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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靑·赤·黃·白·黑…민족의 색채 ‘오방색’을 찾아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靑·赤·黃·白·黑…민족의 색채 ‘오방색’을 찾아

    지난 23일 임진년 새해 설맞이 공연이 한창인 국립국악원 예악당. 호탕한 모습의 가면을 쓴 무동(舞童)들이 오방색(五方色)의 옷을 입고 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사위를 펼친다. 소매에 매달린 흰색 한삼 자락이 느린 음률을 타고 천천히 공중에 치솟았다 땅으로 떨어진다. 춤꾼들의 절제되고 수려한 몸놀림엔 힘이 넘친다. 벽사진경(?邪進慶). 새해 벽두에 액을 물리치고 희망을 기원하는 처용무(處容舞)다. 국립국악원 강여주 학예사는 “다섯 처용이 입고 있는 오방색의 옷은 오방과 오행, 사계절의 상생과 조화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통 오방색은 음양오행에 기반을 둔 민족적인 색채 의식을 기반으로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장장식 학예연구관은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정색이 각각 동, 남, 중앙, 서, 북쪽을 가리키며 정색 사이사이 중간 방위에 오방간색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선조들은 이와 같은 정색과 간색의 10가지 기본색을 음양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해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고 화평을 얻고자 했다. 우리의 의식주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음양의 원리가 오방색과 함께 젖어 있는 것이다. 단청은 이러한 오방색을 건축에 사용한 대표적인 예다. 다채로운 색조의 대비로 화려한 색깔을 사용했고, 흰색과 검은색을 잘 수용해 격조 있는 색채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 남산 팔각정의 단청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관광객 크리스틴(23·캐나다)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무늬에서 한국만의 독특한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예로부터 새해가 되면 오방색이 조화를 이룬 음식을 만들어 한 해의 안녕과 소망을 빌었다. 오방색은 눈으로 즐기고, 맛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열쇠였다. ●단청·신선로·비디오아트 등 곳곳에 오방색 담겨 국립민속박물관 안정윤 학예사는 “전통적으로 맛에서는 맵고 달고 시고 짜고 쓴 오미(五味)를, 색상에서는 오색을 조화시키려 한 예가 많다.”며 “특히 신선로와 같은 궁중음식에서 전형적인 오방색의 이미지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색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돌이나 동지, 설 같은 날에 잡귀를 물리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기도 했다. 팥죽의 붉은색으로 귀신을 쫓고 아기를 낳거나 제를 지낼 때 붉은 고추를 끼워 금줄을 치는 것도 모두 양의 색으로 잡귀를 물리치려는 방편이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동양의 오행 철학에 한의학의 치료 원리가 더해진 일명 ‘음양오행 테라피’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때 수지침이 선풍적인 인기를 받으면서 손이 우리 몸의 축소판으로 알려졌다. 손의 경락에 침을 놓는 대신 ‘색’을 칠해 아픈 부위를 낫게 한다는 ‘수지색채요법’은 대체의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높다. 우리 전통의 채색에 현대미술의 감각을 더하면 어떤 느낌일까. 국립현대미술관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백남준의 대표적인 비디오 조각인 ‘다다익선’은 천여 개의 TV 화면을 캔버스처럼 이용해 오방색의 한국적 미감을 표현한 새로운 시도였다.”며 “작가는 이를 서로 다른 재료가 각각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비빔밥’에 비유했다.”고 말했다. ●손에 침 대신 色을 입혀라… ‘수지색채치료’에 활용 이처럼 오방색은 음양오행 사상이 전래된 이래 오늘날까지 우리 의식 속에 뿌리 깊게 잠재해 있어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오방색에는 단순한 빛깔로서의 색뿐만 아니라 방위와 계절, 더 나아가 종교적이며 우주관적인 철학이 담겨 있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오행에 따라서 용도와 신분에 맞게 색을 사용한 선조들의 가치관과 지혜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일주일 후(2월 4일)면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다. 오방색이 든 오신채(五辛菜)는 다섯 가지 매운 맛이 나는 모둠 나물로 입춘 날의 시절음식이다. 겨우내 추위에 입맛을 잃어 고생하던 시절 시고 매운 생채나물 요리는 새봄에 미각을 자극했을 것이다. 이번 입춘엔 선조들이 물려준 오방색의 지혜를 되새기며 봄나물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흥겨운 우리 가락 어깨춤 덩실덩실

    흥겨운 우리 가락 어깨춤 덩실덩실

    올 설 연휴는 주말을 끼고 있어 길지 않다. 그래도 여느 해 못지않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관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어 짧은 연휴라도 충분히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국악 들으며 액운 씻고 희망 찾고 국립국악원은 설 당일인 23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야외광장에서 ‘미르(龍)해의 새아침’을 공연한다. 1부 ‘벽사(?邪)-나쁜 기운을 물리치고’에서는 ‘열두 달 액살풀이’로 시작해 궁중무용 ‘처용무’, 남도잡가 ‘보렴’ 등을 선보이며 묵은 해의 액운을 씻는다. 2부 ‘진경(進慶)-경사를 맞이한다’는 용이 승천하는 2012년에 모든 이들에게 경사가 있길 바란다는 의미로 준비했다. 창작악단이 들려주는 국악관현악곡 ‘춘설’, 남자 무용수들의 힘찬 몸짓을 느낄 수 있는 ‘북춤’, 연희컴퍼니의 타악퍼포먼스 ‘유희’, 창작악단의 실내악 편성 ‘판놀음, 신풀이’를 차례로 연주한다. 사회자로 나선 소리꾼 이자람도 ‘판소리 단가 중 사철가’를 들려준다. 공연 시작 전에는 야외광장에서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석 1만원. (02)580-3300. 서울 정동극장은 21~24일 야외 쌈지마당에서 제기차기, 고리 던지기, 투호 던지기 등의 놀이를 준비했다. 설 전후인 22일과 24일에 전통 뮤지컬 ‘미소’를 관람하는 관객 모두에게 전통 한과를 선물한다. (02)751-1500. ●서울 도심에서 즐기는 우리 가락 세종문화회관은 세종·충무공이야기와 미술관 등 전시관과 서울남산국악당 등에서 공연과 전시, 세시 풍속 프로그램을 펼친다. 서울 중구 필동 한옥마을 안 서울남산국악당은 23~24일 새해 희망 콘서트 ‘신년 아리랑’과 전통 문화체험 프로그램 ‘설맞이 미수다(美秀茶)’를 연다. 클래식·재즈·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와 우리 민요를 접목해 온 소리꾼 김용우가 지역 특징을 살린 아리랑을 신명나게 풀어낸다. 전석 1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이 기간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는 앞 마당에서 사물놀이와 길놀이,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 설날 세시풍속을 즐길 수 있다. 20~24일 남산국악당 국악체험실에서 열리는 ‘설맞이 미수다’는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래떡 썰기, 다례 체험 등 전통 설 풍속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02)2261-0515. 삼청각은 23일과 24일 오후 5시 디너 콘서트 ‘까치까치 설날’을 준비했다. 소리꾼 남상일과 박애리가 판소리 ‘춘향가’, ‘흥부가’, ‘심청가’ 세 마당을 들려주고 삼청각 국악 앙상블 ‘청아랑’이 흥겨운 연주를 선사한다. 한국 전통의 세시풍속과 공연, 한정식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02)765-3700. 이 밖에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는 역사문화 체험 공간 ‘세종·충무공이야기’에서는 체험과 국악 공연이,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에선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물놀이와 전통 윷놀이등 잔치마당이 준비돼 있다. ●궁(宮)과 능()에서 제대로 즐겨 문화재청은 설 당일인 23일 세화를 나누는 행사를 갖는다. 세화는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왕과 신하들이 서로 주고받던 그림으로, 임진년을 맞아 경복궁 사정전 안에 그려진 운룡도(雲龍圖)를 세화로 제작했다.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 등 궁과 동구릉·선릉·융릉·장릉·정릉·영릉·서오릉 등 조선 왕릉에서 선착순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경복궁 홍례문 광장에서는 오후 2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주관으로 국왕이 세화를 하사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영릉과 동구릉, 선릉, 융릉, 장릉, 정릉에서는 설날을 전후해 전통 민속놀이마당을 운영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궁궐(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 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Q. 올해는 왜 ‘흑룡의 해’라고 하나요? A. “오행과 오방색에 따라 갑진년은 청룡(靑龍), 병진년은 적룡(赤龍), 무진년은 황룡(黃龍), 경진년은 백룡(白龍), 그리고 임진년을 흑룡(黑龍)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른다’는 말은 역사 자료나 문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말연시를 맞아 현대적 속설과 어떤 상술이 결합돼 갑자기 만들어진 것입니다.” #의문 “열두 띠 동물 중에 왜 쥐가 가장 먼저인가요.” #풀이 “설화에 등장합니다. 아주 먼 옛날이었습니다. 하늘의 천황이 새해 첫날 세배 오는 순서대로 벼슬을 주겠다고 천하에 알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쥐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날개도 없고 다리도 짧은 쥐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던 쥐는 충직하게 떠날 채비를 하던 소를 보게 됐습니다. 꾀를 낸 쥐는 섣달 그믐날 소 외양간에 들어가 소 꼬리에 찰싹 매달렸습니다. 이윽고 날이 새기 전부터 부지런히 걸은 소는 천상의 문에 맨 먼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쥐가 소보다 먼저 폴짝 뛰어내려 천상의 문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소는 아깝게 2등이었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등이 들어오면서 지금의 열두 동물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동물의 출몰 시간과 생활 특성에 근거해 순서를 정했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자시(오후 11시~새벽 1시)에는 쥐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고, 축시(오전 1~3시)에는 소가 아주 편안하게 되새김을 하는 시간이며, 호랑이는 오전 3~5시(인시)에 가장 많이 활동하며, 마지막 순서인 돼지는 오후 9~11시(해시)에 가장 잠을 많이 자는 시간이라는 것 등등이다. 올해는 용의 해. 용은 열두 동물 가운데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전설에 의하면 용은 주로 오전 7~9시(진시)에 비를 내렸다고 해서 그렇게 순서를 정했다는 것이다. 하여 수신(水神)인 용은 예부터 왕을 상징하며 태몽으로서 가장 좋은 꿈으로 여겨 왔다. 그만큼 최고 권위를 가진 최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하지만 용은 용이로되 ‘흑룡의 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검은 용’이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 60갑자 중 용띠해는 다섯 번 든다. 용띠해가 10간(干), 오행 오방색 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색깔별로 표현할 수 있다. 임진년(壬辰年)의 천간(天干)인 임(壬)이 오행으로는 수(水)이고, 오방색으로는 검은 색(玄 또는 黑)에 해당돼 ‘흑룡의 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흑룡의 해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오며, 또 어떤 오해와 진실이 있을까.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천진기(51) 박물관장을 만났다. 그는 띠 동물 민속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 등 띠 동물들과 관련된 책을 다수 펴냈고 13년째 민속박물관에서 띠 동물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용, 꿈을 꾸다’라는 제목으로 ‘용띠해 특별전’(2월 27일까지)을 마련하고 있다. 그는 1988년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경복궁에서 입·퇴궐(출·퇴근)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물관장실에서 만난 그는 이런 기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저는 외부강의를 나갈 때마다 ‘24년 똥 펐다’라는 말을 먼저 한다.”며 웃는다. 이어 그는 “임금님이 쓰던 변기를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매화틀 또는 매우틀’이라고 궁금증을 풀어 준다. 이어 “궁궐 보수를 할 때 궁궐에서 사용하던 화장실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까닭은 다들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옛날 궁궐에서 24시간 살았던 사람은 아마도 이동식 변기에서 똥 푸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천 관장은 자기 스스로 (경복궁에서) ‘똥 푸는 사람’이라며 웃는다. 임금님이 큰 일을 보던 이동식 변기 ‘매화틀’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화제를 ‘띠 동물’로 옮겼다. “보통 한국인은 한 해의 운세나 평생의 운명을 열두 띠 동물로 예견해 왔습니다. 한 해 또는 평생의 수호 동물이라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성정과 덕성을 따져 새해의 운세와 평생의 팔자를 미리 점쳐 왔지요.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것이 바로 ‘띠’였어요. 이처럼 한국인에게 띠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기 띠 동물의 생태와 특징을 자신의 팔자와 동일시해 왔습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띠 동물’의 의미와 해석은 세월을 거치면서 변하는데, 띠 동물에 색깔이 입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라는 설명. 특히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라는 속설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손녀가 백말띠(경오생)였는데 성격이 어찌나 거세고 드셌는지 웬만한 남자는 접근조차 못했단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말띠에 색깔을 입힌 ‘백말띠’가 지금까지 구전되고 있다고 한다. 천 관장은 “백말띠라는 말은 일본에서는 싫어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황금돼지띠는 중국에서, 백호띠와 흑룡띠는 우리나라에서 자가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자가발전’에는 10천간(天干)에서 비롯된다. 즉, 갑을(甲乙)은 푸른색이며 동쪽을 뜻하고, 병정(丙丁은 붉은 색과 남쪽, 무기(戊己)는 황색과 중앙, 경신(庚辛)은 백색과 서쪽, 임계(壬癸)는 검은색과 북쪽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동서남북 방향의 의미는 그쪽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진년은 북쪽의 수(水) 기운이 왕성한 흑룡의 해로 풀이해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천 관장의 해석. 다만 지난친 상술에 의해 과·포장된 것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띠 동물에 색깔을 입혀서 인간의 길흉화복이나 한 해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역사적 자료나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흑룡’이라는 말도 올해 처음 나온 것입니다. 하여튼 새해 초에 그해 수호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좋은 덕성과 상서로움을 덕담이나 축원으로 나누는 것이 우리네 전통 민속이지요. 용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 천둥, 번개와 함께하는 장엄한 비상과 승천에 있습니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거든요.” 또한 ‘본 뱀은 못 그려도 안 본 용은 그릴 수 있다.’는 속담을 꺼내면서 “용은 다양하게 우리 문화사에 등장하고 있다. 용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문화적 동물이다.”라면서 본초강목의 구절을 인용한다.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같고, 눈은 토끼 같고, 귀는 소와 같으며, 목은 뱀과 같고, 배는 신(큰 조개)과 같고, 비늘은 잉어와 같고, 발톱은 매와 같으며 발바닥은 범과 같다. 그리고 등에는 81개의 비늘이 있어서 9·9의 양수를 갖추었으며….’ 이렇듯 여러 동물이 가진 최대의 강점들만 모았으니 최고의 존재가 되고도 남음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용은 민간신앙에서 비를 가져오는 우사(雨師)이고 사귀를 물리치며 복을 가져다주는 벽사의 착한 신으로 여겨 왔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국토지리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명 150만여개 가운데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가장 많이 쓰인 것이 ‘용’이다. 용 지명은 전국 1261곳에 쓰여 호랑이(虎) 관련 지명 389곳의 3배, 토끼(卯) 관련 지명 158곳보다 약 8배 많다. 용이 들어간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용산’으로 서울의 용산 등 전국 70곳에 쓰인다. 이 밖에도 용동(52곳), 용암(46곳), 용두(45곳), 용전(38곳), 용강·용정(27곳) 등이 있다. 경복궁 건물에 남아 있는 동물 모습 가운데 가장 많은 것 또한 용이다. “우리 민속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은 한해 236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125만명(2011년)에 달합니다. 매년 연말연시를 맞아 띠 동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관심과 호응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요. 현재 전시 중인 ‘용, 꿈을 꾸다’에는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km@seoul.co.kr ●천진기는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석사(민속학 전공),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고전문학 전공) 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유물관리부,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등에서 근무했고 가톨릭대, 한국전통문화학교 등에 출강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으로 몸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동물 민속론’(2002, 민속원), ‘한국 말 민속론’(2006, 한국마사회),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2008, 서울대출판부) 등이 있다. 문화체육부장관 표창(1994), 대통령 표창(2000)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있다.
  • 침대와 벽 사이 떨어져 4일간 갇힌 할머니 구사일생

    침대와 벽 사이에 떨어져 4일간 갇힌 할머니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주 초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사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할머니(80)가 샌버나디노 카운티 경찰에 구조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혼자 사는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 있다 침대와 벽 사이의 틈새에 빠져 무려 4일간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은 독거노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시 측 생활 담당자의 신고로 알려졌다. 담당자는 “몇일간 현관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반응이 없었다.” 며 “애완견도 먹이를 주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안을 살펴본 끝에 침대와 벽사이에 빠져있던 할머니를 구조했다. 경찰은 “구조당시 도와달라는 희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머리 부분에 상처가 있고 탈수 증세가 있어 병원에서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할머니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으며 연락을 받고 찾아온 가족들이 간호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철옹성 장벽사회/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철옹성 장벽사회/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지구촌 최대의 장애인 축제인 2011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가 5일간의 장정을 마치고 오늘 폐막한다. 1981년 유엔에서 정한 세계장애인의 해를 기념해 장애인의 기능 향상과 고용 촉진, 직업능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4년마다 개최됐는데 올해가 8회째다. ‘세계를 향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57개국 1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또 한번 종합 1위의 영예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게 이번 대회를 통해 입증되고 있어 다행스럽다. 다양한 미디어 기자들이 현장 취재에 열을 올렸고, 정부 관계자들의 방문과 초·중·고 학생들의 견학이 이어졌다. 장애인들이 자신의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마이스터를 가리기 위해 세계 각국의 대표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가 훌륭한 교육 현장이다. 장애인의 고용과 복지정책에 몸담아 온 필자로서는 이 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또 다른 감회에 젖는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인의 열정을 담아내는 데 필요한 우리사회의 물리적 기반시설은 그 장벽이 너무 높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사뭇 달라진 사회의 인식이나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장애인의 기량과는 달리 장애인 편의시설의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중증장애 선수단과 관계자 등 1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회의장·숙소·전시장을 구하는 데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었고, 각 장애유형을 고려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 하나 유치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8년에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장애인과 같이 이동과 시설 이용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노력해 왔다. 또한 2008년부터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barrier-free; BF)라는 제도를 도입해 많은 건물에서 문턱을 없애고 휠체어 이용이 편리하도록 시설을 재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겉치레뿐이고 실상은 허점투성이인 경우가 많다. 계단 대신 설치한 슬로프의 각도가 너무 커 수동 휠체어로는 움직이기 힘들다든가, 대부분의 장애인 화장실은 밤이면 노숙자가 기거한다는 이유로 평상시에도 관리자에게 문의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든가, 화장실 문이 너무 작아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조차 없다든가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BF 인증을 받은 건물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92개에 불과하니 할 말이 없다. 한마디로 무장벽(barrier-free) 사회가 아니라 철옹성 장벽(barrier-full) 사회라 할 수 있다.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형만 그럴듯하게 갖춰 놓은 편의시설은 추가적 부담이자 자원의 낭비에 불과하다. 다시 짓기 전에는 아무리 고치고 수리해도 불편하고 엉성할 따름이다. 하물며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위해 수없는 편의시설 점검과 개조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 그 추가적인 비용이 장애인의 직업능력 개발이나 고용 증진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편의시설이 장애인만을 위하여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편의시설은 장애인에게는 사회참여 확대의 장이 되며, 비장애인에게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생활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편의시설 설치가 단순한 시설 개선의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의 일상생활 보장이라는 당연한 기본적 권리를 인정한다는 시각에서 접근하여 확충해 나간다면 건축물의 턱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마음의 턱 또한 없어지리라 본다. “For some, it’s Mt. Everest.” 우리나라의 광고 천재 모씨가 만든 한 옥외 광고 속 계단에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다. 불과 몇 개 안 되는 계단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처럼 느껴진다는 얘기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장벽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제1회 벽사학술상’ 조동일씨 수상

    재단법인 실시학사(이사장 이종훈)가 제정한 ‘제1회 벽사학술상’ 수상자로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이 상은 실학 및 한국학 연구자의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조 명예교수는 민족사관을 계승해 서구의 문예이론과 방법론을 주체적으로 수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회 실학연구 공동발표회’와 함께 열린다.
  • 먹빛 소나무 하얀 달빛 머금다

    먹빛 소나무 하얀 달빛 머금다

    “어느 미술관에서 이런 작품은 안 된다고 그러대요. 목탄이 묻어나 운반, 보관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직접 문질러 보라고 그랬죠. 묻어나지가 않는 거예요. 그걸 확인하고서야 (작품을) 구입하더군요.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곳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뜨끔했다. 목탄 하나로만 그렸다기에 가루가 날리지 않을까 궁금했다. 게다가 작품에 바짝 붙어서 보면 목탄이 뭉텅이째 캔버스에 들러붙은 게 아니다. 목탄 가루 하나하나가 물고기 비늘처럼 삐죽삐죽 돋아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축하인사차 방문한 지인들이 작가를 지하 전시장에 붙들고 있을 동안, 잽싸게 1층 전시장으로 올라가 슬쩍 문질러 봤던 터였다. 그러고는 시치미 뚝 떼고 있는데 작가가 이런 말을 하니 양심상 ‘자수’할 수밖에. ●소나무 말고 소나무가 빨아들인 달빛 보세요 “하하. 안 그래도 만져 보시는 분들 많아요. 그냥 칠만 해서는 모두 뭉개져 버려요. 한겹 입히고 코팅하고, 다시 한겹 입히고 코팅하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제가 2년의 실험 끝에 얻어낸 비법이에요. 그래도 제발 눈으로만 봐 주세요.” 시원한 웃음을 터트리는 이재삼(51) 작가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영업기밀”이라며 말을 닫았다. “물론 언젠가 때가 되면 공개할 겁니다. 후학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니까요.” 그는 가로 세로 5m가 넘는 대작을 그리는 작가다. 그런데 그리는 대상이 중요한 건 아니란다. 전에 그린 대나무 시리즈가 대나무보다 그 속의 바람소리를 표현했듯, 이번에 내놓은 소나무 시리즈에서도 소나무 대신 소나무가 흠뻑 빨아들이고 있는 달빛을 봐 달라고 주문한다. ●9시 출근 5시 퇴근 ‘9 to 5’ 원칙 고수 작업 스타일도 재미있다. 경기 과천의 큰 농협 창고를 빌려 일하는데 ‘9 to 5’(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원칙을 고수한다. 고뇌하는 예술가는 날밤도 새우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던가. “밤에 쓴 연애편지를 낮에 보면 찢어 버리게 되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아예 공무원처럼 살아 보자고 한 거죠. 덕분에 오해도 받았어요. 과천에 오기 전에 3년 반 동안 장흥 예술인 마을에 있었는데, 5시면 퇴근해 버리니 별로 어울리질 못했죠. 나중에 오해가 풀리긴 했지만요.” ‘달빛 작가’인데 정작 달빛하곤 무관한 셈이다. ●“지금의 동양화는 먹공예품 아닌가요” 이 작가는 원래 서양화를 전공했다. 젊은 시절에는 최첨단 설치미술도 했다. 그런데 어쩌다 동양적 느낌의 작업을 하게 됐을까. “서른일곱쯤에 사춘기를 앓았어요. 한국 사람인데 왜 이런걸 하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서양화에서도 목탄은 간단한 드로잉 재료예요. 그걸 본격적인 회화도구로 바꿔 보기로 결심한 겁니다.” ‘아슬아슬한’ 말도 나온다. “모든 예술에는 시대의 감성이 얹혀야죠. 지금 동양화? 먹공예품 아니던가요. 서양화요? 작품 자체보다 브리핑(설명)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 버렸어요. 그러지 말고 동, 서양화 구분 없이 우리의 감성을 건드리면서도 지금 시대의 감성을 얹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그린 소나무는 친숙하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이다. 주변에 벌레나 잡초가 있을 법도 한데 그림 속엔 달빛에 창백하게 빛나는 소나무뿐이다. 그것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크기로. 이 압도적인 크기를 찾기 위해 전국의 유명하다는 소나무는 다 찾아다녔단다. 안 그래도 큰데, 작가의 시점(視點)이 올려다보는 것인지라, 소나무는 한층 더 위압적이다. 달빛 풍경화나 소나무 정물화라기보다 옛 그림의 벽사(辟邪·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같은 느낌도 든다.  전시 제목은 ‘달빛을 받다’. 원래 생각했던 제목은 ‘달빛 녹취록’이었다. “말이 좀 어려운 것 같아 일부러 안 썼다.”는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 제목이 더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달빛이 두꺼운 소나무 속살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으니까.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 (02)725-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상급식 무산시키고 외유성 연수는 강행

    강원도의회 의원들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은 무산시키고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예산은 챙기며 외유성 해외여행까지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의회 기획행정위 의원들은 1900여만원의 예산으로 17일부터 9일 동안 다문화가정 고향과 선진 의료기관을 방문한다는 취지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를 다녀온다. 하노이 다문화가정 방문 등 취지에 맞춘 일정은 짧게 끼워 넣었을 뿐 하롱베이국립공원·앙코르와트·파타야·꼬란 산호섬 자유체험·새벽사원 견학 등 관광 일색이다. 동계올림픽 홍보활동도 방문 목적에 포함 했지만 일정 어디서도 홍보활동은 찾아 볼 수 없다. 교육위와 사회문화위 의원들은 각 300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20일부터 7박 9일 동안 이집트, 그리스, 터키 유럽을 다녀올 계획이었다. 명목은 교육분야에 대한 선진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파르테논 신전 등 명소와 관광지 방문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무상교육과 관련이 있는 아테네와 이스탄불 교육청, 이스탄불 국립초등학교 방문은 잠깐 끼워 넣었다. 시민단체와 여론으로부터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질타를 받자 일정을 취소했다. 강원도 의회는 본회의에서 도 무상급식 예산 91억 7430억원 가운데 25억원은 저소득층 급식 확대 지원금으로, 15억원은 친환경 쌀 지원 사업으로 배정했을 뿐이다. 이 밖에 도의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 예산까지 챙겨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도청 안에 걸리는 미술작품의 임차료를 당초 연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려 편성하는가 하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특정신문의 예산을 당초보다 올려 1억 9000여만원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제9호 태풍 ‘말로’, 현재 부산 해상 위치...새벽 동해상 진출

    제9호 태풍 ‘말로’, 현재 부산 해상 위치...새벽 동해상 진출

    제9호 태풍 ‘말로’가 7일 오후 12시 20분 현재 부산 남남동쪽 100킬로미터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시속 25킬로미더 속도로 동북동쪽으로 진행중이다. 최대풍속(m/s)은 초당 24미터를 기록하고 있다.기상청 속보에 따르면 남해동부 및 동해남부 전해상에 태풍특보가 발효중이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경상남도해안지방에서는 만조시에 태풍의 영향으로 해일이 우려돼 해안저지대는 침수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기상청은 “태풍은 오늘 늦은 밤이나 내일 새벽사이에 동해상으로 진출하고 강한 바람과 비는 경상남북도 해안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철저히 대비를 바란다”고 전했다.사진 = 기상청 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자이언트’ 김간호사, 미스터리 삼중간첩 …‘반전의 키’▶ 문지은, ‘1억짜리’ 전신 스타킹 몸매…‘야릇함 물씬’ ▶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김태희, 실제키의 진실 "165cm? 160cm?"▶ 엄정화, 휴가사진 공개..."살 많이 쪘어요"▶ 레이디 제인과 통화? 쌈디, 지하철 ‘직찍’ 화제
  • 민요가락 구성지고 대보름달 차오르네

    민요가락 구성지고 대보름달 차오르네

    민족의 대명절 설이 끝났다고 아쉬울 건 없다. 이달 또 다른 명절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바로 28일 정월대보름이다. 가족과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정월대보름 축제를 즐기며 소원을 빌어 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립국악단은 대보름을 이틀 앞둔 26일 ‘소망기원 달맞이 축제’를 개최한다. 경기 용인 기흥구청 야외무대에서 오후 5시부터다. 답답한 공연장을 벗어나 야외에서 진행, 축제의 의미를 강조한다. 정월대보름은 1년 가운데 가장 큰 달이 뜨는 날이다. 한 해의 희망과 염원을 빌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쳐 경사스러운 일을 맞이한다는, 이른바 벽사진경(?邪進慶)의 뜻이 담겨 있다. 이번 축제도 대보름의 벽사진경 취지를 그대로 살렸다. 축제는 ‘전통예술공연’과 ‘세시풍속’ 2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전통예술공연은 국악관현악을 기본 편성으로 흥과 멋이 살아 있는 우리 가락인 ‘우리 비나리’, ‘성주풀이’, ‘흥타령’, ‘개고리타령’ 등을 선보인다. 민요 ‘방아타령’과 ‘너영나영’, 창작판소리 ‘노총각 거시기가’, 다양한 춤과 기예가 골고루 섞여 있는 ‘풍물판굿’ 등도 즐길 수 있다. 국악단의 성악부, 타악부를 비롯해 소리꾼 박윤선 등이 함께한다. 경기도립무용단이 특별 출연해 대중놀이인 ‘강강술래’를 선보이며 단합과 화합의 의미를 더한다. ‘강강술래’는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세시풍속’은 잊혀 가는 대보름의 민간 풍습을 재현하는 자리다. 부럼나누기, 전통차 시음 등이 준비돼 있다. 한 해의 액과 나쁜 일, 소원, 염원 등을 새끼줄에 꼬아 펑펑 튀는 대나무와 함께 날려 보내는 ‘달집태우기’도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축제 열흘 전인 16일부터 한 해의 소원을 기록한 종이를 기흥구청 야외마당에 달 수 있다. 종이는 달집 태우기 행사 때 함께 불태우며, 방문객들은 이를 보며 소원을 빌게 된다. 무료. (031)324-6051.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새해 벽두 문화계 “虎·虎·虎”

    새해 벽두 문화계 “虎·虎·虎”

    2010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랑이 해다. 의미가 남다른 만큼 새해를 여는 문화계의 화두도 역시 ‘호랑이’다. 호랑이를 소재로 한 전시회와 책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백호(白虎) 해에 태어난 아들은 사주가 좋다는 속설에 힘입어 출산·육아 관련 제품도 인기다. 거리에는 호피 패션과 호랑이 캐릭터 상품이 넘쳐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호랑이를 전면에 내세운 ‘변신, 신화에서 생활로’ 특별전을 3월1일까지 연다. 생활문화 속에 깃든 호랑이 모습과 그와 관련된 상징체계의 변신을 조망한다. ‘신성(神聖)’, ‘벽사(?邪)’, ‘군상(群像)’, ‘변신(變身)’을 주제로 신격화된 호랑이부터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된 현대생활 속 호랑이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았다. 조각·부적·장신구 등 유물 120여점도 전시한다. ●호랑이 화가들, “바쁘다 바빠” 미술계에서는 ‘호랑이 작가’로 이름난 화가들의 붓놀림이 바쁘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이목일 화백의 호랑이 그림 전시회가 열린다. 역시 40년째 호랑이만 그려오고 있는 오동섭 화백도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6월까지 반년에 걸쳐 ‘한국 호랑이 표정’, ‘한국 호랑이 그 위용’ 전을 차례로 연다. 민화작가 남정예도 오는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이에서 ‘호랑이 민화전-삶을 확신하는 또 다른 상징’ 전을 연다. 호랑이를 현대 민화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호랑이 서적’은 지난 세밑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장이 엮어낸 ‘십이간지 호랑이’(생각의나무 펴냄)는 호랑이를 통해 한·중·일 3국의 전통 문화를 비교하는 학자 24명의 글을 모았다.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는가?’(엔도 기미오 지음, 이은옥 옮김, 이담북스 펴냄)는 일본 야생동물 생태 연구자가 한국 호랑이의 최후를 추적한 논픽션이다. 1915~24년 조선총독부의 계획에 따라 호랑이 100여마리가 남획된 사실을 끈질기게 추적·기록했다. 패션계는 호피무늬를 비롯해 동물무늬의 레오퍼드(표범) 패션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장정현 롯데홈쇼핑 홍보담당자는 “레오퍼드 패션은 최근 방송에서 하루 5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다른 제품에 비해 평균 30~40% 매출이 많다.”면서 “이달에도 레오퍼드 속옷 등 관련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와로브스키 등 귀금속 브랜드들도 호랑이 장식 조각 및 액세서리 등을 선보였다. 최고의 호랑이 특수를 맛보고 있는 분야는 육아·출산 제품 관련 시장이다. 역술가들은 “올해 아들을 낳으면 백호의 기상을 가지게 돼 크게 성공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업계는 2007년 황금돼지띠해의 출산 붐 재현을 기대하며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백호 기상” 속설… 출산 급증할 듯 맘스홀릭(cafe.naver.com/imsanbu) 등 출산·육아 카페에는 속설의 진의를 묻는 질문이 쇄도한다. 올 8월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 손혜숙(33·서울 망원동)씨는 “60년 만에 오는 귀한 해에 아이를 낳게 돼 기쁘다.”면서도 “일시적 출산율 증가로 아이가 자란 뒤 치열한 입시·취업 경쟁을 치르게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백호띠 딸을 기피하는 풍조로 성비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윤창수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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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의 정신, 미륵·개벽사상, 선비정신 등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근거로 한 제안들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 종가의 살림살이만큼이나 다채롭다.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 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 [지방시대]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지방시대]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전주정신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저항과 풍류를 말하는 이도 있고, 선비정신을 내세우는 이도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새기자고 하는가 하면 ‘택지리’의 ‘지리인성론’ 등에 기댄 기질론도 만만치 않다. 백제의 정신, 미륵·개벽사상, 선비정신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근거로 한 제안들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 종가의 살림살이만큼이나 다채롭다. 정리가 쉽지 않다. 아니 정리가 능사도 아니다. 뒤를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이런 논의 자체가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해줄 것 같아 오히려 반갑다. 더 복잡하게 이끌어 보자는 유혹까지 느낀다. 차마 버리지 못하는 종가의 복잡한 살림살이, 그것을 지키고 간직하려는 정성과 진정성에서 전주정신의 한 단초를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이것을 전주가 대표하는 주요 문화코드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전주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간편식이다. 그러나 ‘완전’을 추구하는 땅 전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조리과정에서는 간편성을 내세운 ‘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철분이 풍부한 전주콩나물만 고집하는 등 조리재료의 선택에서도 완전을 향한 정성은 확인된다. 밥도 그냥 물이 아니라 사골국물로 짓는다. 나물 또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따로 조리하며 그것을 배치하는 데에도 색상을 고려한다. 노란 청포묵과 오방색의 고명을 고집하고 중앙에 빨간 고추장을 떠 놓고 그 위를 계란 노른자로 장식하는 모습은 화룡점정의 숙연함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차마 대충 하지 못하는 진정성은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판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동체적 삶의 한과 신명을 고도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인류 최고의 소리음악 자체에 이미 삶의 질곡 속에서 접하게 되는 슬픔을 차마 분노나 절망으로 내몰 수 없다는 불인지심(不忍之心)이 녹아 있다. 그러나 전주에서는 이런 소리마저 함부로 자랑 삼지 못하게 하는 귀명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대충’을 가로막고 있다. 오랜 공력의 삭힘과 익힘 과정을 겪어야 도달할 수 있는 ‘시김새’, 이를 통해서만 펼쳐지는 소리의 바탕에 깔려 있는 오묘하면서도 웅숭깊은 멋 혹은 여유인 ‘그늘’, 이런 판소리 미학의 핵심을 전주 사람처럼 철저하게 요구하는 이도 없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이야말로 이런 ‘차마’의 진정성이 가장 밀도 있게 집적됐다. 전란의 간난신고 속에서도 차마 태조어진과 왕조실록을 방치할 수 없었던, 그리하여 조선의 역사를 오롯이 지켜낸 선비들의 기개가 서린 경기전. 차마 자기 신앙을 부인하지 못해 순교한 이들의 치명순정이 처연한 건축미학으로 거듭난 전동성당. 차마 편리함을 앞세워 아파트로 피해갈 수 없었던 이들의 근기가 어려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군. 그곳에는 실용을 핑계로 차마 예술 공예를 버릴 수 없어 가난을 군자의 고궁(固窮)쯤으로 여기며 세월을 버텨온 장인들의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느리게 무르익은 장과 젓갈의 개미를 차마 버릴 수 없어 화려하고 간편한 음식문화의 유혹을 어렵게 견디어온 또 다른 장인들도 이곳 한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완전을 꿈꾸며 느리게 익어 가는 이곳은 그래서 언제나 미완의 터다. 구경이나 하려는 사람 반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줍은 새색시 같아 진정 어린 마음가짐이 없는 이에게는 그 장한 끼를 결코 보여 주지 않는 것이다. 이런 차마 삼가는 정성의 마음이 전통문화의 뿌리요, 전주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가쟁명의 웅얼거림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는 것이다.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 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

    전주정신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저항과 풍류를 말하는 이도 있고, 선비정신을 내세우는 이도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새기자고 하는가 하면 ‘택지리’의 ‘지리인성론’ 등에 기댄 기질론도 만만치 않다. 백제의 정신, 미륵·개벽사상, 선비정신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근거로 한 제안들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 종가의 살림살이만큼이나 다채롭다.정리가 쉽지 않다. 아니 정리가 능사도 아니다. 뒤를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이런 논의 자체가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해줄 것 같아 오히려 반갑다. 더 복잡하게 이끌어 보자는 유혹까지 느낀다.차마 버리지 못하는 종가의 복잡한 살림살이, 그것을 지키고 간직하려는 정성과 진정성에서 전주정신의 한 단초를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이것을 전주가 대표하는 주요 문화코드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예를 들면 전주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간편식이다. 그러나 ‘완전’을 추구하는 땅 전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조리과정에서는 간편성을 내세운 ‘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철분이 풍부한 전주콩나물만 고집하는 등 조리재료의 선택에서도 완전을 향한 정성은 확인된다. 밥도 그냥 물이 아니라 사골국물로 짓는다. 나물 또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따로 조리하며 그것을 배치하는 데에도 색상을 고려한다. 노란 청포묵과 오방색의 고명을 고집하고 중앙에 빨간 고추장을 떠 놓고 그 위를 계란 노른자로 장식하는 모습은 화룡점정의 숙연함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차마 대충 하지 못하는 진정성은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판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동체적 삶의 한과 신명을 고도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인류 최고의 소리음악 자체에 이미 삶의 질곡 속에서 접하게 되는 슬픔을 차마 분노나 절망으로 내몰 수 없다는 불인지심(不忍之心)이 녹아 있다.그러나 전주에서는 이런 소리마저 함부로 자랑 삼지 못하게 하는 귀명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대충’을 가로막고 있다. 오랜 공력의 삭힘과 익힘 과정을 겪어야 도달할 수 있는 ‘시김새’, 이를 통해서만 펼쳐지는 소리의 바탕에 깔려 있는 오묘하면서도 웅숭깊은 멋 혹은 여유인 ‘그늘’, 이런 판소리 미학의 핵심을 전주 사람처럼 철저하게 요구하는 이도 없는 것이다.전주 한옥마을이야말로 이런 ‘차마’의 진정성이 가장 밀도 있게 집적됐다. 전란의 간난신고 속에서도 차마 태조어진과 왕조실록을 방치할 수 없었던, 그리하여 조선의 역사를 오롯이 지켜낸 선비들의 기개가 서린 경기전. 차마 자기 신앙을 부인하지 못해 순교한 이들의 치명순정이 처연한 건축미학으로 거듭난 전동성당. 차마 편리함을 앞세워 아파트로 피해갈 수 없었던 이들의 근기가 어려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군.그곳에는 실용을 핑계로 차마 예술 공예를 버릴 수 없어 가난을 군자의 고궁(固窮)쯤으로 여기며 세월을 버텨온 장인들의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느리게 무르익은 장과 젓갈의 개미를 차마 버릴 수 없어 화려하고 간편한 음식문화의 유혹을 어렵게 견디어온 또 다른 장인들도 이곳 한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완전을 꿈꾸며 느리게 익어 가는 이곳은 그래서 언제나 미완의 터다. 구경이나 하려는 사람 반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줍은 새색시 같아 진정 어린 마음가짐이 없는 이에게는 그 장한 끼를 결코 보여 주지 않는 것이다.이런 차마 삼가는 정성의 마음이 전통문화의 뿌리요, 전주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가쟁명의 웅얼거림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는 것이다.
  • 대원군 ‘서원철폐령’ 실체 첫 확인

    대원군 ‘서원철폐령’ 실체 첫 확인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대원군 시절 서원철폐령의 실체가 최초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1일 경남 창녕 관산서원(冠山書院·경남 문화재자료 335호) 사당터에서 사당의 신주(神主)를 묻은 ‘매주(埋主)시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종실록을 보면 대원군은 1868년과 1871년 두 차례 ‘서원철폐령’을 내렸다. 이 명령으로 전국 1700여개 중 47개를 제외한 서원이 철거당하고 사당에 모신 유학자들의 위패도 땅에 묻혔다. 그 위패가 묻힌 곳이 바로 매주시설이다. 이번에 발견된 시설은 옹관(甕棺)처럼 옹기를 맞붙여 세운 형태로 철폐된 사당터 자리 한가운데에서 발견됐다. 그 속에 위패를 봉안하고 둘레에는 3겹의 기와를 쌌다. 또 기와 사이에는 습기제거 또는 벽사(?邪)용으로 추정되는 숯덩이를 넣어 흙을 덮었다. 옹기 속에서는 영의정(추증) ‘정구’(鄭逑·1543~1620년)의 위패 한 점이 나왔다. 정구는 광해군 시절 대사헌에 올랐던 인물로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1620년에 세워진 사원이 관산서원이다. 이 서원도 서원철폐령 때 철폐됐다가 1899년에 다시 서당으로 복원, 최근 다시 복원공사를 하던 중 매몰돼 있던 매주시설이 나온 것이다. 발굴을 담당한 가야문화재연구소 양숙자 학예연구사는 “그간 서원철폐령 기록과 함께 철폐된 서원 현장은 많이 나왔지만 실제 위패를 묻은 시설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로써 어떤 방식으로 서원의 위패를 처리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정조-다산 시경 문답집 ‘시경강의’ 5권으로 완역

    정조-다산 시경 문답집 ‘시경강의’ 5권으로 완역

    다산 정약용(1762~1836)이 규장각의 초계문신(학자)이던 서른살에 정조(1752~1800)의 시경(詩經)에 관한 물음에 답을 한 ‘시경강의’와 뒷날 이를 보완해 적은 ‘시경강의 보유’를 한글로 번역한 ‘역주 시경강의’(사암 펴냄)가 5권으로 완간됐다. 벽사 이우성 퇴계학연구원장을 중심으로 1992년 발족한 ‘실시학사 경학연구회’의 중견 학자 24명이 7년에 걸쳐 번역과 주석 작업에 매달린 성과물이다. ‘시경강의보유’ 말미에 수록된 옛 시(逸詩) 27편도 번역했다. 경학연구회는 매주 화요일 다산 경학 자료에 대한 강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산경학자료’ 5권을 출간한 바 있다. ‘시경강의’는 다산이 ‘자찬묘지명’에서 중요 저작을 나열하며 첫번째로 꼽을 정도로 아끼는 작품이다. 그에 대한 설명은 다산이 초고본 완성 20년 뒤인 순조 9년(1809) 유배지 강진에서 쓴 ‘시경강의’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신해년(정조 15년,1791) 가을 9월에 내원에서 활쏘기를 하였다. 나는 과녁에 맞히지 못하였으므로 벌칙으로 북영(北營)에 가 있게 되었다. 며칠 뒤에 임금께서 ‘시경에 관한 조문’ 팔백여 조목을 내리시며 나에게 40일 만에 조목마다 대답하라고 하였다. 나는 기한을 20일 더 늘려주기를 빌어서 허락을 받았다. 조목마다 진술을 하여 바치니, 임금의 비점(批點)이 밝게 빛나고 장려의 뜻이 융중하였으며 조목마다 친히 품평하심이 모두 내 분수를 넘는 것이었다.” 다산은 ‘시경강의’에서 청대 고증학자들의 시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유롭고 비판적인 입장에서 주자학파 시설과 청대 고증학파 시설의 오류를 지적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했다. 다산은 ‘시경’을 문학작품으로서가 아닌 정치·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탕평의 완성과 강력한 군주권 수립으로 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조의 뜻과 일치했다. 정조는 친위 세력인 초계문신을 통해 주자학의 절대적 권위를 상대화시켜 신하들을 개혁의 주체적 실천자로 변모시키려는 의지가 강했다. 김언종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다산은 1789년 초계문신으로 발탁된 이래 정조의 경사강의에 계속 참여했고, ‘시경강의’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탄생했다.”면서 “‘시경강의’뿐만 아니라 다산의 모든 저술이 정조에 의해 훈도되고 계발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왕흥사터 석제사리장치뚜껑 붉은색 안료로 그린 문양 확인

    왕흥사터 석제사리장치뚜껑 붉은색 안료로 그린 문양 확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부여 왕흥사터를 발굴 조사하면서 목탑터에서 수습한 석제사리장치뚜껑을 보존처리하고 14일 공개했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뚜껑의 윗면에서 붉은 칠(朱漆·주칠)로 그린 문양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 주칠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붉은 색을 내는데 사용한 우리 전통안료인 진사(辰砂) 또는 주(朱)로 밝혀졌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붉은 색 안료를 사용하여 나타낸 문양은 안료의 재료적인 측면에서나 문양의 도상 면에서 중국과의 문화적 교류를 연구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면서 “또한 주칠은 벽사나 제액(除厄)의 의미도 있으므로 백제시대 장제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정재만 교수 무용인생 45주년 공연 ‘Mr. 춘향’

    정재만 교수 무용인생 45주년 공연 ‘Mr. 춘향’

    ‘성춘향이 된 이몽룡, 이몽룡이 된 성춘향’ 벽사 한영숙의 유일한 직계 남성 제자인 정재만(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숙명여대 교수가 무용인생 45주년을 맞아 파격적인 무대를 마련한다.2일 오후 6시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가야금홀서 선보이는 ‘Mr. 춘향’(정재만 기획, 정용진 안무, 신상화 연출). 고전 춘향전을 종전의 흐름과는 완전히 바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한국무용으로 주목된다. (사)벽사춤아카데미와 정재만 전통춤보존회가 공동 주관해 무대에 올리는 이 공연은 아무래도 원 작품을 허무는 내용의 파격이 가장 큰 흥밋거리. 종전 이런저런 장르와 춤 무대를 통해 변형된 춘향이 무대에 올려졌지만 이번 공연에서 시도하는 캐릭터들의 변신은 충격적일 만큼 지나치다. 우선 사랑하는 춘향과 헤어져 각고 끝에 금의환향, 감격의 재회를 이루는 몽룡의 변신. 과거를 포기한 채 춘향을 대신해 변 사또 옆에 남는 길을 택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한 ‘억지 춘향’격일 수 있지만 여자로서의 몽룡, 남자로서의 춘향이 어떻게 정재만의 춤 철학으로 풀어질지 기대된다. 권력을 좇는 욕망의 끝도 잔잔한 메시지로 곁들인다. 다양한 단체의 무용수와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의 조화도 관심거리. 이몽룡(Mr. 춘향)역의 노기현(세종대 대학원)과 춘향역의 유현미(숙명여대 전통예술대학원 졸업)를 비롯해 사또 김윤수(전 국립무용단원), 월매 이병준(뮤지컬배우), 방자(남상일 국립창극단원), 향단(서정금 국립창극단원), 이방(조창근)이 호흡을 맞춘다. 세계무대를 겨냥해 요즘 각광받는 비보이팀 TIP를 합류시킨 퍼포먼스도 끼워넣었다. “고전 고유의 특성을 훼손, 변질시키지 않는 데 머물기보다 삶에 대한 유기적 통찰의 의미를 담아 전통을 재현해내려는 시도로 봐달라.”는 게 이번 무대에 대한 주최측의 주문. 벽사 한영숙의 제자로 승무, 학무, 살풀이, 산조, 훈령무, 태평무를 차례로 전수받아 ‘정재만 남무단’을 발족한 정재만. 한국무용의 원형에 충실한 채 한국무용계속 남성 무용수의 활동영역을 넓히는 데 앞장섰던 정재만의 일탈에 한국무용계가 어떤 평가를 내릴까.(02)556-3339.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4) 나주 영산포~청암역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4) 나주 영산포~청암역

    전남 해남 땅끝에서 시작한 호남대로는 강진∼영암을 거쳐 나주땅에 이른다. 영암의 신북과 나주의 반남·왕곡 들녘을 지나면 영산포가 눈앞에 펼쳐진다. 봇짐을 짊어진 상인과, 말을 타고 한양에 변방 소식을 전하는 관리들은 크나큰 장애물 하나를 만난다. 바로 영산강이다. ●수많은 배 오가던 영산포 76년부터 뱃길 끊겨 영산강은 담양군 용추골에서 광주∼나주∼함평∼영암을 거쳐 서해로 빠져 나가는 115.5㎞의 물줄기이다. 영산강은 고대 때부터 내륙 수송로나 왜구의 침략로, 호남평야의 세곡(稅穀)을 한양으로 실어나르는 통로로 사용됐다. 또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반남 고분군 세력과 고려 건국의 기반이 된 나주 해상 세력의 ‘모태’이기도 하다. 영산포는 ‘19세기 나주 지도’ 등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수심이 10여m로 중선배(20∼40t)와 전함이 드나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영산포는 고려말 왜구의 창궐로 흑산도 인근 영산현이 통째로 옮겨오면서 오늘날의 이름이 생겨났다. 그 이후 강변엔 자연스레 도시가 형성되고 내륙과 해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고려때 세워진 영강동의 조창(漕倉)이 조선시대(1512년) 때 영광의 법성포로 옮겨지면서 한때 한적한 강변마을로 변했다. 그러나 1897년 목포항이 개항하고 일본 사람이 증기선을 타고 몰려든 1900년대 초부터는 또다시 내륙 포구로서 번창했다.1914년 호남선 철로가 개설되면서 정기 여객선이 끊겼지만 소금이나 젓갈 등을 실어나르는 포구로 여전히 큰 몫을 담당했다. 영산포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1976년 영산강 하구둑 착공과 함께 뱃길이 끊기면서부터이다. 지금은 상류의 4개 댐과 하구언 건설로 바닷물 유입이 차단돼 유량이 거의 없다. 강바닥이 드러나고 둔치는 주민들의 체육시설 공간으로 변했다. 예전의 나루터 자리엔 영산대교와 영산교가 연결돼 차량들이 오간다. 영산강 뱃길연구소장’ 김창원(56)씨는 “어릴 적에 수많은 배들이 오가고 사람이 북적였다.”며 “강바닥의 퇴적토를 긁어내고 뱃길을 복원해 포구의 옛 영화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건이 둘째부인 장화왕후 만났다는 ‘완사천´ 남쪽에서부터 한양을 향해 먼길을 재촉한 옛 사람들은 영산포에서 여장을 풀었다. 영산포 옛 선창 인근에 위치한 홍해원(洪海院)을 비롯해 주막과 여관촌은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으로 북적였다. 나주문화원 김준혁(47) 사무국장은 “옛 사람들은 홍수가 나 강물이 범람하거나 조수간만의 차로 강을 건너기 어려울 때 영산포에서 쉬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영산포에서 나주읍성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창동 ‘새끼내들’∼영강진(나루터)을 주로 이용했다. 왕건이 수군을 이끌고 후백제 견훤을 치기 위해 나주에 왔을 때 둥구나루에 정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둥구나루는 직강화 공사 전엔 강이 둥글게 흐르는 만곡형으로 군선을 숨기기에 알맞은 천혜의 포구였다. ‘완사천(浣紗泉) 전설’도 이곳에서 생겨났다. 왕건이 영산강에 정박하던 중 무지개가 피어올라 와 그곳으로 따라가 보니 한 처녀가 샘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처녀로부터 물을 얻어 마신 왕건은 그를 둘째 부인으로 삼아 고려 2대 왕인 혜종을 낳았다. 장화왕후가 된 오씨부인 이야기이다. 이는 고대사회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격동기에 나주 호족 세력과 연합한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다. 둥구나루∼완사천은 현재 제방으로 막혀 있다.‘1989년 대홍수’때 영산강 둑이 무너지면서 이 일대 마을이 모두 침수되는 피해가 나기도 했다. ●다산 머물던 삼거리 주막집 흔적도 없이… 둥구나루는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로 유배를 가던 다산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이 헤어졌던 포구로 알려진다. 정약용은 이곳에서 영산강을 건너 강진으로 향했고, 정약전은 배로 흑산도로 떠났다. 남고문을 지나 옛 나주읍성으로 들어서니 향교·관아터·정자·목사 내아(牧使內衙) 등 목사골임을 알려주는 유적이 즐비하다. 옛 사람들은 고관 대작들이 몰려 있는 읍성을 피해 한적한 원촌(院村)에서 하룻밤을 묵거나 주변의 주막에서 여독을 풀었다. 나주읍성 동문을 빠져 나와 나주원협 공판장을 거쳐 북쪽으로 1㎞쯤 가다 보면 성북동 청동마을이 나온다. 현재 70여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옛 ‘청암역’ 자리였다. 마을회관 앞에는 지금도 말 먹이통으로 사용됐던 폭 1m, 길이 2m 크기의 구유가 놓여 있다. 김정우(66)통장은 “마을 어른들로부터 이곳에 큰 역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돌로 만든 말 구유가 2개 있었으나 1개는 유실됐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청암역에서 말을 갈아타고 광주나 장성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과 정약전이 ‘죄인’ 신분으로 귀양올 때는 청암역에서 서북쪽으로 2㎞쯤 떨어진 일반 주막을 이용했다. 다산은 읍성 외곽인 지금의 나주시 대호동 동신대 앞 삼거리 밤나무골(栗亭)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새며 이별의 아쉬움을 담은 ‘율정별(栗亭別)’이란 시를 남겼다. ‘띠로 이은 주막집 새벽 등잔불 푸르르 꺼지려는데/일어나 샛별을 보노라니 헤어질 일 참담하네(중략)….’다산이 머물던 삼거리 주막집은 간데 없고 그 자리엔 미용실과 식당이 손님을 맞고 있다. 다산 형제가 헤어진 길목은 북쪽을 향해 영산강 홍수통제소∼노안∼광주 송정리로 이어진다. 나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향토사 전문가 윤여정씨가 본 나주 영산포를 비롯한 나주는 국도 1호선과 13호선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지이다.20세기 초 지금의 신작로와 철로가 뚫리기 이전에는 주로 영산강을 이용한 뱃길이 주요 교통 수단이었다. 내륙을 통과하는 길은 걷거나 말을 타고 다니던 역원(驛院)체제로 운영됐다. 고려 현종 때 목(牧)으로 지정된 나주는 조선시대 때까지 호남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로 위상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나주 이남 지역의 옛길이 ‘목사골’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뭍으로 나온 제주도 사람들과 남해안 거주민·주둔군·관리들은 나주의 청암역과 그 주변에 산재한 원(院)집에 머물렀다. 해남의 녹산·별진역과 강진 통로역은 영암 영보역·신안역을 거쳐 나주의 청암역으로 이어진다. 호남지방 역 중 찰방이 배치된 곳은 청암역(나주)·경양역(광주)·벽사역(장흥)·삼례역(전주)·오수역(임실) 등에 불과했다. 나주가 1000여년 동안 호남의 중심지로 자리한 것은 고려 건국과도 무관치 않다. 후삼국 때 견훤이 근거지를 무진주(광주)에서 완산주(전주)로 옮기자 나주지역 토호들은 소외감을 가졌다. 이 때 궁예의 수군 장수였던 왕건은 영산강 일대에서 견훤군에 크게 승리하고 나주 호족과 손을 잡는다. 그는 호족 오다련의 딸과 혼인하고 이 지역을 근거로 후백제를 멸망시켰다. 훗날 장화왕후가 된 오씨 부인은 왕건이 찾아 오기 며칠 전에 이미 황룡 한 마리가 구름을 타고 날아와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혼인 후 혜종이 태어났는데, 왕이 태어난 마을이라 해서 흥룡사(興龍祠·현재의 나주시청 터)란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당시 오씨 부인이 빨래하던 샘인 완사천 옆에는 왕후의 비(碑)가 남아 있다. ●윤여정(나주시 신활력사업추진TF팀장·53)씨는 ‘한자에 빼앗긴 토박이 땅이름’이란 책을 펴낸 향토사 전문가.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7) 경북 풍기읍 용두 당간머리장식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7) 경북 풍기읍 용두 당간머리장식

    1977년 어느날,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차편으로 가마니에 싼 무거운 수하물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풀어보니 황금빛이 찬란한 용의 머리로, 당간(幢竿)의 꼭대기를 장식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금동용머리는 경북 영주군 풍기읍에서 하수도 공사를 하다가 발견되었지요.9세기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높이가 65㎝에 이르러 당당한 모습입니다. 당간이란 ‘절 앞에 세워 불·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고 벽사적인 목적으로 당(幢)이란 깃발을 달기 위한 깃대’라고 작고한 고고미술사학자 김원룡 선생은 정의했습니다. 풍기의 금동용머리에는 턱밑의 공간에 도르레를 만들어 놓았지요. 깃발을 달기 위한 장치이니 당간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당간은 대부분 사라져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간지주(幢竿支柱)는 절의 들머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요. 두 개의 석재를 위로 올라갈수록 갸름하게 깎아 마주세워 놓은 당간지주는 보통 쇠로 만든 당간을 튼튼하게 고정시키는 구실을 합니다. 풍기에서 가까운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들어선 숙수사터에도 훌륭한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가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풍기읍내에서 찾아낸 용머리 장식을 부석사나 숙수사와 연결지어 상상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는 당간과 당간지주에 깃발까지 갖춘 건조물 전체를 ‘삼국유사’에 나오는 대로 법당(法幢)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단순히 절의 존재를 알리는 표시에 그치지 않는 신앙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적절해 보이는 이름입니다. 충남 공주 갑사와 충북 청주 용두사터에는 당간이 상당 부분 남아있어 풍기의 용머리 장식과 연결지으면 완전한 법당의 위엄있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두 당간은 모두 철제 원통을 연결하여 만들었습니다. 용두사 것은 64㎝ 높이의 원통 20개가 남아있는데, 당간에 새겨진 ‘용두사철당기(龍頭寺鐵幢記)’에 따르면 당초엔 30개였다고 하지요. 원통 높이만 19.2m에 이르니 기단에 용머리 같은 장식이 더해지면 20m를 넘었을 것입니다. 법당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도 만들어졌지만, 중국에서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것은 둔황 막고굴(莫高窟) 제331굴의 것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당간만 23기에 이르고 고려·조선시대 것을 모두 합치면 수백기가 당간지주로 흔적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절에 불상과 석탑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절의 입구에는 법당이 당연히 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이렇듯 한국이 ‘법당의 나라’가 된 것을 두고 한국고대사를 전공한 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전통적인 천신(天神) 숭배와 연관지어 해석합니다. 요즘도 강원도를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는 당간을 짐대라고도 부르는데, 짐대란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입구에 세우는 솟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신 교수는 통일신라시대에 현재와 같은 법당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솟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목재 당간이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통적인 천신은 불교가 수용되고 나서도 존엄을 잃지 않았는데, 솟대가 마을 어귀에서 내부를 성역화하듯 당간에도 절이 차지하고 있는 사역(寺域)을 성역화하는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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