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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우’ 노쇼에 ‘호구’ 된 6만 관중

    ‘호우’ 노쇼에 ‘호구’ 된 6만 관중

    대행사 ‘호날두 45분 출전’ 계약서 공개 위약금, 수익 4분의1 안돼… 먹튀 가능성분노한 팬, 집단 소송… 1000여명 참여송종국 “에스코트 키즈 2000만원 요구” 호날두, SNS에 “집에 와 좋다” 글 논란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 결장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의 ‘노쇼’ 후폭풍이 거세다. 한국 축구팬들에 대한 무시 논란을 넘어 28일 팬이 주축이 된 집단소송과 대행사, 유벤투스, 프로축구연맹 간 상호 책임 공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주관 대행사인 더페스타는 지난 27일 유벤투스가 제출한 출전 명단과 ‘호날두 45분 출전’이 명시된 계약서상의 일부 표현을 공개했다. 전체 원문은 비밀유지조항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이날 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유벤투스가 내야 하는 위약금은 자신들이 가져가는 돈(약 40억원)의 4분의1도 채 되지 않아 손해를 감수하고 ‘먹튀’를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로빈 장 더페스타 대표는 “호날두가 후반 출전 명단에서 빠진 걸 알고 연맹 관계자와 함께 유벤투스에 적극 항의했지만 구단으로부터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벤투스 측에서 이번 주 초 이번 사태에 대해 자체회의를 가진 뒤 한국에 찾아오겠다고 밝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연맹은 더페스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축구팬들은 ‘호날두 노쇼’에 집단소송 방식으로 ‘직접 반격’에 나섰다. 전날 법률사무소 명안이 착수한 소송인단 모집에는 28일까지 1000여명이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이 법률사무소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량 폭주로 때때로 접속이 불가능했다. 김헌기 변호사는 “팬들은 호날두가 출전할 것으로 알고 표를 산 것이기 때문에 민사상 계약 완전불이행, 채무불이행 등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추후 주최 측의 대응을 보며 적용 법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친선경기 중 A보드를 통해 지상파로 생중계됐던 해외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와 관련해 더페스타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국가대표 출신 송종국은 전날 개인방송을 통해 더페스타 측이 선수들과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에게 사례비를 요구했다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송종국은 “호날두(의 에스코트 키즈)에게 2000만원이 책정됐다. 동심을 깨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통상 축구 경기에서 에스코트 키즈나 볼 키즈에게 사전에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없어 진위 논란이 커지고 있다.미국 포브스는 “이번 경기는 일부 유럽 구단이 아시아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인식에 기름을 부었다”고 했고, 중국의 시나스포츠는 이날 “호날두가 인터밀란과의 중국 친선전에는 90분을 출전했지만 서울에서는 벤치에만 있었다”며 “유벤투스의 아시아 투어는 순전히 상업적인 용도였다”고 비판했다. 궂은 날씨에도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5000명의 관중과 TV로 시청했던 국민들이 ‘악의’의 피해자가 됐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는 그 어떤 해명과 사과도 남기지 않았다. 호날두는 귀국 후 인스타그램에 ‘집에 와 좋다’는 표현과 환한 표정의 영상을 올려 한국팬들의 분노를 더했다. 호날두의 ‘45분 출전’ 조항으로 2시간 만에 매진된 입장권 수익만 6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스포츠에서 역대 단일 경기 최고 수익을 거뒀지만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거센 비판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정훈 강동구청장, 성장 이익은 주민에… 사회적경제 방식 인상적

    이정훈 강동구청장, 성장 이익은 주민에… 사회적경제 방식 인상적

    지난 7일~19일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 분야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코스타리카, 캐나다, 미국 등 3개국을 방문했다. 강동구에 잘 구현할 방안이 없을지 귀 기울였고 문제를 돌파해낸 방식을 살펴봤다. 코스타리카는 사회적경제가 전체 고용의 16%를 차지할 만큼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큰 나라다. 교육, 금융, 에너지, 낙농 등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을 견학하며 헌법에도 담은 사회 연대 경제 정신, 주민 주도의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낸 성과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커피 생산자 협동조합인 ‘코페타라수’, 교육·금융 협동조합인 ‘코페나에’,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인 ‘코페산토스’ 견학에서는 연대와 협력, 참여 기회 확대 등 사회적경제 방식이 다양하게 얽힌 공동체 문제를 풀어내는 비결임을 실감했다. 지역 발전의 이익이 주민에게 돌아가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현장이 인상적이었다. 강동구도 ‘사회적경제 생태계 확대’를 민선 7기 공약으로 추진해왔다. 사회적경제 복합커뮤니티센터인 소셜타운 조성, 사회적경제투자기금 확대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변종업소 대신 청년공방 거리를 조성하는 ‘엔젤공방’ 사업으로 사회적경제 방식이 지역에 새 숨을 불어 넣는 도시 재생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기존 삶의 터전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 발전을 구현하는 실마리가 돼주는 주민, 공동체, 사회적경제의 힘을 코스타리카에서 배울 수 있었다. 행정의 궁극적 목표는 ‘구민의 행복’에 있다. 강동구는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사업들을 착실히 펴나가고 있다. 경제 성장의 열매가 주민들의 삶에 고루 스며들어 ‘더불어 행복한 강동’을 이룰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
  • 레알 구단, 개러스 베일에 “중국 가지 마” 지단 얼굴 어떻게 보지

    레알 구단, 개러스 베일에 “중국 가지 마” 지단 얼굴 어떻게 보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개러스 베일(30·웨일스)의 중국행을 가로막았다. 베일은 3년 계약으로 100만 파운드(약 14억 7000만원)의 주급을 주겠다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수닝으로의 이적 가능성이 거의 굳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레알이 베일의 이적을 막판에 막은 이유는 이적료를 챙기겠다는 것이었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울러 같은 포지션인 윙어 마르코 아센시오가 발목 이상으로 2019~20시즌 대부분을 결장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 옵션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도 작용했다. 베일은 201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이적했는데 8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처음 3년 동안 네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한 차례씩의 프리메라리가와 코파 델레이(국왕컵), 세 차례씩의 UEFA 슈퍼컵과 클럽월드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4년과 2016~18년 챔스리그 우승 때 세 골에다 승부차기 한 킥 성공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뒤 부상에 발목을 잡혀 네 시즌 동안 라리가 선발 출전이 79회에 그칠 정도에 클럽에 기여한 것이 없었다. 지난 시즌 42경기에 출전했는데 홈 관중들로부터 야유나 들어야 했다. 레알의 지난 시즌 성적은 12패에 승점 68로 챔피언 바르셀로나보다 무려 19나 뒤진 3위였고, 챔스리그 16강전에서 아약스(네덜란드)에게 나가떨어지는 등 거의 20년 만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베일은 팀 동료들로부터 ‘그 골퍼’란 별명으로 불렸고, 골키퍼 티보 쿠르티아는 늦잠을 자고 싶어서 선수들 식사에도 함께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오죽했으면 지난주 지네딘 지단 감독마저 베일이 “떠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 관심을 접었다면서 그가 떠나면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털어놓기까지 했을까. 이미 지단이 지난 3월 다시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그의 에이전트 바넷에게 안 좋은 소식이란 말이 퍼질 정도로 지단은 베일을 원하지도,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반면 플로렌티노 페레스 구단 회장은 이따금 웨일스 대표인 베일을 싸고 돌았다. 그는 미국 투어로 진행된 프리시즌 첫 경기 바이에른 뮌헨에게 1-3으로 졌을 때 출전하지 않았는데 지단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그가 빨리 떠났으면 좋겠다. 그게 모두에게 최선일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팀으로 그가 이적하도록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바넷은 AFP 토인에 “지단은 불명예 자체다. 레알을 위해 많은 일을 한 선수에게 일말의 존중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일은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아스널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이겼을 때 벤치 멤버로 뛰어 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지단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딱잘랐다. 지난 26일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7-3으로 이겼을 때 막판 30분만 출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연맹, ‘호날두 노쇼’에 주최사 ‘더페스타’에 위약금 청구 절차

    프로축구연맹, ‘호날두 노쇼’에 주최사 ‘더페스타’에 위약금 청구 절차

    연맹, ‘호날두 결장’ 관객들에 대신 사과‘호날두 45분 이상 출전’ 계약서에 넣어부상 등 예외…사전통지 여부 쟁점될 듯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유벤투스(이탈리아) 간 친선 경기에서 ‘간판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한 것과 관련해 대신 사과했다. 프로축구연맹은 27일 “유벤투스가 경기장에 늦게 도착함에 따라 친선경기 개최 시간이 50분간 지연됐다”면서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 드리게 돼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프로연맹은 이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K리그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과문을 발표한 연맹은 조만간 이번 유벤투스와 친선경기 주최사(더페스타)의 계약 위반 부분에 대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프로연맹은 2010년 ‘FC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때 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이번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도 주최사에 ‘호날두 의무 출전’ 규정을 계약서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페프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집중포화를 받았고, 메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화려한 개인기로 2골을 터뜨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와 계약서에는 메시가 출전하지 않으면 웬만한 K리그 선수 연봉에 맞먹는 20만 유로(당시 한화 3억여원)의 위약금을 물기로 돼 있었다. 프로연맹은 유벤투스 방한 경기 진행을 주최사에 일임하면서도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하고 유벤투스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도록 요청했다. 연맹은 이어 주최사와 유벤투스 간 계약서에도 ‘호날두 45분 이상 출전’ 내용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는데,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는 게 나을 것 같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고 호날두의 결장 이유를 설명했다.이어 ‘호날두의 45분 이상 의무 출전 규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구단 마케팅 관계자가 사리 감독의 말을 가로채 “호날두에 대해선 말을 다 했다”고 답변한 뒤 비행기 시간을 이유로 황급히 기자회견을 마쳤다. 물론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을 수 있는 단서 조항으로 ‘부상 또는 불가항력의 사유’를 계약서에 넣었다. 하지만 불출전 사유가 생기면 사전에 통보하고 이를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도 유벤투스는 경기 전날 호날두의 ’결장‘을 결정하고도 이 사실을 프로연맹에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 킥오프 시간을 넘겨 4분 넘겨 ’지각‘ 도착하고 57분이나 지나 경기가 시작됐음에도 관중들은 호날두가 ’최소 45분‘을 뛸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호날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채 벤치만 데웠고, 끝내 구장 잔디는 밟지 않았다. 프로연맹이 사과문 발표 후 주최사 상대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인 가운데 주최사가 유벤투스에 호날두의 의무 출전을 확실하게 알렸는지와 호날두의 결장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 등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호날두 결장에 김수로 “뭐라고 말을 좀 해 줘 바보야”

    호날두 결장에 김수로 “뭐라고 말을 좀 해 줘 바보야”

    배우 김수로가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27일 김수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뭐라고 말을 좀 해죠... 안 그러면 많이 섭섭할 거야. 바부야 똥꾸야 말미잘”이라는 글과 함께 호날두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전날 있었던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경기에 대해 언급한 것.앞서 주최 측은 호날두가 경기에 45분 이상 출전한다고 계약에 명시돼 있다며 경기를 홍보했다. 하지만 당일 경기 교체 명단에 포함된 호날두는 90분 내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이에 호날두에 대한 국내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수로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수로는 KBS2 예능프로그램 ‘으라차차 만수로’에 출연 중이다. 사진=뉴스1, 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현우 “호날두 우리도 당황, 팬들께 죄송”

    조현우 “호날두 우리도 당황, 팬들께 죄송”

    “당황스러웠다. 저희보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이 더 힘드셨을 것 같다” ‘팀 K리그’ 팬투표 1위로 뽑힌 골키퍼 조현우(28·대구FC)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의 예상치 못한 결장에 황당함을 표현했다. 조현우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FC의 경기에 선발출전해 전반전을 뛰며 1골로 선방했다. 경기는 3-3으로 끝났지만 후반 팀 K리그가 3-1로 앞서나가며 한때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는 조현우가 전반 몇 차례 득점 위기를 넘긴 영향이 컸다. 이날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팬들은 분노했고 선수들은 당황했다. 조현우는 당초 예정된 경기 시간에 맞춰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가장 먼저 등장했다.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일찌감치 등장한 조현우에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조현우가 연습하는 모습에 팬들은 “누가 차든 100% 막을 준비가 돼있다”는 그의 말을 떠올리며 호날두와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경기가 예정됐던 8시가 지났지만 여전히 유벤투스 선수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올스타로 꾸려진 팀 K리그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며 경기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사이 8시 4분이 돼서야 유벤투스 선수단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결국 경기는 한 시간여 지연돼 시작됐다. 그래도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은 호날두가 그라운드에 오를 모습을 기대하며 유벤투스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하지만 호날두는 경기 내내 몸 한번 풀지도 않은 채 끝내 벤치를 지켰다. 전반까지만 해도 팬들은 호날두가 전광판에 등장하면 함성을 지르며 슈퍼스타의 방문을 환영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팀K리그가 타가트(26·수원 삼성)의 추가골로 3-1로 앞서나갈 때까지만 해도 팬들은 호날두가 나와 반전을 이뤄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국 호날두는 일어날 생각조차 안했고 시간이 갈수록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팬들의 야유를 들어야했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 팬들은 라이벌 리오넬 메시(32·FC바르셀로나)를 외치며 호날두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후 믹스트 존에서 만난 K리그 선수들도 호날두의 매너를 짚고 넘어갔다. 이동국(40·전북 현대)은 “호날두보다 메시가 세계 최고”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조현우는 “경기가 지연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래도 양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날두를 대신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또 “예전처럼 많은 팬분들에게 재미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게 낫지 않나 싶다”면서 어그러진 K리그 올스타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우리도 팬들의 야유를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몸을 풀러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말로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음을 전했다. 팀 K리그와 호날두의 경기는 지난 3일 최고 40만 원짜리 프리미엄 존을 포함한 입장권 6만5000장이 2시간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최소 45분은 출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이 호날두를 직접 보기 위해 값비싼 티켓값을 지불했지만 벤치의 호날두만 본 채 돌아서야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결장한 호날두 뼈 때린 이동국의 한마디 “메시가 최고”

    결장한 호날두 뼈 때린 이동국의 한마디 “메시가 최고”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전북)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친선전을 마친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를 향해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졌다. 이동국은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가 최고라며 치켜세웠다.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 호날두가 끝내 그라운드에 오르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간 점을 꼬집은 것이다. 팬들의 투표로 뽑힌 ‘하나원큐 팀K리그’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벤치로 물러났다. 이동국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최전방에서 안정적인 볼 연계 등 베테랑다운 활약으로 팀K리그의 공격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날 팀K리그는 3-1로 앞서가다 후반 막판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3-3으로 비겼다.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동국은 “세계 최고의 팀인 만큼 잘하네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우리도 기대하면서 경기를 치렀고,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라며 “모여서 하루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많은 팬이 응원 와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아쉬운 점에 대해선 “모든 팬이 ‘특정 선수’가 나오기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라며 끝내 벤치를 지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결장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도 같이 부딪혀보면서 호날두가 어떤 레벨인지 알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그래도 그림 같은 골도 많이 나왔다. 팬들도 그런 부분에 만족하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어 “호날두보다 (리오넬) 메시가 세계 최고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라는 농담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최소 45분 뛴다던 호날두 결국 결장…6만 관중 ‘허탈’

    최소 45분 뛴다던 호날두 결국 결장…6만 관중 ‘허탈’

    12년만의 방한인데 출전 안해프로축구연맹 계약 조건 어겨실망한 팬들 라이벌 메시 연호닷새간 3경기 빡빡한 일정 부담팬사인회 불참·경기지각 ‘눈쌀’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가 12년 만의 방한 경기에 끝내 출전하지 않아 팬들을 실망시켰다. 호날두는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K리그’와 소속팀 유벤투스FC의 친선전에서 내내 벤치를 지켰다. 출전을 준비하기 위한 몸풀기도 없이 경기를 지켜보기만 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도 볼 수 없었다. 팬 투표로 뽑힌 ‘하나원큐 팀K리그’는 이날 오스마르(서울), 세징야(대구), 타가트(수원)의 릴레이 득점 행진을 펼쳤지만 3-3으로 비겼다. 애초 호날두는 이번 경기에 45분 이상 뛰기로 되어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이벤트 주최사와 협의를 통해 호날두의 출전시간을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선발 또는 교체 등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도록 하는 한편 유벤투스 선수들도 주전급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는 것이다. 호날두를 보려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국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호날두는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반 막판에는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자 일찍 자리를 뜨는 관중이 나왔고, 일부 관중들은 아예 “메시! 메시!‘를 연호하며 호날두의 결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호날두를 그라운드에서 보지 못한 팬들은 결국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우~“하는 야유를 보내고 말았다.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는데,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렇게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결장을 결정한 시기에 대해선 “어제 저녁 팀 미팅 때 호날두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 출전 여부를 고심했다”면서 “1주일 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싱가포르에서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이후에 인터밀란전도 치렀다. 대부분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 오후에 다시 호날두의 컨디션을 보고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호날두 선수의 컨디션을 확인했다. 어제부터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호날두의 출전 시간이 ‘45분 이상’으로 계약서에 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유벤투스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잉글랜드)과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경기를 치른 뒤 중국 난징으로 이동해 24일 인터밀란과 대결했다. 그리고 오늘 전세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닷새 사이 3경기를 치르는 녹록지 않은 일정 탓에 호날두가 경기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날두는 경기 전 예정된 팬사인회에도 불참했다. 유벤투스는 경기장에 킥오프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등 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8시 킥오프로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유벤투스는 8시 4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유벤투스는 이날 오전 중국 난징을 떠나 오후 1시쯤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출발지 기상 악화로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도착했다. 이 때문에 애초 숙소에서 예정됐던 팬 사인회도 지연됐고, 참석이 예정됐던 호날두가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팬들을 아쉽게 했다. 결국 선수들은 오후 6시를 훨씬 넘어 숙소를 출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향했지만, 호우주의보가 내린 데다 금요일 교통체증에 갇혀 경기장에 지각하게 됐다. 킥오프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는 게 원칙이지만 유벤투스 선수들은 오후 8시 4분에야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많은 팬이 호날두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친선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해 오후 5시에는 호날두가 탄 버스가 도착하는 정문 입구부터 2000여명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2년 만에 방한하는 호날두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3일 친선경기 입장권 판매 때부터 폭발했다. 인터넷 예매 발매 당일 오후 2시부터 입장권을 티켓링크 등을 통해 팔았는데, 발매 2시간 30분 만에 6만여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특히 가장 비싼 프리미엄존(입장권 가격 40만원)은 발매 오픈 15분 만에 매진됐고, 입장권을 사려는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해당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입장권 가격은 최저 3만원에서 최고 40만원이었다.호날두의 방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소속으로 FC서울과 친선경기에 나섰던 2007년 7월 20일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호날두는 같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1골 2도움 활약으로 맨유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호날두는 전반 45분만 뛰었지만, 경기 시작 5분 만에 오른발 대포알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넓은 시야와 정교한 패스로 전반 18분과 20분 잇따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관중을 열광케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호우는 내렸지만 끝내 ‘호우’는 없었다

    호우는 내렸지만 끝내 ‘호우’는 없었다

    리그 올스타팀까지 꾸리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위해 경기를 준비했지만 끝내 호날두는 없었다.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났다. 전반 6분 오스마르(31·FC서울)가 선제골을 넣어 분위기를 달궜지만 곧바로 유벤투스의 사이몬 무라토레(21)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하던 승부는 전반 44분 세징야(30·대구FC)가 페널티 지역에서 날린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팀 K리그가 2-1로 앞서나갔다. 세징야는 득점 직후 코너쪽으로 달려가 자신의 우상 호날두의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그러나 전반을 벤치에서 보낸 호날두가 후반에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팀 K리그가 후반 교체투입된 타가트(26·수원 삼성)의 추가골로 3-1로 한 발 앞서나갔지만 축제 분위기는 거기까지였다. 호날두가 몸을 푸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자 실망한 팬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유벤투스가 마투이디(32)와 페레이라(23)의 득점으로 따라 붙었지만 경기를 즐기는 팬들은 소수였다. 전반까지만 해도 호날두가 화면에 등장할 때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지만 성난 관중들은 호날두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야유를 보냈고 때때로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하며 경기 출전을 요구했다. 경기 막판 관중들은 호날두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32·FC바로셀로나)의 이름을 외치기까지 했다.호날두는 이날 예정된 팬사인회도 컨디션 관리를 이유로 거부하며 기다린 팬들을 실망시켰다. 주최측은 비행기 지연 문제가 있었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인회에 당첨된 팬들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부폰(41)과 데리흐트(20) 등이 대리 참석으로 자리를 빛냈지만 호날두를 원했던 팬들로서는 속은 기분으로 행사를 치러야 했다. 예정보다 한 시간여 늦게 시작된 경기에도 자리를 지킨 현장의 팬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날두가 이날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알려진 탓에 치열한 티켓전쟁이 벌어졌지만 승자가 된 기쁨은 순식간에 패배감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발령된 호우주의보에 ‘호우’가 왔다며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던 팬들은 ‘호구’가 된 채 쓸쓸히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모기 보안관·몰카 보안관… 252명 ‘서초 어벤저스’

    모기 보안관·몰카 보안관… 252명 ‘서초 어벤저스’

    “서울 서초구의 보안관 사업은 99도에서 1도를 보태면 끓는 물처럼 ‘1도의 정성’을 더하는 생활 행정입니다. 주민의 마음을 읽어내는 한 눈금의 정성, 생활의 불편을 걷어내는 섬세한 배려로 주민이 직접 변화를 만들어내니 호응이 좋을 수밖에요.”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요즘 구정에서 강조하는 ‘1도의 정성’이 구현된 사업이 지역사회는 물론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까지 이끌며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주민 보안관 252명의 활약 때문이다. 지역을 누구보다 샅샅이 꿰뚫는 이들은 흡연이나 라돈 피해로부터 구민 건강 지키기를 자처하는가 하면 모기·몰카 퇴치에 앞장서며 ‘살기 좋은 서초’를 만드는 주역들이다.첫 주자는 2017년 6월 구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인 ‘서초모기보안관’이었다. 동별로 5~10명씩 동네 사정에 밝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방역차량 접근이 어려운 동네 작은 공원, 골목길 하수구, 주택가 화단 등에 휴대용 분무기를 뿌리며 주 3회 이상 방역 활동을 펼치는 이들의 전방위 활약으로 지난해 방역 요청 민원은 2년 전보다 17% 줄었다. 2년째 서초모기보안관으로 활동하는 방배1동 주민 공정옥(60)씨는 “3ℓ짜리 분무기를 어깨에 메고 약 뿌리는 일이 만만치 않다”면서도 “몸은 힘들지만 지나가는 주민들이 ‘올해 왠지 모기가 안 보인다 했더니 여러분의 고생 덕분’이라며 인사를 건네주시니 그만한 보람이 또 없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모기보안관이 환경 개선 효과를 톡톡히 내고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자 구는 지난해 1월 놀이터 안전을 지키는 ‘서초놀이터보안관’, 지난해 8월 몰래카메라 범죄를 막는 ‘서초몰카보안관’, 지난 2월 라돈, 공기질 등 구의 환경을 살피는 ‘서초에코보안관’ 등 ‘히트작’을 잇따라 냈다. 지난 18일에는 간접흡연 피해로부터 주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서초금연코칭단’도 출범시켰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 서초몰카보안관을 이끈 최영근 여성보육과장은 “몰카, 라돈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결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보안관 정책을 선보였다”며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혜택을 받는 주민들은 범죄 예방, 건강한 환경 등 살기 좋은 동네로 바뀌는 걸 체감해 호응이 크다”고 의미를 짚었다. 조 구청장은 “사명감과 봉사 정신이 투철하신 주민분들이 계셔서 서초 보안관 사업이 ‘주민에 의한 주민의 사업’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주민분들의 말씀을 하나하나 귀담아듣고 세심하게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 자치구 첫 주거복지 호평 ‘보람’… MH마포하우징 늘릴 것”

    “서울 자치구 첫 주거복지 호평 ‘보람’… MH마포하우징 늘릴 것”

    “중앙정부에서 마포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실시한 주거복지 정책인 MH마포하우징을 호평하며 지원 의사를 밝혀 온 점이 가장 뿌듯하고 힘이 납니다.”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2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마포하우징으로 사용하도록 임대주택을 공급해 주기로 했고,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가 부지만 마련하면 마포하우징용 임대주택을 지어 주겠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다른 복지 분야에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H마포하우징은 구청이 각 동주민센터를 통해 능동적으로 주거위기 가구를 발굴해 최대 1년까지 임시 거처를 제공한다.-MH마포하우징은 기초자치단체인 마포구가 주거복지까지 챙기는 것인데. “마포구는 긴급 주거위기 상황에 처한 저소득 주거위기 가구를 돕기 위해 올 들어 MH마포하우징을 운영하고 있다. 민선 7기 선거 공약으로 내놨고 올 들어 7월 현재 MH마포하우징 4호가 지정되는 등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연내 마포하우징용 주택 10채를 매입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기초자치단체가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주거복지 분야에 발벗고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지원 의사를 밝혔고, 김세용 SH공사 사장도 임대주택 6채를 MH마포하우징용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선거 공약으로 제안할 당시 담당자들이 복지는 인기가 없다고 말렸는데 적극 추진한 결과가 좋아 보람이 크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받은 민원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올해 4월까지 접수한 민원 건수는 1만 8732건이다. 분야별로는 도로교통 6715건(35.8%), 보건사회 4005건(21.4%), 도시계획 2531건(13.5%), 주택건축 1788건(9.6%) 등이다. 교통과 보건사회 분야가 60%에 육박한다. 교통 분야 중에서는 주정차 단속 요청이 많고, 보건사회 분야는 식품위생법, 간접흡연 피해 신고 등이 많았다.” -주민 최대 민원이 주차라는 말인데. “연말 준공을 목표로 망원동 도로 확장을 통한 공영주차장 건립 공사를 하고 있고, 염리2구역 주민편익시설 지하 공영주차장 건립도 착공한다. 대흥2구역, 공덕동, 아현동 등 주차 취약지역에도 공영주차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담장을 허물어 주차공간을 조성하는 그린파킹 사업, 부지 매입을 통한 소규모 주차공간 조성 사업 등도 병행 중이다.” -좌절돼 안타까운 사업이 있다면. “하반기부터 돌봄SOS센터를 운영하려고 했으나 집행부인 구청 측의 설명 부족으로 구의회에서 부결됐다. 앞으로 구의회와 계속 협의해 연내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년 재임 기간에 개인적으로 어떤 부탁을 많이 받았나. “환경미화원이나 주차관리요원 채용이나 승진 등 부탁이 우리 구에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있다고 한다(웃음). 부탁은 자기 주관적 사고에서 하는 것이고 구청장은 객관적 사고로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환경미화원 채용 부탁이 들어왔는데 나이가 45세 이상으로 생활이 너무 어렵고 노부모를 봉양 중이며 자녀는 3명 이상으로 집에 아픈 사람까지 있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앞날이 창창한 27세 남성을 추천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승진의 경우도 비슷하지만 어떤 부탁이 들어와서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대상이 됐던 사람은 없었다.” -6년을 끌었던 상암롯데몰 인허가 절차가 재개됐는데. “잘 진행하고 있다. 다만 롯데쇼핑몰이 입점하면 교통체증, 쓰레기 배출량 증가, 불법 주차, 오폐수 관리 등 행정수요가 발생한다. 이에 롯데쇼핑몰에서 발생하는 수입에 대한 세금이 마포구로 귀속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향후 역점 사업은. “마포구 최대 문제는 주차다. 이에 공영주차장 위치와 비어 있는 주차면 정보 등을 수요자에게 실시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겠다. 화장실 전면 개방도 추진한다. 조례를 만들어 일정 규모 이상 개인 건물도 화장실을 개방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 공공기관의 화장실은 저녁 시간 정문 폐쇄로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리모델링 시 별도의 문을 만들어서라도 전면 개방하고 음식점 등 민간 화장실의 경우에도 남녀 구분으로 분리해서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안내해 나갈 계획이다.” -친분 있는 구청장은. “같은 시의원 출신인 이승로 성북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등과 수시로 얘기한다. 두 사람 모두 구의원도 해 보셨기에 사안을 처리할 때 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인간적인 매력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평가한다면. “잘하고 있다. 단 마포 특성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구청장 재량으로 쓸 수 있는 교부금을 많이 주면 좋겠다.” -취임 1년 소감과 향후 각오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마포를 바꾸는 힘은 구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으로 구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구민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게 됐고, 미세먼지 저감 벤치 설치, 무상 교복 지원, 장애인 차량 소화기 무상 설치 등 다른 지자체보다 한발 앞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1400여명의 마포구 공무원들과 38만 구민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마포 구민의 꿈이 유동균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이 듣고 열심히 뛰겠다.” 대담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차별화된 체험활동” 김포시 청소년수련원 인기

    “차별화된 체험활동” 김포시 청소년수련원 인기

    경기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이 전국 최고 청소년 수련기관으로 인기다. 18일 김포시에 따르면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은 전국 청소년들의 모험과 도전 활동 특성화 시설로 415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짚라인과 챌린지·인공암벽 등 아웃도어 프로그램과 난타, 글로우스틱, 수화 등 문화활동으로 청소년들의 균형 성장과 시기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24일까지 내년 사전예약 접수 결과 올해보다 많은 학생과 학교가 프로그램 참여했다. ●프로그램 전략적으로 대폭 개편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은 올해 체험·수련 초·중·고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경기·서울·인천·충남·북, 강원 등 내년 수련활동 사전예약 홍보를 전략적으로 확대했다. 그결과 50개 학교 3만 6530명 청소년이 학년과 진로 수련활동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사전예약 3만 2269명에 비해 113% 증가한 인원이고 예상수입도 지난해 8억 1320만원에서 10억 7389만원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0명 이상 대규모 학교단체가 2019년에 33개에서 2020년 43개로 130% 이상 증대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안전성과 공공성을 겸비한 전국 최고 수련활동 기관으로 변모한 뒤 맺은 첫 결실이다. ●교급별 프로그램 차별화 재단장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의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각광받은 것은 아니다. 특성화 아웃도어 시설과 훌륭한 문화선택활동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초·중·고등학교 프로그램이 모두 천편일률이었다. 프로그램이 동일하다 보니 초등학교 때 수련원을 이용한 인근 중·고등학교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최우수 청소년수련원을 벤치마킹하고, 청소년기본법과 제 6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교급별 프로그램을 차별화했다. ●다양한 야외활동과 직업·직무체험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은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과 만족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양질의 체험처 확보와 맞춤형 진로 체험 확대를 우선 실시했다. 이렇게 개편된 진로수련활동은 짚라인을 비롯해 인공암벽과 챌린지, 오리엔티어링 등 아웃도어활동과 슈가크래프트, 파테쉐, 바리스타 등 총 12개 직업군으로 확대 운영한다. 직업체험활동뿐 아니라 주제별 진로특강과 진로 힐링콘서트로 진행된다. 교육장별 3가지 주제로 운영되며, 방송 데뷔한 아이돌 그룹을 초청하는 등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로 힐링 콘서트도 열린다. 또 중학생은 ‘직업체험’으로 고등학생은 ’직무체험‘으로 구분하고 12가지 중 2가지를 체험할 수 있다. ●사전예약 대상 타깃화, 집중홍보 효과 이번 김포시청소년수련원 사전예약의 특징은 운영대상의 타깃화다. 수련원 유치 적정학교를 선별해 집중 홍보해 기존의 홍보방식 틀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그동안 수도권의 모든 초·중·고교에 공문과 홍보책자를 발송했는데 불특정 대상에게 무작정 배포해 홍보 효과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학생 200명 이상 학교를 대상으로 2시간 30분 이내 지역까지 오히려 늘려 집중 홍보했다. ●사전예약 신속하게 3일로 단축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은 1순위 250명 이상 학교는 유선 협의와 공문 접수 후 즉시 확정으로 사전예약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또 사전예약 현황을 홈페이지에 매일 업데이트하며 정보를 제공했다. 기존 25일 걸리던 기간을 유선 협의와 공문 접수로 단축해 빠르면 3일 안에 사전예약을 확정했다. 이종상 김포시청소년육성재단 대표는 “프로그램 다양화와 전문화는 물론 학생·학교별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서비스가 중요하다”면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청소년 수련원으로 거듭나도록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2018년 9월 6일 넥센과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넥센의 박병호 선수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몸에 공을 맞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점잖기로 소문난 박 선수가 결국 격분, 투수 쪽으로 걸어가며 불만을 드러내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올라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장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그때,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이가 있다. SK 와이번스 배트걸 백수현씨다. 지난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백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벤치 클리어링을 처음 목격한 때라 당황스러웠지만, 배트를 주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갈 때, 저도 같이 뛰어나갔죠. 그 장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어요. 같이 싸우러 나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백씨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배트걸로 활동 중이다. 친구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 야구를 좋아해서 배트걸에 관심이 있었는데, 친한 친구가 배트걸 모집 공고를 보고 추천했다.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었다”며 미소를 지었다.그에게 이제 알아보는 사람이 많겠다고 말하자, 백씨는 “그렇진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헬멧 안 쓰고, 유니폼 안 입으면 못 알아보신다. 근데 유니폼 입고 헬멧 쓰고 돌아다니면 알아봐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배트걸은 경기 중 선수들의 배트를 줍고 정리하는 일 뿐만 아니라 파울볼을 줍는다. 또 주심에게는 공인구를, 투수에게는 로진백(투수가 공을 던질 때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도 전달한다. 이 일은 홈팀이 있는 1루 배트걸과 원정팀이 있는 3루 배트걸이 나눠서 맡는다. 백씨는 3루 배트걸이다. 그는 한 달 평균 홈경기가 있는 12일을 일한다. 보수는 경기당 5만 5000원이다. 백씨에게 일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오직 집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선수들이 파울볼을 쳤을 때는 배트를 챙겨오면 안 된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경기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며 “심판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파울볼이 날아오는지도 잘 지켜봐야 한다. 경기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트걸은 경기장 내에서 항상 뛰어다닌다. 인터뷰 당일도 체력 소모가 상당해 보였다. 더위와의 싸움도 만만치 않을 터. 이에 대해 백씨는 “헬멧을 쓰면 공기가 안 통해서 힘들다”면서도 “사실 진짜 힘든 건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원정팀이 있는 3루 쪽에 있다 보니, 우리 팀이 이기고 있어도 원정팀 눈치가 보여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려하는 마음을 기저에 깔고 있는 그에게 물리적으로 힘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출퇴근이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백씨는 서울 방배동에서 인천까지 출퇴근한다. 왕복 3시간 거리다. 백씨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힘들긴 하다. 특히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 막차가 끊길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며 방긋 웃었다. 그럼에도 경기가 있는 날만 기다려진다는 백씨. 그는 “배트걸은 나에게 있어 활력소 같다. 제가 좋아하는 팀에서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특히 팀이 이겼을 때 보람을 느낀다. 요즘은 빨리 출근해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경기 날이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말했다. 백씨는 경기대학교에서 한국화 학과 동양화를 전공했다. 배트걸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영재교육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과 언어, 수리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제가 하고 있는 강사 일도 열심히 하고, 시즌 중에는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밝은 에너지를 한껏 실은 각오를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 [100초 인터뷰] SK 와이번스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100초 인터뷰] SK 와이번스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2018년 9월 6일 넥센과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넥센의 박병호 선수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몸에 공을 맞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점잖기로 소문난 박 선수가 결국 격분, 투수 쪽으로 걸어가며 불만을 드러내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올라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장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그때,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이가 있다. SK 와이번스 배트걸 백수현씨다. 지난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백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벤치 클리어링을 처음 목격한 때라 당황스러웠지만, 배트를 주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갈 때, 저도 같이 뛰어나갔죠. 그 장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어요. 같이 싸우러 나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백씨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배트걸로 활동 중이다. 친구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 야구를 좋아해서 배트걸에 관심이 있었는데, 친한 친구가 배트걸 모집 공고를 보고 추천했다.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이제 알아보는 사람이 많겠다고 말하자, 백씨는 “그렇진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헬멧 안 쓰고, 유니폼 안 입으면 못 알아보신다. 근데 유니폼 입고 헬멧 쓰고 돌아다니면 알아봐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배트걸은 경기 중 선수들의 배트를 줍고 정리하는 일 뿐만 아니라 파울볼을 줍는다. 또 주심에게는 공인구를, 투수에게는 로진백(투수가 공을 던질 때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도 전달한다. 이 일은 홈팀이 있는 1루 배트걸과 원정팀이 있는 3루 배트걸이 나눠서 맡는다. 백씨는 3루 배트걸이다. 그는 한 달 평균 홈경기가 있는 12일을 일한다. 보수는 경기당 5만 5000원이다.백씨에게 일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오직 집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선수들이 파울볼을 쳤을 때는 배트를 챙겨오면 안 된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경기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며 “심판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파울볼이 날아오는지도 잘 지켜봐야 한다. 경기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트걸은 경기장 내에서 항상 뛰어다닌다. 인터뷰 당일도 체력 소모가 상당해 보였다. 더위와의 싸움도 만만치 않을 터. 이에 대해 백씨는 “헬멧을 쓰면 공기가 안 통해서 힘들다”면서도 “사실 진짜 힘든 건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원정팀이 있는 3루 쪽에 있다 보니, 우리 팀이 이기고 있어도 원정팀 눈치가 보여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려하는 마음을 기저에 깔고 있는 그에게 물리적으로 힘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출퇴근이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백씨는 서울 방배동에서 인천까지 출퇴근한다. 왕복 3시간 거리다. 백씨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힘들긴 하다. 특히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 막차가 끊길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며 방긋 웃었다.그럼에도 경기가 있는 날만 기다려진다는 백씨. 그는 “배트걸은 나에게 있어 활력소 같다. 제가 좋아하는 팀에서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특히 팀이 이겼을 때 보람을 느낀다. 요즘은 빨리 출근해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경기 날이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말했다. 백씨는 경기대학교에서 한국화 학과 동양화를 전공했다. 배트걸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영재교육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과 언어, 수리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제가 하고 있는 강사 일도 열심히 하고, 시즌 중에는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밝은 에너지를 한껏 실은 각오를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 마침내 터진 첫 골… 환호도 눈물도 함께 터졌다

    마침내 터진 첫 골… 환호도 눈물도 함께 터졌다

    조별 2차전 러시아에 1-30 완패했지만 4쿼터 경다슬 ‘목표 달성’에 관중 박수 연맹측 무신경에 ‘역사적 공’ 행방불명지난 14일 헝가리전에서 세계선수권 단일 경기 사상 최다 점수 차인 0-64로 패배했던 최약체 한국 여자수구가 첫 골을 뽑아냈다. 대한수영연맹은 그 공을 잃어버렸다. 여자수구 대표팀은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러시아에 1-30(0-7 0-9 0-8 1-6)으로 완패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국제 무대에 처음 출전한 후 2연패였지만 지난 5월 급히 꾸려진 대표팀에는 이번 대회 목표였던 한 골을 넣었다는 기쁨이 더 컸다. 경기 내용에서도 상대 압박에 밀려 연거푸 공을 뺏겼던 1차전과 달리 러시아전에서는 공격적인 슈팅을 쉴 새 없이 시도하는 등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 57초 만에 첫 실점했지만 1쿼터에만 6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1차전 당시 4쿼터 내내 기록한 슈팅(3개)의 두 배였다. 대표팀은 계속 슈팅을 날리며 러시아를 압박하던 4쿼터 중반 이번 대회 목표였던 공식 경기의 첫 한 골을 터트렸다. 경기 종료 4분 16초를 남겨 두고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경다슬(18·강원체고)이 강력하게 뿌린 슈팅이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 순간 한국 관중석에서는 힘찬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며 꼴찌들의 첫 골을 축하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여자 수구가 수확한 첫 골은 러시아 선수들이 골문 안에 있던 공을 꺼내 재개하는 동안 다른 공과 섞여버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경기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 10개의 공을 준비한다. 수구는 골이 들어가는 순간 경기 시간도 멈추기 때문에 골 득점으로 인정된 공과 다른 예비 공을 교체할 시간은 충분하다. 수영연맹은 이 대목에서 무신경했다. 개최국 자격의 첫 출전인 데다 기념할 만한 골인 만큼 첫 득점 공을 별도로 챙겨 보관했어야 했다. 결국 첫 골의 주인공인 공이 행방불명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대표팀의 슈팅 수는 러시아전에서 30개로 늘었고, 경다슬은 양 팀 통틀어 이날 최다인 12개의 슛을 뿌렸다. 경다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순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관중분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다시는 못 뛸 경기인 만큼 온 힘을 다해 슛을 던졌다. 진짜 들어갈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현장 행정] 백범 루트·김상옥 항거 터… 용산의 길, 역사가 새겨진다

    [현장 행정] 백범 루트·김상옥 항거 터… 용산의 길, 역사가 새겨진다

    “백범 김구 선생이 돌아가신 지 어느덧 70년이 흘렀네요. 우리 시대 사람들이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지도자상을 보여 주셨던 선생의 삶과 철학을 묵상하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가늠해 봤으면 합니다. 올해 용산은 선생께서 설립하셨던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에 안내판을 세우고 ‘백범 루트’ 완성에 속도를 내며 역사문화도시로 기반을 단단히 다져 나가겠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사거리가 내다보이는 거리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걸음은 느려졌다. 그가 발을 찬찬히 내디딘 곳은 김구 선생이 해방 이후 새 나라를 이끌 인재를 키워낸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였다. 평소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평범한 거리였지만 지나가던 주민들은 가끔 시선을 한 곳에 두고 멈춰 섰다.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임을 안내판과 용산의 역사문화명소 지도를 명확하고도 간결하게 새긴 벤치가 함께 자리해 있었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 70주기를 맞아 구가 최근 새로 설치한 시설물이다. 건국실천원양성소는 김구 선생이 1947년 3월부터 1949년 12월까지 9기에 걸쳐 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선생 사후 재정난을 겪고 홍익대로 흡수되면서 잊혔다. 성 구청장은 “조소앙, 신익희, 양주동, 정인보 등 각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학생들을 가르쳤던 한국 정치사에 매우 의미가 깊은 장소인데 용산에는 이런 역사적 현장들이 산재해 있다”며 “그 역사적 흔적을 하나하나 되살리고 이야기를 입혀 주제별 탐방코스를 만들기 위해 내년까지 용산 곳곳에 역사문화명소 안내판 100선을 이정표처럼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가 추진하는 탐방 코스 안에 들어갈 ‘백범 루트’도 수년 안에 완성될 예정이다. 김구 선생을 비롯한 애국선열 묘소가 있는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 더해 김구 선생과 함께 한인애국단 활동을 벌였던 이봉창 의사 기념관도 내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구는 과거 이 의사가 살았던 효창동 118 인근 소공원에 지상 1층, 연면적 70㎡ 규모의 기념관을 짓는다. 오는 10월 10일 이 의사 87주기에 맞춰 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 완성한다.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는 올해 마라톤 선수 손기정 저택, 김상옥 항거 터, 경성호국 신사 참배 계단 등 20여곳에서 진행해 내년 상반기 모두 마무리한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우리 근현대사가 그대로 응축된 공간인 만큼 탐방 코스 역시 독립운동사, 한국전쟁, 미군부대 흔적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감격의 첫 골’ 수구 여자 유일한 골

    [포토] ‘감격의 첫 골’ 수구 여자 유일한 골

    지난 14일 헝가리전에서 세계선수권 단일 경기 사상 최다 점수 차인 0-64로 패배했던 최약체 한국 여자수구가 첫 골을 뽑아냈다. 대한수영연맹은 그 공을 잃어버렸다. 여자수구 대표팀은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러시아에 1-30(0-7 0-9 0-8 1-6)으로 완패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국제 무대에 처음 출전한 후 2연패였지만 지난 5월 급히 꾸려진 대표팀에는 이번 대회 목표였던 한 골을 넣었다는 기쁨이 더 컸다. 경기 내용에서도 상대 압박에 밀려 연거푸 공을 뺏겼던 1차전과 달리 러시아전에서는 공격적인 슈팅을 쉴 새 없이 시도하는 등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 57초 만에 첫 실점했지만 1쿼터에만 6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1차전 당시 4쿼터 내내 기록한 슈팅(3개)의 두 배였다. 대표팀은 계속 슈팅을 날리며 러시아를 압박하던 4쿼터 중반 이번 대회 목표였던 공식 경기의 첫 한 골을 터트렸다. 경기 종료 4분 16초를 남겨 두고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경다슬(18·강원체고)이 강력하게 뿌린 슈팅이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 순간 한국 관중석에서는 힘찬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며 꼴찌들의 첫 골을 축하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여자 수구가 수확한 첫 골은 러시아 선수들이 골문 안에 있던 공을 꺼내 재개하는 동안 다른 공과 섞여버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경기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 10개의 공을 준비한다. 수구는 골이 들어가는 순간 경기 시간도 멈추기 때문에 골 득점으로 인정된 공과 다른 예비 공을 교체할 시간은 충분하다. 수영연맹은 이 대목에서 무신경했다. 개최국 자격의 첫 출전인 데다 기념할 만한 골인 만큼 첫 득점 공을 별도로 챙겨 보관했어야 했다. 결국 첫 골의 주인공인 공이 행방불명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대표팀의 슈팅 수는 러시아전에서 30개로 늘었고, 경다슬은 양 팀 통틀어 이날 최다인 12개의 슛을 뿌렸다. 경다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순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관중분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다시는 못 뛸 경기인 만큼 온 힘을 다해 슛을 던졌다. 진짜 들어갈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서울플러스 칼럼] 방탄소년단을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비상 꿈꾸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방탄소년단을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비상 꿈꾸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는 약 8000만 명 이상이 수련하고 있으며, 세계태권도연맹(WTF)에는 200개가 넘은 국가가 가맹되어 있는 글로벌 무예로 크게 성장하였다. 이러한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 또한 필요한 상황으로,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 4개 단체와 함께 <태권도 미래 발전전략과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발전전략의 비전으로는 ‘태권도로 열어가는 건강한 세상, 행복한 대한민국’을 설정하고, 정책목표로는 ① 태권도 저변 확대, ② 태권도 산업생태계 조성, ③ 태권도의 위상과 정체성 확립, ④ 태권도 글로벌 리더십 강화, ⑤ 태권도 지원체계 혁신 등을 정했다.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정책과제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태권도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벤치마킹할 사례로 최근 가장 뜨겁게 전 세계를 달구는 ‘방탄소년단’을 둘 수 있을 것이다. 약 6년 전 2013년 6월, 한국에서 7인조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데뷔를 했다. 지금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단순한 7인조 보이그룹이 아닌,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스타로, 방탄소년단이라는 한글 그룹명보다는 영문그룹명인 BTS가 더 자연스럽게 불리는 그룹이 되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꼽은 7가지 성공 요인 중, ① 음악성과 메시지의 매력(The Appeal of their Musicality & Messaging), ② 소셜 미디어의 영향(The Impact of Social Media), ③ 아미의 사랑과 숭배(ARMY’s Love & Adoration) 등이 핵심 요인이다. 이 같은 BTS의 성공 요인을 태권도 진흥계획에 적용해보면, 태권도의 진흥과 재 약을 위해 ① 태권도 정신의 메시지 발굴과 태권도의 매력 발산, ② 소셜 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 ③ 태권도인의 사랑과 숭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K-Pop은 칼 군무, 미소년 등의 공식으로 해외에 많이 알려진 것처럼, 현재까지 태권도 하면, 품새나 올림픽경기 정식종목 등 외연적인 모습의 태권도가 많이 강조되었다. 한편, BTS의 경우 이 뿐만 아니라 “참된 나를 찾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아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의 스타가 되었다. 이처럼 태권도를 통해 삶이 변화된 사람, 산속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 태권도 4대 가족 소개 등 다양한 매력적인 메시지에 기반을 둔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태권도정신과 태권도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상의 이치를 아는 나이에 해당되는 나로서는 태권도 하면 ‘로보트 태권브이’,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가 떠오른다. 그렇지만, 비태권도인인 나를 포함해서 아주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고, 태권도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만한 대표적인 영상콘텐츠가 부족하다. 따라서,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태권도 정신을 발굴하고, 이를 영상 콘텐츠화해서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태권도 콘텐츠를 만들려면 태권도 데이터가 잘 구축되어야 하고, 구축된 태권도 데이터를 통해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태권도 품새뿐만 아니라 다양한 태권도 이미지 등을 데이터화해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태권도 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서 이들이 K-Drama, K-Pop, K-Beauty 등을 잊는 K-Martial Arts를 만드는 게 가능해보인다. 이러한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생산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본인이 직접 태권도와 관련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조로 확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태권도에 대한 사랑과 숭배가 생겨 팬덤을 형성되고, 팬덤을 통한 자생적인 콘텐츠 생산은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BTS의 성공방식이 무조건 태권도에 적용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지만, BTS의 성공 요인을 참고하고 새롭게 버전업한다면 태권도의 새로운 부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 한번 태권도의 부흥을 기대하며, BTS의 행보를 계속 주시해보면 좋을 것 같다. BTS 화이팅! 태권도 화이팅!
  • 대중성·예술성 꽃피운 문예영화… 그리고 그 시대 풍미한 이만희

    대중성·예술성 꽃피운 문예영화… 그리고 그 시대 풍미한 이만희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1960년대, 대중성과 작가성을 두루 만족시키는 뛰어난 감독들이 등장해 한국영화 미학을 개척해 갔다. 1960년대 초 김기영, 유현목, 신상옥은 각각 ‘하녀’(1960), ‘오발탄’(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라는 대표작을 선보였고, 이후 각자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상업성과 예술성을 결합시키며 1960년대 내내 활약했다. 1960년대 중반에는 김수용, 이성구 그리고 이만희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역시 대중과의 호흡뿐만 아니라 미학적 완성도 역시 포기하지 않으며 한국영화의 품위를 높이는 데 성공한다. 1960년대 한국영화가 예술성을 꽃피울 수 있었던 중요한 원천은 바로 문학이었다. 원작 소설이나 희곡을 영화화한 ‘문예영화’ 제작이 제도적으로 안착하며 작가주의 감독들의 작업 기반이 됐다.●감독들, 상업적 흥행에만 몰두하지 않아도 돼 1960년대 초중반 영화산업의 외양이 급격히 넓어지면서 한국영화는 대량생산 체제로 들어선다. 문제는 이야기였다. 영화 제작편수는 100편을 넘어 150편 가까이 계속 늘고 있는데, 영화를 만들기 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턱없이 부족했다. 조금 과장한다면 일본 영화잡지에 실린 일본영화 시나리오 중 누가 먼저 흥행될 만한 이야기를 찾아 번안할지 경쟁하던 시절이었다. 흡족한 시나리오를 만날 수 없었던 감독들은 이미 예술성을 인정받은 원작 소설을 각색하는 방식을 택한다.1960년대 초반 ‘오발탄’(이범선 원작),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주요섭 원작)를 비롯해 김수용 감독의 ‘김약국의 딸들’(박경리 원작, 1963), ‘혈맥’(김영수 희곡 원작, 1963) 등 문학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문예영화’라는 말은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됐지만, 바로 이때부터 한국영화계의 특별한 경향으로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문예영화는 곧 제작자들의 관심 ‘장르’가 됐다. 당시 정부는 제작업과 수입업을 일원화시켜 한국영화 제작자만 외국영화를 수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고, 수입 역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보부로부터 외화 쿼터를 받아야만 가능했다. 제작사 입장에서 수입 쿼터는 말 그대로 돈이었다. 개봉되는 외화가 한정됐기 때문에 한국영화 수익보다 더 확실한 자금원이 돼 준 것이다. 이처럼 제작사들이 외화 쿼터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평가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우수영화보상제도였고, 바로 문예영화는 반공영화, 계몽영화와 함께 ‘우수영화’의 항목에 포함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외화를 흥행시키기 위해 예술적으로 우수한 한국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인위적인 제도가 존재했던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산업과 당국의 이해가 맞아 정착한 문예영화 덕분에 영화의 예술적 표현에 관심 있는 감독들이 상업적 흥행에만 몰두하지 않아도 됐던 점이다. 1966년부터 1968년까지 유현목, 김수용, 이만희, 이성구, 정진우 등의 감독들은 문예영화라는 장르를 활용해 특유의 영상 실험을 시도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창작의 자유도 누렸으며 국제영화제 진출 역시 노릴 수 있었다.특히 ‘갯마을’(오영수 원작, 1965), ‘유정’(이광수 원작, 1966) 등 문예영화의 대가였던 김수용 감독은 1967년 10편의 연출작을 선보이는 가운데 ‘만선’(천승세 희곡), ‘산불’(차범석 희곡), ‘안개’(김승옥 원작), ‘까치소리’(김동리 원작) 같은 걸작들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연출 감각과 왕성한 창작력을 말해 주는 대목이지만, 그 기반이 된 것은 문예영화라는 장르 혹은 제도였음을 알 수 있다.한편 지금은 필름이 사라진 이만희의 걸작 ‘만추’(1966)가 우수영화로 선정되고 외화 수입 쿼터를 받자 문예영화의 범주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영화는 소설을 각색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 김지헌의 오리지널 각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를 제기한 쪽은 우수영화 심사에서 아깝게 떨어진 제작사였는데, 바로 이만희의 ‘물레방아’(나도향 원작, 1966)를 제작한 세기상사였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원작으로부터 최소한의 모티브만 가져온 새로운 창작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1969년 우수영화에서 문예영화 제외되며 쇠퇴 이를 계기로 문예영화는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애초의 의미에서 ‘예술성 있는 우수한 영화’로 정의가 확대됐다. 결국 1969년 우수영화 선정부터 문예영화가 제외되면서 충무로식 예술영화라 할 문예영화 현상은 급격히 쇠퇴한다. 1960년대 미학적 야심이 있는 감독들이 때로는 통속 멜로드라마, 코미디, 액션스릴러 등 흥행 장르를 벗어나 예술영화의 문법을 고민하고 한국영화의 미학을 찾는 데 열중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문예영화의 순기능이었다. 1960년대 중후반 문예영화를 기반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시킨 감독 중 이만희는 꼭 언급해야 할 존재일 것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개발한 기존 장르를 활용하면서도 재해석했고, 대사로 설명하기보다는 영상과 분위기로 관객이 영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멜로드라마도, 액션스릴러도 심지어 시대극도 그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태어났다. 무엇보다 그는 서구의 모더니즘 영화(고전 할리우드 영화 스타일에 반하는) 화법까지 가장 독창적으로 수용한 감독이었다. 1931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난 이만희는 제도권 교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광무극장, 동화극장 등 동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렇게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보낸 그는 6·25전쟁 발발 후 암호병으로 근무하다 중사로 만기 제대했고, 1955년경 유치진이 운영하는 연기학원에 다니며 극단 생활을 시작한다. 1956년 안종화 감독의 연출부로 처음 영화에 입문했고, 조감독 생활을 하다 이화룡의 화성영화사가 제작한 ‘주마등’(1961)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화룡은 명동파 건달이었지만 1960년 이후 뛰어난 영화제작자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주마등’은 당시 화성영화사가 제작하고 강대진이 연출한 ‘박서방’(1960), ‘마부’(1961) 같은 ‘서민영화’ 경향의 작품이었다. 이만희는 1962년 액션스릴러 ‘다이알 112를 돌려라’로 충무로의 이목을 끈 후 1963년 전쟁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의 흥행 성공으로 일약 충무로의 스타 감독이 됐다. 이어 미스터리스릴러 ‘마의 계단’(1964), 액션누아르 ‘검은 머리’(1964) 등 이만희 특유의 장르영화들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주목받았다. 1965년 연출한 ‘7인의 여포로’가 반공법 위반에 휘말리며 수감 생활을 했지만, 이듬해 ‘시장’, ‘물레방아’, ‘군번 없는 용사’, ‘만추’ 등 4편을 1966년 한국영화 ‘베스트 10’(부산영화평론가협회 선정)에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서구의 모더니즘 영화언어를 그만의 방식으로 소화한 ‘만추’ 그리고 ‘귀로’(1967)는 당시 그의 예술성이 만개했음을 증명했다. 1968년에는 다시 당국의 검열로 고초를 겪었다. 영화 ‘휴일’이 문제가 됐다. 1968년 3월쯤 촬영에 들어가 문화공보부의 개작 지시까지 반영해 작품을 완성했지만, 결국 영화는 개봉하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당국의 요구에 지친 제작자와 감독이 개봉을 포기했던 것이다. 1970년대 한국영화의 침체기는 이만희 역시 피해 갈 수 없었다. 1974년 영화진흥공사가 제작한 국책전쟁영화 ‘들국화는 피었는데’를 연출했으나 의견 차이로 편집권을 포기하는 사건이 있었고, 1975년 4월 ‘삼포 가는 길’ 후반 작업 중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중 지향의 장르영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미학과 예술성을 개척한 특별한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만희는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젊은 팬들도 “김기영에 이은 스타는 이만희” ‘휴일’이 처음 대중에게 상영된 것은 이 영화가 만들어진 지 37년이나 지난 2005년이다. 개봉도 못 한 영화라 주목받지 못한 채 한국영상자료원에 보존돼 있던 필름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영화의 반향은 대단했다. 이만희 특유의 예술성이 정점이 달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들은 기꺼이 그해 개봉작들과 함께 ‘휴일’을 베스트 10에 올렸고, 젊은 영화 팬들 역시 김기영에 이은 또 한 명의 주목할 감독으로 이만희를 인식하게 됐다. 또한 ‘휴일’은 ‘만추’의 필름이 사라져 아쉬운 지금, 영화의 만듦새와 분위기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큰 작품이다. 많은 평론가가 언급하고 있듯이 ‘휴일’은 한국 모더니즘 영화의 대표작이다. 말하자면 스토리의 전달보다는 인물이 처한 공간의 풍경과 영화적 분위기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다. 인물들의 대사는 극히 희박하다. 카메라는 클로즈업 쇼트 사이즈로 인물과 밀착해 주인공 허욱(신성일)과 지연(전지연)의 미세한 표정과 감정을 포착하다가도, 익스트림 롱 쇼트로 물러난 황폐한 공간 속에 그저 둘을 던져 놓기도 한다. 가난한 연인은 그들의 내면 풍경이라 할 초겨울 바람이 몰아치는 남산 공원을 그저 말없이 걸을 뿐이다. 회화적인 구도의 흑백 화면은 무척 슬프지만 또한 아름답다. 특히 이 영화는 고 신성일의 외모와 연기가 가장 빛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무척 간단하다. 허욱과 지연은 일요일마다 만나는 연인이다. 무일푼인 허욱은 사기를 쳐서 택시를 타고 담배를 살 정도이고 지연 역시 커피값이 없어 다방 앞에서만 그를 기다린다. 어렵게 말을 뗀 지연은 중절 수술을 받겠다고 말하고, 허욱은 지연을 공원 벤치에 남겨 두고 수술비를 구하러 친구들을 찾는다. 같은 처지의 룸펜 친구들에게 돈을 빌릴 수 없던 그는 결국 부자 친구의 집에서 돈을 훔쳐 나온다. 둘은 산부인과로 향하고 결국 그녀는 수술을 받는다. 그 사이 허욱은 카페에서 만난 여인과 술집을 전전하다 공사장에서 정사를 나누려 한다. 교회 종소리에 정신을 차린 그는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지연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허욱은 지연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절규한다. 영화의 마지막 그는 전차를 타고 종점에 내려 머리를 깎아야겠다고 읊조린다. 바로 문제의 엔딩 장면이다. 당시 검열관들은 허욱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군대에 가는 설정으로 고치기를 원했고, 이만희는 이 정도 대사로 타협했던 것이다. 현재 우리는 영상자료원에 보존된 영화 ‘휴일’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심의 전 버전), 심의용 대본 그리고 당시 개봉되지 못했던 필름이라는 세 가지 텍스트에 접근할 수 있어, 각 버전 간의 차이와 당국의 검열이 미친 영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심의 대본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확인해 보자. 허욱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보통 연인들처럼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했던 지연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질주하다, 이제 전차 철로가 끊긴 자리에 서 있다. “서울, 남산, 전차, 술집 주인아저씨, 하숙집 아주머니, 일요일 그리고 모든 것. 나는 다 사랑하고 있지.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어. 이제 일요일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 커피값이 없어도 돼. 안녕, 안녕”이라는 시나리오상의 내레이션이 영화 속 허욱의 목소리로 흐르지만, 최종 영화에서는 자살을 의미하는 “안녕, 안녕” 대신 “이제 곧 날이 밝겠지… 머리부터 깎아야지, 머리부터 깎아야지”라는 대사로 바뀌어 있다. 암울한 청춘들을 위한 위로와 공감의 묘사가 남자는 군대를 가야 인간이 된다는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계몽으로 대체된 것이다.1968년 212편, 1969년 229편이라는 제작편수는 1960년대 후반을 한국영화 중흥기의 정점으로 인식하게 만들지만, 사실 그 내면은 이미 1970년대의 쇠퇴기를 예비하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흥행 실적과 질적 수준이 급격히 하락하는 중이었고 그 배경에는 당국의 신경과민적인 영화정책과 검열이 자리하고 있었다. 때마침 텔레비전의 공세 역시 거세지고 있었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색다른 등굣길…든든한 영등포

    색다른 등굣길…든든한 영등포

    “(통학로) 주변 분위기가 화사해진 것 같아서 아이들이 기분 좋게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고 정문 앞. 영등포여고 3학년 임수연 학생의 학부모인 박가영(50)씨는 “처음에 유색포장길을 만든다고 했을 때는 우려스러운 느낌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산뜻하게 꾸며졌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통학로 주변에서 만난 영등포본동 주민 신현이(59)씨도 “길이 정말 환해졌다. 깨끗하게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유색포장과 태양광 도로표지병을 활용한 청소년 안심통학로 조성을 완료했다. 영등포여고와 영원중학교 통학로(영등포로62길)를 따라 약 480m 길이로 청록색으로 포장된 보행로(폭 1.2m)를 새로 꾸몄다. 보행로 경계선에는 태양광 도로표지병(3m 간격)을 이달 말까지 120여개 설치할 예정이다.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돼 있지 않은 이면도로에서 차량 혼잡으로 인한 위험 요소를 없애고 학생들이 안심하고 걸어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다. 홍정희 영등포여고 행정실장은 “유색포장도로는 인도라는 상징적인 개념으로 주차를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학생들의 통학지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야심 차게 추진하는 학교방문사업인 ‘학교 공감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지난 5월 14일 채 구청장이 영등포여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앞 출근차량, 공영주차장 이용 차량, 학부모 차량 등으로 통학로가 혼잡해 위험하다”며 통학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채 구청장은 보행로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했다. 다행히 지난 1월 해외 선진사례 견학차 구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대만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구 관계자는 “대만에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차도와 보행로를 도색으로 구분한 인행(人行)도가 있었는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전했다. 채 구청장은 이날 영등포여고 통학로에 설치된 유색포장 보행로를 직접 걸어보며 꼼꼼하게 살폈다. 특히 지나가는 차량이 보행로를 침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가로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채 구청장은 “불법주차 차량 등으로 인해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결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이 사업이 다른 초중고교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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