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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신설학교 ‘부실덩어리’

    광주지역 상당수 신설학교가 부적합한 설계와 시공, 예산낭비 등으로 부실 의혹을 낳고 있다. 6일 광주·전남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 교육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개교한 6개 초·중교 대부분은 1100여명이 식사해야 할 급식소가 250석 규모로 설계됐다. 이에 비해 1년에 몇차례 사용에 불과한 시청각실은 별도로 설치돼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S중 등 일부 학교는 교실 배치가 ‘ㅌ’자형으로 이뤄져 북쪽과 가운데 교실이 일조량 부족으로 비위생적 환경과 악취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D초교는 비행기 이·착륙이 수시로 이뤄지는 공항에 인접했음에도 이중창이 갖춰져 있지 않아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J중학교의 경우 도서관에 비치된 도서는 몇권에 그친 반면 도서관 비품구입비로만 2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이밖에 ▲신발장이 붙박이형이 아닌 돌출형으로 설계돼 복도통행에 불편을 초래한 학교 ▲방음 벽지가 제구실을 못하는 학교 ▲복도 장판이 들뜬 학교 등도 대표적인 부실 의혹 사례로 지적됐다. 교육연대 관계자는 “부실한 시공으로 인한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며 “학교 설계단계부터 비품구입까지 전 과정을 학부모단체나 교원단체와 협의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이들 신설 학교의 설계 및 비품구입 등에 대해 오는 19∼20일쯤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51회 현충일-현충원 나팔수의 하루

    51회 현충일-현충원 나팔수의 하루

    회색도시 서울 한 가운데 43만평의 조용한 숲속에 자리한 국립현충원. 일반인들에겐 현충일에나 북적거리는 별 존재감이 없는 곳이지만 전당대회나 선거같은 굵직한 이벤트를 앞둔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김지훈 일병은 국립현충원 군악대 소속 트럼펫 연주자다. 김일병의 부대는 양악대, 국악대(취타대), 팡파르대가 하나의 대대로 이루어져 현충원내에 주둔을 하고 있다. 바깥에서 ‘손님’들이 오면 부대 막사에 대기하고 있던 그는 정복차림으로 현충탑 앞으로 달려가서 진혼나팔을 분다.“연주는 셋이서 하는데 한 명이 솔(낮은 솔)-미-도 하고 연주하면 다른 두명이 같은 선율을 돌림노래로 따라 합니다.” 헌화. 분향행사 외에 각종 국빈행사등에서 활약을 하는 김일병의 일과는 아침 6시 기상나팔로 시작된다. 오전에 그날의 행사지침을 받으면 하루의 대부분을 연습과 대기로 보낸다.“연못과 산책로가 아름다운 현충원이 바로 옆에 있어도 나들이를 못합니다” 갑자기 연락을 받고 행사 출동을 나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생이 큰 만큼 보람도 크단다.“국가와 국민이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국내최고의 군악대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뿌듯함뿐만이 아니라 도서벽지에서 찾아온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을 주기도 한다. 청와대, 전쟁기념관등의 외부행사를 마친 금요일 오후, 김 일병은 오랜만에 현충원 산책을 나섰다. 현충일을 앞두고 국립묘지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도시락을 먹고있는 유치원생들, 먼저간 전우를 그리워 하며 군가를 부르는이, 장군묘역 주변에 만개한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데이트 하는 청춘 남녀... 그들을 바라보던 김 일병은 문득 자신에게 비치는 따사로운 오후 햇살의 느낌에 감사한다. 또한 이 느낌은 호국영령이 있었기에 가능한것임을 깨닫는다. 현충원에는 6.25전쟁에서 산화한 수많은 영령들의 묘역이 있다. 하지만 50년 세월이 흘러 현재는 발길이 뜸해진 쓸쓸한 모습이다. 그래서 현충원에서는 ‘한사람 한송이 헌화운동’을 하고 있다. 전사자 묘역을 뒤로 한 김일병은 현충원 끝자락에 있는 호국지장사(護國地藏寺)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선후기 재상으로 유명했던 오성과 한음이 소년시절 머물면서 공부했다는 유래가 있는 곳이다. 김일병은 호국영령들께 묵념을 올리고 기도한다. 그리고 이내 트럼펫을 분다.“항상 낭만으로, 싱그러운 향기로, 그리고 정성을 다해 치장한 모습으로 저를 보살피듯이 이 나라도 살펴 주소서” ‘현충원 나팔수’의 진혼곡에 지장사 용마루로 날이 저문다. 글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벽지·가구만 바꿔? 몰딩·방문도 바꿔

    벽지·가구만 바꿔? 몰딩·방문도 바꿔

    눈길을 주지 않던 집안 곳곳에 인테리어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기도 하다. 가장 많이 간과하는 것이 몰딩이나 방문 등. 낡고 칙칙한 집을 바꾸고 싶다면 이곳에도 시선을 돌려보자. #작지만 큰 골칫거리, 몰딩 천장과 벽이 만나는 곳, 문틀 등의 낡은 몰딩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같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않으면 균형을 깨는 주범이 된다. 보통 가정에 사용하는 몰딩은 크게 플라스틱 몰딩과 래핑 몰딩으로 나눈다. 플라스틱 몰딩은 욕실과 같은 습기가 많은 곳에 주로 사용하고, 거실이나 방에도 쓴다. 가격은 1개(8자·240㎝)당 800∼2000원 정도. 래핑 몰딩은 방, 거실, 주방 등에 사용하는 일반적인 몰딩이다. 디자인에 따라 평몰딩, 코너몰딩, 삼각몰딩, 라운드몰딩 등이 있다. 가격은 1개당 2500∼4000원선이다. 전문가를 불러 몰딩할 때 시공비는 평당 3만∼7만원선. 기존의 몰딩 위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시중에 나와 있는 시트를 이용해 덧붙일 수도 있다. #바꾸기 어려워 보이는 문 내려앉고 부서진 낡은 문이 보기 싫지만 어렵고 큰 공사가 될 것 같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문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 확실하게 분위기 전환이 된다. 문을 바꾸는 방법은 크게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과 기존의 문 위에 판을 덧붙이는 것, 또 손수 리폼하는 방법이 있다. 교체한다면 원목문, 합판·MDF문, 래핑·LPM문 등 여러가지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살펴야 한다. 원목문은 가격이 가장 비싸지만 예쁘고 건강에도 좋다. 목공소에 주문 제작하거나, 전문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국산 원목문은 40만∼100만원선이다(시공비 별도). 시공업자를 불러 판을 덧붙이는 방법은 시공비를 포함해 10만원선. 직접 리폼하는 방법으로 MDF판을 구입해 붙이는 것이 있다. 길이에 따라 장당 1500∼3000원 선으로, 인터넷에서도 살 수 있다. 전원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실내 인테리어일 경우 어울리지만 견고하지 못하고 오래 가지 않는 단점이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및 사진제공:LG화학 지인(Z:IN) 베니프·예다지
  • [열린세상] 병원보다 아파트 건설 단가가 왜 비싸야 하나/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얼마 전부터 아파트 분양가 책정 및 원가 공개를 놓고 우리 사회가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게다가 호화 아파트의 평당 분양 단가가 무려 500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자기 집을 소유하고픈 서민층의 좌절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필자는 지난 30년 동안 세 번의 이사를 하면서 국내 아파트의 주거 환경을 나름대로 경험하였다. 그때마다 실내 전등 시설과 주방 가구를 비롯해 욕실에 마련된 각종 시설물의 품질이 수준 이하일뿐더러 조잡하기까지 하다는 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많은 입주자들이 기존 인테리어 시설을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하게 되고, 결국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고급 아파트에 가보면 바닥부터 욕실과 주방, 거실에 이르기까지 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자재들로 가득하다. 예전과 달리 품질은 많이 좋아졌다지만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좀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이른바 초호화판 아파트를 보면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러한 아파트들의 평당 분양가이다. 건설 회사들은 건축에 들어간 값비싼 수입 자재 말고도 대형 냉장고와 에어컨을 비롯해 심지어는 와인 냉장고까지 분양가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제품이 대부분 같은 그룹 내 가전사의 제품이라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고도의 끼워 넣기 판매 술책 때문에 입주자들은 그동안 사용하던 각종 가전제품들을 본의 아니게 버려야 하는 처지가 된다. 낭비도 낭비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똑같은 가구에 똑같은 제품을, 그것도 똑같은 위치에 놓고 산다는 걸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말하자면 개성이 사라진 ‘기성 인테리어 주택’에 사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성 인테리어 주택’의 사회적 인프라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도대체 그 가치가 얼마이기에 평당 5000만원씩이나 되는 걸까. 주택을 비교 대상으로 삼기엔 좀 그렇지만, 온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보다는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 병원을 두 개나 세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로선 그 엄청난 아파트 분양가를 좀처럼 납득할 수가 없다. 건축 구조상으로 볼 때 아파트는 병원 건물을 짓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다. 병원에는 고가의 각종 의료용 가스 파이핑 시스템은 물론 수술실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첨단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건축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데, 얼마 전 개원한 Y대학의 S병원은 최첨단으로 지었음에도 건축 단가가 평당 약 400만원에 못 미쳤다고 한다. 결국 아무리 호화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평당 분양 단가가 5000만원이라는 것은 ‘거품’치고는 너무 큰 거품이라는 얘기다. 새삼 독일에서의 생활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결혼한 친구들의 집들이 파티에 여러 번 초청받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새 주택을 지은 건설 회사는 집의 골격만 짓고 바닥재는 물론 벽지부터 전등 시설 일체를 입주자가 알아서 마련하도록 한 걸 보고 놀랐다. 거실 천장에 백열전구가 덩그러니 걸려 있는가 하면, 침실엔 매트리스 하나만 민망하게 놓여 있고, 화장실엔 격리 유리문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후 같은 집엘 가보면 집주인의 취향이 곳곳에 스며든 아주 아름다운 주거 환경을 만나게 된다. 가족이 서로 의논하며 가구 하나하나를 선택하고 배치함으로써 자기들만의 주거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건설 단가를 공개하는 건 분명 ‘반 자유시장적’ 발상이다. 하지만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냐는 생각도 든다. 건설 회사에서 서민들을 위해 기본 골격과 최소한의 시설만을 갖춘 아파트를 짓는다면 분양가는 상상 외로 많이 내려갈 것이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이러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 [씨줄날줄] 학교급식/임태순 논설위원

    학교급식은 한국전쟁이 끝나던 1953년 구호차원에서 처음 실시됐다.50세 가까운 장년층에게는 옥수수죽의 아련한 추억이 있다.196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미국의 원조로 나온 옥수수가루로 쑨 죽을 급식으로 먹었다. 빈곤했던 시절 노란 옥수수죽은 제법 맛있는 먹거리였다. 지금이야 영양과잉,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학교급식은 이처럼 못먹던 시절 보릿고개의 아픔이 있다. 학교급식은 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되면서 농어촌과 도서벽지 초등학교부터 실시됐다. 초·중·고 전면 보급에 나선 것은 2003년부터다. 현재 99.4%인 전국 1만 780여개교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니 전면 보급이나 다름없다. 학교급식은 주부들의 가사부담을 덜어주었다. 도시락을 싸가던 시절에는 주부들이 학교 다니는 자녀들 때문에 아침밥을 해야 했지만 학교급식이 실시되면서 이런 고민은 없어졌다. 최근 충북 청주 모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식당에서 학생들에게 밥을 빨리 먹으라고 채근하다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봉변을 당했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밥을 빨리 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어린 자녀가 체하고, 심한 경우에는 반성문을 쓰거나 벌을 받았다면서 교사를 몰아붙였다. 비좁은 식당에서 전교생이 제한된 시간에 식사를 해결하려다 빚어진 일이다. 경기도 일산의 한 고교에서도 급식식당 문제로 교사들이 삭발을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점심시간이 촉박해 1교시 수업시간을 20분 당기려 했으나 교사회의에서 부결됐다. 고민하던 교장선생님이 직권으로 수업시간을 당기려 하자 일부 교사들이 삭발을 하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급식식당 운영은 교육부 권장사항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음식부패 등 위생상의 문제가 있어 식당배식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배식시간을 학년별로 시차를 두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배도 고프지 않은데 점심을 일찍 먹게 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오히려 일선 학교에서는 식당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급식의 중심은 학생이어야 한다. 청주의 초등학교건 일산의 고등학교건 학생보다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너무 나섰다. 어려웠던 시절에는 콩 한쪽도 나눠먹는 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풍요로워진 요즘에는 자신의 권리와 주장만 내세우는 탐욕과 욕심만 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온도따라 색이 변하는 종이

    [신나는 과학이야기] 온도따라 색이 변하는 종이

    요즘 들어 한 낮에 초여름의 기온이 되면서 찬 음료의 수요가 늘고 있다. 화려한 색상의 음료는 소비자의 눈과 입을 사로 잡는다. 일본에서는 음료를 구입해 다 마실 때까지 온도 변화에 따라 용기 표면의 디자인이 변하는 제품이 시판돼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정 온도가 되면 없던 그림이 나타나는 일명 ‘온도계 달린’ 맥주와 소주, 실내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모빌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이 색을 나타내는 원리를 영수증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자.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받는 영수증을 준비한다. 공과금 납부기나 팩시밀리 용지 또는 은행이나 병원의 번호 대기표 등도 좋다. 영수증의 표면을 드라이어나 다리미 또는 라이터로 가열해 보자. 열을 받은 부분이 타는 것이 아니라 검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변한 영수증에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일명 파스)으로 그림을 그려 보자. 이번에는 파스가 닿은 부분이 하얗게 변하면서 그림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종이와는 달리 영수증이나 팩시밀리 용지는 온도를 감지하는 ‘감열지(感熱紙)’다. 기기 내부에 ‘서멀헤드(thermal Head)’라 불리는 가열부분이 100∼120℃ 정도로 열을 내면 검게 변해 문자나 그림이 인쇄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 감열지 표면에는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염료가 발라져 있는데 이를 시온(示溫)염료 또는 서모컬러(thermocolor)라고 한다.2차 대전 직후 독일의 바스프(Basf)사가 최초로 개발해 지금까지 약 2000가지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유기화합물을 이용하는데 성분의 내용이나 결합 방식에 변화를 주면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경우, 없던 색깔이 나타나거나 반대로 있던 색깔이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처럼 색상변화까지 가능하다. 이 실험에서는 감열지의 시온염료와 산성 물질이 녹아 섞이게 돼 검게 발색하고 약알칼리성의 파스로 중화되면서 색이 지워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영수증을 이용한 다른 실험을 하나 더 해보자. 감열지 영수증 속의 시온염료는 소독용 알코올로 녹여 낼 수 있다. 약국에서 시판되는 소독용 알코올에 영수증을 1∼2분 정도 담갔다가 꺼낸 뒤 다시 드라이어로 가열해 보면 시온 염료가 빠져나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영수증을 담가뒀던 알코올 용액에 식초와 수돗물, 식소다를 녹인 물 또는 비눗물을 각각 넣어보자. 거무스름한 녹색, 옅은 분홍색, 검은 보라색으로 변하게 된다. 영수증이 지시약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시온염료는 물질의 분자구조와 분자 내 전자의 밀도의 변화를 통해 흡수 또는 반사하는 빛의 차이가 생기고 이것이 색상 변화로 나타난다. 이러한 시온염료를 이용해 변색의 즐거움이 가미된 상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남녀가 양끝에서 마주 잡으면 열이 전달돼 가운데 부분에 그려진 하트 모양이 붉게 변하는 손수건이나, 실내 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벽지와 완구도 있다. 삶는 기능이나 건조기능을 하는 세탁기의 투시창에 시온염료로 코팅해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표시등 같이 편리한 기능도 개발됐다. 김연숙 부평고등학교 교사
  • [자연주의 인테리어] 집안으로 옮긴 고궁의 운치

    [자연주의 인테리어] 집안으로 옮긴 고궁의 운치

    날씨가 더워지면 그리워지는 것은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자연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은 삭막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생생한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바닥 장식재로 자연의 느낌이라도 가져보자. 집 안에 풍기는 고궁의 운치와 전통의 아름다움은 덤. ‘꽃장판’을 기억하는가. 얇고, 천편일률적인 꽃 문양이 너무나 도드라졌던 바닥장식재, 꽃장판. 이후 쿠션감이 좋은 장판, 황토 장판, 게르마늄 장판, 옥 장판 등 꽃장판 이후 바닥장식재는 끝없이 변신했다. ‘트렌드(trend)는 변하지만, 트래디션(tradition·전통)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요즘 인테리어에는 전통미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닥장식재도 고급스럽고 다양해지는 소비 성향에 따라 세련미를 드러내면서 옛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이 많다. 오크 무늬나 체리 무늬 등 기본적인 나무 무늬와 함께 원목의 무늬와 질감을 살려 ‘자연주의’를 강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궁궐의 문양, 대청마루 바닥을 그대로 재현한 바닥장식재가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 우리집에 딱 맞는 바닥재는 바닥재를 선택할 때는 쾌적성과 시각적인 아름다움, 쉬운 유지관리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좁은 방에는 밝은 색 계열을 선택해 확장되는 느낌을 주고, 넓은 방에는 비교적 진한 색을 고르거나 부분적으로 무늬를 넣어 다양한 효과를 시도한다. 벽지와 바닥재의 색상을 통일하거나, 약간 짙은 색을 선택해 공간이 더 넓어 보이고 안정감을 주도록 한다. # 오래 써도 새것 같은 바닥재 관리 PVC(폴리염화비닐)는 가장 대중적인 바닥재. 참숯이나 옥, 녹차 등의 천연 재료를 첨가한 제품도 많이 나왔다.PVC를 선택할 때는 견고성과 탄력성, 적당한 질감을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보고 고른 것은 사진과 실제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직접 업체로 찾아가 판단하는 게 좋다. 품질보증, 사후관리 등을 받을 수 있는지 등도 알아두어야 한다. PVC는 직사광선에 변색될 수 있으므로 햇빛이 바로 내리쬐는 곳에는 커튼, 블라인드 등을 걸어두는 게 좋다. 기름때는 중성세제를 이용해 재빨리 닦아야 얼룩이 생기지 않는다. 물걸레질을 할 때 걸레에 너무 물이 많으면 연결부분의 틈에 수분이 침투해 바닥이 들뜰 수 있으므로 물기를 충분히 짜낸 후 청소해야 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KCC 디자인부 맹희재 차장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두근두근 신혼은 화사한 꽃으로

    독자 사연:5월 중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우리 부부가 살게 될 28평짜리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남향 구조입니다. 앞 베란다에는 바다가 보이고, 서쪽과 북쪽에 산이 있습니다. 북서쪽에 작은방, 중앙엔 베란다가 딸린 부엌, 오른쪽엔 현관으로 통하는 통로, 북동쪽엔 화장실이 있죠. 바깥 문은 서쪽, 내부 현관문은 북쪽으로 나 있고, 안방은 남서쪽, 작은방은 남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신혼집을 꾸밀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신랑은 1977년 음력 9월13일 사시생, 저는 1979년 음력 2월26일 오시생입니다. 인테리어 조언:신혼부부의 집은 너무 요란할 필요가 없고 깔끔하게 잘 정돈된 느낌을 주는 것이 최고이다. 화사한 꽃을 화장실과 방마다 두는 것도 좋다. 침실은 개성에 따라서 최대한 우아하게, 또는 섹시하게 꾸미기를 추천한다. 두 사람의 사주를 보면 합이 들어서 상당히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실에 장식용 강아지 인형을 두고 안방에는 멋진 돼지 인형이나 저금통을 두는 것이 두 사람의 속궁합에도, 임신을 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혹시 개를 키우는 경우에는 개가 침실에서 함께 자지 않고 거실에서 자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남편의 일이 잘 되고 가정에서 가장의 권위를 세워주고자 한다면 북서쪽의 작은방을 매일 청소하고 너무 썰렁하게도, 너무 복잡하게 창고처럼 사용해서도 안 된다. 가급적 흰색 위주의 가구나 벽지로 꾸미는 것이 이롭다. 부엌에는 토끼 캐릭터가 들어간 커피잔이나 작은 소품을 두는 것이 좋다. 초록 잎의 작은 식물을 하나 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현관에는 풍경이나 작은 발을 달아두면 행복한 신혼집의 기운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 [8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최근 3년간 네이처와 셀, 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우리나라 논문 가운데 15%인 8편이 창의적 연구진흥사업단에서 나왔을 만큼 국내 연구 성과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창의적 연구진흥사업단의 연구들을 살펴보고, 창의적 연구의 중요성과 함께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들어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한국 고유의 기법으로 만든 우리의 전통 종이, 한지.10년 전 취미로 시작한 한지의 매력에 푹 빠져 벽지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서랍장, 쌀항아리와 목걸이까지 모두 한지로 만들었다는 양화영 주부의 인테리어법을 공개한다. 또 다양한 색상의 한지와 종이리본을 이용한 개성만점 선물 포장법도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3000만원을 갚지 못한 아들. 사채업자는 어머니를 찾아와 돈을 갚지 않으면 아들이 감옥에 가게 된다고 위협했고, 어머니는 아들의 빚을 대신 갚겠다고 서약서를 써주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사채업자를 찾아가 약속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데 아들의 빚을 갚기로 각서 쓴 어머니, 그 빚을 갚아야 할까? ●여성의 힘 희망한국(MBC 밤 12시15분) 이혼으로 인해 매년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지는 어린이들은 1000명에 이르고, 해외로 입양되는 수는 2000명에 달한다. 가정을 잃은 아이들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내 입양. 그 선두에 서서 입양의 기쁨을 전파하고 있는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입양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어버이날을 맞아 ‘예술인의 장한 어머니 상’을 수상한 가수 최진희의 어머니, 국옥순씨.‘사랑의 미로’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최진희의 어머니를 향한 눈물 어린 효심.‘가요계 소문난 효녀’ 최진희와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장한 어머니’의 가슴 따뜻해지는 모녀이야기를 들어본다. ●TV, 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 이런저런 단체와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많은 추천도서, 권장도서. 학습 위주의 독서지도, 어른 위주의 목록들이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어떤 책일까? 200명의 어린이가 말하는 ‘친구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알아본다.
  • [시론] 문화양극화 해소,공기관 무료 입장부터/도정일 문화헌장제정위원장·경희대 명예교수

    [시론] 문화양극화 해소,공기관 무료 입장부터/도정일 문화헌장제정위원장·경희대 명예교수

    소득의 양극화가 사람들의 문화적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어 문화구매력과 문화소비를 위축시키고 문화적 삶을 궁핍화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득수준과 문화 향유가 모든 경우에 직접적 연관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문화 양극화 해소를 모색할 때에는 우선 소득 양극화로 인해 문화적 타격을 받는 계층, 지역, 집단의 소재 지점을 가능한 한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와 유관 기관들이 문화의 ‘나눔’을 강조하는 것은 잘 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화 양극화 해소의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은 여전히 ‘기계적’이다. 한 예로 문화예술위원회의 금년도 문화나눔사업은 ‘대도시 지역은 빼고’ 벽지 산간 등 문화소외지역에 우선적으로 문화를 들고 간다는 방침이다. 이건 틀린 접근이다. 양극화의 문화적 타격을 입는 사람들은 산간벽지, 농어촌, 소도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득 양극화 때문에 문화적 삶의 위축을 가장 날카롭게 경험하는 쪽은 오히려 중·대도시의 저소득층과 중산층 등의 ‘계층집단’이다.‘지역’ 위주의 접근법은 맞지 않다. 표적은 지역별, 계층별, 집단별로 가능한 한 정밀하게 파악되어야 한다. 최근의 문화 양극화 해소방안에서 또 하나 문제점은 공공자원에 의한 지원의 초점을 ‘생산’(창작)에서 ‘향수’(소비)로 옮겨가겠다는 접근법이다. 이것도 맞지 않다. 향수 쪽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 쪽의 지원을 줄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생산이 위축되면 향수할 거리도 위축된다. 게다가, 문화의 시장주의와 상업주의가 심화되면서 창조적 예술인과 단체들의 입지는 말할 수 없이 위축되고 있다. 이래서는 문화 생산물의 다양성을 살릴 수가 없다. 창조적 생산을 시장기제에만 맡기지 않는 것이 공공정책의 목표여야 한다. 문화 향수 기회의 사회적 평등화는 양극화 때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 향수 기회의 확대는 공공 문화정책의 항시적 목표여야 한다. 평소에 잘 되어 있다면 양극화 시대라 해서 난리를 피우지 않아도 된다. 확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공공성 높이기다. 문화 인프라, 기회, 프로그램의 공적 기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국립 박물관, 미술관, 극장 등 ‘국립’자를 단 (‘시립’도 포함해서) 공공의 전시·공연 시설은 아예 관람료를 없애거나 대폭 낮추어야 한다. 당장 어려우면 한 달의 제3주말, 혹은 주중 무료입장 방식도 가능하다. 국립이나 시립 공연예술단체들의 공연물에 대해서는 ‘무료관람’을 원칙화하는 방안도 있다. 민간단체에 의한 공연·전시의 경우에도 학생, 저소득층, 소외 집단에 대해서는 일정한 관람권 할당제를 실시하고 비용은 공공자원으로 충당해야 한다. 저소득층 자녀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과 시디 구입비 지원이나 ‘북 쿠폰’제의 실시도 가능하다. 지역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풍요화하는 일도 문화 양극화 해소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건물만 있고 프로그램 콘텐츠는 극히 빈약한 것이 도서관, 문화원 등 우리나라 공공 문화시설의 일반적 특징이다. 도서관에는 사서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문화원 같은 곳은 행정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각 지역에 대민 문화 서비스를 담당할 유능한 프로그램 생산 인력을 기르고 배치해야 한다. 문화교육과 예술교육에는 이 ‘프로그램 생산자 양성 교육’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향수할 콘텐츠와 기회가 늘어날 것 아닌가. 도정일 문화헌장제정위원장·경희대 명예교수
  • [주말화제] 주민들 “행복주는 행정”

    [주말화제] 주민들 “행복주는 행정”

    “고된 농사일을 끝내고 온탕에 몸을 담그면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의 주민 김모(68)씨는 28일 오후 주민자치센터의 목욕탕을 나섰다. 개운한 뒷맛이다. 그는 안부를 묻자 “공중목욕탕 설치야말로 자치단체가 추진한 사업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민자치센터에 들어서자 아담하고 깔끔하게 단장된 2층 건물이 으레 ‘허름한 산골 면사무소’일 것이란 선입견을 싹 지워버렸다. 지난 2001년 지은 건물의 1층엔 행정사무실과 내과·치과를 겸한 보건소가 있고, 바로 옆에는 목욕탕이 자리하고 있다.2층엔 ‘정보의 바다’란 인터넷카페, 농민사랑방, 여성문화방, 전통솜씨방이 정겹게 주민을 맞이한다. 마침 농번기라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이 그리 많지 않지만 겨울철에는 여간 북적거리지 않는단다. 한상오(54) 총무계장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포크댄스, 한방뜸, 꽹과리 등 사물놀이, 한글 등을 배우거나 쉼터로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목욕탕은 5일장이 열리는 날엔 인근 장수군 주민들까지 이용하는 바람에 늘 만원”이라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곳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리모델링을 마친 설천면 주민자치센터와 공중목욕탕은 이용률이 가장 높다. 덕유산 자락의 산골이라 주민들이 문화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근까지만 해도 20㎞ 이상 떨어진 읍소재지나 대전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곳 61평 규모의 목욕탕은 사우나 2개와 냉·온탕 1개, 반신욕탕 1개의 시설을 갖췄다.65세 이상 노인과 청소년·어린이는 이용료가 1000원, 일반인은 1500원을 받아 관리비에 보탠다. 한 관계자는 “목욕탕을 홀수날엔 남자, 짝수날엔 여자용으로 번갈아 운영하고 있다.”며 “인근 충북 영동군 주민들까지 몰려와 하루 500여명이 이용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주민자치센터에는 원어민 교사를 둔 ‘영어교실’과 논술·독서를 지도하는 ‘생각교실’등이 개설돼 주민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무주군이 전체 6개 읍·면사무소를 ‘주민 종합건강·문화센터’로 꾸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행정자치부에 의해 때마침 ‘시범군’으로 선정되면서부터. 무주군은 덕유산·적상산 등으로 둘러싸인 산골 오지다. 빼어난 경관과 깨끗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생활고통 지수는 어느 농어촌 벽지보다 높았다. 군은 이때부터 사업비 82억원을 들여 안성면·적상면·부남면·무풍면·설천면 사무소를 차례로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나섰다. 주민자치센터에 목욕탕을 설치한 것은 전국 처음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자치센터를 설계한 기용건축 정기용 대표는 “당시 주민의 65%가 노인인 안성면의 경우 면접조사를 해보니 모두가 목욕탕을 원해 짓게 됐다.”면서 “효과가 알려진 뒤 너도나도 목욕탕을 지어달라고 해 혼났다.”고 귀띔했다. 주민자치센터가 서서히 문화복지의 전당으로 바뀌면서 보건소, 인터넷카페, 다목적강당, 목욕탕, 이·미용실, 체력단련실, 전통솜씨방, 여성문화교실, 농민회 사무실, 소회의실 등이 들어서게 됐다. 특히 안성면 주민자치센터는 ‘안성 면민의 집’으로 불릴 정도다. 편안한 휴식과 여가활동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전국의 지자체와 민간단체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무주군은 이에 고무돼 모든 공공시설을 ‘주민친화적 공간’으로 꾸며가고 있다. 무주읍 당산리 한풍루 어울터 일대에 조각공원과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한창인 것도 같은 맥락. 여기에선 연극, 뮤지컬, 국악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이 열리게 된다. 무주군의 자랑거리 가운데 또 하나는 전국 유일의 등나무 운동장이다. 기존 운동장은 군수 등 VIP석에만 차양막이 설치됐던 터. 이를 일반인이 앉는 객석에도 등나무를 이용해 그늘숲을 만들어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의 논에는 자치센터를 지으면서 천문대도 만들었다. 밤하늘이 유난히 아름다운 무주의 별빛을 담아내기 위한 배려이다. 홍보관과 대기실, 관람실로 구성된 3층짜리 천문대에는 주망원경, 천체탐색기, 관람용 망원경이 있고 슬라이드 상영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2층엔 50평 콘도를 꾸며 단체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을 정도이다. 자연스레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자치센터의 인기는 그만이다. 무주군은 이런 시설을 활용해 반딧불축제(6월2∼11일) 준비에 한창이다. 설천면 청량리 일대에 ‘반디랜드’를 조성하고 이곳에 곤충박물관까지 세웠다. 김순길 무주군수 권한대행은 “농촌개발 정책은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켜 줄 차별화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 살거리의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 만한 시골, 어떤 게 ‘위민행정’인지 하는 느꺼움에 싸여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무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女談餘談] 홀로되신 시어머니/김수정 정치부 기자

    4월 셋째 주. 활짝 핀 진달래가 민망하게도 뒷산 꼭대기에 쌓인 흰눈을 바라보며, 일흔여덟의 시어머니는 당신의 남편을 집 뒤 선산에 모셨다. 집이 아닌 곳에서 잠자는 걸 끔찍이나 싫어하던 시아버님의 성격 때문에 18세 때 결혼한 이후 60년을 하루도 빼지 않고 함께한 남편이었다. “꽃을 좋아하셨으니 좋은 때 잘 가신 거다.”“편안히 성모님 곁으로 가신 거다.” 철늦게 매운 바람이 몰아치는데도 ‘좋은 때’만 강조하셨다. 최면을 걸고 계신 듯했다. 산에 모시고 집으로 돌아온 그날 시어머니는 아들·며느리들을 모아놓고 파격적인 요청을 하셨다.“니들 아버지가 쓰던 침대를 치웠으면 좋겠다. 십수년 안 바꾼 벽지도, 바닥 장판도 바꿨으면 한다. 시커먼 장식장도 버려라.” “맞아요. 그렇게 하세요. 어머니”. 어느 자식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이심전심. 홀로 남은 시어머니가 60년을 함께한 남편을 보내는 날, 눈물을 삼키며 새 세상을 맞고자 하는 의지에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자식들에 기대지 않으려는 여든 살 시어머님의 ‘처절한 몸부림’같았다. 시어머님의 손아래 시누이도 시가쪽 식구이련만,“잘 생각했어요. 오빠 때문에 못 불렀던 친구들도 집으로 부르고 그러세요.”라며 힘을 보탰다. 막내며느리로, 그동안 힘쓸 일이 없었던 나는 식구들의 핀잔까지 들어가며 요즘 유행한다는 ‘포인트 꽃 벽지’로 집을 단장했다. 곳곳의 먼지도 다 털어냈다. 장롱 속에선 60년전 사주단자(四柱單子)도 나왔다. 평소 물건 버리는 걸 그렇게나 싫어하시더니,“다 버려도 된다.”며 무한 권한을 주신다. 자식들을 서울로 보낸 뒤 넓은 집에 홀로 남으신 시어머니. 사회문제 이슈로 접해온 이른바 ‘전국 68만 독거(獨居)노인’ 대열에 드신 게 아닌가. 남의 일이 아니었구나. 갑자기 우울증이라도 찾아오면 어떡하나. 돌아가신 아버님도 최근 수년 우울증 때문에 억지소리, 험한 말도 많이 해 어머니가 속앓이를 하셨다는데…. 이번 주말 찾아뵙겠다는 전화에 “어서 오너라.”라고 하신다.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엔 “오지 마라. 피곤이 풀리게 푹 쉬어.”하시던 시어머님이다. 김수정 정치부 기자 crystal@seoul.co.kr
  • 모유수유 걱정 ‘끝’

    모유수유 걱정 ‘끝’

    “출산휴가를 마치고 출근할 때는 길어야 서너달 정도 모유 수유를 할 생각이었는데, 딸 아이 돌까지는 모유를 먹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기 위해 27일 점심 무렵 서울 반포동 기획예산처 건물 2층 ‘모성보호실’을 찾은 문명선(33·민자사업관리팀 근무)씨. 올 1월 둘째를 낳고 지난 3일부터 출근하기 시작한 문씨는 14일 문을 연 ‘모성보호실’의 첫 수혜자다. 복직해서 1주일간은 집에서 가져온 무거운 유축기로 화장실에서 젖을 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집에 가져가 딸에게 먹이곤 했다. 하지만 모성보호실이 생기고 난 뒤로는 오전·점심·퇴근 전 등 하루에 세번씩 모성보호실에 비치된 유축기를 사용하고 있다. 문씨는 “누가 들어올까봐 마음을 졸이거나 눈치볼 필요도 없고, 아이에게도 덜 미안하다.”고 말했다. 기획처 여직원모임인 ‘아미회’ 회장으로 ‘모성보호실’을 직접 꾸민 주상희(39)씨 역시 지난해 10월 아이를 낳은 뒤 복직하면서 모유 수유를 중단했다.“이런 시설이 조금만 빨리 생겼더라면 모유수유를 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린 그녀는 “다른 여직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반겼다.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침대 2개와 널찍한 소파, 의자, 옷장, 냉장고 등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다. 유축기 2대와 젖병 살균기 1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형 컴포넌트가 갖춰져 있다. 바닥에 전기 단열재를 깔아 뜨끈한 온돌방과 같은 효과를 낸 것이 눈에 띈다. 이렇게 꾸미는데 1800만원이 들었다. 예산을 아낀다며 벽지 등 인테리어는 여직원들이 품앗이로 직접 했다. 아미회 회원뿐 아니라 여성 서기관·사무관·주사 등 100여명이 사용한다. 주상희씨는 “지난해 추진하다 예산 문제로 미뤄 놨는데 지난 3월 모성보호실을 마련하라는 지침이 내려 왔다.”고 설명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처가 앞장서 출산지원책을 실행에 옮긴 것.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최고의 직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개관식에 변양균 장관이 직접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모성보호실’이라는 이름이 딱딱하다는 지적에 새 이름도 내부 공모중이다. 소모품은 여직원회가 77명의 회원으로부터 매월 2000원씩 걷는 회비에서 부담하고 비품·집기 구입은 기획처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 부처중 모성보호실이 있는 곳은 기획처 이외에 조달청과 여성부, 서울 검찰청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민간기업들에 친(親)가정문화 정착만 강조하기에는 부끄러운 정부의 ‘성적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30여억원 도배질한 조선호텔

    30여억원 도배질한 조선호텔

    지금 수도 서울의 한복판 소공(小公)동 87번지엔 30억원의 돈을 높이 67m로 쌓아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 최대의 규모와 한국 최고의「딜럭스」시설을 자랑하는 조선「호텔」신축공사가 바로 그것. 내(內)·외자(外資) 1천1백만「달러」를 들인 이 대공사가 착공 만2년2개월만인 오는「크리스마스」를 기해 문을 연단다. 든돈 1백원짜리로 깔면 경부(京釜)고속도로에 10줄로 30억원의 돈을 1백원짜리 화폐로 한줄로 늘어 놓으면 장장 4천5백km를 깔아 나갈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4백27km를 1백원짜리 지폐로 10줄 깔수 있다는 얘기다. 이 많은 돈을 들인 새 조선「호텔」은 얼마나 호화로운가? 건평 1천4백50평. 지상18층 지하2층에 5백4개의 호화로운 객실과「매머드」회의장「그릴」「바」「나이트·클럽」그리고 20개점포의 지하상가를 갖고있다. 객실 하나에 줄잡아 5백만원의 돈을 들인 셈이니 그 호화로움은 짐작할만 하다. 방마다 자동 온·냉방장치가 되어있는 것은 물론 방안의 벽지는 화초·산수·완자무늬가 들어있는 비단벽지로 되어있다. 건물형태는 Y자형.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하는 이 Y자형 곡선의 건물은 보는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며 굵은 기둥이 필요없이 가볍고 산뜻한 기분을 갖게 한다. 설계담당엔「힐튼·호텔」등「호텔」만을 전문적으로 설계해온 미국인「윌리엄·B·테블러」씨. 「테블러」씨의 설계에 이구(李玖)·정인국(鄭寅國)씨등이 참가, 한국고유의 멋을 살려 내려고 애썼다. 그 결과가 바로「스카이·라운지」천장에 마련된 은하수 모형. 견우·직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을「나이트·클럽」의 천장에 새겨놓은 것이다. 국제회의 장소로 쓰일 대회의실엔 5개 국어를 동시 통역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다는 것도 자랑의 하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동시통역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워커힐」의「코스모스·룸」뿐이다. 갖은 풍상을 겪으며 53년동안 늙어온 옛 조선「호텔」이 그 문을 닫은 것은 지난 67년7월7일의 일. 그뒤 3개월동안 옛 조선「호텔」을 헐어내고 67년10월 신축공사에 착공, 현재까지 약 70%의 공사를 끝냈다. 손님이 사인하면 뭐든지 하지만 공짜로는 불가능 투자자는 국제관광공사와 미국「아메리칸·에어·라인」. 각각「5백50만 달러」씩을 출자하며 25년동안 공동 경영, 그 이익은 반반씩 나누기로 되어있으며 완공 30년뒤에는 완전히 국제관광공사로 그 소유권이 넘어오게 되어 있다. 한편 A·A(아메리칸·에어·라인)측은 대지사용료로 연간 17만7천「달러」를 우리측에 내기로 되어있고. 말하자면 A·A측은 30년동안에 조선「호텔」에 투자한 15억원의 돈을 뽑아 낼 수 있다는 속셈. 그래서 만약 25년뒤 관광공사측이 조선「호텔」을 완전인수하려면 A·A측에 5백50만「달러」의 6분의 1인 약 90만「달러」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A·A측이 조선「호텔」신축에 손을 댄 것은 단순한「호텔」경영상의 수지타산보다 더 깊은 뜻이 있다는게 관광계 인사들의 중론이다. A·A는 항공운수업이 아직까지 극동선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조선「호텔」의 경영에 참가함으로써 우선 한국선을 개설하고 이를 깃점으로 동남아 일대에 A·A항로를 개설하려는 원대한 포석이라는 것. 속셈이야 어쨌든 A·A가 조선「호텔」경영에 참가함으로써 국내「호텔」업계는 지금까지의 원시적 경영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조선「호텔」총지배인으로 A·A사에서 파견되어 현장에 나와있는「프랭크」씨의 말로는 우선 두 가지점이 종래의 우리나라「호텔」경영방법과 다르다. 그 하나가「류메틱·튜브·시스팀」. 각층은 물론 식당「바」「나이트·클럽」등 투숙한 손님이「사인」만 하면 모든 것을「서비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님이「사인」한 계산서는 1분안으로 압축공기통을 타고 회계에 전달된다. 그러니까 공짜손님이란 있을 수 없다. 가령 낮 12시「체크·아우트」「호텔」을 떠나는 손님이 11시30분쯤「그릴」서 식사를 마치고 나와 곧「호텔」을 나서면 미처「그릴」의 계산서가 회계에 전달되지 않아 식사값을 받을 수 없는게 한국적 현실이다. 그러나 조선「호텔」의 경우「류메틱·튜브·시스템」덕분으로 이런 공짜식사는 1백% 불가능하다. 계산서에「사인」을 하고「그릴」문을 나서기도 전에 이미 회계에 계산서가 전달되니까. 펜·클럽등 큼직한 행사로 명년 5월까지 이미 예약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총지배인실에 마련된「매머드」상황표. 이 판에는 5백4개의 객실은 물론「호텔」내의 1년치 모든 예약상황이 나타나 있다.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조선「호텔」의 장사는 시작된 것이다. 준공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이 한창인 조선「호텔」의 내부를 좀 더 살펴보자. 건축양식은 순 양식이 되었으나 당초 계획은 이 20층「빌딩」지붕을 팔각정(八角亭)기와로 얹으려던 것. 그러나 모형을 만들어 놓고 보니 그야말로 가관-. 그래서 이 기와지붕을 없애고 객실을 제외한 공용(公用)부분만 짙은 한국색으로 설계된 것이다. 「스카이·라운지」의 경우, 견우·직녀 천장을 비롯, 2개의 식당과「바」는 홍색(紅色),「볼·룸」은 황금빛을 주색(主色)으로 써서 한국의 때때옷 명절기분이 나도록 마련되어 있으며 객실안에 쓰여진 비단벽지도 역시 한국색을 살리기 위한 것. 한편「카페트」와 철제기구들은 미제(美製)를, 목제(木製)기구는 원자재를 수입해다 한국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 옛 건물 철거도중 황금구렁이가 나와 화제를 모았던 후원의 황궁우(皇穹宇)(이(李)태조의 위패를 모신 팔각정)와 석고분(石鼓墳)(고종(高宗)의 성덕비(聖德碑))은 원위치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호텔」정문도 그대로. 다만 미도파쪽의 담은 헐어 버리고 안이 들여다 보이는 철책을 세울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30억원의 돈은 또하나 장안의 명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8/31 제2권 35호 통권 제49호 ]
  • [부모님의 위한 인테리어]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운치

    [부모님의 위한 인테리어]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운치

    ‘너는 맛있게 먹으라.’ 하셨습니다. 당신은 배 부르다고.‘너라도 따뜻하고 행복하라.’ 하셨습니다. 당신은 그런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진다고. 늘 자식을 위해 퍼주기만 하신 부모님을 위해 이제 우리가 해드릴 때. 지친 몸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차도록 부모님의 공간을 꾸며 드리세요. 꼭 비싸야 하나요. 존경과 사랑을 담은 작은 소품이라도 좋습니다. 다가오는 5월. 내 집 예쁘게 꾸미고 솜씨 내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을 위해 효도 인테리어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과 존경으로 가득 채운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보자.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자식의 마음과 정성을 담은 인테리어는 가장 행복한 공간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 툇마루에 앉아 운치있게 마음 같아선 공기 맑고 텃밭 있는 전원주택으로 모시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발코니를 트거나, 방 한 쪽에 차 한 잔 즐길 수 있는 툇마루를 연출해보자. 거실 발코니를 틀 경우에는 목공 공사로 거실의 높이보다 약간 높게 올리면 넓어보이면서 독립된 개별 공간의 느낌을 준다. 나무의 결과 질감이 살아있는 재질의 바닥재를 깔아 시골집의 툇마루를 얹어 놓은 듯한 분위기를 낸다. 거창하고 비싼 탁자가 아니라도 좋다. 투박하고 작은 나무 탁자에 폭신한 방석을 놓기만 해도 전원의 운치가 풍긴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기존의 새시가 아닌, 전용창으로 교체해야 단열, 방음 등을 유지할 수 있다. # 작은 소품이라도 좋아 간접조명은 눈부심이 없고, 공간에 퍼지는 빛의 양이 일정해 방 전체를 온화한 분위기로 만든다. 연로한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추천할 만하다. 그늘진 구석에는 스탠드를 두어 보조 조명의 효과를 높인다. 스탠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하기 쉽다.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나 한지 전등갓을 씌운 스탠드로 고풍스러운 멋을 더한다. 중후하고 편안하게 꾸미려다 보면 자칫 허전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때는 가족사진을 이용해 따뜻하고 화목한 가족 사랑을 벽에 불어넣어 보자. 벽지가 하얀색이나 베이지색이라면 액자를 장식이 화려한 것으로 고른다. 크기와 색상을 다양하게 해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액자를 벽에 걸 때도 일렬 반듯한 것보다 자유롭게 배치하는 것이 더욱 세련돼 보인다. 커다란 가족사진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것보다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장식 효과가 높다. ■ 도움말:LG데코빌 신보현 디자이너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푸른 잎 식물 가꾸며 젊음 유지를

    나이 지긋한 분들을 위한 공간은 동남쪽 방향이 좋다. 따뜻한 햇볕이 잘 들어오고 생기가 넘치는 기운을 받는 방향이므로 노년에 쓸쓸하지 않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기운을 준다. 반대로 북서쪽이나 북쪽의 방을 사용하게 된다면 지나치게 자손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부담을 가지기 쉽고 기분이 가라앉게 된다.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반드시 피해야 한다. 어르신의 방은 가구가 복잡하게 꽉 들어차지 않고 여유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벽지나 커튼은 원색을 피하고 은은한 무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금색이나 은색이 들어간 인테리어가 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검정색 가구 등은 가급적 두지 않는다. 그리고 푸른 잎이 돋보이는 식물을 키우거나 매일 싱싱한 꽃을 꽂아놓으면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만약 식물을 잘 관리해 시들지 않게 할 자신이 없다면 조화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은 절약하는 것이 몸에 배어서 불을 환하게 켜놓지 않고 어둡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에너지를 충분하게 채우지 못하여 사람의 기운을 빠지게 만들 수 있으니 가급적 밝게 한다. 여기에 전신 거울을 두어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볼 수 있게 하면 본인의 몸을 더욱 잘 가꾸고 보다 생기가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취미를 살릴 수 있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드리도록 하자. ■ 도움말: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 우리집 꽃대궐

    우리집 꽃대궐

    사방에 꽃이 흐드러진 4월. 몸도 마음도 꽃을 벗어나기 힘들다. 생화를 이용한 장식뿐만 아니라 꽃무늬 소품으로 집안에 봄의 설렘을 한껏 높일 수 있다. 꽃무늬 벽지, 꽃무늬 소파나 쿠션, 커튼까지 꽃을 응용한 인테리어로 우리집을 꽃대궐로 변신시켜보자. # 한폭의 그림이 되는 꽃무늬 벽지 하얀색 가구들의 깔끔한 멋에 반했지만 이제는 밋밋함을 느끼고 있다면, 가구를 둘러싼 집안 풍경을 바꿔 보자. 잔잔한 꽃무늬 바탕에 포인트 색상을 넣거나, 꽃무늬를 크게 키워 강렬하게 표현한 벽지를 이용해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작업공간에서 이제는 생활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는 주방에 포인트를 주거나, 집안으로 들어오는 공간에 지나지 않았던 현관을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개성있는 모습으로 바꿀 때 강렬한 꽃무늬 벽지가 빛을 발한다. 꽃무늬를 로맨틱하게만 연출하는 것보다 세련되고 신비스러운 느낌에 주목해 볼 만하다. # 한 장으로 바뀌는 마술, 꽃무늬 소품 봄 햇살이 들어오는 창에 가벼운 시폰이나, 빛을 받으면 더욱 예쁜 리넨 소재의 꽃무늬 커튼 한 장만 달아도 따뜻한 실내 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좀 더 신경 쓴다면 거실에 있는 낡은 소파나 무거운 겨울 느낌이 드는 가죽 소파에 꽃무늬 커버를 씌우면 새로 산 가구 이상의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꽃무늬 소품을 이용할 때 한가지 색상만 이용하면 자칫 촌스러운 느낌을 풍길 수 있다. 어울리는 톤의 색상을 여러가지 사용한다. 간간이 무늬가 없는 원단을 섞어 쓰면 한층 더 감각적으로 변신한다. # 사랑스러운 식탁, 꽃무늬 식기 식기에도 꽃무늬는 베스트셀러다.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등 도자기 업체는 화려해진 인테리어 경향에 어울리는 화사한 꽃무늬가 강조된 앤티크 스타일 제품들을 내놓았다. 이런 꽃무늬 접시들은 식탁을 벗어나도 화사함을 뽐낸다. 주방 벽에 벽걸이 장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주로 유럽이나 미국의 가정에서 익숙히 볼 수 있던 이 방법을 이용하면 전원풍의 집안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손쉽게 다른 접시로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인기. 접시 걸이는 인테리어 매장이나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Z:IN(지인) 모젤 박재완 디자이너
  • [Form나게 Beauty나게] 캠퍼스커플 지름길?

    [Form나게 Beauty나게] 캠퍼스커플 지름길?

    봄 바람 솔솔 불 때쯤, 대학가에는 만남의 바람이 분다. 따스한 봄햇살 맞으며 잔디밭에 짝지어 앉아 속닥거리거나, 환하게 웃으며 팔짱낀 채 캠퍼스를 누비는 커플들과 마주하면 얼굴을 돌려봐도 부러운 마음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무릇 이것은 대학가만은 아닐 터. 주말이 두려운 직장인들도 늘어가고 있다. 주말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침대와 한 몸이 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벽지와 바닥재 디자인에 능숙해져 버린 그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인물이 반반한 것보다, 성격이 좋은 것보다, 능력이 좋은 것보다 이성에게 가장 먼저 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스타일이다. 그녀, 혹은 그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스타일을 찾자. 그리고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적극적으로 한번 나서보자. ■ 도움말 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elvira85@naver.com) <의상협찬:명동 코즈니 3층 파라디소, 자인by송자인, 누알라by푸마컬렉션> # 부드러운 그 여자 레이스 주름이나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로 부드러운 여성스러움을 연출해보자. 차가운 색상보다는 빨강이나 갈색 계열로 따뜻함을 전해보자. 둥근 깃으로 귀여운 이미지를 주고 있는 짧은 재킷과 블라우스, 같은 색 계열의 카디건으로 부드럽게 색상을 맞춘다. 주름이 많이 잡힌 치마에 나비 문양이 상큼한 펌프스(낮은 굽 구두)가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몸에 붙는 스키니 팬츠에 여성스러운 레이스와 물방울 무늬가 귀여운 벨트로 포인트를 준 발랄한 스타일을 연출해도 좋다. # 편안한 그 남자 약간은 허름하게, 그러나 멋스럽게 스타일링한다. 네크라인(목선)이 깊게 파여 섹시한 이미지까지 연출되는 줄무늬 면티, 여기에 빈티지 멋이 물씬 풍기는 낡은 듯한 청바지로 코디하자. 이번 코디의 핵심은 재킷이다. 독특하게 청바지와 면 소재가 섞여있는 것이나 체크무늬가 산뜻한 디자인으로 충분히 멋을 낼 수 있다. 여기에 가죽의 빅백으로 빈티지 코디를 완성.
  • [가슴 속 그림한폭] 모리스의 ‘초서작품집 표지’

    [가슴 속 그림한폭] 모리스의 ‘초서작품집 표지’

    예술이 낳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집이라고 답하리라. 그 다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리라.‘천의 얼굴을 지닌 디자이너’로 불리는 윌리엄 모리스(1834∼1896)의 이 말은 생활 속 예술의 중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리스는 우리나라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대표적 출판사로 꼽히는 한길사 김언호(61)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예술인이다. 김 대표는 모리스에 대해 “소설과 시, 회화, 디자인, 출판, 건축 등 다방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었던 토털아티스트였다.”고 설명한다. 기계문명이 결국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중세 전통과 아르누보적 요소를 생활예술로 끌어들인 예술인이라는 것. 런던 교외의 아름다운 전원마을 월샘스토에서 태어난 모리스는 특히 잎사귀, 꽃넝쿨 등에서 나오는 문양을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켜 작품화하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건축 문양과 벽지, 타일, 그림 등에 다양하게 이를 차용했지만, 출판인으로서 김 대표는 단연 모리스의 북아트에 주목한다. “모리스는 토털아티스트이면서도 북아트에 특히 애정을 보였어요. 영국 정부가 ‘계관시인’이란 엄청난 명예를 제의했지만 ‘나는 출판인이다.’며 사양했을 정도였지요.” 모리스는 자연주의와 중세적 아름다움을 절묘히 조화시켜 책 표지와 속지 등을 장식했다. 그중 최고의 걸작으로 김 대표는 켐스콧 본이란 인쇄공방이 찍어낸 ‘초서작품집´을 든다. 이 작품집은 동시대 아센덴 공방의 ‘돈키호테’, 더우즈 공방의 ‘성서´와 더불어 세계 3대 아름다운 인쇄본으로 서적문화사에 빛나는 작품이다. 벨럼 본과 흰 돼지 통가죽 장정본으로 만든 이 책은 그가 60세에 디자인에 착수하여 작고하기 4개월 전 완성했다. 표지와 속지 등을 장식한 포도 잎사귀와 넝쿨, 화초 문양이 매우 아름답다. 중세성당의 아름다움을 모아놓은 것 같다고 해 당시 ‘작은 대성당’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유명한 화가이자 모리스의 친구였던 번 존스의 삽화도 이 책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김 대표가 내세우는 출판의 모토는 ‘시대와 호흡하는 아름다운 책’이다.1970∼80년대 ‘해방전후사의 인식’‘함석헌 전집’ 등을 통해 이땅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함께 ‘사회과학 출판시대’를 연 것이나,‘한길아트’를 설립해 굵직한 예술서적을 펴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의지의 소산이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운영하는 서점을 겸한 토털예술공간 ‘북하우스’나 출판도시에 세운 독특한 외양의 한길사 사옥 등은 그의 삶 자체가 아름다움을 향해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기계문명의 도래를 경계하고 중세적 아름다움을 새롭게 구현했던 윌리엄 모리스의 예술정신이 뿌리박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고우영 화백 1주기 추모 작품전 준비하는 두 아들

    고우영 화백 1주기 추모 작품전 준비하는 두 아들

    “이번 추모제를 통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만화 ‘삼국지’‘수호지’‘임꺽정’‘일지매’‘초한지’…. 서민 정서가 듬뿍 담긴 그의 해학과 풍자 덕분에 무릎을 탁 치며 웃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이 어디 있으랴. 지난해 4월25일 귀천(歸天)한 고우영 화백의 삶과 작품들이 1주기를 맞아 팬 곁으로 찾아온다.‘고우영 추모제-나의 삶, 나의 만화’가 열리는 것. 전시회 형식을 띤 국내 만화 작가의 추모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부터 4개월 동안 전시회 형식 추모제 21일(일반 공개는 22일부터)부터 10일 동안 한국일보 갤러리에서, 새달 1일부터 부천만화정보센터 만화박물관으로 옮겨져 4개월 동안 계속된다. 올 초부터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는 고 화백의 아들 성우(43)·성언(37)씨를 만나러 경기도 일산 ‘고우영 화실’을 찾았다. 성언씨는 2002년 고 화백이 대장암으로 고생할 때 미국 디자인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와 부친의 작품 활동을 도왔다. 역시 공업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던 성우씨는 지난해 화실에 합류했다. 문을 열자마자 고 화백의 생애가 담겨 있을 종이 상자 수십 개가 눈에 들어왔다.“아버지와 가까웠던 지인들을 모시고 소주파티나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 됐네요.” 어려서, 그리고 젊은 시절에는 외려 아버지 작품을 자주 접하지 못했다. 학업에다, 군대에다, 유학에다 뭐가 그리 바빴는지 모른다.“50년 동안 쌓인 자료를 정리하다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엔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나왔던 ‘80일간 세계일주’ 복간 작업을 하며 채색을 맡았었는데 그게 아버지와 마지막 작업이 되고 말았죠.”(성언) “요즘에도 다시 읽곤 하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어렸을 땐 이 장면이 좋았는데 커서는 또 다른 장면이 좋아지고 그래요. 아버지 작품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성우) 자료를 찾으면 찾을수록 분실된 원고가 많아 안타깝다. 신문 연재 스크랩도 100% 남아 있는 게 없다. 아버지가 활발히 붓을 들던 당시 여건이 어려웠던 점은 알고 있지만 없어진 페이지를 보면 가슴이 허전하다. 그래도 가끔 연락을 주며 격려해주는 아버지 지인들 때문에 힘이 난다. ●박수동·신문수·이정문 화백 등이 적극 도와 이번 전시회에도 당신 생전 낚시를 함께 즐겼던 박수동 신문수 이정문 허어 이두호 윤승운 화백 등 심수회 멤버와 허영만 이현세 화백이 글과 그림으로 힘을 보탠다.‘심술통’으로 유명한 이정문 작가는 고 화백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벽지에 일필휘지로 그렸던 관우 그림을 내놓기도 했다. 고 화백이 쓰던 책상을 옮겨놓으며 작업실을 재연하고, 생전 모습을 여러 원고와 사진으로 준비하고, 오리지널 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도록으로 꾸미고, 또 그림 따라 그리기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추모제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그래도 열혈 팬들을 생각하면 빈틈이 있어 보일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처음이다 보니 허점이 있어 혼날 것도 같아요. 귀엽고 재미있게 봐주시면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어요.”(성언) “아버지 작품은 역사적 유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대로 사장시킬 순 없죠. 추모제 즈음 ‘오백년’‘연산군’‘서유기’ 등을 내는 등 복간 작업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언젠가 ‘고우영 박물관’을 만드는 게 평생의 꿈입니다.”(성우)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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