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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플러스] DMZ 생태체험 내년부터 운영

    경기도 제2청은 DMZ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의 하나로 생태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201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도2청은 그동안 다른 지역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외국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지난해 경기개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지난 21일 파주시 군내면 통일촌에서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이 연구용역은 생태체험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은 물론 생태보전 연구와 박물관, 두루미학습센터, 야생동물보호센터, 임진강 역사문화센터 등 거점시설의 기능과 역할을 제시해 지역 특성에 맞고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 [오늘의 눈] 기자 초년병이 본 DJ 서거/오달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기자 초년병이 본 DJ 서거/오달란 사회부 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뒤 병세가 위중했던 지난 7일부터 서거한 날까지 매일 아침 병원 앞 벤치에서는 ‘현대사 특강’이 열렸다. 김 전 대통령 측의 최경환 비서관이 ‘강사’였고 기자 생활 1~3년차의 사회부 기자 10여명이 ‘수강생’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이 한국 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인물이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겪은 5번의 죽을 고비, 그 가운데 1973년 도쿄 피랍사건과 1980년 사형선고의 비화를 생생히 전해듣는 것만으로도 기자 초년병들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공부가 됐다. 취재를 하며 만난 김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젊은 기자들이 김 전 대통령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핀잔했다. 한 측근은 “어떤 기자는 신군부가 김 전 대통령에게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한 것을 두고 ‘신군부가 누구예요?’라고 묻더라.”며 실소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기자들에게 현대 정치사는 낯설고 무겁다. 국장이 치러진 6일 동안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훌륭한 역사 선생님이었다. 1987년 평민당 대선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이 연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를 들쳐 업은 채 서울 수유리 집에서부터 버스와 지하철을 3번 갈아타며 보라매공원으로 향했다는 중년 여성과 1980년 광주항쟁을 목격한 뒤 김 전 대통령을 정신적 지주로 삼아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는 50대 부부의 사연도 마찬가지다. 국회 빈소에서 조문객들에게 근조 리본을 달아주던 30대 여성 자원봉사자는 “서점에 가거나 인터넷 블로그를 뒤져 보라.”고 조언했다. ‘인간 김대중’을 몰랐던 젊은 기자들이 그를 통해 암울했던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게 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 일기에서 언급했듯 그의 삶은 민주화와 남북 화해를 위해 혼신을 다한 일생이었다. 김 전 대통령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다시 발견한 젊은이들이 늘어날수록 그 노력은 헛되지 않으리라.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달란 사회부 기자 dallan@seoul.co.kr
  • 여섯 살 꼬마가 철도박물관 국장으로[동영상]

    여섯 살 꼬마가 철도박물관 국장으로[동영상]

    올해 여섯 살 꼬마가 회의 도중 앙증맞은 팔로 탁자를 내려치며 직원들에게 호통을 친다.짧은 보폭의 그를 따라잡으려고 메모장을 든 여직원 둘이 종종걸음을 치며 지시사항을 받아 적느라 부산을 떤다.열심히 일하느라 지치면 박물관 안의 벤치에 아무렇게나 몸을 누인 채 잠을 잔다.입을 씰룩거리며, 동영상 보러가기 삐뚤빼뚤한 글씨의 주인공인 영국 레처스터 출신의 샘 포인턴이 뉴욕에 있는 미국립철도박물관의 ‘즐거움 국장(Director of Fun)’에 최근 임명돼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철도와 기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포인턴은 어느 날 휴가 중의 아빠가 신문에서 전임 국장인 앤드루 스코트가 은퇴하니 새 사람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자신에게 알리자 박물관에 편지를 써 당당히 선택받았다. 그는 편지에 “난 전기로 움직이는 철도 트랙을 갖고 있어요.내 트랙을 너무 좋아한답니다.금방이라도 두 객차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어요.”라고 썼다. 포인턴은 “세계 최고의 직업인 걸요.이 직업이 좋아요.너무 재미있거든요.”라고 말한 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증기엔진인데 바퀴를 돌릴 때 너무 좋아요.”라고 흥분했다. BBC 기자는 이 당돌한 여섯살 꼬마에게 철도박물관에서의 역할이 주어지게 만든 본인의 자질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답니다.대답은 “유로스타를 비롯해 많은 기차를 타봤다.”는 것. 어머니 로레인은 “그 나이 또래의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기차에 열광한다.동력 전달장치나 피스톤들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도대체 만족할줄 모른다.”며 이 직업을 갖게 되면 학업을 계속할 수 없으니 지금은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뜯어말렸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엄청 끈질기게 졸라대는 포인턴에게 두 손을 든 엄마아빠는 그가 쓴 편지를 박물관에 부쳐주기에 이르렀다.그리고 가족 모두가 박물관 초청으로 다시 그곳을 찾았다.포인턴에겐 벌써 세 번째 방문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그렇게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철도에 열정을 품는 것을 보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고 마냥 즐거워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브라질 지하철역 ‘뚱뚱한 사람 우대석’ 논란

    브라질 지하철역 ‘뚱뚱한 사람 우대석’ 논란

    어느 지하철역에나 열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설치돼 있다. 좁은 공간에 설치하다보니 작은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놓은 벤치가 대부분인데, 몸집이 조금이라도 큰 사람은 이용하기가 여간 애매하지 않다. 브라질의 상파울루 지하철이 이런 애로사항을 겪는 ‘큰 사람’들을 배려한 특별 벤치를 선보였다. 브라질의 비만 인구가 급속도로 많아지면서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 트리아논-마스삐(Trianon-Masp)역에 설치한 이 의자는 일반인들의 하얀색 의자와 구별되도록 파란색을 띈다. 이 의자는 일반 의자보다 2배가량 넓고, 250㎏까지는 문제없이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지지대를 연결했다. 각 의자에는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뚱뚱한 사람 우선석’이라는 글귀가 있어 어린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상파울루 지하철 측은 이 의자가 뚱뚱한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의외의 반응이 쏟아져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파울로 지하철 대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뚱뚱한 사람들이 예상외로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아무래도 그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난감한 입장을 표했다. 이어 “그들은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뚱뚱하다고 여기고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metro.co.uk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피스컵코리아 2009]귀네슈 먼저 웃었다

    [피스컵코리아 2009]귀네슈 먼저 웃었다

    올 시즌 3관왕을 노리는 팀간의 대결에서 서울이 먼저 웃었다. 프로축구 서울은 19일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피스컵코리아 준결승 1차전에서 아디의 결승골을 앞세워 포항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2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진출을 확정짓는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정규리그와 컵 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을 달성할 가능성에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또 지난 4월4일 정규리그 수원전부터 이어온 홈 연속 무패 기록을 10경기(8승2무)로 늘렸다. 서울이 최근 야심차게 영입한 192㎝의 장신 공격수 안데르센(브라질)은 전반 19분 포항의 골망을 먼저 흔들었다. 수비수 맞고 방향이 휘어져 느리게 떼굴떼굴 굴러간 공이라 조금 멋쩍기는 했지만 2번째 출전 만에 챙긴 짜릿한 데뷔골이었다. 포항 노병준은 6분 뒤 헤딩슛을 꽂아넣으며 균형을 맞췄지만, 서울은 또 도망갔다. 전반 34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받은 아디가 문전 혼전 중 강력하게 차 넣으며 2-1로 앞서 나갔다. 후반 들어 포항의 매서운 공격이 불을 뿜었지만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에 결국 골사냥은 수포로 돌아갔다. 사실 서울에게는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8강 인천전에서 과도한 항의로 퇴장 당한 세뇰 귀네슈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한 데다 ‘포항 킬러’ 데얀까지 퇴장당하며 출전하지 못해 불안했다.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이청용의 공백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울은 역시 포항의 천적이었다. 국가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기성용이 중원에서 여전히 감각적인 움직임으로 다양한 활로를 뚫었고, 이승렬과 정조국도 빠르게 움직이며 공격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30분에는 공격수 이상협을 추가 투입하며 더 공격적인 진용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열매는 달콤했다. 2006년 8월30일 이후 포항과 치른 7경기에서 6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뽐냈다. 최근 5차례 대결에서도 전승을 거뒀다. 최근 11경기에서 8승3무로 최고의 상승세를 보여주던 포항은 서울 징크스 앞에 약 석달만에 또다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인 부산은 2-1로 1차전 승리를 챙겼다. 울산이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진 현영민의 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재정비한 부산이 후반 2분 이정호의 만회골로 동점을 만든 뒤 28분 정성훈의 골까지 보태 상대전적 9연속 무승(4무5패)의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스컵 코리아] 태극전사 VS 2군스타

    [피스컵 코리아] 태극전사 VS 2군스타

    “창현을 막아라.”, “성용을 뚫어라.” 나란히 트레블(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컵대회 우승)을 겨냥한 FC서울과 포항이 19일 피스컵코리아 4강 1차전에서 맞붙는다. 세뇰 귀네슈(57) 서울 감독과 세르히우 파리아스(42) 포항 감독의 지략대결도 관심이지만, 최대 고비에서 누구를 내세울 것이냐가 관건이다. 홈팀인 정규리그 선두 서울에서는 ‘허정무호의 황태자’ 기성용(20), 원정전을 벌이는 3위 포항에선 2군 출신 골잡이 유창현(24)이 선봉에 선다. 서울은 포항과 역대 전적에서 38승42무44패로 뒤지지만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4승1무를 기록하며 과거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특히 포항과 최근 4연승에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달리는 터라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귀네슈 감독과 골잡이 데얀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귀네슈 감독과 데얀은 컵대회 8강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포항과 4강 1·2차전에 모두 나설 수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엔 프리키커 기성용의 움직임은 필요충분조건으로 꼽힌다. 그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지난 15일 경남전에서 서울은 혼쭐이 난 끝에 겨우 승점 3을 챙겼다. 미드필드에서부터 경기의 매듭을 풀 선수가 없었기 때문. 이번엔 기성용이 빼어난 패스와 드리블로 역습을 노린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게 귀네슈 감독의 계산이다. 이영진 수석코치가 벤치를 지키는 서울은 최근 홈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의 상승세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 원정 5연속 무패(4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포항은 지난해 2군 리그 득점왕(13골) 출신인 유창현을 앞세워 서울 골문을 뚫겠다는 각오. 유창현은 1군으로 올라선 올 시즌 공격 포인트 8개(6골 2도움)를 올려 코칭스태프를 흐믓하게 했다. 최근 잇따라 풀타임 출장하며 조커 역할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능력이 빼어나고 찰거머리 근성으로 수비에도 적극적이어서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181㎝의 튼실한 체격 조건에다 ‘포항의 산소탱크’로 불릴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 박창현 포항 코치는 “엄청난 움직임 탓에 상대 수비수들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라고 유창현의 활약을 기대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신길역 지하차도에 갤러리

    신길역 지하차도에 갤러리

    준공 뒤 단 한 차례 보수공사도 없었던 신길역 지하차도에 갤러리가 설치되는 등 영등포구 신길역 광장 주변경관이 새롭게 디자인된다. 구는 신길역 주변경관사업이 서울시 시범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모두 30억원을 들여 내년 6월부터 리모델링(조감도) 에 들어간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단순 휴식시설이 아닌 다양한 계층이 소통할 수 있는 문화광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한강생태공원 및 여의도 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을 연결하는 광범위한 녹지축 역할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시민편의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균일하게 다시 포장하며 노후한 공공시설물들을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가로등, 소화전, 벤치, 공중전화부스, 볼라드 등에는 서울시의 통합디자인을 적용한다. 또 보도블록과 공공시설물을 보행자들이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색상으로 변경하며, 북측광장에는 분수대와 개울 등 친수공간을 조성해 편안하고 여유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민다는 것이 구의 생각이다. 특히 신길역 앞 광장에는 야외무대를 마련, 다채로운 공연과 야간경관 조명 보완 등을 통해 삭막한 도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구는 내다봤다. 또한 준공 뒤 단 한 차례의 개·보수도 없었던 신길역 지하 차도 및 보도를 전면 리모델링해 미술품을 전시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오봉환 도시디자인과장은 “시와 영등포구는 이번 신길역 주변경관사업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강 르네상스와 샛강 문화다리, 여의도공원 및 영등포공원과 연계해 구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한테는 내가 필요해/이성률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한테는 내가 필요해/이성률

    “찬우야, 냉장고에서 계란 좀 갖다 줄래?” 엄마가 생선을 구우면서 찬우를 불렀다. 엄마가 계란찜이나 계란말이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아빠가 좋아하는 계란프라이를 할지도 몰랐다. 찬우는 블록 쌓기를 하다가 다용도실에 있는 냉장고로 갔다. 그런데 계란을 꺼냈을 때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찬우는 고개를 젖혀서 양쪽 눈과 코 사이에다 계란을 놓고 천천히 한 발을 옮겼다. 그렇지만 두발째는 뗄 필요가 없었다. “퍽!” 찬우는 이제 야단났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다용도실 앞에 나타난 엄마가 눈썹을 모은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에서 파바박, 불꽃이 튈 것 같았다. “찬우 너!” 찬우는 강아지가 꼬리를 내리듯이 슬며시 눈꼬리를 내렸다. 엄마의 숨소리가 거칠게 들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애가…….” 찬우는 최대한 착하게 보이려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배에다 갖다 댔다. 그리고 코를 훌쩍이는 시늉을 했다. “넌 계란 하나도 제대로 못 가져오니?” “다음부턴 손으로 갖다 드릴게요.” “뭐? 너 그럼 어떻게 가져오다 깬 건데?” “여기에다가요.” 찬우는 고개를 젖혀서 손가락으로 두 눈과 코 사이를 가리켰다. “내가 정말 못 살아.” “여기다 놓고 가면 안 떨어질 것 같았단 말예요.” “니 코가 테이프니? 딱풀이야?” “푸우.” 찬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그만 해도 다시는 안 그럴 텐데 엄마 잔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렇잖아도 납작코인 게, 어휴 정말.” 찬우는 꾀가 나서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엄마, 생선이 타려나 봐요.” “누가 너더러 생선 걱정하라고 그랬니? 뜨거우면 지가 알아서 뒤집는 거지.” “엥?” 찬우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엄마를 올려보았다. 그러고는 속으로 ‘엄마, 바보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넌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왜 하는 일마다 그 모양이냐구? 어유, 말해 봤자 입만 아프지. 저리 비키기나 해!” 엄마가 찬우를 밀쳤다. ‘우씨!’ 찬우는 기분이 나빴다. “놀랐지? 어디 다치진 않고? 그러니까 계란은 손으로 들어야지.” 이런 말을 해줬다면 엄마가 참 멋져 보였을 텐데 반발심만 생겼다. 아니면 “또 그럴 거야?”라고만 물어도 충분히 반성을 할 텐데, 이젠 반성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도대체 생각이 있냐구? 좋아. 내가 얼마나 생각 있는 아인지 보여줘야 돼.’ 찬우는 곧장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었다. 아주 강력하게 보여줄 생각이었다. 집에서 나온 찬우는 개천을 따라 죽 걸었다. 집이 안 보이는 곳까지 아주 멀리 걸어갔다. “엄마는 나 없이 고생 좀 해야 돼.” 찬우는 개천을 따라 띄엄띄엄 설치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서 투덜거렸다. “유치원 때부터 계란 갖다 준 것만 해도 백 번은 넘을 거야. 근데 겨우 한 번 깨뜨렸다고 하는 일마다 그 모양이래. 사고 칠 때보다 안 칠 때가 천배 백배 많은데.” 찬우는 지금쯤 엄마가 반성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없어진 걸 알고 벌써 찾으러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흥, 어디 찾아보시라지.” 그렇지만 다리를 흔들면서 30분쯤 앉아 있었는데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찬우는 슬슬 걱정이 되었다. 자기가 너무 멀리 와서 엄마가 못 찾는지도 몰랐다. “좋아. 처음이니까 내가 봐주는 거다.” 찬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이 보이는 곳까지 갔다. 그렇지만 엄마가 찾아오려면 한참을 걸어와야 하는 거리였다. 애국가를 네 번쯤은 부르면서 와야 할 거리였다. “더 이상은 양보 못해.” 찬우는 의자에 앉아 집 쪽을 바라보았다. 집을 보니까 마음이 놓였다. 그렇지만 또다시 30분 정도가 지나도 엄마가 나타나지 않자 찬우 코가 실룩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가는 만큼 입도 조금씩 삐져나왔다. “내가 많이 왔나? 좋아. 내가 쬐금만 더 봐준다.” 찬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 쪽으로 더 걸어갔다. 딱 절반만 더 걸어갔다. 그러니까 엄마가 애국가를 두 번만 부르면 올 수 있는 거리였다. 조금 있으니까 할아버지 한 분이 찬우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녁 먹을 시각인데 안 들어가고 뭐하니?” “가출했어요.” “가출?” 할아버지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힘든 결정을 했구나. 그런데 왜 그랬는지 물어도 되니?”라고 했다. 찬우는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할아버지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 엄만 바보예요.” “거 안 됐구나.” “나보다 계란이 더 중요한 줄 알아요.” 찬우는 금방 서러움이 몰려왔다. “설마 그러기야 하겠니?” “할아버지가 우리 엄말 몰라서 그래요.” 찬우는 주먹을 쥐면서 자신 있게 말했다. “그래도 내 생각엔 일단 들어가서 맛있는 것부터 먹고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구나. 자장면도 좋고, 떡볶이나 피자도 괜찮겠지.” “싫어요. 엄마한테는 반성이 필요해요.” “가출한다고 얘기는 했니?” “아뇨.” “쯧쯧. 실수를 했구나. 가출한다고 했어야 엄마가 반성을 할 텐데 말이다.” 할아버지 말을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몰랐다. “그럼 내가 가서 알려주는 게 어떠냐? 난 집에 들어가는 길이니.” 찬우는 고민이 되었다. 이러다 엄마가 나오지 않으면 깜깜한 밤까지 밖에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까 집에 가서 자장면을 먹고 게임기를 가지고 나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만두세요.” 찬우는 더 버텨보기로 했다. “할 수 없구나. 그럼 잘 있거라.”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엉거주춤 서서 찬우를 내려다보았다. “우리 엄마, 바보는 아니에요.” “정말 다행이구나.” 찬우는 할아버지가 멀어지는 것을 아쉽게 지켜보았다. 어쩐지 할아버지가 멀어질수록 엄마가 안 나타날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주변이 어둑해졌다. 그렇지만 찬우 얼굴만큼이나 어둡지는 않았다. “쪼르륵.” 저녁 먹자고 배에서 신호가 왔다. 할아버지 말대로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 그것도 곱빼기로 먹고 싶었다. 그렇지만 찬우는 참기로 했다. 엄마한테 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쪼르륵.” 배가 또 신호를 보냈다. “너 가만히 안 있어!” 찬우는 자기 배를 바라보면서 눈을 흘겼다. “어유, 하여튼 엄마는 문제야.” 점점 어두워지자 찬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서 의자 근처를 왔다 갔다 했다. 초조한 마음을 두 손에다 모으고 ‘왔다리 갔다리’ 했다. ‘왔다리 갔다리’ 하자 찬우 마음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했다. 집으로 들어가고 싶기도 하고, 절대로 들어가고 싶지 않기도 했다. “어, 찬우야!” 찬우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아빠였다. 아빠를 보자마자 굳어 있던 찬우 얼굴이 자동 우산처럼 확 펴졌다. “우리 찬우가 마중 나왔구나?” 찬우는 얼른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가출했어요.” “뭐?” 아빠는 놀란 눈치였다. “엄만 날 너무 괴롭혀요.” 아빠가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씩 웃었다. “그럼 나도 가출해야겠다.” “네?” “너도 알지만 아빠도 엄마한테 괴롭힘을 당하잖아. 어젠 똥 누고 물 안 내렸다고 혼나고.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건데 말야. 안 그러니?” “맞아요. 아빠는 결혼을 잘못 한 거 같아요. 근데 엄마는 어떡해요?” 찬우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 “어떡하긴. 아빠도 없고 너도 없이 혼자 사는 거지.” “그러지 말고 아빠는 들어가세요. 아빠는 엄마 남편이잖아요.” 찬우는 대단한 결심을 한 것처럼 입에다 힘을 주었다. “엄마한텐 아빠보다 찬우가 더 필요한 것 같은데? 곧 있으면 어린이날인데 선물을 누구한테 줘야 할지도 고민일 거고. 옆집에 사는 동동이한테 줘야 할지, 니 친구 수용이한테 줘야 할지?”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기가 받을 선물을 동동이나 수용이한테 주다니, 절대 안 될 일이었다. “아빠? 그럼 이번만 봐줄까요?” “아빠야 찬우 편이니까 찬우가 하자면야 뭐.” 아빠가 양쪽 볼을 동그랗게 모으면서 소리 없이 웃었다. 찬우도 아빠를 따라 빙긋이 웃었다. 찬우는 이번 한 번만 엄마를 용서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아빠가 태워주는 목말을 타고 가면서 ‘텔미 텔미’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작가의 말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무척 바쁩니다. 여러 학원을 다녀야 하고, 다녀와서는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해야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거나, 가족과 함께 성장해야 할 시간에 달달 암기해야 하는 일에만 내몰립니다. 서너 달이 지나면 대부분 까먹을 것들을 위해서 말이에요. 그런 만큼 저는 아이들이 동화를 읽고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았으면 합니다. 동화의 세계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았으면 합니다. 엄마 아빠는 그 곁에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 주시고요. ●작가 약력 전남 해남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00년 세기문학 시부문 신인상.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당선. 서해아동문학상 수상. 시집 ‘나는 한 평 남짓의 지구 세입자’ 교양도서 ‘목민심서’
  • [프리미어리그] 4인의 코리안 생존경쟁 돌입

    프리미어리그에 나서는 ‘코리안 사총사’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됐다. 2009~10시즌이 15일 오후 8시45분 첼시와 헐시티의 경기를 신호탄으로 일제히 막을 올린다.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조원희(26·위건), 이청용(21·볼턴), 설기현(30·풀럼)에게 최대 숙제는 단연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다. “벤치에 앉아 있는 한이 있어도 프리미어리그로 가겠다.”고 외친 그들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을뿐더러 그래서도 안 된다. 개막일 오후 11시위건은 애스턴, 풀럼은 포츠머스와 각각 원정, 볼턴은 선덜랜드와 홈에서 맞선다. 맨유는 이튿날 오후 9시30분 버밍엄과 홈 경기를 갖는다. 이날 출전한다면 청신호임이 틀림없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지난 9일 FA컵 챔피언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에 선발 낙점을 받아 주전 가능성을 환하게 밝혔다.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해 다섯 시즌째를 맞으면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임도 계속 쌓아 왔다. 그러나 맨유가 새로 영입한 안토니오 발렌시아(24·에콰도르), 단짝으로 통하는 루이스 나니(23·카보베르데), 조란 토시치(22·세르비아)와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때마침 영국 스포츠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13일 맨유의 시즌 예상 베스트 11을 꼽으며 미드필더에 박지성을 발렌시아, 마이클 캐릭(28·잉글랜드), 대런 플레처(25·스코틀랜드)와 함께 손꼽았다. 나니, 라이언 긱스(36·웨일스), 토시치, 오베르탕과의 측면 미드필더 6대2 경쟁에서 일단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려면 미드필더들이 적어도 40골을 넣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한 퍼거슨 감독의 말대로 박지성은 골 결정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8경기 중 25경기(선발 21경기, 풀타임 10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종아리 부상으로 막판에야 데뷔전을 치렀던 조원희는 헨드리 토마스(24·온두라스), 호르디 고메스(25·스페인)와의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 자신을 영입한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떠난 뒤 새로 팀을 맡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 9일 세인트 미렌과의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 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벤치를 지켜 여전히 무거운 분위기다. 한국인 7번째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은 아직 어린 편이라 길게 내다보고 입지를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게리 맥슨 감독이 “유소년 때부터 그를 지켜봤다.”고 말했을 정도다. 수비에 치중하는 지루한 축구라는 혹평을 들은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청용을 통해 비난을 돌파할 심산이다. 이청용에겐 션 데이비스(30·잉글랜드)가 껄끄럽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여서 유리한 편이다.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 임대돼 1골 5어시스트를 뽑은 설기현도 FK 베트라와 유로파리그 예선 3라운드 1차전에서 복귀 골까지 터뜨리는 등 프리시즌 5경기(4경기 풀타임, 1경기 교체)에 모두 출전하면서 부활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베트라와의 2차 홈 경기에서는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끝내 출전이 무산되는 등 아직 주전으로서 입지가 약해 배수진을 쳐야 할 상황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민선 4기-남은 1년 이렇게] 김영순 송파구청장

    [민선 4기-남은 1년 이렇게] 김영순 송파구청장

    “창의와 통합은 민선4기 구청장이 된 이후 한순간도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화두였습니다.” 송파구는 지난 3년간 톡톡 튀는 정책과 주민 참여 행정으로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각됐다. 중심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자치단체장인 김영순 구청장이 있다. ‘우측보행’ ‘나눔발전소’ ‘아토피 어린이집’ ‘1만원의 행복’ ‘결혼 이민자 원어민 강사제 도입’ 등 송파구가 지난 3년간 쏟아낸 독창적인 정책들은 주요 언론으로부터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자치구가 해냈고, 장관이 하지 못한 일을 구청장이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좌측보행’을 ‘우측보행’으로 바꾼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1년 조선총독부가 좌측보행을 시행한 지 무려 88년 만의 일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를 만들어 국내 최초의 아토피 어린이집을 선보였고, 송파무인자전거대여시스템(SPB)은 전국적으로 녹색교통의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경제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할 처지에 놓인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매달 1만원짜리 장학금 계좌를 갖도록 하는 ‘1만원의 행복’과 태양열 발전소에 적은 예산을 투자해 발전 수입의 일부를 저소득층 주민들의 에너지 소비 비용으로 지원하는 ‘나눔발전소’는 나눔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무심코 보면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지는 일들도 관심을 가지고 집요하게 파고들다 보면 돌파구가 열리는 법”이라며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노력한 것이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해 실천하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주민 참여를 통한 ‘통합 행정’ 역시 자치 행정의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 속엔 “주민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김 구청장의 ‘통합 리더십’이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공권력에 의존하기보다는 끈질긴 대화와 설득으로 잠실새마을시장 주변의 불법 노점들을 자진 정비토록 했다. 지난 30여년 간 신천역 석촌호수 주변을 무단 점거해온 70여개의 불법 노점도 순차적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불협화음을 예방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주민참여옹호인제도 역시 통합 행정의 새로운 모델이다.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재건축 주민들의 이익과 의견을 대변하기 때문에 재건축 현장에도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남은 1년도 끊임없는 창의와 통합의 정책을 발굴, 추진해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송파의 미래를 구현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삼성硏 “한국기업 깜짝실적 환율효과 덕분”

    한국 기업의 최근 ‘깜짝실적’은 절반 이상이 환율효과 때문이므로 외부환경의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최근 위기에 빛난 기업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2분기 한국 기업의 화려한 실적은 경쟁력 확보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은 환율효과와 해외 경쟁사의 수비적 전략 등 외부 여건의 덕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화와 엔화의 환율 변동이 엇갈려 2분기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1년 전과 비교해 일본보다 36% 유리해졌다.”면서 “만약 환율 상황이 반대일 경우 우리나라에서 버틸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생각하면 일희일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최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나홀로 선전’했던 기업 10개를 골라 이들의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가 요약한 성공비결은 P&G·혼다·포스코·신일철(新日鐵) 등의 원가절감능력, 네슬레·패스트리테일링·구글 등의 불황형 마케팅, 골드만삭스·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의 리스크 관리다.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반격에 나설 태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요일제 차량 보험할인, 주말용에 확대해야

    이르면 12월부터 요일제에 참여하는 차량에 대해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평일 중 하루를 정해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최대 10%까지 자동차보험료를 깎아 주는 식이다. 승용차에 달린 자가진단(OBD)단자에 단말기를 달면 운행거리와 위치추적이 가능해 참여차량을 식별할 수 있다. 장비는 손보사가 대량구매해 운전자에게 공급하면 된다. 위반횟수를 참작해 보험갱신 때 할인 폭을 줄이거나 백지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보험료 할인혜택 부여에 따른 승용차요일제의 성공 가능성이 꽤 클 것이라고 본다. 실제 최근 발표된 대구·경북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보면 대구시 차원의 요일제 참여차량은 전체의 5.5%에 머물렀지만, 준수율은 95%로 높았다. 5회 이상 위반차량은 4%대에 불과했다. 이에 힘입어 도심 교통량의 6~14%가 줄었고 1인당 23만원의 유류 및 탄소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사실 보험 당국은 2012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주행거리별 보험료 차등적용’의 전 단계로 요일제차량 보험할인 정책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식별장치 설치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차량의존도가 높은 영세 자영업자의 보험료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선결해야 국내 착근이 가능하다. 자동차보험료 차등적용 시행과는 별개로 요일제 차량 보험료 할인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주말용 차량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 변화와 도전에 나선 코리아 ‘EPL 4인방’

    변화와 도전에 나선 코리아 ‘EPL 4인방’

    ‘꿈의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여름 눈에 띄는 선수 이동과 여러 가지 변화로 인해 새 시즌을 앞둔 EPL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코리아 EPL 4인방이 있다. 2009/10시즌 EPL 무대에 나설 한국 대표는 총 4명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소탱크’ 박지성을 비롯해 중동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풀럼의 설기현, 위건 애슬레틱의 ‘살림꾼’ 조원희 그리고 볼튼 원더러스의 새로운 날개로 낙점된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그 주인공들이다. 어느덧 잉글랜드 무대 5년차에 접어든 박지성의 새 시즌 과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가치를 입증시켜하는 것이다. 그동안 박지성은 ‘산소탱크’란 별명답게 맨유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팀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그동안 박지성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해 왔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능력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의 박지성을 있게 한 ‘수비적 윙어’에서 보다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일단 시즌 개막을 알렸던 커뮤니티 실드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활약상은 새로운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나니와 함께 측면에 배치된 박지성은 전방에 위치한 웨인 루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자주 호흡을 맞추며 맨유의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지만, 박지성의 새로운 진가를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 설기현에게는 어쩌면 올 시즌이 마지막이자 새 시즌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주전경쟁에 밀리며 시즌 도중 중동 임대를 떠났던 설기현은 재충전을 마치고 EPL 무대로 컴백했다. 프리 시즌을 통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설기현은 UEFA 유러파 리그 3차 예선에서도 골을 터트리며 새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여전히 풀럼 내 설기현의 입지는 확고하지 못하다. 지난 시즌 설기현을 대신해 팀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즐비한데다 설기현이 완벽히 부활한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경우 로이 호지슨 감독에게 또 다시 외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 멤버에 변화를 주지 않는 호지슨 감독의 마음을 시즌 초반 사로잡지 못한다면 또 다시 벤치에서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조원희와 EPL 신입생 이청용에게는 여러 가지 변수가 새 시즌 입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원희의 경우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1경기 출장에 그치며 사실상 올 시즌이 데뷔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감독도 바뀌었으며 경쟁자들도 새 얼굴들로 채워져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조원희의 최대 경쟁자였던 리 카터몰이 스티브 부르스 감독을 따라 선더랜드로 이적했다는 점이다. 여전히 헨드리 토마스, 벤 왓슨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나 위건 중원의 터주대감이었던 카터몰의 이적은 조원희의 주전 경쟁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청용에게는 주변의 모든 요소가 변수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함은 물론이며 매주 치열한 순위 싸움에 대한 스트레스도 이겨내야 한다. 주전 경쟁에 앞서 새로운 환경과 팀에 적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앞둔 상태다. 그리고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이청용의 EPL 도전은 성공 혹은 실패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립대 3곳이상씩 묶어 1개 연합대학으로 만든다

    국립대 3곳이상씩 묶어 1개 연합대학으로 만든다

    3개 이상의 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통합하는 국립대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최근 사립대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데 이어 국립대 구조조정에도 본격 착수키로 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09년 국립대 구조개혁 추진계획안’을 최근 확정, 공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안에 따라 다음달 11일까지 각 대학들로부터 구조조정 계획서를 받는다. ●캠퍼스 그대로 두고 특성화 특징은 ‘3개 이상 대학의 연합’을 통한 대학 체제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는 점이다. 안에 따르면 동일 권역에 있는 3개 이상의 국립대는 단일 의사결정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 이후 각 대학은 캠퍼스를 유지하면서 특성화와 정원조정 등을 진행한다. 단일 법인으로 전환은 3년 안에 완료해야 한다. 연합에 참여하는 개별 대학의 총장 직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중심 대학 총장은 가칭 ‘연합대학운영위원회’의 장을 겸임한다. 연합 대학들은 의사결정기구로 ‘연합대학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법인화 이후에는 ‘연합대학 이사회’ 체제로 전환한다. 연합체로 대학을 운영하는 동안 서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학과·학부는 통폐합해야 한다. 각각의 대학은 연구중심대학, 학부중심대학, 특성화대학 등으로 특화하게 된다. 이 같은 안은 기존 국립대 구조조정안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지적 때문에 나왔다. 기존 국립대 구조조정 모델은 ‘흡수 통합’ 형식을 띠고 있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대학에 흡수되는 소규모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컸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통폐합 자체가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 통폐합 대상 교직원들의 반발로 통합된 복수 캠퍼스에 중복 학과가 따로 운영되기도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 대학이 다른 대학을 흡수하는 기존 모델은 교명을 결정하는 데서부터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을 빚을 만큼 부작용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괄적인 통폐합 대신 각 캠퍼스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대학 사이 기능 조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반발과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새달11일까지 계획서 접수 교과부는 대학들의 사업신청서를 받아 심사한 뒤 연말까지 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승인을 받으면 내년부터 교과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학교 간 연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교과부는 이 같은 방식을 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학 시스템을 일부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즉 UC(University of California, 연구중심대학), CSU(California State University, 학부중심대학), CCC(California Community College, 2년제 단과대학)로 나뉘는 캘리포니아주 대학의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립대와 사립대에 대한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학 사회 안팎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충청 지역 국립대의 한 관계자는 “특성화가 말처럼 쉽지 않고 본질은 밥그릇 싸움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수도권 한 사립대 관계자도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소대학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7월부터 경영난이 심하거나 학사 운영이 부실한 30여 개 사립대에 대해 집중적인 경영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는 11월까지 이어진다. 조사 결과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대학은 타 대학과 합병하거나 해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 미충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더이상 구조조정을 미루기 힘든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31) 양평 중원계곡~도일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31) 양평 중원계곡~도일봉

    오래 전부터 중원계곡은 양평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여름철 휴가지였다. 물 좋기로 유명한 가평의 용추계곡, 백둔계곡, 조무락골이 부럽지 않은 청정계곡이다. 용문산(1157m) 동쪽 자락에 꼭꼭 숨어 있어 외지인들은 언감생심 그 존재를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시나브로 입소문이 나고, 계곡산행을 즐기는 산꾼들이 찾아들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중원계곡은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수림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장관을 이룬다. 더욱이 수도권에서 가깝고 산길이 험하지 않아 여름휴가철 가족 산행지로 제격이다. ●용문산이 감춰둔 양평 제일의 청정계곡 남한강의 수문장 양평 용문산은 기개 넘치는 용의 형상으로 수도 서울을 호위하고 있다. 그 기세는 동쪽의 중원산(800m)과 도일봉(864m)으로 이어지는데, 중원계곡은 두 봉우리 사이를 약 6㎞ 흐르는 깊은 계곡이다. 용문산과 도일봉의 뿌리는 오대산 두로봉(1422m)에 닿아 있다. 오대산에서 계방산(1577m), 오음산(930m), 용문산, 유명산(866m) 등을 지나 양수리에서 마감하는 산줄기를 한강기맥으로 부른다. 산행 코스는 중원계곡을 따라 싸리재에 오른 뒤에 도일봉까지 능선을 타고, 다시 중원계곡으로 내려오는 것이 정석이다. 거리는 10.4㎞, 5시간쯤 걸린다. 산행 들머리는 주차장을 지나 최근에 세운 펜션 건물을 오른쪽으로 끼고 나 있다. 5분쯤 들어가면 첫 번째 계곡을 건너는데, 그 규모와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서 심상치 않은 계곡임을 직감한다. 이어 낙석지대를 지나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중원폭포가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중원폭포는 불과 1㎞, 10여분 거리에 불과하다. 중원계곡 최고의 비경이 마을에서 가까운 것이 산꾼들은 불만이지만,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는 그야말로 축복이다. 수영장처럼 드넓은 소와 아담한 폭포를 거느린 중원폭포는 주변이 깎아지른 벼랑으로 둘러싸여 풍광이 빼어나다. 피서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발을 담그고, 동네 청년은 바위에 올라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다이빙을 한다. 물속은 다이빙해도 머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깊다. 폭포 앞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면 폭포의 전모가 드러난다. 상단은 긴 와폭의 형태로 3~4m 높이의 물줄기가 서너 번 이어지다가 마지막으로 넓은 웅덩이로 떨어지는 것이다. 중원폭포를 지나면 인적이 뜸해지지만 빼어난 계곡은 계속된다. 15분쯤 올라 작은 폭포를 지나면 제법 넓은 계곡을 만나는데, 물이 많아 설치된 로프를 잡고 건너야 한다. 이어지는 갈림길. 오른쪽으로 ‘도일봉 2.7㎞’라 써진 이정표를 따라 도일봉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나중에 도일봉에서 이 길로 하산하기 때문에 눈여겨 봐둔다. 싸리재로 가는 길은 계속 계곡을 따른다. 작은 고개를 넘어 원시성이 물씬 풍기는 길을 20분쯤 오르면 다시 삼거리. 왼쪽은 중원산, 직진이 싸리재다. 이제 계곡과 헤어져 완만한 비탈을 20분쯤 오르면 싸리재에 닿으며 한강기맥 위에 올라서게 된다. ●중원계곡의 비경 중원폭포의 위용 제법 펑퍼짐한 공터에 원추리들이 어우러진 싸리재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정적을 깨뜨리는 딱따구리와 뻐꾸기의 울음소리도 곧 우거진 수풀 속으로 잠긴다. 싸리재에서 중원산까지는 5.12㎞, 도일봉은 1.57㎞ 거리다. 동쪽 도일봉 방향을 잡고 호젓한 능선을 15분쯤 따르면 싸리봉이다. 삼각점이 있고 나무 벤치가 있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 싸리봉을 지나 이름 없는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소나무 사이로 웅장한 용문산이 슬쩍 고개를 내민다. 도일봉이 가까워지면서 능선은 암릉으로 바뀐다. 제법 가파른 길을 20분쯤 오르면 시야가 뻥 뚫리는 정상이다. 정상에는 안내판과 넓은 헬기장이 있고, 바위 위에 올려진 도일봉 비석이 멋지다. ●한강기맥에 뿌리를 둔 도일봉 비석 옆에서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동쪽으로 주변을 압도하는 웅장한 봉우리가 용문산이다. 정상에 레이더기지 같은 건물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용문산과 이어진 뾰족한 백운봉이 귀엽게 보인다. 양평 옥천면 일대에서 하늘을 찌르는 기세가 여기서는 맥을 못 춘다. 용문산 앞쪽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봉우리가 중원산이고, 그 아래 협곡이 올라온 중원계곡이다. 그동안 거쳐온 싸리재와 싸리봉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보람차다. 시선을 남쪽으로 돌리면 단월면과 용문면 시내가 나타난다. 하산은 중원계곡으로 내려서야 한다. 산불감시를 위해 세운 철탑 아래에 하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쫓아 5분쯤 능선을 타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을 따르면 중원계곡으로 뻗어간 지릉을 타게 된다. 바위가 많은 지릉은 서서히 고도를 낮추다가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지점에서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급격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30분쯤 급경사를 내려오면 다시 중원계곡을 만나게 된다. 휘파람을 불며 20여분 중원계곡을 따르면 중원폭포.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갔다가 얼른 꺼낸다. 마치 빙하 녹은 물처럼 차갑다. 여행전문가 ●가는 길과 맛집 동서울터미널에서 용문행 버스가 06:15~21:30까지 12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중앙선 열차 이용, 용문역(031-773-7788)에서 하차. 하루 15회 운행. 중원계곡은 용문터미널에서 1일 6회(07:10, 09:10, 11:00, 14:10, 17:30, 18:30) 운행하는 중원리행 버스를 이용한다. 양평 시내의 정안가든(031-774-6620)은 전라도식 양념으로 아구찜과 간장게장을 내오는 맛집이다.
  • 도봉 ‘전화 친절응대’ 전국이 배운다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위한 자기점검 프로그램인 도봉구의 ‘마스터코칭 시스템’이 전국 자치단체로 퍼져가고 있다.도봉구는 지난 7월까지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한 전국 60개의 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 마스터코칭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고 5일 밝혔다. 마스터코칭 시스템이란 대국민 친절서비스 향상을 위해 도봉구가 전국 최초로 자체 개발한 전화 친절 응대 자가진단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고객을 가장한 모니터 요원)과 본인의 통화 내용은 물론 가장 모범적인 통화 우수사례를 전자결재시스템(Biz-Flow)에서 언제나 비교청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 이 시스템을 구청 전 부서에 확대 운영한 결과 친절 평균점수가 지난해 하반기 88.35점에서 7월 말에는 89.30점으로 0.95점 상승했고, 개인별 전화응대 점수가 90점 이상인 직원이 100명 이상 증가하는 등 커다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민원여권과 최은주(37)씨는 “이 시스템을 통해 우수사례의 음성을 자꾸 듣다 보니 어색했던 ‘더 궁금하신 점은 없으신가요.’라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면서 “지금은 ‘안녕하십니까. 민원여권과 최은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한다.”고 말했다.도봉구는 지난 6월26일 구청 대강당에서 직원들의 친절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지자체와 공공기관 직원 200여명에게 마스터코칭 시스템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효과적인 설명을 위해 구청 연극동아리인 ‘도봉구 스마일 홍보단’이 마스터코칭 시스템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김주광 창의전산과장은 “전국 모든 공공기관들이 국민들에게 더 친절하고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료보급 설명회를 열었다.”면서 “앞으로 직원 친절점수가 100점이 될 때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현장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은행들 짭짤한 틈새공략

    은행들 짭짤한 틈새공략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은행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365일 쉬지 않는 은행’, ‘24시간 편의점 은행’ 등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기발한 마케팅이 시선을 끈다.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대형 할인점에 문을 연 하나은행은 요즘 다른 은행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개점 두 달여를 지난 할인점 지점의 실적이 다른 신규 지점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도권에 개설된 하나은행 일반지점 3곳과 대형마트 지점 3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지점의 신규고객, 신용카드발급, 주택청약통장가입 숫자가 각각 220%, 640%, 150% 높았다. 할인점 입점 계획 발표 때만 해도 일부 은행들은 “1년 내내 문을 열고 오후 8시까지 영업하려면 인건비가 더 든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근무형태를 주 4일제로 바꿔 지점 근무 인원(5~6명)을 일반 지점 근무자(1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결과적으로 2배가 넘는 실적이 났다. ‘대박’인 셈이다. ‘마트 속 은행’은 “기존 은행들의 영업형태로는 대형 은행과 경쟁할 수 없다.”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다른 은행과 영업시간 및 장소의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자는 것이었다. 오전엔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로 하여금 쇼핑카트를 세워 두고 신용카드나 펀드에 가입하게 하고, 오후엔 퇴근한 직장인들이 대출상담을 받거나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토록 유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중무휴 영업에 대해 벤치마킹한 결과 긍정적인 결론을 얻었다.”면서 “국내 대형 마트 한 곳과 업무 제휴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4시간 편의점 은행’을 시작한 기업은행의 영업마케팅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은 3일부터 세븐일레븐과의 제휴를 통해 전국 600개 편의점에 24시간 이용 가능한 자동화기기(CD)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업은행 지점은 3월 말 현재 580개로 국민은행(1200개)의 절반 수준이지만 이번 제휴를 통해 영업망도 넓히고 덤으로 24시간 출금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편의점에 설치된 CD기에서 현금을 찾을 때는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기업은행 고객은 오후 6시까지는 무료로, 영업시간 이후에는 추가 부담없이 일정 수수료만 내면 돈을 찾아 쓸 수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코리아 배우자” MBA도 한류

    “코리아 배우자” MBA도 한류

    “한국 기업에서 배우자.” 국내 기업을 배우기 위한 해외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국내외 평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佛 MBA학생 신세계百 등 견학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GEMBA 학생들이 2~7일 방한, 국내 기업을 견학한다. 3일 신세계백화점·이마트 죽전점 방문을 시작으로 LG전자·현대차·대한항공·포스코·한화·코스트코 등을 잇따라 둘러본다. USC GEMBA 과정은 CEO 또는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으로, 코카콜라·IBM·시스코·존슨앤존슨 등 기업 임원 55명이 참여했다. 참여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매년 방문국을 지정하는데, 한국은 2005년 과정이 개설된 뒤 5기 동안 3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한 참가 학생은 “한국 경제의 역동성과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경영 접목 실태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마케팅 노하우 등 벤치마킹 기업탐방을 시작하기에 앞서 고려대 경영학과 김희천 교수로부터 전후 한국 경제발전 상황에 대한 개괄적인 강의를 들었다. 선정된 탐방기업들도 한국전쟁 이후 60년만에 대한민국을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이끈 산업별 대표기업들로 골랐다는 설명이다. 5일에는 프랑스 낭트대 MBA 과정 학생 17명이 신세계이마트 본점인 성수점을 방문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한국의 유통 비즈니스 환경과 월마트·까르푸 등을 제압한 이마트의 마케팅 노하우 등을 벤치마킹하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독일 슈타인바이스 대학 MBA 과정 학생 40여명이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를, 지난 3월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재학생 37명이 수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을 찾았다. 올해 들어 꾸준히 한국 기업에서 배우려는 경영학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죽산 조봉암/김종면 논설위원

    1950년대 극심한 사회 혼란 속에 자유당 이승만은 반공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진통일론을 외쳤다. 이에 맞서 진보당 당수 죽산(竹山) 조봉암은 평화통일을 부르짖었다. 항일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낸 그는 1952년 직접선거로 이뤄진 제2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차점으로 떨어진다. 모두가 명철보신하며 제 살 길을 찾고 있을 때 감연히 이승만 독재에 도전한 것이다. 1956년 제3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다시 낙선한다. 박헌영의 공산당과 결별, 진보당을 만들어 위원장으로 정당활동을 하던 죽산은 195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돼 다음해 처형된다. 혹자는 죽산을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에 견주기도 한다. 대한민국 헌법제정에 참여하는 등 건국의 주춧돌을 놓은 인물이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죽산의 행적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1950년대 극우반동시대 평화통일·사회민주주의 강령을 내세운 진보당을 창당, 진보정치운동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이다. 6·25전쟁 이후 부패 특권경제 아래 신음하던 서민들에게 진보당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전후 농지개혁과 관련된 죽산의 역할과 사상은 농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절대적이던 ‘농업국가’ 한국의 기초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죽산은 몽양 여운형과 함께 진보정치세력이 따라 배워야 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죽산의 진보당이 뿌리내렸더라면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사회민주주의가 국정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죽산은 지난 50년간 북한의 공작금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사형돼 ‘간첩’ 대접을 받아 왔다. 정치보복에 따른 ‘사법살인’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돼 온 것이다. 해방정국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 그는 과연 우리에게 잊혀진, 아니 잊혀져도 좋은 인물인가. 엊그제 여야의원과 사회원로들이 죽산 50주기를 맞아 선생의 명예회복을 청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도 지적했듯 진실과 정의, 인권의 문제는 이념을 떠나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다. 법원의 신속한 재심이 있어야겠다. 역사의 진실 규명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LPGA 한국낭자를 벤치마킹하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성공모델을 기업도 배워라.’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LPGA를 뒤흔든 한국 낭자군의 힘’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선수들의 LPGA 성공방정식을 기업의 인재육성 과정에 적극 활용해 봄 직하다.”면서 “기업도 젊은 인재의 특장점을 조기에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할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명령이나 지시보다는 인재가 스스로 헌신할 수 있는 자율적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인재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스폰서십(후원)’제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세계 금융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골프 등 스포츠 후원에 주춤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스포츠 후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민훈 연구원은 “스포츠는 이미 국가 경쟁력의 한 축이 된 만큼 국가 차원에서 유망주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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