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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중국어를 세계어로”…中 관광·문화 대국으로 뛴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중국어를 세계어로”…中 관광·문화 대국으로 뛴다

    중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해 오며 이른바 ‘소프트 파워’의 증강에 매진했다. 중국어를 세계 언어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관광 대국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세계는 다음달 8일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체감하면서 ‘팍스 시니카’ 시대의 개막 시기를 예측해 보게 될지 모른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문화는 국가 성장 동력이다.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은 문화 번영과 함께 와야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17차 공산당 대회에서 소프트 파워 배양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17차 당대회는 사실상 개혁·개방 30년을 총정리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소프트 파워에 대한 중국의 시각과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낸 언급이었다. 올 1월1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사설을 통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중화민족 5000년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자.”면서 지도부의 뜻을 거듭 확인했다. 류윈산(劉云山) 당 선전부장은 “21세기 초기 20년은 중국 문화 발전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시기”라면서 “이를 문화적 소프트 파워를 개선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좀 더 구체화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아프리카 등 주변국 지원이라는 외교적인 수단에서부터 유학생·해외 관광객 유치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아프리카에만 80억달러 이상 원조를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와 함께 말라리아 전문 병원 수십 곳을 세워주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어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원조규모는 미국을 넘어섰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접경 지역인 윈난(雲南)성은 주변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연간 수억원대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유학생 유치는 미국을 벤치마킹한 것이다.2003년만 해도 7만여명에 불과했던 중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연평균 20%의 증가세로 현재 20만명이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칭화대 등 주요 대학에는 아프리카·아세안의 왕족이나 주요 지도자·관리들의 2세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미국이나 유럽에 있어야 할 이들이다. 중국은 수많은 차세대 리더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면서 ‘차이나 커넥션’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아가 도시와 건물도 인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나 수영장,CCTV사옥, 국가대극원 등이 속속 생겨나면서 조만간 “베이징이 세계 건축학도들의 필수 학습코스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특히 건축물에 있어 다양성 확보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예컨대 상하이는 형태적으로 유사한 건물의 건립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상하이는 “초현대적 감각으로 스카이라인이 재창출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문화적으로 부쩍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2004년 10월 상하이 제7차 세계문화부장 회의에서 문화다양성 협약 제정 원칙을 발표했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과 공동으로 협약 실천을 위한 연합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양성은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매력’인 동시에 내부 통치를 위한 또 하나의 방편이기도 하다. 중국은 17대 당대회에서 55개 소수민족 문화의 보호를 사회주의 문화건설의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올해에는 소수민족 전통문화와 공예품 전승을 위한 전국규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관광으로도 중국은 대국이 돼가고 있다. 세계관광기구 프란체스코 프랜지알리 사무총장은 “중국은 2006년 이미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4대 관광유치국이 됐고,202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제1의 관광유치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발벗고 나서 관광산업 육성을 전면 지원하고 있다.2006∼10년 추진되는 대형 관광프로젝트는 1만 2697가지로 투자액은 1조 8000억위안(약 280조원)에 달한다.5년 전 8281억위안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의 파워는 당장 미술 시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중국 현대미술 작품들이 세계 주요 경매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작품성 이외에도 중국의 경제력·국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소프트 파워는 크게 2개의 축을 기초로 삼고 있다. 하나는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이라는 외교원칙이다. 여기에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경제발전 모델이 더해진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정치적 자유화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시장경제 요소를 최대한 도입하는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일컫는다. 둘 다 상대국의 반감을 극소화하는 장치인 셈이다. jj@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장미란 근육 불균형 잡으니 金 따더라”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장미란 근육 불균형 잡으니 金 따더라”

    이제 체육에서 과학은 절대 필요한 존재가 됐다. 첨단 체육과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올림픽 메달을 거머쥘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 역도 75㎏급의 장미란은 체육과학 덕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하다. 장미란은 세계선수권을 3연패했지만 그동안 바벨을 들 때 좌우 근육의 불균형 현상이 있었다. 이것이 관절에 부하를 줘 부상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영진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근육 활동을 분석하는 근전도 분석법(EMG)으로 근육의 좌우 밸런스를 분석, 구간 동작에 따라 좌우 근력의 차이가 난다는 점을 발견해 장미란이 결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문영진 연구원은 “근력을 맞추는 작업을 했더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더라.”라고 말했다. 백진호 책임연구원은 체조에서 신체 관절의 운동 형태를 분석,0.2점의 감점 요인을 찾아냈다. 고난도 기술을 발휘할 때 실수할 가능성을 대폭 줄인 것. 이 정도면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점수 차다. 평행봉의 양태영은 정밀 분석을 통해 손을 놓치지 않고 이상적인 휘돌기를 하도록 교정했다. 도마의 김대은은 도마에서 떨어질 때 앞으로 쏠리는 단점을 바로잡도록 했다. 하키는 실시간 비디오 시스템으로 재빠르게 경기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송주호 선임연구원은 하키가 축구와 달리 페널티 코너가 경기력의 40∼50%를 차지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페널티 코너 때 공격과 수비 형태를 감독 등이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송주호 연구원은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실시간으로 벤치에 전송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코치진은 안경 형태의 모니터로 이를 체크, 다음 상황에 재빠르게 대비하도록 했다. 유덕 여자 하키 대표팀 감독은 “옛날에는 지도자의 경험이 중요했지만 요즘엔 여기에 과학 시스템이 결합돼 대응 전략을 바로 세울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납세자 만족시키려면 내부 변화부터”

    “납세자 만족시키려면 내부 변화부터”

    “납세자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일선 세무서가 납세자로부터 인정받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의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민간분야의 성과평가 제도가 그 잣대가 될 것입니다.” 한명로(58) 남대문세무서장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이디어가 많고 정열적인 사람이다. 무슨 일이든 끝장을 봐야 하고, 결과가 만족스러워야 직성이 풀린다. 그는 올초 남대문세무서의 업무계획을 수립하면서 ‘프레젠테이션(설명회)’을 도입했다. 민간기업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일선 세무서로서는 이례적이다. 한 서장은 “아이디어만 무성해서는 결과가 담보되지 않는다.”면서 “탁상행정이 되지 않기 위해 각자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조리있게 설명해 성과를 내도록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각 과(課)의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아이디어를 수집한 뒤 동료들과 토론해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전체 직원들 앞에서 설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런 뒤에 보완을 거쳐 과별 과제로 확정하고 추진한다. 처음으로 해보는 일지만 직원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다고 한다. 다른 과의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는 기회가 되고, 본인은 자신이 입안한 과제를 직접 추진하면서 업무에 정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직원들간의 업무 공유, 자율과 책임, 자발적 동기유발 등이 내심 바라는 목표다. 벌써 서울의 다른 세무서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인기다. 한 서장은 안으로 직원들의 변화를 유도하는 만큼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인다.‘남대문세무서 사랑지기’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소년소녀 가장, 무의탁노인, 노숙자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재원은 민원실에 설치한 누드 모금함과 매점운영수익, 특별후원금 등으로 마련하고 있다. 얼마 전 신축된 저동빌딩 앞에 조성된 쉼터에 각종 행사 등을 마련해 납세자들과 ‘마음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18일에는 새 청사 입주 기념으로 ‘섬김과 나눔의 실천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납세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그의 부단한 노력이 연말쯤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눈앞에서 놓친 올림픽 꿈

    한국 남자농구가 통한의 역전패로 베이징올림픽의 꿈을 날렸다. 한국은 16일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농구 올림픽 최종예선 C조 2차전에서 종료 34초를 남기고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캐나다에 77-79로 졌다.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던 한국은 이 경기만 이기면 8강 토너먼트에 진출, 올림픽 출전의 희망을 살릴 수 있었지만 마무리에 실패, 다 잡았던 승리를 넘겨줬다. 한국은 2패를 당해 탈락한 반면 캐나다는 1승1패로 슬로베니아(2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하승진이 무릎을 다쳐 전반에 벤치를 지킨 가운데서도 김주성과 김민수가 골밑에서 버텨주고 전정규가 3점슛을 폭발시켜 2쿼터를 49-33으로 앞서갔다. 후반 들어 공격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한 캐나다에 밀리면서도 8∼10점차 리드를 지켜가던 한국은 4쿼터 종료 1분53초를 남기고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엔드라인에서 ‘5초룰’ 위반으로 공격권을 넘겨준 뒤 77-71로 쫓기더니 3점슛까지 얻어 맞으며 점수차는 순식간에 2점으로 좁혀졌다. 결국 한국은 34초를 남기고 저메인 앤더슨에게 역전 3점포와 자유투 1개를 잇달아 허용,77-79로 역전당했다.한국은 15초를 남기고 김주성의 점프슛과 오세근의 골밑슛으로 재역전을 노렸지만 공은 잇따라 림을 외면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HAPPY KOREA] ‘멘토의 거리’ / 김영숙 경기 과천시 부림7단지 주민

    [HAPPY KOREA] ‘멘토의 거리’ / 김영숙 경기 과천시 부림7단지 주민

    “엄마, 빨리 나와 보세요.”“종우 엄마, 어떡해요. 그림이 떨어졌어요.”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우려했던 대로 그림들이 며칠 못가 훼손되고 떨어지고 깨진 것일까. 지저분한 담벼락에 페인트 칠을 하고 애써 그림을 걸어 놓았건만, 정말 너무들 한다 싶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 같이 일했던 엄마들과 학교를 마친 아이들의 분주함이 눈에 들어오면서 실소를 토해냈다. 깨진 그림은 잘못 박힌 못에서 떨어진 것이며, 여기에 놀란 엄마들과 아이들이 자기 그림 살피듯 하는 것이었다.‘마을가꾸기’는 이렇듯 서로의 마음을 예쁘고 책임감 있게 가꿔준 것이다. 사실 철조망이 쳐진 담장을 바꾸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밀려드는 집안일, 어려울 것이란 주변의 걱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만두고 싶은 적이 많았다. 도와 달라는 얘기를 꺼낼라치면, 왜 힘든 일을 자처하냐는 핀잔이 마음을 무겁게 했고, 담장을 그대로 두라는 항의를 들었을 때는 속상해서 이사라도 가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여러 사람이 꼭 함께 한다.’는 믿음을 갖고 혼자서라도 일정대로 회의를 갖고, 문자메시지로 이웃들에게 진행사항을 알렸다. 참여가 서서히 이뤄졌다. 부림동주민센터의 도움으로 담장을 방부목으로 바꾸고, 청계초교에서 천막을 빌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그림을 그렸다. 회의에 참여하는 이웃들이 늘면서 비를 맞아도 괜찮은 아크릴액자에 그림을 넣자는 등의 아이디어도 만발했다. 이렇게 ‘멘토의 거리’는 탄생했다. 완성된 거리를 보자 감동이 밀려와 그날 밤 얼마나 왔다갔다 걸었는지…. 철조망이 없으면 안 된다는 일부 주민들의 우려, 교도소 담장 같던 학교 담장에 페인트로 칠하고 그림을 걸기 위해 조마조마해 하며 학교의 허락을 기다렸던 날들, 비에 흘러내린 페인트를 다시 칠하느라 손목에 쥐가 났던 남편…. 지금은 담장 아래 예쁜 꽃화분까지 놓이고, 이웃들이 가슴 속에 숨겨 뒀던 바람들을 피워 내고 있다. 그림을 걸어둔 나무담장 밑에 가족단위로 꽃을 심었으면 좋겠다, 담장 끝에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으면 좋겠다, 아파트단지와 마주한 청계초교의 담장도 열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등 봇물처럼 쏟아진다. 이같은 과정 하나하나가 단번에 세워진 계획이 아니라 그야말로 매일매일 이웃끼리 의견을 나눈 결과였다.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동네를 돌며 의견을 묻느라 힘들었던 일들이,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열고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그 마을들을 차분하게 꿰기만 하면 자꾸자꾸 우리 동네에 보물이 생길 것 같다. 모두의 소망이 가득 걸린 이 길을 걸어 학교와 직장으로 향하는 많은 이웃들의 행복한 웃음을 느낀다. 오늘 아침도 멘토의 거리에 세상에 대한 사랑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며 등교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도 보인다.‘아, 행복해.’ 김영숙 경기 과천시 부림7단지 주민
  • 춘천은 쓰레기 수거 모범도시

    강원 춘천시가 올해 도입한 가구별 쓰레기 처리 방식인 ‘문전 수거제’와 ‘배출량에 따른 봉투 종량제’가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춘천시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이 종량제봉투에 담은 뒤 일정한 장소에 모아 며칠에 한번씩 수거하는 ‘거점수거방식’에서 올해부터 집집마다 플라스틱 용기를 무상으로 나눠주고 위탁업체가 매일 방문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문전 수거제’로 바뀌었다. 플라스틱 용기는 가정용이 3ℓ,5ℓ짜리를 사용하고 음식점은 10ℓ,20ℓ짜리를 사용하고 있다. 가정집을 방문해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니 처음에는 악취와 침출수 등으로 민원이 쇄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들 스스로 절약과 주인 의식을 가지면서 동네 전체가 깨끗해졌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월 1020원씩 일괄 수거료를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정마다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자 우선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 이 같은 변화로 올들어 춘천지역 음식물쓰레기 수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나 줄었다.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량은 26%나 늘었다춘천시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원주시가 내년부터 문전 수거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강릉시와 경남 통영시, 경기 파주시 등 모두 20여개 지자체도 최근 춘천시를 방문해 쓰레기 수거 체계 등을 꼼꼼하게 벤치마킹했다. 춘천시 청소행정과 최기용씨는 “쓰레기 문제는 역시 시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획기적인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자료/박재범 수석논설위원

    대통령의 기록물은 개인 재산일까. 아니면 국가재산일까.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 재직시 생산한 각종 자료를 봉하마을로 가져가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노 전 대통령측이 청와대의 정보시스템인 이지원을 불법복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측은 “국가기록원에서 회수해 가면 될 것 아니냐.”라고 반박한다. 사실확인이 되지 않았기에,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7년 제정 시행된 ‘대통령의 기록물 관리법’과 이 법을 만들면서 참고한 미국의 관련법을 살펴 보면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역대 대통령의 기록들이 정리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 당시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대통령과 자문, 보좌, 경호기관 등의 자료 가운데 비밀성이 높은 것들과 정무직의 인사 등에 관한 자료 등은 지정기록물로 정해 놓고 있다. 상당기간 열람과 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통령 기록물을 공적재산으로 간주하고 국가가 보관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 법의 이런 정신은 미국의 ‘대통령 녹취기록물 및 자료보존법’에 실린 것을 대체로 벤치마킹한 결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대통령제를 가장 오래 채택해 왔고, 그동안 수많은 사건 끝에 법률이 정비됐기 때문에 일리가 있다. 미국의 법은 1974년 닉슨 당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된 비밀 녹음테이프를 파기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미 대선 때 닉슨 대통령이 벌인 비밀 정보공작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 개인편지와 선거자료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적재산으로 간주하게 됐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봉하마을이 경위야 어떻든 청와대의 자료를 가져간 것은 일단 잘못된 일이다. 법을 만든 사람들이 ‘법 따로, 행동 따로’의 행태를 보인 셈이다. 이번에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앞으로 유사한 소모적 논쟁을 막을 수 있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아관파천 당시 조선과 현재 한국 위기 닮은꼴

    일본이 을미사변을 일으켜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친일내각을 세운 데 위기감을 느낀 고종이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俄館播遷)은 나라의 체면을 구긴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위기관리 측면에서 보면 고종의 피신 결정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경복궁을 탈출함으로써 생명의 위협, 왕권 고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친일 내각을 붕괴시키고 친미·친러 내각을 발족시킴으로써 일시적이나마 왕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본 고종시대의 리더십’(오인환 지음, 열린책들 펴냄)은 19세기 후반의 조선을 외부 침략 세력과 내부로부터 붕괴 위기를 동시에 맞아 대응해야 하는 전형적인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은 시기로 본다. 한국일보 주필을 거쳐 공보처 장관을 지낸 지은이는 이같은 총체적 위기가 결국 국망(國亡)으로 이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 위기에 대응해 갔던 과정의 의미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은이는 고종 시대가 ‘한국 현대사의 뿌리’라고 믿는다. 조선 왕조는 상하이 임시 정부를 거쳐 대한민국으로 국가의 법통이 이어졌다. 게다가 일제의 식민 통치라는 단절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민족주의와 민족성이 여전히 승계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내 위기의 패턴까지도 닮은꼴을 반복하는 것이 전통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특히 오늘날의 한반도는 고종 당시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고종 당시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겪어야 할 위기의 원형을 여러 형태로 보여주는 역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역사에서 교훈을 구하고자 한다면 자기 나라보다 나은 스승이 없고, 핏줄을 이어받은 선조의 시행착오보다 효율적인 반면교사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한다.21세기 한국이 위기에 보다 유연하고 신축적으로 대응하려면 고종의 경험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언론인 출신답게 심층 취재 방식을 원용해 위기를 불러온 사건의 배경, 원인과 근인, 관련 국과의 상관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살핀다.2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감독은 그라운드 지휘자

    이 칼럼에서 한두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음악학자 어니스트 뉴먼은 ‘지휘자 없이도 관현악 연주는 가능한가.’란 질문을 던지면서 ‘물론 가능하지만, 그것이 과연 음악일까?’라고 되물었다. 사실 지휘자 없이도 관현악 연주는 가능하다. 하지만 그저 소리일 뿐, 수미일관한 해석과 철학과 미학이 관철된 음악이 될 수는 없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감독 없이도 축구는 가능하다. 때때로 감독이 경기 중간에 퇴장당하거나 출장정지 처분으로 벤치에 앉지 못했지만 더러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뛰어 감독에게 승리를 안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수미일관한 전술이나 축구 철학이 담긴 것은 아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될 때, 감독은 고함을 지르거나 아니면 팔짱을 끼고 있을 수밖에 없다. 감독이 경기의 모든 요소에 세세히 개입할 수 있는 야구나 배구와 달리 축구는 감독의 비중이 한없이 작아만 보인다. 그런데 이 모든 말은 피상적인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내린 유로2008이 증명했다. 지네딘 지단이나 루이스 피구 같은 거목들이 은퇴했지만 여전히 카를레스 푸욜(스페인)이나 미하엘 발라크(독일)가 건재했던 이번 대회에서 축구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신은 대리자로 감독을 지목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하는 스포츠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보여준 세밀한 지도 방침은 결국 기본전술이나 유기적인 움직임, 세트피스나 선수 교체 등에 감독이 개입함으로써 전체적인 틀이 완성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번 ‘4강신화’를 이룩한 러시아의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조별리그에서는 나사가 풀린 듯 느슨하고 맥빠진 팀을 단단하게 조련해 막강 화력의 네덜란드를 큰 점수 차로 물리쳤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감독들이 지대한 책임과 권한을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사용했는가 하는 점이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일찌감치 라울 곤살레스를 탈락시켰다. 왜?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열정과 욕망을 마음껏 풀어헤치게 하기 위해서였다.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이나 독일의 요하임 뢰브 감독은 수시로 노장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왜? 권력 분점을 위해서? 아니다. 의사소통 없는 팀은 허수아비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얘기가 자주 들려온다. 아마도 3차예선 통과 과정이 감독이나 선수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해서일 것이다. 이런 때 한국축구의 엄격한 위계질서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위계가 흔들리면 선수들의 서열에 파열음이 난다. 오합지졸이 되는 것이다. 경기 중에는 말할 것도 없고, 경기장 바깥에선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중요한 것은 감독이 절대적 권한을 오직 팀 전체와 선수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정한 위계는 필요하지만 의사소통 없는 상하관계는 쉽게 부러지기 쉬운 지휘봉이 된다. 유로2008을 지켜보고 돌아온 허정무 감독의 어깨가 그래서 더욱 무거워지는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고가차도 밑을 문화·휴식공간으로

    고가차도 밑을 문화·휴식공간으로

    도심 속 고가도로와 전철 교각 밑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쓰레기가 나뒹굴고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공간에 산책로와 벤치를 설치하고 소규모 공원 등을 꾸며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등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동수원 고가차도와 밤밭 고가차도 밑 공간에 최근 산책로와 소공원을 조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효원·장안 지하차도의 안전지대와 교차로에는 녹지를 조성해 시목인 소나무를 심었고, 지하차도 입구와 내부 벽면에는 정조대왕의 능행차도인 반차도와 광교산 일출을 그렸다. 과선교 밑에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노인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의왕시는 내손동 갈미∼백운호수 도로변과 계원조형예술대학앞 서울외곽순화도로 하부공간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갈미∼백운호수 도로 양옆 산사면과 공터 등에는 관람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청소년광장, 테마 꽃길, 연못,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는 나무데크(나무로 깐 바닥)와 조경, 분수광장, 경관조명 등을 설치했다. 안산시는 도심을 통과하는 전철4호선 교각 밑 공간에서 각종 공공미술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버려진 전철 교각하부 문화공간으로 재생’이란 주제로 고잔역 주변 교각 밑에서 사진전·퍼포먼스·음악다방 등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시는 또 고잔∼중앙역 1㎞ 구간에 협궤철로를 이용한 레일바이크(레일을 운행하는 자전거)를 만들고 비보이·사물놀이·농악 등 음악과 각종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부천 상동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는 대규모 스포츠단지가 조성된다. 시는 75억원을 들여 고가도로 형태인 서울외곽고속도 부천 구간(3.2㎞) 중 아파트와 공원 등이 양쪽에 있는 1.7㎞의 하부 공간(면적 63만 5000여㎡)에 12개 종목의 운동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을 꾸밀 계획이다. 조만간 실시설계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초 공사에 착수,2010년 말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하부공간에는 풋살, 족구, 테니스, 배드민턴, 농구, 론볼,X-게임, 게이트볼, 야구연습장 등 12개 종목의 운동장뿐 아니라 조깅로와 휴게 광장, 식수대, 헬스기구, 공중화장실, 주차장, 전기·방송·통신시스템 등이 갖춰진다. 부천시 관계자는 “하부공간에 체육공원을 만들고 도로 밑 상판 콘크리이트와 철판, 교각 등의 표면에 컬러로 다양한 문양을 그려넣으면 산뜻해져 시민들의 체육·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시 ‘업무택시’ 자리잡았다

    서울시 ‘업무택시’ 자리잡았다

    서울시 업무택시가 20개월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업무용 택시를 이용하는 기업과 기관 등이 933개로 10.8배 증가했고 이용건수도 월 평균 2만 1800건에서 5만 8546건으로 2.7배 이상 늘었다. 업무택시제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출장이나 업무를 볼 때 승용차 대신 이용한 뒤 후불정산하는 방식이다. 서울지역 업무택시는 도입 이후 지난 4월말까지 총 이용 건수가 98만 614건에 달하고, 이로 인한 택시회사의 수익금도 185억 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서울지역 업무택시는 모두 9개사에 2만 7369대가 운행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관용 승용차 10대와 각 차량의 운전사를 감축하는 대신 업무택시를 월 평균 1600여건 이용해 9300여만원을 절약했다. 또 7개 자치구도 승용차 등 업무용차량 19대를 줄였다. 시는 업무택시 활성화를 위해 이용 실적에 따라 기업의 교통유발부담금을 5∼30% 감면해 주던 것을 하반기에는 감면율을 더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홈쇼핑·텔레마케팅·광고 업체 등 여성 근무자나 야간 근무자가 많은 기업과 택시 이용률이 높은 전문직·자영업종을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을 전개, 참여 기업 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대현 운수물류담당관은 “편리할 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업무택시를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부산시와 경기도, 대전시, 미8군 등이 잇달아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업무택시로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는 발판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패럴림픽 향한 이라크의 도전

    패럴림픽 향한 이라크의 도전

    이라크의 스타급 휠체어 펜싱선수 파라즈 쿠드하이르(41)는 이란-이라크전이 한창이던 1986년, 박격포 유탄에 무릎 아래 다리를 잃었다. 군인이었던 그는 당시 미군이 바그다드 근처 디얄라 다리를 공격했을 때 훈련 중이었다. 요즈음 그는 바그다드 동부의 구불구불한 뒷골목길에 있는 양철지붕 체육관에서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이하 패럴림픽) 준비에 한창이다. 잘 움직이지도 않는 고물 휠체어를 돌려가며 피하기와 되찌르기를 연습한다. 최근 20여년동안 3번이나 전쟁의 포화를 맞은 이라크인들은 아직도 화염과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 대한 염원만큼은 다른 나라 국민들 못지않다. 특히 참전용사 출신의 장애인들로 구성된 패럴림픽 선수들은 9월 대회를 앞두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역도선수 라울 카심도 전쟁과 가난 속에 ‘배고프게’ 운동하는 선수들 중 한명이다. 바그다드 슬럼가 사드르 시티에서 호두 행상을 하던 그를 운동의 길로 이끈 건 그의 형이었다. 그러나 형은 지난 2006년 카심이 일하던 바로 그 거리에서 자동차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다부진 근육질의 카심은 약 91㎏짜리 벤치프레스를 들면서 “조국을 위해 이번 패럴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되뇐다. 이라크 패럴림픽위원회 알리 알-자말리 사무총장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도전정신이 국제 스포츠경쟁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반감과 애국심이 스포츠 경쟁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전투에서 불구가 된 이들은 대표팀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1980년대 이란-이라크전과 1991년 걸프전 참전용사들도 포함됐다. 운동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번듯한 운동기구도, 첨단과학의 체력훈련도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선수들은 땀내에 전 체육관에서 투지로 혹독한 여름 더위와 싸우고 있다. 휄체어 펜싱 코치인 아흐메드 아산은 “우리 팀은 하계 올림픽팀보다 실력이 월등하다.”면서 “이라크 올림픽팀 선수는 현재 단 1명인데 반해 패럴림픽팀 선수는 2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 중 12명이 참전용사다. 올해 이라크는 20개 종목 중 휠체어 펜싱, 수영, 육상 등 7개 종목에 참가한다. 선수 20명 중 7명은 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유로 2008] 히딩크 또 ‘死강’

    후반 28분 스페인 구이사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그는 벤치로 돌아가 앉아버렸다. 평소 팔을 걷어붙인 채 테크니컬 지역을 벗어나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자신의 징크스와 ‘아이들’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거스 히딩크(62) 러시아 감독은 유로2008 결승 진출에 실패한 패장으로서 그라운드를 쓸쓸히 빠져나갔지만 그의 등을 향해 관중들은 따듯한 박수를 보냈다. 그는 경기 뒤 “‘원터치 축구’를 하는 경험 많은 강팀을 이기긴 쉽지 않다.”며 “강팀들은 이런 대회에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한국이나 러시아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0-0 상황에선 잘하지만, 실점 뒤 10∼15분 안에 동점골을 넣지 못하면 흔들린다.”고 안타까운 듯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장대비가 쏟아져 패싱게임이 장점인 스페인의 고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화려한 미드필더진의 무적함대를 ‘히딩크 매직’이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토레스와 함께 4-4-2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왔던 비야가 전반 35분 부상으로 나가면서 대신 들어간 파브레가스가 미드필더진에 가세,4-1-4-1로 바꾼 것이 스페인에 전화위복이었다. 중원 싸움에 매달린 러시아는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체력이 소진돼 후반 5분 사비에게 첫 실점을 허용한 뒤부터 걷잡을 수없이 무너졌다. 히딩크 감독은 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의 4강 신화를 잇달아 일궜지만 ‘매직’의 등가어로 통한 ‘4강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막판까지 바닥난 체력으로도 쉴새없이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모습은 그가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재건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제주의 미래 ‘장수산업’으로 열어야”

    “제주의 미래 ‘장수산업’으로 열어야”

    “제주의 미래에 대한 해답은 자연 인프라와 제주도민의 삶 속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제주 발전의 유일한 대안은 장수산업(長壽産業)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제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산업으로 ‘장수산업’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동안 제주는 감귤과 같은 환금작물과 관광산업을 경쟁력으로 내세웠으나,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산업화는 경쟁력을 전제로 하는데, 경쟁력의 확보는 각자의 개성과 특징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장수는 그동안 제주의 특성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른바 성장동력을 위한 신산업으로 장수산업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희망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선시대 제주목사 임제가 1577년 30가구가 살고 있는 해안마을에서 100세가 넘은 노인을 7명이나 만났다는 기록을 남겼을 만큼 제주는 예부터 장수지역이었다는 것이다. 27일 제주시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제주 민속의 산업화’를 주제로 제주국제협의회와 제주발전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국제 세미나가 열린다. 학문적 연구의 영역에 머물렀던 민속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이다. 민속학·인류학·국문학·건축학 등 다양한 전공의 한국·일본·캐나다 학자가 참여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대처럼 ‘실천 학문’의 차원에서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는 몇가지 발표가 이루어진다.‘장수산업’을 주창하는 전 교수의 ‘민속으로서의 제주 장수와 성장동력으로서의 장수산업-실천인류학의 사례’도 이 자리에서 발표된다. 전 교수는 미리 공개한 발표문에서 “장수산업이란 기본적으로 제주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배운 지혜와 지식을 기초로 한다.”면서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 즉 제주 민속에서 발견되는 장수 요인들을 결집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삼아 산업화의 아이디어와 접목시킨다는 전략이 장수산업을 구성하는 요체”라고 밝혔다. 그는 장수산업의 ‘벤치마킹’대상으로 1993년 ‘장수 일본 넘버 원’이라는 기념탑을 세우고 1995년 ‘세계장수헌장’을 발표하는 등 장수라는 개념을 지역발전 프로그램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의 오키나와를 지목한다. 전 교수는 “제주 민속을 깊이 성찰할 때 제주의 특성을 배울 수 있고, 제주에서 배운 지혜를 기초로 제주에 맞는 성장동력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빌려온 것이 아니라 ‘메이드 인 제주’라고 분명하게 원산지 표시를 할 수 있을 때 세계로 발신된 상품과 아이디어는 제주 사람들의 주머니를 불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부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날 현길언 한양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는 제1부에서는 쓰하 다카시 일본 유구대 교수가 ‘조상숭배의 비교문화론-제주도와 오키나와’, 아미노 후사코 일본 전수대 교수가 ‘제주 무속의 현대적 재발견’을 발표한다. 김용범 국민대 겸임교수가 진행하는 제2부에서는 전 교수의 논문과 윌리엄 캐논 헌터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초빙교수의 ‘상품화, 관광 그리고 제주 돌하르방’, 강영봉 제주대 국문과 교수의 ‘제주어의 관광 상품화’를 놓고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진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 물관리 기술 수출하는 싱가포르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 물관리 기술 수출하는 싱가포르

    |싱가포르 홍지민특파원|싱가포르 시내 중심가와 인접한 마리나 베이. 요즘 300m 길이의 해협을 가로막는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마리나 제방이 완성되면 이 해협은 국토 면적의 6분의1인 1만㏊ 규모의 싱가포르 최대 저수지로 탈바꿈한다. 저수지에 담긴 바닷물은 3∼5년 뒤면 담수로 변한다. ●수자원 확보 가능 면적 전체의 67%까지 늘어 싱가포르 건설청(BCA) 탄 티엔 총 개발부장은 “2009년 담수화 과정이 완료되면 수자원 확보 가능 면적이 싱가포르 전체 면적의 67%까지 늘어나 물 사정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쪽 해안 투아스에 위치한 싱스프링 담수화 공장. 지난 2005년 2억달러를 투입해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하루 평균 담수량은 13만 6380㎥. 싱가포르 하루 물 소비량의 10%를 차지한다. 저수지 확보와 빗물 재활용으로도 물 공급 확보에 한계를 느낀 싱가포르가 ‘수자원 신기술’로 주목한 것이 바로 바닷물 담수화. 이 공장을 건설한 담수화 전문기업 하이플럭스는 덩달아 세계 최고 수자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이공항에서 도심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베독 정수장·뉴워터 공장. 싱가포르가 바닷물 담수화와 더불어 자랑하는 ‘뉴워터’(NEWater)의 본산이다. 뉴워터란 한 번 쓰고 버린 물을 정화처리해 다시 쓸 수 있게 만든 물. 그래서 ‘새로 태어난 물’(新生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애리조나주, 독일, 영국, 호주 등에서도 중수를 쓰지만 초미세 여과-역삼투압-자외선 소독 과정을 거친 뉴워터의 품질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현재 싱가포르 내 뉴워터 공장은 모두 4곳으로 하루 5500만 갤런(약 2억 900만ℓ)을 생산해 물 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다.2010년이면 뉴워터가 전체 물공급의 30%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싱가포르의 역사는 말 그대로 ‘물과의 전쟁’ 싱가포르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5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이렇다 할 하천 하나 없어 식수의 절반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대표적 ‘물 기근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세계 최대 담수화 기업을 키워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중수처리기술을 선보인 수자원 대국이기도 하다.‘물’은 수입하되 ‘물관리 기술’을 수출하는 노하우 덕분이다. 싱가포르의 역사는 ‘물과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네덜란드가 ‘너무 많은 바닷물’로부터 육지를 구하기 위해 싸워왔다면 싱가포르는 반대로 척박한 땅에서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싸워왔다. 실제로 1961년과 63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담수가 말라버려 바닷물을 배급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물 한방울이 절박했던 싱가포르가 택한 최우선과제는 수자원 개발이었다. 연평균 2300㎜ 안팎의 비를 한 방울이라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담수 저장이 가능한 지역을 찾아내 모두 저수지로 만들었다. 그 결과 현재 물 수요의 50% 이상을 저수지가 맡고 있다. 마리나 저수지 등 대형 저수지가 17곳으로 늘어나는 2009년엔 저수지가 60∼70%의 수자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개발로 기술 수출 숱한 악조건을 딛고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오·폐수를 정화해 다시 쓰고,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어 쓰는 부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싱가포르의 수자원 관리 기술을 높게 평가해 물 부족 국가들을 지원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다. 싱가포르는 지난해부터 5개년 계획을 세워 수자원 산업 연구·개발에 3억 3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25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그로 인해 2015년 수자원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5%인 17억 싱가포르 달러를 차지하고 1만 1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수자원을 관리하는 공공시설국(PUB)의 리리 여오는 “수자원 관리 부문의 전문 기술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에 수출하고 있다. 또 50곳이 넘는 국내 기업, 해외 다국적 기업들이 싱가포르에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면서 “싱가포르가 물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워터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carus@seou.co.kr ■ “물을 물로 보는 한국이 브리즈번처럼…” 물 7단계 재활용등 반세기 내다본 물관리 배워야 |브리즈번 오상도특파원|한국보다 최소한 10여년 이상 앞서 물부족이 야기할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의 노력은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천연자원·광물·수자원부(NRMW)의 배리 후드 박사는 “한국에선 앞으로 물이 더욱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지하수와 강변 취수 등의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물 재활용률을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브리즈번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이들은 이미 1863년 물운용을 위한 ‘수자원법’을 제정했다. 이후 2000년까지 법안을 10차례나 개정했다. 수자원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자원 운용방식도 미래지향적이다. 주 수자원위원회(QWC) 관계자는 “2058년까지의 장기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 300만명(브리즈번 200만명)의 퀸즐랜드 남동부지역을 담당하는 QWC는 이미 반세기 앞을 내다보고 물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QWC가 진행하는 7단계 물 재활용 사업은 벤치마킹 1순위다.1단계에선 폐수를 취합하고,2단계에선 폐수처리시설에서 질소나 인, 유기화학물 을 제거한다.2단계까지 거친 물은 골프장 관개용수 등으로 사용이 가능하다.3단계에선 극소여과법을 활용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미세물질 등을 제거한 뒤 정원 관개수나 정화조용수로 사용한다. 역삼투압방식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정밀소독(4단계)한 뒤에는 산업용수로의 전환도 가능하다.7단계까지 소독·살균을 마치면 음용도 가능하다. 후드 박사는 “한국은 3∼4단계 정수시스템만 도입해도 물 걱정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2001년 ‘수자원프론티어사업단’을 출범시켜 1000억원이 투입되는 물부족 해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학부와 국토해양부 합작으로 800여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2011년까지 선진국의 80%까지 수처리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수자원 재활용에 대한 국민 의식수준을 끌어올리고 국토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등으로 나뉜 수자원 관리체계를 통합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do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백문이불여일 ‘극’

    백문이불여일 ‘극’

    도봉구가 불용의약품 수거와 폐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연극단을 만들어 화제다.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한 환경교실, 서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환경단체인 도봉환경의제21,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반배기’(음식의 양이 절반)도입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이은 또 하나의 시도다. 도봉구는 쓰지 않는 의약품이 우리 환경에 미치는 심각한 피해를 알리기 위해 구청 직원들로 연극단을 꾸며, 각 초등학교와 경로당을 찾아 공연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구는 전국 처음으로 불용의약품 수거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8일 서울시 창의시정 2년 고객감동 창의 발표회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환경부에서도 벤치마킹해 서울시 전역을 시범지역으로 확대시행하고 있다. 최선길 구청장은 “무심코 버린 약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기에 연극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야∼ 괴물이다. 다신 약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되겠네.” 구청 창의혁신팀이 주축이 된 연극 ‘무심코 버린 오래된 약! 한강 괴물탄생의 원인’이 끝나자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비록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관객들에게 불용의약품 수거의 필요성을 충분히 심어주었다. 무심코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약’들이 우리 땅과 강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이를 위해 ‘약’도 약국을 통해 분리수거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구청 창의혁신과에서 낸 아이디어가 바로 ‘연극’이다. 영화 ‘괴물’에서 힌트를 얻어 ‘약’으로 인한 환경파괴로 괴물이 탄생한다는 간단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꾸몄다. 소품부터 시나리오까지 모두 직원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아무리 주민들에게 포스터나 리플릿을 돌려도 쉽게 변하지 않던 생각이 간단한 연극 한 편으로 바뀌어 갔다. 박은하 창의혁신과 주임은 “연극의 반응이 의외로 좋고 특히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한다.”면서 “연극을 통한 홍보로 불용의약품 수거가 빨리 정착돼 우리 환경을 지키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7월1일 구청 직원조례를 통한 직원 교육은 물론 각 주민자치센터와 초·중·고등학교를 돌며 연극을 통한 불용의약품 수거운동의 필요성을 알리기로 했다. 배은경 보건소장은 “어떤 홍보물보다 직원들의 연극이 효과가 크다.”면서 “앞으로 연극 동영상을 CD에 담아 전국 지자체에 배포하는 등 불용의약품 수거의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방시대] ‘말을 거는 도시’를 디자인 하려면/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지방시대] ‘말을 거는 도시’를 디자인 하려면/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서울에서 시작한 도시의 공공디자인이 지방도시로 전파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의 거의 모든 도시가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을 앞다퉈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공공디자인 정책은 시각적 효과가 크고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는 정책이다. 제대로 하자면 돈도 아주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보면서 상점의 간판부터 시작해 공공전화 부스, 교통 표지판, 벤치, 버스정류장, 우체통은 물론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바꾸는 생활밀착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이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는 정부의 ‘디자인 코리아’ 정책과 맞물려 지방도시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정책은 국토와 도시공간의 관리에 적극적으로 디자인개념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단히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싶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과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인지하다시피 공공디자인이 제대로 방향을 잡기까지는 갈 길이 너무 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도시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도시마다 획일적인 공공디자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저 예뻐지기만 한다고 해서 도시의 공공디자인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그 도시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도록 도시경관에 장소성을 부여하는 것이 디자인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도시가 말을 걸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고,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있으며, 한국의 남원에는 춘향이가 있다. 베로나와 로마가 다르듯 남원과 서울의 공공디자인은 서로 달라야 하고 그 ‘다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야말로 도시디자인의 본질에 가장 적합하다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화적 접근과 함께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한 애정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래서 도시의 공공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도시를 혁신시키는 프로젝트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공공디자인은 자칫 이전의 문화도시 열풍의 재판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지자체가 10여년 이상 문화도시를 꿈꾸었지만,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가 만들어졌다거나 성공적인 과정을 밟고 있다는 평가는 들리지 않는다. 문화도시 정책이 전반적으로 실패한 것은 건설의 개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이제 문화도시에 창조도시로 관점을 전환하고 있다. 문화도시는 도시의 문화적 자원과 예술적 기풍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세우고, 이를 관광 자원화해 수익 모델로 발전시킨 것이다. 반면에 창조도시는 도시의 문화적 에너지와 예술적 창의성을 산업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문화도시가 보이는 것의 자원화에 집중했다면, 창조도시는 보이지 않는 것을 자원화하여 더 큰 에너지로 바꾸는 문화와 산업의 통섭(通涉) 모델인 셈이다. 한국의 도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공공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것은 창조도시의 성립 과정이다. 도시의 공공디자인에서 핵심은 공무원들이 세우는 정책이 아니라, 그 도시가 가진 문화력과 예술인들이다. 공공디자인을 성공시키고 싶거든 그 도시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를 숙고하고, 그 도시에 어떤 예술가들이 살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도시 공공디자인 사업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이권 사업을 파생시킬 수 있다. 공공디자인 개념과 원칙을 분명하게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문화는 건설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 [아름다운 간판 2008] (5)간판이 살아나야 경제가 산다

    [아름다운 간판 2008] (5)간판이 살아나야 경제가 산다

    간판이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간판 정비는 단순히 상점의 겉모습만 아름답게 바꾸는 게 아니다. 끊어지던 방문객의 발길을 되돌리고, 등지려던 업주들의 마음을 다잡는다. 이처럼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는 간판 정비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광복로의 현재…방문객·매출 ‘쑥쑥’ “간판을 바꾸니 방문객과 매출이 쑥쑥 올라가네요.” 꽃이 만개한 고목처럼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광복로에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복로는 1970∼80년대 부산을 대표하는 번화가였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0년대 말 이후 해운대·광안리 등 새로운 상권들이 부상하고, 시청·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하지만 광복로는 간판·거리 정비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간판과 거리의 변화상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방문객 증가로 이어진 것.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실제 광복로를 찾은 방문객 수는 간판 정비 이전인 2006년에 비해 하루 평균 최대 40% 이상 늘어났다.2년 전에는 평균 방문객 수가 평일 8000명, 주말 6만 3000명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평일 1만명, 주말 9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방문객의 증가는 이곳 상점들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정욱 사장은 요즈음 매출전표를 계산하면서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고 한다. 최근 3개월 동안 매출이 이전에 비해 10%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대박 수준”이라면서 “손님들이 간판과 거리가 짜임새 있고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하고,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단골손님들도 다시 찾기 시작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매출이 오른 상점은 비단 이곳뿐만 아니다.15년째 피자가게를 운영 중인 김익태 사장도 맞장구를 친다. 그는 광복로 입주업체들의 대표자인 주민지원협의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광복로에 있는 상점 대부분의 매출이 10% 이상 올랐다.”면서 “볼거리가 늘어나니 방문객이 증가하고, 장사가 안 돼 떠나려던 상인들도 다시 짐보따리를 풀고 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광복로의 1년전…화두는 조화로운 ‘S라인’ 지난 2월 부산 중구청과 광복로 상인들은 장장 3년에 걸친 ‘광복로 시범가로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부산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용두산공원 아래 광복로 750m 구간과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PIFF) 광장 주변 240m 구간 등이 대상이었다. 우선 광복로에 들어서면 부드럽게 굴곡을 이룬 ‘S라인’ 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곧게 뻗은 기존 2차선 일방통행로를 S자형 1차선으로 바꾼 것이다. 차도의 폭을 줄이는 대신 보도는 넓혔다. 여유공간 곳곳에는 분수·벤치·화단 등 쉼터가 조성됐다. 보기에도 시원한 야자수, 강아지 모양의 앙증맞은 의자, 나무를 형상화한 가로등 등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사람들이 직접 쓴 ‘추억남기기’ 조형물 위에서는 무언극인 ‘마임’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져 발길을 붙잡는다. 차도 역시 시커먼 아스팔트 대신 분홍빛 화강석으로 바뀌었다.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차도나 보도의 높은 턱도 사라졌다. 이와 함께 거리 양 옆으로는 깔끔하게 정비된 상점들의 간판이 눈길을 끈다. 간판에는 산과 바다를 상징하는 녹색과 파란색 형광띠가 새겨져 광복로의 야경을 책임지고 있다. 광복로에 입주한 450개 상점 중 75%인 336곳이 이같은 간판 정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건물을 도배하다시피했던 1300여개 간판은 900여개로 30% 이상 줄었다. 오세욱 중구청 토목계장은 “S자형 도로로 도시 미관을 살릴 뿐만 아니라, 차의 속력은 줄이는 대신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으며 쇼핑할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담고 있다.”면서 “정비 사업에 국비 30억원을 포함해 모두 85억원이 들었지만, 효과는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광복로의 미래…주민들 자발적 규제로 ‘쾌청’ 광복로는 지난달 관광특구로도 선정됐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데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도 밑바탕됐다. 광복로 일대의 건물·상가·주민 대표들은 ‘시범가로지원협의회’를 만들어 머리를 맞댔다. 정비사업 자체를 꺼리는 이웃들도 직접 설득했다.3년간 130여차례의 회의를 통해 견해 차이를 좁혔다. 사업이 끝난 뒤에는 ‘간판감시위원’을 자체적으로 뽑아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사업 초기에는 호두껍질같이 단단했던 사람들도 이젠 형님, 아우하고 지내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면서 “간판이 커야 잘 된다는 생각을 바꾸니 건물과 거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방문객과 매출까지 늘어 살맛까지 느끼게 된 민·관이 만든 최고의 합작품”이라고 만족해했다. 오는 2013년 광복로 주변에는 107층짜리 엔터테인먼트단지인 롯데월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과거에는 상권을 위축시킬 ‘악재’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호재’로 간주된다. 오 계장은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타이완의 경우 100층짜리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25만∼30만명에 이른다.”면서 “광복로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편의시설까지 잘 갖춰져 방문객 증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등의 추가 유입 가능성도 높다.”고 기대했다. 부산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월드컵예선] 상암벌에 인공기… 뜨거웠던 ‘형제 대결’

    22일 저녁 서울 한복판에 ‘합법적’으로 인공기가 게양됐다. 그리고 4만 8500여명의 남한 시민들이 일어나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펼쳐진 인공기와 북한의 애국가에 예의를 표했다. 남북의 화합과 교류가 한 걸음 더 진전하는 작은 역사의 순간이었다. 남과 북의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6차전은 최종예선 동반 진출을 축하하는 축제로 전환됐지만 역사의 한 순간을 지키고자 하는, 그리고 ‘형제 대결’을 지켜보려는 팬들로 경기장 안팎이 넘쳐났다. 북한의 홍영조(FK베자니아)가 전반 37분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을 때는 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도 “홍영조”를 연호했다. 하프타임에는 경기장을 몇 바퀴나 도는 파도타기 응원이 이어졌다. 휴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쪽매표소 앞에는 늦게나마 입장권을 구하려는 축구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킥오프 7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길다란 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날 A매치는 단순한 A매치의 의미를 뛰어넘었고 한겨레만의 행사도 아니었다. 이런 의미를 반영하듯 남북전에는 많은 외국인들과 외신기자들이 찾았다.미국인 마크 제이콥(26)은 “한국에 온 지 1년 정도 됐는데 남북 축구를 직접 보는 것으로도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한국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여느 A매치처럼 경기장 북쪽에 자리잡고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플래카드 숫자를 줄였고 북한 선수가 선전하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남쪽 관중석에선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북공동응원단’ 200여명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치다 경기가 끝나자 대형 한반도기를 내걸었다. 통상 30개 안팎으로 운영됐던 출입구 검색대는 북한측이 FIFA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을 요청함에 따라 80개로 늘어났고 정치적 구호를 담은 응원물의 반입도 막았다. 북한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허정무 감독이 있는 한국팀 벤치를 찾아 인사한 뒤 남북공동응원단이 자리잡은 관중석을 찾아 응원에 답례했다. 특히 북한 선수들은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그라운드에서 인공기를 앞세워 기념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임병선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요지경 공직자 외유, 근본 대책 없나

    공직자들의 해외출장이 한마디로 요지경 속이다. 딸이 유학 중인 도시를 멋대로 끼워넣는가 하면, 이미 끝난 해외포럼에 참석한다며 거짓 출장계획서를 내고 스위스관광을 다녀왔다. 아무런 명분없이 배우자를 동반하기도 일쑤다. 심하게 말해 지난해 5월 ‘공공기관 감사 이구아수폭포 단체관광’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해외출장이 적지 않다. 감사원이 엊그제 발표한 정부·공공기관·지자체 등 603개 기관의 공무 해외여행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2년 5개월간 25만 7031명의 공직자가 해외출장에 나서 총 9810억원을 썼다. 그 중 절반가량이 시찰·연수·자료수집 등 단순 견문확대 목적이었다. 이 순간도 하루 150명 안팎의 공직자들이 단지 “나가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있다.”는 후진적 차원의 목적에서 나랏돈을 펑펑 쓰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분노하고 개탄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아무 대책이 없는 양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는 미국·영국 등 앞선 나라들의 선진 규정을 벤치마킹해 개선책을 마련하기 바란다.1980년대 이후 OECD국가들은 재정부족에 직면하자 여행업무의 효율화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여행관리시스템 개선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 결과 미국·영국 등에선 단순 시찰이나 견학·자료수집 등 견문확대 차원이나 격려·사기진작 목적의 공무국외여행은 실시하고 있지 않다. 여행경비관리도 사전 정액지급시스템에서 사후 실비정산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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