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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좋은프로’ 3편 선정

    MBC의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와 EBS의 ‘아기성장 보고서’,동아TV의 ‘한국인의 헤어스타일 변천사’가 방송위원회의 1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뽑혔다.3편 모두 다큐멘터리다.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연출 최삼규)는 한국 방송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을 다룬 자연다큐멘터리.우리 시각으로 야생동물들의 생태를 제대로 바라보았다는 평을 받았다. ‘아기성장 보고서’(연출 류재호)는 성장에 숨겨진 비밀을 세밀하게 분석,육아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이 부각됐고,‘한국인의 헤어스타일 변천사’(연출 김재원)는 삼국시대 이후의 벽화·문헌·풍속화 등에 나타난 머리모양의 변화를 시대적 사회상에 비춰 개괄한 시도가 돋보였다.
  • 386 문화전사들 대학로서 뭉쳤다/연출가 김정환씨등 뮤지컬 ‘대륙의‘ 제작

    386세대 문화전사들이 대학로에서 뭉쳤다.고구려를 소재로 한 가극단 금강의 뮤지컬 ‘대륙의 여인 守天’을 위해서다. 스태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다.연출자 김정환은 노태우 정권시절 학생운동에 연루돼 보안사령부에 의해 산채로 야산에 묻힐 뻔했던 세칭 ‘보안사 생매장 사건’의 주인공.그 뒤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등 재야단체의 문화공연을 10년 이상 연출해 왔다. 음악은 ‘전대협진군가’를 만든 대표적인 민중가요 작곡자이자 ‘Fucking USA’로 유명한 윤민석이 맡았고,가수 안치환이 극중 노래인 ‘시인의 노래’를 작곡했다.대본은 ‘겨울경춘선’의 시인 신동호가,영상은 ‘오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질주’의 이상인(용인대 교수)감독이 호흡을 맞췄다. 현실에 밀착해 목소리를 내온 이들이 왜 뜬금없이 고구려를 소재로 한 뮤지컬에 눈을 돌렸을까.김정환 연출가는 “이제는 예술작품 자체의 울림을 전달하면서 일반 관객과 호흡하고 싶다.”면서 “남과 북으로 나뉘어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대륙의 광활함을 알리고,남북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민족의 신화를 복원하는 것이 작품의 의도”라고 밝혔다.다른 스태프들은 그의 첫 대학로 데뷔를 돕기 위해 모였다. ‘대륙의…’은 고구려시대에는 남편과 아내로,고려시대에는 아버지와 딸로,일제시대에는 어머니와 아들로,동몽골 초원에서 1500년을 산 장하독과 수천의 이야기.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으로 다싱안링(대흥안령)에 정착한 둘은 꿋꿋이 그 땅을 지키며 고구려인의 정신을 잇는다. ‘수천’은 중원 고구려비에서 발견된 글자로,고구려가 하늘의 자손이며 다른 어떤 세력과도 균등하다는 대륙정신을 담고 있다.‘장하독’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호위무사의 별칭으로,‘땅을 경계하는 자’란 뜻. 음악은 서정적인 아리아와 ‘레미제라블’의 혁명가 풍 노래가 어우러진다.출연진은 대부분 전문 연극·뮤지컬 배우들.음악극 ‘구로동연가’의 주연을 맡았던 김영,뮤지컬 ‘블루 사이공’과 TV 드라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출연했던 김수진 등이 캐스팅됐다.23∼26일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 3시·6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1588-7890. 김소연기자 purple@
  • 어린이 책꽂이/찾아라,고구려 고분벽화 외

    ●찾아라,고구려 고분벽화(이경순 글,류제진 그림)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했던 고구려를 유물과 유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게 배려한 장편동화.네명의 어린 주인공들이 컴퓨터 비밀의 문을 통해 고분벽화 속으로 들어가 고구려 역사를 몸소 겪는다.삼성문학상 수상작.초등 3학년 이상.창해 7500원. ●딱지 따먹기(백창우 곡,강우근 그림) 초등학생들이 쓴 23편의 시에 가수 겸 음반 프로듀서인 백창우가 곡을 붙여 묶은 노래시집.23곡의 노래가 담긴 CD 1장이 부록으로 담겼다.아이들의 천진한 시어들,먹 스케치의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그림들에 가슴이 따뜻해진다.6세 이상.보리 1만 8500원. ●모든 것의 처음을 찾아가는 문명이야기(김연성 글,심수근 그림) 인간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물이나 현상들을 소재로 그 기원을 더듬어보는 문명해설책.도구의 발달사,문자의 탄생,별을 연구하는 과학자,화폐의 탄생과 시장 등 다방면의 이야기들이 감칠맛나는 글솜씨로 흥미롭게 엮였다.초등3학년 이상.두산동아 7500원. ●잘 자라,아기곰아(크빈트부흐홀츠 글·그림,조원규 옮김) 주인공이 좋아하는 곰 인형이 하루 동안 겪은 이야기들이 자장가처럼 펼쳐지는 그림동화.장대에 매단 속옷이 배의 돛으로,신발상자가 보물 궤짝으로 변하고….주인공의 상상 속에서 자잘한 일상들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과정이 재밌다.5세 이상.비룡소 8500원.
  • [젊은이들의 신메카] ③ 북촌

    ‘북촌’을 사람들은 ‘세월이 그대로 풍경이 된 마을’이라고 부른다.청계천과 종로의 위쪽에 위치했다고 해서 ‘북촌’이란 이름이 붙었지만,행정구역상으로는 북한산 자락 아래 동서로 펼친 가회동·삼청동·원서동·재동·계동·사간동 일대를 말한다. 북촌은,남산 기슭에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산 ‘남촌’과 달리,서울의 정치·행정·문화의 요지였다.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의 수천 평에 이르는 대저택이 1930년대까지 남아 있던 곳이다.그 후로 50∼80평으로 나뉜 중소 규모 한옥들이 밀집하게 됐는데,그 한옥 밀집지역이 외국인들과 젊은이,문화종사자들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대표적인 곳이 ‘목수’신영훈 원장이 운영하는 원서동의 ‘한옥문화원’이다. 이 문화원이 개설한 ‘내 집을 지읍시다’‘한옥건축 전문인 과정’등의 강좌는 늘 수강생으로 꽉꽉 차는데 그 가운데 30% 정도는 건축학과 학생,고미술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문화재 관계자 등이다.‘한옥짓기 실습’과 같이여름·겨울의 집중강좌에는 방학 중인 젊은층이 절반을 넘기도 한다.외국인모습도 간간이 보이는데,대전에 사는 독일인 프랑크 길라스는 강의를 들은뒤 북촌의 낡은 한옥을 사서 직접 개조하기도 했다.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촌은 좁은 골목길에 맞닿은 처마들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기와집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그래서 TV 인기드라마 ‘야인시대’를 이곳에서 촬영한 데다 뮤직비디오를 찍는 팀들이 다투어 한밤중에 불을 밝혀 주민들의 민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북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서울의 전통이 살아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전통문화에서 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때문에 서울시가 운영하는 ‘북촌문화센터’ 말고도 ‘북촌포럼’ 등 시민단체들이 대거 생겨나 북촌마을 한옥지킴이를 자임하고 있다.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의 생가에 모 디자인연구소가 현대식 신축 건물을 들이려는 것을 6개월째 막은 것은 다 이들 덕분이다. 지난 5월 인사동에서 안국동으로 갤러리를 옮긴 뒤 북촌지키기 시민단체에 가입한 이명옥 ‘사비나미술관’관장은 “유럽 도시를 여행해 보면 ‘150년된 거리’라며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발전과 개발에 떠밀려 우리 전통문화를 홀대했지만,이제라도 보존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촌이 전통문화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킨 원인의 하나로,서울시가 북촌사업팀을 두고 2001∼2006년 844억원을 투입해 벌이는 ‘한옥 보존사업’을 무시할 수 없다.‘역사문화미관지구’보존사업의핵심은 한옥을 구입해 수리할 경우 공사비의 3분의2 범위에서 3000만원까지,공방·박물관 등을 운영해 한옥을 일반인에게 개방할 경우 최고 6000만원까지 무상 지원한다는 것이다.그 때문에 지난해 초 평당 400만원이던 땅값은두배로 껑충 뛰기도 했다. 한병용 북촌사업팀장은 “76년이래 민속경관지로 있다 99년 한옥보존지구가 폐지돼,이곳에도 다세대주택 등이 난립하게 됐다.서울에 한옥 밀집지구는이곳밖에 없어 보존이 시급해졌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북촌 지역에 사는 장인들의 공방을 개방형 한옥으로 만들어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2004년까지 점차적으로 실현할 예정이다.북촌에 살면서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장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좋은 관심거리고,어린 학생들에게 교육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 신중현 옻칠공방,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황혜성의 ‘궁중음식 연구원’,무형문화재 오죽장 15호인 윤병훈 옹의 ‘언강죽장전시관’,전통염색·매듭을 전수하는 조일순,민화와 부적 등을 전시하는 ‘가회박물관’,서울시 무형문화재인 궁장 권무석의 ‘활공방’,임수현의 ‘전통인형공방’,옹기를 전시하는 ‘징광옹기’등이 대표적이다.공방 제품의 가격은 수천만원대까지 있어 일반인이 구입하기는 어렵다.이밖에 금현국악원에서는 원장현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수석이 대금 거문고 태평소 등을 가르친다. 북촌은 골목길에 명소들이 들어앉아 있기에 걸어서 구경해야 제격이다.곳곳에서 개조·신축 공사 중이라 망치소리가 요란하지만,굽이굽이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해질 무렵 도심에서 사라진 새의 지저귐이나 날갯짓이 요란하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그시작은 우선 현대건설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북촌문화센터’에서 하는 것이 좋다.5분짜리 영상으로 북촌의 역사와 전통문화를개괄해 준다. 북촌문화센터에서 오른쪽으로는 창덕궁쪽으로 올라가 불교미술박물관,고희동 생가,궁중음식 연구원,중앙중고교,가회박물관,언강죽장전시관,가회동 31번지 한옥 밀집지구 등을 돌아보고 안국동 쪽으로 나와 갤러리 사비나에 들르면 좋다. 왼쪽으로는 언강죽장전시관,가회박물관,가회동 31번지 정독도서관과 그 안의 종친부,오원고미술관,아트선재센터,헌법재판소의 재동백송,유양옥 화백이그린 벽화 ‘우리 동네’를 보면 된다.중앙고와 정독도서관은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건물로 국가에서 보전건물로 지정했다. 아쉬운 점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저(민속자료 87호),백인제 사저(민속자료 22호),산업은행 관리가옥 등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99칸 고관대작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한옥의 구조와 아름다움,운치를 느끼기에 아주 좋은데도 말이다. 주거전용 지역이라 북촌에서 음식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개조한옥인 ‘용수산’‘한내리’등에서 전통 한식을 맛볼 수 있다.외국인을 주대상으로 하는서울게스트하우스·유스패밀리는 자녀들의 한옥 체험에 이용할 수 있다.일박에 2만원선,관광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문소영기자 symun@
  •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아방가르드와의 신선한 만남

    “이제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보르헤스의 결론을 굳이 빌릴 것도없겠다.통제불능의 유행과 스캔들이 새로운 사유의 허리를 괴물처럼 뚝뚝 잘라먹는 현대.모방과 복제와 답습에 아방가르드가 짓눌린 지 오래인 오늘.간단없이 새로운 사유를 해야 한다고 전방위에서 담금질하는 책은 그래서 더반갑다. 민음사가 펴낸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최승호 등 지음)는 현대지성·예술계를 움직인 전위적 사상가와 예술가 30명을 내세워 ‘아방가르드 정신’을 찾자고 채근한다.미래를 소유하기 위해 한순간도 닻을 내리지 않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다양하다.랭보나 카프카 같은 고전적 개념의아방가르드에서부터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장 뤼크 고다르,해체주의 건축철학을 실천하는 피터 아이젠만 등 이 순간에도 실험을 멈추지 않는 현재형의 아방가르드까지.필진의 스펙트럼도 그에 못잖게 다채롭다.시인 최승호·김혜순·김승희·신현림,문학평론가 박철화·박성창·서동욱,소설가 함정임·원재길,화가 김병종·김미진 등 저마다 다양한 관심사로 창조적 미래를 좇는 30∼40대 논객 30명이다. 책을 열면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앙상하게 뼈만 남은 청동 여인상이먼저 반긴다.시인 최승호가 자코메티의 조각 앞에서 받은 영감을 날카롭고능란한 수사로 거침없이 쏟아낸다. 다음 순간 바통을 이어받은 소설가 함정임은,20년 남짓한 연주 경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천재성과 실험정신으로 초점을 옮긴다.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천재적으로 연주하기까지 굴드가 견지한 삶의 철학은 “세상 속에 있으되,그러나 세상에 속하지는 않는 것”이었다.“예술은 정신적 초월의 세계이므로 물질세계와 모든 권력구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웅변한 굴드였다. 책의 매력은 아방가르드 대표주자들의 삶과 사상이 보기좋게 정리됐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글쓴이의 접근방식에 따라 읽는 재미도 각양각색이다.화가이자 소설가인 김미진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편의 매끈한 단편소설로 묶어낸다.1960년대 초반 캠벨수프 깡통과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 작업으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워홀의 전위정신은 어디서 나왔을까.워홀의 작업실을 찾아간 가상의 인물 ‘나’는 말한다.“(워홀은)너무 일상적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건드린 거예요.그가 주목한 것은 사라지는 것과 기호화된 이미지로 남는 것 사이의 아이러니예요.” 멕시코 최고의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여인으로 각인된 여류화가 프리다칼로.소아마비에 거듭된 낙태 등 불운으로 얼룩진 칼로의 격정적 삶을 돌아보는 길목에서 시인 김승희는 문득 자기고백을 하기도 한다.“여성의 육체를 남성 욕망의 응시가 아니라 주체적인 여성 시선으로 냉혹하리만큼 리얼하게 바라본 혁명적인 화가”라고 칼로를 정의한 뒤 “그녀에게서 나는 여성이자기의 상처를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지식과 예술에서 전위에 섰던 인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20세기 초현실주의를 이끈 앙드레 브르통,현대 사진예술의 개척자 만 레이,현대 시 언어를 바꿔놓은 천재 아르튀르 랭보,세계를라틴아메리카 문학으로 빨아들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순서없이 잡히는 대로 펼쳐 읽어도 좋다.분방한 사유에 삶을 맡긴 30명의아방가르드 주자들이 분주히 다시 움직인다.삶이 밋밋하다는 독자들을 위해진부한 일상의 창가에 새로운 창문 하나를 뚫어주고자.3만원. 황수정기자 sjh@
  • 뮤지컬 ‘카르멘’ 작가 고 선 웅

    이 사내 머리 속엔 뭐가 들었을까.고전,코미디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를 소화해내는 작가 고선웅(34)을 보며 내내 궁금했다. 올해만 봐도 ‘이발사 박봉구’에선 소시민의 서글픈 풍경을 감칠 맛 나는사투리로 빚어내고,‘깔리굴라 1237호’에서는 폭군으로 변한 회사원을 냉정하게 그리고,이제는 뮤지컬 ‘카르멘’으로 비극적 사랑을 조명하겠단다.“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죠.다양한 문체와 작법이 작품의 생명입니다.” 4년전 “성냥갑 안의 자신이 견딜 수가 없어”그는 멀쩡하게 다니던 광고기획사에 갑자기 사표를 던졌다.날밤을 새우며 1년간 희곡 10여편을 완성했고,그 중 ‘우울한 풍경 속의 여자’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단명하기 싫어 작품을 축적해 뒀죠.” 그는 이어 ‘藥TERROR樂’‘맨홀추락사건’‘살色안개’‘락희맨쇼’ 등을 무대에 올리며,흥행이 쉽지 않은 연극계에서 연이어‘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의 궤적을 쫓아가다 보면 드라마가 완성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찾는다.“얼마전 제 차가 견인차에 끌려가는 걸 보고 다른 견인차를 타고 쫓아갔어요.갑자기 맨날 욕먹을 그 아저씨의 인생이 궁금해지더라고요.그래서 바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언제나 주변 사람들을 자세히관찰하는 게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지난 1일 막을 내린 ‘깔리굴라…’의 모티브는 친구였다.“포클레인을 파던 친구가 갑자기 그만뒀어요.그 친구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별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저는 ‘그럼 별 보고 살어.’라고 말했죠.한 인간에게 절대자유가 주어지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습니다.” 오는 13∼26일 문화일보홀에서 초연될 뮤지컬 ‘카르멘’을 처음 쓴 것은 2년전.패러다임의 전환기에서 카르멘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21세기에는 오히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카르멘이 정상이고,돈 호세가 집착을가진 비정상적인 인간 아닌가요?” 그는 메리메의 원작소설과 비제의 오페라를 놓고,자유와 구속의 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각색했다.다양한등장인물을 부각하고 드라마적 긴장을 살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앙코르 공연 때 연출을 맡기도 했다.“저는 정말 연출을 하고 싶은 놈입니다.드라마다운 드라마를 만들 자신도 있고요.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봐요.막 떠들다가도 툭 끊고 총을 쏘잖아요.웃다가도 갑자기 낯선 상황에 던져지는 것,그게 바로 드라마죠.” 요즘은 영화계의 ‘러브 콜’도 받고 있다.“솔직히 연극으로는 생활이 힘듭니다.그냥 사람 노릇을 하고 싶을 뿐인데도요.” 그는 최근 하루에 수십번씩 같은 길을 도는 마을버스를 다룬 시나리오의 초고를 완성했다.운이 좋으면 내년 봄쯤 크랭크인에 들어간다고.오는 6일부터 코엑스에서 전시될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의 기획도 맡았다. “10년 뒤에는 영화감독도 하고 싶습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장르에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펼치고 싶다는 작가 고선웅.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02)762-0810. 김소연기자 purple@
  • 책/ 근원 김용준 전집,열화당 펴냄 - 지적 향기 가득 近園의 삶 읽기

    근원(近園) 김용준(1904∼1967)은 우리 근현대사에 드문 전인적(全人的) 예술가였다. 일제강점기와 분단시대를 아우르며 남과 북에서 일세를 풍미한 근원은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비평과 사학 그리고 문기(文氣)를 겸한 재사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한 전형적인 지식인이었다. 문(文)·사(史)·철(哲)을 두루 갖춘 지성으로 평가받는 근원의 삶과 예술,사상을 온전히 접할 수 있게 됐다. 도서출판 열화당은 수필과 회화론,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등 남한과 북한에 흩어져 있는 근원 관련 자료를 3년에 걸쳐 수집ㆍ정리해 1400쪽이 넘는 방대한 규모의 전집으로 완간해 냈다. 경북 선산에서 태어난 근원은 일본의 도쿄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으며 귀국 후에는 서화협회 회원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한편 서울대 미대 교수 등을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서화 골동 취미를 지닌 그는 조선미술사와 수묵채색으로 전공을 바꾸며 신세대 화단을 주도했다.날카로운 비평은 한국미술에 방향타 구실을 했다. 근원에 관한 연구와 평가는 한국전쟁 때 월북한 인사라는 이유로 금기시돼왔다.그에 대한 검토가 다시 이뤄진 것은 1980년대 후반 월북 작가들이 해금되면서부터. 북한에서 그는 평양미술대 교수를 역임하고 조선미술가동맹 조선화분과위원장,과학원 고고학연구소 및 민속학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내며 연구와 저술,교육에 매진했다. 전집은 ‘새 근원수필’‘조선미술대요’‘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민족미술론’ 등 모두 5권으로 구성됐다.지난해 7월까지 네 권이 나온 데 이어 이번에 ‘민족미술론’이 출간됨으로써 근원 타계35년 만에 전집 작업이 마무리됐다. ‘새 근원수필’은 1948년에 출판된 ‘근원수필’에 23편을 더해 모두 53편으로 이뤄졌다.근원은 한국의 풍속과 취미,가까운 이웃의 모습 등을 특유의 정갈하고 담백한 문체로 담아 냈다.한국 수필 문학의 정수라는 평을 듣는 이 책에는 ‘검려지기(黔驢之技)’란 글이 들어 있다. 그가 어떻게 우산(牛山)이란 또 다른 호와 선부(善夫)라는 자를 갖게 됐는가를 밝힌 정감어린 에세이다. 미술사 지식의 원전으로 자리매김된 ‘조선미술대요’는 시대별·국가별 미술의 특색을 정연한 논리로 설명한 책.20세기 한국 미술사 대중화에 기여한 이 책은 범이(凡以) 윤희순의 ‘조선미술사 연구’와 더불어 민족미술사를 정립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두 사람의 글은 모두 조선 후기 조희룡의 ‘호산외기’와 오세창의 ‘근역서화징’에 근거를 두었지만,시각은 사뭇 다르다.범이가 다분히 정치사회적인 측면에서 전통미술을 조명한 데 비해 근원은 문헌에 기초한 고증학적 접근과 감상적인 분석을 아울러 시도한다.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은,조선조 회화와 화가에 관해 월북 전에 발표한 두 편의 글과 월북 후에 낸 네 편의 글에 ‘조선화 기법’‘조선화의 채색법’을 발굴해 추가한 책.근원은 특히 일반적인 중국화 범주에 넣기 어려운 ‘조선화’의 양식과 기법을 선명하게 기술한다.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는 “근원은 남쪽에 있을 때 미술에서의 왜색이나 서풍(西風)을 다같이 경계했듯이,북으로 가서도 북한 미술이 일방적으로 중국화하는 것에 반대한 것 같다.”고 풀이한다. 1958년 출간된 같은 이름의 연구서를 복간한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는 고구려 고분벽화라는 특정한 역사유적과 미술 장르에 관한 최초의 연구서란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근원은 고분벽화를 통해 고구려 문화를 보되,인접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고구려 문화가 어떻게 풍부해지고 더욱 고구려다워졌는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북한의 고구려 관련 저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고구려 본위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도 곳곳에서 읽힌다. 마지막권 ‘민족미술론’은 근원이 도쿄미술학교에 유학한 1927년부터 타계 6년 전인 1961년까지 신문과 잡지·학술지 등에 기고한 미술론과 미술평론·산문 등 모두 40편의 글을 담았다.이 글들은 근원의 미술에 관한 입장이 ‘프로미술론’‘순수미술론’‘민족문화론’‘사회주의 민족문화론’의 네단계를 거쳐 변화했음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부록으로 근원의 그림과 도서장정을 수록해 화가·장정가로서의 면모를 살필 수 있게 했다.근원이 기거한 서울 성북동 ‘노시산방(老시山房)’ 사진 등 희귀 자료도 여러 점실었다.전5권 8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고추 그 맵디매운 황홀 - 고추에 얽힌 역사와 문화

    지휘자 주빈 메타는 고추 없이는 식사를 못하는 고추광이라 고추를 늘 성냥갑에 넣어 다녔다.민중벽화로 유명한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도 광적으로 고추를 즐겼다.1988년 디트로이트 미술관에서 진행된 리베라의 벽화 복원작업중 벽화에서 고추씨가 발견되기도 했다.이 책은 고추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종횡으로 엮어낸다.원조고추를 찾아 볼리비아로,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아바네로를 찾아 멕시코 유카탄 지방으로 ‘페퍼 로드’탐사에 나선다.고추소스 타바스코의 상표권을 둘러싼 100년에 걸친 법정공방도 소개한다.1만 3000원. ▶ 아말 나지 지음 이창신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 [개혁 모범 지자체를 가다] 경기 구리시

    “‘소각장=혐오시설’ 패러다임을 바꾸자.”경기 구리시가 1998년 ‘시민의 레저 명소’가 될 만한 쓰레기 소각장을 만들자며 내건 모토다. 구리시는 4년만인 지난해 12월 이 목표를 달성했다.명칭도 ‘자원회수시설’로 정했다.고구려 벽화가 그려진 산뜻한 소각동 외벽,연기가 보이지 않는 굴뚝,주변을 단장한 새파란 잔디와 조경수들….겉 모습만 봐서는 이곳에서 900℃로 쓰레기가 활활 타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소각장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는 7월말 개장한 지상 2층,지하 1층 연면적 1000평의 대형 실내수영장과 소각장 폐열을 이용한 230평 규모의 사우나가 있다. 소각장 바로 옆에는 국제규격(105m×68m) 경기장에 1200석의 관람석까지 갖춘 인조잔디 축구장과 게이트볼장,롤러스케이트장 등의 체육시설이 들어서있다. 100억원을 들여 만든 이곳 시민 편익시설에는 요즘 평일 100여명,주말엔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든다. 직경 6m 크기로 높이 100m인 소각장 굴뚝의 80∼85m 부분엔 2층 원형 전망대를 만들었다.각층 200여평인 소각장굴뚝 전망대는 시민들이 애용하는 코스다.10인승 엘리베이터를 타면 50초만에 1층 전망대와 2층 레스토랑에 오른다. 구리시는 쓰레기 소각장이 대표적인 혐오시설임을 감안,집단민원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입안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을 입지 선정에 참여시켰다. 3곳을 후보지로 정하고 생태·교통·환경 등을 연구했고 주변 300m 이내에 주거시설이 없는 토평동 2만 3000여평을 최종 선정했다.소각장 건설에 앞서 다이옥신 배출량을 허용기준치인 1㎡당 0.1나노그램(10억분의 1그램)이하로 줄이고 주민 간접 보상 차원에서 체육시설 등의 건립을 약속했다. 소각장에서 500∼600m 떨어진 S아파트와 U아파트에 재작년 12월부터 입주한 750가구 주민들은 다이옥신 유출 위험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구리시는 ‘환경 보호’를 약속하며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한편 공사를 강행했다. 이제 이곳을 찾는 이들은 구리∼판교간 고속도로와 석양에 물든 도봉산의 장관을 보며 발아래 소각장은 개의치 않는다. 전국에서 매일 공무원 등 50여명씩이 견학을 온다.타이완·중국 등에서도 견학을 다녀가는 등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은 이제 ‘혐오시설의 친(親)환경적 운영’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 구리시는 소각장을,남양주시는 별내면에 소각재 매립장을 건설한 것.하루 200t의 각종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동에는 구리와 남양주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160∼170t씩이 들어온다. 총 500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구리시 자원회수시설 건설로 시는 213억원의 건설비와 함께 매년 21억원의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빅딜에 따라 국·도비 지원비율이 30%에서 50%로 상향됐고 남양주시와 건설·운영비를 분담한 효과다. 또 최첨단 다이옥신 제거 시설을 갖춰 지난 4월 검사 결과 다이옥신 배출량은 1㎡당 0.069나노그램으로 환경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 심사위원인 경기경실련 정책위원장 이윤규 교수(경기대 경영학부)는 “구리 자원회수시설은 혐오시설을 주민 편익시설로 바꾼다는 발상 자체가 획기적”이라면서 “앞으로 화장장 등 혐오시설을 건설하려는 지자체들이 님비현상을 극복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데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 한만교기자 mghann@ ■이무성 시장 “혐오시설 주민 불신 해소” “앞으로도 자원회수시설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해 시민의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무성(李茂成) 구리시장은 이를 위해 “다이옥신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저감시키는 대책을 추진하고 시설의 운영상황을 전 시민에게 공개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 시장은 “님비현상의 근본원인 중 하나는 혐오시설로 인한 부동산가치하락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회수시설 주변 전·답과 잡종지 등 1만여평을 시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입한 토지에는 녹지공간과 체육시설·생태공원 등 시민 휴식공간을 갖춘 환경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계획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이 시장은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자원회수시설 내 편익시설과 1㎞ 떨어진 장자못 생태공원과 연계,지역의새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 한만교기자
  • [씨줄날줄] 고구려인

    고구려 미술엔 전투적인 기상과 낙천적 삶으로 충만된 ‘풍족한’ 감정이 넘쳐 난다.지금까지 만주 집안지역이나 대동강 유역 등에서 발굴된 90여 기의 고분 벽화의 모습이 이를 전해준다.역사학자들은 “고구려 고분엔 중국과 끊임없는 갈등과 충돌을 겪은 나라답게 어느 일방의 영향을 받지 않은,나름의 긍지와 자존을 형상화한 독창성이 온전히 배어 있다.”고 말한다.사냥꾼들이 활을 쏘는 늠름한 기상이라든가,춤추며 돌아가는 남녀 모습,달리는 말과 도망치는 동물,동심이 어려 있는 산과 나무들,그 어느 것에서도 고구려인 특유의 호방함과 정서가 잘 나타나 있다. 이종호는 저서 ‘우리문화유산’에서 “자연 앞에 결코 오만하지 않았던 고구려인들은 천상의 세계를 무덤의 주인이 영위할 수 있는 궁극의 지향점이라고 여기고,위대한 고분미술을 남겼다.”고 해석했다.어느 평론가는 우리 미술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것 하나만 꼽으라면 고려 불화(佛畵)이고,하나 더 들라면 고구려 고분벽화라고 평했다. 아시안 게임이 한창인 부산에서 열린 한 ‘북한 고고학의 최신 성과’라는 세미나에서 소개된 4∼5세기 무렵 고구려 고분벽화 그림이 눈길을 끌고 있다.황해북도 연탄군에 방치된 고분의 그림을 일본 고구려학 회장 등이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마부가 말을 끌고 있는 마자(馬子)상과 갑옷무사가 나란히 서있는 무인상 등 6점의 그림엔 1600년을 뛰어넘은 고구려인의 미감(美感)이 정겹게 다가온다.특히 마자상은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넓은 이마,가늘고 긴 눈썹,약간 올라간 눈,작은 입 등이 화사한 빛깔로 다시 살아나,마치 어릴 적 절에서 만났던 동자 얼굴을 연상케 한다.조사단 관계자들은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아름다운 벽화”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문화계 인사들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남북교류 분위기를 타고,문화분야의 교류도 크게 활성화되길 기대하고있다.남북간 문화재 공동조사나 연구도 한 항목이 될 것이다.개방·개혁의 움직임 속에 북한의 지역개발이 탄력을 받으면 이같은 노력은 더욱 긴요할 것으로 보인다.묻혀져 있던 고구려인의 숨결을 가까이 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태환 논설위원
  • [기고] 고구려벽화 속의 고구려 청년

    북한 황해북도 연탄군 송죽리에서 최근 발굴해 8일 공개된 고구려 고분벽화는 그 생생함으로 우리를 1600년 전의 세계로 이끌었다.고분벽화 발굴의 의미를,김영재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에게서 듣는다.고구려 복식을 연구,타이완국립사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학예사는 이 분야의 흔치 않은 전문가이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그 소재지가 북한이기 때문에 벽화에 관련된 연구와 자료 조사는 북한의 조사 발굴 성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다행히 북한과 일본의 공동조사에 의해 1600년 전의 벽화가 발굴돼 고구려 연구에 또다른 계기가 될 수 있어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발굴된 고구려 고분벽화는 황해북도 연탄군 송죽리에서 발굴된 것으로 석회를 바르고 그림을 그린 것이다.도굴되어 방치되기는 하였지만 벽화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보이며 분묘의 규모로 미루어 왕릉급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벽화에 남은 그림은 매우 선명하고 상태 역시 그 형상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좋아 상의인 저고리와 하의인 바지를 입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라 하겠다.얼굴에 붉은 빛이 돌고 입술이 붉기 때문에 여성이 화장한 모습으로 오인할 수 있겠으나,고구려 여성은 얼굴 화장을 할 경우에는 분홍빛으로 한 것이 아니라 흰색으로 하고 볼 터치와 입술을 조그맣게 그린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 모습은 같은 고구려 고분벽화인 쌍영총의 인물도에서 볼 수 있어 화장을 하얗게 한 여성과 그 앞에 선 남성을 비교하면 바로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또 고구려 여성이 화장을 즐겨 한 것은 중국에도 알려져,중국 기록인 ‘수서(隋書)’에 백제 여성은 분대(粉黛)를 하지 않는다라고 기록하여 고구려 여성들의 화장을 강조하였다.그만큼 고구려는 백제와는 다르게 화장을 즐겨 하였고 이런 현상을 중국사람들은 놓치지 않고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머리 모양을 보면 벽화의 일부가 박락되어 분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뒤로 넘겨 묶은 것으로 보인다.미소년의 경우에는 묶은 중발머리가 되어 머리를 묶은 끝이 위로 치켜올라가야 하지만,이 벽화의 주인공의 경우에는 묶은 중발머리보다 머리카락이 더 길게 자란 나이의 젊은이로 보인다. 상의인 저고리는 깃과 소매 끝을 검은색으로 선을 둘렀고 옷단은 상의와 같은 색으로 선을 둘렀다.깃의 여밈은 알아볼 수 없지만 오른쪽 깃을 왼쪽 가슴 위로 덮었고,허리에는 끈을 묶어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갔으며,허리끈 자락의 일부가 옷단까지 늘어진 것으로 보인다.소매는 걷어올려 작업하던 중의 모습으로 보인다. 특이할 만한 것이 바지인데,기존의 바지와는 달리 반바지 차림이다.종아리부분은 마치 붕대를 돌려감은 것과 같이 선이 그려져 있어,작업을 하기 때문에 걷어올렸다고 하기보다는 원래 반바지 차림에 종아리 부분은 행전과 같이 두른 것이 아닐까 한다.이런 바지 모습은 유목생활을 하던 서양 게르만 민족의 바지에서도 나타나,바지를 입고 외풍 등을 막고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다리에 감은 크로스 개더링(cross gathering)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비록 많은 내용의 벽화는 아니지만 기존 벽화와 다른 복장으로 새로운 고구려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이후 더 많은 고구려 고분벽화의발굴을 기대한다. 국립민속박물관 김영재 학예사
  • 北송죽리 고구려벽화 첫 공개

    북한이 황해북도 연탄군 송죽리에서 최근 발굴한 4∼5세기 고구려 무덤의벽화 사진이 8일 공개됐다. 송죽리 벽화는 최근 학계 일부에 존재가 알려지기는 했지만 실물을 담은 사진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나가시마 기미치카 일본고구려회 회장이 공개한 벽화 사진은 말을 돌보는 여인 상과 말탄 자세로 활을 쏘는 무인상,무덤을 지키는 호랑이와 개를 그린 벽화 등 모두 6점이다. 지난달 북한 사회과학원과 함께 황해북도와 평안남도 일대의 옛 무덤을 발굴조사한 나가시마 회장은 이날 부산대에서 ‘북한 고고학의 최신 성과’를 주제로 특강을 열어 사진을 공개했다. 회칠한 돌방 벽에 그린 벽화는 일부 떨어져 나간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상태다. 전실과 시신을 안치하는 현실로 이루어진 무덤 내부는 전체 길이가 8m에 이르고,봉분은 직경이 30m에 이르는 왕릉급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7호선 장승배기역 주변 동작구 만남의 장소 조성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부근에 숲과 분수 등을 갖춘 만남의 장소를 조성하기로 했다. 김 구청장은 “장승이 있는 장승배기역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꾸며야 한다는 주민여론에 따라 이곳을 지하철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이용,친수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는 이에 따라 이미 확보된 7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노량진 2동 장승배기역 주변 240㎡에 분수 등 수경시설과 벽화,나무숲 등을 갖춘 휴식·만남의 장소를 올해말까지 꾸미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 강현숙 동국대교수 학술 논문/高塚 고구려 왕권성장따라 변화 피정복민 동화에 200년 걸려

    지배자의 권력을 과시하듯 거대한 규모로 축조된 봉분을 흔히 고총(高塚)이라고 부른다.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에 이런 무덤들이 많이 나타났다. ‘동아시아 대형고분의 출현과 사회변동’을 주제로 지난 14일 국립중앙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제11회 문화재연구 국제학술대회는 바로 이 고총을 다룬 것이었다.국립문화재연구소가 마련한 이 학술대회에선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및 중국·일본·러시아의 대형고분을 다룬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이 가운데 강현숙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고구려 고총고분의 등장과 정치발전’은 강력한 왕권의 성장과 왕을 정점으로 한 일원적 지배체제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을 고총의 변화양상으로 설명하여 눈길을 끌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고구려 왕의 힘이 새로 영토로 편입된 지역에 미치기 시작한 것은 4세기였고,고구려 지배자들과 피정복자들이 동류의식을 가진 것은 6세기 들어서였으니 200년이나 걸린 셈이다. 4세기 고구려 무덤은 크게 돌방돌무지무덤(석실적석총)과 돌방무덤(석실봉토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그 분포 범위는 확대된 영역을 나타낸다.확대된 고구려 영역에서 중앙과 같은 묘제를 사용했다는 것은 정복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왕의 권위가 정복지에 직접 미쳤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3세기대까지 고구려 중심묘제이던 구덩식 돌덧널돌무지무덤(수혈식 석곽적석총)은 압록강 중하류 지역 양안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반면 새로 편입된 지역에선 확인되지 않는다.따라서 고총고분의 등장은 3세기와는 달리 왕의 힘이 확대된 고구려 전역에 직접 미쳤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고총고분의 전개과정은 또 고구려 원민과 새로 복속·편입된 다른 종족 사이의 동류의식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5세기대에 들어서면서 초대형 돌방돌무지무덤과 돌방벽화무덤(석실봉토벽화분)은 서로 결합하는 모습을 보이고,둘의 결합은 5세기 중엽을 지나면서 늘어나게 된다.돌방벽화무덤에서도 등장기에 보이던 중국 관련 요소가 줄어들거나 사라지기 시작하고 초대형 돌방돌무지무덤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6세기에 접어들면 벽화가 있느냐 없느냐의 구분만 있을 뿐 무덤의 겉모습에 따른 구분은 없어진다.이런 무덤은 왕릉을 포함하여 전역에서만 들어지는데,이는 고구려 전역에 대한 왕의 일원적 지배가 완성된 결과로 고구려민이라는 동류의식이 완성되었음을 시사한다고 강 교수는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책/ 작품 -“세잔, 당신은 실패한 천재야”

    “자네 붓을 천장에 집어던졌다지? 왜 그토록 조급하고 변덕이 죽 끓듯한가?”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1840∼1902)가 화가 폴 세잔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용기를 갖고 화업에 정진하라는 내용의 글귀가 암시하듯,30여년에 걸친 이들의 각별한 우정은 한 편의 소설을 방불케 한다.두 사람의 우정은 남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소년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지독한 파리 사투리에 병약하고 심한 근시였던 졸라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그 때마다 힘이 세고 덩치가 컸던 세잔이 그를 도왔다.고마운 마음에 졸라는 세잔에게 사과를 선물했다.세잔이 훗날 사과 정물화를 많이 그린 것은 이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와 무관찮다.그러나 둘의 우정은 졸라의 소설 ‘작품’으로 파국을 맞는다.졸라가 소설에서 ‘실패한 천재’로 그린 화가를 세잔은 자신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동안 미술관련서나 미학이론서 등에서나 언급됐던 소설 ‘작품’(권유현옮김,일빛 펴냄)이 졸라 서거 100주년(9월29일)을 맞아 국내에 처음 완역돼나 왔다.졸라가 선배작가오노레 드 발자크의 ‘인간희극’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한 ‘루공 마카르 총서’20권 중 가장 이색적인 자전적 예술소설이다.‘인간희극’이 1789년 대혁명으로부터 1848년까지 프랑스사회를 그린 거대한 시대의 ‘벽화’라면,‘루공 마카르 총서’는 유전인자에 의한 한 가계의 역사를 기술한 실험정신의 소산이다.‘목로주점’‘나나’‘제르미날’등졸라의 대표적인 작품들도 모두 이 총서에 포함돼 있다. 소설은 프랑스 제2제정기(1852∼1870년)부터 제3공화정 초반(1870∼1880년대)에 걸친 근대 회화의 혁신운동,즉 인상주의 운동의 흐름을 허구를 가미해 그린다.세잔을 비롯해 그가 옹호했던 마네,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경향과 활약상이 그대로 드러난다.소설의 주인공 클로드 랑티에는 세잔 혹은 마네를 모델로 한 것.또 클로드의 친구로 나오는 상도즈는 졸라의 분신이다.그런 만큼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클로드는 야외의 빛을 살려 자연의 실제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외광주의(外光主義)화가.그는 시골처녀 크리스틴을 모델로 대작 ‘야외’를 그려 살롱전에 출품하지만 낙선한다.가난에 허덕이는 사이 외아들 자크가 죽고,분별심을 잃은 클로드는 죽은 아이를 그려 살롱전에 낸다.이 작품은 심사위원의 도움으로 겨우 입선하지만 그 사정을 알게 된 클로드는 더욱 낙담한다.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자신이 추구하는 ‘사실’과는 거리가 먼 ‘상징’의 세계에 빠지게 된 클로드는 절망한 나머지 목 매어 자살한다.소설의 주제는 한마디로 창작의 고통이다.졸라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항상 완패하는 천사와의 투쟁”이다. 소설 속의 클로드는 세잔인가 마네인가.졸라는 “극적으로 각색한 마네와 세잔,굳이 말하자면 세잔에 가까운 인물”이라 적고 있다.클로드가 상도즈와 엑상 프로방스 시절 부르봉 중학교 학우로 목가적인 소년시절을 그리워하는 장면이나 로맨틱한 몽상가,과격한 성격,들라크루아와 쿠르베에 대한 칭찬,살롱전에서의 잇따른 낙선 등의 묘사는 청년 세잔 그대로다.그렇다고 클로드가 세잔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다.클로드가 살롱에 출품한 ‘야외’는 단번에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을 떠올리게 하며,이 작품에 쏟아진 야유는 1863년 ‘마네 스캔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또 다른 감상포인트는 소재뿐 아니라 기법까지도 인상파 회화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무엇보다 빛의 움직임에 주목한다.인상파 화가들이 동일한 대상을 놓고 서로 다른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려 했듯이,졸라역시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애썼다. 미술과 문학은 어떤 인접 장르보다도 밀접한 ‘자매예술’이다.특히 프랑스의 경우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문인들이 미술가와 교유하며 예술혼을 주고 받았다.한 예로 상징주의 시인 보들레르는 시인이기에 앞서 미술비평가로 화가론과 살롱평을 썼다.졸라도 마찬가지다.졸라는 ‘나의 살롱평’이란 글에서 “회화에서 내가 중시하는 것은 ‘인간’이지 ‘화폭’이 아니다.”란 말로 회화관의 일단을 밝혔다.그러나 살롱을 ‘바보들의 집단’이라 몰아붙인 졸라의 미술비평은 예술가의 이념만을 강조한경직된 관점이란 비판도 면치 못한다.국내 번역본엔 졸라가 직접 찍은 1900년 만국박람회 사진 등 귀중한 역사기록도 실려 눈길을 끈다.졸라는 ‘오스만의 대개조’를 통해 근대도시로 변모해간 파리의 거리나 역,중앙시장 등에서 근대적인 미를 발견하고,그것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졸라는 열렬한 범신론적 자연애호가였지만,동시에 과학과 이성을 중시한 근대주의자이기도 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경북 영주 부석사/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1000년 세월을 듣는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있는 부석사에 가려면 귀찮더라도 예습부터 할 일이다.여느 사찰에 가듯 뒷짐지고 두어 바퀴 거닐다가,학창시절 국사 교과서에 나왔던 그 유명한 무량수전 앞에서 기념사진 몇 컷 찍고 나오기엔 부석사 나들이가 너무 허망하다.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왕명에 의해 창건했다는 부석사는 한국전통건축의 고전(古典)으로 꼽히는 사찰이다.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도 법등이 끊이지 않았던 역사성,독특한 공간구조와 장엄한 석축단,당당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을 갖춘 세련된 건물들. 부석사엔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석등,조사당,소조여래좌상,조사당벽화 등 5점의 국보와 3층석탑 등 4점의 보물이 있다.이중 부석사를 대표하는 것은 대웅전격인 무량수전이다.고려 현종 7년(1016) 원융국사가 중건했다.무량수전의 압권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곡선미를 보여주는 배흘림 기둥과 팔작지붕이다. 거칠게 다듬어진 주춧돌 위에 세운 기둥의 지름 사이즈는 34-49-44㎝.기둥머리에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오면서 굵어졌다가 다시 가늘어지는 배흘림은 팔작지붕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일직선이 아닌 정사각모양으로 돌려 쓴 무량수전(無量壽殿)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다.특이한 것은 무량수전에 오르려면 누구나 ‘극락’의 뜻이 담긴 ‘안양루’란 누각 밑 계단을 걸어올라야만 한다는 것.불자들은 부처님을 만나거나 극락에 오르는 길은 신분의 고귀함이나 미천함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안양루는 무량수전 앞마당 끝에 놓인 누각이다.이 건물은 위쪽과 아래쪽에 달린 편액이 다른 데 무량수전 앞마당과 이어진 위쪽엔 ‘안양루’,위로 오르기전 입구엔 ‘안양문’이라고 씌어 있다.무량수전에 오르기 전엔 ‘문’이고,오르고 나서는 ‘누각’인 이중의 기능을 부여했다.안양루에 서면 발아래 엎드리듯 모여 있는 경내 건물들의 지붕들,그리고 멀리 펼쳐진 소백의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부석사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이다.그래선지 옛부터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 오르면 끓어오르는 시심(詩心)을 참지 못하고 적지않은 시문을 남겼다.그중 방랑시인 김병연 등 몇몇이 지은 시문은지금도 누각 안에 걸려 있다. ‘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봤더니/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세월도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안양루에서 발 아래 경치를 감상하며 김병연의 시구를 읇조려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부석사 나들이는 보람이 있다. 영주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 길= 풍기를 들머리로 잡는 것이 편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빠져나와 931번 도로를 타면 된다.30분 정도 달리면 소수서원,순흥향교 등을 지나 부석사에 닿는다.풍기서부터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일단 버스나 기차를 타고 영주 또는 풍기로 간 다음 부석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 주차장 인근에 명성식당(054-633-3262) 등 민박을 겸한 식당이 몇 군데 있다.좀더 깨끗한 곳에 묵으려면 부석사 입구의 코리아나호텔(633-4445),또는 풍기,영주시내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하면 된다. 부석사 인근 식당에선 산채비빔밥을 주로 낸다.조금만 시간을 내 풍기로 가면 인삼정식,인삼갈비 등 인삼을 재료로 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신라 선덕여왕 때 두운조사가 창건한 희방사,조선 중종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소수서원,의상대사가 부석사 터를 구할 때 초막을 지어 기거하던 자리에 지었다는 초암사 등이 찾아볼 만하다.소백산 옥녀봉 기슭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에선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문의 영주시 관광담당(639-6062). ■둘러 볼만한 곳/ 벽화·불상… 예술혼에 감탄 꼭 문화유적 답사가 아니라도 일단 부석사를 찾는다면 무량수전과 안양루 이외에도 아래의 몇가지는 눈여겨 둘러보자. 먼저 부석사 창건 당시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무량수전 앞 석등.화려한 귀꽃 장식과 세련된 보살상 조각이 감탄을 자아내는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대표적 석등이다. 조사당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조사의 초상을 안치한 곳이다.정면 3칸,측면 1칸 규모의 작은 전각으로 소박하고 간결한 느낌을 준다.희귀하게도 건물내부 입구 좌우에 보살상,사천왕상이 남아 있다. 조사당 앞엔 이중 철창 속에서 보호받는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가유명한 ‘선비화’다.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은 뒤 가지와 잎이 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선비화 잎을 따 삶은 물을 마시면 아들을 얻는다는 믿음이 생겨 뭇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철창으로 보호하게 되었다. 조사당 벽면에 그려졌던 조사당 벽화는 고려 회화사에 귀중한 연구자료로평가되는 작품이다.불명(佛名) 미상의 보살상과 다문천왕상 등을 담은 이들벽화 6점은 고려조 예술이 지니는 아름다운 선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무량수전에 모셔져 있는 소조여래좌상은 신라시대의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꼽힌다.소조(塑造)상으로는 최대,최고의 불상으로,두꺼운 입술에서 고려불의 특징이 엿보인다.특이한 점은 불상이 정면이 아닌 측면,즉 동쪽을보고 앉아 있는 것으로,호국을 기원하는 뜻으로 서라벌을 향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 민중미술 외면하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한 1980년대 민중미술 350여점이 미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350여점은,가나아트센터 이호재 사장이 지난해 3월 서울시에 기증한 작품 200여점과,비슷한 시기에 민중미술 작가들이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거나 기증과 다름없이 싼 가격에 넘긴 작품 150여 점을 말한다.요절한 민중 판화가 오윤과 화가 홍성담 강요배 박불똥 김원숙의 작품 들이 포함돼 있다. ‘사건’이 발생한 까닭은 서울시가 가나아트센터로부터 기증받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민중미술 상설전을 열기로 한 약속을 1년여가 지나도록 지키지 않았기 때문.서울시는 “반정부적인 내용의 작품들을 공공 문화공간에 상설 전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기다리다 지친 가나아트센터는 지난 6월 ‘시집간 딸’이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판단해 서울시에 “기증품을 돌려달라.”고 구두로 요구했다. 또 지난 8일에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 성명을 내 “서울시는 지난해 가나아트센터가 기증한 200여 점의 민중미술 작품이 상설 전시될 수 있도록 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최열 가나아트센터 기획실장은 “기증 당시에 약속한 대로 ‘가나아트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상설전을 열지 않는다면,서울시가 약속을 파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기증 자체를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사장이 서울시에 작품을 기증한 것은 서울시립미술관측이 민중미술 컬렉션 중 몇점을 구입하겠다고 제의했기 때문.제안을 받자이 사장은 멕시코시립미술관을 떠올렸다고 한다.20세기 초 멕시코 미술계는조국이 스페인의 식민통치 300년에서 벗어나 독립하게 되자,이를 기념하는 민중미술 작품을 양산했다.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디에고 리베라 등이 대표적인 작가다. 멕시코시립미술관은 당시 리베라 등 민중미술가가 그린 벽화와 그림 등을 본격적으로 수집·전시한 덕에 전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이 사장은 80년대 민중미술의 상설전시관으로서 서울시립미술관이 한몫을 하리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당시 이 사장의 기증 소식이 나돌자 ‘가나아트 컬렉션’에서 빠진 일부 민중미술가들은‘80년대 민주화운동 및 사회상을 담은 컬렉션에 내가 빠질 수 없다.’면서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을 앞다투어 기증해 서울시립미술관은 사실상 80년대 민중미술품의 최대 소장자로 떠올랐다. 민예총에서는 “민중미술이 반정부적이라서 전시를 못하겠다는 서울시의 생각은 예술에 대한 무지와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미술계 인사들도“서울시가 또 다른 기증자의 작품은 그의 이름을 붙여 상설전을 열면서도 민중미술에 대해서는 명백히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2002 길섶에서] 파라오 맥주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올챙이 기자’ 시절,출장을 가게 되면 두 차례의 행사를 치러야 했다.떠나기 전 장도(壯途),다녀와서 무사귀환.지금은 자취를 감춘 신문사의 옛 정경이지만,그때마다 작은 선물이 돌았다.그 가운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선물은 인류 최초의 종이라는 파피루스 그림.이집트 파라오와 그 왕비가 그려진 것으로 곧 표구를 할 만큼 나에게는 낯설고 신기했다.그뒤 파피루스 그림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첫 감동까지 빼앗지는 못했다. 최근 일본에서 ‘파라오 맥주’를 4400년 만에 부활시켰다는 보도가 있었다.이집트 벽화에 상형문자로 쓰인 맥주 양조법을 판독해 연구용으로 제조했다는데,진한 차(茶) 빛깔로 거품은 없고,도수는 10도이며,맛은 백포도주와 비슷했다고 한다. 누구나 나름의 기억으로 세상을 느끼는 버릇이 있다.세계사 속의 태양의 아들 파라오는 언제나 파피루스 그림의 추억과 함께 오버랩돼 다가선다.시판된다면 꼭 한 번은 마셔볼 터. 양승현 논설위원
  • 파라오의 맥주 4400년만에 재현

    (도쿄 AP 연합) 44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가 마시던 ‘파라오의 맥주’가 일본 맥주회사 연구진에 의해 ‘부활’했다. 일본의 기린맥주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 벽화에 상형문자로 쓰여진 맥주 양조법을 충실히 따라 거품도 없고 짙은 차(茶) 색깔의 알코올 도수 10도인 ‘파라오의 맥주’를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기린맥주 대변인은 3일 ‘올드 킹덤 비어’로 명명한 이 고대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현대의 맥주보다 2배나 높을 뿐 아니라 “백포도주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밝혔다.‘올드 킹덤 비어’는 보리를 원료로 사용했지만 현대 맥주에 쓴 맛을 내는 호프는 사용하지 않은 것이 또 다른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기린맥주는 와세다대의 유명한 이집트학자 요시무라 사쿠지 교수의 지도에 따라 4400년 전 이집트 벽화에서 판독해낸 맥주 주조법을 사용해 이 맥주를 재현해 냈다.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000년께부터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이있다.
  • 종교단신/ 그리스도교 일치모임 30~31일 등

    ◇그리스도교 일치모임 30~31일 한국 그리스도교의 신·구교간 소통과 일치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일치위원,가톨릭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등 신구교 신학자들은 오는 30∼31일 경기도 의정부 한마음수련장에서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연구모임’을 연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에는 신구교가 공동 에큐메니컬 포럼을 개최하는 데 이어 12월에는 KNCC 회원교단과 일치회의에 참여중인 가톨릭,기독교 한국루터회의 대표 인사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최근 개신교와 가톨릭,루터회,한국정교회 등은 2006년 세계교회협의회(WCC)총회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에 사용될 문서를 한국교회가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기도주간 문서의 작성을 위해서는 신구교의 긴밀한 협조와일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구교의 일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한편 30일 열리는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연구모임’에서는 신구교가 사회선교를 위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제와,일치를 위한 구체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서 禪화가 김양수 초대전 해인사는 휴가철을 맞아 선(禪)화가인 김양수(42)씨의 초대전 ‘마음의 자유로움 붓질의 자유로움’을 20일까지 경내 구광루에서 연다.김씨의 선화는 거침없고 망설임없는 붓질의 펼침과 접음을 통해 절제와 여백의 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김씨는 동국대 예술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9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선화 공부를 위해 중국 베이징의 중앙미술대 벽화과 연구생반에서 2년간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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