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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화웨이 저격한 EU… 5G 공급자 선정 ‘강경노선’ 합의

    美와 5G 패권경쟁 속 EU도 안보위협 견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공급자 선정 과정에서 ‘강경한’ 접근법에 합의했다. 화웨이(華爲)·중싱통신(中興通訊·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주재 각 회원국 대사들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5G 공급자 선정 때 해당 업체 본국의 법적 체계도 검토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EU 순회 의장국 핀란드의 대변인이 밝혔다. 합의안 초안에는 EU 각국은 공급자가 제3국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본국의 법적·정책적 체계 등 비기술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특정 국가나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EU 각국은 또 공급자를 한 개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U 장관들은 오는 12월 회의 때 이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은 EU에 화웨이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이를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해 왔다. 미국은 화웨이가 민간 기업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스파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안보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EU도 지난달 국가기관에 의한 사이버공격 증가 위험을 경고하는 등 사이버안보 위협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G를 주도하는 화웨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데다 5G 기술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는 것이다. 5G는 미래 세상을 이끌어 갈 사물인터넷(IoT)의 토대가 되는 고부가가치의 산업 먹을거리다. 때문에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의 미국 판매를 제한한 것은 5G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해석된다. EU 역시 5G 네트워크를 경제 성장을 촉진할 핵심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웨이는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과 닮은꼴 벨기에 ‘과거사 반성’ 나서나

    학살자 ‘레오폴드2세’ 도로명 개명 추진 식민통치 전시한 왕립박물관 재개관도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 저지른 가장 악독한 만행으로 꼽히는 벨기에의 콩고 지배 역사와 관련, 벨기에가 최근 전향적인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벨기에가 (식민 지배의) 과거를 직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압력을 받고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역사 교과서 등에서 관련 기조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00년대 후반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는 콩고를 침략, 지배하며 원주민 학살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콩고 원주민을 고무 생산 등에 동원한 뒤 무자비하게 학살해 식민 지배 20여년간 희생된 콩고인이 최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추정도 있다. 벨기에 정부는 당시 피해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으로, 사과와 배상 대신 인프라 건설 등 경제 지원으로 갈음하려 했다. 하지만 벨기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과거를 정면으로 대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학살자’ 레오폴드 2세 지우기 작업이다. 벨기에 북서부 코르트리크 의회는 도시 내 ‘레오폴드 2세’라는 이름이 붙은 도로명 바꾸기에 나섰다. 같은 도로 이름이 있는 서북부 도시 겐트에서도 이를 바꿔야 할지를 검토하는 실무회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디언은 시민들이 학살자의 이름이 붙은 도로 이름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레오폴드 2세의 콩고 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벨기에 시민들이 여론의 압박을 느끼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밖에도 나치 협력자의 이름이 붙은 도로명을 바꾸는 등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전향적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벨기에는 지난해 식민통치를 전시하는 중앙아프리카왕립박물관을 재개관하며 자신들의 잔혹한 행위를 자세히 서술하고 콩고인들을 추모하는 전시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투키디데스의 함정’ 도시 첫 방문한 시진핑의 통 큰 선물

    ‘투키디데스의 함정’ 도시 첫 방문한 시진핑의 통 큰 선물

    시진핑, 그리스 항만 피레우스 유럽 최대 항만 투자피레우스, ‘필레폰네소스 전쟁’시 아테네 해군 관문EU “집단 안보 위해 ‘뒷마당 일’ 아는 건 정치 책무”중국은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 허브로서 유럽 최대 항만으로 개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21일(현지시간) 나왔다. 그리스가 외환위기 빠졌던 2016년 중국 해운사가 지중해 3대 항구 도시인 피레우스 항만 운영회사의 지분을 획득했다. 중국 국영 해운회사인 코스코(COSCO)가 지분 100%를 확보한 피레우스는 그리스 최대이자 유럽에서 7번째 규모의 항만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전략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고대 항구 도시인 피레우스는 스파르타와의 필레폰네소스 전쟁을 치른 아테네 해군이 출병하는 관문이었다. 이 전쟁에 빗대어 기존 강대국 미국과 신흥 강국 중국 간의 현재 피할 수 없은 갈등을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도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리스를 처음 방문했다. 시 주석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18일 코스코가 피레우스 항만 개발에 6억 6000만 달러(77880억원 상당)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외환위기를 겪는 그리스에 시 주석이 던져준 통 큰 선물이다. 코스타스 프라고기안니스 그리스 외무부 부장관은 “피레우스를 유럽과 아시아 최대의 환적 허브로 거듭나게 할 목적이다. 결국에는 유럽 최대 항만이 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CNBC에 말했다. 유럽과 중국의 하루 무역거래액이 10억달러가 넘는다.네덜란드의 로테르댐 항만이 유럽 최대이다. 지난해 560억개의 컨텐이너를 처리했고 이는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프라고기안니스 부장관은 “중국과 극동에서 유럽연합과 발칸반도, 흑해 지역에 흐르는 화물이 증가함에 따라 그리스 항만의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구제금융을 수혈받은 그리스의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의 연계가 심화되어 왔다. 중국은 그리스에 에너지와 부동산 등 다른 분야에도 투자를 해왔다. 컨설팅회사 더커프런티어의 유럽 선임 애너리스티인 아타나시아 코크키노게니는 “중국은 에너지, 통신, 부동산 분야에서 투자를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며 “서방 기업들은 2020년에 대다수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중국은 스페인, 벨기에 등에서 13개의 항만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야심찬 투자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주초 아테네를 방문하는 동안 “우리는 피레우스 항만의 환적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중국의 유럽과의 해상-육로 연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으로 일대일로의 한 부분으로서 그리스에 대한 전략적 기반시설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중국의 해상 일대일로는 상선 뿐만 아니라 해군력 확장을 통해 전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확보한 유럽 항만에 대해 스리랑카, 지부티나 파키스탄의 항만과는 달리 해군을 배치할 계획은 공식적으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전투함이 그리스 피레우스 항을 친선 방문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원의 중국 전문가인 프랑 폴 반데르 부텡은 “유럽이 중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주요 이슈”라며 중국의 항만투자는 유럽의 리더십을 벌써 흔들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앞서 2017년 9월 외국 국영기업이 유럽의 항만과 에너지 기반시설, 국방기술 기업을 사들이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투자 감시를 제안하면서 “우리의 집단 안보를 위해 우리 뒷마땅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는지 아는 것은 우리의 정치적 책무”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동정] 김일재 개인정보보호위원장 대행, EU 방문

    △ 김일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대행은 19∼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프라이버시 콘퍼런스에 참가해 개인정보보호 국제 동향을 파악하고 국제 협력 강화 활동을 펼쳤다. 김 대행은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해 EU 집행위원회 베라 요로바 집행위원, 티아나 아스톨라 소비자사법 총국장 등과도 만났다.
  • 셰퍼드 ‘우리동네 시민경찰견’ 1호 선정

    셰퍼드 ‘우리동네 시민경찰견’ 1호 선정

    인명구조·사체탐지 훈련을 받은 셰퍼드가 사건현장에서 공을 세워 명예경찰 격인 ‘우리동네 시민경찰견’으로 선정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일 경기도 화성에서 애견훈련소를 운영하며 벨기에산 셰퍼드 제스퍼(암컷,4세)를 사체탐지견으로 키운 견주 노일호(49) 씨를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셰퍼드 제스퍼를 우리동네 시민경찰견으로 처음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동네 시민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 4월부터 공동체 치안 활성화를 위해 범죄예방,범인검거 등에 기여한 시민 가운데 모범 사례를 선정해 포상하고 경찰 흉장 모양의 배지를 수여하는 제도다. 노씨는 제스퍼에게 사람의 오래된 머리카락 냄새를 찾는 훈련을 3년여간 시킨 뒤 30여 회 현장 출동을 통해 7구의 사체 발견과 4명을 구조했다. 제스퍼는 이달 5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연락이 끊긴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된 광교산 일대에 투입돼 숨져있는 이 실종자를 발견했다. 제스퍼는 지난달에도 같은 곳에서 사망한 실종자 1명을 찾아냈으며 2016년 인천 삼목선착장 인근에서 낚싯배가 침몰했을 때는 사건 발생 6일 만에 해상에서 사체를 찾아내기도 했다. 또 각종 사고 현장에서 4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구조견 제스퍼의 공로를 인정해 이날 미니흉장 배지를 수여하고 부상으로 간식을 제공했다. 경찰은 노씨와 제스퍼 외에도 이모 씨와 경모 씨, 트로트가수 설하수 씨 등 3명을 각각 618∼620번째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했다. 경기지역의 한 택배화물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이씨는 대포카드로 의심되는 택배물품을 신고해 경찰이 보이스피싱 인출책 9명을 검거하는 데 기여했다. 경씨는 지난 10월 26일 용인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피의자를 추격해 붙잡은 뒤 경찰에 인계했다. 설씨는 자신의 대표곡 ‘주거니 받거니’를 범죄 예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직접 개사하는 등 경찰의 우리동네 시민경찰 홍보영상 제작을 지원했다. 배용주 청장은 “시민들의 지지와 협력이 경찰의 치안활동에 큰 힘이 된다”며 “시민들과 함께 공동체 치안을 활성화해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혁오 서울공연, 10분 만에 매진 ‘1년 기다렸다’

    혁오 서울공연, 10분 만에 매진 ‘1년 기다렸다’

    1년여 만에 전해진 밴드 혁오(HYUKOH)의 2020년 상반기 월드 투어 서울 공연이 10분 만에 매진됐다. 지난 19일 진행된 ‘혁오 2020 월드 투어(HYUKOH 2020 WORLD TOUR)’ 서울 공연 티켓 예매는 오픈 10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 혁오의 ‘티켓 파워’를 실감케 했다. 혁오 측은 “새 앨범과 함께 약 1년여 만에 국내 팬들을 앞에 서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혁오는 올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4월 미국의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로랜즈’, 벨기에 ‘펄크팝’, 노르웨이 ‘오야 페스티벌’ 등 유럽의 대표 음악 페스티벌 등의 무대에 올랐다. 오는 2020년에는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서 총 19개국, 42개 도시에서 44회 공연한다. 사진 =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애니멀 픽!] “우리는 희귀 쌍둥이”…아기 대왕판다, 대중에 첫 공개

    [애니멀 픽!] “우리는 희귀 쌍둥이”…아기 대왕판다, 대중에 첫 공개

    최근 벨기에 브뤼겔레트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대왕판다 쌍둥이가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은 이날 생후 3개월 된 대왕판다 쌍둥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행사를 진행했다.지난 8월 8일 어미 ‘하오 하오’에게서 태어난 이들 판다는 남매로, 이번 행사에서 수컷은 ‘바오 디’, 암컷은 ‘바오 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두 이름은 앞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선정됐는데 이는 각각 바오의 ‘남동생’과 ‘여동생’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바오는 어미가 지난 2016년 6월 낳았던 첫째 ‘티안 바오’를 말한다. 참고로 삼남매의 아버지는 대왕판다 ‘싱 후이’다.이날 ‘바오 디’와 ‘바오 메이’는 각각 사육사의 품에 안겨 대중에게 손에 해당하는 앞발을 흔들었다. 물론 이는 사육사가 판다의 앞발을 잡고 흔든 것이다. 이들 남매는 판다 특유의 검은색과 흰색 털을 지녀 어미와 비슷해 보인다. 사실 판다는 태어났을 때 털이 없는 데다가 속살은 분홍색이어서 어떤 이들은 그 모습에 분홍 소시지처럼 보인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판다는 생후 3주쯤부터 털이 자라기 시작해 점차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변한다.이처럼 판다는 태어났을 때 털도 없어 스스로 체온을 유지할 수 없는 데다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해 어미의 보살핌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판다는 태어났을 때 여러 이유 때문에 생존율이 극히 낮다. 야생에서는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면 어미는 한 번에 한 마리밖에 보살필 수 없어 그중 더 약한 개체를 포기하기 때문. 또한 새끼 판다는 어미의 실수로 죽는 경우도 있다. 초산인 어미가 새끼를 보살피다가 경험 부족으로 깔아뭉개는 등의 사고가 간혹 일어난다.중국에서는 태어난 지 100일이 되기 전 새끼 판다에게 이름을 붙이면 불행한 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여겨 새끼에게는 100일이 지난 뒤에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바오 디와 바오 메이는 이번에 이름을 받기 전까지 각각 ‘베이비 보이’와 ‘베이비 걸’로 불렸다. 한편 이들 판다 남매는 현재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한 번에 90㎝ 정도까지 기어갈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졌고, 청력도 발달해 작은 소리에도 잘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피시앤드칩스, 왜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됐을까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피시앤드칩스, 왜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됐을까

    실제로 발을 내딛기 전까지 내게 영국이란 나라는 전설 속에 등장하는 아틀란티스와 다름없었다. 유럽에서 핀란드 다음으로 음식이 형편없다는 오명을 가진 나라, 전 국민이 맛없는 음식을 감내하는 나라라니. 아틀란티스가 존재한다는 것만큼이나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운영하며 전 세계 부를 빨아들인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기껏해야 기름에 튀긴 흰살 생선과 감자라니. 대체 영국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피시앤드칩스는 문자 그대로 반죽을 입혀 튀겨낸 생선과 감자튀김으로 구성된 요리다. 영국식 피시앤드칩스란 소금이나 신맛이 덜한 몰트식초를 뿌려먹는 게 정석으로 통한다. 예상과는 달리 같이 딸려나오는 마요네즈나 케첩은 피시를 위한 게 아니라 칩스를 위한 조미료라는 게 영국인의 설명이다.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취향대로 넣는 다진 양념과 들깻가루를 순댓국이 아닌 같이 딸려나온 밥에 비벼먹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까.피시앤드칩스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발간된 관련 자료를 교차 비교해 보면 대략 1860년대를 전후로 탄생한 음식이라는 데엔 다들 동의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전국 생선튀김 업자 연합’(NFFF)이 무려 1913년 결성됐으며, 이들이 주축이 돼 2010년에 피시앤드칩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생선을 밀가루 반죽이나 계란옷을 입혀 튀겨내는 방식은 유대인의 조리법으로 피시앤드칩스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다만 지금처럼 튀겨낸 후 바로 먹는 게 아니라 일종의 보존을 위한 전처리였다는 게 다른 점이다. 유대인들은 튀겨 익힌 생선을 식초물에 담가 먹었는데 이렇게 하면 냉장고 없이도 1년 정도 보관이 가능했다. 감자튀김은 19세기 초중반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유행했다.피시앤드칩스는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최초의 영국식 패스트푸드였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노동자 계층이 주를 이뤘는데, 이들에게 피시앤드칩스는 매력적인 음식이었다. 우선 값이 저렴했다. 여기엔 증기 트롤어선이 등장해 어획량이 급격히 늘고 철도가 항구와 도시를 촘촘히 이으면서 신선한 생선의 공급이 용이해진 배경이 있다. 20세기 초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집에서 요리하는 걸 감히 상상할 수 없었는데, 식재료를 준비해 장만하는 노력이 만만찮았고 연료비도 충분치 않았다. 이들에게 있어 저렴하면서 금방 조리돼 나온 피시앤드칩스는 훌륭한 대안 식사였던 셈이다. 맛과 영양 측면에서도 피시앤드칩스는 매력적인 선택이었다. 해안가에 살거나 강가에 살지 않는 이상 신선한 상태의 생선을 먹기란 쉽지 않았다. 내륙에 거주하는 이들 대부분은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하거나 식초에 절인 보존식품으로 생선을 접해 왔기에 신선한 생선의 맛에 쉽게 열광할 수 있었다. 또 피시앤드칩스는 적은 비용으로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고열량 식품으로도 사랑받았다. 노동자의 간편식이었던 피시앤드칩스는 1960년대까지 큰 인기를 누리다가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든다. KFC나 맥도날드, 중국식 누들이나 인도식 카레 등 노동계급이 선택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 음식이 많아지면서 식당이나 매대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피시앤드칩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영국음식의 대명사가 된 데엔 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파니코스 파나이는 외국 음식의 홍수 속에서 영국의 정체성을 구분 짓는 마케팅 도구로 피시앤드칩스가 이용됐다고 지적한다. 이탈리아의 피자, 미국의 햄버거 등에 대항해 영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아이콘이 된 것이다. 여기엔 자부심과 일종의 자학적인 냉소가 섞인 영국인 특유의 이중적인 성향이 한몫 거들었다. 하찮은 음식이 영국을 대표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를 대놓고 부끄러워하지는 않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피시앤드칩스를 비롯해 영국을 대표하는 일련의 음식을 맛보고 난 후 조심스럽게 내린 결론이 있다. 영국인에게 맛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도 맛있는 음식이 어떤 음식이라는 건 분명히 자각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영국인이 아니고서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사찰음식을 먹고 난 후 마음이 평안해지는 경험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느꼈다고 할까. 음식은 당연히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조차 문화적인 편견일 수 있겠다는 큰 깨달음을 영국에서 얻었다.
  • 혁오, ‘2020 월드 투어’ 일정 공개..총 44회차 공연

    혁오, ‘2020 월드 투어’ 일정 공개..총 44회차 공연

    혁오(HYUKOH)가 2020년 상반기 월드투어 일정을 공개하고 새 앨범 발매 계획을 확정했다. 혁오의 소속사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는 12일 오후 6시, SNS및 혁오 공식 홈페이지에 내년 2월 8일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서 총 19개국, 42개 도시에서 44회 공연하는 ‘혁오 2020 월드 투어(HYUKOH 2020 WORLD TOUR)’ 전체 일정을 공개했다. 이어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는 “올해 진행한 투어에 비해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다. 중극장 이상 규모의 공연장에서 최적의 구성과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해외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쌓은 인지도 덕분이다. 혁오는 지난 4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을 비롯해 네덜란드 ‘로랜즈’, 벨기에 ‘펄크팝’, 노르웨이 ‘오야 페스티벌’ 등 유럽 대표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이번 2020년 월드 투어로 또 한 번의 글로벌한 성장을 기대한다. 2020년 월드 투어 일정은 새 앨범 소식과 함께 전해졌다. 앞서 혁오 멤버들은 영국과 베를린 등지에서의 새로운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공개한 바 있어 기존 혁오의 공연과 색다른 무대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2020 월드 투어의 첫 포문은 서울에서 연다. 서울 공연은 19일 오후 8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 지도자 송환 요구에 영국 ‘보류’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 지도자 송환 요구에 영국 ‘보류’

    영국이 6일(현지시간) 카탈루냐 분리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클라라 폰사티(62)에 대한 스페인의 송환 요구를 보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017년 카탈루냐 분리 독립 국민투표 당시 카탈루냐 정부의 교육장관을 지낸 폰사티는 선동 혐의로 스페인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폰사티는 “어떤 잘못도 없다”며 강제 송환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스페인 내무부가 이날 보낸 초기 서류에 대해 영국 경찰은 체포 영장이 “영국 법률에서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대행은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폰사티 교수의 송환 요구를 언급하면서 영국 경찰이 “부적절하다는 용어 사용을 바로 잡았다”고 밝혔다. 보렐 장관대행은 “(영국 경찰이) 단순히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스페인 정부가 발행한 서류를 링크로 연결시키면서 이 서류는 영국 당국이 출처라고 밝혔다. 서류에는 “우리의 이전 메시지에서 영장은 부적절하다는 우리의 대답은 정확하지 않았다.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정보가 현재 부족할 뿐이다”고 쓰여 있었다. 부족한 정보를 언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송환 요청을 다시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스페인 대법원 전날 스코틀랜드에서 생활하는 폰사티와 벨기에에 머무는 전 카탈루냐 독립 지도자 2명에 대해 유럽 체포영장을 재발급했다. 폰사티는 체포 위험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수 없기에 자신을 망명자로 여기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스페인이 발급한 문서에 따르면 폰사티는 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선동 혐의로 기소된 다른 독립운동 지도자 9명은 지난달 스페인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9년에서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폰사티는 “카탈루냐 지도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은 국민투표에 응했던 카탈루냐 주민들에게 유죄라고 판결한 것”이라며 “나는 분노하며, 매우 부당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EU “남북미 사이 정직한 중개인 될 것”… 내년 상반기 방북 계획

    “北과 소통채널 유지 매우 중요” 강조 카롤리네 에츠타틀러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DKOR) 단장은 4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의 역할은 “정직한 중개인”이라며 내년 상반기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츠타틀러 단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한국 국회의 ‘한·EU 의원외교협의회’ 대표단과 합동회의를 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9일 DKOR 단장으로 선임됐다. 에츠타틀러 단장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핵 문제 해결에서 EU는 “정직한 중개인”이자 “남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테이블에 앉아 의견을 나눠야 상황을 바꿀 수 있고, 최소한 바꾸려 시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20년 상반기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츠타틀러 단장의 이 같은 계획은 구상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EU 의원외교협의회장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EU가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입장과 별 차이가 없는 ‘비판적 관여’를 했는데 그것을 좀 바꿔 ‘적극적 관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이날 EU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DKOR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을 몇 차례 방문했다. 2006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인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한 방문은 줄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UHD보다 선명한 화면 실시간으로 실감나게 즐긴다

    UHD보다 선명한 화면 실시간으로 실감나게 즐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 대회나 매년 초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는 세계적인 축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흥분과 감동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가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고 TV로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세계적인 축제를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디어연구본부는 8K급 360도 가상현실(VR), 울트라와이드비전(UWV)을 실시간으로 실감나게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대륙간 전송시험도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생성기술로 여러 대의 초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하나로 붙여 한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것처럼 자연스럽고 시야각이 넓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영상은 초고선명(UHD) 고화질 영상의 3~4배 선명도를 보이면서 인간의 시야각인 100~110도보다 더 넓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80~360도까지 볼 수 있는 VR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VR체험시 쓰는 HMD 같은 헤드셋이나 대화면 스크린으로 보면 현장감과 몰입감이 극대화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기존에는 이 정도의 대용량 영상정보를 하나로 합치면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생기거나 외부로 전송할 때 시간 지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를 실시간 기하정보 처리를 통해 해결해 초고화질의 실감영상을 현장과 차이없는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연구팀은 실제로 이번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9월 네덜란드-페루 국가대표팀 친선축구경기와 지난 4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현장을 실시간으로 한국에 전송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내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음악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도 적용해 암스테르담, 헤이그를 비롯한 유럽 주요 도시로 초실감 광시야각 영상을 전송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우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외국에서 열리는 운동경기나 음악회를 현지로 가지 않고도 현장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5G,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해 가상, 증강현실 등 초실감 영상을 스트리밍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루이스 해밀턴 여섯 번째 F1 우승 타이틀, 슈마허와의 격차 1로

    루이스 해밀턴 여섯 번째 F1 우승 타이틀, 슈마허와의 격차 1로

    루이스 해밀턴(34·영국·메르세데스)이 포뮬러원(F1) 여섯 번째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마이클 슈마허(50·독일)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해밀턴은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미국 그랑프리에서 팀 동료 발테리 보타스(30·핀란드)에 이어 2위에 머무르고도 종합 포인트에서 앞서 이번 시즌 종합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막스 베르스타펜(22·벨기에 ·레드불)을 1초 차로 제쳤다. 해밅턴은 시즌 19차례 대회 가운데 10승을 거둬 이제 브라질, 아부다비 대회만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아르헨티나 레전드 마누엘 판지오(5회)를 밀어내고 역대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슈마허와의 격차는 1로 줄였다. 그는 레이스 출발 전만 해도 이곳에서 꼭 우승해 타이틀을 차지하겠다는 마음은 아니라고 털어놓았지만 특유의 승부욕이 발동해 기어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보타스가 세 바퀴나 앞지른 상태에서 그는 한 번만 핏 스톱(정비를 위해 트랙을 벗어나는 일)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해밀턴은 “힘든 레이스였다. 어제는 거친 하루였다. 그냥 따라잡고 싶었을 뿐이다. 한 차례 핏스톱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엄청난 감격으로 차오른다. 이렇게 대단하게 이 자리에까지 왔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섯일곱 살 때 아버지로부터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긴 했지만 타이어가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선수로서 어디까지 이뤄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챔피언 타이틀이라면 모르겠다. 그냥 선수로서 늘 새롭게 느껴진다. 연연하지 않고, 그저 밀려 나아갈 뿐”이라고 답했다. 이날 해밀턴의 여섯 번째 우승을 축하한 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는 할리우드 스타 매튜 맥커너히였다. 텍사스가 고향인 그는 격하게 해밀턴을 끌어안는 사진을 남겼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英 경찰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 모두 베트남 국적”

    英 경찰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 모두 베트남 국적”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에식스 산업단지의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의 국적이 모두 베트남으로 보인다고 경찰이 밝혔다. 잉글랜드 에식스 경찰은 당초 중국 국적으로 밝혔던 이들을 부검하고 있는데 모두 베트남 국적으로 보인다며 현재 베트남 정부는 물론, 베트남과 영국에 있는 이들의 가족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1일 발표했다. 31명이 남성이고, 8명이 여성이다. 앞서 대략 20명 정도 베트남인의 가족들이 이번 참사에 피붙이들이 희생된 것 같다고 주장해왔다. 에식스 경찰서의 팀 스미스는 “이 순간 우리는 이들 희생자들이 베트남 국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하고 있으며 아직 희생자 개개인의 신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식스 경찰은 더블린 항구에서 체포돼 과실치사,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북아일랜드 출신의 에이먼 해리슨(23)이란 남성을 아일랜드 경찰로부터 넘겨받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해리슨은 송환 절차 개시에 앞서 더블린고등법원에 출두했고, 두 혐의가 인정돼 오는 11일까지 구속됐다. 해리슨은 문제의 컨테이너를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로 옮기라고 요청한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식스 경찰은 또 지난달 15일 아일랜드의 ‘글로벌 트레일러 렌털스’로부터 문제의 냉동 컨테이너를 빌린 북아일랜드 출신 로넌 휴스(40)와 크리스토퍼 휴스(34) 형제에게 경찰 출두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크레이개번 출신인 모리스 로빈슨(25)은 자신의 대형 트럭에 해당 컨테이너를 적재했다가 사건 당일 체포돼 인신매매, 밀입국 및 돈세탁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대형 트럭 수송업체를 운영하면서 로빈슨이 몰던 트럭을 불가리아에 최초 등록했던 조안나 마허와 토머스 마허(이상 38) 부부, 북아일랜드 출신의 40대 후반 남성 등은 지난달 25일 체포됐지만, 보석 조건으로 석방됐다. 베트남 경찰도 실종자 가족들의 신고를 통해 2명을 체포하고 1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치명적인 열대병 해결할 ‘新무기’ 인공위성·드론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치명적인 열대병 해결할 ‘新무기’ 인공위성·드론

    주혈흡충증은 우리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말라리아 다음으로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는 열대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2억명 정도가 감염돼 있으며 매년 약 2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을 일으키는 흡충(기생충)은 민물달팽이 몸속에서 증식하다가 강이나 호수, 개울물에 배출돼 수영이나 목욕을 하는 사람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감염시킨다. 감염된 사람들은 고열과 계속되는 설사 등의 증세를 앓다가 심할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시애틀 워싱턴대 등 7개 미국 대학과 미국지질조사국(USGS),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연구소,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런던대, 세네갈 의생명연구센터, 해양혁신연구소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인공위성 사진과 드론으로 찍은 항공사진, 그리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이용하면 민물달팽이 서식지를 쉽게 파악해 주혈흡충증 발생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0월 2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주혈흡충증 발생자가 가장 많이 나타난 세네갈 북서부 지역 16개 마을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 동안 민물달팽이의 분포를 정밀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위성과 드론 영상, 구글어스 지도를 비교한 결과 주혈흡충을 옮기는 민물달팽이들은 뿌리 없이 부유하는 식물에서 주로 산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연구팀은 인공지능(AI)으로 민물달팽이의 서식지가 되는 식물들을 좀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 연구 중이다. edmondy@seoul.co.kr
  • 알바그다디, 자폭하며 자녀 2명 살해…IS 수괴 최후의 순간

    알바그다디, 자폭하며 자녀 2명 살해…IS 수괴 최후의 순간

    IS 억류 미국인 이름 딴 작전명 ‘케일라 뮬러’트럼프 대통령 상황실 모이자 작전헬기 이륙미군 “시신 바그다디 아닐 확률 104자분의 1”은신처 성지될까, 가루로 만들어 흔적 없애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섬멸 작전의 상세한 내막이 공개됐다. 미국 국방부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영상과 작전 개요를 통해서다. 미 군당국은 알바그다디 급습 작전에 ‘케일라 뮬러’라는 이름을 붙였다. IS에 억류된 미국인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알바그다디는 은신처를 에워싼 미군에게 투항하는 대신 자녀 둘을 데리고 땅굴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 군견에게 덜미를 잡혔다. 마지막 순간 바그다디는 폭탄조끼로 자폭 사망하면서 자녀 둘도 함께 살해했다.이번 작전을 주도한 곳은 IS 격퇴전을 수행하며 바그다디의 소재를 끈질기게 추적해온 미 중부사령부다.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관(미 해병대 대장)은 바그다디의 은신처와 작전 정보를 확보한 뒤 생포 또는 제거하는 특수부대 작전을 수립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디데이 하루 전인 25일 작전 내용을 국방부 본부에 보고했고,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또 작전 과정에 이 지역을 장악한 러시아군과 터키군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미리 조율했다. 작전을 수행한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는 작정 당일인 현지시간 밤 11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상황실에 모이자 헬기 8대로 이라크 북부 공군기지를 출발했다.헬기는 바그다디 은신처 상공에서 무장 대원들의 공격을 받았고, 이들을 공습으로 제거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공습 영상을 보면 은신처 건물 밖에서 8~9명이 허둥지둥 움직이다 공습 폭발과 함께 모두 사라진다. 은신처를 에워싼 미국은 투항을 요구했고 어린이 11명 등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IS 조직원 5명은 건물 내부에서 저항하다 사살됐다. 바그다디는 탈출 시도 과정에서 벨기에 말리누아종 군견에게 붙잡혔고 끝내 자폭했다. 작전대원들은 알바그다디의 유해 일부를 수습해서 땅굴 밖으로 가져 나와 유전자(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대조 시료는 지난 2004년 그가 이라크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확보된 것이다.국방부에 따르면 시신의 주인이 바그다디가 아닐 확률은 104자분의 1이다. 미 국방부는 “지구 인구(70억명)가 현재의 1.5경 배로 늘어난다면 이러한 DNA 일치율을 가진 다른 인물이 있을 수도 있는 정도의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이 알바그다디가 아닐 수 없다는 얘기다. 매켄지 사령관은 “바그다디의 유해를 적절하게 바다에 수장했고, 전쟁 규범도 따랐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바그다디를 제거하고 신원 확인까지 끝낸 후 은신처를 완전히 파괴해 콘크리트 가루로 만들었다. 은신처가 ‘성지’(聖地)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올리브 경작지 사이에 서 있던 은신처 건물 자리에는 파괴된 잔해만 허옇게 남았다. 미군은 작전을 마친 뒤 현지시간으로 오전 3시 30분 전에 현장을 떠나 이라크로 되돌아 갔다. 케일라 뮬러 작전은 이렇게 4시간 30여분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은신처 내부에서 벌어진 교전 및 바그다디의 최후 순간 등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39명 참변에도’ 벨기에 냉동 컨테이너에서 12명 남성 구출

    ‘39명 참변에도’ 벨기에 냉동 컨테이너에서 12명 남성 구출

    벨기에 경찰이 자동차 도로 근처 주차장에 세워진 트럭의 냉동 컨테이너 안에 숨어 있던 12명의 남성을 무사히 구출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인과 베트남인으로 추정되는 39명의 밀입국 희망자들이 벨기에 항구를 떠나 영국 에식스의 산업단지에 도착한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지만 여전히 죽음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트워프 경찰에 따르면 29일 밤 아우드 턴하우트에 있는 E34 자동차 도로의 주차장에 정차한 트럭 운전기사가 과일과 채소가 실려 있던 컨테이너 안에 사람들이 올라 타는 것을 보고 신고해 출동했더니 11명의 시리아인과 한 명의 수단인 남성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다. 모두 건강한 상태였으며 곧바로 이민국에 인도됐다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이 자동차 도로는 39명이 참변을 당한 컨테이너가 잉글랜드 에식스로 출발했던 항구였던 쥐브리헤와 독일 북부 라이네 웨스트팔리아 지역을 잇는 도로였다. 하지만 이 트럭의 최종 행선지가 어디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매년 수천 명의 밀입국 희망자들이 유럽의 페리 화물선 항구를 드나드는 트럭 등에 숨어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 벨기에 수송협회 페베트라의 이사벨레 드 매그트 대변인은 냉동 컨테이너가 열추적 장비로 감지하기가 쉽지 않아 이들의 타깃이 된다며 자동차들이 주차할 때 조금 더 면밀하게 검색해 비극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편이 지난 26일 관악구 남현동과 인헌동, 봉천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앞 관악 예술인마을에서 집결했다. 남현동이라는 지명에서 남태령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이곳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183m, 길이 6㎞에 이르는 남태령고개의 시발점이다. 일행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변신한 옛 벨기에영사관~서울 유일의 백제 도자기 가마터~효민공 이경직 묘역을 둘러봤다. 미당 서정주의 삶이 오롯이 담긴 봉산산방과 서울에 남아 있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948~1031)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 사당(안국사)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탐방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악산 아랫마을은 2시간의 짧은 여정 동안 백제~고려~조선~근대~현대의 흔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함축적 역사공간이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미당 서정주의 집 봉산산방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와 역사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푸짐한 코스와 꼼꼼한 해설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다.서울을 세계의 여느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자연환경적 특징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인문지리학적으로 4개의 내사산(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과 4개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다. 이는 정치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남산(262m)이 옛 서울(한양)의 남쪽 경계라면 한강 너머 관악산(629m)은 강남을 품은 현대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악산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앞산(남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및 금천구와 경기 과천시 및 안양시에 걸쳐 검붉은 바위기둥이 타오르는 불길을 닮은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옛 선비들이 갖춘 의관의 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할 때는 ‘갓뫼’(갓산)라고 하고, 글로 쓸 때는 관악이라고 썼다. 산세가 험하고 경관이 뛰어나 개성의 송악, 가평의 화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5악’에 꼽혔다.관악산 주봉 ‘연주대’라는 지명은 망한 고려왕조에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태조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비 강득용이 은거, 개경을 바라보며 왕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생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이 기거하면서 연주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덕분에 연주암 효령각에 효령대군의 영정이 모셔졌다. 강득용의 묘역은 정부과천청사 뒤,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와 묘역은 동작구 상도동 사자산 아래, 효령대군의 사당 청권사와 묘역 또한 서초구 우면산 북서쪽 기슭에 각각 자리를 잡아 죽어서도 관악산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관악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당역~관음사, 낙성대길, 서울대입구~도림천길, 삼성산길, 시흥동 호압산길, 과천 자하동길, 안양 석수역 유원지길 등 여러 갈래다. 관악산 자락 삼성산은 신라 때 고승 원효·의상·윤필이, 고려 때 지공·나옹·무학이 각각 수도했고, 삼막사는 조선 때 무학·서산·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서 깊은 도량이다. 전국 어디에 가도 이만한 내력을 품은 산이나 사찰은 보기 드물다. 삼각산이 서울의 조상산이라면 관악산은 아침마다 알현하는 신하산이다.고려의 명신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는 봉천동 218-14에 있다. 북두칠성 중 네 번째 별이자 문운을 관장하는 문곡성이 떨어진 곳, 낙성대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싼 주택가 한가운데에 손바닥만 한 소나무공원이 남아 있다. 유허비와 향나무 한 그루가 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장군과 함께 자랐고 이후 1000년 동안 집을 지킨 ‘강감찬 향나무’는 1969년 고사했다. 높이 17m에 둘레 4.2m의 향나무는 살아생전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 하나였다. 생가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잘려 나갔으나 2004년 수소문 끝에 두 갈래 밑동 중 하나를 찾아 낙성대공원 안 강감찬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현재의 향나무는 170년 묵은 후계목이다. ‘진짜 낙성대’는 서울시기념물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기념물 제4호 ‘낙성대 삼층석탑’이 있던 자리에는 ‘강감찬장군낙성대유허비’ 한 점이 달랑 놓여 있다. 생가터인 낙성대와 안국사 사당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헛갈리면 안 된다. 인위적으로 성역화한 낙성대공원은 생가터에서 약 400m 떨어진 봉천동 228에 있다. 197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정을 모신 사당을 현재의 낙성대공원에 지었다. 이때 낙성대공원으로 옮겨진 삼층석탑은 절이 아닌 사람의 집에 세워진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다. 불탑을 닮은 이 석탑 때문에 더러 안국사를 사찰로 착각하곤 한다. 13세기에 높이 4.5m의 화강암으로 지어진 삼층석탑은 임진왜란 때 탑 꼭대기 장식이 훼손됐다.왜 비석이 아닌 탑을 세웠을까.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현재의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고려시대 금주(금천)지역에 뿌리내린 금천 강씨의 지배지역이었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던 부친(강궁진)에 이어 나라를 구한 안국공신을 기리는 가문의 기념물로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교 왕국답게 비석이 아닌 석탑을 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감찬은 신라의 김유신, 고려의 윤관·최영, 조선의 남이·임경업 장군과 함께 탄생설화와 전설, 전기소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의 주인공이다. 35세 늦깎이로 과거에 장원급제, 최고관직 문하시중에 오른 고려의 명재상이었다. 또 금천 호족 출신답게 남경(고려시대의 서울)을 다스리면서 호환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쫓아내는 등 전국에 걸쳐 화려한 설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는 귀주대첩 10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현재 낙성대공원 안국사에 모셔진 공의 영정은 모사화다. 1974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998년 1월 10일 도난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가로 110㎝, 세로 200㎝ 규격의 영정을 도난문화재로 공시 중이다. 낙성대는 인헌초등학교 후문 쪽에 있고, 낙성대공원은 인헌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다. 관악구에서는 인헌초·중·고교를 비롯해 인헌동, 인헌시장 등 공의 호를 딴 지명과 은천동, 은천로 등 공의 아명을 딴 지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빌라 이름 등 상호에도 ‘강감찬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심장 서울에서 만나는 고려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유적은 감흥을 준다. 낙성대 생가터가 서울시기념물 3호이고, 낙성대공원 안 삼층석탑이 서울시기념물 4호인 것만 봐도 그 존재감을 알 만하다. 강감찬 장군 탄생지인 ‘낙성대’는 볼품이 없지만 서울 2000년사의 절반인 서울 1000년을 증언하는 대단한 역사 현장이다. 으리으리하지만 혼이 없는 ‘낙성대공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집결 장소 : 11월 2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흥미진진 견문기]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인 남서울미술관 유럽 정취 물씬

    [흥미진진 견문기]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인 남서울미술관 유럽 정취 물씬

    사당역 관악 예술인마을은 관악산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집결지 바로 옆 시립 남서울미술관 붉은 벽돌건물은 왠지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들어졌다. 튼튼한 기둥들과 세로로 길게 난 창이 다른 건물과는 많이 달랐다.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당시 이 건물이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여 유럽의 고딕양식을 따라 일본인의 기술력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내부 정비를 마치고 문을 열어 ‘모던로즈’라는 이 건물의 과거 쓰임에 대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한국 땅 안에서 유럽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는 공간이었다. 가을이면 떠오르는 ‘국화 옆에서’라는 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다. 미당 서정주의 생가터에서 시인의 육성으로 시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지역의 유일한 미래유산인 서정주 생가터 내부는 깔끔했다. 생전에 걸쳤던 옷가지며 책, 그가 남긴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어 시인의 유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관악구에는 22개의 동이 있는데, 그중에서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동 명칭이 5개나 될 정도로 고려를 빛낸 장군의 업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빌라촌이 즐비한 마을 한쪽에서 생가터를 만났다. 특히 올해는 귀주대첩이 일어난 지 1000년이 되는 해로, 대대적으로 장군을 기리는 행사가 크게 열렸다고 한다. 장군을 모신 사당인 안국사는 조용했다. 생가터에 서 있던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이곳에 옮겨져 있었다. 훼손돼 정확한 양식을 알 수 없어 안타깝지만 다양한 각도로 추정한 끝에 두 층을 복원해 세워 놓은 돌탑이라고 했다. 황 지도사의 설명을 듣고 있던 우리는 1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유산 앞에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사당에서 시작해 관악산 자락으로 이어진 해설코스를 되짚어 보며 황 지도사가 미리 준비한 송창식의 ‘푸르른 날’을 함께 들었다. 서정주의 시에 노랫가락을 붙인 곡이라는데, 정말 가사처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었다.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야 할 것만 같은 가사의 서정성에 몸을 맡기며 자연의 축복을 느꼈다. 이지현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 ‘군견 공개’ 트럼프 따라하기...“나도 ‘댕댕이’ 사진 기밀해제”

    ‘군견 공개’ 트럼프 따라하기...“나도 ‘댕댕이’ 사진 기밀해제”

    “기밀해제! 우리 강아지 사진입니다.(이름도 기밀해제합니다. 강아지 이름은 ‘조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급습 작전에 참여한 군견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자, 이를 따라하며 반려견 사진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공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견 사진 트윗은 30일 현재 54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고, 이와 함께 일종의 ‘놀이’처럼 ‘반려견 사진 기밀해제’가 SNS상에 줄을 잇고 있다. 예컨대 “‘훌륭한 일’(great job)을 한 멋진 개의 사진에 대해 기밀을 해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패러디해 “오늘 아침 ‘훌륭한 일’을 한 멋진 개의 사진을 기밀 해제한다”며 아침 산책에 나선 반려견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식이다. 이들 트윗은 보안상 군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해 “반려견의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고도 하고, 반대로 이름까지 ‘기밀해제’하기도 한다. 트럼프의 군견 트윗 이후 트위터 상에 ‘기밀해제’와 ‘개’라는 단어가 포함된 포스트가 10만개 이상 올라왔다고 BBC는 전했다. 당초 미 국방부는 작전에 참여한 군견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특별허가를 받아 사진을 공개했다. 이 군견의 품종은 2011년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 때 참여했던 것과 같은 벨기에산 말리노이즈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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