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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發 에너지에 덴 유럽… 탈원전 ‘탈출 러시’

    러시아發 에너지에 덴 유럽… 탈원전 ‘탈출 러시’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자포리자 원전 점령에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일본 후쿠시마 지진으로 원전 안전 문제가 다시 떠올랐지만 유럽은 탈원전 대신 친원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에서 비롯된 변화라는 분석이 따른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원전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영국이 에너지 수요의 25%를 원자력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 원전 건설 투자 과정에서 관료 행정을 건너뛸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현재 16% 수준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25%로 높이는 목표 설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존슨 총리의 원전 확대 구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른 서방 국가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탈원전에 앞장섰던 벨기에는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던 계획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최근 로이터가 보도했다.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고 유럽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각각 1038㎿, 1039㎿급 원전 2기의 수명을 최대 10년 연장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40년 만의 첫 원전인 올킬루오토 3호기가 지난 12일 시범 생산에 들어갔다. 유럽 대륙에서 15년 만에 가동되는 신규 원전으로, 7월 말부터 최대 전력량을 공급하면 핀란드 전력 수요의 14%를 담당하게 되고 러시아 등에서 전력을 수입할 필요가 줄어든다. 체코는 남부 두코바니 지역에 1200㎿ 이하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계획으로 지난 17일 입찰을 개시했다. 총사업비 8조원 규모로 한국수력원자력이 응찰할 예정이다.
  • 러시아에 놀란 EU, ‘5000명 규모’ 신속 대응군 만든다

    러시아에 놀란 EU, ‘5000명 규모’ 신속 대응군 만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코앞에서 목격한 유럽연합(EU)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라는 실체적인 위협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힘을 얻었다. 2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외무장관 회의에서 2025년 5000명 규모의 신속 대응군 창설을 규정한 공동 안보전략을 채택했다. ‘전략적 나침반(Strategic Compass)’로 알려진 새 전략은 약 1500여명 규모로 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EU 전투군을 확대 재편한 것이다. EU 전투군은 2개 부대가 상시 대기하는 형태였지만 그간 한 차례도 동원된 적이 없다. 신속 방위군은 육해공군력을 모두 포함하며 회원국의 유사시 신속하게 동원돼 구조와 대피, 안정화 작전 등을 수행한다. 다만 각 회원국들이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 EU의 자체 군대를 창설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셉 보렐 EU 외교위원장은 밝혔다. EU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으로 유럽에 전쟁이 돌아오고 지정학적 변동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신속 대응군 창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보렐 위원장은 “향후 10년간 우리의 안보와 방위 정책을 향한 야심찬 길을 제시한다”면서 “우리의 시민들과 전세계 앞에서 우리가 안보의 책임에 직면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1990년대 후반부터 자체 방위기구 창설을 추진해왔으며 5~6만명 규모의 합동군 창설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20년 넘게 진전되지 못했던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조된 위기감 때문이다. 그간 EU는 러시아와의 긴장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나토에 의존해왔다. 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담판을 벌이며 “유럽 없는 유럽 안보 협상”의 양상으로 흐르는 결과를 낳았다. 에드거스 린케빅스 라트비아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EU가 나토와 함께 진정한 지정학적 방위와 안보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U 신속 대응군 창설에는 EU의 ‘쌍두마차’인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가 진정한 유럽의 군대를 갖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유럽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자체 방위군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이 신속 대응군의 핵심 전력에 ”상당한 지분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안은 24~25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된다.
  • 바이든, ‘나토 동부 최전선’ 폴란드 25일 방문

    바이든, ‘나토 동부 최전선’ 폴란드 25일 방문

    폴란드, 우크라 파병 운운…미, ‘직접개입 불가’ 달랠 듯나토 세결집 확인…러 위협 맞선 동유럽 국방력 강화 논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서방 군사동맹의 동부 최전선 폴란드를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5일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루 전인 24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유럽연합(EU) 회원국, 주요 7개국(G7) 정상을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순방길에 오른 것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서는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한 폴란드 방문이 가장 주목을 받는다. 미국과 대다수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무기를 지원할 뿐 나토의 직접 군사개입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폴란드를 비롯한 동부권 국가들은 러시아의 세력확장을 의식해 나토의 더 직접적인 개입을 원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계기로 서방의 핵심 동맹국으로 돌변한 폴란드는 그만큼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폴란드는 현재 미군 수천명에게 군기지를 내주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피란민 200만명 이상을 받아들였다. 서방의 군사적, 인도적 거점이 된 폴란드는 나토나 그보다 큰 국제기구 차원의 평화유지군 파병까지 최근 제안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 폴란드 총리는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5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적극 개입을 원하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은를 놓고 소극적인 미국과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폴란드는 나토군을 통해 폴란드의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를 전쟁 개입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자 애초 입장을 바꿔 제안을 거절했다.폴란드는 주류 서방 국가들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AP통신은 직접 개입을 꺼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 임무가 직접 개입을 원하는 나토 회원국들과 줄다리기 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식을 두고 여러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는 나토의 억제력과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장기인 방안들이 검토될 예정이다.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노력도 논의될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번 순방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에 맞서 전 세계를 계속 결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 이승우 드디어 ‘활짝’

    이승우 드디어 ‘활짝’

    올 시즌 국내 복귀한 이승우(24)의 K리그 첫 골이 터졌다. 수원FC는 무려 일곱 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진땀승을 거두며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수원FC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4-3으로 역전승했다. 지난 라운드 강원FC에 시즌 첫 승리를 거뒀던 수원FC는 이날 첫 연승을 달리며 승점 7(2승1무3패)로 11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수원FC와 승점이 같은 대구는 다득점에서 1골 앞서 7위를 지켰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대구가 선제골을 넣었다. 대구는 상대 수비 실수로 잡은 기회에서 안용우가 올려 준 크로스를 라마스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1-0으로 앞서갔다. 수원FC는 이승우의 K리그 데뷔골로 응수했다. 전반 11분 이영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찔러 준 패스를 이승우가 수비수 2명 사이에서 공을 따내 오른발 슛으로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출전한 여섯 번째 경기에서 골맛을 본 이승우는 ‘삼바 춤’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2020년 9월 벨기에 리그 신트트라위던에서 앤트워프를 상대로 2골을 넣은 뒤 무려 1년 6개월 만의 정규리그 경기 득점이다. 대구는 전반 25분 세징야가 골을 넣어 2-1을 만들었고, 수원FC는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잭슨이 헤더로 골을 넣어 다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에 도움을 기록했던 수원FC 니실라가 후반 1분 오른발 슛으로 3-2 앞서가는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하지만 후반 8분 대구 황재원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세징야가 골로 연결해 3-3이 됐다. 난타전의 마무리는 후반 38분 수원FC 니실라의 발에서 시작됐다.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니실라가 차올렸고, 김승준이 헤더로 결승골을 넣었다. 한편 6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김천 상무에 1-1로 비겨 3연패를 끊었다. 1승2무3패로 12개 팀 중 11위다. 수원 삼성은 강원과 2-2로 비겼고, 제주 유나이티드는 2-1로 FC서울을 꺾었다. 인천은 무고사의 두 경기 연속 결승골에 힘입어 ‘꼴찌’ 성남을 상대로 1-0 승을 거두고 4승1무1패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 기차 타고 키이우 간 동유럽 3국 총리… 바이든은 다음주 유럽행

    기차 타고 키이우 간 동유럽 3국 총리… 바이든은 다음주 유럽행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등 3개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주 유럽을 찾는다. 둘 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옥죄는 강도를 높이려는 행보다. 영국 BBC방송은 15일(현지시간)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 등 3명이 열차편으로 키이우에 도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피알라 체코 총리는 회담 후 “우리가 방문한 목적은 우크라이나에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기 위해서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세 정상이 전쟁 포화 속에서도 키이우를 찾으면서 이들 동유럽 국가들과 서방의 생각이 다르다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서방은 세계 3차 대전을 우려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나치게 자극하지는 않으려 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미그29 전투기 파견은 물론 젤렌스키 대통령이 원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에도 우호적이다. 러시아군이 나토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서부지역까지 공격하면서 인근 동유럽은 위협을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날 키이우 방문에 동행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여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토 또는 국제기구 차원의 무장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각각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와 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러시아 제재 강화 및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하는 동시에 서방과 동유럽의 온도 차 조율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미러는 이날도 제재 공방을 이어 갔다. 러시아 외무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13명에 대해 러시아 입국을 금지하는 개인 제재를 발표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보복 제재임을 분명히 하고 “미 고위 관료, 군인, 의원, 기업인, 전문가, 언론인 등을 추가 확대하는 발표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별도 발표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캐나다 인사들에 대해서도 입국을 금지했다. 이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제재 대상 중) 누구도 러시아 관광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누구도 러시아 은행 계좌가 없다”고 말했다. 또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부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대상에 올렸다.
  • 도깨비팀 블루원 앤젤스, 챔프전 5경기 중에 승부치기승 2번 “첫 챔프 고지 보인다”

    도깨비팀 블루원 앤젤스, 챔프전 5경기 중에 승부치기승 2번 “첫 챔프 고지 보인다”

    ‘도께비팀’ 블루원리조트 블루원 앤젤스(이하 블루원)가 승부치기 끝에 챔프전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블루원은 16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뱅저축은행 웰뱅 피닉스(이하 웰뱅)와의 프로당구(PBA) 팀리그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6세트를 3-3으로 나란히 나눠가진 뒤 승부치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도 웰뱅과 3-3 동률을 이룬 뒤 맞은 승부치기에서 6-5, 1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블루원은 올 시즌 챔프전 5경기 가운데 두 경기를 승부치기로 이기는 진기한 기록을 썼다. 블루원은 2승2패를 나란히 나눠가졌지만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선착한 웰뱅이 승수 1개를 받고 경기에 나섰던 터라 전적 2-3의 열세 속에 5차전에 나섰다. 이날 경기를 내줄 경우 그대로 준우승에 머물 뻔한 상황.그러나 지난 1차전에 이어 두 번째 승부치기를 승리로 이끈 블루원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4차전까지 5패에 그치던 강민구가 바짝 힘을 냈다. 두 경기를 1승1패로 끝낸 뒤 맞은 제1 남자단식 경기에 나선 강민구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상대로 첫 이닝 8점짜리 하이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상대를 5점에 묶고 다시 5점 하이런으로 3세트를 매조지했다. 세트 2-1로 전세를 역전시킨 강민구는 4세트 혼합복식에서도 스롱 피아비와 호흡을 맞춰 비롤 위마즈-차유람 조를 상대로 두 번째 이닝에서만 13점을 합작한 뒤 15-3으로 물리쳤다. 3-1로 앞서가며 승리가 앞에 두는 듯 했던 블루원은 그러나 다비드 사파타가 서현민에게 5-15로 패하고 팀 리더 엄상필마저 한지승에 내주는 바람에 3-3으로 정규 경기를 끝마쳤다. 이어진 승부치기.첫 주자는 여지없이 강민구였다. 2점을 먼저 냈다. 상대팀 1번 주자인 쿠드롱은 앞돌리기에 실패하면서 1점에 그쳤다. 두 번째 주자 사타파가 옆돌리기에 실패했지만 비롤 위마즈도 뒤돌리기가 빗나가는 바람에 점수는 그대로 2-1. 세 번째 주자 스롱이 횡단샷 성공 직전 키스가 나는 바람에 1점에 그쳤지만 김예은 뱅크샷이 불발되고 블루원 네 번째 주자 홍진표가 옆돌리기에 이어 뱅크샷까지 성공시키면서 6-1로 점수를 벌렸다. 웰뱅의 한지승이 뱅크샷으로 2점을 쫓아 6-3까지 쫓겼지만 서현민의 앞돌리기가 깻잎 한 장 차이로 목적구를 비켜가면서 그대로 블루원의 승리가 확정됐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강민구는 “승부치기는 평소 경기와는 엄청 다르다.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긴장감이 높다”면서 “파이널 전까지는 컨디션 좋았지만 4차전을 치른 어제까지는 다섯 번 나와 모두 패했다. 중압감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당초 이번 대회 목표는 져도 끝까지는 가자는 것이었다. 1차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트로피를 꼭 들어올리고 싶다. 나 자신 팀의 첫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 20주년 임동혁 “성과보다 울림을”

    20주년 임동혁 “성과보다 울림을”

    ‘슈베르트를 위하여’ 리사이틀“10·20대 땐 큰 울림 못 줬지만30대 후반의 임동혁은 다를 것”“10·20대 때는 성과 위주로 콩쿠르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보냈어요. 40대를 바라보는 지금은 더 나은 음악가, 음악적으로 섬세하고 울림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도록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올해 국내 무대 데뷔 20주년을 맞은 ‘클래식계 아이돌’ 피아니스트 임동혁(38)이 오는 18일부터 ‘슈베르트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 나선다. 리사이틀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성남아트리움(19일), 남한산성아트홀(5월 12일), 울산현대예술관(5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5월 24일), 아트센터인천(6월 1일)에서 열린다.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제게 있어서 슈베르트의 소나타가 10·20대 때는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고 보지만 ‘30대 후반의 임동혁 소나타’는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어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A장조 D.959와 21번 B플랫장조 D.960을 연주한다. 공연과 함께 발매하는 6집 앨범에도 실린 이 두 곡은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깊이 있는 곡이다. 그는 전자는 밝고 고전적이며 후자는 좀더 낭만적이고 연약해 대조적이라 좋은 짝을 이룬다고 본다. D.960의 두 번째 악장엔 죽음의 징조일지 모르는 전율과 모티브가 들어 있다. 임동혁은 “슈베트르가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보니 간혹 피아니스트에게 맞지 않는 곡들이 있어 슈베르트는 제게 애정보다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다”면서도 “슈베르트의 곡은 사람의 목소리와 닮아 있으면서도 제가 지향하는 도전적인 연주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술·담배를 배운 것이라는 그는 “20대 때는 밤 새우고도 연주를 잘했지만 40대가 되면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것 같다”며 “그래도 음악을 배우려는 열망이 넘치는 것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임동혁은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쇼팽,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에서 입상하며 ‘천재’로 불렸지만 연주자로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19세 때인 2003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했지만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해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여왕이 주는 상을 거부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제게 마이너스가 됐고 결론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게 맞았다고 본다”고 돌아봤다. 20년간 무대 공포증에 시달렸다는 임동혁은 “한번 연주할 때마다 수명이 50일은 줄어드는 것 같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꾸역꾸역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데뷔 20주년’ 임동혁 “30대 후반의 나, 울림 주는 연주자 될 것”

    ‘데뷔 20주년’ 임동혁 “30대 후반의 나, 울림 주는 연주자 될 것”

    “10·20대 때는 성과 위주로 콩쿠르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보냈어요. 40대를 바라보는 지금은 더 나은 음악가, 음악적으로 섬세하고 울림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도록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올해 국내 무대 데뷔 20주년을 맞은 ‘클래식계 아이돌’ 피아니스트 임동혁(38)이 오는 18일부터 ‘슈베르트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 나선다. 리사이틀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성남아트리움(19일), 남한산성아트홀(5월 12일), 울산현대예술관(5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5월 24일), 아트센터인천(6월 1일)에서 열린다.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제게 있어서 슈베르트의 소나타가 10·20대 때는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고 보지만 ‘30대 후반의 임동혁 소나타’는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어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A장조 D.959와 21번 B플랫장조 D.960을 연주한다. 공연과 함께 발매하는 6집 앨범에도 실린 이 두 곡은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깊이 있는 곡이다. 그는 전자는 밝고 고전적이며 후자는 좀더 낭만적이고 연약해 대조적이라 좋은 짝을 이룬다고 본다. D.960의 두 번째 악장엔 죽음의 징조일지 모르는 전율과 모티브가 들어 있다. 임동혁은 “슈베트르가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보니 간혹 피아니스트에게 맞지 않는 곡들이 있어 슈베르트는 제게 애정보다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다”면서도 “슈베르트의 곡은 사람의 목소리와 닮아 있으면서도 제가 지향하는 도전적인 연주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술·담배를 배운 것이라는 그는 “20대 때는 밤 새우고도 연주를 잘했지만 40대가 되면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것 같다”며 “그래도 음악을 배우려는 열망이 넘치는 것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임동혁은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쇼팽,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에서 입상하며 ‘천재’로 불렸지만 연주자로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19세 때인 2003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했지만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해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여왕이 주는 상을 거부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제게 마이너스가 됐고 결론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게 맞았다고 본다”고 돌아봤다. 20년간 무대 공포증에 시달렸다는 임동혁은 “한번 연주할 때마다 수명이 50일은 줄어드는 것 같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꾸역꾸역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출입국 관리소 밖, 줄서고 기다리는 우크라 아이

    출입국 관리소 밖, 줄서고 기다리는 우크라 아이

    2022년 3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국을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밤을 보낸 후 출입국 관리소 밖에서 줄을 서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사람들을 위한 임시 접견소가 브뤼셀에 세워졌고, 그곳에서 그들은 이민 수속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월 24일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최소 250만 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다.
  • “공짜로 재워주겠다”...안내문까지 들고 우크라 난민 반기는 독일인들

    “공짜로 재워주겠다”...안내문까지 들고 우크라 난민 반기는 독일인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 수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독일인들이 피난민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독일 베를린 중앙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올라와 있다. 현재 독일의 베를린 중앙역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집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하다. 스스로 난민들을 돕기 위해 나선 이들의 따뜻한 행동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기고 있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반기는 베를린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평범한 시민인 이들은 자원봉사자를 자청해, 난민들에게 어디로 가서, 어떻게 도움을 받으면 될지 알려준다. 또 다른 이들은 집의 일부를 무료로 제공해줄 수 있다며 직접 만든 ‘무료 숙소’ 안내문을 들고 있다.중앙역 역사 한 층, ‘임시 난민 환영센터’ 탈바꿈 중앙역 역사의 한 층은 임시 난민 환영센터로 탈바꿈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난민들에게 긴급 구호 물품과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고, 임시 숙소 안내까지 조직적으로 돕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을 위한 유아복, 옷, 장난감까지 준비했다. 유럽연합(EU)이 수백만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기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 27개 회원국 내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에 대해 임시보호명령을 승인했다. EU의 이번 조치는 2001년 유고슬라비아와 코소보 전쟁 당시 발동한 뒤로 21년 만에 다시 발동하는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비EU 국가에서 오는 피란민들이 즉각적인 임시 보호를 보장받게 된다. EU는 망명 신청 절차를 밟지 않고도 EU 회원국에 머무를 수 있게 조치했다. 후속조치로 루마니아에는 인도주의 허브가 꾸려졌다. 미국도 EU와 유사한 조치를 내려 강제 출국 걱정 없이 우크라이나 불법체류자들을 보호하고 있다.“우크라 피란민 2주만에 200만 넘어… 절반은 어린이” 이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2015~2016년 시리아 내전 당시 일주일간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 수와 맞먹는 규모의 피란민이 2주만에 발생했다. 유엔은 최대 400만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규모와 속도에 있어 오랫동안 인도주의 활동가로 근무해온 우리조차 놀라게 했다”며 “12일만에 200만명을 기록했는데 내 기억엔 유사한 사례가 전무후무”라고 설명했다. 또 유니세프에 따르면 난민 전체의 절반 가량(100만명)은 어린이로 파악된다.
  • 독일 “러 가스, 일상에 필수적”… 美 주도 ‘에너지 제재’ 시험대

    독일 “러 가스, 일상에 필수적”… 美 주도 ‘에너지 제재’ 시험대

    “소비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치솟는 유가를 계속 감당할지는 아직 시험을 거치지 않았다.”(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이 대(對)러시아 제재의 마지막 카드로 ‘석유 금수(禁輸)’ 조치를 꺼내 들면서 서방국가들은 시험대에 올랐다. 각국은 러시아의 돈줄을 끊기 위해 ‘오일쇼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답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7일(현지시간) 기준 금(10.7%), 니켈(127.5%), 옥수수(27.4%), 밀(70.7%) 등 원자재와 곡물의 선물 가격도 2개월 새 줄줄이 폭등하면서 오일쇼크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 상승률(13.02%)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 상승률(20.03%) 등 지난주 주요 원자재 시장 가격 지표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를 뛰어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제재 조치 동참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에 난방과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은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없다”면서 “(에너지는) 공공 서비스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유럽과 영국,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며 단계적인 전환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전체 수출액의 60% 이상을 에너지 부문에서 벌어들인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수요의 40%, 원유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데,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에 따르면 EU는 하루에 약 10억 유로(약 1조 350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액을 러시아에 지불한다. “러시아의 전쟁 자금이 매일 에너지 수입으로 채워지는 셈”(영국 BBC)이다.그러나 EU가 에너지 제재에 동참하면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브뤼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EU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 27개국이 천연가스 사용량을 10%에서 많게는 15%까지 줄여야 올겨울 난방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대대적인 재정 지출 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약점을 알고 있는 러시아는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 ‘노르트스트림1’(러시아·독일을 잇는 가스관)을 끊을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천연가스 수입원을 다변화하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에너지 자립’ 방안을 8일 발표한다. 이를 통해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80%까지 줄이고 수년 안에 ‘제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EU가 석탄 화력발전을 늘리는 것을 단기적인 해법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탄소중립’에 앞장서던 유럽이 다시 화석연료로 눈을 돌려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산 가스를 계속 구매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비난하는 전쟁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푸틴을 막으려면 그에게서 가스를 사들이는 것부터 그만둬야 한다”고 일갈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증산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4월 산유량을 3월 대비 일일 40만 배럴만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유가 전망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는 나라로 올라섰다. 글로벌 제재 추적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카스텔룸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가 받은 제재 건수는 5532건으로 종전 1위인 이란(3616건)을 제쳤다.
  • 자연과 가장 가까운 술 람빅을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자연과 가장 가까운 술 람빅을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흔히 맥주라고 하면 다른 주류에 비해 상미기한(식품의 맛이 가장 좋은 기한)·양조기간이 짧고 맛과 향도 단순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20년 넘게 맛이 유지되고 발효하는 데 길게는 5년이 걸리는 맥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만의 개성도 확실히 보여주는 람빅(Lambic)이다. 보통의 맥주는 제조 과정에서 회사가 원하는 효모 외에 다른 세균이 들어가지 않게 극도의 노력을 기울인다. 맥주가 발효 중 잡균과 만나면 신맛과 곰팡이향 등이 예상치 못한 형태로 뒤섞여 맛과 향이 변한다. 그런데 람빅은 일반적인 맥주와 정 반대로 만들어진다. 인공 배양 효모를 쓰지 않고 맥즙(맥주 발효를 위해 보리를 끓여 만든 액체)을 공기 중에 노출시켜 온갖 세균이 마음껏 자라게 놔둔다. 아예 실내 수영장처럼 생긴 쿨십(Coolship)이라는 곳에 맥즙을 넣고 식혀 자연 상태로 발효하도록 돕는다. 당연히 라거나 에일의 정제된 맛은 나지 않는다. 듣도 보도 못한 신맛과 상큼함, 균류 특유의 쿰쿰함과 텁텁함이 한데 모여 있다. 보통의 맥주와는 다른 문법과 철학을 갖고 있다. 벼농사에 비유하자면 땅을 갈지도 않고 농약과 비료도 치지 않는 태평농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람빅의 역사는 인류 맥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양조 기술이 없던 선조들이 맨 처음 술을 빚던 원형의 방식이어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로마를 지배하던 기원전부터 인간 사회에서 뻬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농민화가인 피터 브뤼겔(1525~1569)이 그린 ‘농부의 결혼식’(1568)에도 축제를 위해 돌잔에 람빅을 나눠 담는 장면이 나온다. 람빅은 전통을 인정받아 지금도 브랜드가 보존되고 있다. 람빅이라는 이름은 벨기에산 자연발효 맥주에만 붙일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자연발효 맥주에는 ‘와일드 에일’(Wild Ale) 혹은 ‘람빅에서 영감을 얻은 맥주’로 명명된다.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한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으로 부를 수 있고, 코냐크(Cognac) 지방에서 만든 포도 브랜디(와인 증류주)만 ‘꼬냑’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과 같다.오늘날 대부분 맥주는 더 안정적인 맛을 내려고 공기 유입 등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그러나 람빅은 지금도 자연발효 양조법을 지킨다. 지구 기후 변화에 맞춰 맛도 서서히 바뀌어왔다. 재즈의 즉흥연주처럼 만드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풍미가 다르다. ‘투박한 술’인 람빅은 한때 명백이 끊길 뻔 한 적도 있었지만 벨기에 람빅 양조장들이 호랄(HORAL·Hoge Raad voor Ambachtelijke Lambiekbieren)이라는 조직을 세워 전통 문화 보전에 앞장서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이들의 노력은 1997년 유럽연합(EU) 전통특산물 인증인 TSG(Traditionally Specialty Guaranteed)를 획득해 결실을 맺었다. 다른 맥주들과 마찬가지로 람빅 역시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 중이다. 람빅을 숙성하는 데 쓰는 배럴(참나무통)에서 배어나는 맛과 향을 강조하거나 청사과와 살구 등 과일을 첨가한 제품도 나왔다. 현대 크래프트 비어 발전에 힘입어 보케(Bokke)나 안티두트(Antidoot) 등 람빅 스타일의 자연발효 양조장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지금도 람빅을 접하기가 매우 힘들고 관련 서적도 1권 밖에 없다. 필자는 이 점이 아쉽고 슬프다.맥주업계 종사자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맥주를 만드는 주인공은 효모다. 사람은 그저 효모가 맥주를 잘 빚게 도와주는 집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람의 통제를 최소화해 만드는 람빅이야말로 자연에 가장 가까운 맥주”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람빅은 어느 술보다 친숙하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이 강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는 신선함도 갖고 있다. 필자는 람빅을 어떤 정형화된 주류의 형태에 끼워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람빅은 분명 맥주이지만 우리가 아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갓 제조한 람빅과 오래 숙성한 람빅을 섞어 한 번 더 발효한 괴즈(gueuze)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람빅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길 강추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했다면 이번이 기회다. 그간 갖고 있던 술에 대한 모든 인식이 송두리째 바뀔 기분 좋은 충격을 느낄 것이다.
  • SWIFT 차단의 역설… 러 금융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

    SWIFT 차단의 역설… 러 금융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스 부호는 굉장히 기발하다. 길고 짧은 신호 40여개의 조합으로 모든 알파벳과 숫자를 표현한다. 모스 부호는 보통 전류를 이용해서 주고받지만, 굳이 전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빛이나 소리에 모스 부호를 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난당했을 때 모스 부호가 요긴한 비상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미국인 발명가 새뮤얼 모스가 1846년 회사를 세우고 자신이 고안한 모스 부호를 이용해 원거리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서비스를 전신(telegraph)이라고 불렀다. 그때 가장 큰 고객은 은행이었다. 고객 요청에 따라 먼 곳으로 돈을 부치거나 받아 오는 일, 즉 송금과 추심에서 원거리 통신은 필수적이다. 10여년 뒤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전신의 중요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직 전화가 등장하지 않은 때라 어떤 전투에서 북군과 남군 중 누가 승리했는지를 빨리 알리려면, 전신회사가 필요했다.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전투 결과를 받아 본 뒤 양쪽 정부의 채권과 달러화를 잽싸게 사고팔려고 했다.버지니아주 불런 개울가에서 절체절명의 전투(머내서스 전투)가 벌어지자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기사를 써도 그것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철자 하나하나를 기술자가 모스 부호로 분해하고, 수신자가 다시 그것을 조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판에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런 일은 유럽의 숱한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온 것이 전신타자기(teletypewriter·TTY)다. 한쪽에서 타자기를 두드리면, 다른 쪽에서 그대로 찍히므로 모스 부호 방식보다 송수신 속도가 엄청 빠르다. 특별한 조작기술도 필요 없다. 그러자 은행들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송수신하기에 이르렀다. 1917년 미 연방준비은행들이 처음 시도했다. 오늘날 연준통신망(Fed-Wire)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은행이 통신망에 투자했다는 경이로움이 담긴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송금과 추심 업무를 위해서 각 은행들이 1980년대 후반까지 TTY 설비를 직접 운용했다. 통신기술이 발달하자 글자와 숫자를 넘어 그림까지 주고받는 기계가 나왔다. 1960년대 등장한 팩시밀리다. 전신타자기든 팩시밀리든, 한 은행의 본점·지점 간 통신 때는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다른 은행들과 통신할 때는 불편하다. 일일이 상대기관과 접속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 남녀가 교제하기 전에 전화번호를 따듯이.1970년대에 이르러 국제금융업무가 폭증하자 마침내 컴퓨터를 이용한 새 방법이 고안됐다. 1973년 등장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인데, 오늘날 이메일의 원조쯤 된다. TTY가 분권화한 양자 간 통신망이라면, SWIFT는 중앙집중화한 통신망이다. 다자간 통신도 가능하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가 보급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회원사들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 시스템 안의 어떤 금융기관, 어떤 지점과도 쉽게 통신할 수 있다. 그 통신망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회원사가 많을수록 편리해진다. 현재 회원사는 만 개가 넘는다. 오늘날 SWIFT는 국제금융영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중의 인프라다. 그것을 이용할 수 없으면 절해고도에 낙오된 것과 다름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금융제재를 할 때 취한 첫 번째 조치는 북한 특정 금융기관들의 SWIFT 접속을 차단한 것이었다.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취하고 있는 조치도 똑같다. SWIFT를 운용하는 주체는 국제기구가 아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민간 유선통신사다. 만일 SWIFT가 블룸버그 같은 언론사였다면, 국제사회가 그 회사를 향해 명령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언론탄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SWIFT는 법률상 통신사이고, 그 회사에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벨기에 정부다. EU 명령도 벨기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러므로 지난주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들은 SWIFT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벨기에 통신사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가 거기 있다. SWIFT는 독점기업이 아니다. 경쟁회사가 꽤 많다.(유로클리어, DTCC, 클리어스트림 등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전혀 알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따라서 SWIFT에 특정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접속을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SWIFT에 대한 중대한 영업방해가 될 수 있다. 굳이 러시아 측과 거래하려는 금융기관들은 SWIFT를 벗어나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잔소리가 신경 쓰일 뿐이다. 실제로 SWIFT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라들은 중앙은행 주도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2015년 중국인민은행이 만든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과 2017년 아랍통화동맹이 구축한 BUNA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흔드는 SWIFT와 경쟁할 목적으로 세워진 국제금융통신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17년 SPFS라는 통신망을 만들어 열심히 주변국들에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대로 제3의 통신망을 열기로 합의했다. 굳이 일부 국가의 도전이 아니더라도 SWIFT 시대가 저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는 이더리움이나 리플은 비용과 보안 측면에서 잠재력이 충분하다. 아직 그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유는, SWIFT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금융기관들이 SWIFT 사용에서 느끼는 불편이나 염증이 임계치를 넘으면, 선점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북한이나 이란 제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미국은 이런 움직임들이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달러화의 패권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군사력과 구매력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현실적 인프라는 SWIFT(통신), CLS은행(결제), IMF(국제유동성)다. CLS(뉴욕)와 IMF(워싱턴)의 본부도 미국에 있다. 그런데 SWIFT의 시장지배력이 줄어들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효력을 잃고 달러 패권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미국이 민간 금융기관들에 특정 통신망의 사용을 강요할 수도 없다. 중국은 이미 그 가능성을 간파했다. SWIFT 접속 금지가 러시아의 대외거래를 70% 정도 중단시킴으로써 당장은 러시아가 큰 충격을 받겠지만, 길게 보면 미국이 자기 발등에 총을 쏘는 셈이라고 비웃는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조치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호재라고 떠벌리고 있다. 뜻밖의 호재를 맞은 것은 블록체인 업계다. 지금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모으고 있다. 벌써 20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른 쪽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망에서도 러시아를 축출하자는 소리가 들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서 SWIFT 대체재로서 이더리움과 리플의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각광받게 된다. 특정국이 좌지우지 못 하는 민주적 통신망으로서 새로운 용도가 개척되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군사, 경제, 평판 면에서 큰 외상을 입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내출혈이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는 장날이다. 바야흐로 국제금융통신이 춘추전국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국은행 자문역
  • “한국은행은 왜 러시아 금융제재에 침묵을 지키고 있나”...뜻밖의 이유

    “한국은행은 왜 러시아 금융제재에 침묵을 지키고 있나”...뜻밖의 이유

    SWIFT 차단의 역설...러 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美가 좌지우지하는 SWIFT... 국제기구 아닌 민간통신회사제재 수단화에 업무방해 논란...美 장악력 약화 촉발 계기로잘 알려진 것처럼 모스 부호는 굉장히 기발하다. 길고 짧은 신호 40여개의 조합으로 모든 알파벳과 숫자를 표현한다. 모스 부호는 보통 전류를 이용해서 주고받지만, 굳이 전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빛이나 소리에 모스 부호를 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난당했을 때 모스 부호가 요긴한 비상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 미국인 발명가 새뮤얼 모스가 1846년 회사를 세우고 자신이 고안한 모스 부호를 이용해 원거리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서비스를 전신(telegraph)이라고 불렀다. 그때 가장 큰 고객은 은행이었다. 고객 요청에 따라 먼 곳으로 돈을 부치거나 받아 오는 일, 즉 송금과 추심에서 원거리 통신은 필수적이다. 10여년 뒤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전신의 중요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직 전화가 등장하지 않은 때라 어떤 전투에서 북군과 남군 중 누가 승리했는지를 빨리 알리려면, 전신회사가 필요했다.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전투 결과를 받아 본 뒤 양쪽 정부의 채권과 달러화를 잽싸게 사고팔려고 했다. 버지니아주 불런 개울가에서 절체절명의 전투(머내서스 전투)가 벌어지자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기사를 써도 그것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철자 하나하나를 기술자가 모스 부호로 분해하고, 수신자가 다시 그것을 조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판에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런 일은 유럽의 숱한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온 것이 전신타자기(teletypewriter·TTY)다. 한쪽에서 타자기를 두드리면, 다른 쪽에서 그대로 찍히므로 모스 부호 방식보다 송수신 속도가 엄청 빠르다. 특별한 조작기술도 필요 없다. 그러자 은행들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송수신하기에 이르렀다. 1917년 미 연방준비은행들이 처음 시도했다. 오늘날 연준통신망(Fed-Wire)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은행이 통신망에 투자했다는 경이로움이 담긴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송금과 추심 업무를 위해서 각 은행들이 1980년대 후반까지 TTY 설비를 직접 운용했다.통신기술이 발달하자 글자와 숫자를 넘어 그림까지 주고받는 기계가 나왔다. 1960년대 등장한 팩시밀리다. 전신타자기든 팩시밀리든, 한 은행의 본점·지점 간 통신 때는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다른 은행들과 통신할 때는 불편하다. 일일이 상대기관과 접속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 남녀가 교제하기 전에 전화번호를 따듯이. 1970년대에 이르러 국제금융업무가 폭증하자 마침내 컴퓨터를 이용한 새 방법이 고안됐다. 1973년 등장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인데, 오늘날 이메일의 원조쯤 된다. TTY가 분권화한 양자 간 통신망이라면, SWIFT는 중앙집중화한 통신망이다. 다자간 통신도 가능하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가 보급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회원사들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 시스템 안의 어떤 금융기관, 어떤 지점과도 쉽게 통신할 수 있다. 그 통신망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회원사가 많을수록 편리해진다. 현재 회원사는 만 개가 넘는다. 오늘날 SWIFT는 국제금융영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중의 인프라다. 그것을 이용할 수 없으면 절해고도에 낙오된 것과 다름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금융제재를 할 때 취한 첫 번째 조치는 북한 특정 금융기관들의 SWIFT 접속을 차단한 것이었다.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취하고 있는 조치도 똑같다. SWIFT를 운용하는 주체는 국제기구가 아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민간 유선통신사다. 만일 SWIFT가 블룸버그 같은 언론사였다면, 국제사회가 그 회사를 향해 명령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언론탄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SWIFT는 법률상 통신사이고, 그 회사에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벨기에 정부다. EU 명령도 벨기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러므로 지난주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들은 SWIFT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벨기에 통신사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가 거기 있다. SWIFT는 독점기업이 아니다. 경쟁회사가 꽤 많다.(유로클리어, DTCC, 클리어스트림 등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전혀 알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따라서 SWIFT에 특정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접속을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SWIFT에 대한 중대한 영업방해가 될 수 있다. 굳이 러시아 측과 거래하려는 금융기관들은 SWIFT를 벗어나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잔소리가 신경 쓰일 뿐이다. 실제로 SWIFT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라들은 중앙은행 주도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2015년 중국인민은행이 만든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과 2017년 아랍통화동맹이 구축한 BUNA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흔드는 SWIFT와 경쟁할 목적으로 세워진 국제금융통신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17년 SPFS라는 통신망을 만들어 열심히 주변국들에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대로 제3의 통신망을 열기로 합의했다. 굳이 일부 국가의 도전이 아니더라도 SWIFT 시대가 저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는 이더리움이나 리플은 비용과 보안 측면에서 잠재력이 충분하다. 아직 그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유는, SWIFT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금융기관들이 SWIFT 사용에서 느끼는 불편이나 염증이 임계치를 넘으면, 선점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북한이나 이란 제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이런 움직임들이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달러화의 패권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군사력과 구매력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현실적 인프라는 SWIFT(통신), CLS은행(결제), IMF(국제유동성)다. CLS(뉴욕)와 IMF(워싱턴)의 본부도 미국에 있다. 그런데 SWIFT의 시장지배력이 줄어들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효력을 잃고 달러 패권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미국이 민간 금융기관들에 특정 통신망의 사용을 강요할 수도 없다. 중국은 이미 그 가능성을 간파했다. SWIFT 접속 금지가 러시아의 대외거래를 70% 정도 중단시킴으로써 당장은 러시아가 큰 충격을 받겠지만, 길게 보면 미국이 자기 발등에 총을 쏘는 셈이라고 비웃는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조치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호재라고 떠벌리고 있다. 뜻밖의 호재를 맞은 것은 블록체인 업계다. 지금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모으고 있다. 벌써 20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른 쪽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망에서도 러시아를 축출하자는 소리가 들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서 SWIFT 대체재로서 이더리움과 리플의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각광받게 된다. 특정국이 좌지우지 못 하는 민주적 통신망으로서 새로운 용도가 개척되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군사, 경제, 평판 면에서 큰 외상을 입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내출혈이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는 장날이다. 바야흐로 국제금융통신이 춘추전국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국은행 자문역
  • ‘결승 불패’ 쿠드롱, ‘언더독’ 김임권에 역전승…PBA 투어 미답의 5승 고지 등정

    ‘결승 불패’ 쿠드롱, ‘언더독’ 김임권에 역전승…PBA 투어 미답의 5승 고지 등정

    명불허전. 세계 ‘3쿠션 사대천왕’ 가운데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프로당구(PBA) 투어 사상 처음으로 다섯 번째 봉우리를 등정했다.쿠드롱은 4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펼쳐진 2021~22시즌 PBA 정규투어 최종전인 웰뱅저축은행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무명의 돌풍을 일으키며 투어 첫 패권에 도전한 김임권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4-3((13-15 14-15 15-0 15-8 8-15 15-13 11-4)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PBA 투어 첫 두 시즌 1승씩을 거두고 올 시즌 2승을 보태 남자부 가운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쿠드롱은 이날 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5개로 늘렸다. 상금은 1억원. 통산 누적 상금도 5억 5800만원을 쌓으면서 투어 최초로 5억원을 돌파했다. 쿠드롱은 직전 2개 대회에 이어 PBA 투어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우승도 일궈냈다. 남녀를 통틀어 한 시즌 3연속 우승은 여자프로당구(PBA) 이미래(2020~21시즌)에 이어 두 번째다. 쿠드롱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김임권이 첫 두 세트를 거푸 따내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김임권은 9-6으로 앞선 5이닝부터 3연속 득점으로 13점까지 달아난 뒤 뱅크샷으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8이닝에서 하이런 6점으로 쫓은 쿠드롱은 망연자실한 모습이 역력했다.김임권은 여세를 몰아 2세트도 8이닝만에 15점을 채워 이변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쿠드롱은 집중력을 되찾고 추격전에 나서 곧장 두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쿠드롱은 3세트 8점짜리 하이런 8점을 앞세워 5이닝만에 15-0으로 완승을 거둔 데 이어 4세트서도 5득점 두 방, 4득점 한 방 등 장타를 앞세워 김임권을 돌려세웠다. 이후 1세트씩을 나눠가진 뒤 맞은 마지막 7세트. 한 명이 앞서면 다른 한 명이 쫓아가는 흐름으로 이어진 5이닝까지 둘은 4-4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쿠드롱은 김임권의 점수를 ‘4’에 묶어놓고 6이닝 1득점에 이어 7이닝에서 남은 6득점을 쓸어담아 통산 5번째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쿠드롱은  “이번 결승전은 특별히 더 어려웠다. 세트 0-2로 지고 있을 때 스타일을 바꿔서 더 빠르게 치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템포를 되찾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프로당구(PBA) 투어 세 시즌 동안 1·2부 투어를 들락거렸던 무명의 김임권(42)은 새해 들어 머리를 바짝 깎고 마음을 다잡은 결기로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던 지난 3차 대회 16강을 넘어 이번 대회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쿠드롱의 관록에 무릎을 꿇었다. 쿠드롱을 상대로 첫 두 세트를 잡아내며 첫 대회 이후 1006일 만의 투어 정상의 희망을 부풀렸던 김임권은 31살이 되서야 선수로 나섰다. 쿠드롱에 우승컵은 내줬지만 그는 첫 시즌 350만원, 다음 시즌 200만원에 그쳤던 시즌 상금을 4050만원으로 대폭 늘려 부문 랭킹도 8위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시즌까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 출전권도 너끈하게 확보했다.
  • 쿠드롱, ‘언더독’ 김임권에 진땀승…‘결승 불패’ 지켜냈다

    쿠드롱, ‘언더독’ 김임권에 진땀승…‘결승 불패’ 지켜냈다

    명불허전. 세계 ‘3쿠션 사대천왕’ 가운데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프로당구(PBA) 사상 처음으로 다섯 번째 봉우리를 밟았다.쿠드롱은 4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펼쳐진 2021~22시즌 PBA 정규투어 최종전인 웰뱅저축은행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무명의 돌풍을 일으키며 투어 첫 패권에 도전한 김임권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4-3((13-15 14-15 15-0 15-8 8-15 15-13 11-4)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PBA 투어 첫 두 시즌 1승씩을 거두고 올 시즌 2승을 보태 남자부 가운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쿠드롱은 이날 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5개로 늘렸다. 상금은 1억원. 시즌 상금도 총 3억 650만원을 모아 부문 1위를 꿋꿋하게 지켰다. 쿠드롱은 직전 2개 대회에 이어 PBA 투어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우승도 일궈냈다. 남녀를 통틀어 한 시즌 3연속 우승은 여자프로당구(PBA) 이미래(2020~21시즌)에 이어 두 번째다.프로당구(PBA) 투어 세 시즌 동안 1·2부 투어를 들락거렸던 무명의 김임권(42)은 새해 들어 머리를 바짝 깎고 마음을 다잡은 결기로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던 지난 3차 대회 16강을 넘어 이번 대회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쿠드롱의 관록에 무릎을 꿇었다. 쿠드롱을 상대로 첫 두 세트를 잡아내며 첫 대회 이후 1006일 만의 투어 정상의 희망을 부풀렸던 김임권은 31살이 되서야 선수로 나섰다.  이날 결승에서 쿠드롱에 우승컵을 내줬지만 그는 첫 시즌 350만원, 다음 시즌 200만원에 그쳤던 시즌 상금을 4050만원으로 대폭 늘려 부문 랭킹도 7위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시즌까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 출전권도 너끈하게 확보했다.
  • 쿠드롱, 시즌 3연속 패권에 한 발 더…PBA 웰뱅챔피언십 4강 선착

    쿠드롱, 시즌 3연속 패권에 한 발 더…PBA 웰뱅챔피언십 4강 선착

    프로당구(PBA) 투어 첫 3연속 패권을 노리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4강에 올라 김종원과 결승 길목에서 격돌한다.쿠드롱은 3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8강전에서 노병찬을 3-0(15-6, 15-6, 15-8)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쿠드롱은 첫 세트 네 번째 이닝째에 6점짜리 하이런(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어진 2세트에도 첫 이닝에 7득점을 터트리고 2이닝에 6점, 3이닝에 남은 2점을 추가해 노병찬을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었다. 마지막이 된 3세트에서는 6이닝까지 4-5로 밀리며 주춤했지만 곧바로 장타를 몰아치며 11이닝째에 15-8로 별다른 이변없이 낙승을 거뒀다. ‘부산 독수리’ 김종원도 풀세트 접전 끝에 목장갑을 끼고 출전해 화제를 뿌린 황지원을 3-2(15-13. 13-15, 15-6, 13-15, 11-4)로 제치고 4강에 합류했다.김종원이 준결승에 오른 건 지난 시즌 4강전에서 강동궁과 대결을 벌인 월드챔피언십 이후 통산 두 번째다. 국내 3쿠션을 대표하는 베테랑 가운데 한 사람인 김종원과 쿠드롱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PBA 투어 첫 시즌 같은 대회에서 우승했던 최원준도 ‘베트남 돌풍’의 주인공 응우옌 후인 프엉 린을 3-2로 꺾고 생애 두 번째 4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첫 우승 이후 2년 6개월 만에 준결승 무대를 밟은 최원준의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2차 대회 16강이었다. 최원준은 김현우를 상대로 3-0(15-7 15-3 15-4) 낙승을 신고한 김임권과 4일 오후 1시부터 결승 티켓을 놓고 첫 맞대결을 펼친다.
  • 日, 아베가 쏘아 올린 ‘핵 공유’ 찬반 시끌 [특파원 생생리포트]

    日, 아베가 쏘아 올린 ‘핵 공유’ 찬반 시끌 [특파원 생생리포트]

    일본 정치권이 ‘핵 공유’를 놓고 시끌시끌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진 틈을 타 일본 내 보수·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적극적 방어 필요성을 강조하며 핵 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폭 당사국으로서 오랫동안 지켜 온 비핵화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찬반 논란이 뜨겁다. 핵 공유 논란을 쏘아 올린 장본인은 아베 신조 전 총리다. 그는 지난달 27일 후지TV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 “세계의 안전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현실의 논의를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며 핵 공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공유는 냉전 시대 소련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자국 영토 내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면서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터키 등 5개국이 핵 공유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의 주장대로 일본이 핵 공유를 하게 되면 미국의 핵을 일본에 배치해 유사시 일본이 핵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일본이 유지해 온 ‘비핵 3원칙’을 위배하게 된다. 비핵 3원칙은 핵을 만들지도 않고 보유하지도 않고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것으로 1971년 11월 국회에서 일본 정부가 비핵 3원칙을 준수한다는 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아베 전 총리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일본 정부는 수습에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핵 3원칙을 준수하는 입장에서 핵 공유는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비핵 3원칙을 지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자민당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가지야마 히로시 간사장 대행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핵 공유에 대해 당은 논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어디까지나 (아베 전 총리의) 개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수습했다. 반면 후쿠다 다쓰오 총무회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국가를 지키는 것이라면 어떤 논의도 피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한발 더 나갔다. 마쓰이 이치로 대표는 지난달 28일 “비핵 3원칙은 오래된 가치관”이라면서 “(핵은 물론)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을 빌리는 논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러시아의 침공은 유럽판 911 테러” … 각성하는 EU

    “러시아의 침공은 유럽판 911 테러” … 각성하는 EU

    “푸틴의 전쟁은 유럽판 911 테러다. 유럽 대륙은 마침내 강력한 힘의 필요성에 눈을 떴다.”(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최근 몇년간 난민 사태와 브렉시트(Brexit),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사분오열하던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각성’하기 시작했다. 그간 ‘중립’과 ‘군축’을 고수해온 나라들이 원칙을 뒤집는 결단을 내리는가 하면, EU가 주변국들에게 문을 열고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U, 주변국에 문 열고 경계 넓혀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은 EU 안팎에서 ‘경계 확장’ 논의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 대사들은 1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가능성에 대한 초기 평가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라는 것을 증명해달라. EU는 우리와 함께 할 때 훨씬 더 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동유럽 8개 EU 회원국(불가리아·체코·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은 이를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냈다. 우크라이나가 짧은 시일 내에 EU에 가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경제와 행정, 정치 등 전반에서 EU의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개혁해야 하며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는 등 문턱이 높다. 크로아티아는 가입 신청 10년 만인 2013년에 EU에 가입했으며 1987년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터키를 비롯해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도 신청서를 제출한 지 10여년이 지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EU는 새로운 진입국들에게 문을 열었지만, 이는 나중에 문을 닫기 위해서였다”면서 주변국들을 향한 EU의 경직성을 지적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부총리는 1일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알바니아와 세르비아 등을 언급하며 “EU의 확대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군사 중립’ 스웨덴·핀란드도, ‘군축’ 독일도 강경해져각국이 오랫동안 지켜온 ‘중립’과 ‘군축’의 전통도 러시아 앞에서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을 지켜왔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대(對)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동참했다. 스웨덴은 1939년 소련의 핀란드 침공 이후 분쟁지역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는데 80여년만에 원칙을 뒤집은 것이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지난달 28일 무기 지원 방침을 발표하며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에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서 군비 증강을 억누르던 독일은 향후 매년 국내총생산(GPD)의 2% 이상을 국방에 투자하겠다는 대전환을 선언했다. EU에 걸쳐 있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걷어내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EU 내에서 가장 ‘친러’적인 지도자로 꼽히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러시아에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탓에 대 러시아 제재에 ‘약한 고리’로 여겨져왔던 독일도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한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의 신호탄을 쐈다.지정학적 민감성과 에너지 분야의 높은 의존도 탓에 러시아의 침공 직후에도 EU는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제재 조치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였다. 오르반 총리의 ‘우파 동지’인 마테우스 모라비에키 폴란드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순진함의 대가가 우크라이나의 피”라면서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환상의 시대를 끝내라”고 일갈했다. 러시아 위협 맞서 금기 깨는 EU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EU는 신성한 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그간 쉬쉬해왔던 금기와 관행을 깨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EU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대해 제재 카드를 꺼내드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유럽군 창설 등 EU의 독자적인 안보 구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EU는 또다시 엇갈린 이해관계를 드러내며 분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헝가리는 “우리나라의 안보가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무기가 자국 영토를 거쳐가는 것을 불허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66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럽으로 유입된 가운데 난민의 수용 문제가 회원국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 [달콤한 사이언스]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인과 만남 얼마나 줄었나 봤더니...

    [달콤한 사이언스]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인과 만남 얼마나 줄었나 봤더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이전 델타 변이보다 독성이 약하다는 특성 때문에 방역패스 중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방역패스 중지 이후 신규 확진자 숫자는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으로 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21만 9241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포함해 감기, 독감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사회적 접촉 정도가 좌우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실과는 별도로 과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타인과의 만남이 얼마나 줄어들었는가도 전문가들의 관심사이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감염병 수학모델 연구센터, 킹스 칼리지 런던 정신과학과, 벨기에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인과의 만남이 이전보다 4분의3이나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 3월 2일자에 발표했다.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핵심 공중보건 정책은 사회적 접촉 감소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지만 이 같은 보건 정책의 영향이 정량화된 바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코로나19 대확산 초기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사회적 상호관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에 거주하는 18~59세 남녀 1만 99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18세 미만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 변화에 대해서도 답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수학적 기법으로 사람들의 평균 일일 접촉 횟수를 계산했다. 그 결과, 18세 이상 성인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다른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이전에 비해 4분의1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들도 다른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원자료들이 자가 보고된 만큼 개인별 접촉자 수가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외에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또다른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자비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전염병학)는 “사회적 접촉은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염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감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사회적 접촉이 어떻게 변했는지와 함께 사람들이 가장 많은 접촉을 하는 장소와 방법을 이해하게 해줘 감염병 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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