린 결과 현재는 쏘가리, 모래무지, 맹꽁이가 사는 청정 하천으로 바뀌었다. 호랑나비 등을 찾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너구리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돌발 퀴즈! ▲양재천의 수질은 어떻게 정화될까? ▲물이 얕고 빠르게 흐르는 ‘여울’이 수질 정화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양재천의 수질정화시설은 자연 상태 하천에서 일어나는 침전, 흡착, 분해 등 자정작용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미생물들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방식이다. 양재천의 여울은 물이 얕고 빠르게 흐르고 자갈이 많아 산소가 많이 발생한다. 수질 정화는 물론 학과 같은 새들이 많이 찾아와 자연스레 어류의 생존과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청 건물이 온통 자연학습장이네 ‘금천에코센터’는 금천구가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시행 중인 ‘금천기후변화대응 2020’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금천구 종합청사 안팎에 있는 태양광·열, 풍력, 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설이 있다. 이 밖에 기후변화체험계단, 빗물 재활용 시스템, 자가 발전체험 시설, 녹색 가게, 주말 농장 등 친환경 체험 시설을 갖췄다. 금천구는 이를 통해 기후 변화 대응을 홍보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녀가 환경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면 ‘탄소배출권 거래중개인’을 비롯해 앞으로 생겨날 환경 관련 직업에 대해 알려주도록 하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라스코 동굴벽화/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라스코 동굴벽화/최광숙 논설위원

    “머리인가? 다리인가?” 인류를 진화하게 한 최초의 원동력을 머리에서 찾을 것인지, 다리에서 찾을 것인지를 놓고 인류학자들을 오랫동안 갑론을박 논쟁을 벌였다. 인간 고유의 뛰어난 두뇌를 생각한다면 머리가 아닐까 싶겠지만 ‘인간다운 인류’의 시작은 두 발 걷기가 먼저라는 결론이 내려졌다.(인류의 기원, 이상희 저) 인간은 두 발로 걸으면서 요통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그보다 네 발로 걸을 때 사용하던 윗몸을 일으키게 돼 숨쉬기가 편해져 목소리를 내게 됐다. 이는 언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앞의 두 다리(팔)도 자유로워져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도구와 언어’는 인류의 문화와 문명의 출발점이 됐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활동한 구석기가 되면서 인류 문화는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이전에 없던 암각화 같은 문화예술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직립보행으로 생산적인 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저 먹을 것에만 열중하던 원초적인 생활을 벗어나 창작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석기시대 사람들도 현대인들처럼 예술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증명된 것이 바로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다. 1940년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 베르제 강변의 몽티나크라는 도시에서 한 소년이 기르던 개가 사라지자 온 마을을 찾아 헤매다 우연히 벽화를 발견했다고 한다. 기원전 1만 5000~2만년에 그려진 이 동굴벽화는 ‘구석기 시대의 피렌체’라고 불릴 정도로 작품 수도 많고 수준도 뛰어나다. 여러 마리의 들소와 말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그림과 어린 말들 위로 뛰어오르는 커다란 황소 그림은 생생한 역동성과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걸작들이다. 이 벽화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사람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동굴벽화에 그려진 동물들은 당시 수렵생활을 하던 인간에게 중요한 먹을거리였기 때문에 생활의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시 사람들의 정신적·영적인 삶도 보여 준다. 일례로 새의 머리를 한 남자가 들소의 공격을 받아 죽는 그림이 있는데, 새의 머리를 한 남자 아래에 또 한 마리의 작은 새가 있다. 이는 그가 죽는 순간 육체에서 빠져나온 영혼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냥 사고를 그린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다음 세상으로의 통행을 묘사한 것이다.(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 한국에서도 이 동굴벽화를 볼 기회가 생겼다. 최근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광명시에서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전시장의 건축 및 전시를 맡았고 동굴벽화 복제 작품 등이 선보인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홍보대사다. 구석기 시대 인류 조상의 발자취를 한번 쫓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新 국토기행] 한옥의 멋… 한식의 맛… 한번에 通

    [新 국토기행] 한옥의 멋… 한식의 맛… 한번에 通

    <볼거리> 한국관광 으뜸명소·국제슬로시티·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통문화체험도시… 전국 어디서나 접근 용이한 사통팔달 전북도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도시다. 한옥, 한식, 한지 등 ‘한스타일 콘텐츠’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광도시다. 2010년 ‘한국관광의 별’과 ‘국제슬로시티’, 2011년 ‘한국관광 으뜸명소’,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빠르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도 갖췄다. 호남·서해안고속도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전주~순천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사통팔달이 됐다. 전라선 KTX도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전주는 맛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전주비빔밥과 한정식은 한국을 대표하는 맛이다. 인구 65만명, 2개 구청과 33개 동으로 이뤄진 전주시는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탄소산업은 전주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다. ●랜드마크 전국 유일 한옥마을… 사람온기 품은 700여채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주의 랜드마크다. 700여채의 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선 한옥마을은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군이다. 주민들이 실제 사는 한옥으로 사람의 냄새와 숨결, 온기를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한옥마을 관광객은 900만명, 올해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전주성 안으로 진출하자 이에 반발한 전주사람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고 살면서 마을을 이뤘다. 1977년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됐다. 고래등 같은 기와 능선과 키 작은 담장을 끼고 도는 골목길이 살아 있어 고향집 풍경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한옥마을 안에는 고려시대 창건된 전주향교, 최명희 문학관, 전통문화관, 한옥생활체험관, 한방문화센터, 강암서예관, 교동아트센터 등 곳곳에 볼거리가 풍성하다. 호남 최초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인 전동성당은 박신양·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젊은이들 사이에 ‘한옥마을에서 만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퍼지게 된 배경이다. 한옥마을과 서학동을 잇는 전주천 상류의 남천교, 승암산 기슭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 한벽당도 한옥마을과 연계된 볼거리다.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남원 운봉 황산에서 왜구를 정벌하고 개경으로 돌아갈 때 야연을 베풀었다는 곳이다. 이성계는 이곳에서 한나라를 창업한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를 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옥마을 남동쪽 치명자산은 신유년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유항검의 가족 7명의 유해가 묻힌 곳이다.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꽃길이 이어진다. 정상 암벽에는 모자이크 벽화로 설계된 성당이 건립돼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조선왕조의 유산 품은 경기전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연 태조의 초상화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지은 건물이다.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광해군 6년(1614년)에 중건됐다. 입구에는 말에서 내리는 곳을 표시한 ‘하마비’가 눈길을 끈다. 계급의 높고 낮음, 신분의 귀천을 떠나 모두 말에서 내리도록 하고 외인들의 출입을 금한 표시다. 붉은 색칠을 한 홍살문, 외신문, 내신문, 어진을 모신 정전으로 구성돼 있다. 태조 어진(국보 제317호)을 모신 어진박물관도 있다. 현재 어진은 고종 9년(1872년)에 기존의 낡은 어진을 불태워 묻고 서울 영희전에 있던 태조 어진을 본떠서 그린 것이다. 어진은 임금이 정사를 돌볼 때 차려입은 곤룡포에 익선관을 쓴 모습이다. 경기전은 어진 봉안과 함께 전주사고가 설치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다. 경기전에 사고가 설치된 것은 세종 21년(1439년)이다. 경기전 내 수령이 4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 그늘이 좋은 느티나무, 배롱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도 볼거리다. ●밤에 더 아름다운 풍남문과 남부시장 전주읍성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보존된 보물 제308호다. 풍남문이란 이름은 중국을 처음 통일했던 한 고조 유방의 고향인 풍패(豊沛)에 빗대어 이성계의 관향인 전주를 풍패향이라 부른 것에 기인한다. 1층은 앞면 3칸, 옆면 3칸이고 2층은 앞면 3칸, 옆면 1칸이다. 문류의 1층에 앞뒤로 4개씩 세워진 높은 기둥이 위로 이어져 2층의 변두리 기둥이 되도록 했다. 이런 기둥 배치는 예가 많지 않아 건축학적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부터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 9시에 미디어 파사드 공연이 펼쳐져 야간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풍남문을 휘감고 형성된 남부시장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조선 3대 시장이었던 남부시장은 800여개 점포가 들어선 전통시장이다. 한복, 가구,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된다. 젊은이들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뛰어든 청년몰과 예쁜 공방이 들어선 하늘정원은 배낭여행객들의 발길이 머무는 명소다. ●7월이면 10만㎡ 연못 펼쳐지는 연꽃의 향연… 덕진공원 덕진동 전북대 옆에 조성된 전주의 대표 관광지다. 10만㎡의 연못 중 절반이 연꽃 군락지다. 7월이면 매년 연꽃의 향연이 장관을 이룬다. 덕진연못은 고려 때 풍수지리 때문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동국여지승람은 전주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북쪽만 열려 있는 탓에 땅의 기운이 낮아 제방으로 이를 막아 지맥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했다고 적고 있다. 대부분 저수지가 농사용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유래가 독특하다. 호수 주변 산책로와 잘 가꿔진 조경수가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다. 주변에 생태공원 오송제, 건지산 편백숲,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동물원, 체련공원 등이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4월 마지막주 전주국제영화제 열려 관광객들은 한옥마을 일대를 많이 찾지만 전주의 젊은이들은 ‘걷고 싶은 거리’와 ‘영화의 거리’에 몰린다. 루미나리에를 따라 연결된 보행자 길로 전주의 중심 타운이다. 쇼핑, 영화, 먹거리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거리> 비빔밥의 본향… 반찬만 50가지… 황홀한 막걸리 ●30가지 천연재료 듬뿍… 전주 대표음식 비빔밥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콩나물, 고추장, 참기름 등 30여 가지 천연재료가 한 그릇에 들어가지만 어느 것 하나도 고유한 색깔이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룬다. 사골육수로 밥을 짓고 식지 않도록 데운 유기나 돌솥에 담아낸다. 구수하면서 알싸하고 쩍쩍 달라붙는 맛에 눈이 절로 감기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각종 나물류와 하얀 쌀밥, 육회, 황포묵, 고추장, 참기름 등이 어우러져 풍미와 식감이 미각을 자극한다. 전주명인 1호로 지정받은 김년임씨가 운영하는 ‘가족회관’은 푸짐하면서 깔끔한 밑반찬이 특징이다. ‘성미당’은 고추장을 넣고 미리 비벼 유기그릇에 담아낸다. ‘고궁’과 ‘한벽루’는 깔끔하면서 소담스럽다.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푸짐… 육해공 산해진미 퍼레이드 전주 한정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한 반찬이 특징이다. 백반 큰 상은 반찬이 50가지를 넘는다. 산, 바다, 강, 들에서 나오는 산해진미가 모두 모여 있다. 서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 기름진 평야에서 생산된 풍성한 곡식과 채소, 산간지대에서 나오는 향긋한 나물류에 손맛이 더해져 상을 채운다. 신선로, 탕과 찌개, 나물류와 젓갈 등은 모두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양념을 아끼지 않은 반찬류는 상큼하고 맛깔스럽다. 전주한정식은 풍성함에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식도락가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상차림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 눈물짓는다는 말이 전해온다. ●호남평야 쌀로 빚은 막걸리… 골목마다 막걸릿집 성업 전주막걸리는 푸짐한 안주가 특징이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의 속살로 빚은 막걸리 한 주전자만 시켜도 타지방 백반만큼 기본 안주가 제공된다. 주전자를 추가할 때마다 특별 안주가 코스별로 따라와 식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전주 막걸리는 마셔도 취하고 마시지 않아도 취한다’는 말은 보기만 해도 황홀한 안주 세례 때문이다. 서신동, 삼천동, 경원동, 효자동 등에 막걸리 골목이 유명하다. 골목마다 50~70곳의 막걸릿집이 성업 중이다. ‘가맥’(가게 맥주)은 전주에만 있는 슈퍼형 카페다. 맥주와 안주를 슈퍼마켓에서 사 가게 한쪽에 마련된 탁자와 의자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다. 지갑이 얇은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가게에서 삼삼오오 모여 마시기 시작한 게 전주만의 술 풍속으로 자리를 굳혔다. 갑오징어, 황태, 계란말이 등 안주를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은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서목태로 키운 전주콩나물 아삭아삭한 ‘콩나물국밥’ 해장국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콩나물을 주원료로 갖은 양념을 곁들여 끓여낸다. 얼큰하면서 개운하고 자꾸만 숟가락이 가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쥐눈이콩으로 불리는 ‘서목태’로 기른 전주콩나물은 아삭아삭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질기지 않고 연하며 숙취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뚝배기에 뜨겁게 끓인 전통 콩나물국밥과 밥을 뜨거운 육수에 말아서 내는 남부시장식 국밥이 있다. 계란은 뜨거운 콩나물국에 풀어서 함께 먹거나 수란을 선택할 수 있다. 수란은 스테인리스 공기에 참기름을 두르고 반숙 형태로 제공된다. 수란에 뜨거운 콩나물국밥 국물을 끼얹고 휘휘 저어 훌훌 마시면 영양에도 좋고 속풀이도 그만이다.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어 끓인 ‘모주’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뚝배기에 민물고기 넣어 끓인 전주식 매운탕 ‘오모가리’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주 사투리다. 민물고기를 뚝배기에 넣어 끓인 매운탕을 오모가리탕이라 부른다. 메기, 피라미, 동자개, 모래무지 등을 시래기와 함께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다. 싱싱한 민물고기와 각종 채소, 다진 양념을 적당히 섞어 보글보글 끓인 오모가리탕은 비리지 않으면서 알싸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양념이 배어 있는 물고기 맛도 담백하고 고소하다. 한옥마을 외곽 전주천변에 오모가리탕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광명동굴 ‘라스코벽화전’에 오지·불우이웃청소년 초청한다

    광명동굴 ‘라스코벽화전’에 오지·불우이웃청소년 초청한다

    오지 산간과 섬지역에 사는 문화 소외 청소년들이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에 초청된다. 경기 광명시는 20일 이를 위해 라스코동굴벽화전 조직위원회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 등 3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초청사업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또 개인이나 기업 기부와는 별도로 동문회와 향우회 등을 상대로 기금 모금을 권장할 방침이다. 광명시는 초청한 청소년들에게 라스코벽화전뿐 아니라 광명동굴과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오리서원, 충현박물관도 보여줄 예정이다. 초청사업에는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과 김규리 영화배우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후원은 전화가 060-700-0006(1통 3000원)이며, 은행은 농협 301-0102-6051-71, 우리은행 1005-102-959992으로 예금주는 경기공동모금회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적인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을 보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가정 형편상 도서벽지 학생들은 보러 오기 힘든 형편이다”며 “많은 분들이 기금 모으기에 참여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꽃길 따라~ 송파엔 ‘안전 꽃’

    등하굣길 어둑한 뒷골목에서 불량 학생에게 돈을 뺏기거나 얻어맞는 일이 송파구에서는 사라질 전망이다. 구는 18일 삼전동 일대 통학로가 ‘2016년 서울시 학교폭력예방디자인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연말까지 2억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삼전동 일대 통학로는 배명중·고등학교, 삼전초등학교 주변으로 다세대·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데다 탄천 둑길과 맞닿아 있어 밤에는 특히 유동인구가 드물다. 통학로 주변 골목은 조명이 어둡고 이면도로 주차장과 공터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반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구는 골목 곳곳에 꽃밭과 폐쇄회로(CC)TV, 반사경을 설치하고 가로등도 더욱 밝게 개선할 예정이다. 또 학교폭력을 방지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담은 조명과 긴급구조벨도 설치하고 벽과 바닥에는 벽화도 그린다. 등하굣길 환경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함께 ‘길동이 친구 김○○’란 명찰을 다는 친구명찰 프로젝트도 벌인다. 학교폭력 예방디자인 사업은 마을공동체, 지역단체가 함께 참여해 주민,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한다. 구는 2012년 전국 최초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학교폭력예방센터를 운영하고 학교폭력 예방 연극경연대회를 여는 등 학교폭력 방지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학교폭력 예방은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로, 통학로 환경 및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계속 손보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품은 광명동굴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품은 광명동굴

    16일 경기 광명시 가학동 광명동굴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전’의 개막을 기념하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 펠르랭 전 佛장관 방한 “사회 융합엔 문화가 최고”

    펠르랭 전 佛장관 방한 “사회 융합엔 문화가 최고”

    “사회를 융합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문화입니다.” 한국계 입양아인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전 프랑스 문화통신부 장관이 15일 서울을 찾아 “소외된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받고 평등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려고 정치에 발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 입양됐을 때 장관이 될 것이라고 운명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서 “많은 젊은이가 경제력이나 학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2012년 5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 직후 입각했다 지난 2월 퇴진한 펠르랭 전 장관은 16일 개막하는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한국을 찾았다. 펠르랭 전 장관은 “벽화에는 선사시대 인류가 하루하루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흔적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라스코동굴벽화 전시에 대해 “예술가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감동적일 것”이라면서 “인간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문화유산 전시 분야 공식 인증 사업인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은 9월 4일까지 진행되며 훼손 우려로 폐쇄된 라스코동굴벽화를 복제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문화·지식 오간 다리… 과거·현재 잇는 다리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문화·지식 오간 다리… 과거·현재 잇는 다리

    사라질 뻔한 배다리마을, 주민들이 예술·문화적 가치 알려 지켜… 책방·문화공간 등 통해 ‘역사 알림이’ 역할 인천 배다리마을은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 금곡동과 창영동 일대를 말한다. 예전엔 이 마을까지 갯골이 있었다. ‘배와 배를 연결해서 다리를 만들어 건너다녔다’거나 ‘배가 드나드는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배다리’라는 지명도 갖게 됐다. 지금은 인천에서 낙후된 마을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마을도 한때는 번화했다. 개항 이후 일본인들의 요구로 제물포 일대 해안에 개항장이 조성되면서 밀려난 우리 선조들이 모여 살았다. 일본인들이 이 일대에 성냥, 간장, 고무신, 양은냄비공장 등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도 일대 사람들이 모여들며 큰 상권을 형성했다. 물건이 오가는 곳에는 문화와 지식, 예술도 오갔다. 배다리 사거리에 남아 있는 헌책방의 역사는 그런 사실을 증명한다. 한때는 책방이 40여개까지 있었을 정도로 호황이었다. 인천이 2015년 ‘책의 도시’로 선정된 데에는 배다리의 책방 거리 역사도 한몫했다. 인천항을 통해 서구의 책이 들어온 여파도 있었지만 해방 전후 북에서 내려온 지식인들이 생계에 쪼들리면서 책을 내놓고 팔기 시작한 것도 책방 거리 탄생 배경으로 꼽힌다. 주변에 학교가 많은 것도 책방이 활성화된 계기였다. 좋은 책들이 많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도 한때 이곳에 머물며 책을 판매하거나 구입해 읽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양분을 쌓았다고 한다. 지금은 다 사라지고 5~6개의 서점만이 그 문화를 지켜 가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의 개통으로 배다리마을은 조금씩 낙후돼 갔다. 서울이 일일생활권이 됐고 관공서들은 신도시로 이주했다. 시간이 멈춘 듯 더디게 개발돼 조금씩 잊혀져 가던 마을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21세기 들어 수면 위로 떠오른 산업도로 건설 때문이었다. 인천의 신도시 청라와 송도를 연결하는 산업도로가 배다리마을을 가로지르게 된다는 소식에 생활 터전이 파괴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나서서 이 마을이 갖는 가치를 예술과 문화로 알렸다. 이런 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이 헌책방들이고 문화예술가들이었다. ‘배다리, 우리가 지켜야 할 인천의 역사입니다’라는 문구 아래 저마다 재능과 열정으로 배다리마을의 존재 가치를 알리고 있다. 7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책방 집현전을 비롯해 아벨, 삼성, 한미, 대창 등 5개의 헌책방은 배다리 책방 문화의 명맥을 잇고 있다. 그중 아벨서점의 곽현숙 대표는 책을 통해 배다리는 물론 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아벨서점의 40여년 넘는 역사가 배다리의 현대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곽 대표는 헌책방으로 모여드는 책에서 배다리와 인천의 역사를 골라내어 사람들과 나눈다. 책을 나누기 위해 서점 옆에 ‘시가 있는 작은 책길’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손수 일궈 개관했다. 1954년에 지어진 건물을 가능한 한 원형대로 두어 매력적으로 개조해 눈길을 끈다. 1층은 문화예술 관련 서적만 취급한다. 2층은 전시실과 강연장으로 만들어 정기적으로 시 낭송회를 열거나 크고 작은 문화 행사를 갖는다. 최근엔 근대잡지전시초대전을 열었다. 요즘은 전시장 한편에 ‘박경리 서점’이라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박경리가 배다리에 살았던 시기에 발행된 책들과 자취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일흔에 가까운 몸을 이끌고 손수 전시실을 꾸미느라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곽 대표의 열정과 귀한 자료들이 보석처럼 소장돼 있다. 개항장에 있는 인천의 근대문학관에서도 일부러 보러 와 탐을 낼 정도로 그가 가진 자료의 소장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아벨서점이 ‘책’이라면 스페이스 빔의 민운기 대표는 ‘예술’과 ‘축제’로 소통한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배다리를 알게 돼 이 마을에 들어온 민 대표는 옛 양조장 건물을 개조해 전시실과 공동 작업실, 문화공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시와 공연은 물론 각종 강좌와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열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산업도로가 될 뻔한 빈 공터에서 캠핑과 생태, 문화축제를 열기도 했다.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벽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배다리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조흥상회 건물과 그 옆 창고를 활용해 배다리 안내소와 요일가게를 운영하는 청산(애칭)은 지역의 생활공예 작가다. 요일별로 참여해 재능을 보여 주며 배다리의 가치를 알린다. 배다리 안내소에서는 마을과 관련된 각종 소품, 책자 등을 판매하며 관광 안내소 같은 역할도 한다. 같은 건물 2층에서는 이 건물을 임대하면서 얻은 그 시대 물품들을 그대로 전시한 배다리 생활사전시관을 운영한다. 배다리마을의 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포토그래퍼 강영희씨가 운영하는 마을 사진관 ‘다행’, 실험적 시도를 아끼지 않는 사진 공간 ‘배다리’, 서점과 공방, 강좌 등을 접목해 활동을 넓히는 ‘한미서점’ 등도 배다리의 과거와 오늘을 알리는 데 제 몫을 하고 있다. “배다리는 박경리 선생이 20대 초반 꽃다운 아낙이었을 때 직접 거리에 나와 책을 판매했을 정도로 마을 자체가 삶의 열정이 넘치는 곳이었어요. 지금 이곳을 찾는 이들도 그런 열정을 갖고 와요. 그리고 책방에 와서 자기를 들여다보고 만나고 가요. 도심 속에 이러한 공간 서너 곳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벨서점 곽 대표의 말이다. 현재의 배다리마을은 암울했지만 그곳에서 희망을 찾아 내일을 설계했던 지난날의 우리를 만나는 곳이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급행 이용 시 동인천역 하차, 2번 출구에서 중앙시장을 통과한다. 도원역 3번 출구로 나가 철길 이면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함께 가볼 만한 곳 :배다리마을 내 창영초등학교 본관, 영화초등학교 본관 등은 등록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헌책방 거리 옆 지하에 배다리 전통공예상사가 조성돼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배다리 안내소, 스페이스 빔 등에서는 배다리마을 안내 지도를 제공한다. 인천역과 차이나타운 등도 도보로 30분, 차로 5~10분 거리다. 북적이는 차이나타운보다는 개항장 일원을 추천한다. 고풍스런 분위기의 옛날 건물들을 개조한 카페, 갤러리 등이 조성돼 있어 근대 건축물들을 탐방할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개항장 창고를 개조한 건물들을 각종 전시장, 공연장, 근대문학관 등으로 꾸며 놓았다. →맛집:배다리마을의 개코막걸리에선 막걸리에 파전(왼쪽), 녹두전 등으로 요기가 가능하다. 가벼운 식사도 제공한다. 주문 뒤 곧바로 조리해 맛있다. 차이나타운의 맛집들은 너무 유명세를 타서 추천하기가 어렵다. 번화가에서 비켜 난 태림봉(오른쪽·763-1688)은 줄서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맛도 괜찮고 스페셜 코스 등이 잘 나온다.
  • 강남 낡은 담벼락의 ‘애국 변신’

    ‘낡은 담장에 태극기 벽화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입혀요.’ 강남구는 지역 주민과 기업체의 재능기부로 삼성동 삼릉초등학교와 일원동 밀알학교의 밋밋한 옹벽에 태극기 디자인의 벽화를 그린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자원봉사에는 패션회사인 두산매거진과 광고회사 한컴의 직원 100여명이 벽화그리기 봉사에 참여한다. 2012년부터 낡은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사업을 추진한 강남구는 특히 지난해부터 태극기를 디자인한 벽화그리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벽화는 기업과 주민, 학생, 경찰서 등 각계각층 다양한 이들의 재능 기부로 완성된다. 지금까지 1000여명이 모두 19곳의 낡은 담장에 새 옷을 입혀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달에는 삼릉초교와 밀알학교 옹벽을 시작으로 다음달 대치동 단대부속 중·고등학교 옹벽, 오는 9월 수서동 왕북초등학교 옹벽, 10월 대치동 휘문중학교 담장에도 재능기부를 통해 태극기를 그려 넣게 된다. 태극기 그리기 행사는 공공예산의 투입 없이 벽화 디자인과 재료비까지 재능기부로 해결했다. 지난해 삼성동 봉은초등학교, 논현동 언북중학교 옹벽 벽화작업에는 광고회사 오리콤 직원들이 참여했다. 태극기 벽화그리기에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면 강남구 자원봉사센터(02-3445-5152)로 문의하면 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광명동굴 라스코동굴벽화전 16일 개막

    광명동굴 라스코동굴벽화전 16일 개막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전이 16일 광명동굴에서 개막한다. 경기 광명시는 가학동 광명동굴 라스코 전시관 앞에서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전시 광명동굴전’ 개막식을 열고 5개월간의 전시 일정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이상봉 패션컬렉션’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아 디자이너를 꿈꾸던 단원고 고 이장환 학생의 사연을 모티브로 꾸민 ‘드림로드-하늘로 가는 길’이다. 개막식에는 플뢰르 팰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과 페이로 프랑스 하원의원,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 등이 참석한다. 식후 행사는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총연출을 맡았다. 개막식은 ‘어둠과 빛, 시간과 흔적’이란 주제로 ‘라스코벽화를 재현한 미디어아트’와 ‘석기시대 테마 무용 퍼포먼스’, ‘디자이너 이상봉 패션컬렉션’ 순으로 진행된다. 라스코동굴벽화 전시관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건축과 전시를 맡았다. 컨테이너 62개를 쌓아 라스코동굴을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해 전시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9월 4일까지 열리는 라스코동굴벽화전은 2만년 전 구석기시대 인류의 대표적 동굴벽화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라스코동굴벽화를 재현한 전시회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광명동굴과 라스코동굴벽화 전시회를 주중 무휴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정기휴장일인 매주 월요일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며 “여름에는 야간에도 문을 열어 관람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를 감아 도는 그 길을 걸었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의 시간이 흐른 봄,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사진=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中大인근 안전마을로… 범죄 너~ 동작 그만!

    中大인근 안전마을로… 범죄 너~ 동작 그만!

    대학교 인근의 오래된 다세대주택에는 대학생이 많이 몰려 산다. 임대료가 저렴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딱 맞는 주거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허름한 시설과 음침한 마을 분위기 탓에 침입 절도 등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중앙대 중문 인근인 동작구 흑석동 208-4 일대 다세대주택촌도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동작구가 주민과 함께 마을의 치안 환경을 정비해 안전한 동네를 만들기로 했다. 구는 지난달 29일 범죄예방디자인위원회를 열고 흑석동 208-4 일대 2만 6000㎡(약 7560평) 지역을 올해 안전마을 조성 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안전마을은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설계) 기법을 적용해 범죄자들이 침입할 수 없게 꾸민 곳이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 중 20대 비율은 41%인데 중앙대 재학생이 대부분이다. 또 여성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율도 22%나 됐다. 마을에 대한 애착심이 강하지 않은 청년층이 많이 살다 보니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마을 환경이 깔끔하지 못했고 주거 침입 절도나 성범죄 등이 간간이 일어났다. 구는 이달 안에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벽화를 그려 동네에 디자인을 입히고 거리 조명을 밝게 하는 등 마을에 필요한 세부 사업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2014년 7월 취임 때부터 지역 범죄 예방을 최우선 구정 목표로 삼고 안전마을을 만들어 왔다. 지난해 4곳을 만든 데 이어 올해도 흑석동 등 모두 4곳에 안전마을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계급이 빚은 빵, 문명이 차린 아침식사

    계급이 빚은 빵, 문명이 차린 아침식사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윌리엄 시트웰 지음/안지은 옮김/에쎄/608쪽/2만 6000원 아침식사의 문화사/헤더 안트 앤더슨 지음/이상원 옮김/니케북스/496쪽/2만 2000원 뱃속의 기쁨을 채우고자 하는 식욕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다. 프랑스인 미식가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식은 “삶을 지배하는 주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생활은 삶의 소비로 인해 지친 이들에 대한 위로다. 미식을 탐하지 않는 자는 없다. 신간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에쎄)와 ‘아침식사의 문화사’(니케북스)는 4000년에 이르는 음식 역사와 식습관, 그리고 인류가 맛본 요리들이 무엇인지를 탐구한 책이다.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가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레시피를 발굴해 미시적으로 들여다본 음식의 연대기라면 ‘아침식사의 문화사’는 아침 식사가 인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됐는지를 종교, 무역, 기술, 편리성 등 4가지 측면에서 흥미롭게 펼쳐낸다. 인류 문명은 빵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빵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레시피가 거의 똑같다. 고대 이집트 룩소르의 세네트 묘실에는 빵을 굽는 장면이 세밀하고 다채로운 색채로 묘사돼 있다. 이 벽화에는 곡물을 밀가루로 만드는 방법뿐 아니라 나무 그릇에 곡물을 빻고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거나 화덕에 넣어 빵을 굽는 노동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 벽화에 나오는 빵은 오늘날의 피타 빵과 흡사하다. 이집트인들도 효모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 지금의 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세시대의 빵은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음식이었다. 귀족들은 하얀 맨치트 빵을, 상인들은 밀로 만든 둥근 빵, 가난한 서민들은 겨로 만든 빵을 먹었다. 귀족들은 흰색 빵을 손님에게 내놓으며 신분을 과시했고 수도원에서도 서열이 높은 성직자일수록 흰색 빵을 먹었다. 흰색 빵은 11세기부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16세기 후반에야 대중화된다. 1588년 출간된 요리책인 ‘좋은 주부가 주방에서 직접 손으로 만든 음식들’에는 흰색 맨치트 빵의 레시피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고운 밀가루 28㎏과 미온수 3.7ℓ, 하얀 소금 한 줌과 효소 570㎖를 골고루 잘 섞어 반죽한 다음 30분간 내버려 뒀다가 화덕에 넣고 1분 정도 익힌다.’ 지금의 레시피와도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은가. 고대와 중세시대 요리의 레시피는 현대에 와서 재현되기도 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고급 레스토랑인 팻덕의 셰프 헤스턴 블루먼솔은 2011년 ‘고기 과일’이라는 중세 요리를 재현해 미슐랭 별 3개를 받기도 했다고 책은 소개한다. 인류는 이 같은 요리들을 시대별로 즐겼지만 아침 식사의 경우 종교적으로 억압된 암흑기도 있었다. 중세에 접어들면서 아침 식사는 천박하고 상스러운 대상으로 전락한다. 과식, 과음 등 육체에 관한 모든 쾌락이 억압된 중세시대 도덕론자들은 점심과 저녁 두 끼면 하루 식사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또 아침을 챙겨 먹는다는 의미는 힘든 농사일을 하는 빈민층을 상징하는 일종의 표식으로 여겨졌다. 15세기 중반이 돼서야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 같은 옹호론자 덕에 아침 식사가 전 유럽에 유행처럼 번지게 됐다. 책은 17세기의 ‘무역’ 열풍도 아침 식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아침 식탁에 등장하는 홍차, 커피, 카카오가 모두 이 시기에 유럽으로 유입됐다. 18세기 영국인과 미국으로 건너간 유럽인은 아주 푸짐한 아침 식사를 즐겼는데 이는 너무 바빠서 점심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한 배려였다고 책은 말한다. 종교와 무역에 이어 아침 식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기술’이었다. 1760~1840년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물류 수송이 원활해지고 중산층이 부상하면서 아침 식사는 그 이전 시대보다 호사스러워졌다. 19세기 말 이후 아침 식사의 대명사 격인 시리얼은 전 미국의 식탁을 접수하며 표준이 됐다. 하지만 저자가 그리는 아침 식사의 미래는 풍성하다. 지금처럼 허겁지겁 먹는 ‘때우기’ 식이 아니라 10~15년 내에 마치 저녁 식사처럼 느긋하게 코스 요리를 먹는 방식이 될지 모른다고 예견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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