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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서 따돌림 당한 적 없다” 13.4%뿐

    “직장서 따돌림 당한 적 없다” 13.4%뿐

    직장에서 전혀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 근로자는 7.5명 중 1명(13.4%)밖에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직장인 대부분은 자신이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직장 내 따돌림이 발생할 때 회사 측이 입는 손해는 건당 최소 1550만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의료계 전문직, 생산직, 서비스직, 금융계 등의 직장인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에서의 따돌림 실태’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조사는 주관적 방식(응답자 스스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여기는지 여부를 묻는 것)과 도구적 방식(따돌림 해당 항목들을 제시하고 선택하는 것) 두 가지로 이뤄졌다. 따돌림 항목으로는 ▲사생활에 대한 모욕적인 언행 ▲지나친 모니터링 ▲휴가·보너스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압력 ▲폭력, 신체적인 학대나 위협 ▲중요한 정보의 미공유 등이 제시됐다. 주관적 방식으로 본인이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직장인은 2008년 12.4%, 2010년 12.9%였다. 반면 도구적 방식 조사에서는 지난 6개월간 따돌림 행위를 하나라도 겪었다고 답한 직장인이 86.6%에 달했다. 결국 따돌림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한 직장인은 13.4%에 불과한 셈이다. 직능원 측은 “주관적 응답과 항목선택 응답에서 나타난 차이는 본인이 당하는 행위가 따돌림이라는 인식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돌림의 가해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주관적 방식에서는 동료(53.3%)가 가장 많았다. 도구적 방식에서는 직속 상사(59.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근로자들의 지위에 따라 느끼는 따돌림의 정도도 모두 달랐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위치의 동료일 때보다 가해자가 상사일 경우 더욱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자신이 따돌림의 가해자가 되는 것이 피해자가 되는 것보다 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남성은 피해자가 되는 것을 더욱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직장 내 따돌림은 근로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는 물론 기업에도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돌림 1건으로 인해 조직에 발생하는 비용을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을 기준으로 최소 155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 비용 내역으로는 피해자의 결근과 근무태도 불성실 등으로 피해를 입는 비용이 630만 8000원, 대체 인력에 필요한 비용이 275만원, 직속상사의 시간 537만 5100원, 본사 인사팀 직원 등과의 상담에 들어가는 시간 105만 1700원 등으로 추정됐다. 해당 비용은 피해자의 인건비를 신입사원 기준으로 책정하고 직속 상사와 인사팀의 인건비를 평균 연봉 기준으로 책정한 최소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서유정 전문연구원은 “직장 내 따돌림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조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따돌림과 관련한 법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스웨덴,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벨기에, 캐나다 등에서는 따돌림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직장 내 따돌림이나 폭력이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많은 생명의 휴식처이자 안전한 보금자리, 섬은 자연의 섭리가 그대로 살아 있는 마지막 땅이다. 우리나라에만 3100여개에 이르는 섬은 육지와 격리되고 인간과 동물의 이동으로부터 단절되면서도 생명의 풍요로운 노래가 들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은 고립된 땅, 섬에 대한 아주 특별한 생태 보고서이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한약 건재상 오인수네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게 된 삼생(현승민)은 오인수의 아들 지성에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삼생을 찾아 헤매던 동우는 삼생이 새로운 식모살이를 하고 있다는 말에 내심 섭섭해 한다. 한편 동우한테서 삼생의 얘기를 전해들은 봉무룡은 가족들에게 삼생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말한다. ■7급 공무원(MBC 밤 9시 55분) 교육원으로 들어간 신입요원들은 사격과 카지노 수업 등을 받으며 훈련에 열중한다. 길로(주원)와 도하(찬성)의 실력은 매 훈련마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백중세다. 한편 길로는 도하에게는 다정한 서원(최강희)에게 괜한 심술을 부리지만, 왈츠 수업 시간에 드레스를 입은 서원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다. ■세상의 모든 다큐(KBS2 밤 12시 40분)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탈리아. 위대한 영국의 작가 셰익스피어도 낭만과 아름다움과 신비함이 살아 숨쉬는 이 나라에 푹 빠져 있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로미오와 줄리엣’ 등 이탈리아가 배경이 된 그의 대표적 작품들을 만나보며, 그 안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탈리아의 참모습과 진짜 감성을 느껴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라오스 사라반주에 위치한 대형 숯 공장에서는 아침부터 연기가 피어오른다.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숯의 재료로 쓸 나무를 베는 그들의 손은 상처로 가득하다. 나무를 옮겨 도착한 숯 공장은 24개의 가마가 쉴 틈 없이 숯을 만들어 낸다. 좁은 가마 안에 나무를 쌓는 일, 다 된 숯을 꺼내는 일은 중노동을 방불케 하는데…. ■HD 다큐월드(OBS 오후 6시 10분) 석유가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와 녹색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리치먼드의 안젤라 그린이 석유 없는 미래에 대해 경고한다. 한편 실리콘 밸리에서 녹조류로 기름을 생산하는 기술의 실용화 단계를 살펴보고 석유 없는 삶을 실험하고 있는 벨기에의 브롬먼을 만나본다.
  • 한국의 재정분권 수준 ‘뒷걸음질’

    최근 10년 동안 한국의 재정분권 수준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벨기에, 네덜란드 등과 같이 ‘중분권 고의존’ 국가로 분류됐다. 지방정부의 재정분권이 비교적 약해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29일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재정분권지수와 재정불균형지수를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9개 국가의 2000~2010년 정부 간 재정관계의 변화와 현황을 진단한 결과 한국은 ‘중분권 고의존’ 국가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정부 입장에서 교육과 복지, 소방 등의 업무가 중앙정부로부터 넘어와 공공서비스를 집행하기 위해 세금을 지출해야 하는 세출분권은 비교적 높지만 정작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에게 직접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자주재원의 근간인 세입분권의 수준은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0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세출분권지수는 8위인 반면, 세입분권지수는 15위를 기록했다. 지방세연구원은 최근 펴낸 ‘정부 간 재정관계 분석을 위한 기초통계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뒤 OECD 국가들이 지난 10년 동안 평균적으로 재정분권복합지수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만 예외적으로 평균 이하로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세출의 증가에 맞춰 이전 재원의 규모도 커지는 데 비해 한국은 재정자립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재원의 규모도 지방정부세출의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재원할당 현상이 나타난 탓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한편 스위스, 독일, 캐나다, 핀란드, 미국 등은 OECD 국가들 중 재정분권 수준이 가장 높고 중앙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낮은 그룹인 ‘고분권 저의존’ 국가로 분류됐다. 반면 중앙집권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는 영국을 비롯해 헝가리, 아일랜드는 ‘저분권 고의존’ 국가로 분류돼 지방정부 세출의 자체 세입 비중이 턱없이 낮고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구균철 연구위원은 “재정분권은 공공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방정부의 재정책임성을 강화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면서 “한국 지방정부 세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이를 뒷받침할 지방정부의 자체 세입과 중앙정부에서 넘어온 이전 재원의 규모가 함께 늘지 않아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연구위원은 “고분권 저의존 구조를 지닌 국가들이 대부분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맞아 재정건전성 유지에 모범을 보였다는 점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미주통신] 美 대통령 비밀 경호견 건물에서 추락사

    최첨단 훈련을 받은 미국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소속 경호견이 경호 업무 도중 6층 건물의 지붕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 언론들이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비밀 경호견은 지난 26일 저녁 미국 뉴올리언스 주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한 모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중 경호를 위해 주변 건물들은 수색하다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연방 비밀 경호원과 현지 경찰은 부상당한 경호견을 신속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미국 비밀경호국은 주로 대통령과 부통령의 경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비밀 경호견은 벨기에산 셰퍼드인 벨전 멜러느와 종류로 비교적 짧은 털에 후각이 뛰어나고 복종심이 높아 주로 경찰견과 군용견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 비밀경호국은 1975년부터 폭발물 탐지 등을 위해 뛰어난 역량을 가진 경찰견 중에서 선발한 경호견을 혹독한 20주의 훈련의 거쳐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이렇게 선발된 미 비밀 경호견은 매주 8시간 이상의 훈련을 받으며 대략 10년 정도 업무를 수행하다 은퇴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벨전 멜러느와 (자료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미국 의회는 2013년 1월 1일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 2700만원, 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올렸다. 미국의 ‘부자 증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것으로, 1993년 빌 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난 데다 각종 감세 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가 급락하는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부자 증세 도입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나라는 프랑스.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게 최고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공약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증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고 소득세율의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대신 개인 소득으로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는 법안을 수정해서라도 올해 안에 75% 소득세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조바심에는 연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라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위한 해결책으로 부유세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1일 야당의 반발에도 증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에는 2만 6000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부동산 보유세와 법인세 인상, 모든 과세 대상자의 소득신고 의무화 등도 포함돼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포르투갈도 ‘정부가 무장 강도’라는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해 들어 평균 소득세를 35%나 올리는 가혹한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고 소득세율은 46.5%에서 48%로 높아지고, 여기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은 연소득 15만 3500유로에서 8만 유로로 대폭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가진 독일에서도 2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재산의 1%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임시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EU와의 지위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7년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도 올 들어 고소득층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삭감 정책을 포함해 부유세 부과 방침을 추진 중이다. 부유세 바람은 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도 불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복귀한 아베 신조 정권은 연간 소득 1800만엔(약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자에 대해 적용하는 40%의 최고세율을 4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 호황기의 절정인 1980년대 70%에 달했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최근 GDP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증세 카드’를 빼든 것이다. 부자 증세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지구촌 부자 4위에 오른 프랑스 최고 갑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은 지난해 9월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데 이어 86억 6300만 달러(약 9조 31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벨기에로 빼돌렸다고 25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 대한 상속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회당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아르노 회장을 따라 벨기에로 가려다 “단순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벨기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해 정식으로 시민권을 얻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달리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 없고, 상속세도 3%로 프랑스(11%)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지난 2011년보다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부자증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성장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2004년 이후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했으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 의회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율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부자 감세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보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빈부격차만 늘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증세 드라이브는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의정 포커스] 목소영 성북구의회 의원

    [의정 포커스] 목소영 성북구의회 의원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 여성의 시각으로 지방 정치를 바꿔 보자는 취지로 결정된 전국 여성 지방의원 연대 모임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전여네)가 다음 달 19일부터 특별한 해외 연수를 떠난다. 소속 지방의원 15명이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를 열흘간 방문한다. 이를 위해 수차례 준비 모임을 거쳐 사전 연구와 일정을 조율을 했다. 전여네 공동대표로 활동 중인 목소영(33) 성북구 의원은 24일 “외유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위한 해외 연수를 경험하고 싶었다. 기획부터 섭외까지 회원들이 직접 했다”고 소개했다. 전여네에서 2년에 한 번씩 운영하는 ‘바람직한 해외 연수 만들기 활동’은 지방의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연수를 다녀온 뒤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는 것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목 의원은 “프랑스에선 협동조합과 도서관정책 등을 중심으로 둘러보고 벨기에서는 도서 관련 정책을 알아볼 예정”이라면서 “남녀 동수 공천제, 지방의원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맡는 제도도 유심히 살펴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음 달 연수와 별개로 3월 15일부터 5일간 홍콩을 방문해 도시 재생 행정을 공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초청 간담회도 두 차례 열고 각자 맡은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전여네는 2006년 지방의회 당선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에서 마련한 것이 모임 결성의 계기가 됐다. 2년 뒤 정식으로 독립해 새 출발을 선언한 전여네는 지금도 1년에 두 번 워크숍을 하고 분기별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전국 여성 지방의원의 3분의1 정도인 25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목 의원은 전여네 2기 사무총장을 2년간 역임한 뒤 지난해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조코비치 ‘벌벌’… 샤라포바 ‘펄펄’

    남녀 프로테니스 코트를 호령하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마리야 샤랴포바(러시아)의 호주오픈 행보가 대조적이다. 조코비치는 20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4회전에서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17위·스위스)를 상대로 무려 5시간2분의 접전 끝에 3-2(1-6 7-5 6-4 6<5>-7 12-10)로 겨우 이겼다. 1세트를 내준 조코비치는 2세트에도 게임스코어 2-5까지 몰려 패색이 짙었지만 그 뒤 내리 5게임을 따내며 2세트를 가져와 위기를 넘겼고,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만 1시간44분의 혈투를 벌여 가까스로 8강에 합류했다. 지난해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무려 5시간53분의 혈투 끝에 힘들게 승리했던 조코비치는 하루를 쉬고 토마시 베르디흐(6위·체코)를 상대해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럽다. 더욱이 약점으로 지적된 약한 체력 탓에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한 최근을 되짚어 보면, 대회 목표인 3연패 달성도 낙관할 수 없다. 호주오픈 18연승을 이어간 조코비치는 “바브링카도 승자나 다름이 없다”며 “지난해 결승이 생각날 정도로 힘든 경기였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반면 샤라포바는 4회전까지 치르면서 상대에게 내준 게임이 5게임뿐이다. 1, 2회전을 내리 2-0(6-0 6-0)의 ‘더블 베이글 스코어’로 이긴 샤라포바는 3회전에서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2-0(6-1 6-3)으로, 16강전에서는 키르스턴 플립컨스(43위·벨기에)를 2-0(6-1 6-0)으로 제압했다. 4경기를 치르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9분. 한 경기에 불과 1시간 2분 남짓을 썼다. 역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8강까지 오르면서 가장 적게 게임을 내준 선수는 1994년 프랑스오픈 때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로, 4게임만 내줬다. 그러나 샤라포바는 “사실 지금부터가 고비”라며 “여자 테니스는 흐름이 갑자기 바뀔 수 있어 대회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주니어 랭킹 7위인 정현(17·수원 삼일공고)은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융팍롱(홍콩)을 2-0(6-1 6-4)으로 가볍게 제치고 16강전에 올랐다. 정현은 동갑내기 김덕영(마포고)과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도 2회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틀 전 만 14세8개월로 국내 선수 메이저대회 단식 최연소 승리 기록을 갈아치웠던 청각 장애 3급의 이덕희(제천동중)는 크리스티앙 가린(칠레)에게 0-2로 져 탈락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호주오픈 주니어부] 테니스 ‘슈퍼 주니어’ 4명, 본선 2회전 진출

    [호주오픈 주니어부] 테니스 ‘슈퍼 주니어’ 4명, 본선 2회전 진출

    한국 남자테니스 기대주들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일제히 빛을 발했다. 역대 최다인 6명이 대회 단식 본선에 올라 이 가운데 4명이 1회전을 통과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이덕희(15·제천동중)는 최연소 메이저 본선 승리 기록까지 썼다. 지난 19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주니어부 첫날. 이덕희는 제이컵 그릴스(호주·86위)를 2-0(6-4 7-6<4>)으로 물리치고 32강이 겨루는 2회전에 올랐다. 1998년 5월생으로 만 14세 8개월에 메이저 주니어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따냈다. 종전 국내 최연소 기록은 2011년 대회 2회전에 오른 장수정이 세운 만 15세 10개월이다. 청각 장애 3급인 이덕희는 특히 이번 대회 예선부터 출전해 합류한 본선 첫 경기에서 실책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2회전에 올랐다. 21일 2회전 상대는 세계 주니어 랭킹 10위 크리스티안 가린(칠레)이다. 이덕희는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16강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6명의 남자 선수가 출전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번 대회의 전망은 밝다. 같은 날 주니어 세계 7위 정현(17·삼일공고)도 제이크 델라니(호주)를 2-0(6-1 6-2)으로 완파한 데 이어 20일에는 강구건(16·안동고)이 엘리아스 아이머스(스웨덴)를 2-0(6-4 6-0)으로, 김영석(17·마포고)이 안톤 데샤트니크(러시아)를 역시 2-0(6-2 6-1)로 완파하고 32강에 진출했다. 선전은 복식에서도 이어졌다. 김영석과 홍성찬(16·우천중)은 프랑스의 막심 아무-요안 세바스티앵 조를 2-0으로, 정현-김덕영(17·마포고) 조 역시 마르크 폴만-아킬라 샌틸리안(이상 호주) 조를 2-0으로 제치고 복식 2회전에 올랐다. 한국의 대회 주니어 최고 성적은 1995년 이종민(당시 호주 유학)과 2005년 김선용(당시 양명고)이 각각 단식 준우승과 복식 우승을 한꺼번에 차지한 것이다. 한편,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2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20일 대회 시니어 여자 단식 4회전에서 키르스턴 플립컨스(벨기에·43위)를 2-0으로 가볍게 돌려세우고 8강에 선착해 상대 전적 4승으로 절대 우세를 보인 예카테리나 마카로바(러시아)와 4강행을 다툰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아버지를 잃고 추위에 떨며 굶주리는 일곱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은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어린 딸 코제트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미혼모 판틴은 머리를 자르고 생니를 뽑은 것도 모자라 몸까지 팔았다. 19세기 프랑스는 극심한 빈부격차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거리마다 넘쳤다. 사람들은 왕정에 맞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혁명의 노래를 불렀다. 1862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 속에서 이들의 영혼은 결국 사랑과 용서로 구원받는다. 21세기 프랑스는 세계 초강대국이 됐지만 나라를 버리는 ‘비참한 사람들’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최고부자인 루이비통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부자 증세를 피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 올 초에는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같은 이유로 러시아 시민권을 획득했다. 국민배우로 사랑받던 그의 도피성 국적 포기에 프랑스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비난을 쏟아냈다. 서로 다른 시대 프랑스의 ‘비참한 사람들’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아이러니하게도 150년 전의 ‘그들’은 너무 못살아서, 지금의 ‘그들’은 너무 부자이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롭게도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TV연속극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당대의 비극에 분노하는 장발장 역을 맡았던 그가 마침내 현실에서 뜻을 이뤘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난 연말 뮤지컬 형식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관람하면서 지금의 현실과 묘하게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법이 한 사람의 운명을 불행으로 바꾸어 놓는 일이라든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서민의 현실 같은 것 말이다. 몇몇 지인들은 대선 직후 허탈감에 빠졌던 심신을 영화로 위안 삼았다고 했다. 물론 영화 속 메시지 가운데 어느 부분에 공감했는지는 관객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13년 현재도 각 나라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에 실망한 99%의 시민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150년 전 위고가 책 머리말에 적은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책들도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goseoul@seoul.co.kr
  •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과연 이들 쌍둥이 형제의 안락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대학병원에서 안락사 시술이 시행됐다. 이날 죽음을 선택한 사람은 특이하게도 일란성 쌍둥이 형제인 마크와 애디 버베셈(45). 이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기구하다.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서로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다. 형제는 바깥과 소통을 거부한 채 평생을 같은 지붕 아래에서 구두 수선일을 하며 뜨거운 우애를 나눴다. 그러나 최근 이들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지병으로 청각도 모자라 시력도 잃을 위기에 놓인 것. 결국 더이상 서로간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형제는 고심 끝에 안락사가 합법인 자국에서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세상을 떠나는 날 형제는 병원에서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가족과 작별했다. 그리고 형제는 담담히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이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사였다. 큰 형인 더크는 “사람들이 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의구심을 갖지만 난 이해할 수 있다.” 면서 “동생들은 평생 병으로 힘들어했지만 더 큰 고통은 이제 서로 듣지도 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눈물을 떨궜다. 안락사를 시술한 의사 데이비드 뒤푸르도 “모든 조건이 갖춰져 안락사를 승인했다. 죽는 순간 형제들은 매우 행복해 했으며 그들의 고통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벨기에 가톨릭 대학 의학 윤리과 교수인 크리스 게스트만스는 “안락사라는 것이 과연 인간적인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죽을 권리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제도 처럼 인간의 정신적 빈곤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벨기에는 지난 2002년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락사가 법적으로 승인됐으며 지난 2011년에만 총 1,133명의 안락사가 이루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원조논쟁/함혜리 논설위원

    서울 장충동 족발골목처럼 같은 음식을 파는 식당이 밀집한 곳이면 예외 없이 원조(元祖)집이 있다. 그런데 정해놓은 데 없이 그곳에 갔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원조집 옆에 ‘진짜 원조’가 있다. “아, 여긴가?” 하면서 들어가려 하는데 그 옆 골목으로 ‘옛날 원조’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원래 원조’도 보인다. 모두 손맛 좋을 것 같은 할머니 사진을 내걸고 있는 데다 원조라고 우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진짜 원조가 어디인지 찾기가 쉽지 않다. 원조 논쟁이 상표권 분쟁으로 비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케이크를 놓고 25년간의 긴 법정소송이 진행된 사례도 있다. 19세기 초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메테르니히의 전속요리사였던 프란츠 자허는 부드러운 초콜릿 케이크 사이에 살구 잼을 바르고 전체를 투박한 초콜릿으로 코팅한 디저트 케이크를 개발했다. 몇년 뒤 자허는 카페를 열고 자신의 이름을 딴 케이크 ‘자허토르테’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허토르테가 인기를 얻자 데멜이라는 과자점에서도 자허토르테 케이크를 팔기 시작했다. 이에 격분한 자허 2세가 데멜과자점을 상대로 1940년 오스트리아법원에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다. 데멜 측은 자허가 데멜과자점에 근무할 당시 자허토르테를 만들었으며 이를 근거로 판매하는 것이니 권리가 있다고 반격했다. 기나긴 공방 끝에 법원은 1965년 ‘자허토르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나 오리지널 자허토르테는 자허카페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함으로써 원조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프렌치프라이의 기원을 놓고 프랑스와 벨기에가 논쟁 중이라고 한다. 브뤼셀에서 열린 프렌치프라이 원조토론회에서 벨기에 측은 “프렌치프라이가 17세기 어부들에 의해 개발돼 다른 유럽국가로 퍼진 것”이라고, 프랑스 측은 “18세기 센 강변의 노점상들이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서로 원조를 자처했다. 지난 2003년 미 하원식당 메뉴판의 프렌치프라이를 프리덤프라이로 바꿨을 때 주미 프랑스대사관에서 대변인 성명을 통해 ‘프렌치프라이는 벨기에 음식’이라고 못 박은 바 있어 논쟁은 프랑스의 판정패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피시앤드칩스를 많이 먹는 영국이 원조라는 주장, 감자를 잉카제국에서 유럽에 들여온 스페인이 원조라는 주장, 원래 저먼프라이였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적국이라는 이유로 프렌치프라이로 이름을 바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원조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로 보면 될 듯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佛, 벨기에 귀화 2배↑

    프랑스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지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전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들어선 지난 한 해 동안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은 모두 126명으로 2011년의 63명에 비해 정확히 2배 증가했다. 국적 신청자들의 신상은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금융권이나 부동산 개발업자 등의 자료를 보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하거나 문의하는 프랑스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벨기에의 한 금융인은 “전에는 고객이 1000만 유로(약 140억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400만~500만 유로의 자산가들도 문의를 해 온다”며 대부분 부유세를 피해 세금이 낮은 벨기에로 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올랑드 정부가 연간 소득 100만 유로(약 14억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75%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한 이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모에 에네시(LVMH) 회장과 영화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등의 유명인이 속속 벨기에 국적을 신청해 논란을 일으켰다. 드파르디외는 벨기에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지난 5일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벨기에 모터쇼 “레이싱 모델, 야한 옷 입지마!” 왜?

    벨기에 모터쇼 “레이싱 모델, 야한 옷 입지마!” 왜?

    ’모터쇼의 꽃’ 으로 불리는 레이싱 모델의 야한 옷차림에 공식적인 제동이 걸렸다. 최근 벨기에 자동차 협회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부터 개최 예정인 브뤼셀 국제 모터쇼에 참가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여성 모델이 ‘적절한 의상’을 착용하도록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 측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행사에서 일부 관람자의 음란 행위 적발과 벨기에 조엘 밀케 기회 균등 장관의 요청 때문이다. 밀케 장관은 협회 측에 보낸 편지에서 “모터쇼는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는 행사”라면서 “여성의 몸을 홍보 목적으로 사용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性)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협회 측이 밀케 장관의 의견을 전격적으로 수용해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 브뤼셀 국제 모터쇼 대변인은 “각 자동차 메이커 측에 여성 모델이 과도한 노출 의상을 입지 말라고 당부했다.” 면서 “참가 업체들 대부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모터쇼에 참가한 레이싱 모델의 노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급기야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한 모터쇼에는 비키니를 입은 아동 모델까지 등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브뤼셀 국제 모터쇼는 오는 11일 부터 10일 간 열릴 예정이며 약 35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뉴스팀
  • 한국 난민 되기까지 6년이나 걸렸다오

    한국 난민 되기까지 6년이나 걸렸다오

    난민, 다문화 문제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 상식적인 분노는 잠시 접어두자. 첫 느낌은 이런 인생, 이런 인연도 다 있구나다. 욤비 토나(46).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내에 있는 수많은 왕국 가운데 하나인 ‘키토나’ 왕국의 왕자였다. 왕국이라 해봐야 인구 10만명 정도였다 하니, 부족장의 아들이라 해도 좋다. 규모가 초라하다 해도 왕국 이름인 ‘키토나’가 ‘토나 집안의 땅’이란 뜻일 정도니, 어쨌든 노예 부리는 대저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래도 시대 흐름은 피할 수 없는 법. 식민지 모국인 벨기에 유학생 출신인 아버지는 아들을 대도시로 내보내 서구식 교육을 받도록 했다. 왕자님도 대도시에선 그냥 촌놈이었다. 겨우 대학을 졸업한 처지에 콩고비밀정보국에 덜컥 취직됐다. 자부심과 배짱과 머리는 있지만, 돈은 별로 없는 촌놈을 눈여겨봐 왔던 정부가 장학금 등을 미끼로 미리 포섭해뒀기 때문이다. 프락치라 해도 좋다. 핵심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다. 가정을 꾸렸고 아이를 낳았다. 잘 나가는 정보국 요원답게 중상류층의 삶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반정부군 캠프에 작전상 투입됐다가 그만 콩고 정부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이미 한 차례 현 정부 아래에서 투옥된 경험이 있었지만 이 사실을 폭로하고, 비밀 정보를 반정부기관에 제보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전직 정보부장이 유신 독재정권의 치부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양계장에서 닭모이가 됐다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이 있지 않던가. 콩고 독재정권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가정은 풍비박산. 아내와 자식들은 정글 속 오두막으로 도피했다. 물 한번 떠먹으려면 독사와 악어가 우글대는 정글과 늪지대를 통해야 하는, 혹시라도 인기척이 나면 의심받을까봐 시체처럼 숨어 지내야 했던, 그래서 수리하거나 따로 손 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3평도 채 안 되는 허술한 공간이었다. 욤비는? 국가기밀유포죄로 체포돼 갖은 고문을 받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탈옥, 해외 탈출을 노렸다. 원래는 프랑스가 목표였다. 콩고가 불어권 국가이다 보니 언어가 편할 것이고, 프랑스 난민정책이 믿을 만하다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콩고 내전에 개입하기 위해 진주해 있던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미국 군인이 가까스로 구해준 건 겨우 중국행 티켓이었다. 가릴 처지는 아니었다. 다이아몬드 장사에 손대던 걸 한번 눈감아줬던 호의가 이렇게 되돌아온 것만도 기뻐해야 했다. 여장을 하고서는 중국으로 향했다. 베이징에 도착하자 그간의 긴장이 풀리면서 36시간 동안 기절하듯 잠들었다. 중국은 콩고와 돈독한 사이. 그래서 같은 아프리카 유학생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건너왔다. 인천공항에서 빠져나와 택시기사에게 유일하게 기억하는 장소를 외쳤다. “평양!” 그만큼 한국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책이 나오게 된 경위도 흥미롭다. 공동저자인 박진숙은 난민문제에 관심 있던 사법연수원 학생을 남편으로 둔 데다, 불문학 석사학위를 가졌다는 죄(?) 때문에 불어권 아프리카 난민들을 위해 질문지 작성, 통역 등의 일을 떠맡았다. 그러다 아예 욤비와 함께 책을 내게 됐으니 그게 ‘내 이름은 욤비’(욤비 토나·박진숙 지음, 이후 펴냄)다. 박진숙은 이렇게 써놨다. “그때까지도 나는 난민이라면 캠프에서 빈곤과 무지에 허덕이며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언론이 좋아하는 난민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 만나 본 난민들은 대부분 높은 학력과 교양을 갖추고 있었고, 기구한 사연을 가졌지만 자기 운명과 타협하지 않는 용기도 있었다.” 아예 이주여성을 위한 단체까지 꾸렸다. 기이한 인생이 기이한 인생을 낳아버렸다. 예상 가능한 얘기도 있다. “기계들은 가끔 기름칠이라도 해주지만 사람은, 특히 외국인 노동자는 열 네시간 노동을 하고 나서도 언제 불려나갈지 몰라 선잠을 자야”하는, 그러니까 욤비라는 이름 대신 “새끼”나 “깜둥이”라 불렸던 얘기들 말이다. 한국인의 인종차별 행태야 너무도 친숙한 얘기다 보니, 난민 인정을 위한 6년간의 법적 투쟁 과정에서 묻어나오는 세부적이고도 실질적인 얘기들이 더 눈에 띈다. 여러 얘기들이 있지만 하나만 예를 들면, 난민으로 인정되면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진다. 출입국수속 때 내국인 대우를 받는다. 단, 여권 대신 유효기간 1년짜리 ‘난민여행증명서’를 받는다. 그런데 흔하지도 않은 난민이, 흔하지도 않는 해외 여행을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한국 법무부가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법무부 산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인지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올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난민법에 대한 여러 소회들, 기껏 난민을 지원한다더니 영종도에 대규모 난민지원센터를 짓는 식으로 행정편의적 결정이나 내놓는 정부에 대한 비판 등이 잘 녹아 있다. 난민문제의 기원과 현황, 우리나라 난민법의 좋은 점과 미진한 점 등 보조 자료들이 박스형태의 설명문으로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다. 난민문제에 관심 있다면 챙겨볼 만하다. 1만 65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보건복지부 (하)과장급

    [공직 파워우먼] 보건복지부 (하)과장급

    보건복지부의 여성 파워는 과장급 명단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복지부의 여성 과장은 총 16명으로 장애인, 보건의료, 노인, 사회서비스, 아동, 국제협력 등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몇년 안에 고위 공직자 대열에 여성들이 대거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신꽃시계 국제협력담당관과 김혜진 사회서비스정책과장, 이경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복지부의 행정고시 38회 동기 3인방이다. 행시 출신 여성 과장들의 맏언니 격이다. 신 과장은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주벨기에 EU대사관 참사관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업무 추진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김 과장은 2008년 창의혁신담당관으로서 보건복지가족부로의 조직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노인, 고령화 등 주무과장을 두루 거쳤다. 이 과장은 2003년부터 3년간 국가청소년위원회 청소년성보호팀장을 지내면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공개 확대를 주도했다. 임을기 노인정책과장과 배금주 건강증진과장은 행시 39회 동기다. 임을기 과장은 노인, 청소년, 생명윤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 배금주 과장은 대범함과 세심함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인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행시 40회인 정경실 의약품정책과장은 의약품 재분류,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마약류의약품 관리강화 등 올 한해 복지부의 주요 이슈를 도맡으며 능력을 발휘했다. 류양지 보험약제과장, 진영주 통상협력서기관도 복지부 내외에서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시 출신 여성 과장의 계보를 잇고 있다. 복지부에는 의사나 약사, 간호사 등 출신으로 특채를 통해 입문한 여성 전문인력도 많다. 식약청,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산하기관 및 병원, 연구원 등을 합하면 여성 전문인력의 비중은 상당하다. 의사 출신인 정은경 응급의료과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에서 만성질환, 전염병, 보건기술 등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해 왔다. 2009년 신종플루가 크게 유행하던 때 질병정책과장으로 큰 역할을 했다. 특채로 입문했지만 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두루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도 많다. 최종희 아동권리과장은 치과의사 출신이지만 보험, 금연, 아동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 보건직 특채 출신인 이순희 요양보험운영과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실무를 담당했다. 장애인정책국은 과장 4명 중 3명이 여성으로 모두 비고시 출신이다. 이재란 장애인서비스팀장은 7급 행정직 공채, 백은자 장애인자립기반과장은 8급 보건직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과장 자리까지 올랐다. 개방형 임용으로 발탁된 차현미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장애인(지체장애 2급) 최초의 장관(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 출신이다. 행시 43회 출신인 이선영 과장과 차전경 과장도 올해 각각 홍보기획담당관과 사회정책분석담당관에 발탁돼 복지부 여성과장 대열에 합류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佛 ‘올랑드식 부자 증세’ 위헌 결정

    프랑스 헌법재판소가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원)가 넘는 부자들에게 최고 75%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일명 ‘부유세’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논란 속에 법안을 밀어붙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헌재는 일반적인 소득세가 가구별로 부과되는 것과 달리 연소득을 기준으로 개인에게 직접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연소득이 100만 유로인 개인은 부유세 과세 대상이지만 연소득이 각각 90만 유로인 부부는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형평성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유세는 올 초 대선에서 승리, 17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사회당의 대선 후보였던 올랑드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이다. 새해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과세 대상이 1500명에 불과해 실효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다. 특히 법 제정 이후 기업가와 연예인 등 부유층 인사들이 다른 나라로 주소를 옮기는 ‘세금 망명’이 잇따르면서 사회적인 논란을 몰고 왔다. 프랑스 국민배우인 제라르 드 파르디유는 벨기에 귀화를 결정했고, 프랑스 최고 부자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벨기에 귀화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조만간 다른 조치를 마련, ‘부자 증세’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성명을 통해 “헌재의 결정을 반영해 새로운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2013~2014년에 적용할 수 있는 새 법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유세를 포함, 각종 증세 조치를 통해 200억 유로(약 28조 2000억원)의 세수를 늘리려던 프랑스 정부로서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증세 정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밀레니엄을 맞았던 1999년말 이후 가장 시끄러웠던 종말론 논란을 무사히 지나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종말의 날’, ‘휴거’, ‘둠즈데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들 종말론의 공통점은 정작 그 날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는 점이다. 이제 마야달력 따위의 소모적인 얘기는 잊어버리고, 올 한 해를 돌아볼 때가 됐다. 전세계 과학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2012년 366일(2012년은 윤년)간 과학이 이뤄낸 성과들을 결산하면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사이언스’는 10개의 과학적 돌파구를, ‘네이처’는 과학을 만들어낸 10명의 사람을 주제로 삼았다. 물론 과학은 ‘사람’의 영역이기에 두 저널이 다루는 내용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다.  사이언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성과로 ‘힉스 입자의 발견’을 올려놓았다. 굳이 사이언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힉스 입자가 올 과학계 최고의 이슈라는데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1960년대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이 그 존재를 예측한 이후 물리학계는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 신(神)의 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10조원 이상이 투입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올해 드디어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지난 7월 CERN은 “힉스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찾아냈다.”고 공식선언했다. CERN은 현재 이 입자가 힉스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연말쯤 판명날 예정이었지만 이상징후들이 발견되면서 내년 3월로 발표가 미뤄진 상태다. 이 입자가 힉스든 아니든 인류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존재를 찾아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힉스보다 더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모습을 드러낸 물질도 있다. 1938년 이탈리아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는 양자 이론을 토대로 ‘마요라나 페르미온’의 존재를 예측했다. 마요나라 페르미온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과 보이지 않는 영역을 차지하는 반물질의 경계에 서 있으며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주성분으로 추정된다. 올해 4월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 연구진이 특수 장치를 이용해 흔적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마요나라 페르미온을 잡아둘 수 있으면 현재의 컴퓨터보다 수백~수만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각만으로 로봇 팔 조종하는 기술  ‘진화’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흔한 것이 ‘진화에는 일정한 방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늦게 생겨난 생물종일수록 고등동물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진화는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는 ‘생명의 나무’ 형태로 진행된다. 자연환경에 더 유리하게 적응한 동물이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한 ‘데니소바인의 게놈 해독’은 이같은 진화의 무방향성을 보여준다. 2008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은 3만~5만년전 현생인류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 학계에서는 이 당시에 최소한 4종 이상의 인류가 살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올해 데니소바인 소녀의 손가락 뼈와 어금니 화석을 통해 또다른 인류의 정체를 밝혀냈다. 분석결과 데니소바인은 약 80만년전 현생인류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호주 인근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사람들이나 동남아시아인과 유전적으로 아주 비슷했다. 그렇다면 왜 데니소바인은 호모 사피엔스 대신 지구의 주인이 되지 못했을까. 연구진은 “현생인류는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각 지역에 맞게 살아남을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하지만 데니소바인은 짧은 시간에 시베리아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적응에 실패하고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은 올해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5월 미 브라운대 메디컬센터와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15년간 전신마비로 전혀 움직이지 못한 여성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조종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로봇 팔이 테이블에 있는 커피잔을 들어서 입으로 가져오게 해 빨대로 커피를 마신 다음 다시 커피잔을 테이블에 가져다 놓게 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을 6번 시도해 4번 성공했다. 어린이용 아스피린만한 센서 칩을 뇌에 이식한 덕분이다. 환자가 팔을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칩은 뇌세포 수십 개의 전자 활동을 포착한 다음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고 컴퓨터는 이를 로봇 팔에 보내는 명령어로 전환한다.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재활의학이나 로봇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분명하다.  유전자조작 기술도 주목받았다. 생물학자들은 유전자의 역할이나 변이를 밝히는 단계를 넘어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거나 편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탈렌’(TALEN), ‘유전자 가위’ 등으로 불리는 이 기술들을 이용하면 단백질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유전자의 일부분을 잘라내거나 이어붙이고,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우수한 형질을 새롭게 심어넘을 수도 있는 ‘꿈의 기술’이라는 것이 사이언스의 평가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진들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 예측한 고담의 수호자  다시 힉스로 돌아가보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으로 불리는 힉스 추적이 순탄했을리 없다.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예산이 동원됐고, “왜 이런 실험에 돈을 대야 하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네이처가 올해 과학에서 주목받은 인물 중 첫 번째로 롤프 디터 호이어 CERN 소장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이처는 호이어에게 ‘힉스 외교관’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호이어는 이론물리학자가 아니라 평생 가속기 설계에 매달려온 건축전문가다. 무엇보다 ‘달변가’다. 그는 CERN의 기자회견마다 등장해, 수많은 미사여부와 완벽한 비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CERN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LHC실험에 참여했지만, 호이어가 없었다면 아예 실험진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인물은 올 10월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미 동북부 지역의 피해를 12년 전에 미리 예측해 대비가 가능하도록 한 신시아 로젠츠베이그 박사가 꼽혔다. 네이처는 “로젠츠베이그는 허리케인으로 영화 베트맨 속 고담시가 될 뻔 했던 뉴욕의 수호자로 떠올랐다.”고 추어올렸다. ‘화성 습격’으로 불리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애덤 스텔츠너 박사는 정형적인 과학자의 틀을 깬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스텔츠너는 기존 방식으로는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 제대로 내릴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낙하산을 이용한 획기적인 착륙법을 고안했다. 스텔츠너 덕분에 ‘25억달러짜리 위험한 도박’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전세계로 중계된 큐리오시티의 화성착륙은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호응을 얻었다. 큐리오시티는 현재 화성 표면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샘플 분석 결과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이 밖에 암 줄기세포를 발견한 세드릭 블랑팽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 세계 최대 게놈 분석 기관인 베이징게놈연구소(BGI)를 이끄는 왕준 소장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됐다.  과학계에 논란을 일으킨 사람들도 여럿 이름을 올렸다. 엘리자베스 아이런스 박사는 ‘과학계의 검은 이면’에 도전했다. 그는 2009년부터 실험을 통해 앞서 발표한 유명 연구들을 다시 실험해 실제로는 재연이 불가능한 조작된 결과들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알렸다. 바이엘 등 거대 제약사의 연구는 물론 유전자 연구의 이정표로 꼽히는 연구들에서도 조작이 발견됐다. 네덜란드 에라스뮤스 의대의 론 푸시에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실에서 변종을 만들어 입증했다. 푸시에는 이후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미국 정부가 논문 일부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면서 ‘검열’ 논란에도 휘말렸다. 조 핸델스만 교수는 과학 분야 교수들이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2009년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대지진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금고 6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베르나르도 데 베르나르디니스 박사는 올해 가장 황당한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글로벌 시대] 큰 유럽, 작은 유럽/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큰 유럽, 작은 유럽/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서로 축하를 나누는 축제의 날이다. 기독교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던 800년 12월 25일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 왕은 성탄절 미사 자리에서 (서)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을 치름으로써 신으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았음을 상징적으로 과시했다. 당시 가톨릭 교황은 카롤루스 왕이 서유럽 일대를 통일하고 교회를 보호한 것을 기념해 황제의 관을 수여했는데, 프랑크 왕국의 경계는 현재의 프랑스, 독일, 북부 이탈리아와 베네룩스 3국을 아울렀다. 이 때문에 프랑크 왕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통합운동의 모델이 되었으며 카롤루스 대제는 유럽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 실제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창립한 국가들-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은 프랑크 왕국의 영역과 거의 일치한다. 통합 유럽의 다른 모델은 과거 로마제국이 이룩한 통일 유럽의 지도이다. 라인강 동쪽을 제외한 모든 유럽대륙과 영국 섬을 하나의 영토로 묶은 로마제국은 ‘큰 유럽’의 원형이기도 하다. 6개국으로 출발한 EEC는 1970년대 초와 1980년대 초에 영국, 아일랜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이 가입하면서 ‘프랑크 왕국형’에서 ‘로마제국형’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외연 확대는 당시 구 소련과 동구권 블록에 대항해 서유럽국가들이 모두 뭉쳐야 한다는 냉전적 대결구도에서 볼 때 불가피했다. 그 후 1992년 유럽연합(EU) 발족 후 과거 중립국과 동구권 국가들이 속속 EU에 가입했고 현재도 신규 회원국 가입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팽창 확대경로에 대해 EU 내에서 피로감과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비판의 초점은 1990년대 초 유로화 도입 결정이다. 당시의 EU는 EEC 창설 시보다 훨씬 더 확대되었고 회원국 간 경제구조의 차이도 현격해졌다. 그럼에도 유럽 지도자들은 영광스러운 유럽이라는 자만심에 사로잡혀 화폐 통합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개인적으로 역사에 족적을 남기려는 과욕에서 추진했다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화폐 통합 같은 심화된 수준의 통합은 동질적이고 ‘작은 유럽’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이질적이고 다양화된 ‘큰 유럽’에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후분석이 많다. 결과론적으로 확대 팽창 과정에 가입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은 재정위기를 겪으며 유로존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고, 영국마저 EU 탈퇴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여타 회원국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한 해 유로존 위기 해법을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 속에 지도자들은 통합을 가속화하는 길만이 해결책이라는 인식하에 재정 및 은행 통합의 방향에 합의했다. 그러나 방법론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가 연합체로서 EU의 동질성과 구심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이 적지 않다. 알프스 산맥 이북의 북부 유럽과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남부 유럽 간에는 넘을 수 없는 정서적 간격이 존재하며 상호 불신이 도사리고 있어 유럽인으로서의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한 ‘대통합’은 ‘대환상’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전히 언론에서는 이제 와서 되돌릴 수 없으므로 통합을 가속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당위론과, 어차피 모두를 떠안고 갈 수 없으므로 결별과정을 밟기 시작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외나무 다리에서 뒤로 방향을 틀면 위험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외나무 다리가 끝이 보이지 않는 데다 누군가 흔들어대고 있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위태로울 뿐이다. 1200년 전 카롤루스 대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로마 황제의 관을 수여받는 영광을 누렸지만 과거 로마제국의 영화를 되찾겠다는 과욕은 부리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그려진 프랑크 왕국의 ‘작은 유럽’이 훨씬 현실적이고 통합 가능한 영역이었다는 것이 지난 20년간의 ‘큰 유럽’ 실험으로 얻어진 결론으로 여겨진다.
  • 루이비통 회장 벨기에 국적취득 제동

    프랑스 최대 갑부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모에 에네시(LVMH) 그룹 회장의 벨기에 국적 신청에 제동이 걸렸다고 현지 언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벨기에 내무부 이민국은 아르노 회장의 벨기에 거주 기간이 3년이 되지 않았다며 하원 귀화위원회에 부정적인 소견을 보냈다. 아르노 회장의 벨기에 거주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벨기에에 국적을 신청했다. 귀화위원회는 이민국과 검찰, 정보기관 등 3개 기관 보고서를 종합해 그의 귀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여행수첩]

    ●테마파크마다 성탄 이벤트 가득 에버랜드: 오는 24일 인디밴드와 아카펠라그룹의 ‘크리스마스 캐럴 판타지’를 펼친다. 25일까지 연인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눈썰매장 스노버스터도 지난주에 개장했다. 31일까지 크리스마스 판타지 축제도 연다. 호두까기 인형을 모티브로 한 동화 마을도 조성했다. 롯데월드: 세인트 마크 캐럴 콘서트를 22일, 23일 연다. 이집트에서 온 25인조 합창단이 공연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특집 콘서트를 한다. 아이돌 그룹이 대거 출연한다. 31일까지 20세 이상 2인이 함께 이용하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커플권(5만 8000원)도 판매한다. 서울랜드: ‘펀 타지쇼’를 22~25일 매일 2회 연다. 판타스틱 마술쇼, 스윙댄스, 마임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진다. 눈썰매장은 오전 10시~오후 5시 운영한다. 어린이용 슬로프는 지난해보다 길이를 10m 더 늘렸다. 63씨월드: 22~25일 하루 2회 씨월드 산타 코믹 매직쇼를 진행한다. 호주, 벨기에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프로 마술사의 아름다운 수중 마술쇼를 즐길 수 있다. 코엑스아쿠아리움: 25일까지 산타 다이버와 함께하는 정어리 먹이 주기 공연, 전기뱀장어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점등식 등을 진행한다. 22~25일 매너티 먹이 주기 공연도 연다. 쁘띠프랑스: 22~25일 ‘쁘띠프랑스 크리스마스 축제’를 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파크 내에 재현했고 프랑스 물품 자선 바자회와 JS밴드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찰리 채플린 마리오네트 공연, 프랑스 영화 상영 등의 이벤트도 연다. 수익금은 가평 지역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전달한다. 웅진플레이도시: 22~25일 실내 워터파크와 스키장 등에서 크리스마스 캐릭터들과 산타걸의 캐럴 댄스 공연을 연다. 공연 중 선물도 증정한다. 스파존에서는 인공 눈을 분사한다. 이글루 산타마을도 운영한다. ●영월 다하누촌, 설화등심 대축제 강원도 영월 다하누촌(www.dahanoo.com)이 21~25일 ‘설화 등심 축제’를 연다. 얼음막걸리와 곰탕국수 무료 시식회가 상시 열리고 22일 오후엔 등심 등 인기 상품 10종을 1000원에 판매하는 경매 이벤트가 펼쳐진다. 22일, 23일 오후 2시부터는 꽃등심 화로 구이와 300년 전통의 장릉 왕떡갈비 시식회도 열린다. 영월 관광지 입장권 소지자는 입장권 환불 및 할인 혜택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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