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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상주인구는 적지만 유동 인구는 웬만한 도 인구보다 많은 곳이 바로 광역 대도시 중심부인 중구입니다. 구도심의 재생 전략과 공통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는 이런 자리야말로 맞춤형 회의체죠.” 서울 중구를 비롯해 전국 7개 특별시·광역시의 현직 중구청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색회의가 5일 인천 중구청에서 열렸다. ‘제28차 전국 대도시 중심구 구청장 협의회’로 1996년 김동일 당시 서울 중구청장의 제안으로 조직된 이후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시·도지사 협의회 등 지자체 모임기구는 있어도 같은 이름의 지자체만 모인 경우는 유일무이할 것”이라며 “공통된 지리적 요건 덕분에 비슷한 도시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구청장들은 매년 상·하반기 각 도시를 순회하며 우의를 다진다. 이날은 최 구청장과 주최지인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을 비롯해 김은숙 부산·김성환 광주·박용갑 대전·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서문시장 화재 뒷수습을 하느라 불참했다. 티타임에서 각 구청장은 대구 소식을 걱정하며 “그쪽 재래시장 안전대책은 어떠냐”고 서로 물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 중심구의 우수행정 사례 17건을 발표하고 공유했다. 최 구청장은 역점사업인 새로운 골목문화 만들기, 야외 테라스 영업 허가 사례를 전파했다. 그는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70%가 중구를 찾지만, 중구 골목은 참 무질서하고 지저분했다”며 “지난 5년간 지속가능한 골목문화 조성을 위해 주민 주도로 콘셉트를 바꿨다”고 소개했다. 또 “외국처럼 휴게·일반 음식점과 제과점의 옥외 영업을 일부 허가해 지역상권을 살리고 불법영업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은 차이나타운 근처 동화마을 조성사업이, 부산은 특화 먹거리·외국어 가격 표시제 등 국제·자갈치시장의 글로벌 시장 육성안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 구청장은 인천 중구청 앞 일본 조계지와 한국근대문학관을 시간을 쪼개 둘러보며 인천의 관광정책을 벤치마킹했다. 야간 문화답사 프로그램인 ‘정동야행’을 히트시킨 주인공답게 일대를 꼼꼼히 훑었다. 그는 “인천이 선교·철도·우편 등 신문물 전파, 개화기 지역문학 등 개항지로서 관광 콘텐츠가 뜻밖에 많더라”며 “정동야행 콘텐츠를 보완할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고 흡족해했다. 구청장들은 다음번 회의 장소를 부산으로 정한 뒤 “앞으로 좀더 자주 만나 우의를 다지자”고 의기투합했다. 최 구청장은 “지난여름 수해 때는 인천 중구를 십시일반으로 도왔고 대구 화재도 마찬가지”라면서 “지역 간 협력의 본보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서울 중구가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진주시, 해외시장 발로 뛰는 글로벌 마케팅

    진주시, 해외시장 발로 뛰는 글로벌 마케팅

    경남 진주시 해외시장개척단이 연말 미국·유럽을 잇달아 돌며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진주시는 5일 지역 농산물과 실크 수출 확대와 홍보를 위해 이창희 진주시장을 비롯한 시 담당 공무원과 관련 업체 대표 등 해외시장개척단이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미국·독일·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한다고 밝혔다. 농협·수출농업단지·농산물수출업체, 시 공무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농산물 해외시장개척단이 지난 2~3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시 돈키호테 마트에서 진주에서 생산한 딸기, 파프리카, 단감, 배 등 신선 농산물을 판매·홍보하는 특판전 행사를 했다. 개장식에 강영훈 호놀룰루 총영사와 박봉룡 하와이 한인회장, 루이스 살라 베리아 하와이주 경제개발국장 등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시 개척단은 호놀룰루 일대 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돌며 농산물 판촉 활동도 펼치고 하와이 현지 바이어들을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열어 320만 달러어치의 농산물 수출협약을 맺는 성과도 거뒀다. 이 시장 등 개척단은 진주 지역 신선 농산물을 들고 커크 콜드웰 호놀룰루 시장을 방문해 경제·무역을 비롯한 상호협력을 논의했다. 진주농협조합장 협의회와 하와이 한인회는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시 개척단은 독일 뮌헨으로 이동해 6~7일 ‘2017 춘계 독일 뮌헨 뷰 프리미엄 셀렉션 섬유 전시회’에서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진주 실크 판촉 활동을 하고 8~10일에는 프랑스 파리 리옹에서 열리는 ‘리옹 빛 축제’ 행사장을 방문해 진주실크와 남강유등축제 등을 알릴 예정이다. 독일 섬유 전시회에서는 진주지역 실크기업 6개 업체가 참여해 전시관을 운영하며 상담·판매 활동을 한다. 리옹 빛 축제에서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소개하고 리옹과 진주시 유등축제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진주 실크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세계 실크 5대 명산지 가운데 하나인 리옹지역 실크협회와 업체 등도 견학한다. 시 기업통상과 관계자는 “이번 미국·유럽 시장개척 활동이 진주지역 농산물과 실크 상품의 해외 판로 개척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농산물 수출은 모두 3170만 달러에 이른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해외진출 기업 정보 부족땐 ‘세계법제정보센터’ 활용을

    해외진출 기업 정보 부족땐 ‘세계법제정보센터’ 활용을

    지난달 중국에 건강기능식품을 수출하려던 개인사업자 C씨는 지인에게 경험담을 듣고 중국의 식품·의약품 관련 법령을 먼저 알아야 걱정을 덜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소문하다 법제처에서 꾸린 웹사이트 세계법제정보센터로 연락했다. 성공이었다. 덤으로 생산·제조기준과 수출입·허가 관련 규정도 함께 통합적으로 제공받아 국제정보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무역의 날인 5일 법제처에 따르면 ‘세계법제정보센터’(world.moleg.go.kr)는 우리 국민·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해외 법령과 연구보고서, 입법 동향 등 각국의 법제정보를 수집,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83개국 3만건에 이른다. C씨는 당시 ‘식품안전법’과 ‘식품안전법 실시조례’, ‘제품품질법’, ‘인증인가 조례’, ‘수출입상품 시험검사법’, ‘수출입식품 안전관리방법’, ‘계약법’ 등 중국에 대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법령과 규정 일체를 원문 번역본으로 받을 수 있었다. 윤강욱 법제처 대변인은 “기록물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강조한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선 법제정보 구축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이런 세계법제정보센터의 장점 덕분에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이나 웹사이트 구축을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는 등 법제 한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동남아시아와 아랍권 붐을 타고 이용자 조회가 많은 국가별 주요 정보 507개를 추려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예컨대 스리랑카의 경우 쓰나미법, 무슬림 혼인과 이혼법, 담배와 알코올 규제법을 손꼽을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경우 ‘지속적으로 근로해야 하는 업무 지정과 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휴식·식사·기도 시간 허용 방식에 관한 노동부 장관의 결정’, ‘금융기관과 이슬람 투자회사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법제처는 C씨의 사례와 같은 맞춤형 법령정보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용자가 국가, 대상 법령, 자료 유형(원문·요약본·번역본) 등을 명시해 요청한 정보를 5일 이내에 제공한다. 해외 법령정보 요약 및 번역은 지난해 87건에서 올해 10월 현재 265건으로 3배를 웃돌았고, 센터 방문자는 지난해 50만명에서 올해 10월 현재 55만명으로 10% 늘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징수 노하우 더하고… 새는 혈세는 빼고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징수 노하우 더하고… 새는 혈세는 빼고

    서울신문과 행정자치부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6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전북 전주시와 경북 문경시, 충북 단양군, 전남 광양시가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경기 부천시와 부산 해운대구, 대구광역시, 경기 파주시 등 4개 지자체가 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강원 양양군, 부산 북구·연제구, 인천광역시 등 30곳이 장려상인 행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경기 여주시와 경북 예천군 등 6곳은 특별상인 서울신문사장상을 받았다. 이날 전국 지자체에 보급할 3개 분야 우수 사례 10건이 발표됐다. 우수 사례는 각 지자체 자체심사를 거쳐 행자부에 제출한 288건의 사례 중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검증해 선정했다. 세출 절감 분야에서는 경기 부천시의 ‘규칙을 바꾸자, 누수방지 개선대책을 통한 예산절감’, 강원 양양군의 ‘하수도 민자사업 시 상수관로 매설 협업으로 맑은 물 염원 16년 주민숙원 해결’, 전북 전주시의 ‘정부 3.0 시민참여로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의 밑그림을 그리다’, 경북 문경시의 ‘획기적인 2015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 대회, 문경 선수촌 경비 절감’ 등 4건이 발표됐다. 또, 세입증대 분야에는 부산 북구의 ‘스마트 영치 시스템 가동! 특별 영치팀 출동!’과 부산 해운대구의 ‘체납자가 끝까지 안 내면 우리도 끝까지 간다’, 충북 단양군 ‘하천 점·사용료를 중심으로 2%의 숨은 세원을 찾아라, 전남 광양시 ‘U-징수’ 등 4건, 기타 분야는 대구광역시 ‘벤치마킹을 통한 동 전담 마을세무사제도 도입 및 전국 전파’ 등 2건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 엣지 있는 겨울 너만 있으면 돼

    엣지 있는 겨울 너만 있으면 돼

    본격적인 한파와 함께 패딩이 다시 돌아왔다. 따뜻해진 겨울과 얇아진 코트류에 밀려 비싸고 두꺼운 옷으로 외면받았던 패딩이 추워진 날씨 덕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특정 브랜드나 한 가지 제품이 인기를 끌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패딩의 ‘춘추전국시대’가 되고 있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패딩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0%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 상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3.1%, 15.7% 증가해 패딩 판매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번 겨울 패딩을 비롯한 외투 물량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렸다”면서 “특히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입을 수 있는 패딩 제품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합리적 가격대·가지각색 디자인으로 차별화 한 벌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으로 ‘등골브레이커’(청소년들이 유행에 편승해 무조건 사 달라고 졸라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 옷이라는 뜻)라는 오명을 받았던 패딩 제품들은 합리적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군을 앞세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아웃도어는 주력상품인 도브 시리즈에 너구리털을 적용한 ‘어반도브’(34만 8000원)와 인조털을 적용한 ‘어반쏘미’(29만원)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어반쏘미 제품은 지난 여름(8월 12일~9월 18일) 선(先) 판매를 했는데 2000장 가까이 팔렸다. 허재영 빈폴아웃도어 팀장은 “올해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소비자들의 패딩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가성비와 상품력을 기본으로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판매율을 더 높인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보온력을 높인 기능성 고가 제품인 알래스카 익스플로러(69만원)부터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 알래스카 라이트다운(29만원) 등으로 가격대를 다양화했다. 이랜드는 아예 5만원 미만의 초저가 패딩 제품을 내놨다.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이(E)구스다운은 조끼와 점퍼 가격이 각각 3만 9900원, 4만 9900원이다. 뉴코아·이랜드21 등에서 총 183가지 디자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9월 21일 출시한 이 제품은 지난달 27일까지 25만장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하며 패딩 제품으로만 1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울퉁불퉁 점퍼는 옛말… 날씬한 라인 살려 폼나게 패딩 하면 울퉁불퉁한 두꺼운 점퍼가 떠오르지만 최근에는 라인을 강조한 제품이나 기장을 짧게 줄이거나 혹은 반대로 길게 늘린 패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시장 포화로 침체기에 접어든 아웃도어 의류 업체들이 패딩을 새로운 성장 활로로 삼으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패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패딩은 야외 활동에도 따뜻함을 유지하는 보온 등의 기능성이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많아졌다.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는 허리 벨트 포인트로 날씬한 라인을 살려 주는 여성용 롱 다운 재킷이나 부드러운 감촉이나 광택감 등을 더해 스타일을 살려 주는 패딩을 다수 출시했다. 허은경 LF 라푸마 상무는 “최근 아웃도어 시장에 불어온 스포티즘과 캐주얼화 경향으로 단순히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성만으로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서 “아웃도어 고유의 기능성은 탑재시키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온력은 기본… 일상 속 다양한 스타일 연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영화배우 박신혜를 모델로 ‘박신혜 패딩’으로 불린 셀레네 다운을 출시해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셀레네 다운은 잘록한 허리라인과 풍성한 털 장식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해 20~30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 밀레 측 설명이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항공점퍼 스타일로 기장을 짧게 줄인 패딩인 ‘맥머도 다운 봄버’ 재킷을 내놨다.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와 함께 엉덩이까지 덮는 기존 패딩 제품들과 달리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하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동선수들이 입을 법한 코트 스타일의 패딩도 올겨울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오롱FnC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가 출시한 벤치코트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디자인이 특징으로 지난 11월 초 출시 이후 90%가 넘는 판매율을 기록했다. 박병주 헤드 브랜드 매니저(부장)는 “올겨울은 날씨에 대한 예상과 스포티즘에 대한 트렌드가 영향을 미치면서 기장이 긴 패딩 상품이 눈에 띄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가 출시한 ‘튜프 롱’ 역시 무릎 아래로 기장을 늘려 스타일을 살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16 공직열전] ‘요람부터 무덤까지’… 국민 건강·보건 관리 총지휘

    [2016 공직열전] ‘요람부터 무덤까지’… 국민 건강·보건 관리 총지휘

    국민의 전 생애에 걸쳐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정책을 다루는 부처가 보건복지부다. 저출산, 보육, 아동권리, 의료, 장애인, 기초생활보장, 건강보험, 국민연금, 노인지원, 장례 등 업무 영역이 매우 광범위하다. 사실상 ‘요람부터 무덤까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건강과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게 주 업무이다 보니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정책 대상자를 대하는 공무원이 많다. 복지부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초동 대응 실패로 여러 명의 공무원이 징계 처분을 받는 등 ‘내상’을 입었으나, 메르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제도를 정비하며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보건 파트는 감염병 관리 등 국민 건강뿐만 아니라 보건산업까지 총괄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 보건산업 영역이 크게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 2차관에서 자리를 옮긴 방문규(54·행시 28회) 차관은 메르스 이후 느슨해진 조직을 다잡고 활기를 불어넣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꼼꼼하고 정확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고, 사안이 발생하면 과장급까지 불러 세세한 부분까지 묻고 빠른 판단을 내린다.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낸 예산 전문가로,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시야가 넓고 직설적이며 시어머니 스타일이긴 하지만 권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임명된 권덕철(55·행시 31회) 기획조정실장은 직전까지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냈다. 메르스 때 권 실장이 후배 공무원들을 다독이지 않았다면 복지부가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믿고 따르는 직원이 많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그를 ‘복지부의 어머니’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업무를 처리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밝히고 세밀하게 설명한다. 복지부의 한 과장은 “직원들의 경력 개발을 신경써 주고, 큰일을 마치면 주무관까지 불러 저녁을 사주는 따뜻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김강립(51·행시 33회)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2일 보건의료정책관에서 승진 발령을 받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해 가며 일을 하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고 있다. 출근하고선 곧바로 국장실로 향하지 않고 사무실을 한 바퀴 돌며 직원들과 편하게 그날 처리해야 할 업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의료계 쪽 인맥이 넓고, 특히 의료계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설득력이 빛을 발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단점은 꼼꼼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정책관에는 지난 2일 강도태(46·행시 35회) 국장이 임명됐다. 직전까지 건강보험정책국장을 지냈다. 복지부의 자타 공인 ‘성실맨’으로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서 국장실에 밤 11시까지 남아 업무 공부를 한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업무를 모르는 초짜 사무관을 보면 호통을 치기보다 질문을 계속하며 직원들도 공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꼼꼼하지만 너무 신중해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점이 강 국장 자신이 꼽은 단점이다. 권준욱(51·5급 특채) 공공보건정책관은 보건분야 국장급 가운데 유일한 의사 출신이다. 질병정책, 응급의료와 공공의료 등 사실상 국민 건강과 직결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업무 전문성이 높지만 항상 겸손하다. 복지부 공무원 사이에 권 국장은 ‘선비 같은 사람’으로 통한다. 권 국장 자신은 정무적 판단 경험 부족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는다. 양성일(49·행시 35회) 건강정책국장은 머리 회전이 빠르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어렵고 복잡한 것을 쉽게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서류 더미를 들고 보고하러 가지 않아도 요약해 설명하면 금방 이해하고 지시한다. 복지 업무를 오래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깊다는 평이다. 20년 만의 정신보건법 전면 개정, 장애인 건강권법 제정 등 몇 년씩 묵은 법들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동욱(52·행시 34회)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왔다. 발령받은 지 한 달 만에 박근혜 정부 경제활성화법 중 하나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통과시켰다. 아이디어가 많고 현장에서 애로 사항을 들으면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한다. 일이 늘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간혹 불같이 화를 내는 게 단점이라고 이 국장은 말한다. 이형훈(50·행시 38회) 한의약정책관은 생각이 유연하고 논리 정연하다. 기획력도 뛰어나며 신망도 두텁다. 복지와 보건 분야 주무과장을 연이어 지내 양쪽 분야 업무를 두루 잘 아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다른 과로 가기에 애매한 사안도 본인이 맡아 책임지고 처리한다. 김상희(46·행시 38회) 정책기획관은 조직 분위기를 북돋는 여장부 같은 스타일이다. 혼신을 다해 일하고 대외적 활동도 즐겨한다. “꼭 뽑아서 쓰고 싶은 공무원”이란 평가가 많다. 동기들보다 3~4년 정도 먼저 승진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기한을 철저히 관리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기일(51·행시 37회) 대변인은 복지부의 ‘아이디어맨’이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타 부처 홍보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각 부처 홍보 평가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 경기 3점슛 88개 쏘는 난타전 끝에 휴스턴, GS에 승리

    한 경기 3점슛 88개 쏘는 난타전 끝에 휴스턴, GS에 승리

     한 경기에 3점슛 88개를 쏘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시즌 네 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의 연승을 12경기에서 멈춰세웠다. 두 팀 나란히 44개를 던져 휴스턴이 14개, 골든스테이트가 12개를 집어넣었다.    하든은 1일(이하 현지시간) 오라클 아레나를 찾아 벌인 골든스테이트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대결에 29득점 15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차 연장 끝에 132-127로 이기는 데 앞장섰다. 2차 연장 종료 3분12초를 남기고 9m짜리 3점슛을 날린 데 이어 2분 10초를 남기고 드레이먼드 그린의 플래그랜트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야투 23개를 던져 8개만 집어넣었는데 그 중 3점슛은 11개 던져 2개만 넣었고 자유투는 14개 던져 11개를 넣었다.   벤치에서 출발한 에릭 고든이 23득점을 기록했고 2차 연장 종료 3분25초를 남기고 스테픈 커리의 파울을 유도해 5반칙 퇴장하게 만드는 등 거들었다. 라이언 앤더슨이 3점슛 다섯 방 등 29득점을 기록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케빈 듀랜트가 개인 시즌 최다 득점(39)에 13리바운드로 활약하고 그린이 20득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3블록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커리가 28득점5어시스트, 클레이 톰프슨이 야투 20개를 던져 4개만 성공하고 3점슛 13개를 던져 3개만 성공해 15득점에 그친 것이 아까웠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에 4전패를 당했던 휴스턴은 상대의 7경기 연속 홈 승리를 좌절시켰다. 샌안토니오와의 개막전을 100-129로 털렸던 골든스테이트는 이후 홈에서 패배를 몰랐는데 간만에 쓴맛을 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농구] 힘의 대격돌… 크레익이 웃었다

    [프로농구] 힘의 대격돌… 크레익이 웃었다

    “(웬델) 맥키네스(동부)의 득점이 나보다 많았다. 후반에 그를 더 막아야겠다.” 중계사 아나운서가 묻지도 않았는데 마이클 크레익(삼성)은 1일 서울 잠실체육관으로 불러들인 동부와의 프로농구 2라운드 전반을 13득점으로 마친 뒤 맥키네스가 16득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소싸움’을 벌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맥키네스를 많이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크레익은 경기를 마쳤을 때 23득점 8리바운드로 3점슛 세 방 등 27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맥키네스와 엇비슷했다. 크레익은 수훈 선수로 뽑혀 어깨를 들썩이며 랩으로 소감을 밝히는 쇼맨십을 보였다. 크레익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1득점 15리바운드)를 앞세운 삼성이 92-69 믿기 힘든 대승을 거둬 1라운드의 81-88 패배를 갚아줬다. 4연승을 내달린 선두 삼성은 2위 오리온과의 승차를 한 경기로 벌렸다. 또 팀 자체 홈 최다 11연승을 이어 갔다. 올 시즌 홈 10연승을 내달려 목요일 저녁 ‘약속의 땅’을 찾은 2804명에게 보답했다. 동부는 맥키네스가 최선을 다했지만 로드 벤슨이 15득점 8리바운드로 비교적 잠잠했고 3쿼터 국내 선수 중 최성모만 2득점하며 15-31로 밀린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4쿼터 벤슨을 벤치로 불러들여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한편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은 데뷔전을 치른 데스티니 윌리엄즈의 18득점 6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KDB생명을 61-58로 누르고 4연패 늪에서 빠져나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제9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제9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여미옥 ㈜홍선생교육 대표 1999년부터 18년 동안 교통안전·문화 캠페인 스티커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등 교통사고 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첫해 교통안전 스티커 41만장을 만들어 배포한 것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20만~30만장을 제작해 택시공제조합에 무료 배포했다. 2002~2004년에는 음주가무 행위 근절 및 안전벨트 착용 스티커 84만 2700장을 제작해 전세버스에 무료로 나눠 줬다. 2014년에는 ‘안전은 우리 가족의 행복, 안전벨트를 착용합시다!’ 스티커 13만 5000장을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2007년에 부산 시내버스에 움직이는 어린이 교통안전 미술관을 운영하고 좋은 교통문화만들기 전국미술실기대회도 5회나 실시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기침 예절 스티커’ 6만 5000장을 제작해 무료 배포했다. ●권성욱 성진택시 대표 최고의 친절 택시회사를 만들기 위해 전 사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 직접 택시 운행에 참여해 근로자 및 승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 ‘나부터 변하자’는 구호로 서비스 개선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경영자다. 봉사정신이 함양된 기업 윤리경영을 기치로 내세우고, 노사 신뢰→노사 화합→노사 성공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노사문화 경영도 펼치고 있다. 자체 진단으로 안전관리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운행기록 분석 등 과학적 관리 기법을 도입해 교통사고 제로(0)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8년간 교통사고지수가 0.29에 이를 정도로 사고를 줄여 택시공제 보험요율 최저(60%)를 기록했다. 안전운전 매뉴얼을 만들어 차량에 비치하고, 운행 및 영상 기록분석실을 설치해 사고 재발을 막고 있다. ●모범운전자회 충남 태안지회 충남 태안 모범운전자회(지회장 지대진)는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1989년 3월부터 태안 안면초등학교, 2004년 3월부터는 백화초등학교 등굣길 교통 정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교통 정리에 나선 것이 5150회를 넘는다.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고 있다. 1994년 7월부터 연휴기간, 피서철의 관광객을 위한 교통 정체구간 소통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교통안전 홍보물과 교통정보를 제공한 날이 525일이나 된다. 연인원 3150명이 참석했다.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도 100회 이상 펼쳤다. 마라톤, 사이클 대회 등 태안군의 각종 축제 및 행사의 교통안전을 위해서도 120회에 걸쳐 봉사활동을 펼쳤다. ●권혁구 경북경찰청 경정 고속도로 교통안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친 경찰관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매기 홍보 활동을 펼쳐 중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공을 세웠다. 운수업체 종사자의 교통안전 교육 강사로도 자주 나가 선진 교통문화 의식 전파에 앞장섰다. 순찰을 하면서 잘못된 교통안전 시설물을 찾아내 이를 개선하기도 했다. 암행 순찰차를 운용하고, 화상순찰을 실시해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공을 세웠다. 운전자들의 방어운전을 유도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전국 최초로 음주운전 방조범을 검거하는 등 선진 교통안전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한 단속이 아니라 운전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맞춤형 교통단속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규호 경남도교통정책과 사무관 경남 지역 시골마을까지 교통노선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로 이 지역 교통문화 전문가로 알려졌다. 과적차량 단속에도 앞장섰다. 과속단속은 화물차 사고 방지뿐만 아니라 도로 훼손을 막아 예산을 절감하고 편리한 교통여건 조성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조 사무관이 심혈을 기울이는 활동이다. 주민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 운임을 원만하게 조정하고, 저상버스 도입으로 교통약자의 편익 증진에도 기여했다. 시내버스 노선을 개선하는 등 동남권 광역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했다. 자동차 온라인 등록 활성화를 추진해 국민 불편을 덜어주는 등 선진 교통문화 정착에 노력했다. 편리한 자동차 행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제도 개선에도 앞장섰다. 부모 봉양, 다자녀 양육 등 화목한 가정생활로 귀감이 되는 공무원이다. ●김석기 렌터카조합 전남 이사장 렌터카 사고 줄이기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차를 빌려주기 전에 임차인에게 사고 다발지역, 지형, 기후, 차량 기능 안전교육을 철저히 실시해 사고를 막는 데 노력했다. 무면허·미성년 운전을 막기 위해 차량 대여 시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기로 유명하다. 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지사와 공동으로 전남 지역 자동차 대여사업자 안전교육에도 적극 나섰다. 교통안전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고,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하는 홍보물과 스티커도 제작 배포했다. 일본 렌터카 업계의 안전교육과 차량관리 절차를 벤치마킹해 이를 업계에 전파하는 등 교통사고 감소 활동을 펼쳤다. 광양시내 및 섬진강 휴게소에서 안전운전 캠페인을 전개하고, 경찰청과 함께 사고 다발지역 교통안전 시설 개선 및 순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사장 김학송)는 2008년부터 고속도로 교통안전 선진화 계획을 수립해 안전 체계·시설 및 의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2012년 대비 35% 감소시켜 안전 선진화에 크게 기여했다. 내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4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속도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졸음쉼터 확대, 전 좌석 안전띠 매기 캠페인 실시 등은 대형 사고를 막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구간을 찾아내 시설물을 개선하는 동시에 화물차 적재불량 단속,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긴급 견인 서비스 실시·불꽃신호기 판매 등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 은행권 ‘이색’ 신탁상품 러시

    은행권 ‘이색’ 신탁상품 러시

    저금리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은행들의 관심이 신탁업으로 쏠리고 있다. 고객들 역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신탁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은행들은 최근 절세를 위한 증여신탁뿐만 아니라 치매나 사망 후 반려동물을 위한 고령화 특화 상품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일 국내 금융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치매안심신탁’을 출시했다. 치매안심신탁은 향후 치매에 걸릴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은행에 돈을 맡기고 치매 판정을 받으면 병원비, 간호비, 생활비 등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이다. 치매 노인이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자녀의 재산을 다른 사람이 유용하지 못하도록 은행이 자산을 맡아서 관리해 주는 신탁 상품 ‘케어트러스트’에서 치매만을 따로 특화시켰다. 앞서 국민은행은 주인이 사망한 뒤 남겨질 반려동물을 위해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하면 반려동물을 맡아서 돌봐줄 사람에게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KB 펫 신탁’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절세상품으로 최근 증여신탁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이 ‘명문가문 증여신탁’을 처음 내놓은 이후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같은 상품을 출시했다. 증여신탁은 부모가 은행에 한꺼번에 돈을 맡기면 6개월에 한 번씩 원금과 이자를 자녀 앞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신탁을 통해 정기적으로 분할해 증여하면 증여세를 계산할 때 10% 할인율이 적용돼 총 증여세액으로 따졌을 때 30% 이상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식·ETF, 국내외 채권, 수익증권,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투자자산을 운용하며 고객의 목표 수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하는 ‘맞춤형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은행권의 신탁 자산 총액은 331조 7499억원으로 지난해 말(287조 7286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국내 금융권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진행된 일본 사례를 연구하며 금융상품을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고액자산가 중심의 수요가 많고 법률적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손주 교육비 증여신탁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는 등 혜택이 많고 신탁업이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신탁 구조도 다양하지 않고 광고나 홍보도 제한돼 있어 일반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농촌의 숨은 자원 영농폐기물] 폐비닐 등 수거에 주민 ‘한마음’… 7억 보상금도

    [농촌의 숨은 자원 영농폐기물] 폐비닐 등 수거에 주민 ‘한마음’… 7억 보상금도

    쓰레기도 모으면 자원이 되는 시대다. 폐가전과 폐가구 등에 이어 농촌에서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영농폐기물도 유용한 자원이 되고 있다. 농업기술이 진일보하고 농촌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사계절 농사가 가능한 비닐하우스뿐 아니라 잡초 제거 등에 효과가 있는 비닐 농법과 농약 사용 등이 증가하고 있다. 용도를 다한 비닐과 농약병 같은 폐기물은 골칫거리가 됐다. 방치된 비닐은 경관을 훼손하고 정전을 유발하는가 하면 불쏘시개가 되는 등 위험성이 크다. 썩지도 않아 땅에 묻으면 토양오염을 유발한다. 세척되지 않은 농약병이나 봉지 등은 환경을 파괴시키고 사람과 동물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농촌 쓰레기를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영농폐기물 수거·처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의 숨은 자원을 찾는 충남 서산 농촌마을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달 24일 ‘숨은자원찾기 경진대회’가 열린 충남 서산시 부석면 대두리 대봉정 소운동장의 분위기는 마을 잔치를 방불케 했다.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천막 안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수육과 떡, 뜨거운 국물을 나누는 등 시끌벅적한 시골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색이 바래고 흙이나 오물이 묻어 지저분한 비닐과 농약병 등을 실은 차량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가사리·강당리·송시리 등 동네 이름이 적힌 곳에 폐기물을 쌓고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며 지인들과 정담을 나누던 어르신들은 저마다 가져온 폐기물을 내놓기 위해 자리를 떴다. 누가 더 많이 들고 나왔는지는 따지지 않았다.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모두가 뿌듯한 표정이었다. 이렇게 모인 영농폐기물은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재활용 사업소로 옮겨진다. 유병수 부석면장은 “한 해 4차례 경진대회가 열리는데 1~2분기 때 배출량이 가장 많다”면서 “칠십이면 젊다는 마을 어르신들이 폐비닐과 농약병, 비닐포대 등을 모아 나오는 것은 마을청소이자 동네잔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서산AB지구가 있고 겨울 철새 탐방지로 유명한 부석면은 전국 면 지역 가운데 토지 면적이 두 번째로 넓다. 마늘과 생강의 주산지로, 도로변 농지마다 겨울철인데도 마늘의 푸른 싹이 올라와 있었다. 밭에는 검은색·흰색 비닐이 깔려 있었다. 잡초 제거 등 농사일을 줄이기 위해 흙 위에 비닐을 깐 후 구멍을 내고 마늘을 심는다. 비닐 등 영농폐기물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예전에는 비닐이나 농약병 등을 태우거나 땅에 묻는 등 방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와 환경공단이 수거·보상제를 도입하고 지자체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원에 나서면서 분리 배출이 정착되고 있다. 서산은 15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경진대회 형식으로 영농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6년 1분기까지 서산에서만 폐비닐 1만 1777t을 수거했다. 이 가운데 부석면이 26.3%인 3102t을 차지한다. 주민에게는 보상금 7억 4600여만원이 지급됐다. 보상금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에 100원이며 국비 10원, 도비 10원, 시비 80원으로 구성돼 있다. 경진대회에서는 돈이 될 만한 폐기물은 물론 빈병이나 돈을 주고 내놓아야 하는 플라스틱 모판 등 시골마을의 부산물까지 무료 수거가 이뤄진다. 배출자나 수집상, 관리기관이 모두 반길 수밖에 없다. 한상호 서산시 재활용팀장은 “자원 재활용과 농촌마을 환경 정비, 주민 화합행사로 경진대회를 지원하게 됐다”며 “개인적 이익은 적지만 지역별로 공동 작업이 이뤄지면서 활성화됐고 농촌마을의 참여가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영농폐기물 수거가 보상금 지급만으로 정착된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지역에서는 주민 참여가 관건이다. 조동섭 부석면 이장단협의회장은 “지저분하고 흉측한 비닐이 날아다니고 농약병이 깨져서 위험한 데다 땅도 망친다니까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석면에서는 폐비닐 등 보상금을 부녀회 기금으로 모아 김장과 경로잔치, 목욕행사 등에 사용한다. 캔이나 고철 등의 수익금은 이장단에서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고 있다. 수집부터 수거, 수익까지 모두 마을 공동의 몫이다. 김종엽 환경공단 충청권지역본부장은 “서산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면서 “영농폐기물 수거는 지자체나 기관에서 강제할 수 없는 일이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산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기도, 93개국 여성 일자리 창출 지원

    경기도, 93개국 여성 일자리 창출 지원

    경기 부천에 둥지를 튼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전 세계 93개국에 여성 일자리창출 노하우를 전수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용인 재단고용성장본부에서 나이지리아 여성정책 공무원을 대상으로 ‘농촌여성 역량 강화’를 주제로 교육했다고 30일 밝혔다. 여성공무원 15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초청으로 방문했다. 재단에서는 이날 농촌여성의 역량 강화방안을 중점 교육했다. 구체적으로 여성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의 운영 절차와 서비스 지원체계 방법을 전수했다. 이어 ICT를 활용한 설계 과정과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취업전략 방안도 포함됐다. 재단은 다양한 여성정책 노하우를 전수해 나이지리아 농촌여성의 취업기회를 늘리고 소득 증대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재단은 2005년 세계 10개국 19명을 대상으로 여성 역량강화방안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과 이라크, 모로코, 요르단, 남수단 등 93개국 1557명에게 일자리 창출 관련 연수를 진행해 왔다. 김화수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하러 잇따라 우리 재단을 방문하고 있다”며 “제3세계 발전을 위해 많은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전남도교육청 교원국외연수비 14% 증가…과다 편성 논란

    2017년도 도교육청 초·중·고등학교 교원국외연수비는 전체 45억 10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4.2% 증가한 5억 6000만원을 증액 편성됐다. 연수목적에 따른 신규 국외연수도 14건이나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일용(여수)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30일 2017년도 도 교육청 예산안 심의에서 “2017년도 교원국외연수 예산이 연수 목적에 따라 69건에 45억 1000만원이나 편성됐다”며 “교원들의 국외연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도민의 혈세로 지나치게 과다 편성된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지난해에 비해 신규로 계상된 14건의 국외연수 목적을 살펴보면 벤치마킹, 문화체험, 선진지 시찰 등 외유성 연수가 대부분이다”면서 “내년도 국가 경제의 위기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교원들 10~80명이 단체로 국외연수 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도민들은 허탈감과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업 상생 특집] 농협중앙회, ‘명예이장’에 기업 대표 임명 등 농촌 활성화

    [기업 상생 특집] 농협중앙회, ‘명예이장’에 기업 대표 임명 등 농촌 활성화

    농협중앙회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어 가는 농촌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5월 출범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이다. 기업 대표나 단체장 등을 농촌마을 ‘명예이장’으로, 소속 임직원을 ‘명예주민’으로 임명해 농촌 주민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한다. 명예이장은 문화·예술·법률·의학 등 직능단체와의 협력을 주도한다. 지난 6개월 동안 800명이 넘는 명예이장이 탄생했다. 명예주민은 농가 홀몸노인을 만나 농사일을 돕고, 말벗을 하며 식사도 챙긴다. 자식처럼 평소 안부 전화를 하는 것도 그들의 일이다. 농촌 활성화를 위해 여성 농업인들의 참여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달엔 전국 청년 여성 농업인 60여명과 농업계 고등학생, 대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청년 여성 농업인 CEO(최고경영자) 중앙연합회’ 창립총회를 열었다. 청년 여성 농업인들의 성공 사례를 널리 알려 젊은이의 농촌 유입을 도모하고 회원 간 정보 공유 및 벤치마킹 등 상생협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능력과 비전을 갖춘 인재들이 농촌에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신임 태권도협회장 최창신 당선

    신임 태권도협회장 최창신 당선

    대한민국태권도협회 회장 선거에서 최창신(71) 세계태권도연맹(WTF) 상임고문이 당선됐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태권도를 통합 관장하는 대한민국태권도협회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제28대 회장 선거에서 최 고문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신임 회장은 165명의 선거인 중 16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가장 많은 91표를 받았다. 진중의(59) 용인대 교수는 2표, 연임을 노린 이승완(76) 전 회장은 69표를 얻었다.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최 신임 회장은 문화체육부 차관보, 2002년 한·일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태권도계에서는 국기원 이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세계연맹 상임고문과 전자호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신임 회장은 당선 후 “태권도협회가 다른 경기단체도 벤치마킹하는 훌륭한 단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최순득 운전기사 녹취록 “연예인들과 매일 골프…재산 1000억대”

    최순득 운전기사 녹취록 “연예인들과 매일 골프…재산 1000억대”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0·구속)의 둘째 언니인 최순득 씨가 유명 연예인·경찰 고위직 간부 부인 등과 골프로 친분을 쌓은 뒤, 방송가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최순득씨의 집에서 1997년부터 1년여간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최씨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선곡을 지시한 정황도 담겨 있다. 또 최씨가 한 고위 경찰 간부에게 봉투를 전달한 후 이 간부가 다른 고위직으로 옮겼으며 최씨를 빌딩 사무실로 찾아온 일도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씨는 자신이 한 업무에 대해 “심부름을 하러 다녔고,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를 태워 승마도 일주일에 두어 번 갔다. 최태민 묘에서 벌초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아는 탤런트들과 매일 골프를 하고 놀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다”면서 “골프 멤버에는 전 지방경찰청장이었던 B씨의 부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B씨는 지금도 정부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송 의원실 측은 덧붙였다. 이어 “주로 친하게 지낸 것은 부부사이인 L과 S,N과 K 등이 있었다”면서 “방송국에도 심부름을 했는데 (봉투를) 누구누구에게 갖다 주라고 했다”고 구체적인 정황을 말했다. A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방송인 C씨가 진행하는 모 방송사의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을 지목 “‘뭐 좀 틀어라’하면 그 노래를 실제로 틀더라. 전화를 하면 (그 연예인이) 전화를 받더라”라고 최 씨의 영향력에 대해 말했다. A씨는 “최씨의 차종은 벤츠였고, 남편인 장석칠씨의 차종은 BMW였다. 돈이 많았다. 딸 유진이(장시호 씨)도 말이 세마리였다”면서 “아파트도 있고, 10층 정도 하는 빌딩도 있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1000억대는 될 것”이라고 재산 수준에 대해 말했다. 그는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대로,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을 해서 돈을 긁어서 가져갔다는 것이 95%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시호의 연세대 특례 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A씨는 “장씨의 아버지인 장석칠 씨가 (수능이 끝나고) 11월 어느날 새벽 5시에 나오라고 하더라. 압구정에서 연세대로 가자고 하더라”라면서 “연대 교내 벤치에서 어떤 남자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커피를 사오라고 해서 갖다 주며 둘의 대화를 들었더니, 둘이 반말로 15분~20분 얘기를 하더라”라면서 “왜 새벽에 가서 그 사람을 건물 바깥에서 만나나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나는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의 잠깐의 시기를 빼놓고는 정규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다. 서른 후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여러 대학을 전전해 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내 시편 중 상당수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다. 버스와 기차와 전동차 안에서 나는 틈을 내어 책을 읽었고, 차창 밖을 스쳐 지나는 풍경들을 일별하다 도둑처럼 불쑥 찾아온 시상을 재빠르게 메모해 두었다가 집으로 돌아와 구성하고 또 재구성한 뒤 정리한 것들을 갈무리해 두었다. 또는 무료하게 수업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교정 벤치에 앉아 공상에 젖기도 하고, 멍하니 호수와 나무, 꽃과 구름 그리고 캠퍼스 울타리 너머의 웅기중기 솟아 있는 크고 작은 가옥들과 건물들을 계통 없이 바라보면서 두서없이 잡념에 시달리기도 하였는데 그렇게 하찮게 보낸 시간도 더러는 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산책길에서 시상을 주로 구하고 있다. 이 버릇은 십 년 전 여의도에 살 때 생긴 버릇인데 아마도 나는 뒤늦게 찾아온 이 습관을 평생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다시피 여의도는 한강을 양 옆구리에 끼고 형성된 지역이다. 이 지역적 특성이 내게 산책의 일상을 선물로 안겨다 주었다. 한강변을 거니는 이유가 꼭 건강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무서운 적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무엇보다 그것을 이겨 낼 방편으로 걷는 일에 몰두하였다. 외로움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다스리면 사유의 폭과 깊이를 안겨다 주지만 잘못 다스리면 치명적인 상처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영 못쓰게도 만들어 버린다. 외로움으로 인해 인간은 얼마든지 추해지거나 망가질 수 있는 것이다. 걷다 보면 내 몸 안에 나도 모르게 적층되어 온 감정의 불순물들이 시나브로 빠져나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또 나는 걸으면서 깜냥껏 살아온 내 과거와 해후하기도 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만나 보기도 한다. 걸으면서 노변의 길고 억센 수염처럼 돋아난 풀과 도열한 나무들과 서해를 향해 완만하게 걸어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자주 형상을 바꾸며 떠다니는, 하늘 정원의 구름을 올려다보고 또 오가는 행인들의 각기 다른 몸짓들과 표정들을 읽기도 하고, 한가하게 낚싯대를 드리운, 시간을 초월한 강태공들의 여유를 쳐다보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또 큰비가 온 다음날은 길가에 파인 웅덩이(물거울)를 다녀가며 화장을 고치기도 하고 마른 목을 축이기도 하는 온갖 사물들 예컨대 떠도는 구름, 언덕의 나뭇가지, 꽁지 짧은 새 등등을 훔쳐보기도 한다. 이렇게 걷다 보면 불쑥 충동처럼 혹은 은폐된 신의 선물처럼 몸 안에 내재한 시 이전의 어떤 감정의 덩어리가 몸 밖으로 갑작스레 튀어 올라올 때가 있다. 나는 이것들이 나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행여나 토라져 달아날까 봐 어르고 달래며 신줏단지 다루듯 조심스럽게 집으로 데리고 와서 컴퓨터 속에 고이 모셔 놓는다. 간간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예의 모셔온 그분들을 꺼내어 정성들여 곱게 화장을 시킨 후 시의 옷을 입힌다. 이렇게 앞태도 살피고 뒤태도 살펴 성장시킨 그들을 대기시켰다가 잡지사에서 초청이 오면 고이 보내드린다. 아니다. 초청이 와서야 부랴부랴 급하게 그들을 화장시키고 성장시켜 서둘러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듯 나의 시편들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 태반이다.
  • 어르신들의 놀이터 새단장… 중구 신당동 ‘골목경로당’

    서울 중구가 경로당을 골목문화의 중심지로 변모시켜 화제다. 24일 중구에 따르면, 신당동 ‘골목경로당’이 마땅한 쉼터가 거의 없는 어르신들의 정감 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지역은 어르신 거주비율이 높은 낡은 구도심으로 단독주택·다가구 밀집지역이다. 다산로36가길 좁은 골목 안에 있는 경로당은 최근까지도 바로 옆 하수도관, 쓰레기통 등으로 인해 후미지고 우중충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어두운 골목환경을 개선하는 마을 특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로당 탈바꿈’에 의기투합했다. “하수도관 때문에 경로당 안까지 악취가 코를 찌른다”, “전봇대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저분하다” 등 어르신들의 다양한 민원과 의견을 모은 주민들은 미화 공사를 시작했고 벤치 설치, 불법 주차 단속까지 구청과 손잡고 해결에 나섰다. 경로당 옆 축대 밑에는 쓰레기 대신 화단이 놓이고, 주민들의 포토존으로 바뀌었다. 울퉁불퉁해 유모차·휠체어를 이용하기 불편했던 골목길은 평탄해지고 밝은색 노면으로 포장했다. 보행자 안전선도 표시했다. ‘골목경로당’이라는 브랜드를 새겨 넣은 푹신한 방석벤치는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드는 동네 어르신들로 북적인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최근 골목경로당을 방문해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자축했다. 신당동 주민센터는 동네 어르신과 통장 중 ‘골목대장’을 선정해 골목문화를 지속적으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또 골목 구간마다 어르신들의 소일거리 및 소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나눔 바구니도 설치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주민 스스로 지역문제를 인식하고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골목문화 만들기’사업으로 구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가나자와에서 북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우리 동해를 향해 뿔처럼 불쑥 솟은 반도가 나온다. 여기가 노토반도다. 들쭉날쭉한 반도의 해안을 따라 풍경의 보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동해는 해가 뜨는 곳이지만 노토반도가 접한 동해는 해가 지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가도 우리 서해의 포구처럼 고즈넉한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노토반도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49번 국도다.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가는 우리 7번 국도처럼 줄곧 해안길을 따라간다. 249번 국도는 풍경의 보고다. 여행자들이 할 일이란 그저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곳이 나오면 차를 세워 자연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상큼한 대기의 향기를 맡고 즐기는 것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헹구고 가슴을 비울 수 있는 곳이 노토반도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지리하마(千里浜) 나기사(渚) 드라이브 웨이’다. 우리말로 풀면 ‘천리 해안 드라이브 길’쯤 되겠다. 거리는 8㎞ 정도. 백사장은 표면이 무척 단단하다. 해변 위로 버스가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백령도의 사곶도 이와 비슷하다. 단단하기로는 외려 사곶이 한 수 위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천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다. 이에 견줘 지리하마의 해변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너른 바다와 하늘 닮은 물빛이 황토빛 모래사장과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지리하마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노토 곤고’(金剛)가 나온다. 나라에서 지정한 국정공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해금강처럼 다양한 모습의 기암과 해안 절벽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를 ‘천변만화하는 암초미’라 표현했다. 실제 이 지역 관광안내 책자에는 “바다로 뻗어나간 북한의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적혀 있다. 우리 금강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셈이다. 노토 곤고에 들면 응소암이 이방인을 맞는다. 매가 둥지를 튼 바위라는 뜻이다. 노송 몇 그루를 머리에 이고 바다를 딛고 우뚝 선 자세가 굳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간몬(巖門)이다. 30m 높이의 바위 벼랑 아래쪽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동굴처럼 뻥 뚫렸다. 구멍의 규모는 폭 6m, 높이 15m, 깊이는 60m에 이른다. 이 구멍 너머로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댄다. 간몬 옆으로 난 동굴을 통과하면 암반지대가 나온다. 여러 개의 포트 홀과 검은빛 암반이 어우러져 있다. 포트 홀 속엔 푸른빛의 바닷물이 들어찼다. 이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빛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암반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발 아래로 파란 바닷물이 찰랑대고 멀리 ‘돼지코’라 부르는 곶과 동해의 만경창파가 어우러져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바위 벼랑 사이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노토 곤고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하쿠이군의 시가마치 해안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벤치가 있다. 노토 곤고에서 30분 거리다. 벤치의 길이는 약 461m. 너른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등록돼 있다가 최근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안내판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표기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너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언덕 아래에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를 빗질한다. 이만한 풍경 가진 바닷가 언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언덕엔 경관 조명을 위해 수천개의 전구가 박혀 있다. 달빛이 밤바다 위로 내려앉을 때 수많은 전구들이 별처럼 반짝이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벤치 뒤엔 수천 개의 손도장이 음각돼 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이 찍은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노토 반도 북단의 소도시 와지마엔 아침시장이 열린다. 1000년 넘도록 이어져 오는 시장이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등을 어부, 농부가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한다. 그릇이나 수저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와지마 칠기도 만날 수 있다. 우리처럼 떠들썩한 흥정이 오가지는 않지만, 일본인 특유의 얌전한 목소리로 ‘호객 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한편엔 ‘마징가 제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40~50대의 장년층이라면 난데없이 뛰쳐나온 풍경에 유년 시절로 소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터다. 와지마는 추억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의 작가 나가이 고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침시장 중간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노토 반도 동쪽엔 와쿠라 온천마을이 있다. 역사가 1200년을 헤아리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바닷속 원천(源泉)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이용했다고 한다. 이 지역 온천수는 짠맛이 난다. 바닷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나나오만(灣)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jroute.or.kr 글 사진 이시카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이시카와까지는 고마쓰 공항을 통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호시 료칸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이다. 718년에 세워진 이래 46대째 가업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 덕에 한때 ‘세계 최고(最古)의 숙박업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료칸으로 꼽힌다. 고마쓰시에서 10㎞쯤 떨어진 아와즈 온천 지구에 있다. 료칸의 입구와 별채는 일본의 국가 지정 문화재다. →노토반도의 쓰지구치 히로노부 미술관 안에 있는 제과점은 일본에서도 이름난 파티셰가 만든 달달한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도쿄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와쿠라 온천단지에 있다.
  • 구로, 50만원 이상 공공시설물 설치비 공개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중 잠시 쉴 자리를 찾는다. 벤치가 눈에 띄어 걸음을 옮긴다. 문득 ‘내 세금이 얼마나 들어간 벤치인지’ 궁금증이 발동한다. 구청에서 혹시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설치한 건 아닌지 살짝 의심도 든다. 옆에 위치한 폐쇄회로(CC)TV, 가로등도 ‘호기심 레이더’ 범위에 들어온다. 이제 서울 구로구민은 언제든 설치비용을 확인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구로구가 구민 알권리를 위해 50만원 이상의 모든 공공시설물에 대한 설치비용을 공개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0일 공포한 ‘구로구 공공시설물 등의 설치 및 건립비용 공개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설치비용이 적힌 스티커를 시설물에 부착하는 식으로 구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한다. 공공시설물은 가로등, 벤치, 공중화장실, 공원 안내표지판 등 공공시설 및 공공건축물에 설치된 시설물을 가리킨다. 공개 대상에는 1억원 이상의 공공시설 및 공공건축물도 포함됐다. 공공시설은 축구장, 테니스장 등 구민의 편의증진을 목적으로 건립한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 시설, 주차장 및 공원 등의 시설을 말한다. 공공건축물은 관공서, 공공도서관, 공연장, 전시장, 문화센터 등을 일컫는다. 다만 도로포장, 보도블록 등 공사에 해당되는 경우는 비용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다. 공공시설물의 경우 시설물명, 설치일시, 시공업체, 설치비용, 관리부서 등을, 공공시설 및 공공건축물의 경우에는 공사명, 공사기간, 발주기관 명칭, 설계자와 감리자 성명, 시공자의 상호 및 대표자 성명, 건립비용 등을 공개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이번 조례가 구민들이 구에 대해 신뢰를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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