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김주성을 동시에 응원 이게 뭐지? KBL ´판타지볼´ 런칭
11일 오후 7시 프로농구 두 경기가 열린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SK와 동부가 맞붙고, 가까운 잠실체육관에서는 삼성과 LG가 격돌한다.
그런데 난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가 골을 넣고, 김선형(SK)이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김주성(동부)과 김종규(LG)가 슛블록을 하라고 독려한다.
´아니, 같은 팀이 아닌 선수들을 왜 그렇게 응원하지?´
한국농구연맹(KBL)이 2016~17시즌을 맞아 11일 런칭한 판타지게임 ´판타지볼´(fantasyball.co.kr)에 가입해 이용자로 참여, 내 손으로 직접 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KBL에서 현재 뛰는 선수들의 실제 경기 기록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다. 팀의 승패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기록이 바탕이 된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등 기록지에 표기되는 기록들은 모두 경쟁 요소가 된다.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 그날 출전선수들의 기록을 합산해 더 높이 나온 쪽이 이긴다.
‘판타지볼’에서는 이른바 판타지볼 포인트(FBP) 시스템을 도입, 항목마다 다른 FBP를 부여하고 있다. 득점 1.0, 3점슛 0.5, 리바운드 1.2, 어시스트 1.2, 스틸 2.0, 블록 2.0, 실책 -1.0 등이다.
예를 들어 내가 라틀리프와 김선형, 김주성, 김종규 외 다른 두 명까지 여섯 명을 선수로 선발했다면 기록지에 나타난 이날 경기 기록을 가중치를 매겨 합산한다. 리그 참가자는 팀당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센터,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까지 여섯 명을 선발한다. 물론 외국선수 넷을 모두 넣으면 기록을 쌓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재미 요소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팀당 샐러리캡(200만원)과 가상의 연봉제를 도입해 특정 선수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했다.
오픈베타 시스템을 연 지난 5일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은 안드레 에밋(KCC)과 마이클 이페브라(LG), 문태영(삼성)을 동시에 넣으려 했다. 샐러리캡으로는 가능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다른 포지션 관리가 안 됐다. 다른 포지션에는 몇 분이나 출전할지 모르는 벤치 멤버를 넣어야 했기 때문. 지난달 23일에는 에밋과 김수찬(모비스)의 몸 상태를 모르고 선수로 선발했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상대는 라틀리프와 애런 맥키네스를 선발했는데 각각 19득점 18리바운드 2블록과 29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하는 바람에 손 편집장이 꾸린 팀이 완패했다.
이렇듯 판타지 게임은 그날 출전하는 선수의 기록을 따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경기를 봐야 한다. 또 누가 얼마나 뛰게 될지를 미리 파악해야 하므로 리그 상황에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기록만 따지기 때문에 복잡한 경기 규칙을 몰라도 돼 새로운 팬들을 KBL에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KBL은 기대하고 있다.
NBA 판타지게임이 시즌 중 드래프트를 통해서만 이동하는 반면, KBL 판타지볼은 그날그날 경기에 맞춰 드래프트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KBL은 런칭 기념으로 19일과 20일 ‘제1회 판볼 농구 위켄드 대회’를 개최해 아이맥, 맥북, 아이패드, 몰텐 농구공, 게토레이 등을 상품으로 건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