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외형 못따르는 생활수준/한은,세계속의 위상 분석
◎GNP 15위·교역규모 12위로 부상/주택·상수도 보급 부진… 경쟁국보다 「생활의 질」 뒤져/서비스업 비중 46%로… 산업구조 달라져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80년대 들어 지속된 고도성장에 힘입어 국민총생산 기준으로 세계 15위,1인당 GNP로는 40위,교역규모로는 12위에 각각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커진 덩치에 비해 국민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주택보급률이나 상수도보급률,노동소득분배율,의료수준 등은 아직 열악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은이 70년부터 89년까지 각종 경제와 국민생활지표의 추이를 조사,국제 비교한 「세계 속의 한국 경제」라는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우리 경제의 부문별 국제비교 내역을 살펴본다.
▲국민소득=지난 70년까지만 해도 국민총생산은 81억2천만달러로 세계 33위에 그쳤으나 이후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89년에는 2천1백11억달러로 스위스·스웨덴·벨기에를 제치고 15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1인당 GNP도 70년2백52달러,세계 80위에서 89년 40위(4천9백94달러)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5천5백69달러에 달했다.
▲대외거래 및 산업생산=수출입 규모는 70년 28억달러로 세계 41위였으나 89년엔 1천2백38억달러로 12위에 랭크됐다. 1인당 수출액도 같은 기간 1백5위(26달러)에서 37위(1천4백72달러)로 부상했다.
쌀생산은 70년 5백47만t에서 88년에는 48% 증가한 8백10만t을 기록했고 철강생산은 같은 기간 50만t 규모에서 2천1백87만t으로 늘어나 세계 8위,승용차는 1만3천대에서 84만6천대로 세계 11위의 생산국이 됐다. 조선건조실적은 2백41만3천t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나타냈다.
▲경제구조=농림어업 비중이 75년 25%에서 90년 9.1%로 크게 낮아지고 제조업 비중이 같은 기간 26.1%에서 29.2%로,서비스업 비중이 41.6%에서 46.2%로 높아져 산업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이 70년 41%에서 89년 56.9%로 높아졌음에도 불구,미국(74%),서독(69%)은 물론 대만(60%)에 비해서도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근로=15세 이상 인구중 경제활동인구를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율은 70년 57%에서 89년 59%로 높아졌으나 미국(66%),일본(62%)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도 같은 기간 4.4%에서 2.6%로 떨어졌으나 일본(2.3%),대만(1.6%)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았다.
제조업의 주당 평균근로시간도 86년 54.7시간에서 89년 50.7시간으로 단축됐으나 미국(41시간),일본(41시간),대만(47시간) 등 여타 국가에 비해 가장 많았다.
▲주택보급률 등=80년 71.2%에서 89년 70.9%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는 대만(98%)이나 일본(1백11%),싱가포르(89%)의 주택보급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상수도보급률도 89년 현재 78%로 대만(81%),일본(92%),미국(1백%) 등 주요국에 뒤떨어지고 있다.
▲교육·생활=초등교육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수가 35명으로 대만(29명),일본(22명)보다 많았고 중등교육도 25명으로 대만(21명),일본(20명)에 비해 많았다. 고등교육의 경우도 35명이나 돼 대만(13명),일본(16명)의 학급보다 과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은 36%로 대만(30%),일본(20%),미국(13%)보다 높았다.
▲의료·문화=병상당 인구수가 89년 4백51명으로 대만(2백32명),일본(76명)보다 많았으며 의사 한 사람당 인구수도 9백38명으로 대만(9백64명)에 비해서는 다소 적었으나 일본(6백9명),미국(4백73명)보다는 많았다. 승용차보급률은 1천명당 37대로 역시 대만(98대),일본(4백29대)에 비해 낮았다. TV는 1천명당 1백88대로 대만(97대)보다는 많았으나 일본(5백85대),미국(8백13대)에 비해서는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