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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왕 영릉 찾은 文대통령 “한글, 위대한 애민정신 새깁니다”

    세종대왕 영릉 찾은 文대통령 “한글, 위대한 애민정신 새깁니다”

    문화·예술 인사들과 ‘왕의 숲길’ 걸어 13~21일 유럽 5개국 순방… 아셈 참석“한글, 위대한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572돌 한글날을 맞은 9일 경기 여주시의 세종대왕 영릉을 방문, 방명록에 이처럼 ‘애민’(愛民)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직 대통령의 세종대왕 영릉 참배는 1994년 김영삼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세종 영릉을 참배한 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백성 사이의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함이었다”며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은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주의 시대에도 본받아야 할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참석자와의 오찬에서 “세종 즉위 600주년에 맞는 한글날은 특히 감회가 깊다”며 “해마다 기념식을 치르지만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한글날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살릴 수 있는 기념식이길 바라 왔고 오늘 처음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며 “영릉에서 기념식은 어렵지만 참배라도 하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이팝을 보면 한글을 모르는 세계인도 모두 따라 부른다”며 “많은 세계인은 한글을 배우길 원하며 대학 내 한국어 강좌는 물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들었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세종대왕과 한글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첫 공식 선거운동일인 4월 17일 일정의 마지막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다. 당시 “세종대왕의 개혁과 민생, 이순신 장군의 안보와 애국을 잇겠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말 발의한 개헌안도 한자가 병기되기는 했지만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가능한 한 한글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효종과 인선왕후가 잠든 영릉(寧陵)을 참배한 뒤 ‘왕의 숲길’을 걸어 세종과 소헌왕후가 묻힌 영릉(英陵)을 참배했다. 오찬을 비롯한 이날 행사에는 미술가 임옥상, 시인 박준, 가수 이수현, 디자이너 송봉규, 정보기술(IT) 연구원 김준석씨 등과 한글을 활용해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과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외국인 소라비(인도), 몰찬 야나(벨라루스) 등이 함께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3~21일 7박 9일 일정으로 프랑스·이탈리아·교황청·벨기에·덴마크 등 유럽 순방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3∼18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각각 국빈 및 공식방문한 뒤 17∼18일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 면담 하루 전인 17일 오후 6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18∼19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는다. 덴마크에서 열리는 ‘녹색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교황 초청” 항구적 평화 카드 꺼냈다

    김정은 “교황 초청” 항구적 평화 카드 꺼냈다

    金 “오시면 열렬히 환영… 꼭 전달해 달라” 文, 17~18일 교황청 방문·초청의사 전달 교황청 “18일 정오에 교황·文 개별 면담” 방북 성사 땐 비핵화 역사적 모멘텀될 듯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오른쪽) 교황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이 성사된다면 역사상 첫 교황의 방북이 된다. 앞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교황(요한 바오로 2세) 초청 의사를 밝혔고 교황청에 접수됐지만 실제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교황의 첫 방북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분단 이후 70년간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반도 역사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아울러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18~20일) 때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며 적극 호응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3~21일 유럽(프랑스·이탈리아·교황청·벨기에·덴마크) 순방 중 17∼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교황이 18일 정오에 문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문 대통령의 방북 마지막 날인 지난달 20일 백두산에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김희중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황청에 전달하겠다”고 하자 허리를 숙이며 “꼭 좀 전달해 달라”고 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주교가 “스위스에서 유학도 오래 했으니 관광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 텐데 북한의 자연 경관이 수려하니 관광사업을 하면 번창할 것”이라고 하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들어 ‘한반도의 봄’에 각별한 관심을 밝혀 왔다. 4·27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미사에서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구체적 행보를 시작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글로벌 건강&웰니스 전문기업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 국내 사업 본격 돌입

    글로벌 건강&웰니스 전문기업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 국내 사업 본격 돌입

    ‘삶을 바꾸는 솔루션TM’(Solutions to Transform LivesTM)을 내세우는 글로벌 건강&웰니스 전문 기업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Isagenix International)의 한국 지사가 오늘 8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품질에 있어 ‘타협 없는 정책’(No Compromise Policy)를 채택하는 아이사제닉스는 한국에서 체중조절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을 포함해 총 10가지 제품을 선보인다. 아이사제닉스 제품들은 아이사제닉스 전문사업자 어쏘시에트(associate)들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아이사제닉스는 미국·캐나다·푸에르토리코·콜롬비아 등 북남미를 비롯해 홍콩·대만·인도네시아·호주·뉴질랜드 등 아태지역, 영국·아일랜드·네덜란드·벨기에·스페인 등 전 세계 17개국에서 60만명 이상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18번째 진출국이다. 글로벌 본사는 미국 애리조나 길버트에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10억 달러(한화 1조 1200억원)이다. 2002년설립 이후 누적 글로벌 매출액은 약 60억 달러(한화 6조 7500억원)를 기록 중이다. 아이사제닉스 코리아 김현수지사장은 “과학적으로 개발된 아이사제닉스의 우수한 영양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의 관심이 매우 높아 11월 중 아이사제닉스 창립자들도 방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루마니아 ‘결혼은 남녀 결합’ 反동성애 개헌 투표율 미달로 무산

    루마니아 ‘결혼은 남녀 결합’ 反동성애 개헌 투표율 미달로 무산

    루마니아 의회가 현재 ‘배우자 간의 결합’으로 규정한 헌법상 결혼의 정의를 ‘남자와 여자 간 결합’으로 개정하기 위한 개헌 국민 투표를 실시했지만 유효 투표율 미달로 무효 처리됐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보수 종교계의 요구에 따른 투표였지만 국제 인권단체의 반대 목소리와 함께 투표 자체가 집권당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으로 변질되면서 동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부터 이틀간 치러진 개헌 찬반 국민투표에서 유효투표율이 20.4%로 집계돼 유효한 최소투표율 30%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부부 개념을 ‘배우자 사이 결합’에서 ‘남녀결합’으로 고치는 개헌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것이다. 헌법상 결혼의 정의를 이성의 결합으로, 가족을 이성 부부에서 비롯된 혈연관계로 명시하는 것이다. 이는 루마니아 사회의 뿌리 깊은 정교회(기독교)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300만명이 개헌 청원에서 서명했다. 인구 2000만명의 루마니아는 국민의 86.5%가 동방정교, 6.1%가 개신교, 5.4% 가톨릭으로 종교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루마니아 정교회는 “이번 국민투표는 가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일이자 영원한 가치와 일시적인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영적 성숙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단체는 개헌안이 통과하면 동성결혼 합법화가 극도로 어려워지고 성소수자 혐오가 심해질 것이라고 개헌안에 반대했다. 국민투표 실시에 하루 앞선 지난 5일 유럽의회 의원 47명은 루마니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개헌은 성소수자 가족 뿐 아니라 한부모 가정, 비혼 유자녀 가정, 조부모 가정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제 앰네스티 역시 “국민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차별을 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투표를 앞둔 지난달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각각 루마니아와 벨기에 국적의 남성커플이 이성부부 가정과 동일한 권리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요구가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무엇보다 이번 국민투표는 집권 사회민주당(PSD)에 대한 신임 투표로 여겨졌다. 루마니아 국민들에게는 사민당 정부가 반부패 정책 후퇴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지지율을 다지려는 의도로 이번 개헌 추진에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루마니아 바베시 보여이 대학교 정치학 교수 세르지우 미스코이우는 “많은 시민이 개헌안 추진을 사민당과 연관 지어 받아들였고 그래서 그것을 보이콧했다. 정부에 커다란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S&P,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통일비용은 취약점”

    S&P,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통일비용은 취약점”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반도 긴장이 완화하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전체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S&P는 북한이 경제 자유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한국의 지정학적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가 신용의 가장 큰 취약점은 북한 정권이 붕괴됐을 때 부담하게 될 통일비용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S&P가 2일(현지시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이렇게 평가했다고 3일 전했다. S&P의 평가체계에서 AA를 받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영국, 벨기에, 프랑스, 뉴질랜드, 아부다비, 쿠웨이트 등이다. 일본과 중국(A+)보다는 두 등급 높고, 미국과 홍콩(AA+)보다는 한 등급 낮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P는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한반도 내 긴장이 완화하는 추세”라고 봤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북한의 안보위협 가능성은 여전히 등급 상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만약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경제 자유화를 진전시킬 경우 지정학적 위험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경제적 자유화를 추진하면 군사적 긴장 국면을 조성하는 것보다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유인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S&P의 관측이다. S&P는 “한국의 성장세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견조하며 특정 산업이나 수출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다각화돼 있다”며 양호한 세계 경제, 확장적 재정정책, 임금인상에 따른 소비증가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2.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확장적 재정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 정책 등으로 재정 흑자는 감소하겠지만, 세수가 늘어 적자로 전환하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S&P는 한국 신용의 가장 큰 취약점은 북한 정권 붕괴 시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상당 수준의 통일 비용과 같은 우발적 채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향후 2년 내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지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북한 관련 지정학적 긴장 확대가 한국의 경제·재정·대외지표에 영향을 미칠 경우 등급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2016년 8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으며 이후 2년 넘게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구간인 Aa2로 설정했고 피치는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인 AA-로 평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과천시, ‘2018 과천 FAI 드론레이싱 월드컵’ 개최

    세계 최정상급 드론 레이서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기도 과천시는 오는 26일부터 3일간 ‘2018 과천 국제항공연맹(FAI) 드론 레이싱 월드컵’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관문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미국, 포르투갈, 벨기에 등 12개국 100여명의 최정상급 드론 레이서들이 출전해 조정 실력을 겨룬다. 대회기간 동안 토너먼트 방식으로 본선과 결선을 치른다. 시는 2015년부터 드론의 대중화와 드론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년 드론 레이싱 대회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드론레이싱 뿐만 아니라 드론과 관련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열린다. 초·중학생이 참여해 완구형 드론을 가지고 레이싱을 펼치는 ‘미니드론레이싱 경기’와 ‘아빠와 함께 드론 만들기’ 등의 초보자들을 위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이와 함께 드론 일자리 체험, 드론 촬영 영상을 뽐내는 ‘드론 콘텐츠 어워즈’, ‘드론과 4차 산업이 가져다줄 미래‘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 ‘치안 드론 세미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각종 부대행사 관련 정보 확인과 행사 참가신청은 대회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된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시는 4차 산업의 핵심 분야인 드론의 역할과 기능에 주목해 선제적으로 드론대회를 주최해 왔다”라며 “매년 규모와 내실 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백두산과 세계 최대 감옥 중국 신장/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백두산과 세계 최대 감옥 중국 신장/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내 고향은 세계 최대의 감옥이 아니라 누구도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중국의 중견 언론인이 중국에서 꼭 가야 할 곳이라며 추천한 자신의 고향은 다름 아닌 신장자치구였다. 신장자치구는 최근 100만명의 위구르족을 강제 수용했다며 유엔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주장해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갈등으로 떠올랐다. 중국 언론인은 신장이 고향이지만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박해받는 위구르족이 아니라 만주족이기에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유엔의 얼굴을 빌린 미국은 신장을 ‘세계 최대의 감옥’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궈성쿤(郭聲琨) 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4일간 신장자치구를 둘러보며 인권단체에서 강제 수용이라고 지적한 재교육에 대해 종합 법률교육, 심리 상담, 기술 훈련이라고 부르며 “극단적인 종교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껴안아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중국 국무원의 인권담당 고위 관료는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벨기에, 파리 등 유럽에서 무슬림들이 일으킨 테러 활동을 지적하며 “서방에서는 실패했지만 중국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필요한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신장자치구에 촘촘히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영국으로부터 배운 것이라며 일인당 카메라 숫자는 런던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통치가 없었다면 신장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이라크 등과 같은 내전과 폭력 사태의 현장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초에 중국보다는 중앙아시아에 속하는 신장자치구에서는 1949년 중국에 편입된 뒤 끊임없는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지난 8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사회과학원 학자들도 참석한 국제 워크숍이 화해·평화·번영을 주제로 열렸다. 워크숍의 작은 주제 가운데 하나로 180만명의 조선족을 한반도 통일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란 내용이 있자 중국 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중국이 우려하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조선족과 백두산이 있는데 조선족은 중국으로서는 위구르족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50여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엄연한 중국 국적의 자국민이다. 북한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백두산도 중국에서는 창바이(長白)산이라 부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성시한다. 중국 일부에서는 통일이 되면 백두산을 비롯한 현재의 국경을 두고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백두산 천지도 54%가 북한, 48%가 중국 영토다. 중국이 백두산에 쏟는 관심과 열정은 대단한데 미국의 국립공원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보호할 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도 벌여 9개의 세계적인 체인 호텔이 모여 있는 완다리조트를 건설했다. 20㎢의 원시림에 조성된 완다리조트는 아시아 최대 스키장과 54개 홀의 골프장이 들어서 작은 도시와도 같은 위용을 자랑한다. 완다리조트와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창바이산공항은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중국 대도시와 연결돼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지만 듣기에는 그럴듯한 그 구호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 처지다. 결국 한반도는 신장자치구와 성격은 다를지 몰라도 미국과 중국이란 양대 강국이 충돌하는 여러 전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일 뿐이다. 중국이 항상 강조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말이 진정 긍정적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일이다. geo@seoul.co.kr
  • 인도네시아 강진 쓰나미 뒤 한국인 2명 연락두절…무너진 호텔에 숙박

    인도네시아 강진 쓰나미 뒤 한국인 2명 연락두절…무너진 호텔에 숙박

    지난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연락두절된 한국인 A씨의 소재가 아직도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인 기업가 B씨도 지난 21일 팔루에 간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숙소로 사용한 팔루 시의 호텔이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파악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호텔 잔해를 헤치며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30일 “한국인 A씨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다른 한인 관련 추가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소 발리에 거주하는 A씨는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적 지인 6명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팔루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지인과 통화가 됐지만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이 간 지인들 모두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팔루의 로아 로아 호텔을 숙소로 잡았으며, 현재 이 호텔은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태다. 지진 발생 당시 A씨가 이 호텔에 머물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현재 이 호텔 잔해더미를 헤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젊은 여성 1명이 구조됐지만, 그 외에 붕괴를 미처 피하지 못한 일부 투숙객들은 여전히 잔해 밑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호텔 소유주인 코 제프리는 현지 메트로TV에 “60명가량이 건물 더미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A씨와 연락을 취하고 필요시 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직원 2명을 급파했다. 그러나 현지 팔루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이 오는 4일까지 민항기 이착륙을 허용하지 않을 예정이라 이들은 술라웨시 섬의 다른 공항을 이용해 군용기 편으로 현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게다가 교민사회에 따르면 광산개발 사업과 관련해 중앙술라웨시 주 팔루를 자주 드나들던 한인 기업가 B씨가 광산 관련 장비 통관 문제로 팔루에 들른 뒤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현지 지인은 “B씨가 (재난 당일인) 28일 아침 통화했을 때 ‘다음주에 자카르타로 가겠다’고 했는데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이나 외교부에 B씨가 피해 지역에서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는 아직 공식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팔루 시에는 A씨와 B씨 외에도 교민 2명이 있지만, 신변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팔루 지역에 있던 외국인 5명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한국인 1명과 프랑스인 3명, 말레이시아인 1명의 소재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발생 당시 팔루에는 독일, 호주, 중국, 베트남, 벨기에 등의 국적 외국인 71명이 있었고 대다수가 아직 현지에 발이 묶여 있다고 덧붙였다. 팔루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동갈라 지역에서는 지난 28일 오후 6시(현지시간_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가 약 20분 뒤 해안과 접한 팔루 시를 덮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재난 당국은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최소 8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도네시아 강진 쓰나미 뒤 연락두절 한국인 여전히 소재 불명

    인도네시아 강진 쓰나미 뒤 연락두절 한국인 여전히 소재 불명

    지난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연락두절된 한국인 1명의 소재가 아직도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한국인이 숙소로 사용한 팔루 시의 호텔이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파악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호텔 잔해를 헤치며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30일 “한국인 A씨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다른 한인 관련 추가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소 발리에 거주하는 A씨는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적 지인 6명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팔루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지인과 통화가 됐지만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이 간 지인들 모두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팔루의 로아 로아 호텔을 숙소로 잡았으며, 현재 이 호텔은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태다. 지진 발생 당시 A씨가 이 호텔에 머물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현재 이 호텔 잔해더미를 헤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젊은 여성 1명이 구조됐지만, 그 외에 붕괴를 미처 피하지 못한 일부 투숙객들은 여전히 잔해 밑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호텔 소유주인 코 제프리는 현지 메트로TV에 “60명가량이 건물 더미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A씨와 연락을 취하고 필요시 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직원 2명을 급파했다. 그러나 현지 팔루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이 오는 4일까지 민항기 이착륙을 허용하지 않을 예정이라 이들은 술라웨시 섬의 다른 공항을 이용해 군용기 편으로 현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팔루 지역에 있던 외국인 5명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한국인 1명과 프랑스인 3명, 말레이시아인 1명의 소재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발생 당시 팔루에는 독일, 호주, 중국, 베트남, 벨기에 등의 국적 외국인 71명이 있었고 대다수가 아직 현지에 발이 묶여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맨체스터로부터 받은 것 많아” 콤파니 노숙인 돕는다

    “맨체스터로부터 받은 것 많아” 콤파니 노숙인 돕는다

    “난 맨체스터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와 벨기에 대표팀의 주장 벵상 콤파니가 맨체스터의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맨시티의 주장 완장을 차고 세 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콤파니는 2008년 입단 계약을 맺어 내년 8월 입단 10주년을 맞아 감사 경기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노숙인 기금에 쾌척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는 앤디 번험 맨체스터광역시 시장과 함께 지역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태클(Tackle)4MCR’를 창설하기로 했다. 콤파니는 “맨체스터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다”며 “지난 10년 넘게 맨시티가 클럽과 브랜드로서 성장하는 데 역할을 하고 지켜보는 행운을 누렸다. 더불어 모든 지역의 성장이 나란히 가고 있다”며 “하지만 이 특별한 성장과 반대로 경제는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급격한 발전의 과실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때때로 길거리로 내쫓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노숙인을 돕기 위해 여는 경기는 2018~19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려 모든 수익금은 번험이 만든 홈리스 기금에 기부하게 된다. 이 기금은 2020년까지 맨체스터의 노숙인을 없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태클4MCR은 여러 기금 모금 이벤트를 통해 시즌 내내 모금을 하는데 다가오는 겨울부터 매일 밤 노숙인들에게 편안한 침대를 제공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콤파니는 자신이 맨체스터에서 “만들어졌다”며 “이 지역, 이 도시에 대해 날 고무시킨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긍정성”이라며 “내가 과거 방문했던 많은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도 이 도시가 아주 파워풀하기 때문에 모두가 우리와 더불어 이 여정에 나서게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번험 시장은 자신의 월급 15%를 홈리스 기금에 낸다며 “토니 월시는 유명한 시구 ‘누구는 여기서 태어나고, 누구는 여기로 이사왔다, 하지만 모두 고향이라 부른다’고 우리에게 말한다”며 “이런 말들이 벵상 콤파니와 그의 열망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태클4MCR을 통해 그가 고향이라 불렀던 이 도시에 돌려줄 것을 돌려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단식 세계랭킹 2·3위 페더러-조코비치, 복식조로 처음 나섰으나 패배

    단식 세계랭킹 2·3위 페더러-조코비치, 복식조로 처음 나섰으나 패배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가 사상 처음으로 복식 조를 구성했지만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페더러-조코비치 조는 22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레이버컵 테니스대회 첫날 복식 경기에서 케빈 앤더슨(9위·남아공)-잭 소크(10위·미국) 조에 1-2(7-6<7-5> 3-6 6-10)로 역전패를 달했다. 유럽팀으로 출전한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월드팀(비유럽)의 앤더슨-소크 조를 상대로 마지막 3세트 매치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른 끝에 아쉽게 패했다. 페더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복식 조를 구성해 샘 퀘리(미국)-소크 조를 2-1(6-4 1-6 10-5)로 물리쳤으나 올해 조코비치와 짝을 이뤄서는 승리를 일궈내지 못했다. 페더러-조코비치 조는 일단 서브 에이스에서 4-8로 앤더슨-소크에게 밀렸다. 더블 폴트도 2개를 범해 하나도 없었던 앤더슨-소크와 비교됐다.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이길 확률도 79%에 그쳐 86%에 달한 앤더슨-소크가 앞섰다. 레이버컵은 테니스의 전설 로드 레이버(호주)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창설된 대회로 12명이 유럽팀과 비유럽팀으로 나눠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에는 페더러의 활약 속에 유럽팀이 15-9로 승리한 바 있다. 올해 유럽팀은 페더러와 조코비치를 비롯해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 그리고르 디미트로프(7위·불가리아), 다비드 고팽(11위·벨기에), 카일 에드문드(23위·잉글랜드)로 구성됐다. 비유럽팀은 앤더슨과 소크, 디에고 슈바르츠만(14위·아르헨티나), 잭 소크(17위·미국), 닉 키르기오스(27위·호주), 프랜시스 티아포(40위·미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첫날 3개의 단식과 복식 한 경기를 치른 결과는 유럽팀이 단식 세 경기를 모두 쓸어 담아 3-1로 기선을 잡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달’(Moon)은 누구의 땅인가..개발권을 두고 각국 신경전

    ‘달’(Moon)은 누구의 땅인가..개발권을 두고 각국 신경전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가 2023년 일본인 억만장자 마에자와 우사쿠를 태우고 최초의 민간인 ‘달’ 여행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18일에는 일본 시미즈 건설이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프론티어 개발’에 착수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달과 화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고 유인탐사를 추진하는 ‘우주정책 행정지침’에 서명했다. 세계 각국이 달 개발에 앞다퉈 나서면서 ‘달’의 소유권과 개발권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깃발만 꽂으면 우리 땅 1969년 7월 20일 미국의 아폴로 11호 우주인 중 한 명인 애드윈 올드린이 인류 처음으로 달에 첫발을 내딛고 미국 성조기를 꽂았다. 이는 인류의 우주 개척에 획을 긋는 중대 사건이자, 우주 개발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달의 소유권 논쟁에 불씨를 당겼다. 18~19세 제국주의 시대 유럽국가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땅 뺏기 경쟁을 벌였다. 땅 뺏기 경쟁 원칙은 간단했다. 누가 먼저 자기 나라의 깃발을 꽂느냐가 기준이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독일뿐 아니라 벨기에, 스페인 등도 함대와 상선으로 전 세계 탐사에 나섰고, 미지의 땅에 자국의 깃발과 지명을 붙이면서 엄청난 식민지를 확보했다. 제국주의 시대의 원칙을 적용하면 ‘달’에 처음으로 깃발을 꽂은 나라가 미국이니까, 달은 미국의 땅이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은 ‘노(NO)’다. 이는 아폴로 11호 달 착륙 2년 여전인 1966년 10월 10일 발효된 외기권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 때문이다. 당시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이 달을 포함한 우주탐사에 성공한 우주 공간들을 ‘인류 공동의 것’으로 하자고 합의하고 성명했다. 이것이 우주조약의 핵심이다. 따라서 미국이 처음으로 달에 성조기를 꽂았지만, 달은 미국의 땅이 아닌 인류의 땅으로 규정 지어진다. 아폴로 11호 착륙 당시 닐 암스트롱이 ‘이것은 인간에게는 작은 한 발자국이다. 하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이라는 잊을 수 없는 명언의 근거이기도 하다. 미국은 실제로 우주조약의 정신에 입각, 아폴로 11호가 지구로 가져온 달의 토양이나 암석 등 주요 광물질 연구자료를 세계 각국에 분배하고 그것의 연구에 문호를 개방해왔다. ·그렇다면, 달의 묻혀 있는 광물 등의 소유권과 관광 자원화는 달의 영토권은 정리됐지만 문제는 티탄 철석과 희토류 등 지구에서 귀한 풍부한 천연자원의 개발권이다. 현재 국제법상 자국의 영토에서 일정 거리 내의 수역은 ‘영해’로 규정하고 배타적인 지배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바다, 즉 대양에 대해서는 소유권이나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하지만, 대양에서 어로와 자원 개발에 나설 경우, 각국이 합의한 공통적인 원칙에 따라 면허를 발급하고 개발 이익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등은 이 같은 원칙에 따라 달 등에 영토권이나 주권은 인정하지 않지만, 개발 주체가 투자를 통해 획득한 자원이나 이득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와 벨기에 등은 모든 우주 획득물은 특정 국가나 기업의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자산’이므로 한 국가나 기업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즉, 전 세계 국가가 공동 개발하고 이익을 균등하게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 우주 개발의 이익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지만, 민간 차원의 달 여행과 광물 개발 등이 본격화된다면 언제든 국제적 갈등 사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 항공우주국 관계자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의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이들 둘러싼 각국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달의 개발 이득과 관광자원화를 둘러싼 명확한 규정과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최정숙여자고등학교를 아십니까?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최정숙여자고등학교를 아십니까?

    자신을 교육시킨 프랑스에 대항하여 알제리 해방을 위해 싸웠던 프란츠 파농의 걸작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 있다. 더럽고, 지능이 낮고, 동물적이고, 야만적이라는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요하던 식민지 프랑스에 맞서 싸운 아프리카 해방운동에 관한 기록이다. 이 책을 처음 번역했던 김남주 시인은 제목을 ‘자기 땅에서 유배된 자들’이라고 고쳐 썼는데 그 울림이 컸다.식민지를 경험한 국가들 중에는 식민지 종주국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거나, 정치적 독립은 했으나 경제적 문화적 종속에 처해 있는 나라들이 많다. 아프리카가 그렇다. 특히 아프리카 여성은 이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인종적 열등과 핍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이야말로 여전히 자기 땅에서 유배되고 있는 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룬디 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우간다, 르완다, 콩고, 탄자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아프리카 심장’이라 불린다. 60여년간 독일과 벨기에의 식민통치를 받았으며 긴 내전 끝에 비로소 민주정치를 회복했지만 아프리카 188개국 중 인간개발지수(HDI)가 184위인 최빈국으로 청소년 중 10% 정도밖에는 중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 제주도 민간단체가 최초의 국립여자고등학교로 ‘최정숙여자고등학교’를 건립하여 2018년 9월 10일 개교를 했다. 여고를 세운 이유는 자기 땅에서 유배되고 있는 여성들을 교육의 힘으로 도울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육의 힘을 빌려 여성들을 도우려 했던 사람이 바로 최정숙(1902~1977) 선생이다. 최 선생은 2016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5명의 ‘20세기 한국의 모범적 평신도’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할 만큼 독실한 신앙인이다. 3·1독립운동가이자 의사로서 신성여중·고 무보수 교장과 제주도 초대교육감을 지냈던 분이다. 그분의 ‘사랑의 실천’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진 신성여고 출신 6명이 의기투합하여 2014년 6월 ‘샛별드리’ 모임을 결성하여 빈민국에 여학교 설립을 위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들은 최 선생이 하셨던 것처럼 어렵고 힘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던 것이다.부룬디를 선택한 이유는 전통적으로 남아 선호 의식이 팽배하여 여성들은 가사노동이나 조혼, 강제임신 등으로 교육 기회가 단절되어 있는 상태라서 빈곤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최정숙여고 건립을 통해 여성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여성 인력 배출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에 부룬디 국토환경부는 2만평 규모의 교육 부지를 제공했고, 교육부와 여성부는 건축자재 일부를 지원했다. 준공식에는 제주도에서 회원 19명이 참석을 했고, 부룬디에서는 국회의장 내외와 교육부장관을 위시, 수백여명의 마을사람들이 참석하여 그야말로 감동의 잔치판을 벌였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으로 교육 기자재를 지원해줌으로써 의미를 더욱 크게 해주었다, 현장을 보고 온 회원들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운송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 소식을 접한 신성여중고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와 퇴직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중고버스 구입 비용 1000만원을 최근에 모아주기도 했다. 100명의 신입생들은 학교기숙사 생활을 하며 앞으로 기술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바라건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땅에서 유배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후원자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이야말로 바로 세상을 바꿔 나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한나래마저, WTA 코리아오픈 한국 선수 전원 탈락

    한나래마저, WTA 코리아오픈 한국 선수 전원 탈락

    2018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도 한국 선수들이 본선 1회전(32강)에서 모두 탈락하며 ‘외국 선수 잔치‘가 됐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이어진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박소현(16·스포티즌)과 장수정(23·사랑모아병원), 한나래(26·인천시청)가 줄지어 탈락했다. 전날에도 최지희(23·NH농협은행)가 탈락해 본선에 오른 네 명의 한국 선수 모두 1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한국 선수가 2회전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2013년 장수정이 대회 한국인 최고 기록인 8강을 기록한 이후 국내 여자 선수들의 성적이 정체된 모양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204위의 장수정은 단식 1회전에서 프리실라 혼(173위·호주)에게 1-2(6-3 2-6 2-6) 역전패 무릎을 꿇었다.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올라온 장수정은 예선을 거친 혼을 맞이해 1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잡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강한 서브를 앞세운 혼에게 맥없이 2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 게임스코어 2-2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그 뒤 연달아 네 게임을 내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와일드카드로 본선 무대를 밟은 박소현도 키르스턴 플립컨스(57위·벨기에)와의 경기에서 1시간 2분 만에 0-2(0-6 2-6)로 졌다. 두 번째 세트에서 0-3으로 끌려가던 도중 끈질긴 플레이로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했지만 이후 실수가 잦아 무너졌다. 2002년생인 박소현은 올해로 15회를 맞은 코리아오픈 사상 최연소 단식 본선 출전 기록(16세 2개월)을 세운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예선을 거쳐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았던 한나래(230위)도 89위인 달리야 야쿠포비치(27·슬로베니아)를 만나 1-2(6-3 4-6 3-6)로 아쉽게 패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법

    [김금숙의 만화경]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법

    J는 파리 유학 시절 알게 된 친구다. 열 살이 넘어 프랑스 남부에 입양됐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어느 날 치즈와 베이컨을 아침으로 먹어야 했다. 음식을 남김없이 먹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했던 새 부모님은 사회봉사 차원에서 그를 입양했다.어릴 적 한국에서 J의 생활은 부유했다. 아빠는 1970년대 파리 유학파였다. 하지만 사고로 돌아가시고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엄마가 사업을 시작했고 친할머니가 그를 돌봤다. 남편 없이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책임지기가 버거웠을까. 프랑스라면 좋은 교육환경에서 잘 자라리라. 유학 보내는 마음으로 아들을 보냈다고 낳은 엄마는 생각했었단다. 20대 초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파리의 한 건물 꼭대기층에 살고 있었다. 세 평도 안 되는 그의 방에 나와 친구 한 명을 초대했다. 우리는 그런 방을 하녀방이라고 불렀다. 집주인들은 작은 다락을 대충 수리해서 세를 놓았다. 보증인도 없는 우리의 형편을 이용해 월세를 터무니없이 요구했고, 그나마 그런 방이라도 얻을 수 있음에 감지덕지했다. 만일 어둠의 신이 우리의 젊음과 부유함을 흥정했다면 당장 그러자고 했을 것이다. 그 공간에서 J는 우리가 불편할까봐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썼고, 나는 그가 조금이라도 나의 눈빛이나 언행에 상처를 입을까봐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민낯을 보여 주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터다. 유학 초기 시절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는 없이 사는 내 모습에 혐오하는 눈빛으로 나에게서 멀어졌다. 그로 인해 상처를 입었고 진정성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억울해하며 고독하고 추운 겨울을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J가 부엌도 없는 방에서 스파게티를 해주었을 때 마음으로 울었다. 꿈이 있었나 싶을 만큼 앞이 보이지 않던 암담한 현실이었지만 비둘기가 행인의 머리 위에 똥 싸는 모습만 봐도 자지러지게 웃던 젊은 날들이었다.J는 결국 생활고로 전공인 색소폰을 포기하고 유명한 클래식 악단에 공연 기획자로 취직했다. 몇 년 후 입양인에게 가족을 찾아 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가족과도 상봉했다. 당시 그는 하녀방을 떠나 부엌과 화장실, 거실과 방 하나 있는 집을 얻어 살았다. 여자 친구도 있었다. 파리, 그의 집에서 여럿이 모여 가족을 되찾는 영상을 보았다. 할머니와 재회하는 모습은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 할머니는 그의 한국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도 할머니를 부르며 작고 왜소해진 그녀를 향해 달렸다. 다른 말은 기억 못 해도 할머니라는 단어는 기억하고 있었다. 꽤 자라서 입양이 되었기에 한국말을 쓰고 읽을 줄 알았으나 입양된 이후 모든 것을 지워야 했다. 당시 지방 도시에서 한국인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고 만나도 피했을 것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음식이, 문화가 다른 곳에서 적응하려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 입력하는 끔찍하고 아픈 생존의 노력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할머니를 다시 만났을 때 얼마나 모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다른 한국말은 기억해 내지 못했다. J는 현재 파리 근교에 있는 정원이 있는 예쁜 집에서 두 아이와 부인과 살고 있다. 한국 엄마를 보기 위해 서울에 온 그가 우리 집에 들렀다. 저녁을 먹으며 그는 길러 준 부모는 더는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J의 사람됨을 알기에 결심까지 많은 고민과 고뇌가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함과 깊은 상처가 있었으리라. 만화책 한 권이 생각난다. 벨기에로 입양된 자신의 이야기를 한 전정식 작가의 ‘피부색=꿀색’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이 더 감동적이었다. 때론 멀리 도망가고 싶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도 또 그리운 것이 가족이다. ‘가족인데 뭐 어때?’ 하며 아무 때나 어디서나 맘대로 그의 삶을 침범하는 것은 나의 이기주의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1인 가족과 더이상 부모, 형제조차 찾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곧 대한민국의 큰 명절 추석이다. 바로 앞에 펼쳐진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응시하며 묻는다.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사제복을 입은 ‘짐승들’이 어린 영혼들을 사냥하는 동안 교회 권력은 이를 은폐하고 침묵을 강요했다.’세계 각지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오랜, 그리고 은밀한 성 학대 행위 사건의 실체는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6년 5월까지 미국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사제는 최소 6721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교회에서 근무한 전체 사제 11만 6690명의 5.8%다. 사제 100명 중 6명꼴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는 1만 8565명으로 집계됐다. 두 얼굴의 사제들은 저항할 힘이 없는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캐나다, 필리핀,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영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의 성범죄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톨릭 사제들의 성 학대는 1985년 길버트 고드 신부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고드 신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1974~1983년 어린이 37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고 20년형을 선고받았다. 2002년 미 보스턴 대교구 소속 사제들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전까지 성추문은 일부 사제들의 일탈 행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유력지인 일간 보스턴글로브를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2년 보스턴에서 사제 235명이 1940년부터 60년간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고, 일그러진 집단적 이상 행동의 배경에는 교회가 도사리고 있었다. 교회가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세상은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성추문이 불거졌다. 펜실베이니아주 검찰 조사 결과 앨런타운, 피츠버그 등 6개 교구 사제 300여명이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70여년에 걸쳐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구들이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은 보스턴 사건과 동일했다.가톨릭 교회는 가해자들을 응징하고 피해자들을 치유하기보다는 사건 자체를 무마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CNN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교회의 성 학대를 추적하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 ‘비숍 어카운터빌리티’를 인용해 교회와 보험회사가 사제의 성 학대 소송 등으로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출한 금액은 미국에서만 약 38억 달러(약 4조 2541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각국 의회 등에 로비를 한 정황도 있다. 사제들의 성 학대는 미국 내 가톨릭 교회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2009년 아일랜드 정부는 성당, 수도원 학교 등지에서 발생한 아동 성추행을 망라한 ‘머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부터 30년간 1만 5000건의 범행이 보고됐다. 아일랜드 정부는 “성 학대·강간·폭력은 아일랜드 가톨릭 기숙학교와 고아원에서 70여년간 만연해 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칠레 검찰은 1960년 이후 아동 178명을 포함한 총 266명에게 성적 학대를 하거나 은폐한 혐의로 사제와 신도 등 158명을 수사 중이다. AP통신 등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프렉트 주교의 성직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프렉트 신부는 1970년대 아구스토 피노체트 전 독재정권에 저항해 인권단체를 이끈 인물이어서 칠레 내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12년 교회의 성 학대 사실을 조사하는 독립 기구 ‘왕립 조사위원회’를 발족한 호주에서는 1980~2015년 호주 어린이 4444명이 사제 및 남녀 수사, 교회 관계자들에게 성추행과 성적 학대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 2000여명 가운데 572명이 사제다. 이는 호주 사제의 7%에 해당된다. 일부 교구에서는 사제의 15%가 아동 성 학대를 저질렀다는 충격적 보고도 있었다. 현재 호주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조지 펠 추기경의 아동 성 학대 재판이 진행 중이다. 펠 추기경은 성폭행 1건을 포함해 최소 3건의 성범죄 혐의를 받는다. 독일주교회에서도 사제 1670명이 1946~2014년 성폭행을 포함해 최소 3766건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대부분이 남성이었으며 13세 이하가 절반을 넘었다. 6건은 성폭행이었다. 이쯤 되면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성 학대는 거의 일상적인 범죄 수준이다. 그럼에도 바티칸 교황청은 이를 은폐하고 수수방관했다. 소탈하고 가식 없는 행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의혹에 연루돼 리더십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26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 추기경의 성범죄를 알았으며, 이를 모른 척했다고 폭로했다. 매캐릭 전 추기경은 50여년 전 10대 소년과 어린 사제를 성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7월 사임했다. 바티칸 등 교회 지도부는 사제들의 범죄를 어떻게 숨겼을까.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펜실베이니아주 성 학대 당시 교회가 ‘7단계 법칙’에 따라 은폐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일부 교구들은 “성폭행 또는 강간 등 직접적 단어 대신 ‘부적절한 접촉’ 또는 ‘경계 문제’ 등의 용어를 사용할 것”, “가해 사제를 전보조치할 때는 신자들에게 직접적 원인을 알리지 말고 ‘병가’ 등의 이유로 설명할 것”, “성폭행 사제에게 주택, 생활비를 지원할 것”, “사제의 포식(성 학대) 사실이 신도들에게 밝혀졌을 때에도 그를 면직하지 말고 그가 아동 성 학대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지역으로 전보할 것” 등 7개의 구체적 지침에 따라 움직였다. 교회가 은폐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피해자들의 영혼은 부서졌다. 짐 부치는 여덟 살 때 미 메릴랜드주 클린턴의 성요한 성당에서 사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학대는 4년간 이어졌다. 그는 ABC뉴스에 “그때는 그것이 내 잘못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미워했다. 그러나 내게 그런 짓을 한 것은 한 남자였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치는 한때 약물 중독에 빠졌고 강도 등 혐의로 복역했다. 교회 신도들도 깊은 상처를 받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미 여론조사 기업 퓨리서치의 연구를 인용해 “가톨릭 신앙을 잃은 27%가 그 이유로 사제 성 학대 추문을 꼽았다. 개신교로 개종한 가톨릭 신도 21%도 같은 이유로 가톨릭을 등졌다”고 보도했다.호주의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사제의 성 학대 및 은폐 원인으로 교회의 보수성, 계층 구조, 책임 회피, 로비 등 4가지를 꼽았다.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교회는 일선 사제의 비행에 대한 책임이 교구를 포함해 가톨릭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해 은폐에 나선다. 또 평신도·사제·고위 성직자로 엄격하게 구분되는 계층 구조가 상위 계층에게 ‘절대적 순종’이라는 무기를 준다. 이 무기는 상위 계층이 하위 계층을 학대하는 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때로 교회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라면서 사제 개인의 문제로 돌린다. 뉴저지주의 존 밤브릭 신부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열다섯 살 때 사제에게 반복적으로 성 학대를 당했다. 학대를 당한 지 11년 뒤 가해 사제를 뉴욕 대교구에 고발했다. 한 주교는 ‘한여름 밤의 로맨스’라며 나의 아픔을 무시했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다”고 폭로했다. 밤브릭 신부는 주교 등 교회 권력 선출 과정에 일반 신도가 참여해야 하며, 주교 임명 시 자질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국 성평등 수준 ‘세계 10위’

    한국 성평등 수준 ‘세계 10위’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 세계 189개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8년 성불평등지수’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와 같은 10위를 기록했다. 15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불평등지수는 0.063점으로 조사 대상 189개국 중 10번째로 성평등한 국가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0.067점으로 마찬가지로 10위였다. 성불평등지수(GII)는 UNDP가 2010년부터 각국의 성불평등 정도를 측정해 발표하는 지수다. 여성 권한과 노동참여 영역 등에서 남성 수준과의 격차를 고려해 산정한다. 점수가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점수가 낮고 순위가 높을수록 성평등하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위스가 0.039점으로 1위였고 2위 덴마크(0.040점), 3위 네덜란드·스웨덴(0.044점), 5위 벨기에·노르웨이(0.048점)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에 이어 싱가포르(12위), 일본(22위), 중국(36위) 순으로 조사됐다. 주요 20개국(G20) 기준으로도 우리나라 순위가 가장 높았다. 독일(14위), 프랑스(16위), 이탈리아(18위), 캐나다(20위), 호주(23위), 영국(25위) 등은 모두 우리나라 아래에 위치했다. 우리나라는 여성 의원 비율이 16.3%에서 17.0%로, 중등교육 이상 교육받은 여성 비율이 88.8%에서 89.8%로 상승했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0.0%에서 52.2%로 개선됐다. 여성 의원 비율이 높은 나라는 스웨덴(43.6%), 핀란드(42.0%) 등이었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아이슬란드(72.8%)와 스위스(62.9%)가 높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5년간 밥 대신 ‘과일’만 먹은 여성, 놀라운 결과 공개

    5년간 밥 대신 ‘과일’만 먹은 여성, 놀라운 결과 공개

    무려 5년간 끼니로 과일만 먹은 여성의 생생한 후기가 알려졌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에 사는 티나 스토클로사(38)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몸무게가 83㎏에 육박하는 비만이었다. 스스로 뚱뚱한 몸에 불만을 가진 그녀는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과일만 먹는 ‘프루터리안’(Fruitarian)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고, 그 길로 자신도 프루터리안이 되기로 결심했다. 스토클로사는 “인터넷에서 본 프루터리안들은 매우 건강해 보였으며 거의 운동선수에 가까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2013년 크리스마스가 되기 직전 시범삼아 과일만 먹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불과 일주일동안 프루터리안으로 산 결과 이전보다 몸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마음도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도 이전과 달리 기분이 매우 좋아지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과 사랑에 빠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몸무게가 약 32㎏ 줄어들어 현재 51㎏을 유지하는 다이어트 효과까지 보게 됐다. 그리고 3년 전, 더욱 완벽한 프루터리안이 되기 위해 스토클로사는 발리로 거주지를 옮겼다. 더욱 값싸고 다양한 과일을 찾아 먹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벨기에 출신의 연하남인 사이먼(26)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결혼을 약속했다. 사이먼은 과거 채식주의자였지만 약혼자인 스토클로사를 만난 뒤 프루터리안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들이 하루에 먹는 과일은 2000~4000칼로리로 결코 적지 않지만, 두 사람은 특별한 관리와 운동 없이도 몸무게가 늘지 않으며, 과일만을 먹는 것이 암과 우울증, 만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스토클로사는 “과일만 먹는 식단의 가장 큰 이점은 몸무게가 감소하는 것이다. 매일 양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과일을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에너지가 생긴다”면서 “하루하루 더 젊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우울증 등 수많은 정신 질환을 호전시키는데도 효과가 있다. 다시는 ‘평범한 음식’을 먹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두 사람은 유튜브에 자신들의 채널을 운영하며 프루터리안으로서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너랑 놀 내가 아냐’ 스타와 명장들의 젖비린내 나는 입씨름

    ‘너랑 놀 내가 아냐’ 스타와 명장들의 젖비린내 나는 입씨름

    미국 축구대표팀의 매트 미아즈가(왼쪽)가 11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친선경기 도중 상대 디에고 라이네스에게 정말 무람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동작을 하고 있다. 멕시코 선수 앙헬 살디바르가 스터드(축구화) 스파이크를 높이 쳐들어 퇴장 당한 뒤 언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미아즈가의 키는 193㎝로 라이네스(167㎝)보다 손가락 한 뼘 이상 더 크다. 쉽게 말해 ‘내가 너랑 놀 사이가 아니다’는 경멸이었다. 미아즈가는 나중에 무릎을 굽히며 손가락을 눈 높이에 갖다대고 상대를 깔보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첼시에서 낭트로 임대된 미아즈가가 첼시 훈련 도중에도 라이네스보다 조금 더 크지만 명성에서는 미아즈가와 비할 데가 없는 에당 아자르(벨기에 173㎝)에게도 마찬가지로 대했느냐고 빈정거렸다. 그런데 미아즈가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아닌 선수도 이럴진대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슈퍼 스타들도 다음과 같이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른다. 꼼꼼한 영국 BBC가 다 큰 선수들이 저지른 젖냄새 나는 짓들을 모았다.먼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다. 맨유 유니폼을 입었던 2009년, 스티븐 테일러(뉴캐슬)의 거친 태클과 관련해 하프타임 때 걸어나오며 투닥거렸다. 호날두는 테일러를 향해 “쓰레기 같은 녀석”이라고 험한 말을 날렸고 테일러는 “나도 아는데 너처럼 추잡하진 않아”라고 대거리를 했다.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도 빠지지 않는다. 2015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아내가 자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자 남편 밥 차려주는 일에나 신경 쓰라고 핀잔을 줬다. 지난해에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머리카락을 옮겨 심은 것을 꼬집어 “안토니오의 코멘트를 일일이 생각하느라 내 머리카락을 잃고 싶지 않다”고 비아냥거렸다. 비아냥의 효과는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나이 쉰을 넘은 이의 언행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다.다음은 테니스. 세리나 윌리엄스가 상대 전적에서 마리야 샤라포바에 19승2패로 앞서 라이벌 관계라고 할 것도 없는데 2013년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샤라포바가 자신의 옛 남자친구로 소문 났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와 교제하기 시작한 것을 겨냥해 “그녀는 지금도 멋진 파티에 초대받기 힘들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시커먼 속을 가진 남자와 함께하고 싶다면 그러라지 뭐”라고 말했다. 샤라포바도 “뭔가 개인적인 일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한다면 아마도 결혼도 했고 이혼도 해봤으며 아이들도 둔 그녀의 남자친구 관계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 주요 4개 도시 로드쇼 성료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 주요 4개 도시 로드쇼 성료

    글로벌 건강·웰니스 전문 기업 아이사제닉스 인터내셔널(Isagenix International)이 9월 5일부터 주요 4개 도시를 순회하는 로드쇼를 성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로드쇼는 5일 대구(인터불고엑스코 호텔)를 시작으로 6일 부산(롯데 호텔), 10일 대전(인터시티 호텔), 11일 서울(그랜드힐 컨벤션)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약 2,000여 명이 참석한 아이사제닉스 로드쇼에서는 국내에서 판매될 제품들과 마케팅 전략, 사업비전 등 다양한 정보가 발표되었다. 특히 대구와 부산 로드쇼에는 트래비스 가르자(Travis Garza) 글로벌 세일즈 & 마케팅 사장(President of Global Sales & Marketing)이, 대구와 서울 로드쇼에는 마크 라슨(Mac Larsen) 호주·뉴질랜드 지역 지사장(Regional General Manager of Australia and New Zealand)이 방한해 아이사제닉스 회사 소개 및 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세일즈·마케팅 트래비스 가르자 사장은 “2002년 설립 이래로 아이사제닉스는 품질에 있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정책과 우수한 제품으로 전 세계 고객들의 신뢰와 기반을 쌓아왔다”고 설명하고 “아이사제닉스 건강 & 웰니스 솔루션을 통해 한국 고객들이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공식 오픈하는 아이사제닉스는 미국 애리조나 길버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 호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 전 세계 17개국에서 6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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