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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 마당에 들어선 8채의 집, 이상 도시를 꿈꾸다

    미술관 마당에 들어선 8채의 집, 이상 도시를 꿈꾸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잔디광장에 모양도, 색깔도 제각각인 집이 들어섰다. 캄보디아 수상가옥, 태국 전통 집, 제주 가파도 창고까지 아시아 각국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8채의 다채로운 집이 모여 작은 도시를 이뤘다. 지난 17일 개막한 야외 프로젝트 ‘천대광: 집우집주’ 풍경이다. 공간과 장소에 관심이 많은 천대광 작가는 건축물 형태의 대규모 설치 작품을 선보여 왔다. 관람객은 건축가가 아닌 예술가의 시선으로 만든 ‘건축적 조각’의 안과 밖을 드나들며 새로운 공간에 대한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전시 제목 ‘집우집주’는 한자어 우주(宇宙)를 풀어 쓴 것이다. 집이 모여 도시가 되고, 나아가 우주가 된다는 동양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삼았다. 일상의 공간인 집을 새롭게 돌아봄으로써 우리가 꿈꾸는 이상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를 다 같이 고민해보자는 의도가 드러난다.이번 신작들은 작가가 아시아 국가를 여행하며 수집한 건축 사진에서 비롯됐다. 건축물은 그 나라의 역사, 경제, 기술, 문화, 자연환경 등을 함축적으로 품고 있다. 가령 캄보디아 캄퐁 플럭의 독특한 수상가옥은 열악한 기후의 산물이자 캄보디아로 피난 온 베트남 난민들의 마지막 희망의 공간이다. 천대광은 값싼 양철 지붕과 목재로 지어진 수상 가옥을 모티브로 한 건축적 조각을 통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고, 행복한 삶의 기준을 질문한다. 태국 남부 도시 수랏타니의 건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수랏타니의 집’은 불교국가인 태국의 종교적 특성과 고온다습한 기후가 주거 문화에 끼친 영향을 잘 보여준다.‘보잘 것 없는 집’은 제주 가파도의 한 창고 건축물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거센 바람과 파도 등 악천후에 견딜 수 있게 지붕도, 장식도 없이 단순하게 설계된 건축물은 형형색색 썬팅지와 조명으로 화려하게 변모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인하게 살아가는 가파도 주민의 삶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작가의 거주지인 경기도 양평의 버스터미널을 1970년대 양철지붕 재료인 골함석으로 만든 작품도 선보인다. 이 밖에 작가의 상상만으로 지어진 ‘공허한 빛의 집’, 청주에 있는 근대건축물 ‘탑동양관’을 모티브로 해 불교의 탑 양식을 섞은 ‘후천개벽 탑’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내년 7월 24일까지.
  • [여기는 베트남] 이웃집서 훔친 돈으로 가난한 이웃들 도운 12살 소년

    [여기는 베트남] 이웃집서 훔친 돈으로 가난한 이웃들 도운 12살 소년

    이웃집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12살 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티엔퐁을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은 최근 하우장성 쩌우탄현의 한마을에 사는 12살 소년 L군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 8일 현지 경찰은 A씨의 집에 도둑이 들어 현금 1800만 동(한화 92만원)이 사라졌다는 도난 신고를 받았다. 침대 옆 서랍에 감춰둔 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장 조사에 나선 경찰은 최근 A씨 집에 방문한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A씨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아무도 초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웃집 L군이 자주 와서 아들과 놀다가 저녁을 먹고 가곤 했다고 덧붙였다. L군은 부모가 타지에서 일하고 있어 할머니 집에서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편이 딱한 L군을 A씨는 자주 집에 초대해 아이들과 놀게 하며, 밥도 함께 먹곤 했던 것이다. 뭔가 석연치 않았던 경찰은 L군의 집을 방문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L군은 순순히 자신의 도둑질을 고백했다. L군은 "5일 친구 집에서 놀다가 침대 옆 협탁에서 우연히 현금 뭉치를 발견하고 가져왔다"고 말했다.하지만 L군은 훔친 돈을 본인을 위해 쓴 게 아니라, 가난한 이웃을 위한 생필품을 사다가 전한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샀다. L군은 훔친 돈을 할머니 집 마당에 숨겨 두었다가 이튿날인 6일부터 8일 사이 매일 조금씩 돈을 꺼내 라면, 물, 설탕, 야채, 소시지, 쌀, 휴지 등의 식자재와 생필품들을 잔뜩 샀다. 그리고 가난한 동네를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이 물건들을 나눠줬다고 털어놨다. 평소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라고 믿었던 L군이 도둑질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처벌은 원치 않고 돈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L군에게 도움을 받았던 이웃들은 이 소식을 듣고, 환불받을 수 있는 물건들을 돌려주어 현금을 마련해 주었다. L군의 할머니는 모자란 돈을 보태서 훔친 돈을 모두 돌려주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편 이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소년 '로빈후드'가 나타났다", "훔친 돈을 선한 곳에 쓴다 해도 도둑질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꿈에서/정현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꿈에서/정현희

    꿈에서/정현희 꿈에서외할머니를 만났다 좋았다 그런데무슨 말을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외할머니는베트남 사람이시다우리 엄마도 안녕 현희, 바람 속에서 가을 냄새가 나요. 굴참나무 껍질에서 나는 냄새예요. 풀 틈새에 고개 내민 키 작은 꽃들의 냄새, 종이컵 속 따뜻한 커피 냄새이기도 해요. 현희의 시가 참 예뻐요. 아무런 꾸밈도 없어요. 수사도 이미지도 자유연상도 없지요. 꿈속에서 외할머니랑 알 수 없는 말로 이야기를 나눈 뒤 환하게 웃으며 우리 외할머니는 베트남 사람이시다, 라고 말해요. 올해 내가 만난 시 중에서 최고의 순수, 최고의 자부심이 담긴 시예요. 거제 장목초등학교 4학년 다니며 쓴 시, 맞죠? 세계의 결핍을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 이 마음이 시의 마음이에요. 장목에 가서 현희랑 엄마랑 만나고 싶어요. 엄마에게 베트남 사람 맞죠? 라고 말할 거예요. 현희 시에서 가을 냄새가 나요. 은하수 속의 작은 별 냄새가 나요. 곽재구 시인
  • [단독] 못 버리고, 안 치우는 ‘학대 엄마’… 쓰레기집이 숨 막혀요

    [단독] 못 버리고, 안 치우는 ‘학대 엄마’… 쓰레기집이 숨 막혀요

    쓰레기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이를 두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인식이 생긴 지는 7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14년 남편과 내연남을 살해한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가 여덟 살 아들을 두 달 동안 쓰레기집에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쓰레기 방임’이 공론화됐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이자 부랴부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유년기의 대부분을 쓰레기와 함께 살아온 아이들은 더러운 환경에 특별히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가 생기고 학교에 가면서 집 밖에서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할 무렵에야 ‘우리 집은 다른 집과 다르다’라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악취와 쓰레기로 인한 피부 및 호흡기질환 등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쓰레기집에서 살아온 여덟 살 동갑내기 민영이(가명)와 준석이(가명)의 시선을 통해 쓰레기집이 아이들이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봤다.■친구 초대하고픈 8살 민영이 다른 집도 다 이런 줄 알았는데, 친구네는 딴판이었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장난감이랑 엄마·아빠의 옷, 비닐, 바구니가 천장까지 쌓여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보여요. 맨 위에 있는 곰 인형은 여섯 살 때 엄마가 주워 온 인형이고요, 중간에 튀어나온 상자는 5개월 전에 먹은 피자 상자예요. 전남에 있는 우리 집은 주방, 거실, 화장실이 있고 방이 2개예요. 그렇지만 엄마, 아빠, 저 세 식구가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거실 공간이랑 화장실만 오갈 수 있답니다. 다른 방은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가기도 어려워요. 겨울에는 거실에 전기 매트를 깔아 놓는데, 엄마가 주워 온 옷이랑 가방이랑 책이랑 그릇이 주위를 둘러싸요. 매트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 같아요. 다섯 살 때는 뛰어노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방이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갈 수 없는데도 이리저리 공간을 찾아서 숨바꼭질하고 놀았어요. 하루는 미로 같은 우리 집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엄마가 쌓아 놓은 쓰레기성에 부딪혔는데, 꼭대기에서 장난감 자동차가 뚝 떨어져서 다칠 뻔했어요.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엄마는 자꾸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헌 옷, 냄비, 프라이팬 같은 걸 주워 와요. 엄마는 “다 쓸 수 있는 물건”이라지만 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더 어렸을 때도 그랬어요. 엄마가 고물상을 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제 장난감이랑 옷을 받아오곤 했는데, 그때쯤부터 점점 물건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아빠가 아무리 엄마에게 “그만 가져와라. 이건 다 버리자”고 말해도 엄마는 달라지지 않았어요. 냉장고에는 너무 오래돼서 먹을 수 없는 계란이랑 나물 반찬도 잔뜩 있어요. 엄마는 무언가 버리는 것을 항상 아까워하거든요. 저희를 돌봐 주시는 지역 다문화지원센터 선생님은 우리 집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어요. 얼마 후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곳에서도 선생님들이 오셨어요. 선생님들은 엄마에게 “이런 환경은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저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더 뛰어다니지 못하는 거랑 가끔 위에서 옷이나 장난감이 툭툭 떨어지는 것 말고는 우리 집이 불편하거나 이상하진 않았는데 말이에요. 엄마는 학대인 줄은 몰랐지만, 저에게 위험한 환경인 것은 알고 있었대요. 선생님들이 엄마에게 집을 청소하자고 설득했어요. 엄마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집을 보여 주는 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거절했어요. 그래도 저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거라는 선생님들 말을 듣고 청소를 허락했어요. 청소를 하고 나니 저희 집에 있던 물건이 10분의1로 줄었어요. 아빠도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계속 크게 웃었어요.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집을 청소한 날이 벌써 3년 전이에요. 저는 이제 여덟 살이고 초등학교에 다녀요. 학교에서 친구들도 생겼어요. 저는 그동안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엄마랑만 지냈기 때문에 새로 사귄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저번에는 같은 반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옷이랑 장난감이랑 다른 물건들이 꼭대기까지 쌓여 있지도 않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았어요. 우리 집보다 친구 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가 저희 집에도 놀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했어요. 엄마가 3년 전 대청소 이후 하나둘 가져온 물건으로 집이 다시 꽉 찼거든요. 집에 친구들이 와도 같이 놀 공간이 없어요. 왠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좋은 우리 집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부끄러워요. 집 얘기만 나오면 괜히 친구들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져요. 우리 집도 깨끗해져서 친구를 초대해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개 배설물과 사는 8살 준석이 쓰레기집에 우릴 두고 갔어도, 나는 엄마가 좋아요 저는 경기 고양시에 살아요. 3개월 동안 한 살 많은 누나랑 강아지 코코랑 셋이 지냈어요. 아빠는 3년 전 엄마한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이혼하자”였는데, 엄마는 그 말이 충격적이었나 봐요.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도 집을 계속 비웠어요. 엄마는 아빠 없이 저랑 누나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대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도 했어요. 저랑 누나는 괜찮았어요. 엄마가 아빠랑 결혼하기 전에 낳았던 큰누나와 형들이 저희 집에 와서 종종 밥도 챙겨 주고 놀아 줬거든요. 그런데 큰누나랑 형들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집에는 금방 쓰레기가 늘어났어요.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별로 없어요. 집에 있던 반찬이랑 김치랑 밥은 이미 다 상했고요, 설거지도 오랫동안 안 해서 그릇도, 냄비도 쓸 수 있는 게 없어요. 냄새도 많이 났어요. 화장실 변기는 물이 내려가지 않는데, 누나랑 저는 그대로 계속 사용했어요. 방 안 여기저기에 코코의 배설물도 있어요. 어떻게 치우는 건지 몰라서 그냥 뒀어요. 어차피 다른 쓰레기랑 옷들이 바닥에 가득 쌓여 있어서 치워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 같아요. 엄마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집을 계속 치웠었는데 어느 날부터 힘들다면서 청소하지 않았어요. 그게 언제쯤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엄마는 돈을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잘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끔 집에 오면 “금방 온다”고 하면서 돈을 주고 다시 나갔어요. 3개월쯤 지났나? 경찰 아저씨들이 우리 집 문을 막 두드렸어요. 그리고 엄마를 잡아갔어요. 엄마가 저랑 누나를 학대했대요. 엄마가 집을 청소하지 않고, 쓰레기집에 저랑 누나만 두고 돌아오지 않았던 게 나쁜 짓이래요. 그래도 저는 엄마가 좋아요. 판사님에게 우리 엄마랑 꼭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앞으로는 깨끗한 집에서 엄마랑 누나·형들이랑 다 같이 모여 살고 싶어요. 코코도요.
  • 못 버리고 안 치우는 우리집…아이는 ‘쓰레기집’에 상처받았다

    못 버리고 안 치우는 우리집…아이는 ‘쓰레기집’에 상처받았다

    물건 버리지 못 하는 엄마쓰레기집에 두고 돈 벌러 나가아동을 쓰레기집에 두는 것도 학대쓰레기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이를 두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인식이 생긴 지는 7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14년 남편과 내연남을 살해한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가 여덟 살 아들을 두 달 동안 쓰레기집에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쓰레기 방임’이 공론화됐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이자 부랴부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유년기의 대부분을 쓰레기와 함께 살아온 아이들은 더러운 환경에 특별히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가 생기고 학교에 가면서 집 밖에서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할 무렵에야 ‘우리 집은 다른 집과 다르다’라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악취와 쓰레기로 인한 피부 및 호흡기질환 등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쓰레기집에서 살아온 여덟 살 동갑내기 민영이(가명)와 준석이(가명)의 시선을 통해 쓰레기집이 아이들이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봤다.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은 민영이 아침에 눈을 뜨면 장난감이랑 엄마·아빠의 옷, 비닐, 바구니가 천장까지 쌓여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보여요. 맨 위에 있는 곰 인형은 여섯 살 때 엄마가 주워 온 인형이고요, 중간에 튀어나온 상자는 5개월 전에 먹은 피자 상자예요. 전남에 있는 우리 집은 주방, 거실, 화장실이 있고 방이 2개예요. 그렇지만 엄마, 아빠, 저 세 식구가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거실 공간이랑 화장실만 오갈 수 있답니다. 다른 방은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가기도 어려워요. 겨울에는 거실에 전기 매트를 깔아 놓는데, 엄마가 주워 온 옷이랑 가방이랑 책이랑 그릇이 주위를 둘러싸요. 매트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 같아요. 다섯 살 때는 뛰어노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방이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갈 수 없는데도 이리저리 공간을 찾아서 숨바꼭질하고 놀았어요. 하루는 미로 같은 우리 집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엄마가 쌓아 놓은 쓰레기성에 부딪혔는데, 꼭대기에서 장난감 자동차가 뚝 떨어져서 다칠 뻔했어요.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엄마는 자꾸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헌 옷, 냄비, 프라이팬 같은 걸 주워 와요. 엄마는 “다 쓸 수 있는 물건”이라지만 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더 어렸을 때도 그랬어요. 엄마가 고물상을 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제 장난감이랑 옷을 받아오곤 했는데, 그때쯤부터 점점 물건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아빠가 아무리 엄마에게 “그만 가져와라. 이건 다 버리자”고 말해도 엄마는 달라지지 않았어요. 냉장고에는 너무 오래돼서 먹을 수 없는 계란이랑 나물 반찬도 잔뜩 있어요. 엄마는 무언가 버리는 것을 항상 아까워하거든요. 저희를 돌봐 주시는 지역 다문화지원센터 선생님은 우리 집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어요. 얼마 후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곳에서도 선생님들이 오셨어요. 선생님들은 엄마에게 “이런 환경은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저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더 뛰어다니지 못하는 거랑 가끔 위에서 옷이나 장난감이 툭툭 떨어지는 것 말고는 우리 집이 불편하거나 이상하진 않았는데 말이에요. 엄마는 학대인 줄은 몰랐지만, 저에게 위험한 환경인 것은 알고 있었대요. 선생님들이 엄마에게 집을 청소하자고 설득했어요. 엄마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집을 보여 주는 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거절했어요. 그래도 저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거라는 선생님들 말을 듣고 청소를 허락했어요. 청소를 하고 나니 저희 집에 있던 물건이 10분의1로 줄었어요. 아빠도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계속 크게 웃었어요.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집을 청소한 날이 벌써 3년 전이에요. 저는 이제 여덟 살이고 초등학교에 다녀요. 학교에서 친구들도 생겼어요. 저는 그동안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엄마랑만 지냈기 때문에 새로 사귄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저번에는 같은 반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옷이랑 장난감이랑 다른 물건들이 꼭대기까지 쌓여 있지도 않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았어요. 우리 집보다 친구 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가 저희 집에도 놀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했어요. 엄마가 3년 전 대청소 이후 하나둘 가져온 물건으로 집이 다시 꽉 찼거든요. 집에 친구들이 와도 같이 놀 공간이 없어요. 왠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좋은 우리 집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부끄러워요. 집 얘기만 나오면 괜히 친구들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져요. 우리 집도 깨끗해져서 친구를 초대해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상한 음식, 개 배설물 속에서 살아온 준석이 저는 경기 고양시에 살아요. 3개월 동안 한 살 많은 누나랑 강아지 코코랑 셋이 지냈어요. 아빠는 3년 전 엄마한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이혼하자”였는데, 엄마는 그 말이 충격적이었나 봐요.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도 집을 계속 비웠어요. 엄마는 아빠 없이 저랑 누나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대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도 했어요. 저랑 누나는 괜찮았어요. 엄마가 아빠랑 결혼하기 전에 낳았던 큰누나와 형들이 저희 집에 와서 종종 밥도 챙겨 주고 놀아 줬거든요. 그런데 큰누나랑 형들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집에는 금방 쓰레기가 늘어났어요.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별로 없어요. 집에 있던 반찬이랑 김치랑 밥은 이미 다 상했고요, 설거지도 오랫동안 안 해서 그릇도, 냄비도 쓸 수 있는 게 없어요. 냄새도 많이 났어요. 화장실 변기는 물이 내려가지 않는데, 누나랑 저는 그대로 계속 사용했어요. 방 안 여기저기에 코코의 배설물도 있어요. 어떻게 치우는 건지 몰라서 그냥 뒀어요. 어차피 다른 쓰레기랑 옷들이 바닥에 가득 쌓여 있어서 치워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 같아요. 엄마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집을 계속 치웠었는데 어느 날부터 힘들다면서 청소하지 않았어요. 그게 언제쯤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엄마는 돈을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잘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끔 집에 오면 “금방 온다”고 하면서 돈을 주고 다시 나갔어요. 3개월쯤 지났나? 경찰 아저씨들이 우리 집 문을 막 두드렸어요. 그리고 엄마를 잡아갔어요. 엄마가 저랑 누나를 학대했대요. 엄마가 집을 청소하지 않고, 쓰레기집에 저랑 누나만 두고 돌아오지 않았던 게 나쁜 짓이래요. 그래도 저는 엄마가 좋아요. 판사님에게 우리 엄마랑 꼭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앞으로는 깨끗한 집에서 엄마랑 누나·형들이랑 다 같이 모여 살고 싶어요. 코코도요.
  • [여기는 인도] ‘조폭 원숭이’에 또 희생자 발생…50대 여성 사망

    [여기는 인도] ‘조폭 원숭이’에 또 희생자 발생…50대 여성 사망

    인도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원숭이에 사람이 희생되는 일이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50대 여성이 또 다시 원숭이의 공격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인디아닷컴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우타프라데시주 카이라나에 거주하는 50세 여성 수스마 데비는 자택에서 테라스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 원숭이 무리와 맞닥뜨렸다. 이 여성은 사납게 자신을 공격하는 원숭이를 피해 테라스로 도망친 뒤 결국 뛰어내렸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숨진 여성은 현지 국회의원의 아내로 알려졌으며, 사고 당시 집에는 다른 가족이 부재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곳곳에서는 사나운 원숭이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주민들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위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6일에도 인도 만디 지역에 사는 11세 어린이가 오전 6시 반 경 자신의 집 2층에 있다가 원숭이의 공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어린이는 원숭이를 피해 창문 밖으로 나가 건물에 매달렸지만, 결국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6월에는 생후 1개월 된 영아가 젖병을 훔치려 달려든 원숭이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인도 당국은 원숭이 때문에 수십 년 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제발전과 함께 주택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숭이 서식지가 파괴됐고, 이러한 환경 탓에 난폭해진 원숭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서는 원숭이신인 ‘하누만’의 화신이라고 여기는 원숭이를 각별하게 아끼고 신성시하는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숭이의 위협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원숭이 도살에 반대하는 이유다. 충격적인 원숭이 폭행 사건의 ‘범인’은 대부분 히말라야 원숭이다. 인도를 포함해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분포하며, 잡식성이어서 곡류와 과일, 곤충, 개구리 등을 주로 잡아먹는다.
  • [여기는 베트남] 코로나로 실직한 18세 청년, 700km 자전거 타고 귀향

    [여기는 베트남] 코로나로 실직한 18세 청년, 700km 자전거 타고 귀향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18세 청년이 자전거를 타고 700km 떨어진 고향길에 오른 사연이 알려졌다. 단트리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K군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향 응에안 성의 끼선 현을 떠나 후에 에 도착했다. 안정적인 일을 구할 수 없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차츰 돈도 떨어지고,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그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막막하기만 했다. 돈도 충분치 않거니와 버스도 운행을 멈췄기 때문이다. 딱한 그의 사정을 본 여관 주인은 그에게 낡은 자전거 한 대를 주었다. 지난 3일 자전거 수리를 마친 K군은 자전거 페달을 밟고 700km 떨어진 고향 집을 향했다.하지만 그의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 첫날 꽝찌성의 톨게이트를 지나자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다가왔다. 이 남성은 "호찌민에서 고향 하띤으로 간다"면서 "함께 모텔에서 하루 쉬었다 가자"고 청했다. 함께 숙박비를 분담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여긴 K군은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 장거리 사이클링에 너무 고단했던 K군은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다. 그가 깨어났을 때 동행했던 남성은 사라졌고, 휴대폰과 현금 80만동(한화 4만1000원)도 보이지 않았다. 80만동은 그가 후에에서 일하며 벌었던 전부였다. 결국 땡전 한 푼 없이 먹을 것을 구걸하며 여정에 올랐다. 다행히 어린 청년의 딱한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무료로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3일 밤낮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고 드디어 지난 7일 고향 응에안성의 검문소에 도착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현재 전염병 예방 규정에 따라 집중 격리 구역에서 격리 중이다. 한편 K군은 부모 없이 5형제와 함께 지방 아동보호 센터의 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영·호주, 안보파트너십 ‘오커스’ 출범…“호주 핵잠수함 지원”

    미·영·호주, 안보파트너십 ‘오커스’ 출범…“호주 핵잠수함 지원”

    미국과 영국, 호주가 15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출범에 합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을 규합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고위 당국자는 역내 동맹 강화 노력을 강조하며 한국을 사례 국가로 꼽았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영국, 호주와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UKUS)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호주, 영국, 미국의 국가명을 딴 명칭이다. 이 당국자는 영국과 호주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이라면서 이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에서 3국의 능력을 강화하고 연결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 관료 간 회의와 관여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수중 능력 분야의 협력 촉진, 정보기술 공유의 심화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 타국 핵잠수함 지원에 “단 한 번” 못박아…韓 영향 주목 특히 이 당국자는 오커스의 첫 구상으로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3국의 유관 팀들로 회의체를 꾸려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이 기술이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이것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 착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로 이를 한다”고 밝혔다. 호주에 대한 지원은 매우 예외적인 일로 앞으로 다른 나라에 이런 일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1958년 영국이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핵추진 기술 공유를 꺼리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호주는 핵무기를 개발할 의향이 없고 핵 비확산 노력의 선두에 있다면서 핵 비확산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이 핵확산에 나섰다는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설명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의향을 가진 것과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고, 작년 7월에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김 전 차장이 작년 10월 방미 때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인도태평양 평화 촉진…특정 국가 겨냥 아냐”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거론했다. 그는 동맹 강화와 협력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는 일본, 한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전통적 안보 파트너들과의 더 강력한 양자 파트너십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인도, 베트남 등 새로운 파트너와의 더 강력한 관여,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와 같은 새로운 형식도 사례로 꼽았다. 그는 관련 질문에 일본, 한국, 필리핀 등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이는 통합되고 효과적인 관여의 망을 개발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영국, 호주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 견제와 억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적으로 미국은 중국과 연결시키는 것을 거부했다. 이 당국자는 “이 파트너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규칙 기반 질서를 유지하고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려는 전략적 이해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태평양 국가가 아닌 영국이 참여한 데 대해 “영국은 아시아와 깊은 역사적 유대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줘 왔다”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는 지속적 이상과 공동 약속에 따라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안보, 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명의로 발표됐다.
  • ‘DP’의 인기… 국방부 ‘난감’ 북한은 ‘화색’ [김유민의돋보기]

    ‘DP’의 인기… 국방부 ‘난감’ 북한은 ‘화색’ [김유민의돋보기]

    군무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DP)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연일 인기 콘텐츠 순위 1위에 오르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원작은 누적 조회수 1000만뷰를 달성한 웹툰 ‘D.P 개의 날’로 주인공 안준호(정해인)는 작가 김보통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안준호는 탈영병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단순 낙오자가 아니라, 군 내부 부조리와 가정 문제 등으로 괴로워했음을 알게 된다. D.P는 2014년 강원도의 한 육군 헌병 부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군대 내 가혹행위는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후임병 어머니의 편지를 선임병이 소리 내 읽으며 ‘너희 집 거지냐’고 폭언을 하는 것은 기본. 자고 있는 후임병에게 방독면을 씌운 뒤 물고문을 하고, 못 박힌 벽 쪽으로 밀어내며 상처를 주고, 자위행위를 강요하고, 속옷을 벗기고 라이터로 체모를 태우는, 표현조차 끔찍한 가혹행위들이 연이어 나온다. 예비역 남성들 사이에서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것 같다”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로 2014년은 육군 28사단에서 후임병을 구타해 숨지게 한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 22사단에서 집단 따돌림 등을 견디지 못해 무장 탈영한 병장이 총기를 난사한 ‘임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해다. “군대 가서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드라마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D.P가 태국·베트남·영국 등 해외에도 방영되는 데다 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확산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폭행, 가혹 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 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 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라며 7년이 지난 현재의 병영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극화된 묘사라고 설명했다.요즘 군대 좋아졌다? 인권침해 상담↑ 그러나 드라마의 소재가 된 군내 인권 침해, 범죄 피해를 호소하는 군인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710건의 상담 신청이 접수됐는데, 상해, 폭행 등 구타와 모욕, 폭언 등 언어폭력 피해를 호소한 상담이 각각 96건, 27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11.6%, 12.8% 증가했다. 강간, 준강간 등 성폭력 피해의 경우 16건으로 전년(3건)보다 4배 이상 늘었고 성희롱 피해 역시 55건으로 2019년 11건에서 25% 급증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들 사이에 ‘이야기해봤자 소용없다’는 무력감이 지속하는데, 군 스스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처리함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라며 “독일처럼 외부에서 군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가혹, 부당 행위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처리할 수 있는 군인권 보호관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한 “탈영 이유 생동하게 보여줬다” 북한 매체 메아리는 11일자 기사를 통해 “지옥과 같은 남조선(남한) 군살이(군 생활)의 실상을 깡그리 파헤쳤다”면서 D.P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해외 여러 나라에서 방영되고 있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매체는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폭력행위와 가혹행위로 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탈영한 대원들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남조선 군에 만연된 기강해이와 폭력행위, 부패상을 그대로 폭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대 안에서의 애정 관계나 치정 관계와 같은 시시껄렁한 내용에 국한되던 이전 시기 TV극과 달리, 사병들이 왜 탈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됐는가를 생동하게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들을 담은 것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대의 실상을 그대로 영화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실제 군대에서 실시간 감시촬영기를 달고 촬영한 것 같다’고도 했다. 과거 북한을 배경으로 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백두산’ 등에 대해 “우리 공화국을 헐뜯는 내용으로 일관된 영화와 TV극”이라며 비난한 것과 대조적이다.
  • 창립 62주년 롯데건설 “신뢰받는 100년 기업 되겠다”

    롯데건설은 창립 62주년을 맞은 15일 글로벌 종합건설사로서 도약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롯데건설은 14일 “올해 기업 목표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건설사’로 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롯데건설의 올 상반기(1∼6월) 매출은 2조 7438억원, 영업이익은 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26.7% 상승했다. 상반기 수주금액 5조 9155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올 들어 국내외에서 잇따라 굵직한 사업을 수주한 덕분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MICE 복합개발’, 인천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사업’, 경기 하남시 ‘H2 프로젝트’ 등 수익성이 높은 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해외에서 공들이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현재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대규모 복합몰인 ‘롯데몰 하노이’를 짓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에는 하노이 인근 신도시에 3500억 원 규모의 호텔 신축 공사를 따냈다. 신기술도 재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지난 7월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만든 메타버스(가상현실이 융복합화된 세계) 공간인 ‘메타폴리스’에 롯데건설 사옥을 지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철학이 경영지표로 반영돼 상승세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해외 신규 사업 및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주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구도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쿼드 첫 대면 정상회의 24일 백악관서 열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대면 쿼드(미국·호주·인도·호주) 정상회의를 연다.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20년 전쟁 종료가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뒤 첫 대(對)중국 압박 행보로 평가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 격상을 우선순위로 삼았다”며 “이번 회의가 21세기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 관여하는 미국의 우선순위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유엔총회(20~27일) 기간에 뉴욕을 방문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맞물려 중국 견제를 위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외교장관 협의체로 시작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상 간 협의체로 격상됐다. 지난 3월 화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열었고, 6개월 만에 첫 대면회의까지 여는 것이다. 백악관은 정상회의 핵심 의제로 유대 강화,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 신기술 및 사이버공간 협력,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촉진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의 백신 외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저소득국에 백신을 제공하기 위한 협력이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은 아프간 전쟁을 끝내고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 왔다. 백악관은 바이든이 지난 9일 취임 7개월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경쟁이 분쟁으로 바뀌지 않도록 양국의 책임감을 논의했다”고 했지만, 바이든은 11일 시 주석을 겨냥한 듯 “21세기에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고 진정으로 믿는 독재자가 많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회담에서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 등이 후보로 꼽힌다. 다만 한국은 중국을 감안해 직접적인 쿼드 가입보다는 백신, 기후변화 등 사안별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여기는 베트남] 온라인 수업 중 ‘낯 뜨거운 장면’ 노출한 여교사 논란

    [여기는 베트남] 온라인 수업 중 ‘낯 뜨거운 장면’ 노출한 여교사 논란

    6학년 온라인 수업 중 낯 뜨거운 장면을 송출한 여교사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최근 베트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여교사 핫클립' 사건으로 여론이 떠들석하다. 뚜오이째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베트남 선라 성의 한 중학교 물리학 여교사가 6학년 온라인 수업 도중 야한 장면을 노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학교 측은 즉각 여교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어 시 인민위원회는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교육부, 가정부, 경찰 및 학교 관리 위원회와 회의를 열었다. 시 인민위원회는 "해당 교사는 매우 심각한 규율 위반을 저질렀고, 사회에 나쁜 여론을 형성해 교사의 이미지와 교육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조만간 교육부가 최종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 교사는 평소 매우 성실하고, 단정한 이미지라 학교 측은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교장도 "그녀는 한 번도 규율을 어긴 적이 없는 매우 도덕적인 교사였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여교사 핫한 사진'등의 키워드로 SNS에 빠르게 퍼졌다. 학부모들은 당혹감과 불쾌감을 드러냈다.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나쁜 걸 보고 배울까 걱정이다", "어떻게 교사가 수업 중 이런 장면을 노출하느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 ‘당구 인플루언서’ 해커, 이번엔 128강 관문 통과?

    ‘당구 인플루언서’ 해커, 이번엔 128강 관문 통과?

    이번엔 128강을 넘을 수 있을까. ‘당구 인플루언서’로 소문난 일명 ‘해커’가 다시 프로당구에 도전한다.프로당구협회(PBA∙총재 김영수)는 추석연휴 기간인 16일~22일까지 경기 고양의 소노캄고양에서 열리는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 2021’ 대진표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이어 3개월 만에 열리는 개인전 투어 대회다. ‘승부치기’ 도입으로 산뜻하게 옷을 갈아입은 뒤 처음 열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16일~17일 열리는 128강전에서 두 번째 ‘와일드카드’로 나서는 해커의 약진 여부가 주목된다. 개막전에서 첫 와일드카드로 참가했지만 첫 판에서 마민캄(베트남)에 0-2로 패해 탈락한 해커는 16일 밤 11시 이상철(41)을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이상철은 지난 시즌 드림(2부)투어 6차전에서 준우승하는 등 시즌 종합 13위로 이번 시즌 1부투어에 합류했다. 개막전에서는 엄상필을 2-0으로 제치고 64강에 올랐다. 128강에 겨루는 1회전에서는 또 ‘당구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와 강민구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둘은 2019~20시즌 4차 대회인 TS샴푸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난 뒤 가지는 네 번째 대결이다. 상대 전적(세트제)은 쿠드롱이 2전승으로 앞선다.블루원챔피언십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을 상대로 짜릿한 대역전승으로 투어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던 강동궁은 ‘와일드카드’ 이열을 상대로 세 번째 우승 행보에 나선다. 사파타 역시 와일드카드 최명진과 두 대회 연속 결승행을 노크한다. 여자부 LPBA는 15일 PQ라운드와 64강으로 시작한다. PQ라운드에는 차유람, 전애린, 김보미, 오슬지, 하야시 나미코(일본), 한주희 등이 출전한다. 스롱 피아비와 김가영, 김민아, 김세연, 강지은 등은 64강부터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PBA&GOLF를 비롯해 MBC SPORTS+, SBS SPORTS, IB SPORTS 등 TV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유튜브(PBA TV)와 네이버, 카카오TV, 아프리카TV 등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 “당신 집 사라질수도” 기후변화 이대로 두면 30년내 2억명 강제 이주

    “당신 집 사라질수도” 기후변화 이대로 두면 30년내 2억명 강제 이주

    기후변화에 맞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50년까지 세계에서 약 2억1600만 명의 사람이 집을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WB)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기후변화 보고서 ‘그라운드스웰 파트 2’을 통해 해수면 상승과 물 부족 그리고 곡물 생산 감소로 6개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강제 이주 사태가 빠르면 2030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제 이주자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최대 8600만 명까지 발생해 가장 많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이 보고서를 쓴 저자들은 덧붙였다. 또 북아프리카 1900만 명, 남아시아 4000만 명,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4900만 명까지 자국내 기후변화로 인한 강제 이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런 움직임은 기후변화로 사람들이 떠나는 지역은 물론 이들 이주자가 몰려드는 지역 양측 모두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이다. 도시와 도심을 압박해 개발 혜택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예를 들어, 해수면 상승은 쌀 생산과 양식 그리고 어업을 위협하는데 이 때문에 베트남의 저지대인 메콩강 삼각주에서는 강제 이주 상태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사람들이 이주할 가능성이 큰 홍강 삼각주와 중부 해안 지역은 거센 폭풍우를 포함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과 같은 문제로 인한 분쟁이나 건강 또는 경제 위기가 이런 상황을 더욱더 나쁘게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다만 기후변화 대응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할 수만 있다면 이런 기후 이주 사태를 8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와 중동 국가, 작은 섬나라 그리고 새로운 나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아 실질적인 기후 이주자의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세계인의 일상, 한국 문화/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세계인의 일상, 한국 문화/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일상적인 상황인데 가끔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7월 여름에 접어들면서 집 앞 정원의 여러 그루 무궁화 나무에서 꽃이 만발하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지나치기 일쑤인데 여름이 다 지난 며칠 전에는 그 모습이 몹시 생경해 한참을 바라보고 꽃봉오리도 만져 보았다. 생각해 보니 무궁화는 파리뿐만 아니라 내가 가본 프랑스 도시며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더 크고 풍성한 무궁화를 보곤 한다. 무궁화가 공식 국화인가 아닌가 하는 복잡한 논의는 잠시 잊기로 하자. 어찌 됐든 무궁화는 관습적으로 나라꽃으로 내면화돼 있고 그 이미지는 다양한 공식 문서와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타국에서 무궁화를 볼 때 곧바로 한국을 떠올리는 나와 같은 사람들도 대다수일 것이다(그렇다고 소위 국뽕으로 귀결되는 이야기는 아니다).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문화권에 수용되는 것은 마치 집 앞 정원과 프랑스 도시 곳곳에 피어 있는 무궁화같이 터를 잡고 어우러져 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매우 일상적인 풍경으로 말이다. 얼마 전 센강 옆 작은 공원에 10대 청소년 4~5명이 모여 무언가를 이야기하며 열심히 몸짓을 주고받고 있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익숙한 언어의 멜로디가 CD플레이어에서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케이팝에 맞춰 댄스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30여년 전 친구들과 카세트를 켜고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던 나의 10대 시절과 너무나 똑같아서 누가 볼까 봐 혼자 볼이 빨개지며 미소가 번졌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은 블랙핑크와 컬래버레이션해서 여기 파리에도 매장 한 구석에 별도의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 케이팝 아이돌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의상과 패션 액세서리가 지나가는 파리지앵의 눈길을 잡는다. 한국 아이돌 그룹은 ‘멋짐’의 선두 주자로 인식되고 있었다. 파리에 거주하는 한 한국 학생은 “시크(chic)하고 힙(hip)”하다며 지나가는 또래들로부터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해외에서 중국·일본·베트남 음식점은 쉽게 볼 수 있고, 먹을 것의 느끼함에 몸서리를 떠는 우리의 속을 달래 주어서 자주 찾게 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파리 중심가뿐만 아니라 주거 지역 골목에도 한국 음식점이 많이 들어섰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하기를 즐기는 유럽 특유의 카페 문화에 맞춰 대부분 테라스를 마련해 놓았다. 김치, 불고기 같은 한국 음식을 알고 즐기는 외국인이 많아진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얼마 전 저녁 식사를 하러 한식당에 갔다. 옆자리에 (우리로 치면 단체 회식 같은 분위기인데) 10여명 정도의 서양인이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한국인이나 동양인 없이. 그 익숙한 분위기처럼 더이상 파전에 와인을 즐기는 서양인들만의 테이블이 낯설지 않을 만큼 한국 음식은 대중화되고 있다. 9월 초에는 몽파르나스에서 ‘케이팝 & 케이힙합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사실상 프랑스는 7월부터 백신 접종률을 높여 가며 ‘위드 코로나’ 정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음악 공연이나 쇼는 활발하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케이팝 팬들이 모여 떼창을 부르고 한국말 랩의 묘미를 느끼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한 대학생은 레드벨벳을 가장 좋아하고,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한국에 어학 연수를 갈 수 있도록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문화(혹은 한류)의 해외 확산과 현지 수용은 생각보다 다양한 일상의 층위에서 촘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집 앞에 핀 무궁화가 다른 종류의 꽃나무와 어우러져 정원의 풍경을 완성하듯이 말이다. 내가 그저 예쁜 꽃인 줄 알고 지나치다가 어느 날 문득 무궁화임을 깨닫고 우리나라를 떠올리듯, 여기 사람들이 케이팝 한 구절을 흥얼거리다가 ‘아, 내가 지금 부르는 게 한국말로 된 노래구나’ 하고 멈칫 알아채듯 한국 문화가 세계인 삶의 일부분으로 풍경처럼 일상화되기를 바라본다.
  • LH, 베트남 후에성에서 신도시·복합도시개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 중부 후에성에서 스마트시티 및 경제구역개발을 추진한다. LH는 베트남 후에성과 스마트시티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LH와 후에성은 도시개발 및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스마트시티 전략, 정책, 기본계획,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적용에 있어 포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스마트시티 협약에 포함된 쩐마이랑꼬 경제구역과 스마트미디어시티 개발사업을 시범사업지구로 지정했다. 후에성은 베트남 중부권에 인구 113만명의 도시로 인도차이나 반도 경제 회랑의 동쪽 관문이라는 전략적 입지로 지녔다. 베트남 정부는 후에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2025년까지 중앙직할시로 격상할 예정이다. 후에 스마트미디어시티사업은 39만 6000㎡에 미디어·메디컬·교육 특화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푸바이 국제공항과 12㎞, 쩐마이랑꼬 경제구역과는 45㎞ 떨어진 곳으로 두 사업지구 개발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쩐마이랑꼬 경제구역은 일반 산단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1815만천㎡ 규모로 조성되는데. LH는 1단계 일반 산업단지 115만㎡를 조성할 예정이다. 쩐마이랑꼬 경제구역은 쩐마이 항만을 끼고 있으며, 푸바이 국제공항 및 다낭 국제공항도 가깝다. 사업시작부터 15년간 10% 우대세율을 적용받고, 4년간 법인세 면제, 그 후 9년간 법인세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H는 산단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 트럼프 “재임시절 최고 업적은 남북한 밝은 미래 기여한 것”

    트럼프 “재임시절 최고 업적은 남북한 밝은 미래 기여한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2일 “대통령 재임 시절 저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남북한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길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여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통일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 가평군 청심월드센터에서 천주가정연합(UPF)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THINK TANK)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사전 녹화된 특별연설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로운) 이 길을 통해 분열과 시련의 역사가 과거로서는 상상치 못할 수준으로 치유될 수 있으며, 한반도가 가진 진정하고도 폭발적인 잠재력이 발휘될 수도 있다”면서 “이는 실로 놀라운 일”이라고 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지도자들은 점점 악화해 가는 한반도 분쟁의 위협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심지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많은 분이 기억하시는 것처럼 양 세력 간의 언쟁은 아주 거칠고 험악했으나 동시에 저는 대화와 협력의 문을 항상 열어 뒀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비무장지대(DMZ),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일을 거론하며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아직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알게 됐으나 저는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사실은 김 위원장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금지’와 ‘핵무기 실험 금지’라는 저와의 약속을 오늘날까지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2017년 이후로 주요 무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 한국은 전쟁으로 초토화된 땅을 선진국으로 일구고,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국으로서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를 세웠다”며 “한국의 발전 사례는 더 나은 미래와 평화를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자 희망의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 호세 마누엘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통일교 측은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국내 5개 권역별로 희망전진대회를 개최한다.
  • [여기는 베트남] 부모없이 온라인 수업하던 10살 아이, 감전사

    [여기는 베트남] 부모없이 온라인 수업하던 10살 아이, 감전사

    부모가 외출한 사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 중이던 10살 소년이 전기 감전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뚜오이째를 비롯한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11일 오전 하노이 동다 지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D군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 중 감전사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D군은 철 귀이개로 노트북 전원 코드의 한쪽 끝을 찌른 다음 전기 콘센트를 찌르다 감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부모님은 외출 중이었고, 집에는 여동생과 D군만 남겨진 상태였다. 사고는 오전 7시 30분경 발생했고, 온라인 수업 전에 벌어진 사고라 담임 교사도 이 상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 시간 뒤 집에 도착한 아빠가 방에 쓰러져있는 아들을 급히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베트남 대다수 지역은 코로나19 급증으로 초, 중, 고 모든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하노이 경찰은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보호자들은 아이들의 행동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아이들이 불장난을 치다가 화재 사고가 나거고, 뛰어다니다 골절을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 현지 경찰은 부득이한 경우 보호자가 집에 없을 때는 아이들에게 위험 요소를 인지 시켜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 [여기는 베트남] 호찌민 코로나 하루 평균 240명 사망... ‘코로나19 고아’ 증가

    [여기는 베트남] 호찌민 코로나 하루 평균 240명 사망... ‘코로나19 고아’ 증가

    최근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늘면서 부모를 잃은 수백 명의 고아들이 생겨나고 있다. 4월 말 시작된 4차 대유행 이후 호찌민에서만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7만8703명, 누적 사망자는 1만1277명에 달한다. 8월 중순 이후 1일 사망자가 240명가량으로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4.2%에 달한다. 사망자 수가 늘면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도 늘고 있다. 베트남 노동사회 아동부의 통계에 잡힌 고아는 250명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9일 전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240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합치면 그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 호아 남 아동부처 팀장은 "많은 아이들이 사랑하는 부모를 잃고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 무척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부모나 친척 없이 남겨진 아이들은 영양 상태 부족으로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부처는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돌봐 줄 친인척을 찾거나, 지원자를 찾고 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경우에는 지역 사회보호 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또한 사망한 부모가 빈곤층인 경우 지역사회의 추가 지원이 이루어진다. 현재 관련 부처는 고아가 된 아동들을 돌볼 수 있는 사회 보호시설을 연구, 추가 설립할 방침이다. 종교 단체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호찌민 2군의 한 성직자는 "코로나19로 가족이 모두 죽어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보면 비통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면서 "고아로 남겨진 아이들을 돌보고 양육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9일 베트남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2399명, 사망자는 345명이다. 4차 대유행 이후 누적 확진자는 57만1746명, 누적 사망자는 1만4470명이다.
  • [데스크 시각] 반대만으론 안 된다/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반대만으론 안 된다/임일영 정치부 차장

    “[ ① ]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였다. 후보들이 하나같이 [ ② ]을 약속하고 새로운 사회보장 정책이나 엄격한 법 집행, 혹은 두 가지 모두를 통해 [ ③ ]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미국 현대 정치·사회를 뿌리째 바꿔놓는 변곡점이 될 뻔했지만 로버트 F 케네디(JFK의 동생)의 비극적 죽음과 함께 길고 긴 보수화의 서막으로 이어진 1968년 대선을 다룬 ‘라스트 캠페인: 미국을 완전히 바꿀 뻔한 82일간의 대통령 선거운동’(서스턴 클라크 지음)의 한 대목이다. 눈치챘겠지만 [ ]를 조금만 손보면 2021년 한국 상황에 끼워 맞춰도 무리가 없다. 50여년 전 미국 대선을 소환한 것은 이어지는 문장 때문이다. “단 한 명, 케네디만이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행위와 국내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국민 개개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표를 주는 것만으로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상처 치유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거칠고 분열적인 선거운동으로 당선된 대통령이 숭고한 이상을 내세우기 어렵고, 비도덕적 선거운동을 한 후에 도덕적으로 상처 입은 나라를 치유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죽음으로 신화화된 측면은 있을 터. 그래도 케네디의 68년 캠페인이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다수 미국인에게 손에 잡힐 듯 구체적 ‘희망’을 품게 했던 점은 반박하기 어렵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 얘기하지 않았던 3가지-베트남 종전, 민권(흑인 인권) 및 빈곤 개선-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시대정신’을 몇 걸음 앞서 읽어 낸 셈이다. 다시 한국 얘기다. 민주화 이후 가장 극적인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캠페인이 감동을 준 것은 비주류로 지역주의에 평생 맞선 그가 3김 정치로 상징되는 낡은 정치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2007년 이명박 후보는 선진 일류국가로 포장된 ‘부자의 꿈’을, 2012년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앞세웠다. 2017년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 새로운 대한민국을 내세웠고, 촛불혁명의 시대정신과 통했다. 2022년 대선은 어떤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에서 한국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고민이나 미래 담론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공정과 성장’(이재명), ‘내 삶을 지켜 주는 나라’(이낙연), ‘공정과 상식’(윤석열), ‘선진국 시대’(홍준표) 등을 쏟아내지만, 유권자가 보기엔 아직 설익고 겉돌기만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캠프는 이를 숙성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아무개가 돼선 안 되는 이유’에 힘을 쏟는다. 대상이 현 정부이든 경쟁자이든 비판과 반대만으론 승리할 수도 없을뿐더러 집권해서도 안 된다는 걸 유권자는 아는데 ‘여의도’만 업데이트가 안 된 모양이다. MZ세대 등장으로 다층화된 한국 사회에서 대선 국면을 꿰뚫는 시대정신을 따지는 게 의미 없다는 진단도 있지만, 캠프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고민의 결핍 탓이다. 굳이 케네디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 2000년 이후 한국 대선을 복기해 보면 막연한 관념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시대정신을 포착한 이들이 결국 대통령 선서를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집권이 목적이 아니라 대전환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보겠다고 마음먹은 리더라면 더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한 사회·경제 양극화와 불평등, 미중 갈등과 한반도 문제, 기후위기, 인구절벽과 세대갈등, 플랫폼 비즈니스 및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문제 등 머리를 싸맨 채 고민하고 토론해도 부족하다. 각 당의 경선 버스가 종점에 이르고서는 변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라도 품을 수 있는 캠페인을 기대해 본다. ①[1968], ②[베트남 전쟁 승리나 종전 협상], ③[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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