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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회장님들, 돈 쓰고 욕먹지 맙시다/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회장님들, 돈 쓰고 욕먹지 맙시다/주현진 산업부 차장

    최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이 흥행했던 것을 두고 재계 인사들은 일제히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2010년 10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당시 M&M 회장 최씨가 서울 중구 SK서린빌딩 앞에서 시위하던 화물트럭 운전기사를 돈 주고 때린 ‘맷값’ 사건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은 일부 몰지각한 재벌 2~3세의 비행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는 것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영화와 실제는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가 당시 인수한 물류회사의 한 노조 간부는 SK 본사인 SK서린빌딩 앞에 5t 트럭을 대놓고 연일 농성을 벌였다. 해고 대가로 최 전 회장 측은 1억원을 제시했지만 기사는 2억원을 받아 낼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며 도마에 사시미칼을 꽂는 ‘비장함’으로 맞섰다. SK의 눈치를 봐야 했던 최씨는 결국 기사의 요구대로 2억원을 다 줘야 했다. 대신 분풀이를 하겠다며 1대당 100만원씩 줄 테니 20대를 맞으라고 제안했다. 기사가 이를 수락하면서 양측 합의하에 폭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극적인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 재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기업인 입장에선 불만스러울 수 있다. 재벌들은 요즘 정부의 창조경제와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당장 재계의 성원으로 청년 일자리 해결에 쓰자며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청년희망펀드 모금액은 2일 기준 600억원을 돌파했다. 청년희망펀드 모금액은 지난달 22일 이건희 회장 부자와 삼성 임원들이 250억원을 기부한 직후 재계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파죽지세로 불어나고 있다. SK, 롯데 등은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전역을 연기했던 장병들을 상대로 애국 채용도 했다. 앞서 주요 재벌 그룹들은 지난 8월 수천억원 규모의 청년 일자리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 이어 정부가 전국 17곳에서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도맡아 운영하는 등 사회적 소임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반재벌 정서는 완화되는 것 같지 않다. 수백억원씩 퍼주고 취업도 돕는데 고마워하는 기색이 없다. 특별사면 혹은 승계분쟁 무마용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마저 나온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 경제위기 현황과 재벌의 오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내며 해명에 나섰지만 공감을 사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제주도에서 열린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기업의 경영 활동은 국가와 사회라는 기반 위에서 이뤄지기에 기업의 성과 창출을 위해서라도 사회와 국가의 미래 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경제 리더로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잘살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베테랑 속 재벌 모델로 지목됐던 최씨는 2억원의 해고 위자료는 물론 맷값까지 주고서도 법의 심판을 받았다며 억울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돈만 주면 뭐든 해도 좋다는 후진적 인식의 일단으로 보인다. 기업인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도 이제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경제 리더라면 정부 지휘에 따라 내는 듯한 일회성 기부나 대통령 임기에 맞춘 듯한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 이상의 것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바란다. jhj@seoul.co.kr
  • 쇼트트랙 첫 월드컵부터 금빛질주

    쇼트트랙 첫 월드컵부터 금빛질주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올 시즌 첫 번째 월드컵 대회에서 금빛 질주를 펼쳤다. 대표팀은 1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5~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첫째 날 여자 1000m, 1500m,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금메달 3개를 쏟아내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왼쪽·18·세화여고)는 1500m 결승에서 2분25초260을 기록, 부탱 킴(캐나다·2분25초562)을 0.302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또 최민정(가운데·17·서현고)은 여자 1000m 1차 레이스 결승전에 나서 1분32초394의 기록으로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 준우승한 마리안 생겔라(캐나다·1분32초976)를 0.582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 쇼트트랙의 베테랑 곽윤기(오른쪽·26·고양시청)도 ‘금빛 레이스’에 동참했다. 이날 1500m 결승에 나선 곽윤기는 선두 경쟁을 펼치던 캐나다의 ‘강호’ 샤를 아믈랭과 러시아의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뒤엉켜 넘어진 틈을 타서 앞으로 치고 나서며 2분16초780의 기록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남자 1000m에 나선 김준천(강릉시청)은 8강전에서 실격돼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몰빵배구 버리고 더 세진 현대건설

    몰빵배구 버리고 더 세진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토털배구’로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는 29일 현재 승점 8(3승1패)로 여자부 2위다. 지난 15일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2로, 19일 도로공사를 역시 3-2로 무너뜨렸고 28일에는 우승 후보 ‘0순위’ IBK기업은행까지 3-1로 꺾었다. 현대의 3연승 비결은 토털배구다. 특정한 공격수 한 명의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의 토털배구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정교해지고 있다. 올 시즌 공격 점유율을 살펴보면 팀의 변화가 한눈에 보인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폴리의 공격 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그러나 올 시즌 용병 에밀리의 공격 점유율은 35.5%에 불과하다. 대신 국내 선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이 현대 공격의 20.2%를 맡았고 베테랑 황연주가 19.7%를 해결했다. 황연주가 오른쪽, 에밀리가 왼쪽에서 흔들고 양효진이 가운데를 맡으면서 공격의 약 70%를 책임졌다. 사실 현대의 토털배구는 외국인 선수 경기력 저하에 따른 고육지책인 측면이 있다. 올 시즌 개막 전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에밀리의 공격력은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이른바 ‘몰빵배구’를 소화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에밀리는 대신 수비 능력을 갖췄다. 덕분에 황연주가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몰빵배구에서 탈피한 현대의 약진은 어디까지일까. 이제 1라운드 막판이지만 전망은 아주 밝다. 한편 이날 남자부 경기에서는 뒤늦게 합류한 괴르기 그로저가 48득점으로 펄펄 난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을 3-1(27-29 25-21 25-21 25-21)로 꺾고 2연승해 ‘꼴찌’를 탈출했다. KB는 3연패에 빠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파라과이 현직 시장 집무실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 파문

    파라과이 현직 시장 집무실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 파문

    남미 파라과이에서 고위 공직자가 미성년자와 집무실에서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약 3분 분량으로 촬영된 곳은 지방도시 림피오의 시장 집무실이다. 동영상에는 시장 앙헬 고메스 베를란지에리가 어려 보이는 한 여성과 함께 등장한다. 이어 낯 뜨거운 성관계 장면이 이어진다. 중간에 촬영을 쉰 듯 동영상은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카메라에 다가서 촬영중지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일명 섹스비디오를 찍은 장본인이 주인공인 시장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현직 시장이 집무실에서 여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동영상으로 확인되자 파라과이는 발칵 뒤집혔다. "시장이 집무실에서 섹스를? 완전히 썩었구나." "타락한 시장 당장 몰아내자." "집무실이 모텔이구나."라는 등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자가 미성년자라는 말이 돌면서 비난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실제로 시장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은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보인다.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도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정면 대응을 시도했다. 그는 "부인하지 않겠다. 시청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당당히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그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특히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성관계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소문은 극구 부인했다.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녀였다는 소문이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여자는 성인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명문가 출신의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면서 "숱한 위기를 넘긴 베테랑 정치인이지만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이번 위기를 넘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동영상이 공개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리베르탓디지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대륙을 뒤흔든 최신작과의 데이트

    대륙을 뒤흔든 최신작과의 데이트

     지난해 ‘명량’이 관객 1761만명을 기록하며 2000만명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한국 영화 시장에선 1000만이 꿈의 숫자다. 2006년 ‘왕의 남자’ 이후 올해 ‘베테랑’까지 1000만을 돌파한 작품은 모두 15개. 미국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 2위 영화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어떨까. 관객 숫자가 아니라 매출액을 흥행 기준으로 삼는 중국에선 10억 위안(1772억)을 초대박 작품의 기준으로 본다고 한다. 2010년 ‘아바타’가 처음으로 고지를 밟은 뒤 지금까지 열 네 작품이 잭팟을 터뜨렸다. 그런 중국에서 올해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왔다. 할리우드 작품이 늘 1위를 지켜오던 역대 박스오피스에서 중국 영화가 처음 1위에 오른 것이다. 주인공은 지난 8월 개봉한 판타지 액션 ‘몬스터 헌트’. 앞서 4월 개봉해 24억 위안을 벌어들이며 전인미답의 20억 위안을 돌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근소한 차이의 2위로 밀어냈다.  최근 1년 간 중국을 뒤흔든 흥행작과 화제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서울 CGV여의도에서 열리는 ‘2015 중국영화제’를 통해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영화국과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CJ CGV와 CJ E&M이 주관하는 행사다. 각종 국제영화제를 빛낸 감독들의 작품까지 모두 10편이 소개된다.  올해 7월 개봉해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흥행 기록(9억 5594만 위안)을 세운 ‘몽키킹-영웅의 귀환’도 준비됐다. 실사 영화까지 합하면 역대 16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올해 1월 각각 개봉해 흥행한 대자연 서사극 ‘울프 토뎀’(6억 9876 위안)과 ‘20세여 다시 한 번’(3억 6590만 위안)도 만날 수 있다. ‘20세여 다시 한 번’은 한국의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중 합작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댜오 이난 감독의 ‘백일염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천커신 감독의 ‘디어리스트’ 등도 볼 수 있다. 사이클 선수들의 꿈과 야망, 우정을 그렸으며,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파풍’이 개막작이다. 관람 티켓은 모두 1만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시리즈, 4전 전승의 저주?

    메이저리그가 대망의 월드시리즈(WS)에 돌입하는 가운데 ‘어메이징 메츠’로 찬사를 받은 뉴욕 메츠가 챔피언십시리즈 4전 전승의 징크스를 극복할지 관심이다. 지금까지 챔피언시리즈 4전 전승으로 끝낸 대부분의 팀들이 WS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양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모두 마친 메이저리그는 28일부터 7전 4선승제의 WS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내셔널리그에선 메츠가 시카고 컵스에 4전 전승으로 승리해 1986년 이후 29년 만에 트로피에 도전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선 캔자스시티가 토론토를 4승2패로 제압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WS에 안착했다. 1985년 이후 3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1962년 창단한 메츠는 7년 만인 1969년 기적처럼 WS 패권을 차지해 ‘어메이징 메츠’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 시즌 개막 전 워싱턴 등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 ‘어메이징 메츠’를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메츠는 챔피언십시리즈를 네 경기 만에 끝낸 덕에 닷새나 휴식을 취하게 됐지만 4전 전승의 징크스를 극복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1985년부터 챔피언십시리즈를 지금과 같은 7전 4선승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동안 올해 메츠를 제외하고 7개 팀이 4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WS 우승컵을 드는 데 성공한 팀은 1995년 애틀랜타 한 팀뿐이다. 1988년과 1990년 오클랜드, 2006년과 2012년 디트로이트, 2007년 콜로라도, 지난해 캔자스시티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1990년 오클랜드와 2007년 콜로라도, 2012년 디트로이트는 WS에서 오히려 4전 전패로 무너졌다. 시속 155㎞ 이상의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메츠는 1차전 선발로 맷 하비를 예고했다. 정규리그에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2.71로 활약했으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2승을 따냈다. 캔자스시티는 빅리그 11년차 베테랑의 에디슨 볼케스를 1차전 선발로 내보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국전 참전용사와 情 나눔의 잔치를/김창후 LG전자 고문·한국외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글로벌 시대] 한국전 참전용사와 情 나눔의 잔치를/김창후 LG전자 고문·한국외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외국 생활의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하게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 대부분 터키인들이 배내 시절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정(情)이 싹트여 자라온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한반도의 8배가 되는 큰 나라이건만 전국의 거래선을 만나 상담하고 고객과 대화를 하노라면 예외 없이 따뜻하고 우호적인 정감을 깊이 느낀다. 터키는 우리와 역사적 혈맹 관계로 6·25 때 참전해 수천 명의 젊은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 당시 한국 관중이 대형 터키 국기를 들고 보여 준 응원은 집에서 TV를 보던 터키 국민을 감동시켜 눈물을 흘리게 했다. 두 나라 국민 사이에 강한 우정의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케 됐던 것이다. 지구의 건너편 한국에 터키 국민이 지속적으로 보여 준 애정은 무형의 값진 자산이다. 터키인들이 우리 외에 다른 어느 국민에게 이처럼 우호적이었을까 자문해 보기도 한다. 이제는 우리도 그동안 받은 정을 갚으며 진정한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기업으로 ‘받은 정(情)을 다시 정(情)으로 보답’하는 문화행사를 해 보자고 마케팅 부서장에게 지시했다. 터키 전역의 한국전 참전 용사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정 나눔의 잔치’을 하자는 것이었다. 행사는 보스포루스해협 언덕에 위치해 야경이 장관인 곳에서 하기로 했다.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옛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뒤로하고, 해협 건너편 아시아 방향으로 달리면 6·25 때 퍼져 우리 귀에도 익숙해진 터키 민요 ‘위스크다르’의 유래지인 마을이 있다. 세월이 흘러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모두 팔순의 할아버지가 됐다. 베테랑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터키말로 인사를 했다. 모두 두 손으로 꽉 잡는다. 한국전 참전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부분 전쟁 당시 지급된 군 정복을 정갈하게 입고 와서 불패의 군인정신을 되찾은 모습을 보인다. 왼쪽 가슴에 전투에서 용맹을 떨치어 무공을 세운 전사에게 주는 양국 정부의 훈장을 정연하게 달고 나왔다. 많은 훈장의 무게가 무거워서인지 처진 어깨가 더 처져 보인다. 한편 안쓰럽기도 하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팔척 장신 알리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헌병이었다고 한다.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거쳐 간 문산·영등포 등을 기억하고 있었다. 손에 조그만 단어 암기장 같은 것을 들고 왔다. “안녕하십니까” 하고 우리말로 인사했다. 전쟁 당시 한국어를 배우면서 정리한 회화 공책이라며 보여 준다. 60년 전 받아 필기한 공책을 아직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참 감동적이었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기 전 마케팅 부서에서 미리 터키어로 준비해 주어 여러 번 연습한 환영의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다. 발음과 억양이 서툴지만 모두 마음으로 이해를 완벽히 하는 분위기다. 한국인으로서 그간 역사적으로 보여 준 터키인의 두터운 애정을 우리는 늘 감사히 생각하며 잊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리고 현지 법인 회사의 대표로서 이곳 형제의 나라에 와서 여러분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자주 만날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서 참석한 여러분들을 보니 어렸을 때 귀동냥으로 배운 터키 민요를 기억한다고 하면서 ‘위스크다르’ 서너 구절을 무반주로 불렀다. 놀랍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가사를 외우면서 수십 번 연습한 애창 민요의 독창 시도를 나의 터키에 대한 깊은 애정의 표시로 받아 주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기분을 갖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 ‘어메이징 메츠’ 4전 전승 징크스 극복할까?

    메이저리그가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돌입하는 가운데, ‘어메이징 메츠’로 찬사를 받은 뉴욕 메츠가 챔피언십시리즈 4전 전승의 징크스를 극복할지 관심이다. 지난 24일 양대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모두 마친 메이저리그는 28일부터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른다. 아메리칸리그에선 캔자스시티가 토론토를 4승2패로 제압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안착했다. 1985년 이후 30년만의 우승을 노린다. 내셔널리그에선 메츠가 시카고 컵스에 4전 전승으로 승리해 1986년 이후 29년만의 트로피에 도전한다. 1962년 창단한 메츠는 7년만인 1969년 기적처럼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해 ‘어메이징 메츠’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 시즌 개막 전 워싱턴 등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 ‘어메이징 메츠’를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챔피언십시리즈를 네 경기만에 끝내 메츠는 닷새나 휴식을 취하게 됐지만 걸림돌이 있다. 챔피언십시리즈를 4전 전승으로 끝낸 대부분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긴 휴식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1985년부터 챔피언십시리즈를 지금과 같은 7전 4선승제로 운영했으며, 올해 메츠를 제외하고 7개 팀이 4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드는 데 성공한 팀은 1995년 애틀랜타 한 팀뿐이다. 1988년과 1990년 오클랜드, 2006년과 2012년 디트로이트, 2007년 콜로라도, 지난해 캔자스시티는 모두 쓴잔을 마셨다. 특히 1990년 오클랜드와 2007년 콜로라도, 2012년 디트로이트는 월드시리즈에서 4전 전패로 무너졌다. 시속 155㎞ 이상의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메츠는 1차전 선발로 맷 하비를 예고했다. 정규리그에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2.71로 활약했으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2승을 따냈다. 캔자스시티는 빅리그 11년차 베테랑의 에디슨 볼케즈를 1차전 선발로 내보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야구] 누가 더 날카롭나, 칼제구 혈투

    [프로야구] 누가 더 날카롭나, 칼제구 혈투

    “승부처인 3차전을 잡아라.” 두산이 니퍼트의 완봉투를 앞세워 ‘장군’을 외치자 NC는 스튜어트의 완투승으로 ‘멍군’했다.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 2차전에서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두 팀은 21일 두산의 안방인 잠실에서 3차전에 나선다. 3차전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진출의 중대 교두보여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3차전에서 승리하면 KS 문턱에 바짝 다가서지만 패하면 곧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3차전 최대 변수는 역시 선발 투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줄곧 갈려 승부의 중대 열쇠가 되고 있다. NC는 손민한(40), 두산은 유희관(29)을 선발 예고했다. 관록과 패기의 충돌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이 베테랑이고 감이 좋다. 단기전에서는 느낌이 좋은 선수가 잘한다”고 강조했다. 손민한은 올 시즌 26경기(선발 19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4.89의 성적을 냈다. 롯데 시절이던 2008년(12승4패) 이후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역대 ‘최고령’으로 작성했다. NC는 그의 ‘관록투’가 PO에서 빛날 것으로 믿고 있다. 손민한은 올 시즌 두산전 5경기에 나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송곳 같은 제구로 상대와 정면 승부하는 유희관은 올 시즌 18승5패(다승 2위), 평균자책점 3.94(10위)로 자신의 최고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 부진에 이어 넥센과 준PO 3차전에서 4이닝 7안타 3실점하며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유희관이 PO 미디어데이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준 동료가 고맙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NC전 3경기에 나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또 다른 볼거리는 NC와 두산의 주포 나성범과 김현수의 터지지 않는 방망이다. PO 2경기에서 나성범은 5타수 무안타, 김현수는 8타수 1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나란히 기대를 모은다. 나성범은 올 시즌 유희관을 상대로 8타수 4안타에 1홈런 2타점을 터뜨렸고, 김현수도 손민한을 맞아 12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다만 두산은 5번 타자, 포수로 공수 중심에 선 양의지의 부상이 불안 요소다. 양의지는 2차전 4회 나성범 타석 때 파울 타구를 맞고 5회 최재훈으로 교체됐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타박상을 입은 그는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가 결장하면 두산의 공수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생활 밀착형 배우… 믿고 보는 ‘배성우’

    생활 밀착형 배우… 믿고 보는 ‘배성우’

    지금껏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우산 장수와 부채 장수를 아들로 둔 엄마 심정이다. 한 출연작은 개봉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다른 하나는 당겨져 공교롭게 같은 날 동시에 스크린에 걸린다. 이전과는 달리 비중 있는 역할이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22일 개봉하는 ‘더 폰’과 ‘특종-량첸살인기’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는 배성우(43)가 그렇다. 고민이 해결되는 길은 단 하나, 두 작품 모두 흥행하는 것. D-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성우는 어느 쪽 성적이 더 좋을 것 같냐는 짓궂은 질문에 알듯 모를 듯한 미소로 되받았다. 상업영화 첫 주연작인 ‘더 폰’에서 그는 나쁜 놈으로 나온다. 숱하게 맡아본 악역이지만 결이 다르다. 전직 경찰. 소소한 사연까지 드러나진 않지만 반장까지 했다가 잘렸다. 이젠 검은돈을 받고 해결사 노릇을 한다. 스릴러 단골 손님인 사이코패스나 권력을 틀어쥔 절대 악은 아니다. 아이에게만큼은 허물을 감추고 싶은 아빠다. 동영상 하나 빼오라는 의뢰를 받았다가 한 여인을 살해하게 된다. 여기까지라면 평범한 줄거리. 1년이 흐른 뒤 숨진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남편이 과거를 되돌리려고 동분서주하며 과거와 현재가 꽈배기처럼 꼬인다. 배성우는 과거에서는 여인을, 현재에서는 남편을 극한으로 몰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스릴을 위한 알파요, 오메가인 셈이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긴박한 극중 상황이 잘 전달되도록 힘을 줬다는 게 그의 설명. “뭐랄까, 생활형 악당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촬영 당시엔 첫 주연이라는 생각은 없었죠. 연기할 때 마음가짐은 단역이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다를 수 없잖아요. 다만 출연 분량이 많고 흐름을 이끌어야 하니까 작품 전체를 보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주연을 해서인지 작품 홍보를 위해 난생처음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보기도 했네요. 하하하.” 그가 본격적으로 연기 수업을 밟은 것은 1997년 늦깎이로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하면서부터. 군대까지 다녀온 뒤였는데 실기만 평가하도록 입학 전형이 바뀐 덕을 톡톡히 봤다며 활짝 웃는다. 10여년을 극단 학전 등에서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동했다. 무용단 소속으로 춤을 배우기도 했다. “노래하고 춤추는 거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솜씨가 많이 줄었어요.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연기가 좋아요. 연기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미쓰 홍당무’를 통해 충무로에 입성했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출연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에 웃음을 버무린 ‘모비딕’(2011)과 자기 안위만 챙기는 복지부동 공무원을 연기한 ‘집으로 가는 길’(2013)이다. 특히 ‘집으로 가는 길’에서의 연기는 어디서 실제 공무원을 캐스팅해 왔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과거 ‘넘버3’(1997)에서 송강호를 ‘진짜 건달’로 여겼던 것처럼 말이다. “‘모비딕’ 이후 배성우라는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전도연씨를 괴롭히는 안타고니스트(주인공의 적대자) 역할을 했는데 정말 욕을 많이 먹었죠. 그런데 욕먹은 만큼 러브콜이 쏟아지더라구요.” 여느 ‘신스틸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요즘 충무로에선 배성우가 나온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 만 해도 ‘워킹걸’을 시작으로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오피스’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앞으로도 ‘내부자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섬, 사라진 사람’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해부터 촬영한 작품이 얼추 15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촬영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은 작은 역할이 많아 가능했던 일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주어지는 역할이 커지며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또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은 일이죠. 배우로서 그런 부분을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 플러스]

    ‘베테랑’ 런던亞영화제 개막작에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이 2015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됐다. 류 감독과 강혜정 프로듀서는 오는 23일 영화 상영 후 크리스 후지와라 수석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런던 관객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영국 런던 오데온 레스터스퀘어 극장에서 개막하며 아시아 5개국 7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동래정씨, 고전적 3500점 기증 위당 정인보 선생의 후손인 동래정씨 가문이 500여년간 내려온 고전적(고서적과 고문서) 약 3500점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증한다. 19일 연구원에 따르면 동래정씨 가문이 내놓은 고전적은 과거 합격증인 ‘홍패’, 17~20세기 초 역대 종가 인물들의 임명장인 ‘교지’, ‘동의보감’ 25책 완질본, 정난종의 묘역에 세워진 신도비문을 탁본해 앨범으로 구성한 ‘문익공신도비명’ 등 역사적 가치가 큰 자료들이다.
  • 한국GM, 신임 CEO에 제임스 김… 세르지오 호샤 회장 임명

    한국GM, 신임 CEO에 제임스 김… 세르지오 호샤 회장 임명

     한국GM은 제임스 김(?사진?) 한국지엠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를 내년 1월 1일 부로 신임 한국지엠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에 임명한다고 20일 밝혔다. 한국GM의 사장 겸 CEO를 맡아왔던 세르지오 호샤는 신임 회장으로 임명됐다.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그 동안 다양한 업계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제임스 김 사장 겸 CEO와 3년 이상 한국GM을 잘 이끌어온 자동차 업계 베테랑 세르지오 호샤 회장이 새로운 직위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 앞으로 한국GM의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3월 부임한 세르지오 호샤 신임 회장은 한국GM과 함께 GM 우즈베키스탄 사업도 지원하게 된다고 한국GM은 설명했다.  지난 6월, 한국GM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부임한 제임스 김 신임 사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CEO, 오버추어 아시아지역 부사장 및 오버추어코리아 CEO, 야후코리아 CEO 등을 거쳤다.  이번 인사에 따라 제임스 김 사장은 곧 바로 한국GM내 모든 부문에 대한 운영 책임을 맡게 되며, 각 부문의 리더들로부터 보고를 받게 된다. 또 제임스 김 사장은 세르지오 호샤 회장 및 이사회에 보고하게 된다고 한국GM은 덧붙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왜 떴을까] 연기로 끝장보는 ‘맹랑한’ 승부사 유아인

    [이은주 기자의 왜 떴을까] 연기로 끝장보는 ‘맹랑한’ 승부사 유아인

    유아인(29)을 처음 본 건 4년 전 겨울 영화 ‘완득이’ 500만 돌파 파티에서였다. 축하 인사를 건네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만 해도 앳된 소년 같았던 그가 불과 4년 만에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재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올해 영화 ‘베테랑’과 ‘사도’로 20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20대 배우로서 독보적인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첫 등장만으로 순간 시청률이 17.3%까지 치솟았다. ‘아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가 대중에게 사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에게서 제임스 딘의 젊은 시절을 보았다”고 말하고 한 방송사 고위관계자는 “영리한 여우”라고 평가한다. 어떻게 표현하든 그가 여느 20대 스타들과 분명히 다른 점은 ‘배우’로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드라마 데뷔작인 ‘반올림’에서 극중 이름이었던 유아인을 예명으로 정할 정도로 길들여지지 않는 청춘을 꿈꿨던 그는 한동안 반항하는 청춘의 표상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해 때론 곤경에 빠지기도 했지만 자기주장이 확실한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그에게 플러스로 작용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씨는 “요즘 20대 스타들은 아이돌 가수처럼 소속사의 보호 아래 신비주의 같은 이미지 메이킹에 신경을 쓰지만 유아인은 소신 있는 발언을 일관되게 해 왔고, 그게 쌓여서 대중들도 인기를 좇기보다는 주관이 뚜렷한 배우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유아인은 평소에 “내가 잘생긴 꽃미남과도 아니고 다른 20대 배우들과 차별되는 점은 오직 연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워낙 연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터질 만한 때에 터진 것”이라고 평가한다. 동시에 많은 감독들은 ‘고마운 배우’로 그를 기억한다.JTBC ‘밀회’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은 “개성 있다는 상투적인 표현은 어울리지 않고 문학적인 언사를 동원해야 가능하다”면서 “유아인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자신의 주인인 배우다. 자신의 눈으로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새로움을 창조해 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몇 년 전 그와 함께 작업한 지상파 드라마 PD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타고난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기 때문에 그의 시대가 올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더 잘 나오는 방향을 제시했더니 오히려 시청률이 안 나와도 흔들리지 말고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자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자신을 객관화시켜서 평가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은 오늘날의 그를 만든 또하나의 축이다. 유아인을 스타덤에 올린 KBS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문재신 역할은 원래 그의 것이 아니었다. 캐스팅된 한류스타가 소속사와의 마찰로 공석이 되자 그는 절호의 찬스를 꽉 잡았다. ‘성균관 스캔들’ 제작사인 래몽래인의 김동래 대표는 “처음에는 유아인에게 다른 역할을 맡기려고 했지만 서너 번이나 걸오 역할을 맡겨 달라며 오디션을 보기 위해 찾아왔었다”면서 “본인이 콘셉트를 잘 잡아 왔고 눈빛이 뛰어나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유아인은 이후 영화 ‘깡철이’에서 원톱 주연을 맡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연기의 자기 복제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자 그는 ‘가난미’ 넘치는 반항아, 비주류의 이미지를 벗고 성숙하고 대중적인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밀회’에서 대선배 김희애와의 멜로 연기를 통해 팬층을 넓혔고 스타 감독인 류승완과 ‘베테랑’을, 국민 배우 송강호와 ‘사도’에 출연하며 확실한 주류에 들어섰다. 위기에 적시타를 넘어 홈런을 친 셈이다.일견 건방지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이다. ‘베테랑’의 제작자인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는 “맹랑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어려워하기는커녕 스스럼이 없이 대해서 내심 놀라웠지만 배우로서 그런 에너지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영화제에서도 해운대 술집까지 팬들이 몰려왔지만 그는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였다.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산이 하나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를 마친 뒤 군입대가 예정돼 있는 것. 하지만 그 공백은 그에게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많이 흔들린 만큼 뿌리 깊은 배우가 되었기에.erin@seoul.co.kr
  • 유로 2016서 ‘오렌지 군단’ 못본다

    유로 2016서 ‘오렌지 군단’ 못본다

     내년 여름 유로 2016 본선에서 오렌지 맛을 못 보게 됐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14일 암스테르담 아레나로 불러들인 체코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예선(조별리그) A조 최종 10차전에서 로빈 판페르시의 뼈아픈 자책골 탓에 2-3으로 지며 4승1무5패(승점 13)로 터키(승점 16)에 이어 조 4위로 처져 플레이오프(PO)에도 나설 수 없게 됐다. 이날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체코를 발 아래 두더라도 터키가 역시 본선행이 확정된 아이슬란드를 꺾으면 본선행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던 네덜란드는 터키가 1-0으로 이기며 어쩔 도리가 없었다.  멤피스 데파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주전들의 부진에 울상이었던 네덜란드는 설상가상 주전 골키퍼 야스펀 실리센(아약스)과 팀 크롤(뉴캐슬 유나이티드)마저 전열에서 이탈해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서 체코전을 맞이했다.  전반 24분 파벨 카데라벡과 35분 요세프 수랄에게 잇따라 골문을 열어준 네덜란드는 42분 상대 마렉 수키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세를 등에 업었지만 후반 11분 판페르시가 헤더 자책골을 내줘 0-3으로 뒤졌다. 25분 클라스 얀훈텔라르가 만회골을 넣고 13분 뒤 판페르시가 다시 골문을 열었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문을 더 이상 열지 못했다.  1988년 대회 챔피언이며 1992년, 2000년과 2004년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네덜란드는 1984년 첫 출전 이후 32년 만에 본선 좌절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오렌지 군단이 메이저대회 본선에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4년 만이 된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이끌었던 루이스 판 할 전 감독이 맨유로 둥지를 옮기며 거스 히딩크 감독과 로날드 쿠만 코치 체제로 선임하려 했지만 쿠만의 반대로 무산됐다. 믿었던 히딩크 전 감독마저 성적 부진 탓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했고, 후임 대니 블린트 감독 역시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하지 못했다.  여기에 카자흐스탄과의 9차전을 앞두고 데파이가 베테랑 판페르시와 훈련 도중 말다툼까지 벌인 것으로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판페르시는 이날 자책골로 팀 분열의 극단적인 절정을 보여줬다.  터키는 아홉 조의 3위 팀들 가운데 가장 나은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해 본선에 직행했다. 크로아티아는 H조 2위로, 노르웨이가 같은 조 3위로 PO에 나서 본선행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 키프로스와 각축을 벌였던 B조 3위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차지했다.  다음달 중순 홈앤드어웨이로 펼쳐지는 PO에 나서는 여덟 팀의 대진은 오는 18일 오후 6시 20분 스위스 니옹의 유럽축구연맹(UEFA) 본부에서 시작하는 추첨으로 짜여진다.    개최국 자동 출전 프랑스  조 본선 직행(조 1, 2위) 플레이오프(조 3위)  A 아이슬란드 체코 *터키  B 벨기에 웨일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C 스페인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D 독일 폴란드 아일랜드  E 잉글랜드 스위스 슬로베니아  F 북아일랜드 루마니아 헝가리  G 오스트리아 러시아 스웨덴  H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I 포르투갈 알바니아 덴마크  * 터키는 조 3위 중 가장 나은 성적으로 본선 직행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뮤지컬 ‘오케피’, 황정민-오만석-윤공주 ‘싱크로율 100%’ 초호화 캐스팅..기대

    뮤지컬 ‘오케피’, 황정민-오만석-윤공주 ‘싱크로율 100%’ 초호화 캐스팅..기대

    배우 황정민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오케피’의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2월 1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오케피’는 한번쯤은 궁금했지만 한번도 본적 없는 무대아래공간인 ‘오케피’(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를 무대화해 웃지못할 사건과 사고의 연속을 극적 구성으로 잘 묘사하고 있는 수작이다. ‘오케피’ 측은 13일 황정민, 오만석, 서범석, 윤공주, 박혜나, 린아, 최재웅, 김재범, 정상훈, 송영창, 김원해 등 배우들의 콘셉트 사진을 공개했다. ‘(무대)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콘셉트로 공개된 이번 이미지는 유쾌하고 웃음 가득한 작품의 성격과 어울리는 재기 발랄함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뮤지컬 ‘오케피’ 콘셉트 사진은 국내 최고의 포토그래퍼 김태은 작가의 손에서 탄생됐다. 지휘자 역에 캐스팅된 황정민, 오만석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이미지들은 유쾌한 에너지와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2015년 연말 유일한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무대에는 오케스트라를 총괄하고 있는 지휘자 역에는 천만배우 황정민과 뮤지컬 흥행보증수표 오만석이 각각 캐스팅됐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하프 연주자 역은 최근 ‘아리랑’을 통해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 윤공주와 ‘맨 오브 라만차’의 그녀 ‘알돈자’로 인정받은 린아가, 오케스트라의 기둥 같은 존재인 오보에 연주자 역에는 관록의 연기를 선보이는 믿고 보는 배우 서범석과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김태문이, 지휘자의 아내이자 오케스트라의 2인자 바이올린 연주자 역에는 ‘위키드’의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 박혜나와 배우 최우리, 카사노바 같은 매력남인 트럼펫 연주자 역은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신스틸러 최재웅과 여심을 사로잡는 마력의 소유자 김재범이 더블 캐스팅됐다. 오케스트라의 멀티 플레이어이자 엉뚱한 매력을 뿜어내는 색소폰 연주자 역에는 SNL, 드라마, 예능, 광고계까지 접수하며 2015년 대세남에 전격 합류한 정상훈과 중저음의 풍부한 성량과 뛰어난 감성연기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배우 황만익이, 복잡한 연주 때는 손만 올려놓고 립싱크로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자 역에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배우 송영창과 문성혁이, 오케스트라의 누구도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존재감 제로 비올라 연주자 역은 명품 조연 김원해와 배우 김호가, 작은 소리, 냄새에도 예민하지만 엉뚱한 반전 매력이 있는 첼로 연주자역에는 독보적인 캐릭터와 재치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백주희와 수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안정된 가창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뮤지컬 배우 김현진이 캐스팅 되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프연주자를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는 기타 연주자역에는 아크로바틱과 댄스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는 천상 배우 육현욱과 미성인 보이스와 대조적으로 섬세하고 진중한 연기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이승원이, 언젠가 드럼연주를 못할 것을 대비해 다단계 판매에까지 손을 뻗고 있는  드럼 연주자 역에는 공연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베테랑 연기자 남문철과 터프함과 섬세함을 고루 갖추며 관객을 압도하는 배우 심재현이, 공연 중에 음식을 먹으면 바로 잠들어 버리는 위험 인물 바순 연주자 역에는 성악과 출신으로 깊은 울림과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 이상준이 캐스팅됐다. 또 하루만 대타로 오케스트라에 들어온 풋내기 퍼커션 연주자 역으로 정욱진과 박종찬이 합류했다. 제작사 ㈜샘컴퍼니 프로듀서 김미혜는 “뮤지컬 ‘오케피’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초연이 성사됐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감도 크기에 웰메이드 작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다양한 뮤지컬 작품 속에서 새로운 매력을 가진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깊은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케피’는 일본 스타작가인 미타니 코우키의 첫 번째 뮤지컬로 황정민, 오만석, 서범석, 윤공주, 박혜나, 린아, 최재웅, 김재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김문정 음악감독,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권도경 음향디자이너 등 최고의 제작진이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0일 1차 티켓이 오픈 되며 12월 18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패피들 사이 화제 브랜드 에이밍의 ‘밍 디커 부츠’ 인기

    패피들 사이 화제 브랜드 에이밍의 ‘밍 디커 부츠’ 인기

    패션피플, 이른 바 ‘패피’들의 올 가을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무엇일까? 연예인이나 런웨이 위 모델의 따라하기 힘든 스타일이 아닌, 패피들의 웨어러블한 스타일이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패피들의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슈즈 아이템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디커부츠’. 디커부츠는 최근 유행인 넓은 통의 바지와 롱스커트, 박시(boxy)한 상의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늘 장착하게 되는 레깅스 스타일을 돋보이게 해주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다. 많은 디커부츠들 중에서도 특히 ‘에이밍’의 제품 ‘밍디커’가 눈길을 끈다. 에이밍(AMing)은 유명 연예인, 화보, 드라마, CF, 패션쇼와 ‘건축학개론’, ‘써니’, ‘베테랑’ 등 영화포스터의 스타일링을 한 리밍이 그녀의 이름을 내걸고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스타일링까지 직접 디렉팅한 브랜드이다. 리밍은 “에이밍은 아침마다 무얼 입을까 고민하고, 인터넷 창을 열어 두고 무얼 사야 괜찮을까 눈이 아프게 클릭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이다. 리밍이 대신 고민하고, 대신 발품팔고, 대신 아이템을 찾아 제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패피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리밍의 브랜드 에이밍(AMing)은 동지현 쇼호스트와 함께 오는 수요일 밤 10시 40분 ‘GS홈쇼핑’의 신규 프로그램 ‘스타일나우(STYLE NOW)’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에이밍과 관련한 더 많은 정보는 블로그(www.aming.kr), 페이스북(https://ko-kr.facebook.com/people/AMing-AMing) 및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aming_officia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에이밍 측은 론칭을 기념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론칭 기념 이벤트를 오는 25일까지 진행하며, 밍 디커 부츠와 에비앙 미스트 등의 선물을 증정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구 8만 소도시서 저비용 개최 자부심”

    “인구 8만 소도시서 저비용 개최 자부심”

    “4년 전 대회를 치른 브라질이 2조원을 쓴 것과 비교해 우리는 8%밖에 안 되는 1563억원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치렀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2년 4개월 동안 준비하고 11일 폐막까지 노심초사한 김상기(63) 대회 조직위원장은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117개국 7045명의 선수가 참여해 역대 최대 대회가 됐으며 상이 군인이 출전하고 선수들도 개회식을 함께 즐긴 첫 대회로 기억되게 됐다. 김 위원장은 대회를 마친 소감으로 “광복 70년을 맞아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서 군인들의 스포츠 축제를 훌륭하게 치러 냈고 최저 비용 모델을 만들었다. 또 인구 8만명도 안 되는 도시가 인근 시·군들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이렇게 훌륭하게 대회를 치러 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개회식 전날 시속 30노트의 강풍이 메인스타디움에 불어 몽골 텐트, 국기, 배너 등이 모두 찢어졌다. 밤 10시에 개회식 취소 여부를 고민했는데 바람이 잦아들어 자정부터 모든 시설물들을 복구해 개회식을 치러 냈다”고 돌아봤다. 이어 “보여 주는 것을 넘어 동참하는 개회식을 처음으로 해 보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의도대로 따라줄까 걱정이 많았다”며 “무작정 야외에서 2시간씩 대기하게 하는 대신 실내체육관에 모아 좋은 도시락 먹이고 개회식 프로그램을 안내해 함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회 첫 시도도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예산의 절반만 부담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30%를 분담하도록 했는데 지자체 대표들과 손잡고 국회를 찾아 특별교부세와 체육진흥기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작업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로 비행 시간이 600시간이 채 안 되면서도 공군 5종 비행경기에서 7000시간대의 베테랑들을 꺾고 은메달을 딴 허환 공군 중위와 육군 5종 장애물 릴레이 동메달을 따낸 여자 사병들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대회 레거시(유산)로는 관리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평화의 광장을 남겼고, 군사종목을 군의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즐기는 훈련으로 콘셉트를 바꾸는 노력도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단은 금 19개, 은 15개, 동 25개로 1위를 차지한 러시아(금 59, 은 43, 동 33개)와 2위 브라질(금 34, 은 26, 동 24개), 3위 중국(금 32, 은 31, 동 35개)에 이어 종합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문경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내일은 나도 한식 ★ 셰프

    [명인·명물을 찾아서] 내일은 나도 한식 ★ 셰프

    전북 전주시는 ‘맛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비빔밥, 한정식, 콩나물국밥, 막걸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의 본향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유명세를 떨치는 것도 이 같은 먹거리가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맛의 고장에 한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스타 셰프 양성기관이 설립됐다. 한식의 세계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전북도, 전주시, 전주대 등이 120억원을 공동 투자해 국제한식조리학교를 출범시켰다. 이 학교는 세계적인 한식 조리사를 양성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식 전문 교육기관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대 본관 4·5층에 자리잡았다. 국제한식조리학교는 최고 시설과 쟁쟁한 교수진을 확보했다. 40여명의 교수진은 국내 최고의 실력자들이다. 이재옥 교수는 워커힐호텔 한식조리장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부인 오찬 총괄 등 40년 경력의 대가로 궁중음식과 국빈 만찬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 한식 주임 출신 신미경 조리 기능장, 켄싱턴호텔 제주 한식 총괄을 지낸 김병현 교수 등은 한식 업계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자문교수, 명예교수, 외부 강사도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최우수 경력자들을 엄선해 초빙한다.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수준 높은 교육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수 정예의 조리사를 배출한다. 교육시설은 국제 수준이다. 극장식 이론 강의실, 소강당, 한식·중식·일식을 조리할 수 있는 최신식 실습실, 제과·제빵 실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음식점과 같은 주방을 꾸며놓은 현장 실습실도 있다. 실습 레스토랑에서 교수진과 학생들이 만든 요리를 매일 제공하며 고객들의 반응을 연구하고 실전과 다름없는 훈련을 한다. 메뉴 개발, 조리, 고객서비스 등을 직접 기획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기른다. 이 학교는 정규 과정과 단기 과정으로 나뉜다. 정규 과정은 서민 한식에서 국빈 만찬까지 최고 수준의 조리사 양성 과정이다. 매년 3, 9월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2년 정규 과정은 이 학교가 자랑하는 해외 파견 한식조리사 양성 코스다. 정원이 20명으로 좁은 문을 통과해야 교육생이 될 수 있다. 1년 과정은 한식 스타 조리사와 푸드디렉터 코스다. 스타 조리사 과정은 조리 경력 3년 이상 또는 동일 전공 전문학사 이상 취득자만 지원 가능하다. 단기 과정은 외국인 대상 한식 체험 프로그램, 한식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 기회 확대에 주력한다. 이 밖에 해외 한식 강좌도 한다.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 등 한식의 세계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 몽골, 2013년 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한식 조리사 1000여명을 교육했다. 입학생들은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현재 외식업에 종사하는 주방장, 외식업 경영주, 직업 전환과 창업 희망자, 해외 한식당 경영주 등 경력도 매우 다양하다. 이종표씨의 경우 미국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했지만 한식당 창업을 위해 입학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세환씨도 예술이 전공이지만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의 가업을 잇기 위해 정통 한식교육기관을 선택했다. 학비는 2년 과정이 한 학기에 370만원이고 1년 과정은 270만원이다. 별도의 식재료비가 없다. 기숙사는 전주대를 이용할 수 있다. 오전에는 이론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실습을 주로 한다. 국제한식조리학교는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자긍심이 충만한 스타 조리사 양성에 치중하고 있다. 입학식 때 ‘조리사는 죽어도 주방에서 죽는다!’는 정신이 담긴 국제한식조리학교만의 조리사번줄을 수여한다. 군번줄과 비슷한 조리사번줄에는 이름과 학번이 새겨져 있어 재학 중에는 계속 착용해야 한다. 교육은 철저하게 개인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다른 기관들은 1인분의 식재료로 2~4명이 조별 실습을 하지만 이 학교는 학생 1명이 1인분의 식재료로 실습한다. 조리대도 1인당 1개씩 배정된다. 이 때문에 실습시간이 일반 대학 조리학과보다 1.5~2배 길다. 또 조리 항목별 역량 평가제를 도입해 학생 개인별 수준을 세세하게 진단하고 직업의식 강화에 주력한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소양을 바탕으로 음식에 우리 문화를 풀어낼 수 있도록 문화 관련 교육도 병행한다. 학생들이 식재료 본연의 특징을 체험하도록 캠퍼스 내 텃밭에서 배추, 무 등 식재료를 재배하는 훈련도 한다. 발효실과 장독대도 설치해 고추장, 된장, 간장을 직접 담그는 교육도 한다. 방학 중에는 롯데호텔을 비롯한 특급호텔과 샘표식품, 유명 레스토랑, 해외 한식당 등을 방문해 산학실습을 한다. 재외공관 주관 한식행사 참가, 해외 조리학교 방문 등 해외 연수 기회도 준다. 특히, 이 학교는 국내 교육기관 최초로 미국에 한식조리학과를 개설했다. 미국 스탠턴대와 한식조리학과 개설 협약을 맺고 커리큘럼 및 교육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한식조리학교에서 한식 조리를 교육받고 스탠턴대에서 미국 식문화 적응교육, 현장실습, 외식경영 등을 배워 미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파견 한식조리사 교육도 이 학교의 몫이다. 2013년에는 재외공관 조리사 31명을 교육했고 덴마크, 인도 등 재외공관 한식행사도 주관했다. 이를 통해 학교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실습생과 교육생도 찾아오고 있다. 한식강좌 담당 교수 양성과정 교육과 지구촌 한국의 맛 콘테스트를 실시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국제한식조리학교가 매년 봄에 진행하는 ‘갈라 위크’(Gala Week)는 스타 조리사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배움의 장이다. 학생들은 이 기간에 직접 조리 현장에 투입돼 거장 조리사들의 조리 철학을 배우고 국내 정상급 레스토랑의 수준 높은 메뉴와 서비스를 경험한다. 이같이 다양하고 활발한 역할을 하면서 국제한식조리학교는 각종 인증을 획득해 공신력을 확보했다. 정부가 주는 외식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식품 영양성분 전문 분석기관, 외국인 한식조리 연수지원기관, 식생활 교육기관, 김치 교육훈련기관 인증을 받았다. 졸업생들도 스타 조리사로 활동하거나 창업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한식세계화 발전에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제1회 졸업생인 심재호씨는 전주에서 고급 한정식집을 창업했다. 40여 가지 반찬을 한상차림으로 내는 전통 한정식집으로 전주에서도 알아주는 맛집으로 통한다. 2년 정규 과정을 졸업한 김영란씨와 장상은씨는 각각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과 주한 콜롬비아 대사관 조리사로 활약하고 있다. 정혜정 학교장은 “우리 학교는 진정으로 한식에 뜻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한식 스타 조리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국제 수준의 전문 교육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터뷰] 군인올림픽 성공 이끈 김상기 위원장 “괜찮은 게임 했다”

    [인터뷰] 군인올림픽 성공 이끈 김상기 위원장 “괜찮은 게임 했다”

     “4년 전 대회를 치른 브라질이 2조원을 쓴 것과 비교해 우리는 8%밖에 안 되는 1563억원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치러 커다란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2년 4개월 동안 준비하고 11일 폐막까지 노심초사한 김상기(63) 대회 조직위원장은 서울신문과 만나 이같은 소회를 털어놓았다. 북한이 불참했지만 117개국 7045명의 선수가 참여한 최다 국가, 최다 선수 참가 대회였으며 상이군인이 출전하고 선수들도 개회식을 함께 즐긴 첫 대회로 기억되게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회를 마치는 소감부터 말씀해주시죠.  →광복 70년을 맞아 세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 국가에서 군인들의 스포츠 축제를 훌륭하게 치러냈다는 점을 우선 말할 수 있겠다. 경기장과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고 경기 운용이나 숙식에 큰 불평 없이 치러내 최저 비용 모델이 되는구나 하는 점을 입증했다. 또 7만 8000명의 도시가 인근 시군들과 화학적으로 결합해 도로를 정비하고 종합정보통신망을 구축해 분산 개최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조직위 직원들이 24시간 근무하겠다는 자세로 일했고 자원봉사자, 서포터들, 주민들이 완벽한 역할을 소화해냈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 임원들의 반응은.  →올림픽 상위급이라고들 얘기한다. 시설이나 운용, 인력들에서 합격점을 내리고 앞으로 치르는 대회는 한국을 모델로 적용하겠다고 한다. 4년 뒤 대회를 개최하는 중국 우한에서도 배우고 갔다. 이구동성으로 한국인들은 결정적 순간, 외국 손님들이 오면 놀라운 응집력을 보인다고 평가한다.    -이번 대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이제야 처음 밝히는 얘기인데 개회식 전날 시속 30노트의 강풍이 메인스타디움에 불어 몽골 텐트, 국기, 배너 등이 모두 찢어졌다. 밤 10시에 개회식 취소 여부를 고민했는데 돌풍의 강도가 잦아들어 자정부터 모든 시설물들을 복구하고 다음날 날씨도 좋아져 무사히 개회식을 치렀다. 일반적인 대회조직위라면 불가의한 복구를 해냈다.  두 번째는 보여주는 개회식이 아니라 동참하는 개회식을 해보자고 했는데 솔저댄스를 함께 추고 차전놀이에 나와 줄을 당겨줘야 하는데 과연 이들이 우리 의도대로 따라줄까 걱정이 많이 됐다.  해서 여느 대회와 달리 무작정 야외에 2시간씩 대기하지 않게 하고 모든 선수를 실내체육관에 모이게 해 좋은 도시락을 먹이고 개회식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설득했다. 그렇게 동기 부여가 되도록 하니까 선수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조직위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북 지자체들의 재정 자립도가 매우 낮아 대회 예산의 30% 충당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조직위가 힘을 합쳐 국회를 찾아 특별교부세와 체육진흥기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작업했다. 이렇게 지자체 부담을 덜어주니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대회가 됐다.    -그래도 대회 기간 큰 고비가 있었다면.  →젊은 선수 7000여명이 모인 선수촌이다. 별의별 일이 다생긴다. 문화적 차이도 갈등을 낳을 소지가 있다. 그런 걸 사전적으로 조정하고 알코올 도수 14도 이상 되는 술은 선수촌에 없게 만들었다. 전 대회 벤치마킹해 사전 조처하도록 했다.  또 앙숙인 국가끼리 예선에서 안 만나게 했는데도 남자축구와 핸드볼은 이들 국가가 결승에서 만나 할 수 없이 경비인력을 곱절 이상 늘리고 대비해 모두 무난하게 끝났다.    -이번 대회는 유독 대회에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 많았다.  →캐러밴을 숙소로 활용한 것과 중앙정부의 전액 지원에서 부분(절반) 지원으로 바뀌었고 비회원국 12개국을 처음 초청해 CISM의 이념을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믿는다.    -대회 때문에 전역을 미룬 이도 있었다.  →자원봉사자로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보면 정말 진지하고 자기 역할 이외의 요소도 고려해 움직였다. 임원들이나 선수들이 ”어쩌면 이렇게 기민하게 정리하고 보완해주는지 모르겠다, 이게 한국의 힘’이라고 얘기해주면 뿌듯했다.  또 대회 최초로 서포터단 단장 85명을 모집했는데 예비역 장교 등이 하루 식비 1만 4000원에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수행하고 응원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했다.    -이번 대회 기억에 남는 한국 선수는  →과거 한국은 군사종목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두 개나 메달을 땄다. 특히 공군 5종 비행경기에서 비행시간 600시간밖에 안되는 허환 공군 중위가 7000시간이 넘는 베테랑들을 꺾고 은메달을 딴 것은 대단한 일이다. 육군 5종 장애물 릴레이에서도 여군 병사들이 동메달을 땄다. 한국이 약한 육상 장대높이뛰기에서도 진민섭이 한국 육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고 수영에서는 한국신기록이 3개나 나온 것도 기억에 남는 일이다.    -이번 대회 레거시(유산)를 꼽는다면.  →여느 국제종합대회처럼 화려하거나 번듯하지는 않지만 사후관리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평화의 광장을 남겼고, 앞으로 국군체육부대 안에 메달리스트 전시관을 조그맣게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에 진정한 도움을 주는 국제대회의 모델을 만든 것도 꼽을 수 있겠다.  군 병력 4800여명이 열심히 일하고 외국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들었다. 그들의 자긍심이 군 사기와 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차관, 총사령관 등 30여명이 한국을 찾아 카운터파트너들과 만나고 방산업체도 견학했다. 당장의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외교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인들의 훈련 과정을 스포츠로 만든 것이 군사종목인데 앞으로는 이것을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환시켜 군 훈련을 즐기는 훈련으로 컨셉을 바꾸는 노력도 있었으면 한다.    -2조원을 들였던 브라질 임원들은 뭐라 하나.  →브라질의 비용이 늘어난 건 숙식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경기장 새로 짓는 등 통크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식비도 다 받았다. 다음 개최국 중국도 무료로 한다고 해서 우리만 짜다는 소리 들을까봐 걱정됐다. 하지만 그런 불평이 거의 없었다. 돈을 쓴 만큼 효과를 봤으니 ‘괜찮은 게임’을 했다고 본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 19, 은 15, 동메달 25개로 1위 러시아(금 59, 은 43, 동메달 33개)와 2위 브라질(금 34, 은 26, 동메달 24개), 3위 중국(금 32, 은 31, 동메달 35개)에 이어 종합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한국이 수집한 메달 59개는 1~5회 대회에서 따낸 메달(79개)에 근접한 것이다. 글 사진 문경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15 프레지던츠컵] 배상문 ‘끝내기 퍼트’… 연합군 ‘끝내준 반격’

    [2015 프레지던츠컵] 배상문 ‘끝내기 퍼트’… 연합군 ‘끝내준 반격’

    프레지던츠컵 역대 네 번째 한국 국적 선수로 개막 이틀 만에 첫 무대를 밟은 배상문(29·캘러웨이)이 ‘끝내기 퍼트’ 한 방으로 패색이 짙던 인터내셔널팀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배상문은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7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포볼 경기에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 함께 두 번째 조로 출전, 미국팀 세계 랭킹 5위의 리키 파울러-7위 지미 워커 조를 상대로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전반 홀에 2홀 차까지 끌려가던 배상문-대니 리 조는 후반 들어 분발, 10번홀부터 올스퀘어(무승부)를 만들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마지막 18번홀(파5) 대니 리와 워커의 파 퍼트 뒤 퍼터를 꺼내든 배상문은 2m 거리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배상문은 1홀 차로 끌려가던 10번홀(파4)에서 20야드 어프로치샷을 홀에 집어넣는 반전의 버디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데 이어 마지막 홀 위닝 퍼트를 홀에 떨구는 승부사 기질을 마음껏 과시했다. 인터내셔널팀은 2라운드 5경기에서 배상문 조와 3홀을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거둔 ‘남아공 듀오’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든 그레이스 조의 승수를 앞세워 이날 3승1무1패를 기록, 승점 3.5점을 보탰다. 이로써 전날 1승4패로 뒤졌던 인터내셔널팀은 중간 승점 합계를 4.5-5.5로 만들어 미국팀을 바짝 따라붙었다. 배상문 조에 앞서 이날 처음으로 인터내셔널팀에 승리를 안긴 우스트히즌-그레이스 조는 이틀 연속 승전보를 날려 역대 전적 1승1무8패의 절대 열세를 만회하려는 팀의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퍼트를 잘하는 선수인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와 투어 장타 부문 1위 겸 세계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더스틴 존슨이 호흡을 맞춘 ‘필승조’를 제압해 이번 대회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팀은 이날 열린 5경기 중 J B 홈스-버바 왓슨 조가 마크 리슈먼-스티븐 보디치(이상 호주) 조를 2홀 차로 제쳐 1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까지 11차례 전 대회에 나선 ‘프레지던츠컵의 사나이’ 필 미컬슨과 잭 존슨마저 뜻하지 않게 애덤 스콧-제이슨 데이 조에 무승부를 허용,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다. 베테랑답지 않은 미컬슨의 부주의 탓이었다. 미컬슨은 1홀 차로 앞서가던 7번홀(파5)에서 전 홀까지 치던 볼 대신 다른 볼을 꺼내든 뒤 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난 뒤 해당 홀 패배라는 페널티를 받았다. ‘선수는 ‘A’라는 모델로 라운드를 시작했을 경우 오직 같은 ‘A’ 모델의 공만 쓸 수 있다’는 골프규칙의 ‘원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 규정에 의하면 같은 브랜드의 공이라도 모델까지 동일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사의 b 모델로 시작했다면, 경기를 마칠 때까지 같은 A사의 b 모델의 공이어야 한다. 경기위원을 불러 자신의 위반 사실을 자진 실토한 미컬슨은 8번홀 들어 다시 원래 쓰던 모델의 공을 꺼내 경기를 속행, 18번홀 1홀을 앞선 채 경기를 끝냈지만 자신이 실수로 헌납한 1홀 탓에 승점 1을 0.5점으로 둔갑시킨 장본인이 됐다. 12번홀(파4) 138야드를 남기고 친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넣은 샷이글도 빛이 바랬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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