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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차 NFL 베테랑이 하프타임 마치고 은퇴 선언한 뒤 ‘퇴근’

    10년차 NFL 베테랑이 하프타임 마치고 은퇴 선언한 뒤 ‘퇴근’

    미국프로풋볼(NFL) 10년차 선수가 하프타임 때 더 이상 뛸 힘이 없다며 은퇴를 선언하고 경기장을 떠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버팔로 빌스의 코너백 본테이 데이비스(30)로 16일(현지시간) LA 차저스와의 정규리그 두 번째 경기를 6-28로 뒤진 하프타임에 이런 결심을 구단에 통보하고 떠났다. 나중에 그는 장문의 은퇴 성명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더 이상 거기 있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팀 동료들이나 코칭스태프를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심적으로나 자신이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나 뛰면 안되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NFL을 이렇게 떠나고 싶진 않았다“며 ”필드에 서있을때 잘못됐다고 느꼈다. 그리고 코치에게 ‘제 자신같지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내가 계속 희생해야하는지 궁금했고 시즌은 길고 앞으로의 여생을 건강하게 가족들과 보내는 것이 중요했다“고도 했다.션 맥더모트 감독은 “그는 스스로를 경기에서 빼냈다. 우리에게 다 됐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팀 동료인 라인배커 로렌초 알렉산더는 경기 뒤 라커룸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혀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 팝워너(Pop Warner) 주니어 풋볼 리그에서도, 고교에서도, 프로에서도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다. 동료들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누구에게도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후반전 그라운드에 나가서야 알았다. 선수들이 그냥 나가버렸다고 하더라, 그게 다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2009년 마이애미 돌핀스에 1라운드 25번으로 지명됐던 그는 부상으로 힘들어 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모든 시즌 평균 10경기 이상 뛰고 34개의 태클을 잡아낸 베테랑이었다. 지난 2월 버팔로와 1년 계약을 맺어 기본 봉급 225만달러에 사이닝 보너스 15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그 중 200만달러는 확실히 보장된 금액이었다. 또 53인 로스터에 들면 보너스로 1만 5625달러를, 46인의 출전 로스터에 들면 경기당 4만 6876달러를 챙기게 돼 있었다. 하지만 그가 황당하게 떠난 뒤 버팔로는 맥더모트 감독이 디펜스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자임하며 수비 전열을 정비, 후반에는 3점만 내주며 14점을 따라붙어 20-31로 졌다. 그가 뛰었던 전반 버팔로는 LA에게 무려 284야드 전진을 허용하며 2013년 이후 가장 수비가 엉망인 경기력을 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객 라이프 스타일 변화, 콘텐츠에 담을 것”

    “고객 라이프 스타일 변화, 콘텐츠에 담을 것”

    폭스바겐 출신 공간 홍보 ‘30년 베테랑’ 모터스튜디오 운영·전시회 기획 담당“고객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읽고 이를 브랜드 체험 콘텐츠에 담아내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고객경험본부 내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상무로 영입된 폭스바겐그룹의 코르넬리아 슈나이더(54)는 16일 “현대차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쌓아 온 전문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함으로써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슈나이더는 17일부터 현대차의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운영과 스페이스(공간) 마케팅 관련 기획, 그리고 모터쇼 등 글로벌 전시회의 기획·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슈나이더는 30년간 업력을 다진 공간 마케팅 전문가다. 1990년 미디어 전시업계에 몸담은 후 2003년부터는 폭스바겐그룹에서 브랜드 체험관 운영 컨트롤타워를 맡았다. 자동차를 단순히 보고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과 미래 기술과 연관된 문화·예술 전시 공간을 연계해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게 그의 장점이다. 현대차가 슈나이더를 영입한 것은 브랜드 체험,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해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슈나이더는 독일 함부르크대 사회·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NDR, 프레미어레 등 독일 TV 채널의 행사 담당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30대 초반에 프레미어레 TV의 전시 및 이벤트 총괄에 임명됐다. 1999년과 2001년에는 소니와 타임워너 독일 지사에서 고객 체험 업무를 담당했고, 2003년부터는 폭스바겐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폭스바겐그룹 포럼 총책임자 역할을 맡아 왔다. 베를린에 설립된 폭스바겐그룹 포럼은 전통적 방식의 자동차 전시가 아니라 미래 혁신기술과 연계된 문화예술 전시 공간으로 조성돼 유럽의 대표적인 브랜드 체험관으로 꼽힌다. 한편 현대차는 유독 올해 글로벌 인재 영입에 집중했다. 연초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시험·고성능차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서며 외국인 전문가 ‘1호’인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과 투톱을 이뤘다. 현대차그룹 경영 총괄 역할을 맡아 완성차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앞으로는 어떤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의 역량을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코르넬리아 슈나이더 상무는 - 1964년생, 독일 국적 - 독일 함부르크대 사회·정치학 학사 - 2007 VW그룹 포럼 총책임자 - 2003 VW 커뮤니케이션 & 문화스폰서 총책임자 - 2001 타임워너(독일) 행사 담당 임원 - 1999 소니(독일) 행사 및 전시 총책임자 - 1995 프레미어레 TV 행사 및 전시 총괄 - 1990 NDR TV PR 및 행사 담당
  • 南 “개성 연락사무소, 또 하나의 역사”·北 “북남 뜨거운 혈맥”

    南 “개성 연락사무소, 또 하나의 역사”·北 “북남 뜨거운 혈맥”

    “오늘 판문점 선언과 겨레의 소망을 받을어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 남과 북이 함께 만든 평화의 상징이다.(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남공동련락사무소는 분렬의 비극을 한시바삐 가시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이루려는 우리 겨레에게 북과 남을 하나로 이어주는 뜨거운 혈맥으로 안겨지고 있다.(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판문점 선언으로 합의된 지 140일 만인 14일 개성공단에서 문을 열었다.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선권 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현판을 제막했다. 1층 현관 현판에는 ‘공동련락사무소’, 건물 우측 윗쪽 현판에는 ‘공동연락사무소’로 표기됐다. 개소식에는 남측 소장을 겸직하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진영·이인영 의원,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 정세현 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자리했다. 북측에서는 북측 소장을 겸직하는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개소식을 찾았다. 남북 소장인 천 차관과 전 부위원장은 개소식 후 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 남북 소장은 주 1회 정례회의 등에 맞춰 연락사무소를 찾을 계획이며 상주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봐가며 향후 연락사무소를 발전시켜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소식 당일인 이날 북측 소장을 전 부위원장이 맡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천 차관과의 ‘케미(궁합)’에 관심이 쏠린다. 둘은 올 들어 진행된 여러 회담에서 수석대표 또는 대표단 일원으로 만난 경험이 있다. 앞서 1월 17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 각각 남북 수석대표로 참석했었다. 천 차관은 정책기획과장과 회담기획부장, 교수부장, 인도협력국장, 대변인, 남북회담본부장, 정책실장 등 통일부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수의 남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1963년생인 전 부위원장도 2000년대부터 각종 남북 당국회담에 참여해온 베테랑 ‘회담일꾼’으로 꼽힌다. 북·일수교회담에 참여했던 전인철 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2대가 대외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개성 공동취재단·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기업 상대 소송, 내부 자료 요구 ‘디스커버리’ 도입해야”

    “기업 상대 소송, 내부 자료 요구 ‘디스커버리’ 도입해야”

    현대차 법무실장 경험… 외제차 소송 전문 “EGR 결함 관련 문서·증언 확보 쉬워져야 징벌적 손해배상, 입증 못하면 그림의 떡”“올 여름은 BMW소송에 매달리느라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BMW에 화재 책임을 묻는 이번 손해배상소송은 폭스바겐 사건보다는 빠르게 진행될 겁니다.” 13일 서울신문과 만난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제조물책임법 전문가로 통한다. 외국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은 대부분 하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2년 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맞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벤츠·볼보·만 트럭 차주들을 대리해 법적 다툼에 나선 것도 하 변호사다. 하 변호사가 차량 결함 소송 전문 변호사가 된 데에는 1986년부터 10년 동안 현대자동차 법무실장으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1986년에 현대차가 미국 수출을 시작했는데 한·미 모두에서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을 찾았어요. 그때는 현대차 입장에서 방어하는 역할이었는데, 그러면서 자동차를 많이 알게 됐죠.” 잇단 화재 사고를 겪은 BMW 차주들도 하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 7월 30일 1차 소송이 마무리됐다. 이날까지 BMW와 관련해 소송을 의뢰한 사람만 900명에 달한다. 하 변호사는 “BMW는 자신들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에서 발생한 사고만 배상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화재가 우려돼 차를 세워 놓는 과정에서 발생한 ‘운행 이익 상실’에 대한 배상,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까지 소송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BMW가 일부 과실은 시인을 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소송이 됐다”며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와 경찰 수사가 연말에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베테랑 변호사마저 고개를 젓게 만드는 것은 소비자에 불리한 우리나라 소송 과정이다. 하 변호사가 미국식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제도란 재판에 앞서 원고가 피고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피고 측 관계자를 불러 심문까지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증거 찾기 과정이다.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기업 내부 자료를 얻기 힘든 탓에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여겨진다. 하 변호사는 “피고에게 EGR과 관련된 모든 설계 변경 문서를 제출하라거나 담당이 누구인지 물어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꼴”이라며 “미국에서는 원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쟁점이 되는 부분을 피고가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최악의 경우 패소 판결이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도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 없이는 큰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10배 늘리겠다고 해도 결함 입증이 안 되면 그림의 떡 아닌가요? 외국 자동차 기업들이 우리나라 소송을 무서워하게끔 만들어야 결함을 둘러싼 분쟁도 줄어들 겁니다.” 글 사진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쉽게 문 열지 않던 수도원·미술관…한양도성 품은 마을처럼 환대하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쉽게 문 열지 않던 수도원·미술관…한양도성 품은 마을처럼 환대하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 성북(북정마을 가는 길) 편이 지난 8일 성황리에 진행됐다. 매주 월요일 0시에 시작되는 치열한 예약전쟁을 뚫은 예약자 30명과 대기자 10명 등 모두 40명이 이날 10시 정각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 모였다. ‘노쇼’에 대비, 대기자를 뒀지만 무단결석자가 사라지면서 예약자와 대기자 구분 없이 정원이 40명으로 늘어난 지 오래다. 걷기 좋은 날씨, 더할 나위 없는 코스에 대한 기대감이 참석자들을 들뜨게 했다.베테랑 해설자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안내한 이날 코스는 한양도성 혜화동전시안내센터를 출발, 성북동 국시집~최순우 옛집~마전터 표지석~북정마을~성북동 비둘기 소공원~만해의 심우장~이종석 별장~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옛 본원 및 복자사랑 피정의집~이태준의 수연산방~쌍다리식당~간송미술관의 순서로 이어졌다. 어느 곳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와 사연의 손때가 묻은 곳이다. 성북동의 명소이지만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옛 본원과 성당이 이날 처음으로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에 공개됐다. 한국인이 창설한 최초의 수도원인 두 곳 모두 서울미래유산이다. 일행을 안내한 신부님의 입에서 “최초 공개”, “첫 방문”이란 말이 반복됐다. 또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만 일반인의 방문을 허용하는 간송미술관도 답사단이 보화각과 간송 흉상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설문에 응한 23명의 참가자는 “평소 가고 싶었던 곳, 가려운 등을 콕 집어 긁어주는 코스”, “2시간 30분도 짧은 듯”, “새록새록 앎이 즐겁다”, “신부님의 해설 감동, 해설자의 해설 만족”이라는 호평을 소감으로 남겼다.조선시대 혜화문 성곽 안과 밖은 딴 세상이었다. 성곽 안 동촌은 사대부를 중심으로 동인들이 살던 양반마을이었지만 성곽 밖은 찢어지게 가난한 자내(字內) 산골이었다. 자내마을은 성곽을 지을 때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하늘 천(天)에서 조상할 조(弔)까지 97개의 글자 구간으로 나눠 축조한 구간을 말한다. 자내마을은 지명이 없이 구간의 이름이 주소 역할을 했다. 지금도 이 구간 성곽의 안은 종로구, 바깥은 성북구 성북동과 동소문동으로 행정구역이 갈린다.해방 이후 서울의 행정구역은 종로구와 중구 등 옛 도심에 접한 지역은 사대문을 중심으로 남대문구, 서대문구, 동대문구라고 이름을 붙였고, 나머지 성저십리(성 밖 십리)마을은 도성의 동쪽과 북쪽이라는 뜻에서 성동구와 성북구로 정했다. 성북구는 말 그대로 성 밖 북쪽 마을이다. 한양도성은 성안과 성 밖 주민의 신분을 구분 짓는 엄격한 경계였다. 성곽이 해체되고, 삶의 공간이 확대되면서 성은 분리와 경계의 대상에서 삶의 질과 경관의 대상으로 변했다. 근현대 변혁의 물결 속에서 옛것이 사라져버린 성 안보다 오히려 성 밖이 각광받는 세상이 됐다. 성 안은 아파트와 빌딩이 점령했지만, 성 밖은 숲과 한옥과 골목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시인 김지하는 ‘오적’에서 성북동을 재벌, 국회의원, 장·차관, 장성, 고급공무원이 사는 도둑촌으로 지목했지만 덕분에 성북동은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지 못하는 품격 있는 동네로 남았다. 성북동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조선시대 선잠단이 성북동의 정체성이다. 선잠단은 양잠(養蠶)의 신에게 제사를 지낸 신성한 공간이다. 농업과 잠업은 중세 사회의 두 축이었다. ‘남경여직’(男耕女織)이라고 해 남자는 논밭을 갈고, 여자는 베를 짜는 게 본분이라고 여겼다. 권농은 왕이, 권잠은 왕비가 직접 주관했다. 사람이 살지 않은 혜화문 밖 마을의 최초 이주자는 숙정문과 혜화문을 지키는 군인가족들이었다. 농사 대신에 시전에서 판매하는 포목을 잿물에 빨아서 삶아 말리는 일(마전)을 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먹고살았다. 겨울철에는 메주를 담가서(훈조) 시전에 납품했다. 둘 다 군인과 가족들을 위한 영조의 생계조치이자 특혜였다. 지금의 성북초등학교는 빨랫감을 말리는 장소였고 북정마을은 메주를 쑤는 동네였다. 빨래골, 북적골이라는 지명이 전해졌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성곽마을 북정마을이 북적골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제강점기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성북리는 식민지의 수도 경성이 꼴 보기 싫어서 등을 지고 사는 사람들의 본거지였다. 만해 한용운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들이 깃들고, 이태준과 박태원에 이어 청록파(조지훈·박두진·박목월) 시인의 청록집이 만들어진 문화예술인촌이었다. 한국전쟁 후 피란민과 월남민들이 도성을 따라 판잣집, 토막집을 지었고 1970년대 이후에는 고급주택이 들어섰다. 도성 밖 북쪽 성벽에 기댄 채 북향을 하고 사는 남쪽마을은 서민들이, 구준봉 아래 양지바른 언덕에 남향을 하고 사는 북쪽마을은 부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성북동의 새 정체성을 만든 사람은 간송 전형필과 혜곡 최순우이다. 간송은 만석꾼 문화재 수장가요, 혜곡은 국립박물관 학예사 출신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의해 북으로 고스란히 넘어갈 위기에 처한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을 지킨 혜곡에게 간송이 큰절을 올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회자되지만 정작 두 사람의 인과 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과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라는 두 권의 책을 종합해 보면 간신히 의문이 풀린다. 두 사람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불과 두 달여 전인 1950년 4월 16일 수장가와 학예사로 처음 인사를 나눴다. 흔히 ‘천학매병’이라고 알려진 ‘청자상감운학매병’을 간송이 국보특별전시회에 출품하자 같은 해 4월 30일자 서울신문에 혜곡이 ‘역사에 빛나는 도자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게 계기였다. 간송이 만남을 청했으나 이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얼마 후 전쟁이 발발하자 인민군은 보화각(간송미술관)의 문화재를 평양으로 옮길 사람으로 혜곡과 소전 손재형을 지목했다, 혜곡과 소전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뒤집힐 때까지 목숨을 걸고 포장을 늦춰 문화재의 북송을 막았다. 이후 간송은 혜곡을 아우이자 애제자로 대했고 혜곡은 간송을 큰형님이자 스승으로 존경했다고 한다. 최순우는 간송이 감사의 마음으로 혜곡에게 선물한 필명이다. 혜곡의 집안 항렬자인 순박할 순(淳)에 간송 집안 아들항렬 돌림자인 비 우(雨)자를 합해 순우(淳雨)라는 필명을 만들어 준 것이다. 처음에는 최희순이라는 본명과 병행해서 사용하다가 1950년대 후반부터는 최순우란 이름을 본명처럼 썼다. 간송은 스승 위창 오세창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재 감식안과 필생의 안목을 혜곡에게 낱낱이 전수했다. 위창과 간송이 고졸 출신의 혜곡을 한국미의 순례자에 오르게 했다. 스물네 살 때 조선의 거부 40인에 들 정도로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뒤 위창으로부터 받은 ‘문화보국’의 기치를 마음에 심은 간송이 왜 하필 성북동에 최초의 사설박물관을 지었을까. 간송 또한 만해처럼 식민지의 수도 경성을 등지고, 일제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고자 했다. 1938년 4년여의 공사 끝에 최초의 조선인 건축가 박길룡이 설계한 박물관이 완공되자 위창은 ‘빛나는 보배를 모아 두는 집’이라는 뜻에서 미술관 건물을 보화각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박물관의 본래 이름은 북단장(北壇莊)이었다. 1934년 수장고로 사용할 건물이 먼저 완성되자 위창은 북단장이라는 당호를 붙였다. 일제가 사직단과 합친다며 선잠단을 해체하자 사람들이 박물관 터를 ‘북쪽에 있는 선잠단’이라는 뜻에서 북단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현대의 성북동을 이루는 근대의 간송미술관은 결국 중세 선잠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송파(백제의 꿈) ●일시 : 9월 15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 장소 :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류영재 유력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류영재 유력

    최종 후보 5명 인사 검증 절차 진행635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류영재(58)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장 자리는 7대 CIO인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돌연 사표를 낸 뒤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1일 최종 면접을 마친 뒤 CIO 후보 5명의 인사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후보자 평판 조회와 검증 후 1명을 선정해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CIO로 임명한다. 국민연금 CIO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 공단은 류 대표,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 이승철 전 산림조합중앙회 신용부문 상무,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 5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공단 심사 과정에 류 대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대표는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사회책임투자 리서치기관인 서스틴베스트 설립자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사회책임투자 ‘전도사’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류 대표는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위원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사회적책임투자 강화라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알맞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와 함께 유력 후보인 안 사장은 운용 전문가이면서 해외투자 베테랑으로 시장에서 평가받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 “씩씩부터 애잔까지”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 “씩씩부터 애잔까지”

    ‘백일의 낭군님’ 배우 남지현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남지현은 사극에서 이미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여왔다. ‘선덕여왕(2009)’에서 어린 덕만 역을 맡아 강인한 인상을 남겼고,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2016)’로 가슴 찡한 부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번에는 첫 사극 드라마 주연을 맡아 한층 더 성숙해지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벌써부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1회에서는 부가 반정의 무리에게 가문이 멸문을 당하게 되면서 본명을 숨기고 살아가는 홍심(남지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더불어 비가 오지 않는 것이 원녀(노처녀)와 광부(노총각) 탓이라며 혼인을 명한 왕세자 이율(도경수) 때문에 억지로 혼인을 치러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첫 등장부터 ‘홍심’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 든 남지현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먹고 살기 위해 산에서 약초를 캐는 악착같은 생활력과 험상궂은 심마니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배포까지 갖춘 새로운 여주인공의 탄생을 알렸다. 어릴 적 양반집 규수로 고운 비단 한복만 입고 자랐던 그녀는 헤진 저고리와 치마 차림에도 반짝이는 두 눈과 번뜩이는 총명함만큼은 한결같았다. 마을의 최고령 원녀지만 할 말은 척척 내뱉고 무슨 일이 있어도 주눅 들지 않는 그녀의 당당함은 극의 재미를 배가 시켰다. 매 작품마다 월등한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는 남지현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욱 돋보인 한 회였다. 같은 인물이지만 서로 다른 두 여인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해 송주현에서는 거침없는 행동과 차진 말투로 생활력 투철한 홍심의 모습을 선보였다면, 오라버니를 만나러 떠난 길에서는 진짜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윤이서의 모습이었다. 특히 폐허가 된 집 마당에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가에 가득 차오른 눈물과 속으로 삼키는 아픔은 보는 이들을 애잔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느덧 데뷔 15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연기자답게 남지현은 탄탄한 연기 내공과 거침없는 작품 선택으로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후 첫 주연을 맡았던 ‘쇼핑왕 루이(2016)’로 시청률 역주행의 신화를, ‘수상한 파트너(2017)’로 성숙한 멜로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번 ‘백일의 낭군님’으로 차세대 로코퀸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다질 그녀의 또 한 번의 도전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나갈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푸른 눈의 감독, 왜 평양 영화유학 갔을까

    푸른 눈의 감독, 왜 평양 영화유학 갔을까

    ‘김정일 스타일’ 선전영화 비법 사사 방북 北영화인·영화제작 현장 인터뷰 첫 공개호주의 영화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는 2012년 서양 영화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영화산업 전반을 촬영했다. 방문 허가를 받기 위해 2년여간 애썼다는 안나가 그토록 북한을 찾고 싶었던 이유는 ‘평양 스타일’의 선전 영화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안나는 도대체 왜 선전 영화를 찍고 싶었는지’, ‘북한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질문이 13일 개봉하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에 담겼다. 이 작품은 안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안나는 어느 날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탄층 가스 시추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한다. 시추로 인해 주민과 환경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것에 분노한 그는 지역 주민들과 시위에 참여해 봤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몇 해 전 평양에 다녀왔던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책 ‘영화와 연출’이었다. 1987년 김정일이 쓴 이 책에는 선전영화를 만드는 김정일만의 세세한 지침이 담겨 있다. ‘김정일 스타일’로 시추 공사를 주도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항하는 선전영화 ‘정원사’를 만들기로 결심한 안나는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평양을 찾는다.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나는 “김정일식의 영향력 있는 선전 영화가 기업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저만의 비밀 무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북한의 영화인들이 그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어 내는 열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작품에는 그동안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던 북한 대표 영화인들과 그들의 영화 제작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북한 영화계 원로이자 공훈예술가인 박정주 감독이 배우들의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촬영장 주위를 몇 바퀴씩 뛰게 하거나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서 시키는 특유의 연기 지도법, ‘북한의 올리버 스톤’이라 불리는 리관암 감독이 가벼운 농담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모습 등이 눈길을 모은다. 김정일이 가장 아낀 배우 중 한 사람으로 북한의 ‘국민 여동생’이라 불렸던 배우 윤수경과 북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인 리희찬, 베테랑 촬영가 오태영, 작곡가 배용삼 등 북한 영화계 대표들의 인터뷰도 담겼다. 안나는 “처음엔 북한을 생각하면 굶어 죽는 국민, 독재정권에 세뇌당해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없는 국민, 악의 축 등의 이미지만 떠올랐다. 영화를 만들고 보니 북한 영화인과 우리가 다르기보다 비슷하다는 공감을 얻게 됐다”면서 “한국 관객들도 북한 국민들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이 작품이 국내에서 정식 상영되는 건 처음이다. 안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아마 한국에서 상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주한 호주대사를 지낸 아버지 덕분에 남북 관계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 온 저로서는 이 영화가 민간 외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우버, 전기차, 평양에는 ‘스마트 시티’를

    [금요일의 서재]우버, 전기차, 평양에는 ‘스마트 시티’를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변화를 이끄는 것은 기술이다. 기술 이면에는 혁신적인 생각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혁신적인 생각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최근 신간 가운데 혁신 기술과 그 이면에 숨겨진 아이디어를 다룬 책을 골라봤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 시장을 창출한 우버, 내연기관차 시장을 대체할 전기차,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도시에 이식한 스마트 시티 관련 책이다. ◆혁신의 아이콘 우버는 어떻게 성장했나=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우버의 편리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우버를 실제로 이용해보니, 왜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지 알만 했다. 어느 곳에서든 우버 앱을 켜고, 가고 싶은 곳만 입력하면 끝이다. 택시를 어렵사리 잡고 잘 통하지 않는 언어로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뿐인가. 얼마나 기다려야 우버 차량이 오는지 상세하게 알려주며, 비용까지 저렴하다. 위치 기반 인터넷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정규 직원 대신 개인 계약자를 사용한 덕분이다. ‘우버 인사이드’(행복한 북클럽)는 스마트폰 앱으로 리무진을 부르는 승차 서비스로 시작한 우버가 전 세계 600여개 도시에 진출하며 1만 5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을 다룬다.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 회사에서 출발해 10년 만에 기업가치 7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업으로 키우기까지를 베테랑 기자인 애덤 라신스키가 뒤를 쫓았다. 라신스키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칼라닉의 면모를 부각한다. 칼라닉은 UCLA 재학 시절 MP3 파일 공유 사이트를 만들었다가 음원 회사에서 소송을 당해 패하고, P2P 파일을 창업했다가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이겨내고 친구인 가렛 캠프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우버를 창업한다. 라신스키는 이와 함께 우버의 전·현직 임직원들과 투자자, 우버 운전사까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우버 시스템을 분석한다. 단순한 앱 하나로 시작했지만, 설립 초기부터 자동차라는 물리적 대상과 인터넷 기술을 연동하고, 컴퓨터 과학과 물류를 비롯한 전통적인 산업 경제에 대한 이해의 기반에서 우버가 나온 점에 주목하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능가할 것인가=전기차는 그저 보기에만 좋은 ‘콘셉트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가끔 전기차 충전소가 눈에 띄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내연기관차가 대세다. ‘전기차 시대가 온다’(미래의창)는 앞으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으로 압도할 것이란 전망을 담았다. 저자는 특히 전기차의 발전에 관해 자율주행, 인공지능, 빅데이터, 신재생 에너지 등을 연결했다. 이런 기술들이 내연기관차보다는 아무래도 전기차에 적용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실제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버금가는 주행 거리와 성능으로 도로를 차츰 장악해가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제도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다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 발 뒤처진 우리로서는 전기차 구매부터 망설이게 마련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 전기차를 사는 기준으로 ‘집과 일터 근처에 충전기가 설치됐는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전기차 보조금이 어느 정도 할당됐는지’, ‘전기차 출고는 언제 가능한지’를 체크하라고 조언한다. 전기차의 기술과 미래보다 구매와 활용에 핵심을 맞춘 감이 있다. 전기차 안내서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없는 게 아쉽다. ◆평양에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자=4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는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을 타고 남북교류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체육 분야일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에서 이미 단일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밖에 ‘봄이 온다’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역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물론, 가장 관심이 쏠린 분야는 경제일 것이다. 그러나 남과 북의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고작해야 ‘개성공단은 언제 재개해야 하느냐’ 수준에 머문다. 북한학 박사인 민경태 재단법인 여시재 한반도미래팀장의 아이디어는 이 수준을 한 단계 벗어난다. 건축공학도 출신인 그는 신간 ‘서울…평양…스마트시티’(미래의창)에서 아예 “평양에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최첨단 도시 네트워크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를 기반으로 북한을 4차 산업혁명의 출발지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한반도 광역경제권 구상’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 국가가 주도해 성장을 이끌어낸 싱가포르와 중국의 선전 모델을 유사 사례로 든다. 싱가포르는 단순히 서구 사회 방식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구조로 국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선전 역시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노력을 바탕으로 경제특구 지정 이후 중국 금융의 허브이자 물류 기지로 재탄생했다. 저자는 한반도를 8개 광역경제권으로 나눠 인전 도시 간 상호 보완적 협력과 시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항만도시를 상시 오가는 자율주행선박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마당] ‘책’이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책’이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지난 주말 ‘마을 축제’가 열렸다. 도서관, 지역단체 등이 함께 모여 책을 이야기하고 공부를 고민하는 잔치였다. 올해 주제는 ‘금서, 지금은 읽을 수 있는 책’. 노원 FM 공개방송에 나가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뒤라서인지 청중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권력의 비위를 거슬러 ‘금지된 책’인 금서(禁書)들이 시대가 지나면서 ‘황금의 책’인 금서(金書)가 되는 전복의 과정을 살피면서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1559년부터 1966년까지 400년을 넘게 유지된 가톨릭의 금서 목록은 사실 필독서 목록이나 다름없다. 스피노자, 사르트르, 졸라, 지드 등은 신성모독을 빌미로 모든 책이 금서였다. ‘신곡’, ‘실낙원’, ‘적과 흑’, ‘레미제라블’, ‘보바리 부인’, ‘군주론’, ‘수상록’, ‘팡세’, ‘순수이성비판’, ‘사회계약론’ 등도 목록에 올랐다. 모두 자기 시대의 문제를 첨예하게 끌어안았기에 ‘반시대적인 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들이다.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얼마 전 지인과 식사하다 들은 말이 뇌리를 떠돌았다. “책이 없다.” 베스트셀러가 너무 민망하다는 소리였다. 초연결사회 이후 책의 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구조가 변하면서 ‘감식안’ 대신 ‘마케팅’이 악령처럼 출판을 사로잡고 있다. 책의 가치란 상대적이라서 저마다 다른 법이니 독자를 타박할 까닭은 없다. 독자들이 ‘펀딩’ 이후 같이 떡볶이를 먹고 싶든, ‘전자책 무료’ 덕분에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좋아하든, ‘방송’ 이후 자칭 ‘지식장사꾼’을 더 사랑하든, 다섯 해 이상 계속 잡화점에서 기적을 사든, 스테디셀러의 ‘리커버 특별판’만 애정하든…, 무슨 상관 있으랴. 카프카의 표현대로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독자의 입맛을 달콤하게 만들기보다 독자의 뇌리를 파고들고 가슴을 때리는 비판 정신으로 날이 시퍼런. “요즈음 왜 가슴 뛰는 책이 없습니까.”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서 한 기자가 일갈했다. 올 게 왔다는 느낌이었다. ‘출판이 이제 정말 위기로 들어섰구나.’ 출판의 목이 졸리고 있다면 양적 위기는 아닐 것이다. 책은 쏟아지고 있다. 도전자도 넘친다. 출간 종수는 어느새 한 해 8만종을 넘어섰고, 매년 1종 이상 출간하는 실적 출판사 숫자도 이미 7775곳에 이른다. 한 편집장 표현에 따르면 늘어나지 않은 것은 몇 해째 제자리걸음인 산업 전체 매출액과 직원 월급뿐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모바일 충격으로 인한 낮은 독서율로 고전하는 와중에도 좋은 책을 만들려고 원고를 찾고 편집에 공들이는 이들이 출판계에 적지 않음을 안다. 하지만 현행 출판에 불만이 쏟아지는 걸 보면 기꺼이 손들어 주고 싶은 책의 전반적 고갈도 심각한 듯하다. 고만고만하고 비슷비슷한 책이 유행 타고 범람 중일 뿐 문단 놀음에 고독을 잃어버린 문학은 완연히 힘을 잃었고, 인문사회는 자기 계발을 밀수하면서 거의 예능화했으며, 과학은 수입상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편집의 위기가 심각한데 편집자를 우대하는 문화는 없어 해마다 베테랑 편집자들이 회사를 잃는 중이다. 출판의 ‘질적 위기’가 본격화됐다. ‘책의 해’를 맞이해 30억원 이상 예산을 들여 각종 포럼과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편집자를 북돋워 ‘반시대적인 책’을 만들도록 격려하지 못할 때, 관계자들이 보여 준 모든 분투와 노력도 허무할 뿐이다. 출판의 기본을 확인할 때가 왔다.
  • “작년 한·미 FTA 폐기 서한, 트럼프 측근이 막았다”

    “작년 한·미 FTA 폐기 서한, 트럼프 측근이 막았다”

    경제참모 게리 콘, 집무실서 몰래 치워 취임 한달 뒤 대북 선제공격 계획 요구 외교안보 분야 무지·무리수 대거 폭로 “행정부·백악관 참모들 트럼프에 환멸” 트럼프 “사기·속임수… 민주 간첩이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집무실 책상 위에 두었다. 당시(지난해 9월 전후 추정) 백악관 경제참모였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 서명을 할까 봐 이를 몰래 치웠다. 콘 위원장은 나중에 측근에게 ‘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그걸 훔쳤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이 사라진 걸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1972년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민완기자 밥 우드워드(왼쪽)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오는 11일(현지시간) 펴내는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오른쪽)의 내용 일부가 4일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의 심층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448쪽 분량의 이 책을 집필했다는 그는 WP에 “행정부와 백악관의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콘 위원장이 지난해 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이 작성한 미국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통보문 초안도 빼돌렸다고 전했다. 참모들이 대통령이 서명할 서류를 가로챈 일이 한 차례가 아니었던 셈이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반발해 지난 3월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의 무지와 무리수도 폭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많은 돈이 드는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 특수정보작전들에 대한 의문을 집중 제기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회의 후 지인들에게 “대통령은 5, 6학년처럼 행동했고 그 정도 나이의 이해력을 갖고 있다”고 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 달 뒤(지난해 2월)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대북 선제타격 계획을 요구해 ‘전투 베테랑’인 그를 당황하게 했다. 또 참모들은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칭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포터 당시 백악관 선임비서관에게 “이것은 지도자 대 지도자, 사나이 대 사나이, 나와 김정은에 관한 것”이라며 “이 상황을 ‘의지의 대결’로 본다”고 자기애가 충만한 발언으로 응수했다. 우드워드는 지난해 4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화학 공격을 감행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에게 “제기랄, 그를 죽이자”고 암살을 지시한 일화도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즉시 착수하겠다”고 답했지만 보좌진들에게 “우리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지시했고 대시리아 공습 방안을 만들어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한 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멍청이다. 우리는 미친 동네에 살고 있다. 비서실장직은 내가 해 본 일 중 최악”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날 백악관은 우드워드의 신간 일부가 공개된 후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은 사기와 속임수로 만들어졌다. 우드워드는 민주당 간첩인가”라고 분노의 트윗을 날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발표해 “날조된 이야기이며 불만을 가진 많은 전직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나쁘게 보이게 하려 말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월 멤버 그대로 ‘막중한 임무’… 북·미 관계 심폐소생 메신저로

    정의용 단장 ‘매파’ 볼턴과 매일 통화 ‘투톱’ 서훈, 北 김영철과 핫라인 유지 ‘복심’ 윤건영 직급 낮지만 무게감 주목 김상균·천해성 세 차례 회담 ‘베테랑’ 5일 오전 7시 40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대북특사단 5인이 환송객과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공군2호기 트랩에 올랐다. 살짝 미소를 머금었지만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이들 5인은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 냈던 지난 3월 대북특사단 멤버 그대로다. 똑같은 이들에게 중책을 맡긴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들이 짊어진 역사적 책무가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공동운명체’인 이들은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에 참석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장인 정 실장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고 의제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북·미 간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 데다 미국 내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매일 통화하다시피 해 왔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단장으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닌 정 실장을 선택한 이유는 이번 특사단의 목적이 우선 북·미 관계를 ‘심폐소생’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과 거의 ‘투톱’ 격인 서 원장은 연초부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핫라인’을 유지해 왔고 이번 방북의 세부사항을 북측과 사전 조율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상대역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0년 6·15 정상회담과 2007년 10·4 정상회담 때도 깊이 관여했다. 윤 실장은 특사단 중 직급(1급)은 가장 낮지만 문 대통령의 ‘복심’이란 점에서 북측도 그의 ‘무게’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직함이 ‘국정상황실장’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바뀌면서 중장기 기획업무까지 맡게 돼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천 차관과 김 차장은 실무자로 이미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치른 베테랑이다. 천 차관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실무회담을 이끈 데 이어 4·27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 의제분과장을 맡았다. 국정원 대북전략 부서 처장을 지낸 김 차장은 4·27 정상회담 때 의전·경호·보도 관련 실무회담을 총괄했다. 특사단은 ‘비화기’(話機)가 달린 팩스를 통해 청와대와 소통했다. 비화기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텍스트를 암호화해 해독할 수 없게 만든 도·감청 방지 장치를 뜻한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사단은 비화기가 달린 팩스로 평양의 현지 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있지만 통신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자주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엘라 그로스, 9세에 도쿄 패션쇼 데뷔 “일본 뉴스도 대대적 보도”

    엘라 그로스, 9세에 도쿄 패션쇼 데뷔 “일본 뉴스도 대대적 보도”

    유명 키즈 모델 엘라 그로스(Ella Gross)가 당찬 런웨이 신고식을 치렀다. 엘라 그로스는 지난 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패션 페스티벌 ‘제27회 도쿄 걸즈 컬렉션 AUTUMN/WINTER 2018’(이하 도쿄 걸즈 컬렉션, TGC) 런웨이에 올랐다. 이날 많은 유명 모델과 연예인 사이에서도 엘라 그로스는 베테랑 못지않은 여유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며 만 9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일본의 ‘9시 뉴스’ 격인 ‘제로뉴스’에서도 엘라 그로스의 도쿄 걸즈 컬렉션 데뷔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며 엘라 그로스를 집중 조명했다. 3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런웨이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엘라 그로스는 도쿄 걸즈 컬렉션 출연을 시작으로 향후 일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2세 때부터 모델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해 쟁쟁한 내셔널 패션 브랜드 광고 모델을 맡으며 큰 주목을 받은 엘라 그로스는 지난 7월 프로듀서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THE BLACK LABEL)과 전속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더블랙레이블에 따르면 엘라 그로스는 모델로서의 잠재력뿐만 아니라 노래, 댄스, 연기, 기타 및 악기 연주 등 다방면에서 무궁무진한 재능을 겸비했으며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도 엘라 그로스의 재능에 푹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86만 명이 넘는 SNS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스타 키즈 모델로 자리매김한 엘라 그로스는 더블랙레이블과 함께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트럼프, 취임 한달 만에 ‘대북 선제공격‘ 플랜 요청”

    “트럼프, 취임 한달 만에 ‘대북 선제공격‘ 플랜 요청”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새 책 ‘공포’서 비화 소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백악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많은 재원을 투입해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는 데 대해 거듭 회의론을 제기했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된 지난해 임기 초반에는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선제적 군사공격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4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이같은 ‘비화’(秘話)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곧 펴낼 신간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Trump in the White House)를 통해 공개됐다. WP는 이날 다수의 관계자 인터뷰 등을 거쳐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백악관의 운영 실상과 주요 정책의 결정 과정 등에 대한 뒷얘기를 담은 이 책의 사본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WP는 “우드워드는 국제적 현안에 대한 (트럼프의) 호기심 및 지식 부족,군과 정보 지도자들의 주류적 시각에 대한 그의 경멸로 인해 트럼프의 국가안보팀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전했다.보도된 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자리에서 알래스카에서는 15분 걸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감지를 7초 안에 할 수 있는 특수정보임무를 포함,한반도 내 대규모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묵살’했다.정부가 왜 이 지역에 재원을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이걸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난 뒤 “매티스는 가까운 동료들에게 ‘대통령은 5∼6학년처럼 행동했고,그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격분하고 당혹해 했다”고 우드워드는 기술했다. 그 이후 트럼프발(發) 주한미군 철수론 내지 감축론이 몇 차례 보도되고 이에 행정부 차원에서 진화에 나섰으나,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경비 문제를 거론하며 “나는 그들(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다”면서 주한미군을 빼내는 문제는 현재 북미 간 논의에 포함돼있지 않으나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많은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불안감을 표출하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한다.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이나 언론 등 주제에 대해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경향을 거론하며 “국방장관이 항상 그들이 모시는 대통령을 선택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한적도 있다고 WP가 소개했다. WP는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 위협 대응을 둘러싼 행정부 내부의 염려에 대한 에피소드도 거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뒤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 공격에 대한 플랜을 요청해 ‘전투 베테랑’인 그를 당황케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또한,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한창 ‘말의 전쟁’을 벌일 당시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트럼프 대통령은 롭 포터 당시 백악관 선임 비서관에게 “이것은 지도자 대 지도자,사나이 대 사나이,나와 김(정은)에 관한 것”이라며 이 상황을 ‘의지의 대결’로 본다고 말했다고 WP는 책 내용을 전했다. 이 책에는 ‘관세폭탄’ 정책 등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지난 3월 사임한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 시도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비화’도 소개됐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콘 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국수주의를 억누르기 위해 절치부심했으며,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정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는 내용으로 서명하려고 했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서 ‘몰래 빼내 도망쳤다’는 것이다. 콘 전 위원장은 훗날 동료들에게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서한을 치웠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가 사라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WP는 콘 전 위원장이 문제의 서한을 치운 시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를 시사한 지난해 9월 전후의 일로 추정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00초 인터뷰] 이상림 사육마술사 “뱀 징그럽다는 선입견 깨기 위해 마술 배워”

    [100초 인터뷰] 이상림 사육마술사 “뱀 징그럽다는 선입견 깨기 위해 마술 배워”

    마술 하는 파충류 사육사가 있다. 서울대공원 이상림(54) 사육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99년 서울대공원에 입사해 19년째 같은 자리를 지켰다. 현재는 악어, 거북이, 뱀 등 17종에 35마리를 관리 중이다. 지난달 31일 서울대공원에서 만난 이 사육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관람객들이 동물을 보며 즐거워할수록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상림 사육사는 20대부터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버스와 레미콘 운전을 비롯해 정육점을 운영했다. 결혼 후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다. 그때 마침, 서울대공원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파충류 사육사 자리가 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물을 좋아했던 이 사육사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고, 1999년 5월 1일 서울대공원에 입사했다. 이 사육사는 “관람객들 대부분이 뱀을 징그러워하거나 무서워했다”며 입사 당시 파충류에 대한 관람객들의 인식을 떠올렸다. 이어 “관람객들이 뱀을 너무 징그러워했기에 선입견을 없애고 볼거리를 줄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마술을 배워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2004년 벼룩시장에 난 광고를 보고 마술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이후 경기도 과천시에서 서울 종로까지 꼬박 1년을 왕복하며 마술을 몸에 익혔다. 편견 어린 시선을 우려해 초반에는 마술 배우는 것도 숨겼다. 이 사육사는 교육 초반 “‘사육사가 사육이나 하지 무슨 마술이야’라는 선입견이 있을 것 같아 마술학원 다니는 것조차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그가 마술을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게 된 것은 서울대공원 야간 개장이 처음 생겼을 시점이었다. 그때 이 사육사는 “관람객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싶다고 과장님께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다행히 관람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이제 이 사육사는 공연도입부에 당당하게 자신을 마술사라고 소개한다. 공연 중 무술을 하고, 동물이 출연한 후에야 비로소 사육사임을 밝힌다. 그는 “뒤늦게 사육사라는 사실을 알면 관객들이 놀라지만, (아무래도 마술사이기도 한지라) 마술을 통해 아이들이 뱀에게 호기심을 보이면 정말 흐뭇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베테랑 마술사가 된 이 사육사는 “첫 공연 무대에 올랐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며 소회를 풀어놨다. “처음 무대에 서니 눈앞이 캄캄했다. 얼른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모른다”며 극도로 긴장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 사육사는 간혹 ‘마술의 비밀을 밝히려는 관람객들’ 때문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온 뒤, ‘나 저거 알아!’라고 말할 때는 매우 난감하다. 또 무대 옆에서는 마술을 보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일부러 그곳에서 보시는 분들이 있다. ‘풋’ 웃기도 한다”며 “공연을 공연으로만 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내 마술사육사 1호인 이 사육사. 과거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쥐’였다고 밝힌 그는 “(쥐가) 뱀의 먹이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많이 본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귀엽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다”며 파충류 사육사가 된 후 자신의 변화를 설명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사육사는 “사육사는 보험 가입이 힘들 정도로 쉽지 않은 직업이지만 직업 선택에 후회는 없다. 제가 관리하는 동물들이 잘 먹고 잘 자라고, 번식을 잘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또 관람객들이 파충류에 대해 많이 질문하고, 알아가는 과정도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도 지금의 일을 이어 가고 싶다는 이 사육사는 “마술이라는 특기를 살려서 아들, 손자와 함께하고 싶다. 손자 유치원을 찾아가 마술을 하는 상상도 해본다. 재능기부로 나누며 살고 싶다. 동물을 홍보하고 뱀에 대한 선입견을 없앨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며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무엇보다 이 사육사는 자신의 뒤를 잇기 위해 동물자원학과에 입학 해 열심히 학업 중인 둘째 아들이 있어 큰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경찰공무원을 준비 중인 첫째가 잘 되기를 바라고, 동물자원학과에 다니는 둘째와는 한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꾼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자녀의 미래를 향한 바람과 사육사로서의 꿈과 다짐을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손진호,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중장년 관객 잡으러 무대 오른 베테랑들

    중장년 관객 잡으러 무대 오른 베테랑들

    ‘오! 캐롤’ 중장년 겨냥 주병진 캐스팅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 추리극 ‘쥐덫’ 방송인 김성경·탤런트 강문영 도전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중견 방송인들이 잇따라 연극 등 공연무대에 서고 있다. 방송인 개인에게는 브라운관을 넘어선 도전으로, 공연계로서는 관객층 확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인기 여성 코미디언이자 MC로도 활약하고 있는 개그우먼 박미선은 오는 15일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숍 온 더 스테이지 홈쇼핑 주식회사’ 무대에 오른다. 그가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홈쇼핑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쇼호스트들의 이야기로, 후배 코미디언인 김영희, 홍현희, 김나희 등이 함께 출연한다. 개그맨 지망생들이 많이 출연했던 소극장은 이제 유명 개그맨들이 직접 극장을 열어 자체적으로 코미디 공연을 펼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과거와 달리 TV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공연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하지만 박미선은 이미 개그 프로그램을 넘어 인기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한 터라 이번 연극 출연은 이례적이기도 하다.‘탐정이 등장하지 않는 추리극’으로 유명한 영국 추리작가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쥐덫’ 무대에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경과 탤런트 강문영이 처음 소극장 무대에 도전한다. 충무로 명보아트홀에서 1일부터 시작한 이번 작품에서 김성경·강문영은 연극배우 양희경과 같이 주인공 ‘보일’ 역을 맡았다. 김성경은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했던 차에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 MBC PD로 극단 대표인 정세호 연출과의 인연도 출연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경은 “제가 프리랜서를 선언했던 2002~2003년에도 정세호 감독이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중견 방송인들의 무대 도전은 중·장년층 관객을 겨냥한 캐스팅으로도 풀이된다. 연극 ‘쥐덫’을 주최한 극단 제3무대 측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과 같은 고전 추리극을 사랑하는 중장년층에게 문화적 향수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국민 MC로 불렸던 방송인 주병진의 뮤지컬 ‘오! 캐롤’ 출연도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작품의 특성을 반영한 캐스팅으로 볼 수 있다. ‘오! 캐롤’은 ‘유 민 에브리싱 투 미’, ‘원 웨이 티켓’ 등 닐 세다카의 올드팝으로 구성돼 특히 중장년층 관객에게 높은 인기를 얻으며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제작사의 홍보 포인트도 이들 중년 관객에 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작품 속 캐릭터를 중년 이상의 관객이 보면 본인들 이야기 같을 것”이라며 “‘솔리테르’ 같은 곡 안에는 우리 어머니들이 겪었던 일, 과거 힘들었던 일들이 담겨 있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진은 “관객 연령층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출연을 결심하는 데) 많은 도움은 됐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값진 금메달로 리우 충격 씻어낸 女 핸드볼

    값진 금메달로 리우 충격 씻어낸 女 핸드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3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핸드볼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0년 광저우 대회(동메달)를 제외한 8차례 중 7차례 정상에 올랐다. 부동의 아시아 최강국팀이라는 점을 재차 증명해낸 것이다. 무엇보다 2년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냈다는 점이 의미있다. 당시 한국은 1승1무3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예선 탈락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꾸준히 4강 안에 들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기에 조기 탈락의 충격은 컸다.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진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임영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우생순’ 멤버인 오영란과 우선희까지 긴급 수혈했음에도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였다. ‘한데볼’의 설움을 겪다가 올픽림 때만이라도 주목을 받았는데 이제는 아예 외면받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흘러나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부상으로 인해 전력이 100%는 아니었으나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다해줬다. 김온아, 김선화, 유소정 등의 주축 선수에 더해 부상에서 돌아온 정유라가 가세하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효진, 박새영을 비롯한 2014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 멤버들도 잠재력을 과시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 4월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5월에는 2주 동안 유럽전지훈련도 다녀오며 신구 조화에 힘을 썼다. 이번 대회 결승에선 정유라, 김온아, 송해림 등 베테랑 선수들이 두루 맹활약을 펼쳤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올림픽이다. 2년 뒤 올림픽에서 리우올림픽에서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이계청 감독은 경기 후 “사실 나가면 우승한다는 그런 말이 나나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그래도 노련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영광을 얻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도쿄올림픽은) 순리대로 준비하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여기에 한두 명을 보강하면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안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를 뜻한다 ‘탑건’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를 뜻한다 ‘탑건’

    지난 1986년 개봉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탑건(Top Gun)'이 리마스터링되어 지난 29일 무려 30여 년 만에 재개봉 했다. 토니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 '탑건'은 당시 청춘 스타였던 톰 크루즈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또한 영화의 흥행 덕분에 미 해군 항공대와 함상전투기 F-14 톰캣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특히 영화가 개봉된 후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지원자가 엄청나게 증가했다. 최고의 총잡이란 뜻 가져 영화 제목으로 알려진 탑건은 사실 최고의 총잡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 해군과 공군에서는 전투기끼리의 근접전 즉 도그파이트에 능숙한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에게 탑건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또 다른 뜻은 '미 해군 전투기 전술 교관 프로그램'이 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지난 1969년 3월 미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미라마 미 해군 항공대 기지에 미 해군 전투기무장학교가 만들어진다. 영화 탑건의 주요한 배경이 된 곳도 바로 미라마 미 해군 항공대 기지다. 6.25 전쟁과 달리 베트남전에서 미군은 저조한 격추비율을 기록했고, 분석결과 미사일 만능주의에 빠져 전투기끼리의 근접전을 도외시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근접 공중전 향상으로 격추비율 회복해 특히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공대공 미사일의 발사가능 영역은 한정되어 있었고, 미사일의 최소 사거리 보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적기를 격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당시 미사일 제작기술의 한계로 실제 공중전에서 작동하지 않는 미사일도 많았다. 미 해군 전투기무장학교에서 근접 공중전 교육을 받은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이후 부대로 복귀해, 다른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 결과 미 해군의 격추비율은 다시 상승했고, 이후 개발되는 미 해군 전투기에는 가장 기본적인 무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총'이 다시 장착되었다. 베트남전에 당시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였던 F-4 팬텀에는 기총이 없었다. 하지만 F-4 팬텀 전투기의 뒤를 이은 F-14 전투기의 경우 M-61A1 20mm 발칸포를 장착하게 된다. 1996년 미 해군 전투기무장학교는 미 해군 전투기 전술 교관 프로그램으로 개편된다. 우리 공군에도 탑건 있어 우리 공군에도 미 해군 전투기무장학교와 유사한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가 있다. 29전대는 공군의 주요 전투기를 모두 운영하면서, 공중전술을 개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가상 적군 역할도 담당한다. 특히 29전대 베테랑 교관 조종사들은 가상적기에 탑승해 북한 공군의 전술교리와 공중기동을 적용해 실전 같은 훈련을 진행한다. 이밖에 보라매 공중사격대회를 통해 올해의 탑건을 선발한다. 지난 1960년 처음 시작되어 지난해 58회를 맞이한 보라매 공중사격대회는 공중기동기 부문과 전투기 부문으로 나뉘어, 조종사들의 실전적 공중전투기량을 평가한다. 2017년 탑건의 영예는 총 1,000점 만점에 995점을 획득한,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 소속 KF-16 전투조종사 김상원 소령이 수상해 대통령상을 수여 받았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젊어진 ‘우생순’… 이번엔 만리장성 넘었다

    젊어진 ‘우생순’… 이번엔 만리장성 넘었다

    8골 정유라 등 베테랑 맹활약 유망 고교생 발탁 평균 23세 亞최강 확인… 도쿄올림픽 조준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했다. 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키 치부부르 경기장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을 29-23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제치고 우승한 데 이어 2연패다. 앞서 열린 3∼4위전에서는 일본이 태국을 완파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중국을 33-24로 한 차례 제압해 이번 대회 금메달을 예고했다. 이날 8골을 넣은 정유라를 비롯해 김온아, 송해림 등 베테랑들의 맹활약으로 다시 만난 중국을 여유 있게 눌렀다. 초반 한국의 공세 탓에 중국은 전반 18분이 지나고서야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후 중국이 공격을 강화해 후반전 초반까지 3점 안팎의 점수 차가 계속 이어졌으나 한국은 압박 수비로 중국의 득점을 저지하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려 나가 편안하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 무대를 넘보던 여자 핸드볼은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해 빨간불이 켜졌다. 위기를 감지한 핸드볼은 유망한 고교생들까지 대표팀에 발탁해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이뤘다. 평균연령 23세로 젊어진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대회 금메달은 여자 핸드볼이 정상궤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위안을 주는 우승인 셈이다. 아시아 최강 지위를 다시 한번 확인한 대표팀은 2년 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우생순’의 감동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자연이 그리웠던, 우주에서의 340일

    자연이 그리웠던, 우주에서의 340일

    인듀어런스/스콧 켈리 지음/홍한결 옮김/클/508쪽/2만 2000원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러 우주를 탐사하다 위기를 맞은 라이언 스톤(샌드라 블럭 분)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인공위성 잔해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부딪치면서 충격으로 우주로 내던져진 그는 죽을 고비를 넘겨 지구로 귀환한다. 영화는 ISS에서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로부터 600㎞ 떨어진 곳의 온도는 화씨 -258(영하 161도)~-148도(영하 100도) 사이에서 변동을 거듭한다. 소리도 없고, 기압도 없고, 산소도 없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불가능하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무중력 공간에서 둥둥 떠다니는 우주인의 모습을 비롯해 복잡한 기계 장비를 잘 묘사했다. 무엇보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모습은 압권이다. 신간 ‘인듀어런스’는 영화보다 ISS에서의 생활을 좀더 세밀하게 그린다. 책은 ISS에서 장기간 체류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인 스콧 켈리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네 차례 우주 비행으로 모두 520일을 우주에서 생활했다. 특히 2015년 2월 20일부터 340일 동안 ISS에서 지내며 연속 우주체류 미국인 최장기록을 세웠다.1990년대 우주정거장 계획에 따라 16개국이 공동으로 만든 ISS는 거대한 음료수 캔 여러 개를 줄줄이 연결한 것처럼 생겼다. 거대한 태양 전지판 여러 개가 몸통 위아래에 붙었다. 규모는 축구장만 하며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 우주인들이 들락거린다. 우주인들은 우주식으로 포장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말라붙은 땀 조각을 물티슈로 수습해야 한다. 샤워는 수건으로 물기를 훔치는 것으로 대신한다. 모아둔 소변은 증류해 식수로 만들어 마신다. “러시아 우주인의 소변은 러시아와 미국 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재화와 용역의 물물교환에 이용되는 상품 중 하나”라는 표현을 비롯해 각국 우주인이 다 같이 모여 영화 ‘그래비티’를 감상하며 “우리 생활을 잘 표현했다”면서 감탄하는 부분에서는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영화는 우주에서의 생활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것처럼 묘사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런 점에만 주목해 우주인을 동경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살다 보면 자연이 얼마나 절절히 그리워지는지 살아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한다. ISS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이 빗소리, 새소리, 나뭇가지에 바람 부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녹음한 것을 즐겨 듣는 이유다. 저자는 또 “신선한 재료를 써는 느낌, 채소 썰 때 나는 냄새가 그립다. 씻지 않은 과일 향기가 그립다. 신선한 농산물이 수북이 쌓여 있는 마트 풍경이 그립다”고도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우주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는 우주인의 솔직한 고백이다. 다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영화보다 멋지지 않을까. 저자는 가끔 바하마 군도를 내려다본다. 그러면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저자는 ISS에서의 생활과 함께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고군분투도 솔직 담백하게 담았다. 만년 열등생이었던 그가 열여덟 살에 톰 울프의 소설 ‘영웅의 자질’을 읽고서 우주인을 꿈꾸고, 해군 장교와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거쳐 미국항공우주국(NASA) 베테랑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열등생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우주인이 되기까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우주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가족과의 재회를 그리며 무미건조한 ISS에서의 생활을 이어 가기까지 무엇이 가장 필요했을까. 책 제목을 왜 ‘인듀어런스’(인내)라고 했을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니 제목의 의미를 알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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