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베토벤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시대정신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사회간접자본(SOC)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파워맨 지속시간-파워맨 복용-【pom5.kr】-파워맨 직구 Visit our website:(xn--55-mi0jy93b81o.com)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89
  • 쉽게 접하는 클래식 서울시향 2023 프로그램 공개

    쉽게 접하는 클래식 서울시향 2023 프로그램 공개

    서울시립교향악단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지휘자 야프 판즈베던이 내년 하반기에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서울시향은 10일 2023시즌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공개했다. 현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자 내년 하반기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잡는 판즈베던은 내년 7월, 11월, 12월에 걸쳐 총 8회 공연을 열 예정이다. 베토벤 교향곡 7·9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5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들이 예고됐다. 2022년 음악감독 임기가 끝나는 오스모 벤스케는 내년 3월까지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지휘하며 임기 중 시작했던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이어 나간다. 핀란드 출신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과 시벨리우스 성악곡으로 1월 새해를 시작한다. 3월에는 벤스케의 공연이 2주간 예정되어 있다. 시벨리우스 가문이 1990년부터 자신들이 승인한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만 연주할 권리를 준 1904년 오리지널 버전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도 선보인다. 벤스케는 1990년 가문의 승인을 받은 첫 지휘자이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엘리나 베헬레는 2015년 연주를 허락받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무대도 준비됐다. 러시아 출신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지휘자로서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추며, 만프레트 호네크도 2019년에 이어 다시 서울시향과 함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첼리스트 지안 왕,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 등 ‘월드 클래스’ 협연자들이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K-클래식’을 주도하는 주역들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올해 벨기에 브뤼셀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이 처음으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선보인다. 작년 6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하며 솔로 음반을 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도 서울시향과 첫 협연에 나선다. 지난해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내년 5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으로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6월에는 2017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대중적이고 친숙한 레퍼토리와 함께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희망과 감동이 담긴 클래식 음악의 힘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023 시즌 프로그램과 출연진, 연주 일정 등은 서울시향 누리집(www.seoulphi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묵념·추모곡… 이태원 참사 애도한 클래식 공연

    묵념·추모곡… 이태원 참사 애도한 클래식 공연

    지난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를 두고 각계에서 위로가 쏟아지는 가운데 클래식계에서도 묵념과 추모곡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시간을 마련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DR’s Pick Ⅲ ‘세헤라자데’를 열었다. 전예은의 장난감 교향곡이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나단조, 림스키의 코르사코프와 세헤라자데가 연주됐다. 공연 시작에 앞서 관객들에게 “연주자 입장 및 첫 곡 연주 후에 박수는 삼가주시고, 연주 후 묵념으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지가 떴다. 이태원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었던 만큼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당부된 공지였다. 관객들은 안내에 따라 박수를 삼갔고 묵념의 시간을 보냈다.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김선욱&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피아노 협연자로 나선 김선욱은 “참사가 가슴을 쓰리게 한다”면서 “저나 마에스트로나 오케스트라가 들려줄 수 있는 건 음악이라 생각해서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잠시나마 음악으로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모의 의미를 담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2악장을 연주했다. 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도 마찬가지였다. 빈 필하모닉은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중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며 희생자를 추념했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 연주 후에 박수 없이 고인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태원 참사 이후 공연계에서는 예정됐던 핼러윈 관련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며 애도에 동참했다. 예정된 공연을 취소할 수 없는 공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를 기리며 위로를 전했다.
  • ‘끝난 줄 알았지?’ 4번의 앙코르… 역대급 무대 선보인 쉬프

    ‘끝난 줄 알았지?’ 4번의 앙코르… 역대급 무대 선보인 쉬프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였다.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안드라스 쉬프(69·헝가리)가 4년의 아쉬움을 떨치는 4번의 앙코르 무대로 한국 관객들에게 황홀한 가을밤을 선사했다.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 쉬프는 자신의 이름 앞에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가 왜 붙는지를 증명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자유와 즉흥의 힘을 믿는다”며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미리 공개하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톱클래스 연주자가 그날만의 메뉴를 선보이는 음악회가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만끽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날 쉬프는 관객들에게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렉처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는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바흐를 비롯해 이날 연주할 음악가들을 소개했다. 곡을 연주할 땐 어떤 음악인지,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직접 건반을 눌러가며 설명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쉬프는 “유럽에서는 클래식 공연이 너무 엄숙하다”며 설명 중간 중간 유머감각을 발휘했고, 관객들도 웃음을 참지 않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바흐 해석의 권위자’답게 첫 곡으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을 연주한 그는 두 번째 곡도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5번을 연주했다. 이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지그,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32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7번 KV 570,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을 연이어 연주했다. 베토벤의 소나타가 왜 ‘템페스트’인지를 포함해 곡마다 친절히 설명하며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꾸몄다. 약 2시간 가까이 1부를 진행한 그는 2부에서 모차르트의 론도 A단조,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20번 D.959를 연주했다. 예정된 시간인 8시가 조금 넘어 끝나고 박수가 쏟아지자 그때부터 진짜 즉흥의 힘을 선보인 무대가 마련됐다. 몇 차례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한 쉬프는 자리에 앉아 브람스의 인터메조를 먼저 연주했다. 여기까진 어느 연주자에게서나 있을 법한 흔한 앙코르 무대였다.한 번의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이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지만 쉬프는 쉽게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인사를 하던 그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6번 1악장을 연주하며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객석에서 “와” 하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두 번의 앙코르 무대가 끝나자 자리를 뜨는 관객들이 많아졌지만 쉬프의 연주는 또 이어졌다. 인사를 마친 후 다시 착석한 그는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 971번 1악장 알레그로를 연주했고, 남은 관객들은 쉬프가 선사하는 즉흥무대를 즐겼다. 또다시 쉬프의 인사가 이어졌고 혹시나 하는 관객들을 위해 쉬프는 이탈리아 협주곡 971번 2악장과 3악장을 마저 연주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관객들은 선 채로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고, 그제야 진짜 공연이 끝났다. 오후 5시에 시작한 공연은 마지막 곡이 끝나자 8시 50분이 됐다. 한국 취재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라고 했던 쉬프는 거장이 선사하는 놀라운 무대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 줬다. 이날 서울 공연을 놓쳤더라도 1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있어 쉬프를 만날 기회는 또 있다. 부산을 처음 찾는 쉬프는 서울 공연을 통해 부산에서도 특별한 무대를 선보일 것을 강렬하게 예고했다.
  • 호른으로 전하는 삶… “꿈 향해 싸우세요”

    호른으로 전하는 삶… “꿈 향해 싸우세요”

    왼발과 입술만 사용해 호른 연주 “확고한 꿈 갖고 자신에게 집중을…삶에 책임지고 타인에게 전가 말길”서양의 대표적인 금관악기인 호른은 거의 모든 다른 악기와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마법의 힘을 지녔다. 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아 어려운 악기로 꼽히지만 펠릭스 클리저(31)는 오로지 왼발과 입술만 사용해 마법 같은 호른 연주를 선보인다.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독주회에 앞서 서면으로 만난 클리저는 “제게 중요한 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며 “연주회에 오는 분들이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소도시 괴팅겐에서 자란 클리저는 어린 시절 호른의 음색에 매료돼 다섯 살 때부터 호른을 배웠다. 두 팔이 없었지만 악기 받침대를 두고 발을 사용해 연주하는 법을 익혔다. 호른에 매료된 그는 독일 하노버 예술대학에서 공부하고 독일 국립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을 거쳐 현재 영국 본머스 오케스트라의 상주 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이탈리아, 멕시코, 빈, 프라하 등 전 세계 투어 공연과 앨범 발매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클리저는 “호른을 연주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줄 알았고,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남들 눈엔 장애를 가진 그의 몸이 먼저 보이지만 클리저는 “외부에서 저를 어떻게 볼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확고한 꿈을 갖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했기에 지금의 클리저가 될 수 있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뒤카의 ‘빌라넬레’ 등을 연주한다. 모두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연주다. 클리저는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호른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많아 널리 알리고 싶었다”면서 “제 연주를 듣고 저와 전혀 다른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 음악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연주한다. 신체장애가 꿈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 그는 예술 꿈나무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클리저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있다”면서 “무언가에 강한 끌림을 느낀다면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꿈을 향해 힘껏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꿈을 가진다는 건 스스로에게 책임을 진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면 훨씬 흥미로운 일을 삶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MK글로리아·오씨네 공동제작 드라마 ‘썬글맨’ 시리즈 KT와 판권 계약 체결

    MK글로리아·오씨네 공동제작 드라마 ‘썬글맨’ 시리즈 KT와 판권 계약 체결

    MK글로리아(회장 장민기)와 오씨네가 공동 제작한 국내 첫 독립드라마로 새로운 지평을 열 드라마 ‘썬글맨:소녀복수극’이 국내 콘텐츠 최대 유통회사인 ‘KT 알파’와 판권 제공 계약을 성공리에 체결했다. ‘썬글맨:소녀복수극’은 영화 ‘마음이’, ‘하늘과바다’, ‘구라베토벤’ 등의 연출을 맡은 봉수 감독의 작품이다. 봉수 감독은 기획단계부터 각본, 촬영, 연출, 제작, 배급, 편성까지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시스템으로 작품을 제작하며 국내 손꼽히는 대형 메이져 배급사인 KT 알파와 유통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리즈 드라마인 ‘썬글맨:소녀복수극 1탄’ 후속 차기작 ‘썬글맨:사기복수극 2탄’의 제작까지 탄력을 받고 있다. 드라마 ‘썬글맨:소녀복수극’ 은 올해 하반기에 KT 알파를 통해 배급될 예정이다.한편, 공동제작자인 MK글로리아는 토탈 솔루션기업으로 인재육성을 통한 지속적인 발전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 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MK글로리아의 계열사인 MK엔터테인먼트에는 배우 조재윤, 차순배, 장원영, 동현배, 김재인, 유현종, 한수림, 서주 등이 소속돼 있으며, 소속아티스트들은 영화 한산, 마녀2, 드라마 환혼, 모범형사2, 남편의 죽음을 알리지마라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중이다.
  •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의 세계로 초대”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의 세계로 초대”

    내일 ‘브루크너 교향곡 5번’ 연주27일엔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등포슈너 수석 지휘자 “5번은 특별”오스트리아 린츠는 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을 준 도시로 통한다. 이곳에서 모차르트는 교향곡 제36번 ‘린츠’를 작곡했고, 베토벤은 8번째 교향곡을 완성했다.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로 추앙받는 안톤 브루크너의 고향이기도 하다. 브루크너와 린츠의 이름을 품은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BOL)가 26일(서울 예술의전당)과 27일(롯데콘서트홀) 첫 내한 공연을 연다. 1802년 개관한 린츠 주립극장의 상주 악단에서 1967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한 BOL은 중부유럽의 명문 관현악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BOL은 26일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80분이 넘는 대작으로 브루크너의 9개 교향곡 중에서도 국내에서 잘 연주되지 않은 곡이다. 익숙하지 않은 데서 오는 희소성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감을 키운다. 지난 19일 화상으로 만난 BOL의 수석 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는 “5번은 아주 특별한 곡”이라며 “듣기 쉬운 곡은 아니지만 브루크너의 걸작이라고 본다”고 소개했다. “곡 안에는 기쁨이나 기술, 파워, 에너지가 넘친다”면서 “피날레가 너무나 훌륭하다”고 추천했다. 27일에는 브루크너에게 많은 영향을 준 베토벤의 작품을 선곡했다. 포슈너는 “베토벤 없이 브루크너가 가능했을까 생각이 든다”면서 “어떤 작곡가의 교향곡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무엇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영감의 원천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리올란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포슈너가 2017년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뒤 BOL은 2020년 오스트리아의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선정되는 등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포슈너는 “브루크너 교향곡은 200여년이 됐지만 지금 시대에도 의미가 있는 음악”이라며 “교향곡의 악보 뒤에 있는 의미가 제가 찾는 진실이다. 브루크너가 남긴 걸작들을 제 나름의 방식으로 진실을 찾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과도 같은 세계, 기쁨과 힘과 친밀함 넘치는 또 다른 세계로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의 세계로” 대작 들고 찾아온 BOL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의 세계로” 대작 들고 찾아온 BOL

    오스트리아 린츠는 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을 준 도시로 통한다. 모차르트가 교향곡 ‘린츠’를 작곡한 도시이면서 베토벤이 8번째 교향곡을 완성한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그리고 안톤 브루크너의 고향이기도 하다. 브루크너의 고향인 만큼 이곳의 오케스트라도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BOL)란 이름을 가졌다. 1802년 개관한 린츠 주립극장의 상주 악단에서 1967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중부유럽의 명문 관현악단인 BOL이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콘서트를 연다. 지난 19일 화상으로 만난 BOL의 수석 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는 “브람스나 슈베르트, 말러 같은 경우엔 린츠 주변 호숫가에 집을 갖고 있기도 했고 많은 작곡가가 린츠에 와서 작업했다”면서 “린츠가 가진 자연풍경의 매력이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BOL은 26일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80분이 넘는 대작으로 브루크너의 9개 교향곡 중에서도 국내에서 잘 연주되지 않은 곡이다. 익숙하지 않지만 거기에서 오는 희소성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포슈너는 “5번은 아주 특별한 곡이라 생각한다”면서 “듣기 쉬운 곡은 아니지만 제 생각에는 브루크너의 걸작이라고 본다. 곡 안에는 기쁨이나 기술, 파워,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피날레가 너무나 훌륭하니 그 부분도 눈여겨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27일 공연에는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베토벤은 브루크너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작곡가이기도 하다. 포슈너는 “베토벤 없이 브루크너가 가능했을까 생각이 든다”면서 “어떤 작곡가의 교향곡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무엇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영감의 원천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포슈너가 2017년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뒤 BOL은 2020년 오스트리아의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선정되는 등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포슈너는 “브루크너 교향곡은 200여년이 됐지만 지금 시대에도 의미가 있는 음악”이라며 “교향곡의 악보 뒤에 있는 의미가 제가 찾는 진실이다. 브루크너가 남긴 걸작들을 제 나름의 방식으로 진실을 찾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마법과도 같은 세계, 기쁨과 힘과 친밀함 넘치는 또 다른 세계로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 리나 살라 갈로 피아노 콩쿠르… 최영선,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

    리나 살라 갈로 피아노 콩쿠르… 최영선,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

    피아니스트 최영선이 제26회 리나 살라 갈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차 만초니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리나 살라 갈로 음악협회는 최영선을 1위 및 오케스트라 특별상, 쇼팽 특별상, 청중상 수상자로 호명했다. 최영선은 결선 무대에서 밀라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했다.
  • [포토] ‘혼신 연주’ 임윤찬, ‘만면 미소’ 정명훈

    [포토] ‘혼신 연주’ 임윤찬, ‘만면 미소’ 정명훈

    임윤찬의 정확하고도 우아한 ‘황제’ 연주가 끝나자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만면에 번져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임윤찬은 5일 저녁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를 국내 팬들에게 선사했다. 임윤찬이 국내 무대에서 베토벤의 ‘황제’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교하면서 기품이 넘치는 맑고 낭만적인 연주에 관객들은 홀린 듯 숨을 죽였다. 마지막 악장이 끝나자마자 롯데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2천여 관객들은 힘찬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정명훈은 흐뭇하다는 듯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임윤찬과 포옹을 나눴다. 임윤찬과 함께 긴밀한 앙상블로 섬세한 하모니를 들려준 원코리아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남북한 교류를 목적으로 2017년 만들어진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국내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연주자 등이 모인 프로젝트 성격의 악단으로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는 정명훈이 김선욱, 조성진 등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즐겨 연주하는 레퍼토리다.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정명훈이 이끄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와 함께 지난 2017년에도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에서 이 ‘황제’를 들려줬다. 임윤찬은 ‘황제’ 연주를 마친 뒤에는 관객들의 거듭된 커튼콜에 페데리코 몸포우의 ‘정원의 소녀들’과 스크랴빈의 소곡과 시곡을 앙코르곡으로 선사했다. 임윤찬이 퇴장한 연주회 2부에서 정명훈과 원코리아오케스트라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의 힘차고 웅장한 사운드도 들려줬다. 임윤찬은 6일과 8일에도 각각 전남대 민주마루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홍석원이 지휘하는 광주시향과 함께 또다시 ‘황제’를 선보인다. 특히 오는 8일 통영 연주 실황은 유니버설뮤직이 내달 중 앨범으로 발매할 예정이다. 이 음반은 임윤찬이 올해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처음으로 발매하는 라이브 앨범이다. 임윤찬은 지난 6월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만 18세)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북미의 대표 피아노 콩쿠르다.
  • “인생 절반은 베토벤에 몰두… 러 우크라이나 침공은 끔찍”

    “인생 절반은 베토벤에 몰두… 러 우크라이나 침공은 끔찍”

    “인생의 절반을 베토벤에 몰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저만의 베토벤의 완성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었고, 지금도 그리고 아직도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35)는 수많은 베토벤 연주자 중에서도 유독 더 돋보이는 연주자로 꼽힌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사이클 연주를 연달아 이어 가며 동 세대 피아니스트 중 단연 돋보이는 행보를 자랑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겨냥하는 등 무대 위에서 정치적 발언을 숨기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는 논란이 따르지만 그의 베토벤 연주만큼은 이견이 없이 찬사 일색이다. 현재 유럽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그가 오는 11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일), 대구 중구 대구콘서트하우스(16일)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한국에서 연주는 2017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이후 5년 만이다. 레비트는 5일 서면 인터뷰에서 “2017년에 제가 본 한국의 관객분들은 정말 열정적이었고 대단했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드디어 다시 한국에 가게 됐다. 이번 공연도 아주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비트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하다. 2019년엔 베토벤 소나타 전곡(32곡) 앨범을 내놓기도 했다. 레비트는 “베토벤 음악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가온다”면서 “베토벤은 내 예술적 존재와 이고리 레비트라는 한 사람의 삶에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이 지겨울 때면 잠시 거리를 두고 쉬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베토벤으로 돌아온다. 깔끔하고 명료한 음색의 베토벤 연주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무대에서의 정치적 발언이다. 레비트는 이에 대해 “책임감만이 유일한 이유”라며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가 속한 사회를 위해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아주 끔찍한 일”이라며 “이번 전쟁으로 발생한 희생자들을 지원하고 또 돌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8번 ‘비창’, 25번, 21번 ‘발트슈타인’을 선보인다. 레비트는 “제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곡들”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은 특히나 연주할 때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이다. 관객도 물론 좋아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 묵직한 저음으로 ‘도플갱어’ 된 두 성악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과정”

    묵직한 저음으로 ‘도플갱어’ 된 두 성악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과정”

    “기훈씨와 저는 스무 살이나 나이 차가 나지만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베이스 바리톤과 바리톤이 함께 노래 부르는 무대는 흔치 않은데, 두 사람이 서로의 ‘도플갱어’(분신처럼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독일어)가 되기로 했습니다.”(사무엘 윤) “전형적 성악 공연에서 벗어나 한 가곡을 두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내면을 바라보는 게 흥미롭습니다. 선생님과 조카의 멋진 케미를 보여주겠습니다.”(김기훈)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두 성악가가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제7회 M클래식축제 ‘도플갱어’ 듀오 콘서트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5월 독일 성악가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본명 윤태현·51)과 지난해 영국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아리아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기훈(31)이 그 주인공이다. 저음을 담당하는 베이스 바리톤과 바리톤이 소프라노나 테너 없이 호흡을 맞추는 이색 콘서트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시도다. 최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번 콘서트로 관객이 줄어드는 클래식 공연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부에서 주로 혼자 부르는 가곡을 두 명이 한 몸이 된 듯 함께, 또는 나눠 부른다. 슈베르트 ‘도플갱어’부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내일’까지 8개의 독일 가곡을 구절을 주고받는다. 2부에선 기존 성악 공연처럼 두 사람의 각자의 대표 아리아를 혼자 부른다. 가곡이 스토리텔링의 수단이 되는 것도 이번 공연의 특색이다. 1부 8개 가곡은 절망에 빠진 한 남자가 희망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편의 이야기로 엮인다. 주인공의 절망이 깊어지고 죽음과 가까워지는 과정은 베토벤의 ‘이 어두운 무덤에’, 브람스의 ‘죽음은 차디찬 밤’ 등으로 표현되고 슈트라우스의 ‘내일’을 통해 희망을 노래한다. 사무엘 윤은 “정적인 가곡을 떠나 동적인 오페라처럼 만드는 시도”라며 “가곡은 기본적으로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이 시들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절망에 빠진 사람이 내일이 있고 희망이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을 보여줘 코로나19로 고통받았던 분들에게 가닿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훈은 “클래식 음악은 듣는 것에 익숙한데,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엔 가곡에 연기를 더해 보이는 클래식을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함께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사무엘 윤이 진행한 마스터클래식 뒤풀이 자리에서 처음 만난 뒤 김기훈이 독일에 거주하는 윤에게 진로나 고민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인연이 이어졌다. 윤은 쾰른 오페라극장 종신 가수 자리를 떠나 올해 3월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임용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늘 당장의 반짝거림보다 음악가가 가져야 할 소양을 강조한다”라며 “이번 음악회도 일반적 무대로 끝낼 수 있었지만 후배 음악가들에게 조그만 희망을 줄 수 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지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기훈은 “무대 위에서 제 ‘도플갱어’인 윤 선생님을 바라보며 20년 뒤엔 나도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 그때도 음악을 저렇게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대할 수 있을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라며 “선생님의 현재에 미래의 나를 투영하게 되는 무대”라고 전했다.
  •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중2 때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그의 독서력이 그의 음악을 심화시킨다. 그의 빛깔로 해석해 낸다. 세계를 무대로 삼아 전문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의 작은 도시 원주에서 태어났다. 그에게 책과 독서는 그의 음악을 성장시키는 근원 같은 것이었다. “우리 아파트 상가에 있던 ‘글방터’라는 작은 책방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저는 그 책방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글방터에 비치돼 있는 어린이·청소년 책들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 내외분은 글방터에 없는 책들은 서울로 주문해 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이, 책의 세계가 그렇게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문학이란 게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했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었나,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는데 엄청 강렬했어요. 우리 언어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했습니다. 두 번이나 읽었어요.” 손열음의 독서는 넓고 깊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역은 넓어졌고, 의미는 더 깊어지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저도 어렸을 적에 헤르만 헤세를 좋아했습니다. ‘데미안’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리알 유희’를 펼쳤다가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책을 덮었습니다. 한참 뒤에야 마저 읽었습니다. 중3 때 어머니가 권한 릴케와 마르틴 부버를 읽었습니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역사가 좋았다. 역사는 신비로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국사대사전’이란 엄청 큰 책을 사 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ㄱ’부터 순서대로 다 읽었습니다. 황현 선생의 ‘매천야록’ 같은 책도 특유의 시대정신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도 좋아했습니다. 라벨, 스트라빈스키, 거슈윈, 쇤베르크, 슈트라우스 등 개성 있는 사조를 창출해 내는 음악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근현대사, 인류문화사에서 그 개개인이 빛을 발하는 시대이기에, 음악을 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그를 존재하게 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문학가를 당연히 탐독한다. 홍명희의 ‘임꺽정’뿐 아니라 채만식의 ‘탁류’를 읽었다. 김유정·이광수를 읽었다. 박경리의 큰 소설 ‘토지’를 가슴 졸이면서 읽었다. “문학엔 경계가 없지요. 중국현대사에 우뚝 서는 루쉰도 좋아합니다.” ●토마스 만 음악소설 ‘파우스트 박사’ 우리에게 ‘마의 산’으로 널리 알려진 토마스 만은 ‘파우스트 박사’라는 불멸의 음악 소설을 써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서술한 대목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철학가 아도르노의 자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책을 다 읽은 후에야 알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제가 지금까지 읽은, 음악을 글로 표현한 작품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것을 꼽으라면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라고 말하겠습니다.” 수많은 철학자·사상가·문학가들이 그의 독서목록에 들어 있다. 니체, 사르트르, 한나 아렌트, 아도르노,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들이다. 괴테, 프루스트, 마르그리트 뒤라스, 슈무엘 아그논 같은 문학가들이다. 독일음악은 기본적으로 철학과 종교에 맞닿아 있다. “‘신약성경’의 네 복음서를 정말 좋아합니다. 문학과 철학을 좋아하지만, 저는 다소 종교적인 것 같아요.”●그를 키워 낸 이강숙의 음악철학 손열음은 ‘순 국산’이었다. 한국에서 공부해 세계에 서는 피아니스트가 됐다. 지금은 더 많은 ‘국산 연주자’가 탄생하고 있지만, 손열음은 서울도 아닌 저 원주에서 공부해 국제무대에 당당히 서고 있다. 이런 손열음의 뒤에는 이강숙이라는 걸출한 음악교육가가 있었다. 2015년 손열음이 써낸 음악에세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에 한예종 이강숙 총장이 ‘축하의 글’을 붙였다. “손열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교수에게서 배웠다. 순 국산이 국제콩쿠르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울었다. 손열음을 불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를 뵙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셨길래 저를 이렇게 기쁘게 하십니까’라고 물었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강숙 총장은 이 기쁜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우리 예술교육의 장래를 위해, 손열음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썼다. 저 1980년대부터 나는 이강숙 선생을 만났고, 한예종을 준비하는 이야기와 자신의 음악교육철학을 들었다. 그때 나는 세계가 연주·연구하는 우리 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이 왜 자기 조국에서는 연주도 안 되고 연구도 안 되느냐면서 베를린으로 갔다. 선생을 뵙고 선생의 음반을 펴내려 했다. 그때 한 신문사는 선생의 귀국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국의 불허로 음반도 음악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나는 이강숙 선생과 함께 음악회에 즈음한 ‘윤이상 귀국’을 의논하기도 했다. 이강숙은 손열음에게 ‘영웅’이다. 그의 예술영혼에 언제나 살아 있다. 그와의 만남은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등에 짊어지고 견인해 주신 프로메테우스 같은 영웅에 비견해야 할 것 같아요. 어렸을 적 매일매일 역사책을 붙들고 다니던 때는 잘 몰랐는데, 때때로 세상은 한 사람에 의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는 것, 그분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계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를 누비는 피아니스트의 뒤에는 역시 어머니가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어머니의 ‘가르치는 일’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했던 딸 손열음을 사랑과 이성으로 키워 낸 최현숙 선생이다. “어릴 적 열음이가 하는 일은 딱 두 가지, 책 읽기와 피아노 치기였습니다.” 손열음도 말했다. “원주에서 레슨을 받으러 서울로 다니는 차 안에서도 책 없이는 살 수 없었다”고. 그런 독서의 덕택이었을까. 그는 빼어난 글쓰기의 ‘작가’가 됐다. “어린 시절 제가 책에서 받은 선물들을 돌려드릴 마음으로 설렌다”고 ‘음악 편지’ 머리말에 쓰고 있다. 손열음은 참 의미 깊은 이야기도 한다. “제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 음악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처럼 경쟁적인 대도시, 뭐라도 빨리빨리 해야 하는 속도의 사회에서 음악이 과연 가능할까. 제가 어렸을 때 책을 덜 읽었다면 30분, 40분 소요되는 클래식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젊은 감독 2018년 32세의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정명화·정경화 자매가 이끌던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을 이어받는다. 그의 고향 강원도가 그를 선택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손열음의 젊은 예술정신으로 새로워지고 있다. “원주와 강원도는 저의 근원입니다. 고향의 산과 들, 나무와 숲과 꽃이 저의 가슴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강릉 외삼촌 댁에 놀러 갈 적에 넘어야 했던 그 대관령이었다. 그는 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 속의 음악제’로 만들고 싶다. 고향의 산하에서, 고향의 숲에서 펼쳐지는 음악제를 위해 헌신하는 손열음이 아름답다. “평창대관령을 스위스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꿈은 그렇게 꿔야지요. 제가 해외 연주를 가면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와 보고 싶다는 음악 팬들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돼요.” 2021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이 연주됐다.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더 많이 연주돼야 할 것이다. 우리 연주자들이 더 참여해야 할 것이다. “당연합니다. 윤이상 선생의 곡은 편성이 큰 곡이기 때문에 악기 편성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많이 연주되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돼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에 내놓으려면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속돼야 한다. 연륜과 역사가 중요하다. “평창대관령은 음악제를 하기 위한 지형적 조건이 참 좋다고 생각됩니다. 산하가 아름답고, 기본적으로 조용합니다.” 1년에 세계 무대에서 50여회 연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논어’를 읽으면서 세계의 음악인들과 호흡을 맞춘다. 열려 있는 클래식 피아니스트. 그는 이미 인기 있는 대중적 스타가 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강단에 서기보다는 연주자로 남고 싶어 한다. “아르헨티나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1941년생이지만 지금도 힘찬 연주를 해내고 있습니다. 20세기의 남성 연주자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도 80~90대까지 연주했지요. 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지는 연주자로 오래오래 남고 싶어요.” 나는 학창 시절부터 책방을 드나들었다. 지인들과 함께 ‘숲속의 책 읽는 마을’의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1995년부터 북녘땅이 건너다보이는 파주의 통일동산에 예술마을 헤이리를 건설하는 일에 나섰다. 그 한가운데에 책의 집, 책을 위해 존재하는 ‘북하우스’를 지어 개관했다. 책방이 그 중심공간이고, 전시와 공연이 함께 펼쳐진다. 나는 헤이리의 북하우스 프로그램에 이어 숲과 산악의 땅 강원도를 주목하고 있다. 평창과 대관령의 고원지대 숲속 어딘가에 책방을 개설한다면, 이 책방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연계한다면 어떨까. 이름하여 ‘손열음 책방’이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 깊은 밤 적막강산의 책방을 밝히는 달빛과 별빛. 작은 음악회와 시 낭독회가 열린다. 작은 미술 전시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좋아요. 저도 그런 거 하고 싶어요.” 책과 음악이 하나 되는 작은 책방, 도시문명에 지친 우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힐링공간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는 저 숲으로 울창한 강원도의 고원지대에 ‘손열음 책방’을 친구들과 손잡고 개설해 보고 싶다. 인문예술의 장르와 공간의 확장운동이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는 일입니다. 우리 함께해 봐요.”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책으로 논다”…홍천 책축제 17일 열려

    “책으로 논다”…홍천 책축제 17일 열려

    강원 홍천군은 오는 17일 연봉도서관에서 제4회 책축제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홍천, 책 스며들다’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생태동화작가인 권오준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이 마련된다. 북콘서트 ‘책 읽어주는 베토벤’의 ‘샤갈의 황금알을 낳는 수탉’과 마술공연 ‘수상한 사탕가게’, ‘놀자 매직 쇼’도 펼쳐진다. 이 외에도 미니블럭 손선풍기, 라탄 연필꽂이, 석고 방향제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영길 군 교육과장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많은 분들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전쟁·불안한 정치의 시대… 슈베르트의 위로”

    “전쟁·불안한 정치의 시대… 슈베르트의 위로”

    “향수·위안·희망 노래한 작곡가인간의 가장 취약한 면 보여줘”“슈베르트는 인간의 가장 취약한 면을 보여 주며 위로를 전합니다. 그의 음악에는 ‘함께’라는 주제가 있으며, 인간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음악에 녹여 냈죠.” 영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50)는 아름다운 음색과 격조 높은 해석이 돋보이는 슈베르트 전문가로 꼽힌다. 이런 그가 오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인터내셔널 마스터즈’ 리사이틀을 통해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7번, 14번, 17번을 선보인다. 2011년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 내한인 그는 12일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청중들은 매번 세심하고 높은 집중력을 보여 준다”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그만한 열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슈베르트의 매력에 대해 “베토벤이 음악을 통해 질문하고 언제나 답을 찾아내는 위대한 해결사라면, 슈베르트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거의 찾지 않는다”며 “실제 우리는 모든 질문에 답을 갖고 있지 않기에 어찌 보면 슈베트르는 가장 인간적인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슈베르트는 향수, 연약함, 위안, 희망 등 우리가 인생에서 경험하는 필수적인 것들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쟁, 정치 등 불안함이 많은 요즘 시대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은 그가 매독을 진단받았을 때 작곡한 작품으로 파괴, 테러 등의 요소가 묻어나며 죽음의 기운을 느낀 그의 내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피아노 거장 알프레트 브렌델의 수제자이기도 한 루이스는 “스승님은 피아노가 오케스트라, 사람의 목소리, 합창단, 실내악단 등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신 분으로, 제게 음악적 문을 열어 주셨다”고 돌아봤다. 음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지만 루이스는 지난해 아일랜드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우리 유럽인의 권리를 앗아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때문”이라며 “많은 영국 음악가가 EU 시민권을 갖기 위해 다른 국적을 찾고 있다”고 꼬집었다. 루이스는 최근 임윤찬을 비롯한 한국 연주자들의 잇단 국제 콩쿠르 우승에 대해 “젊은 음악가들이 클래식 음악에 큰 관심을 두고 추구하는 것은 경이롭고 멋진 일”이라며 “이런 나라의 관객을 만나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귀한 경험”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 비올리스트 가영 “음악으로 기분 좋은 일탈”

    비올리스트 가영 “음악으로 기분 좋은 일탈”

    섬세한 기교와 견고한 연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 가영(본명 김가영)이 1년 만에 세 번째 클래식 정규 앨범 ‘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Night air Viola brings)를 오는 8일 선보인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비발디의 6개 첼로 소나타’에 대한 클래식 팬들의 사랑에 힘입은 것으로, 이번에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녹턴)을 중심으로 밤의 정취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를 담았다. 비올라와 피아노의 섬세한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작곡가 요한 벤젤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그리고 카를 라이네케의 ‘환상 소품’ 3곡으로 구성됐다. 특히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은 국내외 음반이 매우 드물고 자주 연주되지 않는 귀중한 곡이다. 경성대 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는 가영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즈넉한 저녁에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거나 마법의 양탄자처럼 기분 좋은 일탈을 함께할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비올리스트 가영이 들려주는 3색 밤의 서정…‘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

    비올리스트 가영이 들려주는 3색 밤의 서정…‘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

    섬세한 기교와 견고한 연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 가영(본명 김가영)이 1년 만에 세 번째 클래식 정규 앨범 ‘비올라가 전하는 밤공기’(Night air Viola brings)를 오는 8일 선보인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비발디의 6개 첼로 소나타’에 대한 청중들의 사랑에 힘입은 것으로, 이번에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녹턴)을 중심으로 밤의 정취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를 담아 눈길을 끈다. 이번 앨범은 작곡가 요한 벤젤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그리고 비올라와 피아노의 낭만적인 선율에 깊이 빠져드는 카를 라이네케의 ‘환상 소품’ 3곡으로 구성됐다. 비올라와 피아노의 섬세한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가 돋보인다.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베토벤, 전기 낭만주의 시대의 칼리보다, 후기 낭만주의 시대 라이네케까지 세 작곡가의 밤의 서정을 가영의 해석으로 풀어냈다. 특히 칼리보다의 6개의 야상곡은 국내외 음반이 매우 드물고 자주 연주되지 않는 귀중한 곡이다. 마치 낭만주의 시대의 ‘무언가’(song without words)를 연상케 하는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야상곡 6개가 담겨 있다.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 원곡은 베토벤 현악 3중주다. 베토벤의 제자 클라인츠가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야상곡으로 편곡했다. 베토벤의 특유의 무게감을 덜어내 비올라와 피아노 간 섬세한 앙상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비올리스트 가영의 견고한 연주가 곡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가영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즈넉한 저녁에 낭만적 정취에 빠져들거나, 마법의 양탄자처럼 기분 좋은 일탈을 함께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클래식 앨범 발매에 있어서 기존에 잘 하지 않았던 혹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음원을 선곡하려 하고 또 이를 비올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하트윅대 여름 음악 페스티벌 초빙교수 등을 지낸 가영은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을 맡았고 현재 경성대 예술종합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조성진 공연만 클래식?…가을철 울적함 달래는 해외 오케스트라 향연

    조성진 공연만 클래식?…가을철 울적함 달래는 해외 오케스트라 향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티켓이 주요 공연장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지만, 클래식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달래듯 올가을 해외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공연이 잇달아 예고됐다. 수십 명의 연주자가 화음을 이루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으로 지난해보다 풍성한 가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오스트리아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가 다음 달 26일과 27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 린츠를 대표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2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며 클레멘스 크라우스, 한스 크나퍼츠부슈, 세르지우 첼리비다케 등 수많은 세계 정상급 지휘자가 거쳐간 명문 악단이다.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상임 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의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27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과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선보인다. 독일 출신인 포슈너는 브레멘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거쳐 2017년부터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2020년 오스트리아에서 ‘올해의 지휘자’ 상을 받았다.11월 5일과 8일에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협연하는 ‘김선욱&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 1981년 창단한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영국·독일·프랑스·스웨덴·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에서 오케스트라 수석, 저명 실내악 연주자, 음악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참여해 ‘클래식계의 유럽연합’(EU)으로도 평가된다. 상임 지휘자 없이 단원들의 합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4년 만에 두 번째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찾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고전적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5일은 슈베르트 이탈리아풍의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멘델스존 교향곡 4번을 연주하고, 8일에는 전곡 베토벤 프로그램으로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4번, 교향곡 7번을 들려준다. 영국 본머스 심포니 상임 지휘자로 13년간 재직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키릴 카라비츠가 지휘를 맡았다.이밖에 프랑스의 오베르뉴 국립 오케스트라도 11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토마스 체헤트마이어가 지휘봉과 바이올린을 동시에 든다.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2번을 연이어 연주하고 루마니아 작곡가 크세나키스의 곡과 브람스의 현악 5중주 2번을 선보인다. 1981년 창단된 오베르뉴 오케스트라는 시민 오케스트라로 대중에게 음악을 전달하고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국립 오케스트라로 승격했다. 40년 동안 50개 이상 앨범을 녹음하는 등 예술 프로젝트로 수많은 투어와 음반을 발매했다.
  • 서울시향 단원들을 가까이에서 만난다…9월 실내악 시리즈

    서울시향 단원들을 가까이에서 만난다…9월 실내악 시리즈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번 달 들어 2차례의 실내악 시리즈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는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향 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실내악 공연으로 단원들의 연주력을 더 가깝고 생생하게 접할 기회다. 첫 공연은 오는 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개최하는 ‘실내악 시리즈 Ⅴ: 관악 앙상블’이다. 트롬본·트럼펫 등 서울시향의 관악 앙상블이 무대에 오른다. 스트라빈스키의 8중주, 미국 출신 작곡가 에릭 이웨이즌의 ‘콜체스터 환상곡’, 리게티의 ‘목관 5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과 뵈메의 금관 6중주를 연주한다. 스트라빈스키 팔중주는 작곡가의 신고전주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트럼펫, 트럼본 등 목관 악기와 금관 악기가 동시에 편성돼 미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콜체스터 환상곡은 금관 5중주곡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현대곡으로 알려졌다. 리게티의 ‘목관 5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에서는 목관 앙상블이 출연한다. 뵈메 금관 6중주는 낭만주의 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기도 한다.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은 오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여는 ‘실내악 시리즈Ⅵ: 크로이처 소나타’다. 이날 공연에선 드보르자크의 3중주 C장조, 야냐체크의 현악 4중주 제1번 ‘크로이처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를 연주한다.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는 10개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하고 화려한 곡으로 알려졌다. 톨스토이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로 익히 알려졌지만 크로이처는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돌프 크로이처의 이름이며, 이 연주자에게 헌정했다. 신아라 부악장과 박종해 피아니스트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우승 최하영 9월 공연…“한국 투어 처음이라 기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우승 최하영 9월 공연…“한국 투어 처음이라 기뻐”

    “한국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고, 다양한 우리 관객들을 뵐 생각에 정말 기쁩니다. 특히 부산과 철원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 마음이 더 설렙니다.” 지난 6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24)이 새달 국내 무대에 선다. 세계 3대 콩쿠르의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첼로 부문은 2017년에 신설돼 두 번째로 개최됐다. 최하영은 9월 14일 부산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15일),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16일), 철원제일교회 옛터에서 열리는 PLZ 페스티벌(17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18일) 등을 거쳐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20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화 추계음악회(21일)에 오른다. 콩쿠르에서 2위를 한 중국 첼리스트 이바이 첸(20)도 9월 18일 공연까지 총 5회 무대를 함께한다. 콩쿠르에서 연주된 곡들로 구성된 듀오 리사이틀, 오케스트라 협연 프로그램 등을 선보인다. 최하영은 공연기획사 에스비유(SBU)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흐 무반주 프로그램부터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곡가들과의 교류까지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축제 같았던 콩쿠르의 순간들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축제 같이 들뜬 분위기여서, 경연이라는 사실을 거의 잊고 지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피아노 부문이 관중 없이 진행됐기에 라이브 콘서트에 목말라 있던 관중들이 많았다. 매 라운드 결과 발표도 거의 만석인 홀에서 진행됐고 벨기에 국영방송을 비롯해 미디어 관심도 정말 많았다. 모든 연주가 생중계됐고 인터뷰까지 계속 방송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최하영은 브뤼셀 도착 첫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일주일간 격리하기도 했다. 그는 “콩쿠르 기간이 한 달가량 됐고, 콩쿠르 직후 입상자 연주 투어가 한 달 반이나 이어졌다. 그래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제겐 큰 도전이었다”면서 “네 번에 걸친 큰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큰일이었다. 콩쿠르 기간에는 체력을 아끼고, 또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자 신경썼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호스트 가족의 열정을 꼽았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대형 플래카드를 만들어 결과 발표 때 제 이름이 불리자 관중석에서 내걸었는데, 그 모습이 방송에 중계됐다. 한국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로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전후무후한 일이라서 현장에 있던 왕비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 어린이 중창단과 뮤지컬 아역으로도 활동했던 최하영은 유치원 시절, 어머니가 취미로 첼로를 배우는 모습을 보고 처음 첼로를 접했다. 이후 첼로의 매력에 빠져서 전공을 결심했다. “항상 듣는 질문이 음악이 아니었으면 무엇을 했겠느냐는 질문을 받아요. 그럴 때마다 음악가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새삼 깨닫죠. 독일에서 공부한 8년 동안 제 음악적 목소리와 개성을 발전시키고자 연구를 많이 했어요. 앞으로도 저는 첼리스트로서 해야 할 일을 찾고 음악을 통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저의 길을 찾고자 해요.”이바이 첸도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그는 “신선한 음악적 해석을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콩쿠르 이후 제 음악적 경험에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났다. 중요한 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다는 것이다. 모든 추억은 제가 음악을 하는데 영감을 주는 가장 귀중한 요소”라며 “음악은 사랑이다. 정서적인 느낌은 예술이 담은 가장 큰 가치다. 저는 곡 위에 흐르는 감정적인 흐름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최하영의 한국 투어 공연에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실제 모델인 지휘자 서희태가 이끄는 KNN 방송교향악단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성기선이 이끄는 이화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으로 참여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협력 피아니스트이자 콩쿠르 역대 수상자인 리브레히트 반베케부르트가 반주자로 함께한다.
  • ‘차세대 유망주’ 박재홍과 ‘66년 거장’ 백건우…가을철 피아노의 향연

    ‘차세대 유망주’ 박재홍과 ‘66년 거장’ 백건우…가을철 피아노의 향연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올가을 클래식 음악 무대는 차세대 유망주와 66년의 연륜이 묻어나는 거장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로 어느 때보다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9일에는 지난해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4개 부문 특별상을 석권한 박재홍(23)이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마포 M소나타 시리즈’ 독주회를 연다. 주목받는 차세대 연주자인 그는 로베르트 슈만의 ‘피아노를 위한 아라베스크’와 ‘크라이슬레리아나, 피아노를 위한 8개의 환상곡’, 알렉산더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3번, 세자르 프랑크의 ‘피아노를 위한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를 선보인다. 박재홍은 큰 키와 체격, 긴 손가락으로 풍부하고 깊은 음향을 구현하는 피아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5관왕을 휩쓴 부조니 콩쿠르 이외에도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루빈스타인, 에틀링겐, 힐튼 헤드 외 다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공연 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지난 3월 폴란드 출신 피아노의 거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내한 공연을 한 뒤 박재홍을 지메르만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박재홍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를 들은 지메르만은 박재홍의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고 찬사를 보낸 뒤 현재까지 그의 음악적 멘토로 연을 이어가고 있다.이밖에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6)가 오는 10월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페인의 정취가 짙게 밴 ‘백건우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공연을 펼친다. 예술의전당 이외에는 다음 달 23일 울산중구문화의전당, 24일 부평아트센터, 27일 제주아트센터, 10월 1일 마포아트센터, 10월 6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엔리케 그라나도스는 마누엘 데 파야, 이삭 알베니즈와 함께 스페인 출신의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스페인 민족음악을 바탕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선율을 그려냈다. 백건우가 연주할 ‘고예스카스’는 그라나도스가 남긴 걸작 중 하나로 그라나도스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람회를 본 뒤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낸 작품이다. 마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스페인의 색채를 곳곳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백건우는 10세이던 1956년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15세에 콩쿠르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1969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런던 위그모어홀, 베를린 필하모니홀 등 전 세계에서 독주회를 했다.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 기사훈장’을 받기도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