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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고등교육 경쟁력 위해 KMOOC설립 서두를 때다/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열린세상] 고등교육 경쟁력 위해 KMOOC설립 서두를 때다/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웹을 통한 무한의 참여와 공개적 접근이 가능한 웹기반 공개강좌를 말한다. 비디오나 유인물, 문제집 등과 같은 전통적 학습자료에 덧붙여 학생과 교수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수강자들에 대한 철저한 학습관리가 이뤄지며 학습을 정상적으로 완료한 수강자들은 선택적으로 자격증발급이나 학점인정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이러닝으로서 기존의 이러닝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MOOC라는 용어는 2008년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이라 불리는 운동에 그 근거를 두고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대학의 데이브 코미르와 미 국립교양과학원의 상임 연구원 브라이언 알렉산더에 의해 명명된 후 지속적으로 세계 유수대학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뉴욕 타임스는 2012년 ‘올해의 온라인 공개 수업(The Year of the MOOC)’이라는 제목을 통해 MOOC를 교육계의 가장 혁명적 사건으로 꼽았으며, “MOOC가 대중들을 위한 아이비리그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 뒤에는 재정이 탄탄한 서비스 제공자들과 대학들의 연계가 있었다. 대표적 서비스로는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오픈컬처’(Open Culture) 등이다. 현재 에드엑스에는 MIT, 하버드, UC버클리 등 34개 대학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말 리처드 레빈 예일대 전 총장이 CEO를 맡은 코세라의 경우 스탠퍼드대학을 중심으로 도쿄대, 베이징대 등 108개의 미국 및 세계 유수 파트너들이 참여해 수많은 강좌를 제공하고 수강을 위한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7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 밖에 유다시티는 컴퓨터공학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오픈컬처는 다양한 사이트에 산재돼 있는 MOOC 강좌들을 종합해 한곳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에드엑스’나 ‘코세라’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료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큰 비즈니스모델이 숨어 있다.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무료이나 정상적 수강 후 다양한 자격증 발급이 가능하며 특정 자격증에 관해서는 발급에 따른 비용이 요구된다. 에드엑스나 코세라의 경우 인증된 자격증이나 학점인증을 위해서는 과목당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비록 이수율과 자격증 발급률이 낮다 할지라도 세계적으로 수강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이를 통한 수익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MOOC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될 때 우리의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경쟁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협력과 경쟁이라는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국가 차원의 종합적 계획을 서둘러야 할 때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2013년 서울대학교는 ‘에드엑스’에, KAIST는 ‘코세라’에 각각 가입하고 일부 과목을 제공하고 있으나 전체적 활동은 외국 대학들에 비해 활발하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반해 아시아 국가들만을 살펴봐도 2011년 11월에 인도에서는 ‘EduKart’가, 인도네시아에서는 2013년 8월에 ‘UCEO’ 시작됐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도 이미 2013년 11월 자체 ‘JMOOC’를 창립하고 본격적 서비스에 들어가고 있어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의 MOOC의 선점을 위한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와 발전 속에서 우리나라도 세계적 서비스 플랫폼에 강좌들을 올리는 것과 더불어 우리 대학 및 관련 기관들이 연합해 고등교육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KMOOC(Korea MOOC)’를 설립, 적극적 활동에 돌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금년에 기본계획 수립, 2015년 플랫폼 구축, 2016년 서비스 안정화, 2017년 해외연계서비스 등 단계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문제는 추진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MOOC와 유사한 KOCW, 온라인 평생학습 종합서비스, 대학들의 사이버강좌, 그리고 여타 국내 OER 서비스들을 종합하고 국내 유수 대학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서비스를 좀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국가의 미래 교육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KMOOC’ 플랫폼이 보다 빨리 만들어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 “영어의 달인이자 현모양처” 中 ‘리커창 부인’ 청훙 띄우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계기로 중국 언론들 사이에 총리 부인 청훙(程虹·57) 띄우기가 한창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이 ‘퍼스트레이디 외교’로 중국의 소프트파워 확대에 기여했듯 영문학 박사인 청훙의 활약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청훙이 지난 5일 리 총리의 첫 번째 아프리카 순방국인 에티오피아에서 아디스아바바대학을 찾아 중국어 수업을 관람하고 학생들과 교류하는 등 리 총리와 별도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6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청훙은 전날 남편의 손을 잡고 에티오피아 공항에 도착한 사진을 통해 국제무대는 물론 국내에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통신은 그가 칭화(淸華)대 영문학과 재학 시절 친구들의 소개로 베이징대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서기를 겸하던 리커창을 만나 결혼했으며, 베이징대 출신의 딸을 하나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훙은 베이징 서우두(首都)경제무역대 외국어학부에서 영어와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30년 이상 재직해 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그가 영문학 전공자답게 마중 나온 에티오피아 인사들과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1930년대 장제스(蔣介石)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宋美齡) 이후 국제무대에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최고지도자의 부인’이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의 자부심도 한껏 고양되는 분위기다. 중국 언론들은 청훙의 인간적인 면모와 더불어 학문적인 성과도 경쟁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신경보는 “그가 암 투병 중이던 부모를 5년 동안 모셨다”며 “진정한 현모양처”라고 전했다. 허난(河南)성의 정저우(鄭州)만보는 “성품이 온화하고 소박하며 문학에 재능이 뛰어났고 대중 연설도 잘했다”면서 문화대혁명 당시 농촌으로 하방당한 ‘지식청년’ 시절의 청훙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내놨다. 한편 리 총리는 5일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서 한 특별 강연에서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차관 규모를 100억 달러 늘려 300억 달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카메룬에서 32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지원 계획을 발표해 아프리카 자원을 두고 중·일 간 치열한 쟁탈전을 연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헤이글 만나 “美·中 신형 군사관계 구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중국을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접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양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민감한 이슈를 두고 격돌한 것과 달리 양측은 신형대국 군사관계 발전을 내세우며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대로 양국은 ‘신형대국관계’에 걸맞은 군사관계를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그는 “중·미 양국 군 관계는 양국 관계를 구성하는 중요 부분으로 양측은 중·미 신형대국 관계의 큰 틀 안에서 신형 군사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양국 군은 각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갈등과 민감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양국 관계가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충돌하거나 대항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고 협력해 윈·윈하는 신형대국 관계 원칙을 적시하며 재차 양군 간 협력을 강조했다.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안부 인사를 전하면서 “미국은 중국과 대화를 강화하고 신뢰를 증진해 양국 군사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이번 방중 목적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이 주창한 미·중 신형 군사관계를 추진하기 위해서”라면서 “이번 일정이 풍부했고, 양측은 긍정적이고 솔직하면서도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헤이글 장관은 앞서 8일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공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것에 반대 의사를 재천명하며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었다. 이에 중국군 고위 관료들은 ‘전쟁’ 등의 표현까지 불사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중국은 군 고위 인사들의 강경 발언을 통해 미국이 일본의 편을 드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일 뿐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부모 후광에 헬리콥터 승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부모 후광에 헬리콥터 승진

    중국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 당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부서기를 정법위원회 서기로 임명했다고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이 보도했다. 칭화(淸華)대 산하의 벤처캐피털 칭화홀딩스 사장 등을 거쳐 자싱시 부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불과 1년도 안 돼 부부장(차관급)에 해당하는 요직인 정법위 서기직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신화통신 등 일부 언론은 곧바로 그 기사를 삭제해 버렸다. 중국 고위 관료 자제 그룹인 태자당 인사들이 부모의 후광을 등에 업고 너무 빨리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베이징 정가의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 후진타오 아들 정법위 서기 임명 중국의 태자당이 공직자로 서서히 정계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후 부서기 외에도 리펑(李鵬) 전 총리의 아들과 덩샤오핑(鄧小平) 전 당중앙군사위 주석의 유일한 손자, 문화혁명 4인방 체포를 주도한 예젠잉(葉劍英)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증손자,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아들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리펑의 아들 리샤오펑(李小鵬) 산시(山西)성장. 국유전력기업인 화넝(華能)그룹 사장을 지낸 리 성장은 2008년 산시성 부성장으로 자리를 옮겨 정계 입문 5년 만에 성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아버지의 막강한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리펑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그는 취임과 동시에 터널 붕괴 사고, 화학 물질 누출 사고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한다는 이미지로 포장한 관영 언론들의 엄호를 받아 정치 지도자로서 첫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 정가에서 그가 ‘중국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의 꿈을 불태우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덩샤오핑의 손자인 덩줘디(鄧卓棣)는 중국 남부의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바이써(百色)시 핑궈(平果)현 부현장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핑궈현은 자치구 성도인 난닝(南寧)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인구는 50만명 정도로 자치구 내에서 재정 수입이 가장 넉넉한 현이다. 덩줘디는 현에서 법률과 농업, 빈곤 퇴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핑궈현은 덩샤오핑이 1929년 국민당 정부에 맞서 투쟁을 벌였던 인연이 있는 곳이며, 2011년에는 높이 9m의 덩샤오핑 동상이 세워졌다. 그는 덩샤오핑의 2남 3녀 중 막내아들인 덩즈팡(鄧質方)과 류샤오위안(劉小元) 사이의 외아들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덩줘디는 2008년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로펌인 화이트앤케이스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지방에서 하급 관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것은 중국 지도자들의 후손들이 일정 기간 시골에서 하급 관리로 근무하는 관행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1982~1985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의 부서기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 리펑 아들 리샤오펑 父子 총리 노려 예젠잉의 증손자 예중하오(葉仲豪·31)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대표와 광둥(廣東)성 대표위원에 선출됐다. 예중하오는 광둥성 중산(中山)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2006년 광둥성 체육대외교류센터 공무원으로 관가에 입성했다. 2009년 광둥성 윈푸(雲浮)시 뤄딩(羅定)시장 조리(보), 2011년 윈푸시 발전개혁국 부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공청단 윈푸시 당서기로 승진했다. 그의 할아버지 예쉬안핑(葉選平)이 광둥성장을 역임하면서 광둥성을 예씨 집안의 세력 기반으로 구축했다. 우방궈의 아들로 알려진 우레이(吳磊)는 지난해 상하이시경제신식(信息·정보)화위원회 부주임으로 승진했다. 상하이시 기관지 해방일보에 따르면 1977년생인 그는 1996년 공직에 진출한 뒤 공업정보화부 기획사(司) 부사장과 상하이자동차의 부총재를 지냈다. 상하이자동차 부총재로 승진할 당시 다른 부총재들보다 최소 15세 이상 어릴 정도로 헬리콥터 승진이어서 구설에 올랐다.  공직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태자당 인사도 여럿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공산당 주석의 유일한 손자, 류샤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아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아들 등이 대표적이다. 마오의 손자 마오신위(毛新宇)는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오의 둘째아들 마오안칭(毛岸靑)과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사오화(邵華) 사이에 외아들로 태어났다. 인민해방군에 투신해 군사과학원에서 ‘마오쩌둥 군사상(軍思想)’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군사과학원 전쟁이론 및 전략연구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 장쩌민 두 아들도 공직으로 류샤오치의 아들 류위안(劉源)은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당서기)이다. 계급은 상장(대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어릴 적부터 큰형으로 존경하는 인물이다. ‘반당 분자의 아들’이라는 어려움을 같이 겪으며 동배(同輩) 의식이 강해졌다. 공직 입문도 같은 길을 걸었다. 베이징이 아닌 지방 하급 관료의 길을 선택한 것. 시 주석은 2000년 여름 “당시 기층으로 가겠다고 먼저 자기 입으로 말하고 선택한 사람은 바로 류위안과 나 둘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부시장을 거쳐 1988년 36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 부성장이 됐다. 류위안은 현재 군 부패 척결을 총지휘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장쩌민의 두 아들도 공직자다. 맏아들 장몐헝(江綿恒)은 지난 2월 개교한 상하이과학기술대학의 총장으로 변신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를 졸업한 그는 중국과학원에서 반도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드렉셀대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1999년 중국과학원 부원장을 맡았다. 둘째아들 장몐캉(江綿康)은 상하이 화둥(華東)사범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조직부장 등을 거쳐 상하이시도시발전정보센터 주임과 상하이시도시경제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khkim@seoul.co.kr
  •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세계 석학들의 기고 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는 총 54명이 칼럼을 쓰고 있다. 미국 금융계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 보좌관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은 딱 한 명, 이종화(54)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다. 미 경제학논문학회가 논문의 인용도를 가지고 순위를 매기는 한국의 경제학자 1위도 오래전부터 이 교수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비서관과 수석 사이 직급)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교수를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만났다. →인용될 만한 논문을 영어로 많이 발표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왜 꾸준히 하나. -내가 한국 경제학자 중에서는 1위이고 아시아에서는 3위이지만 전 세계로 따지면 상위 1%라도 100위 밖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해 학계의 위상이 약하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더 많이 알려야 한다. 경제학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영역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순위가 어느 정도 공정성이 있다. →어렵게 공부했다던데. -나는 복받은 사람이다.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의미보다 점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획일화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해서 오히려 좋았다. 당시 시골(강원 태백)에서 내가 대학을 처음 갔다. 고대 다니면서 정주영 전 회장이 강원도 출신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4년 내내 받았다. 미국에 가서 공부할 기회도 얻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했다. 내 목표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대와 연결해서 ‘한국·아시아·세계 경제의 최근 쟁점’이란 강의를 지난해부터 만들었다. 반드시 토론을 하게 하며 많은 부분을 중국 경제와 한국 경제를 비교하도록 했다. →강의하면서 아쉬운 점은. -우리는 아직도 어느 대학을 가느냐, 어디서 뭘 하느냐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둔다. 아직도 서울대, 고려대 몇 명 들어갔는지 따진다. 하버드대 간다고 다 좋은가(이 교수는 풀브라이트장학생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땄다). 교육 시스템은 다양성과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체성을 길러 줘야 한다. 명문대 입시에 치이다가 대학 들어오면 어떻게든 평생 다닐 직장에 한 번에 들어가려고 재학 시절 재수, 삼수를 한다. 예컨대 한국은행에 들어가서 뭘 하느냐가 아니고 한은에 들어가는 것을 남한테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대학생들로부터 창업한다는 이야기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베이징대에 가 보니 어디 가서 뭘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하버드대에서 강의할 때도 그런 걸 느꼈는데 여기서는 못 느꼈다. →왜 창업할 생각을 안 한다고 생각하나. -어려서부터 완벽하게 상자 안에 있는 아이들을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은 대학에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좋은 직장을 잘 못찾아가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공계에 여성이 적은 것도 한 원인이다. 이공계가 최근 취직이 잘되는데 이공계에 여성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의료 부문이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 분야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그렇게 관심이 없을 리가 없다. 실습 위주로 재미있게 가르쳐야 하는데 매일 외우니까 흥미가 사라지는 거다. →정부도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의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노력해야 한다. 고용률 숫자에 집착하면 파트타임(시간제)을 늘리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여성의 잠재력을 높이는 일은 교육 개혁은 물론 노동시장 개혁, 특히 서비스 분야의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뜻하나.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면 비정규직 많이 만들자는 소리인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회사에 들어가서 1년 정도 있다가 나한테 안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여기서 배울 만큼 배웠으니 다른 곳에 가서 해보겠다고 하면 그걸 잘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자기한테 맞는 자리를 찾아가고, 기업도 발전단계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0%가 의료, 문화, 비즈니스서비스(컨설팅), 교육 등 고부가가치 혁신 서비스에서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는 과거 철강산업, 자동차산업, 정보기술(IT) 등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듯이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에서 굉장히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창조경제는 이런 제조업과 새로운 서비스업의 융·복합에서 올 거 같다. 의료와 IT가 합쳐지는 부분도 될 수 있다. 원격진료가 누구의 밥그릇을 뺏는 차원이 아니고 새로운 큰 기술이 될 수 있다. 경제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키워야 한다. 의료, 컨설팅, 금융 등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간다. 훌륭한 인재가 있는 만큼 산업으로서 커갈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련 분야의 규제개혁이 화두다. -양이 아니라 효율적인 규제에 초점이 놓여야 한다. 금융은 정보가 불완전하고 서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생기면 급속도로 파급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금융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있다. 돈을 빌려서 달아날지, 믿고 정보를 줬는데 팔아 넘길지를 그 사람이 안다.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교육도 필요하고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 교육이 산업 현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듯이 금융은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다. 이제 금융과 교육이 실물 부문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10년 뒤에 한국에 필요한 인재를 고민하고 키워 내야 한다. 외국, 특히 아시아에서 뛰어난 학생들을 데려다가 지도자로 만드는 작업도 계속해야 한다. 우리의 재산이 될 수 있다. →장기 과제에 대한 정책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정책을 개발해서 끌고 나가는 연구기관이 약하다. 현재 정책을 내놓는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정부와 연관돼 있다. 선진국은 브루킹스연구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등 중립적 기관이 활동한다. 대학에서 연구소를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난해 8월 고대에서 아시아문제연구소를 연 것이 좋은 예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발표할 때도 6개월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발표하는데 10년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싶다. 정치적 측면에서 어렵기는 한데 멀리 보고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수한 관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실패하면 뭐라고 하니까 약간씩 작은 것에서 조금씩 티가 나는 것만 한다. 정치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나. -분배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산업구조와 지식산업이 발전하면서 무형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무형 기술을 가진 고소득자와 일반인의 소득 차이가 커졌다. 두 번째로 기술 발전이 고학력 고기술자에게 유리하게 발전돼 왔다. 세 번째로 근로자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고 자본가가 가져가는 몫은 늘어났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의 미흡, 급속한 노령화와 가족제도 해체, 주택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중산층 문제 등이 겹쳐졌다. 이제는 정부가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 합의를 구해야 한다. 우리가 압축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라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안타깝다. 글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종화 교수는 ▲강원도 태백 ▲고려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제학 석·박사 ▲고려대 정경대학 경제학과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현)
  • 10일간 유럽을 들었다 놨다…시진핑은 ‘거침없는 달변가’

    10일간 유럽을 들었다 놨다…시진핑은 ‘거침없는 달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유럽대에서 가진 공개강연에서 “중국은 1911년 신해혁명 이후 입헌군주제, 왕정복귀, 의회제, 다당제, 대통령제 등을 다 도입해봤지만 모두 실패했고 결국 우리 몸에 맞는 사회주의 제도를 선택했다”며 중국특색사회주의가 중국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듯(귤화위지·橘化爲枳) 타국의 정치제도와 발전방식을 답습하면 기후와 풍토가 맞지 않아 부작용은 물론 재난성 결과까지 초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중국 정치제도에 대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당독재를 골자로 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첫 유럽 순방에서 그동안 서구의 공격 대상이 되어온 자국의 정치·외교·군사 분야에 대한 입장을 거침없이 밝히며 할 말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잠자던 사자가 깨어났지만 이 사자는 평화로운 사자”라며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면서도 세계를 이끄는 패주(?主·지배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독일에서는 일본 침략 역사를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서구 국가들을 향해 중·일 문제에서 일본의 편을 들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미국이 중국과 주변국들 간 영토분쟁지인 동·남중국해 문제에 간섭하지 말고 타이완과 시짱(西藏.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특히 ‘물지부제, 물지정야’(物之不齊, 物之情也·천지 간에 같은 것이 없음은 자연의 이치), ‘화이부동’(和而不同·서로 조화를 이루나 같아지지는 않음), ‘백화제방’(百花齊放·모든 꽃이 만발해야 봄이다) 등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중국과 유럽은 다른 제도와 이데올로기를 가졌지만 서로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 시 주석은 이번 순방 때 처음으로 중국 전통 민족 복장인 ‘중산복’(中山服)를 선보여 달라진 중국 외교의 자신감을 온몸으로 과시했다는 평도 받는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시 주석은 순방에서 ‘중국 억제’ 정책을 펴는 미국에 간섭 자제를 촉구하고, 유럽과는 한 단계 높은 정치·경제 관계 구축을 위한 편견 배제를 주장했다. 또 일본은 중국의 적이란 기존 외교 방침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대륙을 들었다놨다, 미셸의 소프트외교

    대륙을 들었다놨다, 미셸의 소프트외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26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일정을 끝으로 5박 6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무리했다. 미셸 여사는 이날 청두의 한 티베트 음식점에서 야크를 주메뉴로 점심 식사를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티베트 식사는 미셸 여사가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에 관심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처럼 미셀 여사도 티베트에 대해 모종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셸 여사는 중국에 머무는 동안 ‘보편 가치’를 전파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전날 청두 제7중학교에서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극복 역사를 거론하며 중국에서는 금기시되는 저항권과 표현의 자유를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믿는다”면서 “설령 다른 모든 사람이 우리가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혹은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말할 권리가 있고 우리가 숭배하는 것을 믿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베이징대 강연에서는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정보 유통과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중국 언론들은 미셸 여사가 중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에 존중을 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방문으로 인한 양국 간 우호 증진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미셸 여사가 청두에서 중국의 전통 무예인 태극권을 배우고,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거(火鍋)요리를 시식하는 모습과 판다의 번식기지를 방문한 내용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미셸 여사가 중국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을 한껏 제고시켰다며 호평을 쏟아 내고 있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미셸 여사가 남편을 만나거든 안부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공공기관정상화’와 ‘규제개혁의 지속적 추진’으로 집약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관민합동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피규제자의 입장과 눈높이’를 감안한 규제개혁의 전방위적 추진을 주문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렇게 뒤늦게나마 규제개혁을 통한 경기활성화에 매달리는 것은 예상보다 경기회복의 속도가 지연되고 있고 강도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은 어떠한 양상을 띠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경기는 2009년 2월에 제10순환기 저점을 지난 후 2010년 3분기와 2011년 4분기에 소규모 정점을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새로운 정점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해외 요인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경제의 위축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경제가 2013년에는 7.8%, 2014년에는 7.5%, 그리고 2015년에는 7.3%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도 고도성장이긴 하지만 성장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일본이나 한국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경제도 노동투입 증대, 자본축적의 증대 순으로 이루어진 요소투입형 생산구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중국에서 저임금노동력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술주도형, 즉 총요소생산성증대의 상대적 비중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의 증대는 단순한 수입기술의 축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제도의 개선, 규제의 완화와 사회인프라의 개선 등을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공기업부문과 금융산업은 생산성 증대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오 양 베이징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경제의 진정한 위협은 실물경제가 아니라 불안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때문이다. 그림자 금융이란 금융감독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제2금융권이나 제1금융권의 금융업무 중에서도 감독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금융을 말한다. 중국의 알리바바나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등은 연 6~7% 고율의 투자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10%가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지속 불가능한 고금리는 실물경제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해외 요인은 미국, 유럽, 일본이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수행해 온 양적완화정책을 축소해 나가면서 전반적으로 풀려나간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국내 경기 사정은 어떠한가. 일부 부실 대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제외하고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림자 금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도금융권의 대출금리(4~8%)와 사금융권의 대출금리(20~40%) 간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 제도금융권의 금융혜택에서 벗어나는 한계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중소기업부채,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제도금융권과 사금융권 사이에서 제2금융권의 역할을 해야 할 새마을금고, 농협·수협 및 우체국 그리고 저축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출금리 구조가 양극화되고 말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경제는 취약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층을 중심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내수기반의 붕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간행된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주간금융브리프, 2014.3.8~3.14, 최공필 상임자문위원)는 과잉부채부문을 민관합동채무구조조정기구로 이전시키고 유동화하는 노력이 조기에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 국민행복기금을 확충한 일종의 자산운영기금(AMF:Asset Management Fund)을 민관공동기금의 형태로 발족시켜 부실부분을 ‘분리 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규제완화에 의해 경기가 살아나리라고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대차대조표 불황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미셸, 베이징서 ‘中 언론억압’ 꼬집다

    “우리는 다른 사회의 특수성을 존중한다. 그러나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자신이 숭배하고 싶은 것(종교)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보편적 권리라고 믿는다.”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22일 중국 최고 학부인 베이징대학의 스탠퍼드센터에서 중·미 학생 100여명을 상대로 가진 공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중국에서 억압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그리고 시민의 권리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미셸 여사는 우선 “우리는 기술의 힘으로 클릭 한 번이면 어느 곳에서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됐고, 다양한 사상과 혁신을 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넷과 대중매체에서 정보와 사상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자유로운 정보와 사상의 접촉은 우리가 진리를 발견하는 경로로,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고, 어떤 가치관과 사상이 가장 좋은지를 결정하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표현의 자유는)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지만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어서 나와 남편(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언론과 시민이 제기하는 의혹과 비판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모든 시민의 목소리와 관점이 경청될 때 국가는 더욱 강해지고 번영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미셸 여사의 이런 발언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세계가 기후변화, 경제위기, 핵확산 등 문제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거나 미·중 양국이 유학생 교류 확대를 통해 접촉의 면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 부분만을 조명했다. 이날 강연의 핵심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 언론 사전검열, 이슬람교·티베트 불교 등 종교 억압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었다. 미셸 여사의 이날 발언을 두고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치권의 전반적 기류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지막 방문지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는 ‘티베트 식사’가 예정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처럼 미셀 여사도 티베트에 대해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한편 미셸 여사는 23일 베이징 무톈위(慕田峪) 만리장성 등을 관람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포토] 미셸, 중국서 발걸음 가볍다

    [포토] 미셸, 중국서 발걸음 가볍다

    미국·중국의 퍼스트 레이디 ‘첫 친선 외교’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23일까지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격의 없는 안내를 받으며 중국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미셸 여사는 방문 첫날부터 지금까지 베이징사범대 제2부속중학교를 방문해 붓글씨를 쓰고, 탁구를 치는 한편 베이징대학 스탠포드센터에서 연설하고, 자금성 등을 찾았다. 미셸 여사는 오는 26일 중국을 떠날 예정이다.
  • G2 레이디 외교… 첫 만남부터 찰떡

    G2 레이디 외교… 첫 만남부터 찰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이 21일 첫 만남을 가졌다. 주요2개국(G2) ‘퍼스트레이디 외교’에 대륙의 시선이 집중됐다. 전날 오후 전용기로 두 딸 사샤, 말리아와 어머니 메리언 로빈슨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미셸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펑리위안의 안내를 받으며 베이징사범대 제2부속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에 해당)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과학 수업을 비롯해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둘러봤으며 서예 실습에도 동참했다. 미셸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영’(永)을 붓글씨로 직접 써서 펑리위안에게 선물했다. 펑리위안은 능숙한 솜씨로 시 주석의 좌우명으로 유명한 ‘후덕재물’(厚德載物·덕을 두텁게 해서 만물을 포용한다)이란 글귀를 써서 미셸에게 건넸다. 미셸은 탁구 수업에도 동참했다. 펑리위안은 “40년여 전 이 작은 공이 지구를 움직여 중·미 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촉진했다”며 ‘핑퐁 외교’를 상기시켰다. 이어 두 사람은 고궁박물관인 자금성도 둘러봤다. 저녁에는 베이징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펑리위안이 주재하는 만찬이 열렸다. 시 주석도 22일 유럽 순방을 앞두고 이 자리에 나와 미셸 일행을 만났다.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통신·통화·회담 등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헤이그 핵안전정상회의는 물론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다”며 두 사람 간 우의를 강조했다. 이날 미셸의 두 딸과 어머니도 모든 일정에 참석했다. 베일에 가려진 시 주석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22)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탁월한 패션 감각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옷차림도 눈길을 끌었다. 미셸은 이날 낮 흰 셔츠에 검정 통바지와 조끼를 매치한 ‘오피스룩’을 선보였고, 펑리위안은 감색 투피스로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과시했다. 만찬 때 미셸은 붉은색 원피스를, 펑리위안은 검정 차이나 드레스로 우아함을 뽐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친선 교류만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1995년 베이징에 혼자 왔지만 유엔 세계여성대회 참가가 목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언론들은 미셸과 펑리위안의 이번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펑리위안은 22일까지 미셸의 모든 베이징 일정을 함께한다. 인민일보 계열의 경화시보(京華時報)는 펑리위안이 미셸과 이틀간 지내는 것을 2011년 부주석 신분이던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방중 때 8~9시간 동행한 것에 빗대며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미셸은 전날 오후 5시 30분 베이징에 도착해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미국계 웨스틴호텔의 프레지던트룸에 여장을 풀었다. 하루 방값이 5만 2000위안(약 900만원)에 달한다. 미셸은 22일에는 베이징대에서 강연한 뒤 이화원(?和園)과 만리장성 등을 관람하고, 23~25일에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중국은 왜 김탄에 빠지고 도민준에 홀렸나

    중국은 왜 김탄에 빠지고 도민준에 홀렸나

    “‘싱싱’(星星·‘별에서 온 그대’)이 새로운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불러일으킨 신드롬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를 분석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몇몇 현지 언론들은 ‘별그대’와 ‘상속자들’ 등 최근 자국에서 인기를 끈 한국 트렌디 드라마들을 ‘신파이한쥐’(新派韓劇·새로운 유형의 한국드라마)라고 이름 붙였다. 중국 네티즌들과 언론, 전문가들은 한국 드라마를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로맨스’이며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판타지라고 평가한다. 지금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 드라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유천오빠의 새 드라마 ‘위정3일’(危情三日·쓰리데이즈)이 시작됐습니다. 4회를 보면서 수다를 떨어보아요.” 지난 14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개설된 한국 드라마 커뮤니티 ‘한쥐바’(韓劇?)의 첫머리에 게시된 글에 댓글이 쏟아졌다. ‘한쥐바’에는 66만명에 육박하는 회원들이 지금까지 1500만건이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들을 방영 직후 볼 수 있기 때문에 SBS ‘신의 선물-14일’, KBS ‘감격시대’ 등 최신 드라마에 대한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한국 드라마 팬, 일명 ‘한쥐미’(韓劇迷)들은 마치 자국의 드라마처럼 열심히 한국 드라마를 챙겨본다. 바이두에는 ‘별그대’와 ‘쓰리데이즈’ 등 지상파 드라마에서 tvN ‘응급남녀’와 ‘로맨스가 필요해 3’ 등 케이블 드라마까지 각각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회원들은 지난 1월 만든 30페이지 분량의 회보지에 지난해 한국 드라마를 월화극과 수목극 등으로 분류해 시청률 순위를 매기고 한 해의 드라마 트렌드를 정리하는가 하면 ‘나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개별 드라마에 대한 리뷰도 실었다. 한쥐미들의 눈에 비친 한국 드라마는 ‘선남선녀들의 아름다운 로맨스’다. 잘생긴 남자 주인공과 예쁜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낸다는 것. 바이두의 네티즌 ‘모샹화카이’는 “한국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은 모두 잘생긴 남자와 미녀인 데다 작가는 대부분이 여성이라 내용이 세밀하고 감정이 풍부하다”고 평했다. 네티즌 ‘5018A’는 “줄거리는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모두가 동경하는 사랑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국 드라마는 중국인들에게 ‘가까이에 있는 듯한 판타지’로 다가간다. 유교 문화권이라는 공통분모가 주는 친근함 위에 한국의 최신 소비문화가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베이징대 중문과 장이우 교수는 지난 4일 중국 경제매체 이차이왕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드라마는 문화와 산업의 공모”라면서 “드라마에 광고를 심어 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제조업계까지 한류를 따라 자연스레 인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트렌디 드라마를 못 만드나”라고 묻는다. 중국은 거대한 스케일과 철저한 고증이 강점인 사극과 공산당의 항일전쟁을 그린 시대극, 무협극, 가족극 등이 대다수인 반면 트렌디 드라마의 발전은 더뎠다. 중국 일간지 신문신보는 지난 2월 28일자에서 “중국 트렌디극이 시도했던 방향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들로 이들은 작품 수도 많지 않았던 데다 ‘짝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전한 인권 유린

    중국 인권운동가 차오순리(曹順利·52)가 수감 생활 중 사망하면서 중국 당국의 인권 유린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베이징대 법대 석사 출신인 차오순리가 지난달 20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교도소 수감 중 실신해 구급센터를 거쳐 군 병원인 309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입원 20여일 만에 숨졌다고 BBC 중문망이 16일 보도했다. 차오순리는 교도소에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지병인 폐결핵과 간질환, 자궁 근종 등 복합 증세가 심각해졌으나 병보석 신청이 거부돼 왔다. 유족들은 차오순리의 시신에 푸르죽죽한 상처가 있었다며 당국의 고문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차오순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중국 당국에 수차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사건에 깊은 불안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중국의 인권 문제를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의 유명 인권활동가 후자(胡佳) 등 민주 인사들도 당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당국이 차오순리의 사망에 대해 전국 민중에게 사과하고 차오순리의 연행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상황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오순리는 지난해 7월 인권단체인 ‘국가인권행동계획’ 소속 인권운동가들과 중국 외교부 청사 앞에서 유엔에 보고하는 ‘중국 인권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게 해 달라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어 9월 유엔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밝히기 위해 제네바행 항공기 탑승을 시도하다 공안에 체포된 뒤 공공질서 문란죄로 6개월째 수감생활을 해 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대륙에 부는 온라인 금융 광풍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대륙에 부는 온라인 금융 광풍

    중국에 ‘온라인 금융상품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투자 방법이 아주 간편하고 입출금도 자유로운 덕분에 무조건 가입하고 보자는 ‘묻지마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Alibaba)의 ‘위어바오’(餘額寶)펀드는 발매 9개월 만에 중국 전체 주식 투자자(약 7700만 명)보다 많은 8100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달 둘째 주까지 위어바오가 끌어들인 투자자금 규모는 5000억 위안(약 87조 2000억 원)에 이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8100만 명이라는 세계 최대의 가입자를 거느린 ‘위어바오’는 지난해 6월 알리바바의 결제대행 업체인 즈푸바오(支付寶·Alipay)를 기반으로 톈훙(天宏)펀드회사와 함께 선보인 머니마켓펀드(MMF)이다. MMF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올리는 초단기공사채형 금융상품이다. ●알리바바 투자자 8100만명 모집 위어바오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 계좌 개설 비용이나 수수료가 없다. 가입액 제한이 없어 1위안만으로도 투자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은행 계좌 개설 비용은 10~50위안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알리바바가 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taobao.com)에서 물건을 산 뒤 남은 여윳돈 등을 위어바오에 넣어두면 연 6%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수익률은 13일 현재 연 5.65%. 중국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인 3%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일반 시중은행의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의 경우 금리는 0.3%대에 불과하다. 알리바바의 라이벌 IT기업인 텅쉰(騰訊·Tencent)도 지난 1월 ‘차이푸퉁’(財付通)이라는 금융상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놨다. 연 7.5%의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위어바오에 가입한 투자자들을 빼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텅쉰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알려진 ‘위챗’(Wechat)을 앞세워 위어바오를 위협하고 있다. 위챗의 가입자 수는 무려 5억 명에 이른다. 출시 두 달 만인 지난달 말까지 500억 위안의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中 검색 1위 바이두도 진출 중국의 검색 1위 업체인 바이두(百度)는 지난해 10월 화샤(華夏)펀드와 함께 ‘바이파’(百發)를 출시하자마자 10분 만에 100만 위안을 유치한 데 이어, 30분 만에 12만명이 몰려들어 상품이 매진되는 바람에 화제가 됐다. 발매 첫날 하루 동안 무려 10억 위안을 유치했다. 인터넷 검색 서비스 분야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바이두는 최대 강점인 데이터 추출 능력과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바이파는 연 8%의 수익률을 되돌려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蘇寧)도 지난 연초 ‘링첸바오’(零錢寶)라는 온라인 금융상품을 내놓았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新浪微博)는 ‘웨이차이푸’(微財富), 톈톈(天天)펀드는 훠치바오(活期寶), 인터넷 포털업체 왕이(網易)는 차이나유니버셜에셋(匯添富)의 셴진바오(現金寶) 등을 각각 선보이며 이 대열에 동참했다. 중국 금융전문가들은 온라인 금융상품이 기존 금융상품보다 중국 서민들이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금리 자유화를 촉진해 금융 개혁을 유도하는 등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차이어성(蔡鄂生)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전통 은행들과 위어바오를 대립적으로 볼 것이 아니다”면서 “위어바오로 대표되는 온라인 금융이라는 새로운 금융 트렌드가 금리 자유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정웨이(魯政委) 흥업(興業)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위어바오 등 인터넷 금융상품이 전통 금융권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자유화에 따라 수익이 높은 곳을 쫓아 은행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위어바오가 아니라도 막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알리바바와 텅쉰은 시범 운영할 민영은행의 투자자로 선정됐다. 상푸린(尙福林)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 주석은 지난 11일 톈진(天津)과 상하이(上海), 저장(浙江), 광둥(廣東)지역 등에 5개의 민영은행이 시범적으로 설립된다며 알리바바와 텅쉰 등이 투자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 운영되는 민영은행들은 독립적으로 시장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며 중소 규모 민간기업에 대한 대출 업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온라인 금융상품의 투자 과열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부채가 중국 경제의 최대 뇌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MMF 투자 광풍이 중국의 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뤼수이치(呂隨啓) 베이징대 경제학원 금융학과 부주임은 “인터넷 금융상품은 잠재적으로 중국 금융시스템을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다”며 “중국 금융당국이 이런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금리가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질 것이고 이는 금융시장에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일각선 “온라인 금융 규제해야” 중국 CCTV 증권채널 시사평론을 맡고 있는 뉴원신(?文新)은 지난달 21일 “알리바바 위어바오는 (돈 빨아먹는) 흡혈귀”라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위어바오를 단속하라’는 글을 통해 “위어바오는 은행 몸 위를 기어다니는 ‘흡혈귀’”라며 “가만히 앉아서 2% 수익률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어바오가 은행뿐 아니라 중국 사회 대출 비용, 전체 중국 경제안전에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위어바오가 금리시장 질서를 문란케 해 은행 유동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기업의 대출비용 상승을 부채질함으로써, 중국 금융과 실물경제 간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온라인 금융상품 규제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현재 투자자 정보보호 및 투자위험 공개, 불법 자금모집 활동 금지 등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새로운 규제가 온라인 금융시장의 급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khkim@seoul.co.kr
  • [로스쿨 탐방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세계 명문 로스쿨과 교류…10년내 亞 1위 만든다

    [로스쿨 탐방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세계 명문 로스쿨과 교류…10년내 亞 1위 만든다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은 가난한 시골 출신 학생인 제임스 하트와 호랑이 스승 킹스필드 교수 등이 엮어 내는 공부와 사랑 이야기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1970년대 미국 드라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로스쿨은 오랫동안 먼 나라 얘기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변호사 양성제도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신문은 연세대를 시작으로 21세기 ‘공부벌레들’ 집합소인 로스쿨을 소개하고 더 나은 법조인 양성제도를 모색하기 위해 연재물을 마련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핵심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교육 목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섬김의 리더십을 실현하는 글로벌 법조인 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연세대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사회에 봉사하고 인류에 헌신하는 지도자를 만들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따라서 로스쿨도 우리 사회에 공의(公義)가 넘치도록 하는 데 일조할 법조인을 양성하는 걸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소양과 전문 지식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을 시행 중이다. 우리는 이를 ‘1·10·1’이라는 비전에 담았다. ‘국내 1위 로스쿨, 10년 이내 아시아 1위 로스쿨’을 지향하자는 뜻이다. →다른 학교와 비교해 차별화된 혜택은 무엇인가. -세 가지를 꼽고 싶다. 무엇보다 국제화 프로그램이 우수하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이나 중국 베이징대학, 일본 게이오대학, 싱가포르국립대학 등 세계 각지 로스쿨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있다. 전 세계 명문 로스쿨 24개로 구성된 연합로스쿨(CTLS)의 유일한 한국 회원 학교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실무 수습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현직 변호사들이 겸임교수로서 학생들에게 현장 경험을 전수하고 50개가 넘는 대형 로펌과 헌법재판소·법무부 등 각종 공공 부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 유엔과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등과 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로 장학금 혜택이 우수하다. →외국어 과목이 다양하다고 들었다. -외국어를 따로 가르치는 과목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학기별로 5개 내외, 계절학기에는 3개 내외의 외국어 강의를 개설해 운영한다. 1년으로 따지면 외국어 강의가 15개가량 된다. 전체 강의로 보면 10% 이내다. 외국어 교육이 강하다는 악명(?)이 높아서 그런지 외국어 실력이 높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등록금과 장학금 모두 전국 최고 수준인데. -등록금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건 사실이다. 부인할 생각은 없다. 다만 두 가지를 고려해 달라. 먼저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백억원대 시설 투자, 법대 시절보다 몇 배나 늘어난 교수진 등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신입생을 1년에 120명씩 선발하는데 전임교원은 47명, 겸직교수는 22명 등 교수진이 69명이나 된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2013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수업료 수입총액의 33.53%를 장학금으로 지급했다는 점이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1인당 평균 686만 5324원을 지급받았다. 그중에서도 장학금 총액의 70% 이상을 가계곤란 장학금으로 지급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대정책은 어떤 게 있나. -신입생 가운데 6명을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뽑는다. 현재 재학생 중에는 18명이 입학부터 졸업까지 성적과 상관없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다만 혹시 모를 낙인 효과를 우려해 신원은 공개하지 않는다. 학생들을 가르쳐 보면 사회적 취약계층이 초기엔 성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몇 학기 지나면 성적으로는 구별이 전혀 안 된다는 걸 느낀다. 그건 학부에서 법학과가 아닌 학과를 전공했던 학생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학생들이 받는 학업 스트레스가 클 것 같은데.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버거워할 정도로 수업 하나하나에 모두 긴장감이 감돈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한다. 교수 1인당 학생 10명 이내로 짝을 지어 준다. 상담 내용은 학생지도센터에서 따로 보관하고 필요하면 별도로 전문 상담을 해 준다. 아울러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숙사를 짓고 있다. 수용 인원이 400명가량이기 때문에 2015년 완공 이후에는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다. →교육하는 입장에서 로스쿨 시스템의 앞날을 어떻게 보나. -1년에 2000명 넘는 변호사가 사회에 나온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법률시장 자체가 확대된 것을 감안한다면 ‘공급 과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국민 처지에선 여전히 공급 부족인 게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로스쿨 총정원을 늘리는 쪽으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중국의 꿈’에 실종된 인권운동가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중국의 꿈’에 실종된 인권운동가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쯤,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지척에 있는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진수이차오(水橋) 부근. 40세 안팎의 한 여성이 갑자기 옷을 벗어던진 뒤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변에 있던 공안(경찰)들이 쏜살같이 달려와 불을 끈 뒤 이 여성을 서둘러 연행했다. 분신 시도 현장은 지난해 10월 5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차량 돌진 테러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이 여성의 분신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공안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이 일어난 만큼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6일 보도했다. ●정치개혁 주장 SNS 무더기 폐쇄 공산당 일당 독재의 중국 사회가 반체제 인사를 양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인권 유린의 현장인 ‘노동교화소’를 폐지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이면에는 공산당 독재를 비판하거나 민주적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학자나 유명 블로거들의 웨이보(微博·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폐쇄하는 등 오히려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모습이 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인 ‘중국인권수호자’(CHRD)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형사 구류된 인권운동가는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220여명에 이른다. 실종된 인권운동가들도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中國夢)이라는 달콤한 정치 구호를 내세우며 출범한 지난해 중국 인권 상황은 5년래 최악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공안당국이 인권변호사와 언론인, 시위자들을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구속하는 일이 보편화돼 있으며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의 소수민족 인권을 무차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칭(劉靑)은 “시진핑 정권은 부패 척결에 나서는 한편 반체제 인사, 인권운동가 등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인사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인들 기득권 던지고 반체제 인사로 중국에 반체제 인사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중국이 지난 30여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엄청난 부를 일궈냈지만 이와 동시에 빈부 격차와 부패, 금융 부실과 거품, 환경오염 등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히 기득권을 내던진 쉬즈융(許志永) 변호사와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北京)대 경제학원 부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쉬 변호사는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민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지난 1월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운동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가택 연금됐으며 지난해 7월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체포됐다. 2008년 공산당 일당 독재를 철폐하고 민주적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에 서명한 샤 전 교수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와도 아주 가깝게 지냈다. 지난해 10월 해직 통보를 받은 그는 12월 26일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강의로 13년간의 베이징대 생활을 마쳤다. 샤 전 교수는 “베이징대를 떠나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며 “이는 국가와 시대의 비애”라고 비판했다. 대학의 자유를 강조해 온 천훙궈(諶洪果) 시베이(西北)정법대 교수는 지난해 말 ‘사직 공개성명’을 인터넷에 올렸다. 학교 당국으로부터 몇 차례 압력받은 사실을 밝힌 천 교수는 “교수 직책을 유지하고 체제에 순응하기 위해 그동안 지켜 온 원칙을 버리고 구차해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보편적 권리도 쟁취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법치의 신앙과 법률의 권위, 과정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장쉐중(張雪忠) 상하이 화둥(華東)정법대 교수가 입헌 정치 등을 공개적으로 호소하다 정직됐다. 민주 헌정 요구는 서방이 중국을 공격하는 도구라는 관영 언론의 주장에 대해 “이런 논리가 헌정의 가치를 압살하는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민주 법제 등을 요구한 게 빌미가 됐다. 화둥정법대 측은 교수 신분으로 학교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발표한 것은 교수 직업 수칙 등을 어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자신의 정직에 대해 “분명히 정치적인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월에는 왕궁취안(王功權) 등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들이 ‘공공의 질서를 교란한 죄’로 체포됐다. 인터넷 논객인 쉐만쯔(薛蠻子), 저우루바오(周祿寶), 친즈후이(秦志暉) 등도 성매매, 사기 등의 혐의로 붙잡혀 갔다. 이 때문에 ‘온건파’에 속하는 중국의 자유파 지식인 100여명도 지난달 20일 정치 개혁과 민주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모임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비서 출신인 리루이(李銳)를 비롯해 두다오정(杜導正) 전 신문출판서 서장 등 공산당 원로들과 중국 정치 개혁을 주장하다 실각했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 저명한 경제학자 마오위스(茅於軾)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치 개혁은 입헌 정치와 법치의 제도화가 주요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이 헌정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현대적 집권당으로 전환하는 것이 당면 과제이며 이를 위해선 낡은 사상, 옛 습관, 옛 제도 등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관영언론 다당제 비판… 개혁 견제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 정치 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체제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유파 학자인 베이징대 법학과 장첸판(張千帆) 교수는 “5년 내에 중국의 정치 개혁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서구식 다당제에 대해 비판하며 정치 개혁 요구를 견제하고 있다. 이런 만큼 머지않아 중국 당국은 극심한 빈부 차, 도농 및 지역 간 소득 격차 등의 사회 양극화 문제와 사법적 불공정성 등을 해결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khkim@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명문대 간판이라도… ‘학력 세탁 사다리’ 오르는 취준생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명문대 간판이라도… ‘학력 세탁 사다리’ 오르는 취준생들

    중국 사회에 ‘학벌 지상주의’ 폐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대졸 취업난이 가중돼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짐에 따라 대학원 시험 응시생들마저 입시 부정 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바람에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중국 교육부 주관으로 실시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이공대학의 대학원 선발 시험 고사장. 고사장 안은 간간이 들릴 듯 말 듯한 무선 전파음이 잡혀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험 감독관은 애써 아무 일 없는 척하며 딴전을 피웠다. 이때 몇몇 수험생이 귓속에 몰래 숨겨 들여온 무선통신기구(리시버)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답안을 작성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입시 부정으로 일그러진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헤이룽장성 교육·공안 당국이 지난달 경영학석사(MBA)과정 시험이 치러진 하얼빈이공대학에서 입시 학원과 대학 직원, 시험감독관이 공모한 조직적인 입시 부정 행위를 적발해 9명을 구속했다고 인민일보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당국의 조사 결과 부정 행위의 대가로 오간 금품이 150만 위안(약 2억 6500만원)에 이르며 수험생 26명이 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지 공안당국은 필기시험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답안을 전송해 주는 용도로 사용된 리시버 90개를 압수했다. 시험장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시험감독관이 매수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2012년 1월 치러진 장시(江西)성 대학원생 선발시험에서도 첨단 장비를 동원해 부정 행위를 하다 128명이 무더기로 단속망에 걸려들었다. 이 중 66명은 외부와 교신할 수 있는 무선장비를 사용하는 등 부정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2010년 베이징방송TV대학의 기말시험에서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커닝 페이퍼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이 밝혀져 말썽이 빚어진 바 있다. 중국에서 대학원 입시 부정 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대졸자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학력 세탁’을 위해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대졸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대학을 졸업하고 베이징대 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황메이(黃美·22·여)는 “유명하지 않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할 가능성도 없는 데다 회사에 들어가 봐야 월급이 적고 승진도 늦다”며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같은 명문대 대학원에라도 진학해 학력을 업그레이드해야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지난 30여년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대학생 수는 급증했지만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나지 않은 데 따른 부작용이다. 세계 경제 침체로 중국도 성장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대학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연평균 10%대에 달하던 2000년대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7%에 이어 올해도 7.5%대 이하로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졸 실업률은 9.3%로 전국 평균 실업률(4.1%)의 2배가 넘었다. 하지만 이는 대학원 진학이나 일용직 취업을 취업자로 계산한 것인 만큼 실제 실업률은 20%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한 자녀 정책으로 중국 부모들의 교육열도 급상승하며 대학 진학률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2002년 한 해 140만명이던 대학 졸업생은 지난해 700만명 안팎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대학원 응시생은 2002년 60만명에서 올해는 180만명에 육박해 3배 가까이 늘었다. 대학원 정원은 60만명 안팎이다. 중국 대졸자 취업 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취업 조사기관이 자국 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대학원 진학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4년 중국 사회 형세 분석 및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 실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가 전체 실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7.5%, 2011년 15%, 2012년 25.5%로 불과 5년 새 3배 이상 치솟았다. 대학 경쟁력 저하와 부패도 학생들을 대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고질적인 부패와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교육 시스템 결여로 대학의 질적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딩다젠(丁大建) 인민대 취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사회는 이미 학력이 사회 발전에 공헌하지 못하고 짐이 되는 고학력의 덫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교육부는 전국의 교육당국과 대학에 취업 준비생을 차별 대우 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한편 세 가지 사항을 엄금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우선 명문대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985’와 ‘211’ 대학 출신자에 대한 우대를 금지한다. 둘째로 성별, 호적,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하며 셋째, 취업과 관련한 허위 정보 유포를 금지한다. ‘985’와 ‘211’은 중국의 ‘985 프로젝트’와 ‘211 프로젝트’에서 유래됐다. 985 프로젝트는 9개 대학을 선정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998년 5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베이징대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 처음 발표했다. 1998년 5월에서 이름을 따왔다. 현재 985 대학으로는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난징(南京)대, 상하이(上海)교통대, 상하이 푸단(復旦)대 등이 포함돼 있다. 211 프로젝트는 21세기를 이끌 100개 대학을 중국 대륙에 키우겠다는 야심 찬 사업이다. 중국 각지의 명문대 대부분이 포함된다. 국무원도 국유기업 일자리 증가 및 농촌 교원 일자리 프로젝트, 대학 졸업생을 촌급 행정단위 말단 관리로 채용하는 촌관제도 확대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해마다 699만명이나 쏟아져 나오는 대학생들의 일자리를 충당하기엔 아무래도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khkim@seoul.co.kr
  • 中, 허궈창 전 서기 두 아들도 조사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또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 출신인 허궈창(賀國强)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 일가족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록 ‘저우융캉 사법 처리설’ 확인이 늦어지고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 행보가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기율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허 전 서기의 두 아들 허진타오(賀錦濤)와 허진레이(賀錦雷)의 부인들이 거액을 챙겨 해외로 도피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쉰은 허진타오와 허진레이 형제가 아버지의 권세를 이용해 뇌물 수수와 부패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지난해 기율위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부인들이 거액을 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도피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허 전 서기의 두 며느리는 지난해 말 자녀를 데리고 현지에 정착한 후 벌써 호텔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사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며느리들의 이름과 이들이 유출한 자금 액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군 복무 후 지방에서 근무 중인 허진타오는 중국 자본이 출자한 홍콩 화룬(華潤)그룹 쑹린(宋林) 이사장의 인사에 개입해 거액의 뇌물을 챙기는 등 뇌물 수뢰와 매관매직 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베이징대 자원연수학원 원장인 허진레이는 별다른 위법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서기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 주석의 둘째 부인 허쯔전(賀子珍)의 조카로도 유명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중앙조직부장을 거쳐 기율위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허 전 서기는 지난 1월 재직 시절 강연 등을 모은 ‘허궈창 당 건설공작 문집’을 출간해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타이완, 65년 만에 첫 장관급 회담 성과는

    中-타이완, 65년 만에 첫 장관급 회담 성과는

    중국과 타이완(兩岸·양안)이 11일 분단 65년 만에 처음으로 장관급 회담을 갖고 정부 성격의 ‘상시 연락 소통 기구’ 설립에 합의했다. 경제·문화 분야에 국한됐던 양안 간 교류 수준이 이번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정치 분야까지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타이완 행정원 대륙(大陸·타이완이 중국을 부르는 이름)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이 이날 국민당의 옛 수도인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있는 자금산장 호텔에서 회담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통신은 “양측 간 상시 연락 소통 기제를 만들어 소통과 이해를 강화하고, 양안 교류에서 일어나는 돌출 문제들을 적절히 처리하여 양안 관계의 전면적인 발전을 함께 추동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정부 차원의 상시 연락 소통 기구가 설립되더라도 기존 연락 체계들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향후 타이완의 여야 어떤 쪽이 집권하더라도 양안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상시 연락 소통 기제를 구축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타이완은 친중(親中) 성향의 현 집권당인 국민당과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가운데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친중 정책이 급변하며 이는 중국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타이완 쪽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기대했던 양안 간 연락사무소 격인 사무처 설치나 양안 간 정상회담 개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차원의 ‘상시 연락 소통 기구’가 건립돼 대화가 더 활발해지면 기존 민간 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타이완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를 창구로 논의 중인 양안 사무처 설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장 주임이 타이완을 방문해 달라는 왕 주임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당국 간 회담 정례화의 단초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번 회담에 이어 당장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이 오는 1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양안 간 정상회담이 타이완의 희망대로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열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정상회담을 열려면 중국 쪽에서는 통일 문제를 의제로 거론하기를 원하는데 독립을 원하는 타이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서울의 나무… ’ 펴낸 오병훈 한국수생식물연구회장

    [저자와 차 한잔] ‘서울의 나무… ’ 펴낸 오병훈 한국수생식물연구회장

    서울에서 역사가 깃든 오래된 나무들을 찾아 그 나무와 관련된 문화적 내용을 소개하는 동시에 나무의 생태와 쓰임까지 얘기해 주는 문화교양서가 나왔다. ‘서울의 나무, 이야기를 새기다’는 한국수생식물연구회 회장이자 한국수생식물연구소 대표인 오병훈(67)씨가 펴낸 책이다. “서울 수송동 조계사 대웅전 앞 회화나무는 여름만 되면 화사한 꽃을 피워 향기를 퍼뜨립니다. 큰길 건너 관훈동 SK관훈빌딩에도 수백년 된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이 나무가 뿌리내린 곳은 조선의 마지막 황족인 가수 이석이 살았던 집터죠.” 작가는 회화나무가 조선의 상류사회에서 널리 사랑받은 것은 관상목으로서 가치도 있지만 나무의 성정이 학문과 출세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나라 때 3정승은 회화나무 아래서 정사를 돌봤습니다. 그래서 회화나무는 입신양명을 뜻하는 표상이지요.” 서대문 독립공원에는 나라꽃인 무궁화 나무 수십 그루가 자란다.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는 다홍색과 보라색, 노란색 무궁화를 꽂았는데 이게 어사화였습니다. 궁전 잔치에 참석한 신하들이 비단 모자에 꽂은 꽃이 무궁화였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최고의 훈장은 무궁화대훈장입니다.” 꽃으로서의 가치를 칭찬하던 그는 그러나 무궁화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무관심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나라꽃을 우리처럼 업신여기는 국민과 정부는 없습니다. 정부가 보급한 무궁화는 흰색 꽃에 붉은 심(단심)이 박힌 표준 무궁화가 아니라 꽃이 작고 구겨진 듯 보이는 저급 품종입니다. 격을 높였어야죠. 또 무궁화를 키울 때 가지를 잘라선 안 됩니다. 그대로 두면 나무 모양이 동그래져 운치가 있고 꽃이 많이 피어 관상 가치도 높아집니다.”그는 “고려 말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 따르면 꽃이 많이 피는 까닭에 꽃 이름을 ‘무궁’(無窮)으로 해야 한다는 토론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국에 걸쳐 천연기념물이 가장 많은 나무는 은행나무다. 모두 19그루인데 서울에서는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경내의 문묘(공자를 모신 사당) 앞에 있는 은행나무 2그루가 천연기념물이다.“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에 은행나무는 학문의 표상입니다. 은행잎은 성균관대의 상징이고 중국의 베이징대와 일본 오사카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은행나무는 서울시와 도쿄시의 상징물이지요.” 금호동 산비탈 골목을 오르면 담장 아래로 늘어진 덩굴장미가 화사한 붉은색을 뽐내며 특유의 향기를 더한다. “신라 신문왕 때 설총이 쓴 ‘화왕계’(花王戒)를 보면 모란은 꽃의 왕, 장미는 요염한 미인, 등이 굽고 백발인 할미꽃은 충신으로 비유했습니다. 이때 벌써 장미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미모 뒤에 숨겨진 가시를 경계했지요.” 책은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나무 44종을 실었다. ‘열하일기’ ‘산림경제’ ‘삼국사기’ 등 고전들에 등장하는 나무 이야기를 현대적 어법으로 흥미롭고 세련되게 인용한 것이 특징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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