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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나는 과학이야기] 사이클 전용 트랙이 경사진 까닭?

    사이클이나 경륜 경기장은 2개의 직선 주로에 연결된 2개의 곡선 주로로 돼 있다. 직선 주로는 보통의 다른 경기장처럼 평평하게 되어 있거나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곡선 주로는 40도에 가깝게 경사져 있다. 이렇게 주로(走路)를 비탈지게 만든 사이클 전용 경기장을 벨로드롬(Velodrome)이라고 한다. 이런 경사가 벨로드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성능시험장의 트랙이나 인라인스케이트, 봅슬레이 같은 운동 경기장의 코너 부분과 고속도로나 철로의 곡선부분 등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해야 하는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벨로드롬의 트랙은 바깥쪽은 높게, 안쪽은 낮게 만들어져 있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구심력 때문이다. 구심력이란 물체가 회전운동을 유지할 수 있게 회전 중심 방향으로 당겨주는 힘을 말한다. 그래서 회전운동하는 모든 물체에는 구심력이 작용한다.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과 쥐불놀이할 때 빙글빙글 도는 깡통에도 구심력이 작용하며, 놀이터에 있는 뺑뺑이를 타고 빙글빙글 회전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모든 회전운동에서 구심력이 하는 역할은 중심 방향으로 물체를 당기는 것으로 같지만, 어떤 힘이 구심력 역할을 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 작용하는 구심력은 인공위성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이며, 쥐불놀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깡통에 작용하는 구심력은 줄(철사)이 중심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장력이 된다. 놀이터에 있는 뺑뺑이를 타고 회전할 때 작용하는 구심력은 사람의 신발 바닥과 뺑뺑이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력으로 평평한 지면에서 자동차가 회전할 때 구심력으로 마찰력이 작용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회전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구심력이 필요한데 사이클이나 경륜, 인라인스케이트, 봅슬레이와 같은 빠른 회전을 해야 하는 경기와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력으로 달리며 회전을 해야 하는 자동차에는 마찰력 이외에는 구심력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마찰력에만 의존하여 회전운동을 해야 하는데 마찰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빠른 속력으로 회전하지 못하고 원심력에 의해 튕겨나가게 된다. 벨로드롬의 트랙을 경사각 없이 육상 경기장의 트랙과 같이 평평하게 만들어서 경기를 하게 될 경우, 회전운동에 필요한 구심력을 마찰력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많은 어려움과 위험이 따른다. 때문에 벨로드롬의 곡선 주로와 고속도로의 곡선부분은 바깥쪽이 높고 안쪽이 낮게끔 경사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물체에 작용한 힘 중에서 지면이 물체를 수직으로 밀어올리는 수직항력이 경사각만큼 안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힘의 일부가 회전운동의 중심 방향을 향하게 된다. 빠른 속력으로 회전해도 바깥으로 튕겨나가지 않거나 안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사각이 필요한데, 벨로드롬의 경사각은 곡선 주로를 달리는 사이클의 평균 속력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 곡선 부분의 경사각은 규정 속도에 맞게 경사면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곡선 주로를 달릴 때는 반드시 규정 속도를 넘지 않아야 원심력에 의한 사고를 방지를 할 수 있다. 이세연 명덕고 교사
  • 속이 꽉 찬 교육청 영어캠프

    속이 꽉 찬 교육청 영어캠프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부모들의 여러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캠프다. 그 중에서도 요즘 인기인 영어 캠프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 캠프마다 원어민 강사 수준이나 수업 내용도 차이가 커 좋은 프로그램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각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캠프는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 각 시·도 교육청에서 마련한 여름방학 영어 캠프 프로그램을 들여다 봤다. 각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영어캠프는 수익을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일주일 이내의 프로그램의 경우 식비 등 최소 경비만 받거나 무료로 실시한다. 또 보름 이상 실시하면서도 시중 가격의 절반정도 비용만 받는 등 전반적으로 저렴하다. 동시에 공교육의 틀에서 실시하는 만큼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자격이 검증된 영어 강사와 지도 교사, 프로그램으로 내실있는 교육을 보장한다. 최소 경비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이 각 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캠프라 할 수 있다. ●가격은 절반, 프로그램 질은 두배 서울에서는 2004학년도부터 서울시 교육청 주관으로 지역 교육청 단위별로 영어 캠프가 열리고 있다. 해마다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내실을 더해가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 캠프를 진행하지 않는 지역 교육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15박 이상의 장기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은 70만∼100만원 정도로 일반 업체나 대학에서 주관하는 영어 캠프와 비교해 절반 수준 정도밖에 안된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지도 교사당 학생 비율이 낮고 교재나 프로그램도 알차다. 서울 성동 영어캠프의 경우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11명과 경쟁을 통해 선발된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현직 영어교사 24명이 강사진으로 배치된다. 한 학급당 학생은 18명. 각 학급에 원어민 강사 1명, 지도교사 2명이 배치돼 학생 개별 교육이 가능한 수준이다. 오전에는 원어민이, 오후에는 지도교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미니 올림픽, 팝송 콘테스트, 벼룩시장, 골든 벨 울리기 등으로 구성돼 있어 아이들이 딱딱한 수업이 아닌 재미나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수업 외에도 다양한 방과후 활동과 지도가 이어져 학생들이 24시간 영어와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교재는 이번 캠프를 위해 원어민 교사와 지도교사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만을 엄선해 만들었다. 서울 북부 어린이 영어캠프는 오전에는 교재를 활용해 수업하고 오후에는 현장 견학과 체험 활동 위주로 영어를 익히게 된다. 한 그룹은 13명으로 그룹마다 담임 선생님이 배치된다.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바로 평가한다. 또 주 1회 모두 2차례 또 다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학부모에게 발송해 단순히 ‘놀다 오는 캠프’의 한계를 벗었다. 인천 교육청과 산하 지역 교육청은 초·중·고를 대상으로 4박5일∼9박10일 영어 캠프에 대한 계획을 마쳤다. 초등학생의 경우 모두 비합숙 프로그램이다. 중·고생의 경우, 합숙·비합숙 캠프 모두 준비했다. 지역의 인하대학, 인천대학과도 연계해 초·중생을 대상으로 각각 13박14일,7박8일짜리 영어 캠프를 마련, 운영할 방침이다. ●대학과 연계, 주말캠프, 학교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 부산 교육청은 인근 대학과 연계해 합숙·비합숙 프로그램을 함께 준비했다. 합숙 캠프인 ‘원어민 영어교사를 활용한 초·중학생 영어캠프’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3주간 열린다. 장시간 합숙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힘든 학생은 단기 비합숙 캠프를 이용할 수 있다. 국제청소년연합(IYF)이나 인근 대학교와 연계한 비합숙 영어캠프가 각 지역 교육청마다 마련돼 있다. 영어캠프에는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까지 지역교육청별로 120여명을 모집한다. 신청 기간은 5월15일부터 6월 중순까지다. 강사진은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의 초등학교 현직교사, 부산광역시 교육청 및 대학교 소속 원어민 영어강사, 외국어가 능숙한 한국인 보조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수업은 외국 현지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돼 보다 생생한 영어 수업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지역 교육청별로는 여름 캠프와 함께 주말 영어캠프도 함께 진행된다. 동부교육청의 ‘동부 잉글리시 페어리 테일 캠프’, 서부교육청의 ‘원어민과 함께하는 주말 영어 체험 캠프’, 남부교육청의 ‘남부 초·중 어학교육단지’, 북부교육청의 ‘꿈동이 영어교실’, 동래교육청의 ‘원어민과 함께하는 해양 체험 캠프’, 해운대교육청의 ‘해운대 스페셜 새터데이 캠프’ 등 교육청마다 특색있는 캠프가 실시될 예정이다. 시 교육청과 각 지역 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 캠프 외에 각 학교에서도 방학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 회화나 토익 때려잡기, 문화 유적 답사를 통한 생활영어 익히기, 영어 퀴즈 대회 등으로 짧은 주말 동안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눈에 띄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전북 교육청은 초·중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청 주관 캠프를 준비 중이다. 대학교에 위탁하는 캠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될 계획이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학교별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현재 추진 중이다. ●전용 학습장 활용해 만족도 높여 강원도 교육청은 다음날 24일부터 4박5일간 강원 영어체험 학습장에서 ‘2006 시사이드 서머 캠프’를 연다. 초등과 중등 40명씩 모두 8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9일까지 인터넷으로 신청받아 학년·성별·지역별로 분배한다. 한 반당 10명씩 4개 반으로 편성하고, 각 반에 원어민 교사 및 한국인 교사 2명이 배치돼 소수정예로 수업이 진행된다. 영어권 국가에서 유학이나 어학 연수 등을 받은 학생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격은 급식·간식비, 현장 체험 학습비 정도를 부담하는 정도다. 영어 전용 교육 기관에서 실시되는 만큼 프로그램이 그 어떤 곳보다 탄탄하다. 제주 교육청이 주관하는 굵직한 캠프는 국제자유 도시개발센터와 제주외국어학습센터와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각각 120명,60명을 대상으로 8월 중에 실시된다. 국제자유 도시개발센터의 경우 30%만 학생 본인이 부담하고 제주 외국어학습센터 프로그램은 무료다. ●교육청 사후 평가로 프로그램 경쟁 교육청 캠프가 경쟁력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평가 시스템 때문이다. 시·도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각 지역 교육청이 계획을 수립해 캠프를 실시하기 때문에 사전·사후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충남 교육청의 경우는 15개 시 교육청에 일제히 예산을 지원하고 사전 프로그램 운영자 협의회 프로그램과 운영자 사전 교육을 실시한다. 캠프를 마친 뒤에는 우수교육청 4기관을 선정, 표창한다. 교육청간 경쟁을 통해 높은 프로그램 운영에 힘쓰기 위해서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캠프의 또다른 특징은 소외 계층 할당제를 실시한다는 것. 프로그램에 따라 선착순 혹은 컴퓨터 프로그램 추천인 경우도 있지만 수혜자 가정이나 농·어촌 학생에게 우선권을 준다. 대구의 경우 올해는 소외계층 학생 200여명에게 일주일간 무료로 영어 캠프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전·전남 등 다른 지역 역시 30% 안팎의 비율로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에게 영어 캠프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별로 여름 방학 때는 계획이 없거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곳도 있다. 늦어도 7월 초까지는 여름 방학 영어 캠프 일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각 지역 해당 교육청에 문의하면 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군기지 환경치유 노력 많이 했는데…”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반환될 미군기지의 환경치유 문제로 한·미 양국간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 5일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초청강연에서 벨 사령관은 “지난 3년간 주한미군은 32개의 기지 및 훈련장을 폐쇄했고 한국 정부는 7개 기지의 환수를 받아들였으나 25개 기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한·미간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토지가 한국 정부에 반환될 때 미국은 기투자한 자본, 건설, 시설에 대한 비용을 요청하지 않게 돼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당초 합의한 SOFA의 표준과 다른, 많은 환경치유 및 한국전쟁 이전 상태로의 반환을 뜻하는 새로운 기지반환 표준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벨 사령관은 그럼에도 “미측은 ▲모든 기지 지하연료탱크 제거 ▲5개 기지에 대한 지하수면 치유 등 SOFA가 제시하지 않은 2가지 추가 조치를 제시해 시행 중에 있으나 이런 선의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55년간 군사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이 땅과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데 미국이 한국 토지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한다는 것에 대해 저는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윤광웅 국방장관은 이날 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에 환경오염 기준이 미비했던 수십년 전부터 주둔해온 미군기지에 대해 오늘날의 환경오염 잣대로 재단해서 몰아붙이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국민들이 어느 정도는 양해해 줬으면 한다.”고 말해, 미군측의 입장을 일견 이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뉴욕 학교 휴대전화 금지 ‘핫 이슈’

    뉴욕시 공립학교에는 일절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다. 휴대전화가 나오기도 전, 호출기(삐삐)가 첨단 통신 장비로 인식되던 18년 전부터 학교에서 전자 통신장비를 소지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10만명에 이르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까지 “이같은 금지 조치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졌다.”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특히 최근 당국이 휴대전화를 몰래 들여오려는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항상 비치하도록 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은 학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자 항의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 휴대전화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시 전체의 쟁점으로까지 불거졌다. 뉴욕시 학부모회에선 이 조치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특히 뉴욕이 9·11테러를 당한 도시임을 상기시키며 테러와 범죄 위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세 자녀를 학교에 보낸 홀아버지, 홀어머니가 있다면 그는 도대체 어떻게 애들을 만나 픽업해 데려올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그런 장비는 배움을 방해하기 때문에” 휴대전화 금지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10대들 사이에 자신들만 들을 수 있고 교사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 고주파를 이용한 휴대전화 벨소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메트로가 보도했다. 원래 가게에서 소란을 떠는 젊은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한 발명가가 만들어낸 ‘모기’라는 소리를 녹음해 착신 벨소리로 널리 이용하고 있어 ‘틴 벨’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졌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내셔널 지오그래픽/임태순 논설위원

    중년의 사랑을 다룬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여주인공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는 자녀들에게 자신을 화장해 다리 위에 뿌려달라는 유서와 함께 빛바랜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를 남기고 죽는다. 프란체스카는 독신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기자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매디슨 카운티 다리에서 우연히 만나 3일간의 짧은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 취재지인 프랑스 파리로 함께 떠나자는 킨케이드의 제안을 뿌리치고 가정으로 돌아온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 있다. 지리에 관한 지식을 전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00년 넘은 유서 깊은 잡지다. 미국 지리학회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는 1888년 워싱턴DC에서 비영리단체로 설립돼 ‘인류의 지리 지식 증진과 확산을 위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발간해 왔다.2대 회장은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영상시대에 접어들면서 독자가 줄었지만 현재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29개국에서 월 800만부를 발행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한 사진을 실은 것으로 유명하다. 다큐물을 제작·송출하는 방송국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은 2000년 설립됐다. 최근 유다복음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다큐물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사 브라이언 스미스 수석 부사장 등이 엊그제 내한해 한국에 관한 다큐물 제작 사업설명회를 가졌다.‘세계로 가는 한국’이라는 주제로 만들 다큐물은 한국이 보는 과학기술의 관점, 현대적인 대형 건물이 건축되는 과정, 야생 동식물 세계에 관한 연구, 발전 현장의 목소리 등 4편이다. 다큐물 제작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3억원씩 모두 6억원이 지원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얼마전 18∼24살 사이의 미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지리 지식에 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가 북한이 지도상에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핵이니 지구촌이니 떠들지만 구미인들의 지리적 문맹은 예상외로 심각하다. 한국에 관한 다큐물이 완성되면 세계 163개국에 27가지 언어로 방송된다고 한다. 영화 ‘매디슨’처럼 우리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다큐물이 제작되기를 기원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계절의 여왕 5월…, 그리고 5월처럼 밝고 상큼한 가수 메이(MAY). 보아의 일본 소속사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에이벡스(AVEX).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하나이다. 에이벡스에서 요즘 회사 차원에서 밀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일본이 아니라 한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바로 메이(24)이다. 이유는 하나. 에이벡스의 매니저 히로타카 이시모토는 “실력있는 뮤지션들은 일본에도 많다. 그러나 메이는 일본에선 찾을 수 없고, 세계에서도 단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를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발전 가능성이 더 높고-에이벡스에 소속된 300여팀 가운데 톱클래스라고 한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수로 회사 전체가 믿고 있다는 것. 에이벡스에서 아시아를 뛰어넘는 ‘브랜드 아티스트’로 키우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과연 그녀의 목소리가 어떻기에 그럴까. 일단 맑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왠지 어려 보이고, 투명함에 순수함까지 갖췄다.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내리는 음색이라는 평.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의 노래에 대해 일본의 한 음악평론가는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파고드는 묘한 아우라와 언어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있다.”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댄스 봇물 시대에 포크 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고등학교 때 코어스 등의 음악이 좋아서 밴드에 들어갔던 소녀는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기타를 치며 무대에도 자주 올랐다. 모 방송국 프로그램 ‘반전드라마’에 ‘기적’‘리디아’ 등의 노래를 배경으로 깔며 조금씩 알려지게 된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느낌이 어울리는 달, 자신이 태어난 달이기도 한 5월(MAY)을 이름으로 정하고 데뷔 음반도 준비했다. 마침 2004년 11월 도쿄아시아뮤직마켓(TAM)에 나갔다가 에이벡스의 눈에 띄었다. 데뷔를 잠시 미룬 채 지난해 3월부터 에이벡스아티스트아카데미에서 일본어는 물론 작사·작곡, 연주에서부터 워킹, 연기에 이르기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레슨을 받고 있다. 메이는 “가족하고 떨어지게 되고 일본어도 전혀 몰라 처음엔 겁이 많이 났어요. 이제는 레슨에 재미를 느낄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친구도 생겼고요.”라고 웃는다. 올초 일본에서 내놓은 싱글 ‘원더랜드’는 뮤모(벨소리 다운로드) 차트에서 고다 구미, 하마사키 아유미, 보아 등에 이어 당당히 7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올렸다. 소속사도 놀랄 정도였다고. 이 노래는 한국에서도 인기 야구만화 ‘메이저’의 TV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본 지방을 돌며 지역 뮤지션들과 합동 공연을 하고 있는 메이는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정규 앨범 발매 시기도 앞당겼다. 17일 또 하나의 싱글 ‘You’를 선보이고 9월 한국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1집을 낸다. 메이저급 단독 공연도 치를 예정이다.7월에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맡게 된다. 아직 일본어는 서툴지만 바로 곁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일본 팬들에게 신뢰를 쌓아간다는 전략이다. 듣는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싶다는 메이는 “지금은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어 한국 팬들과는 음반과 인터넷을 통해 만날 수밖에 없네요. 메이랜드(www.mayland.jp)에 자주 놀러와 주세요.”라면서 “조만간 국내에서도 라이브 무대를 마련할 거예요.5월 햇살처럼 따뜻한 노래를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했다. 계절의 여왕 5월처럼 음악의 여왕이 되고픈 그녀였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서울광장] 최고의 비즈니스는 혁신이다/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최고의 비즈니스는 혁신이다/오풍연 논설위원

    “미국은 아직도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엔진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과학과 공학에 소리없는 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국은 정말로 글로벌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경쟁국들은 깨어 있습니다. 우리가 단거리를 뛰고 있는 데 비해 그들은 마라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의 우월함과 혁신을 주도하는 능력은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이자 렌셀러 공과대학 총장인 셜린 앤 잭슨의 진단이다. 미국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매우 천천히, 소리없이 전개돼서 대부분 인지하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인다. 이른바 ‘소리없는 위기(a quiet crisis)’론이다. 잭슨은 미국적인 혁신과 생활수준 향상의 원천인 이공계 기반 잠식을 한 단면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미국의 혁신은 대학이 주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보스턴 은행 조사부가 발표한 ‘MIT:혁신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보자. 이에 따르면 이 대학 졸업생들이 4000개의 기업을 세워 전 세계적으로 1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매출액만도 232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미 50개 주 곳곳에 MIT와 같은 노력을 하는 대학들이 많다. 미국의 경쟁력도 이런 데서 나올 듯하다. 미국에는 현재 4000여개의 대학이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은 다 합쳐도 8000개가 못 된다. 혁신의 위기론을 펴는 것이 엄살일까. 그렇지 않다. 세계 초일류 기업들도 혁신의 ‘고삐’를 더 당기고 있다.“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이 잘난 척하지만 남 흉내나 내는 정도다. 독자적으로 발명한 것은 사이드미러의 각도를 차 안에서 조정하는 장치밖에 없다. 기본 특허의 대부분은 외국이 갖고 있다.” 지난해 1조 80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낸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회장의 얘기다.‘도요타 신화’를 이뤄내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그가 지금 시점에서 왜 이런 말을 했는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혁신을 강조함으써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셈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최근 방한한 미국 벨 연구소 김종훈 사장의 전언은 더 귀담아들을 만하다. 그는 이 연구소에서도 “혁신은 우리의 비즈니스”라는 구호를 수시로 외친다고 했다.1925년 설립된 벨 연구소는 IT분야의 최고 연구개발(R&D) 기관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동안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3만 건이 넘는 미국 내 특허를 갖고 있다. 이런 연구소가 혁신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이유는 뭘까. 모두 생존전략 차원으로 여겨진다. 이제 눈을 안으로 돌려 우리나라를 보자. 기업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혁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반면 정부의 혁신은 소리만 요란한 게 아닌가 싶다.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 전 또다시 혁신에 대한 답을 내 놓았다.“공직자들이 사는 길은 혁신”이라고 거듭 설파했다. 이어 “기업이나 국가 경제가 혁신으로 높아지면 월급도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분배가 좋아진다.”면서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열쇠는 혁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실제로 드러난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만 2만 7000여명이 더 늘어나고 규제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오죽했으면 여당의원마저 “뭘 혁신했느냐.”고 한 마디 했을까. 그들끼리 북치고 장단을 맞추면 안된다. 혁신은 지표상으로 입증돼야 한다. 일본의 작은 정부도 좋은 표상이다.‘혁신이 최고 비즈니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체르노빌 대참사 20주년] 거대한 유령도시…끝나지 않은 악몽

    [체르노빌 대참사 20주년] 거대한 유령도시…끝나지 않은 악몽

    역사상 가장 큰 원전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이 26일로 20주년을 맞았다. 당시 낙진(落塵) 피해가 바다 건너 영국, 스웨덴까지 미쳤을 정도로 엄청난 방사능 구름을 만들었다.1986년을 전후해 태어난 ‘체르노빌 아이들’은 아직도 갑상선암, 혈액암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 여러 대에 걸쳐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20세기말 대재앙의 현장을 살펴봤다. 벨로루시 공화국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9)는 뇌수종을 앓고 있다.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는 어린 딸을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 이 소녀에게 미래가 있을까. 꼭 20년 전에 일어난 한 사고는 그 후 11년 뒤에 태어난 어린 소녀의 가슴마저 할퀴고 있다. 방사능에 피폭된 부모로부터 출생한 아동의 80%가 선천성 기형을 포함한 각종 신경계통 질병을 안고 태어난다는 보고도 있다.1986년 4월26일 발생한 체르노빌 폭발 사고는 ‘인류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된다. 체르노빌 참사 20주년을 맞아 원전을 찾은 AP통신 마라 벨라비 기자는 “잠든 거인(원자로) 주변에서는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측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비 기자의 현장 르포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녹이 슨 대형 크레인에 둘러싸인 6개의 원자로와 폭발로 녹아버린 원전은 ‘거대한 폐선(廢船)’처럼 보였다. 폭발 사고가 난 4호기 인근에 서자 본능적으로 숨이 꽉 막혀 왔다. 그곳이야말로 현재까지도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는 ‘죽음의 최전선(Dead line)’이었다.” 체르노빌 원자로 반경 48㎞는 아직도 ‘오염 지역’이다. 콘크리트가 낡은 석관마냥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다. 부서지고 곳곳에 금이 갔다. 원자로 내부 기둥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비 기자는 “원자로 지붕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여전히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치는 490에서 520,700마이크로뢴트겐(μR)까지 올라간다. 원전 안내를 맡은 유리 타타르척은 “정상 수치는 12마이크로뢴트겐”이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씩 웃고 만다. 인근의 프리피야트는 ‘거대한 유령도시’로 바뀌었다.1970년대에 원전 노동자를 위해 건설된 계획 도시였다. 한때 4만 7000여명의 주민이 살던 대형 아파트 단지는 모두 텅 비어 있다. 소련은 폭발 후 28시간이 지나서야 비밀리에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트럭과 배를 타고 프리피야트 강을 거슬러 탈출했다. 삼일 이상이 걸렸다. 원전에서 불과 17㎞ 떨어진 체르노빌 마을은 인간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다. 체르노빌 주민은 1년에 딱 2주만 4000여명까지 늘어난다. 대부분이 오염 제거를 위해 온 파견 노동자들이다. 나머지는 정부의 경고에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도 14개 지역의 4343개 도시와 마을이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오염 지역에 살고 있는 전체 인구는 140만명에 달한다. 네덜란드의 로버트 크노츠는 체르노빌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진작가다. 그는 사진을 통해 방사능 오염의 고통을 전하고 있다. 그는 1999년부터 체르노빌 생존자를 취재했다. 그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생존자와 그 자녀들의 참혹한 모습이 공개된다. 체르노빌과 아무 상관없는 아이들의 피해가 더욱 안타깝다.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아이부터 난장이로 태어난 마을 어린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어른들. 그가 펴낸 ‘핵의 악몽 20년이 지난 체르노빌’이라는 흑백 사진첩을 통해 체르노빌 사람들의 위태로운 삶을 엿볼 수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피해는 어느정도 인가? 체르노빌 피해자 규모는 사고 당시 소련의 은폐와 주민 이주 등으로 정확한 집계가 없다. 국제 기구들의 조사 결과도 천차만별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CIRC)는 지난 21일 “앞으로 60년 동안 1만 6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9월 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4000명의 네 배 규모다. CIRC 전문가들은 “2065년까지 갑상선암 1만 6000건과 다른 종류의 암 2만 5000건이 발병할 수 있으며 이중 1만 6000명이 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도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그린피스는 지난 18일 “10만명의 추가 암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사나 로조바 소아 전문의는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방사능이 어린이들의 면역체계를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러시아 환경아카데미는 체르노빌 주민의 사망률이 평균 4% 높다는 결론이다. 17개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으며, 지금도 벨로루시 주민 130만명과 러시아 4343개 마을 주민이 암 검진을 받고 있으며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면역결핍 등을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의 경우 3∼18세 6000여명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1600㎞ 떨어진 스웨덴에도 낙진 피해가 보고됐다. 방사능 구름이 덮친 북부 스웨덴의 110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1988∼1996년 849건의 암이 ‘체르노빌 효과’였다는 보도도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유가급등…유럽은 지금 원전 건설 ‘꿈틀’ 체르노빌 재앙 이후 ‘원자력으로부터 철수’를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고민에 빠졌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에너지 안보문제가 ‘발등의 불’로 등장한 상황에서 원자력만큼 손쉬운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압도적 다수가 원자력 발전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비공개로 진행된 당시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발전의 재개에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나라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뿐이었다고 전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래 새로운 원전건설을 전면 중단한 유럽이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핀란드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1600MW급 원자로를 건설중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지난해 말 “원전 건설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운을 뗐다. 그러나 이들이 넘어야 할 벽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사고 위험과 폐기물 관리에 수반되는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라늄 역시 제한된 자원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선 매장된 우라늄이 전 세계에서 가동중인 원전 440개를 50년 정도 돌릴 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원전 반대론자들은 원자력에 다시 집중되는 관심을 고유가와 일시적 공급불안에 편승한 ‘거품인기’라고 일축한다. 안드리스 피발그스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원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면서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근본 해결책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오염복구 요구가 동맹 저해할 일인가

    미 정부가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 복구 협상과 관련, 최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성 서한을 보내왔다고 한다. 심지어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 지상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0일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한·미 동맹에 저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오염처리 방안을 한국이 청와대의 반대로 번복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어리둥절할 뿐이다. 양국간 합의 내용은 무엇이며, 청와대가 무엇을 반대했다는 것인지, 설령 양측이 이를 놓고 갈등을 빚을지언정 지상군 철수 운운하는 것이 과연 동맹국이라는 미국이 취할 태도인지 마냥 당혹스럽다. 전국 62개 반환예정 미군기지의 오염 복구 비용을 놓고 양국이 진통을 겪고 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비용만 5000억원을 웃돈다니 중차대한 현안임에 틀림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만 부담하겠다며 대부분의 복구 비용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하수 오염만 부담하고 토양오염은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지하수도 전체를 파내 제거해야 한다는 우리 요구와 달리 파이프로 기름띠만 제거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태도는 자국 내 오염 처리와도 현저한 차이가 난다. 지난 10년간 30조원을 투입,3958개 기지의 오염을 말끔히 처리했던 미국이 우리에겐 비용 대부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맹이 훼손될 수 있다는 엄포가 비록 협상용이라고 해도 동맹국으로서 취할 태도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이중적 태도야말로 한국 내 반미정서를 부추김으로써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저해할 요인임을 미국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 韓·美 ‘환경갈등’ 위험수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기지 환경오염 문제 처리와 관련, 지난달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당시 한국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비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최후통첩’ 형식의 공식서한을 우리측에 전달하는 등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의 고위 소식통은 13일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SPI 회의 때 미국 국방부의 한반도 담당 핵심 관계자가 ‘지난해 기지 이전 협상에서 한국측이 오염 처리와 관련한 미측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해놓고는 나중에 청와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합의를 번복했다. 한국이 미국을 기만(Cheat)하는 것 아니냐.’고 거칠게 비난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어 한국측의 환경부 담당자까지 참석했던 회의에서 합의됐던 사항을 청와대가 번복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느냐며 “이런 식으로 한다면 주한미군은 결국 공군과 해군만 남을 수밖에 없다.”고 주한미군 지상군 추가철수 가능성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이와 함께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은 지난 7일 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한 미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밝히는 서한을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관에게 전달했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이 서한에서 롤리스 부차관은 미측이 환경오염 처리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내놓은 제안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보다도 더 많이 양보한 것이라며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최종안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측의 최종안은 오염된 지하수의 경우 파이프를 박아 기름띠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측의 주장은 미군측이 오염된 지하수 전체를 파내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롤리스 부차관은 또 서한에서 다음달에 열리는 SPI 회의에서 한국의 최종안을 가져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다음 SPI 회의에서 미군 기지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미 관계는 최악의 국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이와 관련, 소식통은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입장을 갖고 있지만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편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0일 예비역 장성 단체인 성우회 초청 오찬에서 미군기지 환경 문제와 관련, “(한국이)일방적으로 처리를 강행한다면 동맹에 저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합의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한국 정부는 미군기지 20여개를 지난해 말까지 반환받기로 돼 있었지만 환경오염 치유 비용을 둘러싼 협상이 지연되면서 반환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dawn@seoul.co.kr
  • “美기지 오염 일방처리땐 동맹 저해”

    한국과 미국이 협의중인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문제가 한국의 입장에 따라 일방적으로 처리된다면 한·미동맹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이 밝혔다. 벨 사령관은 지난 10일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초청 연설을 통해 앞으로 한·미관계에서는 장·단기적으로 두가지 도전이 예상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성우회가 12일 전했다. 성우회에 따르면 벨 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단독행사 문제를 장기적 도전 과제로, 한·미간 협상 중인 반환 예정기지의 환경오염 치유문제를 단기적 과제로 꼽았다. 벨 사령관은 “(한국측의) 환경평가 및 원상복구 요청으로 미군 기지의 반환 문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신속한 해결방안 마련이 요구되지만 상호 입장이 다른 이 문제에 대해 (한국측이) 일방적으로 처리를 강행한다면 오히려 한·미동맹에 저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中 3대포털 ‘소후’ 통해본 IT 현실

    中 3대포털 ‘소후’ 통해본 IT 현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단 음악은 시끄러워야 한다. 당연히 소리도 큰 게 낫다. 디스코텍 분위기가 나면 더욱 좋다. 후렴구만 있는 것보다는 전곡(全曲)이어야 한다.”휴대전화 벨소리의 기본 컨셉트라고 하니, 언뜻 우리 상식과 어울리지 않는 게 많다. 무엇이든 중국은 우리와는 다른 게 많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래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업계 1위 소후닷컴(SOHU.COM)이 시장에 대해 자체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중국 정보기술(IT)업계의 산실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중관춘동루(東路)가 시작되는 사거리에 ‘소후(搜狐)’ 본사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미국 MIT 박사 출신 장차오양(張朝陽)이 야후(YAHOO)의 이름을 본떠 만들어 성장한 중국 IT업계의 상징이다. 중국내 포털사이트 3대 업체 가운데 하나로 하루 검색건수가 최대 2억 5000만회를 넘는다. 지난해 1억 830만달러(약 1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벨소리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는 10층. 멀티폴리 벨소리, 캐릭터, 자바게임 등 왑(WAP) 서비스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관련 한국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들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관련 분야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음악실 등 많은 곳에서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 벨소리 시장의 독특함에 대한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진다.“출시 1∼2년 된 노래면 신곡(新曲)으로 간주합니다. 그나마 최근 신곡에 대한 반응이 많이 빨라졌지요.1∼2개월이면 나타나지요.” 중국은 수십년된 덩리쥔(鄧麗君)의 노래가 여전히 벨소리 다운로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에 랭크돼 거의 변동을 보이지 않는 예리이(曄麗儀)의 ‘상하이탄(上海灘)’이나 류더화(劉德華)의 ‘빙위(雨)’도 각각 1985년,97년에 출시된 것들이다. 음반이 나오면 1주일 이내에 앞으로 수익구조가 드러나고 벨소리는 철저히 신곡 위주이거나, 옛노래라면 리메이크 곡이기 쉬운 한국의 사정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 영화배우 김희선씨가 청룽(成龍)과 함께 출연한 최근작 영화 ‘신화(神話)’의 주제곡 ‘무한한 사랑(無盡的愛)’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벨소리 다운로드 순위에 영향을 끼친 것은 1∼2년새의 변화다. “그럼에도 노래의 수명이 좀 길다고 할 수 있지요….” ‘남성 위주,35세 전후 미혼자가 주도, 대학졸업자 및 학생, 전문 기술직종….’ 등으로 요약되는 중국 인터넷 수요자의 특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한 마디이다. 그렇다면 짧은 전화 벨소리에 왜 전곡(全曲)을 선호하는가.“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지요. 과시하기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이랄 수도 있지요….” 예컨대 버스안에서 전화가 걸려올 때 남들에게 좋은 곡을 자랑하고 싶다거나, 여러 노래를 다운 받아서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을 때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후의 경우 하루 수만건의 다운로드 가운데 하루에 30∼40곡을 한꺼번에 내려받는 유저들이 수백명씩이나 된다고 한다. 이같은 소비 행태에 대해 회사에서도 아직 그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이하게 여기고만 있다.”고 한다. 분야별 매출 구조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WAP 부문은 벨소리가 90%로 압도적이다. 동영상이나 캐릭터, 게임, 가라오케 기능 등 나머지 전체 서비스가 10%를 차지할 뿐이다. 물론 이는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휴대전화가 여전히 고가(高價)인데다, 멀티기능을 갖춘 신제품은 판매율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벨소리 외의 분야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날 소후는 휴대전화 벨소리에 담긴 중국인의 일단을 보여줬다. 이제 그 벨소리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그 안에 중국인의 코드가 숨겨져 있다. jj@seoul.co.kr ■ 벨소리 전문업체 ‘굿필’의 경쟁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소후의 무선사업 분야는 ‘굿필(Good Feel)’이라는 관련 서비스 제공회사(SP·Service Provider)를 인수, 합병하면서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굿필은 중국에서 휴대전화 벨소리 시장이 본격화된 2003년 업계에 뛰어든 뒤 줄곧 1위를 달려왔다. 벨소리 시장에서 소후의 입지는 결국 굿필의 성공에 힘입은 것이랄 수 있다. 소후 무선사업부 양샹화(楊向華) 부사장은 굿필 출신이다. 중국에 왑(WAP)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때 스스로 공부해가면서 시스템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현재 소후의 신규사업부 총책을 맡고 있는 주요 인사이기도 하다. 양 부사장이 꼽은 굿필의 경쟁력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온 마케팅과 앞선 기술이었다. 중국은 기술 표준이랄 수 있는 이른바 ‘스펙’이 저마다 달랐다. 비록 좋은 품질의 음원이라도 다른 스펙에서까지 좋은 음질을 내기 어려운 법. 당시 막 형성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중국의 벨소리 시장은 수백여개의 SP회사들이 자금력을 동원해 시장 장악에만 몰두해 있을 때였다. 굿필은 각각의 스펙에 맞는 음원을 일일이 제작해내는 데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컴퓨터 작업을 통해 생산해내는 ‘미디(MIDI) 음악’ 기술이 중국은 크게 부족했다. 휴대전화 칩의 성향과 기술표준에 맞게 음원을 옮기는 ‘컨버팅’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굿필은 한국의 기술자를 긴급 수혈받아, 중국인을 상대로 미디 기초실력부터 다시 가르쳤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굿필의 음원은 어느 휴대전화에서나 좋은 음질을 낼 수 있었다. 소문에 소문을 타고 영향력이 확대돼 갔다. 기술이 확보된 뒤 굿필이 신경을 쓴 것은 ‘브랜드 가치’였다. 벨소리 다운로드를 주관하는 이동통신 회사들은 굿필에 영어로 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면 어렵사리 얻은 인지도를 잃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벨소리 관련 업체 가운데 지금껏 이름을 바꾸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회사들은 지금도 계속 브랜드 이름을 바꿔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굿필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소후가 굿필을 인수, 합병 한 것도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 정도 질서가 형성된 이 분야에서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저작권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부터 엄격해지기 시작했다. 한 음반에 실린 한 가수의 노래라도 곡마다 판권 소유자가 다르기가 쉽다고 한다.“특히 유명 가수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업계는 회오리가 예상되고 있다.TOM.com이 어디에 포털 사이트를 넘겨주고 대신 어느 곳의 무선산업부를 가져갈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또 몇몇 기업간 자회사 거래를 위한 물밑 협상도 한창 진행 중이라고 한다. 나아가 중국의 인터넷 업계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 업체들이 시장에서 일정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나면 대기업들이 그 업체를 인수, 합병해 해당 업계에 뛰어드는 나스닥 스타일이 한국보다 훨씬 활성화돼 있고 앞으로 더욱 보편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벤처의 ‘창조성’이야말로 리스크(위험)를 회피하고자 하는 중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공략할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jj@seoul.co.kr ■ “신기술 향한 모험정신이 中 IT업계 이끄는 원동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한은진씨는 작곡과 출신이다. 석사를 ‘컴퓨터 음악’으로 마치고 2001년도 국내 유력 인터넷 회사에서 음원(音源) 제작을 하면서 업계에 발을 디뎠다. 2003년 한국인이 주축이 돼 설립된 벨소리 서비스 업체 ‘굿필(Good Feel)’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특채됐다. 이후 굿필이 소후 무선인터넷에 인수, 합병되면서 소후와 인연을 맺었다. 소후에서의 정식 직함은 ‘음악제작실 고급 경리(經理)’로, 무선사업부의 음악담당 팀장쯤 된다. 한은진씨에게 ‘중국에서 갖춘 경쟁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기술력 차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미디(MIDI)’ 기술이라는 게 따라잡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녀는 아무래도 ‘모험 정신’인 것 같다고 했다.“중국 친구들은 모험 앞에 멈칫거리곤 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딪쳐보고 시도해보고 하는 모습을 한국처럼 보긴 어렵죠.” 후발 업체였던 굿필이 업계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중국 관련 업계의 ‘안일(安逸)함’ 덕분인지도 모른다. 규격화된 기술 표준이 없어 업계가 혼돈 상태에 있을 때 중국 업계는 관련 기술 개발을 등한시했다. 저마다 기술 표준이 다른 상황에서 굿필은 각각의 휴대전화 칩의 성향에 맞는 음원을 일일이 제작하는 ‘모험’을 한 것이다. 그러나 모험 정신만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멜로디도 맞고 하모니도 맞고 아무 문제 없는데, 한국 사람이 만든 중국 노래가 그냥 어색할 때가 있어요. 느낌이 다른 거지요. 마치 중국인 사람이 만든 아리랑이 우리 것과 차이가 있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이럴 땐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중국적 특성이 강한 곡들은 중국인에게 제작을 맡기고 있다고 한다. 기술 이전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저도 한때 그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격차가 얼마되지도 않는 기술을 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씨는 “공유해서 함께 발전을 도모하고, 대신 한국이 더 빠르게 진보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고, 그게 아마 한국인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론스타 과세 걸림돌은

    [경제정책 돋보기] 론스타 과세 걸림돌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원칙은 지구촌 모든 나라에 통용된다. 하지만 ‘론스타 사태’를 보면 이 원칙이 흔들리는 것 같다. 외국의 투기자본이 국내에서 소득을 챙겨 세금망을 피해 해외로 빠져나가려는데 세무당국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일 법 체계 정비와 함께 국제조세정책에 정통한 전문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구멍 뚫린 국제조세체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 투자한 돈의 3배가 넘는 4조 2540억원을 차익으로 챙기게 된다. 하지만 현행 국제조세법상 세금을 한푼도 안 낼 수 있다.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는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 ‘LSF-KEB홀딩스’를 통해 외환은행 지분을 산 뒤 되파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한국과 벨기에가 맺은 ‘이중과세방지협정’은 한국에서 발생한 벨기에 국적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벨기에가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벨기에가 양도소득에 세금을 거의 물리지 않아 실질적으로 ‘조세피난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론스타가 벨기에에 회사를 차린 것도 이같은 맹점을 노려서다. 정부는 론스타의 ‘먹튀’전략에 따른 탈세를 막기 위해 ‘국제조세 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세청은 조세회피지역에 회사를 차린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소득을 올리면 바로 원천징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원천징수했더라도 과세가 부적절하거나 세율이 높다면 세금은 되돌려줘야 한다. 과세여부는 나중에 결정된다. ●과세할 수는 있는 건지 론스타 한국지사인 론스타코리아를 한국에서의 ‘고정사업장’으로 보면 된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조세협약이 체결된 국가의 기업이라도 국내에 대행업체가 있다면 ‘고정 사업자’로 간주, 국내 기업과 같은 25%의 법인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론스타코리아를 고정사업장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일본은 2003년 론스타에 ‘고정사업장’ 개념을 적용, 세금 140억엔을 추징했다. 당시 과세당국은 “론스타재팬이 실제 투자업무에 참여했기에 일본에서 얻은 소득에 과세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검찰과 국세청이 론스타코리아가 실질적 역할을 했다는 걸 밝혀내 법인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세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세법연구센터장은 “론스타처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미국과 벨기에 등에 법인을 둔 기업들에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론스타코리아에 세금을 물리려 해도 본사가 위치한 미국 등의 과세당국이 소득의 실질귀속 여부를 따져 세금을 직접 거두려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행 조세체제로는 론스타가 벨기에를 거치든 직접 들어오든 우리가 세금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벨기에를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외교적으로 쉽지 않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7일 국회 재경위 답변에서 “벨기에와 6월중 조세협약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세회피지정이 어려우면 양도차익을 과세하는 방향으로 협약을 개정, 론스타에 과세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세회피 목적의 투기자본 차단할 장치 필요 뒤늦게 과세문제를 고민하기보다 해외 투기자본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미리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용기 수석연구원은 “외국자본이 외환은행처럼 국내에 주된 사업장을 가진 기업을 사려면 ‘해외가 아닌 국내에 법인 지사를 둬야 한다.’는 규정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같은 심각성을 깨닫고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명근 강남대 석좌교수는 국제조세정책을 다룰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론스타 사태에서 보듯 애당초 조세회피 목적으로 들어오는 외국의 투기자본에 맞설 조세 체제와 인프라가 국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국제조세정책을 마련하고 집행 및 연구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부터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커리어 우먼] 증권가 첫 여성임원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

    [커리어 우먼] 증권가 첫 여성임원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박미경(47) 마제스티클럽(PB센터 본점)부장의 사무실에서 전화 벨이 끊이지 않고 울렸다. “어머… 고맙습니다. 도와주신 덕분입니다.…”박 부장은 이날자로 상무보를 건너뛰고 상무로 고속 승진, 축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증권가 첫 여성 임원’이라는 신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여성 1호’는 지난 29년 직장생활에서 승진할 때마다 늘 붙었던 타이틀이자 훈장이다. ●늘 따라다닌 ‘여성 1호’ 박미경 상무는 프라이빗뱅크(PB) 영업본부의 총 책임자가 됐다. 여성 상무가 일반 기업이나 은행, 보험사 등에선 그렇게 생소하지 않지만 남성중심적 문화가 강한 증권가에선 신선한 충격이다. 더욱이 말 한마디에 따라 ‘큰 손’들의 수십억원이 오갈 수 있는 영업 분야에선 나중에도 흔히 보기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회사측은 발탁 이유에 대해 “마포지점장, 여의도 PB센터장, 마제스티클럽 부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영업력을 발휘했고, 섬세한 관리력이 돋보였기 때문에 우수고객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PB영업에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상무는 지난 2000년 서울 마포지점장 발령을 받은 뒤 영업 실적을 순식간에 3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여의도 PB센터장 시절에는 그녀의 센터가 매분기마다 전국 최우수 점포로 선정됐다. 자그마한 키와 갸냘픈 몸매, 다소곳한 말씨의 그녀에게서 어떻게 그런 ‘위력’이 뿜어져 나오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남자되는 고시’와 신문 읽기 박 상무는 ‘똑똑한 여학생만 뽑았다.’는 서울여상을 거쳐 ‘최고 보수의 직장’이라는 투신사에 고졸 여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아무리 엘리트 회사의 똑똑한 여직원이라도 ‘결혼=퇴직’으로 이어지던 시절이다. 1980년대 중반 여직원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바뀌면서 그녀에게 이른바 ‘전직(轉職)고시’의 기회가 왔다. 전직고시란 여자 사원이 남자 직원 자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승진 시험으로, 당시 여직원들 사이에선 ‘신분 상승을 향한 고시’로 통했다고 한다.200여명이 응시해 2명을 뽑았는데 그녀가 합격했다. 여성 최초의 대리 승진과 함께 배치받은 곳은 홍보실. 영업 등 핵심 부서가 아니어서 이른바 ‘유리벽’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지만 그녀에겐 두번째 기회가 되었다. 유리벽은 ‘동등한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하지만 막상 중심부에는 편견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승진에서의 남녀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과 구분된다. 10년 동안 홍보업무를 맡으면서 신문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홍보 업무는 그녀에게 3가지 강점을 길러주었다. 먼저 그녀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과 내용을 효과적이며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터득했다. 또 홍보를 위해선 회사 금융상품의 특징을 정확히 알아야 했고, 경쟁사 상품도 꿰뚫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회사를 설명하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길러졌다. ●여성의 섬세함으로 ‘맞춤형 영업´ 박 상무는 “기왕 하는 일이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모든 일을 꼼꼼하게 했을 뿐”이라며 “여성이면서, 처음이라는 희소가치도 영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겸손해했다. 그녀는 “남성들의 변화무쌍한 인맥 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술이나 골프 등 힘겨운 남성문화는 깨끗이 포기했다.”면서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고객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여성 후배들에게 “성형수술이나 명품 쇼핑은 잊어버리고 신문읽기 등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그녀는 “진짜 부자는 허튼 생각을 하지 않고 절약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고 PB영업의 경험을 전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는 사람이 성공하는데, 기회를 제때 잡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직장 여성들은 종종 자신의 나이를 잊고 사는데, 축구선수 안정환씨의 어머니가 나보다 불과 한살 위라는 사실을 스포츠신문에서 읽고 ‘허걱’(인터넷상의 표현) 했다.”면서 웃었다. 그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박 상무가 오늘도 나이를 잊고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박미경 상무는 ▲1959년 서울 출생▲서울여상, 덕성여대 회계학과 졸업▲1977년 한국투자신탁 입사▲1988년 증권업계 최초 여성 사원의 대리 승진▲2000년 첫 여성 지점장▲2002년 첫 여성 홍보실장▲2004년 첫 여성 PB센터장▲2005년 마제스티클럽 부장▲2006년 4월 PB영업본부 상무
  • [월드이슈] 주요국가 젊은이 취업률 기상도

    경제가 살아난 일본 젊은이들은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할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미국 젊은이들의 취업사정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회원국 젊은이들의 앞날은 장밋빛이 아니다. 물론 노동시장이 유연한 일부 나라들은 예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울상을 짓는 대학졸업자들이 많다. 희비가 엇갈리는 주요국 젊은이들의 취업전선을 짚어 본다. ■ 일본- ‘구인난’ 대기업 내년 인력 벌써 채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가 꾸준한 활황을 보이면서 장기간 계속됐던 ‘취직 빙하기’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특히 대학졸업자 고급인력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부족한 구인난 현상까지 벌어져 입도선매식 인재확보 경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단기경기관측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인력난 현상이 나타났다. 전(全)산업고용지수는 3포인트 떨어진 마이너스 7로 지난 14년사이 최저치였다. 이 지수는 ‘인력이 넘친다.’고 응답한 수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를 뺀 것이다. 마이너스는 구인난을 뜻한다. 5일 니혼게이단렌에 따르면 올봄 인력 확보전이 치열, 채용계획인원을 못채운 기업이 절반에 가까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211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1차집계 조사 결과 내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21.3% 늘 전망이다.3년연속 20%대의 증가다. 일선 기업들의 내년 인력채용경쟁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새 학년은 4월 시작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달 말부터 내년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오는 7월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액정이나 PDP 등 세계적인 첨단전자제품 제조장비 생산업체인 중견기업 알박은 올봄 12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려 했으나 70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벌써 2007년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 우수인재 확보에 나섰다는 게 이 회사 쓰네미 요시히로 상무의 말이다. 우수인력 확보 묘안도 쏟아지고 있다. 소니는 올봄부터 채용 제도를 대폭 바꿔 봄부터 여름까지 4회에 걸쳐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특히 내정자는 입사일을 2년간 유예할 수도 있다. 취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망설이는 우수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정식입사 전 ‘내정’단계에서 배치 부서를 미리 정해 주는 ‘배속예약채용제’를 신설, 인재를 유혹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업체인 오쿠네트는 내년도 채용 때 우수자원을 확보하려고 올봄 입사한 사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구입권)을 제공했다. 이처럼 우수학생은 여러 곳에서 내정을 받지만 좀처럼 취업이 어려운 학생도 있는 등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aein@seoul.co.kr ■ 미국-간호사등 품귀… 중기 일자리 쏟아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경제는 고유가 등의 악재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자리도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일부 분야와 지역에서는 구인난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넉달간 월 평균 22만 6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선트러스트뱅크의 경제분석가 그레고리 밀러는 “미국 경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수요가 늘어난 분야는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의 일자리를 망라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최근 건설 노동자, 간호사, 공인회계사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대학 졸업예정자 등 취업 희망자들을 상대로 스카우트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구인 활동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1990년대 후반 ‘신 경제’ 거품이 꺼진 뒤 처음”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동력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첨단 테크노 기업들은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내세워 최고급 연구인력 영입에 나서지만 전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제너럴모터스(GM), 포드,AT&T와 같은 거대기업들은 경영난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으로 대량 해고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중소 도시에 기반을 둔 소규모 보험사 등 서비스 업종과 건설회사들이 고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하와이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관광객이 많아 서비스업으로 인력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건설 노동자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맨파워의 제프리 조레스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업사원, 엔지니어의 순서로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인재 부족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인난은 최근 의회에서 논란이 되는 이민법 개정 과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상원에서 논의중인 법안에는 특히 극심한 구인난을 겪는 간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간호인력은 무제한 영입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dawn@seoul.co.kr ■ 중국-대졸자 많은데 농민공 부족 ‘양극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대학졸업자는 울고, 농민공(農民工)은 웃고….´ 2006년 중국의 노동시장 전망도는 대졸자에게 더욱 암울하다. 경제의 성장 속도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중국 노동부가 올 1월 10개 업종 3000개 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한 결과 2006년 기업의 고용은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시장에서는 농민공이 부족해지면서 농민공 급여는 줄곧 인상돼 왔다.2003∼2005년 농민공 급여는 33% 가량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올 초에 나온 한 또 다른 통계는 중국 노동시장에 충격을 던져 줬다. 같은 기간 중국 대학 졸업생의 평균 월급은 37위안(약 4400여원)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도시 농민공의 실제 월평균 수입인 1000위안(약 12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월급 500∼600위안짜리 직장에 대졸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가 됐다. 중국 관계 당국은 이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 몇년간 크게 늘어난 대학 신입생 규모에서 찾고 있다. 그 결과 대학생 취업난이 가중되고 대졸자의 급여도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인재 수급의 불균형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미숙련공에 대한 고용은 정체되고 숙련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구조적인 현상이지만 대비가 부족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중국이 대학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정작 경제발전 속도에는 인재 수급이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 일부 기업들은 고급 기술 노동자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올해에는 이같은 현상이 훨씬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기술자 부족현상은 앞으로 5∼10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 젊은층 고소득자가 속속 배출되는 현상과 맞물려 젊은이들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중국은 지난 20여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유학생들의 국내 복귀를 통해 고급 인재를 충당해야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올해 연구·개발(R&D)분야 집중 육성을 천명한 만큼 이 분야에서의 인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 유럽-기존 15개 회원국 청년실업률 16.7%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들의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가 청년실업이다.EU의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신규가입 10개국을 제외한 기존회원 15개국의 2005년 기준 25세 미만 청년실업률은 16.7%로 전체 실업률(7.9%)보다 2배나 높다. 각국 정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만성적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대책은 약간씩 다르지만 젊은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재정지원,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이 주류다. 독일은 2004년부터 인센티브와 직무교육 두 가지를 동시에 취하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매년 3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벨기에는 직원이 50명 이상인 민간기업에 대해 최소 3%를 26세 미만으로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대신 신규채용자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분담한다. 스웨덴, 헝가리, 포르투갈도 25세 미만 젊은이를 채용하면 세금을 면제해 주고 비용부담을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한다. 스웨덴, 오스트리아는 14세 이상 청소년들이 원하면 무료로 직업교육을 시켜 준다. 스페인은 16∼21세 청년을 대상으로 직업 실습생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비정규직 제도도 활성화돼 있다. 실업문제, 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그 나라의 노동시장이 얼마나 유연한지에 따라 심각한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동정책 담당국장 레이몽 토레스는 “노동시장 유연화에 성공한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의 청년실업률은 8%대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아일랜드는 불과 10년 전만해도 젊은이 4명 중 1명꼴로 실업상태였지만 지금은 전체 실업률은 4.5%, 청년실업률은 8.3%다. 아일랜드의 경우 젊은이들의 수습기간은 1년이다. 이 기간 중 고용주는 직원의 능력이 미흡하거나 일자리가 줄면 이들을 해고할 수 있다. 프랑스도 뒤늦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로 의욕적으로 내놓은 새 고용법이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프랑스의 전체 실업률은 2005년 9.5%를 기록했으나 25세 미만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22.3%나 된다. lotus@seoul.co.kr
  • [월드이슈] 2050년엔 초고령사회…선진국에선 어떻게

    [월드이슈] 2050년엔 초고령사회…선진국에선 어떻게

    2050년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41.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41.7%에 이르게 된다. 이탈리아(41.3%)를 포함,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선진 각국은 정년 연장을 비롯, 다양한 고령자 취업 대책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이들이 실직할 경우 국가 재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까봐 연금 제도를 개혁하는 한편, 재취업 교육 시스템 정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진국의 고령자 취업 대책을 짚어본다.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는 고령자 취업 문제가 고용(노동)과 복지의 두 가지 방향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다. 한국이 1990년대 중반 제정한 ‘고령자 고용에 관한 법률’을 통해 노동 측면만을 강조해온 것과 차별화된다. 미국의 정책은 지난 1970년대 제정된 ‘미국 노인법’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의회가 복지부를 주무 부서로 상정해 만든 이 법에 따라 노인 고용 프로그램(SCSEP)이 마련됐다. 그러나 실제 집행은 노동부 몫이다. 이처럼 미국의 고령자 고용 정책 시스템이 다소 복잡해진 것은 노인 정책을 둘러싼 논쟁의 역사 때문이다. 1950∼60년대 초까지 미국은 고령자 고용을 노인 복지 차원에서 다뤘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부터 출산율 감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노동력 감소가 예견되자 산업계에서는 고령자를 노동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었다. 그러다가 다시 1980년대에 와서 “많은 수의 노인이 노동 시장에 남아 있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론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SCSEP의 주요 내용은 정부와 기업은 55세 이상 미국인에게 파트타임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업 훈련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책의 초점이 저소득층 노인에 맞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50개 주마다 지역 상황에 맞는 갖가지 고령자 고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미 정부가 여성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의 경우는 고용 측면에 더욱 중점을 두고, 고령자의 경우는 복지 측면을 좀더 강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의 고령자 고용 정책에는 반드시 재원 문제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지난해 10월 허브 콜(위스콘신주 민주) 상원의원이 제출한 ‘고령 노동자 기회 법안’도 고령자를 채용하는 기업의 의료보험 비용 등에 대한 세제 혜택과 고령자 취업 교육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이 법안 심사는 복지나 노동이 아닌 금융위원회에 배정됐다. 2005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65세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5%에 접근해가고, 올해부터는 아직도 활기찬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접어들자 복지 측면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능력’을 내세워 일자리를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직업은행처럼 고령 구직자와 능력있는 고령 노동자를 찾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다. 노인직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50대는 결코 스스로를 노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60대에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으며, 심지어 70대 구직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된 노인들은 굳이 직업을 찾기보다는 지역사회 등에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dawn@seoul.co.kr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은 고령화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고민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연금 재정의 고갈로 재정이 크게 압박받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호아킨 알무니아 통화 담당 집행위원이 EU 재무장관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에 따른 회원국 정부의 예산 압박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2020∼2040년 공공 재정 지출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국가들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정년 연장과 고령자 재취업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퇴직 연금 지출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단기적으로 EU가 제시한 재정적자 기준(국내총생산의 3% 이내)을 맞추기 위해서다. 독일 정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 퇴직 연금 지급을 줄이기 위해 새 연립정부 구성 때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최근에는 고령 실업자의 취업을 촉진시키기 위해 ‘50세 이상 취업 촉진책’을 발표했다. 취업촉진책에 따르면 기업이 55세 이상의 실직자를 새로 채용할 경우 해당 취업자의 재교육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기업이 부담하는 실업수당 적립금도 면제해준다.50대의 실업자가 취업할 경우 정부와 기업이 급여를 분담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스페인도 사람들이 더 오랜 기간 노동시장에 머물러 있도록 하고, 조기 퇴직을 줄이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호세 루이스 자파테로 총리는 최근 현행 법정 퇴직연령인 65세에 퇴직하는 사람보다 66세에 퇴직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연금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 근로기간이 30년은 돼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 조기 퇴직을 줄일 방침이다. 벨기에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퇴직 연령을 2008년부터 현행 58세에서 60세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근속 연수 하한선은 25년 이상에서 2008년 30년,2012년 35년 이상으로 각각 높아진다. 영국도 정년 연장을 추진 중이다. 영국 연금 위원회는 재정 붕괴를 피하려면 퇴직 연령을 2050년까지 68세로 높여야 한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터너 위원장은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효과적인 연금 제도를 유지하려면 2050년에는 수혜 개시 연령이 67∼69세가 돼야 한다.”며 2030년에는 66세로,2040년에는 67세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년 연장 방안은 지금까지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꼬박꼬박 세금을 낸 근로자들과 복지 및 연금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정년 연장 반대론자들은 고령자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lotus@seoul.co.kr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03년에 19%를 넘어섰다.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세계 최고의 노령 사회로 치닫고 있다. 특히 2차대전 직후인 1947∼49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 680만명 가운데 500만명 정도가 2007년부터 대량으로 퇴직하면서 기능 전수의 단절, 소비 위축, 연금 재정 바닥 등 갖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단카이 세대가 3년새 한꺼번에 퇴직하면 연금 부담이 너무 막중해져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들이 몇년이라도 더 이들을 품에 안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04년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개정,60세에서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우선 다음달부터 62세를 시작으로 고용 연장에 착수, 단계적으로 나이를 올려 2013년엔 65세까지 고용 연장을 확보한다는 장기 계획이다. 다만 기업들에 대한 강제성은 약해 정부의 의도가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법률 위반 사업주에게는 조언, 지도, 권고만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에게 조성금을 지원하고, 정년 연장을 위한 연수나 상담 서비스도 지원하는 당근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기능 전수라는 자체 필요에 의해 고용 연장을 단행할 전망이다. 후생노동성이 4월 고용연장을 의무화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 1만 2000여곳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조사한 결과,97.9%가 고용 연장 등의 대응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93.6%는 재고용을 하거나 근로조건을 바꿔 채용 계약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업체는 5.9%였으며, 정년을 폐지하겠다는 업체는 0.5%에 불과했다. 재채용때 봉급은 이전의 60% 안팎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다수 기업이 일률적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을 꺼리기 때문에 고용 연장 대상자를 선별하기 쉽고 임금도 대폭적으로 낮출 수 있는 1년 단위 재고용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원칙적으로 60세 정년을 맞는 모든 직원이 일정 자격을 갖추면 65세까지 재고용키로 하고 재고용된 이들을 ‘숙련 파트너’로 명명, 선택적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 소니의 경우 50세가 된 관리직 사원들은 신사업 개발을 위한 직무에 뛰어들 수 있게 했다. 산요전기는 고용 연장제를 도입,60세 이후 임금 등의 처우는 이전과 상관없이 철저히 능력에 따라 받게 만들었다. 정부는 또 지진이나 화산 폭발보다 더 무서운 재앙으로 불리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처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800조엔(약 66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채무 때문에 연금 지급연령을 65세로 단계적 상향하고 노인 의료 혜택을 축소하는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taei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3선 성공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벨로루시 대선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51) 대통령은 서방 세계에선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통한다. 그러나 옛 소련의 잔영에서 허덕이는 다른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와 달리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 속에 경제 안정을 이루면서 철권통치가 ‘먹히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최종 개표 결과 82.6%의 압도적 득표를 기록,2001년 재선 때 75.6%를 훨씬 웃돌았다. 제1야당 후보인 알렉산드르 밀린케비치(58) 전 민스크 시장은 6%를 얻는 데 그쳤다. 우크라이나(오렌지 혁명)와 그루지야(장미 혁명) 등 이웃 나라의 시민혁명 피로감이 더해가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야당을 조직적으로 탄압한 것도 주효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또다른 야당 후보인 알렉산드르 코줄린 사민당 대표와 운동원들을 체포했다.1999∼2000년 4명의 반체제 인사가 ‘사라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루카셴코는 이날 민스크 10월광장에 모인 1만명의 민주화 시위대를 겨냥,“오리 목을 꺾듯이 시위자의 목을 부러뜨릴 것”이라고 험악한 말까지 늘어놨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지구상 제1의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지난주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벨로루시가 폭정체제로 포함된 데 따른 반발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1994년 첫 민선 대통령에 오른 루카셴코는 초대 대통령에 한해 3선 연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고쳐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켰다. 초대 대통령의 임기를 7년으로 늘려 이미 12년을 집권해 온 터였다. 슈클로프의 홀어머니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82년 집단농장 관리인을 맡아 농업 경영에 수완을 발휘했다.1993년 부패척결위원장으로 강력한 활동을 펼쳐 국민 뇌리에 각인됐다. 1996년엔 러시아와의 경제통합, 러시아어 지위 격상, 연금 및 사회안전망 확충을 단행했다. 벨로루시는 지금도 신문 제호에 ‘소비에트´란 단어가 들어가며 국가정보기관은 ‘KGB´로 불린다. 벨로루시 경제는 러시아의 저가 천연가스로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 소련 동맹국에 제공하는 1000㎥당 55달러의 가스값은 친서구로 돌아선 우크라이나나 그루지야에 공급되는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2차대전 때 인구의 3분의 1을 잃은 벨로루시 국민은 내전가능성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BBC는 분석했다. 안정희구세력이 루카셴코의 두터운 지지층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전시작전권 환수준비에만 최소5년”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20일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하는 데 따른 로드맵을 언제까지 마련할지에 대한 합의를 이상희 합참의장과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이 4월 중순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윤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데는 준비 기간만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주한미군 이전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문제와 관련,“다른 부처는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하지만 환경부만 난처한 입장”이라고 말해 부처간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2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7차 한·미 미래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이같은 현안들이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된다. 한편 윤 장관은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 문제에 대해 “운동 종목과 대회 성격에 따라 다른 규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안에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일관성 있게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교류 장애 초래땐 유엔사지원 수용못해”

    주한 유엔군사령부가 지금은 남북관계 활성화를 측면 지원하고 있지만 만약 남북교류협력에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면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10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유엔사 조직이 커지면 남북교류협력에 간섭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지적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정부는 유엔사가 남북교류협력에 장애를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간 화해, 교류, 협력의 물줄기가 커지고 있고 유엔사는 법적·제도적 틀 내에서 이를 도와줄 것”이라며 “유엔사가 이를 방해하는 쪽으로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증언에서 ‘유엔사를 다국적연합군기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남북교류 활성화로 유엔사 업무가 증가해 인원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사측은 상주 연락장교를 파견하지 않고 있는 한국전쟁 참전국들에 대해 1∼2명의 상주장교를 파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미사일기술 획기적 도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단거리 미사일로 북한 미사일 기술의 ‘획기적 도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벨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지난 7일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쓴 기존의 것과 달리 고체연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하면서 “신뢰도가 더 높고, 전장에서의 기동과 운용이 쉬우며, 더 높은 정확도와 잠재력 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 체제에 대한 내부 도전 징후가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의 주된 관심은 체제를 공고히 유지하는 것으로 소수 엘리트 집단을 통해 북한 주민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김정일은 한반도 적화통일 정책을 아직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신뢰성있는 여론조사 결과 한국민의 77%가 미군의 지속 주둔과 미국과 강건한 동맹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국 생활 한달에 한·미동맹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청문회에 출석한 윌리엄 팰런 태평양사령관도 “한·미동맹은 건강하고 건전하다.”고 말했다.그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수가 최대 3기일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팰런 사령관은 또 현재 한·미간에 진행 중인 전시작전권 이양을 비롯한 지휘통제권 협상의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이 추가로 감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한·미 양국은 2008년까지 1만 2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팰런 사령관은 “현재 미국측에 있는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되가져갈 경우 주한미군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데 관한 추가 협상이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지상군의 주된 임무를 한국 육군과 해병대가 떠맡을 경우 미국이 할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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