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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의 울림, 그 평등을 연주하다

    베토벤의 울림, 그 평등을 연주하다

    “베토벤은 평등의 가치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음악의 중심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고, 그것은 시대에 상관없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곧 제가 연주하는 이유입니다.” 바이올린 여제(女帝) 아네조피 무터(56)는 오는 29일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베토벤과 나폴레옹의 일화를 꺼냈다. 나폴레옹의 팬이었던 베토벤은 교향곡 3번 제목을 ‘보나파르트’로 지어 그에게 헌정하려 했지만, 혁명 이후 그가 독재자로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해 악보 표지를 찢어버리고 제목도 ‘영웅’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무터는 베토벤이 중시했던 인류와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터의 단독공연은 3년 만이다. 당시 내한 독주회가 그의 데뷔 40주년 기념 투어였다면, 이번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월드투어 일환이다. 그는 1976년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루체른에서 세계에 자신을 알렸다.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들만 오르는 루체른 페스티벌 무대에 선 13세 무터는 곧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 무대로 20세기 음악사를 대표하는 최고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눈에 들었고, 2년 뒤 카라얀의 베를린 필 하모닉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을 녹음하며 무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1998년에는 이번 서울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가 받은 4번의 그래미상 중 첫 수상이다.무터는 서울 관객에게 전체 10곡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4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를 선사한다. 그는 이 3곡을 선택한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터는 “18세기 초반까지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같은 수준의 솔로 악기가 아니었는데 베토벤이 바이올린 위상을 높여줬다”면서 “4번은 상대적으로 바로크적인 데 비해 5번 ‘봄’은 그보다 크게 발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 사이 관계가 훨씬 밀접해진다. 2부에서 연주할 9번 ‘크로이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콘체르토(협주곡)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에 대해서는 교향곡 3번 제목 일화를 언급하며 “인문학적인 목표와 뜻을 가지고 작곡한 첫 번째자 유일한 작곡가”라고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베토벤을 향한 무터의 생각처럼, 무터 역시 ‘사람을 위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젊은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유럽 사회 갈등의 씨앗인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첼리스트 김두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무터 재단의 도움을 받고 성장했다. 특히 최예은은 무터가 ‘수양딸’로 여기는 각별한 사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최근 진 작곡가에게 최예은을 위한 솔로 바이올린곡 2곡도 의뢰한 상태다. “저는 음악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무터가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를 넘어 후배 양성과 민감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바이올린 여제’ 무터 “베토벤의 평등, 그게 이번 공연의 이유”

    ‘바이올린 여제’ 무터 “베토벤의 평등, 그게 이번 공연의 이유”

    “베토벤은 평등의 가치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음악의 중심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고, 그것은 시대에 상관없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곧 제가 연주하는 이유입니다.” 바이올린 여제(女帝) 아네조피 무터(56)는 오는 29일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베토벤과 나폴레옹의 일화를 꺼냈다. 나폴레옹의 팬이었던 베토벤은 교향곡 3번 제목을 ‘보나파르트’로 지어 그에게 헌정하려 했지만, 혁명 이후 그가 독재자로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해 악보 표지를 찢어버리고 제목도 ‘영웅’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무터는 베토벤이 중시했던 인류와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터의 공연은 3년 만이다. 당시 내한 독주회가 그의 데뷔 40주년 기념 투어였다면, 이번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월드투어 일환이다. 그는 1976년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루체른에서 세계에 자신을 알렸다.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들만 오르는 루체른 페스티벌 무대에 선 13세 무터는 곧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 무대로 20세기 음악사를 대표하는 최고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눈에 들었고, 2년 뒤 카라얀의 베를린 필 하모닉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을 녹음하며 무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1998년에는 이번 서울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가 받은 4번의 그래미상 중 첫 수상이다. 무터는 서울 관객에게 전체 10곡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도 4번과 5번 ‘봄’, 9번 ‘크로이처’를 선사한다. 그는 이 3곡을 선택한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터는 “18세기 초반까지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같은 수준의 솔로 악기가 아니었는데 베토벤이 바이올린 위상을 높여줬다”면서 “4번은 상대적으로 바로크적인 데 비해 5번 ‘봄’은 그보다 크게 발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 사이 관계가 훨씬 밀접해진다. 2부에서 연주할 9번 ‘크로이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콘체르토(협주곡)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에 대해서는 교향곡 3번 제목 일화를 언급하며 “인문학적인 목표와 뜻을 가지고 작곡한 첫 번째자 유일한 작곡가”라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베토벤을 향한 무터의 생각처럼, 무터 역시 ‘사람을 위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젊은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유럽 사회 갈등의 씨앗인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첼리스트 김두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무터 재단의 도움을 받고 성장했다. 특히 최예은은 무터가 ‘수양딸’로 여기는 각별한 사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최근 진 작곡가에게 최예은을 위한 솔로 바이올린곡 2곡도 의뢰한 상태다. “저는 음악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무터가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를 넘어 후배 양성과 민감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영웅 말고… 청년 베토벤

    영웅 말고… 청년 베토벤

    바이올린과 첼로가 낮고 어두운 단조 음률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울적한 선율 위에 남성 중창단의 비장한 노랫말이 덧입혀졌다. 음은 분명 익숙한데 가사는 처음 듣는 곡. 너무나도 유명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 제시부였다. 곡은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베토벤의 명곡에 합창과 전자기타 연주 등 다양한 실험과 변주를 시도했다. 언론에 처음 공개된 곡의 일부만 들으면서도 무대가 그려지고, 그 무대에 선 배우들이 떠올랐다. 뮤지컬 거장 미하엘 쿤체(76)와 실베스터 르베이(74)가 의기투합해 제작 중인 신작 ‘베토벤’의 메인 넘버가 세계에서 처음 공개된 순간이었다.세계 뮤지컬 시장에는 제작사와 관객 모두가 인정하고 ‘믿고 보는’ 환상의 콤비가 손에 꼽힌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미셸 쇤베르크와 알랭 부빌, 그리고 쿤체와 르베이다. 지난 40년간 함께 호흡하며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작품을 써 왔다. 네 작품 모두 한국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올렸고 두 사람의 신작 ‘베토벤’은 EMK 측의 끈질긴 설득 끝에 2021년 한국에서 세계 초연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극작가 겸 작사가 쿤체와 작곡가 르베이는 차기 작품을 공개하면서 “베토벤을 영웅처럼 묘사하거나 그를 기념하는 작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으로, 이미 클래식 공연계에서는 베토벤을 기리는 공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쿤체·르베이 콤비의 ‘베토벤’ 제작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읽히기도 했다. 르베이는 “베토벤은 쿤체가 10년 전 뮤지컬 제작을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고 8년 전 한국 방문 당시 EMK 측에서도 베토벤 제작을 제안했다”면서 “이후 오랜 기간 제작사에 대한 신뢰는 물론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과 열정에 감동받아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베토벤 대본 집필을 시작한 쿤체는 현재 구상 중인 이야기의 얼개를 공개했다. 그는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이 아닌, ‘고뇌하는 청년’ 베토벤에 집중하고 있다. 쿤체는 지난 작품과 신작을 설명하면서 ‘자아 찾기’라는 표현을 반복,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의 흥행작들을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주제 역시 ‘자아 찾기’였다. 쿤체는 “우리가 보여 주고 싶은 베토벤은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베토벤 흉상 이미지와 같은 영웅이 아닌, 30대 중반 저항가의 이미지에 가깝다”면서 “음악가임에도 귀가 들리지 않아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까지 결심했던 청년이 한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고 삶의 가치를 깨닫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곡가에게도 베토벤의 음악을 뮤지컬로 변주하는 건 도전이자 모험이다. “작품에 35~40곡이 들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르베이는 “베토벤 음악의 감정과 본질, 핵심을 해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 베토벤이 아직까지는 컴플레인(항의)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 뮤지컬과 배우들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6일 개막한 ‘레베카’와 17일 폐막한 ‘마리 앙투아네트’도 객석에서 지켜봤다. 쿤체는 “지난 10년간 한국 뮤지컬이 굉장히 많이 성장했는데 짧은 기간에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국제적인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르베이는 “한국 배우들은 단순히 노래만 잘하거나 연기만 출중한 게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가 돼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쉰다는 걸 느꼈다”며 “높은 예술적 성취로 만들어진 작품을 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문화마당] 엇박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엇박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마저 쉬고 하나둘셋넷…. 놀이의 묘미는 변칙이고 예상을 뒤엎음이다. 무언가를 대기하고 기대하는 상대방에게 보란듯이 엇박으로, 변박으로 허를 찌른다. 박치라 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자를 정확히 세는 데 문제가 있기보다는 정박을 비껴나가 자유롭게 삐딱선을 타는 엇박의 재미를 못 느낄 가능성이 많다. 재즈의 스윙, 장단의 엇박, 힙합의 스웩, 클래식의 당김음 리듬들은 자유와 반항이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여유와 해학이 깔려 있다. 맞부딪쳐 싸워 이기겠노라는 악과 깡의 정신보다는 한 박자 쉰 뒤 돌려 까고 풍자하고 통수를 쳐 버린다. 좋은 운동선수는 탁월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야구에서 도루가 그렇고, 배구에서는 시간차 공격들이 그러하다. 기타 구기종목이나 격투기에서 페이크를 걸어 상대방을 속이는 데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다. 심지어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단순한 게임을 하더라도 리듬감이 생명이다. 정박에 강세를 가지는 음악은 의외로 약박에 강세를 가지는 엇박 음악보다 오히려 장르 폭이 좁다. 단순하고 쉬워야 하는 동요를 제외하면 주를 이루는 건 바로 군대를 위한 행진곡들이다. 행렬을 가다듬고 제식에 따라 규칙적이고 질서정연함을 꾀할 때 연주되는 음악이다. 북한이나 과거 중국에서 그 어떤 대중가요나 클래식을 연주해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던 이유는 그들 몸에 배어 있는 군대식 문화와 자유를 만끽할 줄 모르는 억압된 문화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클래식이 딱딱하게 느껴지고 즐기기 힘든 음악으로 굳혀진 이유가 어릴 적 학교나 학원에서 “강약중강약”을 최우선으로 배우고, 리듬을 타는 법이 아닌 박자 정확히 세는 법만을 배우다가 지쳐 떨어진 것이 아니던가. 또한 언어구조의 차이로 셈여림 관계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단어의 첫 음절이나 문장의 첫 단어에 강세가 들어가는 우리말과 달리 서양 언어는 관사나 전치사, 의문문 구조 때문에 문장 첫머리가 약세인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언어구조 때문에 서양음악은 못갖춘마디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못갖춘마디란 마디의 첫 박에 노래가 시작되지 않고, 마디의 마지막박 혹은 중간 어느 박에서 출발하는 불완전한 마디를 뜻한다. 첫박을 흘려보내고 마지막 박자에 노래가 쑤욱 들어오는 그런 플레이는 야구로 치자면 도루 중에서도 가장 화끈한 홈스틸에 해당한다. 우리가 잘 아는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과 ‘엘리제를 위하여’도 못갖춘마디의 여린내기로 시작한다. 클래식을 전공한 필자도 악보를 확인하기 전까진 못갖춘마디인지 모른 채 첫 음을 첫 박으로 느꼈다. 비틀스의 명곡 대부분은 못갖춘마디로 시작하지만 유독 ‘예스터데이’(Yesterday)는 첫 박에 우리 장단처럼 ‘덩’그러니 시작한다. 노래와 노랫말로도 우리 감성을 충분히 자극하지만 ‘헤이 주드’(Hey Jude), 렛잇비(Let It Be)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 ‘예스터데이’가 더욱 사랑을 받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1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군 군악대 출신인 크레올 흑인들이 뉴올리언스의 클럽에 남아 밴드에서 연주하게 된 것이 재즈의 시작이라 한다. 오와 열을 맞춰 행진하는 병정 음악에 갑갑했는지, 전역 후 즉시 그들은 속에 끓고 있는 자유 의지와 반항 의지를 즉흥연주와 엇박리듬에서 표출하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군부시대의 잔재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고유 장단의 신명나는 들끓는 피는 잃어 가며, 그렇다고 이국적인 리듬감을 즐기지도 못하는 스파르타식의 음악교육이 완연해 있다. 강박에만 반복해 강세를 표현하면 그 또한 일종의 강박증이다. 강박관념을 탈피하고 자유롭고 당차게 엇박을 메겨 보자.
  • 서울시향, 한·러 수교 30년 기념 러시아 순회공연

    서울시향, 한·러 수교 30년 기념 러시아 순회공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20년 한국과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러시아 순회공연을 펼친다.서울시향은 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 그랜드홀을 시작으로 7일 예카테린부르크 스베르들롭스크 필하모닉 그랜드홀, 8일 모스크바 자라지예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수석객원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장구 연주자 김웅식이 함께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예카테린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는 조은화의 장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자연(自然), 스스로 그러하다’와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선보인다. 2010년 모스크바 월드심포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의 별 페스티벌 이후 9년 만에 러시아 투어에 나선 서울시향은 러시아 정부 주요 관계자와 외교사절, 러시아 교포들을 공연장에 초대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우리 민족의 애환을 온전히 견뎌낸 러시아 교포를 격려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라면서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며 문화 외교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471년 된 악단의 ‘브람스’…청중을 獨궁정으로 소환

    471년 된 악단의 ‘브람스’…청중을 獨궁정으로 소환

    지휘봉을 쥔 마에스트로의 손이 멈추자 연주의 끝을 향해 내달리던 86명의 궁정악사들도 한 몸처럼 연주를 멈췄다. 그들이 손과 입으로 빚어낸 악기 소리만이 콘서트홀 내부를 감싸고 돌 뿐이었다. 악기의 잔향마저 멀리 사라지자 2505석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브라보’를 연호하며 갈채했다. 471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단의 연주는 2019년 가을, 서울의 관객을 중세시대 유럽의 웅장하고 화려한 궁전으로 소환하는 마법을 부렸다. 지난 27일과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열린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은 클래식 본고장에서 온 세계 최고 악단의 깊이와 품격을 확인할 수 있는, ‘귀가 호강한’ 자리였다. 2012년부터 수석 객원 지휘자로 호흡을 맞춰 온 정명훈(66)은 서울에서 이들을 다시 만나 악단이 가진 기량의 최대치를 뽑아냈다. 1548년 독일 작센 지역 궁정악단으로 창단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두 차례 세계대전에도 해체되지 않고 명맥을 이어 온 명실상부 세계 최고(最古·最高) 악단이다. 이들보다 먼저 창단된 악단도 있지만, 모두 매우 적은 연주자의 모임에 불과해 서양음악계에서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가장 오래된 악단으로 본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두 번의 서울 연주회를 통해 독일 오케스트라단 특유의 깊고 웅장한 울림과 완벽한 조화의 선율을 선보였다. 악단이 브람스 교향곡을 메인 테마로 들고 방한한 만큼 피아노 협연에는 브람스 연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김선욱(31)이 함께했다. 27일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29일 공연에서는 콩쿠르 우승 때 연주했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김선욱은 각 공연에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이 계속되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과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 2번으로 화답했다.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브람스 교향곡 2번(27일)과 4번(29일)으로 깊어 가는 가을밤을 수놓았다. 무대 가장 왼쪽 끝에 배치한 8대의 콘트라베이스가 만들어 내는 깊은 소리의 파동이 특히 클래식 애호가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명훈과 세계 최고 궁정악사들은 두 번의 공연에서 5~6분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현악기 선율이 강렬하게 몰아치는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마에스트로 정명훈·피아니스트 임동혁, 순천시민이 함께 만든 ‘순천만 환상교향곡’

    마에스트로 정명훈·피아니스트 임동혁, 순천시민이 함께 만든 ‘순천만 환상교향곡’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그를 따르는 6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 피아니스트 임동혁 그리고 운집한 5000여 관객이 함께 빚은 순천만의 환상교향곡.지난 25일 저녁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린 ‘2019 순천만국제교향악축제’ 개막 연주는 클래식의 대중화와 품격 높은 야외공연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클래식 공연장을 벗어난 지휘자와 연주자의 마음은 한결 가벼우면서도 움직임은 더욱 경쾌했고, 관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클래식 연주를 순천만의 아름다운 가을밤 풍경 속에서 만끽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으로 가득했고, 사진촬영이 허용된 야외공연임에도 80분가량 이어진 연주 중 스마트폰이 울리거나 소란스럽지도 않았다. 준비된 4500여 객석을 가득 채우고, 객석 뒤 언덕까지 빼곡하게 모여든 순천 시민들은 클래식 거장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개막 연주의 시작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알렸다. 호른 앙상블의 깊은 울림과 함께 시작하는 이 곡은 평소 클래식과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이더라도 ‘아~ 이 곡’하며 알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다. ‘어렵고 비싼 상류층 문화’라는 이미지가 강한 클래식 연주회의 문턱을 낮추려는 배려가 돋보이는 선곡이었다. 66명의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정명훈은 협연자로 나선 임동혁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순천만의 밤하늘을 차이콥스키의 음악으로 수놓았다. 야외무대에서도 특유의 집중력과 섬세한 감정을 유감없이 발휘한 임동혁은 오케스트라 연주 구간에는 별이 뜨기 시작한 하늘과 순천만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고, 정명훈 또한 하늘과 객석의 표정을 살피며 음악을 즐겼다. 지휘자와 연주자 관객의 구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피아노 협주곡 3악장에서 절정을 향해 치닫던 순간, 순천만 건너편에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이벤트로 보기엔 무리가 따랐다. 연주회와는 무관한 대학교 축제에서 쏘아 올린 불꽃이었다. 그러나 정명훈과 임동혁, 오케스트라 모두 아랑곳하지 않았다. 연주는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이어졌다. 역시 대중적이면서 축제에 제격인 선곡이었다. 클래식 애호가도 전문 공연장에서 교향곡 전곡을 듣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관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베토벤의 명곡을 즐겼다. 가을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 탓에 엄마 품에 꼭 안겨 눈만 빼꼼히 내놓고 집중하는 아이, 머리와 발로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타는 노인 등 모두 연주에 오롯이 녹아들었다.이날 연주를 지켜본 박제성 클래식 평론가는 “순천만 정원의 자연미가 음악과 어우러져 더 아름답고 싱그럽게 다가왔다”라면서 “자연과 음악의 아름다운 조화를 문화 콘텐츠로 일궈낸 교향악축제 조직위와 순천시의 선견지명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연주로 성공적으로 문을 연 이번 축제는 오는 30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순천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악플의 밤’ 핫펠트 “전 남친 문자 공개, 내 잘못” 내용 보니

    ‘악플의 밤’ 핫펠트 “전 남친 문자 공개, 내 잘못” 내용 보니

    핫펠트(예은)가 JTBC2 ‘악플의 밤’에서 아티스트병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고백한다. 악플을 양지로 꺼내 공론화시키는 과감한 시도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JTBC2 ‘악플의 밤’(연출 이나라)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과 직접 대면해보고, 이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 오늘(27일) 방송될 14회에는 ‘국민 아이돌’ 원더걸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핫펠트(예은)와 힙합씬에 이어 예능씬까지 정복한 ‘힙합 베토벤’ 넉살이 출연한다. 특히 핫펠트-넉살은 뼈 때리는 악플들을 시원시원하게 인정하며 숨겨왔던 쿨녀쿨남 매력을 거침없이 뽐낼 예정. 무엇보다 “아티스트병 중증 환자” 악플에 대한 핫펠트의 5G급 인정이 모두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핫펠트는 “조금씩 병에 걸린 것처럼 (자신이 하는 일에) 빠져보는 게 좋다”고 운을 뗀 뒤 “(과거 원더걸스 때처럼) 따라 부르기 쉬운 음악보다 삶의 다양한 부분을 노래에 담고 싶었고 이에 나 스스로를 스토리텔러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당당한 소신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핫펠트는 “전 남친 문자 공개한 것은 (내가) 잘못했다”라며 전 남친 문자를 공개했던 것에 대한 사과에 함께 그에 대한 비화를 직접 밝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모인다. 핫펠트는 “최근 발매한 신곡이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로 돌연 잠수를 탔던 전 남친 문자가 모티브가 됐다”며 “내 음악의 모티브를 팬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라며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는 후문. 앞서 핫펠트는 지난 8월 신곡 ‘해피 나우’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피 나우’의 모티브가 됐던 문자”라며 전 남자친구의 문자를 캡처해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이와 함께 ‘악플의 밤’ 관종 포청천으로 나선 설리가 직접 핫펠트의 관종력을 진단했다고 전해져 무슨 결과가 나왔을지 ‘악플의 밤’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내가 읽어 내가 날려 버리는 악플 낭송쇼 JTBC2 ‘악플의 밤’ 14회는 오늘(27일) 저녁 8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악플의 밤’ 설리, 핫펠트 ‘비혼주의’ 공감 “좋은 남자 찾느니..”

    ‘악플의 밤’ 설리, 핫펠트 ‘비혼주의’ 공감 “좋은 남자 찾느니..”

    JTBC2 ‘악플의 밤’에서 설리-핫펠트가 ‘소울메이트 의자매’를 결성해 화제다. 악플을 양지로 꺼내 공론화시키는 과감한 시도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JTBC2 ‘악플의 밤’(연출 이나라)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과 직접 대면해보고, 이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 오는 27일 방송될 14회에는 ‘국민 아이돌’ 원더걸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핫펠트(예은)와 힙합씬에 이어 예능씬까지 정복한 ‘힙합 베토벤’ 넉살이 출연한다. 특히 핫펠트-넉살이 뼈 때리는 악플들을 시원시원하게 인정, 숨겨왔던 쿨녀쿨남 매력을 거침없이 뽐냈다고 전해져 기대가 증폭된다. 이 가운데 설리-핫펠트가 영혼을 나눈 소울메이트 의자매를 결성했다고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는 핫펠트의 당당한 소신 발언과 관련된 악플들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다름아닌 설리의 반응. 비혼 소재 예능 프로그램 출연 섭외와 함께 “결혼이 굳이 필요한 것 같지 않다”는 핫펠트의 비혼주의 고백에 설리가 “좋은 남자 찾는 것보다 우리 둘이 만나는 게 빠를 듯”이라며 동질감을 표한 것. 특히 설리는 핫펠트가 결혼-좋은 남자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힐 때마다 “후우” 깊은 공감의 한숨을 내쉬어 현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급기야 두 사람은 서로를 독려하자며 의기투합했고 MC 김숙은 “설리가 ‘악플의 밤’에서 게스트 번호를 많이 따간다”며 설리의 남다른 게스트 사랑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이 날 핫펠트는 음악에 대한 남다른 소신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핫펠트는 “(음악을 하는데 있어) 외모 등 다양한 부분을 수치로 비교하며 줄 세우기하는 게 너무 심하다”며 “나 역시 아직은 음악 외적인 걸로 손가락질 안 받고 싶다”고 당당하게 주관을 밝혀 모두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었다는 후문. 이처럼 설리-핫펠트의 소울메이트 의자매 케미가 폭발할 ‘악플의 밤’ 본 방송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내가 읽어 내가 날려 버리는 악플 낭송쇼 JTBC2 ‘악플의 밤’ 14회는 오는 27일 금요일 저녁 8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악플의 밤’ 핫펠트, 원더걸스 출신 선미 비교에 “신경 안 써”

    ‘악플의 밤’ 핫펠트, 원더걸스 출신 선미 비교에 “신경 안 써”

    JTBC2 ‘악플의 밤’에 핫펠트-넉살이 출연해 소신있는 당당한 매력을 폭발시킨다. 악플을 양지로 꺼내 공론화시키는 과감한 시도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JTBC2 ‘악플의 밤’(연출 이나라)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과 직접 대면해보고, 이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 오는 27일 방송될 14회에는 ‘국민 아이돌’ 원더걸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핫펠트와 힙합씬에 이어 예능씬까지 정복한 ‘힙합 베토벤’ 넉살이 출연한다. 특히 핫펠트-넉살이 뼈 때리는 악플들을 시원시원하게 인정, 숨겨왔던 쿨녀쿨남 매력을 거침없이 뽐냈다고 전해져 기대가 증폭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핫펠트는 “아티스트병 중증 환자” 악플에 대해 “아티스트라는 말을 부끄럽지 않게 지칭할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인정하며 ‘악플의 밤’ 포문을 화끈하게 열어젖혔다. 또한 핫펠트는 “인지도 제로”라며 前 원더걸스 동료 선미와의 비교 악플에도 당찬 면모를 잃지 않아 모두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자기만의 길 있다면 주변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당찬 소신을 밝힌 것. 이처럼 강력한 악플의 공세에서도 당당한 핫펠트의 강철 멘탈에 MC 설리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 넉살 역시 핫펠트 못지 않은 쿨한 매력과 자신의 이름 뺨치는 넉살스러운 대처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예능 병풍”이라는 악플에 대해 “병풍 맞다”며 “래퍼 중 딘딘 정도되면 연예인이고 난 연예계에 반 정도 걸친 半(반)예인”이라며 5G급 신속 인정을 한 것. 심지어 넉살은 “방송을 하면서 돈 맛을 봤다”며 새 앨범 발매를 촉구하는 악플러에게 “천성이 게으르다”는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를 방출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 이 날 방송에서는 핫펠트-넉살의 쿨한 악플 낭송뿐만 아니라 핫펠트는 설리와의 평행이론, 넉살은 단층 전단지 배달에서 드라마 엑스트라까지 다양한 알바를 섭렵한 알바사(史) 등 다양한 재미가 펼쳐진다는 전언. 이에 ‘악플의 밤’ 본 방송에 기대가 증폭된다. 내가 읽어 내가 날려 버리는 악플 낭송쇼 JTBC2 ‘악플의 밤’ 14회는 오는 27일 금요일 저녁 8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뷔 30주년’ 피아니스트 백혜선 내일 노원문화예술회관서 독주회

    ‘데뷔 30주년’ 피아니스트 백혜선 내일 노원문화예술회관서 독주회

    피아니스트 백혜선(54)이 세계무대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23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독주회를 연다. 노원구는 노원문화재단 창립 기획으로 이번 연주회를 마련했다. 백혜선은 이번 독주회 1부에서 베토벤의 소나타를, 2부에서는 쇼팽의 녹턴과 라벨의 라 발스를 연주한다. 백혜선이 연주할 베토벤 소나타 18번 ‘사냥’은 베토벤이 중기에 작곡한 곡으로, 청력을 거의 잃었는데도 곡 전체가 생기로 가득 차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백혜선은 음악의 본질에 접근하는 연주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9년 11월 윌리엄 카펠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독주회를 하며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199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3위에 오르며 그해 29세의 나이에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됐다. 일본 사이타마현 문화예술재단은 백혜선을 라두 루푸, 보리스 베레좁스키, 랑랑, 엘렌 그뤼모 등과 함께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로 선정하기도 했다. 공연 관람료는 전 석 3만원으로 노원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리안심포니 차세대 지휘자에 김유원

    코리안심포니 차세대 지휘자에 김유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재능 있는 젊은 지휘자를 발굴·소개하는 ‘넥스트 스테이지’(NEXT STAGE) 프로그램의 올해 주인공으로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유원(30)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대 음악대학과 오스트르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한 김유원은 현재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세계적 지휘자 야니크 네제 세겡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2014년 미국 애스펀 음악제에 장학생으로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로버트 스파노 지휘자상을 받았고, 2015년과 2017년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문화부 주관 프린세스 아스트리드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코리안심포니는 이번 지휘자 선정을 위해 24~34세 대한민국 국적 지휘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서류와 영상 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다. 김유원은 9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심포니,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0)과 협연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재학 중인 김동현은 올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했다. 김유원과 코리안심포니는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의 풍요로운 선율로 공연 서막을 연다. 이어 김동현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곡으로 선보인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공연 대미는 베토벤 교향곡 2번으로 장식한다. 김유원은 “젊은 지휘자가 프로 오케스트라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며 “관객에게 신선한 에너지를 줄 공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다양해지는 여성 서사 작품…‘여배우’ 아닌 배우로서 영광”

    “다양해지는 여성 서사 작품…‘여배우’ 아닌 배우로서 영광”

    독립·진취적 여성 역할로 잇단 활약 “비운의 여인 마리 앙투아네트에 주목 편견과 다른 강인한 여성 보여줄 것”“예술의 가장 큰 목적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 주고 또 생각하게 하는 게 우리(배우)의 의무니까, 그런 면에 있어서 여성 서사 작품들이 생기고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내년이면 데뷔 20년을 맞는 배우의 말은 막힘이 없고 시원했다. 상냥하고 조곤조곤한 말투는 넓은 무대 위를 총총히 뛰어다니는 소녀가 떠올랐지만, 말속에는 한 우물만 파온 베테랑 배우의 철학이 무겁게 담겨 있다. 뮤지컬 ‘마리 퀴리’로 올해의 문을 열고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투란도트’, ‘엑스칼리버’를 거쳐 ‘마리 앙투아네트’로 다시 관객을 맞을 준비 중인 뮤지컬 배우 김소향(38)을 12일 서울 남산 연습장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약속 장소에 15분 정도 늦게 나타났다. 사정은 이랬다. 카페로 오는 길에 ‘마리 앙투아네트’ 제작진이 다급하게 그를 불러 차를 돌렸다. 그가 직전까지 진행한 런스루(끊지 않고 공연처럼 진행하는 연습)에 쓰던 마이크를 단 채 연습장을 떠난 탓이다. 연신 “늦어서 죄송하다”는 그의 눈은 다소 충혈돼 있었다. 개막 12일을 남긴 공연 연습에 본공연과 같은 에너지를 분출하며 눈물도 함께 쏟아낸 탓이다. 조금 번진 배우의 화장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소향은 올해 상반기부터 유난히 기존 뮤지컬 속 여성 캐릭터보다 독립적이고 주체성이 강한 역을 맡아 연기해 왔다. 지난 6~7월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는 냉혹한 공주를 연기한 ‘투란도트’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6월 개막해 이달 4일 막을 내린 ‘엑스칼리버’에서는 주인공 아더왕의 아내 기네비어 역에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입혔다. “그런 역을 맡는 건 정말 영광”이라는 김소향은 공연계의 이런 흐름에 대해 “‘여자 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로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소향은 부정적이고 왜곡된 정보가 많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하기 위해 그에 대한 많은 책과 영화를 독파했다. 허영과 사치를 일삼은 철부지 어린 왕비이라는 편견을 벗기고, 열다섯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웃 국가 프랑스 왕가로 시집 가 시민혁명 때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여인에 주목했다. 김소향은 “그에게 잘못이 없다고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모략에 많이 시달린 왕비”라면서 “이번 작품은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기도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작품을 끝내고 나면 너무 큰 공허함이 밀려든다는 그에게는 새 작품을 맞기 전 치르는 의식이 있다. 전작 ‘엑스칼리버’ 마지막 공연을 끝낸 날엔 집에 돌아와 첫 연습 사진과 영상부터 마지막 공연 사진과 영상을 모두 돌려봤다. 작품을 함께 한 배우들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도 하나하나 다시 읽었다. 그는 이런 행동을 “작품과 캐릭터를 보내주는 준비”라고 했다. 그가 보여 준 그의 휴대전화 속에는 ‘엑스칼리버’ 공연 당시 녹음한 파일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기네비어를 떠나보낸 김소향은 자신만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무대 위에 세운다. 그는 설렘과 자신감이 함께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 그리고 모성애 강한 여성을 보여드릴게요. 아마도 그동안 김소향에게 보이지 않았던 모습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마에스트로’ 정명훈 다시 피아노 앞에 앉는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다시 피아노 앞에 앉는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 연주 국내 연주회 4년 만에 지휘·협연 출연료는 ‘북한 어린이 돕기’ 기부 9월엔 세종문화회관서 ‘지휘봉’지휘자 정명훈(66)이 4년 만에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선다. 또 2015년 서울시교향악단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떠났던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도 다시 오른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우선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직접 연주하며 지휘와 협연을 겸한다. 앞서 공연 주최 측은 지난 5월 공연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도 피아노 협연 연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초 연주를 총지휘할 정명훈이 협연자로 북한 연주자를 섭외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으면서 본인이 직접 지휘와 협연을 겸하기로 결정했다.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2017년 정명훈을 중심으로 창단된 프로젝트성 오케스트라로, 음악을 통한 남북교류를 지향한다.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이 뜻을 모았다. 2017년 첫 공연을 앞두고 “언젠가 북한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이 오케스트라의 목표”라고 밝힌 정명훈은 “나는 음악인이기 전에 한국인이며, 한국인으로서 제일 중요한 일이 남북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명훈이 국내 연주회에서 협연자로 나서는 것은 2015년 서울시향 음악감독 재임 때 진행한 ‘서울시향 10주년 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이번 연주회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악장으로 참여한다. 또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한 첼리스트 문태국도 첼로 수석으로 선율을 더한다. 정명훈은 공연 출연료는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급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정명훈은 이달 피아노 협연에 이어 9월에는 지휘자로 다시 세종문화회관을 찾는다. 9월 27일과 29일 세계 최고(最古)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에서 포디움에 선다. 정명훈은 1548년 궁정악단으로 시작해 471년 역사를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한다. 29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각각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정명훈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 역시 4년 만이다. 2015년 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향 신년음악회를 열었던 정명훈은 그해 말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세종문화회관과도 인연이 없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골목마다 진한 커피향…도시, 예술이 짙어졌다

    골목마다 진한 커피향…도시, 예술이 짙어졌다

    오전 8시. 빈 여행은 빈답게 커피로 시작했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배경이었던 카페 슈페를(Café Sperl)을 발견했다. 단골처럼 보이는 노신사 몇 명만이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빈의 카페는 흔히 커피하우스라고 한다. 17세기부터 빈 골목마다 들어서기 시작한 커피하우스는 이제 1200개가 넘는다. 커피하우스는 빈을 대표하는 문화로, 201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서 깊은 커피하우스에 가 보면 대개 이런 모습이다. 동그란 대리석 탁자와 오래된 나무 의자가 놓여 있고,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웨이터가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 쟁반에 커피와 함께 유리로 된 물잔을 들고 온다. 커피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물로 입을 헹구라는 의미다. 카페 한구석에는 신문이나 잡지가 배치돼 있다. 이것은 커피하우스의 공식과도 같다. 구석엔 당구대나 체스판, 카드 게임판도 있는데, 커피가 귀하던 시절 커피하우스는 상류층 남성들만 드나들 수 있었던 문화공간이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풍경이다. 커피하우스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작곡을 했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자신의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문학가들은 커피하우스에서 영감을 얻고 작품을 쓴 경우가 많아 ‘커피하우스 문학’이라는 용어도 있다. 프로이트, 스탈린, 당시 화가를 꿈꿨던 아돌프 히틀러도 커피하우스의 단골이었다(독일인으로 오해받는 히틀러는 사실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커피하우스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문화도시 빈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예술과 커피는, 지금도 그렇지만,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느껴진다.유서 깊은 커피하우스인 란트만(Landtmann)과 카페 자허(Café Sacher)도 가 보았다. 중세 귀족이 먹던 스타일의 팬케이크에 우유 거품이 풍성한 멜랑제(Mélange)를 마시고, 진한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토르테(Sachertorte)에 휘핑크림이 가득한 커피인 아인슈페너(Einspänner)를 홀짝거렸다. 여행이 달콤하고 향기로워지는 기분이었다. 커피가 나지 않는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커피로 유명해졌을까? 17세기 후반 터키 튀르크족은 동유럽을 거쳐 빈을 침략했다. 당시 빈 사람들은 터키군이 가지고 온 커피를 그저 낙타사료로 생각했지만, 터키군으로 위장해 빈으로 군사소식을 전달한 폴란드 외교관 프란츠 콜시츠키는 커피를 알아봤다. 콜시츠키는 터키군이 놓고 간 커피자루를 챙겨 가서 커피 만드는 방법을 빈 사람들에게 알려 줬고 빈 최초의 커피하우스인 블루보틀(The Blue Bottle)을 오픈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블루보틀은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금요칼럼]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지난해 3월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차투묵 국립극장 무대에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올랐다. 이 나라 최초의 서양 오페라 공연이었다. 무대 앞에 자리잡은 오케스트라의 구성원은 손가락으로 꼽을 숫자의 캄보디아 연주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베트남 사이공 필하모닉 출신이었다. 밤의 여왕 역은 불과 18세의 태국 소프라노가 맡았는데 음악학교 밖 연주는 이날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영자신문 프놈펜 포스트가 전한 안팎의 분위기다.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의 서양 클래식 음악 상황이 궁금해졌다. 지난주 공연예술 분야 인사의 자녀 결혼식에서 사람들과 한담(閑談)을 나누다 들은 이야기 때문이다. 교향악단 운영에 조예가 깊은 지기는 최근 공연장 대표 임기를 마무리한 뒤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단을 돕고 있다고 했다. 이 나라의 첫 교향악단이 될 것이라고 한다. 캄보디아는 1863년부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지만 서양음악 활동은 활발하지 않았다. 1953년 완전 독립한 시아누크 체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1970년 미국의 지원으로 쿠데타를 감행한 론놀 정권이 들어섰고, 크메르루주가 주도한 캄푸치아민족통일전선이 1975년 캄보디아를 장악하면서 ‘킬링필드’의 비극이 펼쳐졌다. 서구세계의 식민 지배와 쿠데타 사주를 겪으면서 한동안 그들의 문화에 대한 저항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서양음악 전공이 있는 왕립예술대학(RUFA)은 크메르루주 집권 기간 동안 폐쇄되기도 했다. 그러다 정부가 해외 경제협력을 강조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서양음악은 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현지에 진출한 독일 기업들의 지원으로 2004년부터 실내악 위주의 프놈펜 국제 음악제도 열리고 있다. 프놈펜의 독일자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제 음악제의 지난해 자료 사진을 보니 200명 남짓한 청중은 외국인과 현지인이 반반이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유럽의 여성 작곡가들’이다. 한국 음악인들의 캄보디아 진출은 2000년 이후 기독교 선교의 한 방편으로 본격화됐다. 2010년에는 한국인이 프놈펜 국제예술대학(PPIIA)을 설립하면서 음악원도 세웠다. 캄보디아 연주자들이 본격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PPIIA는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명칭 사용 요청과 동시에 차투묵극장 사용 신청을 그동안 꾸준히 냈고,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명칭 사용 승인은 물론 오는 8월 30일 국립극장의 무료 대관도 허가했다는 것이다. 프놈펜 심포니의 창단 공연은 이미 상당 부분 윤곽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과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그리고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4악장으로 짰다. 하지만 PPIIA 출신 가운데 프로그램을 소화할 능력이 있는 연주자는 40명 안팎에 그치는 만큼 지휘자와 55명의 객원 단원은 한국에서 가세하기로 했다.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지금 자원봉사 연주자들의 항공료와 숙박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프놈펜 심포니를 바라보면서 광복을 이룬 1945년 당시 한국의 유일한 교향악단으로 이후 서울시향으로 발전한 고려교향악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이 든 세대에게는 스카라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옛 수도극장에서 열린 창단 공연 프로그램의 하나가 미완성 교향곡이었다. 게다가 군정청에 파견된 미 해군중위가 종종 지휘를 맡기도 했다니 시차가 있을 뿐 지금 프놈펜 심포니의 상황과도 닮은꼴이다. 우리 음악인들이 전통문화 선진국인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좀 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게 해 줄 프놈펜 심포니의 창단을 돕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럴수록 캄보디아 사람들의 힘만으로 동남아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만들어 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클래식으로 떠나는 여름밤 러시아 여행 ‘최수열·조진주의 러시안 나잇’

    클래식으로 떠나는 여름밤 러시아 여행 ‘최수열·조진주의 러시안 나잇’

    차이콥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등 열정 넘치는 러시아 클래식 음악이 무더운 여름밤 관객들을 찾아온다. 뛰어난 실력의 지역 교향악단이 탁월한 음악가들과 서울 최고의 클래식 공연장에서 만나 그 의미를 더한다.롯데문화재단과 부산문화회관은 오는 8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최수열 지휘,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부산시립교향약단 협연으로 꾸미는 ‘러시안 나잇’을 개최한다. 연주회 프로그램은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2009년 김연아 선수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선택해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로 구성됐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리는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며, 연주자와 클래식 애호가 모두에게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바이올린 독주의 현란한 근대적 연주기교가 마음껏 발휘되고, 오케스트라의 풍부하고 채색적인 면이 잘 살아있는 곡이다. 차이콥스키 특유의 애수에 찬 선율에 러시아 민요를 가미해 러시아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는 호화로운 멜로디와 광대하고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색채감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페르시아 왕과 관련한 4가지 모험 이야기로 곡을 구성했다. 지휘자 최수열과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부산시향은 이미 지난 4월 교향악 축제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탁월한 균형감으로 수준 높은 연주를 펼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국어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뉴브강의 비극’ 달래주다

    한국어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뉴브강의 비극’ 달래주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외로워도 외로워도 님 오지 않고/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지으네.” 검은색 연미복을 갖춰 입은 푸른 눈의 연주자들의 입에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이 낮고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한 몸처럼 다루는 악기는 잠시 옆에 두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는 악사들의 노래는 엄숙했고, 합창단이 아닌 연주단이 서툰 우리말로 부르는 노래에도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이 여럿 보였다. 가곡이 끝나고 공연장에는 20초가량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적만 흘렀고, 이역만리를 날아온 연주자와 월요일 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을 애도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다뉴브 유람선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이고, 친구였다. ●이반 피셰르와 63명 단원들 엄숙한 합창에 20초간 정적 지난 24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 공연은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연주와 노래로 시작됐다. BFO를 이끄는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이반 피셰르(68)는 본공연에 앞서 “우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왔다. 최근 참담한 사고가 있었던 곳다. 이 사고로 많은 한국인이 희생됐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헝가리 국민과 부다페스트 시민들, 단원들과 저는 마음을 다해 유족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작은 위로라도 전하고 싶다”며 63명 단원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도 BFO 측의 제안으로 추모의 글을 보내 “사고의 정확한 상황을 철저하게 확인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휘자 이반 피셰르와 오케스트라가 헝가리를 대신해 깊은 조의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음악을 통해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피셰르는 1989년 부다페스트 연주회 당시 헝가리로 온 동독 난민들을 초대하고, 2015년 베를린 연주회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연주회를 여는 등 음악을 통해 인류애와 평화를 강조하는 ‘클래식 휴머니스트’로도 존경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토벤·쇼팽 협연 한편 이날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BFO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하고, 앙코르로 쇼팽의 프렐류드 4번과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을 선사했다. BFO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선사했고, 예정된 프로그램을 마친 뒤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1번으로 객석을 떠나지 않는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바르샤바 필하모닉 챔버 오케스트라 첫 울산 공연

    바르샤바 필하모닉 채임버 오케스트라가 오는 19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한다. 15일 울산시에 따르면 쇼팽의 고장 폴란드를 대표하는 실내악단 바르샤바 필하모닉 채임버 오케스트라가 오는 19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다. 쇼팽 서거 17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바르샤바 필하모닉 채임버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으로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 콘스탄틴 쉐르바코프와 함께한다. 바르샤바 필하모닉 채임버 오케스트라는 쇼팽 어워즈(2013)와 그래미 어워즈(2013) 수상에 빛나는 폴란드 최고의 실내악단이다.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멤버로 구성된 이들은 섬세하고 풍부한 음색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2년 2월 10일 공식 명칭으로 첫 콘서트를 가진 이후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콘스탄틴 쉐르바코프는 2010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의 스승이자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다. 11세 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데뷔해 제1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몬트리올, 몰자노, 로마, 취리히 등에서 펼쳐진 다수 콩쿠르를 휩쓸며 명성을 떨치며 ‘살아있는 라흐마니노프’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선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마단조 Op. 11’을 비롯해 명랑하고 경쾌한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라장조 K.136’과 바르톡의 ‘로마니안 포크 댄스’, 라벨의 ‘볼레로’ 등을 선사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통계학으로 풀어낸 베토벤 작곡의 비밀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통계학으로 풀어낸 베토벤 작곡의 비밀

    ‘클알못’(클래식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천재’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이름과 곡 하나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서양 고전음악을 연구하는 음악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의 음악적 구조와 작곡 스타일 등을 분석한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디지털인문학연구소 디지털인지음악학실험실 연구팀은 베토벤이 작곡한 현악4중주 16곡을 디지털화한 다음 분해해 통계적 방법으로 베토벤의 작곡 스타일과 무엇이 베토벤의 음악답게 만드는지를 처음으로 분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7일자에 실렸다. 현악4중주는 2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음악으로 18세기부터 서양 고전음악의 실내악에서는 매우 중요한 양식이다. 특히 전통적 현악4중주는 교향곡처럼 규모가 큰 4악장 형식을 갖추고 있어서 연구팀은 작곡가의 스타일을 분석하기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베토벤도 1799년부터 죽기 직전인 1826년까지 현악4중주 작곡에 매달려 있었다. 연구팀은 8시간에 달하는 현악4중주 연주와 음악 이론가들이 만든 수십만개의 주석(annotation)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했다. 분석 결과 베토벤의 현악4중주에는 10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화음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000여가지 화음 중 베토벤이 즐겨 사용한 화음은 극히 일부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변화시켜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화음에서 다음 화음으로 전환이 빠르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도 베토벤 작곡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곡의 시작에 사용되는 화음에 따라 곡의 진행 형식과 연주 시간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마르틴 로마이어 EPFL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음악학 연구방식에서 벗어나 통계학적 방법으로 음악을 정밀하게 분석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많은 음악가들의 음악도 디지털 분석함으로써 음악적 특성과 작곡 스타일을 통계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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