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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간 솔로女 ‘자신과의 결혼식’ 열어 화제

    6년간 솔로女 ‘자신과의 결혼식’ 열어 화제

    6년간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홀로 지낸 한 여성이 ‘자신과의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7일 보도했다. 그레이스 겔더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올해 31세로 영화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평범하고 소박한 결혼생활을 꿈꿔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가 생각하는 적합한 결혼상대를 만나지 못한 것. 무려 6년 동안이나 솔로로 지낸 그녀는 최근 큰 결심을 했다. 바로 스스로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 이런 결심을 한 데에는 한 유명 가수의 노래 가사가 영향을 끼쳤다. “나는 나 스스로와 결혼했다”는 내용의 이 노래를 들은 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공원 벤치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반지와 드레스를 준비한 뒤 친구들을 불러 결혼식 증인 및 들러리를 서게 했다. 또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하고, 거울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입을 맞춤으로서 ‘독특한 결혼식’은 막을 내렸다. 그녀는 “나와의 결혼식에서 나는 내 친구들과 함께 독특한 무엇인가를 느꼈다. 또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50대인 한 친구는 본인 생애에 본 결혼식 중 가장 멋졌다고 칭찬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언제나 새로운 생각을 하라는 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렸다. 몇몇 친구들은 자기도취증에 빠진 생각일 뿐이라고 비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축하해줬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 결혼은 비록 법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또 다른 솔로 여성, 남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33년 ‘10월의 가수’ 이용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33년 ‘10월의 가수’ 이용

    10월이 깊어간다. 이 계절에 가장 생각나는 노래는 무엇일까. 아마 그중 하나가 ‘잊혀진 계절’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시월의 마지막 밤을/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우리는 헤어졌지요/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그대의 진실인가요/한마디 변명도 못하고/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30여년 전 발표하자마자 크게 히트를 쳤다. 지금도 10월만 되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한번쯤 떠올릴 만큼 추억의 곡으로 여전히 애창된다. 그랬다. 가수 이용(56)은 ‘10월의 가수’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지금도 그렇게 통한다. 매년 10월이면 1년 중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가수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맘때가 되면 라디오 등에서 가장 많이 선곡되면서 전파를 타고 여기저기에서 출연요청이 쇄도한다. 감수성이 절절한 가사 내용과 특유의 가창력 있는 목소리가 10월과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선사한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그를 만났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이 따사로웠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공원 벤치에서 사색에 잠긴 사람들도 더러 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 아줌마, 젊은 연인들도 그를 알아본다. 벤치에 같이 앉으면서 “10월은 이용의 달이라 많이 바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맞습니다. 1년 중 가장 바쁜 달입니다. 옛날에는 헬기를 임대해 하루에 제주, 부산, 다시 서울에서 공연 일정을 소화한 적도 있어요. 10월은 1년 중 출연료를 가장 많이 받는 달이기도 합니다(웃음). ” 왜 ‘잊혀진 계절’이 인기가 있는 것일까. 비결을 물었다. 이에 대해 “10월은 더웠다가 시원해지는 계절이다. 또한 단풍과 낙엽을 연상하게 하는데 그 밤이 왠지 쓸쓸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연인끼리 만남도 있지만 헤어지는 경우도 많으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잊혀진 계절’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주한미군이 한국에 올 때 먼저 왔던 고참들이 신참들에게 세 가지를 미리 알려주는데, 첫 번째는 한국의 장마이고, 두 번째는 빨리빨리 문화, 세 번째가 연인끼리 기념하는 날이 많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10월은 결국 연인의 계절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이 곡의 노랫말은 시인이자 작사가인 고 박건호씨가 자신의 실제 이별 경험담을 풀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엽과 함께 ‘그날의 진실했던 표정이 진실인가요~’라고 하면서. 이 노래를 소재로 1984년에 제작된 영화 ‘잊혀진 계절’에 이씨가 직접 출연해 전국적으로 개봉, 6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노래는 원래 조영남씨한테 주려고 했으나 바쁜 일정으로 약속이 틀어지는 바람에 지구레코드사 사장이 고음을 잘 내는 가수한테 주라고 해서 제가 부르게 됐습니다.” 이씨는 이 노래로 1980년대 초반 조용필을 능가할 만큼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린다. 198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최고 인기상을 시작으로 그해부터 3년 동안 MBC 10대 가수상을 계속 수상했다. 또한 1982년부터 1983년까지 역시 3년 내리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1982년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 선정, 1983년 주한 외신기자 선정 ‘올해의 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그동안 평양, 금강산, 개성 등 북한공연을 여섯 차례나 다녀오면서 북한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잊혀진 계절’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가수 이용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웃는다. ‘잊혀진 계절’ 외에도 그가 부른 ‘바람이려오’ ‘서울’ ‘첫사랑이야’ ‘후회’ 등의 노래도 한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 12집의 앨범을 냈으며 자신이 직접 작곡한 노래도 80여곡은 된다. 그 중 김지애의 ‘몰래 한 사랑’, 하춘화의 ‘사랑은 길어요’가 대표적이다. 그는 1956년 3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출생신고를 2년 늦게 했다. 13개월 위인 형과 동시에 군대를 가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는 6·25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그런 일을 우려했던 것이다. 아버지는 평북 정주 출생으로 월남 후 육사를 나와 고급 장교로 근무했다. 어머니는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그가 어릴 때에는 외갓집인 수원에서 자랐다. 외할머니를 친어머니로 여길 정도로 잘 따랐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외갓집은 당시 제재소를 운영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유한 집안이었다. 어머니는 평소 만약 아들 둘을 낳게 되면 첫째는 명문대에 보내 판검사를 시키고 둘째는 가수를 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엄격한 성품이어서 연예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어린 시절을 수원에서 지낸 후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군 전역 후 인천에서 의료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덕분에 이씨는 신장염으로 한동안 고생을 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어 시멘트블록 사업에 손을 대면서 사업을 번창시켜 나갔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하루아침에 망하고 말았다. 그러자 가족들이 서울 한남동 빈촌으로 이사를 했다. 이때가 휘문고 2학년 재학때였다. 학비를 대지 못할 만큼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졌고 교회에서 쌀을 타다가 끼니를 때울 정도였다. 그는 이런 사정을 생각해서 등록금 걱정이 없는 육사에 진학하려고 했다. 당시 그의 가방에는 노래책만 있을 정도로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결국 고 3때 한 학기등록금을 못 냈다. 학교를 그만두어야 할 판이었으나 때마침 지인의 도움으로 등록금을 내고 고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우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호텔을 전전하며 청소부 겸 노래 부르는 일을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낸 뒤 1977년 전방 백골사단에 입대를 하게 된다. 그는 운이 좋게도 이곳에서 ‘백골쇼’ 단원으로 발탁되면서 노래를 하게 된다. 특히 입대동기인 한규철씨와 함께 부른 노래, ‘사랑하는 그대여 날 좀 봐요 날 좀 봐요/날 좀 봐주세요~’라는 ‘밀양머슴아리랑’은 단연 인기였다. 당시 사단장이었던 박세직 장군은 물론 다른 여러 장교한테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사단통신대대에서 대대장 당번병으로 근무했고 백골쇼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노래를 불렀다. ‘백골쇼’로 사실상 노래에 입문하게 됐으며 ‘노래가 내 인생’임을 깨달았다. 33개월 만에 만기제대한 그 해 11월 대학입학 예비고사에서 240점을 받고 연세대에 응시했으나 낙방하고, 서울예전에 전체 수석으로 입학했다. 대학 1학년 때 ‘국풍81’ 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정식 데뷔하게 된다. 그는 학교의 명예를 빛낸 공로로 서울예전 재학 내내 ‘동랑 유치진’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후 ‘바람이려오’와 ‘잊혀진 계절’을 불러 여기저기에서 ‘가수왕, 가수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단박에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다가 그는 절정의 인기를 뒤로하고 1985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예기치 않은 소문에 휩싸여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공부나 할 생각으로 템플대 음대에 진학했다. 재학 중 부모 같은 테일러 교수를 만나면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 음악공부에 전념했다. 이때 ‘몰래한 사랑’을 작곡했고 노래가 아주 좋다는 평가와 함께 A플러스 장학금을 받았다. 이 무렵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귀국했다. 그는 1988년 4월 아버지로부터 일생일대의 중요한 유언을 듣게 된다.“ 아버지께서는 ‘네가 가수생활을 하다가 스캔들이 난 거니까 다시 가요계에 컴백해서 명예를 회복하라’고 하셨어요. 아들이 가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분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가수 컴백’이라는 말씀을 해 주신 겁니다.” 이때부터 그는 하루에 밤 무대를 아홉 군데나 뛰어다니며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조그마한 집이라도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에 있는 한 아파트분양사무실에 가서 ‘3순위라도 없나요’라고 사정을 해 어렵게 분양을 받았다. 밤 무대에서 번 돈으로 착실히 중도금을 마련해 갚아나갔다. 입주 6개월 전 한 지인으로부터 “과천에 단독주택 하나가 경매 나온 것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 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때마침 부인이 알레르기 천식을 앓아 공기 좋은 데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터였다. 그렇게 해서 분양받은 아파트를 중간에 팔고 은행 융자금을 보태 40대에 들어서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다. 그 무렵 방송출연을 하게 되면서 꼬였던 노래인생도 서서히 풀렸다. 2003년 신곡 ‘후회’가 방송 1위 곡에 올랐고 2004~2005년 MBC라디오 두시만세 ‘꽁노래방’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라디오와 TV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그러면서 여기저기에서 출연요청이 쇄도했고 바쁜 가수생활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걷게 됐다. 그는 틈틈이 양로원과 고아원, 재소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벌인다. 선행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으로 그는 무슨 계획을 갖고 있을까. “저는 피아노, 기타, 하모니카 등 레슨을 한 번도 안 받고 음악을 해왔습니다. 직장을 그만둔 베이비부머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젊어지라고 외치며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그것이 곧 저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젊은 생각은 또 다른 제3의 인생을 찾게 하지 않을까요.” 선임기자 km@seoul.co.kr 가수 이용은 수원에서 태어나 1975년 휘문고를 졸업했다. 백골사단에서 만기제대한 뒤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했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템플대에서 음악공부를 했다. 1981년 ‘바람이려오’로 데뷔했다. 주요 히트곡으로는 ‘잊혀진 계절’ ‘서울’ ‘사랑, 행복 그리고 이별’ ‘태양의 저편’ ‘첫사랑이야’ ‘후회’ 등이 있다. 1981년 대학 가요제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198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최고 인기상(가수왕 상), 1982~1984년 MBC 10대 가수상, 1982~1984년 KBS 가요대상, 1982년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 선정. 1983년 제2회 가톨릭 가요 대상, 1983년 주한 외신기자 선정 ‘올해의 가수상’, 1983년 전국 프러덕션 연합회 주최 가수상, 1984년 선데이서울 주최 ‘올해의 7대 가수상’, 1989년 미국 내쉬빌 초청 가요제 본상 (내쉬빌 시장상), 1992년 서울 선행시민상, 1993년 환경처장관 유공자 표창 등을 받았다. 지금까지 12집 앨범을 냈다.
  • [이슈&논쟁] 공무원연금 정부 개혁 방향

    [이슈&논쟁] 공무원연금 정부 개혁 방향

    정부가 재정 위기에 놓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 공무원노조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개혁은 필요하지만 이번 정부 개혁안은 문제가 많다”는 비판론도 만만찮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공적연금 축소와 사적연금 확대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공공성에 기반한 노후 소득보장 권리를 개혁론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현숙 새누리당 위원은 재정 적자 문제와 너무 높은 보장률 등을 지적하며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형평성과 함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으로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역설했다. [贊]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저부담 고급여 수급 재정적자 불가피…10년간 53조 국민혈세로 메워야 하나” 최근 들어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공무원 노조 측은 강한 반발을 표시하고 있지만, 이런 노조의 태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그리 달가워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공무원연금개혁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앞서 1995년 개혁을 시작으로 몇 차례 대대적인 개혁이 시도됐지만 매번 공무원노조의 반대와 정부의 셀프개혁 방식으로 인해 결국은 수박 겉핥기에 그쳐온 것이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 재정의 적자규모는 지금까지도 확대일로에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돼 버렸다. 그 와중에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류에 빠지면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한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전해 줘야 하는 금액이 내년부터 3조원이 넘고, 향후 10년 동안 약 53조원의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하니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내버려뒀을 때 전반적인 충당부채 추정치는 거의 500조원 가까이 된다. 더구나 연금 총액과 보험료 총액을 나눈 수익비를 비교해 보면, 공무원연금의 수익비는 약 2.4이지만 국민연금의 수익비는 약 1.6에 불과하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한 주요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70% 이상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와 같은 국민 여론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공무원연금제도는 심각한 저부담·고급여 수급 구조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재정 문제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공무원은 재직 시절 공무원연금공단에 평균 1억 4000만원을 납입하고 퇴직하면 5억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문제를 더욱 악화를 더욱 가속화시킨 것이다.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공무원연금 기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일정 부분 사용했다는 점, 공무원의 낮은 임금 수준 등을 근거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무원연금기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했던 것은 일정부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보전한 약 9.8조원의 공무원연금 적자규모, 그리고 향후 발생할 적자규모를 고려한다면 이는 개혁을 멈출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또 공무원의 낮은 임금수준도 지난 90년 이후 꾸준히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 60세라는 안정적인 정년보장을 고려한다면, 이를 근거로 공무원노조가 국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 공무원연금은 매년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 왔고 그 적자가 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를 국민들의 혈세로 메워온 처지다. 또 이를 앞으로도 계속 메워 가야 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혈세가 매년 3조~4조원, 심할 때는 몇십조원씩 드는 해도 있다. 앞서 어느 정부도 공무원들의 반발과 선거에서의 악영향을 이유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결행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에 착수한 것은 어찌 보면 악역을 떠맡은 측면도 있다. 현재 안전행정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정부가 직접 실시한 공무원연금 개혁이 셀프개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결국 실패로 돌아간 점을 고려할 때 혁신적이고 강도 높은 개혁안이 아니라면 국민들이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제출된 안에 대해서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공무원 노조는 물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다. 이미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20년 만에 소득대체율을 70%에서 40%로 인하하는 불이익을 감수했다. 이제 공무원 사회도 한발 양보하고 자녀 세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폭탄 돌리기를 멈추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反]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공적연금 축소, 사적연금 확대는 안돼…기금없이 퇴직연금 늘리면 재정 악화”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에 대해선 문제가 많다. 정부가 개혁안을 폐쇄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마당에 내용에 대한 비판이 가능할까. 그러나 공무원연금 태스크포스(TF) 논의 내용과 한국연금학회 발표안의 접근 방식을 논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선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현재 공무원연금이 직면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정부의 목표가 아닌 것 같다. 정부는 공적연금 축소와 사적연금 확대라는 방향 속에서 공무원연금 급여 삭감을 추구하고 있다. 그 논리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이며, 제시하는 방안은 공무원연금 급여를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물론 형평성은 중요하다. 문제는 하필이면 ‘저급여’ 상황인 국민연금이 형평성을 맞추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노령연금급여액 평균은 30만원대에 불과해 제대로 된 소득보장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국민연금 급여를 대폭 삭감한 결과, 30년 가입 때 소득대체율은 30%에 불과하며, 실질소득대체율은 25% 이하다. 정부는 이를 사연금으로 메우도록 권장한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의 넓은 사각지대와 저급여 문제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보완되지 않는다. 그 결과가 바로 49%를 넘는 노인 빈곤율이다. 이런 국민연금을 따라 배워야 할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2010년 공무원연금 개혁 이후 공무원연금은 30년 기여 때 평생 평균소득의 약 57%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많은 복지국가에서 이미 보장하는 수준이다. 지금 한국의 노인복지 현실을 볼 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조합이 공무원연금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해 형평성을 추구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은가. 공적연금 개혁이 연금 급여의 적절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연금개혁의 중요 원칙이다. 정부안은 공무원들에 대한 공적연금 축소를 퇴직수당 확충을 통해 보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적립기금 없는 퇴직연금 확대는 재정상태를 악화시킨다. 퇴직수당을 퇴직연금으로 돌린다면, 정부의 퇴직연금 기여분 8.3%를 굳이 사적연금에 투입해야 하는 이유도 모호하다. 공적연금이 가지는 인플레 대비 급여 안정성, 책임성, 재분배 가능성과 퇴직연금의 불안정성을 대비해볼 때 이는 의아하다. 같은 비용을 들여 공무원에게 불안정한 연금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일까. 공무원연금 개혁은 갈 길이 멀다. 우선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의 원칙은 사용자로서 정부, 가입자, 은퇴자의 재정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선 7%인 피용자 보험료와 11.2%인 사용자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민간 부문 사용자의 퇴직금 부담분 8.3% 책임을 정부가 오랫동안 회피했지만 이만큼의 기여 책임은 필수적이다. 또 기여율 상한 제거와, 노사 기본 기여율 7%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 더불어 은퇴자들의 재정책임 분담도 불가피하다. 최고급여액 규제는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물가조정 방식도 변경 가능하다. 또 공적연금임에도 재분배 장치를 결여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연금의 큰 문제점이다. 2010년 연금개혁 이후 하위직급 공무원들의 급여 수준은 국민연금에 비해 큰 이점이 없다. 추가 급여 하락은 부당하다. 재분배 장치의 도입을 통한 내부 형평성 확보가 필요하다. 공무원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합리성 확보, 평등의 제고는 공적연금 중심의 노후보장 원칙에서 가능하다. 적절한 수준의 노후보장은 특혜가 아니다. 사회적 권리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이든, 공무원연금이든 어떤 공적연금에서든 당연히 추구해야 할 목표다. 기초연금 개혁에서 정부는 소득, 세대에 따른 국민 분할을 추구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서는 공공과 민간 사이의 대립을 조장한다. 이는 국민연금 인상을 통한 적정 노후보장 가능성의 포기이자 복지국가 전망의 포기를 낳는다. 서로의 권리를 지켜주는 협력이 필요하다. ‘바닥을 향한 질주’를 멈출 때다.
  • 늙는 게 서럽나요? “70대가 50대보다 더 행복감 느껴”

    늙는 게 서럽나요? “70대가 50대보다 더 행복감 느껴”

    “인생은 70부터!”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이 결여되고 사회나 집안에서의 역할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이와 달리 50대보다 70대가 훨씬 행복하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자발적 공제조합인 오드펠로우(Odd Fellow)가 50대 이상의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한 50대는 16%에 불과한 반변 70대 응답자는 33%에 달했다. 또 70대의 36%가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짓고 지낸다’고 답한 반면 50대에서는 단 16%만이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조사를 이끌 오드펠로우의 대표 제인 넬슨은 “이번 조사는 인생이 50대, 60대 뿐만 아니라 70대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등 스스로 얼마나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맨체스터 대학의 타라니 챈돌라 박사가 2011년 내놓은 연구결과와도 상동한다. 당시 연구팀은 1971년부터 노령 연금수령자의 건강 및 복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70대 이상이 행복함을 많이 느낄 뿐 아니라 40대 때보다 훨씬 더 많이 학습하고 삶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의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의 70대들은 과거처럼 공원 벤치에 앉아 새에게 먹이를 주고만 있지 않는다. 30년 전으로 치면 50대와 마찬가지로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활발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추므로 통신] ‘뻥카’ 김신욱

    축구대표팀이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부상당한 김신욱(26·울산)의 경기 투입 여부였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타박상을 입어 교체된 뒤 3일 북한과의 결승전 연장 후반 3분 투입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 감독은 연장 후반 3분이 지나서야 김신욱을 불렀다. 김신욱은 공중볼을 거의 따내며 북한 진영을 흔들었고, 결국 임창우(22·대전)가 혼전 중인 문전에서 종료 직전 결승골을 박았다. 김신욱은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이 ‘사기극’의 전말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뛸 수 있다는 건 사실 ‘뻥카’였다. 다친 부위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뛸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뻥카’는 도박에서 카드의 패가 좋지 않은데도 돈을 많이 걸어 상대를 겁먹게 하는 것을 이르는 속어다. 김신욱은 “감독님은 상대가 나를 염두에 두고 전술을 짜기를 바랬다. 그래서 내가 뛸 수 있다는 암시를 끊임없이 줬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 감독은 투입 시점에 대해 기자들이 물을 때마다 모호하게 대답했다.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두고 “김신욱을 후반전 출격 대기시키겠다”고 했으나 그를 내보내지 않았다. 준결승전(태국)을 앞두고도 “김신욱은 4강전에 준비시킬 예정”이라며 투입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김신욱은 정말로 벤치에서 ‘준비’만 했다. 김신욱 자신도 거들었다. 일본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몸 상태가 70% 정도”라고 했던 그는 태국전 뒤에는 “사실 거의 다 나았다. 상대(태국)를 방심시키고 싶었다”고 말을 바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인 타이완의 생존법/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인 타이완의 생존법/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한국과 대륙(중국)이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FTA)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한국과의 많은 경합 부분에서 더 어렵게 될 텐데….” 경쟁국 사이인 한국과 중국의 FTA 체결은 타이완 관가와 경제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최근 타이베이에서 만난 타이완 정부 관계자들은 “APEC 회의 때 체결 가능성이 높으며, 늦어도 연내에는 타결을 예상한다”며 발 빠른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었다. 타이완은 지난해 무역액 303억 달러로 우리의 6대 교역국이다. 2011년 35억 달러, 2013년 10억 7000만 달러 등 우리는 지속적인 흑자를 거둬 왔고, 한 해 54만여명을 웃도는 타이완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두 나라는 중국이란 블랙홀의 흡입력 앞에서 어떻게 경제적, 전략적 자존과 독립성을 유지해 나갈지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처지다.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경제적 의존성이 전략적 자유와 생존 공간을 좁히고, 취약성을 높인다는 우려와 초조감이 두 나라 대중 전략의 고민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중국의 압박 속에서 지구촌 대부분의 국가들과 국교 없이 비공식 관계만 유지하는 타이완이 국가단위가 아닌 경제체들의 만남의 장인 APEC을 어떻게 국제적 네트워크와 활동 공간을 넓히고,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는지 눈여겨볼 만하다. 오는 11월 베이징 APEC 회의에서 아·태 지역에서의 타이완의 역할과 기여를 부각시키려는 결의와 노력은 인상적이다. 방문 중에 만났던 루시아 린 차관 등 교육부 관계자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과 초융합적인 경제환경에 맞는 인재양성과 시장지향적 기술교육 및 직업훈련 등을 설명했다. 타이완이 APEC 회원국들과 성과를 공유해 나가기 위한 틀과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농업위원회 천바오지 위원장은 곡물 수확에서 저장·가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30%가량의 유실률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이를 동남아 등 APEC 지역국가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도 전했다. 대기업 의존형인 우리와 달리 중소기업이 수출과 경제의 축인 타이완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정부와 대학들이 나서서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인재 및 정보 소통의 틀을 구축하며, 중소기업의 환경적응 능력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30대 기업 가운데 28곳은 부진에 빠졌고, 1, 2등 기업도 불안한 미래를 맞고 있다”는 우리에게 유연한 적응력과 단단한 내구력을 가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생존을 위해서라도 벤치마킹해야 할 참이다. 동남아 등 지역에 대한 기여와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생존 공간을 넓히고, 정보와 네트워크의 공유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과 국가의 활력을 높이는 타이완의 생존 전략은 거대 이웃의 부상 속에서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출범 초 정부가 외쳤던 ‘정부3.0’과 ‘창조경제’가 껍데기만 남은 것은 아닌지, 일방적인 대기업 의존형 경제가 얼마나 더 유효할지, 지속 가능한 국가 번영의 전략을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숙고할 때다. jun88@seoul.co.kr
  • [함께 넘었다, 만리장성] 女농구, 중국 70-61로 꺾고 20년 만에 … 광저우대회 패배 설욕

    [함께 넘었다, 만리장성] 女농구, 중국 70-61로 꺾고 20년 만에 … 광저우대회 패배 설욕

    여자농구 대표팀이 2진급으로 꾸려진 만리장성을 넘어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에서 중국을 70-61로 제압하고 19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4쿼터 종료 0.7초를 남긴 상태에서 벤치에 앉아 있던 하은주 등이 태극기를 들고 코트에 들어올 정도로 중국을 꺾은 기쁨은 남달랐고 짜릿했다. 특히 4년 전 광저우대회 결승에서 64-66으로 뒤진 채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이미선이 완벽한 가로채기를 성공해 속공 기회를 잡았으나 심판이 파울을 부르는 바람에 자유투 둘을 내줘 분패했던 설움도 되갚았다. 다른 대회보다 일찍 소집돼 혹독한 훈련을 견뎌온 대표팀 선수들은 위 감독의 소속팀인 우리은행 선수들이 해왔던 대로 위 감독을 헹가래친 뒤 발길질을 가하는 것으로 우승의 기쁨을 즐겼다. 중국은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대회에 1진들을 대거 내보내고 이번 대회에 2진급 대표팀을 꾸렸다. 30세 장판(187㎝)과 31세 쑨샤오위(190㎝)를 제외하면 모두 20대 이하이며 양헝위(193㎝)는 불과 19세, 평균 연령은 24.1세로 한국보다 여섯 살가량 어리다. 두 팀은 3쿼터를 마칠 때까지 동점만 다섯 차례, 역전은 12차례를 기록할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의 경험 미숙이 4쿼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압박수비로 중국을 6분 가까이 무득점에 묶어놓고 김단비(신한은행)와 양지희(우리은행)의 연속 골밑 돌파, 신정자(KDB생명)의 2득점, 다시 양지희와 신정자의 연속 득점을 이어가며 10점을 보태 경기 종료 4분34초 전 64-52로 달아났다. 베테랑 변연하(국민은행)가 16득점으로 앞장섰고 신정자가 14득점, 리바운드 5개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우승의 감격 뒤에는 평균 연령 30.1세인 대표팀의 세대교체라는 숙제도 남겼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카가와 신지가 돌아왔다’ 유럽 언론 호평 이어져

    ‘카가와 신지가 돌아왔다’ 유럽 언론 호평 이어져

    '카가와 신지가 돌아왔다'(Shinji's back!) 맨유에서의 긴 벤치신세를 벗어나 자신이 유럽 축구계에 이름을 알렸던 도르트문트로 돌아간 카가와 신지가 연일 이어지는 뛰어난 활약으로 유럽 언론의 호평을 사고 있다. 카가와 신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안더레흐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에서 환상적인 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견인하며 UEFA가 공식 선정한 맨오브더매치에 이름을 올렸다. 골닷컴(영국판)은 '카가와 신지가 돌아왔다'고 평가하며 "그는 맨유에서의 끔찍한 두 시즌을 뒤로 하고 이미 자신의 베스트 폼을 되찾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데일리메일, 메트로 등의 다른 영국 매체들도 "카가와 신지가 자신과 잘 맞는 팀으로 돌아가는 현명한 결정을 했다"며 그가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분데스리가 복귀전에서 골을 기록한 카가와 신지는 빠른 시간에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그를 둘러싼 이번 호평이 일본 언론이 아니라 영국 등 유럽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과연 카가와 신지가 맨유로 향하기 전에 보여줬던 수준의 플레이를 도르트문트에서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카가와 신지 어시스트 장면 보러가기] 사진=도르트문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카가와 신지(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inlondon2015 트위터 https://twitter.com/inlondon2015
  • 南 병역의 힘 vs 北 사상의 힘

    남과 북의 축구가 36년 만에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만났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 축구 결승에서 북한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남과 북은 1978년 방콕대회 결승에서 만나 무승부로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아시안게임에는 승부차기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한국이 더 좋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 부상으로 준결승까지 4경기 동안 벤치만 지켰던 ‘와일드 카드’ 김신욱(울산)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 감독은 “김신욱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어서 결승에서 선발보다는 후반전에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막작전’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앞서 일본과의 8강전이 끝나고 취재진에 “김신욱의 몸 상태가 70% 정도”라고 했다가 태국전이 끝난 뒤에는 “사실 거의 다 나았다. 상대(태국)를 방심시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김신욱을 선발로 전격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북한은 이번 대회 5골을 넣은 주 득점원 정일권이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퇴장당해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윤정수 감독은 “일단 퇴장한 선수는 잊어야 한다”면서 “거기에 상응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병역 면제가 걸려 있다. 인생이 달라진다. 한 걸음 더 뛸 수 있는 강한 동기가 될 수밖에 없다. 북한도 최고지도자의 축구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한 수 위이기 때문에 북한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을 통해 골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 내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통해 골 사냥에 성공했다. 한국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느냐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8년 만의 우승 마지막 문턱에 선 이 감독은 “1978년에 공동 우승을 하고 다시 결승에서 만났는데 멋진 경기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북한 윤 감독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우리도 남측도 준비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육체적, 기술적인 모든 것을 다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보디빌딩’으로 암 극복한 69세 ‘몸짱 할머니’

    ‘보디빌딩’으로 암 극복한 69세 ‘몸짱 할머니’

    항암화학요법을 거부하고 ‘보디빌딩’과 ‘식이요법’을 통해 암을 극복한 60대 할머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영국 내 최고령 여성 파워리프팅(power lifting) 챔피언이자 화학요법 대신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암을 이겨낸 팻 리브스(69)의 놀라운 사연을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리브스에게 처음 불행이 닥친 것은 지금으로부터 31년 전인 1983년, 당시 그녀는 병원으로부터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권했지만 탈모, 식욕부진, 섬유증과 같은 부작용으로 병약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던 리브스는 과감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병을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품었다. 이후 그녀가 택한 운동종목은 무려 ‘보디빌딩’으로 당시 3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뇌종양까지 앓고 있던 몸으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150㎝ 남짓한 작은 체구임에도 철저히 트레이닝에 돌입한 그녀는 생식을 비롯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뇌종양을 훌륭히 극복해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1994년, 또 하나의 시련이 그녀를 찾아온다. 몸의 뼈 부분에 14가지 악성종양이 발생하는 골육종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화학요법을 거부하고 오직 운동을 통해 암세포와의 치열한 전투를 지속했다. 심지어 이후 그녀는 4번의 심장마비 상황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모든 악조건을 이겨냈다. 리브스가 보디빌딩을 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이것이 그녀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달리기를 비롯한 유산소운동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려했지만 이는 단지 허리 살을 줄여줄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절대 쉽지 않았지만 보디빌딩을 시작하면서 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굉장히 강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운동으로 시작된 보디빌딩은 그녀에게 ‘파워리프팅 선수’라는 제2의 삶까지 열어줬다. 파워리프팅은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를 겨루는 근력 시합으로 바벨을 들어올리는 경기라는 점에서 역도와 유사하나, 바벨을 드는 방법이 차이가 난다. 리브스는 체중 50㎏급 여성 최고령 유럽-영국 파워리프팅 챔피언이라는 놀라운 경력을 갖고 있다. 두 손자·손녀의 자상한 할머니이자 70세 생일을 코앞에 둔 그녀지만 여전히 데드리프트 90~100㎏을 해내는 모습은 꾸준한 자기관리가 얼마만큼 사람 건강을 바뀌게 만들 수 있는지 여실히 느껴지게 해준다. 리브스는 “31년 전 내가 보디빌딩을 시작했을 때 누군가는 미쳤다고 했고 누군가는 운동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우려했다”며 “하지만 지금 내가 운동을 하면 모두들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한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시선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의 자신감과 의지며 성과를 통해 이를 증명해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Top photo/Barcroft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대낮 공원 벤치서 성행위한 커플 수사 나서

    대낮 공원 벤치서 성행위한 커플 수사 나서

    대낮에 공원에서 성행위를 한 커플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영국 매체 메트로 등 외신들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해당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영상에는 공원 벤치에 앉아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 커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민망한 행동을 하고 있는 이들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상황. 그럼에도 이들은 주변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간혹 그들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칠 때면 이들은 잠시 하던 행동을 멈췄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시 민망한 행동을 이어간다. 공공장소에서 벌어진 이 일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경찰 조사를 비롯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 아이들까지 지나다니는 장소이기에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영상을 촬영한 ‘움스 캐리모프’라는 남성은, “공원에 산책 나왔다가 우연히 이 커플의 상식 밖의 행동을 보고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그저 여자가 남자 무릎에 앉아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앞뒤로 몸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알아차렸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이들 커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LIZARD JIM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음주 대신 음악 건대 앞의 변신

    음주 대신 음악 건대 앞의 변신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 친구들과 한잔 꺾으려는 20대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곳이 능동로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빚어내고 있다. 홍대 쪽과 맞설 만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29일 유모차를 몰고 온 주부 박모(32)씨는 “얼마 전까지 건대 앞은 그야말로 소돔과 고모라였다. 가족끼리 즐길 공간이라곤 찾을 수 없었는데 싹 달라져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건대입구역 옆인 광진구 화양동 분수공원 앞 아트브릿지에 작은 무대가 꾸며졌다. 오후 7시 30분 잔잔한 조명과 함께 무대에 오른 팀은 ‘멜로위크’와 ‘렘수면상태의 밴드’, ‘보라보라’다. 모두 홍대 등에서 검증된 인디밴드다. 감미롭게 울려 퍼진 음악이 공원에 하나둘씩 시민들을 불러들였다. 나름 인디밴드 바닥에서는 유명해서인지 일부러 이들을 보러 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공연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공연장 옆에 잠시 서서 몇 곡을 듣고 가는 시민부터 벤치에 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까지 각자 편한 대로 음악을 즐기다 조용히 자리를 떴다. 최모(44)씨는 “최근 우연히 공연을 본 뒤로 이제 토요일이면 으레 아내와 산책을 나오게 됐다”며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로 자리 잡는 듯해 보기 좋다”고 말했다. 3년째인 이 공연은 벌써 43회를 넘었다. 자리를 거듭하면서 공연 수준도 높아져 유명 인디밴드들도 무대에 서려면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공연장 옆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수공예품을 파는 광진 프리마켓이 한창이다. 60여팀이 참가하는 프리마켓은 오후 4~9시 진행된다. 이뿐만 아니다. 광진구는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주변에 아마추어 가수들의 버스킹(거리공연) 공간을 꾸미고 있다. 또 광진문화예술회관 앞에는 가족들이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구 관계자는 “건대부터 세종대까지 이어지는 거리를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예술과 문화가 흐르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복·수·혈·전’… 女핸드볼 카자흐 꺾고 결승 진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결승 상대는 ‘숙적’ 일본으로 정해졌다. 한국은 28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41-30으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도 중국을 28-25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에 갚을 빚이 있다. 2010년 광저우대회 4강에서 일본에 28-29로 져 아시안게임 6연패에 실패했다. 주장 우선희(삼척시청)는 “어떤 대회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번 결승에서 반드시 이겨 4년 전의 아쉬움을 씻고 싶다. 깨끗하게 이겨 뼈아팠던 그 감정을 없애고 싶다”고 비장한 표정으로 각오를 밝혔다. 결승전은 10월 1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한국은 전반 15분까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장신 공격수에게 쉽게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유현지의 9-9 동점골을 시작으로 우선희, 정지해(이상 삼척시청), 이은비(부산시설공단), 심해인(삼척시청)의 잇단 득점을 엮어 순식간에 14-9로 앞서 나갔다. 카자흐스탄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은 이리나 알렉산드로바, 마리나 피칼로바의 활약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21-19로 근소하게 앞선 한국은 류은희(인천시청)의 득점으로 다시 점수를 벌렸다. 이어 류은희의 가로채기를 받은 우선희가 골로 마무리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후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한 한국의 임영철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내는 여유 있는 모습까지 보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쓰다듬어 주세요, 벼랑 끝 아이의 상처를

    [이주일의 어린이 책] 쓰다듬어 주세요, 벼랑 끝 아이의 상처를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황선미 지음/신지수 그림/비룡소/128쪽/9000원 다소곳하게 리본이 내려앉은 검은 구두 한 짝. 구두를 들고 주경은 눈을 질끈 감는다. ‘구두를 처리하라’는 혜수와 미진의 눈짓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창밖으로 던지라는 뜻이다. 누구의 것인지도, 왜 그래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주경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구두를 창밖에 던지고 만다. 이후 주경의 마음에 지옥이 덮친다. 왕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다 ‘가해자’가 되고만 아이의 불안과 응어리가 내내 이야기 속을 서성인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속내를 내보일 수 없다. 주경을 떠민 건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혜수와 미진, 두 아이가 남몰래 친구들을 점찍어 따돌리고 괴롭힌다는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아이는 출구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애들은 잘 웃고 떠들고 잘 지내는데 나만 혼자 적으로 둘러싸인 포로 신세였다.’(61쪽) 유일한 위안은 동네 허름한 골목 모퉁이의 한 작은 가게 ‘기역자 소풍’. 가게 앞 벤치에 길게 엎드린 점박이 고양이, 가게 주인 ‘소풍 언니’는 주경이의 상처를 쓰다듬는 쉼터가 돼 준다. “혹시 외톨이란 생각이 들면 여기로 와. 적어도 얘랑 나는 있잖아.” 언니의 말에 아이는 조금씩 마음의물꼬를 터 나간다.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세계 문단에서 주목받은 황선미 작가의 신작이다. 누군가에겐 장난이 누군가에겐 평생 인장처럼 남을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때 곁에 있는 이의 따뜻한 말과 눈빛이 이를 풀어 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뒤집어 보여 준다. 여린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조형하는 문장이 걷잡을 수 없이 벼랑 끝에 몰린 아이의 공포를 헤아리게 한다. 작가는 “하찮은 사람과 괜찮은 사람의 차이는 자신의 실수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태도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때 누군가의 곁에 있어 줄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고 살갑게 말을 건넨다. 초등 고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충북 영동, ‘대한민국 와인 1번지’ 꿈이 영글다

    충북 영동, ‘대한민국 와인 1번지’ 꿈이 영글다

    26일 오전 10시 충북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에 들어선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에선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향수처럼 은은하게 코를 찔렀다. 와인 구경을 하기도 전에 짙은 포도향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와인 생각을 은근히 부추겼다. 지동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황간 IC를 빠져나와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평화로운 마을은 1959년 포도 재배를 시작했다. 포도의 주산지인 영동군에서도 가장 앞섰다. 지금도 주곡리 포도를 최고로 친다. 농가형 와이너리 1호인 컨츄리와인 김덕현(32) 대표는 “포도를 그대로 출하하는 것보다 와인을 생산하는 게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된다”며 “나아가 영동을 전국에 알리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300㎡ 남짓한 시설은 발효실, 저온숙성실, 지하저장고, 시음판매장 등 4곳으로 나뉜다. 영동군에 있는 와이너리 규모는 엇비슷하다.연간 생산량은 3000병에서 많게는 1만 5000병에 이른다.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귀농한 김 대표는 “적정한 온도 유지가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발효실은 20~25도, 저온숙성실은 7도, 지하저장고는 15도를 맞춰야 맛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단다. 컨츄리와인의 한 해 생산량은 1만 5000병, 매출 2억원을 웃돈다. 제조 체험을 위한 방문객은 한 해 6000여명에 이른다. 인구 5만명에 불과한 영동군이 ‘대한민국 와인 1번지’로 거듭났다. 군은 2008년 포도의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사양화로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느껴 농가형 와이너리 육성에 나섰다. 일정 규모의 품종별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 제조를 경험한 농가에 발효 및 숙성통, 여과장치, 열수축기 등 와인 1000ℓ(750㎖, 1300병)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지원했다. 현재 영동군에는 모두 46곳의 농가형 와이너리가 있다. 전국 와이너리의 절반을 넘겼다. 영동지역과 함께 와인산업에 주력하는 경북 영천엔 18곳이 있다. ●‘100농가 와이너리’ 목표… 영동대와 무상 교육 영동에는 기업형 와이너리도 있다. 주곡리에 있는 와인코리아는 40여종의 와인을 연간 30만병 생산한다. 시중에 ‘샤토마니’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게 와인코리아 제품이다. 포도주 브랜드에 자주 등장하는 ‘샤토’(chateau)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포도주를 만들었던 성(城)을 뜻한다. 와인코리아와 농가 와이너리의 생산량을 모두 합하면 750㎖ 기준 연간 40만병쯤 된다. 영천의 연간 생산량은 25만병이다. 영동군은 와이너리 100농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와인 생산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포도밭에서 8월 중·하순 수확한 포도의 줄기 등을 제거하고 알을 으깬 뒤 효모, 설탕을 첨가해 발효기에 넣고 3주간 숙성시킨다. 이때 효모가 포도 속의 당분을 분해하며 탄산가스와 알코올이 만들어진다. 발효를 끝내면 저온숙성실로 옮겨져 3개월 뒤 찌꺼기를 거르고 원액만 뽑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원액을 라벨이 붙여진 병에 담으면 마침내 우리 포도로 만든 향긋한 와인이 탄생하는 것이다. 와인은 2010년부터 군이 열고 있는 와인축제와 체험을 위해 방문한 외지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군의 노력으로 곧 시중 마트에서도 농민들이 만든 와인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맛 독특… 국제소믈리에協 총회 만찬주로 영동지역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저마다 독특한 맛을 낸다. 탄닌 성분을 띠어 살짝 떫은 와인부터 와인 초보자들이 선호하는 단맛을 내는 와인까지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와인을 골라 구매할 수 있다. 컨츄리와인은 캠벨포도와 머루를 8대2 비율로 혼합해 순하고 부드럽다는 평가를 듣는다. 캠벨포도에서 나는 신맛을 머루의 향이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컨츄리와인의 또 다른 특징은 저온숙성 비법을 통해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이런 차별성 덕분에 2012년 국제소믈리에협회 총회 및 아시아·오세아니아 소믈리에 경기대회 공식 만찬주로 선정돼 이름을 드높였다. 매곡면 옥전리의 도란원이 생산하는 와인은 끌포도를 재료로 써 끝 맛이 오래가는 게 특징이다. 끌포도란 처음 나온 포도 열매를 제거한 자리에서 다시 자라난 포도를 말한다. 생산량이 적지만 당도가 일반 포도보다 4~5브릭스 높다. 따라서 일반 와인은 끝 맛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는 반면, 도란원의 와인은 끝 맛이 미끄러지듯 완만하다는 말을 듣는다. 도란원은 대나무통을 이용한 와인 제조 기술도 자랑한다. 도란원 와인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우리술품평회에서 과실주 대상을 받았다. 특히 와인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보졸레 시장 일행이 맛을 높게 평가해 기쁨을 더했다. 심천면 약목리에 위치한 시나브로는 화이트와인이 유명한 와이너리다. 떫은맛과 신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프랑스 와인센터연구소장인 슈샤 박사에게 극찬을 받았다. 영동군의 와인산업은 상당히 체계적이어서 일찌감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농민들은 영동대와 손을 잡고 운영하는 와인아카데미에서 무상으로 모든 것을 배운다. 수준별 3개 반으로 나눠 5개월간 운영된다. 신규반은 와인 제조 이론교육과 와인 서비스 매너를, 고급반은 와인 제조 기술과 재료 처리법을, 소믈리에반은 소믈리에 자격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와인아카데미는 2008년 첫 수료생 28명을 배출했다. 지난해까지 327명이 거쳐 갔다. 군은 또 와이너리 농가를 대상으로 와인 선진국 해외 연수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20명이 보르도에 다녀왔다. 당시 농민들은 와인회사를 방문해 양조 첨가물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마케팅 전략도 익혔다. ●국내 첫 와인연구소 문 열고 품질 개선 힘써 지난 2월엔 40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처음으로 읍내에 와인연구소를 세웠다. 4만 9443㎡ 부지에 들어선 연구소는 연구동과 관리사, 창고, 와인저장고 등으로 꾸며졌다. 연구원 7명이 일한다. 고품질의 정통 와인과 기능성 와인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박재호(48) 와인연구소 품질관리팀장은 “영동 와인산업은 양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장해 이제 질적 향상을 겨냥할 때”라며 “와인연구소는 농가에서 만든 와인들의 알코올 도수, 산도, 폴리페놀 함량 등을 분석해 품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또 와인 전시, 시음, 판매 코너를 갖춘 와인터널을 조성 중이다. 고품질 와인 생산을 위해 국산 목재를 이용한 오크통 및 오크칩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와인 상설판매장 건립도 추진한다. 2006년부터는 와인트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2만 5000여명이 이용할 만큼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테마열차로 평가받는다. 2005년 지정된 포도·와인특구다운 면모다. ●와인 체험 관광상품 만들어 유커 유치 등 차별화 와인 전문가들은 와인산업 발전을 위한 군과 농민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보완할 점도 많다고 지적한다. 김준철(62) 한국와인협회장은 “영동군의 의지가 강하고 행정적인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농가들의 연구 정신도 투철한 것 같다”고 반겼다. 이어 “그러나 아직 레드와인이 붉은색을 띠지 않는 등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캠벨포도를 많이 사용해 향이 너무 진한 점 등 아쉬움도 있다”면서 “포도를 외국산 품종으로 바꿔 보는 것도 개선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명주(50) 영동군 와인산업팀장은 “단순한 먹을거리를 떠나 와인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까지 만들어 차별화를 꾀하겠다”며 “와인 족욕, 나만의 와인 만들기 등 체험시설을 갖춘 와이너리를 10곳까지 늘려 중국인 관광객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취재를 마치고 청주로 돌아오는 길에도 시음한 와인 맛이 혀를 맴돌고 있었다. 글 사진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공해서 의정활동하자” 초선의원들의 반란

    “열공해서 의정활동하자” 초선의원들의 반란

    “흔히 초선의원은 임기 초반 6개월을 그저 조용히 지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옳지 않아요. 공부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아니 공격적으로 의정 활동에 나서야죠.” 김승애(여·53·3선) 노원구의회 의장은 지난 24일 노원구청 7층 노원의정연구실에서 초선의원들에게 ‘조례 제·개정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참석한 초선의원들은 앞서 김 의장의 제안에 따라 ‘노원의정 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반응은 뜨거웠다. 초선의원 12명 중 8명이 참석해 공부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강의는 행정감사, 예산에 이어 세 번째 시간이다. 오한아 의원은 조례안에 공동발의 사인을 한 후 추후 본회의 표결에서는 반대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김 의장은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조례 발의에 가장 주의할 점에 대해서는 “예산의 현실성은 구청과 협의하고, 상위법에 위배되는 것은 없는지 확인한 후 완벽하게 발의해야 한다”면서 “다른 자치구에 비슷한 법안이 있다면 벤치마킹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회 회장을 맡은 최윤남 의원은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려고 각오를 다졌지만 의정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하나하나 배우고 있다. 더 열심히 공부해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 의장이 초선의원 연구회를 만든 것은 과거 본인이 겪었던 어려움 때문이다. 그는 “초선 때 의회에 연구회가 없어 전국 여성 네트워크 등 외부 조직을 찾아다니며 힘들게 공부해야 했다”면서 “이번 의원 21명 중 초선이 과반수인 점을 감안할 때 의회 내에 공부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상임위원회별 공부 모임을 상설화했다. 행정용어, 업무처리 절차, 구청의 주요업무 추진실적 등을 정례회 전에 습득하고, 예산 심의뿐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의원마다 외부에 있는 의원 공부 모임에 나가 다른 지역의 의원들과 경험담과 의정활동 성공 사례를 나누는 것도 권장하고 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지자체 자체 세원 발굴 적극 나서라

    안전행정부가 결산한 결과 지난해 지방세수(稅收)는 53조 7789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1592억원 감소했다. 지방세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4848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지방세수가 줄어든 것은 4년 만이다. 올해도 취득세 등의 세입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지자체의 늘어나는 복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한 푼이 아쉬운 때다. 정부는 담배소비세와 주민세, 자동차세 등을 인상하기 위해 지방세기본법 등 3개 법률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정부는 지방세제 개편안이 의도대로 추진될 경우 복지재원을 마련하느라 허덕이고 있는 지자체의 재원을 확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이달 초 정부가 추가 부담을 하지 않을 경우 ‘복지 디폴트’를 선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자체들은 기초연금이나 영유아 보육료 등의 복지정책으로 연간 6조 3900억원가량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취득세율 인하 조치로 취득세는 연간 2조 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지방세제 개편과 관련해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서민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어서 국회에서 지방세 인상 폭이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은 세월호특별법 및 민생·경제활성화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국정감사 등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서민 증세 문제로 또 다른 논쟁에 휩싸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하기 바란다. 올해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한 지자체의 자체수입은 지난해보다 12조원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탓이 크다. 반면 국고보조금이나 지방교부세 등이 늘어나면서 지방재정자립도는 지난해 51.1%에서 올해 44.8%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기초자치단체들이 수두룩하다. 지방재정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직시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자체 지원은 한계가 있다. 자체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방법뿐이다. 지자체들은 어제 안전행정부 행사에서 소개된 지방세외수입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서울 송파구는 구청 주차장에 과태료나 부담금이 밀린 차량이 들어오면 주차관제시스템에 자동 인식돼 담당 공무원에게 문자로 통보되는 체납차량 알리미시스템으로 연간 8억원의 세외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지자체의 자체적인 세원 발굴 노력을 한층 강화하기 바란다. 부가가치세의 지방소비세 비율을 11%에서 16%로 조정하는 내용의 부가가치세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증세와는 상관없이 국세와 지방세 배분 문제인 만큼 전향적으로 추진할 만하다고 본다.
  • 반총장 만난 朴시장… “유엔 노령화 기구 서울에 만들자”

    반총장 만난 朴시장… “유엔 노령화 기구 서울에 만들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유엔 산하 노령화 관련 국제기구의 서울 유치를 협의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시장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나 “서울뿐 아니라 모든 도시가 노령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세계 노령화를 준비하는 유엔기구를 서울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반 총장도 “서울시의 새로운 국제기구 유치 제안은 매우 좋은 생각”이라면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과 반 총장은 5분 넘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유엔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도 3분밖에 면담이 안 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반 총장이 두 배 가까운 시간을 할애했다. 박 시장은 “반 총장이 곧 서울시민으로 돌아올 거라서 특별히 만난다고 해서 웃었다”면서 “노령화 관련 기구와 유엔인구기금 서울지부 유치에 대해 짧지만 깊이 있게 이야기했다”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또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돌아보면서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처럼 꾸미겠다”면서 “서울역 고가를 남대문 시장, 새롭게 변신할 서부역 등과 연결하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0년대 말까지 뉴욕시를 관통하는 철로였던 하이라인파크도 서울역 고가처럼 철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 등에서 원형 보존을 주장,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의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하이라인파크는 지상 9m 높이 철로에 길이 2.5㎞로 조성돼 17m 높이의 서울역 고가와 비슷한 여건이어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따라서 서울역 고가 재생사업은 창신·숭의 도심재생사업과 함께 민선 6기 박 시장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새롭게 변신하는 서울역 고가에는 녹지공원뿐 아니라 공방과 갤러리, 전망대 등을 조성해 서울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뉴욕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뉴욕 폐철로가 도심공원으로’ 서울역 고가에 벤치마킹

    ‘뉴욕 폐철로가 도심공원으로’ 서울역 고가에 벤치마킹

    서울역 고가에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같은 보행자 중심의 녹지공원이 2016년까지 조성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시찰하면서 “서울역 고가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안전, 편의, 경관을 고려한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철로였던 하이라인파크도 서울역 고가처럼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시민사회 등에서 원형 보존을 주장,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의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하이라인파크는 지상 9m 높이 철로에 길이 2.5㎞로 조성돼 17m 높이의 서울역 고가와 비슷한 여건이어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도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며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상판 등만 제거하고 최대한 원형을 보존할 방침임을 밝혔다. 서울시는 고가가 사대문 내 문화유산, 건물들과 연결되면 해당 지역 일대가 명소화돼 남대문시장 등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고가 공원 조성을 위한 시민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 후 내년 착공, 2016년 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옛날처럼 건설을 통해 문화유산을 파괴하기보다 도시재생으로 도시 발전을 이루는 시대”라며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은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이 바뀐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하이라인파크 시찰을 통해 민선 6기의 핵심 시정목표인 도시재생을 강조하는 한편, 또 다른 목표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각계 기관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박 시장은 오전에는 환경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싱크탱크인 세계자원연구소와 환경·에너지·도시개발 분야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시장협약’을 같이 발표할 안 이달고(Ann Hidalgo) 프랑스 파리 시장과도 면담,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정책을 공유하고 상호 주최하는 국제기구·회의에 참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의 공중정원/구본영 이사대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서울처럼 명산과 큰 강 등 수려한 자연과 벗하고 있는 대도시가 세계 어디에 또 있을까 싶었다. 지난 주말 남산에서 열린 걷기 행사에 참가했을 때 느낀 소회였다. 몇년 전 파리 출장 중 야트막한 몽마르트르와 샛강 같은 센 강을 보면서 천만금을 얹어주더라도 북한산, 한강과는 맞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새롭다. 수도 서울에 또 다른 명소 하나가 생기는 걸까.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남대문로 5가와 만리동을 잇는 총연장 914.5m 고가도로에 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신문기자가 되기 전 도시계획학도였던 필자에게만 흥미로운 뉴스는 아닐 성싶다. 생각해 보라. 자동차가 쌩쌩 달리던 고가도로가 녹색 정원으로 탈바꿈한다면. 얼핏 환상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일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 보면 ‘꿈의 프로젝트’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생각도 든다. 일단 서울시는 뉴욕의 ‘하이라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라인은 맨해튼을 공중으로 가로지르던 1.6㎞ 고가철로를 두 명의 뉴요커가 10년에 걸쳐 공원화한 것이다. 하지만, 하이라인의 성공이 ‘서울의 공중정원’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닐 게다. 지척에 남산이 있는데 얼마나 많은 시민이 매연 속 고가 공원을 찾을 지부터 의문이다. 고가 공원은 지상공원과 달리 막대한 유지비가 든다는 점에서 자칫 골칫거리 흉물이 될 개연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비용 못잖게 안전성도 문제다. 박원순 시장은 얼마 전 발표한 ‘서울시정 4개년 계획’에서 ‘안전한 도시’를 4대 목표 중 첫 머리에 꼽았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8년 안전검사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키로 했으나, 비용문제로 2015년으로 연기됐다. 서울역 고가도로 시민문화공원화 사업은 박 시장의 시정 방침에 비춰볼 때 얼마간 이율배반적이기도 하다. 다만 서울시 내부에선 상판 보강 등을 통해 안전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공중정원의 원조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도 꼽히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이다. 신바빌로니아 왕국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메마른 대지 위에 건조한 인조 공원이다. 벽돌로 벽을 쌓고 그 안을 흙으로 메워 여러 층의 정원을 만든 것이다. 수목과 화초에 필요한 물은 노예들이 유프라테스강에서 나르게 했다고 한다. 당연히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됐을 것이다. 지금은 허물어져 아직 그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 공원화의 첫 삽을 뜨기 전에 역사성과 안전성 이외에 지속가능성부터 점검해야 할 이유다. 구본영 이사대우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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