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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안 보이는 노동/전경하 논설위원

    살고 있는 아파트의 평일 오전 8시쯤이면 ‘세탁~ 세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출근이 늦은 날은 그 소리에 문을 열고 세탁소 아저씨를 불러 드라이할 세탁물을 맡겼다. 때론 맡겼던 세탁물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퍼지면서 얼굴을 마주하기도, 현금을 주고받기도 꺼려졌다. 어쩌다 주말에 늦잠이라도 자다가 벨 소리에 깨어나 세탁물을 받기도 싫었다. 어물쩍대다가 철 지난 세탁물이 쌓여 갔다. 얼마 전부터 세탁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자기 전 문 앞에 내놓고, 이틀 정도 지나 돌려받는다. 수거와 배송이 자고 있을 때 이뤄지지만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니 전보다 편하다. 카드를 등록하고, 가끔 쿠폰할인도 받으니 세탁에 드는 돈이 줄었다. 이렇게 돈과 편리함을 좇아 누군가의 낮일이 새벽 노동으로 옮겨 갔다. ‘세탁’이라는 소리도, ‘세탁소입니다’라며 벨을 누르는 사람도 잊혔다. 배달시킨 물건이 문 앞에 와 있으면 가끔 거기에 들인 노동을 잊는다. 온라인 주문서를 들고 매장을 돌며 물건을 담아 포장하고, 차에 실어 배달하고 문 앞에 놓을 때까지 분명히 사람이 일했는데 물건만 보인다.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도 그 가치를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lark3@seoul.co.kr
  • “백신, 남아공 변이엔 효과 의문…앞으로도 변이 많이 나올 것”

    “백신, 남아공 변이엔 효과 의문…앞으로도 변이 많이 나올 것”

    영국 전문가 “남아공 변이 더 우려한다”“약 6주면 백신 새로 개발할 수 있어” 코로나19 백신이 남아공 변이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옥스퍼드 의대 존 벨 교수는 타임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남아공 변이에 관해서는 모르겠다. 큰 물음표가 있다”고 말했다. 벨 교수는 영국 변이보다 남아공 변이에 관해 “상당히 더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남아공 변이는 단백질 구조에 꽤 큰 변화가 있다”며 바이러스에서 항체가 달라붙도록 하는 부분의 특성에 변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 세포에 결합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염성을 높인 것 같다”면서도 치명률을 높이는지에 관한 자료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백신이 영국과 남아공 변이를 모두 막을 수 있는지는 옥스퍼드대 팀이 아직 연구 중이며, 백신이 생각보다 훨씬 잘 작용했기 때문에 아직 손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변이가 백신 효능을 완전히 없애진 않고 잔류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필요하면 몇 주 내 새로운 백신을 만드는 게 “확실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새 백신을 만드는 데) 한 달, 혹은 6주 정도 걸릴 것이므로 다들 침착하게 있으면 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쫓고 쫓기는 상황으로, 변이가 두 종류에서 그치진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남아공 변이 감염 1명 나와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영국발 변이와 관련해 9명, 남아공발 변이와 관련해 1명 등 총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발 변이와 남아공발 변이 모두 기존에 발견된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남아공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보다 감염력이 더 높을 수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고요한 해맞이’ 전국 주요 관광지 인원 통제…축제 취소

    ‘고요한 해맞이’ 전국 주요 관광지 인원 통제…축제 취소

    신축년(辛丑年) 첫날인 1일 전국 관광지와 공원이 대부분 고요함 속에 새해를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해맞이 명소 대부분이 폐쇄되고 주요 관광 시설도 문을 닫은 탓이다. 제주는 오는 3일까지 해수욕장과 역사 유적지, 전망대, 일부 해안도로와 오름 등 150여 곳이 문을 걸어 잠그면서 조용한 새해를 맞았다. 눈 쌓인 한라산에 오르는 발길만 드문드문 이어졌다. 새해 첫날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성산일출봉 인근도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대구·경북은 낮 최고기온이 0∼4도에 머무는 추운 날씨로 팔공산 등 유명산에 등산객 발길이 평소보다 뜸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도 낮은 기온과 방역 분위기에 비교적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 무등산, 영암 월출산, 정읍 내장산 등 국립공원에는 설경을 즐기려는 탐방객 발길이 이어졌지만, 새벽 입산이 금지돼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강원 동해안에는 해맞이객들이 해변 인근을 거닐며 겨울 정취를 즐겼다. 백사장 출입이 통제돼 예년만큼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일출을 보려는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속초, 경포 등 주요 해수욕장 인근은 오후 들어 귀가 차량이 늘어나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에선 벨 누르고 도망가기, 잉어엿 뽑기 등 ‘추억의 그때 그 놀이’ 행사 등이 열렸으나 예년보다 입장객이 대폭 줄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은 평소 주말과 달리 산책하는 시민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충북지역 국립공원에는 주차장 폐쇄, 해맞이 입산 통제 등 국립공원 특별 방역 대책에 따라 탐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월악산 국립공원의 경우 탐방객이 100여 명에 그쳤다. 대전·충남 지역은 눈발이 흩날리면서 차분한 새해 첫날 풍경을 만들었다. 서천과 태안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천안과 계룡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식장산에는 해맞이객이 가족 단위로 걸어서 올라가는 것만 허용됐다. 참여 인원은 100여 명에 불과했다. 인천 주요 등산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폐쇄 조치가 해제됐지만, 등산객이 많지는 않았다. 인천대공원과 월미공원 등은 지난달 15일부터 계속 폐쇄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최악의 산타 선물” 벨기에 요양원 26명 사망…‘집단감염 후폭풍’

    “최악의 산타 선물” 벨기에 요양원 26명 사망…‘집단감염 후폭풍’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한 남성 자원봉사자가 다녀간 뒤 집단감염 사태가 불거진 벨기에의 한 요양원에서 지금까지 최소 26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봉사자는 이후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날 AFP통신에 해당 요양원의 코로나19 전파자가 이 봉사자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앤트워프주 몰시에 있는 ‘헤멜레이크 홈’이라는 이름의 이 요양원에서는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산타 방문 행사로 이 봉사자가 다녀간 뒤 지금까지 입소자 111명과 직원 3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중 입소자 26명이 사망했다. 벨기에에서는 산타클로스를 신터클라스(Sinterklaas)라고 부르며 매해 12월 6일 산타가 두고 간 선물을 확인하는 풍습이 있다.이번 집단감염이 확인된 시기는 해당 봉사자가 방문한지 사흘 뒤였다. 이에 따라 이 봉사자가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벨기에의 저명한 바이러스학자인 뢰번가톨릭대의 마르크 판 란스트 박사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란스트 박사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면서 “환기가 잘되지 않았던 것이 주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전파자의 탓만은 아닐 거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세계적 대유행 속에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몰시 시장도 요양원의 안일함을 꼬집었다. 몰시 시장 윔 케어스는 “집단감염 사태 초기, 방역 지침을 지켰다던 요양원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관련 사진만 봐도 곧바로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행사 당시 산타 분장을 한 남성과 조수 역할을 맡은 일행은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지만 입소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2m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케어스 시장은 일단 앤트워프 주정부와 적십자사, 보건 종사자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감염 확산을 최대한 저지할 계획이다. 보건당국 역시 해당 봉사자가 방문 당시 자신이 감염됐다는 점을 인지했다는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없는 상태에서는 어떤 조사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벨기에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64만1411명, 사망자 1만9361명으로,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인 1만1066명은 요양시설 거주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VR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흔한 살 美 하원의원 당선의 기쁨도 잠시, 코로나19로 사망

    마흔한 살 美 하원의원 당선의 기쁨도 잠시, 코로나19로 사망

    올해 41세의 미국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등졌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루크 레틀로(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원 당선인이 지난 1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23일 상태가 악화돼 오쉬너 LSU 슈리브포트 의료센터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는데 이날 숨을 거뒀다. 레틀로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병원 측에서 당선인의 사망을 확인했다”며 “지난 며칠 수많은 기도와 성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레틀로 당선인은 랄프 아브라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지난 5일 결선 두표에서 승리해 새해 1월 3일 루이지애나주의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안타깝게 취임하지도 못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줄리아 반힐과 사이에 어린 두 자녀가 있다. 폴리티코는 연방 의원과 당선인 가운데 고인이 첫 번째 코로나 관련 사망자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주 지사는 고인의 장례식 날 애도의 뜻으로 반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기준 루이지애나주 누적 확진자는 30만 4485명, 사망자는 7397명이다. 지난달부터 환자가 급증해 최근에는 매일 3000~4000명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전체로는 확진자가 1997만 7704명, 사망자는 34만 6579명이다. 한편 일본 입헌민주당 소속 하타 유이치로(53) 의원이 지난 28일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길에 사망했다. 그는 사후에 감염 판정을 받았다. 일본의 현역 국회의원이 코로나로 숨진 것은 처음이다. 2~3일 전부터 발열 증세가 나타난 고인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입헌민주당 상임 간사회에 참석했고, 다음날은 지역구에서 열린 당 모임과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 변이된 코로나19 유입 사례가 연일 늘면서 감염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29일 3609명이 새로 확인됐다고 공영방송 NHK가 다음날 전했다. 누적 확진자는 22만 8097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59명 늘어 3397명이 됐다.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확진자는 2만 3671명이 늘어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14명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1명 등 모두 15명이 확인됐다.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인정하고 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나 합숙 훈련을 위한 외국인 선수단의 입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일부 국가와 지역에 대해 새해 1월 말까지 선수단 입국을 중단하는 방침을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전달했다고 교도 통신이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산타가 주고 간 코로나’ 벨기에 요양원 18명 사망…집단감염 일파만파

    ‘산타가 주고 간 코로나’ 벨기에 요양원 18명 사망…집단감염 일파만파

    산타가 다녀간 후 집단감염 사태가 불거진 벨기에 요양원에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벨기에 공영방송 ‘베에르테’(VRT) 25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요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18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벨기에 앤트워프주 몰시에 있는 요양원에서는 이달 초 ‘성 니콜라우스의 날’ 기념 행사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했다. 14일까지만 해도 75명 수준이었던 확진자는 현재 157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입소자 169명 중 121명과 직원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5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18명이 목숨을 잃었다.요양원을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 몰아넣은 ‘슈퍼전파자’로는 산타 분장을 한 남성이 지목됐다. 그가 요양원 방문 3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감염자가 속출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벨기에 최고 바이러스학자인 뢰번가톨릭대학교 마르크 반 란스트 박사 생각은 조금 다르다. 란스트 박사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면서 “환기가 잘되지 않았던 것이 주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전파자의 탓만은 아닐 거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세계적 대유행 속에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몰시 시장도 요양원의 안일함을 꼬집었다. 몰시 시장 윔 케어스는 “집단감염 사태 초기, 방역 지침을 지켰다던 요양원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관련 사진만 봐도 곧바로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행사 당시 산타 분장을 한 남성과 조수 역할을 맡은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지만 입소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2m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케어스 시장은 일단 앤트워프 주정부와 적십자사, 보건계 종사자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감염 확산을 최대한 저지할 계획이다. 27일 월드오미터 집계 기준, 벨기에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63만8030명 사망자는 19158명이다.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자발찌 없이 풀려난다는 제주 라일락카페 살인사건 범인

    전자발찌 없이 풀려난다는 제주 라일락카페 살인사건 범인

    2006년 제주에서 발생한 라일락 카페 살인사건과 소주방 여주인 살인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두 사건의 유사성을 알아보며 라일락 카페에서 살해당한 여주인의 아들을 만났다. 아들은 모친을 발견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철문 앞으로 내려가니까 문이 안 열리고 바닥에는 물이 이미 차 있었다”며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안에서는 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뒷문으로 카페에 진입한 아들은 피해자가 숨진 것을 확인했다. 카페 바닥에는 11㎝ 높이로 물이 차올라 침수돼 있었고, 귀중품 서랍은 뜯겨 나간 상태였다. 시신 옆에는 물 바가지와 분무기가 놓여 있었다. 부검도 직접 참관했던 아들은 “어머니 향수병이 음부에서 나오더라. 가해자의 정신이 일반적이지 않다. 진짜 묻고 싶은 건 단 하나다. 도대체 왜 죽였는지”라고 말했다. 프로파일러는 “음부에 이물질 삽입을 하는 것은 특이한 행동인데 이 또한 직접적인 성폭력은 아니지만 범인의 성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행동이 일관적으로 드러나는데 두 사건의 유사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성향이 같은 자이거나 동일범의 범행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범인은 카페에 마지막 손님으로 왔던 택시기사 고씨였다. 그는 사건 발생 보름 만에 검거돼 살인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고씨는 18살에 첫 범죄로 절도를 했고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었다. 금품 강탈과 엽기적인 성범죄 현장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되었음에도 범인 고씨는 살인죄만 적용되어 15년형을 받았다. 동일범 소행 판단했지만…미제사건으로 남아 라일락 카페 사건 발생 22일 전 카페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소주방에서 주점 여주인이 살해되었고, 두 사건의 매우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당시 경찰에서는 두 사건을 동일범의 소행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14년이 지난 현재 소주방 여주인 살인사건은 여전히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소주방 피해자의 지인은 “피해자가 죽기 전에 친척들과 잘 아는 택시 기사를 만났다고 했다. 고향이 OO이라고 했다”라고 제보했다. 그가 언급한 지역은 고씨의 고향이고 고씨의 직업은 택시기사라는 사실에 피해자 지인은 깜짝 놀랐다. 제작진은 라일락 카페 살인사건 피의자 고씨를 만났다. 고씨는 여전히 당시 사건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고씨는 “억울함을 풀어야 할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피해자 손톱에서 어떻게 내 DNA가 발견됐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에서 가장 큰 공통점으로 ‘물’을 꼽았다. 두 사건 모두 물로 현장을 정리하고 시신을 수건 등을 이용해 덮었다. 피해자의 부분 탈의, 보디커버링, 벗긴 옷을 가져가는 행동과 직접적인 성폭행 흔적은 없다는 유사점이 있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현장에 있는 물건들을 가져간다는 것은 초범이 하기는 힘든 행동”이라며 “절도나 강도가 몸에 배있기 때문에 살인이 발생했는데도 돈, 액세서리를 빼가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자신을 고씨의 교도소 동기라고 밝힌 제보자는 제작진에게 “(라일락 카페 살인사건) 1심에 무죄 받고 뒤집혀서 15년 받았는데 담담하더라. 이 양반이 범인은 맞구나 생각했다며 ”고 씨가 말도 없고 직선적이고 날카롭다. 누구랑 잘 어울리지 못했다. 이 사건 말고 사귀는 여자가 있다고 했다. 한 번 빠지면 푹 빠지더라. 사귀는 아줌마가 있다고 자랑했는데 잘못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다시 한번 고 씨에게 소주방에 간 적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아니라고 답했고 여주인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라일락 카페 유가족에게 “난 사건과 관계가 없다. 그래서 할 말이 없다“하고 했다. 또 출소 이후 모친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재심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발찌 없이 내년 10월 자유의 몸 내년 10월이면 완벽하게 자유의 몸이 되는 고씨는 전자발찌 부착이나 보호관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엽기적인 성범죄가 유사강간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 것은 2012년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고 씨는 재범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그를 관리하는 법의 근거는 현재는 전무했다. 수사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순간은 고 씨가 새로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이기에 예방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고씨가 연속적인 사건의 범죄자라면 새로운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오늘 돌이켜 본 14년 전 피해자들의 고통이 앞으로 일어날 불특정 다수의 불행을 예방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정의가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기를 빌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겨울에 K2 오른다고? 유럽 등반가들 위험천만한 도전

    겨울에 K2 오른다고? 유럽 등반가들 위험천만한 도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모두가 의기소침한 이 즈음, 유럽 등반가 둘이 인류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K2(해발 고도 8611m) 겨울 등정에 나선다. 알렉스 가반(38·루마니아)과 타마라 룽거(34·이탈리아)가 파키스탄 카라코람 계곡에 우뚝 솟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기 위해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캐러밴에 이번 주에 나선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K2는 고산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봉우리로 통한다. ‘야만의 산’이란 별칭은 1953년 미국 산악인이자 이론물리학자 겸 생물학자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지대한 공헌을 한 조지 벨(2000년 작고)이 도전에 실패한 뒤 “당신을 죽이려 드는 야만의 산”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더욱이 겨울 시즌 등반은 꿈도 못 꾸던 일이다. 이번 등정에는 적어도 24명의 등반가가 함께 한다. 대부분 유럽인들인데 너무 많은 등반가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봉우리에 함께 달라붙어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도 많다. 가반은 책들과 등반 장비들이 뒤에 가득 보이는 부큐레슈티 자택에서 BBC와의 영상 인터뷰를 통해 “아주 거친 풍광”이라면서 “강한 바람 때문에 그 산에는 눈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암석과 얼음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몸집은 크지 않지만 단호한 캐릭터의 그다. K2는 왜 특히 더 겨울에 위험할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보다 200m 정도 낮은 K2는 8000m 이상 14좌 가운데 유일하게 산소통을 쓰지 않고는 물론, 쓰고도 겨울에 정복된 적이 없는 산이다. 그런데 가반 등은 산소통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산소통을 들고 오르는 일은 사기다. 그렇게 8000m를 오르면 산소통 없이 3500m를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엄청난 빙하, 시속 200㎞를 넘나드는 돌풍, 낙빙, 눈사태가 잦아 기술적 완벽함에 불굴의 정신력, 약간의 운이 따라야만 겨울 등정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룽거는 2014년 여름 시즌에 K2를 발 아래 둬 이탈리아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산소 없이 등정했다. 하지만 영하 5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겨울 등반은 완전 다르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텐트가 날아갈 수 있어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녀는 “겨울에 이 산 정상을 오른 첫 여성으로 기록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8000m 고봉을 겨울에 오르는 여성으로도 최초다.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2월 중순쯤 정상에 이른다.2018년 7월 현재 K2를 등정한 이는 367명이며 사망한 이는 86명이다. 굳이 따지면 넷이 도전해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 고산 등반 기록을 검증하는 에버하르트 주르갈스키는 “확언하건대 K2에서 가장 재미있는 겨울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역시 혼잡이나 사고가 빚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일곱 차례 등정 시도를 살펴볼 때도 몇몇 사람만 정상에 있어도 충분히 위험하다. 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까 두렵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가반 역시 다른 등반팀들의 시도를 잘 알고 있다며 다른 팀들과 베이스캠프에서 준비 물품을 공유하려 한다고 밝혔다. 산악 스키 챔피언을 지낸 룽거는 8000m 고봉을 둘, 가반은 일곱이나 발 아래 뒀다. 성탄절에 베이스캠프를 향해 캐러밴을 시작, 그곳에서 새해를 맞고, 한달 정도 정찰에 나서 로프를 매달 루트를 개설하게 된다. 가반은 “이번 탐사에 대해 느낌이 정말 좋다.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적절한 파트너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파키스탄 등반가 나지르 사비르는 “지구촌 등반계가 모두 K2 겨울 등정 드라마에 꽂혀 있다”고 털어놓았다.2008년 8월에도 11명의 숙련된 등반가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해발 8200m로 기술적으로 뛰어넘어야 하는 보틀넥 구간에서 낙빙에 맞아 비극을 맞았다. 한발만 삐끗하면 3000m 아래로 떨어져 크레바스에 처박힌다. 가반은 특히 2018년 이탈리아 친구 시모네 라 테라를 네팔 다울라기리에서 강풍에 잃었는데 그녀 나이 36세에 불과했다. 그는 헬리콥터로 친구의 시신을 수습했는데 “내게 형제 같았다. 처음에는 아주 고통스러웠지만 그녀는 여전히 살아 날 돕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두 사람이 성공한다면 단숨에 세계 산악계의 기린아가 된다. 가반은 “고산 등반에 이정표가 된다.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이 이번 기회에 집중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둘이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런던서 변종 코로나 빠르게 확산, 유럽 국가들 하늘길 빗장

    런던서 변종 코로나 빠르게 확산, 유럽 국가들 하늘길 빗장

    영국에서 전염력이 강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유럽 국가들이 빗장을 잠그고 있다. 영국이 변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 런던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대한 긴급 봉쇄를 단행한 가운데 다른 유럽 나라들이 변종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등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일(현지시간)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다면서 다른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네덜란드 정부는 이달 초 채취한 한 샘플에서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영국으로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벨기에 정부도 이날 0시부터 영국발 항공편과 열차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늘길에 이어 육로까지 일단 막기로 한 것이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는 벨기에 공영 V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최소 24시간 동안 진행돼 그 추이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도 영국과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건부와 함께 곧 관련 방역 조처를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도 영국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뉴스 통신사 APA는 보도했다. 독일 정부 역시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소식통은 AFP에 이런 제한 조치가 EU 27개 회원국 전체에 의해 채택될 수 있다면서 회원국들이 영국과의 해상, 육상, 철도 연결 수단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도 영국을 출발하는 비행기와 기차 운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유럽 차원의 조율을 모색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는 지난 2주 사이 영국에서 최소 24시간 머무른 뒤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이날부터 격리 조치가 적용된다고 했다. 아일랜드도 이날 0시부터 적어도 48시간 동안 하늘길 차단에 나선다. 유로스타는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를 21일부터 취소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런 여행 제한이 모든 EU 국가들을 대상으로 권장될지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이런 조치들이 1월까지 지속된다면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교통 문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앞서 영국 정부는 전날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급 봉쇄조치를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런던 주민들은 전날 4단계 봉쇄 조치가 취해지기 몇 시간 전에 런던을 떠나려고 기차역 등에 몰려 법석을 떨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 인파로 북적대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7시쯤에는 패딩턴, 킹스크로스, 푸스턴 등 주요 역에서 승차권이 매진됐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개탄하며 주민들이 책임있게 굴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대다수는 방역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변종 특성, 확산 빠르지만 치명률 높지 않아”

    “코로나 변종 특성, 확산 빠르지만 치명률 높지 않아”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의 특성을 알아내기 위해 현지 전문가들이 나서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분석 결과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는 70% 더 빠르지만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백신 효력을 약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일어나 인체 세포를 더 쉽게 침투하게 됐다고 초기 결론을 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돋은 쇠뿔 모양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다. 이 아미노산이 퓨린이라는 효소를 활용해 세포막을 녹이면 바이러스의 침투가 가능해진다. 영국 과학자들은 변종에서 총 23개의 변이를 확인했고, 이 중 일부가 스파이크 단백질 변형과 연관된다고 WSJ은 설명했다. 영국 정부의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변종이 지난 9월 말 런던 또는 인근 켄트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지난달 중순에는 런던 내 확진 사례의 28%가 변종 탓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변종이 지난 9일부터 일주일에 이르는 기간에 런던 확진 사례의 62%를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변종이 전염력 측면에서 다른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보다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치명률을 높이거나 백신 접종에 따른 신체 면역 반응을 약화하진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英, 런던 등 일부 지역 코로나19 대응 4단계 격상 한편, 영국 정부는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이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격상하고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더 전파력이 강한 변종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유럽 국가들이 속속 영국에 대한 빗장을 걸고 있다. 네덜란드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벨기에도 영국발 항공편과 열차 편을 중단했으며, 독일도 영국발 항공편 중단을 검토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6년 지나도 ‘최고 캐럴’…머라이어 캐리, 팝차트 휩쓸었다

    26년 지나도 ‘최고 캐럴’…머라이어 캐리, 팝차트 휩쓸었다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 영·미 차트 1위다양한 버전·방송으로 장기 흥행…빌보드에 캐럴 포진팝디바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양대 팝 차트를 석권했다. 두 차트를 석권한 캐럴은 이 곡이 처음이다. 빌보드는 14일(현지시간) 예고 기사를 통해 이 곡이 이번 주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 차트에 29위로 재진입한 뒤 14위, 2위로 순위가 오르다가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두고 정상을 밟았다. 앞서 11일 이 곡은 빌보드와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1994년 발매 이후 26년 만으로, 캐럴이 두 차트를 동시 석권한 것은 처음이다.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는 머라이어 캐리의 첫 캐럴 앨범인 ‘메리 크리스마스’의 리드 싱글이다. 차임벨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운드와 낭만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연말마다 세계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사랑받고 있다. 발매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약 41억 명의 라디오 청취자에게 노출됐으며 스트리밍 10억회, 다운로드 37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5년 만에 ‘핫 100’ 정상에 등극해 3주간 자리를 유지했다. 캐리는 이날 트위터로 “정말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이 곡의 성공이 지속되는 데에 영원토록 감사하다”라고 감격했다. 특히 이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캐럴 앨범을 낸 것은 일종의 ‘사고’였다”며 “당시 레이블은 내게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야 한다고 했지만 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 곡은 내가 만든 첫 캐럴이고 성공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곡이 장기흥행 한데는 플랫폼, 장르, 세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버전을 선보인 선보인 노력이 있었다. 2011년에는 저스틴 비버와 듀엣으로 이 곡을 불러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높였고, 방송에서 여러 차례 무대를 꾸며 전 세대에 노래를 노출했다. 켈리 클라크슨 등 여러 아티스트가 리메이크했고 영화와 드라마에도 등장했다. LAT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호소력과 오래되고 익숙한 것으로 되돌아가는 매력적인 감각을 갖췄다”며 “캐리에게 제2의 커리어를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캐리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대표 캐럴 중 하나인 ‘오 산타!’(Oh Santa!)의 새로운 버전을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주 빌보드 ‘핫 100’은 여러 캐럴이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브렌다 리의 ‘로킨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 Lyrics), 바비 헬름스의 ‘징글벨 록’(Jingle Bell Rock) 등 다섯 곡이 ‘톱 10’에 들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산타가 선물 대신 코로나를…벨기에 요양원서 75명 집단감염

    산타가 선물 대신 코로나를…벨기에 요양원서 75명 집단감염

    예년 이맘때쯤이면 전 세계 곳곳에서 산타클로스가 등장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았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3차 대확산으로 접어든 요즘 시기에는 산타도 불청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벨기에의 한 요양원을 방문했던 산타가 선물 대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했다. 벨기에 북부 제2의 대도시인 앤트워프의 한 요양원에서 무려 75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년층이었고, 요양원 직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역학조사 결과 감염경로의 시작은 확진판정이 나오기 3일 전, 해당 요양원을 방문했던 산타클로스 자원봉사자였다. 산타클로스 분장을 한 자원봉사자와 도우미들은 요양원이 있는 지역 주민들을 격려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현장에 나갔다. 문제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상태라는 것을 몰랐던 남성이 마스크 등 방역도구 없이 분장만 한 채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냈고, 오랜 봉쇄에 지쳐있던 요양원의 노인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접촉했다. 산타클로스는 선물이 아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달한 채 요양원을 떠났고, 3일 후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요양원 거주자 61명과 직원 14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결국 해당 요양원은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됐다.이 사실을 알게 된 산타클로스 역할을 맡은 자원봉사자 남성은 “매우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행정부가 방역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에 휩싸인 가운데, 벨기에 루벤카톨릭대학의 한 전문가는 “아무리 ‘산타클로스’가 슈퍼전파자라고 해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다”면서 “아마도 환기가 잘 되지 않은 환경이 슈퍼 전파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시기에 산타클로스 방문 이벤트를 주최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벨기에는 현지시간 15일 기준 누적 확진자 60만 8137명, 사망 1만 7951명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인구 10만명 당 감염률은 133명이며, 같은 기간 독일은 162명, 영국은 159명, 프랑스는 123명 등을 각각 기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장님” “대리님” 사라진다… SK이노, 직급 파괴 실험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 기업들 사이에서 직급 파괴, 레벨 도입 등 새로운 인사 제도 실험이 잇따르고 있다. 창의성 발현, 성과 기반 대우, 유연한 인력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춘 인사 혁신이란 평가와 함께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고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 지출을 줄이려는 고육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14일 SK이노베이션은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부장급 이하 직급을 하나의 직급으로 단일화하고 승진 개념도 없앤다고 밝혔다. 단일 직급에 따른 대외 호칭은 PM(프로페셔널 매니저)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호칭은 통일해도 관리 목적으로 직급 체계는 유지하는데 이번 시도는 기존의 직급 단계마저 없앤 진정한 ‘직급 파괴’다. 국내 제조업 대기업 가운데 최초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는 지난해 8월 그룹 차원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임원 호칭을 부사장으로 통일한 바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도 기존 6단계로 운영하던 사무기술직 직위·호칭 체계를 사원·선임·책임 등 3단계로 축소했다. 삼양그룹도 이달 초 임원 인사를 내며 상무, 부사장 등 임원 직함 대신 직무 중심으로 호칭을 바꿨다. 2014년 직급제를 없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부터 기술직 직군에 한해 5단계(3~7단계)로 등급을 나눠 부여하는 레벨제(역량인증제)를 도입한다. 개인의 성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레벨은 직급이 아니고 조직장과 직원 본인만 알고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기존에 직원 간에 ‘님’으로 부르던 호칭 문화는 유지된다. 앞으로 호칭을 단순화하거나 직급을 없애는 인사 제도 변화는 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준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장은 “직급에 따라 연봉이 정해지던 과거와 달리 성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상위 직급에 있던 직원들의 반발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조직에서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두순 출소…시민들 “사형하라” “거세하라”

    조두순 출소…시민들 “사형하라” “거세하라”

    조두순(68)이 12일 오전 12년간의 형기를 다 채우고 출소했다. 조두순은 이날 오전 6시 45분쯤 철저한 보안 속에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를 나와 관용차를 타고 안산보호관찰소로 이동했다. 그는 출소 전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장비 확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 앞에는 전날 오후부터 ‘조두순 사형’ 같은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연 보수단체 회원과 유튜버 등 1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오전엔 인근 주민들도 현장에 나왔다. 경찰은 교도소 입구 도로를 따라 100m가량의 펜스를 설치하고 3개 경찰 기동대 150명을 투입해 충돌 사고에 대비했다. 현장에서는 교도소 앞으로 가까이 붙으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 간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소 예상 시간인 6시에 가까워지자 취재진과 시민들이 점점 더 몰리면서 교도소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다. 시민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끊임없이 “조두순 사형·거세” 구호를 외쳤다. “왜 범죄자 인권을 보호하는가. 죽여야 한다”는 등의 구호도 나왔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조두순을 태운 차가 나오지 못 하게 해야 한다며 도로 가운데에 모여 드러누웠고, 경찰은 결국 이들을 강제해산 했다. 때문에 조두순을 태운 차는 교도소를 6시 45분쯤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조두순을 태운 차를 포함해 관용차 3대가 교도소를 나서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 펜스를 뚫고 나와 피켓과 달걀 등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다. 혼란은 차량이 교도소를 완전히 빠져나가면서 마무리됐다. 그는 안산보호관찰소를 거쳐 자신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관용차를 타고 보호관찰관과 함께 이동한다. 보호관찰소에서는 전자장치 개시 신고서 등을 제출하고 준수사항을 고지받고,전자장치 시스템 입력 등 법령에 규정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절차를 마친 조씨는 바로 귀가하고, 보호관찰관은 주소지 내에 재택 감독 장치를 설치하게 된다. 조씨는 7년간 전자발찌를 차고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1대1 밀착감시를 받게 된다. 법원은 조만간 조두순에게 일정량 이상의 음주 금지,심야 시간대 외출 제한 등 특별준수 사항을 부과할 전망이다. 검찰이 지난 10월 관할 법원에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 금지 ▲피해자·아동보호시설 접근금지 ▲심야 시간 외출 제한 등의 특별준수 사항을 신청했다.경찰은 조씨와 아내의 거주지 출입구가 보이는 곳에 방범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한다. 주거지 인근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도 15대 추가 설치했다. 관할 경찰서는 여성·청소년강력팀 5명을 ‘조두순 대응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기동순찰대와 경찰관기동대, 아동 안전지킴이 등은 주변 순찰을 한다. 안산시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조씨 거주지 주변 30곳의 야간 조명 밝기를 높이기로 했다. 골목 곳곳에 반사경과 비상 안심 벨도 확대 설치하고,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 등 12명은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할 계획이다. 조두순의 얼굴 사진과 도로명 주소 등 신상정보는 ‘성범죄자알림e’ 사이트에서 향후 5년간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브렉시트 협상 만찬, 왜 해산물이 올랐을까

    협상 쟁점 어업문제 해결 촉구 해석영국 존슨 총리 기념사진 제안하자EU 집행위원장 “거리 지켜라” 핀잔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만찬에 가리비와 가자미 등 해산물들이 올랐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만찬에 참석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의 쟁점 가운데 하나인 어업 문제의 해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협상을 담판 짓기 위해 이날 EU 본부를 찾은 존슨 총리는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직접 마주했다. 회동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자는 존슨 총리의 제안에 “(코로나19 지침을 위해) 거리를 지키라”고 응수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반응은 교착상태 중인 협상 상황을 보여 주는 듯했다. 폰데어라이엔의 반응에 머쓱해진 존슨 총리는 만찬 메뉴를 보고 또다시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과거 노르망디 해역에서 영국과 프랑스 어부들을 수없이 충돌하게 만든 ‘문제의 어류’ 가리비가 첫 메뉴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애피타이저로 가리비와 호박수프 등이 나온 뒤 메인 요리로는 가자미찜이 나왔다. 양측은 새로 체결할 어업협정에서 어류별로 어획 쿼터를 확대·축소하고 있는데, 영국 해협에서 많이 잡히는 가자미 역시 쟁점 가운데 하나다. 가디언은 “해산물 요리가 메인 메뉴로 나온 것은 존슨 총리를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날 만찬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두 사람은 오는 13일까지 협상을 더 해보기로 하고 3시간 만에 헤어졌다. 총리실 측은 “존슨과 폰데어라이엔이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며, 입장차가 여전히 커서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양측은 어업 외에도 공정경쟁과 분쟁 발생 시 해결 거버넌스 등에 대해서도 협상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SK이노베이션 PR광고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호평 줄이어

    SK이노베이션 PR광고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호평 줄이어

    SK이노베이션은 기업PR 캠페인 ‘It’s time to Act’, 2020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편’(이하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편) 영상이 지난 2일 유튜브 코리아가 발행한 뉴스레터에서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주는 기업PR 캠페인’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와 동시에 이 영상은 국내 광고 포털사이트인 TVCF가 소비자들의 평가를 종합해 선정하는 ‘컨슈머 보이스(Consumer Voice)’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코리아는 최근 자체 뉴스레터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캠페인이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즐거운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며 기업의 가치를 좀 더 재미있고 따뜻한 방식으로 전달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편은 회사의 성장 비전인 ‘그린밸런스 2030*’ 및 브랜드 슬로건 ‘Hi !nnovation’에 담긴 친환경 사업의 실체와 실행 의지를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TV만화 ‘날아라 슈퍼보드’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 지난 10월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 영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성세대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캐릭터와 주제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사업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영상에는 ‘옛날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영상을 통해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고 위로받았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한데 밝고 경쾌한 느낌이 나서 좋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아울러 이 캠페인 영상은 국내 광고 포털사이트인 TVCF가 소비자들의 평가를 종합해 선정하는 컨슈머 보이스에서도 1위에 올랐다. 컨슈머 보이스는 영상 시청자들이 호감도, 만족도를 비롯한 13가지 항목을 직접 평가해 선정한다. 평가에 참여한 시청자들은 ‘감성적이면서 레트로하게 만들어진 것이 마음에 든다’, ‘신선함과 친근함을 모두 잡은 점이 인상 깊다’ 등의 평가를 했다. 이 밖에도 청소년·대학생이 뽑은 BEST를 비롯해 시선을 끄는 CF, 신선한 CF, 친근한 CF, BGM 선정이 좋은 CF 등에서도 1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벨류 크리에이션 센터장은 “이 기업PR 캠페인은 ESG 경영을 달성하기 위한 전사의 경영전략인 그린밸런스2030을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는 코드를 통해 어려운 시기의 국민들에게 밝은 에너지와 힘을 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SK이노베이션의 ESG 경영활동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벨(아름다워). ‘아름답다’는 말은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말 같아. 그녀의 춤추는 몸짓은 날기 위해 날개를 펼치는 새와 같고, 그런 그녀를 바라볼 때면 난 지옥을 걷고 있는 기분이야. 집시의 치맛자락에 꽂힌 나의 시선.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한들 무슨 소용일까.” 1998년 파리에 불어닥친 노래 ‘벨’ 열풍은 대단했다. 방송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의 콧노래 속에서도 ‘벨’은 울려 퍼졌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수록곡으로, 콰지모도·프롤로·페뷔스 역의 세 남자가 함께 부른 ‘벨’은 44주간 프랑스 가요차트 1위를 차지했다. 뮤지컬 초연보다 먼저 발표된 이 노래를 우연히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난다. “벨~!” 프랑스 동화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베트)가 미녀(벨)를 부르는 줄 알았다. 명사 ‘미녀’와 형용사 ‘아름답다’가 같은 발음이니. 하지만 콰지모도 역의 가수 가루의 저음으로 시작해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의 차가우면서도 간절한 목소리가 더해지고 미성의 파트릭 피오리(페뷔스 역)까지 세 남자가 합창을 하면서, 그들이 애타게 찾는 여인이 ‘에스메랄다’라는 것을 곧 알게 됐다. 어쩌면 그렇게 세 남자가 각자의 처지에서 동시에 한 여자를 간절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 가사에서 묻어나오는 절절함은 ‘아낭케’(숙명)에 반한 절규였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1831년 사랑이야기를 모티브로 중세시대의 쇠락을 다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썼고, 비록 실패했지만 ‘에스메랄다’라는 제목으로 직접 오페라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앤서니 퀸·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의 영화 ‘노트르담의 꼽추’(1956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가 히트했으나 뮤지컬만큼은 아니었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리카르도 코치안테의 멜로디와 뤼크 플라몽동의 시적인 가사가 어우러진 노래의 힘은 20년 세월과 함께 배가됐다. 대사 없이 가사로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 출연진들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대신 가수·무용수가 각각의 역할에만 충실하는 등 초연 제작 당시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러 요소들이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하고 있었다. 작곡자 코치안테는 초연을 봤던 부모와 함께 어린 친구들이 공연을 보러 올 때 이 작품의 가치를 스스로 확인한다고 했다. 20주년 기념버전을 딸과 함께 감상한 나는 세대를 아우르는 명작의 힘을 새삼 발견할 수 있었다. “찢어졌어. 난 방황하는 남자. 괴로워. 날 사랑하는 두 여자 사이에서 내 사랑을 둘로 나누어야 하나.” 에스메랄다와 약혼녀 사이에서 갈등하는 페뷔스가 부르는 노래 ‘데쉬레’는 둘로 찢어진 남자의 마음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안무를 맡은 마르티노 뮐러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부분이다. 반라의 남성 무용수들이 스폿 조명 아래서 한 명씩 춤을 추는데, 연속 점프와 도는 동작이 어우러져 프로무용수의 진가를 보여 준다. 뮐러는 발레리노였던 경력에 현대무용, 애크러배틱, 거리춤까지 합세해 다른 차원의 춤을 탄생시켰다. 광란의 ‘발 다무르’ 장면, 대형 종에 매달린 콰지모도의 비행, 죽음을 맞은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피날레 장면까지 춤은 노래의 배경인 백댄스가 아니라 가사와 같은 결로 녹아 있는 환상의 언어가 됐다. 지난해 파리 노트르담 성당이 불탔다. 첨탑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몇 세기 동안 역사를 지켜 온 성당의 모습이 한순간 허망하게 일그러졌지만 본연의 모습은 예술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 척 예거, 하늘로 ‘마지막 비행’

    척 예거, 하늘로 ‘마지막 비행’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음속을 돌파해 비행했던 미국의 전설적인 조종사 척 예거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97세. 1923년생인 예거는 1941년 미 공군의 전신인 육군 항공대에 입대해 2차 세계대전에 조종사로 참전했다. 전쟁 뒤 테스트 파일럿으로 군에 남은 예거는 로켓비행기 ‘벨X-1’ 시험비행에 참여, 1947년 10월 14일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서 마하 1.06(시속 1126㎞)으로 음속 돌파 비행에 최초로 성공했다. 예거의 성공으로 음속을 돌파하면 충격파 때문에 모든 것이 부서질 것이라던 식의 두려움이 실체 없는 것임이 실증됐다. 그는 1985년 회고록에서 “진짜 장벽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초음속 비행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 경험에 있는 것이었다”고 음속 돌파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아폴로 계획 등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를 훈련시키고 베트남전 전투비행대 지휘관 임무 등을 수행한 예거는 1957년 준장으로 퇴역했다. 그는 1976년 미 의회가 수여하는 명예훈장을 받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시향, 캐럴 8곡 음원 공개…저작권 국가에 기부

    서울시향, 캐럴 8곡 음원 공개…저작권 국가에 기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새롭게 편곡하고 녹음한 캐럴 8곡 음원을 국가에 기증하고 전 국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유마당과 서울시향 유튜브 채널을 통해 8일 공개했다. 서울시향은 ‘징글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8곡을 지난달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녹음과 촬영했다.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 지휘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 피아니스트 원재연, 월드비전합창단이 협연해 풍성한 음향을 담았고, 음원 및 영상 제작 과정에 톤마이스터 최진, 편곡 이재문 중앙대 교수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서울시향 외에도 여러 아티스트와 전문가들이 동참해주신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캐럴 음악을 자유롭게 들으면서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원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향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향은 오는 11일 서울시향 체임버 연습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와 캐럴 음원 저작권 기증식을 갖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천구, ‘안심홈세트’ CCTV로 ‘여성 대상 침입자’ 잡았다

    양천구, ‘안심홈세트’ CCTV로 ‘여성 대상 침입자’ 잡았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달 발생한 관내 주거침입사건에서 ‘여성 1인 SS존’(Singles Safe)사업으로 설치한 ‘안심홈세트’가 피의자 검거에 결정적 단서로 활용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0월, 혼자 사는 여성인 A씨는 현관문 앞에서 외부인의 침입흔적을 발견하고 즉시 양천경찰서에 신고했다. 양천경찰서에서는 A씨의 신변보호요청을 받고, 버튼만 눌러도 112 상황실, 담당 수사관, 피해자 전담 경찰관 모두에게 신고접수가 돼 빠르게 지원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양천구의 ‘안심홈세트’ 사업을 안내했다. 구는 해당 사건을 전달받자마자, 외부 움직임을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캡쳐사진이 전송되는 ‘CCTV’와 집 안에서 외부를 확인 할 수 있는 ‘디지털 비디오창 벨’, 이중 잠금장치인 ‘창문스토퍼’와 ‘현관문 보조키’로 구성된 ‘안심홈세트’를 즉시 지급했다. 사건 당일 새벽 주거침입이 발생했을 때, 현관에 설치된 CCTV에 피의자의 모습이 순간 캡쳐가 돼 A씨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됐다. 이를 근거로 피의자 특정이 가능해진 수사관들이 발빠르게 침입자를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 해당 CCTV는 동영상 촬영이 아닌 동작감지기능이 있다. 캡처된 사진을 거주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간이 CCTV로, 스마트폰 어플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주거 침입 등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여성친화도시로 인증 받은 양천구에서는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 ‘안심보안관’, ‘안심무인택배함’, ‘안심지킴이집’ 등 다양한 여성안전 시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CCTV는 여성 1인가구 및 점포를 위한 범죄예방 시스템인 ‘여성 1인 SS존사업’이다. 해당 사업의 지원 대상은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전월세 보증금 1억 5000만 원 이하의 주택거주자이다. 여성 1인 점포는 연매출 3억 원 이하의 점포운영자로 양천구 거주자만 해당된다. 여성1인 가구에는 ‘안심홈세트’(4종)가 지급된다. 여성 1인 점포에는 양천구 CCTV 통합관제센터를 통한 긴급출동 지원이 되는 ‘무선비상벨’ 설치를 지원한다. 현재 양천구에는 여성 1인 102가구와 여성 1인 47개 점포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다함께 행복한 여성안심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현장형 안전사업을 추진한 결과 이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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