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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자동차협 孫乙來회장 인터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뉴 밀레니엄 모터쇼를 서울에서 열게 돼 잘 치루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는계기로 삼겠습니다” 수입차 모터쇼를 총 지휘하는 손을래(孫乙來·한성자동차 부사장)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은 어려운 국내 수입차 시장상황에서 모터쇼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준비과정에서 소비자는 물론 정부·언론·관계기관의 왜곡된 시각과 인식을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지만 이번엔 꼭 바꾸어 놓겠다고 다짐했단다. 전시회 이후 수입차 시장은 틀림없이 지금보다는 더 발전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입니다. 모터쇼의 주제를 ‘동(動) 그리고 새로운 천년’이라고 정한 까닭도 여기에있습니다” 국제적 모터쇼를 구경할 기회가 많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준높은 모터쇼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자동차의 단순기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생활의 일부,나아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모터쇼에 참가하는 18개사가 모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자동차메이커들인데다 각사가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고려대 불문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90년 12월부터 10년간 벤츠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주)에서 세일즈·마케팅을 맡았다.지난달 제3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에 취임했다. 육철수기자
  • 수입차업계 “시장 붕괴” 반발

    재정경제부가 배기량 2,400㏄ 이상 고급자동차를 구입한 내역을 국세청에정기적으로 통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수입차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BMW 벤츠 GM 등 수입차 업체들은 “정부의 이런 방침이 수입차 시장의 기반을 붕괴할 것”이라며 공동대응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2,400㏄ 이상 자동차는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의 경우전체 10%에 불과하지만 수입차업체들은 99.9%가 해당된다”면서 “이는 국내에서 수입차를 팔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에 결정적 걸림돌이 될 뿐아니라 수입차시장의기반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다”며 “또 다른 비관세 장벽의 하나로 정부측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정부의 방침에 일부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소득 투명성을 높여 국민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육철수기자 ycs@
  • 소형·준중형 승용차 시장 ‘후끈’

    현대자동차가 고급형 준중형 승용차 ‘아반떼 XD’를,대우자동차가 소형차‘라노스Ⅱ’를 최근 잇따라 출시하면서 RV(레저용)차량의 기세에 눌렸던 소형 및 준중형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도 다음달 초 열리는 모터쇼를 계기로 준중형 승용차를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시장을 둘러싼 판매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와 대우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다음달 중순쯤 기존 세피아Ⅱ를 개선한 준중형 세피아 후속모델 ‘세피아S-IV’를 출시할 예정이다.새 모델은 기존 세피아Ⅱ보다 중형급 분위기를 내는데 치중했으며,라디에이터 그릴 및 앞뒤 램프 변형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어 현대의 아반떼XD의 맞수가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또 소형차 리오를 대폭 보강한 ‘밀레니엄 리오’를 24일부터 시판할 예정이어서 IMF때 레저용차의 경제성에 밀려 고전했던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소형 및 준중형차 시장점유 경쟁을 앞두고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전략을 짜내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대우차는 지난해 3월 출시한 누비라Ⅱ가 준중형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모델이어서 당분간 이 모델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2002년 출시를 목표로 누비라와 크기가 비슷한 준중형 모델(J-200)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올해 누비라 4만5,000대 판매가 목표다. 지난 19일 아반떼XD를 출시한 현대차는 첫날 판매계약이 매월 평균판매량(3,600대)에 근접하는 3,200여대를 기록,올해 준중형차 시장의 50%(8만대)를휩쓸겠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업계도 수입차모터쇼에 국내 준중형급 차종에 해당하는 차량을 대거 출품,가격 경쟁에선 다소 불리하지만 디자인과 안전성,기술력을 바탕으로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준중형 출품 차종은 BMW 3시리즈,벤츠뉴 C클라스,다임러크라이슬러 스트라투스,사브9-3,볼보 40시리즈 등이 꼽힌다. 육철수기자 ycs@
  • 5명 살해한 30대 연쇄살인 용의자 영장

    부산 철강회사 회장부부를 살해한 범인이 충남 천안에서 붙잡혔다. 충남 천안경찰서는 14일 정두영(鄭斗永·33·전과 6범·부산시 해운대구 반송동 150의 2113)씨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쯤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1240의 3 철강회사 DCM회장 정진태(鄭鎭泰·76)씨 집에 침입,정씨와 부인 손호석씨(73),파출부 황태순씨(50·조선족)등 3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놀러온 손씨의 친척 김경순씨(75·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를 마구 때려 늑골을 부러뜨리는 중상도 입혔다. 앞서 정씨는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쯤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3가 411 박춘기씨(41·주점업)집에 침입,박씨의 처형 김업순(46·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522의 28),가정부 김태순씨(56·〃연제구 연산5동)등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박씨의 부인 김필자씨(39)에게 중상을 입혔다. 범인 정씨는 철강회사 회장 정씨 집에서 벤츠승용차,롤렉스시계,현금 2,000만원과 박씨 집에서 현금 3,800만원,다이아반지 등을 빼앗아 달아났었다. 정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쯤 천안시 원성동 김모씨(58·종이 재생산공장사장)집에서 1,000만원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
  • [대한포럼] 미국, 무역적자 타국에 전가말라

    미국이 올해 우리나라에 통상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해져 자칫 서두르는 나머지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미국 정부나 업계가 거론하는‘한국 시장의 폐쇄성’도 현실감이 없어 보이고 한국민의 미국 인식만 나빠질까 걱정스럽다. 한국 정부는 내달부터 자동차,제약,철강과 반도체 등에서 미국의 시장개방압력과 싸울 예정이다.우리나라가 지난 2년간 수백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내면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사실상 졸업하자 미국이 자국 제품을 더 사라고 몰아붙이는 모양이다.미국도 사정이 딱하긴 하다.미국 경상수지 적자가지난해 4·4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97년이후 매년 1,000억달러 이상 급증해 이른바 신경제가 거덜날 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높아진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폐쇄적인 시장을 집중 거론한 것을 비롯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도 한국에게 세제개선등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슈퍼 301조까지 발동해 무역보복을 할 지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점쳐진다.안타까운이유는 미국이 한국 소비자와 시장분석없이 종전과 같은 구태의연한 개방압력에 집착하는 것같아서다. 한국 소비자들의 흥미로운 의식 단면은 최근 정신문화연구원의 조사에서 엿볼 수 있다.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니고 현재 나이가 30대인 서울대 386세대 중 절대다수인 87.5%는 ‘품질이 좋고 값이 싸다면 국산과 외제를 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그러면서도 65%가 ‘기간산업은 국가가보호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들 서울대 386세대뿐아니라 전국 30대들도 이른바 개인적으로는 외제를 수용하면서도 사회의식은 외세에 보수적인 ‘개방적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0대 이후 세대들은 사실 맹목적인 국산품 애용을 교육받거나 아니면 ‘양담배 피우면 처벌받는다’는 강압적인 문화에 길들어져왔다.따라서 더 보수적으로 ‘그래도 국산품을 써야지’하는 잠재의식이 강하며 기간산업의 국가소유에도 더 찬성한다. 그래도 한국 소비자들의 의식은 서서히 변하고 있다.젊은 소비자들은 미국이 ‘싸고 질좋은 제품’을 팔면 사줄 가능성이 더 높다.정보통신분야에서독보적인 미국의 컴퓨터 장비는 한국기업들이 ‘알아서’잘 사주고 있다.지난해 BMW가 국내 외제차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을 비롯해 벤츠 등 독일차가호조를 보인 것은 경쟁력과 소비자선택에 따른 것이지 독일 정부의 압력 때문은 아니다.한국의 관세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세금에 관한 한 한국 정부가 고칠 것은 거의 없다.외국인이 한국 기업과 건물을 대량 사도 덤덤하게봐줄 정도로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상당히 사라졌다. 다만 미국 정부나 기업들은 고려할 것이 있다.한국에는 미국의 부정적인 면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 386세대가 주력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외환위기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있는 사람도 있다.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기성 세대들은 한국의 경상수지흑자가 줄어들면외환위기가 재발될까 우려한다. 과거 미국은 통상압력에서 총대를 메고 앞장섰지만 ‘재주만 넘고’ 실제이익은 중국과 유럽이 챙겨왔다.외국인이 한국기업들을 인수한 뒤에도 소비자들을 고려해 국내 기업의 간판을 그대로 달게 하는 세심함을 미국은 무역정책에서 본받았으면 싶다. 한국이 이제 막 외환위기를 벗어난 시점에서 억지로 미국제품을 사라고 하면 미국정부와 미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높이게 될 것이다. 미국은자국내 경기 활황으로 늘어난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국내 경기를 안정시키는 데 더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李商一 논설위원]bruce@
  • “수입차 왜 안팔리나”

    한국에서 수입차는 왜 안팔리나. 미국·유럽 자동차업계가 한국차 시장의 폐쇄성을 공동으로 제기한 가운데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22일 독일 BMW와 벤츠의 국내판매 현황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아 수입차 업체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수입차 판매부진 원인이 ‘시장폐쇄’가 아니라 ‘마케팅 부족’에 있다고 했다.유사차종과 가격대로 알려진 BMW와 벤츠의 지난해 국내판매량은 각각 1,001대와 349대.BMW가 벤츠의 3배다. BMW는 95년까지 벤츠에 크게 뒤쳐졌다가 96년 자회사 직판체제 전환이후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면서 상황을 역전시켰다는 것이다.반면 벤츠는 해마다 10%대의 시장점유율이 98년 5.3%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4.5%로 다시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것.특히 벤츠는 우월한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도국내 판매비중이 큰 중형차 시장을 외면하고 대형차 판매에 치중하는 등 시장특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수입자동차협회측은 이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다”면서 “내수시장 전체로 볼때 수입차 점유율이 0.24%밖에 안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제쳐두고단순히 판매 증감률만 따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다.이어 “국산차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세금과 ‘수입차=비싼차’로 여기는 소비자의 인식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육철수기자 ycs@
  • 한국車시장 폐쇄시비는 부당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21일 미국·유럽 자동차협회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이 폐쇄적이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개방적인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판매의 부진만을 이유로 한국을 공격하는 것은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협회는 이날 미국 현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수입차판매 증가는 한국 실정에 맞는 자동차를 갖고 보다 경쟁적인 가격과 품질,애프터서비스,광고활동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에 달려있다”고강조했다.이어 “실례로 BMW와 벤츠는 다른 수입차 업체와 달리 지난해 한국내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올해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150% 는 6,000대를 달성할 수 있을것”이라며 “특히 한국의 구조조정 및 관세,세제,형식승인 절차의 개선과 5월 수입차모터쇼에 대한 정부 후원에 힙입어 수입차 판매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외교통상부는 “자동차 교역 불균형은 시장조건에 따른 것일 뿐시장이 닫혀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니다”면서 “한국에선 외국산 차에대한 차별이 없음은 물론,외제차 소유자에 대한 세무조사 등 어떠한 불이익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육철수기자 ycs@
  • [외언내언] 社內대학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칩 생산업체 인텔의 상무급 이상 임원은 사내대학의 교수로 활동한다.직원들이 공부하면서 자신들의 ‘꿈’인 임원의 행동을배우도록 독려하는 목적도 있다. 독일 벤츠사는 2년 전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을 앞두고 사내대학을 설립했다.회사 통합에 따른 기업문화 충격을 줄이고 간부들이 세계경영전략에 적응토록 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업들이 사내대학을 운영하는 것은 이런 목적 외에도 기술인력 양성과 직원들의 재충전,훈련 등을 염두에 둔다. 이익을 따지는 데 칼같은 기업들이 얼핏 ‘낭비’처럼 보이는 사원교육에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한국 모토롤라 사원교육기관의 한 관계자 말대로 “직원 교육에 드는 비용보다 교육을 게을리 해 회사가 입을지 모르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90년대 중반부터 사내대학을 잇따라 만들었다.사내대학의목적은 국내외 기업 모두 비슷하지만 국내 사내대학은 고급인력의 자체 양성에 보다 중점을 두는 점이 다르다.외국기업들이 경영자 후보나 고급 샐러리맨을 수천개의 경영대학원이나 다른 기업에서 데려다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급 인력의 외부충원이 쉽지 않은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 미비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우리 대기업의 사내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국내 사내대학에 이제 학위까지 주어질 모양이다.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최근 재벌 산하 민간 경제연구소장들과 만나 사내대학도 학위를 줄 수 있도록 허용할 뜻을 밝혔다.이를 위해 일반대학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시설기준을 사내대학에는 낮춰줄 계획이다.종업원들은 ‘연수’로 만족하지 않고 ‘학위‘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종업원들이 공부에 취미를 더붙이도록 학위가 미끼(?)로 동원됐다고나 할까.정부의 평생교육 장려 정책에다 벤처 인재의 이탈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의 교육 강화 의지와 사원들의공부 의욕 등의 삼박자가 맞으면 사내대학이 훨씬 활성화될 것이다. 대기업들은 환란 직후 경비절감을 위해 우선적으로 교육 프로그램부터 줄이고 대량 감원했다.이제 기업들이 회사돈 들여 적극 공부시키려는 것은 격세지감이 들면서도 반길 일이다.다만 학위 수여는 어쩐지 방향을 잘못 잡은 것같다. 외국대학 연수보다 외국기업에 가서 벤치마킹하는 것이 더 유익했다는조사결과도 있는 만큼 강의실 공부보다 현장 실무 등이 더 필요한 것 아닐까. 또 디지털 시대 구인난 속에 ‘학력불문’ 능력우대’나 ‘학벌파괴’ 라는말까지 나오는 터에 어쩐지 ‘학위중시’는 거꾸로 가는 흐름 같아 보인다. 이상일 논설위원
  • 日 30만원대 고급 세차업 호황

    일본에서 3만엔(32만원)짜리 세차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아직은 단골이 고급차에 머물고 있지만 10년 불황의 일본에서 ‘상식을 깬 아이디어 상술’로각광받고 있다. 고급 세차장의 주무대는 일류호텔이나 백화점 지하주차장.돈많은 손님이 모이는 곳을 포인트로 삼았다.질 좋은 세차를 원하는 고객이 굳이 세차장을 찾아갈 필요없이 호텔에 머물거나 쇼핑을 하는 사이 세차를 해준다. 일본내 최고급인 도쿄 미나토(港)구의 오쿠라호텔 지하주차장.벤츠,재규어,페라리같은 1,000만엔을 호가하는 초고급 승용차가 세차를 하기 위해 차례를기다리고 있다. 요금은 세차,차내 청소,왁스칠의 ‘기본코스’가 1만엔(10만7,000원).여기에 차체 표면을 특수가공제로 발라 흠집이나 녹을 방지하는 ‘특별코스’는3만5,000엔(37만5,000원) 가량이다. 오쿠라 호텔에서 영업하고 있는 세차전문점 ‘클린 엑스프레스’의 한달 취급차량은 150∼200대.99년의 매출은 4,000만엔(4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50% 가량 늘어났으며 올들어서도 계속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전문점의 와다 요지(和田良治)사장은 ‘고급차를 모는 사람은 서비스의질만 좋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개업했다.그는 “고급차운전자들은 흠집을 내지 않는 정성스런 세차와 언제나 깨끗이 보이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운전자와 충분히 상담을 거친 뒤 차체의 1㎜ 단위까지 세세히 가공하는데 이쯤되면 세차가 아니라 차를 화장하는 경지에 이른다.3만엔짜리세차의 경우 1박2일간 코팅제를 수차례 뿌리고 벗겨낸 뒤 전용기계에서 얼굴이 비칠 정도로 광을 낸다.한번 세차해본 손님 10명중 9명이 다시 찾을 만큼고액이 아깝지 않을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현재 일본에서는 클린 엑스프레스같은 고급세차점이 테이코쿠(帝國)호텔,세이부,이세탕 백화점 등 일류 호텔과 백화점에서 성업중이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해외건설 현장의 2000년 맞이](1)싱가포르

    “해외건설로 새천년 ‘건설 한국’을 재건한다.” 지난 98년 사상최악의 수주난을 겪었던 해외 건설시장이 작년 연초부터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면서 지난 한해 수주실적 90억달러를 돌파,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잇따른 부도로 위기에 몰렸던 건설업계는 해외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위기를 넘기고 새천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해외건설의 지난해 실적과 올해 전망,주요 건설현장 등을시리즈로 소개한다. ‘재도약의 기로’.우리 해외건설이 제2의 전성기를 맞기위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아시아 건설시장을 간략히 표현한 말이다. 특히 동남아 화교 네트워크의 중심지이며 풍부한 외환보유고로 지속적인 공사발주를 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건설시장은 우리 해외건설 재도약의 발판이될 전망이다.지난 80년 국내기업이 진출한 이래 싱가포르에서의 98년까지 수주실적은 단일국가로는 최대 액수인 85억4,266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작년에도 4억5,500만 달러를 수주한 우리의 거대한 해외 건설시장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쌍용건설이 지난 80년 수주해 86년 완공한 래플즈시티,현대와 쌍용이 97년 지은 선택시티 등 수많은 준공 현장과 삼성의 창이 동부지역 매립과 지하철공사,현대의 주롱섬 연육로 공사 현장,쌍용의 크란지 경마장과 오피스 빌딩인 타워 캐피탈 공사 등 한창 건설중인 현장이 10여곳이나 된다.싱가포르에는 우리 대형 건설업체 20여개가 진출,제2의 도약을 노리며 오늘도 수주전략을 짜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쌍용건설 크란지 경마장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은 건축·토목 복합공정으로 이루어진 고도의 기술과 수준높은 코디네이션을 요하는 건설현장.정충화(鄭忠和)현장소장은 “국내에는 없는 잔디트랙의 시공이 이 공사의 성패를 좌우했는데 7개월에 걸친 치밀한 실험과 조사를 거쳐 무사히 공사를 마쳐 발주처를 감복하게 했다”며 “영국,호주,일본 등 세계의 유명 경마장 관련자들이 현장 견학을 올 정도로 발주처는 세계에 우리 현장을 자랑거리로 내놓고있다”고 말했다. 96년11월 착공때부터 현장에서 일해 온 서재완(徐載完)과장은 “1년에 300일씩 비가 오는 이곳의 날씨때문에 하느님을 원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기를 맞춰내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들도 깜짝 놀라더라”고 말했다.싱가포르 현지 감독관과 설계자가 이 프로젝트로 진급도 하고 부상으로 벤츠자동차를 선물받았다는 것만 봐도 쌍용의 시공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삼성 창이 동부지역 매립공사 현장 다른 건설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싱가포르에 진출한 삼성이 수주한 프适㎷? 중 규모가 가장 크다.이 공사는그동안 매립공사를 독점해오던 일본,유럽 등의 유수한 토목업체들과 맞붙어수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이 지역은 우리 업체인 현대도 인근 매립공사를수주,공사가 한창이다. 현장소장인 한연수(韓蓮洙)부장은 “IMF 이후 입찰조건의 악화로 입찰단가의 60% 수준인 1억9,300만 달러에 낙찰받았지만 신공법 개발과 성실시공을무기로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며 “매립면적만 여의도 면적의 1.5배인 136만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 주롱섬 연육로 공사현장“외국에서 수상이나 대통령 등 주요 요인이 오면 꼭 방문하는 싱가포르 최대의 토목공사 현장입니다.여기서 우리 현대가 세계 최초로 케이슨(바다밑에 매설하는,1개의 크기가 아파트 5층규모며무게만 5,572t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제작 공장을 현장에 만들어 공기를 1년이상 앞당기고 공사비도 20% 이상 절감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김형섭(金亨燮)소장은 연육로 밑에 수중 배관을 설치하는 등 고도의 첨단시술을 요하는 공사를 한치의 오차없이 수행해 내고 있다며 현대의 시공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난 97년 2월 현대가 주롱섬과 멀리마오섬을 연결하는 총 연장 2.2km의 이 연육로 공사를 1억7,200만 달러에 수주했을때 2억3,000만 달러에 입찰을 시도했던 일본의 한 업체가 “적어도 15%이상 손해를 볼 것”이라고 했으나 현대의 첨단기술 개발 등으로 오히려 7∼8%의 이익을 남기는 현장으로 바꾸어 놓았다.지난해 10월 싱가포르 본토와 멀리마오섬과의 연육로 공사는 이미 완료돼 하루에 수천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고 현재는 수중Utility(전화·전기·하수관로 등 주요 배관공사)라인 설치 작업 중에 있다. 싱가포르 박성태기자 sungt@
  • [統獨과 한반도 통일](2)동독지역의 발전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연방의 수도 베를린에서 통일후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동베를린 중심부의 포츠담광장이다. 통일 이전만 해도 황무지처럼 버려졌던 이곳이 차세대 건축기법으로 건설된다임러-크라이슬러 및 소니센터 등이 들어서 위용을 자랑하는 등 21세기 유럽을 선도하는 신도시의 새로운 중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힘입어 IBM 등 세계 다국적기업들은 유럽본부를 베를린으로 옮기기 위한 치열한 사무실 확보전에 들어갔다.러시아·폴란드·헝가리 등 동구권 국가 기업이나 은행의 70% 이상이 서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베를린을 꼽고 있다. 베를린시 의회 국제문화관계소위 외르그 잉고 베버 위원장은 “포츠담광장을 중심으로 동서로는 프랑스와 러시아를,남북으로는 스웨덴과 이탈리아를서로 연결하는 국제철도 건설계획이 2000년대 중반이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과 인접하고 있는 브란덴부르크주도 경제개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물류 교통망 정비작업 뿐 아니라 쉔펠트 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건설하는 등본격적인 사회간접시설(SOC) 사업을 벌이고 있다.물론 베를린∼함부르크간고속철도 건설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역동적인 성장에 힘입어 동독지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서독지역의경제수준을 쫓아가고 있다.주요 산업구조가 새롭게 구축되면서 통독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 되기 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호텔이 이제 어느 곳을 가든 1∼2개쯤은 쉽게 눈에 띈다.카페·레스토랑·주유소·은행·슈퍼 등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바이마르·데사우·뷔텐베르크 등 동독지역의 중소도시 어디를 가도 동독시절의 국민차인 트라비(트라반트)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벤츠·피아트·도요타 등 외국차들이 즐비하다.뷔텐베르크에서 만난 조스네 팔켄탈(28)씨는“통일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며 “이곳에서는 주택과 건물 등 주변환경과 월급이 많이 올랐다”고 전한다. 98년 독일의 국민총생산(GNP)은 3조8,000억마르크(약 2,470조원)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1인당 국민소득도 4만6,400마르크(약3,016만원)나 된다.89년 동독의 18,700마르크(약 1,220만원)에 비하면 8년새 약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동독지역 가구의 71%가 승용차를 갖고 있고,가전제품의 구비율은 오히려 서독지역보다 높다.동독사람들의 급속한 생활수준의 향상 이면에는 통일 이후서독지역의 많은 돈이 동독지역으로 이전되면서 소비분야에 집중 투자된 점도 작용한다. 각종 경제·사회 지표로도 잘 나타난다.99년 현재 동독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서독지역 1.5%보다 낮은 0.8%를 기록했다.최근 몇년간 고도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지금의 저성장세는 그동안 고도성장에 따른조정기로 보면 된다. 통일후 동독지역은 지난 92년 7.8%,93년 9.3%, 94년 9.6% 등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다. 독일경제의 성장은 지난 10년동안 소득·주거 등 모든 부문에서 동독지역사람들의 생활만족도를 높였다.동독지역인들의 생활만족도는 93년 48%,94년59%,95년 61%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할레경제연구소 뤼디거 폴 소장은 “동독지역의자동차산업·정밀공업·광학·의료기술의 생산성은 이미 서독지역을 능가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러나 “600만명의 산업인력중 아직 500만명이 취업을 못한 게 문제”라고 진단한다. 독일 연방정부의 동독지역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연방정부는 동독지역의 경제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5억마르크를 투자,연구능력과 혁신력을 육성하며 ▲주거시설 현대화를 위해 100억마르크의 융자지원금을 중점 지원하고 ▲5억마르크를 투입,청소년 직업교육훈련에 지원하기로했다. 그러나 동독지역의 경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가장 중요한 것이 서비스분야가 낙후해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비회사나 임대회사 같은 단순 서비스업종이 대종을 이루고 있기때문이다.서독지역보다 광고에이전트·계리사·변호사 등이 매우 부족하다. khkim@* 東베를린 소재 카우프호프 백화점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전 동 베를린의 중심가 알렉산더광장 맞은편에 자리잡은 카우프호프백화점은 통일후 시장경제 체제에 가장 빨리 적응한 대표적인 동독기업으로 꼽힌다. 동독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일요일 개점을 시작했고 인기 연예인을 초청,사인회를 갖는 등 자본주의 판매방식을 도입했다.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동베를린 지역 교회들은 ‘단골손님’을 잃어버리게 됐다며 아우성을 치지만,대부분의 동베를린 시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컴퓨터회사 사무원으로 근무한다는 30대 중반의 페라 렝스펠트(여)씨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따로 쇼핑할 시간이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며 “카우프호프의 일요개점 이후 여유있는 쇼핑을 할 수 있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 카우프호프의 일요개점은 사실 변칙이다.현행 독일 폐점시간법에 따르면 특별행사로 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점할 경우 전날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만 개점하도록 규정돼 있다(일요개점을 하지 않으면 토요일 오후 4시까지 개점할 수 있다). 따라서 카우프호프는 이 규정을 활용해 매주 ‘아시아·태평양주간’등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일요일에 문을 연다.토요일 2시간을 손해보더라도 일요일 5시간동안 더많은물건을 팔겠다는 속셈이다. 카우프호프가 새바람을 일으키자 동베를린의 다른 백화점들을 비롯,각종 서비스업체들도 일요개점에 나서고 있다.현재 일요개점을 하는 곳은 500여 곳에 이른다. “법률규정 따위가 나와 무슨 상관입니까.토요일 늦게 까지 근무하다가 일요일에 쇼핑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헤르베르트 베커(45)씨는 거의 모든 시민들이 일요개점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한다고 전했다. 카우프호프는 최근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이곳 백화점들이 생각도 못한 연예인 초청 사인회를 마련,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의 인기연예인 힐데가아트 크네프의 초청 사인회를 가졌다.카우프호프의고위관계자는 “사인회가 열린 1시간반동안 3만여명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며 “이번 일요개점 5시간동안의 판매액은 평소 11시간의 매출액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 [統獨과 한반도 통일](1)베를린시대의 개막

    20세기 동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의 대표격으로 인식돼온 독일은 올10월 분단극복,즉 통일 10주년을 맞는다.20세기 뼈아픈 이념의 상흔(傷痕)을 딛고 미국·일본에 이어 경제규모 세계 3위의 대국으로 발돋움한 통일독일은이제 21세기 초강대국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베를린 장벽붕괴10주년을 맞아 새 수도 베를린으로 천도(遷都)함으로써 준비작업도 완료했다.새 세기의 첫날,통일독일의 현장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를 돌아본다.그리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줄 21세기,우리에게 다가오는 통일독일의 의미를 5회에 걸쳐 재조명해 본다.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과거 분단의 아픈 생채기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21세기를 맞아 명실상부한 유럽대륙의 맹주로 도약하기 위한 건설의 굉음이 요란하다.지난해 9월 새단장뒤 문을 연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는 여러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다.의사당 앞에,대형 녹지를 조성하고 대통령과 총리 관저,정부 청사들을 한데 묶는 ‘연방정부 구역’을 만드는 공사 현장에는 기중기들이 바삐 움직이고 각종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베를린의 중심부 포츠담 광장에서도 다임러-벤츠,일본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최첨단 고층건물을 세우는 등 ‘21세기형 도시’건설을 위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통일 10주년을 맞는 독일의 새천년 청사진이 베를린에서부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독 10주년을 맞으면서 독일은 인구 8,200만명,국내 총생산(GDP) 3조8,000억마르크(약2,470조원)로 경제대국으로올라섰다.독일정부는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럽 속의 독일’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실제로는 ‘슈퍼파워의 독일건설’이라는 복안을 깔고있는 셈이다. 독일의 활기찬 모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지난 88년 경제성장률 3.7%의 활황을 구가하던 독일의 경제가 통일된지 3년만에 -1.8%로 곤두박질쳤다.해마다 연방예산의 30%를 동독지역에 쏟아부었지만 20%에 가까운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더욱이 세금인상과 사회보장 혜택 축소 등 갖가지 긴축 조치들이 나오면서 98년 공공부채는 통일전의 2.5배인 2조3,000억마르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최근 몇해동안 경제사정은 크게 달라졌다.93년 -1.6%성장을 고비로98년에는 2.3%의 성장을 일궈냈고,물가도 1%대에서 잡혔다.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이현표(李賢杓) 문화원장은 “통일의 대가로 독일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700억 마르크에 이르고 실업자도 430만명을 넘었지만,통일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독일인들은 별로 없다”고 전한다. 독일의 경제 발전상은 라이프치히·드레스덴·뷔텐베르크 등 옛 동독지역에 가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곳곳에 주택과 고층빌딩,쇼핑센터가 들어서는등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상점에 진열된 상품이나 도로,철도의 시스템은 서독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통일당시 서독 평균치의 40%에 미치지 못했던 동독의 임금수준은 80∼90%수준으로 뛰어올랐다.할레 경제연구소뤼디거 폴 소장은 “아직 동독지역의 경제가 서독지역의 생산성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동독지역의 산업은지난 92년부터 연평균 11%라는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이루며 단기간에 국제시장에 진입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통일 독일의 뒤안길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통독후 서독은 10년동안 동독지역에 투입한 정부예산은 1조5,690억마르크(약 1,020조원)를 넘는다.해마다 서독 GDP의 4∼5%를 투자했다.역사상 동독재건 프로그램보다 규모가 큰 지원사업은 없을 정도다.그럼에도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18.2%로 서독의 2배 가까이 된다.일부 지역에서는 25%를 웃돈다.산업생산에서동독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15%이고 수출 기여도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지역간의 정신적 분열도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크고 깊다.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을 배은망덕한 ‘오씨’로,동독인들은 서독인들을 오만한 ‘베씨’로 비아냥거릴 정도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다.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가 통일은 미완성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위해 심리적 장벽을없애는 사회통합을 유도해내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점을 의식한 것이다. khkim@ * [인터뷰]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교수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 통일은 지난 90년 8월말 동서독 통일 기본조약 체결 이후 갑자기 이뤄지는 바람에 크고작은 경제·사회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하지만 옛 동독주민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예상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어 혼란상이 적은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일 통일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 교수(55·동아시아학 전공)는 통일의 가장 큰 의미는 동서독이 하나가 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로 등장한 것이라며 통일후 동독지역의 통신·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크게 발전한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페닝 교수는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서독으로 탈출,베를린 자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한국을 4차례나 방문,강연을 했을 정도로 남북관계에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독일 통일로 부상한 이면에는 동서독간 빈부격차와 사회복지제도의축소 등에 따른 심리적 갈등과 서독주민들의 동독지역 부동산소유에 대한 귀속여부 등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과제도 안고 있어 사회통합에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동독출신 주민들은 동독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마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닝 교수는 남북관계와 관련,“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의 케이스가 달라말하기 곤란하다”며 과거 동서독은 통신·상호방문·우편 등 끊임없이 교류해온 점이 통일의 기틀이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남북간 접촉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인 자신의 문제이므로 한국 사람들이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 상호간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우리가 희생하면서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람들이많다는 게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 그는 통일 비용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장래에 대한 투자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남북한의 제도적 차이 등으로 단시간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페닝 교수는 남북한의 경우 경제적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력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굿모닝 새천년] (20) 21세기의 신제품

    ‘신제품(新製品)’을 사전적 의미로만 풀이한다면 ‘원료를 사용해서 만들어낸 새로운 물품’정도가 될 것이다.하지만 이는 당시 사회의 시대 및 상황논리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 협의의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신제품의 탄생에는 시대적 ‘요청’과 조류가 원하는 ‘필요’에다 이를 충족시키는 관련 분야의 성공적인 ‘기반’이 수반되야 하기 때문이다.무형의‘핵심원료’인 신기술이 성공적 기반의 중심이다. ‘사이버’‘지식’‘정보화’‘인터넷’….잘라 말하기는 어려워도 이러한 단어들이 21세기의 일상(日常)을 지배할 것은 확실하다.굳이 한마디로 정의를 내린다면 ‘인터넷’이란 수단을 통해 대충 뭉뚱그려지는 ‘네크워크 호환사회’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우리의 몸도 예외일 순 없다.일본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는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는 범죄자를 잡기 위해 주인공의 영혼이 직접 인터넷에 들어간다. 이처럼 네트워크 호환사회와 이를 뒷받침하는 신기술은 신제품 탄생의 필수적 ‘상수(常數)’다.여기에 ‘매개변수’가 무엇이냐에 따라 신제품이 형태와 종류가 결정지어진다.네트워크 호환의 정도가 어디까지 갈지 현재로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제품의 구체적인 적시는 어렵다. 그러나 미래학자나 관련 전문가들의 예측과 예상을 종합해보면 매개 변수도 크게 3가지 정도로 묶을 수 있어 대강의 형태는 그릴 수 있다.▲신기술에대한 인류의 욕구,▲시공(時空)의 압축.▲사이버사회의 도래 등이 큰 줄기다. 이중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류 발전에 원동력이 되어왔던 신기술에 대한인류의 욕구다. 최근 일본의 경영전문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정보가전,생명·의류공학,환경등 3개 분야로 나눠 ‘21세기초 세계의 주목을 끌 신기술’을 발표했다. “정보가전의 등장으로 가정에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텔레비전에서 자유로이 편집해 다시 인터넷등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부엌의 냉장고는 식품재고를 점검해 야채나 과일이 부족하면 슈퍼마켓에 자동으로 주문 신청을 하게 된다.” “또 생명·의류공학은 인간과 식물의 유전자 해독을 가능하게해 인류의복지와 식량문제 해결에 이바지 하며 환경분야 신기술은 전력의 무공해 발전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인류의 생활및 환경에 대한 인류의 희망과 직접 연관이 있는 기술들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 21세기 신제품 등장에 대한 윤곽을가늠할 수 있게 했다. 네트워크 호환성에 비롯된 시공(時空)의 압축도 신 개념의 제품들을 탄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른바 웹코노미(web+economy)의 부산물이다. 제품 생산과 유통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전통적 자본 순환과정이 여러구성단위들로 잘게 쪼개지고 뒤섞이는 과정에서 신 제품이 파생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기술을 토대로 한 게 아니고 신기술을 원료로 한 제품 활용에서 비롯된 2차적인 21세기 제품인 셈이다.특히 판매자와 구매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터넷 사이트들이 개인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현금을 주기도 하는게 좋은 예다.소비자는 이미 ‘정보’의 판매자가 돼 버린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인터넷이 개인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퍼스널웹’시대의 도래를 예측했다. 가상사회화가 생성을 촉진할 제품들도 무시할수 없다.무형의 특히 서비스분야 제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전 인류가 물리적인 세상과는차원이 다른 사이버 공간으로 무대로 옮겨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가상기업이 보편화되고 가상직업도 흔해진다.가상정부,가상마을,가상사무실,가상여행 등….현재 실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공간과 활동이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 생활도 여기서 발생하는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새 제품들의 탄생을 촉진시킨다.심지어 대화식 멀티미디어를 통해 가상섹스를 할 수 있는 디지털파트너의 등장마저 점쳐지고 있다. 김병헌기자 bh123@ **MS 퇴장…리눅스시대로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MS)사의 윈도즈가 20세기 정보혁명의 대미를 장식했다면 새로운 세기 주역은 ‘리눅스’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1999년 MS사는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 제왕으로서의 명성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야했다.숱한 재판끝에 11월 미 연방법원은 MS에 대해 ‘독점’판결을내렸고 이후 MS는 ‘왕국 해체설’에까지 시달렸다. MS를 위축되게 한 것은 시장 윤리문제인 독점 판결 그 자체가 아니라 거세게 불어닥친 ‘리눅스’돌풍.MS의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즈를 대체하는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는 테크노 밀레니엄 시대의 총아를 꿈꾸는 벤처기업및 네티즌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 후반기들어 폭발적인 확산에 들어갔다. 리눅스는 지난 91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즈란 대학생이 윈도즈의 대안 운영체계를 개발,인터넷상에 공개하면서 널리 퍼지게된 무료 운영체계.‘인터넷 등 정보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사명으로 뭉친 미매사추세츠 공대(MIT)의 무료 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등의 정보 공개운동과 반(反)MS감정을 가진 네티즌들의 연구와 사용으로 급속히 보급돼왔다. 리눅스는 세상에 나온지 10년도 안됐다.하지만 세계적으로 1,500만명,국내에서는 10만명 이상이 리눅스를 연구하거나 사용중이다. 지난 11월 미국에서 열린 ’99추계 컴덱스에는 전용 리눅스관이 개설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빌 게이츠 MS사장,칼리나 피오리나 휴렛 패커드 회장등 기라성 같은 업계거물들과 함께 리눅스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가 기조연설에 참가하기도 했다. 리눅스를 바탕으로한 한 각종 서버를 개발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레드햇,칼데라,코렐 등.IBM은 각 업체들의 개발 프로그램이 각각이어서 생기는 불편을 덜기 위해 고객 교육및 AS부문은 도맡아 개발키로 했다. 국내에서도 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나모인터랙티브,리눅스원 등 5개사가 리눅스전문 합작법인 (주)엘릭스로 출범,소프트웨어 개발과 마켓팅을 공동으로 펼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리눅스의 미국내 시장점유율은 97년 6.6%,98년 17.2%,,99년 30%이상에서 2005년 쯤에는 MS윈도즈와 대등해질 것이란 전망이다.휴대폰,셋톱박스,게임기 등 이른바 포스트 PC기기의 운영체계로 집중개발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인터넷 즉 네트워크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21세기의 특징은 세계적인 파워브랜드의 부침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최근 뉴욕 타임스가선정한 21세기를 주도할 대표적인 파워 브랜드의 절반이상이 인터넷이나 컴퓨터,정보통신 등과 관련된 업체들이었다.나머지 업체들도 인터넷 활용을 기본으로 하는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선정된 21세기 21개 파워 브랜드중 인터넷 정보통신 컴퓨터와 직접 관련된브랜드는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를 비롯,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과 전자상거래 업체 프라이스라인 닷컴,인터넷 서비스회사 아메리카온라인(AOL) ,익사이트앳홈,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eBay) 등 12개. 20세기 파워브랜드 27개 가운데 정보통신 컴퓨터 관련 브랜드가 10%정도인마이크로소프트(MS)·IBM AT&T등 3개에 불과했던 것과는 격세지감이다.더욱이 코카콜라·질레트·마이크로소프트(MS)·IBM·캘빈 클라인·월마트·말보로·AT&T·제너널모터스(GM)·캐딜락·벤츠·나이키 등이 부문별 선두를 다투지만 21세기 파워브랜드 반열에서 탈락한 대목은 21세기 제품 기상도의 대 변혁을 예고하는 서곡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뉴욕타임스가 미래 가치를중심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야후 등 정보통신 업체가 21세기 파워브랜드 앞부분을 차지한 점에서도 잘나타난다.야후는 하루 평균 세계 1억명 이상이 이용,이미 시장가치가 420억달러를 넘어 섰다. AOL도 세계 100여개국에 2,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300여만종의서적을 취급하는 아마존은 고객이 160여개국 450만명으로 시장가치가 224억달러까지 성장했다.제프리 베조스 아마존 회장은 타임지가 뽑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익사이트앳홈은 가입자가 64만명선으로 AOL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99년2·4분기에만 1억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정보통신 업체로는 노키아,델 컴퓨터,네트워크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루슨트테크놀러지와 SBC커뮤니케이션이 각각 파워브랜드 자리에 올랐다.1865년 핀란드에서 제지·고무회사로 출발한뒤 92년 통신기기 메이커로 변신,4년만에 미 모토롤라사에 이어 세계 2위의 메이커로 급부상했다.PC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델 컴퓨터는 98년 182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게임기 업체 닌텐도,투자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뱅가드,커피체인 스타벅스와 크리스피 크레메,의류업체 토미힐피거와 옷가게 체인점 바나나리퍼블릭,스포츠전문 방송 ESPN과 만화전문의 어린이방송 니클로디온,청소년용탄산음료 업체인 마운틴 듀,세탁업체 드리엘 등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업체들도 21세기를 이끌 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70년대만해도 화투놀이용 카드를 만드는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닌텐도는 83년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을 개발,히트하면서 단숨에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했다.98년 매출액은 40억달러.또 세계 최대의 기관투자가 페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자그마치 3,000억달러를 굴린다.고급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2,000개 이상의 지점을 거느리고 있는 ‘커피왕국’이다. .김규환기자 khkim@
  • [되돌아 본 ‘99재계] 현대自

    지난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있었던 자동차 ‘블라인드 테스트(차체와 로고를 가리고 하는 성능실험)’는 당초 현대자동차에게 썩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EF쏘나타가 세계 정상급의 일본 도요타 캠리에 맞서는 것 자체가 아직은 무리라는 생각에 회사 안에서조차 ‘공연한 짓’을 한다는 견해가 적지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실험에 참여한 미국 소비자들의 73%가 EF쏘나타의 손을 들어줘 완승을 거둔 것이다. ?창사 이래 첫‘트리플’ 신기록 99년은 현대차에게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해였다.또 기아 회생과 현대정공 자동차부문 통합으로 세계적 수준의 대형업체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다졌다.창사 이래 최대 판매대수·매출액·당기 순이익이라는 ‘트리플 신기록’을 세운 것은 올 3월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새롭게 ‘핸들을 잡은’ 현대자동차에게 청신호였다. 지난 7월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 모터 스포트지가 현대차에 낭보를 전했다.세계 27개 차종의 출고 3년미만 차량을 대상으로 결함률을 조사한 결과현대차가 벤츠,BMW 등을 누르고 도요타,스즈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는 기사였다.향상된 기술력은 수출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이젠 기술력으로 승부 지난 해 미국시장에선 9만대 수준에 그쳤던 판매대수가 올해는 두배인 18만대에 이를 전망이다.주목할 것은 EF쏘나타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중형차가 수출신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80년대 미국시장에서 싼맛에 잘 나갔던 포니,엑셀 등의 소형차 붐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충구(李忠九)연구개발본부장은 “올 한해 총매출의 7%에 달하는 1조원을연구개발비로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아 회생은 현대가 세계적 업체로 발돋움하는 초석으로 여겨진다.현대가자체 개발한 경차 비스토,미니밴 카스타를 기아에 넘기는 등 지원을 아끼지않은 덕이 컸다.연구개발센터와 일부 물류,정비부문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아와의 ‘화학적 결합’ 성공 현대가 최근 최근 기아와 별도 조직으로운영되던 상품기획,정비부품,자재,생산기술,마케팅 등 5개 부문을 통합,총괄본부 체제를 출범시킨 것은 기아와의 ‘화학적 결합’을 이룬 조치였다.부품조달,연구개발에서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플랫폼 공용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EF쏘나타 플랫폼이 기아 크레도스 후속차량에 들어간다.아직 별도 법인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 현대와 기아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 288만대로 세계 ‘톱10’안에 든다. 연초 현대차가 올해 매출목표를 10조8,000억원,판매목표 108만대로 잡았을때 회사 안팎에서 ‘대외용’이라는 체恬? 받았다.그러나 현대차는 이같은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올해 매출액 14조원,판매대수 140만대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이는 예상 당기순이익 4,200억원과 함께 모두 창사이후 최고 기록이다.‘트라제 XG’의 경우 미니밴 바람을 타고 출시 첫날인 지난 10월 18일 1만5,342대가 예약돼 하루 계약건수로는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계안(李啓安) 사장은 “합병 등을 통한 세계 자동차업계의 초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99년 하반기 대한매일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본상·특별상

    ◆대우자동차 마티즈 지난해 4월 출시이후 올해도 ‘마티즈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6만6,000대가 팔려 경차시장의 60%이상을 점유,독주를 이어가고있다. 지난달 2000년형 마티즈 출시와 함께 스포츠 모델을 추가,스포티한 감각을한층 강화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변속시스템을 갖춘 무단변속기(CVT)를 국내 최초로 장착,최적의 동력성능과 탁월한 연비(ℓ당 23.8㎞)를 갖추게 됐다. 경차면서도 비즈니스와 레저 등 다목적용으로 설계됐고,경차 규격범위를 최대한 활용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점이 돋보인다.경차 최초로 유럽의 새안전기준인 ‘40% 오프셋 테스트’를 통과하고 고장력 아연도금 강판과 뒷시트패널을 적용,안전성도 뛰어나다. ◆기아자동차 카렌스다목적 레저차량(RV)의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지난 6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4만9,817대가 팔려 기아의 효자상품 ‘카 3총사’(카니발,카렌스,카스타)중에서도 최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1,800㏄ DOHC 가솔린 엔진과 LPG엔진은 최고 출력 130마력과 시속 190㎞의최고속도를 자랑한다.국내최초로 채택한 칼럼 시프트타입의 자동변속기(선택사양)와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워크스루(Walk Through)형 설계,용도에 따라 10가지 형태로 변형되는 시트,동급 최소의 회전반경(5.1m)등 운전자와 탑승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디자인이 미래형 패밀리카로손색없다. 출퇴근용으로도 적합한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승차감,주행안전성을 높여 기존 승용차 시장을 잠식했다. ◆현대자동차 에쿠스현대자동차가 국내 최고급·최고가 승용차로 야심차게 내놓은 에쿠스는 지난 4월말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4,944대가 팔려 대형 승용차 중 선두자리에 우뚝 올랐다. 자체 개발한 GDI(가솔린 직접 분사방식)엔진을 내장해 30% 연료를 절감했고 벤츠나 BMW의 최고급 옵션을 내장했다. 3,000㏄,3,500㏄,4,500㏄급이 나왔다. 전·측면에 6개의 에어백을 장착했으며 차가 40㎞이상 속도를 내면 도어잠금자동장치가 작동한다.후진땐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5도 하향조정돼 시계가넓어진다. 4,500㏄ 차에는 국내 최초로 주행안정장치를장착,코너를 돌 때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특화된 정비서비스 ‘전담주치의’제도를 운영,호응을얻고 있다. ◆현대자동차 EF쏘나타 올들어 11월말까지 11만3,900대가 팔려 국내 중형승용차 시장의 63.6%를 차지,중형차는 물론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수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호평을 받는 등 외국에서도 인정받으면서 수출물량도 11월말까지 5만대이상으로 늘어났다. 복고풍 유러피언 스타일로 넓고 낮아진 차체와 함께 초경량,동급 최강의 175마력 델타엔진(6기통 2,500㏄)을 갖추고 있다.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차체를 설계하고 뒷좌석에 유아용시트를,앞좌석 측면에 대용량에어백을 설치하는 등 안전사양을 채택해 미국 유럽연합(EU)의 안전도 규제치를 초과하는 안전성을 확보했다.신세대 인공지능을 갖춘 자동변속기와 더블위시본현가장치를 장착,자동차에 ‘꿈의 기술’을 구현한 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
  • 고율배당 미끼 사기 30代 재미교포 구속

    서울 동부경찰서는 12일 높은 배당금을 준다고 속여 70억원을 가로챈 재미교포 황지희씨(38·여·서울 광진구 광장동)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황씨는 지난해 2월31일 박모씨(53·여) 등 2명에게 벤츠 등 외국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총책임자로 가장해 접근,“돈을 투자하면 매달 60%를이익금으로 주겠다”고 속여 수십차례에 걸쳐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있다. 김재천기자
  • IMF 2년 실직눈물 닦고 창업 열기 확산

    휴일인 21일 오후 서울 강남 G백화점 명품관과 H백화점 수입매장,L백화점등에는 값 비싼 수입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들 백화점에서는 ‘페레가모’‘구찌’‘베르사체’ 등 한 벌에 100만∼300만원씩 하는 외제 정장과 1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핸드백,30∼40만원대의외제 화장품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서울 L백화점 영등포점도 이날 하루 170만원대의 ‘버버리’ 정장이 20∼30벌 팔리는 등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70% 이상 급성장했다.백화점측은 최근수입매장을 2곳에서 7곳으로 늘렸다. G백화점 관계자는 “올들어 10월까지 명품관의 매출액은 1,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었다”고 밝혔다. 주말인 지난 20일 밤 대형 룸살롱 100여곳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유흥가는 유흥업소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다.벤츠,BMW 등의 고급 외제차와 취객들로 밤새 흥청거렸다. 140평 규모에 120여명의 접대부가 있는 G룸살롱 지배인은 “대부분 예약 손님이며 평일에도 새벽까지 30여개 룸이 모두 찬다”고 말했다.강남구청 관계자는 “100여평이상 고급 룸살롱이 관내에만 50여곳이나 된다”면서 “대부분 하루 평균 5,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운송담당 관계자는 “지난 여름부터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여행지도 방콕 괌 도쿄 등 동남아에서 수백만원대의경비가 드는 유럽·하와이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17개 대형 연회장이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웨스틴조선 등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은 이미 망년회 예약을 끝냈다.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은 밀레니엄을앞두고 2,000만원짜리 2박3일 밀레니엄 패키지를 내놨다. ‘노숙자 다시 서기 지원센터’ 김영술(金榮述·34)사무국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시내 노숙자는 지난해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 6,000여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을 맞은 우리사회의 그릇된 단면이다. 그러나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묵묵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자들이 늘고 있고,생활이 쪼달려도 알뜰하게 건전소비를 하며 살아가는중산층이 대부분이다. 21일 오후 서울역과 용산역,탑골공원 등 서울시내 20∼30곳의 노숙자 무료급식소는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했다.앞서 지난 9일에는 종로구 궁안마을에서 천막생활을 하는 철거민 30여명이 서울역 등에서 모은 1,070만원을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석주(2)군의 아버지 이해원(34)씨에게 전달,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조현석 장택동기자 hyun68@
  • 伊 주간지 北실상 보도

    이탈리아의 유력 주간지 ‘파노라마’는 11일자 최신호에서 북한의 기아와체제붕괴 양상 등을 6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이탈리아 언론이 북한 실상을 상세히 보도하기는 처음이다.‘북한-기근으로 죽어가는 북한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지오반니 파르치오 기자가 난핑과 양지 등 중국·북한 국경지대의 탈북주민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다음은기사 요지. 난핑의 외진 곳 컴컴한 방 한칸에 숨어사는 탈북주민 한광씨는 가족과 집을 버리고 단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몰래 국경을 넘어온 10여만 북한주민 가운데 한사람이다.중개인을 통해 경찰의 눈을 따돌리고 어렵사리 만난 59살의이 남자는 자신이 여든살은 돼보일 것이라면서,굶어죽지 않으면 이렇게 빨리 노화하는게 북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사실 그의 양 볼은 움푹 패어 있었고 손가락은 뼈만 앙상했다.넝마바지에 신발은 뒷굽과 밑창이 거의 닳아지고없었다. “지난 6월 마지막으로 식량배급을 받았다.여섯식구에 8㎏이었다.양어장에다니던 나를 비롯,처와 자식 셋 모두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실직했다.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기근의 첫 희생자들은 환자들과 신생아,노인들.입을 덜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들도 많았다.산속에 올라가 감자를 키우거나 나물을 캐다 암시장에서 곡식으로 바꾸곤 했는데 최근엔 자유시장도 패쇄됐다.더이상 바꿀 물건들이 없기 때문이다” 한씨는 그러나 당과 군부 고위층들은 여전히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분개했다.벤츠나 리무진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면서 고급상점에서 외제물건을 사고,군관리를 매수해 자식들을 군에도 보내지 않는 등 부정부패로 완전히 썩었다는 것이다.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양지.북한 왕래가 그래도 잦은 이 지역의 골목길은 북한의 버려진 고아들로 가득하다.이 가운데는 북한이 아예 구걸을 시키기 위해 보낸 아이들도 있다.이곳에서 유일하게 성업중인 사업은 북한의어린 소녀들을 인신매매하는 일이다.소녀들은 중국 농촌에 신부로 팔려가 농삿일을 하거나 만주 등으로 팔려가 마사지 걸이나 가라오케의 접대부로 일한다.스물아홉살의 진해라는 처녀도 함흥에서 중개꾼에게서 돈을 받고 중국으로 시집왔다고 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이어령의 새 천년 읽기] 창조적 止揚力

    무더운 여름밤 아버지는 더우니 문을 열라 하시고 어머니는 모기가 들어오니 문을 닫으라고 하신다.이때 아들은 어느 편 말을 들어야 하는가.어쩔 수없이 두개의 선택지에서 어느 하나만을 골라야만 할 것이다.고른다는 것은부득이 어느 한 쪽을 편들고 어느 한 쪽을 배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편들기와 배척하기.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겪어왔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그런 일에 길들여져 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놀리기 위해서 어머니가 좋으냐 아버지가 좋으냐고 난처한 질문을 던진다.아이가 난처해 하면 할수록,눈치를 보면 볼수록 어른들은좋아하고 선택을 강요한다.그러한 어른들의 짓궂은 놀림이 실제로 확대되고제도화한 것이 모계사회요,가부장사회이다.또한 교육제도로 나타난 것이 가위표와 동그라미의 흑백으로 상징되는 시험제도이다. 문제는 문을 열어도 닫아도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을 열면모기가 들어오고 문을 닫으면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어느 한쪽도 무더운여름밤을 보내는해결책은 못된다.그러므로 선택을 앞둔 사람들의 심리는 페널티킥을 앞둔 골키퍼의 불안과도 같은 것이 된다.부득이 골 포스트의 좌우어느 한쪽 구석은 비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근대화라고 부르는 것,서구화라고 부르는 것의 블랙 홀은 롤랑 바르트도 시인하고 있듯이 바로 그러한 이항대립의 사고체계라 할 수 있다. “프랑스적 정열과 프랑스적 명석이 화제가 될 때 언제나 등장하는 것은 이원론적 원동력이다.세속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이 양자의 싸움이 프랑스만큼지속적이고 프랑스만큼 조정불능의 나라도 없을 것이다.프랑스에서는 양자의 공통된 마당을 볼 수 없으며 시민들은 같은 국민이면서도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연 다른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고 자탄한 서구의 한 지성인의말 가운데서 우리는 무더운 한 여름밤의 악몽을 읽을 수가 있다. 그 악몽이란 해결도 되지 않을 선택을 놓고 패를 가르고 갈등과 투쟁의 양극화로 단절된 대결구도이다.이러한 갈등상황을 오히려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조화와 균형을 모순과 타협의 악덕으로 몰아세워 온 것이 세계시스템이 된 서양 근대사상의 줄거리라고도 볼 수 있다.이러한 이야기 줄거리 속에서는,‘이것이냐 저것이냐(entweder∼oder)’의 양자 택일의 절체절명의극한상황 속에서는 비판력과 판단력이 인간의 어떤 지능보다도 앞선다.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숨차게 이곳에 까지 이르게 한 지도요,그 로드 사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현명한 아이는 부모의 말을 모두 수용하려고 한다.문을 열어시원한 바람을 들어오게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문을 닫으라고 하는 어머니의 말씀이 둘 다 옳기 때문이다.한 쪽의 선택이아니라 ‘열면서 닫는’ 그 모순을 동시에 받아들이려고 할 때 비로소 모기장과 망창(網窓)이 등장하게 된다.그리고 지금까지 없었던 모기장과 망창을탄생시킨 것은 비판과 판단력이 아니라 상상력과 통합력이다. 상상력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대립적인 것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힘이며 통합력은 모순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지양력(止揚力)이다.그렇게 해서 그 아이는 선택의 원리에서 창조의 원리로 나아가게 되고아버지와 어머니를 동시에 수용하게 된다.그리고 지금 선택하는 아이에서 창조하는 아이,갈등하는 아이에서 통합하는 아이로 문명의 조류가 바뀌어가고있다는 사실을 자동차의 역사에서 극명하게 들어나 있다. 처음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그 엔진에 사용된 에너지는 증기력과 전력 그리고 오일이었다.결국 그 에너지 가운데 기름 하나를 선택한 것이 오늘의 자동차 역사요,그 발전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20세기는 포드의 다량생산으로 시작되었다.블랙 워터의 석유산업으로 시작되었다.그리고 멀리는 나폴레옹,가까이는 히틀러의 아우토반으로 시작되었다.그러나 자동차문명이 석유자원의 한계점,환경오염의 한계점 그리고 그 인프라(도로)의 한계점에 이르렀을때 그 세 꼭지점 위에 20세기의 종지부가 나타난다. 스모그로 도시가 죽어가고 있다.숲이 산성비로 시들어가고 있다.자동차의정체로 도로가 막혀 가고 있다.그 수많은 혼잡 속에서 울려오는 자동차의 경적소리에서 우리는 20세기가 끝나가고 있는 붕괴의 소리를 듣는다.그러므로단순하게 말해서 새 천년의 신개념은 자동차의 신개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차의 컨셉(개념)이 아닌 자동차들은 21세기의 시장에서 퇴출당하게 된다.그리고 그 새로운 자동차의 컨셉은 휘발유 차냐 전기배터리 차냐의 양자 택일로는 해결될 수가 없다.그래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살린 하이브리드(hybrid·혼혈식) 엔진이 여러 나라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자동차의 가스배출은 주로 시내에서는 저속으로 주행할 때 많이 발생한다.그러기때문에 배터리 엔진을 사용하면 공기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터리 엔진은 아무리 연구를 해도 휘발유 엔진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 고속도로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그러므로 고속도로에서는 휘발유 엔진을 써서 고속으로 달리면 되는 것이다.물론 고속도로에서는 휘발유라고 해도 완전 연소되므로 배기가스가 많지 않다.이렇게 한쪽의 선택이 아니라 양쪽의 장점을 한데 모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면 밀레니엄 카가 탄생할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엔진을 두 개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하이브리드 엔진의 개발비는 보통의 것보다 배가 먹힌다.그렇게 되면 한 회사의 혼자 힘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회사와 공동개발하는 편이 유리하다.그래서 자동차회사의치열한 경쟁이 자연적으로 협력체제로 바뀌어 가게 된다.벌써 도요타와 GM,벤츠와 클라이슬러 그리고 피아트와 롤스로이즈가 합병하고 있다.자동차산업은 국가간의 두꺼운 벽을 허물고 경쟁에서 협력으로,대립에서 상생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수 밖에 없다. 21세기 새 천년을 끌고 나갈 엔진도 바로 그런 것이다.21세기의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라기 보다 이미 있는 이질적인 기술들을 접합하여 종래에 없었던 새로운 효과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라고 말한다.21세기 과학을 이끌어가게 될 복잡계 과학의 신분야도 그런 것이다. 고분자물리학에 이르면 종래의 유기물과 무기물, 생물학과 물리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만다.사회적인 행동원리에 있어서도 어느 하나를 배재하고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두 대립물을 흡수 융합시키는 슬기와 관용 그리고 그 창조적인 지양성이 21세기의 원동력이 된다. 지구의 자원이나 환경을 생각하면 에너지를 소규모의 태양열이나 지열 등을 이용하는 분산형 에너지,이를테면 소프트 에너지 패스를 주장한 E.로빈스의 말이 옳다.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대규모 집중형 하드 에너지 패스를 주장하는 학자들도 옳다.옛날에는 그 두 이론이 치열한 싸움으로 대립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양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두손의 원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해졌다. 소프트 에너지 패스만으로도 안된다.역시 하드 에너지 패스만으로도 안된다.미래는 그것을 다 함께 가지고 있는 인터 미디어트 패스라야 한다.그래서 21세기는 자동차 엔진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타원형 인간’형이어야 한다는주장도 나오고 있다.말하자면 중심을 둘 가지고 있는 인간형이다.20세기의산업사회는 일극 중심으로 되어있는 ‘동심원 인간’이 환영을 받았지만 이제는 직장과 가정,개인과 집단,그리고 하드와 소프트의 두 극을 중심으로 해서 그것들을 조화시키고 그 힘을 시너지(상승)화하는 타원형 인간이 뜨게 되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는 21세기의 산업을 만들어내면서도 이혼율에 있어서 미국에서도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동시에 실리콘 밸리는 정신과 의사와 변호사의 천국이기도 하다.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아이디어를 에워싼 분쟁,그리고 일에 골몰한 나머지 발생하는 가정파탄-빛의 부분만큼 그 어둠도짙은 것이 실리콘 밸리의 두 얼굴이다. 배터리만으로는 안되듯이 비트만으로는 안된다.재래의 아톰,그 아날로그적인 삶의 양식도 배재해서는 안된다.이같은 양손원리를 어중간한 절충주의 회색주의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문제를 극대화할수록 그 궁극에 나타나는 문제는 양극을 이어주는 양단불락의 슬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리고그것은 하나만을 쫓는 것보다 배는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가벼운 물건을 들 때에는 한손으로 들어도 충분하지만 무거운 것,깨지기 쉬운 것은 두손으로 공손히 잡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멀티미디어가 다른 미디어보다 강한 것은 음성과 문자와 같이 각기떨어져있던 것을 한데 통합하여 각자 외길로 가던 것을 융합해놓는 기술과개념 때문이다.그래서 행정조직으로 보면 컴퓨터는 산업자원부,방송계는 문광부(옛날엔 공보부),네트워크는 정통부에서 관장한다.미디어는 하나인데 그것을 다루는 행정조직은 세개,네개로 갈라져 있다. 그러므로 그 정책은 한손원리로 흐를 수 밖에 없다.해병대는 육지에서도 싸우고 바다에서도 싸운다 해군이나 육군과 같은 종래의 조직분류의 범주로는어디에도 들어갈 수가 없다.바다와 육지는 오직 두손원리의 조직에 의해서만 통합되고 새로운 힘으로 탄생할 될 수가 있다.특히 한국은 나라 자체가 분단되어 있으며 문명도 전통과 서구의 것이 혼재해 있다. 농업 산업 정보의 세 물결이 질서있게 밀려가고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한 사회 안에 혼재한다.갓 쓰고 자전거 타고 다닌다는 것이 웃음거리가 아니라 갓과 자전거가 어떻게 융합하여 갓보다도,자전거보다도 더 멋있고힘있는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더 오아(either or…)’의 선택을 ‘보스 올(both all)’의 창조적 두손원리로 통합해가는 일이 우리가 맞게 될 밀리니엄의 과제이다.그러기 때문에 새 천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이요,맞는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새 천년은 달력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바로이질적인,대립적인 것을 융합하는 상상력과 창조력 속에 존재한다. 새천년 준비위원회 위원장
  • [기고] 재벌개혁 공방

    재벌개혁 논의가 후퇴하는가? 대통령의 8·15경축사 이후 재벌개혁은 탄력이 붙는 듯했다.재벌개혁 논의도 이해당사자를 제외한다면 개혁 자체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었다.다만 개혁방법을 둘러싸고 국가가 주도해야 한다는 시각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시각의 대립이 있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물론 야당도 재벌개혁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 단지국가가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다.재벌개혁 여부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국민적 합의이기도 하다.그런데 최근 한국과 미국의 최고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학의 교수들이 전경련 강연과 논문을 통해 재벌개혁자체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재벌개혁 논의가 후퇴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유감스러운 점은 재벌개혁 반대론이 현실의 왜곡이나 논리의 비약,흑백논리에 의거하고 있어 학문적인 성격의 주장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선동적인’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론은 우선 재벌개혁의 목표가 재벌 해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우사태를 보면 재벌도 해체될 수는 있다.그러나대우는 다른 재벌들이 IMF위기를 맞이하여 내부정비를 하는 동안 유일하게 차입에 의한 팽창일로의 구태를 계속한 재벌이라는 점에서 해체를 자초한 경우이다.오히려 지금 정부는 관련 대기업들을 하나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공적자금 투입까지 고려하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재벌개혁의 방향으로 설정해 놓은 8가지 원칙 어디를 보아도 재벌해체를 지향하는 것은 없다.재벌개혁의 긍극적인 목표는 현재와 같은 ‘황제경영’과 ‘선단식 경영’을 탈피하여 선진적인 대기업들로 거듭나게 하고 이들이 역동적인 중소기업군과 함께 쌍두마차를 이루는 선진 한국경제를 구축하는 데 있다. 그런데 마치 ‘재벌개혁=재벌해체=대기업 해체’라는 억지논리를 펴면서 ‘재벌존속=대기업 존속’이라는 대항논리를 제시하고 재벌개혁 정책이 중소기업만 있는 경제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의 왜곡이다.뿐만 아니라 한국 재벌을 옹호하기 위해 즐겨 인용되는 GE나 일본의 기업집단들은 ‘황제경영’이 이루어지는 재벌들이 결코 아니다.따라서우리 재벌을 해체하려면 ‘다른 나라 재벌도 같이 해체하자’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없는 재벌을 어떻게 해체하겠는가? 초일류의 대기업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종의 전문화는 불가피하다.그 이유는 우리경제의 가용자원이 유한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서는 더욱 유한하다는 기초적인 사실 때문이다.독일의 벤츠그룹은 삼성그룹의 30배가 넘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그룹는 초일류를 지향하면서 크라이슬러 자동차와 합병했다. 이처럼 선진 대기업들도 경쟁을 위해 전문화 방향으로 초대형화하고 있는현실에서 재벌들의 ‘선단식 경영’으로는 이들과 경쟁할수 있는 초일류 대기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이나 종합대학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전문화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학문적 비유로분류되기도 어렵다.21세기 무한경쟁의 시대에 한국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벌계열사들이 국제경쟁력 있는 대기업들로 거듭나야 한다. 재벌개혁의 방향으로 제시된 책임경영의 확립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이의가제기되고 있다.마치 그것이 재벌총수들의 전면적이고 무조건적인 퇴진을 겨냥한 것처럼 왜곡하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소유와 경영이 100% 분리된 것은 공산국가의 사업소’라는 주장은 사실관계에도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무근의 비난이다.공산국가 사업소는 100% 소유와 경영이 일치했으며,재벌개혁이 소유와 경영의 100% 분리를 지향하고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재벌개혁은 명백히 권한은 무한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황제경영체제’를타파하는 것으로 권한과 책임의 균형은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이다.시장을 성장시켜 나중에 재벌들을 개혁하자는 하버드대 교수들의 주장은 차라리 순진하다.한국경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재벌체제를 방치한 채 어느 세월에 시장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지,그리고 그 사이에 재벌들의 성장은 멈추어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재벌개혁을 하지 말자는 주장을 다른식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재벌개혁 논의의 차원을 높이자.21세기 지식기반경제의 도래에 대비하는 시장경제의 구축이라는 목표에 어느 방향이 가장 적합한 지를 놓고 논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러나 근시안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여 비전을 잃는다면우리는 다시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김호균 명지대 교수·지식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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