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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귀화 신인, 내일은 태극마크… 169㎝ 키로 프로배구 벽 뚫은 소녀

    오늘은 귀화 신인, 내일은 태극마크… 169㎝ 키로 프로배구 벽 뚫은 소녀

    윙스파이커·리베로 두개 포지션 소화33% 최악 취업률 넘고 수련선수 입단“배구여제 김연경과 한 팀 영광스러워”새아버지 따라 2009년부터 한국 생활 옥돌 ‘무’ 맑을 ‘린’ 이름으로 작년 귀화벨라루스 태생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19)은 지난 22일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배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 V리그 출범 이래 최저 취업률인 33%를 뚫고 귀화 선수로는 KGC인삼공사 이영(중국 태생, 은퇴) 이후 역대 2번째로 프로 배구 선수가 된 것. 상위 지명 선수와 달리 정식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 수련 선수지만 연봉 2000만원의 엄연한 프로 선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지명된 13명 신인 선수 중 12번째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세화여고에서는 그가 유일했다. 현무린은 23일 “처음 호명됐을 때 세화여고까지만 듣고 제 이름을 못 들었다”며 “드래프트를 함께 지켜보던 친구들이 나오라고 해서 그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이후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먼저 러시아어로 “저를 뽑아준 흥국생명에 감사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한 뒤 다시 한국어로 주변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멈추는 기분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2001년생인 그는 체육 교사인 어머니가 한국인 새아버지와 재혼한 뒤 2009년 한국으로 와 ‘율리아 카베트스카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귀화 절차를 밟으면서 그의 아버지가 지어준 한국 이름 무린(珷潾)은 한자로 옥돌 무(珷)에 맑을 린(潾)으로 맑고 밝은 삶을 살라는 의미다. ‘한국에서 귀화인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느냐’고 묻자 그는 “어떤 사람은 제가 ‘외모 때문에 프로에 뽑혔다’고 말했다”며 “사람들이 하는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점, 뚜렷한 자기 목표, 배구에 대한 강한 열정이 기회를 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무린은 이번 드래프트에 소화 가능한 포지션으로 윙스파이커뿐만 아니라 리베로도 적어냈다. 배구 선수치고 작은 신장(169㎝)인 그는 고교 때까지 윙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수비에도 강점이 있다. 그는 “키 작다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레프트로 공을 때려 본 경험이 공을 받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수비가 재밌고 서브에도 자신 있다”며 “시키는 대로 다 소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어릴 적 우상인 ‘배구여제’ 김연경과 한 팀에서 뛰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영광스럽다”며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태극마크를 함께 달고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 “김연경 선수와 태극 마크도 함께 달고 싶어요”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 “김연경 선수와 태극 마크도 함께 달고 싶어요”

    푸른 눈의 한국인 현무린 흥국생명 지명V리그 여자부 역대 최저 취업률 33% 뚫고역대 귀화 선수로는 두번째로 프로 입단올해 ‘배구명문’ 세화여고에서는 유일벨라루스 태생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19)은 지난 22일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V리그 출범 이래 최저 취업률인 33%를 뚫고 귀화 선수로는 KGC인삼공사 이영(중국 태생, 은퇴) 이후 역대 2번째로 프로 배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 상위 지명 선수와 달리 정식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 수련 선수지만 연봉 2000만원을 받는 엄연한 프로 선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지명된 13명 신인 선수 중 12번째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세화여고에서는 그가 유일했다. 현무린은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 호명됐을 때 세화여고까지만 듣고 제 이름을 못 들었다”며 “드래프트를 함께 지켜보던 친구들이 나오라고 해서 그제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이후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먼저 러시아어로 “저를 뽑아준 흥국생명에 감사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한 뒤 다시 한국어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멈추는 기분이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2001년생인 그는 체육 교사인 어머니가 한국인 새아버지와 재혼한 뒤 2009년 한국으로 와 ‘율리아 카베트스카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귀화 절차를 밟으면서 그의 아버지가 지어준 한국 이름 무린(珷潾)은 한자로 옥돌 무(珷)에 맑을 린(潾)으로 맑고 밝은 삶을 살라는 의미다. ‘한국에서 귀화인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냐’고 묻자 그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외모 때문에 프로에 뽑혔다’고 말했다”며 “사람들이 하는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점, 뚜렷한 자기 목표, 배구에 대한 강한 열정이 기회를 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 선수는 이번 드래프트에 소화 가능한 포지션으로 윙 스파이커 뿐만 아니라 리베로도 적어냈다. 배구 선수치고 작은 신장(169cm)인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윙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수비에도 강점이 있다. 그는 “키 작다고 기 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레프트로 공을 때려 본 경험이 공을 받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수비가 재밌고 서브에도 자신있다”며 “시켜주시는대로 다 소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어릴 적 우상인 ‘배구여제’ 김연경과 한 팀에서 뛰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영광스럽다”며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태극마크를 함께 달고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패스” “패스” 무려 17번… 역대 가장 슬픈 女배구 신인 드래프트

    “패스” “패스” 무려 17번… 역대 가장 슬픈 女배구 신인 드래프트

    올해 여자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는 V리그 출범 이래 역대 가장 슬픈 드래프트로 기억될 전망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한 6개 구단 감독들은 30번의 지명 기회 가운데 지명 포기를 뜻하는 ‘패스’를 17번 외쳤다. 10여년 배구 인생의 결실을 맺는 이 자리는 아직 고3인 드래프트 대상 선수들에게 잔인하리만큼 냉정했다. 그래서인지 GS칼텍스에 2라운드 6순위(전체 12순위)로 지명된 센터 오세연(중앙여고)은 이호근 아나운서와의 화상 인터뷰 내내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선수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열린 이날 드래프트를 온라인 생중계로 각자 학교에서 지켜봤다. 이날 15개 고교 39명의 선수 중 13명(33%)만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나날이 커져 가는 여자배구의 인기 이면에 가린 서글픈 현실인 셈이다. 최근 10년간 가장 적게 지명된 해(2012, 2016, 2017년)에도 지명 신인이 16명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또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적은 선수가 지명된 2006~07시즌에도 24명 중 11명(45.8%)이 지명돼 ‘취업률’이 30%대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고3 선수들이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예년에 비해 훨씬 적었다. 지난 19~20일 한 명이라도 더 입단시키려는 학부모 35명이 합심해 비공식 트라이아웃을 열기도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수련 선수로라도 선발하려고 노력했지만 엔트리가 꽉찬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면서 “많이 아쉽고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2위 GS칼텍스가 4%(구슬 100개 중 4개) 확률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을 잡았다. 이소영·강소휘 등 우수 레프트 자원이 넘치는 GS칼텍스는 안정적인 공 배급이 돋보이는 세터 김지원(왼쪽·제천여고)을 선택했다. 반면 지난 시즌 꼴찌로 가장 많은 구슬(35개)이 추첨 기구 안에 들어 있던 한국도로공사는 4순위로 밀렸다. 이미 2순위 KGC인삼공사와 3순위 IBK기업은행이 올해 최대어로 평가받던 이선우(가운데·남성여고)와 최정민(오른쪽·한봄고)을 뽑아 간 뒤였다. 윙스파이커 자원인 둘은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공격력을 검증받았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잠시 시간을 가진 뒤 신장은 작지만 공수에 두루 준수한 기량을 갖춘 김정아(제천여고)를 택했다. 흥국생명은 날카로운 서브가 강점인 세터 박혜진(선명여고)을 호명했고, 현대건설은 리베로 한미르(선명여고)를 택했다. 벨라루스 출신 귀화 선수 현무린(세화여고)이 흥국생명 지명을 받아 막차를 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0~21 여자 신인 드래프트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잔인한 해로 기억될듯

    20~21 여자 신인 드래프트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잔인한 해로 기억될듯

    2020~2021 시즌 여자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는 V리그 출범 이래 역대 가장 슬픈 드래프트로 기억될 전망이다. 6개 프로 구단 감독들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 30번의 지명 기회 가운데 지명 포기를 뜻하는 ‘패스’를 17번 외쳤다. 10여년 간의 배구 인생의 결실을 맺는 이 자리는 아직 고3인 선수들에게 잔인하리만큼 냉정했다. GS칼텍스에 2라운드 6순위(전체 12순위)로 지명된 센터 오세연(중앙여고)은 이호근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내내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총 15개 학교 39명의 선수 중 단 13명(33%)만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최근 10년 간 가장 적게 지명된 해(2012년, 2016년, 2017년)에도 지명 신인이 16명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적은 선수가 지명된 06~07시즌에도 24명 중 11명(45.8%)이 지명돼 ‘취업률’이 30%대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선수들이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예년에 비해 훨씬 적었다. 지난 19~20일 한 명이라도 더 선수들을 보내려는 선수 35명 부모가 합심해 비공식 트라이아웃을 열기도 했다.지난 시즌 2위 GS칼텍스가 4% 확률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을 잡았다. 이소영·강소휘 등 팀 내 우수 레프트 자원이 넘치는 GS칼텍스는 세터 김지원을 선택했다. 제천여고 주장 김지원은 안정적 볼 배급을 통해 팀의 선전을 이끌었다.반면 가장 많은 구슬(35개)이 들어 있던 한국도로공사는 4순위로 밀렸다. 이미 2순위 KGC인삼공사와 3순위 IBK기업은행이 올해 최대어로 평가받던 이선우(남성여고)와 최정민(한봄고)를 차례로 뽑아간 뒤였다. 윙스파이커 자원인 두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공격력을 검증받았다. 다만 리시브 가담이 좋은 이선우가 좀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잠시 시간을 가진 뒤 김정아(제천여고)를 택했다. 그는 신장은 작지만 공수에서 모두 준수한 기량을 갖췄다. 흥국생명은 날카로운 서브가 강점인 세터 박혜진(선명여고)를 호명했고, 김연견의 대체 자원 발굴을 모색해온 현대건설은 리베로 한미르(선명여고)를 택했다. 벨라루스 출생 귀화 선수 현무린(세화여고)이 흥국생명 지명을 받아 수련 선수로 프로 입단 막차를 탔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드래프트 전반에 관해 묻자 “좀 많이 아쉽다. 우리 팀은 엔트리가 찬 상황이었다. 수련 선수로라도 선발하고자 노력했지만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구단이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많이 아쉽고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심경이다” 라고 말했다.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속보] 러시아 한국인 입국금지 해제, 정기항공편 27일 운항

    [속보] 러시아 한국인 입국금지 해제, 정기항공편 27일 운항

    러시아가 이달 말부터 한국과의 항공편 재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도 해제한다고 20일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한국과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 국민에 대해 코로나19로 취해졌던 입국 금지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18일 한국과의 정기 항공편 운항을 이달 27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지난 3월 중순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3월 말부터는 국제선 정기 항공편 운항을 금지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기는 인도] “진흙탕 뒹굴면 코로나19 예방!” 외치던 국회의원 확진 판정

    [여기는 인도] “진흙탕 뒹굴면 코로나19 예방!” 외치던 국회의원 확진 판정

    진흙탕에서 뒹굴며 소라껍데기를 입으로 불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던 인도 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더뉴인디안익스프레스 등은 인도 국회의원 수십 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6개월 만의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상·하원 의원 800여 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현재까지 상원의원 8명, 하원의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회 직원 50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는 자신만의 코로나19 예방법을 소개했던 하원 의원 수크비르 싱 자우나푸리아도 포함됐다. 인도인민당 소속 로크사바(하원) 의원인 자우나푸리아는 민간요법으로 충분히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 장본인이다.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밖으로 나가 비를 맞고, 흙에서 뒹굴고, 농장에서 일하고, 소라껍데기를 불라.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접 진흙탕에서 비를 맞으며 소라껍데기를 부는 모습도 공개했다. 하지만 감염을 피하지는 못했다. 14일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의 민간요법 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자가격리 중인 자우나푸리아 의원은 익히지 않은 채소를 통으로 먹고, 참기름과 구강청결제를 섞어 만든 정체불명의 액체로 매일 코세척을 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리를 세우고 누워 발바닥을 맞으면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다는 황당한 치료법도 홍보 중이다. 곁에서 자신을 돌보는 보좌진과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 게 아이러니하다. 지지자들은 자우나푸리아 의원의 쾌유를 빌며 호응하고 있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8일 기준 인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21만 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8만4000명대다. 적절한 코로나19 예방법을 알리고 방역에 앞장서야 할 정치인이 도리어 근거 없는 민간요법으로 혼란을 부추긴 사례는 또 있다. 인도 정당 중 하나로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인 ‘힌두 마하사브하‘ 대표는 불 앞에서 힌두교 의식을 행하면서 소의 오줌이나 똥을 몸에 바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고 바이러스가 세계에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모아 단체로 소 오줌 시음파티를 열었다. 멕시코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부적이 자신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코로나19를 집단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보드카를 마시고 전통 사우나를 하면 거뜬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다가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실종된 벨라루스 野인사, 국가안보 위협 혐의 기소

    반정부 시위가 5주째 이어지는 벨라루스에서 야권 핵심 인사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가조사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정권 찬탈 혐의로 체포된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간부 마리야 콜레스니코바(38)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위를 했다”며 기소했다.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질 수 있다. 콜레스니코바는 지난 7일 수도 민스크에 있는 국립미술관 앞 도로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괴한들은 콜레스니코바를 강제로 미니버스에 태우고 황급히 떠났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하루 뒤인 8일 벨라루스 정부는 콜레스니코바가 우크라이나로 가려고 시도해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콜레스니코바가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여권을 찢었다며 망명 시도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달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다시 80%의 득표율로 승리해 여섯 번째 임기를 시작했지만 벨라루스 국민들은 “부정선거”라며 연일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역시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이날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였다. 루카셴코를 벨라루스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시위 진압 과정에서) 평화 시위자 7500명 이상이 구속되고 500건 이상의 가혹 행위가 보고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면초가’ 푸틴·루카셴코 동상이몽 정상회담

    ‘사면초가’ 푸틴·루카셴코 동상이몽 정상회담

    NYT “루카셴코, 푸틴에 쩔쩔매는 모습러, 루카셴코 대체 후보 찾기 시작했을 것”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퇴진 시위로 난타당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경제 및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도 극동에서의 반정부 시위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에 대한 진상 규명 압박을 받고 있다. 푸틴은 이날 흑해의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한 루카셴코와 4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고 벨라루스를 “가장 긴밀한 동맹”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15억 달러 지원과 이날부터 1년간 양국 합동 군사훈련도 약속했다. 회담이 시작되자 루카셴코는 러시아를 조국의 “큰형”이라고 부르며 회담 내내 독립국 지도자라기보다는 하급관료나 학생처럼 무릎 위에 노트를 펴고 푸틴의 말을 받아 적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비꼬았다. 각각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6주째 열린 퇴진 시위와 독극물 중독 책임자 처벌 요구로 사면초가에 빠진 이들의 회담에서 표면적인 환대와는 다른 기류가 흘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루카셴코는 푸틴이 말을 마치자 불편한 듯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기도 했다. 푸틴에게 이웃 나라 지도자가 국민 시위로 쫓겨나는 것은 러시아 국민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보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러시아 국제문제협의회 안드레이 코토노프는 NYT에 “푸틴은 한 번도 루카셴코를 좋아하거나 신뢰한 적이 없지만, 시위가 확산하는 것은 러시아에도 심각한 실존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루카셴코를 무한정 지원하는 것은 러시아에도 큰 위협”이라며 친러시아 성향의 이웃 국가들도 멀어지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라루스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인 알렉산더 클라스코스키는 AP에 “푸틴은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듯이 루카셴코를 대체할 후보를 찾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나발니의 중독 사건과 관련해 독일에 이어 프랑스와 스웨덴도 독극물을 확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푸틴을 압박했다. 간단한 거동이 가능할 만큼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진 나발니는 15일 인스타그램에 병상에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모두 그리웠다. 어제부터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호흡이 가능하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독극물에 당할 뻔한 나발니 “걸을 수 있고 러시아 귀국 희망해”

    독극물에 당할 뻔한 나발니 “걸을 수 있고 러시아 귀국 희망해”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증세를 치료 중인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 의료진이 그가 빠르게 회복해 병상에서 잠깐 일어서는 등 거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고 영국 BBC가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시베리아 톰스크를 출발한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쓰러져 옴스크 병원으로 후송된 지 이틀 뒤 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지 18일 만인 지난 7일 깨어나 회복 중이다. 그는 15일 인스타그램에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안녕, 나발니입니다. 여러분이 몹시 보고 싶네요.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어제 하루 종일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적었다. <-- MobileAdNew center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나발니가 완치 후 러시아로 귀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모든 러시아 국민은 출국하고 귀국할 자유가 있다. 러시아 국민이 건강을 회복한다면 모두가 기쁠 것”이라고 논평했다. 페스코프는 ‘만일 나발니가 러시아로 돌아오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본다”면서 “그런 만남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익명의 독일 보안기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나발니가 독일에 망명하지 않고 현지에서 치료를 끝낸 뒤 러시아로 귀국해 해오던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아침 내내 기자들이 내게 문자를 보내 알렉세이가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묻는다. 다시 한번 모든 분에게 확인할 수 있는데 다른 선택은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이 “살인 미수”라고 부르며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살인 미수 정황과 책임자를 지체 없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이 전했다. 그는 독일의 결론과 동일하게 나발니가 신경안정제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푸틴 대통령에게 알리며 이는 화학무기 사용에 관한 국제규범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두 정상의 통화가 프랑스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전하면서 관련 상황이 상세히 논의됐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의 부적절성을 강조했다”면서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독일 전문가들이 러시아로 나발니 검사 결과에 따른 공식 결론과 생체 자료를 전달하고 러시아 의료진과 공동 작업에 착수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이 밖에도 벨라루스 정국, 우크라이나 내부 분쟁, 리비아 내전 상황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교환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들도 독일 정부의 요청을 받아 검사한 결과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다고 ntv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도 나발니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보냈다고 말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는 1997년 국제적으로 발표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근거로 1997년 화학무기의 비확산을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독일이 다른 국가와 국제기구에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 여부를 검사하도록 한 것은 자체 검사 결과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성을 높여 기정사실화하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과 나발니를 치료했던 옴스크 병원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를 독극물로 살해하려 한 사건과 별개로 동기 및 과정, 배후를 직접 조사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영국 당국은 러시아 정보요원이 노비촉 공격을 했다고 결론 내린 뒤 이를 근거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제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대 “루카셴코·푸틴 정상회담 반대”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대 “루카셴코·푸틴 정상회담 반대”

    1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대선 불복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자가 방패막을 친 경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15만명이 넘는 시민이 시내를 행진하며 14일로 예정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비난했다. 지난달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80%의 지지율로 여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6주째 이어 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가 이번 시위 진압을 명분 삼아 루카셴코 대통령을 몰아내고 벨라루스를 흡수하려는 시도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민스크 EPA 연합뉴스
  • 인종차별 희생자 7人, 오사카 정상 가는 길 함께했다

    인종차별 희생자 7人, 오사카 정상 가는 길 함께했다

    아자란카 꺾고 3번째 그랜드슬램 우승남녀 통틀어 아시아 국적 최다승 달성 1회전 마스크 ‘브리오나 테일러’부터 결승까지 조지 플로이드 등 7명 알려“사람들이 검색이라도 해보도록” 의지“인종차별에 대해 얘기하게 하고 싶었다.” 혼혈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23·일본)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베테랑’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를 2-1(1-6 6-3 6-3)로 꺾고 우승했다. 2018년 이 대회를 통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뒤 지난해 호주오픈에 이어 통산 세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다. 그의 우승은 또 남녀를 통틀어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역대 첫 메이저 단식 최다(3회)우승이다. 오사카 이전에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등에서 두 차례 우승한 리나(중국·은퇴)뿐이다. 상금은 300만 달러(약 35억 6000만원). 카리브해의 아이티 출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인 그는 특히 이번 대회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7차례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각기 다른 이름을 적어넣은 검정색 마스크를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같은 국적의 도이 미사키와 치른 여자단식 1회전에 ‘브리오나 테일러’라는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온 그는 이후 2회전에 엘리야 매클레인, 3회전 아흐무드 아버리, 16강전 트레번 마틴, 8강전 조지 플로이드, 4강전 필란도 카스티예에 이어 이날 결승에는 타미르 라이스라는 이름이 쓰인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 모두 미국 내 인종 차별의 흑인 희생자다. 오사카는 1회전 경기를 마친 뒤 “경기가 전 세계에 중계될 텐데 희생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를 보고 인터넷 검색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결승전까지 7장의 마스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목표대로 7명 희생자의 이름을 전 세계 스포츠 팬에게 알린 오사카는 시상식에서도 “마스크를 한 건 인종 차별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사카는 자신 스스로를 ‘흑인 여성’이라고 거리낌 없이 칭하고 있다. 그의 코치 빔 피세티는 “마스크 착용이 확실히 오사카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사카는 ‘오픈시대(1968년)’ 이후 2002년 제니퍼 캐프리어티(미국·은퇴) 등에 이어 메이저 여자단식 결승 3전 전승을 기록한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또 현역 중 최다 우승 순위에서도 세리나(23회)·비너스 윌리엄스(7회·이상 미국), 킴 클레이스터르스(4회·벨기에), 안젤리크 케르버(3회·독일) 등에 이어 역시 5번째다. US오픈 이전 9위에서 다음 주 발표될 세계랭킹을 3위로 예약한 그는 또 이번 우승으로 세리나를 포함한 여자 코트의 ‘춘추전국시대’를 끝낼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2017년 프랑스오픈부터 이번 US오픈까지 13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오사카와 시모나 할레프(2회·루마니아)뿐이다. 한편 14일 열리는 남자단식 결승은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과 알렉산더 츠베레프(7위·독일)의 대결로 펼쳐진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오사카 나오미 7번째 마스크의 주인공은?

    오사카 나오미 7번째 마스크의 주인공은?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아이티계 일본 출신의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23)가 13일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베테랑’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를 2-1(1-6 6-3 6-3)로 꺾고 우승했다. 2018년 메이저대회로는 첫 우승 이후 2년 만에 US오픈 정상에 복귀한 오사카는 지난해 호주오픈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했다. 우승 상금은 300만달러(약 35억 6000만원)다. 아시아 선수가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건 역대 처음이다. 중국의 리나가 2011년 프랑스오픈, 2014년 호주오픈 등 2회 우승한 것이 이전까지 아시아 선수의 최다 우승 기록이었다.또 오사카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 성적 3전 전승을 기록한 통산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이미 은퇴한 선수들인 버지니아 웨이드(영국), 모니카 셀레스, 린지 대븐포트,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가 오사카에 앞서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전 전적 3전 전승을 달성했다. 최근 사례는 2002년 호주오픈의 캐프리아티였다.오사카는 특히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사람 이름이 적힌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1회전 경기에 ‘브리오나 테일러’라는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온 그는 이후 엘리야 매클레인, 아흐무드 아버리, 트레번 마틴, 조지 플로이드, 필란도 카스티예에 이어 결승에는 타미르 라이스라는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인해 억울하게 숨진 흑인 피해자들이다. 특히 ‘결승 마스크’의 주인공인 라이스는 2014년 10월 22일 사망 당시 당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사는 12세의 흑인 소년이었다. 그는 장난감 총을 갖고 있다가 “한 남자가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신고한 한 남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 2명에게 총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당시 신고한 이 남성은 2분 뒤 다시 급히 경찰에 전화를 걸어 “그가 갖고 있는 것은 가짜(장난감) 총인 것 같다. 아마 청소년인 듯 보인다”고 신고를 정정했지만 이미 출동한 두 명의 경찰에게 이 말은 늦게 전달됐다.오사카는 1회전 경기를 마친 뒤 “이 경기가 TV로 전 세계에 중계될 텐데 희생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이 마스크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며 “결승전까지 7장의 마스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목표대로 7명 희생자의 이름을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알렸고, 시상식에서도 “마스크의 취지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그는 이 대회 전에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서던오픈 때도 당시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경찰로부터 총격을 받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에 항의해 4강전에 기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오사카는 일본 국적이지만 아버지(레너드 프랑수아)가 아이티 출신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아이티는 인구 대부분이 흑인이고 오사카 자신도 스스로 ‘흑인 여성’(Black Woman)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오사카의 코치 빔 피세티는 대회 기간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마스크 착용이 확실히 오사카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1세트를 불과 26분 만에 1-6으로 힘없이 내준 이후 반격에 나선 상황에 대해 오사카는 “1시간도 안 돼서 진다면 좀 창피할 것 같았다”고 특유의 무표정하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친 그는 “많은 선수가 우승 직후 그대로 쓰러지는 모습을 봤는데 그렇게 하면 다칠 우려가 있어서 안전하게 누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벨라루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외교관들 만나는데 문을 똑!똑!똑!

    벨라루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외교관들 만나는데 문을 똑!똑!똑!

    201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가 9일 수도 민스크의 자기 아파트에 와달라고 취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먼저 집에 초대한 사람들이 있었다.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이었다. 안느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여러 외교관들이 알렉시에비치와 어울려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불청객들이 있었다. 누군가 현관 문을 두들기거나 전화를 걸어 괴롭혔던 것이다. 알렉시에비치는 외교관들과 만나기 전부터 복면을 쓴 남자들이 자신의 아파트에 침입하려고 애쓰더라고 했다. 기자와 작가를 겸하고 있는 그녀는 결국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불러 들여 괴한들이 수상한 짓을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었다. 알렉시에비치는 벨라루스 펜 센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야권에 대한 희롱과 검속, 강제 출국은 평화로운 시위를 심각하게 해치는 짓”이라고 개탄한 뒤 “이때까지만 해도 이런 사진을 공유하며 행복했다”고 비꼬았다. 이어 “우리는 이 사회에서 대화를 시작하길 원한다. 우리는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우리 나라를 분열시키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위원회가 봉기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나라가 전복됐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 정부가 지난달 5일 치러진 대선 이전부터 실시한 야당 인사 검거 열풍에 맞서 출범한 야권 조정위원회 임원 중 한 명으로 벨라루스 당국에 의해 검속되지 않은 마지막 한 명이었다. 대선 이후 이른바 여걸 3인방 중 한 명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가 보안당국에 의해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당할 뻔했다가 여권을 찢어 차 밖으로 던져 버리는 바람에 민스크의 한 구치소에 구금됐다. 당국은 그녀가 몰래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달아나려다 붙잡힌 것이라고 둘러댔다. 이날도 변호사 겸 조정위원회 위원인 막심 즈낙(39)이 수도 민스크에서 사복 차림에 복면을 쓴 남자들에게 길거리에서 끌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조정위원회 공보실은 즈낙이 지난달 대선에 입후보하려다 체포된 전 은행가 빅토르 바바리코의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 있다가 끌려 갔다고 전했다. 원래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었는데 동료가 전화를 걸었을 때 즈낙은 누군가 왔다며 문을 열어줬다가 검거당했으며 문자로 “복면들”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고 했다. 그는 그 뒤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전날에만 전국적으로 진행된 시위와 집회에 참여한 121명이 구금돼 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대선 직후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이웃 리투아니아로 피신한 대선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찾아 대학 강연을 하며 벨라루스에서의 시위가 평화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즈낙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청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는 14일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에너지 협력, 지역 갈등과 많은 다른 의제들을 놓고 회담할 것이라고 러시아 RIA 통신이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벨라루스 野 지도자 콜레스니코바 여권 찢어 던져버려 출국 모면”

    “벨라루스 野 지도자 콜레스니코바 여권 찢어 던져버려 출국 모면”

    “보안당국 요원이 납치해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시키려 하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가 여권을 찢은 다음 자동차 밖으로 던져버렸다.” 8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완전히 다른 얘기가 전해졌다.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로 인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전날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끌려간 것으로 알려진 야권 지도자 셋 가운데 마리야 콜레스니코바만 당국에 체포됐다. 당국은 그녀가 몰래 우크라이나로 달아나려는 것을 적발해 체포했으며 다른 두 남성은 달아났다고 8일 발표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보안당국 발표와 정반대로 당국이 이들 셋을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시키려다 둘만 성공하고 콜레스니코바는 출국시키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콜레스니코바와 함께 민스크에서 백주대낮에 납치돼 강제 출국된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공보서기 안톤 로드녠코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한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 대선 불복의 구심점이 된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인 콜레스니코바의 참모다. 로드녠코프는 “콜레스니코바가 (자동차) 뒷좌석에 처박혀 있었는데 어디로든 떠나지 않겠다고 절규했다. 우리 셋은 머리에 덮개가 씌어지고 두 손은 묶인 채로 있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크라이나로 출국하는 데 동의했는데 국경에 이르렀을 때 콜레스니코바가 마음이 바뀌었는지 출국을 거부했다. 그녀는 자동차 지붕 위로 올라가 벨라루스 땅에 머무르겠다고 했다. 진짜 영웅이었다. 우리는 지금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증언했다. 기자회견에는 함께 납치돼 강제출국된 조정위 집행서기 이반 크라프초프도 함께 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국가국경위원회는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가 불법으로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출국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체포됐다고 밝혔다. 위원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 콜레스니코바 등이 새벽 4시쯤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의 차량검문소를 통해 출국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콜레스니코바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출입국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로드녠코프와 크라프초프 등 벨라루스 야권인사 둘이 입국했다면서 이들이 강제로 출국당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스스로 강제 출국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동을 해 우크라이나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콜레스니코바는 지난달 대선에 입후보하려다 체포된 전 은행가 빅토르 바바리코의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았다가 바바리코 수감 후 유력 여성 야권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지원해 왔다. 바바리코 진영은 콜레스니코바가 체포돼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벨라루스 남부 고멜주의 병영에 억류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티하놉스카야 진영은 그녀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코로발로바 안토니나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우려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을 장기 통치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시위대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는 루카셴코에게 맞서 대선에 출마했다가 신변이 위험해졌다며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여성 지도자 티하놉스카야의 제안으로 지난달 14일 창설됐다. 한편 루카셴코는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이렇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사반세기 동안 벨라루스에 봉사했다”면서 야권의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이어 “ 개헌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으며 개헌 뒤에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권 인사 파벨 라투슈코는 루카셴코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며 대선 재선거는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수도 한복판서 野 인사 납치… 퇴진 시위 비웃는 벨라루스 독재자

    수도 한복판서 野 인사 납치… 퇴진 시위 비웃는 벨라루스 독재자

    벨라루스 정부가 대선 불복 시위에 강경 대응하는 가운데 야권 유력 인사가 수도 한복판에서 납치되는 일까지 벌어지며 정국이 더욱 혼란에 빠지고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야권 인사들이 망명·납치되며 주변국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야권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조정위원회’의 임원인 마리야 콜레스니코바가 이날 오전 10시쯤 수도 민스크의 국립예술극장 근처에서 납치됐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여성에 따르면 검은 미니밴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이 내려와 콜레스니코바를 붙잡았다. 저항하던 콜레스니코바의 휴대전화가 도로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려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사건 현장을 그대로 목격하기도 했다. 괴한들은 그를 짐짝처럼 차에 밀어 넣었고, 휴대전화까지 챙긴 뒤 황급히 사라졌다. 이후 조정위원회 공보서기 안톤 로드녠코프 등 야권 인사 2명도 연락이 두절됐다. 당국은 이들이 우크라이나로 도주했고, 콜레스니코바는 이들과 도주 도중 국경에서 체포된 것이라고 8일 발표했다. 하지만 야권은 시민들도 당시 납치 현장을 생생히 목격한 만큼 당국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야권은 보안군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야권 대선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와 그의 선거 참모 베로니카 체르칼로와 더불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여성 3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모국에서 플루트와 지휘를 배운 뒤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건너가 고음악을 전공한 음악도였지만 올해 초 대선 출마를 타진 중이던 야권 인사를 도우며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는 루카셴코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티하놉스카야가 지난달 9일 대선 직후 리투아니아로, 체르칼로가 폴란드로 각각 피신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모국에 남아 투쟁을 주도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새로운 정당의 창당을 준비 중이기도 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진 이번 사건은 루카셴코 정권이 그를 얼마나 눈엣가시로 여겼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으로 ‘여성 3인방’은 모두 정권의 탄압에 직면하게 됐다. 티하놉스카야는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그들이 우리를 겁주려 할수록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성토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악화되는 벨라루스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야권 인사들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억류된 벨라루스 야권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 등을 요구하며 “EU는 폭력, 억압, 선거 결과 조작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콜레스니코바의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루카셴코 정권은 그의 안전한 귀환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구소련 발명 독극물… 러시아식 암살법서방, 러 규탄… 안보리 조사 요구 가능성러 “진상규명 협력”… 한편에선 반발도독일에서 혼수상태로 치료 중인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러시아와 서방세계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비촉은 냉전시대 말기 구소련이 발명한 이후 러시아에서만 제조돼 온 데다 ‘독극물 수법’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암살법이라는 점에서 ‘푸틴이 배후’라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사건 규명을 둘러싸고 대립이 심화되면 국제사회가 러시아 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독일 정부는 2일(현지시간)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자국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를 ‘살인미수 희생자’로 규정한 뒤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다”며 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주독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철저한 규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독일은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조사 결과를 전달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사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방국들은 잇달아 규탄 성명을 내며 러시아 압박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치명적인 결과”라며 비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이다. 범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미국은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낸 성명에서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책임지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악의적 활동에 대한 자금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진상 규명을 위해 독일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국들이) 미리 사전 연습을 한 것처럼 달려들었다”며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독극물 중독이 의심돼 독일 시민단체에 의해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노비촉은 일본 지하철 테러 당시 사린가스, 북한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등 여타 신경작용제를 능가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졌다. 신체 노출 시 4분 안에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한다. 러시아가 그동안 반체제 인사 암살에 방사능 물질, 총기 등과 더불어 노비촉을 단골 무기로 사용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미수 사건 때는 집 현관문 손잡이에 노비촉이 묻어 있었다. 앞서 2006년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런던 호텔에서 방사능 물질 폴로늄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크렘린이 노골적인 노비촉의 사용으로 ‘반푸틴’ 인사들은 물론 서방권을 향해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는 한편 ‘경고’를 띄운 것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이 야당이 무력한 가운데 무소불위의 FSB를 앞세워 슬라브 민족주의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들로 자신의 힘을 과시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선거 보이콧 움직임에 마두로, 야당 정치인 풀어줘

    선거 보이콧 움직임에 마두로, 야당 정치인 풀어줘

    니콜라스 마두로(57)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오는 12월 치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 정치인 110명을 사면했다. 그가 자신에 비판적인 정치인을 사면한 것은 야당에 호의적인 정치 행위가 아니라 야당이 빠진 선거의 정통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야당이 불참하는 선거 결과에 대해 미주지역 외교장관 협의체인 리마 그룹은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였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령에 따른 110명의 사면 명단을 발표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국민 화해와 평화 모색을 증진하기 위해 정부는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된 이들 가운데 국회 부의장을 지낸 프레디 게바라와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로베르토 마레로 등 야당 의원 20여 명이 포함됐다. 사면 대상자 다수는 법원은커녕 영장도 없이 구금됐다며 실제로 이들이 풀려나 거리로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마두로의 사면은 야당으로부터 비웃음만 샀다. 이날 사면된 아메리코 데그라시아는 트위터에 “마두로는 우리 대통령이 아니고, 난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안 파를로 구아니파는 트위터에 “마두로는 누구를 사면할 권한이 없다”고 썼다. 미주협회 부회장 에릭 파른워스는 “마두로는 그들이 짓지도 않은 범죄를 사면했다”고 비꼬았다. 수도 카라카스의 스페인 대사관저에 피신 중인 영향력 있는 야권 인사인 레오폴도 로페스는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마두로 정부는 최근 몇 년 새 야당 국회의원을 포함한 야권 인사들에게 반역 등의 혐의를 씌워 기소하거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 일부는 수감 중이며, 일부는 현지 외국 대사관이나 다른 나라에 망명 중이다. 마두로가 주요 야당의 지도부를 해체하자 과이도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야당들은 이번 선거가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야당 일부에서는 마두로 정권의 실정을 말할 수 있는 곳은 선거뿐이라며 참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벨라루스를 예로 들면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비록 결과가 조작되어도 독재에 대항하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정부가 장악한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부족을 이유로 후보등록을 세번째 연기했다. 선거는 12월 6일로 예정된 상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통령궁 앞 10만 시위대… 독재자 생일을 조롱하다

    대통령궁 앞 10만 시위대… 독재자 생일을 조롱하다

    시위대 몸집 커지자 무장 탱크까지 등장루카셴코 기관총 든 사진 공개하며 압박7000명 체포… 외신 추방 등 언론 통제러 “수주 내 양국 정상회담” 밀월 과시 美·유럽, 언론 탄압 등 일제히 강력 비판‘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벨라루스 시위가 4주째에 접어들며 점점 더 거세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루카셴코의 무력진압 경고가 오히려 자극이 돼 일요일인 30일(현지시간) 시위대는 역대 최대인 10만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6연임 성공으로 30년 장기 집권을 꿈꾸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66세 생일날.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았지만 대통령궁 앞에 몰려든 시위대로부터 바퀴벌레(루카셴코 별명) 인형을 선물로 받고, 생일 축가 대신 “쥐새끼”라는 조롱을 받았다.전주 일요일보다 시위대가 더욱 몸집을 불린 것은 루카셴코의 무력진압 협박 때문이다. 벨라루스 당국은 이날 수도 민스크 시내로 장갑차와 병력을 이동시키는 등 시위 진압 태세를 강화했다. 무장한 경찰들이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독립광장에 비상선을 치고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으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시위대는 ‘자유, 사임’ 구호를 외치며 드러눕거나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시위대 먼발치에서 최소 8대의 무장 탱크와 병력 수송 장갑차들이 민스크에서 처음으로 목격됐다고 CNN 등이 전했다. 여차하면 시위 현장에 직접 투입하겠다는 압박 차원이다. 지금껏 7000명 이상이 체포된 가운데 이날 하루도 125명이 붙잡혔다. BBC는 “시위 규모와 경찰 배치가 이전의 시위 때와 다른 양상”이라고 전했다. 진압경찰과 물대포 차량이 엄호 중인 대통령궁으로 시위대는 거침없이 행진했으며, 대통령 공보실은 루카셴코가 궁 밖에서 방탄조끼를 입고 기관총을 든 사진을 공개하면서 양보의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무력진압을 예고한 루카셴코는 외신기자들을 추방하며 언론 통제에도 나섰다. AP통신은 이날 모스크바 지사 소속 기자 2명이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가 러시아로 추방됐다고 밝혔다. 독일 ARD TV 기자 2명도 러시아로 추방됐으며, BBC 기자 2명은 취재 허가가 취소됐다. 벨라루스 기자협회에 따르면 취재 자격을 잃은 기자들은 로이터·AFP통신 등 총 19명에 이른다. 리투아니아로 피신한 야당 인사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언론 통제에 대해 “루카셴코 정권의 도덕적 붕괴를 보여 주는 또 다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궁지에 몰린 루카셴코는 푸틴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다. 이날 크렘린은 “양국 정상이 전화 회담을 하고 수주 내 모스크바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의제를 밝히지 않았지만 성난 민심을 무마하고 친러 가속화를 우려하는 서방국들에 대한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29일 “대선의 합법성을 인정했다”며 루카셴코 편을 들긴 했지만, 아직은 섣부른 개입을 자제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유럽 주요국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항의하고 나섰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벨라루스 대사를 초치해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은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더 큰 탄압을 위한 위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주벨라루스 미국대사관도 각각 우려를 표시했으며, AP는 성명을 통해 “언론 자유에 대한 벨라루스 정부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경 긴장도 한층 높아지면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부근 그로드노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메갈리아 5년’ 페미니즘 오해 바로잡아… 해법 없는 부동산 보도 아쉬워

    ‘메갈리아 5년’ 페미니즘 오해 바로잡아… 해법 없는 부동산 보도 아쉬워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25일 제130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8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이동규(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김준일(뉴스톱 대표),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위원이 참여했다. 여야 의견이 갈리는 사안을 두고 균형감 있게 보도했으며 ‘메갈리아 5년’ 등 신선한 페미니즘 기획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심층 분석을 통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기사가 미흡하거나 시의적절하지 못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숙현 8월 국제면에서는 지역 불균형이 줄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6선 반대 시위로 인해 유럽 관련 국제 기사가 많이 등장했다. 군주제를 겨냥한 태국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 등 국제적 이슈도 시의적절하게 게재했다. 8월 18일자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안보 내세워 선제 공격 무기확보 승부수’는 일본 안보 흐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내용을 깊이 있게 전달했다. 다만 도나 웰턴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3일 임명됐지만 5일 보도돼 시의성이 아쉬웠다. 8월 오피니언은 전반적으로 평이하거나 논리성이 떨어진 내용들이 많았다. 7일자 ‘역사갈등의 끝판’은 필자의 주장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평이했다. 19일자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은 포스트 코로나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 한국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학자로서 주장을 제시했지만 필자인 기미야 다다시 교수가 일본인인 만큼 오히려 독자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어 보인다. 한국 학자의 반론을 실었다면 균형 있는 의견 수렴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동규 17일, 18일 등 연 8일에 걸쳐 코로나19 상황과 정책 제언을 제때 잘해 주었다.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슈이므로 계속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팩트체크와 전문성 확보에도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생활밀착형 소재도 발굴해 주면 좋겠다. 10일자에서 문재인 정부 23번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학계·전문가 15인이 평가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시의적절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공급 확대 방안, 금융과 세제, 시장 동향, 외국 사례 등을 심층 보도로 계속 다뤄 주길 바란다. 20일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를 큰 비중으로 다뤘다. 최근 코로나 상황에 따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계지표에 대해 충실히 보도하고 분석하고 예측해야 한다. 김준일 폭우로 전국이 난리가 난 상황을 감안할 때 폭우 기사 비중이 전체적으로 낮았다. 좀더 날씨 분석 기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신문 특성상 재난을 사후에 보도하기 때문에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왜 올해 일어났고,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보여 주는 기사가 필요한데 충분치 않았다. 11일자 ‘4대강 보 홍수 예방 효과 없어…강바닥 준설 제방 보강은 효과’ 기사는 전문가 멘트를 인용했지만 전형적인 양측 주장 소개 기사였다. 정부 부동산 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언론사가 생각하는 해법과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했으면 좋겠다. 12일자 ‘부동산 감독기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사를 읽어도 기구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취재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독자들은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원한다. 메갈리아 5년 기획기사는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만 미러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서 메갈리아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데, 메갈리아의 긍정적인 부분만 짚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아무이슈 ‘연놈 논쟁’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미묘한 정서적 차이를 잘 짚었지만 지나치게 젠더 갈등 이슈로 쓴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정성은 6일 애니멀 캅 기사, 12일 스님 연금에 대한 기사, 18일 리버스 멘터링을 소개한 기자 칼럼은 새로운 정보여서 유익했다. 13일 도시식물 탐색도 좋았다. 13일자 ‘일기예보 맞히기 어려운 이유’나 18일자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에 대한 기사’ 등은 독자들이 요즈음 궁금해하는 사안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정보를 전달한 기사였다. 메갈리아 5년 기획기사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20대 여성 인터뷰에서 보다 의미 있는 내용을 추출해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기사 제목과 부제목, 핵심 요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편집할 필요가 있다. 칼럼도 전체적으로 제목이 글의 내용을 대표하지 못했다. 12일자 ‘악마의 편집’처럼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제목은 지양하되 눈길을 끌어야 한다. 14일자 독도 사진이나 문화 기사에서 종종 흑백 사진이 쓰여 아쉬웠다. 유승혁 4대강이나 부동산 등 여야의 주장이 엇갈린 이슈가 많았다.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정리한 기사들이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부동산 이슈에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느끼는 공분을 잘 담았다. 그러나 전날 모바일로 보았을 법한 뉴스들이 비슷한 프레임과 내용으로 다음날 1, 2, 3, 4면에 배치돼 흥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부동산, 정치, 국회 기사가 반복되면서 흥미를 잃기 쉽다. 교육면에서 흥미를 느꼈다. 그중 하나가 5일자 ‘가족과 다투고 친구는 끊기고…퐁당퐁당 등교, 마음의 병 키운다’ 기사다. 6일자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8720원 일부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 기사는 소외계층을 잘 짚어 줬다. 메갈리아 5년 기획 기사는 8월 서울신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사였다. 주제 자체도 신문에서 처음 본다. 메갈리아라는 개념이 연령에 따라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논란을 일으킬 만한 주제여서 회피하기 바쁘다. 여성 인권과 관련해 탄탄한 기획기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공생 통해 활로 찾자’ 시리즈도 흥미로웠다. 김만흠 지난 한 달 동안 주요 정치적 사안은 임대차 3법, 청와진 비서진 교체, 부동산 정책 논란, 검언유착, 권언유착 공방 등 여야 논란을 벌이는 게 대부분이었다. 균형감을 살렸지만 동시에 상황에 대한 경마식 중계 보도였다고도 볼 수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칼럼과 사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분석과 제언을 했다. 다만 칼럼이나 사설이 종종 쟁점화된 지 하루이틀 지나 신문에 게재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인터넷 시대 종이신문의 한계가 정치 분야 기사에서 더 두드러진다. 문화, 사회 분야 등에서는 아주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정치 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독창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행정부 중 상대적으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왜 논란이 되고 있는가도 분석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 3일자 ‘감사원 문정부 탈원전 정책도 전면 감사’ 기사는 주목할 만한 기사였다. 6일자 곽병찬 고문의 칼럼이 문제가 됐다. 지난달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서울신문이 박원순 전 시장 관련 사안에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지켜 왔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런 기조와 대조돼 문제가 커진 것 같다. 검찰 문제 등에서도 사설과 대조되는 기명 기자 칼럼을 종종 본다. 외부 기고가 아닌 내부에서도 다양성을 포용한다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또 한번의 질문이 된 셈이다. 정리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흰옷·꽃으로 반인권을 꼬집다… ‘스트롱맨’에 맞선 여성 연대

    흰옷·꽃으로 반인권을 꼬집다… ‘스트롱맨’에 맞선 여성 연대

    전 세계에 권위주의적 남성 지도자들이 득세하며 ‘스트롱맨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행태를 보다 못한 여성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권좌에 오른 스트롱맨들이 어김없이 증오와 배타의 리더십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반인권적 행보를 서슴지 않자 여성들이 이에 맞서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맞서 흰옷을 입고 거리로 나선 벨라루스 여성 등 남성 지도자들의 독단적 행태에 맞선 여성들의 용기를 소개한다.●벨라루스 거리 물들인 ‘흰옷의 물결’ 지난 1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흰옷을 입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혼식 신부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색 옷에 아름다운 꽃을 든 여성들의 모습은 때가 얼마든 묻어도 상관없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서는 일반적인 시위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에 항의하기 위해 나선 반정부 시위대의 일원이었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한다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타티아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타와 학대를 당한 남성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더이상 폭력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흰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여성 시위대들은 강경 진압에 나선 경찰들에게 꽃을 나눠 주기도 했다.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대선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영어 교사 출신의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꺾고 30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을 특히 분노하게 했던 것은 바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이었다. 그는 반체제 유명 유튜버이자 대선후보였던 남편을 대신해 출마한 티하놉스카야를 겨냥해 “아이들을 위해 저녁 요리에나 집중하라”는 등의 저질 발언을 쏟아냈고, 이는 오랜 장기 집권에 지친 여성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루카셴코의 여성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도 “우리 헌법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이 투표할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등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입에 올리기 어려운 여혐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티하놉스카야의 도전과 벨라루스 여성들의 분노는 이웃 나라 여성들에게도 정치적 영감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직후 러시아와 독일,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 인근 국가의 여성들까지도 흰옷과 흰꽃을 들고 동조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소셜미디어상에도 벨라루스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한 ‘시 포 벨라루스’(#she4belarus)라는 해시태그가 공유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대선일인 9일 이후 2주 넘게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시위에서도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시위대 맨 앞에 선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민스크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대통령 관저까지 접근해 폭동진압부대와 대치했고, 남동부 고멜과 서부 도시 그로드노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저항의 열기를 이어 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오피니언면을 통해 “이제 여성들이 루카셴코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면서 “여성들이 리더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조직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말에는 폴란드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재선에 성공한 폴란드의 우파 포퓰리스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재집권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이른바 ‘이스탄불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을 예방·퇴치하기 위해 유럽평의회가 주도해 만든 인권협약으로, 폴란드는 중도파 집권 시절 2015년 이 조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와 연대해 전통적 가족 가치를 복원하겠다는 보수적 행보를 약속한 두다 대통령은 여성 인권 문제를 2기 임기의 주요 과제로 삼는 모습이다. 즈비그뉴 지오브로 폴란드 법무장관은 이스탄불협약 탈퇴 의사를 밝히며 “페미니스트들의 창조물이자 동성애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할 목적으로 만든 발명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2016년 두다 대통령 1기 임기 때 추진된 낙태전면금지법 시도 논란이 재연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벨라루스 여성들이 흰옷을 입고 나섰던 것처럼 4년 전 폴란드 여성들은 검은옷을 입고 당시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에 나섰다.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2016년 10월 3일에서 시위는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국 두다 정권은 낙태금지법 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우파 대통령에 맞선 폴란드 여성들 두다 정권의 최근 ‘반인권 드라이브’는 유럽의 다른 우파 정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 정권 역시 이스탄불협약 탈퇴를 검토하자 이달 초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터키 전역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이스탄불은 2011년 유럽평의회가 이 지역에서 협약을 체결한 상징성을 가진 도시였다. 거리로 나선 터키 여성들은 “이스탄불협약은 우리 여성들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터키는 최근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여성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지난해 474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지난 10년 가운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코로나19로 외출이 금지됐던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르도안 정권의 ‘탈(脫)이스탄불협약’ 움직임은 말 그대로 여성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앞서 소개한 유럽의 사례와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전 세계 스트롱맨을 대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분노도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육아와 교육, 경제 등에 불만을 품은 여성이 등장했다며 이들을 ‘레이지맘’(분노한 엄마)이라고 소개했다. 빌 클린턴 시대 때는 ‘사커맘’(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어머니)이, 9·11 테러가 발생한 조지 부시 때는 ‘시큐리티맘’(국가 안보 정책에 큰 관심을 가진 주부)이 나왔던 것처럼 최근에는 트럼프에 분노한 ‘레이지맘’이 탄생했다는 의미다. NYT는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본 여성 유권자나 어머니들이 마음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시위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여성의 시위 참여율이 남성보다 2배 더 높았다는 비영리단체 카이저가족재단의 6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트머스대 역사학자 아네리제 오를렉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는 규모가 현세대에서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모든 분야에 걸쳐 여성들이 조직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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