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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료 담합’… 남해화학·동부하이텍 등 농민돈 年1000억 ‘꿀꺽’

    ‘비료 담합’… 남해화학·동부하이텍 등 농민돈 年1000억 ‘꿀꺽’

    농협이 지분을 갖고 있는 남해화학과 대기업 계열사 등이 비료 입찰에서 가격을 밀약한 사실이 들통나 과징금 828억여원을 물게 됐다. 이들 업체가 16년 동안 챙긴 부당이득은 1조 6000억원 규모로, 그만큼 농민들이 비싼 값을 치렀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남해화학㈜과 ㈜동부하이텍, 삼성정밀화학 등 13개 화학비료 제조업체가 1995~2010년 농협중앙회 및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의 입찰에서 가격 및 물량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총 828억 2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남해화학이 502억 600만원, 동부하이텍 및 동부한농 169억 9400만원, 삼성정밀화학 48억 1400만원, 케이지케미칼 41억 6000만원 등이다. 특히 남해화학은 농협이 1988년 비료 판매가 자유화되자 비료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인수한 기업으로, 현재 농협이 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계열사가 모기업인 농협을 대상으로 가격 담합에 나섰고, 농민을 속였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농협은 공정위 조사 때까지 남해화학의 담합사실은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과 동부한농(동부하이텍에서 2010년 6월 분사)은 동부그룹 계열사이고,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 계열사다. 공정위 관계자는 “농협이 사실상 비료를 독점 구매하는 시장 구조 탓에 가격 담합이 오랜 기간 적발되지 않고 지속된 것 같다.”며 “이번 조치로 농가의 비료가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08년 비료값 폭등으로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벌였을 때도 콩과 요소, 이삭거름 비료 등에 대한 가격 담합을 계속했고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업계 대다수 회사가 밀약에 가입했기 때문에 적발이 어려웠고 피해가 컸다. 공정위가 담합 조사에 나선 후인 지난해 농협의 비료 입찰에서는 낙찰가가 전년보다 21%나 낮아졌고, 농민들의 비료 부담액도 1022억원이나 감소했다. 예를 들어 남해화학과 동부하이텍은 2003년 말 농협중앙회의 화학비료 구매입찰이 실시됐을 때 벼농사 밑거름 등으로 쓰이는 비료 43만 6000t(1300억원가량)을 남해가 66%, 동부가 34% 나눠 입찰하기로 합의하고 가격을 써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농어촌 청소년 대상] 특별상

    [농어촌 청소년 대상] 특별상

    ●농업 송화준씨 해외낙농연수 ‘강소농’ 준비 전문 농업경영인으로 ‘단풍 미인 한우’ 100마리를 사육하고, 벼농사 5만평을 짓고 있다. 2006~2007년 전북 정읍시 4H연합회장을 역임하고, 2008년 전북 4H연합회장을 맡아 4H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낙농 실습을 다녀오는 등 강소농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정진했다. 2002년에는 한국농업전문대학 식량작물과 농업전문학사를 취득하고 2006년에는 한국벤처농업대학 5기를 수료했다. 매년 명절을 전후해 사회복지시설을 찾고, 10년 동안 1000기의 무연고 묘를 벌초했다. ●수산 김경식씨 수산물 품종개량·고급화 전남 고흥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홍보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품종개량·고급화 노력으로 어가 소득을 늘리는 데 공헌했다. 1996년 고교를 졸업한 뒤부터 고향을 지키며 김 양식 어업 및 가공 등 수산업에 전념하는 젊은 경영인이다. 2001년부터 수산업경영인고흥군연합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전남도 및 전국 수산업경영인 대회에 적극 참여해 왔다. 적조명예감시원·의용소방대 등 해양수산 부문 명예요원으로 활약했고, 태풍 피해를 입은 어업인을 위해 피해시설 철거 등 각종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 [농어촌 청소년 대상] 본상

    [농어촌 청소년 대상] 본상

    ●농업 이제상씨 과학영농기술 접목 힘써 젖소 110마리를 사육하며 성실 영농을 전개해 올해의 강소농에 선정됐다. 영농전문교육에 10차례 참석하며 친환경미생물활용, 자가 인공수정과 같은 과학 영농기술 접목에 힘써 왔다. 2006년부터 안성시와 경기도 4H연합회 활동을 통해 불우이웃돕기 활동을 통해 50개 가정에 쌀과 김치를 지원했다. ●농업 박동우씨 농산물 관광체험 사업 활동 지난해 경북 영덕군 4H연합회장에 이어 올해 경북 4H연합회 사업부국장을 맡으며 지역 농산물 홍보 및 관광객 체험 사업에 힘썼다. 경북 4H야영교육을 유치하고 직장 4H회원 결성, 학생 4H 영농체험 교육 등에 힘썼다. 구제역 확산 방지 방역초소를 운영하며 방제활동을 폈다. ●농업 전정석씨 승마체험 도입… 아이디어 농업 2002년부터 정선군 4H연합회에서 활동하며 관광객 승마체험 등 아이디어를 내 농가 소득창출에 기여했다. 2009년부터 강원도 4H연합회 정책국장, 올해는 감사를 지냈다. 불우이웃돕기, 부녀자 및 고령농가 일손돕기, 지역사회 행사 및 폐비닐 수거, 수해복구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농업 한상진씨 반자동 동해방지 방초시설 개발 한국병해충예찰연구센터 예찰요원으로 각종 과제개발에 힘쓴 창조적인 농업인이다. 반자동 우박가림시설과 반자동 동해방지 방초시설 과제를 개발했다. 정보화 4H회원으로 ‘사이버 강소농’으로서 홈페이지를 통한 전자상거래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직거래를 활성화했다. ●농업 정기선씨 농지 효율적 이용 2줄 재배법 수박과 멜론 등 시설 작물과 전북 고창의 특산물인 땅콩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멜론 2줄 재배법으로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수확 증대에 이바지했다. 고창 최연소 이장으로 연고가 없는 묘를 벌초하는 등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지역 농특산물 애용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농업 한병곤씨 고품질 화훼재배 선도적 농가 최상급 품질의 아나나스, 안투리움을 생산해 지역의 선도적인 화훼재배농으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용인 4H연합회와 함께 소비자 직거래를 위한 공동작업장을 설치해 유통비를 줄였다. 인근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촌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꽃길 조성, 지적 장애인 직업훈련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업 장재혁씨 유기농작물용 퇴비 개발·생산 배 과수원과 호접란 온실을 운명하며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자신이 개발한 퇴비를 생산해 유기농산물 인증에 도전했다. 남다른 효행심과 영농의지가 지난 5월 KBS 인간극장 ‘미스터농사꾼 장재혁’을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청년회와 방범 활동 등을 통해 지역 사회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농업 정유경씨 젊은 영농인 정착 정책 참여 2009년 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를 졸업한 뒤 농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화훼업에 뛰어들었다.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자에 선정되는 등 젊은 영농인력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농정책에 참여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 방지, 다문화 가정 교류 등 주위의 본보기가 되는 봉사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농업 박동민씨 복합 영농… 연매출 2억 달성 한우 사육을 기반으로 벼농사, 단감 과수원 등 복합영농으로 연간 2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 4H 회원들과 힘을 모아 한우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남 4H연합회 기획국장으로 푸른농촌 희망찾기, 강소농 육성 등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며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수산 유관순씨 가두리개선 생산성 향상 가두리 시설을 개선해 어촌 생산성을 높였다. 시설 방법 개선과 과학영어 실천으로 폐사 발생을 최소화, 숭어 가두리 양식의 생산량을 2배 이상 높였다. 유어어장 홈페이지를 만들어 많은 유어객을 유치하고 연간 3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2007년 태안 원유 유출 사고 시 해양오염 방제활동에 헌신했다. ●수산 윤국영씨 가리비양식 개선 매출 3억 달성 2004년 원주대 해양생명공학부를 졸업하고 가리비 양식업체에 취직, 경험을 쌓은 뒤 2007년 본인 소유의 가리비 양식장을 창업했다. 양식 시설물을 개선·확대해 연 40t을 생산하고 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시정발전공로로 속초시장 표창장을 받는 등 지역사회의 젊은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산 손영재씨 복합양식도입 소득 3배 증대 굴 양식법을 개선하고, 자동 기계 장비 등 현대화 시설을 도입해 경비를 줄이는 등 어업 경쟁력을 높였다. 굴 외에 피조개 양식, 굴 종패생산 등 복합사업을 추진해 생산과 소득을 3배 이상 늘렸다. 굴 인공종패 생산기술을 습득해 완전 양식 체제를 구축하고 선진 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수산 김동욱씨 굴양식 전과정 자동기계화 굴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세척, 채취, 분리 등 양식의 전 과정을 자동 기계화해 경비를 줄이고 소득을 높였다. 위생적이고 현대화된 굴 박신장을 확보해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하고, 어장 부산물을 육지로 인양해 처리하는 등 어장환경 오염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수산기술사업소 업무 및 각종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수산 배국연씨 뱀장어 전문 양식장 과학개조 뱀장어 양식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밀도 순환여과식으로 양식장을 개조했다. 이를 통해 고소득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다른 양식 어가에 정보를 나눠 주어 지역 소득 증대에 이바지했다. 뱀장어직판장을 개설해 운영함으로써 튼튼한 어업기반을 구축했다. 마을체험어장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어촌관광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 [특파원 칼럼] 정말 먹을 수 있나요?/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정말 먹을 수 있나요?/이종락 도쿄특파원

    며칠 전 일본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국 학부형이 분노한 사연을 들었다. 학교 측으로부터 아이들의 급식에 방사능 검사를 통과한 후쿠시마 채소를 사용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커질 대로 커져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었단다. 즉시 전화를 걸어 학교 측에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경우 급식을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학부형의 항의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부터 일본 학부형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그러잖아도 급식에 후쿠시마현 채소를 사용한다는 게 꺼림칙했는데 자신들을 대신해 항의를 해 줘서 고맙다는 말들을 해 왔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먹거리에 대한 공포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 남을 의식해 드러나는 행동을 잘 하지 않는 일본인들도 학교 급식 대신 자녀들에게 도시락을 손에 들려 보내는 학부형들이 늘고 있다. 원전 사고 이후 생수 판매율도 급증했다. 많은 사람들이 음료용은 물론 생수로 밥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생수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한국 생수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생수 등 음료수의 경우 수입식품에는 일본어 표시 라벨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법 규정까지 완화해 외국산 생수가 자국 상표와 라벨 그대로 수입된다. 슈퍼마켓이나 쇼핑센터에서 삼다수, 진로생수, 스파클 등 한국 상표를 부착한 생수와 음료수를 만날 수 있다. 일본 생수업체들은 원천수를 지하 100m 이하에서 퍼올리기 때문에 관동지역에서 채수된 생수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업자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기자도 한국 업체로부터 생수를 주문·배달시키고 있다. 매달 생수값만 약 6000엔(9만원)이 든다. 후쿠시마현과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채소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 일본의 장래를 걱정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이들 지역의 생산품을 구입해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욱이 일본방송계에서 국민적 아나운서로 인기를 끌고 있던 오쓰카 노리카즈(63)가 ‘급성림프성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 방사능 때문이라는 괴담도 돌고 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원전 피해 소문을 불식하기 위해 TV 프로그램에서 후쿠시마산 아스파라거스, 버섯, 토마토, 완두콩 등으로 요리한 음식을 직접 먹으며 후쿠시마를 응원해 왔다. 세계에서 가장 순종적인 국민이라는 평가를 받는 일본인들은 이제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후쿠시마현의 사토 유헤이 지사는 지난 10월 쌀의 방사성물질 조사 결과 벼농사 금지구역을 제외한 후쿠시마의 쌀이 안전하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달 후쿠시마현 오나미 지구와 다테시 농가에서 생산한 쌀에서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후쿠시마 농작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쌀을 먹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소를 보낼 뿐이다. 일본 내 먹거리에 대한 우려는 빈부간 갈등도 빚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들이나 워킹푸어(연수입 200만엔 이하 정사원 및 정사원급 직원의 세대)들은 쌀과 음료수를 지역에 따라 골라 먹는 ‘호사’를 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본 내 생활보호 대상자가 지난 7월 말 현재 205만명을 넘어서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워킹푸어층의 하루 식비는 평균 768.2엔(약 1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먹거리에 대한 공포는 불신을 낳고 계층 간 갈등을 낳는다.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먹거리 걱정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도쿄 하늘 아래에서 실감하는 요즘이다. jrlee@seoul.co.kr
  • [문화마당] 봄부터 가을까지/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봄부터 가을까지/신동호 시인

    봄-주목(朱木)은 고고하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그러나 주목의 잎사귀에는 독성이 있다. 잎이 진 자리에는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유전자적으로 혹은 기괴한 모양으로 인간의 호감을 얻는 데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애초에 공생을 배우지는 못했다. 봄의 꽃들은 가녀리다. 나비와 벌들이 꽃과 꽃 사이를 날며 꽃가루를 뿌릴 때 꽃들은 수줍게 자기들끼리 올망졸망 핀다. 고사떡을 돌리는 이웃들 같다.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신경림 시인의 시 구절 같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널 도와주진 못해도 망치겐 할 수 있어.”라고. ‘날치기’, ‘결사반대’, ‘두고 보자’, ‘폭행’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판친다.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고 싶지 않다. 다만 봄 햇살 같은 따뜻함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위로, 격려, 이타주의 같은 단어가 외면당하고 있다. 아니, 애초에 그런 단어밖에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혀 버리고 있다. 모두 주목처럼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영생의 명예를 꿈꾼다면 봄꽃은 너무 초라하다. 그동안 우리에게 봄은 없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이 부정의 시대를 견딜 만한 것일까. 여름-일제시대, 농지를 빼앗긴 농부들은 만주로 발길을 옮겼다. 짧은 여름 동안 뙤약볕 아래서 밭갈이를 거듭했다. 쌀에 대한 그리움은 어찌할 수 없어서 수많은 수경농사가 시도되었다. 안중근 의사의 두 동생, 정근과 공근은 총 대신 가래를 잡았다. 꼭 총을 잡아야 독립운동이 아니라는 걸 두 동생이 보여주었다. 북위 50도 흑룡강 찬바람 속에서 벼농사를 이뤄냈으니 그로부터 조선 사람의 이주는 거듭되었다.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며 그 땅의 주인이 되었다. 이 농민들을 강물 삼아 독립운동가들이 물고기처럼 헤엄쳤다. 불행한 식민지 시대였지만 한편 개척 정신이 충만한 시대이기도 했다. 어찌 한반도 남쪽, 복작거리는 곳에서 땅에 대한 애착만 키우고 거대한 농지를 꿈꾸지 못할까. 지금도 몇몇 선각자들과 기업들이 연해주에서 작물을 키운다. 알로에도 키우고 콩 경작에도 도가 텄다고 한다. 북한도 올해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20만㏊의 농지를 ㏊당 50루블, 우리 돈 1800원가량에 임대하기로 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나라가 들썩인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는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농민들의 꿈을 한반도 남쪽의 공간으로 축소시킨 것에 대해 반성해 보았으면 좋겠다. 러시아 극동의 여름에 남과 북의 농민들이 서울의 4배나 되는 땅을 경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가을-너그럽고 풍요롭다. 마음이 살찌는 소리가 아름답다. 억지로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마음속의 공간을 한껏 넓혀보자. 1933년 발표된 이광수의 ‘유정’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는 바이칼 호수에 몸을 던져 버렸는가. 또는 시베리아의 어느 으슥한 곳에 숨어서 세상을 잊고 있는가. 또 최석의 뒤를 따라간다고 북으로 한정 없이 가버린 남정임도 어찌 되었는지(중략). 나는 이 두 사람의 일을 알아보려고 하르빈, 치치하르, 치타, 이르크트스크에 있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부쳐 탐문도 해보았으나 그 회답은 ‘모른다’는 것뿐이었다.” ‘유정’의 공간은 지금의 우리가 도무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넓다. 스무 살 정임은 만주와 러시아를 떠돈다. 지금 우리는 1933년 정임의 공간에 비해 너무나 쪼그라든 공간을 상상하며 산다. 황석영의 ‘심청’에서 16살 심청은 상하이에서 광저우로, 다시 저 멀리 남중국 싱가포르까지 간다. 그의 귀국길은 타이완과 일본을 거친 바닷길이다. 동남아는 16살 심청이 그야말로, 놀던 공간이다. ‘바리데기’의 탈북 소녀는 영국까지 간다. 공간적 상상력을 넓히라는 황석영의 목멘 픽션이다. 세계화를 꼭 FTA 문제로만 봐야 할까. 아니다, 진정 세계를 상상의 공간으로 구체적으로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들뢰즈의 노마디즘(유목민적인 삶과 사유)이 젊은 지성인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지구 전체를 삶과 사유의 공간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들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물론 가을처럼 넓게, 풍요롭게.
  • “신생 서비스산업 무조건 개방” VS “공익분야 정부 규제 가능”

    “신생 서비스산업 무조건 개방” VS “공익분야 정부 규제 가능”

    한·미 FTA 비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22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협정문에서의 독소조항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는 야당과 진보시민단체의 끈질긴 삭제 요구에도 FTA 협정 문안이 원안대로 통과됨으로써 향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와 야당 측이 지적하는 5대 ‘독소’ 주장과 정부의 반박을 점검해 본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내용 투자자가 상대방 국가의 정책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 등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독소 한마디로 다국적 투기자본이나 기업이 자신의 이윤 확대를 위해 상대 국가의 법과 제도를 무력화하는 조항이다. 이 제도로 미국 자본이나 기업은 국내에서 재판받을 필요가 없다. ●반박 한·미 FTA에서 새로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우리가 체결한 85개국의 투자보장협정을 포함해 전 세계 2500여개 투자 관련 국제협정에 규정된 국제 표준이다. 미국보다 많은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를 위한 보호장치 역할도 한다. 래칫 조항(rachet·역진 방지장치) ●내용 낚시에 쓰는 미늘 같은 것인데 거꾸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즉 한번 개방된 수준은 되물릴 수 없다. ●독소 선진국 및 산업국가 사이의 FTA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다. 쌀 개방으로 벼농사가 전폐되고 식량이 무기가 되는 상황이 와도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고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돼도 막을 명분이 없다. ●반박 이 조항의 적용 분야는 서비스와 투자 부문이다. 공공서비스를 포함해 경제정책 운용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정당한 정책적 필요에 의해 규제를 할 수 있다. 서비스 시장 네거티브 방식 개방 ●내용 개방해야 할 분야를 조목조목 제시하는 것(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개방하지 않을 분야만을 적시한다. ●독소 이 조항으로 미래에 생겨날 새로운 서비스 시장은 무조건 모두 개방해야 한다. 온갖 도박장, 섹스산업, 피라미드 판매업 등 미국의 서비스 산업이 국내에 마구 들어오게 될 때 군말 없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 ●반박 서비스시장 개방을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도 개방 내용이나 수준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어서 논의할 실익이 없다. 한·미 FTA에서는 공익성이 높은 분야와 정부 규제가 강화될 중요 서비스 분야를 개방 대상에서 포괄적으로 유보해 정부 규제 권한이 유지된다. 개성공단 ●내용 한·미 FTA 발효 1년 후 양국이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를 소집해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특혜관세 혜택 부여 조건과 기준을 협의토록 한다. ●독소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최소 1년간은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재재협상을 통해서라도 아세안, 싱가포르, 페루와의 FTA처럼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도록 역외 가공조항을 도입해야 한다. ●해명 역외가공 지역 생산 제품에 대한 원산지 인정 문제를 협정발효 후 논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도입해 추후 개성뿐 아니라 신의주 등 북한 내 다른 지역도 오히려 역외가공 지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의약품 분야 허가·특허 연계제도 ●내용 복제 약을 만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판 승인을 요청할 때 특허권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독소 복제 의약품 생산 비율이 높은 국내 제약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국내 소비자의 약값 부담도 증가한다. ●해명 특허권자와 제조업자의 이해를 절충한 제도다. 합리적으로 운영되면 특허보호와 복제약의 조기 활용도 가능하다. 정부는 추가협상을 통해 확보한 3년간의 시행 유예기간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6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서울 600년 역사를 간직한 광화문광장에 벼농사를 짓는다면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상들의 전통을 되살릴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민족의 광장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09년 8월 조성된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중심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추진한 과감한 시도였다. 하지만 볼거리 위주의 광장으로 운영되면서 역사의 광장이 지나치게 ‘열린 광장’으로 내려와 버렸고 적막한 광장으로 스러졌다는 지적마저 일었다. 김 구청장은 “광화문광장에서 가까운 창덕궁 내 창의정은 조선 인조 때부터 임금이 직접 모를 심고 수확해 그 볏짚으로 초가를 올렸으며, 농사의 소중함을 백성들에게 일깨우기 위해 만든 곳”이라면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듯이 광화문광장에서 벼농사를 지으면 농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전임 서울시장에게도 건의한 바 있다. 그가 구상하는 벼농사 방안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뒤쪽 잔디밭에 너비 10m, 길이 100m로 만들어 유기농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어린이 이삭봉사단(가칭)을 모집해 볍씨 파종에서 수확까지 농사 전 과정에 참여·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추수 뒤 겨울에는 논바닥에 물을 얼려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면 괜찮겠다고도 했다. 이런 제안에 한국농민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30여개 농민단체들이 지지 성명을 보냈고, 흙과 모판 등 각종 기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단체도 생겨났다. 김 구청장은 “벼농사는 ‘농자천하지대본’이란 전통을 재조명하고 자연친화적인 도시 홍보방법으로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에 부합한다.”며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이 직접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우리 음식 지켜 온 중앙亞 고려인들

    우리 음식 지켜 온 중앙亞 고려인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결정으로 연해주에 거주하던 많은 조선인들은 연고도 없고 기반도 없는 중앙아시아 한복판에 내던져졌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결국엔 모국어를 잊고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가 금지된 채 살아가야 했다. 오는 3일 오후 7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강제 이주 7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밥상을 차린다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본다. 타슈켄트 인근의 한 마을에서는 이제 막 돌을 맞은 고려인 5세 아기의 돌잔치가 한창이다. 그런데 아이의 미래를 점치는 돌잡이 상에는 찰떠기(찰떡)가 세 접시 놓여있다. 지금도 쌀밥과 찰떡을 밥상에 올리고, 된장과 간장을 담가 시락장물(시래기된장국)을 끓여내는 고려인들. 우리말도 잊고, 이름도 러시아식으로 지은 채 짧은 성씨만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들이 우리네 밥상을 지켜올 수 있었던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고려인들은 살기 위해 불모지와 다름없는 땅을 일구고 어렵게 챙겨온 볍씨를 뿌렸다. 농사일에 능하고 부지런했던 고려인들은 가축밖에 기를 수 없었던 중앙아시아 땅에 벼농사를 보급했고, 그네들의 밥상에 쌀밥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불법 건축물 이행강제금 위반 경위따라 차등 부과”

    국민권익위원회는 건축물 이행강제금을 위반 규모와 경위에 따라 감경 또는 가중해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국토해양부에 권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건축물 이행강제금은 건축물의 위반사항이 시정될 때까지 강제금을 반복 부과해 심리·금전적 부담을 느낀 의무자가 스스로 바로잡게 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그동안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위반 규모와 경위에 상관없이 획일적인 기준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권익위에 따르면 경남의 한 기초생활수급자는 벼농사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불법 건축물인 자신의 집을 철거하지도 못하고 매년 100여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해 온 반면, 서울의 한 단독주택은 무단으로 경계벽을 만들어 12개의 다가구 원룸으로 변경해 연 300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는데도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31만원에 불과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의 전체 연면적에 따라 이행강제금이 획일적으로 산정되는 탓에 영세민들에게는 과도한 부담이 되는 등 제도의 불합리한 측면이 크다.”면서 “불법 건축물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클 때는 이행강제금을 고의로 계속 납부하면서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성동, 14일 벼베기 체험행사

    “아빠, 엄마 우리 함께 벼 베러 가요.” 성동구는 14일 사근동 살곶이체육공원 내 도시농업체험공간에서 밭벼를 베고 탈곡하는 ‘가을걷이 체험행사’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행사에는 도심 속에서만 자라 ‘쌀나무’라고 부를 정도로 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지역 유치원 및 어린이집 아이들과 학부모 80여명이 참여한다. 어린이와 학부모들은 전통 벼농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낫과 ‘홀태’(탈곡기의 전남지방 방언) 등 고유 농기구로 재래식 벼 베기와 함께 볏짚 묶어 나르기, 탈곡하기 등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이날 수확한 쌀은 건조와 도정 작업을 거쳐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볏짚은 공원 녹지분야 월동 자재로 활용할 예정이다. 고재득 구청장은 “오곡이 여물어 가는 가을을 맞아 황금빛 들녘에서 가을걷이 체험을 하는 것은 삭막한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뿐만 아니라 고향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어른들에게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5년 전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오흥태씨와 부부의 인연을 맺은 캄보디아댁 한킴롱. 시어머니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들 명탁이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3년 전 그녀에게 또 한 명의 천사가 찾아왔다. 바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민지다. ‘러브 인 아시아’에서는 민지가 있어 행복한 한킴롱의 희망이야기를 들어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벼농사를 참새가 망쳐놓자 딸기는 자기를 똑 닮은 허수아비를 만든다. 딸기의 밭을 엉망으로 만든 참새들을 잡겠다며, 새총을 발사한 바나나의 새총에 맞아 참새의 다리가 부러진다. 그러자 딸기는 바나나에게 화를내고, 참새를 간호하며 돌보라는 특명을 내린다. 바나나는 하는 수 없이 다친 참새를 정성껏 돌봐주게 된다. ●우리는 한국인(MBC 오전 12시 15분) 아열대 기후를 가진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커피나무. 그런데 국내에도 커피 농장이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달려간 곳은 강원도 강릉. 깜짝 놀라게 한 건 비닐하우스 안에 꽉 차 있는 3만 그루의 커피나무였다. 커피 나무를 처음 키운 건 지난 1997년부터. 커피 농장은 시행착오 끝에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고 하는데…. ●300회 특집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대한민국에 육아혁명을 일으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300회를 맞는다. 기적처럼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으로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지난 6년 4개월. 그 동안 생후 9개월짜리 젖먹이서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까지, 다양한 사연이 소개됐다. 6년이 흐른 지금 화제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평야, 코니아. 터키 최대 이슬람 발상지인 이곳은 8세기경 이슬람 세계의 세속화에 대한 저항으로 수피즘의 메블라나 교단이 창시된 곳이다. 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추는 수피 댄스는 회전하며 명상하는 특별한 수행법이다. 메블라나 사원에서 2대째 수피 댄스을 수련하고 있는 19살 청년 타하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10분) 경북 영주의 한 중국집. 젊은 주방장 전재일씨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젊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한 채 오로지 꿈과 열정만으로 한 그릇, 한 그릇 희망을 요리한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생활했던 그. 2년 전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영주로 내려와 요리를 배우고, 지금은 어엿한 사장이자 주방장이 됐다.
  • 서울농부 ‘가을걷이 기쁨’ 맛봐요

    빌딩숲을 이루고 있는 서울에서도 가을걷이에 한창인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강서구 과해동에서 1979년부터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박병삼(57)씨는 서울 브랜드 쌀인 ‘경복궁쌀’ 추수에 여념이 없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경복궁쌀’은 밥맛 좋기로 소문나 매년 재고가 없을 정도다. 강동구 고덕동의 최재일(35)씨는 20대 초반부터 어머니의 일손을 돕다가 농업인이 됐다. 최씨는 로메인, 케일, 겨자채 등 친환경 쌈채소를 서울의 로컬 푸드로 생산해 저탄소 배출과 농업환경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연소 서울 농부인 윤민현(25)씨는 고덕동에서 팬지, 국화 등 초화류를 재배하고 있다. 화훼농업을 한 아버지를 이어 2대째 농업에 종사 중이다. 윤씨는 ‘농업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농수산대학을 2008년에 졸업, 1년에 100만 포트의 초화류를 생산하는 차세대 ‘엘리트 농부’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는 여의도(840㏊)보다 넓은 930㏊의 농경지가 있다. 밭이 612㏊, 논이 318㏊다. 이곳에서 쌀과 배, 화훼류 등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는 1만 3670명, 농가 기준으로는 4128가구다. 2006년 2934가구였던 서울 농가는 이듬해부터 꾸준히 줄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교육이 농업경쟁력 핵심

    [장태평 징검다리] 교육이 농업경쟁력 핵심

    얼마 전 30대 중반 농업인의 사례발표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 내려와 농업을 시작했다. 부모가 농사짓는 1200평의 농지 이외에는 농업기반이 없어 출발은 빈약했다. 다른 사람의 농지를 임차하면서 영농규모를 키워 나갔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결혼도 미루며 맞선도 보지 않았다. 7년째인 지금은 약 6만평 규모의 농사에 소도 40마리를 기르며 연 1억원 이상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지를 구입해서 자산을 늘리고 있고, 트랙터 등 농기계도 구입해서 미래를 위한 시설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동네 어른들의 일도 거들어 주고, 보일러나 가전제품·농기계 등의 수리도 해주면서 지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둥이 되었다. 몇 년 전 거절했던 맞선을 사정사정해서 보았고, 아들을 하나 둔 가장이 되었다고 웃었다. 그는 설명하는 가운데 자신의 “성공요인”을 언급하였다. 필자는 “성공요인”이라는 말 대신에 “내가 했던 방식”으로 표현하라고 권했다. 성공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이런 능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가 성공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 젊은이는 훨씬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우리 농어촌에 이런 젊은이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어 흐뭇하다. 그러나 이 젊은 농업인의 자랑스러운 사례발표를 들으면서도 필자는 어딘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런 젊은이를 제대로 가르치고 거들어 준다면, 더욱 잘 성장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필자가 아끼는 다른 젊은 농업인은 대학을 다닐 때 화장품 외판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영학 전공 출신이다. 졸업 후에는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쌓았고, 농업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9년 전 기반도 없이 강원도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자금이 없어 고랭지채소, 수박, 배추 등을 사서 팔고 다음엔 포도즙을 가공해서 파는 일을 하면서 농업기반을 마련했다. 지금은 1만평의 벼농사, 5000평의 감농사, 5000평의 채소농사를 하면서 1년 매출 3억원에 순소득 2억원을 올리는 농업인이 되었다. 그는 옆에서 보면 놀면서 일하는 사람 같다는 평을 받는다. 한 달에 10일 정도는 교육을 받으러 돌아다닌다. 농업교육뿐 아니라 무역협회나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실시하는 교육도 듣고, 시장을 돌아다니고, 선도농가를 방문한다. 일본 등 외국의 전시회도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을 방문한다. 그러니 옆에서 보면 노는 것 같다. 그랬기에 그는 한 상자에 30만원을 받는 명품 곶감을 만들어 팔고 있다. 그는 교육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 유명한 교수님을 초청하여 50시간 교육, 80시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농업인도 직업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바쁜 농번기에도 1주일에 하루를 정해 가족과 함께 쉬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 젊은이는 맥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몸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일하는 사람이다.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농업은 95%가 기술이며, 노동은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업도 기술과 경영으로 해야 한다. 훌륭한 피아노 연주자나 태권도 선수는 무수한 교육과 무수한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학교에서만 배우지 않고 일정한 교육과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극히 예외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혼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정 수준을 넘어 고단수가 되기는 너무 어렵다. 농업도 마찬가지이다. 교육은 앞선 수많은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가 축적되어 만들어진 길이다. 어떤 기업이 우수한 기업인가를 판단할 때, 직원들의 교육시간을 기준으로 평가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젊은이들은 교육의 성과를 믿지 못하고 소홀히 한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어느 정도 이루면 그것으로 만족하기 쉽다. 세상이 넓고 자기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은데…. 옆에서 더 체계적으로 도와준다면, 우리 젊은 농업인들이 마음껏 기개를 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풍년’ 농사 ‘흉년’ 농심

    올 벼농사가 풍작을 이루었지만 농심(農心)은 흉년이다. 호남평야를 끼고 있는 전북지역 농촌은 잦은 비와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풍년 농사를 일궈냈다. 도내 13만 696㏊에서 총 67만 4506t의 쌀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0a당 예상 생산량은 516㎏으로 지난해 515㎏을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하순부터 날씨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생산비 작년보다 30% 올라” 그러나 풍년을 반겨야 할 농민들은 “쌀값이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게 생겼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제시와 익산시, 정읍시 등 호남평야 곳곳에서는 공공비축미 매입이 시작됐지만 농민들은 매입가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지급금이 지난해와 같은 포대(40㎏)당 4만 7000원(벼 1등급 기준)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매입가는 올 10~12월 산지 평균쌀값에 따라 내년 1월 확정된다. 농민들은 인건비와 농약대, 비료값, 유류비 등 생산비는 작년보다 20∼30% 치솟았지만 매입가는 제자리걸음이라며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산지 쌀값도 내림세를 보여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전북농협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 정곡 한 가마에 15만 2604원으로 평년보다 1.4% 낮다. 특히 올 6월 15만 4597원이던 쌀값은 7월 15만 4976원, 8월 15만 2869원, 9월 15만 2604원으로 내림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쌀값이 오를 기미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상승에 따른 도시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9년 공공비축미를 저가로 대량 방출해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전북농민회는 “영농비는 계속 오르는데 산지 쌀값은 평년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공공비축미의 저가 방출이 농가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쌀값을 더 하락시켜 농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내 농민단체들은 올해도 오는 10월 25일부터 각 시·군청에서 벼 야적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농민회 도연맹은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이 농민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며 “시가를 기준으로 매입가를 산정해 생산비조차 보전해 주지 못하는 공공비축미제도를 농민과 정부, 소비자가 협의를 통해 매입가를 결정하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 바꾸는 투쟁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축미 저가방출로 쌀값 하락” 이 때문에 벼농사를 둘러싸고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과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다.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은 “정부의 땜질식 대책으로는 현재 쌀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국내에서 소비를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쌀 수급과 국제적 흐름, 농촌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예측해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전남 고령농가 70% 연소득 1500만원이하

    전남지역 고령농가 70%의 연소득이 1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이들 농가의 생활실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발전연구원은 22일 구례·고흥·함평·화순·담양지역 60세 이상 고령농업인 28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이들 고령농가의 연간 소득은 500만~1500만원이 39.7%로 가장 많았다. 연간 소득이 500만원도 안 된다고 답한 응답자도 32.6%에 달하는 등 응답자의 72.3%가 연간소득이 15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소득이 1500만~2500만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7.4%였지만 2500만~3500만원 6.7%, 3500만~4500만원 2.1%, 4500만~5000만원 0.7%, 5000만원 이상은 0.7%에 불과했다. 독거노인 1인가구 기준의 최저생계비인 연간 639만원, 2인가구(노인부부생활자) 기준인 연간 1088만원도 안 되는 등 고령 농가들이 대부분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농업소득 비중은 벼농사가 58.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과수농사 11.7%, 축산 7.4%, 시설원예 6.6%, 노지채소 5.9%로 나타나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보다는 단일작물에 집중됐다. 고령농가의 영농규모도 1㏊ 미만이 69.1%에 달할 정도로 매우 영세했으며 2㏊ 이상은 3.5%에 그쳤다. 또 58.5%가 전업농가였으며 겸업농가는 25.5%에 불과했다. “영농규모 계획을 확대하고 싶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9.2%인 데 반해 현 상태를 유지(48.6%)하거나 현 상태보다 축소(20.6%)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고령농업인들이 영농활동에 참여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농산물 가격변동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영농 인력 부족, 영농자금 부채, 농산물 판로개척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현재 전남지역 농가 고령화율은 39.3%로 전국 평균 34.2%보다 5.1% 포인트 높으며, 군 지역 평균 고령화율은 25.4%, 시 지역은 13.0%에 달한다. 장덕기 책임연구위원은 “고령농가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소득은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들의 영농활동과 농촌생활, 노후생활을 개선시킬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공공비축쌀 10월까지 40%이상 줄 듯

    공공비축쌀 10월까지 40%이상 줄 듯

    지난해 말 151만t에 이르던 정부의 공공비축쌀 규모가 올해 10월 말에는 88만t으로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때이른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벼농사 흉작이 될 경우 쌀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올해 10월 말 기준 쌀 재고는 약 88만t 수준으로 예상돼 적정 재고량 72만t보다 약 16만t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재고량인 150만 9000t보다 41.7%(63만t) 줄어든 수치다. 쌀 재고량은 대북식량지원 같은 외부 유출 없이 단기간에 큰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흉년이 들어 쌀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비축미를 적극적으로 방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쌀 수요·공급 예측 및 분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와 전문가들은 올해 벼농사 작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조짐은 여전히 좋지 않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처럼 10㏊당 482㎏ 정도 생산되면 재배면적 감소로 쌀 생산량은 412만 1000t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쌀 생산량 감소로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2010년산 쌀을 방출해 현재 남아 있는 재고가 대부분 2009년산과 2008년산이라는 점도 문제다. 올해 흉작으로 쌀이 모자라더라도 소비자들이 묵은쌀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쌀값 급등을 피하기 힘들 수 있다. 이미 이달 들어 쌀(20㎏ 상품) 소매가격은 4만 5251원으로 지난해 6월 4만 1149원보다 10% 상승했다. 세계 곡창 지대의 흉년도 국제 쌀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작황 악화로 이미 중국 정부의 쌀 수매가는 지난 6월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19% 올랐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에서 쌀 의무수입물량을 충당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각종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쌀 소비가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쌀 수급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늙어가는 대한민국] “아기 울음소리 30여년째 뚝!… 57세가 우리 동네 막내”

    [늙어가는 대한민국] “아기 울음소리 30여년째 뚝!… 57세가 우리 동네 막내”

    지난 3일 오전 팔공산이 올려다보이는 경북 군위군 산성면 운산리. ‘늙은 군위’ 중에도 더 고령화된 마을이다. 한창 모내기철인데도 마을이 적막하다. 논에는 물론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마을에는 사람이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다고 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00여 가구가 대대로 벼농사를 지었던 이곳에 지금은 겨우 45가구의 주민 55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마저도 남편이나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가구가 절반을 넘는다. 70대 이상 노인이 주민의 93%인 51명이나 된다. 주민들이 “젊은이”라고 부르는 50대와 60대는 2명씩, 달랑 4명뿐이다. 1930년대에 8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이곳에 시집왔다는 박정생(85)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5남매를 낳아 한때는 20명에 가까운 4대가 한가족을 이뤘지만 지금은 남편(87)과 단둘이서 살고 있다.”면서 “자식들은 물론 조카들도 모두 도시로 떠났다.”고 했다. 마을은 대구 등 인근 대도시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급속히 쇠잔해졌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공장에 취직시켰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나이든 노인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등지면서 마을은 비어 갔다. 동네에 남은 노인들이 힘든 농사일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빈집과 논밭이 묵어났다. 이병무(60) 이장은 “마을 농사는 나이가 어린 임철순(57)·이우환(58)씨가 품삯을 받고 도맡아 짓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그마저도 일손이 많이 가는 동네 밭 10만여㎡는 그대로 버려진 지 오래”라며 한숨지었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아기 울음소리도 끓긴 지 이미 오래다. 이돈식(79) 노인회장은 “동네에서 아기 출산은 30여년 전에 멈췄다.”면서 “그러니 인근에 산부인과 병원이 있을 리 없다.”고 했다. 마을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지만 병원에 간다는 것은 엄두조차 못 낸다. 버스를 타고 30~50㎞ 떨어진 읍소재지나 영천, 대구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던 마을 구판장은 20여년 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 이장은 “동네가 이 모양인데 무슨 꿈과 희망이 있겠어.”라며 “아마 10년 후쯤에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개탄했다. 반면 같은 날 울산 북구의 현대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를 탄 근로자들이 물결을 이루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인근 효문공단과 매곡산업단지 등도 출근길 근로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근로자 김석현(38·북구 명촌동)씨는 “하이킹 복장에 자전거로 출근해 회사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근무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1만여명 등 수만명의 직장인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북구의 아침은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1997년 7월 신설된 북구는 산업 기반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당시 인구 10만 1067명에서 지금은 17만여명으로 늘었다. 덕분에 북구의 생산 연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72%까지 늘어났다. 반면 고령 인구는 계속 줄면서 5.3%에 불과하다. 자동차와 금속기계, 기계부품 등 국가 기간산업의 공장 933곳이 ‘젊은 북구’를 주도하고 있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울산 박정훈기자 shkim@seoul.co.kr
  • [서울플러스]

    전통 모내기 체험행사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27일 오전 10시 양재천 영동4교 부근 벼농사학습장에서 ‘전통 모내기 체험행사’를 갖는다. 주민과 유치원생, 초·중학생 등 500여명이 참가해 1320㎡ 논에 전통 모심기를 한다. 공원녹지과 2104-1928. 탭댄스 뮤지컬 ‘보물섬’ 서초구(구청장 진익철) 27일 오후 7시 30분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탭꾼 탭댄스 컴퍼니’ 팀의 탭댄스 뮤지컬 ‘보물섬’ 공연을 개최한다. 화려한 탭댄스 기술을 선보이는 ‘보는 공연’ 및 두드림과 음악이 어우러진 ‘듣는 공연’으로 꾸며진다. 문화행정과 2155-6223.
  • 日, 후쿠시마 12개 지역 벼농사 금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12개 지역, 7000개 농가에 대해 올해 벼농사 금지를 결정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22일 원자력재해대책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원전 주변 기초자치단체인 12개 시·초·손(市町村)의 7000개 농가에 대해 올해 벼농사를 제한하도록 후쿠시마현 지사에게 지시했다. 벼농사가 금지된 논 면적은 1만㏊에 이른다. 후쿠시마현의 전체 벼 재배 면적은 8만㏊이다. 이번 조치로 후쿠시마현의 연간 쌀 생산량 45만t 가운데 약 5만t이 줄어들게 됐다. 정부는 벼농사가 허용된 지역에서도 수확된 쌀에서 식품위생법상 잠정기준치인 1㎏당 500㏃(베크렐)을 넘는 세슘이 검출되면 출하를 정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이날 0시부터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 내 지역을 ‘경계구역’으로 설정하고 주민 출입을 완전 봉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당 지역 내 9개 시·초·손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에 검문소를 세웠으며, 상주 경찰로 하여금 바리케이드와 출입방지 철책 등을 치고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차단하도록 했다. 피난 중인 주민들은 일시 귀가 때 경찰 승인을 받아 방호복을 입고, 선량계를 지참해야 하며 2시간 정도 자택에 머물 수 있다. 갖고 나올 수 있는 물품은 통장과 지갑 등 최소한으로 제한된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밖에 있지만 연간 누적 방사선량이 20m㏜(밀리시버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다테무라 등 5개 지역을 ‘계획적 피난구역’으로 지정하고 5월 말까지 주민 1만 500여명을 피난시키기로 했다. 한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원전 반경 20㎞ 내에서 방사선량이 특히 높은 반경 5㎞ 이내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대부분 시간당 10μ㏜(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의 높은 방사선이 관측됐다. 연간 피폭선량으로 환산하면 100m㏜를 넘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 측정지역 128개곳 가운데 17곳으로 10%를 넘는다. 오쿠마의 경우 최고 시간당 124μ㏜에 달했다. 8시간 정도 옥외에 있으면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인 1m㏜를 초과하는 방사선량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오만한 일본, 흥분한 한국/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만한 일본, 흥분한 한국/이춘규 논설위원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아오모리·야마가타·아키타 현이 있는 일본 도호쿠지방은 한의 땅이다. 긴 세월 결혼도 차별받았다. 인구 과소화·고령화가 심하다. 부품·소재 산업이 강하고 도요타자동차 공장도 들어섰지만 여전히 낙후지역이다. 도호쿠를 궤멸시킨 3·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4주가 지나며 방송들은 재난방송체제를 끝냈다. 각료들은 4월 들어 방재복을 벗고 평상복을 입었다. 외국에 일본이 불안하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니 일본스럽다. 실체는 감추기 어렵다. 8일 현재 2300개 대피소에 16만여명이 피난 중이다. 피난민들은 “절망적인데 다른 사회는 사회대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해 준 게 없다.”며 소외감을 드러낸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공포는 해소될 기미가 없다. 원전 반경 20㎞ 내 지역의 출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 다수는 고향을 잃을 수 있다. 피난민들에게 현실은 잔혹하다. 이재민들은 빠르게 지쳐간다. 가설주택은 시급한 수요의 8%에 그칠 정도로 심각하다. 이와테 현 리쿠젠다카다 시의 첫 가설주택 경쟁률은 53대1이었다. 다음 주에나 입주할 수 있다. 수도권 사람들의 방사능 공포도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방사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격감하자 한 유력 신문은 ‘해외언론의 과잉보도 때문’이라고 억지다. 낯선 제한송전은 시민들의 인내력을 시험했다. 사재기 자제 공익광고는 계속 중이다. 선진국으로서의 국격이 말이 아니다. 관계자들은 도호쿠를 스마트시티·콤팩트시티 등으로 재건하겠다고 장담한다. 제2 열도 개조론까지 나오지만 다수의 피난민들은 “우리 삶은 3월 11일에 멈춰 있다.”며 억제했던 불안·불만을 터뜨린다. 마음의 상처는 세대·계층을 초월한다. 학교·친구를 잃은 동심은 상처가 크다. 자식 잃은 노인은 암담함에 넋을 잃었다. 불안이 극에 달한 임신부들은 남쪽으로, 남쪽으로 피난갔다. 공무원들은 구호물자를 제때 전달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떤다. 의사도 환자를 돌보지 못했다며 자책한다. 원전 주변 농민들은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정부 권고로 제철인 벼농사를 시작도 못했다. 인근 지역도 쓰나미로 바닷물이 2만㏊의 논을 삼켜 1~2년 이상 염해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터전을 잃게 됐다며 불만이다. 침묵하던 농민·어민·상인들까지 정부에 불만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도호쿠 재창조 계획에 쓴웃음을 짓는다. 일본정부의 대응은 세계를 아연실색케 한다. 방사능 유출 상세정보는 감춘다. 방사능 오염수를 슬쩍 바다에 방류해 버린다. 위기관리 능력은 한심하다. 세계 각국에 미운 오리새끼 신세다. 강대국 미국과는 사전 협의하고, 인접국 한국은 무시했다. 그리고 마지못해 입으로만 사죄한다. 피해 복구보다 방사능 정보 단속에 급급하다. 은폐 체질에 세계의 시선이 싸늘하다. 고생하는 일본 국민은 응원하지만 재난 초기의 세계적인 호평은 약해졌다. 일본 국민의 시민의식은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정부는 철면피다. 미증유의 재앙에 지도자들은 허둥대면서 매뉴얼에만 매달렸다. 창의성을 발휘해 국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심받는다. 그러면서도 국수주의적 정치외교 전략은 치밀하다. 어이없게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다. 1923년의 대재앙 간토대지진 이후와 같은 우경화 폭주 우려도 나온다. 우리가 호의를 베풀어도 무시했다. 진보세력·언론도 국익 앞에선 침묵한다. 심각하다. 일본은 원래 이런 나라다. 이런 이웃을 둔 한국인은 짜증난다. 오만한 일본정부에는 집요한 한국을 보여주자. 정부도, 국민도 일관된 자세가 절실하다. 흥분했다가 식어버리는 대한민국식 대응은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국력이 강하지 못해 일본이 무시하는 것은 싫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굴욕적이기도 하다. 원천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는 게 많다. 기술독립이 시급하다. 1997·2008년 경제위기 때마다 손을 벌렸다. 무시당했다고 열 받지 말자. 흥분할 시간에 실력을 키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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