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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컵 대신 골든볼… 웃지 못한 모드리치

    우승컵 대신 골든볼… 웃지 못한 모드리치

    2골 1도움·694분 최장시간 맹활약 어린 시절 독립전쟁 탓에 난민 경험 ‘영플레이어상’ 음바페 시대 예고도16일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 크로아티아의 주장이자 간판 미드필더인 루카 모드리치(33)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러시아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으러 단상에 나섰다. 영광스런 자리지만 모드리치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트로피를 손에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희미한 미소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마지막일 수도 있는 월드컵에서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플레이하며 우승컵을 간절히 염원했던 모드리치였기에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회는 이날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 모드리치를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했다. 크로아티아 선수가 골든볼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가 3위를 할 때 다보르 슈케르(50)가 실버볼을 받았었다. 어린 시절 크로아티아의 독립전쟁 때문에 난민 생활을 했던 모드리치가 성년이 돼 크로아티아 국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만한 성과를 일군 것이다.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의 7경기에 모두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총출전시간은 694분이다. 대회 엔트리에 오른 32개국 736명의 선수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총이동거리는 72.3㎞에 달한다.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인 팀 동료 이반 페리시치(29)는 72.5㎞였다. 적지 않은 나이인 모드리치가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레알마드리드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모드리치는 대표팀에서도 지휘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 내고 정확한 볼 공급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전방에 있는 동료들에게 창의적인 패스를 보내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세계적인 공격수가 없는 크로아티아가 이번 대회에서 총 14골(공동 2위)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보낸 모드리치 덕분이었다. 모드리치는 “골든볼을 받아서 기쁘다. 자부심을 느낀다”며 “팀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케인(25)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게리 리네커(58) 이후 잉글랜드 선수로는 32년 만에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됐다. 신성 킬리안 음바페(20)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해 프랑스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폴 포그바)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다. 최고의 골키퍼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는 7경기에서 27회의 선방, 6실점을 기록한 티보 쿠르투아(26·벨기에)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은 페어플레이상을 차지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음바페 평균 시속 38㎞ 역습·공수 전환 점유율 대신 효율 높여 상대 실수 유발 혼용 포메이션 구사해 스스로 문제 해결 157골 중 69골이 세트피스 상황 득점이변과 파란으로 점철된 러시아월드컵은 ‘점유율=승리’ 등식을 뒤안길로 보낸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우승국 프랑스의 대회 일곱 경기 평균 점유율은 49.6%로 본선 진출 32개 팀 가운데 중간 이하인 18위에 그쳤다. 16강전에서 탈락한 스페인이 69.2%로 가장 높았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독일이 65.3%로 두 번째였다. 사상 첫 준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크로아티아가 55.4%로 7위를 기록하며 4강 진출 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잉글랜드(53.5%), 벨기에(52.1%)가 각각 8위와 12위로 그 아래였다. 점유율은 그동안 승리의 필수조건인 것처럼 여겨졌다.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 스페인,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독일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우승하며 부동의 공식처럼 여겨졌다.그러나 높은 패스 정확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이 도드라진다. 스페인과 독일, 브라질의 조기 탈락이 방증한다. 반면 프랑스는 상황에 따라 점유율을 포기하고 빠른 역습과 공수 전환, 전방 압박으로 효율을 높였다. 16일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 프랑스는 점유율 39%-61%로 주도권을 내주는 것 같았지만 평균 시속 38㎞, 순간 최고 44㎞대를 자랑하는 킬리안 음바페의 속도 전개를 앞세워 4-2 대승을 거뒀다. 음바페뿐 아니라 프랑스 수비진은 공을 빼앗긴 뒤에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되찾거나 숨막히게 압박해 상대 선수들의 실수를 유발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도 놀라운 순간 돌파력을 뽐냈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반 페리시치는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오히려 전반 시속 27㎞, 후반 시속 29.48㎞, 연장 시속 30.17㎞로 속도를 높여 잉글랜드 수비진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동점골 장면에서는 수비수 등 뒤에서 한 박자 빨리 발을 들어올려 공에 맞히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여기에다 프랑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유연성이 돋보였다. 크로아티아전 전반 상대의 거센 압박에 갇히자 응골로 캉테 등 미드필더진은 롱패스로 상대 빈 공간을 찾아내는 영민함을 선보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근 유럽 명문 클럽에서 성행하는 4-2-3-1과 4-3-3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을 프랑스 대표팀이 제대로 구사해 재미를 봤다”고 진단했다. 스피드와 함께 이번 대회 더욱 중요해진 것이 세트피스다. 대회 169골 가운데 자책골(12골, 1998년 프랑스대회 6골을 넘어 사상 최다)을 뺀 157골 가운데 69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잉글랜드는 12골 가운데 9골을 볼 스톱 상태에서 만들어 냈다. 오픈 플레이로는 유효슈팅 10개에 3골을 얻어 창의성과 파괴력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美, 이란 고강도 압박… EU기업 면제 거부

    새달 6일까지 무역활동 ‘올스톱’ 미국이 이란에서 활동 중인 일부 기업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 달라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이란과의 핵 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금융, 에너지 등 주요 산업과 헬스케어 등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 달라”는 EU와 유럽 국가들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두 장관은 “미국은 이란에 최대한의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길 원한다”고 EU 측에 답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두 장관이 서한을 통해 “미국은 이란이 실질적이고 입증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정책 변화를 만들어 낼 때까지, 제재를 활용해 전례 없는 금융 압박을 가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오직 자국의 안보나 인도적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에만 제재 면제를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와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는 지난달 4일 폼페이오 장관과 므누신 장관에게 제재 면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었다. 이 같은 결정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다음달 초 부활한다. 이에 따라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오는 8월 6일까지 무역 활동을 종료해야 한다. 앞서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27일 웹사이트를 통해 대이란 제재 복원을 발표하면서 8월 6일부터 일부 품목들의 대이란 거래 중단을 요구하면서, 위반 시 ‘2차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산 카펫과 피스타치오, 캐비아를 수입하는 미국 기업의 면허와 미국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외국 기업들의 이란에 대한 항공기 부품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도 오는 11월 4일까지 중단하는 걸 못박은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던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은 더 깊어지게 됐다. EU 회원국 외교부 장관들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VAR 영향… PK 22골 최다·레드카드 4장뿐

    VAR 영향… PK 22골 최다·레드카드 4장뿐

    프랑스가 20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며 막을 내린 러시아월드컵은 이변과 명승부 속에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개막전부터 무려 37번째 경기까지 0-0 무승부가 없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전까지 월드컵 연속 ‘득점 경기’ 기록은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작성된 26경기로, 이번에 11경기나 추가됐다. 다만 38번째 경기인 프랑스와 덴마크의 조별리그 C조 3차전에는 무려 7만 8011명이 몰렸지만 지루한 경기 끝에 골 없이 0-0으로 끝나면서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처음으로 도입된 비디오판독 시스템(VAR)의 영향으로 페널티킥과 골이 가장 많이 나온 대회로도 이름을 올렸다. 총 29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돼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대회의 18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22개가 골망에 꽂혀 페널티킥 득점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레드카드는 4장밖에 나오지 않았다. 경기당 0.06개꼴로, 월드컵 본선이 32개국 체제로 들어선 이후 한 자릿수 레드카드가 기록된 건 처음이다. 이는 VAR 도입으로 선수들의 거칠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이 줄어들고, 판정의 정확도가 높아진 덕으로 분석된다. 자책골이 쏟아진 것도 눈에 띄는 기록이다. 1998년 프랑스대회의 6골이 종전 최다 기록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총 12골이 나왔다. 이란과 모로코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는 모로코의 아지즈 부핫두즈가 후반 추가시간 남긴 자책골 하나가 승패를 가르기도 했다. 이처럼 자책골이 난무한 건 강한 압박 전술 때문이라는 의견과 공인구의 영향이라는 분석 등이 분분하다.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크로아티아는 16강전, 8강전, 준결승전 등 세 경기 연달아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결승에 올라 ‘발칸 전사’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 줬다.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팀은 1990년 이탈리아대회 때 잉글랜드가 있었지만, 결승전까지 오른 건 크로아티아가 처음이다. 크로아티아와 덴마크는 16강전에서 킥오프 3분 40초 만에 한 골씩 넣으면서 역대 월드컵 최단 시간에 한 골씩 주고받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중 한 팀도 4강에 살아남지 못한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8강전에서 벨기에에 져 탈락했지만 월드컵 통산 229득점을 쌓아 독일(226골)을 제치고 통산 득점 1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남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파리 지하철 6개역 대표팀 감독과 골키퍼 이름으로

    파리 지하철 6개역 대표팀 감독과 골키퍼 이름으로

    파리 메트로(지하철)가 프랑스의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6개 역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시는 2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일군 대표팀을 맞기 위한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먼저 두 역 이름이 프랑스 대표팀 감독의 이름을 따 붙여진다. 노트르담 데 샹 역이 노트르 디디에 데샹 역으로 바뀌고 센트럴 노선 역 가운데 하나의 이름이 데샹젤리제 클레망소 역으로 바뀐다. 빅토르 위고 역은 골키퍼이자 주장 이름에 착안해 빅토르 위고 요리스 역으로, 베르시 역은 베르시 뢰블레 역으로, 샤를 드 골 에뚜왈 역을 On a 2 Etoiles(별이 둘이야) 역으로 바뀐다.두 차례 월드컵 우승을 별 둘에 빗댄 것이다. 대표팀 유니폼 상의 오른쪽에 별 둘을 새긴 최신 유니폼을 사려는 긴 줄이 파리 도심의 스포츠 판매점 앞에 형성됐다. 루브르 박물관은 전시된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모나리자가 별 둘을 새긴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디지털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려놓고 “세계가 놀랐다”고 적었다.대표팀 선수단은 16일 오후(현지시간) 뚜껑 없는 버스를 탄 채로 파리 도심의 센트럴 어배뉴를 따라 카퍼레이드를 벌인다. 전날 밤 축하 분위기에 도취된 일부 시민들이 파리와 리옹, 스트라스부르와 루앙 등에서 폭력 시위와 집회로 변질돼 최루탄이 난무하고 간헐적으로 진압 경찰과 충돌하는 등의 불상사가 이어졌다. 샹젤리제 거리의 가게에 침입해 와인과 샴페인을 훔쳐간 젊은이들도 수십 명이 됐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0년 만에 결승 진출의 꿈을 이룬 크로아티아 선수단을 환영하는 퍼레이드가 거의 같은 시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진행된다. 시 당국은 대중교통 수단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 더 많은 이들이 축제를 즐기게 할 계획이다. 3위를 차지한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아르-루아 역을 플레이메이커 에덴 아자르의 이름을 따 아자르-루아 역으로 바꾼다.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은 15일 브뤼셀 도심에서 환영 행사를 가졌다. 영국 런던에서는 피카딜리 라인 사우스게이트 역이 1990년 자국 대회 4강에 이어 28년 만에 4강으로 이끈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개러스 사우스게이트의 이름을 따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역으로 재단장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랑스 우승상금 431억원…한국도 91억원 챙겨

    프랑스 우승상금 431억원…한국도 91억원 챙겨

    준우승 크로아티아 317억원각국 축구협회가 상금 배분20년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프랑스가 넉넉한 상금까지 챙겨 금의환향하게 됐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크로아티아을 4-2로 침몰시켰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 20년만에 맛본 짜릿한 우승이다. 프랑스는 우승컵과 함께 3800만 달러(약 43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는다. 역대 월드컵 우승상금 가운데 가장 많다. 준우승국인 크로아티아는 2800만 달러(약 317억원)를 받는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 40% 많은 7억 9100달러(약 8962억원)를 출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4억 달러 정도가 참가국 상금으로 지급된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과 비교하면 상금 규모가 12% 늘었다.미국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우승상금은 각국 축구협회에 전달된다. 각국 축구협회가 개별 선수에게 상금 규모를 결정해 나눠주게 된다. 프랑스 레블뢰(파랑)군단이 가져간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약 2000만 달러(약 227억)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트로피가 프랑스에 영구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월드컵이 열릴 때 FIFA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 그럼에도 월드컵 우승국이라는 명성과 기업 스폰서십, 광고 계약 등 부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승국과 준우승국만 상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모두 최소 8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받는다. 3위를 차지한 벨기에는 2400만 달러, 4위 잉글랜드는 2200만 달러를 챙긴다. 8강전에 진출한 5~8위팀은 1600만 달러, 16강전에 진출한 9~16위팀은 12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17~32위 팀들은 800만 달러를 참가금으로 받는다. 이에 따라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19위를 차지한 한국도 약 91억원을 챙긴다. 상금 배분은 대한축구협회의 몫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성소수자는 왼손잡이 같은 것… 혐오·차별 없게 노력해야”

    “성소수자는 왼손잡이 같은 것… 혐오·차별 없게 노력해야”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눈길을 끈 것은 29개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영부인들 사이에 말쑥한 남성이 끼여 있었는데, 그는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배우자 고티에 디스테네였다. 서구 선진국 룩셈부르크에서는 2015년 동성 결혼이 합법화했지만, 한국에서는 정치인이 동성애 지지 발언을 하는 데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性) 소수자 축제인 퀴어문화축제를 참관한 뒤 페이스북에 “#민주당은_부스라도_설치하라”는 글을 올리며 성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것은 그래서 주목된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이 축제에 이날까지 3년 연속 참석했고, 2013년엔 민주당 진선미·장하나 의원도 참석했지만 모두 비례대표 의원이었다. 지역구 남성 현역 의원이 이 축제를 참관한 뒤 관심을 호소하기는 금 의원이 처음이다. 지역구민의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으로서 금 의원이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1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물어 봤다.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유는. -예전부터 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특별히 많은 기여를 못하더라도 퀴어축제에 참석하면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가게 됐다. →퀴어축제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나. -지방의 퀴어축제를 조직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어려운 사정을 들었다.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분이 많아 축제 퍼레이드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민주당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저도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답했다. 성 소수자 부모 모임 활동가분들, 사회 단체와 기업의 관계자들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성 소수자 부모들은 어떤 어려움을 토로했나. -그분들이야말로 마음고생이 정말 많다. 자기 자녀가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는데 어디 가서 밝히기도 어렵다. 본인이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힘들 수 있다. 그런데도 어제 ‘트랜스젠더인 우리 아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나섰다. 정치권이 이분들을 위해 힘을 보태 줘야 한다. →퀴어축제를 참관한 소감은.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지금은 집권 여당이 됐는데 소수자 인권에 좀더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당 차원에서는 소수자분들에게 도움을 제대로 못 드리고 있다. 소수자의 인권 보호는 민주당이 내세우는 가치니 당내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성 소수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데.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데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다. 성 소수자는 예를 들면 왼손잡이와 같은 거다. 다수가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잡이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성 소수자 문제는 찬반의 영역이 아닌 답이 정해져 있는 분명한 문제이기에 소수자 인권을 좀더 존중하고 혐오와 차별이 없는 사회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성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나.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 성 소수자 혐오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가족부의 역할도 늘어나야 한다. 상당히 오랫동안 혐오와 차별 의식이 만연했기에 갑자기 변화할 수는 없고 그래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평등 교육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 높지만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안 되고 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기에 정치인들은 현실적으로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차별금지법이 없더라도 우리 헌법상 당연히 차별은 금지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차별과 혐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반기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더 논의하고 필요하다면 발의할 계획이다. →혐오 표현을 처벌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표현의 자유에 부딪칠 수 있어 복잡한 문제다. 아울러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너무 어려워 혐오와 차별 의식을 갖는 측면도 있다. 교육뿐 아니라 경제 등 전반적인 측면을 검토해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원팀’ 벨기에, 황금시대 열다

    ‘원팀’ 벨기에, 황금시대 열다

    잉글랜드 2-0으로 꺾고 3위 호날두·메시 등 원맨팀과 달리 탄탄한 조직력으로 ‘원팀’ 이뤄 누구든 슈팅… 10명 15골 합작“원맨 팀의 시대는 가고, 원팀의 시대가 왔다.” ‘황금세대’로 불리며 초호화 스타들을 망라한 벨기에가 러시아월드컵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상 첫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벨기에는 에덴 아자르(첼시),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타 선수들이 한 팀으로 뭉쳐 단단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1986년 멕시코대회 4위를 넘어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스타 선수에게만 의존해 일찌감치 짐을 싼 팀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벨기에는 15일 새벽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와의 3, 4위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전반 4분 토마 뫼니에가 결승골을 터뜨렸고, 아자르가 후반 37분 추가골을 터뜨려 3위를 확정 지었다. 탄탄한 조직력은 뛰어난 개인보다 강했다. 벨기에가 3-4-3 포메이션으로 조직력을 갖춰 차근차근 흐름을 풀어간 반면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토트넘),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 등 수준급 공격자원의 개인 기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맞섰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조직력을 앞세운 벨기에의 정교한 공수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날 측면 공격수로 나서 쉴 새 없이 상대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골문을 위협한 ‘주장’ 아자르는 경기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됐다. 벨기에는 화려한 엔트리 덕분에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황금세대의 활약이 유달리 빛난 것은 최고의 기량을 지닌 스타 선수들이 벨기에 유니폼을 입고 완전히 한 팀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조직력은 폭넓은 득점원으로도 확인된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세 경기와 16강, 8강, 4강, 3, 4위전까지 일곱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가장 많은 16골을 넣었다. 상대 자책골을 제외한 15골을 모두 10명이 합작해 냈다. 단일 대회 한 팀에서 10명이 골을 넣은 것은 1982년 스페인대회의 프랑스, 2006년 독일대회의 이탈리아가 기록한 최다 기록과 같다. 루카쿠가 가장 많은 4골을 넣었고, 아자르도 3, 4위전 득점까지 3골을 넣었지만, 간판 골잡이만 쳐다보지 않고 누구든 기회가 생기면 슈팅을 날리고 성공할 능력을 보여 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벨기에의 최대 강점을 ‘팀 정신’으로 꼽고 “선수들은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고 후보 선수나 조력자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높이 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멋쩍은 ‘골든부트’

    멋쩍은 ‘골든부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해리 케인(토트넘)이 러시아월드컵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를 수상했다. 케인은 15일 벨기에에 0-2로 패한 3, 4위전에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지만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6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케인을 두 골 차로 쫓던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날 추가 득점 없이 후반 15분 교체돼 나가면서 케인의 대회 득점왕 수상이 거의 가시화됐다. 16일 크로아티아와 결승에 나선 앙투안 그리에즈만과 킬리안 음바페(이상 프랑스)가 한 골씩만 더해 나란히 4골에 머무르면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게리 리네커 이후 32년 만에 잉글랜드 득점왕 등극이 확정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소 멋쩍은 영광이 될 수밖에 없다. 6골 가운데 3골이 페널티킥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대회 초반의 기세는 좋았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이기도 했던 튀니지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선제골과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몰아치는 원맨쇼를 펼치며 화려한 활약을 예고했다. 파나마와의 2차전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런데 행운이 작용했다. 세 골 가운데 두 골은 페널티킥이었고 세 번째 골은 팀 동료 루번 로프터스치크(첼시)의 슈팅이 자신의 발을 맞고 굴절돼 골문에 들어간 것이었다. 두 경기 만에 5골을 넣으며 역대 최다 골 득점왕 기대감도 키웠으나 이후 잠잠했다. 골든부트 수상의 함량과 순도는 떨어지지만 러시아월드컵 득점왕에 주어지는 골든부트는 대표팀 주장으로서 처음 월드컵을 이끌어 4강까지 올라간 케인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 상징이기도 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월드컵 결승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4강전 멤버 그대로 선발

    월드컵 결승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4강전 멤버 그대로 선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모두 4강전 선발 명단 그대로 결승에 나선다. 1998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는 16일 0시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크로아티아와의 러시아월드컵 결승 선발 명단으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에 포백 수비진으로 벵자맹 파바르-라파엘 바란-사뮈엘 움티티-뤼카 에르난데스를 세우고 미드필더로 폴 포그바-은골로 캉테를 세운 다음 왼쪽과 오른쪽 날개로 각각 앙투안 그리에즈만과 블레이즈 마튀다를, 중앙에 올리비에 지루를 내보내고 원톱으로 킬리안 음바페를 내세운 4-2-3-1 전형을 꾸린다. 지난 11일 벨기에와의 4강전 출전 멤버 그대로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 역시 4-2-3-1 맞불을 놓는다. 다니엘 수바시치를 수문장으로 세우고 포백 수비로 이반 스트리니치-도마고이 비다-데얀 로브렌-시메 브르살리코를 출격시키고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이반 라키티치 미드필더를 세우고 루카 모드리치-이반 페리시치-안테 레비치 미드필더를 포진시킨 뒤 마리오 만주키치를 원톱으로 내세운다. 역시 지난 12일 잉글랜드와의 4강전 선발 명단 그대로다. 앞서 이번 대회 개최국 러시아가 2022년 개최국인 카타르에 대회 개최권을 상징적으로 넘겨주는 의식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군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알타니 군주에게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사용될 흰색-붉은색의 축구공을 전달함으로써 월드컵 개최권 이전을 표시했다. 이어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 멋진 스포츠 종목 애호가들을 위해 러시아가 한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나와 전 러시아는 축구와 축구계, 전 세계에서 러시아에 온 축구팬들과 교류한 것에 큰 만족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카타르도 러시아처럼 높은 수준의 대회를 치르는 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2018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쌓인 경험을 카타르와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카타르 군주는 푸틴 대통령과 만날 기회를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카타르도 높은 수준의 월드컵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혹독한 더위를 피해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겨울 월드컵’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포토] 케인, 골든부트 눈앞… PK 3골로 ‘민망한 득점왕’

    [포토] 케인, 골든부트 눈앞… PK 3골로 ‘민망한 득점왕’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3-4위 결정전에서 0-2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케인은 벨기에와의 월드컵 3·4위전에서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6골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그러나 득점 선두를 지켜 월드컵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 수상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6골 중 3골이 페널티킥 득점이라 내용을 보면 다소 멋쩍은 수상이다. 사진=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벨기에, ‘축구종가’ 잉글랜드 꺾고 월드컵 3위 쾌거

    벨기에, ‘축구종가’ 잉글랜드 꺾고 월드컵 3위 쾌거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3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벨기에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3-4위 결정전에서 전반 4분에 터진 토마 뫼니에의 결승 골과 후반 37분에 나온 에덴 아자르의 추가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4위)을 넘어섰다. 전반전은 벨기에가 우세했다. 벨기에는 전반 4분 만에 첫 골을 넣었다. 왼쪽 윙백 나세르 샤들리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정확한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오른쪽 윙백 토마 뫼니에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잉글랜드는 후반전에 스털링과 데니 로즈 대신 마커스 래슈퍼드와 제시 린가드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벨기에는 잉글랜드의 막강한 화력에 후반전 초반 고전했다. 수차례 위기를 탈출한 벨기에는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반 30분 이후 다시 힘을 냈다. 그리고 후반 37분 아자르가 더브라위너의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으로 돌파한 뒤 가볍게 골을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아자르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케인 6골의 절반이 PK 득점, 멋쩍은 골든부트 수상 눈앞에

    케인 6골의 절반이 PK 득점, 멋쩍은 골든부트 수상 눈앞에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멋쩍은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케인은 벨기에에 0-2로 무릎꿇은 15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3, 4위전에 풀타임 출전했지만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6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케인을 2골 차로 쫓던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역시 두 차례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후반 15분 교체돼 나가면서 케인의 득점왕 수상이 유력해졌다. 16일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프랑스-크로아티아 결승전에서 현재 3골인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네 골 이상 넣지 않는 한 케인이 골든부트를 안고 잉글랜드로 돌아간다. 잉글랜드 선수가 월드컵 득점왕에 오른 것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게리 리네커가 유일했다. 32년 만에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라는 큰 영예를 눈앞에 뒀지만 내실을 따지면 다소 멋쩍을 수 있다. 6골 중 절반이 페널티킥 득점이었기 때문이다.월드컵 데뷔전이기도 했던 조별리그 첫 경기 튀니지전에서 선제골과 극적인 헤딩 결승골까지 원맨쇼를 펼치며 화려한 활약을 예고했다. 2차전 파나마전에선 행운이 상당히 작용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두 골이 페널티킥이었고 세 번째 골은 동료 루번 로프터스치크의 슈팅이 케인의 발을 맞고 들어간 것이었다. 두 경기 만에 5골을 넣으며 역대 최다 골 득점왕 기대도 키웠으나 그 뒤 잠잠했고,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페널티킥 득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또 대회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신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마지막 유효슈팅은 마지막 네 경기 가운데 콜롬비아전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골든부트의 순도는 떨어지지만 첫 월드컵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4강까지 올라간 케인이 개인상까지 가져가면 4강전 및 3, 4위 결정전 패배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골맛 본 선수만 10명, 벨기에 잉글랜드 제압하고 사상 최고 성적

    골맛 본 선수만 10명, 벨기에 잉글랜드 제압하고 사상 최고 성적

    일곱 경기를 치르는 동안 골맛을 본 선수가 10명이나 됐다. 고른 득점원은 스타 공격수 한 명을 쳐다보는 다른 본선 출전국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탄탄한 수비 조직도 벨기에 황금세대가 지닌 원팀의 정신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벨기에는 15일(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와의 러시아월드컵 3, 4위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1986년 멕시코 대회 4위를 넘어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사상 첫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아름다운 마무리에 성공했다. 벨기에는 전반 4분 왼쪽 윙백 나세르 샤들리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정확한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오른쪽 윙백 토마 뫼니에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어 선취점을 올렸다. 전반 이렇다 할 반격을 펼치지 못한 잉글랜드는 후반 라힘 스털링과 데니 로즈 대신 마커스 래시퍼드와 제시 린가드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에릭 다이어는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한 뒤 골키퍼까지 제치며 슈팅했는데, 벨기에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필사적으로 달려와 공을 걷어냈다. 후반 29분엔 잉글랜드 해리 매과이어의 헤딩 슛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기도 했다.위기를 탈출한 벨기에는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반 30분 이후 다시 힘을 내 37분 에덴 아자르가 케빈 더브라위너의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으로 돌파한 뒤 가볍게 골을 넣어 사실상 승부를 매조졌다. 아자르는 맨오브더매치로 뽑혔다. 벨기에는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더브라위너 등 황금세대의 활약이 빛났지만 더 빛난 것은 이들이 완전히 한 팀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각자 최고의 스타 선수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적으로 만난 사이지만 벨기에 유니폼을 입고는 완벽한 원팀을 구축했다. 주장 아자르를 중심으로 한 23명의 선수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지휘 아래 그 어느 팀보다 단단한 조직력을 갖췄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벨기에의 최대 강점을 ‘팀 정신’으로 꼽고 “선수들은 모두 경기장에서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고 후보 선수나 조력자의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벨기에의 강점은 폭넓은 득점원으로도 확인된다. 조별리그 세 경기와 16강, 8강, 4강, 3, 4위전까지 일곱 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두 16골을 넣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는데 상대 자책골을 제외한 15골을 모두 10명이 합작했다. 루카쿠가 가장 많은 4골을 넣었고, 아자르도 이날까지 3골을 넣었다. 더브라위너, 드리스 메르턴스, 미치 바추아이, 아드난 야누자이, 샤들리, 마루안 펠라이니, 얀 페르통언까지 한골씩 맛봐 벤치 멤버도, 수비수도 가담했다. 단일 대회 한 팀에서 10명이 골을 넣은 것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의 프랑스,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이탈리아의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렇다고 수비가 뒤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이날 다이어의 슈팅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낸 알데르베이럴트의 호수비는 23명이 모두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많은 주축 선수들이 30세를 넘겨 다음 대회에도 좋은 성적을 이루려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교훈도 얻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케르버, 범실로 자멸한 윌리엄스 꺾고 윔블던 여자단식 제패

    케르버, 범실로 자멸한 윌리엄스 꺾고 윔블던 여자단식 제패

    안젤리크 케르버(10위·독일)가 세리나 윌리엄스(181위·미국)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독일 선수로는 1996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22년 만의 대회 우승이다. 케르버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2-0(6-3 6-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케르버는 2016년 호주오픈과 US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25만 파운드(약 33억 5000만원)다. 2016년 윔블던 결승에서 패했던 윌리엄스와 2년 만에 만난 케르버는 완벽한 설욕을 펼친 다음 프랑스오픈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반면 지난해 9월 딸을 낳고 코트로 복귀, 네 번째 대회를 치른 윌리엄스는 결승까지 순항했지만 발빠른 수비 능력을 앞세운 케르버를 당해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언포스드 에러만 24개를 저질렀다. 윔블던 단식을 일곱 차례나 제패한 윌리엄스가 이 대회 단식 결승에서 패한 것은 2004년과 2008년 이후 올해가 세 번째다. 케르버는 2016년 US오픈을 제패하며 2013년 2월부터 3년 7개월 가까이 세계 1위 자리를 독점하고 있던 윌리엄스의 장기 집권을 끝냈던 악연을 이어갔다. 1세트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뒤집힌 케르버는 이후 내리 4게임을 따내며 경기 주도권을 되찾았다. 1세트 공격 성공 횟수는 윌리엄스가 11-5로 앞섰지만 실책이 14-3으로 윌리엄스가 5배 가까이나 됐다.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3-2에서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케르버가 가져가면서 순식간에 5-2로 벌어졌고 윌리엄스가 따라붙기에는 쉽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이겼더라면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24회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호주)의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다음달 US오픈을 기약했다. 또 자신이 2017년 1월 호주오픈에서 세운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35세 4개월)도 그대로 남았다. 2011년 1월 호주오픈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의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엄마’ 우승 최근 사례도 변함이 없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로사케이(ROSA.K), 중국 베이징 럭셔리 호텔 ‘로즈우드 베이징’ 팝업스토어 열어

    로사케이(ROSA.K), 중국 베이징 럭셔리 호텔 ‘로즈우드 베이징’ 팝업스토어 열어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인 로사케이(ROSA.K)가 7일 중국 패션의 중심지인 베이징의 럭셔리 호텔에 팝업스토어 열었다고 전했다. ‘로즈우드 베이징’은 패션의 중심지인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5성급 럭셔리 호텔이며, 젊은 상류층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는 벨기에 명품 핸드백 브랜드 ‘델보(delvaux)’의 바톤을 이어받은 국내 브랜드 최초 입성인 만큼 핸드백 브랜드로서의 글로벌과 럭셔리함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로즈우드 베이징’에서 오픈되는 로사케이 팝업스토어는 7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한 달간 1층 로비 샵에서 운영되며, 프라하데일리, 하니스, 뮤직박스, 마이리본 등 다양한 로사케이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로즈우드 호텔 투숙객 및 중국내 온라인 쇼핑몰 가입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면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팝업스토어는 로즈우드 호텔측에서 먼저 제안해 진행하게 되었으며 로사케이에서도 흔쾌히 승낙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롯데 면세점 소공점에 매장을 연 이후 국내 잡화 브랜드 매출 1위를 달성했을 정도로 중국 고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팝업스토어 오픈을 계기로 중국 및 아시아 패션 시장에서 로사케이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또한 로사케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로즈우드 호텔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진행을 제안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실감한다”며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한국을 넘어 로사케이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상품력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럭셔리 글로벌 진출을 선도한 로사케이의 제품은 국내 공식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삼성증권, 프랑스 덩케르크 LNG터미널 지분인수

    삼성증권, 프랑스 덩케르크 LNG터미널 지분인수

    삼성증권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등과 함께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랑스 전력공사와 에너지그룹 토탈이 보유하던 1조 5000억원 상당의 LNG터미널 지분 75%를 삼성증권 컨소시엄과 벨기에 에너지그룹 플럭시스 컨소시엄이 각각 39.24%와 35.76%씩 나눠서 인수했다. 삼성증권은 “약 8000억원을 투입한 이번 거래는 국내 증권사 컨소시엄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인수 건”이라고 설명했다. 덩케르크 LNG터미널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프랑스와 벨기에 전체 LNG 소비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전략자산으로 보호받는다. 삼성증권은 이번에 인수한 지분을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에 맞춰 지분펀드와 대출펀드 등의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지분펀드의 경우 기대 수익을 연 7% 안팎으로 예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포토] ‘평양행’ 폼페이오, 순방 마치고 귀국

    [포토] ‘평양행’ 폼페이오, 순방 마치고 귀국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평양행 이후 일본과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아랍에미리트 방문 후 벨기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일정을 마치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평양부터 나토 정상회의까지…귀국하는 폼페이오

    [포토] 평양부터 나토 정상회의까지…귀국하는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평양행 이후 일본과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아랍에미리트 방문 후 벨기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일정을 마치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대머리 난봉꾼 나가신다! - 로마사의 문제적 인물 율리우스 카이사르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대머리 난봉꾼 나가신다! - 로마사의 문제적 인물 율리우스 카이사르

    ‘주사위는 던져졌다!’ 영어로 줄리어스 시저로 불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는 로마 제국 천년사에서 최고의 영웅, 천재로 꼽히는 인물로, 카이사르라는 이름 자체가 황제를 뜻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차르’ 역시 이 카이사르가 어원이다. ​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는 황제가 되지는 못했다. 자객들에게 암살당했을 때 그의 직책은 종신 독재관이었다. 로마의 초대 황제는 그의 양자인 옥타비아누스가 되었다. 하지만 로마 제국의 토대를 닦은 사람은 다름아닌 카이사르였다. 여타의 장구한 제국들의 역사 중에서 이 인물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례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1500년 로마사에서도 최고의 문제적 인물이었다. ​​ 카이사르는 갈리아 지방을 정복하여 로마화함으로써 오늘날 유럽의 기초를 놓았다. 갈리아는 고대 로마인이 갈리아인(켈트족)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살던 지역으로, 북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이곳을 정복한 카이사르는 불멸의 전쟁사인 ‘갈리아 전쟁기’를 남긴 명문장가로도 유명하지만, 그밖에 유명한 고사와 어록들을 남겨 오늘날에도 자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중 유명한 것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과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이다. 카이사르가 남긴 유명한 어록 중에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도 빼놓을 수가 없다. 4년이나 지속된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정복한 데 이어 소아시아, 튀니지, 스페인 등지의 반란을 평정한 후 원로원에 보낸 편지의 첫 문장이다. 지금도 말보로 담뱃갑에 이 문장이 찍혀 있다고 한다. 카이사르는 전략, 전술의 천재로, 어떠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기어히 승리를 엮어내는 데 신묘한 능력을 보여, 패배를 모르는 상승장군이었다. 그는 결국 로마로 진군하여 정권을 손에 쥐게 된다. 여기서 로마는 카이사르가 다스리는 실질적인 제정에 접어들게 되었다. 카이사르가 타고난 재주는 문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이지만, ‘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뭇 남정네들이 부러워한 능력은 그의 뛰어난 바람둥이 재질이었다.​ 그렇다고 그다지 미남형 사내도 아니었다. 남아 있는 카이사르 조각상을 보면 버쩍 마른 인상이다. 그런데도 그 주위에는 여인네의 분가루 냄새가 가실 날이 없었다. 숱한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기를 거듭했지만, 어떤 여자도 그를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니까,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카사노바라고나 할까. 만약 카이사르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썼다면 그의 ‘갈리아 전쟁기’를 능가하는 롱 셀러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정치인이라고 바람기가 없어란 법은 없지만 이처럼 뒤끝을 갈끔하게 처리하는 능력은 필수가 아닐까. 카이사르의 바람기는 뜻하지 않은 때에 그에게 ‘굴욕’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로마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라는 개선식을 거행할 때 행진하는 군단병들이 그날 정한 구호가 “시민들이여, 마누라를 숨겨라. 천하의 대머리 난봉꾼이 나가신다!”는 것이었다. 카이사르는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병사들에게 항의했지만, 병사들은 구호를 정하는 것은 자기네들의 권리라면서 경애하는 총사령관 앞에서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연도에 늘어선 로마 시민들이 병사들이 외치는 구호에 카이사르의 대머리와 그의 바람기를 연상지으며 얼마나 낄낄거리고 웃었을까 능히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카이사르의 바람기가 그의 죽음에 일조한 내력을 보면 덧없는 인간사의 얄궂음에 우리를 묵언 속에 빠뜨린다. 바로 카이사르의 평생 연인인 세르빌리아의 아들 브루투스가 그로부터 20년 후 공화파로서 카이사르를 암살하는 데 주동이 된 것이다. 카이사르는 그에게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 내전기에 카이사르의 반대편에 서서 싸우다가 포로가 되었지만, 카이사르는 그를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어머니 세르빌리아에게로 돌려보냈던 것이다. ‘브루투스, 너마저도!’ ​기원전 44년 3월 15일, 카이사르는 원로원 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중 14명의 공화파 자객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온몸을 난자당한 끝에 삶을 마감했다. 향년 56세. 평생 수많은 전장을 누비면서도 목숨을 잃지 않았던 카이사르가 동족의 칼에 쓰러진 것이다. 자객들의 칼부림에 저항하다가 그들 속에서 브루투스를 보고 내뱉은 “브루투스, 너마저도!”란 말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브루투스의 얼굴을 본 순간 카이사르는 저항을 포기하고 자신의 토가 자락을 머리 위로 뒤집어썼다. 그리고 얼마 후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3월 15일은 서양사에서 유명한 날이다. 웬만한 서양인들은 이 날짜만 대도 다 안다. 이날은 한국 현대사에서도 유명한 날에 속한다. 이승만의 자유당이 전후후무한 부정선거를 저지른 3.15 부정선거로. 마지막으로 카이사르의 음식관과 재물관에 대해 약간 덧붙이자. 그는 평생 음식 투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음식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을 보고는 이런 말을 했다.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먹으면 된다.” 그의 음식관은 조선시대 도덕책인 ‘소학’에 있는 다음 말과 상통한다. “음식 밝히는 사람을 비천하게 여기는 것은 작고 사소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큰 마음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카이사르의 재물관은 자신을 위한 부의 축적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채의 귀재였다. 당시 로마 제일의 갑부에게 꾼 돈만 해도 엄청난 액수였다. 나중에 이 갑부는 제 돈 떼일까 봐 카이사르의 파산을 적극 막아주며 재정 보증까지 서주었다니까, 그 방면에서도 카이사르는 천재 반열에 들 만하다. 그는 그 돈을 사회사업과 군대편성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물론 애인들에게 통 큰 선물도 한 모양이다. 애인 세르빌리아에게는 큰 별장 한 채를 사주었다니까. 그녀는 애인과 아들을 모두 잃은 후 그 집에서 여생을 보냈다. 카이사르 그의 이름은 이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7월 줄라이(July)는 7월에 태어난 카이사르의 이름 율리우스에서 나왔다. 네덜란드 고고학자들이 카이사르가 살아 있을 때 만들어진 두상을 3D 기술로 스캔, 복원한 얼굴.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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