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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비원 분신’ 아파트가 보여준 노사관계 해법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는 얼마 전까지 밝은 대낮에도 햇살이 비치지 않는 동네 같았다. 대표적인 부촌(富村)으로 알려졌지만, 이곳에서 잇따라 들려오는 소식에서는 사람의 향기를 맡기 어려웠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아파트에서는 50대 경비원이 분신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은 경비원들은 일부 입주민의 상습적인 인격 모독과 폭언이 비극의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경비용역 업체를 다른 회사로 바꾸고 경비원의 고용 승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비원들은 다시 파업을 결의하고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냈다. 노사 관계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예상할 수 있는 ‘파국의 길’이었다.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방법만 남아 있는 듯했다. 그러던 주민과 경비원들이 고용 승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조정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신선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깊게 팬 감정의 골을 메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노사의 경우 갈등을 딛고 고용 승계는 물론 경비원의 정년 문제까지 풀어냈다고 한다. 만 60세로 정년을 맞는 경비원의 근무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이미 만 60세가 넘은 경비원은 새로운 경비용역 업체의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사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비원노조 말고도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서울 일반노조가 개입했다는 점에서 해결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오히려 입주자대표회의에 ‘투쟁 과정에서 일부 입주민의 문제를 선량한 대다수 입주민의 문제로 언론에 비치게 한 데 사과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해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을 위한 투쟁’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제 이 아파트 단지에도 다시금 햇살이 드리우기 시작한 듯하다.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의 서먹함이 한순간에 풀릴 수는 없겠지만, 서로 마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면 안 될 것이 없다.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섰던 아파트가 한순간에 모범 사례로 탈바꿈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2015년부터 시작되는 경비원의 최저임금제 도입을 앞두고 고심하는 단지가 많을 것이다. 한 번쯤 상생(相生)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어디 아파트뿐이겠는가. 우리나라 모든 노사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일 것이다.
  • [프로농구] 가르시아 시즌 최다 32점… 오리온스, KGC 접전 끝 승리

    [프로농구] 가르시아 시즌 최다 32점… 오리온스, KGC 접전 끝 승리

    찰스 가르시아(오리온스)가 시즌 최다인 3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가르시아는 21일 경기 안양체육관을 찾아 벌인 프로농구 4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1쿼터 1분37초 만에 팀의 에이스 트로이 길렌워터가 허벅지를 다쳐 벤치로 물러나자 31분34초를 뛰며 32득점 9리바운드로 99-91 승리를 이끌었다. 가르시아는 탁월한 스핀무브를 선보이며 전반에만 18점을 몰아넣어 길렌워터의 공백을 메웠다. 전반 막판 최현민을 막다 네 번째 파울을 범했지만 길렌워터를 넣을 수도 없는 상황. 5반칙 퇴장의 위험을 감수하며 계속 뛰었다. 가르시아는 4쿼터 종료 5분을 남기고 9점 차로 달아나는 쐐기 3점포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애런 맥기의 슛을 막다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났다. 다급해진 추일승 감독은 길렌워터를 투입했다. 4분 46초만 버텨주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삼공사는 끈질긴 추격으로 86-86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종료 6초 전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실수를 연발,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에서는 이승현이 펄펄 날았다. 자유투와 3점슛,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3분30여초 만에야 첫 득점을 올릴 정도로 부진했다. 동부는 원주 홈 경기에서 삼성을 76-75로 제치고 세 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을 내달렸다. 삼성은 종료 직전 리오 라이온스가 골밑슛을 시도했으나 버저가 울린 뒤로 판명돼 시즌 두 번째 3연승이 좌절됐다. 선두 모비스는 KCC를 87-78로 따돌렸다. 문태영(26득점)을 막지 못한 KCC는 울산 원정 10연패를 이어 갔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우리’ 사전에 패배는 없다

    [여자프로농구] ‘우리’ 사전에 패배는 없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2008~09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네 시즌 동안 치른 155경기에서 거둔 승수는 고작 28승(127패). 승률이 18.1%에 불과했다. 이기는 게 이상한 만년 꼴찌팀이었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이 부임한 2012~13시즌과 지난 시즌 2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환골탈태한 우리은행은 올 시즌에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개막 후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2007년 단일리그 전환 후 최다 연승을 기록하고 있고, 삼성생명(현 삼성)이 2003년 여름리그에서 수립한 역대 기록 15연승에 턱밑까지 다가갔다. 19일 홈인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공동 최하위 KDB생명을 제물 삼아 타이 기록을 노린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팀 기록은 압도적이다. 지난 17일까지 경기당 평균 득점(70.1득점), 리바운드(42.3개), 어시스트(15.4개), 블록(4.0개), 2점슛 성공률(47%), 3점슛 성공률(33%)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선두를 달렸다. 14승 중 7승은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여유 있게 낚은 승리였다. 2위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적수가 없어 우리은행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2008~09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연승(19연승)도 노려볼 만하다. 23연승까지 간다면 신한은행이 2008~09시즌과 2009~10시즌 두 시즌에 걸쳐 작성한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연승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우는 셈이다. 임영희와 강영숙, 양지희, 박혜진 등 국가대표가 줄줄이 포진한 우리은행의 라인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이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부터 정상급 선수는 아니었다. 1999년 신세계 쿨캣(현 하나외환)에서 데뷔한 임영희는 주전을 꿰차지 못해 10년이나 벤치에 머물렀다. 2008~09시즌 입단한 박혜진도 위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는 빛을 보지 못했다. 위 감독의 혹독한 훈련으로 조련된 선수들은 정신력 또한 남다르다. 승패의 갈림길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지난 11일 KB스타즈전, 13일 신한은행전에서 연승 기록에 대한 부담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각각 넉 점과 두 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사상 초유의 전승 우승에 대한 기대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직 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았고 부상 선수 등 변수도 있어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우리은행의 전력에 빈틈이 없다는 뜻이다. 한편 18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하나외환이 KB스타즈를 75-68로 꺾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머리 맞댄 현대차 노사

    현대자동차 노사가 품질 혁신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현대차 노사는 18일 울산공장 품질본부에서 현대차 노사 공동 품질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이경훈 노조지부장 등 각 사업부 노사 대표 및 품질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품질 시승 테스트, 품질 특강, 품질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노사가 합의한 ‘노사 미래발전전략’에 따른 것이다. 노사는 앞으로 품질 향상을 위해 분기별 노사 공동 세미나 열어 ‘친환경차 노사공동연구위원회’ 활동을 강화하고, 내수시장 판매 확대를 위한 노사 공동 홍보 활동 시행 등을 합의했다. 또 노사는 품질 개선을 위해 ▲작업이 불편한 공정에 대한 노사 합동 점검 및 공정 개선 추진 ▲서비스센터 방문 통한 고객 품질 체험과 남양연구소 신차 품질 체험 ▲해외 공장 및 경쟁사 품질 벤치마킹 등을 논의하고 앞으로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최고 품질의 차를 생산해 고객과 국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고 분기별 품질 향상 세미나를 개최해 품질 향상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특별 결의문도 채택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노숙자 살인에 폭탄 설치까지?…‘사이코 산타’ 몰카 영상 화제

    노숙자 살인에 폭탄 설치까지?…‘사이코 산타’ 몰카 영상 화제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복장을 하고 지나친 장난을 일삼는 일명 사이코 산타 몰래카메라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이탈리아의 디엠 프랭크스터(DM Pranksters)가 제작한 사이코 산타의 테러 선물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보가 울리기 시작하고 산타가 ATM기에서 현금을 수레채 밀며 나오다가 넘어진다. 이어 산타는 팔로 지폐를 한아름 안고 달아난다. 또 산타는 으슥한 길을 무리를 지어 걷는 사람들을 쫓으며 화염방사기로 위협하고, 기름을 넣고 있는 차량 운전자에게 다이너마이트를 선물하기도 한다. 사이코 산타의 장난은 더욱 악랄해진다. 지나가는 커플 앞에 모습을 드러낸 산타는 공원 벤치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를 깨우는 듯하더니 도끼로 노숙자를 찍어내린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 도망치는 커플의 뒤를 쫓는다. 이밖에도 둔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위협하며 낄낄대는 산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소름 끼치게 만든다. 물론 이 끔찍한 상황들은 놀라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출이다. 지난 15일 유튜브에 게재된 해당 영상은 현재 86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산타가 너무 무섭다” “동심 파괴 영상인 듯” “장난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사진·영상=DmPranksProductions/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송파구 2014년 ‘10대 뉴스’ 선정

    송파구 2014년 ‘10대 뉴스’ 선정

    올해 송파구를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는 뭘까.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재선이었다. 2위는 지난 2월에 문을 연 반값 산후조리원인 산모건강증진센터가 차지했다. 산모건강진증센터는 다른 지자체뿐 아니라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선 앞선 행정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또 ‘책 읽는 송파’와 박 구청장이 직접 지역을 찾는 ‘오후의 수다’ 등도 주민들의 기억에 남았다. 구는 2014년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정책과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정책을 골라 ‘송파 10대 뉴스’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언론팀 직원들이 직접 ‘송파 10대 뉴스’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한 해 동안 언론이 주목했던 송파의 이모저모는 물론 사업과정에서 울고 웃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당자의 입을 통해 직접 소개해 직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VJ특공대’와 같은 유쾌하고 발랄한 형식의 ‘송파 10대 뉴스’는 전직 방송사 성우 출신 직원이 참여해 톡톡 튀는 개성으로 내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직원들이 합심해서 만든 영상이라 그 의미가 크다. 이번 10대 뉴스는 학업에도 예습과 복습이 필요하듯이 구정 운영에 있어서도 지난 일을 돌아보는 반성은 물론 잘된 일은 모두가 칭찬하고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이번 영상은 16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상영한 후 구 인터넷방송 홈페이지(http://songpatv.songpa.go.kr)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구 관계자는 “직원들 스스로 공직자로서 주민 봉사의 소중함을 깨닫고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2015년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주민에게 최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현장 행정] 강동구 에너지자립도시 만들기 시민토론회

    [현장 행정] 강동구 에너지자립도시 만들기 시민토론회

    “우리 구는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1가구 1발전’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절약이 곧 생산이라는 생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한 ‘강동절전소’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견해를 듣고 에너지 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잡겠습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15일 이같이 말하며 에너지 자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포부를 다졌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오후 구청 대강당에서는 원전하나줄이기 2단계 정책을 공유하고 지역 확산을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자립도시 만들기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주민과 시민·직능단체 회원, 전문가, 직원 등 120여명이 실천방안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동영상 인사말을 통해 시민토론회에 힘을 실었다. 박 시장은 “십자성 에너지 자립마을, 고덕차량기지 연료전지 발전소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강동구가 앞으로 에너지 자립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길 바란다”면서 “시는 올해 말까지 원전 하나에서 생산되는 발전량 200만TOE(석유환산t)를 줄인다는 목표를 6개월 앞당겼고 원전하나줄이기 2단계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전력 자립률을 20%로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전하나줄이기는 시의 대표적 에너지 정책 사업이다. 특히 구는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인센티브 평가’에서 2012년, 2013년에 이어 올해도 대상을 차지해 기후환경 도시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신근정 녹색연합 지역에너지팀장은 “녹색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는 경제가 될 수 있다”면서 “다른 자치구의 에너지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유호상 강동구 복지환경국장은 “연료전지, 태양광, 소수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집약돼 있는 지역 특성을 살려 고덕천 에너지 테마존을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선 쿨시티강동네트워크 위원장과 노성남 십자성마을 전무이사는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사례를 전했다. 이후 최주엽 광운대 교수, 최진규 에너지관리공단 부장,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와 발표 내용에 대한 실행방법을 논의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구청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은 아니지만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인류 공통 과제이며 시급한 일”이라면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新국토기행] ‘다이내믹’ 원주… 인구 100만시대 앞둔 新교통허브

    [新국토기행] ‘다이내믹’ 원주… 인구 100만시대 앞둔 新교통허브

    ‘다이내믹 원주’의 슬로건처럼 하늘길과 철길, 찻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교통의 허브 도시로 자리 잡는 강원 원주시가 용틀임하고 있다. 서울과 차량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고 국토의 동서와 남북을 잇는 중심에 있어 물류의 거대 거점도시가 되고 있다. 이런 이점으로 기업과 사람들이 모여들며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규모가 비슷하던 춘천과 강릉을 멀찌감치 제치고 이제는 인구 33만명이 넘는 도시로 우뚝 섰다. 도시 속의 신도시인 혁신도시·기업도시가 수년 내 완성되고, 수도권과 이어지는 여주~원주 간 전철까지 개통되면 원주는 100만명 시대도 멀지 않았다. 원주는 예부터 국토 중심에 있는 군사·행정 요충지였다. 신라 때는 작은 경주 북원이라 불리며 국토 중앙을 다스리는 중심지 역할을 맡았다. 당시 도읍지였던 경주에서 멀다 보니 신라의 왕족과 귀족을 이주시켜 살게 했던 중부지방 중심지였다. 당시 융성했던 모습은 불교문화의 흔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남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법천사지, 거돈사지, 흥법사지의 거대 사찰 터가 원주 지역에 모두 있었다. 이들 사찰은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 초까지 번성하다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됐다. 이 같은 흐름은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도청 소재지인 강원 감영이 500년 동안 원주에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까지 평창~영월~단양~충주~원주~여주~한양을 잇는 남한강 뱃길의 중심에 있어 조세를 거둬들이는 조세창을 두며 번창했다. 수도 한양과 가깝고 풍수해가 적어 사람 살기에 좋다 보니 한양 선비들이 낙향지로 원주의 남한강변을 꼽아 많이 내려와 살았다. 그래서 과거시험 초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곳 중의 하나였다. 지금도 이곳은 수도권 은퇴자들의 별장 터로 인기가 있다. 원주는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이 유독 많이 찾아오는 도시이기도 하다. 원주가 군사 요충지로 자리 잡은 것도 오래전부터다. 원주의 주산인 치악산에는 영원산성과 금대산성, 해미산성 등 산성이 남아 있다. 현대에도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1군사령부가 들어와 중부 지역 주요 군사도시 구실을 하고 있다. 대대로 전해지는 전통문화가 밑바탕이 돼 원주 문화도 꽃피우고 있다. 의료산업과 칠산업 등도 선조들의 맥을 이어 번성하고 있다. 원주는 조선시대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함께 3대 약령시로 유명했다. 당시에도 서울과 가까운 교통 여건이 약령시장 발달에 큰 역할을 했다. 이는 현재 의료기기산업 발전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원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옻칠산업이다. 원주에서는 토양과 기후가 맞아 옻나무가 잘 자란다. 칠공예가 발달한 일본이 강점기 시절 착취 목적으로 옻산업을 발전시켰다. 일본은 당시 지역 젊은이들에게 징용까지 면제해 주며 옻나무 진액을 채취해 갔다. 해방 이후 옻칠 기술을 가진 토박이들이 1958년 현대식 공장을 세우고 일본 수출길을 열었다. 전국에서 인재가 모여들었다. 시 문화예술과 박종수 문화재담당은 “생명사상이 원주에서 태동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꿩과 구렁이에 얽힌 치악산 보은의 전설은 너무도 잘 알려진 얘기다. 내용의 전반에 흐르는 게 생명이고 보은이다. 얘기와 맥을 같이해 원주에서 기거하던 무이당 장일순 선생이 펼친 ‘한살림 운동’도 생명사상”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문화와 산업을 바탕으로 원주가 중부 내륙지역의 경제와 문화 중추 도시로 웅비하고 있다. 교통 여건의 발달에 따라 도시 규모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여주~원주 간 1.4㎞ 전철 사업이 완공되면 원주는 수도권 시대를 맞게 된다. 문막 궁촌리 일대 33만여㎡에 조성되는 화훼특화관광단지도 원주의 지도를 바꿀 대규모 사업이다. 영동고속도로 인근으로, 어려운 농촌과 관광산업을 살리는 고부가가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화훼 수출 등만이 아니라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도심 지역의 군부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태장동 미군부대 캠프롱은 이전을 끝냈고 학성동 인근의 1군지사도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자리에는 공원이 어우러진 쾌적한 신도시 개발이 추진된다. 특히 34만 4000여㎡에 이르는 캠프롱 터는 국비를 끌어들여 시민 문화체육공원으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기업 활동에 좋은 환경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입지 보조금과 설비투자 보조금 등을 대폭 늘렸다. 의료기기와 제약 관련 기업 수십 곳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 지원을 위해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MCC)도 뒀다. 수도권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는 혁신도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반곡동과 관설동 일대 359만 6000여㎡에 들어서는 혁신도시는 13개 기관, 3만 1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신도시다. 혁신도시가 완료되면 원주의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 확포장에도 나서고 있다. 판부~신림 간(15.9㎞) 국도와 태장~새말 간(12.7㎞) 국도, 문막~부론 간 국가지원 지방도 등의 건설이 완료되면 원주 동부와 남부 지역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도심 지역의 슬럼화 방지에도 적극적이다. 원주 감영이 있고 전통시장,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원일로와 중앙로, 평원로의 구도심권을 리모델링해 원일로·평원로는 교통 일방통행으로, 중앙로는 차 없는 문화거리로 깔끔하게 조성했다. 도로변은 상설공연장으로 만들었고 공영주차장을 늘려 쾌적한 도심권으로 재탄생시켰다. 흉물스러운 도심권 담장은 벽화를 그려 단장하고, 인도를 넓히고 숲과 벤치, 조형분수대, 가로수길 등을 설치해 시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슬로건에 걸맞게 축제도 다이내믹하게 펼친다.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시작했던 군악대 공연 중심의 따뚜공연을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한판 축제로 승화한 ‘다이내믹 페스티벌’로 변경해 인기다. 브라질의 리우축제와 같은 형식으로 러시아 등 해외에서까지 참가하는 화려한 거리 춤 축제다. 이상분 시 홍보계장은 “국토 중앙의 중심도시로 빠르게 변모하는 원주시는 2030년대 인구 100만 시대를 바라보는 명품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프로야구] 독수리 3형제 “우승도 가능하다”

    [프로야구] 독수리 3형제 “우승도 가능하다”

    “우승도 가능하다.” 내년 대변신을 꿈꾸는 ‘만년 꼴찌’ 한화가 11일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에서 투수 자유계약선수(FA) ‘삼총사’ 입단식을 열었다. 줄곧 삼성에서 뛴 배영수(33)와 권혁(31), SK와 KIA를 거친 송은범(30)은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독수리 비상의 한 축이 될 것을 다짐했다. 배영수는 “삼성에서는 선수들이 ‘당연히 우승’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한화는 그런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생각만 바꾸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팀을 옮겼고 그만큼 잘할 것”이라면서 “선발로 뛴다면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고 개인 타이틀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개인 포부를 밝혔다. 권혁도 “FA 세 선수가 기존 선수들과 융화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4강이 아니라 우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불펜 투수인 만큼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2년간 벤치에서 주로 보내 어깨는 싱싱하다”고 웃었다. SK 시절 김성근 감독과 최강 팀을 일궜던 송은범은 “한화는 내게 위협적인 팀이었다. 실수 하나, 종이 한 장 차이가 상위와 하위 팀을 만들 뿐, 그 외는 뒤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았다.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감독님이 10차례 쓰면 8∼9번은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배영수는 37번, 권혁은 47번, 송은범은 54번을 배정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이 자리에서 투수진 운영 방안을 일부 내비쳤다. 김 감독은 “내년 캠프에서 보직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이상적인 것은 배영수와 송은범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다. 권혁을 마무리로 쓰느냐가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일단 권혁을 마무리 감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우리 팀에 마무리가 있었지만 어느 선수를 어느 위치에 놓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마무리 후보자는 권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혁이 마무리로 간다면 구종 하나쯤은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김 감독은 “세 선수만 역할을 해준다면 투수 로테이션이 편해지고 팀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면서 “내년 144경기를 치르기에 투수는 몇 명이 있더라도 모자란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펠릭스 피에를 내보낸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출신 나이저 모건(34·미국)의 영입을 눈앞에 뒀다. 한화도 이날 “메디컬테스트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2007년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모건은 빅리그 통산 598경기에서 타율 .282를 기록한 외야수다. 2013년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타율 .294에 11홈런을 남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교수님 나쁜 ‘손’

    교수님 나쁜 ‘손’

    비뚤어진 윤리 의식을 지닌 교수들의 ‘나쁜 손’에 상아탑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일 서울대 교수로는 처음으로 상습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된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중앙대, 강원대 등 국립·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교수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것. 교수와 제자라는 불평등한 ‘갑을 관계’와 폐쇄적인 학계 특성으로 피해 사실 공개가 쉽지 않은 점을 노린 권력형 성추행이란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수들의 성추행에는 일정한 유형이 있다. 면담 등을 목적으로 학생들을 연구실로 불러들인 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가 가장 두드러진다.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A 교수는 올 초 연구실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등 세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에 고발된 강원대 영문학과의 노교수도 제자들을 연구실로 불러 포옹하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밖 은밀한 곳에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 강 교수는 지난 7월 한강 유원지 벤치에서 국제학술대회 준비를 돕던 타 대학 인턴 여학생을 무릎 위에 앉히고 은밀한 부위에까지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 이후 강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줄을 이었는데 이들은 “강 교수가 늘 청담동의 한 술집으로 불러내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공대 이모 교수는 6월부터 지도 제자인 대학원생에게 수시로 사적인 통화를 요구하는 한편 차에 태워 강제로 입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정부장학금을 받는 처지여서 지도교수의 평가가 절대적이었다. 제자들에게 몹쓸 짓을 한 교수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과 제자의 관계에 일종의 고용주와 피고용자 관계처럼 위계나 위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일부 사회지도층이 이런 일은 늘 일어나는 것이며 자신들은 재수가 없어서 걸렸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폐쇄적인 학계 속성 또한 몹쓸 짓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 교수 사건이 애초에 밖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강 교수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다른 대학 학생의 폭로 때문이었다”며 “서울대 제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학위를 취득해 강단에 서고 싶은 대학원생들에게 지도교수의 입김은 절대적이다. 노정민 고려대 양성평등센터 전문상담원은 “극단적으로 교수가 해임을 당해 학교를 떠나게 되면 밑에서 공부하던 대학원생들은 갈 곳을 잃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자칫 다른 대학원생들이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가 성추문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범죄행위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수들의 성추행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이뤄진 점에서 알 수 있듯 최근 들어 피해자들이 용기를 갖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것 또한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추문이 잇따르자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연 1회 정도 실시하는 교직원 대상 교육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교수·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고려대는 1년에 3회 이상 오프라인 예방 교육을 한다고 밝혔지만 강제할 방안이 없어 참여율은 60%대에 머문다. 이화여대는 내년부터 교육 수료 여부를 교원 종합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한양대는 지난해 교수용 성희롱·성폭력 예방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다. 가이드에는 ‘회식 자리에서 과음을 삼갈 것’, ‘강의 중 다소 위험한 수위의 성 관련 발언이나 농담을 하는 경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성희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등의 주의 사항이 기재돼 있다. 각 대학에는 ‘양성평등센터’, ‘인권센터’라는 이름의 학내 성문제 전담 조사기구가 설치돼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 지난해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제외된 이후부터는 센터가 직접 교수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한다. 강원대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2일 영문과 B(62) 교수를 춘천경찰서에 고발했다. 최근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서울대와 강원대, 고려대, 중앙대 등은 학교 측에서 슬그머니 해당 교수의 사표를 수리했거나 수리를 검토하면서 피해자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자초했다. 전문가들은 사법 처리와 별개로 학교라는 공동체 내에서 가해자를 엄벌하려는 학교 측의 의지와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가해자가 교수일 경우에 제대로 처벌받는 선례가 없어 학생들의 불신이 생겨났다”며 “섣불리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학교가 책임지고 해당 교수를 징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앞으로 피해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종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받는 학내 진상 조사기구들의 자율성 확보도 시급하다. 이선미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교내 조사기구의 경우 보직교수 등이 센터장을 맡아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가해자와 한 통속일 거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객관적인 조사가 가능하도록 교내 조사기구의 자율성·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열린세상] 산업기술나눔으로 여는 한·아세안 동반자 시대/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산업기술나눔으로 여는 한·아세안 동반자 시대/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아시아 지역의 일원인 우리나라도 그때를 차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아세안(ASEAN)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제2위의 교역 상대이자 투자 대상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 속에서도 연간 5.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소득 및 인구 증대에 따라 우리의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연간 460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방문하는 ‘한류’의 진원지이자 우리 외교의 주요 축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독 산업기술 분야에서만큼은 아세안과의 협력이 미진하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부문의 노력이 미국과 유럽 등 주로 선진국의 기술을 벤치마킹하고 도입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아직까지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기술이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그간 소홀했던 아세안과의 산업기술 협력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바로 산업화 추진 노하우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자원, 적은 인구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뤄 냈다. 그 과정에서 산업기술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우리나라에 주목하고 기대하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수받는다면 신흥국도 보다 빠르게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세안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우리의 산업화 경험과 기술개발 노하우야말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세안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산업기술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산업기술나눔이란 신흥 개발도상국들에 우리 산업기술을 전수하고 국내 기업의 아세안 진출 확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일차적인 목적은 신흥국 기업이 겪은 기술 애로의 요인을 분석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술을 전수해 준 국내 민간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신흥국의 경제 발전을 도우면서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우호적인 사업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물고기를 잡아 주거나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고기를 함께 잡는 단계까지 발전하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국내 일부 업체들이 베트남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도를 시범 실시했는데 베트남 기업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물론이고 우리 기업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A의류 업체는 중국에서 구매하던 것보다 더 싸고 좋은 품질의 원단을 베트남에서 납품받을 수 있게 됐다. 자사의 장비 사용 노하우를 전수했던 B기계 업체도 현지 업체로부터 추가 장비구매 계약을 이끌어 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산업기술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나누고 전하면서 생긴 소중한 성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내년부터 아세안 회원국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기술나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공공 연구소나 기업에서 일하는 기술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개도국에 파견돼 해당 기업의 기술애로 요인을 조사해 기술 지도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후속 연구개발(R&D)을 지원하거나 협력 파트너 기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기술나눔은 아세안 신흥국과 협력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신흥국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세안은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자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 재정 전문가들이 현안 사업 ‘현미경 점검’

    재정 전문가들이 현안 사업 ‘현미경 점검’

    경남도가 재정건전화를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경남도 채무관리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03년까지 1000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채무액이 세수감소와 국책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 증가, 대규모 민자사업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해 1월에는 1조 3488억원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2017년까지 채무를 50%(6880억원)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1월 전국 최초로 3개 담당 14명의 재정점검단을 설치하면서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2년 만에 채무를 8950억원으로 줄였다. 재정점검단은 우선 도의 재정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민간재정전문가로 구성된 한국컨설팅산업협회와 지방재정 건전화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 결과 도의 재정상황은 ‘파산’ 전 단계인 ‘고통’ 단계로 진단됐다. 이에 따라 점검단은 사업구조조정, 민자사업 재구조화, 출자·출연기관 구조조정 등의 재정건전화 대책 세부 실천 로드맵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거가대교의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을 비용보전방식(SCS)으로 재구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 한해 MRG 비용을 307억원에서 191억원으로 줄이는 등 앞으로 4년간 1251억원을 절감하게 됐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 분야를 특정감사를 실시해 147억원의 누수 예산을 차단했다. 행사성 사업과 불요불급한 사업 등을 구조조정, 670억원을 아꼈다. 사업구조조정에 대한 각 사업부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업부서 자체 시책구조조정’ 실적이 우수한 부서에 성과평가 가점을 주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무분별한 신규사업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 투융자심사대상금액 이하인 사업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엄격하게 사전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정홍섭 재정점검단장은 “이처럼 재정점검단을 중심으로 추진한 효율성 높은 강력한 예산절감 시책들이 소문이 나면서 전국 시·도가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등 경남발 재정 건전화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新국토기행] ‘상전벽해’ 당진… 포항 부럽지 않은 철강 메카로

    [新국토기행] ‘상전벽해’ 당진… 포항 부럽지 않은 철강 메카로

    ‘상전벽해’ 충남 당진시만큼 이 말에 들어맞는 지역도 드물다. 이곳의 발전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전통적인 농어촌에서 국내 최대 철강단지로 탈바꿈하는 당진의 발전상은 각종 통계 수치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보철강(현대제철 인수)이 부도난 1997년 12만 5386명에 그치던 인구가 현재 16만명에 이른다. 기업체도 7116개에서 1만개로 늘어났다. 관광객 또한 127만여명에서 100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당진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이다. 여기에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 기름을 부었다. 수도권을 연결하는 당진의 관문으로 자리 잡은 이 고속도로의 서해대교는 이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이 대교는 길이 7310m로 당진시 복운리와 경기 평택시 포승읍 내기리를 잇는다. 2000년 11월 이 길이 개통되면서 당진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이전에는 서울에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충남 예산군 신례원 등을 거쳐 3시간 이상 가야 했다. 그 이전에는 당진과 서산 주민이 인천, 경기지역으로 가려면 여객선을 타야 했다. 서해대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의 거리를 1시간으로 단축시켰다. 하루 통행량이 8만여대에 이른다. 서해안 전역뿐 아니라 당진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맥이 됐다. 여기에 당진~대전 고속도로까지 생겨 동쪽지역과의 통행도 원활해졌다. 주민들은 서울이나 대전으로 가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긴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은 1995년 가동되기 시작했다. 부도나기 전 2년 동안 당진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술집이 우후죽순 늘었고, 네온사인이 꺼질 줄 몰랐다. 계속 줄던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한보철강이 부도나자 긴 침체기로 빠져든다. 현대제철이 인수하기 전의 7년간 인구가 11만 8000여명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2004년 현대제철의 인수로 반전한다.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철강기업이 잇따라 입주했다. 인구와 기업 등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지금은 현대제철 사원복이 술집과 음식점에서 ‘보증수표’로 통한다. 지역을 먹여살리는 경제적 토대가 쌀과 물고기에서 철강으로 바뀌었다. 당진에는 석문·부곡·고대 등 3개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분양이 모두 끝난 부곡과 고대단지는 각각 104개와 8개의 대형 기업이 입주했다. 석문단지는 분양률이 27%로 앞으로도 수많은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 일반산업단지는 대부분 현대제철과 관련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당진 발전의 중심부 역할을 한다. 대규모 철강단지 조성은 항만의 발전도 불러왔다. 당진항은 현재 송악부두, 고대부두, 서부두, 당진화력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33선석에 6118만t의 하역능력이 있다. 물동량이 최근 3년간 2.5배 늘어나는 등 증가율이 5년 연속 국내 최고치를 보였다. 물동량은 내년에 7500만t, 2020년에 1억t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은 당초 백제·통일신라 때부터 국제무역이 활발했지만 지금과 견줄 수 있는 시절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2㎞의 긴 해안선이 있어 밖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것 또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백제시대에 일본에 문화를 보급했고 통일신라 때는 중국 당나라 무역의 교두보였다. 그때 행정구역 명칭도 벌수지현에서 당진(唐津)현으로 바뀐다. 고려 건국의 1등 공신인 복지겸도 이곳 해양 호족 출신이었다. 당진은 전통적으로 농업도 발달했다. 후백제 견훤이 군량미 보급을 위해 우리나라 3대 방죽으로 꼽히는 합덕제를 축조할 정도였다. 지금도 우강·합덕을 중심으로 큰 들판이 곳곳에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서쪽과 북쪽에 바다를 끼고 있으며 동쪽에는 큰 들판이 있는 내포(충남 서북부)가 충청도에서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 그 중심을 ‘유궁진’(由宮津)으로 꼽았다. 그곳이 합덕읍 점원리다. 당진은 2012년 군에서 시로 승격된다. 고종 때인 1895년 당진군이 된 뒤 117년 만이다. 현재 당진시는 2읍, 9면, 3동에 모두 149개 법정 마을이 있다. 당진시는 급격한 산업도시화로 소외되는 농어업을 보듬는 정책에 힘을 쏟았다. 농업 인구가 1990년 8만 1437명에서 20년이 지난 2010년 3만 5729명으로 줄어들 만큼 위상이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전국 최초로 종자은행을 설치했다. 벼 종자를 고르고 저장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우량종자를 농가에 보급하는 곳이다. 미생물 배양실과 첨단 농법을 가르치는 친환경농업과학관도 문을 열었다. 지역 농축수산물을 학교급식 재료로 공급해 소비의 길도 텄다. 2011년 4월 시곡동 농산물유통센터에 국내 처음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초·중·고교 등 129곳에 급식 재료를 공급한다. 식자재 전 품목을 일괄 배송한다. 쌀 100%와 축산물 90%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이 65%를 차지한다. 식자재로 쓰이는 지역 농산물이 2011년 361t에서 지난해 553t으로 크게 늘었다. 전국에서 벤치마킹 봇물이 터졌다. 석문면 난지도 앞 해역 50㏊에 바다목장을 조성해 어족자원 보호에도 나섰다. 2017년까지 인공어초와 자연석이 어우러진 목장을 만든 뒤 어류를 방류할 계획이다. 해상 낚시터도 만들어 어민 소득을 다양화한다. 산업화에 따른 유입 시민을 위한 보금자리도 만들고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송악읍 기지시·반촌리 일대 24만 1538㎡에 송악지구, 우강면 송산리와 합덕읍 운산리 일대 9만 2004㎡에 우강송산지구의 도시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까지 수청동 일대 144만 6124㎡에도 수청1, 2지구의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선 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당진이 압축성장을 해 이 과정에서 소홀한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해양과 항만 물류, 미래 무기인 식량 전초기지 농어업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역량에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깊은 문화가 묻어나는 지역으로 키우는 게 당진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의정 포커스] 윤선근 강남구의회 부의장 “강남도 복지가 중요…독거노인 보듬어야”

    [의정 포커스] 윤선근 강남구의회 부의장 “강남도 복지가 중요…독거노인 보듬어야”

    “흔히 강남구를 잘사는 지역으로 여기지만 임대아파트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의회 집무실에서 만난 윤선근(56·새정치민주연합) 부의장은 강남 역시 복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 의원이 되기 전에 도시락 봉사를 했었는데, 세곡동 산골마다 독거노인이 사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가난하지만 도움도 안 되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수급에서 제외된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300가정 보듬기 운동’을 제안했다. 종교단체 및 기업들과 차상위계층을 1대1로 결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윤 부의장은 “이 제안이 많은 논의와 구 협의를 거쳐 올해 강남복지재단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라면서 “복지재단의 의회 통과 때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올해 3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4 한국을 빛낸 사람들’ 시상식에서 의회부문 사회복지발전공로대상을 수상했다. 윤 부의장은 지난 4월 세곡동에 들어선 ‘구립행복요양병원’ 유치에도 힘썼다. 그는 “구의 복지부문 심의위원으로 전국의 모든 요양병원을 찾아다녔는데 치료가 아니라 편안히 돌아가시도록 하는 것이 기능이었다”면서 “이는 현대판 고려장처럼 보였고, 따라서 치료와 재활을 콘셉트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많은 병원들이 이곳을 벤치마킹하는 이유가 됐다. 구립요양병원은 지하 2층·지상 5층(연면적 1만 8585㎡)으로 총 307개의 병상이 있다. 진료를 위한 개인 모니터가 있고, 수중치료기·재활로봇 등 첨단 의료기기도 들였다. 치매·당뇨·고혈압·중풍·뇌혈관질환 등 노인성질환 치료 전문으로 병실료는 일반 병원의 절반 정도다. 윤 부의장은 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심각한 고령화가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가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노인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구립요양병원 옆에 노인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서는데 내년 착공부터 순조롭게 진행돼 노인들이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울진 원전 대타협, 갈등 해소 典範 되길

    정부와 경북 울진군 간 신한울원전(1∼4호기) 건설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 주말 보도된 것처럼 한국수력원자력이 울진 주민들이 원하는 자율형사립고와 의료원 건립 등에 28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다. 그 대신 울진군은 건설 중인 신한울원전 1∼2호기는 물론 앞으로 3∼4호기 건설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간 각종 국책사업이 지역민을 포함한 이해집단 간 갈등으로 번번이 벽에 부딪혔던 게 현실이다. 모쪼록 이번 합의가 ‘대한민국=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전범(典範)으로 정착되길 바란다. 한수원과 울진군은 지난 21일 ‘신한울원전 건설 관련 8개 대안사업 합의서’에 서명했다. 1999년 신한울원전 부지로 울진군이 지정된 지 무려 15년 만의 대타협이다. 국책사업들은 보통 인구밀도가 낮은 벽지에 입지하는 반면 이로 인한 혜택은 대개 대도시 거주자들이 누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국가 전체로 봤을 때는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지역민들이 극심하게 반발하는 게 상례였다. 밀양 송전탑 문제에서 보듯 혐오성 시설이 자리 잡게 되는 지역에서 일종의 님비(Not in my back yard: ‘내집 마당에는 안 돼’) 현상이 만연하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지역민들이 안전 사고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란 리스크를 안게 되는 원전 입지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원전을 수용한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과 혜택을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합의는 ‘윈윈 모델’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정부·한수원이 관동팔경대교 건설과 지방 상수도 확장 등을 포함해 당초 방침을 뛰어넘어 통 큰 지원을 결심했고 울진군도 막무가내로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일은 자제한 덕분이다. 물론 주민 설득을 통해 원전을 무작정 늘리자는 주장도 위험하긴 매한가지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 리스크나 사용 후 연료 처리 비용까지 감안하면 원전은 반드시 저렴한 에너지라고 보기도 어렵다. 까닭에 중장기적으론 원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다만 신재생에너지가 비용 대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현시점에서는 이번 합의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전에 부정적인 여론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자체들이 눈여겨볼 만한 사례임은 틀림없다. 2011년 원전 입지가 결정됐으나 지난달 주민투표에서 부정적 여론을 확인한 강원 삼척이나 경북 영덕도 ‘울진 모델’을 벤치마킹할 만하다는 뜻이다.
  • [프로배구] “시몬! 숙여”

    [프로배구] “시몬! 숙여”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에 복수했다.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8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저축은행을 3-0으로 꺾었다. 삼성은 5연승을 내달리며 지난 10월 21일 1라운드 저축은행전에 당한 1-3 패배를 설욕했다. 삼성은 승점21(7승2패)을 쌓아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반면 저축은행의 연승은 4에서 멈췄다. 승점19(7승2패)로 2위에 머물렀다. 이날 승리는 삼성 외국인 선수 레오에게도 값졌다. 레오는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였다. 시몬이 나타나기 전까지 한국 무대에서 레오를 능가하는 ‘용병’은 없었다. 첫 대결에서 레오는 시몬에게 완패했다. 레오가 26득점 공격 성공률 45.3%에 그친 반면, 시몬은 43득점 공격 성공률 59.6%를 기록했다. 이번엔 달랐다. 레오는 25득점에 52.50%의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기록상으로는 26득점 공격 성공률 61.90%의 시몬과 팽팽했다. 그러나 레오는 시몬의 장기인 속공을 두 차례나 블로킹하는 등 승부처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였다. 레오는 2세트 23-22로 앞선 상황에서 시몬의 공격을 블로킹한 뒤 벤치로 뛰어가 신치용 삼성 감독을 와락 껴안았다. 레오가 이 같은 세리머니를 보여 준 적은 없었다. 시몬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군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삼성 박철우는 두 팀 토종 선수 가운데 최고인 11점을 올렸다. 서브로 2점, 블로킹으로 1점, 후위 공격으로 2점을 내는 등 맹활약했다. 범실은 3개에 불과했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 모두 2점 차로 끝났을 만큼 박빙 승부였다. 듀스 접전 끝에 박철우의 서브로 1세트를 손에 넣은 삼성은 이어 이선규의 속공으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레오의 시간차 공격으로 경기를 끝내 버렸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를 3-1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도로공사는 승점 14(5승3패)를 쌓아 IBK기업은행(승점 15·5승 3패)에 이어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최근 불거진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방출설에 대해 구단 측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해외에서 선수를 물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가메즈는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아가메즈는 뛰어난 선수다.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교체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외국 리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만한 선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울려주마, 이란…손흥민 18일 선발 출격

    울려주마, 이란…손흥민 18일 선발 출격

    이번에는 네쿠남이 ‘피눈물’을 흘리게 할까. 손흥민(22·레버쿠젠)은 지난해 6월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네쿠남이 피눈물을 흘리게 해 주겠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에 도발했던 이란 공격의 축 자바드 네쿠남(34·오사수나)을 건드린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0-1로 무릎 꿇었고 손흥민은 고개를 숙였다. 그가 멋지게 갚을 기회가 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 55분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다시 만난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9승7무11패로 뒤져 있다. 특히 아자디스타디움에서는 2무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요르단전 후반 25분에 교체 투입돼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5일 제니트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첫 한국 선수가 됐고, UEFA 금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이뿐만 아니라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10골 2도움을 기록해 벌써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그로선 대표팀에서의 다섯 경기 연속 무득점 징크스도 털어내야 한다. 17개월 전 한국 벤치진을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팬들의 공분을 샀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17일 테헤란의 내셔널 풋볼 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과거 일은 과거로 돌리자”고 꼬리를 내렸다. 같은 곳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슈틸리케 감독은 “(세 차례 평가전마다 전술을 달리했던) 실험은 더 이상 없다”며 베스트 멤버를 동원해 꼭 이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요르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박주영(알샤밥) 대신 ‘중동 킬러’ 이근호(엘자이시)가 최전방에 서고 손흥민과 이청용(볼턴)이 좌우 날개를 맡는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슈틸리케호에서 ‘황태자’로 나선 남태희(레퀴야SC)가 설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제대로 테스트를 받지 않은 구자철(마인츠)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원은 요르단전 원 볼란치에서 더블 볼란치로 전환돼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카타르SC) 조합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포백(4-back) 라인의 좌우는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과 차두리(FC서울)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전에서 불안한 면을 노출한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알힐랄)-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조합이 가동되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킬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1박 2일간 1014㎞ 정책 탐방… 광진구가 간다

    1박 2일간 1014㎞ 정책 탐방… 광진구가 간다

    ‘21세기 신사유람단’이 떴다. 단장은 김기동 광진구청장, 단원은 국장 4명에 과장 5명, 실무자 19명 등 총 29명이다. 다른 지역의 정책 사례를 탐방하기 위한 행차였다. 김 구청장은 “직접 눈으로 사업 성과를 보고 일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제대로 된 정책을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장에 내 밑으로 다 집합”을 외쳤다. 대규모 탐방단이 꾸려진 이유다. 지난 11일 오전 7시. 1박 2일의 정책 탐방을 위해 김 구청장 이하 29명의 방문단이 구청 앞에 모였다. 손에는 방문 대상지와 그에 대한 설명이 담긴 책자가 들려 있었다. 방문 대상지는 충북 충주시 깊은 산속 옹달샘, 대전 중구 농수산물유통센터 태양광발전시설, 부산 해운대구 광안대교 야간 경관조명,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과 남포동 영화의 거리, 경남 통영시 우수벽화조성 동피랑마을 등 4개 지역 5곳이다. 구 관계자는 “부산에 가서 회 한 접시 먹을 시간도 없이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첫 방문지는 충주의 깊은 산속 옹달샘 아침편지명상치유센터다. 방문단은 이곳에서 힐링을 주제로 한 휴양시설을 둘러봤다.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광진구가 자양동에 설립을 추진 중인 공공힐링센터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기초 조사를 위해서다. 두 번째 방문지인 대전농수산물유통센터의 태양광발전시설은 자양유수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가능성 검토를 위해, 부산 감천문화마을과 통영 동피랑벽화마을은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지로 선정됐다. 구 관계자는 “우리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연관 있는 지역 중심으로 동선을 짰다”며 “예산을 아끼려고 기간을 줄이다 보니 1박 2일 동안 방문단의 이동거리가 1014㎞에 이르는 강행군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행군 덕분인지 벌써 성과가 나타날 조짐이다. 구 관계자는 17일 “아무래도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진 구청장 이하 간부들이 직접 눈으로 본 덕에 탁상행정으로 인한 비효율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이제 보고 배운 것을 우리 구에 어떻게 적용하느냐만 남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제4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정부 3.0 분야 -전영하 경북 정책기획관실(행정 5급)

    [제4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정부 3.0 분야 -전영하 경북 정책기획관실(행정 5급)

    국민 대토론회 개최,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등을 통해 정부3.0을 알리려고 현장을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특히 정부3.0 기업 비즈니스 설명회, 영호남 교류협력회의, 정부3.0 벤치마킹 콘서트 개최 등을 통해 부처나 지역 간의 칸막이를 해소하기 위해 힘썼다. 협력·공유·개방을 표방하는 정부3.0이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추진 체계를 마련했다.
  • [新국토기행] 친환경 사료로 키운 고품질 한우… 임금님께 진상했던 무농약 곶감… 당도 높은 경천 대추… ‘8품 8미’ 입이 호강하네

    전북 완주군은 각종 먹거리가 풍성해 8품 8미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토지가 비옥하고 환경이 청정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과채류는 예부터 진상품이 많았다. 로컬푸드 1번지답게 품질관리가 철저하고 유통구조도 혁신적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농가들이 영농조합과 협동조합을 구성, 최첨단 재배·사양기술을 공유하는 등 과학영농을 실현해 전국 최고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고산 한우 고산면과 화산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한우는 고품질 소고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송아지부터 우량 품종을 선택해 최고 수준의 사양 관리, 친환경 사료 제공 등으로 높은 등급의 한우를 생산한다. 특히 한우사육농가들이 협동조합과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함으로써 시중보다 30~40% 싼값에 양질의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한우협동조합 1호인 고산 미소한우는 전국 협동조합과 생산자 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한우 고유의 풍미가 살아 있는 무항생제 한우도 유명하다. 동상 곶감 동상면에서 생산되는 곶감은 이조 중엽부터 임금님께 진상했던 명품이다. 궁중에서 곶감의 백분을 조미료로 활용했을 정도로 맛이 좋다. 동상 곶감은 감의 생산에서부터 건조까지 자연의 숨결 그대로 만든다. 동상면 청정 자연환경에서 자란 무농약 감을 10월 하순쯤 수확해 약품 처리를 전혀 하지 않고 50~60일가량 자연 건조시켜 만든다. 육질이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자연 숙성 과정을 거치는 동안 떫은맛이 없어지고 하얀색의 분이 많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 타지산보다 당도가 월등히 높고 씨가 없다. 전국 최초로 무농약품질인증과 유기재배인증을 받았다. 경천 대추 경천면과 고산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대추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특등품이다. 고산면 읍내리와 경천면 가천리 일대가 주산지다. 이 지역은 토질과 기후가 대추 재배에 최적지여서 육질이 단단하면서 크고 색깔이 곱다. 당도도 타지산보다 높아 각종 요리와 차, 제수용으로 인기가 높다. 식이섬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노화 방지와 항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에서 조혈, 안정제로 활용된다. 봉동 생강 봉동읍은 단일 지역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생강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뿌리가 크고 육질이 연하면서 포도당 함량이 높다. 생강을 생산한 역사가 길어 영농기술이 전문화돼 있다. 생강 고유의 향은 타지산보다 훨씬 강하면서 매운맛은 덜해 양념용, 가공용, 약용으로 널리 쓰인다. 봉동지역 토질은 황토색을 띤 점질토로 생강 생산에 최적지다. 이서배 이서 배는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품으로 꼽혔다. 이서면 반교리, 상개리 일대에서 생산된다. 배의 육질이 연하고 수분이 많으며 당도가 높아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이서 배가 유명한 것은 이 일대 토질이 배 재배에 좋은 황토이기 때문이다. 일조량도 좋아 매년 고품질 배를 생산한다. 농가들이 영농조합을 구성해 연구·개발과 과학영농을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재배인증, 저농약재배인증, 우수농산물관리제도상품 등 3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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