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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통신] 토트넘의 챔스병기 ‘인간벽’ 산드로

    [런던통신] 토트넘의 챔스병기 ‘인간벽’ 산드로

    챔피언스리그 ‘초짜’ 토트넘 핫스퍼가 통산 ‘7회 우승’에 빛나는 AC밀란을 꺾고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영국언론 모두 양 팀의 대결이 성사됐을 때 해볼만 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유럽 무대 경험이 많은 밀란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밀란에게 무득점 망신을 안겨줬다. 토트넘의 조별예선 영웅이 ‘제2의 긱스’ 가레스 베일이었다면, 16강은 브라질 출신의 ‘인간벽’ 산드로였다. 지난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산드로는 톰 허들스톤, 윌슨 팔라시오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다. 하지만 허들스톤의 부상을 틈 타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렸고 ‘꿈의 무대’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알리는데 성공했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리그에서 선호하지 않던 산드로를 밀란과의 2연전에 모두 선발 출전시키는 도박을 감행했다. 실제로 산드로는 올 시즌 리그에서 단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없었다. 맨유, 첼시, 아스날 등 빅 팀과의 경기 경험도 적었고 선발 출전한 몇몇 경기에서는 지나치게 투박한 플레이로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레드냅의 산드로 카드는 밀란을 상대로 완벽하게 적중했다. 팔라시오스와 더블 볼란치를 구성한 밀란 원정에서는 특유의 투박함이 장점으로 부각되며 1-0 승리에 큰 기여를 했고, 2차전에서도 볼 점유율이 밀리는 상황에서 수차례 밀란의 공격을 차단했다. 루카 모드리치가 수비적으로 큰 힘이 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산드로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2차전에서 산드로는 모두 8번의 태클을 시도했고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그리고 8번의 가로채기를 성공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100% 태클 성공률’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 기회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며 가로채기는 상대 흐름을 적절히 차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파울도 총 3차례 밖에 없었다) 산드로의 활약이 더욱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이날의 미드필더 싸움에 있다. 4-4-1-1의 토트넘은, 4-1-3-2의 밀란과의 중원 대결에서 시스템상 수적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3명(산드로, 모드리치, 반 데 바르트)가 4명(호비뉴, 보아텡, 플라미니, 세도르프)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즉, 토트넘 미드필더 중 누군가는 2명을 상대해야 했다는 얘기다. 이때 산드로의 엄청난 활동량은 토트넘에게 수비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산드로는 기본적으로 처진 공격수로 나온 호비뉴를 견제함은 물론 주로 왼쪽 지역에서 활약한 보아텡까지 커버했다. 비록 완벽에 가까운 방어는 아니었지만 산드로가 있었기에 토트넘의 포백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즐라탄을 상대한 윌리엄 갈라스의 수비력도 뛰어났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산드로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아직까지 이처럼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드로는 울버햄턴전에서도 선발 출전했지만 이날 토트넘은 3골을 실점했다. 이것은 아마도 토트넘의 다른 접근 방식 때문인 듯하다. 무게 중심을 뒤로 뺀 챔피언스리그와 달리 리그에서는 훨씬 더 공격적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토트넘에게 있어 산드로는 마치 맨유의 박지성처럼 중요한 경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비록 포지션은 서로 다르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박지성을 수비적으로 적절히 활용했듯이 레드냅 감독도 산드로를 챔피언스리그의 비밀병기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홈 앤 어웨이 토너먼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비다) 과연, 8강 무대에 오른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은 계속될까? 아마도 그 답은 ‘인간벽’ 산드로에게 있는 듯 하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MLB] 추! 2안타 추! 2타점

    클리블랜드의 추신수(29)가 오랜만에 주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추신수는 9일 애리조나주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애리조나와의 시범경기에서 3번 타자와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훈련과 재활을 병행하고 있는 추신수는 사흘 만에 시범경기에 나서, 찬스에 강한 ‘해결사’ 면모를 과시했고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를 뽐내 부상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선 추신수는 3회 2사 2루에서 좌익수 앞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5회 2사 2루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안타를 날려 2루 주자 아스두르발 카브레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추신수는 6회 초부터 트래비스 벅에게 우익수 자리를 물려주고 벤치로 들어왔다. 앞서 추신수는 4회 수비 때 우월 안타를 때린 러셀 브래년이 2루까지 뛰자 재빠른 송구로 브래년을 2루에서 잡아내기도 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12타수 3안타(타율 .250), 3타점을 기록 중이며 팀은 이날 4-16으로 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능동로에 아트로드 조성 ‘한국의 몽마르트’ 만든다

    능동로에 아트로드 조성 ‘한국의 몽마르트’ 만든다

    광진구 능동로가 한국의 몽마르트로 변신한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8일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가 조성된 능동로를 젊은 예술가들이 넘실대는 문화의 거리인 ‘대한민국판 몽마르트’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광진구, 예술 장터·무대 등 조성 능동로는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뚝섬 유원지, 어린이대공원역을 끼고 있는 곳으로 건국대, 세종대 등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예술이 흐르는 아트로드(Art Road) 공간으로 조성하기에 제격이다. 김 구청장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어린이대공원과 세종대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동화축제가 열리고 공연무대와 예술광장, 작품전시와 예술장터가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능동로 아트로드는 크게 ▲작품전시와 예술장터가 어우러진 빛의 거리 ▲공연무대·예술광장 ▲애니메이션 동화축제거리로 구분해 개발된다. 우선 먹을거리가 풍부한 로데오, 차이나(양꼬치) 거리와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빛의 거리(롯데백화점 인근)에는 프랑스 몽마르트처럼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예술작품을 사고파는 장터로 꾸며진다. 현재 광진구에는 15개 문화예술단체에 소속된 회원 1027명이 활동 중이다. 구는 오는 5월 시범적으로 지역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을 롯데백화점 앞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특히 건대입구역 사거리부터 뚝섬유원지역 950m 구간에 ‘빛의 거리’를 조성한다. 가로등, 보도조명을 개선하고 미디어폴과 나무·화단에 발광다이오드(LED) 광섬유를 이용한 갈대조명 등 각종 조명을 설치해 미적 감각을 살린다. 총 사업비 44억 3000만원을 들여 오는 7월 말까지 1차로 건대입구역 사거리~광진문화예술회관 구간 250m 공사를 매듭지은 뒤 2차 구간인 문예회관~뚝섬유원지 700m를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빛의 거리’ 950m 연내 마무리 옛 민중병원터(건국대병원 주변)는 젊음이 살아 숨쉬는 공연무대·예술광장으로 꾸며진다. 상반기 중 2000만원을 들여 용역을 의뢰, 연내 행위예술·공연광장과 예술장비 보관소 설치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대공원과 연계한 애니메이션 동화축제거리 조성계획도 첫걸음을 뗐다. 지난 달 21일 건국대·세종대 문화콘텐츠 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세계동화축제 준비모임을 통해 정기문화포럼을 갖기로 결정했으며, 상반기 안으로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줄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여러 나라의 축제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에서 탈피, 어린이대공원의 입지를 살린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를 기획·개발할 것”이라며 “아트로드의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조화를 이룬 명품 축제로 자리를 잡아 광진구 브랜드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농구] “SK, 진작 이러지!”

    시소게임이었다.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다. 잠실학생체육관이 후끈 달아오른 만큼 아쉬움도 진해졌다. “진작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한 판이었다. 8일 프로농구 SK-모비스전. 이미 6강플레이오프(PO) 탈락이 확정된 두 팀이지만 명승부였다. ‘호화군단’ SK가 78-75로 이겼다. 스타선수들의 투지와 열의가 ‘모처럼’ 돋보였다. SK는 경기종료 27.8초를 남기고 모비스 이승현에 자유투 2개를 내주며 2점차(75-73)로 쫓겼지만, 주희정과 김효범(18점)이 연속 자유투를 얻어 값진 승수를 쌓았다. SK는 지긋지긋한 6연패에서 탈출했다. 홈 연패도 7경기에서 끊었다. 동부는 안방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삼성을 82-64로 제압, 3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30승(20패)을 채운 동부는 5위 삼성(25승24패)에 4.5경기 차로 달아나며 최소 리그 4위를 확보했다. 로드 벤슨(22점 12리바운드)과 윤호영(14점)이 포스트를 장악하고, 안재욱(11점·3점슛 3개)이 외곽에서 받쳐줬다. 동부는 4쿼터를 벤치멤버로 나서고도 여유있게 이겼다. ‘이승준 항명사건’으로 어수선한 삼성은 턴오버 18개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이승준은 이날 27분 27초를 뛰었지만 8점 5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우리 자치구에만 있는 이색행정 3제

    우리 자치구에만 있는 이색행정 3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자치구들의 이색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치구 중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정책들로, 다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8일 첫발을 뗀 청렴교육 의무이수제와 프리파킹제, 찾아가는 현장 간부회의에 대해 알아봤다. 강서, 청렴교육 이수제 강서구는 기초단체 중에는 처음으로 사이버 청렴서약을 도입한 데 이어 모든 공무원이 10시간 이상의 청렴교육을 받드시 받아야 하는 ‘청렴교육 의무이수제’를 실시한다. 5급 이하 공무원은 매년 10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 가운데 10시간 이상을 반드시 청렴교육을 받도록 한 것이다. 개인의 행정 역량을 키우는 교육 못지 않게 공직비리 예방과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비상조치이다. 이에 따라 구 소속 공무원들은 오는 6월까지 전자결재시스템을 통해 개설된 ‘사이버 청렴교육 과정’(3회 각 15시간)과 ‘사례로 배우는 공직자 행동강령 과정’(3회 각 10시간) 중 1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강의를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진도율도 90% 이상을 기록해야 하고, 종합평가 점수도 70점 이상 얻어야 한다. 참여율이 높은 부서나 개인은 ‘청렴마일리지’를 통해 혜택을 받는다. 노현송 구청장은 “앞으로도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깨끗하고 투명한 구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동, 프리파킹제 도입 성동구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택배 회사와 통신 회사 등 지역내 기업체 차량들의 주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프리파킹제’를 도입했다. 이달 초부터 시행 중인 프리파킹제는 월 2만원의 주차료를 내면 지역내 거주자우선주차구획 모든 구간에 매일 3시간을 주차할 수 있는 제도다. 프리파킹제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매번 단속에 적발되는 기업체 차량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구 도시관리공단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프리파킹제는 평일과 일부 구간에서 이용이 가능한 방문주차와 달리 토요일과 일요일 등 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다. 고재득 구청장은 “그동안 각종 배달 및 애프터서비스를 위한 차량들이 불가피한 불법 주차로 단속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치로 단속 걱정에 마음 편하게 일하지 못한 중소기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파킹제에 가입할 수 있는 차량은 지역내 기업체가 소유한 승용차와 16인승 이하의 승합차량, 2.5t 이하의 화물차량으로 소유주가 원하는 주차 시간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2204-7986)로 문의하면 된다. 양천, 현장서 간부회의 양천구는 매주 월요일 구청장실에서 개최하던 정례 ‘월요 간부회의’를 민원 현장으로 옮겼다. 구는 앞으로 매월 한차례씩 현장 간부회의를 열 예정이다. 간부회의를 지역내 민원현장을 찾아가 생동감 있게 진행함으로써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다. 지난 7일 처음으로 열린 현장 간부회의는 모든 실·국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재개발 요청과 위험 시설물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던 목2동 주민센터 대강당에서 열었다. 회의에서는 민원사항에 대한 실태 점검과 법적 검토를 거쳐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제학 구청장은 “어느 CEO(최고경영책임자)의 말처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간부회의를 현장에서 진행하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게 아닌 더 큰 의미가 숨었다.”며 “현장에서 사실과 직접 부딪히고, 직접 보고 들은 현장의 사실에 입각해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프로축구] 개막전 이변, 태풍이냐 미풍이냐

    지난 주말 막오른 프로축구 K리그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시즌 6강 가운데 제주와 경남FC만 승리를 거뒀다. FC서울, 전북, 울산은 모두 홈경기에서 각각 수원과 전남, 대전에 졌다. 성남은 포항 원정에서 간신히 비겼다.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광주와 연고지를 옮긴 상주도 각각 대구와 인천을 꺾으며 ‘유쾌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다면 시즌 전 예상과 다른 개막전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변이 대세가 될까. 아니면 미풍에 그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개막전 각 경기의 진행 양상을 살펴보면 이를 예측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팀들은 개막전에 독을 품고 나왔다. 개인전술과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믿었던 강팀들은 당황했다. 드리블을 치고 나가려고 하면 순식간에 상대 선수 3~4명이 둘러쌌다. 발재간이 좋은 동료에게 패스를 해도 전진이 어려웠다. 이미 상대가 전담 마크맨을 붙여 놨기 때문이다. 운 좋게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진격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팀은 공격수, 수비수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최후방까지 내려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마치 최후의 경기인 것처럼 거칠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 시즌 하위팀들은 모두 정신력과 체력을 앞세운 ‘토털사커’로 상위팀들을 쓰러뜨렸다. 그런데 K리그는 1라운드 개막전에서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정규리그는 30경기다. 게다가 FA컵, 리그컵 대회까지 정규리그 중간중간에 끼어 있다. 대충 넘어갈 수 없는 경기들이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피로와 보이지 않는 잔부상이 쌓인다. 결국 겨우내 비축했던 체력이 떨어지면 압박의 세기와 집중력도 함께 떨어진다. 모든 팀들이 지난겨울 같은 기간 훈련을 통해 체력을 비축했다. 결론적으로 두꺼운 선수진을 갖춘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9월 초까지 선두를 내달렸던 경남FC가 턱걸이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2009시즌 7월 말까지 선두권을 맴돌던 광주상무가 11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같은 이치다. 체력 떨어진 주전을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 어차피 시민구단, 군인팀 등의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변을 돌풍으로, 돌풍을 대세로 이어가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다. 상대에 따른 치밀한 맞춤형 경기운영으로 승점을 챙길 때 확실히 챙기고, 주전과 벤치멤버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선수들의 기량차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9·끝) 산업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9·끝) 산업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산업분야 4명이다. 인천시의 꽃게·대하 달인 구자근 해양수산연구사를 비롯해 하동군 녹차의 달인 이종국 농촌지도관, 순창군 고추장 박사 정도연 보건연구사, 장흥군의 한우 브랜드 달인 유영철 회진면장 등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10일 행정분야 달인 4명을 시작으로 9차례에 걸쳐 달인 29명의 활동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말쯤 이들 달인의 사례발표를 듣고 최종심사를 벌여 달인 별 등급을 정하고 우수자 10명을 시상할 계획이다. 또 선발된 달인들을 각종 교육기관의 교수요원으로 활용하고 해외전문기관의 연수 등을 통해 달인 컨설팅단을 구성, 활용할 방침이다. >>수산종묘 1인자 구자근 인천시 해양수산연구사 꽃게·대하종묘 대량 생산 年1000억대 소득 인천권 서해바다에서 꽃게와 대하는 그야말로 대표어종이다. 5~6월이면 꽃게잡이 배들이 앞다퉈 출어에 나서고 10월이면 대하구이를 맛보러 외지에서 달려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 지역 어민들은 “수산종묘의 달인인 구자근 해양수산연구사(41·인천시청 수산종묘배양연구소)가 10년 가까이 흘린 땀 덕분에 가능해진 풍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 연구사는 “원래 인천이 전국 꽃게 생산량의 50% 안팎을 차지했지만 기후변동, 남획으로 2004년쯤부터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여기에 서해교전, 중국과 꽃게잡이 분쟁도 어민들 속을 태웠다.”고 연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꽃게 종묘 대량생산과 방류만이 살 길이었다. 하지만 꽃게는 서로 잡아먹는 특유한 습성 때문에 종묘생산이 어려웠다. 구씨는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종묘 키우기에 매달렸다. “4개월 넘게 꼬박 밤을 새워 가며 시간맞춰 먹이를 주고 수온을 관리했습니다. 당시에 등을 대고 제대로 누워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런 사투 끝에 2008년 세계 최초로 공식(서로 잡아먹는 것)방지망, 난부화기를 개발해 꽃게 종묘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특허도 출원했다. 지난해 9월까지 방류된 꽃게는 1577만 마리에 이른다. 2004년과 비교해 지난해 꽃게 생산량은 10배, 생산금액은 955억원이 늘었다. 서해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던 꽃게가 다시 돌아온 셈이다. 인천 영흥도가 자연산 대하 자생지로 부상하게 된 데도 구씨 노력이 숨어 있다. 가을철 별미인 대하는 kg당 2만~3만원 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 그는 지난해 9월까지 3698만 마리의 대하를 종묘생산 후 방류해 인천지역에는 없었던 자연산 대하가 자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영흥지역은 연간 200t가량의 자연산 대하를 어획해 12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유전자 마커’를 이용한 자원관리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어족자원 원산지·어획량 추적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생물마다 독특한 DNA 형질을 분석하는 유전자 마커를 이용하면 꽃게가 옹진군 연평도산인지, 충남 태안산인지 추적할 수 있어 효과적인 종묘 배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산·학·관 협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인천대·민간업체를 끼고 함께 개발한 버섯·인삼을 넣은 꽃게액젓,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간장게장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이 밖에 2003년엔 황해 고유종이자 세계적 희귀종인 범게의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해 SCI급 수산학술지인 ‘애그리걸처 리서치’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어처럼 꽃게도 서민밥상의 단골메뉴로 만드는 게 꿈”이라면서 “연평도에 꽃게 산업단지를 만들어서 인천권 어민들 소득향상에 더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지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일 뿐”이라는 그에게선 서해 어장의 미래가 엿보였다. 구 연구사는 “한해 5억여원에 불과한 순수연구비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하동녹차 특화산업 육성 이종국 하동군 통상교류과장 야생차 품종 개량… 지역경제 활성화 주도 경남 하동군은 우리나라 야생녹차의 시배지다.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씨를 가져와 하동 지리산 자락에 심은 것이 국내 야생차의 효시로 전해진다. 천년 넘게 차향을 이어 온 하동녹차는 최고 품질의 야생차로 국내외 건강음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하동녹차는 주로 차인들 사이에서만 애용돼 왔던 ‘숨은 명품’이었다. 명성과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탓이다. 이종국 하동군 통상교류과장(농촌지도관)은 지리산 자락에 천년 동안 숨어 있던 하동의 보물을 높은 경쟁력을 갖춘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한 ‘녹차 달인’이다. 이 과장은 지금까지 8년 넘게 녹차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1977년 진주고등전문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뒤 축산직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축산직 공무원이던 그가 녹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하동군이 녹차를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3년 녹차팀을 신설하면서다. 녹차팀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이 과장은 녹차에 문외한이었다. 녹차재배지역 면사무소에 잠시 근무했던 경험이 전부였다. 이 과장은 “백지상태에서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며 녹차산업 중장기 계획과 기획 등 로드맵을 짰다.”고 말했다. 하동녹차를 특화작목으로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하동 야생녹차의 가치와 품질을 널리 알리는 것이 시급했다. 이를 위해 하동녹차 지리적 표시제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서둘러 2003년 5월 ‘하동녹차’로 지리적 표시 등록을 한 뒤 하동녹차 브랜드 산업화를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 과장을 중심으로 한 녹차팀은 국내외 녹차정보를 수집하고 하동지역 차 산업 여건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다. 2010년까지 540억원을 투입해 하동 야생차산업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하는 내용이다. 이 발전계획은 하동녹차 산업이 현재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 특화산업으로 발전하는 바탕이 됐다. 이 과장은 국비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적극 도전했다. 2004년 정부 지자체연구소 육성사업 공모에 하동녹차연구소 건립 사업이 선정돼 16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구소를 지어 2008년 문을 열었다.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공모에 녹차를 활용한 농촌체험관광 사업이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아 하동녹차체험관도 건립했다. 이 과장은 차 문화 체험 관광도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해 1500여개 단체에서 2만 3000여명의 관광객이 하동야생녹차단지 체험방문을 하는 등 녹차문화 현장체험은 인기가 높다. 현재 하동녹차는 여러 음료 제품으로도 개발돼 널리 유통되고 있으며 미국·캐나다 등 해외 수출이 늘면서 지역 경제의 핵심 산업이 됐다. 이 과장은 “하동녹차가 세계적인 건강 음료로 자리를 굳히도록 차별·명품화 정책을 개발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고추장 박사’ 정도연 순창군 지방보건연구사 발효 미생물 활용, 지역 ‘100년 먹거리’ 개척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군은 전통장류산업의 본고장으로 통한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순창 장류산업은 가내수공업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류밸리-장류산업특구-장류연구소-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로 연계되는 지역특화산업으로 눈부신 발돋움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이 순창 장류산업이 반석 위에 오르기까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한 순창군청 장류식품사업소 정도연(40·지방보건연구사)씨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정씨는 1997년 4월 순창군청 제품검사실 품질검사담당으로 장류산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순창고추장민속마을에 입주한 26개 업체는 대부분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소규모 가족기업 형태였다.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정씨는 3년에 걸쳐 모든 장류업체를 방문해 기업체별로 표준배합비 등을 정리하고 과학적인 자료를 축적해 책으로 엮어냈다. 이것이 오늘날 순창전통고추장 표준 매뉴얼의 기반이 됐다. 그는 이어 장류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눈을 돌렸다. 우선 군청의 관련 인원을 충원하고 장비를 확충해 2008년 8월 식약청에서 인증하는 자가품질검사기관으로 승인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장류산업 육성에 필요한 석·박사급 고급 두뇌 등 36명의 연구·행정조직을 구성해 장류연구소를 건립했다. 2005년 1월에는 전국 1호로 ‘장류산업특구’ 지정을 받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산자부의 대표적 산학협력연계시스템 공모사업에 선정돼 순창장류산업에 필요한 네트워킹, 기술개발, 인력양성, 기업지원, 마케팅, 홍보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사업을 수행했다. 이로 인해 순창군의 장류산업 매출도 150억원에서 240억원 규모로 끌어올렸다. 2007년에는 장류밸리를 기반으로 317억원 규모의 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고추장, 된장, 청국장을 이용한 신제품도 개발해 30여건을 특허 출원하거나 등록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절임류세계화지원센터, 전통발효식품 전용공장을 기획해 건립 중에 있다. 이같이 눈코 뜰 새 없이 업무를 추진하면서도 자기계발에 게을리하지 않아 2008년에는 ‘고추장 유해미생물 관리 분야’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고추장 박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순창군이 앞으로 100년간 먹고살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발효미생물을 활용해 의약, 식품, 식품소재 등에 활용하는 발효미생물 종가 프로젝트입니다.” 정씨는 “모든 맡은 업무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꿈 너머의 꿈을 매일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다.”며 순창 장류산업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펼쳐 보였다. 순창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장흥 한우 브랜드화 앞장 유영철 장흥군 회진면장 30년 축산행정… 사료용 논 옥수수 첫 재배 장흥 한우를 전국적으로 브랜드화한 유영철(54) 회진면장은 한우산업 육성 1인자로 불린다. 1980년 장흥군 최초의 축산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30년이란 세월 속에서도 한결같은 자리와 똑같은 장소에서 축산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보니 군민들 사이에서는 ‘축산행정의 산증인’, ‘축산행정의 백과사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 면장은 축산 농가들이 잘살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마인드를 제고하고 축산 경영을 현대화, 차별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축산관련 단체를 결성토록 유도해 축산업 발전을 도모했다. 혹 압력단체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단체의 한목소리가 오히려 행정과의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상사에게 거듭 건의한 끝에 한우, 젖소, 돼지, 닭, 오리 사육농가와 수정사, 수의사 등으로 협회를 결성했다. 유 면장은 특히 사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풀 사료작물의 재배를 확대했다. 그는 겨울철 휴경논을 활용해 풀 사료를 생산해서 농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면 축산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2003년부터 풀 사료 생산사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재배면적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지금은 전국에서 3번째 많은 양을 생산하는 주산단지로 변신했으며, 장흥군에서 생산된 양질의 풀 사료를 타시도에서도 선호하고 있다. 유 면장은 전국 최초로 논을 활용한 옥수수 사료단지를 조성해 정부가 이를 시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자체 시책사업으로 쌀 과잉생산을 억제하면서 양질의 풀 사료를 축산 농가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논에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우수사례로 뽑혀 정부에서는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시책사업으로 2010년 논에 타 작물 재배사업을 전국으로 확대시키기도 했다. 주5일 근무제 등 생활문화 패턴변화에 발맞춰 전국 최초로 주말 토요시장을 개장하는 등 한우직거래 타운 조성사업은 그의 작품이었다. 장흥축협을 설득해 운영한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망설이던 투자자들이 앞다퉈 직판장을 개설함으로써 한우 직거래 타운이 조성돼 지금은 장흥 토요시장의 한우가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처음 시작한 2006년 12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9년에는 324억원을 기록했다. 한우직거래 장터는 중소기업청 등에서 성공사례로 발표돼 타 자치단체에서 성공모델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유 면장은 앞으로 중국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현재는 돼지고기를 선호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이들의 식탁에 장흥군의 명품 한우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마지막 공직생활의 목표”라고 밝혔다. 유 면장은 일과 후 수년 전부터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장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14년차 노장’ KCC 추승균

    [피플 인 스포츠] ‘14년차 노장’ KCC 추승균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아무도 없었다. 함께 울고 웃던 동기들, 형처럼 보살펴 주던 선배들은 모두 코트를 떠났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프로 14년 차. 마흔에서 딱 두살 모자란 포워드. 언제부턴가 ‘팀의 맏형’으로 불린다. ‘노장 투혼’ 같은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난 변한 게 없는데, 언제나 운동하던 대로 하는 것뿐인데….” 프로농구 KCC 추승균의 말이었다. 표정이 담담했다. 3일 경기 용인의 KCC 전용훈련장에서였다. 시간은 흘렀고 농구판도 많이 변했다. 농구 스타일도, 코트에서 뛰는 얼굴들도 거지반 바뀌었다. 그런데 안 변한 게 있다. 프로농구 초창기,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리던 추승균은 여전히 ‘강한 남자’다. 오히려 최근엔 ‘요란하게 강한 남자’다. 여기저기서 “회춘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온다. 아예 펄펄 나는 수준이다. 최근 6경기에서 평균 12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LG전에선 20득점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20득점 이상 기록한 경기만 5번이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 초까지 안 좋았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8점을 기록했다. 데뷔 뒤 처음 경험한 한 자릿수 득점이었다. 여기저기서 “은퇴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힘들었다. “마음이 많이 안 좋더라고요. 프로 생활 시작한 뒤 그런 얘기들을 처음 들어서 그런지….” 추승균이 말을 흐렸다. 처음엔 부상 때문이었다. 발목을 다쳤다. 나이 들어 찾아온 부상은 후유증이 있었다. 좀처럼 페이스가 안 돌아왔다. 올 시즌 초엔 밸런스 잡기가 힘들었다. KCC 허재 감독은 올 시즌부터 추승균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줬다. 체력 안배를 위해서다. 그런데 그게 독이 됐다. “십몇년을 경기당 40분 가까이 뛰다 갑자기 바꾸려니 리듬을 못 맞추겠더군요. 몸이 풀릴 만하면 벤치로 들어가고, 땀이 식으면 다시 코트에 나서고….” 좀처럼 실마리를 찾기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해법은 무엇이었을까. 결국 항상 하던 대로 돌파하는 게 답이었다. 언제나처럼 성실하게 묵묵히 운동에 열중했다. 코트에선 여전히 궂은일과 수비에 매진했다. 주변 얘기는 신경 안 썼다. “저 스스로 자신이 있었어요. 잠깐 등락이 있었을 뿐이지 체력도 실력도 그대로였으니까요.” 슬슬 페이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새해를 기점으로 득점이 늘어났다. 허 감독도 추승균의 출전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잘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운동하면서 단 한번도 안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선 프로 통산 9500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전자랜드 서장훈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의미가 있다. 만년 2인자 이미지로 살아 온 추승균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늘 동료들 몫이었다. ‘소리 없이’ 조연이길 자청했던 ‘남자’는 그 어떤 스타보다 길고 뚜렷하게 프로농구에 족적을 남기는 중이다. “오래 꾸준히 넣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편하게 하려고요.” 정작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담담했다. 매 경기가 전쟁이다. 열살 이상씩 어린 선수들과 살을 비비고 뼈를 부딪친다. 마흔 가까운 노장에겐 버거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추승균은 거뜬하다고 했다. “힘은 달리지요. 그런데 오래 하다 보니까 다 방법이 생기더라고요.” 그 방법이 뭘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어린 선수들 움직임이 슬로모션처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든지 요리가 가능합니다.” 노장 포워드가 웃음을 보였다. 글 사진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LGD·삼성, 상대기술도 돈되면 내것으로

    LGD·삼성, 상대기술도 돈되면 내것으로

    세계 1~2위를 다투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모바일 패널 시장에서 상대방의 기술 방식을 함께 가져가는 ‘흑묘백묘’(黑猫白猫)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중국 덩샤오핑의 말처럼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내가 가진 기술이 우위에 있다.’는 자존심을 버리고 경쟁업체의 주력기술도 과감히 채택해 위험을 분산하고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다음 달부터 4.5세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이하 아몰레드) 패널을 양산해 LG전자를 포함한 3~4개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휴대전화 메이커인 노키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에 짓고 있는 생산라인에서 3.5인치 기준으로 매달 50만장가량의 아몰레드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는 지금껏 삼성이 상용화에 성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몰레드’에 맞서 광시야각(IPS) 방식 제품으로 승부를 겨뤄 왔다. 지난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에 탑재된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두고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라고 호평하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출하량과 매출 모두 삼성전자(LCD사업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주력제품인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해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아몰레드 시장에서 삼성의 독점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휴대전화 업체를 새 고객으로 확보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애플에서 아이패드2(상반기 출시 예상), 아이패드3(하반기), 아이폰5(내년 1분기) 등 잇따라 새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황금알’이라 할 수 있는 애플의 고정 수요에 노키아까지 확보하게 돼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층 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는 게 업체의 판단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 또한 경쟁업체의 패널 방식을 벤치마킹하며 디스플레이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삼성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IPS 방식 기술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 ‘슈퍼 PLS’ 패널을 생산해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2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애플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구동방식에 따라 VA(삼성전자 채택) 방식과 IPS(LG디스플레이 채택) 방식으로 나뉜다. 그동안 삼성은 “미래 디스플레이는 아몰레드 등 차세대 기술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IPS 방식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이를 상용화하지 않았다. 때문에 VA 계열의 맹주인 삼성이 IPS 방식을 수용한 것은 자신들의 기본 전략 자체를 수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애플은 정밀한 표현이 가능하고 시야각이 넓어 터치스크린 방식 제품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에 IPS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왔다. 삼성으로서는 기술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IT 기업으로 급부상하는 애플의 거대한 패널 수요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기, 빗물 활용해 물부족 해결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빗물 활용을 위한 조례안 제정이 추진된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임채호 의원 등 16명은 이 같은 내용의 ‘경기도 빗물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오는 4일 개회하는 경기도의회 제257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조례안은 빗물관리 주요시책 및 시설 구축, 관리 등 기본계획 수립과 빗물관리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다. 조례안은 ▲우기에 빗물의 흐름을 최대한 억제해 건기에 하천의 적정유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추진하고 ▲농업을 비롯해 산업에 필요한 적정용수량을 예측해 빗물 활용 비중을 연차적으로 늘리며 ▲빗물활용 시책 추진실적이 우수한 시·군과 빗물관리시설의 설치자나 관리자를 시상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이를 위해 행정 1부지사와 도의회 의원, 담당 공무원, 빗물관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15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다. 환경단체는 최근 경기도 지역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게릴라성 호우가 잦은 점을 고려하면 빗물저장 시설을 마련해 새로운 수자원으로 공급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빗물관리와 관련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광주시와 대전시의 경우 각종 택지개발사업, 공원과 산림 조성사업, 도로개설 사업, 대형건물 건축 사업 등에 빗물관리시설 설치를 유도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대전시는 개인이나 법인 등 민간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대해 빗물관리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고, 건축물의 용적률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산뜻한 샤스커트·편안한 플랫슈즈… 패션도 발레와 通했다

    산뜻한 샤스커트·편안한 플랫슈즈… 패션도 발레와 通했다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주는 발레는 패션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올봄에는 특히 여우주연상을 휩쓴 발레 영화 ‘블랙 스완’, 매진 열풍을 일으킨 ‘지젤’ 공연 등으로 발레 패션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발레복 튀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샤스커트는 몇년 전부터 인기 아이템이다. 무릎 또는 종아리까지 오는 나풀거리는 느낌의 샤스커트는 귀엽고 산뜻한 느낌을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발레리나 신발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플랫 슈즈를 신으면 완벽한 발레룩이 완성된다. 프랑스 브랜드인 레페토는 플랫 슈즈의 대명사. 1947년 창업자인 로즈 레페토가 무용가인 아들에게 신발을 만들어 주면서 시작됐다. 얇은 밑창과 종이처럼 가벼운 무게감으로 발레리나가 아니더라도 편안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박음 처리를 뒤집어서 하는 ‘스티치 앤드 리턴’ 기법으로 발이 매우 편안하다. 올봄 레페토의 신상품인 ‘BB’는 플랫 슈즈의 정석인 리본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흰색, 아이보리, 연두, 연보라 등 봄에 어울리는 색깔로 솜사탕처럼 발랄한 느낌을 낸다. 발등이나 발목을 끈으로 연결한 둥근 앞코의 구두나 운동화는 메리 제인 신발이라 불리는데 이도 발레리나들이 신는 신발을 본떠 만들어졌다. 끈이 발과 신발을 밀착시켜 더욱 편안한 메리 제인 신발은 굽이 평평한 플랫 슈즈뿐 아니라 하이힐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도 나온다. 패션잡화 브랜드 빈치스벤치는 발레에서 영감을 얻은 ‘토슈백’을 내놓았다. 발레리나들이 신는 토슈즈에서 영감을 얻은 레이스와 리본 등의 장식이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가방의 소가죽은 발레리나의 가벼운 몸동작처럼 부드럽다. 오는 4일 서울 청담동에 세계 최초로 여성 운동복만을 파는 매장을 여는 아디다스는 유니버설 발레단을 후원 중이다. 발레리나와 함께 여성 운동복 화보를 촬영한 아디다스 그룹 코리아의 지온 암스트롱 대표는 “한국 여성 소비자들은 발레리나나 선수들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의상이나 제품 구입도 망설이지 않아 여성 제품 성장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요가복, 러닝복 등의 운동복을 발레리나들이 연습복으로 즐겨 착용해 발레단을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가 많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프로축구] 시민구단 “재벌구단 겁 안나”

    모두 다 안다. 프로는 결국 돈 싸움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 벤치멤버까지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으로 짜인 팀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투지와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팀이 ‘프로는 돈’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구현하려는 스타 군단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에 환호한다.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다. 프로축구 K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 감독들과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돈 많은 구단의 우세를 예상했다. GS의 FC서울과 삼성의 수원이 선두를 다투고, 현대자동차의 전북과 현대중공업의 울산, SK의 제주, 포스코의 포항과 전남 등이 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병으로 꼽힌 것도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정도였다. ●전문가 “서울·수원 등 대기업구단 우세” 시민구단이 6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재벌·대기업구단 감독은 한명도 없었다. 서글프지만 현실이 그렇다. 지난겨울 시민구단들은 재벌·대기업구단들이 뜨겁게 달궈 놓은 이적시장의 곁불을 쬐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잘 키워놓은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마자 돈 많은 구단으로 팔려 갔다. 시민구단들은 이들을 지키기보다 이적료라도 많이 받은 것으로 허전함을 달랬다. 1997년 대전을 신호탄으로 시민구단이 등장한 지 14년, 이렇게 시민구단은 ‘키워 팔며 생존하고’ 재벌구단은 ‘사들여 더 잘하는’ 구조가 프로축구판에 굳어졌다. 이게 전부라면 K리그는 ‘그들만의’, 또 ‘그들을 위한 리그’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2003년 대전, 2005년 인천, 2007년 경남과 대전, 2009년 인천, 그리고 지난해 경남이 포스트시즌에 모습을 드러냈다. 왜소했지만 당당했다. 투자 없이 결실을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돈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들의 ‘돌풍’은 지역 연고를 막론하고 모든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6명의 시민구단 감독들은 하나같이 “돌풍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허정무 “결국 11대11… 두려운 팀 없다” 인천 허정무 감독은 “수원과 서울이 선수 구성이 잘돼 있다고 해서 15명, 20명이 경기에 뛰는 게 아니다. 결국 11대11이다. 두려운 팀은 없다.”면서 “시민구단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우공이산’이라고 했다. 서울과 수원을 꺾고 수도권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강원 최순호 감독은 “6강 진입을 위해 2년을 준비했다.”고 각오를 드러냈고, 경남 최진한 감독은 “지난해 6강에 올라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경험까지 더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대전 왕선재 감독은 “수비에 집중해 최대한 승점을 많이 챙기는 실리축구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고 했고, 대구 이영진 감독은 “강팀을 잡으면서 확실히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신생 광주의 최만희 감독은 “재미있는 경기로 광주에 프로축구를 정착시키는 창조적인 팀이 되겠다.”며 멋진 출발을 다짐했다. 사실 시즌 전 우승이 목표가 아닌 팀은 없고,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시민구단 감독들의 포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시행될 승강제를 앞둔 이들의 각오에는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우승팀보다 돌풍의 주인공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런던통신] ‘첼시맨’ 토레스의 투톱 적응기

    [런던통신] ‘첼시맨’ 토레스의 투톱 적응기

    ’900억 사나이’ 페르난도 토레스의 투톱 변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불과 두 시즌 전만 하더라도 첼시의 가장 큰 고민은 디디에 드로그바와 니콜라스 아넬카의 공존 여부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정상을 차지한 브라질의 명장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도 이 문제를 끝내 풀지 못하며 첼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드로그바와 아넬카의 공존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거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으로 오면서 조금씩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마법사’ 히딩크의 공이 컸다. 그는 아넬카를 전방이 아닌 측면에 기용하며 드로그바와의 공존을 실험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아넬카에게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를 원했던 이전의 감독들과 달리 히딩크는 개인기와 패싱 능력이 좋은 아넬카를 좀 더 처진 위치에 배치시키며 그의 능력을 배가시켰고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공존을 이뤄냈다. 그러나 토레스의 합류로 인해 첼시의 투톱 조합은 다시금 수렁에 빠진 상태다. 리버풀전에 야심하게 내세웠던 ‘드로그바-토레스-아넬카’ 스리톱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팀의 0-1 패배를 바라봐야 했고 ‘토레스-아넬카’ 투톱도 풀럼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과거 첼시의 선수였던 팟 네빈은 “리버풀전에서 나타난 첼시 전방의 문제점은 세 명(토레스, 드로그바, 아넬카)의 동선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첼시는 세 명의 공격수를 내보냈지만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토레스 합류 이후 첼시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토레스는 리버풀 시절 대부분 원톱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스티븐 제라드와 요시 배나윤 등 뒤에서 그를 받쳐주는 선수가 있을 때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또한 사비 알론소의 정확한 롱 패스도 그의 순간 돌파력을 이용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금 첼시는 그런 시스템도, 그런 선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드로그바-아넬카 조합이 그랬듯 결국 토레스에게 필요한 것 또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레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코펜하겐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엿보였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안첼로티 감독이 ‘토레스-드로그바’보다는 ‘토레스-아넬카’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안첼로티는 인터뷰를 통해 “토레스와 드로그바 투톱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경쟁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그는 코펜하겐전에 또 다시 드로그바를 벤치에 앉혔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5천만 파운드를 들여 영입한 선수를 벤치에 앉혀 놓을 수는 없는 일이며 세 선수 중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선수는 아넬카 뿐이다. 이는 풀럼전에서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 세 선수가 동시에 출격했던 리버풀전과 달리 ‘토레스-아넬카’만 출전했던 풀럼전에서 두 선수는 서로 다른 동선을 유지하며 투톱으로써 가능성을 내비쳤다. 즉, 별다른 시스템 전환 없이 드로그바가 빠지고 토레스가 들어간 셈이다.(과연, 드로그바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러나 현재 첼시의 시스템상 토레스가 적응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올 시즌 안에 완벽히 정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네빈도 “올 시즌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베나윤이 돌아오거나, 1~2명의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영입된 이후에나 해결될 문제” 라며 토레스의 첼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레스는 다음 주중 첼시 입단 이후 가장 중요한 두 번째 경기를 치르게 된다. 리버풀과의 첫 경기는 실패였다. 그의 슈팅은 허공을 갈랐고 전 팀 동료 다니엘 아게르의 팔꿈치 공격에 쓰러져야 했다. 이제 다음 상대는 맨유다. 그는 자신의 몸값을 해낼까? 그리고 안첼로티는 어떠한 조합을 꺼내들까?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美 동아시아식 성장 모델 벤치마킹

    美 동아시아식 성장 모델 벤치마킹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 등 동아시아식 성장 모델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부국(富國)이 후발 주자의 ‘특기’를 본받겠다는 것인데, 이런 움직임이 근대 이후 우위를 점해온 서구 모델의 한계를 본격적으로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백악관이 22일 홈페이지에 올린 2012 회계연도 예산안 중점 설명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식 고학력 현상과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인프라 투자 등에 부러움을 나타내면서 이들 분야에서 ‘경쟁국’을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대학 졸업률’ 순위를 비교하면서 한국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래픽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9위로 처져 있는 미국이 한국을 앞지르는 게 목표라고 적시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백악관은 “과거 최고였던 미국의 대학 졸업률이 지금은 9위로 전락했다.”면서 “2020년까지 미국을 대졸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 진학을 위한 학업성적 향상 프로그램을 가장 잘 갖춘 고등학교를 선정해 재정지원을 해주고 오바마 대통령이 졸업식에 직접 참석해 연설을 하는 ‘영예’를 주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입시 위주의 학교 문화와 학력 인플레가 오바마 대통령의 눈에는 부러움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백악관은 “미국의 경제성장과 경쟁력은 국민들의 혁신 능력에 있는 만큼 혁신을 고취시킴으로써 미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R&D 투자에 총 148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조직을 더 강하고 빠른 조직으로 탈바꿈시켜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것 역시 개발독재형 정부를 연상시킨다. 백악관은 “경쟁력 있는 미국이 되려면 정부가 더 좋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를 더욱 효율적으로 재조직하겠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율에서 미국이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어 3위로 처진 상황을 그래픽으로 그려 놓고 분발을 다짐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빨라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초고속 인터넷과 초고속 열차, 도로, 다리 등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능동적 복지로 가는 길/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능동적 복지로 가는 길/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IMF 외환위기가 몰아친 이후 2000년부터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실상 우리 공적복지제도의 근간이 되어 왔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사람을 가려 최저생계비에 모자라는 액수만큼 국가가 보태주는 제도로 그야말로 최저생계만은 보장해 주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전체 빈곤층의 30% 정도인 175만명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으나 수급조건에 미달하는 약 410만명의 빈곤층은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 제도의 그림자도 짙다. 2009년에는 기초생활보장급여 대상 88만 가구 중 9000가구가 부정수급한 사실이 드러나 급여 환수조치를 당하는 등 도덕적 해이마저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급자들의 빈곤 탈출효과가 작다. 또한 수급자들의 형편이 나아지면 수급권을 금방 박탈당해 두번, 세번 빈곤으로 빠져든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자산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을 벌 수 없으므로 저축이 불가능하거니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여 수급권을 결정하는 제도 자체의 모순에 기인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난무하는데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지만 해결책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제도이다. 즉, 수급자나 저소득층이 근로소득의 일부를 떼어 저축을 하고 정부가 그만큼을 매칭 지원하여 자산을 불려 나가는 방식이다. 논자들에 따르면 소득지원이 단기적인 효과를 지닌다면, 자산은 장기적인 긍정적 복지 효과를 지닌다고 한다. 즉, 경제적 안정을 높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목표를 갖게 하고,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자산이 사람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갖도록 하지만 비빌 언덕을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서울복지재단의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서울시와 함께 개발 시행했던 ‘희망플러스 통장’ 사업도 자산형성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일하는 저소득계층이 저축을 하면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매칭, 저축을 해줘 일정기간이 지나면 목돈이 되도록 하여 창업이나 고등교육·주거이전 등에 쓰도록 하는 것이 골자이다. 국가자원에 민간자원이 융합되어 개인의 자립과 자활을 촉진시켜 가난을 예방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형태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이다. 수급권자가 납세자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제도가 개인-민간-정부의 삼각체제가 정교하게 돌아가게 하는 한국형 공동체 복지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3년 동안 모으게 되는 자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참가한 분들이 3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표정이 바뀌며 삶에 희열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고서 내린 결론이다. 그동안에 접목된 재무설계, 인문학 강의, 창업교육 등 각종 경제교육 등의 효과도 입증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주창자인 워싱턴대학의 마이클 시라든 교수가 2009년 필자와 공동 연구차 방한하였을 때,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란 때에도 자산형성 프로그램(IDA)에 참여한 미국 시민들은 집을 팔지 않았고 빈곤층으로 추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희망키움통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으며, 경기 성남시의 ‘행복드림통장’을 비롯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공적부조제도와 연동되는 부분을 손보고 재원의 안정적인 조달방안을 마련하여 향후 본격적으로 가동될 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온 나라가 복지 논쟁으로 갑론을박하고 있는 지금 ‘보편적이냐 선별적이냐’와 같은 무위적인 논란에서 보다 생산적인 논의로 초점을 옮겨가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를 더 쏟아부어야 하는가 하는 규모의 복지보다는 누군가의 지원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동기를 설계하는 능동적인 복지로의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 [런던통신] 英 포포투 “EPL 우승은 맨유 차지”

    [런던통신] 英 포포투 “EPL 우승은 맨유 차지”

    2010/2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첼시의 독주체제로 시작된 시즌은 서서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넘어갔고 지금은 아스날이 그 뒤를 바짝 뒤 쫓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올 시즌 우승컵은 어느 클럽이 차지할까? 영국 축구 전문지 ‘포포투’ 3월호는 ‘챔피언’(Champions?)이라는 주제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판도를 예측했다. 포포투는 현재 리그 1~5위를 기록 중인 맨유(베르바토프), 아스날(나스리), 맨시티(실바), 토트넘(베일), 첼시(램파드)의 인터뷰를 비롯해 아스날의 레전드이자 현재 영국 방송 BBC ‘MOTD2’의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리 딕슨의 시즌 예상 순위표를 소개했다. 딕슨이 예상한 리그 1위는 맨유였다. 그는 “맨유는 항상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진다.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늘 승리한다. 이것은 우승 경험 때문” 이라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맨유의 우승을 점쳤다. 그는 또한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버티는 수비는 최강”이라며 수비가 강한 맨유가 결국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아스날에서 450경기를 넘게 소화한 딕슨은 자신의 친정팀이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스날이 리그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수비가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올 시즌 내내 아스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센터백 문제가 리그 우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딕슨은 오일파워를 앞세워 순항중인 맨시티가 3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우승 경쟁만큼이나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4위권 싸움의 승자로는 토트넘을 선택했다. 그는 “해리 레드냅은 정말 강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우승을 자치할 전력은 아니지만, 클럽과 선수들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에 대해선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그들을 대체할 만한 벤치 멤버가 부족하다. 조금씩 전력을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이미 맨유를 쫓기에는 너무 벌어진 상태”라며 첼시가 빅4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포포투는 케니 달글리시 체제아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리버풀을 6위에 올려놓았고 이청용의 소속팀 볼턴은 지금보다 순위가 하락한 10위로 예상했다. 또한 시즌 내내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웨스트햄이 17위로 잔류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웨스트 브롬위치, 울버햄턴, 위건을 강등 3인방으로 지목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피플 인 스포츠] 프로배구판 ‘괘씸죄 논란’ 문성민 격정인터뷰

    [피플 인 스포츠] 프로배구판 ‘괘씸죄 논란’ 문성민 격정인터뷰

    요즘 프로배구판의 중심엔 문성민(25·현대캐피탈)이 있다. 화끈한 공격력과 훤칠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드래프트 파동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괘씸죄’ 논란에 휩싸여서다. 올 시즌 1라운드 출전 정지를 당했던 문성민은 지난달 최우수선수(MVP) 수상 자격을 놓고 도마에 올랐다. 지난 17일엔 트리플크라운(서브·후위공격·블로킹득점 각 3개 이상) 시상도 갑자기 취소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찍힌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모든 사건은 드래프트 파동과 관련 지난 18일 경기 용인의 현대캐피탈 체육관에서 문성민을 만났다. 논란의 주인공이어서인지 수차례 거절 끝에 어렵게 잡은 단독 인터뷰였다. 처음에 그는 자꾸만 말을 삼켰다. “둥글게 둥글게 가려고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다 결국 속내를 털어놨다. “악에 받쳤다.”, “힘들고 답답하다.”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감정 표현을 잘 안해 ‘냉미남’이란 별명이 붙은 그였기에 의외였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문성민은 13일 삼성화재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해 다음번 홈경기인 17일 상을 받게 돼 있었다. 그러나 그날 KOVO는 시상을 취소했다. 문성민은 경기 직전까지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시합 전에 팀 형들에게 들었다. 너 트리플크라운 상도 못받는 거냐고.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면서 “그전부터 심한 일들이 많아서…. 조그만 일들은 웃어 넘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17일 신협상무전에서 블로킹 하나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을 못했다. 그날 또 했으면 시끄러웠겠구나 하고 경기 후에 생각했다.”며 씁쓸해했다. 사실 모든 사건은 드래프트 파동과 관련돼 있다. 대졸 선수는 무조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하지만 문성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1부 프리드리히샤펜팀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아 경기대 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했다. 지난해 귀국해 우선 지명권을 가진 KEPCO45가 아닌 현대캐피탈에 입단했다. 결국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징계를) 예상은 했지만 시즌 후반인 지금까지도 계속될 줄은 몰랐기에 많이 착잡하다.”고 했다. “감정이 악에 받쳐 있었던 건 사실이고 많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에선 더 힘든 일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마음을 잘 다스리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힘들 땐 주위 사람들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삭이는 편이란다. 외국 진출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 외국에서 뛰겠다는 꿈을 버린 것도 아니다. 저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해외 리그를 꿈꿀 수 있게 됐으니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잊을 만하면 자꾸 일이 불거지는 게 그를 더 힘들게 한다. “가장 힘든 건 1라운드 때였다. 개막 직전 징계 통보를 받아 벤치도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지금 와서 그런 얘기 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스트레스 받아서 경기 못하면 내 손해 아닌가. 그런데 시합에 집중하려고 해도 MVP 제외, 트리플크라운 시상 취소 같은 일이 자꾸 나온다. 내 입장에선 ‘알았다’ 하고 시즌 준비하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문성민은 말한다. ●KOVO의 어정쩡한 태도도 문제 문제를 크게 만든 것은 KOVO의 어정쩡한 태도다. 지난달만 해도 “문성민은 V-리그 관련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더니 현재 공식 입장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것이다. 박상설 KOVO 사무총장은 “문성민이 지난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게 아니어서 신인상은 어렵겠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KOVO 관계자는 “현재 규정상으론 자격이 없지만 이사회에서 예외규정을 만드는 등 규정을 바꿀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문성민의 V-리그 기여도나 여론의 추이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우리 팀이 우승한다면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 공격은 화려해 보이는 것뿐이고 더 중요한 건 팀에 녹아드는 거다. 4라운드 들어 포지션을 라이트로 옮기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V-리그의 빡빡한 경기 일정. 발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고 있고 살도 많이 빠졌다. 최근엔 친한 형이 해준 홍삼으로 버티고 있다. 그는 “다음 시즌엔 보양식이라도 먹어야겠다.”며 슬쩍 웃는다. 코트 안에선 ‘승부욕의 화신’으로 유명하지만 밖에선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쉴 때는 친구들과 술 한잔 하거나 맛집을 찾아다닌다.”면서 “요즘 동일이(LIG손보)나 영석이(우리캐피탈) 같은 친구들이 연애하느라 바빠 보기 힘들다.”고 너스레를 떤다. 자신은 연애 안 하느냐고 물으니 “혼자서 쓸쓸히 잘 지내고 있다.”며 농담도 곧잘 한다. ‘냉미남’ 이미지에 대해서는 “표정이 차가워 보여 그렇다.”고 변명한다. 그는 “경기에서 지면 너무 분해 밖에서 기다려주는 팬들을 지나치고 그냥 버스에 타기도 하는데, 숙소로 돌아가면 새삼 죄송하다.”면서 “시즌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프로농구] 박형철 깜짝 활약… 한숨돌린 LG

    [프로농구] 박형철 깜짝 활약… 한숨돌린 LG

    농구판이 뜨겁다. KT가 단독 1위 굳히기에 나섰고, 2위까지 주어지는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을 놓고 전자랜드-KCC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리고 또 있다. LG와 SK의 6강 다툼이다. 17일까지 6위 LG(18승23패)와 7위 SK(17승24패)는 한 경기차였다. 앞선 팀들이 느긋한 상황에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면, LG와 SK는 ‘봄잔치’에 참가할 수 있느냐 마느냐가 걸렸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다. 18일 맞대결에서 SK가 이기면 공동 6위가 되는 상황. 잠실학생체육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을준 LG감독은 “승부를 걸어야 되는 타이밍이다. 큰 경기인 만큼 디펜스에 중점을 두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큰 경기일수록 스타나 식스맨이 터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복선’ 같았다. 지난해 드래프트 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인 박형철이 ‘시원하게’ 터졌다. 2쿼터에 7분여를 뛰며 3점슛 2개를 깔끔하게 꽂아넣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3쿼터에는 1분 50여초를 뛰며 호흡을 골랐다. 그리고 4쿼터에만 7점을 몰아치며 치열했던 승부를 매조지했다. 특히, 4점 차(71-67)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4쿼터 종료 6분 6초 터진 외곽포는 SK의 추격에 찬물을 뿌렸다. 13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 프로 3년차지만 벤치가 더 익숙했던 김용우도 3점포 2개(10점)를 꽂아넣으며 힘을 보탰다. ‘스타’들도 당연히(?) 이름값을 했다. 문태영(25점 12리바운드)과 기승호(11점 5어시스트), 크리스 알렉산더(10점 6리바운드)도 제 기량을 발휘하며 LG를 구했다. 89-80, LG의 여유있는 승리였다. 강을준 감독은 “식스맨이 잘해줘 숨통이 트였다.”고 웃었다. LG는 이날 승리로 6위를 지킨 건 물론 SK에 두 경기 차로 달아나 한숨을 돌렸다. 상대전적에서도 4승 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SK 주희정은 이날 1쿼터 종료 3분 14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아 KBL 최초로 7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부산에서는 KT가 삼성을 99-75로 눌렀다. 조동현이 3점슛 4개 포함, 20점을 몰아쳤다. 조성민과 박상오도 나란히 16점으로 뒤를 받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보복범죄 막을 시스템 서둘러 시행하라

    불리한 증언이나 진술에 앙심을 품고 증인이나 신고자 등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위해(危害)를 가하는 보복범죄가 크게 늘어났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보복범죄 발생현황’에 따르면 2006년 70건에 그친 보복범죄가 2009년 129건으로 증가했다. 3년 새 84%나 급증한 것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추세다. 보복범죄는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법 절차가 아닌 위압적인 힘을 동원해 은폐하려는 2차 흉악범죄라고 할 수 있다. 가중처벌 조항을 둔 이유이기도 하다. 보복범죄 근절은 건강한 사회와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법치주의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내부 비리 고발이나 고소·신고·증언 등은 철저한 신변 보호와 함께 사후 안전책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찰청의 현황에서 보듯 폭행·협박·감금 등의 앙갚음을 당하거나 목숨까지 위협받는다면 누가 경찰이나 검찰을 찾고, 법정에 서려고 하겠는가. 예컨대 법과 제도가 증인에게 법정에서 ‘진실만을 말할 의무’를 무겁게 부과하듯 자유롭게 진실만을 말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보복범죄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의 시행을 서두를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 경찰이나 검찰·법원은 선진 제도를 벤치마킹해 나름대로 보완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하지만 미흡하기 짝이 없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은 몇년째 검토만 되고 있는 데다 참고인이나 증인 등의 이름이 버젓이 경찰·검찰 조서에 나오는 실정이다. 피해자나 신고인 보호는 경찰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말뿐이다. 때문에 보복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제도 정비와 함께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용기를 갖고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에 대항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적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 [런던통신] 벵거는 또 다시 정면승부를 택할까?

    [런던통신] 벵거는 또 다시 정면승부를 택할까?

    ’뷰티풀 풋볼’의 양대 산맥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이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가슴 아픈 과거의 기억 때문일까. 모두들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아르센 벵거와 그의 아이들은 ”두려움은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과연, 이변은 일어날까?지난 시즌 8강에서 만났던 두 팀은 운명의 장난처럼 또 다시 토너먼트 무대에서 재회했다. 당시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맞불 작전을 펼쳤고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벵거의 도전은 다소 무모하게 보였다. 수비를 강화하는 변화도, 리오넬 메시의 전담마크도 없었다. 승리를 위해선 안티 풋볼도 마다하지 않던 주제 무리뉴와 달리 벵거는 철저히 자신의 축구 철학을 지켰다.그렇다면, 벵거는 또 다시 정면 승부를 선택할까? 이는 이번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누구건 간에 자신만의 플레이를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때문에 경기의 변수를 손에 쥔 쪽은 아스날이다. 벵거 감독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바르셀로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띨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시즌에도 확인했듯이 벵거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스날은 지키는 축구에 익숙하지 않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한다. 때때로 역습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상대가 무리하게 전진했을 때 일이다. 즉, 갑작스런 변화는 아스날의 균형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정면 승부를 택할 경우 바르셀로나를 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바르셀로나라고 해서 무조건 승리하란 법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과 양 팀의 특성상 바르셀로나가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국 방송 ’BBC’의 해설가이자 과거 바르셀로나의 공격수로 활약한 게리 리네커도 조심스레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벤치 멤버일 뿐이다. 실제로 그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바르셀로나 동료들에게 밀려 주기적인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며 파브레가스의 예를 들며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의 전력 차이를 간접적으로 비교하기도 했다.벵거 감독이 이번에도 정면 승부를 택한다면, 양 팀의 경기는 누가 볼을 더 많이 소유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은 패스 게임을 통해 경기를 리드하는데 익숙한 팀이다. 때문에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할 경우 다른 한쪽은 볼을 쫓다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팀은 아스날이다. 지난 시즌에도 바르셀로나와의 패스 게임에서 밀리며 자신들의 경기 템포를 잃었고 그로인해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메시에게 4골을 허용했다.이를 두고 MBC 서형욱 해설위원은 ”펩과 벵거의 암묵적 신사협정”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올 시즌 최악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는 아스날의 포백을 감안할 때 더 큰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벵거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지난 시즌의 패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바르셀로나를 또 다시 만난 것은 불운이지만, 아스날은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했다. 흥미로운 승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연, 벵거는 또 다시 바르셀로나와 정면 승부를 펼칠까? ‘뷰티풀 풋볼’의 재회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자못 궁금하다.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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