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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 하승진, 8분 동안에 두개 낚아채

    하승진(20·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기다리던 첫 리바운드를 거둬냈다. 최근 5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던 하승진은 20일 포틀랜드 로즈가든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이후 가장 긴 8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2리바운드 2파울 1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의 ‘포스트 조던’ 르브론 제임스(27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막지 못해 101-107로 역전패했다. 앞서 출전한 2경기에서 종료 직전 패배가 굳어진 상황에서 나섰던 하승진은 이날 일찌감치 코트를 밟았다.1쿼터 5분7초를 남기고 ‘넘어야 할 벽’ 조엘 프리지빌라(13점 5리바운드) 대신 나가라는 모리스 칙스 감독의 출격 명령을 받은 것. 최근 코트를 밟지 못했던 탓일까. 하승진은 경기감각을 찾지 못한 듯 드류 구든에게 어설픈 파울을 범해 자유투를 내주었다. 하지만 1쿼터 종료 1분14초전, 동료 데릭 앤더슨이 쏜 3점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자 가볍게 뛰어올라 역사적인 첫 리바운드를 따냈다. 내친김에 3쿼터 종료 9분25초전 상대 제프 맥기니스의 레이업슛이 림을 돌아 나오자 여지없이 낚아 채 2번째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하승진은 슈퍼스타 제임스와 몇차례 부딪치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3쿼터 8분여를 남기고는 공 줄 곳을 찾아 어리둥절한 사이 제임스에게 스틸을 허용했고, 페이크 동작에 속아 파울을 범하는 등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승진은 오는 23일 케빈 가넷이 이끄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홈경기에서 첫 득점에 도전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盧대통령 “국정원은 100점 입니다”

    盧대통령 “국정원은 100점 입니다”

    “(국가정보원은)100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국정원을 극찬하면서 깊은 애정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은 2003년6월에 이어 두번째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고영구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의 새로운 발전방안인 ‘비전 2005’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그동안 국정원의 업무수행과 혁신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더 잘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은 ‘불법 안하기’‘월권 안하기’와 같은 ‘안하기’개혁을 해왔다.”면서 “국민의 신뢰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고비는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고 원장은 국제·북한·국내분야에서 3∼4명의 최고 민간전문가를 ‘국가정보관’(NIO)으로 임명해 1·2·3차장의 자문역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고했다. 아울러 국내외 테러정보를 신속히 처리하고 테러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갖추기 위해 테러정보종합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국가정보관제는 미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민간분야의 고급 지식을 공조직으로 흡수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차관급인 국정원 1,2,3차장 산하에 1급 수준의 대우를 받는 계약직이 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개혁에 힘써서 세계최고의 선진정보기관으로 발전해 달라.”면서 절제하는 정보기관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정원 간부 등 22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정원에 들어오면서)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해졌다.”면서 “국민들이 국정원에 대해 갖고 있는 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난해 성공적인 해외순방에는 국력과 공무원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그중에서도 핵심적으로 잘해준 분들이 국정원이고, 잘 뒷받침해서 유식한 대통령으로 행세했다.”고 치켜세웠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오영교배우기’ 공직사회 열풍

    신임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이 KOTRA 사장 시절에 지은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더난출판)라는 책이 관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혁신의 전도사를 자임한 오 장관이 정부내 혁신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그가 KOTRA 사장으로 있을 때 추진한 조직 혁신 작업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는 오 장관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근무하다 KOTRA 사장으로 옮겨간 뒤 이뤄낸 혁신 과정이 자세히 담겨 있다. 오 장관이 KOTRA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고민하고 겪었던 일과 KOTRA가 경영평가 1위 기업으로 거듭 태어난 과정도 소개돼 있다. 이 책이 지난 2003년 11월 처음 발행됐을 때에도 공직사회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구매 열풍이 일었으나 곧 잊혀졌다. 그러다 오 장관이 취임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사내 교재로 쓰기 위해 250부를 대량구입하는 등 집단구입한 곳도 많다. 정부 부처 상당수 고위직들도 이미 이 책을 구입해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처 인력개발 민간서 배운다

    정부부처가 인력관리 분야에서 두드러진 민간기업 벤치마킹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인재개발 및 인사부분에 집중되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부는 최근 삼성,SKT,LG, 현대 등 주요 대기업과 교육훈련상호교류 협약을 맺었다. 인력개발(HRD)시스템이 발달돼 있는 민간기업들로부터 인재양성 노하우를 배워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노동부 관계자는 17일 “공공부문에서도 인재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지만 민간기업에 비해 수준도 낮고 담당자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미 검증된 민간기업의 HRD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HRD시스템이 발달한 대표적 기업들로부터 각 기업의 장점만을 배워 오겠다는 계획이다.LG의 경우 리더십과정과 변화관리시스템이,SKT는 혁신인재와 팀 단위 실천학습인 액션러닝 프로그램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삼성은 온·오프라인의 교육, 직급별 교육과 함께 역량모델링이, 현대는 공공부문에 대한 이해와 교육경험이 많다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특히 이들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직무교육의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은 인재양성훈련을 성과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노동부 역시 비용 대비 교육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우선 이달부터 직급별 혁신리더십 교육과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실·국장과 과장급은 상황별 리더십, 지방일선 팀장들에게는 지휘기술과 의사소통과정을 교육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민간근무휴직제’도 민간기업으로부터 배우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민간기업과의 인력교류를 통해 경영기법을 체득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20여명 안팎의 5급 이상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기업체에 파견되고 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민간기업측도 인력을 더 원할 정도로 반응이 좋고, 해당 공무원들도 정책결정이 기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 체험하고 현장을 이해하게 돼 공직에 복귀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만족감을 표시한다.”고 전했다. 행정자치부 역시 코트라를 비롯한 기업의 인사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민간기업을 따라 잡으려는 정부 혁신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용규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前프로농구선수 서울대 합격

    국가대표까지 지낸 여자프로농구 선수가 뒤늦게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다. 2005학년도 서울대 2학기 수시모집에서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서영경(23)씨가 주인공. 프로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생이 된 서씨는 지난 2001년 숭의여고를 졸업한 뒤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에 입단,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2003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ABC)대회 때는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선수로는 작은 키(170㎝)인 데다 연습한 만큼 기량이 늘지 않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자 어릴 적 꿈인 선생님이 되기 위해 지난해 4월 미련없이 팀을 떠났다.6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학원수업과 복습은 운동만큼 힘들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수능에서 언어와 사탐영역 5등급을 받은 서씨는 서울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에 지원, 당당히 합격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은 서씨는 “항상 운동을 그만두면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운동을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는 대학생활인 만큼 설레고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센터개관 신고합니다 더욱 힘껏 활동하세요

    센터개관 신고합니다 더욱 힘껏 활동하세요

    자원봉사자들의 보금자리가 문을 연다. 오는 2월 개관하는 ‘동작자원봉사센터’가 그곳이다. ●동작구, 자원봉사센터 2월 문열어 동작구는 다음달 1일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공간이자 배후 기지가 될 동작자원봉사센터 개관식을 갖는다. 지자체 단위로는 전국 최초의 자원봉사센터 건물이다. 일종의 ‘자원봉사 본부’가 동작구에 생기는 셈이다. 노량진동 325의5 부지 216평에 들어서는 동작자원봉사센터는 동작구가 지난 99년 출범시킨 동작자원봉사은행의 본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에 연면적 434평 규모다. 지난 2003년 12월에 착공,1년여만에 완성됐다. 시비 20억원 등 모두 27억 8000여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탁아소·교육·상담·건강관리실 등 갖춰 동작자원봉사센터에는 다양한 시설도 들어선다. 센터 1층과 2층에는 체계적으로 자원봉사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교육실과 상담실이 자리잡는다. 지하 1층 건강관리실은 물리치료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지하 2층 식당은 어르신 생일파티 장소로, 지하 1층 어린이방은 무료 탁아소로 개방될 예정이다. 이밖에 자원봉사자들 모임의 장으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동작구 주도로 처음 만들어진 자원봉사은행은 이웃의 농사일을 도와준 만큼 다른 이로부터 도움을 받는 미풍양속인 품앗이 제도와 필요할 때 저축한 돈을 찾아 쓰는 은행제도가 결합된 것. 일종의 ‘봉사 품앗이’다. 동작자원봉사은행은 ‘사랑나눔통장’을 통해 봉사자의 자원봉사시간을 일일이 적립해 준다. 봉사자는 적립된 봉사 시간만큼 필요할 때 자원봉사은행에 인출을 요구, 다른 봉사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10일 현재까지 자원봉사자 수는 성인 1만 458명과 청소년 6011명 등 모두 2만 69명. 이들은 지금까지 7169명에게 52만 9000여시간의 봉사 활동을 펼쳤다. 현재 경기도 성남시 등 전국 50여개 지자체에 확산될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품앗이 은행’ 전국 지자체서 벤치마킹 동작자원봉사은행은 봉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성인 봉사자의 44%인 6170명이 봉사 교양강좌를 받았다. 또 958명이 자원봉사 총론, 지역사회 자원봉사, 자원봉사 실례 등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대학을 수료했다. 봉사자들은 ▲독거노인 돕기와 결손가정 돕기를 위한 재가 봉사 ▲양로원, 재활원 시설돕기 등 사회복지시설 봉사 ▲무료 외국어, 의료지원 등 전문 봉사 ▲환경보호활동, 재활용품 수집 등 지역사회 봉사 등 모두 50개 분야에서 ‘이웃 사랑’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김우중 구청장은 “올해는 자원봉사자와 수혜자를 각각 2만 2000명,7000명으로 늘려 동작구를 ‘자원봉사의 천국’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오늘의 눈] 허울좋은 전방위 직위공모제/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보건복지부 장관실은 임명장 수여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41개 국·과장급 직위에 대한 인사단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규모 인사가 이뤄진 것은 복지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복지부가 전방위 직위공모제 확대 시행방안을 밝히자 의미를 부여하며 비중있게 다룬 바 있다.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인 데다 별정직과 개방형·부처간 교류직위를 제외하고 모든 직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공직사회의 철옹성이 이젠 무너질 것이란 섣부른 관측까지 나왔다. 여기에 복지부도 가세했다.“열심히 일하고 능력있는 공무원을 발탁하겠다.”는 김근태 장관의 인사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며 애드벌룬을 띄웠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린 직위공모제 결과는 실망 그 자체다. 한마디로 과거 인사관행과 별반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당시 복지부는 소속기관을 포함한 서기관급 이상 102명을 대상으로 직위공모를 하겠다면서 원하는 직위와 당위성 등의 내용을 담은 직무수행 계획서를 전원 제출하라고 명했다. 그러면서 정보화담당관, 여성정책담당관, 사회복지총괄과장, 의약품정책과장, 식품정책과장, 암관리과장, 구강정책과장은 직위공모에서 제외된다고 못박았다. 이들 직위는 지난해 9월 직위공모를 통해 이미 발령을 낸 터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뒤집었다. 구강정책과장과 의약품정책과장을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버렸다. 직위공모를 통해 발령을 낸 지 4개월 만이다. 12일에도 청사주변에선 “직위공모 때문에 직무수행 계획서를 작성하고 경쟁자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하느라 눈꼬리만 처졌다. 허울좋은 제도에 불과하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이런데도 복지부의 직위공모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까. 김 장관이 ‘실세장관’으로 꼽히기에 이번 인사를 보는 시선들이 더욱 곱지 않은 것 같다. 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jsr@seoul.co.kr
  • “영어마을 콘텐츠 무료로 드려요”

    경기도가 자체 개발한 영어마을 콘텐츠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에 무상으로 공급된다. 경기영어문화원은 12일 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운영중인 교육프로그램 12건을 지자체나 교육청 등에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도내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5박6일프로그램’과 4주 ‘방학집중프로그램’, 주말가족프로그램 등으로 모두 4억 5000여만원을 들여 개발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한국영어교육학회 및 캐나다 필교육청이 개발 책임을 맡고 국내외 영어교육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제작됐다. 안산캠프에서 운영하면서 원어민과 내국인 강사 등 60여명이 수차례 수정·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말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무광 영어문화원 사무처장은 “프로그램 개발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다른 지자체나 교육청들이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조기에 영어마을을 조성할 수 있도록 무상 보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에는 비슷한 시설을 조성하려는 자치단체나 교육기관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운영중인 안산캠프외에 2006년 3월 파주,2008년 2월 양평에 영어마을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행자부 ‘코트라式’ 혁신

    행자부 ‘코트라式’ 혁신

    코트라(KOTRA) 사장 출신의 오영교 신임 장관을 맞은 행정자치부가 민간기업식 팀제개편과 인사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혁신 움직임이 활발하다. 행자부는 올 상반기 중 코트라식 인사평가방식을 부처 내 인사시스템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11일 “코트라의 인사평가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코트라 인사팀과 협의를 시작하는 등 인사시스템 혁신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행자부가 벤치마킹에 나선 코트라 인사제도는 다면평가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의 전산화 등이다. 코트라 인사팀 관계자는 “다면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과 부처는 많지만 코트라의 특징은 다면평가결과를 보상에 확실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행자부 역시 이 점을 주목한다. 현재 행자부가 실시하고 있는 다면평가 자료는 승진에만 활용돼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면 코트라는 다면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승급제와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직급 내에서 2000만원 이상까지 연봉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전직원의 인사자료를 전산화해 DB를 구축한 코트라시스템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다면평가 등의 모든 인사자료를 전산처리해 임명권자가 언제든지 인적자료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코트라의 다면평가는 평가자에 따라 점수가중치를 부여해 공정성을 높이고, 승진·보직뿐이 아닌 모든 근무평정시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등 여러 모로 참고할 점이 많다.”면서 적극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식 팀제로의 직제개편도 검토 중이다. 오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결재시스템이 사무관에서부터 장관까지 5∼6단계에 이른다.”며 비효율성을 지적한 뒤 기업식 팀제로의 개편을 추진할 뜻을 시사했다. 이에 실무진들도 장관의 지시사항인 만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행정부처와 민간기업간의 차이가 분명한데 기업식 혁신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인사혁신만 해도 마케팅 실적 등이 한 눈에 드러나고 부서별 업무차이도 크지 않은 기업시스템을 국실 업무성격이 현격히 차별화되는 행정부에 적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팀제로의 직제개편에 대해서도 “검토는 해보겠지만 실제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MLB] 최희섭 파란불

    [MLB] 최희섭 파란불

    ‘빅초이, 주전자리 보인다.’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전 1루수이자 주포인 숀 그린(32)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보내는 대신 포수 디오너 나바로 등 4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린은 애리조나와의 협상에서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하는 대신 3년간 연봉 3200만달러와 옵션을 포함, 총 4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그린의 트레이드로 지난 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다저스로 이적,‘벤치 워머’로 전락했던 최희섭(26)은 1루를 꿰찰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희섭은 우선 시즌 초반 화끈한 타격으로 주전 ‘눈도장’을 확실히 찍는 것이 급선무다. 끊임없이 약점으로 지적된 변화구 대응력을 한층 끌어올려 그린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야 하는 것. 더구나 다저스는 지난해 보스턴 우승의 한축을 담당했던 FA(자유계약선수) 투수 데릭 로(32) 영입 등 올시즌 우승을 위한 고삐를 힘껏 조여 최희섭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린의 트레이드는 최희섭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도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금호폴리켐 기옥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금호폴리켐 기옥 사장

    얼마 전 청와대는 우리나라의 벤치마킹 모델로 ‘강중국(强中國)’을 제시했다. 기업에도 강하고 튼실한 중견기업이 있다. 이들 강중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를 찾아 경영 노하우와 철학을 들어본다. 선진국들은 이미 새로운 촉매제를 제품에 쓰고 있었다. 기존 촉매제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은 양으로 똑같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첨단 신물질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 기술을 팔지도, 전수해 주지도 않았다. 1년전 꼭 이맘때. 금호폴리켐의 새 CEO로 취임한 기옥(奇沃) 사장은 이같은 현실을 들어 “이대로 가면 죽는다.”고 일갈했다. 매출이 다소 줄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절대강자’의 자부심에 차 있던 직원들에게, 신임 사장의 ‘위기론’은 다소 생뚱맞게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금호폴리켐의 국내 첨단고무(EP고무) 시장 점유율은 87%였다. ●국내 첨단고무시장 점유율 82% 직원들은 으레 의욕적이기 마련인 신임 사장의 취임 일성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기 사장의 목소리는 더욱 비장해졌다.“지금까지의 생각을 모두 버려라.” “그래도 종전 발상에 안주해 있는 직원은 떨어내겠다.” 기 사장은 새로운 공법(드볼) 적용도 전격 지시했다. 당시 회사측은 기술 개발을 끝내고도 위험부담 때문에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무렵 원자재값이 서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연말에는 고무 원재료인 에틸렌 값이 연초 대비 3배까지 치솟았다. 프로필렌 값도 2배로 뛰었다. 살인적인 원자재값 폭등세 속에서도 금호폴리켐은 지난해 경상이익 흑자(63억원)를 냈다. 세금(법인세)을 내고도 40억원대의 흑자가 예상된다.2000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던 매출도 1000억원대(1108억원)를 넘기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기 사장은 “전 임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장에 취임하고 보니 앞으로 먹고 살 일이 막막했습니다. 선진국은 새 기술로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고, 원자재값 동향마저 심상찮았습니다. 그렇다고 (가공업체에) 가격 전가를 할 형편도 못됐습니다.” 그가 맨 먼저 한 일은 ‘위기의식의 공유’였다.“먹고 살 궁리를 찾아보자.”며 매월 워크숍을 열었다. 생산직 직원들도 참여시켰다. 임직원들 사이에 서서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혁신’으로 이어졌다. 우선 선진국의 첨단 촉매제(메탈로센)에 맞설 용매제(TSC)부터 성능을 끌어올려야 했다. 거듭된 실험 끝에 솔벤트에 녹아 있는 고무성분이 6.5%에서 13%로 올라갔다. 이는 같은 양의 용매제로 두 배나 많은 첨단고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곧바로 특허신청을 냈다. 선진국과의 원가 경쟁력도 상당히 좁혀들었다. ●최종공정 압축… 생산성 향상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종 공정에도 손을 댔다. 스팀을 강하게 넣어 용매제를 날려 없애는 종전 공법 대신 용매제를 바로 없애는 첨단공법을 도입했다. 스팀을 넣는 공정 하나가 생략되니 생산성이 자연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전남 여천의 2개 공장에서는 새 방식을 적용한 증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공사가 끝나는 2007년에는 현 생산량(5만t)의 50%인 2만 5000t의 증산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일본 JSR사(7만t)를 제치고 아시아 1위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세계 순위도 9위에서 7위로 두 단계 오른다. ‘드볼’이라고 불리는 이 신공법은 금호폴리켐의 3대 주주이자 세계 1위의 첨단고무 생산업체인 미국 엑슨모빌조차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했었다. 회사가 기술개발을 끝내고도 생산공정 적용을 망설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기 사장은 “(위험부담을 잘 아는)전문 엔지니어였으면 결단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기 사장은 경제학을 전공했다.1976년 금호실업에 입사하면서 30년 금호맨이 됐다. 경리사원 시절의 유명한 일화 한 가지. 계열사마다 일일이 은행과 외환증서를 거래하는 것을 보고, 그는 그룹 계열사간에 외화를 사고팔도록 했다. 은행에 갖다 바치던 환가 수수료는 고스란히 회사에 떨어졌다. 기 사장은 “조그만 발상의 전환의 예”라면서 “과장 때까지 직장생활의 신조가 하루에 한 건씩 회사경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였다.”고 털어놓았다. 이후로도 재무와 기획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룹내 몇 안 되는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해 환율 급등 속에서도 선물환거래로 환차익을 낸 것이나, 차입금 상환일정을 한달 단위로 쪼개 ‘놀리는’ 여유자금을 최소화한 것은 재무통 CEO로서의 자질이 발휘된 덕분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사번 1번이기도 하다.1980년대말 그룹 회장실에 있으면서 항공사 창립 실무를 도맡아 했다. 원년 멤버로 회사의 기틀도 닦았다. 골프장(아시아나컨트리클럽) 사장 시절에는 항공사 근무시절에 터득한 정비방식을 운영에 적용해 톡톡히 ‘재미’를 보기도 했다. 항공기처럼 골프장 정비일정을 주기별로 쪼개 늘 새것처럼 유지하는 방식을 쓴 것이다. 아시아나컨트리클럽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온라인 부킹’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사람도 그다. 친화력이 좋아 정·재계, 금융계에 두루 발이 넓다. 롯데그룹 계열의 KP케미칼 기준 사장이 친형이다. 지난 연말에는 노조와의 무교섭 임금타결을 이끌어 냈다. 노조의 신년 출범식 때는 축사도 직접 했다.“회사가 생긴 이래 사장이 노조 행사에 축사를 한 전례는 없다.”며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전례는 만들면 된다.”며 원고까지 직접 썼다. ●2010년 매출액 2000억 달성 목표 그렇다면 CEO가 된 지금은 생활의 신조가 뭘까.“먹고 살 궁리”라는 대답이 곧바로 돌아왔다.“CEO는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꾀해야 한다. 그러자면 미래를 봐야 한다. 원가 1%를 줄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는 과장도 할 수 있다.CEO는 10년 후에 먹고 살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신공법 개발로 앞으로 10∼20년은 먹고 살 걱정이 없다는 그는 “올해부터 1020프로젝트에 돌입했다.”고 했다.2010년까지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골프채 손잡이나 칫솔 손잡이 등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고무사업(TVP)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증권거래소 상장은 2년쯤 후로 잡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호폴리켐은 어떤 회사 타이어만 빼고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고무가 금호폴리켐의 첨단고무로 만들어진다.‘EPDM’으로 불리는 이 고무는 열과 공기에 매우 강해 장시간 노출돼도 푸석푸석해지지 않는다. 생산량의 85%가 자동차 재료로 쓰인다. 쉽게 말해 금호폴리켐이 밀가루 반죽 상태의 고무덩어리를 만들면 가공업체들이 윈도 브러시, 범퍼 테두리 등 자동차업체들이 원하는 형태로 재가공한다. 따라서 자동차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운동화 밑창, 전선 피복 등 다른 응용분야도 많다. 1997년 SK계열의 ‘유공엘라스토머’가 품질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서 국내 유일의 EP고무 생산업체가 됐다. 지난해말 현재 시장점유율은 82%. 나머지는 네덜란드(DSM)·미국(듀폰다우) 등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내수 대 수출 비중은 7대3. 올해로 꼭 창립 20주년을 맞았다.1985년 6월 금호석유화학이 일본합성고무(JSR)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금호EP고무’를 설립한 것이 시초다.JSR가 1988년 미국 엑슨모빌에 지분을 15% 넘기면서 3개국 합작법인이 됐다. 금호폴리켐으로 회사이름을 바꾼 것은 1997년. 창립 20년 만에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한 데는 ‘한·미·일 3개국 주주회사’답게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발빠르게 받아들인 덕분이다. 직원수는 110명. 부채비율 49%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환경문제에도 각별히 신경써 지난해에는 환경부가 주는 환경경영대상 특별상(베스트 그린팀상)을 받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기옥 사장은 ▲1949년 서울 출생 ▲1967년 광주일고 졸업 ▲1976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금호실업 입사 ▲1985년 그룹회장 부속실 차장 ▲1988∼1999년 아시아나항공 이사 서울여객지점장(상무) ▲2000∼2003년 아시아나컨트리클럽 대표이사 부사장 ▲2004년 1월∼ 금호폴리켐 대표이사 사장
  • 요절가수 김광석 팬 모임 ‘둥근소리’

    요절가수 김광석 팬 모임 ‘둥근소리’

    “광석 아저씨께. 오늘은 1월6일, 아저씨 기일(忌日)이네요. 더 보고 싶어지는…. 더욱 그리워지는 그날이네요. 추위에 떨면서 혼자 옥상에 올라가 술 한잔 하고 아저씨 노래를 듣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겁니까?” ‘반토막’으로 불리던 가수 김광석은 하늘로 갔지만,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그를 보내지 않고 있다. 반토막이란 키가 161㎝ 밖에 안 되는데도 목소리만은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탓에 선배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1996년 1월 어느날 새벽 김광석이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돼 찢어질 듯 가슴 아팠던 이들이 ‘둥근소리’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노래와 이웃사랑으로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고 있다. ●’반토막’을 사랑하여 일요일인 지난 9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광진구 군자동 군자공원길 후미진 골목에 자리잡은 3층짜리 건물의 지하 1층엔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더러는 악기를 짊어지고 나타난 이들 11명은 전국에 퍼져있는 3500여회원 가운데 극성 회원들이다. 회원은 중학생 등 10대에서부터 50대도 더러 있지만 30∼40대가 80%를 차지한다. 모임의 총사령탑이라 할 ‘소리지기’를 지낸 김주연(33·여)씨는 “광주에서 비행기로 올라온다고 했던 회원 2명이 다음 정팅(정기 미팅) 때로 연기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모인 것은 정기 연주회에 대비한 연습 때문이다. 김광석이 숨진 해에 ‘머리를 올린’ 뒤 올해로 벌써 10번째인 공연은 다음달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제콘서트홀에서 열린다.1·2부로 나눠 오후 4시,7시 두 차례 공연이 이뤄진다. 회원 13명이 15곡 정도를, 게스트로 출연하는 가수들이 5∼6곡을 부른다. 올해에는 박학기 등 동물원 멤버와 ‘자전거 탄 풍경’을 초청할 계획이다. 부지런히 휴대전화를 걸던 회원들은 오후 4시를 조금 넘기자 올 사람은 다 왔다고 여겼는지 연습실로 모였다. 방음장치를 갖춘 연습실에는 드럼과 건반 등 악기가 눈에 들어왔다. 김광석이 통기타와 함께 세트로 연주하던 하모니카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 둘, 셋, 둘, 셋, 둘…. 먼저 코드부터 통일하자.” 시원스러운 목소리로 동료들을 푸근하게 하는 소리지기 이민희(31·회사원)씨의 주도로 연습이 막을 올렸다. 이씨는 “정기 공연인 ‘작은 음악회’를 앞두고부터는 4개월 동안 일주일에 하루, 적어도 4시간씩은 호흡을 맞춘다.”고 귀띔했다. 김광석이 살아 생전에 즐겨 부르던 밥 딜런 원작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연습 첫번째 곡으로 꼽혔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물 속으로 나는 비행기/하늘로 나는 돛단배‘ 한참 연주와 노래가 시끌벅적 어우러지며 신명을 뿜나 했더니 어느 한 회원이 “너무 빨라.”라고 외쳤다.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가운데 여러 의견이 오갔다. 조율작업이 벌어지는 것이다. 연습은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부치지 않은 편지’ 등으로 이어지면서 3시간 만인 오후 7시에 막을 내렸다. ●왜 김광석인가? 기타리스트 김장호(30·회사원)씨는 “딱히 악기마다 지도자를 둔다거나 리더가 있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저마다 평소 연구하다, 모이면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한다.”면서 “공연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동호회의 특장점”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김수진(33·여)씨는 “여느 가수들과 달리 팬들을 직접 만나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마음 속에 살아 숨쉬는 김광석을 사랑하고, 마음씨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그를 아직도 못 잊어하며 모여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팬들과 얘기하기를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던 그와 한밤중에 채팅을 하다가 불쑥 ‘술 한잔 하자.’며 즉석미팅을 갖기도 했단다. 회원들은 김광석을 ‘아저씨’라고 부른다. 한 회원은 “나이에 ‘ㄴ자’가 붙는다는 걸 두려워하며 ‘서른즈음에’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이젠 그 나이도 넘어섰다.”면서 “서른 즈음에는 나이 한살을 더 먹는 1월만 찾아오면 한달 내내 아저씨의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고 되돌아봤다. 또 다른 회원은 “봄날처럼 따뜻했던 날씨가 3일장을 지내는 동안 얼마나 추웠던가 하는 기억과 아저씨가 돌아가셨을 때 나이와 맞추기라도 하듯 ‘서른즈음에’가 흘러나왔던 점 등등 이것저것 여러 가지 생각이 겹친다.”고 회고했다. 그는 “살면서 그렇게 가슴이 먹먹했던 때가 몇번이나 있었는지…. 아저씨, 그곳에서는 행복하시죠?”라고 고인을 추도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김광석이라는 인물과의 끈질긴 인연으로 만났지만, 그 때문에 한명의 가수만을 위한 모임으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이 또한 고인이 평소 되풀이한 말들 때문이다. 둥근소리에 대해 김광석은 살아생전 “나 김광석을 위한 팬 모임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류의식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곳으로 꾸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왔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1996년 서울 노원구 상계동 메트로홀에서 조촐하게 첫발을 뗀 작은 음악회에서 나오는 수익금 전액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쓰고 있는 것도 김광석의 제안을 따른 선택이다. 2003년 8월부터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공부방 ‘나눔의 집’에서 음악을 통한 사랑 알리미 역할을 시작했다. 금전적인 도움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특기를 활용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해보자는 뜻이 담겼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동료끼리 우애가 끈끈하다는 점은 둥근소리 회원으로 만나 오는 5월 백년가약을 맺기로 한 권선대(31)·김임선(24)씨의 경우와 같이 더러 커플이 생긴다는 사실. “10년이 지나도록 팬들이 이처럼 두드러지게 활약을 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지적에 “사실은 부끄럽다.”고 멋쩍어한다. 김주연씨는 “언젠가 노래비를 세울 요량으로 벤치마킹하려고 배호 팬클럽을 찾아갔는데, 우리는 ‘쨉’도 안되더라.”면서 “모였다 하면 30∼40명인 데다, 노래비도 3개나 만들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광석을 기념하는 가요제나 장학회 창설을 꿈꾸는 회원도 있다. 김씨는 “배호 팬클럽과 같이 우리 회원들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성숙한 나이가 되면 기념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광석이 진행했던 방송프로그램 녹음 테이프를 보관하고 있는 김서령(35·여·피아노학원 운영)씨 등 보통 정성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낼 자료수집에 노력하는 회원도 많다. 이런 노력과 김광석을 끔직히도 사랑하는 모습 덕분에 주변 도움도 적잖다. 사회에 진출한 김광석 팬들이 연습에 필요한 장비나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김수진씨는 “둥근소리의 첫 음악회를 앞두고 ‘꼭 가마.’라고 약속했던 아저씨가 공연일을 며칠 남기고 저 세상으로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결국 창단공연은 다음달 추모음악회로 변해버렸다.”고 말을 맺었다. 해마다 김광석의 기일이 되면 회원들 가운데 5∼6명은 그가 잠든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암자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돌아온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등에서 매주 ‘노래 번개모임’을 가질 때면 지나던 시민들이 김광석의 노래를 알아듣고 따라부르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작은 몸집에서 뿜어져나오는 불 같고,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하다가 스러져간 ‘반토막’ 김광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온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NBA] 하승진 71초 ‘깜짝 출장’

    하승진(20·223㎝·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이 꿈의 미국프로농구(N BA) 무대에 한국인 최초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승진은 8일 포틀랜드 로즈가든에서 열린 04∼05시즌 마이애미 히트와의 홈경기에서 종료 1분11초를 남겨두고 92-103으로 뒤진 상태에서 닉 반 엑셀과 교체돼 코트에 나섰다. 승부가 사실상 마이애미로 기울었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 8666명의 홈팬들은 태평양 건너편에서 ‘바스켓볼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건너온 하승진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하승진이 교체돼 들어가는 순간 마이애미 벤치가 샤킬 오닐을 마이클 돌리악으로 교체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공룡센터’와의 첫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하승진은 득점과 리바운드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데뷔전’을 치러 포틀랜드 코칭스태프의 기대치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6월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6번으로 지명된 하승진은 거칠기로 소문난 하부리그 ABA 무대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지난달 27일 포틀랜드와 정식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NBA에 입성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허리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라 데뷔를 미뤄왔다. 한편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진 포틀랜드는 9일 현재 14승17패로 서부콘퍼런스 11위로 처졌다. 더욱이 10일 뉴욕 닉스전을 시작으로 19일 새크라멘토 킹스전까지 원정 6연전의 힘겨운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센터진이 부실한 포틀랜드는 경기당 15.7득점에 8리바운드를 책임지던 파워포워드 샤리프 압둘하임(29·205.7㎝)마저 부상자명단에 올라 ‘젊은 피’ 하승진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강남구 인터넷 세금납부 ‘부산의 4배’

    인터넷을 이용한 강남구의 세금 징수액이 부산시 16개 자치구 전체보다도 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에서 자체개발한 인터넷 납부시스템 덕택이다. 서울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7일 지난해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거둬들인 지방세는 모두 20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2003년 1000억원에 비해 2배나 늘어났다. 이는 또 강남구가 거둬들인 전체 지방세 1조 2000억여원의 16%에 해당된다.400여만명이 거주하는 부산시 16개 자치구의 인터넷 납부액은 500억여원에 그치고 있다. 인터넷 징수액이 이처럼 늘어나게 된 것은 3년전부터 인터넷 납부시스템을 자체 개발,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지방세 납부기간에는 24시간 접속이 가능토록 했다.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납부할 경우 세금의 일부를 할인해줄 방침이다. 강남구의 인터넷 납부시스템은 지난해 7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정부혁신 국제박람회에 출품돼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 학술연구과제로 제공하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미국뿐 아니라 국내 자치단체들에 인터넷납부시스템을 적극 보급할 예정이다. 납세자들이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편리하게 세금을 낼 수 있는 정보화 행정의 전도사 역할을 다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2. 평생학습이 가져온 제2의 삶

    [이젠 사람입국이다] 2. 평생학습이 가져온 제2의 삶

    |프랑크푸르트 장택동특파원|“의지만 있다면 배움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우는 것만이 자신과 조직을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관리를 맡고 있는 프라포트(Fraport)의 화물통제센터에서 만난 페터 케른(43) 화물관리국장은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졸에 화물노동자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던 케른 국장이 600여명의 직원을 지휘하는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학습의 힘’ 때문이다. 케른 국장은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년 동안 가게 점원 등으로 일하다 86년 화물창고 노동자로 프라포트에 입사했다. 그는 “사무직으로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었다.”면서 “일단 입사해서 기회를 찾아보려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인정받았고, 직속 상사로부터 1대1 현장교육을 받으면서 회사의 운영시스템을 익힐 수 있었다. 급기야 그는 87년 수출문서를 다루는 부서에서 문서수발을 하는 업무를 맡았다. 사무직으로 직종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겨우 첫걸음을 떼었을 뿐. 고학력자들이 즐비한 사무직에서 승진은 쉽지 않았다. 그는 “대졸자들이 바로 수영을 시작한다면 나는 발장구를 치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고 비유했다. 그동안 그가 사내교육을 통해 배운 과목은 공항경영, 일반경영, 국제경영 등 경영과목을 비롯해 재정회계, 성인교육, 문화차이 인식,MS오피스를 비롯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용법, 영어(토플) 등 20여개에 이르고, 국제경쟁력 강화 프로그램(KIM)을 이수했다. 이렇게 많은 양의 학습을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욱이 회사업무를 집에까지 들고 가서 해야 할 때에는 일을 마치고 밤새 책과 씨름하기도 했다.‘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냈느냐.’고 묻자 그는 “나보다 많이 배운 다른 직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열심히 뭔가를 배워야만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것이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90년에는 수출문서관리 및 화물창고의 담당관으로 승진했고,99년 수출입문서 및 위험화물관리 부장을 거쳐 지난 2003년 화물관리국장 자리에 올랐다. 16살짜리 딸을 둔 가장에다 중견간부 대열에 들어선 케른 국장이지만 그의 공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자기계발을 계속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부하 직원들을 통솔하려면 나도 공부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프라포트의 사내교육시스템은 독일 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2002년에는 독일 상공회의소(DIHT)가 주관하고 대통령이 후원하는 ‘교육·훈련 솔선수범상’까지 받았다. 루츠 지베르트 조직발전국장은 “실직자 훈련프로그램부터 시작해 중견간부가 된 직원도 있고, 여러차례 직장을 옮겨다니다 직업안정성 교육을 받고 프라포트에 자리를 잡은 뒤 승승장구하는 간부도 있다.”고 귀띔했다. 프라포트는 ‘프라포트 아카데미’와 ‘프라포트 칼리지’ 등 2개의 사내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400여명의 임원진을 대상으로 하며 위기상황 대처방법, 직원과의 관계 등을 중점 교육한다. 칼리지에서는 1만 2600여명의 일반직원을 가르치는데 신입 직원교육, 기술향상 및 자격증 획득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필요에 따라 외부교육기관과 연계한다. 다음해 실시할 교육을 기획하기 위해 해마다 9∼12월에는 철저한 평가과정을 거친다. 일괄적으로 전사원에게 같은 과목을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적성과 필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또 칼리지에서는 외국어, 컴퓨터 등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의 교육도 실시한다.‘미래에 닥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직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는 게 프라포트측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Q카드’라는 제도를 통해 교육비를 해결한다.2000년부터 운영 중인 이 제도는 회사에서 1년에 600유로(약 84만원)를 Q카드 계좌에 적립, 직원들에게 교육비로 제공하면 직원들은 Q카드를 이용해 과목별로 등록하는 것이다. 과목당 수강료가 150∼450유로 정도이기 때문에 가격에 맞춰 2,3개 코스를 수강해도 되고 남은 돈은 다음해로 이월해도 된다. 물론 교육비 외의 용도로는 쓸 수 없다. 지베르트 국장은 “회사는 돈을, 직원은 시간을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을 강화한 결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교육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등을 감안한다면 직접적인 이익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케른 국장은 욕심이 많다. 언제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묻자 “앞으로도 20년은 문제없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어 KIM 과정에서 배운 국제감각과 토플 수업을 통해 익힌 영어를 바탕으로 언젠가는 해외지사에 나가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프라포트는 중국, 페루, 벨기에 등 10여개국에 지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꿈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에 프라포트 지사가 생긴다면 한국에서도 꼭 한번 일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자기처럼 어렵게 회사 생활을 시작한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한다. 케른 국장은 “더 나이가 들면 승진을 욕심내기보다는 인력개발 분야로 가서 후배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회사에서 배운 것을 그들에게 꼭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taecks@seoul.co.kr ■ 유럽의 평생학습은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이란 단어는 유럽 사람들에게 좀 생소하지만 낯선 개념은 아니다. 이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인 것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상들이 모여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 for All)’을 제창하고, 유네스코(UNESCO)가 삶의 내면적 가치를 가꿔가는 새로운 차원의 학습을 권고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학습과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평생학습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럽 평생교육의 기원은 루소가 1762년에 쓴 ‘에밀’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주입식 지육(知育)에 편중된 형식적 교육에 반기를 들며 자연주의적 전인교육을 중시했다. 틀에 짜여진 교육이 아니라 순수한 자연성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교육, 열린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한 것이다.‘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유명한 말도 이런 취지에서 비롯됐다. 르네상스 자연주의·자유주의 사상을 계승·발전시켜 근대적인 인간교육의 이념을 제공한 루소는 칸트, 페스탈로치 등을 통해 근대 유럽 교육철학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 유럽의 지식인들은 21세기를 ‘네오 르네상스’의 시대라고도 한다.‘다시 인간중심으로 되돌아가자.’는 네오휴머니즘 운동,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휴먼테크 등의 추세도 이와 부합된다. 첨단기술의 시대에도 역시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중심의 사회는 결국 사람을 가꾸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하는 것도 노동생산성 향상 차원이 아니라 삶의 가치실현이란 차원으로 바뀐다. 유럽에는 주어진 틀 속에서만이 아니라 일과 생활 속에서 학습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계발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돼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벼룩시장에는 온갖 물품들이 나오지만 그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책 앞이다. 시대를 달리한 옛 서적들 앞에 중년 신사들이 모여들고, 추억을 더듬는 노부부와 한 권의 책을 들고 한껏 즐거워하는 주부, 할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나온 귀여운 손자. 벼룩시장도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평생학습장이 된다. 점점 사라져가는 청계천의 헌책방들, 노령화사회라고 하면서도 노인들이 갈 곳은 탑골공원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과 대비된다. ‘영국 대영박물관은 세대가 교차하는 학습장이다. 유치원생부터 중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이곳에서 뭔가 나름대로 배움과 깨달음의 느낌을 안고 간다. 런던 템스강 옆 벤치에 앉은 사람들도 책과 함께 있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열차 안에서도 유럽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셸 러닝 센터에서는 자유롭게 토론하며 문제를 찾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학습방법이 눈에 띄었다. 틀 속에 갇힌 학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 녹아 있는 교육과 자기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배움이고,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 이것이 유럽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석철진 경희대 유럽통합연구소 부소장 아태국제대학원 교수 cjsuk@khu.ac.kr
  • [통신업계 이젠 해외시장이다] KT 김천웅씨 해외 진출기

    KT 글로벌사업단 일원인 나는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가 구축한 초고속망을 쓰는 그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오늘도 사업계획서가 가득 찬 출장가방을 들고 공항으로 달려간다. 통신망 해외진출은 처음부터 끝까지 난관이다. 우리 기술을 벤치마킹한 선진국은 스스로 구현할 능력이 있고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지역에서는 초고속망 구축에 필요한 기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기본 통신망조차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문화 차이에서 오는 현실적 어려움도 많다. 최근 추진했던 KT의 방글라데시 통신망 현대화사업과 이란 초고속망 구축사업에서도 어려움이 컸다. 방글라데시 사업은 한 국가의 기간망을 우리 손으로 현대화시킨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사업이었다. 수도 다카에서 승용차로 6시간 거리인 치타공, 쿨라, 실렛 등 3개 지역에서 총 한달간 진행했다. 우기철이자 열악한 도로시설로 가는 곳마다 악조건이었고 치타공에서 실사를 마치고 실렛으로 이동, 다음 작업을 진행하려는 시기에 폭발 사고로 신변의 위협까지 느꼈다. 이란 초고속망 구축사업은 지난해 7월 첫 미팅을 가진 이후 서로간 치열한 협상 줄다리기 끝에 성공한 케이스다. 페르시아인 특유의 상인 기질로 계약금 삭감을 요구해온 이란측의 요구는 집요했다. 계약 체결식 예정 2시간전이 되어서야 협상이 완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계약 체결은 KT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중동에 진출한 쾌거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해외진출 꿈은 이같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벅찬 가슴을 갖지 않으면 어렵다. 또한 사업 성공의 기쁨은 누구도 모른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흔한 풍경/김미령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흔한 풍경/김미령

    흔한 풍경김미령 시청 앞 작은 연못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비단잉어가 산다몰락한 귀족처럼 느릿느릿 헤엄치면양귀비꽃 수면에 비쳐온다우리는 그걸 주홍빛 슬픔이라 부른다 허기진 햇빛이 정수리 위에 어른거린다메마른 광장의 오후 2시가 아가미 속을 들락날락하는지루한 염천(炎天)의 대낮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벽을 두드려보듯 지느러밀 움직여물의 파동을 느껴본다배에 와닿는 물의 감촉이 따스하다 눈앞이 침침해지고부터는 소리에 집착하게 된다 좁고 가늘어진 바람소리공중에 박음질하듯 이따금 지저귀는 새소리무수한 소문들이 물기를 머금고 부풀었다 사라진 벤치에빈 종이컵이 실신할 듯 입벌리고 있다 새우깡을 무심히 던지던 손이 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던 건 무엇일까生의 마지막 들숨을 쉬듯 물위로 솟구칠 때 무심코돌아서던 누군가의 하얘진 귓불을 보았을 수도 그때 잠깐 흔들린 듯눈을 깜빡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서로가 엿본 것은 아무 것도 들킨 것 또한 아무 것도 없다 다만 그 동안에도애초에 누구의 관심거리도 아니었다는 듯개미들이 떨어진 여치 다리를 십자가처럼 옮기고 있었고체인을 오래 매만지고 있던 자전거 옆으로 은색 승용차가서류뭉치를 신생아처럼 안고 급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모두 외로움을 흙먼지처럼 껴입고 있지만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벤치 밑에 조금 구부러진 쇠뜨기풀이 다시 일어서는 동안내 어슬렁거림은 어떤 사소함에 비유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보이지 않게 어긋나도록 돼있는 정교한 교차로 같은 일상 속에서도무언가에 열중하는 순간 누구나제 몸에 딱 맞는 표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므로 모두 서로에게 그림 속 배경일 뿐이라는 듯과자 부스러기들이 바람에 흩어진다 ■ 시 당선소감 막 외출하려던 참에 옷장에서 휴대전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외투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전화를 깜빡 잊고 나가려던 참인데 간신히 받은 전화 속 상대방은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였다! 나는 실감을 도둑맞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했다. 무슨 일의 ‘기미’는 그렇게 희미하게 온다. 시가 내게 오는 방식도 그러하다. 시의 기미를 다행히 감지했을 때 나는 납작하게 엎드려 코를 벌름거리며 그 냄새의 방향과 거리와 크기를 탐색한다. 그리고 그것의 실체를 확실히 기억해둔 뒤에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유유히 사라진다. 며칠동안은 부단히 그 실체의 환영에 시달리다가 내림굿을 받듯 어느 날 정신없이 받아 적곤 한다. 그러나 날것의 실체를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해 좌절을 맛보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보편성에 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감동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평범한 감정들을 아름다운 충격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 생각하면서부터 내 시 쓰기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아웃사이더 같던 내 말들과 행동이 조금씩 보편성을 찾아가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가 나를 세상에서 구원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시가 내 속에서 나를 구원해 줄 것이라 확실히 믿고 있다. 오래된 일기장들이 꽂혀있는 책장을 보며 시 비슷한 것을 끄적거리기 시작한 10년 전 일이 생각난다. 그때 내 시를 처음 읽어봐 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신 남송우 교수님, 한동안 외면했던 시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시기에 훌륭한 스승이셨던 손진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과 철의 여인 엄마, 가족들, 또 함께 기뻐해 준 선화, 희경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약력 1975년 부산 출생 부경대 국문학과 졸업 ■ 심사평 예심을 거쳐 두 선자에게 전해진 작품들은 다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 응모작들에 결정적인 그 무엇이 모자란다는 인상을 주었다. 발상의 참신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흔히 언어의 밀도가 따라주지 않았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품은 호흡이 짧다는 인상을 주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정신을 엿볼 수 있는 패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주었다. 치열함이나 당돌함이 제거된 시적 수련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상념에 젖게 했다. 결국 선자들은 최종적으로 당선권에 근접했다고 여겨지는 네 명의 응모자의 작품을 추려내 논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김미령의 ‘흔한 풍경’이 마지막으로 낙점을 받게 되었다. 얼핏 보아서 무더운 날의 나른한 도시 풍경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별 무리없이 부각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흔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 현실의 단면에 대한 담담한 소묘가 돌연 삶의 무상함을 환기시키는 절실성을 획득하고 다가온다.“공중에 박음질하듯 이따금 지저귀는 새소리”나 “보이지 않게 어긋나도록 돼 있는 정교한 교차로 같은 일상”같은 표현도 대범하게 씌어진 듯하지만 응모자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짐작하게 한다. 함께 투고한 다른 작품들도 다 일정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한층 믿음이 갔다. 앞으로 자기만의 개성적인 시세계의 구축에 보다 신경을 쓴다면 한 뛰어난 신인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최종심에서 논의된 작품 가운데 김영수의 ‘들키지 않은 걸음걸이’나 ‘어두운 독서’는 선자들을 오랫동안 망설이게 했다. 시에 담긴 사유의 깊이가 만만치 않았으나 그것이 시를 너무 건조하게 만든 감이 있고 불필요한 추상어의 남발도 거슬렸다. 이밖에 ‘오징어 등불’을 투고한 이병일과 ‘사나운 연어떼가 밀려갔다’의 박성현도 숙련된 솜씨를 선보이고 있지만 충분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전하고 다른 응모자들에게도 분발과 정진을 부탁드린다. 김명인·남진우
  • [서울 환경복원 원년] 도심속 녹지공간 ‘담장허물기’

    “확 트였어요.”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 혜화동캠퍼스(의과대학)앞.170m 길이의 학교 담장이 허물어진 자리에 6800여그루의 나무가 숨쉬는 숲이 조성됐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도심에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한 ‘담장허물기 사업’을 벌인 결과다. 시민 이혜영(29)씨는 “답답해보였던 담장이 사라지니 도로가 공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15개 대학과 공동으로 ‘학교 담장 허물기 녹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서울대 의대, 한국외국어대학교, 고려대가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 명지대, 서울산업대에 이어 내년에는 연세대, 숙명여대, 고려대병설보건대학, 한신대, 서울기독대, 숙명여대 등의 담장도 허물어진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정문에서 후문으로 돌아가는 730m길이의 담장을 허문 자리에 1만 500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교내에도 벤치와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고려대는 인촌로 변 담장 및 방음벽 3.77㎞를 제거하고 5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정자와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서울시 조경과 김현팔 팀장은 “도심에 녹지를 만들려면 부지를 매입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대학의 담을 허물면 적은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녹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대학들도 흔쾌히 동의하는 분위기여서 참여 대학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에서도 담장 허물기가 확산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마다 1곳씩 ‘녹색주차마을(그린파킹)’을 선정해 주택 담을 허물었다.1800여가구가 참여해 3000여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만들어졌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던 도로에는 보행로가 조성됐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자치구별로 1곳씩 녹색주차마을을 추가선정할 방침이다. 사업 지역에 속하지 않은 주민이라도 동사무소나 구청에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시가 주택당 5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 금액을 초과하면 주택 소유주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시는 도난사고 방지와 불법주차 단속을 위해 골목길에 폐쇄회로(CC) 카메라도 설치해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총각네 야채가게’ 자연마케팅 새바람

    ‘총각네 야채가게’ 자연마케팅 새바람

    ‘총각들이 몰려오고 있다.’총각들이 운영하는 야채가게가 채소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평짜리 조그마한 야채가게로 시작한 ‘총각네 아채가게(자연의 모든 것)’가 지금은 10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로 급성장한 덕분이다. 지난 27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총각네 야채가게’. 가게 안에는 저녁 준비에 분주한 주부 10여명이 시금치·무·대파 등 소포장된 야채 봉지들을 손에 들고 계산을 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는 10여명의 주부들이 ‘어떤 과일이 맛있을까.’하고 신중히 생각하며 과일을 고르고 있고, 옆에는 총각들이 주문받은 야채와 과일 등이 포장된 봉지들을 1t짜리 트럭에 싣는데 여념이 없다. 마치 시장통을 옮겨놓은 듯한 왁자지껄한 모습이었다. ●대기업등 하루 서너곳서 판매 벤치마킹 저녁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들렀다는 정춘희(63·강남구 대치동)씨는 “집과 가까워 자주 오지만 항상 야채가 신선하고 질도 좋은 데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며 “젊은 청년들이 힘차게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삶의 활력을 얻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했다. ‘총각네 야채가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만 판매 품목은 다른 보통 야채가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과·배·귤·석류·곶감 등 과일을 비롯해 배추·무·대파·시금치 등이 주요 품목이다. 가격도 그리 싼 편은 아니다. 신선하고 질을 따지는 까닭이다. 이날 기준으로 사과 한박스(45∼50개) 5만 7000원, 귤 한박스(10㎏) 1만 6000원, 석류(18개) 2만원, 무(개) 500원, 시금치(450g) 1500원, 표고버섯(300g)은 3000원에 내놓았다. 그런데도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당일 구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야채가 언제나 싱싱하다는 점이다. 이영석 사장이 직접 매일 밤 12시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 나가 경매상황 등을 지켜본 뒤 시장을 누비며 최고급 야채를 구해와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의 경우 하루만 지나면 표가 나기 때문에 원가가 남지 않는 떨이상품으로 팔더라도 그날그날 모두 소화하고 있다. ●고객이 맛 만족 않으면 100% 교환 이곳에서 만난 주부 강미현(36·강남구 대치동)씨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처럼 타임서비스(영업시간 중간 일정시간 떨이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은 물론,‘총각’ 직원들이 남은 상품을 들고나가 인근 식당 등에 가두판매에 나서기도 하는 등 억척스럽게 일하는 모습은 상품의 질 못지않게 다른 가게로 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털어놓는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맛보기 전략’도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눈으로 보고 느끼기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맛있고 싱싱하다고 느끼도록 해 준다는 것. 과일의 경우 아무리 비싸더라도 맛을 보여주는데, 나중에라도 살 수 있는 잠재적인 손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방명환 총각네 야채가게 전략기획팀장은 “야채가게를 운영하면서 무엇보다 상품의 질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도 많은 신경을 쓴다.”며 “소비자들이 사서 집에 가 맛을 본 뒤 맛이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면 양에 관계없이 100% 교환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5평 구멍가게서 첫깃발 연순익 25억 신화창조 ‘총각네 야채가게(자연의 모든 것)’는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지금의 대치동 매장 옆에 5평 남짓한 구멍가게로 출발했다. 실력보다 정실에 좌우되는 이벤트 회사가 싫어 그만두고 나온 이영석 사장이 오징어 행상 등을 통해 번 돈이 종자돈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6년여만에 서울과 수도권에 직영점 2개를 비롯해 분점 6개, 가맹점 2개 등 모두 10개의 매장을 갖춘 중소기업(직원 100여명)으로 키워냈다. 올해는 200억원의 매출과 20억∼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질 좋은 야채 상품과 소비자 만족 서비스, 젊음의 활력 등이 성장의 원동력이다. 이 덕분에 이영석 사장은 시장을 보고 장사하랴, 강연하랴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500여개의 기업에 강연을 실시해 마케팅 기법을 전수했다. 오광식 총각네 야채가게 총괄팀장은 “삼성전자 직원들도 견학을 다녀가는 등 하루 평균 견학 오는 곳이 3∼4곳이나 된다.”며 “그래서 아예 견학과 강연을 겸하는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만들어놨다.”고 털어놨다. 특히 LG전자와는 제휴를 맺고 LG전자 하이프라자 서울 대방점에 ‘숍인숍’ 형태로 진출했다. LG전자의 이벤트 행사가 열리면 ‘총각네 야채가게’도 옆쪽에 딸기·석류 등 과일 할인행사를 펼쳐 LG전자의 주소비자층인 가정주부들을 끌어들이는데 시너지 효과를 높여 준다는 것. 이들의 제휴는 조직이 나날이 커지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LG전자의 조직시스템을 배우고,LG전자는 ‘틀에 박히지 않은’ 총각네의 친밀감과 즐거움을 주는 고객 서비스시스템을 배우는 등 두 회사의 의도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올 스포츠라운지에서 만난 사람들

    올해 서울신문 스포츠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스포츠라운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스포츠맨’이었다. 프로와 아마추어라는 잣대는 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경기장을 주름잡던 왕년의 스타들,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꿈나무들, 그리고 낯선 타국땅에서 희망을 키우던 외국인 선수들까지, 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자신의 종목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집념, 그리고 또다른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라운지’를 거쳐간 이후 나름대로의 소망을 이룬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시련에 빠진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내년에도 우리가 지켜봐야 할 사람들이다. 환경은 바뀌어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에는 변함이 없는 ‘영원한 스포츠맨’들이기 때문이다. ●‘새 둥지’를 튼 왕별들 허재와 함께 한국 남자농구 코트를 평정한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8·5월22일자)는 26년간 땀을 쏟아낸 코트를 떠난 뒤 예정대로 지도자로 변신했다. 같은달 새 가정도 꾸렸다. 한국농구 정통의 포인트가드로 꼽힌 그는 박종천(44) 감독과 함께 프로농구 LG를 이끌고 있지만 ‘삭발 각오’에도 불구, 팀의 10연패로 혹독한 첫 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 겨울리그 당시 임신중에도 불구하고 플레잉코치로 활약한 ‘여자 허재’ 전주원(32·2월28일자)도 출산을 6개월 앞두고 은퇴한 뒤 이달초 복귀, 신생팀 신한은행 코치로 벤치를 돌보고 있다. 선수들과 합숙해야 하기 때문에 ‘주말모녀’의 처지.‘시즌 우승’은 딸 수빈이를 위한 유일한 선물이다. 한라위니아에 입단, 낯선 한국의 빙판에 새 둥지를 튼 ‘북미아이스하키(NHL) 특급’ 에사 티카넨(39·핀란드·10월8일자)은 아시아하키리그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16골 5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중위권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184연승의 주역이었던 코트의 ‘왕언니’ 김화복(47·6월18일자)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여자 감독관으로 ‘배구사랑’을 이어가고 있고, 선수 출신으로 두번째 스포츠외교인력에 선발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38·12월17일자)는 새해 첫날 유학길에 오른다. ●희망을 쏜 새싹들 지난 9월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그랑프리피겨스케이팅 2차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김연아(14·10월1일자)의 우승 소식은 ‘황무지에서 피어난 꽃’으로 비유됐다. 김연아는 이달초 핀란드에서 열린 파이널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2위에 입상, 한국 피겨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했다. 김연아는 내년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을 위해 변함없이 과천시민회관의 링크를 지치고 있다. 고교야구 사상 처음으로 4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고교 슬러거’ 박병호(18·5월8일자)는 자신의 희망대로 프로야구 LG에 입단, 내년 새내기 거포의 진면목을 과시하게 된다. ●“올겨울은 시련의 계절” 라운지를 거쳐간 이들 중에는 뜻하지 않은 곤경에 빠진 선수들도 있었다. 네팔 출신으로 이국땅에서 세계챔피언을 꿈꾸던 ‘외국인 노동자복서’ 쥬피터(본명 라미시 슈레스터·23·2월14일자)는 신인왕전 슈퍼플라이급 결승까지 올랐지만 김성대(풍산체육관)에 판정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후 쥬피터에겐 신인왕을 놓친 아픔보다 더 큰 시련이 덮쳤다.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는 프로복싱을 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제재가 내려진 것. 쥬피터는 이후 한번도 링에 오르지 못했지만 지금도 주말마다 안양광체육관을 찾아 “챔피언벨트를 갖고 집에 돌아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샌드백을 치고 있다. 모래판의 ‘얼짱’ 조준희(22·3월20일자)는 LG씨름단의 해체로 올 겨울이 더 춥다. 프로 3개월 만에 한라급 8강에 오르며 ‘탱크’ 김용대(28·현대)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달초 팀이 없어지면서 갈 곳을 잃지만 지난 20일부터 선배들과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지금은 비록 ‘무명 씨름단’ 멤버지만 “얼짱이 아니라 영원한 씨름꾼으로 남고 싶다.”는 그의 각오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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