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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오빠들, 몰랐던 거 미안해요”… ‘男럭비’ 상하이세븐스 3연패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오빠들, 몰랐던 거 미안해요”… ‘男럭비’ 상하이세븐스 3연패

    내 인생 최고의 명승부는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16강 이탈리아전이었다. 설기현의 동점골에 안정환의 골든골까지. 모든 게 극적이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이 그 때의 열광을 기억하리라. 언제고 회상해도 짜릿하고 흥분되는 경기다. 8월 28일, 나는 그 못지 않은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이제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명승부는 2011 아시아세븐시리즈 상하이 7인제대회 결승전이다. 한국남자럭비대표팀은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김광민의 극적인 트라이로 홍콩에 22-17로 역전승을 거둬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대역전극이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트라이 세 개를 연달아 내줘 0-17로 뒤졌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진행된 세대교체로 끌려갈 때 흐름을 뒤집을 만한 노련한 선수가 부족했다. 남자팀 코칭스태프도 경기 전 “결승에 온 자체로 성공이다.”고 했을 정도.더군다나 ‘럭비강국’ 홍콩은 요 몇년 간 이겨본 적이 없는 ‘한국 천적’이라 심리적 부담까지 겹쳤다. 패색이 짙던 후반 중반, 반전드라마가 시작됐다. 한국은 김광민(국군체육부대)의 첫 트라이로 물꼬를 텄고 윤태일(삼성중공업), 김광민이 트라이를 보태 경기를 서든데스(연장)로 끌고 갔다. 한 번만 방심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관중석의 여자대표팀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힘을 보탰다. 트라이 하나면 그대로 끝나기 때문에 연장은 더욱 팽팽했다. 전·후반 10분씩 뛰어 체력은 고갈됐고, 심판도 관중도 한국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건규(한국전력)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다. 패색이 짙어지던 찰나, 한국은 홍콩의 공격을 턴오버 시킨 뒤 재빠르게 역습해 트라이를 찍었다. 이번에도 김광민이었다. 경기장의 선수들과, 벤치의 스태프와, 관중석의 여자대표팀이 동시에 환호했다. 짜릿한 역전우승이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남자팀 옆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여자팀도 덩달아 어깨에 힘을 줬다. 상하이 대회를 앞두고 인천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이렇게 대단한 오빠들인 줄은 몰랐다. 같은 국가대표면서 너무 못해(?) 민망하고 미안했지만 또 자랑스러웠고 고마웠다. 결승전에만 트라이 세 개를 찍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광민은 파란 눈의 외신기자에 둘러싸여 인터뷰 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기자들과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엔 ‘기자’라 미안했다. 상하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남자팀은 오는 9월 보르네오(말레이시아·24~25일) 대회를 앞두고 새달 2일부터 속초에서 합숙을 시작한다. 두 대회 합산랭킹이 4위 이내에 들면 쟁쟁한 럭비강호들이 총집결하는 홍콩세븐스 진출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지난해 상하이 대회 우승,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대회 3위로 아시아랭킹 1위를 차지했었다. 글·사진 상하이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허리케인 ‘아이린’ 보도 중 ‘오물’ 뒤집어 쓴 리포터

    허리케인 ‘아이린’ 보도 중 ‘오물’ 뒤집어 쓴 리포터

    미국 동부해안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 뉴스를 전하던 뉴스 리포터가 하수구 오물을 뒤집어쓰는 모습이 폭스 뉴스에 생방송으로 보도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방송 중에는 그것이 하수구 오물이란 것을 몰랐다. 워싱턴 폭스 뉴스 리포터인 터커 반스는 아이린의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해안가에서 생방송으로 날씨를 보도했다. 시속 96km의 강풍으로 반스는 벤치를 짚고 방송을 할 정도였다. 생방송으로 연결된 반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물질로 덮여 있었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팬케이크 반죽을 덮어쓴 듯 한 모습’ 이라고 표현했다. 반스는 “이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약간 모래가 섞인 듯하고 맛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반스의 모습을 본 스튜디오의 아나운서들도 “저런 현상을 본적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반스는 “방송국 기상학자는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냄새는 어떠냐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냄새도 이상하고 약간 비누냄새가 난다.” 고 대답했다. 반송중 강풍이 더 몰아치면서 이 물질은 반스를 다시 한 번 덮쳤고, 그의 안전을 위해 그 곳에서 빨리 나올 것을 당부하면서 뉴스가 끝났다. 방송이 끝나고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반스가 ‘냄새 맡고 맛을 보고’ 한 이상 물체는 ‘하수구 오물이 바다 거품과 섞이면서 강풍에 날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폭스 뉴스 방송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EPL 전술 리뷰] ‘폭풍 영입’ 맨시티의 베스트11은?

    [EPL 전술 리뷰] ‘폭풍 영입’ 맨시티의 베스트11은?

    ’레알 부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한 명의 아스날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한 때 지역 라이벌 맨유의 관심을 받았던 프랑스 출신의 사미르 나스리는 클럽들 간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맨시티로 향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이적료는 2,400만 파운드(약 432억원)으로 추정된다. 등번호는 19번이다. 나스리의 이적은 아스날에겐 씁쓸한 일이지만 맨시티 팬들에게 두 팔 벌려 환영할 경사다. 지난 시즌 아스날 최고의 선수가 영국 수도 런던을 떠나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로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이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스쿼드를 갖추게 됐으며 진짜 우승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관심은 맨시티의 베스트11에 쏠린다. 조금은 엉망진창인 등번호만큼이나 맨시티의 선수단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올 여름 들어온 사람은 많은데 떠난 선수는 거의 없다. 높은 연봉 때문에 사려는 클럽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오직 11명만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선택을 받아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커뮤니티 실드와 두 번의 리그 경기는 만치니 감독의 계획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신의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가 가세한데 이어 나스리까지 새롭게 팀에 합류하며 베스트11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비록 맨시티에서는 평범한 이적료지만 432억을 주고 영입한 선수를 벤치에 앉혀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 ▲ 예상 포메이션 만치니 감독은 올 시즌도 4-3-3 시스템을 주력 포메이션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지난 시즌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야야 투레가 수비형으로 전환했고 다비드 실바가 좀 더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또한 아게로가 합류하며 카를로스 테베스 보다는 에딘 제코가 더 중용되고 있다.(테베스의 컨디션이 떨어진 탓도 있다) 일부에선 맨시티의 4-4-2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스리의 합류로 인해 앞으로 4-3-3(혹은 4-2-3-1)이 가동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아스날 출신인 나스리에게는 4-3-3이 좀 더 익숙한 포메이션이다. 둘째는 4-4-2로 전환할 경우 넘치는 미드필더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지난 볼턴전에서 맨시티는 다소 변칙적인 4-3-3 시스템을 사용했다. 투레가 홀딩 역할을 맡았고 가레스 배리가 그를 보좌했다. 그리고 제임스 밀너는 수비시 측면에 있다가 공격할 땐 적극적으로 올라갔다. 실바 역시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밀너의 경우 상하의 움직임을 가졌다면 실바는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상대진영을 휘저었다. 그로인해 당시 맨시티는 4-4-2(혹은 4-2-2-2) 포메이션 같기도 했다. 아게로와 실바가 전형적인 측면 윙 포워드처럼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시스템이 만치니 감독의 올 시즌 계획이라면 나스리는 자연스럽게 밀너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리의 경우 밀너에 비해 좀 더 기술적이며 패싱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바와 유기적인 움직임이 기대된다. 그밖에 아스날처럼 4-2-3-1 시스템의 사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야야(혹은 데 용)와 배리(혹은 밀너)가 더블 볼란치 역할을 하고 실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그리고 좌우에 나스리와 아게로가 배치된다. 나스리는 아스날 시절 중앙보다 측면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측면이 가능한 실바와의 포지션 체인지도 가능하다. ▲ 예상 베스트11 * 맨시티(4-3-3/4-2-3-1) : 하트 - 리차즈(사발레타), 콤파니(사비치), 레스콧(투레), 콜라로프(클리쉬) - 야야(데용), 배리, 나스리(밀너) - 실바(존슨), 아게로(발로텔리), 제코(테베스) 골키퍼는 조 하트의 차지다. 수비진은 빈센트 콤파니를 제외하곤 확실한 베스트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졸리온 레스콧은 콜로 투레가 징계에서 복귀할 경우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망주 스테판 사비치도 변수다. 좌우 풀백은 시즌 초반 리차즈와 콜라로프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사발레타, 클리쉬와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3-3일 경우 야야, 데용, 배리, 밀너, 나스리가 로테이션처럼 3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넓게는 실바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현재로선 야야, 배리, 나스리 조합이 주전에 가깝다. 전방은 실바, 아게로, 제코가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테베스와 마리오 발로텔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담 존슨은 슈퍼 서브로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네둠 오누아, 웨인 브리지, 숀 라이트-필립스, 크레이그 벨라미,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등은 전력 외로 분류된 상태다. 아데바요르의 경우 토트넘 이적이 유력하며 벨라미는 과거 몸을 담았던 리버풀 컴백설이 나돌고 있다. 그리고 라이트-필립스는 이청용을 잃은 볼턴 원더러스와 연결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女농구 日쳤다

    임달식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한·일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3전 전승을 이뤘다.  한국은 23일 일본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에서 열린 대회 1부 풀리그 3차전에서 17점차를 극복하는 뒷심을 앞세워 일본을 66-59로 이겼다. 김단비(24점 7리바운드)와 최윤아(14점), 하은주(11점)가 합작해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약체 레바논과 타이완과의 경기만 남겨놔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초반에는 일본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한국은 쿼터 종료 6분 13초를 남기고 6-7에서 쿼터가 끝날 때까지 1점도 챙기지 못하고 잇따라 13점을 내줬다. 포인트가드이자 주득점원인 최윤아가 경기 시작 1분 42초 만에 다리를 다쳐 벤치로 들어갔고, 심판의 애매한 판정까지 겹쳐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임 감독은 2쿼터에 최장신 센터 하은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전반을 28-38, 10점 차로 마쳤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한국은 막판에 승기를 잡았다. 4쿼터 50-51에서 김단비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림에 꽂아 52-51로 처음으로 역전했다. 종료 3분 35초를 남기고 54-57에서 김단비와 김연주의 연속 3점포에 신정자의 레이업이 성공해 62-57로 달아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EPL 전술 리뷰] 아스날이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EPL 전술 리뷰] 아스날이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아스날과 리버풀의 2011/20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빅 매치는 원정팀 리버풀의 2-0 승리로 끝이 났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아스날 팬들은 엠마뉘엘 프림퐁의 퇴장을 탓할지도 모른다. 틀린 얘긴 아니다. 하지만 그것 못 지 않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올 여름 투자한 돈이다. 경기 후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캐롤과 카윗이 선발로 나섰고 수아레스가 벤치에 대기했다. 그만큼 스쿼드가 강해졌다.”며 아스날전 승리의 원동력을 밝혔다. 반면 아르센 벵거 감독은 “8명이 부상과 퇴장으로 빠졌다.”며 얇은 스쿼드가 패배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아스날의 입장에선 매우 불운했던 경기다. 그러나 이것 또한 어디까지나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노리는 빅 클럽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축 선수들을 대체할만한 스쿼드를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이것을 보완했고 아스날은 그렇지 못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날 경기는 퇴장이 승패를 갈랐다. 후반 70분 프림퐁이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안 그래도 불안했던 아스날은 순식간에 많은 것을 잃고 말았다. 가장 큰 타격은 홀딩의 부재였다. 4-3-3이 무너지면서 4-4-1로 전환했고 그로인해 상대에게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에 많은 공간을 내줬다. 사미르 나스리와 아론 램지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누군가 한 명은 내려와 포백의 1차 저지선을 역할을 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림퐁의 퇴장에 앞서 로랑 코시엘니의 부상도 치명적이었다. 또 한 명의 어린 선수가 투입됐고 순간 포백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아스날의 포백은 경기 시작부터 불안했다. 키에런 깁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측 풀백인 바카리 사냐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사냐는 경기 내내 왼쪽에서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측 센터백인 코시엘니가 아웃됐고 좌측 센터백 토마스 베르마엘렌이 코시엘니 자리로 이동했다. 아스날 포백 모두가 혼란에 빠진 순간이다. 즉, 1) 윌셔, 송 빌롱, 제르비뉴, 깁스의 결장, 2) 사냐의 왼쪽 풀백 기용, 3) 코시엘니의 부상, 4) 베르마엘렌의 위치 이동, 5) 프림퐁의 퇴장 순으로 아스날에게 악재가 겹친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스리의 불협화음도 한 몫을 했다. 이적설 때문인지 나스리의 컨디션 또한 최상은 아니었다. 아스날 스스로 무너진 원인도 컸지만 그에 따른 리버풀의 대처도 매우 훌륭했다. 특히 달글리시 감독은 원정인 점을 감안해 다소 수비적인 4-3-3 시스템을 사용했다. 대신 체력 안배를 위해 수아레스와 메이렐레스를 벤치에 앉혔다. 중원의 숫자 싸움, 3 vs 3의 균형을 맞추고 앤디 캐롤의 높이를 이용한 볼 소유와 세트피스를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달글리시의 계획은 후반 70분까진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프림퐁의 퇴장과 함께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달글리시 감독은 즉시 수아레스와 메이렐레스를 투입하며 전방에 변화를 줬고 결국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상대의 약점을 적절히 파악하고 그것을 정확하게 공략한 결과였다. 사진=더 선 홈페이지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요즘 서울 홍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설 ‘칼의 노래’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24일 KIST 존슨강당에서 소설가 김훈씨가 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저마다 책장 속에 꽂아두었던 ‘칼의 노래’를 다시 꺼내들고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흔히 과학자는 ‘자신의 분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외골수’로 통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ST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KIST 역시 과거 명사 강연을 개최하려고 해도 무관심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KIST의 한 책임연구원은 “젊은 연구원들이 항상 실험실에만 틀어박혀서 심지어 뉴스조차 제대로 보지 않는 현실에 대한 자조 섞인 비판들이 많았다.”면서 “무식한 공돌이, 무식한 이공계라는 말을 스스로 입에 달고 살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KIST 내부에서 올해 들어 과학계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을 벤치마킹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대학들이 인문학 강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술가와 인문학자를 불러 생각을 나누자는 것이 기본적인 지향 방향이었다. 지난 3월. 첫 주자로 학문 간 융합을 의미하는 ‘통섭’을 한국사회에 처음으로 소개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연단에 섰다. 최 교수는 “수백년 동안 경제학을 연구해 왔지만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안을 내놓는 명쾌한 해법은 아직 없다.”면서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도 한 곳만 보고 달린다면 결국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에 연단에 선 정호승 시인은 연구원들이 고등학교 시절 이후에 접해본 적 없는 ‘시’를 직접 건드렸다. 시를 이해하는 기쁨을 말한 정 시인의 강연은 KIST 구성원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았다. 기획실 박한라 행정원은 “과학보다 더 딱딱하게 생각하던 시가 왜 낭만적이며, 어떻게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느끼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 후 누구누구를 강사로 만나보고 싶다는 민원들이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이 각각 5, 6, 7월에 강의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도 KIST의 인문학 탐구는 계속된다. 9월에는 김정운 명지대 심리학과 교수, 10월에는 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11월에는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12월에는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감독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문길주 KIST 원장은 “과학을 하는 연구원의 합리성에 인문학의 상상력을 결합시켜 새롭게 과학의 지평을 넓히려는 참신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중앙亞 3국과 120억弗 ‘자원외교’

    중앙亞 3국과 120억弗 ‘자원외교’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몽골 방문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 대통령은 저녁 몽골 울란바토르에 도착, 본격적인 순방 일정에 착수했다.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3국 순방을 통해 이 대통령은 최소한 12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자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자원외교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첫 방문국인 몽골에서는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자원과 보건, 인적 교류 등 중장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한·몽골 공동성명’과 양국 간 중기 협력 지침을 담은 ‘중기행동계획’, 에너지·자원분야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몽골은 세계 7대 자원부국으로, 몽골에 있어서 한국은 네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이다. 23~24일 이뤄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약 40억 달러에 이르는 가스전 개발과 가스·화학 플랜트 건설 계약을 맺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스전 개발 사업 등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한국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은 원유와 가스 외에도 우라늄, 몰리브덴, 금을 다량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증권 시장 현대화 작업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정보기술(IT)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24~25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지난 1992년 양국 수교 이후 최대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각각 40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단지건설과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다.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이 398억 배럴로, 세계 9위의 산유국이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모두 거대한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크고 있고, 고도 경제성장 모델로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강해 이미 일찍부터 진출해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 선진국과의 시장확보 경쟁에서도 우리가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두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2009년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두 정상과는 각별한 사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프로축구] 라이언킹 해트트릭

    [프로축구] 라이언킹 해트트릭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8경기 침묵을 깨고 친정팀 포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이동국의 ‘사자후’를 앞세운 선두 전북은 2위 포항을 꺾고 독주체제를 굳혔다. 이동국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프로축구 K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쳐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월 11일 경남전(1골 1어시스트) 이후 무려 9경기 만의 득점포. 올 시즌 리그 13골-10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동국은 공격포인트에서 데얀(FC서울·17골 6어시스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특급골잡이’의 위용을 과시했다. 승점 47(14승5무3패)이 된 전북은 포항(승점 40·11승7무4패)과의 격차를 승점 7로 벌리며 선두를 굳혔다. 홈 경기 연속무패 기록도 11경기(8승3무)로 늘렸다. 2009년 통합우승 후 2년 만의 정상탈환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악몽’을 만회하는 화끈한 설욕전이었다. 지난 5월 포항과의 첫 대결 때 이동국은 펄펄 날았다. 전반에만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고향팬들의 가슴을 찢어놨다. 그러나 허벅지 근육통으로 하프타임 교체됐고, 팀이 세 골을 내주며 무너지는 걸 벤치에서 봐야 했다. 올 시즌 전북의 유일한 역전패(2-3)였다. 이날 대결을 앞두고 비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동국은 포항의 국가대표급 미드필드진에 막혀 좀처럼 힘을 못 쓰던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18분 신광훈에게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골 갈증을 털어내더니 노병준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쫓기던 후반 33분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추가시간에는 쐐기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골에만 집착하지 않는 이타적이고 유연한 움직임과 골대 앞 집중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광양에서는 전남과 부산이 1-1로 비겼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10년 가꾼 남이섬 떠나는 강우현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10년 가꾼 남이섬 떠나는 강우현 대표

    스스로 말장난이라고 했다. ‘내버리면 청소, 써버리면 창조’ ‘팔리면 상품, 안 팔리면 작품’ ‘잡초를 화초로, 술병을 꽃병으로’ ‘폐건물은 전시관, 빈터는 공연장으로’ ‘처음에는 돈이 없어 재활용, 지금은 습관이 돼서 재활용’ ‘소음을 리듬으로, 경치를 운치로’ ‘새는 함께 울고 홀로 잠든다.’ ‘꽃은 혼자 피고 혼자 웃는다.’ 이러한 상상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뒤집기 기술을 타고났다. 역발상 경영으로 연간 입장객 27만명에 불과하던 별 볼 일 없는 유원지를 24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만들어냈다. 연 매출도 20억원 수준에서 10배 이상 뛰었다. 빈 소주병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춘천의 남이섬. 10년이란 짧은 기간 안에 세계적인 생태문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비가 쏟아지던 지난 15일 오후 남이섬으로 향했다. 경춘선 급행전철 안에는 연휴가 겹쳐서인지 배낭을 멘 사람들이 가득했다. 상봉역에서 출발해 40여분 지나자 가평역에 도착했다. 많은 승객들이 동시에 내렸다. 비는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승객 대부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이섬행 버스를 즐겁게 기다렸다. 잠시 후 남이섬으로 향하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궂은 날씨였지만 주차장에는 승용차들이 꽉 들어찼고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윽고 배에 올라타자 ‘나미나라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방송에 이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도 남이섬을 소개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았고 더러 일본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10여분 뒤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허름한 초가집이 보였고 ‘나미나라공화국 중앙은행’도 눈에 들어왔다. 잣나무길과 은행나무길이 시원하게 쭉 뻗어 있었다. 야외극장에서는 한창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인사동길’이라고 표시된 좁은 길도 나 있었다. ‘아니 웬 인사동길이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우현(58) 대표가 설명해줬다. #유명대 대학원장직 마다하고 일군 섬 “서울 인사동 보도블록을 교체할 때 버리는 것들을 주워다가 여기에 길을 냈습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운치가 있습니까. 버리는 것을 이렇게 쓰면 창조 아닙니까(웃음).” ‘창조 경영’ ‘역발상 경영’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강 대표는 이달 말로 정든 남이섬을 떠난다.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그가 국내 유명 대학 대학원장직을 마다하고 섬을 일구기 시작한 지 꼭 10년 만이다. 박수 칠 때 떠나 새 무대를 찾겠다는 것이기에 또 한번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그는 10년 전 월급 단돈 100원에 직원 70명과 함께 빈 소주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양변기로 화분을 탄생시키고, 서울에서 버린 은행잎을 모아 은행나무길을 만들었다. 소문을 듣고 섬을 찾는 사람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때마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되면서 남이섬은 한류의 발상지가 됐다. 당시 겨울연가 제작진이 쵤영료로 200만원을 제시했으나 그는 오히려 공짜에다 통돼지까지 잡아주겠다 했다. #청개구리 경영 10년 결실 맺고 부사장 체제로 이 같은 그의 엉뚱한 발상은 남이섬 성공에 힘입어 상상 경영, 청개구리 경영, 환경 경영 등 숱한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남이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인사동길을 걸어 나와 강 대표의 사무실에서 마주앉았다. 남이섬을 떠나는 이유와 또 어디로 떠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의 책상에는 작은 도자기 꽃병이 있었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2000년 12월 31일 (아들) 준수랑 첫 밤을 들다. 2010년 12월 30일 소복 눈밭 다시 본다.’(아래 사진) “남이섬도 이제는 차세대 경영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이섬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는 셈이지요. 저는 10년간의 매듭을 짓고 박수 칠 때 무대를 떠나려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무대는 어디로 정했을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남이섬의 200만 관광객보다 더 많은 300만 관광객이 찾는 곳을 만들 생각입니다. 좋은 땅을 골라 관광지로 만들면 다 망가집니다. 버린 땅, 못 쓰는 땅을 골라 ‘못’ 자를 빼고 ‘쓰는 땅’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새로운 리모밸리(Rimovally)를 세우는 것이지요.” 리모밸리는 강(River)과 산(Mountain), 골짜기(Valley)를 뜻하는 영어단어들을 조합해 강 대표가 만든 신조어란다.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쓸모를 찾지 못하는 강, 산, 골짜기를 자연스럽게 살려 자연 생태 문화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괴짜들의 상상밸리’ ‘창조밸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세상에서 쓰지 못하는 것들은 죄다 모아 놓겠습니다. 예를 들어 천재 발명가들이 특허를 낸 것들 중 90% 이상이 사장됩니다. 그래서 발명가들은 외롭고 가난하지요. 또 버려지는 괴짜 예술가들의 작품도 많습니다. 이런 재료들을 모아 세계적인 창조 공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화가, 마술사 등 별별 괴짜들이 다 모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장소가 도대체 어디일까. 그가 에둘러 표현했다. “제가 떠난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에서 함께 일하자는 요청이 오더군요. 경기지사와 함께 유명산 일대를 돌아봤고 춘천시장과는 강촌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충북지사는 제 고향이 충북인 점을 들어 고향으로 내려와 일하자고 했습니다. 강원지사, 가평군수, 동두천 시장도 비슷한 제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 거절했지요. 관공서와 함께 하면 처음에는 제가 갑이 되지만 나중에는 을로 바뀝니다. 그러면 창조밸리가 잘되겠습니까.” 몇 번 되묻는 질문에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남이섬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경기도와 강원도가 맞닿는 곳입니다. 남이섬도 그렇지만 행정구역상 양쪽으로 걸쳐 놓으면 이래라저래라 깊숙이 관여를 못 하게 되지요. 최악의 오지이며 비포장도로입니다. 히말라야를 길이 좋아 다들 갑니까(웃음). 모든 설계도는 동화가 바탕이 될 것입니다. 또 여기에 ‘창조 제조법’을 적용시킬 계획입니다. 필요한 것은 단 1%만 있으면 됩니다. 100억원을 만들기 위해 1억원만 있으면 되듯이 말입니다.” #목수가 직접 만든 집에 살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 남이섬은 부사장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요즘 강 대표는 10년을 결산하느라 바쁘다. 19개 업무팀을 11개로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는 것.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위한 출발선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목수는 자기가 만든 집에 살지 않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다른 사람들이 여든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내외가 들렀다. 인사를 했더니 경기도 용문에 살 집을 마련했는데 입구에 뭔가 글판을 하나 붙이고 싶어 강 대표에게 부탁을 했다고 귀띔했다. 하긴 남이섬 곳곳에 강 대표가 직접 글을 쓰고 현판과 안내판을 만들어 내걸었으니 그의 글솜씨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는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웠다. 붓글씨에도 제법 소질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할아버지의 이불을 개고 나서 글씨를 배웠다. 미술과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한자를 베끼는 것이 미술의 기초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고 미술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마땅한 미술도구가 없어 땅바닥에 그리고, 멱 감으러 갔다가 돌에 물을 끼얹어가며 그림 장난을 했다. 마을 개천에 놀러갈 때면 물속에서 예쁜 돌멩이를 하나씩 건져 그걸로 집 마당에 ‘단양팔경’을 만들어 풍경을 그려넣고 간판도 만들어 세웠다. #동화 입힌 상상마당 선보이겠다 중학교 때는 반에서 15등과 21등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고등학교 졸업 성적은 3학년 전교생 162명 가운데 157등이었다. 이를 두고 강 대표는 “낙제생한테 뭐 배울 게 있다고 사람들이 찾아오데요.” 하면서 웃는다. 그는 또 공부에는 소질이 없었지만 엉뚱하게 상상하는 자유를 맘껏 누려왔다고 말했다. 그저 상상을 많이 했을 뿐인데 대통령이나 도지사 등 여러 사람들이 ‘창조 경영’이니 ‘역발상 경영’이니 하면서 남이섬을 찾아왔다고 했다.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성공은 실패의 아버지, 웃음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성공했다는 순간 바로 위기’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시동을 걸되 거꾸로 거는 것이며 성공 여부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씨를 왼손으로 쓴다. 좌수좌필(左手左筆). 중국 서예가들과 만났을 때 어차피 정상적인 필체로는 따라잡을 수 없으니 왼손으로 글씨를 써서 보여주면서 ‘강우현식 거꿀체’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다들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요즘에도 붓글씨로 쓰는 건 모두 ‘거꿀체’로 씁니다. 역발상이 상대방에게는 낯설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것도 창조라고 합디다. 미완의 세계를 향해 저는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동화나라 만들기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미완의 상상 세계이기 때문이지요.” 편집위원 km@seoul.co.kr ■ 강우현을 가리키는 숱한 표현들… 195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다. 보인상고를 나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서울랜드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캐릭터 디자인과 기업이미지통합디자인(CI) 일에 종사했다. 포스터나 잡지 등의 일러스트레이션 일을 하면서 9권의 그림 동화책을 펴내는 한편 ‘엄마가 쓰고 그린 그림책’ ‘아버지가 쓰고 그린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 문화운동을 펼치면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했다. 재생 공책 쓰기 운동을 통한 자원 재활용 운동과 유네스코 및 YMCA, 환경운동연합 등의 활동에도 관여했다. 1987년 일본 노마 국제그림책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체코 BIB-89 금패상, 일본 고단샤 출판문화상, 환경문화예술상, 한국 어린이 도서상, 어린이 문화대상, 한국 디자이너 대상 등을 수상했고 프랑스 칸 영화제 포스터 지명 작가이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저서로 ‘클릭! 내머리 속의 아이디어 터치’ ‘양초귀신’ ‘멀티캐릭터 디자인’ ‘강우현의 상상망치’ 등을 펴냈다. 또 어른 동화 ‘포인트 스토리’가 곧 중국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남이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 [EPL 전술 리뷰] 비야스-보아스의 4-3-3 그리고 토레스

    [EPL 전술 리뷰] 비야스-보아스의 4-3-3 그리고 토레스

    ’리틀 무리뉴’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은 아쉽게도 무승부로 끝이 났다. 첼시는 ‘피지컬 풋볼’을 구사하는 스토크 시티 원정에서 골을 넣는데 실패했고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리 좋은 출발은 아니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예상대로 4-3-3 시스템을 가동했다. 지난 시즌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엘니뇨’ 페르난도 토레스가 최전방 원톱에 섰고 좌우 측면에 플로랑 말루다와 살로몬 칼루다 배치됐다. 그리고 중앙은 프랭크 램파드, 하미레스, 존 오비 미켈이 포진했다. 감독이 바뀌고 새 시즌이 시작됐지만 첼시의 스쿼드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었다. 베스트11 모두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그로인해 첼시의 변화는 전술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기본 전술은 무엇이며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어떤 선수를 더 선호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조금은 놀랍게도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디디에 드로그바와 니콜라스 아넬카를 벤치에 앉혔다. 물론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의 4-3-3 포메이션에 ‘900억 사나이’ 토레스를 원톱으로 기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했다. 일단 토레스와 드로그바의 주전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후반 중반 드로그바가 투입되고 토레스가 측면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일시적인 변화였다. 아넬카의 경우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체제 아래 윙 포워드로 맹활약 했지만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윙 포워드는 아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안첼로티와 비야스-보아스의 윙 포워드 활용법에는 차이가 있다. 두 감독 모두 첼시에서 4-3-3을 사용했지만(안첼로티는 챔피언스리그에서 4-4-2를 사용하기도 했다.) 안첼로티는 윙 포워드를 측면보다 중앙으로 이동시키며 미드필더와 원톱의 연결고리로써 활용했다. 반면 비야스-보아스는 윙 포워드를 보다 넓게 포진시킨다. 포르투 시절 헐크처럼. 그러나 스토크 시티전에서 드러났듯이 현재 첼시의 4-3-3은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축구 철학을 재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원하는 스타일의 윙 포워드가 없기 때문이다. 말루다는 안첼로티 시절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안첼로티의 윙 포워드 활용법에 적합했다는 얘기다. 지금 비야스-보아스 감독에겐 과거 아르옌 로벤, 숀 라이트-필립스, 조 콜, 데미언 더프와 같은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윙 포워드가 필요하다. 일대일 대결을 통해 상대 풀백을 압박하고 그로인해 상대 수비라인이 흐트러지며 원톱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는 원톱 토레스에게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스토크 시티전에서 토레스는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좌우는 물론 후방까지 내려오며 적극적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측면이 막히다 보니 문전에서 자주 고립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럴 경우 중앙에 창의력을 갖춘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지만 현재 첼시에는 그러한 선수마저 없는 상태다. 램파드는 전성기가 지났고 하미레스는 패스보다 직접 볼을 운반하는 스타일이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뒤늦게 요시 베나윤을 투입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어쨌든, 스토크 시티전의 소득은 토레스 스스로의 움직임이 과거보다 좋아졌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팀플레이에 적응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새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새로운 선수가 영입될 수도 있고 다른 선수가 투입될 수도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첼시가 모드리치 영입을 위해 새로운 금액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스토크 시티전 무승부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과연, 비야스-보아스의 선택은 무엇일까? 비야스-보아스라는 새 옷을 입은 첼시와 부활을 꿈꾸는 토레스의 발 끝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하프타임]

    IBK배구 현대캐피탈 첫 승 하종화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이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 대회 A조 리그 3차전에서 KEPCO45를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물리치고 2승의 우리캐피탈 뒤를 이어 조 2위로 준결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KEPCO45는 2연패. 하 감독은 데뷔 첫 승을 올리며 지난 정규리그 우승후보였지만 3위에 머문 명가의 부활 가능성을 점쳤다. 이어 열린 여자부 예선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3-1로 누르고 2승을 올리며 조 1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했다. 박지성 개막전 결장… 맨유 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재계약에 성공한 박지성이 2011~1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박지성은 15일 영국 웨스트브로미치의 호손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의 정규리그 1라운드 개막전에 교체 멤버로 이름만 올렸다. 맨유가 2-1로 이겼다.
  • 친환경·수방대책… 동대문구 벤치마킹 ‘바람’

    친환경·수방대책… 동대문구 벤치마킹 ‘바람’

    동대문구의 친환경 정책과 수해 방지 대책을 배우려는 벤치마킹 열풍이 불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최대통신사인 ‘신화’는 서울지국 특파원을 비롯해 카메라 기자 등 취재진들을 보내 서울의 친환경 정책 취재 일환으로 동대문환경자원센터를 밀착 취재했다. 앞서 11일에는 아리랑TV 취재진이 재난대책상황실을 방문한 뒤 장안동 빗물펌프장을 직접 찾아 수방 대책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가기도 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발상의 전환으로 고집스럽게 추진하는 정책이 빛을 내고 있는 셈이다. 유 구청장은 민선2기 구청장을 지내던 2001년 공무원들부터 혐오·기피시설을 피부로 느껴봐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도심 한복판인 구청 앞에 환경자원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처음엔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영세공장과 여인숙이 밀집했던 곳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환경 관련 업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곳으로 환골탈태했기 때문이다. 동대문환경자원센터는 전국 최초로 도심 속 공원 지하에 건립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종합폐기물 처리시설로 지난해 6개월 넘도록 시험가동을 거쳤다. 용두동 34-6 일대 용두근린공원 지하에 세운 이 센터는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재활용품과 대형 폐기물 등 각종 쓰레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구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하루 98t)는 산소가 없는 3000t 규모의 대형 소화조에서 한달씩 바이오가스, 메탄가스 발효 과정을 거쳐 연간 60만㎾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원유 1만 1650배럴의 대체효과를 본다. 하루 전력 판매량은 1939㎾에 이르러 연 3억 8000만원의 수익을 낸다. 또 이산화탄소(CO2) 연간 2만 4400t 감축으로 메탄가스 1.62t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탄소배출권이 4억 2200만원으로 추정된다. 도심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성공적 모델 덕분에 새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또 폭우만 내렸다 하면 침수 피해로 수심이 가득했던 구가 집중호우에서 자유롭게 됐다. 1998년과 2001년 잇달아 발생한 수해로 상습 침수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537㎜의 기록적인 폭우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유 구청장이 민선5기 구청장으로 다시 취임해 가장 먼저 한 일도 바로 빗물펌프장을 찾아 수해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점검한 것이었다. 민선 2기 때 겪은 수해의 악몽을 떨칠 수 없었다는 방증인 동시에 수방 대책이야말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명이라고 느껴서였다. 그는 수방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집중호우에 대비해 배수용량이 부족한 빗물펌프장을 신·증설하고 침수 취약 지역인 저지대에 간이펌프장을 만들었다. 총 410㎞에 이르는 하수관로를 점검해 용량이 부족한 하수관로는 시간당 75㎜에도 견딜 수 있도록 확장했는가 하면 중계펌프장 건설로 침수 우려가 높던 이문동과 장안동 지역을 살려냈다. 특히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에 지하건물, 영세공장 상가 등이 침수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침수 건물과 공무원 ‘1가구 1담당제’를 지난 4월부터 도입했다. 유 구청장은 “조금만 방심하면 천재(天災)가 인재(人災)로 변할 수 있다.”며 “우기가 끝날 때까지 1가구 1담당제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EPL 13일 킥오프 ‘Ji 브러더스’ 개막 축포?

    EPL 13일 킥오프 ‘Ji 브러더스’ 개막 축포?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치맥’(치킨과 맥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2011~1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13일 개막한다.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폭동으로 토트넘과 에버턴의 1라운드 경기는 미뤄졌지만 나머지 9경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우리에겐 프리미어리거 맏형 박지성(왼쪽·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막내 지동원(오른쪽·20·선덜랜드)이 펼칠 ‘지(Ji)의 대결’이 가장 큰 관심을 끈다. 프리시즌 도중 정강이 골절로 최소 6개월 이상 재활해야 하는 이청용(23·볼턴)의 빈자리가 아쉽지만, 그만큼 한국 축구의 대들보인 두 지(Ji)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지동원은 오후 11시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데뷔골을 노리고, 박지성은 14일 밤 12시 웨스트브로미치와의 원정경기에서 개막 축포를 겨냥한다. 지난 3일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맛을 본 지동원은 개막전 출전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에 달해 있다. 축구대표팀은 지동원이 리버풀전 출전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 한·일전 차출을 양보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동원은 지난 시즌 한때 450분간 무득점에 시달렸던 선덜랜드의 골가뭄을 해결해 줄 만한 선수”라며 국가대표팀과 K리그에서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선덜랜드 역시 12일 공식 홈페이지에 지동원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높은 기대를 보였다. 지동원은 “리버풀은 강한 팀이지만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다. 선제실점을 막고 세트피스에 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기만만한 EPL 신입생이다. EPL에서 벌써 7번째 시즌을 맞는 박지성에게 올 시즌은 ‘언제나 그랬듯’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프리시즌 3골 1도움(5경기)으로 노련한 플레이를 보였지만 늘 생존경쟁 중이다. 7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에서 교체 명단에 있던 필드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벤치를 지키기도 했다. 그 경기에서 같은 포지션의 루이스 나니는 두 골을 넣어 팀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애스턴 빌라에서 이적해온 애슐리 영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박지성의 자리를 위협했다. 이미 맨유의 ‘베테랑’인 박지성의 팀 내 입지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그동안 각축전을 벌였던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 외에 영, 톰 클레벌리 등이 가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래서 개막전 선발과 활약 여부가 더욱 관심을 끈다. 올해 초 아시안컵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던 박지성과 지동원은 일정대로라면 11월 6일 맨체스터에서 첫 만남을 가진다. 영국 땅에서 벌어지는 한국 축구 대들보들의 만남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100년 이방인 땅’ 부산시민공원으로 첫발

    ‘100년 이방인 땅’ 부산시민공원으로 첫발

    2014년 부산시민들은 세계적 수준의 도심공원인 부산시민공원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삶의 여유를 한껏 누리게 된다. 부산시민에게 도심 휴식공간을 제공하게 될 명품 공원인 부산시민공원 조성사업이 11일 첫 삽을 뜨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이날 공사 현장에 김황식 국무총리, 허남식 부산시장,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열었다. 부산진구 양정·연지·범전동 등 부지 52만 8278㎡에 들어서는 부산시민공원은 총공사비 6494억원을 들여 2014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부산시민공원 설계자인 제임스 코너는 ‘기억, 문화, 즐거움, 자연, 참여’라는 5가지 주제로 다양한 숲길을 조화롭게 배치함으로써 시민들이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기억의 숲’에는 일제강점기와 미군 주둔기의 역사 자료를 활용해 역사문화관, 랜드마크 폭포, 기억의 벽, 역사의 길, 굴뚝정원, 경마트랙, 보존 헬기장이 조성된다. ‘문화의 숲’에는 공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숲 주변으로 다목적 잔디광장, 미디어테크(첨단도서관), 문화예술원이 들어선다. ‘즐거움의 숲’은 어린이 놀이마당, 운동마당 등 다양한 주제의 놀이 및 운동 공간으로 꾸며진다. 자연의 숲에는 수목과 시냇물, 사계절 변화하는 숲을 주제로 자연체험장, 생태호수, 음악분수, 도심 백사장이 들어선다. 도심 백사장은 전포천 가장자리에 모래로 백사장을 만들어 도심 속에서 일광욕은 물론 간단한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참여의 숲’에서는 열린 참여공간을 주제로 참여의 벽, 참여정원, 모임·축제광장을 통해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일제강점기에 경마장으로 쓰인 마권 판매소, 미군 장교 숙소 등 역사적 건축물 22개 동은 예술인 작업장 및 체험공간 등으로 재활용된다. 역사의 산교육장도 조성된다. 부산국립극장 조성도 추진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0석 규모의 다목적 대극장, 중·소극장, 야외 공연장을 갖춘 부산국립극장 건립에 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국립극장이 건립되면 공원 길 건너편 부산국립국악원과 연계해 공원의 문화 기반을 강화할 전망이다. 부산시민공원터는 일제강점기에 유흥 오락을 위해 경마장이 만들어지고 일본군 군수품 보급기지 및 서면 임시군속교육훈련소로 사용됐다. 광복 후에는 주한 미군 부산기지 사령부로 이용되다 6·25전쟁이 터지면서 주한 미군 보급기지인 캠프 하야리아가 들어섰으며 2006년 8월 기지가 폐쇄될 때까지 100년간 이방인의 땅이었다. 한편 부산시민공원은 시민들이 편안하고 즐겁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4D 체험관, 동작 인식 가족놀이공간, 스마트 감성 벤치, 수변공간을 이용한 워터스크린 등 첨단 유비쿼터스 공원 운영 시스템을 도입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세계 일류 공원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명품 공원을 만들어 부산의 역사와 미래를 새롭게 활짝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EPL 이슈] ‘4人4色’ 2011/12시즌 맨유의 측면

    [EPL 이슈] ‘4人4色’ 2011/12시즌 맨유의 측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3-2로 제압했다. 비록 프리시즌 성격이 짙은 매치업이었지만 두 팀 간의 라이벌 의식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운 경기는 아니었다. 물론 커뮤니티 실드를 통해 맨유와 맨시티의 새 시즌 전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직 여름 이적 시장이 한창 진행 중인데다 팀 구성이 완벽히 끝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은 것 또한 사실이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산소탱크’ 박지성이다. 이날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진 못했다. 이를 두고 몇몇 언론들은 벌써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박지성은 올 시즌도 위기일까? 지난 시즌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 상대였던 베베와 가브리엘 오베르탕이 각각 베식타스와 뉴캐슬로 이적하며 맨유의 측면은 박지성,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애슐리 영으로 압축됐다. 여기에 노장 라이언 긱스와 측면이 가능한 대니 웰백, 톰 클레버리, 대런 플레쳐까지 가세할 경우 최대 6~7명까지 측면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긱스, 클레버리, 플레쳐의 경우 측면 보다는 중앙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긱스의 경우 이미 지난 시즌 중앙 미드필더로서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고 플레쳐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측면보다 중앙에서 더 좋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는 클레버리도 마찬가지다. 결국 맨유의 올 시즌 측면 구도는 앞서 언급한 4명(박지성, 나니, 발렌시아, 영)에 의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누가 보다 주전에 가까우며 어떠한 위치에 포진할 것이냐는 점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커뮤니티 실드에서 나니와 영을 선발로 풀타임 출전시켰다. 발렌시아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박지성이 벤치에 있었지만 교체 출전시키지 않았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영을 출전시킨 이유는 검증을 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그리고 나니는 이날 전술적으로 필요한 선수였다. 맨유 생활 7년 차에 접어든 박지성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는 선수다. 즉, 프리시즌 성격이 강한 커뮤니티 실드에 굳이 내보낼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반면 영은 다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맨유에 녹아들지 못했다. 90분 풀타임 출전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나니의 출전은 전술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 치차리토가 빠진 가운데 맨유에서 가장 스피드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는 나니 밖에 없다. 웰백이 전방에 포진했지만 경험이 부족했고 영은 경기 내내 미카 리차드의 파워에 압도당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크리스 스몰링을 배치한 것도 나니의 수비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즉, 이날 박지성의 결장을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지난 시즌에 비해 측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오른쪽의 경우 나니와 발렌시아의 경쟁이 예상되고 왼쪽은 박지성과 영이 포지션 싸움을 해야 한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로테이션의 범위는 확장될 것이다. 퍼거슨 감독에겐 행복한 고민이다. 상대 팀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명이 지닌 장점은 모두 제각각이다. 박지성은 활동량이 뛰어나고, 영은 크로스가 좋다. 나니는 스피드가 빠르고, 발렌시아는 직선 플레이가 일품이다. 지난 시즌 맨유가 최전방(루니, 치차리토, 베르바토프)의 힘으로 우승을 차지했다면 올 시즌은 측면의 발끝에서 한 해 성적이 좌우될 공산이 크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 만큼 다양한 측면 자원을 보유한 클럽은 드물다. 새 시즌 맨유의 측면이 기대되는 이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프로야구] 오늘을 위해 그는 18번 울었던가

    [프로야구] 오늘을 위해 그는 18번 울었던가

    3-1로 넥센이 앞선 7회 말이었다. 1사 뒤 롯데 황재균이 안타를 때렸다. 1사 1루 상황. 넥센 선발 심수창의 투구수는 92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미 승리투수 요건은 채웠고 분위기상 투수를 바꿀 때가 됐다. 정민태 투수 코치가 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올라갔다. 웃으면서 심수창에게 말을 건넸다. “수고했다. 이제 뒤에 맡기자.” 잠시 공을 받아들었던 정 코치는 더그아웃으로 내려가는 심수창을 다시 불러세웠다. “수창아, 이 공 가져가라.” 의미가 있었다. “아마 긴 연패를 끊을 공이 될 테니, 그리고 넥센에 와서 첫승을 기록하는 공이 될 테니까….” 심수창은 공을 받아들고 미소 지었다.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심수창의 어깨를 두드렸다. 1승이 이렇게 간절할 수 있을까. 심수창은 지난 2009년 6월 14일 잠실 SK전 승리 뒤 1승도 못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야구 최장 기록인 18연패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지난달 31일엔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아픔이 겹쳤다. 이제 이기고 싶었고 이겨야 했다. 새 팀 동료들도 그런 심수창을 어떻게든 돕고 싶었다. 넥센 타자들은 1회 초부터 힘을 냈다. 안타 2개와 볼넷 2개, 실책을 묶어 3점을 뽑았다. 심수창도 1회 말 김주찬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위기를 잘 넘겼다. 6과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심수창이 내려간 뒤 오재영-박준수-이정훈-손승락은 이를 악물고 공을 뿌렸다. 야수들은 빠질 게 확실한 타구에도 몸을 던졌다. 벤치에서 심수창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다. 위기 때는 굳어졌고 상대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면 박수치고 웃었다.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 얼굴에 배어났다. 결국 9회 말 손승락이 마지막 타자 황재균을 잡았다. 순간 심수창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을 감았다. “1승의 의미를 알았다. 나에게 1승이란, 제2의 야구 인생 시작인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지켜주겠다.”던 동료들은 옆에서 함께 웃었다. 넥센이 롯데에 3-1로 승리했다. 심수창의 최다 연패 기록은 ‘18’에서 멈췄다. 잠실에선 두산이 9회 말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로 2-1 역전승했다. 광주에선 KIA가 LG를 2-0으로 눌렀다. 롯데와 LG의 승차는 여전히 1.5게임이다. 삼성-한화의 대구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로써 올해 비로 취소된 경기는 67경기. KBO는 8월 29일 이후의 새 경기 일정을 오는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허남주칼럼] 어머니를 울리지 말라

    [허남주칼럼] 어머니를 울리지 말라

    아들을 군대에서 잃은 어머니가 말한다. “자살이라도 가혹행위 때문이라면 그것은 타살이다.” 더욱이 용렬(庸劣)이란 불명예까지 덧씌워진 것은 두번의 죽음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군대 내 자살을 몇몇의 허약한 이 시대 청년의 문제로 돌려선 안 된다는 사실은 통계가 말해준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군대에서 사망한 병사는 884명, 평균 3일에 1명꼴이다. 그중 자살은 사망원인 1위로 절반을 차지한다. 군대 내 자살이나 총기사고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2005년 여름에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8명의 병사들이 죽었다. 당시 정부는 군대 내 폭력의 존재에 화들짝 놀란 듯 선진국 군을 벤치마킹할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오늘날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조사과정에서 적잖은 가혹행위의 증거를 찾아냈다 한다. 되풀이되는 일은 우연한 실수가 아니다. 이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군인의 지위에도 법정주의를 도입, 군인의 기본권도 침해돼선 안 된다는 사실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국방의 의무로 징집된 병사의 경우 ‘군인복무규율’에 의무가 세세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여기에 권리는 밝혀져 있지 않다. 상관의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권력을 정당화하고, 하급자에게는 의무만을 권장·강요하는 군대의 특수권력관계가 헌법에서 정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인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그 수준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2005년 ‘국민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군대의 인권침해는 96%로 교도소 등 구금시설(94.1%)보다 더 높다는 사실은 차라리 끔찍하다. 또 구타와 가혹행위 등의 폭력은 언제, 어디서든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해야 한다. 남성들 간 성적인 가혹행위 역시 범죄라는 사실을 교육해야 하고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더욱이 피해자가 오히려 경멸당하고 가해자가 남자다운 인물로 영웅시되는 군대의 왜곡된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는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여느 성범죄와도 유사한데, 군대나 남자로 대별되는 폭력적인 문화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더 이상 ‘군대에서는 그럴 수 있다.’는 과거 잣대로 청년들을 억누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군내부의 문제는 그 폐쇄성이 원인이다. 폐쇄적이므로 숨겨졌던 문제는 사라지지 않은 채 팽창하다가 결국 폭발하고 만다. 타이완의 예처럼 외부 인권전문가로 구성된 인권위원회를 설치, 가혹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화상담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독일식 국방옴부즈맨제도로 불리는,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제도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병사는 직접 국방옴부즈맨에게 문제를 알릴 수 있어야 하고 절대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때 비밀보장을 지속적으로 병사들에게 알리는 것까지도 규정해야 한다. 분명하게 밝혀둘 것은 자살 역시 또 하나의 폭력이란 사실이다. 분노가 폭발할 때 칼끝이 자신을 향한 것, 그것이 바로 자살이다. 그러므로 군대 내 자살 예방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폭력을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폭력이 폭력을 낳고, 폭력적 군대문화가 우리 사회의 폭력지수를 드높이고 있음을 이제는 더 이상 불편한 진실로 못 본 체하지 말아야 한다. 올여름 질리도록 비가 내렸다. 1980년 그해처럼 긴 장마였다는 올여름의 비는 그 어머니들의 눈물 같다. 나라를 위해 몸바친 아들은 어머니의 가슴에 대못으로 남지만 결코 분노는 남기지 않는다. 이 민족의 녹록지 않았던 역사를 누구 탓으로 돌릴 것이냐고 국립현충원을 찾은 백발의 어머니는 말한다. 하지만 억울한 죽음은 다르다. 구타와 가혹행위는 물론 성폭행까지 당한 굴욕감에 죽어간 아들을 어머니가 어떻게 잊을까. 더 이상 어머니를 울리지 말라. 이 땅에서 아들을 억울하게 잃고, 평생 분노의 삶을 사는 어머니는 없어야 한다. 더 이상 어머니를 울리지 말라. hhj@seoul.co.kr
  • ‘水防의 성공학’ 구로서 배워라

    ‘水防의 성공학’ 구로서 배워라

    ‘재침수율 3.8%’ 기록적인 지난 폭우에 기록적인 치수 방재를 기록한 곳이 있다. 바로 구로구다. 지난해 추석 때보다 두배가량 많은 비가 왔는데도 2311가구였던 침수 피해가 이번엔 90가구에 그쳤을 정도다. 90년 만의 물난리라고 했던 지난해 추석 때와 견줘 획기적인 수해 방지 대책을 세운 결과다. 서울시도 수방점검종합회의에서 구로구의 수방, 침수 관리를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다. 시는 타 자치구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전파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침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침수지도를 작성하고, 공무원 책임관리제 등을 강력히 시행한 덕분이다. 그 중심에 이성 구로구청장이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230.5㎜의 강우량으로 인한 침수 사태를 보고 “이렇게 많은 비에 침수된 2311가구만 철저히 관리해도 피해 가구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이 가구들에 대한 수해 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구는 상가와 공장을 포함한 침수 가구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위치와 피해 상황, 침수 원인, 방수시설 설치 유무 등을 기록한 침수지도를 작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가구별 맞춤형 침수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관리했다. 역류 방지 시설과 모터펌프, 방수판, 모래주머니 등을 지원하고, 반지하 주택의 경우 건축사협회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개봉1·2 펌프장과 신구로펌프장을 지난 5월 완공해 시간당 배수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총연장 18㎞의 하수관거 확장 공사도 마무리했다. 또 공무원 1명당 취약가구 3~5가구를 담당하도록 한 책임관리제를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이 구청장은 “385명의 책임공무원들에게 행동요령을 교육시키고, 강우 상황에 따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취약가구와 통화를 하도록 했다.”며 “또 피해가 발생하면 책임공무원이 즉시 해당 가구로 가서 복구 조치를 하게 했다.”고 귀띔했다. 이동원 치수방재과장은 “인재(人災)는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운 계기였다.”며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 게 큰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를 취하고도 침수 지원에 쓴 예산은 지난해 17억원에서 대폭 줄어든 3억원에 불과했다. 가장 효율적인 침수 대책이라고 꼽힐 만하다. 주민 격려 전화도 쇄도했다. 한 주민은 “10년 동안 우리 집이 8번이나 침수됐는데 이번에는 멀쩡하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침수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였지만 이번 폭우로 여전히 90가구가 침수됐다.”며 “예상을 뛰어넘은 기습 폭우로 도림천과 목감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대책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제방을 높여 달라고 시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글 사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MLB] 추추트레인, 재시동

    [MLB] 추추트레인, 재시동

    추신수가 돌아온다. 지난 8일 실전 투입해도 좋다는 의사 승인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튿날 곧바로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섰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래식파크에서 열린 싱글 A 데이튼 드래곤스전에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문제가 안된다. 정상적으로 방망이를 잡고 수비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통증이 없었고 모든 운동능력이 정상이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활을 위한 출전은 1주일을 안 넘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곧 추신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추신수는 이날 클리블랜드 산하 레이크카운티 캡틴스의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삼진을 당했다. 수비에서는 2회 상대 크리스 버셋의 깊숙한 뜬공을 펜스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6회까지 소화했고 7회 수비 때 애런 필스로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관건은 수술 부위인 엄지손가락 상태였다. 아주 미세하게라도 통증이 느껴지면 다시 재활 과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괜찮았다. 추신수는 경기 직후 지역지 플레인 딜러와 인터뷰에서 “긴장은 했지만 통증은 없었다. 타석에서도 편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복귀할지 모르겠지만 디트로이트-미네소타와의 이번 주 6연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때부터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괴물 같은 회복력이다. 추신수는 지난 6월 25일 샌프란시스코 전에서 조너선 산체스의 공에 맞아 왼손 엄지 골절상을 입고 28일 수술을 받았다. 당초 회복까지 8주에서 10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4일 프리배팅을 시작했다. 이제 실전도 문제없이 소화했다. 애초 이달 하순쯤 빅리그 복귀를 계획했지만 타임테이블은 더 당겨질 전망이다. 일단 잃어버린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일단 이번 주말쯤 기술적으로 좀 더 높은 레벨인 더블A나 트리플A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팀들 가운데 이번 주 홈경기가 예정된 팀은 싱글A 레이크카운티뿐이다. 싱글A에 잔류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지금 추신수로선 어떤 레벨 팀이건 한 경기라도 더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찾는 게 중요하다. 페이스가 좋다면 이번 주말쯤 메이저리그에 전격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추신수 복귀가 다가오면서 구단과 동료, 팬들 모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매니 악타 감독은 “행복한 소식이다. 중요한 때 꼭 필요한 선수가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클리블랜드는 9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 디트로이트에 4경기 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역전의 희망은 있다. 팀은 추신수 합류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프로야구] 두 괴물, 끝 없는 ‘시련의 계절’

    [프로야구] 두 괴물, 끝 없는 ‘시련의 계절’

    에이스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부침이 길어진다. 한화 류현진(왼쪽)과 SK 김광현(오른쪽) 얘기다. 류현진은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다시 빠졌다. 류현진이 한 시즌 두 차례 2군에 내려간 건 처음이다. 같은 날 SK 김광현은 일본에서 돌아와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 둘이 모두 2군에 머물고 있다. 시즌 시작 전만 해도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례적이고도 낯선 광경이다. ●류현진 다른 부상 우려… 엔트리 말소 애초 한화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이 4일 대전 롯데전 혹은 5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사실 마음속 점 찍고 있던 날짜는 4일보단 5일이었다. 류현진이 LG에 강한 데다 이날 등판하면, 2일쯤 짧은 중간계투 등판도 가능하다. 한번 더 시험가동의 의미도 있고, 팀을 위해서도 나쁜 선택은 아닐 터였다. 실제로 2일, 3-3 동점 상황이 되자 류현진이 등판했다. 그런데 이게 악수였다. 갑자기 통증이 재발했다. 한달 이상 쉬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지만 처음으로 돌아갔다. 다 나았다고 생각한 순간 통증이 찾아오면 선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또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사로잡는다. 이러면 몸은 움츠러들고 밸런스는 불안정해진다. 가뜩이나 몸이 안 좋은데 다른 부상의 위험까지 높아진다. 악순환이다. 한 감독이 류현진의 엔트리 말소를 결정한 이유다. 한 감독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완전히 낫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직 한화는 4강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한 감독은 에이스 없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돌아온 김광현 “내일을 위해” 지난 3주 동안 일본 후쿠오카 베이스볼클리닉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러는 사이 국내에선 뇌경색 파문이 터졌다. 어린 투수로선 흔들릴 만했지만 묵묵히 재활에 몰두했다. 밸런스를 맞추고 근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사실 주력 투수가 시즌 도중 해외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올 시즌 부진이 깊고도 길었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공은 이리저리 흩어졌다. 차라리 고장 부위가 분명했다면 오히려 대응하기가 편했을 테다. 그게 아니라서 심리적으로 더 부담이 컸다. 현재 김광현은 당장 등판이 가능한 몸 상태다. 지난 6월 24일 2군으로 내려갈 때도 구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은 “계속 이렇게 흔들려선 안된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팀은 순위 다툼으로 힘겨웠지만 김 감독은 ‘김광현의 미래’를 택했다. 그러곤 일본까지 보냈다. 리그 3위를 달리는 지금도 김광현을 무리해서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 없다. 그는 “김광현의 지금보다는 미래를 봐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함께 그라운드로 돌아올 날은 언제일까.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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