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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혹적인 욕망을 마신다 미각전쟁… 와인 승부史

    “부르고뉴는 가볍다. 뭔가 비어 가벼운 게 아니라 새털처럼, 또한 공기처럼 가벼운 것이다. 거기에 꽃향기가 풍기며, 과일 자체의 맛이 많이 난다. 출신지를 떠올리는 흙 맛과 미네랄 향취가 있다. 상대적으로 보르도는 무겁다. 타닌이 견고하고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도대체 뭘 가리키는 표현일까. 어지간한 와인 애호가라면 벌써 눈치챘을 게다. ‘신의 물방울’, 와인 이야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마시기 위해선 생김새조차 다른 잔을 써야 한다. 부르고뉴 잔은 항아리를 닮았다. 입술 닿는 부분 아래가 오목하게 파였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불룩해진다. 와인이 폭넓게 입안으로 쏟아져 들어가면서 특유의 신맛이 잘 느껴지도록 고안됐다. 반면 보르도 잔은 굴곡 없이 입구부터 몸통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와인의 공기 접촉을 완화하고, 맛이 입 전체가 아닌 혀끝으로 모아지게 하기 위해서다. 장삼이사들이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소한 차이지만, 애호가들에겐 맛의 차이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까닭에 1985년 영국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병에 15만 6000달러(약 1억 7300만원·1787년산 샤토 라피트-현 샤토 라피트 로실드)짜리-게다가 끊임없이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와인이 탄생하게 됐을 것이다. 이쯤 되면 와인이 아닌 욕망을 마신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근래 비약적으로 향상된 와인 제조 기술 덕에 비슷한 가격대의 와인이라면 어떤 원산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다소간 맛과 향의 차이는 분명히 있고, 애호가들은 그 미묘한 맛의 차이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라이벌 와인’(조정용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은 그 미묘한 차이를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낸다. 2등급을 벗어나기 위해 가문 대대로 피눈물 나는 노력을 벌이다 마침내 1등급 와인이 된 프랑스의 무통과 처음부터 1등급 샤토를 얻은 라피트의 이야기, 보르도의 가장 오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오브리옹 등을 벤치마킹해 그들의 아성을 넘보게 된 미국 오퍼스원의 이야기 등, 와인의 승부사(史)가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통해 세세하게 묘사된다. 아울러 책에는 저자가 세계의 유명 와인 산지를 다니며 직접 담아온 다양한 사진들도 풍성하게 담겼다. 최고의 와인이라 불리는 로마네 콩티의 올드 빈티지에서부터 와인의 신세계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과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의 유명 포도밭까지, 쉬 보기 어려운 와인 산지의 생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 되도록”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 되도록”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손진책(63)씨는 10일 “역동적이고 유연한 연기를 선보이는 국립극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이 된 그는 이날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손 감독은 시즌별 배우 계약제, 작품별 프로덕션 체제,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 등을 전면 도입해 국립극단 문제를 심층적으로 해부하고 개혁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작품마다 프로덕션별로 계약 1986년 창단한 극단 ‘미추’의 대표 자리는 부인인 배우 김성녀(60)씨에게 넘겼다는 그는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포부를 밝혔다. 예술감독 추대를 한사코 고사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이 되는 것은 예술 행위에 대한 것보다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고사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막판에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임기 동안 국공립 단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얼개 짜기만 확실히 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립극단 작품들을 모두 레퍼토리로 만들어 짧게는 1년에서 3년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반복 공연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도 만들겠다는 그는 작품마다 프로덕션별로 계약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배우 선발과 관련해서는 “단원 선발은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월급 주는 배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변했다. 그런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국립극단은 전 연극인에게 열려 있는 극단이 돼야 한다.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가능한 한 많은 배우들이 참여해 공연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즌별 배우 계약제 도입 배우가 월급받고 출근하는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는 게 평소 그의 소신이다. “외국에도 그런 단체는 별로 없다.”는 손 감독은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배우도 시즌별 계약제가 된다. 시즌별로 계약하되 훌륭한 배우는 재계약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립극단은 작품의 정체성 때문에도 종종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손 감독은 “그런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프로덕션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이제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연기에 임해야 한다. 첫 작품 ‘오이디푸스’를 일단 성공적으로 올린 뒤 실험적인 작품도 적극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회고록 발간 앞둔 부시의 속내는

    ‘역사적 재평가를 노린 부시(아래)의 언론 플레이’ 9일(현지시간) 회고록 ‘결정의 순간’ 발간을 앞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라크전과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실추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언론을 피해 조용히 지내왔지만, 회고록 발간을 앞두고 다시 대중들 앞에 서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최근 투나잇쇼, 오프라윈프리쇼에 출연했으며, NBC, 더 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NYT는 “이미지 개선과 함께 대통령직 시절의 성과에 대한 역사의 시각을 바꾸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베트남전 패배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역사의 패배자가 됐던 린든 존슨(위 오른쪽)과 리처드 닉슨(위 왼쪽)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두 사람은 임기 후 각각 빈곤 추방 정책 및 경제 번영 정책, 중국과의 관계 형성 등을 부각시키며 재평가를 이끌어냈다.”면서 “부시 역시 회고록을 통해 공로를 부각하고 실책을 해명해 위대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NYT는 이에 대해 “한권의 회고록과 몇 번의 언론 인터뷰로 8년간의 성과를 화려하게 포장할 수는 없다.”며 신랄하게 비꼬았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이라크전, 미군의 물고문 사건, 금융위기 등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력 사용을 원치 않았고,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했었다.”면서 이라크전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전쟁을 시작한 뒤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 무기를 찾지 못했을 때 충격을 받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미국인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또 “9.11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직접 승인했다.”면서 “이 같은 심문 기법은 다른 테러 기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항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국가인권위, G20에 걸맞은 위상을/유시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기고] 국가인권위, G20에 걸맞은 위상을/유시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우리 정부조직은 현재 15부 2처 18청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안부의 기구표를 보면 맨 아래 작은 글씨로 독립위원회인 국가인권위가 꼬리처럼 매달려 있다. 이것이 바로 인권위의 독특한 위상을 말하고 있다. 인권위에는 공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단체의 간난신고와 무한경쟁사회의 낮은 곳에 거하는 이들의 구난처로서의 소망이 서려 있다. 설립 이후 10년 동안 의미 있는 많은 일을 했다. 국가권력이든 사적권력이든 집단은 늘 패권과 팽창을 추구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인권위는 이를 성찰하는 기구이다. 필자는 그래서 인권위를 국가권력의 ‘영혼’이라 칭하고 싶다. 한국의 인권위는 설립 이후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여왔다. 필자가 재직하던 시절에 ‘경제동물’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들이 우리를 벤치마킹하러 왔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유엔도 칭찬하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기구였다. 1987년만 하더라도 경찰이 고문으로 대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하던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었던가. 실로 돌연변이적 인권 성장을 이룬 것이 자랑스럽다. 민주인권국가는 지구인이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 가치임에 분명하다. 그런 인권위가 지금 신음하고 있다. 날개 찢겨진 어린 새처럼. 권능을 잃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잃어가고 있다. 슬프고 부끄럽다. 두 상임위원의 사퇴, 밤늦게까지 노심초사하는 직원들의 항의는 단순히 합의제기구의 운영을 둘러싼 갈등과 알력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정부 들어 인권위가 가진 숙명적·태생적 기능을 살피지 않고 대통령직속기구화하려던 시도가 있었다. 그리고 행안부의 무리한 조직 축소 강행 등이 그 배경에 있다. 지금 G20 정상회의가 시작되고 있다.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여긴다.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세계 10위권 경제교역국의 국가만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와 더불어 헌법이 보장한 공화국 국민으로서의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를 원한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가 소외와 차별을 받지 않는 민주인권국가를 꿈꾼다. 이 소망에 대한 국가의 응답이 바로 국가인권위의 역할이다. 참여정부가 이라크 파병결정을 했을 때, 인권위는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헌법은 침략전쟁을 반대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위의 소명은 바로 이런 데 있다. 국토해양부가 거대한 댐공사를 결정하면 환경부는 여러 측면에서 이를 반대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체제이다. 일사불란, 효율의 극대화만을 유일의 가치로 여기는 사고는 개발독재의 패러다임이다. 민주주의의 성숙도는 그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현재의 인권위 파행은 현 정부의 인권의식 부재로부터 기인하는 면이 크다. 정부에 비판적인 사안을 애써 외면하고, 국민의 말할 권리에 눈 감는 인권위는 존재의 자기부정이다. 인권위의 모성적 손길이 보듬어야 할 구석은 아직 너무나 많다. ‘한겨울에 걸인 한 사람이 길거리에서 얼어 죽어도 그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 되는, 도저히 불가능한 유토피아를 이상으로 삼을 수 있을 때라야 그 사회는 조금이라도 도덕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국가인권위, 설립취지를 되새겨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는 기구로 우뚝 서기를!
  • “인력 재배치 주목할만 전문화에 힘써야 할 것”

    “어두운 현실에서 사회복지사 전진배치는 일단 바람직하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김현진 정책과장은 9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복지사 1인당 수급자가 지난해 기준으로 590명이나 된다.”며 ”미국 71명은 물론 이웃인 일본의 171명에 견줘서도 현저히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처지에서 복지사들이 현장에 더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사회복지사 본연의 일을 하려면 수요층의 사정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책상에 앉아 있도록 만들고 있어서다. 복지사 업무 자체가 단순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노원구의 인력 재배치는 특히 주목할 일이라고 한다. 김 과장은 “실제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되는데 받고 있는 사람과 반대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도 몰라서든, 다른 까닭에서든 한푼도 받지 못하는 형편을 파악해 실제 필요한 부분에 힘이 실리도록 하려면 현장 방문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례도 곁들였다. 어떤 모녀 가정을 불시(?)에 찾아갔는데 옷장에는 적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남성복들이 가득했다고 한다. 법적인 허점을 파고들어 지원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복지사들이 취약계층을 방문할 시간적인 여유를 갖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김 과장은 “독감 예방주사 접종까지 사회복지사 업무에 끼워 넣는 등 석연찮은 정책도 복지사들을 힘들게 만들뿐더러 현장 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일들을 어렵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노원구가 일반직을 자치센터로 전진 배치하는 대신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뛰도록 한 것은 반가운 조치라고 환영했다. 그는 “다만 다른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벤치마킹하려면 단순히 행정직 공무원을 내려보낼 게 아니라 복지 담당으로 지정해 전문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 김황식총리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황식총리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 승차 반대 발언 여파로 마음이 불편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일각에서는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번 일로 총리께 적지 않은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그 발언이 감사원장 시절 감사를 통해 복지 예산이 헛되이 줄줄 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이죠. 감사원·총리실을 출입해 본 저로서는 감사원장으로서 중앙부처는 물론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를 현미경으로 보듯 자세히 들여다 보셨다는 뜻이니, 앞으로 최소한 ‘의전총리’는 탈피해 정책을 제대로 챙기실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본 한 총리는 아랫사람이 써준 ‘말씀자료’도 제대로 소화를 못해 회의가 엉망이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러고도 그 총리는 자료가 부실했다고 간부를 혼냈다고 하네요. 참, 총리께서 전임자들이 ‘자원외교’, ‘세종시’ 총리를 내세워 요란한 행보를 한 것을 행여 벤치마킹할 생각이라면 그러지 마세요. 그들은 별 실권이 없어 그런 타이틀이라도 필요했던 겁니다. 정책을 아신다면 그런 대외 과시용 ‘모자’를 일부러 쓰실 필요는 없지요. 이해찬 전 총리야말로 특별한 것을 내세우지 않아도 실세 총리였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평소 말 많던 한 부총리도 그 앞에서는 입을 다물고, 총리 주재 회의에 불참하던 일부 장관들도 결석하지 않는 착한 학생이 되었답니다. 이미 눈치채셨는지 몰라도 대통령과 가까운 장관들은 총리 알기를 좀 우습게 여기거든요. 이 전 총리의 막강 파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측면이 강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힘센 총리는 ‘까칠한 정책통’이었기에 가능했지요. 장관들을 불러 묻고 따지니 기강이 안 잡히겠습니까. 이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총리 앞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관들은 행정부 공무원들을 다잡게 되고, 그러니 내각이 팽팽 잘 돌아갔죠. 이회창 전 총리처럼 헌법에 나온 총리 권한을 들먹이지 않아도, 인사권을 논하며 청와대와 괜한 신경전을 펼치지 않아도 총리가 힘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정책 챙기기입니다. 어떤 이들은 청와대와 부처가 다 조율하는데 총리가 무슨 끼어들 일이 있냐고 하지만 부처 간 정책 갈등, 중앙·지방정부 간의 문제 등을 청와대가 일일이 다 챙기긴 어렵죠. 각종 행사에 다니시느라 시간 내기 어렵더라도 정책을 차고 앉아 챙기신다면 힘은 절로 실릴 겁니다. 그럼, 총리께서 급히 챙겨야 할 과제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권익위원회가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보장을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해 국무회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한답니다. 획일적인 규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면 ‘예외’를 인정한다는 뜻은 좋아요. 그러나 법의 안정성·형평성·신뢰성 등에서 문제가 많지요. 불합리한 규제라면 법령을 고치면 될 것을 그러지 않고 규제를 피해가는 법을 제정한다는 것인데, ‘법위의 법’을 만드는 겁니다. 살아 있는 기존 법령을 무력화시키는 법 제정은 법치주의에 어긋날뿐더러 어떤 경우에 규제대상에서 예외로 할 것인지 기준도 모호해 특혜시비 등 논란이 일 게 뻔합니다. 묶인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부패·비리도 생길 겁니다. 당초 정부내에서조차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요술방망이 법’이라며 부정적 견해가 많았지만 대통령 측근이 밀어붙인다는 얘기가 있어요. 게다가 이 법은 규제완화 신청의 주체와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정비법’에 묶여 한 대기업이 공장을 짓지 못할 경우 권익위에 규제 완화를 신청해 공장허가를 받더라도 아무도 모르죠. 기존 법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누군가에게 밀실에서 특혜를 주고 싶지 않다면야 이런 법을 도대체 정부가 왜 만드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규제 완화도 좋지만 의욕이 과해 잘못된 법을 만든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법을 전공하신 총리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이런 일에 제동을 거는 것이 총리가 할 일입니다. bori@seoul.co.kr
  • 오세훈-김문수 한나라 최고중진회의 첫 참석

    오세훈-김문수 한나라 최고중진회의 첫 참석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과 지방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명분으로 초청됐지만, 이들에게는 ‘중앙 정치 무대’를 제공받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런만큼 회의장 분위기는 미묘했다.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의원은 “최고위원회의 본연의 목적과 기능을 넘어서서 다른 쪽으로 변질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회의 시작 전 김문수 지사에게 “도정(道政)말고 딴소리를 하면 ‘너나 잘하세요.’라고 얘기하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일부 중진 및 최고위원들은 오 시장과 김 지사에게만 언론의 관심이 쏠리자 떨떠름해 하기도 했다. 당헌까지 개정하며 이들을 불러온 안상수 대표 정도가 흐뭇한 얼굴이었다. 오-김 간의 긴장 관계도 두드러졌다. 회의에 임하는 방식과 태도도 대비됐다. 서울의 행정 수장이라는 특성상 중앙 언론과 정치에 비교적 노출 빈도가 잦은 오 시장은 첫 회의인 점을 감안, 낮은 자세로 탐색전을 벌였다. 반면 김 지사는 회의에서 스스로 5년 만에 중앙정치 무대에 섰음을 강조하며 노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도 했다. 회의 발언에서 오 시장은 ‘디테일’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4년간 서울시가 이끌어온 ‘그물형 복지 정책’을 언급하며 서울형 복지의 효율성과 당이 추구해야할 복지정책 방향을 결합시키려 노력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희망 플러스 통장, 희망의 인문학 과정 등 퍼주기식이 아닌 이른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복지정책이 정부와 타 지자체 등으로부터 벤치마킹을 이끌어 내며 호응을 얻어야 한다.”면서 “어려운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기초수급 대상자로부터 벗어나게 유도하는 복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도지사는 ‘그랜드’한 그림을 그렸다. 100년 뒤 국가의 미래와 글로벌을 언급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소통의 중요성, 무상급식 등 야당의 포퓰리즘적 복지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치도 논했다. 복지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다 같다는 건 여의도식 사고다. 서울과 경기도는 다르며 복지는 지역의 특색에 맞아야 한다. 당은 ‘골목민심’과 ‘골목정치’를 잘 아는 지자체와 함께 현장 맞춤형 정치를 해달라”면서 소통과 현장 중심 정치를 강조했다. 김정은·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주병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주병철 경제부장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를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애플의 CEO가 아닙니다.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입니다. 한마디로 One Man Company(1인 회사)라는 얘기입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미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인데, 중요한 것은 세계의 아이폰 고객들이 제품 성능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스티브 잡스라는 CEO에 매료돼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혹자는 스티브 잡스의 매력은 검증된 도덕성과 미래예측능력이라고 말한다. 20살에 애플이란 회사를 차렸지만 10년 뒤 그 회사에서 쫓겨났고, 이후 설립한 neXT를 애플이 인수하면서 애플의 CEO로 다시 오른 과정은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성찰을 말해 준다는 것이다. 주주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도 오늘의 그를 만든 동인이라고 한다. 귀감이 되고 부러운 일이다. 유감스럽게도 국내로 눈을 돌리면 한국판 스티브 잡스라고 부를 만한 인물이 눈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국내 굴지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회장님을 한번 보자. 검찰 조사를 한두번 받지 않은 사람이 없고, 법정 투쟁으로 날밤을 새운다. 잊을 만하면 또다른 회장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다. 이뿐이 아니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심하다.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되면 여지없이 해외로 내뺀다. 올 국감에서도 기업인·금융인 수십명이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한 사람은 거의 없다. 아예 국감 이전에 해외로 나가 별 볼일 없이 보내기 일쑤다. 현지 교민들은 “대한민국의 법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 민망하다.”며 탄식한다고 한다. 이들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오직 대물림이다. 최근 재계와 금융계 오너 또는 회장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정체불명의 뭉칫돈을 굴리다 내부 직원에 의해 까발려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은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수법을 그대로 답습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돈인데, 증여세를 낼 테니 봐달라는 것이다. C&그룹은 옛 대우그룹처럼 부실기업을 집어삼키면서 배를 불렸다. 후계 문제에서 촉발된 태광은 현대의 글로비스처럼 단돈 5000만원으로 회사를 차려놓고 계열사들의 물량을 받아먹는 식으로 매출을 올려 이익을 남겼다. 머리 큰 동생들이 큰 형님(?)들의 좋지 못한 행태를 그대로 물려받아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미소가 볼품없다고 외면하다 세금(공적자금)으로 영양분을 공급해 키워놨더니 서로 가져가겠다고 치고받고 싸우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행태도 모럴 해저드의 극치다.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사태에 이은 신한금융지주의 사태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동포들이 가방에 엔화 뭉치를 넣고 들어와 회사를 차렸고, 불법으로 외화를 유출해온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지만, 라응찬 전 회장 등의 행적은 금융 후진국의 양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남보기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스티브 잡스 같은 글로벌 리더가 많이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굴지의 글로벌기업을 많이 키웠다. 그러나 오너와 회장은 있었지만 존경 받는 글로벌 리더는 없었다.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장기집권을 위해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 때문에 글로벌 리더를 키우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계·금융계의 얼룩진 과거와 잘못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해주고 있다. 기회가 왔는데도 그냥 뭉개거나 액땜하듯이 넘어가면 글로벌 리더 양성은 요원하다. 기업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이익 증대보다는 더 많은 고객, 행복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두는 스티브 잡스의 경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판 스티브 잡스가 줄이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bcjoo@seoul.co.kr
  • 롯데 국내 첫 호텔박물관 건립

    롯데그룹 내부에서 한국사와 그룹 역사 바로 알기 바람이 거센 가운데 롯데호텔이 국내 첫 호텔박물관을 만든다. 롯데호텔은 내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 소공동 호텔 내부에 ‘롯데호텔박물관’(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박물관이 들어설 곳은 호텔을 대표하는 식음료 매장인 위스키 바 ‘윈저’ 자리. 레스토랑 ‘페닌슐라’와 더불어 윈저는 호텔 1층 식음료 매장 개·보수 공사의 일환으로 지난 6월 31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호텔 측은 박물관 자리를 놓고 고심을 하던 중 상징적 의미에서 1층으로 결정하고 아쉽지만 윈저를 희생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1979년 롯데호텔 개관과 더불어 문을 연 윈저는 31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롯데호텔은 2년 전부터 호텔박물관을 구상해 왔다. 호텔의 역사와 정통성을 재정립해 내부적으로 사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또 고객들에게는 특화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박물관에는 롯데호텔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 미래 비전 등이 두루 담기는데, 특히 호텔의 기원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금의 소공동 자리는 원래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상용호텔인 반도호텔이 터를 잡고 있었다. 호텔 측은 반도호텔 역사까지 소개함으로써 79년 동안의 호텔 및 주변의 변화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반도호텔이 있을 당시 주변에는 흙담집이 즐비했다고 한다. 호텔 측은 조선호텔 앞에 자리잡은 원구단처럼 원형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박물관 안에 담집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상을 보여주는 사진물을 비롯해 호텔 개관 당시 직원들이 착용했던 유니폼, 호텔 기물 등 관련 물품들도 수집 중이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뮤지엄과 로고가 박힌 전문용품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레플스호텔 등을 벤치마킹했다.”면서 “박물관이 들어서는 공간에 갤러리 등을 함께 배치해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지방시대] 백년지대계라는 뜻을 아는가?/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지방시대] 백년지대계라는 뜻을 아는가?/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큰일이라는 뜻이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역대 대통령들이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좋은 교육정책의 도입을 위하여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MB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MB정부 교육정책의 방향은 경쟁력 강화와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집약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임기의 절반을 넘을 때까지 제대로 되기보다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형 사립고 설립 문제는 진보 교육감들의 반발로 흔들리고 있다. 또한 수능 문제의 70%를 EBS 교재에서 출제한다는 말만 믿고 오답투성이의 EBS 교재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혼란을 아랑곳하지 않고 돈 버는(교재대금으로 600억원 이상을 벌어들임) 재미에 빠져 있는 교육당국의 나태는 도를 넘었다. 그뿐이 아니다. 사교육 경감과 선진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취지로 교과부가 대표적인 대입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도는 너무도 다양(?)하고 복잡해 대학에서 일하는 필자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내년부터는 전형을 단순화한다고 발표하긴 하였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더 조장한다는 비난에 대해 교육당국은 무어라 항변할 것인가?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사교육에 의존할 형편도 안 되고 퍼즐 맞추듯이 해야 하는 제도 앞에 무기력하게 발만 동동 구르는 그들의 아픔을 아는가? 이것은 불공평하다.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공정사회 구현과도 거리가 멀다. MB 정부의 대표적인 대학육성사업 중 하나인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은 향후 5년간 8250억원을 투입,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대학의 연구수준을 높이겠다는 사업이다. 처음부터 탁상공론적인 사업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회의적인 결과 예측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용감하게(?) 밀어붙였다. 교육부의 WCU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에서 초빙한 교수들의 출장비로 많은 돈이 지급되는 등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문제가 많았다. 사필귀정인 셈이다. 물론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자 국가경쟁력의 근원인 교육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선진국의 좋은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발빠르게 추진하는 교육부의 열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사업들이 흔들리다 보니 교육정책 전반에 대하여 총제적인 점검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체적으로 새로운 정부나 지도자가 들어서면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하여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여 결과를 보려 한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짧은 시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교육정책의 실패는 국가 경쟁력의 저하는 물론 전 국민의 피해를 불러온다. 새로운 교육정책의 입안과 시행에는 돌다리도 두세번 두드린다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였겠는가.
  • [씨줄날줄] 자전거 사랑/최광숙 논설위원

    생계수단이었던 잃어버린 자전거를 찾아 헤매다 자전거를 훔친 안토니오. 도둑으로 몰려 모욕을 받지만 다행히 경찰서행은 면한다. 아들과 함께 해 지는 로마거리를 허탈하게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화 ‘자전거 도둑’은 제2차 세계 대전 후의 피폐한 로마 거리를 통해 가난과 사회적 모순을 고발한다. 이렇듯 자전거는 멀고 험난한 인생 길을 가는 데 꼭 필요한 동력(動力)이자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맡아 왔다. 누구나 어린 시절 자전거로 인생의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기어다니다 걸을 만하면 제일 먼저 타는 것이 세발자전거다. 그걸로 열심히 발힘과 균형감각을 길러 두발자전거를 탈 때쯤 초등학교에 간다. 이후 자립의 길로 접어들 때 자전거가 인생의 친구가 되기도 한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배우는 동요도 “따르릉 따르등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편리함에 맛들이면서 자전거는 뒤로 밀려난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자전거를 ‘가슴’에 품게 되는 때가 온다.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혹은 오로지 내 몸의 힘으로만 달리는 자전거의 정직함을 찬미하고자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생긴다. ‘칼의 노래’ 작가 김훈은 ‘자전거 여행’에서 자전거 타는 묘미를 이렇게 묘사한다. “팽팽한 바퀴는 길을 깊이 밀어낸다. 바퀴가 길을 밀면 길이 바퀴를 밀고. 바퀴를 미는 힘이 허벅지에 감긴다.” 산악자전거 마니아인 가수 김세환은 자전거로 젊음을 유지해 나이보다 젊어보인다. 달리기를 즐기던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의사의 권유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산악자전거광이 됐다. 해외 순방 때도 항상 자전거를 갖고 다닐 정도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 또한 산악자전거 팬이다. 영국의 최연소 총리 캐머런도 지난 2005년 영국 보수당 당수가 되고 난 뒤 자전거를 타고 국회에 등원했을 정도로 자전거를 즐긴다고 한다. 서울시가 여의도 등에서 공공자전거 400대를 시범운영한다고 한다. 지하철역 근처 보관소에서 공공자전거를 빌려 타고 직장까지 간 뒤 근처 보관소에 반납하면 된다. 자전거 마니아인 오세훈 시장이 몇년 전 파리 출장길에서 보고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사람과 자연, 둘 다를 살리는 효용성을 지닌 자전거의 이용을 늘리겠다는 복안일 것이다. 그의 바람대로 서울시민들이 두루 자전거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 가난에 찌들었던 로마 거리처럼 혹 ‘자전거 도둑’이 출연하지나 않을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시화호 조력발전소 일대 관광특구 추진

    시화호 조력발전소 일대 관광특구 추진

    경기 안산시가 시화호조력발전소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화호 관리기관인 한국수자원 공사도 대부도~조력발전소~시화호를 엮는 관광벨트 육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력발전소는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안산시는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이자 시설용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조력발전소 일대의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전담부서를 설치해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시화호, 시화멀티테크노밸리(시화MTV)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 등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하루 25만 4000㎾, 연간 5억 5270만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김철민 시장은 “시화호조력발전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라며 “관광특구 지정과 관광벨트 조성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건호 수공 사장은 “관광지 조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산·시흥·화성시에 걸쳐 있는 시화호는 총저수량 3억 2200만t의 인공호수로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40여㎞ 떨어져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바다 위의 주제관은 엑스포 역사상 최초”

    강동석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상하이 엑스포 폐막식에 참석, “내년 말까지 여수엑스포 건물을 모두 준공하고 2012년 3월에 여수 시민들에게 미리 엑스포를 관람시켜 문제점을 보완한 뒤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여수엑스포 주제인 바다와 관련, “기후변화 원인도 바다에 있고 해법도 바다에 있다. 바다는 육지와 달리 국경을 그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선진국 일부의 노력만으로 인류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모든 인류가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제관을 바다에 짓는데 우리나라 최초이고 엑스포 역사상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관람객 800만명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외국인 유치를 늘리기 위해 여수공항에 전세기나 부정기편을 띄울 생각이다. 호화여객선으로도 유치한다. 톈진, 칭다오, 웨이하이, 상하이 등에서 여수까지 크루즈를 개설하는 것을 일부 선사와 협의를 시작했다. 일본 서부지역과 크루즈도 연계한다. 여수시도 크루즈 선착장을 지을 계획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강 위원장은 “전남 남해안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나 다소 실행력이 미미하다.”며 “인구 30만명의 여수만으로는 숙박·교통을 단독으로 해결하기에 무리가 있는 만큼 남해안 벨트가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상하이 조직위의 기획력과 조직력에 감탄했다. 방대한 시설을 꾸미고 운영하는데 하루 100만명 관람객을 받으면서도 큰 사고가 없었다.”며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했다. 또 “상하이 엑스포는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며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상하이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박재범 칼럼]인터넷 괴물과 국가브랜드

    [박재범 칼럼]인터넷 괴물과 국가브랜드

    얼마전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사이트가 엉터리 괴담을 퍼뜨리더니 어느새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한 이슬람 청년이 200명이 넘는 한국여성을 성추행했고 이슬람 이민자에 의해 스웨덴이 몰락했다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는 홈페이지에 한달여 동안 관련 글이 1500건 이상 쏟아지자 아예 글을 삭제했다. 그럼에도 글은 여전히 오른다. 타진요를 잇는 파괴력을 가질지 추이가 주목된다.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괴담의 전개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먼저 불안이나 의심 수위를 극도로 끌어올린다. 장(場)을 펼친 리더는 어둠 속에 숨은 채 암시(暗示)만 던질 뿐이다. 때로 정치적 목적을 띠었을 경우 오프라인에서 실력행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누리꾼들은 조종자의 의도대로 너무 빨리 판단한다. 진위는 이 과정에서 매몰된다. 설령 사후에 거짓으로 판명 나도 반성하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익명이었고 군중 속의 일원으로 행했던 일이었기에 아무도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누군가 새로운 불씨를 점화하면 사람들은 이전의 경험을 까맣게 잊고 또다시 흥분한다. 지나치게 흐름을 단순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괴담의 전개형태는 이같이 정형화되고 있다. 광우병과 타진요가 매듭지어졌듯이 이슬라모포비아도 언젠가 종식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데 있다. 타진요와 관련,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한국학생의 입학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공문이 외고 등에 보내졌다는 인터넷글도 있었다. 사실 여부를 모 외고 해외진학담당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멀리 미 버지니아대 총격사건이나, 가까이 SAT 문제지 유출사건 등 몇 차례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으나 한국학생의 입학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스탠퍼드대 관계자들의 인식이 흔쾌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또 이달 초 일본의 한 신문은 ‘한국의 인터넷은 정체불명의 괴물’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인터넷이 선동과 감정의 배출구에서 배려와 품격을 갖춘 아름다운 광장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해외의 시선은 점차 나쁜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제 온 국민이 인터넷 괴물에 대해 숙고할 시점이다. 괴담이 하나 둘 축적될수록 우리 심성은 너나없이 피폐해질 것이다. 외국에서 한국을 보는 눈도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 ‘경제는 괜찮지만 그 밖의 것은 괴물’이라는 시각이 자리잡는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제품이 시장에서 현재처럼 높은 성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초점을 좁혀 인터넷 괴물을 국가 브랜드와 연결시켜 살펴보자. 인터넷의 운용상 폐해를 줄이되 우리 모두에게 보탬이 되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마침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치돼 있고 슬로건이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경각심을 갖고 인터넷 괴물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브랜드 차원에서 인터넷 괴담을 논의할 때에는 정교하고도 참신한 접근이 긴요하다. 탁상에 전문가와 공무원 몇몇이 모여 앉아 대안을 찾는 것은 구태의연하다. 방법은 현대 경영의 구루(guru)들이 알려준다. 누리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괴물은 소통기술의 양적 팽창 속도를 사용자의 내적 완성도가 뒤따라가지 못하는,불균형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를 전세계적으로 수집하고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다. 악플 대신 선플 운동에 나서도록 하는 게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물론 과거 주입식 반공교육이나 윤리교육의 판박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재미가 없으면 뜻이 제 아무리 좋더라도 실패한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했다. 괴물을 키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될 것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jaebum@seoul.co.kr
  • 울산 지능형 교통체계 세계대회에서 빛났다

    울산 지능형 교통체계 세계대회에서 빛났다

    울산의 지능형교통체계(ITS)가 세계 교통전문가들의 이목을 끌면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시는 2005년 2월 울산교통관리센터에 ‘지능형교통체계’를 구축해 통합관리하면서 도심의 차량흐름 개선과 신호기 연동을 통한 대기시간 단축, 실시간 시내버스 운행정보 제공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제17회 ITS 세계대회’(개최지 부산 벡스코)에 참가한 호주, 네덜란드, 러시아, 일본, 덴마크, 타이완, 콜롬비아 등 10여개국 120여명의 ITS 전문가들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매일 30~40명씩 울산교통관리센터를 찾아 벤치마킹하고 있다. 펠리페 타가 콜롬비아 교통부 차관을 비롯한 20여명은 이날 울산교통관리센터를 찾아 지능형교통체계의 운영 현황 및 효과와 현장 시설물을 점검했다. 이들은 또 신호기 연동을 통해 도심의 차량 흐름이 크게 개선된 효과를 직접 확인한 뒤 버스운행 정보가 인터넷·휴대전화·버스정류장 안내단말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버스정보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울산시 관계자로부터 들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필리핀, 태국 등 11개국 해외경찰연수생이, 9월에는 베트남 공무원연수생들이 울산교통관리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시는 세계 ITS 전문가들의 울산의 지능형교통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제17회 ITS 세계대회’ 행사장에 ‘울산시 홍보전시관’을 설치해 선진화된 지능형교통체계를 알리고 있다. 또 울산시 공무원 100여명을 벡스코에 파견해 신기술 정보교환과 기술교류 등을 통한 업무능력을 높이고 있다. 울산시 정보화담당관실 이은진 담당은 “지능형교통정보체계가 구축된 이후 도심의 차량흐름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벤치마킹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지역개발 현장] 경주 천북산단

    경북 경주에 산·학·연·관 형태의 맞춤형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경주시 천북면 화산·오야리 천북일반산업단지. 27일 천북산단 조성 현장에서는 산을 깎고 흙을 운반하는 중장비와 덤프트럭 수십대가 분주히 움직였다. 187만㎡에 2219억원을 들여 110개 기업이 입주하는 프로젝트다. ●110개 기업 입주… 공정률 70% 1, 2단지는 공사를 마치고 현대중공업과 영국 징콕스, 한국철강 등 국내외 대기업을 비롯한 85개 기업이 조업하거나 입주 중이다. 3단지는 내년 말 완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 70%, 분양률 65%를 보이고 있다. 천북산단은 산업용지 129만 6429㎡, 기업지원시설용지 9만 7527㎡, 도로·주차장·공원·녹지 47만 7288㎡로 구성됐다. 산업용지에는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철강·자동차·반도체·정보통신 등의 기업체가 입주한다. 특히 산업용지에는 경일대 기계·자동차·전기·통신·컴퓨터 공학 관련 학과가 주축이 된 제2캠퍼스가 조성돼 입주 기업체들의 연구 활동 및 직원 재교육 등을 지원한다. 천북산단은 분양가가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3.3㎡당 60만~70만원으로 인근 공단 200만~300만원과 비교해 훨씬 싸다. 교통 요충지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경주·포항은 5분대, 포항 신항만과 포항공항·보문관광단지·경부고속도로 건천 나들목까지 10분대로 접근이 가능하다. ●3.3㎡당 분양가 60만~70만원 ‘저렴’ 국토해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 우수 사례 지역으로 선정됐고,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전국 광역 시·도 산단 관련 공무원 등 100여명이 현장을 벤치마킹했다. 경주시는 천북산단이 본격 가동되면 전체 매출액은 2조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연간 50억원의 세수 증대 및 33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1조 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도대영(54) 경주시 산업입지담당은 “천북산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산·학·연·관이 맞춤형 클러스터를 구축해 일궈낸 사업”이라며 “포항의 철강, 울산의 중공업단지와 연계된 경주 경제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기상예측 노하우 전수받고 싶어”

    “한국 기상예측 노하우 전수받고 싶어”

    “한국의 기상 예측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습니다.” 동아프리카 7개국에서 온 기상청장들과 동아프리카기후예측센터(ICPAC) 소장이 25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을 방문했다. 이들은 나흘간 기상청이 개최하는 ‘한-아프리카 기상협력발전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해 한국과 동아프리카 10개국 간 기상협력의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케냐, 부룬디, 지부티, 에티오피아, 수단, 우간다,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7개국에서 온 8명의 기상전문가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한 한국의 선진기상기술을 벤치마킹해 극단적인 기후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기상예측 수준을 높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라반 오갈로 동아프리카기후예측센터장은 “동아프리카는 현재 번갈아 나타나는 홍수와 가뭄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 측면에서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마이클 칼루보 우간다 기상청장도 “지금도 말라리아가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새로 병이 창궐하고, 우기의 주기가 변하는 등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피해가 곳곳에서 발견된다.”면서 “하루 빨리 기상예측기술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의 기상기술 발전을 위해 앞서 한국 기상청은 지난 4월 ‘한-아프리카 기상협력 및 지원 약정’을 체결했다. 또 동아프리카기후예측응용센터에 기후예측모델 구축을 지원하는 등 이들 국가의 기상기술 발전을 지원해 왔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수치예보시스템 운영기술을 전수하고 컴퓨터 등 전산장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기상협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광준 기상청 차장은 “1988년 설립된 동아프리카기후예측센터가 세계기상기구(WMO)의 지역기후센터로 지정되면 아프리카 지역 기후정보의 표준산출물을 생산할 수 있고 그것을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서 “동아프리카 지역의 기상기술 발전을 위해 기상 전문인력 교육 등을 통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노벨상 유감/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 노벨상 유감/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필자는 상 받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노벨상의 경우는 좀 다르다. 노벨상이 지니는 국가적 위상 제고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올해도 한국은 노벨상 좌절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꾸준히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내고 있다. 이미 물리학·화학·생리학 등 기초 분야에서는 물론 문학 분야에서까지 도합 10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상자를 배출한 마당에, 이번 노벨 화학상 역시 2명의 일본인에게 돌아갔다. 지난 2008년 물리학상 2명, 화학상 1명에 이어 2년 만의 쾌거다. 도대체 무엇이 두 나라의 차이를 가져왔을까. 필자는 최근 ‘바보’ 연구를 하다가 그 까닭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는 ‘센몬바가(專門馬鹿)’가 있다. 우리말로 ‘전문바보’라는 뜻인데, 이들은 한 분야에 바보스럽게 몰입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센몬바가’는 한번 책상에 앉아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모른다. 세상에 난리가 나도, 전쟁이 일어나도, 나라가 망해도 자기 연구에만 몰두한다. 혹은 골방 같은 연구실에서, 혹은 도량 같은 작업실에서, 날 새는 줄 모르고,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스스로 감금되어 연구에 연구, 작업에 작업을 거듭하는 이 ‘전문바보’들이 오늘의 일본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한마디로 ‘센몬바가’는 일본의 민족성 교육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이다. 일본은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가업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또 그것을 높이 평가해 주는 민족전통으로 유명하다. 또 일본은 나름대로 학벌을 중히 여기면서도 한 분야의 전문가를 최고로 쳐주는 교육문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명인(名人), 장인(匠人), 대가(大家), 달인(達人)이라는 낱말에서는 일본 냄새가 난다. 바로 이런 풍토에서 ‘센몬바가’가 탄생한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된다. 다른 것은 못해도 된다. 하나만 잘하면 그것이 최고다. 한 분야의 1인자가 최후의 1인자다.” ‘센몬바가’에 숨어 있는 이 정신이 오늘날의 노벨상 강국 일본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노벨상 좌절을 아쉬워함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멀리 보고 ‘전문바보’들이 맘껏 활개를 치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기왕에 노벨상 얘기가 나왔으니 차제에 다른 노벨상 강국인 미국의 또 하나의 비결을 벤치마킹해 보자. 미국에서는 시카고 대학을 노벨상 왕국이라 한다. 그것은 동문교수 중 노벨상 수상자가 70명이 넘기 때문이다. 과거 시카고 대학은 동부 명문대학들에 비해 역사도 훨씬 짧고 시카고에 위치해 있어서 우수한 학생들을 동부 명문대학들에 빼앗겨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데는 항존주의 교육철학의 시조인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공이 컸다. 1929년 총장이 된 로버트 허친스 박사는 4년 교과과정 중에 위대한 고전(great classics) 100권 읽기를 포함시켰다. 각 분야를 망라하여 100권의 고전을 읽으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영원불변하는 진리를 발견하고 그러한 진리 탐구에 필요한 역할모델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즉, 고전 속에서 위대한 사상과 인물을 만나 원대한 꿈을 품고 위대한 인간이 되라는 취지였다. 이 교육비전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효력을 발휘하여 방금 얘기한 바와 같이 놀라운 성과를 올렸던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기획을 위해 반드시 배워두어야 할 대목이다. 독서의 계절이 무르익고 있다. ‘전문바보론’이나 ‘위대한 고전론’이나 우리의 독서문화를 성찰케 하는 자극제임에 틀림없다. 짧은 소견인지는 모르되, 바야흐로 ‘e북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필자에게는 깊은 사색이 깃든 독서를 위하여 아무래도 활자책이 더욱 매력 있게 보인다. 행간에 머물다가, 여백에서 노닐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로 남기고 페이지를 넘기는 즐거움이란! 조선후기 대학자 정약용, 발명가 에디슨,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하나같이 메모광이었음을 명심할 일이다.
  • [웰컴 투 서울] ④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웰컴 투 서울] ④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2008년 대선에서 압승하면서 크렘린궁의 주인이 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5)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늘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전임 대통령 푸틴에게 후계자로 발탁돼 대통령직에 앉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푸틴의 심부름꾼’이란 이미지를 벗기 어려웠다. 그러나 집권 2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예상을 뒤엎고 ‘탈(脫) 푸틴’ 행보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기대 밖의 독자적 국정운영 능력에 러시아 안팎에서는 2012년 대선에서 실세 지도자인 푸틴과 경쟁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메드베데프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푸틴의 강경노선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국내 정치에서는 푸틴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깨고 개방적·자유주의적 정책을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시절 국유화된 기업들을 민영화하려는 노력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4월 한 인터뷰에서 “민주주의가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돼선 안 된다.”는 소신을 피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방 이후 경제혼란을 거치면서 1998년 한때 국가부도 위기까지 내몰렸던 러시아 경제는 지난 10여년간 고유가 덕분에 매년 6~7%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근년 들어 세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자원의존형 경제구도의 한계를 절감한 러시아 정부는 최근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모스크바 근교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한 첨단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한국을 방문하게 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외교적 노림수가 적지 않다. 천안함 사건 이후 껄끄러워진 한·러 간 협력관계를 재구축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식량, 해양보호 등 새로운 국제이슈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이번 회의를 십분 활용할 전망이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은 “회원국 간 원유 유출 사고방지 및 관련기금 마련 방안을 주창하는 한편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비자 체계를 완화하는 등 실질적 외교 협력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재조정 등 국제 경제질서 개편 문제도 주요 안건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공동성명을 내고 “IMF 이사회의 의결권을 유럽에서 신흥경제국으로 옮기는 문제가 서울 정상회의에서 꼭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본이동 변동성에 취약한 신흥개도국들이 금융안전망을 갖출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무대로 이번 회의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고]제천 한방엑스포와 한의학의 가능성/김재갑 제천국제한방바이오 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기고]제천 한방엑스포와 한의학의 가능성/김재갑 제천국제한방바이오 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약과 관련, 세계 최초의 국제행사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2010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31일간의 대장정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단체 관람객과 가족단위 관람객이 몰리면서 1차 목표였던 105만명을 일찌감치 돌파하여 모두 136만명이 찾았다. 이러한 행사가 처음 열리다 보니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다른 행사장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남녀노소 모두 한의약을 보고, 만지고,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 하나하나에 많은 고민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방엑스포라는 힘든 대장정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 다른 시·군은 물론 충북도민과 제천시민, 그리고 여러 기관과 단체가 성공적인 개최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1200명의 제천시민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의 열정은 엑스포 성공 개최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형 행사는 절대 혼자 치르지 못하며, 설사 치른다 하더라도 그 성공 여부는 매우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제천시민들은 인내력을 갖고 기다려 주고 행사장을 찾아 격려해 주었다. 세게 최초의 한방엑스포가 우리 고장에서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두 팔을 걷고 모두 홍보요원이 되어 주었다. ‘한방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엑스포는 한의약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도모함은 물론 우리의 전통의학을 직접 체험케 함으로써 한의약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족, 한부모가정 등을 무료입장시켜 다함께 즐기는 ‘인정엑스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엑스포의 성공비결로는 건강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을 읽어내고 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한의약에 대한 관심을 높였던 점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 각계각층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언제나 궂은 일을 성실히 수행해온 자원봉사자와 14만 제천시민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아울러 국내외 학술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이뤄낸 관련 기관, 단체 등 전문가 그룹의 헌신적인 노력과 엑스포 행사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온 방송 및 언론매체의 지원과 협조도 큰 몫을 해 주었다. 이번 엑스포의 성공으로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약은 세계 전통의학 분야에서 우뚝 설 수 있었고, 앞으로 제천을 한방산업의 메카로 집중 육성하는 데도 큰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엑스포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하여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개최될 ‘2013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디딤돌이 되기에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 2013년 행사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 한의약이 세계적인 대체의학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한방엑스포의 성공은 ‘한방 하면 제천, 제천 하면 한방산업’임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나아가 중앙정부도 자치단체에 대한 신뢰와 함께 한방도시 성장을 위한 지원을 보다 확대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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