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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군관광협의회 2년 연속 문체부 공모사업 선정 쾌거

    고령군관광협의회 2년 연속 문체부 공모사업 선정 쾌거

    경북 고령군관광협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문화체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지역관광 추진조직(DMO) 육성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공모사업은 1차 서류심사 및 2차 면접(화상)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로써 군관광협의회는 국비 1억 5000만원, 지방비 1억원 등 총 2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군관광협의회의 올해 주요사업 계획은 ▲관광 정보 시스템(GTIS) 및 온라인 예약 시스템 웹사이트 구축 ▲관광사업체 체험상품·꾸러미 관광상품 프로모션 및 판매 ▲대가야로 떠나는 테마여행 상품 기획·판매 등이다. 지역관광추진조직은 지역 주민과 행정의 중간 단위 조직으로서 기초 지역 단위에서 관광기획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협력 연계망을 활용해 지역의 관광 현안을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상용 고령군관광협의회 회장은 “우리 군의 관광협의회가 한국형 DMO의 선도 모델로 평가돼 전국에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프로야구 ‘랜선 팬서비스’ 전 세계 야구팬들 또 놀라겠네

    한국 프로야구 ‘랜선 팬서비스’ 전 세계 야구팬들 또 놀라겠네

    감독·선수들 각 홈구장서 동시 인터뷰 SK, 팬들이 집에서 컴퓨터로 화상회의 kt ‘응원 영상’ 실시간 구장 스크린에 NC, 팬 가상 캐릭터 입간판으로 제작프로야구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이 다양한 ‘랜선 팬서비스’를 통해 무관중 시대의 야구판을 달구고 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던 프로야구가 팬들을 더 돌아보고 팬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코로나19가 팬서비스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KBO는 2020시즌 미디어데이를 2일 화상으로 개최한다. 예년처럼 팬과 미디어,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아닌 ‘랜선 미팅’ 형식으로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각자의 홈구장에서 KBS N 스포츠가 마련한 특설 스튜디오와 연결해 인터뷰에 응한다. 화상 미디어데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다. KBO는 미리 영상을 녹화해 여러 스포츠 채널과 온라인을 통해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개막 이후 당분간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각 구단도 랜선을 통해 팬들과 만나기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 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30일 이정후, 박병호 등 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랜선 팬미팅’을 개최했다. 누구나 집에서 선수들이 있는 현장에 접속하는 새로운 팬미팅 문화를 만든 것이다. 모기업의 주력 사업이 통신업인 kt 위즈와 SK 와이번스는 각각 ‘비대면 라이브 응원전’과 ‘빅보드 화상회의 응원’으로 정보기술(IT) 기업다운 대응책을 준비했다. 팬들이 집에서 PC로 접속해 응원하는 영상을 경기장에 설치된 스크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NC 다이노스는 모기업이 게임 회사인 특성을 살려 ‘부캐’(부가 캐릭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본캐(본래 캐릭터)인 팬들이 경기장에 못 오는 만큼 게임처럼 ‘현실의 나’를 대신할 가상 캐릭터(아바타)를 야구장에 보내는 방식이다. 야구장 명당인 포수 뒷좌석에 팬들이 선택한 얼굴을 하고 유니폼을 입은 부캐들이 입간판으로 제작돼 선수들을 응원한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야구장에서 선수들의 사인을 받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대신 받아 드립니다’ 이벤트를 시작했다. 공식 온라인몰에서 유니폼을 구매한 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원하는 선수의 사인을 대신 받아 배송해 주는 행사다. 한화 이글스는 팬들에게 응원 사진을 받는 등 홈경기를 위한 ‘가상 응원단’ 모집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이미 일본 프로야구,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등에서 코로나19 대응책을 배우고 싶어 할 정도로 조명받고 있다. 시즌이 개막하고 해외 중계가 이뤄지면 전 세계의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IT 강국다운 랜선 팬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한국 야구의 행보는 코로나19 시대에 전 세계 스포츠 구단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19도 못 막는 랜선 야구의 시대가 온다

    코로나19도 못 막는 랜선 야구의 시대가 온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졌던 프로야구 개막이 성큼 다가오면서 각 구단들이 ‘랜선 야구’ 서비스에 나서며 무관중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기가 찾아왔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집관 팬들에게 다가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코로나19가 오히려 구단들의 팬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2일 사상 최초로 화상 미디어데이를 개최한다.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시국인 만큼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각자의 홈구장에서 화상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다. KBO는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녹화된 영상을 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3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랜선 팬미팅’을 개최했다. 선수들과 만나고 싶은 팬들이 랜선을 통해 선수단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 이벤트로 기존의 팬미팅과 달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모기업의 주력 사업이 통신인 kt와 SK는 비대면 라이브 응원전, 빅보드 화상회의 응원을 진행한다. 팬들이 집에서 PC로 접속해 수원구장과 문학구장에 라이브로 영상을 송출하고 선수들에게 팬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IT기업다운 서비스로 팬들 사이에선 호평받고 있다. ‘리니지’로 유명한 NC는 게임회사의 특성을 살려 ‘부캐’가 경기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본캐인 팬들이 경기장에 못 오는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에서 현실의 자신을 대신할 입간판이 제작돼 포수 뒷자석에서 배치된다. 입간판의 얼굴과 유니폼은 팬들의 취향을 반영해 제작한다. 롯데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못 받는 팬들을 대신해 사인을 대신 받아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도 홈경기 때 팬들의 응원사진을 내보내기 위해 ‘가상 응원단’을 모집 중이다. 현장 팬들에게 집중돼있던 구단들의 팬서비스가 랜선의 시대에 더 많은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 ESPN이 중계권을 문의하고 일본 프로야구와 스페인 라리가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법을 문의하는 등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실제 개막하게 되면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IT 강국의 ‘랜선 야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한국 야구팀들의 행보는 전 세계 스포츠 구단들에게 새로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단색 벗고 생기 입은 ‘강동 행복학교’

    단색 벗고 생기 입은 ‘강동 행복학교’

    1학년 공간은 산뜻한 보라색, 교사 연구실은 은은한 파스텔톤 학생들 의견 받아 공공건축가가 설계 자치활동방·수업연구실도 새로 마련 이향식 교장 “아이들 자부심 느낄 것”“층마다 다른 색으로 페인트를 칠했어요. 1학년은 산뜻하게 보라색을 썼고요. 아직 등교 전이라 학생들이 못 봤지만 직접 보면 정말 좋아할 겁니다.” 지난 21일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성덕여자중학교를 찾아 ‘행복학교’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성덕여중은 지난해 강동구의 행복학교 사업에 선정돼 1억 3400만원을, 학교 환경개선 사업으로 4000만원을 받았다. 이향식 성덕여중 교장은 화사해진 학교 건물 곳곳을 이 구청장에게 안내했다. 단순 배색의 밋밋했던 복도와 계단에 색을 입혀 생기 있는 공간으로 변화했고, 천편일률적인 학교가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공건축가가 설계한 작품이다. 학교 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학생자치활동방과 수업나눔연구실도 새로 만들었다. 학생자치활동방은 학생들이 동아리, 조모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기존 교실과 달리 폭신한 벤치형 의자를 배치해 학생들이 일반 교실보다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이 이용하는 수업나눔연구실은 카페 같은 모습이다. 이 교장은 “모든 과정에 아이들이 참여했고, 의견이 반영돼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며 “교사들도 색다른 공간을 좋아해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오래되고 딱딱한 학교 공간을 아이들이 바라는 즐거운 배움터로 조성하는 행복학교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1호 행복학교인 성일초는 정문 앞에 공연이 가능한 작은 무대를 꾸몄고, 버려진 암석전시공간을 야외학습장으로 변신시켰다. 학교별로 색을 칠하거나, 도서관을 꾸미거나, 휴식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지난해 상반기 10곳, 하반기 6곳이 선정돼 학교별로 공간 디자인을 마쳤다. 올해는 18개로 확대 추진하고, 2022년까지 45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교육 수요자가 원하는 대로 학교 공간을 꾸며야 학교가 행복하고, 학교가 행복해야 우리 지역사회 강동이 행복하다고 생각해 착안했다”며 “새로운 공간에서 아이들이 창의성, 자율성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성덕여중에 필터교체형 마스크 1300장을 전달했다. 강동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는 양희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강동구의 60개 초·중·고가 사용할 마스크 11만장을 지원했다. 이 구청장은 ”등교 개학을 대비해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전달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체 검사 건수 ‘60만 8614건’ 투입된 의사·간호·조무사 ‘3720명’

    전체 검사 건수 ‘60만 8614건’ 투입된 의사·간호·조무사 ‘3720명’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이후 28일로 100일을 맞았다. 방역당국은 “크고 작은 위기를 거쳐 안정적인 상황이 유지, 관리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성숙한 시민 의식과 의료진의 헌신에 공을 돌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00일 동안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참여한 의료진은 모두 3720명이다. 의사 1723명,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1534명 등이다. 그 기간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를 돌본 의료진은 30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현재 대구·경북에는 의사 133명, 간호사 216명, 임상병리사 108명 등 457명이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기관은 당초 68개에서 117개로 늘었다. 하루 2만 3000여건을 검사할 수 있다. 검사 건수는 2월 8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총 60만 8614건이며 이 가운데 1만 738명이 확진 판정됐다. 전체 검사 가운데 48만여건은 선별진료소 639곳에서 이뤄졌다. 감염위험을 낮추고자 도보 이동형·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다수의 국가가 벤치마킹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1~2년의 기간 동안 방심은 금물이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초기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감염이 빠른 코로나19의 특성상 집단 발병과 2차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방역당국은 2차 유행에 대비한 감시체계 강화, 단계별 가용병상 확보, 의료인력·물자 동원 등의 방안을 마련 중이다. 민간의료진 자원봉사자 명단을 관리하는 한편 중증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시도별·권역별 병상 공동활용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와 노숙인, 쪽방 거주자 등 사각지대에서 감염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 안에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특정 종교나 미등록 외국인 같은 방역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가 향후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반갑다, 축구야… 관중 ‘떼창’ 없지만 선수들 신났다

    반갑다, 축구야… 관중 ‘떼창’ 없지만 선수들 신났다

    선수들 경기 한 시간 전부터 스트레칭 1m 이상 떨어지고 악수 없이 ‘킥오프’ 이름 적힌 개인 물병에 세리머니 자제 경기 중 격렬한 몸싸움으로 쓰러지기도 연맹, 오늘 K리그 개막일·경기 수 결정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던 프로축구 K리그가 올 시즌 첫 팀 간 연습경기를 열고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23일 오후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평소라면 쩌렁쩌렁 울렸을 팬들의 응원가 ‘떼창’이나 함성, 북소리 대신 선수들의 기합 소리와 공 차는 소리로 채워졌다. 이날 경기는 양 팀 합의로 유튜브 등 온라인 중계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때문에 입장하지 못한 한 어린이 팬이 경기장 바깥에서 부르는 인천 응원가 ‘외쳐보자 부르자’가 바람결에 들려오기도 했다. 4월 한낮이었지만 초겨울 못지않은 추운 날씨에 선수들은 고군분투했다. 경기장 1층에는 당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소독을 했다는 알림장이 붙었다. 70명 안팎의 취재진은 발열 검사와 문진표 작성 뒤에야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낀 채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원정팀 수원은 버스 두 대를 나눠 타고 찾아왔다. 선수들은 지하 1층, 취재진은 지상 1층으로 동선이 엄격하게 분리됐다. 경기 한 시간 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던 선수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킥오프 전 양 팀 선수단과 심판진이 경기장 중앙에 도열했으나 서로 간격이 1m 정도로 평소보다 길었다. 또 악수를 나누거나 팔꿈치를 부딪히지 않고 경기장으로 흩어졌다. 평소에는 물병 하나를 같이 나눠 마셨지만 이날은 각자 이름이 적힌 생수 병이 따로 준비됐다. 침 뱉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벤치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지켜봤으나 그라운드 안의 선수와 심판은 호흡에 지장이 없도록 마스크 없이 경기에 임했다.경기 시작 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식한 듯 되도록 접촉을 삼가던 선수들은 킥오프 이후에는 격렬한 몸싸움도 불사했다. 몸과 몸이 충돌하며 자주 그라운드에 나동그라졌다. 마스크 때문에 벤치와 그라운드의 소통이 쉽지 않아 보였다. ‘경기 중 선수 간 대화 금지’ 지침이 전파되긴 했으나 패스를 받기 위해 서로를 크게 부르며 신호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됐다. 첫 골은 전반 28분 수원 마사(일본)의 발에서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인천 골키퍼 손에 맞은 공이 문전으로 흐르자 주저 없이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평소라면 동료들이 한데 엉켜 세리머니도 펼쳤겠지만 이날은 눈인사만 나누고 조용히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수원이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내며 1-0으로 이겼다. 임완섭 인천 감독은 경기 뒤 “기분이 너무 좋다. 선수들이 많이 설레어했다”면서 “상대를 두고 경기하는 자체가 열의를 많이 생기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샘 수원 주장은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희열을 느끼는데 당분간 그런 게 없어 아쉬울 것 같다”면서 “그래도 프로답게 좋은 퍼포먼스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개막일과 경기 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MLB, 보스턴 ‘사인 훔치기’ 꼬리만 자르나

    MLB, 보스턴 ‘사인 훔치기’ 꼬리만 자르나

    “당시 코라 감독과 선수들은 관여 안 해” MLB 사무국, 파장 축소에 급급 지적도 2018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사인 훔치기’는 구단 직원이 개인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일각에서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MLB 사무국은 2018시즌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와 징계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J T 왓킨스라는 비디오 재생 담당 직원이 경기 중 상대 팀 사인을 파악해 일부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당시 알렉스 코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다른 프런트 직원들을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고 또 관여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7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는 달리 조직적인 차원에서 자행되지 않은 탓인지 보스턴 타자들의 사인 훔치기는 전체 타석의 19.7%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왓킨스에게 2020시즌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또 2021시즌 복귀 시 비디오 리플레이실 근무를 금지했다. 보스턴 구단에는 관리 부실의 책임을 물어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훔친 사인을 전달받은 일부 보스턴 선수들에게는 휴스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코라 전 감독에게도 추가 징계가 취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코라 전 감독은 2017시즌 휴스턴 벤치 코치를 맡아 당시 구단의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2020시즌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조사 결과에 의구심이 나온다.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책임을 일개 직원에게로 국한시킨 게 아니냐는 것이다. MLB는 앞서 2017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과 2018시즌 우승팀 보스턴이 상대 팀 사인을 훔친 사실이 폭로되어 엄청난 파문에 휩싸였다. 휴스턴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 조사 결과가 나와 제프 르노 단장과 A J 힌치 감독이 1년간 자격정지를 받았다. 구단에는 벌금 500만 달러와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징계가 내려졌다. 한편 이날 징계 결과가 발표되자 보스턴은 론 레니키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남수목원 다시 개방, 실내시설은 계속 폐쇄

    경남수목원 다시 개방, 실내시설은 계속 폐쇄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경남도수목원이 다시 문을 열었다.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은 23일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지난 4일 부터 개방을 중단하고 임시 휴원에 들어갔던 경남수목원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맞춰 이날부터 다시 개방했다고 밝혔다.야외시설만 개방하고 실내관람시설은 계속 폐쇄한다. 경남수목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다음달 5일까지 수목원 입장객수를 하루 3000명으로 제한한다. 하루 입장 인원이 3000명을 초과하면 입장을 1시간동안 제한하고 퇴장한 인원만큼 관람객을 수용할 방침이다. 수목원 매표소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검사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어 미리 마스크를 준비해야 한다. 경남수목원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자체 방역조치에 따라 일주일에 한차례 수목원 전체 소독을 한다. 또 매일 공용화장실은 두 차례, 벤치와 정자 등 편의시설물은 한 차례 소독을 한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생활방역 안내방송도 하루 두 차례 할 계획이다. 경남수목원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실내관람시설인 산림박물관, 방문자센터, 무궁화홍보관, 전시온실 5곳 등은 방역지침에 따라 계속 폐쇄한다. 서석봉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됐지만 관람객 건강과 안전을 위해 경남수목원내 잔디광장을 이용할 때는 2m 이상 거리를 두고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국제유가 이틀 연속 대폭락…브렌트유마저 20달러 붕괴

    국제유가 이틀 연속 대폭락…브렌트유마저 20달러 붕괴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대폭락했다. 매수세 자체가 실종된 전형적인 투매 장세로 흐르는 분위기다.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뿐만 아니라 6월물 WTI, 무엇보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6월물 브렌트유까지 폭락세가 번졌다. 6월물 WTI는 장중엔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고, 브렌트유는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우려하던 유가 급락에 다급해진 산유국들이 추가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판단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월물 WTI도 ‘반토막’…북해산 브렌트유도 무너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20달러에서 11달러로 거의 ‘반토막’으로 주저앉은 셈이다. 장중 70% 가까이 밀리면서 6.5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월물을 기준으로, 지난 1999년 2월 이후로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경제전문 마켓워치는 전했다. 7월물 WTI 역시 26달러에서 18달러로 힘없이 밀려났다. 상대적으로 가격 지지력을 보였던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국제유가의 기준물로 꼽히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1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미국 원유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30분 현재 22.49%(5.75달러) 하락한 19.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7달러 선까지 밀렸다가 하락세를 다소 떠받쳤다. 이는 2001년 12월 이후로 18년여 만에 최저치다. 만기일(21일)이 다가온 5월물 WTI가 ‘선물 만기 변수’로 전날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차월물(6월물)은 대체로 20달러 안팎으로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기대감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전날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37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던 5월물 WTI는 이날 47.64달러 뛰어오른 10.01달러로 마지막 날 거래를 마쳤다.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의 거래가 6월물에 계속 집중되고 있어서 5월물 유가의 의미를 확대해석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만큼 국제유가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과 비관을 오가며 혼돈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이날 6월물 WTI는 200만건 이상 계약됐지만, 5월물 거래는 약 1만건에 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6월물 WTI 거래량은 당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OPEC+ 긴급회의에 트럼프도 적극대책 예고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지난 12일 화상회의를 열어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에서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유가 폭락세에는 속도가 붙었다. 산유국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를 끌어내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 미흡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원유 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있는 재고분만 1억 6000만 배럴로 추정된다. OPEC+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예정에 없는 긴급 콘퍼런스콜을 진행했지만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의 원유시장 상황을 브레인스토밍하기 위한 비공식 대화”라고 설명했다. OPEC 좌장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성명을 통해 추가적인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셰일 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원유·가스 산업을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에너지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에게 이 매우 중요한 기업들과 일자리가 앞으로 오랫동안 보장될 수 있도록 자금 활용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6월물 마이너스도 시간문제? 다만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유국들이 역대 최대인 ‘970만 배럴’을 웃도는 추가 감산 합의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경제에서 석유산업 비중이 큰 산유국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선 석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 비축유를 더 사겠다는 입장이지만, 멕시코만 일대에 위치한 비축유 저장시설의 여력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미 선물 투자자들이 6월물을 건너뛰고 곧바로 7월물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날 6월물 WTI가 폭락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6월물 만기(5월 19일)까지도 원유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셈이다. 결국 6월물 WTI도 결국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뉴욕·유럽증시 일제히 하락 유가 폭락세는 글로벌 증시에 또다시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31.56포인트(2.67%) 하락한 23,018.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6.60포인트(3.07%) 내린 2,736.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7.50포인트(3.48%) 떨어진 8,263.23에 각각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3~4% 큰 폭으로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96% 하락한 5,641.03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99% 내린 10,249.85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77% 하락한 4,357.46에 각각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4.06% 내린 2,791.34로 거래를 마쳤다. 금은 1%대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4%(23.40달러) 하락한 1.68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올림픽 최종예선 선수들 줄부상… 내 몸 떼어주고 싶었다”

    “올림픽 최종예선 선수들 줄부상… 내 몸 떼어주고 싶었다”

    지난 9일 2019~2020시즌 남녀 배구 시상식에서 가장 울림이 큰 소감을 밝힌 선수는 한송이(35·KGC인삼공사)였다. 포지션별 최고를 가리는 ‘베스트7’으로 뽑힌 그는 “시상식에 참가할 때마다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미들블로커로 옮긴 첫해 상을 받아 기분 좋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배구선수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한송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잘 쓰지 않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은 흰색 단발로 180도 변신한 그의 헤어스타일과 어우러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송이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배구 명문 한일전산여고 3학년이던 200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그는 2003 슈퍼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2006시즌 소속팀 한국도로공사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큰 공을 세웠고 2007~2008시즌에는 ‘배구여제’ 김연경(당시 흥국생명)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이재영·다영(24) 쌍둥이 슈퍼스타가 등장하기 전 그는 친언니 한유미(38) KBS 해설위원과 함께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자매 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는 언니와 함께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를 36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올렸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졌다. 20년 넘게 지키던 포지션(레프트)에서 센터(미들블로커)로 떠밀리는 수모(?)도 겪었다.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그의 나이와 맞물려 한송이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 25경기(110세트)에 출전해 230점, 공격 성공률 40.71%를 기록했고 블로킹 4위(세트당 0.636개), 속공 7위(38.24%)에 오르며 부활했다. 바뀐 포지션으로 베스트7에 뽑힌 건 배구 역사상 한송이가 처음이다. 팬들한테 ‘회춘송이’라는 별명을 새로 얻은 그와 21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내나. “집에서 잘 쉬고 있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지낸다.” -베스트7 시상식 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나는 공인이다. 공인은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에서 얘기했던 거 같다. 일단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 같은 팀 선수들이 나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끔 선수로서 성실함을 보여 주고 싶다. 운동 외적으로도 기부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 누군가는 모르고 있었던 일일 수도 있다. 내가 하면서 함께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열한 살 때 배구를 시작해서 20년 넘게 레프트로 뛰다가 센터로 전향했다. “쉽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에 센터를 하라고 했을 때 싫었다.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으니까.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팀에 지금 필요한 건 센터였다. 어쩔 수 없었다. 비시즌에 센터 훈련만 정식으로 하면서 센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백업처럼 뛰다가 붙박이로 뛸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센터로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치멤버가 됐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 “윙으로 뛰었을 때는 주전이었는데 포지션을 바꾸면서 벤치를 계속 왔다갔다했다. 그러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코트에 나서는 게 두려웠다. 센터로 자리잡고 나서 떨어졌던 자존감을 회복하려 했다. 스스로를 다독였다. 너는 더 잘할 수 있고. 아직 더 보여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왜냐하면 나는 못했던 선수가 아니니까. 주장이었던 선수가 벤치를 왔다갔다하면서 안타까워했던 팬들도 많았다. 레프트를 계속 했으면 좋았겠지만 센터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가는 건 감사한 일이다. 센터를 하면서 굉장히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보셨던 분들도 그렇게 느끼셨을 거다. ‘코트에서 한송이가 참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포지션을 전향한 뒤 베스트7에 뽑혔는데 레프트와 센터를 오고간 경험이 도움이 되나. “나는 나이가 많다. 윙을 하기에는 파워가 떨어진다. 하지만 센터 중에서는 파워가 좋은 편이다. 윙을 할 때의 볼 펀치력이 아직도 남아 있어 도움이 된다. 내가 처음부터 센터 스윙을 했다면 센 공격이 안 나왔을 거다. 또 상대 윙이 어디를 때릴지 감이 있는 거 같다. 나도 윙을 때릴 때 그렇게 했으니까. 빈 공간을 보고 때릴 때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나오는 코스들이 있다. 윙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다.”-지금은 이재영·다영 선수가 쌍둥이 자매로 여자배구 흥행을 이끌고 있지만 사실 원조는 한유미·한송이 선수인데. “우리는 재영이, 다영이 자매랑은 달랐던 거 같다. 포지션도 같았고 나이차도 좀 있었다. 재영이, 다영이는 워낙 예쁘고 인기도 많고 잘하고 있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많아진 데는 연경이 공이 제일 크지만 재영이, 다영이도 큰 역할을 했다. 선배로서 되게 멋있다고 생각한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때 벤치에서 후배들을 목청 터져라 응원하던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국가대표팀에 5년 만에 선발됐다. 2016 리우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두 대회 다 선수로 가고 싶었는데 해설로 갔다. 해설을 하면서 얼마나 뛰고 싶었겠나. 이제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벤치를 왔다갔다하고 시합도 못 뛰었으니까. 운이 좋게도 기회가 왔다. 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내내 행복했다. 물론 경기는 못 뛰었지만 벤치에서 호흡할 수 있는 게 감사했다. 선수들이 몸이 안 좋아서 멀쩡한 내 몸을 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 대회가 끝났는데 너무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이 계속 났다. 선수들한테 정말 고마웠다.”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을 때 마음이 어땠나. “아쉽다. 우리한테는 마지막 올림픽이니까. 해란이, 연경이, 수지, 효진이 진짜 마지막 올림픽이다. 선수들은 다음 1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예선전 끝나고 “해란아, 올림픽 가서 우리 메달 같이 따자”고 말했다. 그런데 1년이 미뤄지면서 해란이가 은퇴 발표를 했다. 해란이랑 동갑에 입단동기다. 안타깝지만 선수 이후의 삶을 응원해 주고 싶다. 한편으로는 ‘나도 (배구 코트를 떠날) 시기가 다가오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년에 대표팀에 선발될지 모르겠지만 1년 동안 도전할 기회가 생겼으니 나를 만들어서 올림픽에 꼭 나가야겠다.” -팬들이 “한송이, 마흔 살까지 하자”고 얘기한다. 마흔다섯까지 해도 좋을 것 같은데. “글쎄, 마흔다섯까지는 안 하고 싶다. 지금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다. 사실 최근 3년 동안 시즌을 잘 못 치르고 경기에 나가는 시간이 줄었을 때 은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이렇게 은퇴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최근 2~3년 동안 코트에서 보여 준 게 없었다. 은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여 주고 하자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좀더 잘하는 모습으로 내가 ‘이만하면 됐다. 이 정도면 후회나 미련 없이 배구에 많은 걸 바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은퇴하고 싶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골가게 용기 북돋는 선결제… 양천發 ‘착한소비’ 전국 영향권

    단골가게 용기 북돋는 선결제… 양천發 ‘착한소비’ 전국 영향권

    #1 가정주부 이모(48)씨는 두 달여 만에 동네 미장원을 찾았다. 파마를 할 시기가 한참 지났지만 좁은 실내에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게 꺼려져 미장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폐업 위기에 처한 동네 소상공인들을 돕자는 착한 소비 캠페인 소식을 듣고 집을 나섰다. 이씨는 2만원짜리 파마를 한 뒤 6만원을 결제했다. 4만원은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라고 미리 결제했다. 미장원 주인은 “지난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2~3월 두 달간 월 매출이 70~80% 이상 뚝 떨어졌다”며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요즘 ‘착한 소비’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됐다”고 고마워했다.#2 직장인 박모(38)씨도 착한 소비 캠페인에 동참했다. 문을 닫는 식당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을 보고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작지만 확실한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동네 감자탕집을 찾아 한 끼 8000원짜리 식사를 하고 6만원을 선결제했다. 식당 주인은 “주변에 문을 닫는 식당들을 보면서 우리도 곧 폐업 운명에 처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면서 “지역 주민들께서 선뜻 ‘착한 소비’에 동참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의 착한 소비 캠페인인 ‘같이해서 가치 있는 소비’가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 참여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재기 소식이 퍼지면서 양천발 착한 소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달 18일 같이해서 가치 있는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기 시작해 사람들이 두문불출하던 때 동네 가게를 찾자는 캠페인을 펼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 자영업자들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당시 정부와 광역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양천구는 발상을 달리했다. 금전적 지원책은 당장 급한 불만 끌 수 있는 일시적 조치일 뿐 소상공인을 살리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보지 않았다. 구는 소비만이 실질적·지속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소상공인들 속으로 들어가는 ‘착한 소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같이해서 가치 있는 소비는 자주 가는 단골가게에서 선결제하고 다시 찾는 ‘착한 결제’로 대변된다. 음식점 방문 포장 구매 땐 1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구 관계자는 “착한 결제엔 가게에서 이용한 금액보다 조금 더 결제해서 다음에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캠페인 참여 업소는 초기 12곳에서 21일 현재 250여곳으로 늘었다. 외식업뿐 아니라 이·미용업, 세탁업, 꽃집 등 지역 대다수 업종이 동참했다. 구는 주민들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챌린지’ 방식을 도입했다. 캠페인 참여 주민이 다음 참가자를 지명하면 지명받은 사람은 48시간 이내에 착한 결제를 하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을 올린 후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식이다. 구는 양천구 블로그에 선결제 인증 사진을 올리면 2주에 한 번씩 추첨해 50명에게 1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추진했고,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부서별 부서운영업무추진비를 선결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지난달 18일 첫 주자로 나선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역 음식점에서 8만원을 선결제하고 다음 주자로 신상균 양천구의회 의장과 남기열 주민자치운영협의회장을 지목했다.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를 비롯해 대전, 세종, 전남 화순 등 전국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양천구의 착한 소비 캠페인을 우수 사례로 전국 자치단체에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소속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의 KTV 국민방송을 통해 홍보했다. 연예인들도 동참했다. 가수 장윤정, 배우 김승현, 개그맨 조세호 등 여러 연예인들이 선결제 영수증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양천구에선 통장 528명도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3개월간 매달 제공되는 수당 30만원 중 50%를 양천사랑상품권을 구매, 선결제하기로 했다. 통장 1명당 15만원씩, 528명이면 한 달에 7920만원, 석 달이면 2억 3760만원이 지역 식당 등에 풀린다. 구 관계자는 “소비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착한 소비 캠페인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인터뷰] 여자배구 스타 한송이 “이렇게 떠나면 안된다 생각해”

    [단독인터뷰] 여자배구 스타 한송이 “이렇게 떠나면 안된다 생각해”

    지난 9일 2019~2020시즌 남녀 배구 시상식에서 가장 울림이 큰 소감을 밝힌 선수는 한송이(35·KGC인삼공사)였다. 포지션별 최고를 가리는 ‘베스트7’으로 뽑힌 그는 “시상식에 참가할 때마다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미들블로커로 옮긴 첫해 상을 받아 기분 좋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배구선수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한송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수차례 언급하며 유명해진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은 스포츠계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던 표현이다. 이 말은 시상식에서 흰색 단발로 180도 변신한 그의 헤어스타일과 어우러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송이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배구 명문 한일전산여고 3학년이던 200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그는 2003 슈퍼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2006시즌 소속팀 한국도로공사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큰 공을 세웠고 2007~2008시즌에는 ‘배구여제’ 김연경(당시 흥국생명)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이재영·다영(24) 쌍둥이 슈퍼스타가 등장하기 전 그는 친언니 한유미(38) KBS 해설위원과 함께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자매 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는 언니와 함께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를 36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올렸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졌다. 20년 넘게 지키던 포지션(레프트)에서 센터(미들블로커)로 떠밀리는 수모(?)도 겪었다.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그의 나이와 맞물려 한송이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 25경기(110세트)에 출전해 230점, 공격 성공률 40.71%를 기록했고 블로킹 4위(세트당 0.636개), 속공 7위(38.24%)에 오르며 부활했다. 바뀐 포지션으로 베스트7에 뽑힌 건 배구 역사상 한송이가 처음이다. 팬들한테 ‘회춘송이’라는 별명을 새로 얻은 그와 21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내나. “집에서 잘 쉬고 있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지낸다.” -베스트7 시상식 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나는 공인이다. 공인은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에서 얘기했던 거 같다. 일단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 같은 팀 선수들이 나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끔 선수로서 성실함을 보여 주고 싶다. 운동 외적으로도 기부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 누군가는 모르고 있었던 일일 수도 있다. 내가 하면서 함께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열한 살 때 배구를 시작해서 20년 넘게 레프트로 뛰다가 센터로 전향했다. “쉽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에 센터를 하라고 했을 때 싫었다.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으니까.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팀에 지금 필요한 건 센터였다. 어쩔 수 없었다. 비시즌에 센터 훈련만 정식으로 하면서 센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백업처럼 뛰다가 붙박이로 뛸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센터로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치 멤버가 됐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 “윙으로 뛰었을 때는 주전이었는데 포지션을 바꾸면서 벤치를 계속 왔다갔다했다. 그러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코트에 나서는 게 두려웠다. 센터로 자리잡고 나서 떨어졌던 자존감을 회복하려 했다. 스스로를 다독였다. 너는 더 잘할 수 있고. 아직 더 보여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왜냐하면 나는 못했던 선수가 아니니까. 주장이었던 선수가 벤치를 왔다갔다하면서 안타까워했던 팬들도 많았다. 레프트를 계속 했으면 좋았겠지만 센터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가는 건 감사한 일이다. 센터를 하면서 굉장히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보셨던 분들도 그렇게 느끼셨을 거다. ‘코트에서 한송이가 참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포지션을 전향한 뒤 베스트7에 뽑혔는데 레프트와 센터를 오고간 경험이 도움이 되나. “나는 나이가 많다. 윙을 하기에는 파워가 떨어진다. 하지만 센터 중에서는 파워가 좋은 편이다. 윙을 할 때의 볼 펀치력이 아직도 남아 있어 도움이 된다. 내가 처음부터 센터 스윙을 했다면 센 공격이 안 나왔을 거다. 또 상대 윙이 어디를 때릴지 감이 있는 거 같다. 나도 윙을 때릴 때 그렇게 했으니까. 빈 공간을 보고 때릴 때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나오는 코스들이 있다. 윙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지금은 이재영·다영 선수가 쌍둥이 자매로 여자배구 흥행을 이끌고 있지만 사실 원조는 한유미·한송이 선수인데. “우리는 재영이, 다영이 자매랑은 달랐던 거 같다. 포지션도 같았고 나이차도 좀 있었다. 재영이, 다영이는 워낙 예쁘고 인기도 많고 잘하고 있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많아진 데는 연경이 공이 제일 크지만 재영이, 다영이도 큰 역할을 했다. 선배로서 되게 멋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여자 배구 인기가 대단하다. 언제 체감하나. “지난 1월에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갔다 왔을 때 공항에 많은 기자들과 팬 분들이 왔을 때 인기가 많아진 걸 실감했다. 그때 정말 많이 놀랐다. 내가 예전에 국가대표 선수를 계속 하고 있었을 때 그 정도로 많이 오시지 않았다. 저로서는 되게 오랜만에 공항 출국 했는데 많은 인파가 몰린 걸 보고 놀랐다. “팬이 없는 프로 선수는 존재할 수 없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 지든 이기든 누군가는 경기장에 오고 티비로 시청을 해주신다.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대하는 것이 프로선수가 가져야할 마음인 거 같다. 팬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때 벤치에서 후배들을 목청 터져라 응원하던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국가대표팀에 5년 만에 선발됐다. 2016 리우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두 대회 다 선수로 가고 싶었는데 해설로 갔다. 해설을 하면서 얼마나 뛰고 싶었겠나. 이제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벤치를 왔다갔다하고 시합도 못 뛰었으니까. 운이 좋게도 기회가 왔다. 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내내 행복했다. 물론 경기는 못 뛰었지만 벤치에서 호흡할 수 있는 게 감사했다. 선수들이 몸이 안 좋아서 멀쩡한 내 몸을 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 대회가 끝났는데 너무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이 계속 났다. 선수들한테 정말 고마웠다.”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을 때 마음이 어땠나. “아쉽다. 우리한테는 마지막 올림픽이니까. 해란이, 연경이, 수지, 효진이 진짜 마지막 올림픽이다. 선수들은 다음 1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예선전 끝나고 “해란아, 올림픽 가서 우리 메달 같이 따자”고 말했다. 그런데 1년이 미뤄지면서 해란이가 은퇴 발표를 했다. 해란이랑 동갑에 입단동기다. 안타깝지만 선수 이후의 삶을 응원해 주고 싶다. 한편으로는 ‘나도 (배구 코트를 떠날) 시기가 다가오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년에 대표팀에 선발될지 모르겠지만 1년 동안 도전할 기회가 생겼으니 나를 만들어서 올림픽에 꼭 나가야겠다.” -라바리니 감독이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사실 라비리니 감독님이 나를 선택한 게 아니다. 코치진들이 경기를 보러 다니는 시점에 내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처음 내 영상을 코치진이 라바리니 감독님한테 보냈을 때 첫번째 대답은 “안돼”였고, 두번째는 “안돼”. 세번째도 “안돼”였다. 두세번 정도 더 보낸 뒤에 그제서야 오케이 사인을 들었다고 한다. 나는 감독님이 추구하는 센터는 아니었다. 감독님은 속공을 잘 때리고 외발 이동 공격을 잘하는 센터를 원했다. 내가 그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고 봐서 처음에는 오케이를 안하셨던 것 같더라. 합류하고 나서는 그래도 좋아하셨다. 열심히 하려는 모습도 있었고, 감독님이 센터가 볼을 세게 때렸으면 했는데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세게 때릴 수 있는 선수여서 좋아하셨던 것 같다. 센터로서 경험은 적지만 레프트로서 국제 경험이 많았고 선수들을 잘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셨던 것 같다.” -통산 다섯번째로 블로킹 650개를 한 선수가 됐다. “레프트는 블로킹 범위가 좁은 반면 센터는 전 코트를 다 봐야 한다. 세터와의 싸움에서, 세터 폼을 보고 갈 때도 있지만 예측을 하고 갈 때, 그게 맞았을 때 재밌는 거다. 상대 세터 폼을 연구 많이 하면서 재미를 찾다 보니까 좋은 성적이 나온 거 같다.” -올시즌에 역대 세번째로 4000공격득점을 올렸다. 팀 내 득점은 디우프, 최은지 다음으로 많았다. “4000공격득점을 한 날에 아무도 말을 안해줘서 몰랐다. 전광판에도 안 나왔다. 그날 무관중경기여서 그랬을 거다. 끝나고 누군가 얘기를 해줬을 때 ‘아, 내가 오래했구나. 또 이렇게 하나의 기록을 세웠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황연주, 양효진 선수가 내 위에 있다. 최다 기록은 언젠가는 깨지지만 1,2,3호 기록은 깨지지 않는다. 거기에 내 이름을 올려놨다는게 뿌듯하다.” -앞으로 욕심나는 기록은. “첫번째는 다음 시즌에 5000득점을 달성하는 거다. 두번째는 200서브다. 블로킹은 올 시즌에 70개를 잡았으면,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이, 그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이 달성하는 식으로 하고 싶다.” -팬들이 “한송이, 마흔 살까지 하자”고 얘기한다. 마흔다섯까지 해도 좋을 것 같은데. “글쎄, 마흔다섯까지는 안 하고 싶다. 지금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다. 사실 최근 3년 동안 시즌을 잘 못 치르고 경기에 나가는 시간이 줄었을 때 은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이렇게 은퇴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최근 2~3년 동안 코트에서 보여 준 게 없었다. 은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여 주고 하자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좀더 잘하는 모습으로 내가 ‘이만하면 됐다. 이 정도면 후회나 미련 없이 배구에 많은 걸 바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은퇴하고 싶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광명시, 전국 첫‘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선언

    광명시, 전국 첫‘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선언

    경기 광명시가 장애인의 날인 20일 전국 최초로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했다. 전국 첫 평생학습도시로 자리 잡은 지 21년 만에 이뤄낸 또 한 번의 도약이다. 장애인·비장애인 차별 없는 명실상부한 평생학습 중심 도시 광명시다. 박승원 시장은 이날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선언문을 통해 “누구든 차별과 소외 없이 참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장애인 평생학습 체계를 만들 것”이라며 “인권과 평등, 공정의 가치가 실현되는 생명도시 광명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민선7기 핵심 공약으로 ‘장애인 평생학습 활성화’를 정했다.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선언에 앞서 2018년 9월에는 전국 최초로 시 직영 ‘장애인평생학습센터’를 신설했다. 성인장애인 평생학습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방문조사와 장애인 사업현황 분석, 벤치마킹,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광명시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시는 이 조례를 토대로 장애인과 가족, 전문가 등 위원 15명으로 광명시 장애인 평생교육 운영위원회를 꾸려 장애인 평생학습 정책 방향을 정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평생학습도시 선언 20주년을 기념해 3개월 동안 장애분야 토론회를 열었으며, 여기서 정한 6개 영역 정책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직업능력향상교육과 기초문해교육, 문화예술교육, 인문교양교육, 시민참여교육, 학력보완교육 등 6개 영역을 2023년까지 단계별로 추진한다. 동 행정복지센터나 도서관·학교 등에도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전문적이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정부 전문기관과도 업무협약(MOU)을 하기로 했다. 시는 4월 새로 이전한 철망산 평생학습원 4층(132㎡)과 5층(85㎡) 2개실에 ‘장애인평생학습실’을 마련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 학습할 수 있게 했다. 박승원 시장은 “1999년 3월9일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한 데 이어 21년 만에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해 소외 받는 사람 없이 평생학습을 하는 도시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또 “평생학습의 놀라운 사실은 개인이 변화하고 배움을 나누면서 학습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차별과 경계 없이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평생학습 생명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코로나19 막는 ‘귀신’ 나타났다?! “무서우면 나오지마” (영상)

    코로나19 막는 ‘귀신’ 나타났다?! “무서우면 나오지마” (영상)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및 외출 자제를 독려하는 ‘귀신’이 등장했다.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의 수꼬하르조의 한 마을에는 이달 초부터 목이 졸라매어 진 새하얀 옷을 입고 새하얀 얼굴을 한 ‘귀신’이 마을 입구 벤치에 앉아 있거나 동네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며칠에 한 번씩 갑자기 등장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이 귀신의 정체는 다름 아닌 자원순찰대원들이다. 이 마을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일이 시급해지자, 경각심과 공포를 조장해 사람들이 문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포콩’(pocong)으로 불리는 전설 속 귀신을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이 귀신은 시신을 묶을 때 사용하는 끈을 머리와 발에 묶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여느 귀신처럼 새하얀 얼굴로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마을 측이 고용한 귀신 자원봉사자들은 무작위로 날짜와 시간을 골라 2인 1조로 마을을 돌아다닌다. 복장 특성상 빠르게 움직일 수 없어서 보는 사람들을 더욱 으스스하게 만드는 이 자원봉사자들은 스스로를 ‘서프라이즈 순찰대’라고 부른다. 귀신 자원봉사대 책임자는 “우리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의 외출 자제를 독려하고 싶었다. 묘지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포콩’은 무시무시한 민속 귀신의 대명사”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활동을 시작한 뒤 마을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이어 “손과 발이 묶여 있는 귀신들은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야 한다. 또 이러한 활동의 초반에는 오히려 귀신 분장을 한 자원봉사자들을 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 부작용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들은 평상시처럼 지내길 원하기 때문에 집에 머무르라는 지시를 따르는 것이 어렵다”면서 “이달 말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원)을 앞둔 만큼,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월24일부터 매일 100명 이상 늘었다. 지난주부터는 매일 200~300명 증가하고 있다. 현재 누적 확진자는 4557명, 사망자는 399명으로 집계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19로 내몰린 발코니에서 피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코로나19로 내몰린 발코니에서 피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로 삼았던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내몰린 발코니에서 ‘눈이 맞은’ 남녀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셸 달포스(38)와 한 살 연상의 파올라 아그넬리. 이탈리아에서는 매일 저녁 6시 집에 갇혀 지내는 이웃들을 달래기 위해 음악인들이 발코니에 나와 음악을 들려주곤 한다. 파올라는 지난달 17일(이하 현지시간) 여동생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리사가 영국 록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스’를 연주할 때 발코니에 따라 나가 스피커 시스템을 만지고 있었다. 길 건너 아파트의 발코니에 나와 선율에 귀기울이던 미셸의 눈에 그녀가 확 들어왔다. 그 순간을 파올라는 에로스 신이 쏘아올린 화살처럼 미셸의 시선이 가슴에 꽂혔다고 했다. 미셸이 누이 실비아에게 길 건너 여자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체육관에서 만나 친하다고 했다. 변호사인 파올라는 “반대쪽 발코니에 미셸이 서 있었다. 그 순간 내 친구 실비아의 오빠(나 남동생)란 것을 알고는 ‘어쩜 저리 잘 생겼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미셸은 곧바로 파올라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내 그날 저녁 첫 문자를 보냈다. ‘코로나가 번지는 이 시대에 사랑이란 책을 쓸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미혼인 둘은 미셸의 말마따나 “사랑에 빠진 10대” 마냥 새벽 3시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다.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돼 둘이 교제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란 것을 알았다. 둘 다 결단력도 있지만 다정다감하고 감성적이었다.”파올라는 “미셸이 침대맡에 내 이름을 적어놓고 발코니에 나와 전화를 걸어왔다. 감동받았다. 그는 다정한 언어로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울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사는 건물 꼭대기에 ‘파올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3층에 사는 DJ는 둘이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음악을 들려주곤 했다. 파올라는 키스 대신 미셸이 던져주는 말에 너무 행복하다고 수줍게 털어놓았다. 이렇게 사랑이 깊어졌지만 둘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때문에 자택에만 있으라는 명령을 따라 발코니에서만 만나겠다고 다짐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13일 전했다. 은행에 나가 일하는 자신이 파올라를 만나면 바이러스를 옮길까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해서 이웃들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놀려댄다. 미셸은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자유로이 나다닐 수 있게 되면 공원 벤치에서 만나 한 시간 정도 키스를 퍼부어줄 것이라고 했다. 14일 오전 7시(한국시간)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는 191만명을 넘어섰고, 11만 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감염자가 16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고, 2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집단면역을 한다고 한껏 과시했던 스웨덴은 감염자 1만 948명으로 아일랜드(1만 647명)와 함께 한국(1만 537명)을 앞질렀다. 스웨덴과 아일랜드 사망자는 각각 919명과 365명으로 한국(217명)보다 월등히 많다. 길 건너 발코니를 넘나든 애틋한 로맨스와 감염병의 잔인함과 국가의 위상, 여러 요소가 교직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조용한 전파’ 우려, 긴장의 고삐 늦추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훈’ 잊지 말아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27명에 그쳤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떨어진 것은 2월 20일 이후 50일 만이다. 대구에서는 52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환자가 0명을 기록했다. 전세계 확진자가 16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10만명에 가까운 악몽같은 현실이 펼쳐지즌 중에 한국서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큰 성과지만, 병원 감염이나 유흥업소 직원과 손님들의 확진, 학원 등에서의 소규모 집단감염, 해외 유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확진이 끊이지 않고 있어 아직 ‘변곡� ?�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는 대구·경북을 고통스럽게 한 신천지 사태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흘째 확진자가 없던 시점인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확진자 5일째 ‘제로’이던 2월 18일 31번 환자가 나타났고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드러났다. 감염병인 코로나19에 대해선 그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늘 새겨야 한다. 우려스런 것은 최근 유흥업소나 소규모 주점을 찾는 청년층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부지불식간에 ‘코로나 불감증’이 확산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미약한 젊은이들이 감염 사실도 모른 채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해외 사례에서 보듯 젊은층의 감염환자들이 갑작스레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호평하고 벤치마킹하자는 보도도 심심치 않다. 대규모 진단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발병을 억제한 게 해외에서 모범사례로 잇달아 소개되면서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고 있지만, 그래선 안된다. 한국의 방역 역량이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데 ‘코로나 승전국’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지금은 ‘장기전’에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할 때이다. 무엇보다 다음주에는 부활절과 4·15총선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2차 대량감염에 대한 우려로 날밤을 새고 있다. 방역인력과 의료진의 피로누적도 심각하고, 병원감염으로 의료진의 감염도 200명을 넘어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량감염이라는 인식으로, 시민들은 방역에 협조하고, 정부는 탄탄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 [열린세상] 환경영향평가에 정보기술 도입 적극 고려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환경영향평가에 정보기술 도입 적극 고려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21세기에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인구는 유례없는 증가를 거듭해 온 결과 2020년 2월 집계로 약 78억 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과밀한 인구로 다른 국가에 비해 환경오염 문제가 정부정책에서 더 높은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오염 문제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1969년에 국가환경정책법(NEPA) 제102조에 환경영향평가제도 근거조항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1977년 ‘환경보전법’에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실시한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2013년 926건에 불과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건수는 불과 5년 후인 2018년에는 5758건으로 무려 6배 이상 폭증했다.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평균 보완율도 2013년 71.3%에서 2018년 90.9%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증가 속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할 검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모색돼 왔다. 2019년에 유재진·이상윤이 행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드론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적용가능성 검토 기초연구’는 환경영향평가에서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인 드론과 BIM의 높은 활용 가능성을 파일럿 연구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BIM에 관해 잠깐 살펴보면 1990년대 초반까지 수작업으로 제작되던 설계도면이 디지털 도면으로 작성되기 시작했고 이를 근거로 BIM이라고 불리는 3차원 도면설계가 가능해졌다. BIM은 기술적 성숙도에 따라 단순 CAD 모델을 다루는 레벨 0~3까지로 세분화되고 있다. 다시 그들의 연구 결과로 돌아와 보면 드론과 BIM은 소음과 진동, 일조장해 같은 생활환경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고 대기환경 분야(대기질, 악취, 온실가스)나 자연생태환경 분야(동식물상, 자연환경 자산)에서도 경험적 연구가 축적되면 그 적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포함)뿐만 아니라 사업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되는 사후 환경영향조사에서도 드론과 BIM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015년도 국정감사 보고서를 보면 협의 내용 미이행률이 10% 정도에 머물렀으나 2019년도 원주지방환경청이 집계한 미이행률은 무려 2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보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특히 BIM의 적용 가능성을 높일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모든 환경 관련 자료들의 디지털화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빅데이터로 불리는데 아날로그 자료에 비하면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주기도 짧으며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까지 포함한다. 필자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원장으로 재직했던 국책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1977년부터 지금까지 수행한 방대한 양의 환경영향평가보고서가 아날로그 상태로 원내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한시라도 빨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화로의 전환 작업을 서둘러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주어야 한다. 1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의 디지털화 작업은 환경영향평가산업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이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민간 부문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며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동시에 선제적 예산 배정을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뭐니 뭐니 해도 봄은 빛의 계절이다. 봄은 반짝인다. 호수의 잔물결이, 바람에 흔들리는 창백한 매화 꽃잎이, 그 꽃잎이 그림자를 드리운 하얀 시멘트 도로가 반짝인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 올려다본 새로 돋은 나무눈들도 초록별처럼 빛난다. 그 아래로 반짝이는 티아라를 쓴 어린 여자애가 지나간다. 아빠를 부르며 달려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가 본다. 젊은 아버지가 뒤돌아보고, 옆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남자애도 함께 뒤돌아보고, 두 사람은 동시에 여자애를 향해 빨리 오라고 소리친다. 주말이나 휴일이 아님에도 공원에는 사람이 많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풍경도 사뭇 낯설다. 어느 동네나 평일 낮에 공원을 산책하며 마주치는 사람은 대부분 중년 여성이나 노인들이다. 분홍, 노랑, 파랑 헬멧을 쓰고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줄넘기를 하는 아이들, 부모 주위를 빙빙 돌며 저만큼 뛰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아이들이 바로 화사한 봄이다. 다른 어느 해 봄보다 유독 올봄이 이렇듯 더 반짝이고 화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벌써 여러 달 동안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익숙한 일상을 뒤바꾸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격리, 확진환자 등등 어쩌면 평생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을 낱말들이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늘 하던 여행이나 이동을 멈추면서, 수많은 환경보호 시위들이 이루지 못했던 매연이나 공기 오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남아도는 시간 속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닫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서방의 강국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이루지 못했던 휴전 혹은 전투 중지 같은 일들이 일어났고, 알제리 군대가 못 막아 내던 리프 지역 시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 정상의 대기업들이 못 한 일도 해냈다. 세금 낮추기 혹은 면제, 무이자, 투자기금 끌어오기, 전략적 원료가격 낮추기 등등, 모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해낸 일들이다. 문득 시골에 살던 과거를 돌아본다. 4월 5일 식목일 즈음에는 무엇을 했던가. 경기도 북쪽, 봄이 그리 빨리 오지 않던 곳이라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할 무렵이고, 비로소 열무나 상추 씨앗을 뿌렸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바이러스가 뭔지, 자가격리가 뭔지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금은 어떤 시절인가. 가장 행복한 것도, 가장 불행한 것도 아닌 시간이다. 비록 바이러스는 세상을 불안으로 몰아가지만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연민과 사랑은 더 깊어지는 시절 아닌가. 언제 죽음이 등 뒤에서 다가올지 몰라 더 아름답고 소중한 시절. 아이들은 여전히 푸른 공원에서 뛰어놀고 있다. 저 아이들이 자라나 우리가 살던 세상과 다른 세상이 됐을 때, 먼 훗날 그 시절 사람들은 코로나19의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 군산시 무료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가입자 급증

    수수료가 없고 지역 상품권도 사용 가능한 전북 군산시의 배달 앱 ‘배달의명수’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군산시와 같은 공공 배달 앱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수많은 지자체가 이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되는 군산시 모델이 상종가를 치는 형국이다. 7일 군산시에 따르면 배달의명수 가입자 수는 전날 기준 3만 1478명으로, 하루 만에 7929명 늘어났다. 이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광고료와 수수료 부담이 큰 배달의민족 등 민간 배달 앱 대신 공공 앱으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명수의 인기를 증명하듯 최근 군산시의 관련 앱 접속 지연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광고료와 수수료를 절감한 배달의명수에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사업주와 시민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군산시에 도움을 청해온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명수는 민간기업의 음식 배달 앱과 달리 가맹점들이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군산시는 업소당 월평균 25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고 본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8%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LPGA투어, 당장 수입 끊긴 선수에게 상금 ‘가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코로나19로 대회가 잇따라 중단되는 바람에 수입이 끊긴 일부 선수들에게 대회 상금을 ‘가불’해 주기로 했다. 최근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발표한 ‘보너스 선지급’이라는 묘안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상당수의 LPGA 투어 회원 선수가 상금 선지급을 받겠냐는 연락을 LPGA 투어로부터 받았다. LPGA 투어는 지난 2월 16일 호주여자오픈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앞서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지난달 29일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선수들에게 최대 10만 달러의 상금을 선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즌 말 3개 플레이오프 대회를 모두 마치고 결정되는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지급될 보너스를 최대 10만 달러까지 미리 지급한 뒤 투어가 재개된 뒤 받게 될 상금액에서 당겨쓴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LPGA 투어는 기준과 금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선지급 금액은 선수의 예상 상금액에 따라 달라지므로 하위 랭커나 2부인 시메트라 투어 선수는 가불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는 “안타깝지만 우리는 PGA 투어만큼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필요한 만큼 도와주지 못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번 조치가 선수들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액수가 적든 많든 선수 보호를 위한 미국 남녀투어의 움직임이 눈물겹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이날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기총회 안건에는 관련 자구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KLPGA 투어는 4월 초 국내 개막전을 포함해 5월 둘째 주까지 예정됐던 6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상대적으로 살림살이가 옹색한 남자(KPGA) 투어도 5월 말까지 4개 대회가 연기 또는 취소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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