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나윤도특파원 현지 리포트(중남미를 다시본다:3)
◎“자원개발”·“환경보존”… 버거운 「두개의 짐」/아마존강 삼림 매년 3만여㎢ 훼손/1백80국 참가,범세계적 대책 기대
리오데자네이로는 그 모습을 한눈에 드러내 보이질 않는다.
광대하고 변화무쌍한 브라질의 축소판같은 이 도시는 바다와 섬과 모래사장,그리고 산과 계곡과 평야가 한데 어울린 자연의 다양하고 기기묘묘한 구성으로 세계3대 미항의 하나로 불리기에 손색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도시는 1960년 내륙에 브라질리아가 건설되면서 연방수도의 기능을 내주고 또 70년대 들어서는 급격히 성장한 상파울루에 상업도시의 기능마저 내준채 이제는 삼바축제가 열리는 관광휴양도시의 명성만 갖게됐다.그러나 이 도시가 오는 6월 개최될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금세기 최대규모의 국제회의인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일명 「지구서미트」)를 앞두고 다시한번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환경보존과 개발과의 조화를 목표로한 「지구서미트」는 1백여개국의 정상을 포함한 1백8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환경보호의 기본원칙을 정한 「지구헌장」과 지구온난화방지조약,생물학적다양성보호조약등을 체결할 예정이다.또 환경보전을 위한 사업의 우선순위결정,책임의 한계,재원조달 방안등이 논의된다.
이는 냉전체제 붕괴이후의 신국제질서형성을 위한 새로운 행동규범을 정하는 것으로 선진국의 환경규제강화와 개발도상국의 기술및 재정지원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회의는 1972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개최됐던 유엔인간환경회의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실현」을 테마로 『앞으로의 경제사회개발은 환경과 조화되게 이뤄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위해 구상됐다.그 입안단계부터 브라질은 『세계최대의 열대우림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이야말로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논의하는 회의의 개최지로 최적격』이라며 유치활동을 적극 전개,지난 89년 회담유치에 성공했었다.
세계최대의 열대삼림지역인 브라질의 아마존강유역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브라질정부와 전세계 산소의20%를 공급하고 있는 브라질 열대림의 상실을 우려하는 선진국 환경론자들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매년 벨기에 면적에 해당하는 3만여㎦의 삼림이 훼손되는등 심각한 문제로 대두돼왔다.
회담유치직후 브라질정부는 외무부에 환경국을 설치,환경과·해양과·남극과·우주과의 4개과를 두고 본격적인 회담대비에 들어갔으며 회담의 의제와 관련된 브라질정부의 입장정리를 위해서는 부처간 환경개발위원회를 설치하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또 리오데자네이로의 회담장 준비를 위해서는 총무처에 대회준비본부를 가동시켜 회담장 준비및 관련제반시설 마련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었다.
회의 의제와 관련된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외무부 환경국의 아딜 비안나 환경담당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환경문제가 국지적 성격에서 전지구적 공통의 문제로 확대될것』이라고 말하고 『과거에는 개도국은 선진국에 무조건 돈을 요구하고 선진국은 이에대해 시혜를 베풀듯 원조를 제공해온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개도국의 정당한 비용요구에 대한 선진국의정당한 비용지불이라는 이른바 신국제협력질서(NICO)의 시대로 돌입하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안나담당관은 또 『돈이 없으면 환경보전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진국은 환경보전을 강요하기에 앞서 기술이전및 차관제공등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번 회의가 브라질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혁정책에 새로운 재정확보및 기술도입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해줄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브라질정부는 그동안 20억달러의 예산을 리오데자네이로의 도시기반시설 정비등 회담장 준비에 투입했다.회담장까지 이르는 각종 교통체계의 개선을 위한 도로신설및 보수,전화및 통신설비의 근대화,구아나바라만을 비롯한 주위 해변의 정화,고지대의 하수처리설비등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의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로 도로곳곳이 많은 피해를 입어 현재 시내의 노면사정이 지극히 불량하고 갈레온국제공항에서의 시내진입로 입구에 건설중인 오버패스건설의 지연등으로 공항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행사장까지 2시간이 넘게 소요되는등 최악의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대회준비와 관련된 수뢰사건으로 환경장관이 경질되는등 잡음이 일고 있어 개최 2개월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바삐 서두른다 해도 각국 정상을 포함,2만여명의 인파가 일시에 몰릴 이 대회가 과연 원만히 치러질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대회준비본부의 카를로스 가르시아 본부장은 『모든 회담장및 부대시설의 준비는 내달 15일까지 마무리지어 25일까지는 유엔의 대회조직위원회에 시설을 넘기게 될것』이라면서 『다만 당초 1백60여개국으로 예상했던 참가국이 1백80여개국으로 증가했고 정상들의 참석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을뿐』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가르시아본부장이 밝힌 지금까지 참석을 확실히 밝혀온 정상은 러시아의 옐친대통령과 유럽과 중남미의 모든 국가원수,이집트의 무바라크대통령,인도의 라오총리등 70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부시미대통령과 미야자와일총리등은 아직 미정으로 돼있다.
6월3일 부터 14일까지 계속될 이번 회의에서정상회담은 마지막 이틀간으로 예정돼 있다.한편 ▲국제언론인대회(5월20∼24일·벨로리존테) ▲세계도시회의(5월28∼29일·쿠리티바) ▲비정부기구회의(6월1∼12일·리오데자네이로) ▲국제환경기술박람회(6월5∼11일·쌍파울루) ▲국회의원연맹회의(10월중·브라질리아)등 5개의 연관된 회의들도 본회담을 전후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이 회담을 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곱지가 않다.과연 그 엄청난 돈을 들여 개최하는 이번 회의가 브라질경제에 실질적으로 줄수있는 혜택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에서다.플라멩고파크에서 상업을 하는 카를로스 데스파샨테씨(38)는 『엄청난 자원을 쌓아놓고만 있어서는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우리에게 진정하게 필요한 것은 빠른 개발이지 떠들썩하고 호화스러운 잔치를 열어 남의 눈치를 볼 시간이 없다』면서 『배고픈데 있는 양식을 그대로 놓고볼 바보가 어디 있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