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때마다 새로운 도전… ‘이코노’서 ‘NO 1’으로
‘40년을 넘어서 100년 기업으로 간다.’
새달 1일로 ‘불혹’(창립 40주년)에 접어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불황을 딛고 올해도 ‘매출 13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은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자업체 중 유일하게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향후 100년을 이끌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지켜 나가려면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껏 ‘발 빠른 후발주자’로 벤치 마킹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창조력이 강한 선발주자’로 거듭나야 한다. TV의 새로운 종(種)으로 평가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TV가 대표적인 예다. 넓은 의미에서 ‘창조경영’으로 요약된다.
‘차세대 사업’을 무엇으로 할지에 대한 고민도 뒤따라야 한다. 바이오시밀러, 태양에너지, 로봇사업 등을 ‘제2의 반도체 신화’로 써내려갈 후보군으로 올려 놓고 있다. 30일 열리는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는 이윤우 부회장이 오는 2020년쯤 삼성전자를 견인할 신수종 사업과 예상되는 매출 등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 36명에서 시작 현 매출액 130조
반도체, 휴대전화, TV, 액정표시장치(LCD) 등 지금까지 성장을 주도한 4개 부문 주력사업 외에 에너지, 환경, 바이오 분야 등에서 신수종 사업 발굴을 계속 늘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한편으론 D램, 낸드플래시, LCD TV 등 11개 세계 1위 제품을 20개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등 수성(守城)을 위해서는 2위와의 격차를 더 늘려 나가는 ‘초격차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도체는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미세하게’ 등 차별화 전략이 해당된다.
1969년 종업원 36명의 ‘구멍가게’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창업 첫해 3700만원이었던 매출액이 지금은 350만배 넘게 늘어난 130조 규모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영원히 넘지 못할 산으로 보였던 경쟁사 소니를 이미 모든 부분에서 추월하고 있다. 매출은 2002년부터 앞섰고, 시가총액, 영업이익 등도 최근엔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올해 기준 브랜드 가치도 삼성전자가 175억 2000만달러(세계 19위)인 반면 소니는 119억달러로 29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특허출원건수도 소니는 1485건이지만 삼성전자는 두 배가 넘는 3315건에 달한다.
●이건희 “마누라·자식 빼곤 다 바꿔” 신경영 선언
글로벌 위상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포춘지가 뽑은 글로벌 500대 기업(매출 기준)에 소니(81위), 노키아(85위) 등 경쟁사를 제치고 40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퀀텀점프(대약진)’는 고비 때마다 나온 오너들의 과감한 결단에 이은 ‘스피드경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1983년 고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사업 진출 결정(도쿄선언)이나, 10년 뒤인 1993년 이건희 전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선언) 등이다. 때문에 지난해 4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 전 회장의 복귀설은 그룹 안팎에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