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베를린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지브리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부총리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월경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어촌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09
  •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편협한 행동…文, 8·15경축사서 한일비전 제시를”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편협한 행동…文, 8·15경축사서 한일비전 제시를”

    “日, 2차 가해… 개인청구권은 당연 국제사회서 日 더욱 작게 만들 것 日기업, 亞 신뢰 잃으며 어려워져”“일본이 바른 길을 갈 수 있지만, 편협하고 근시안적 행동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저명한 동북아 역사 전문가인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는 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에 대해 이렇게 비판하면서 “이는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작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또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지지세력 규합을 위해 한일 양국이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든 교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2년 전 베를린선언에서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처럼 일본에 쓴소리를 하면서도 한일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아베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국제사회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의 한국 식민지사 등을 연구해 왔으며,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역사학자 500여명의 집단 서명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무역전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나는 문 대통령이 한국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불행한 과거사를 치유하기 위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본이 피해자를 다시 한 번 비난하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일본은 강제 노역 배상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당시 한국의 독재정권은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화된 지금의 한국 정부는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들의 청구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이런 사례가 국제적으로 있는가. “독일은 나치에 의해 고통받은 개인을 위한 다양한 보상 방법을 확립했고 여전히 새로운 주장이 나오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를 과거로 치부해 버리는 일본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일본이 한국 공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베 정권이 지지세력을 규합해 전쟁 가능 국가로 가기 위한 정치적 목적부터 한국에 대한 경제적 위기감 등이다.”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에 나설 듯한데. “GSOMIA의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오는 24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GSOMIA 폐기 여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일본을 더욱 압박하는 방법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한일 경제전쟁을 예상한다면. “단기적으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언한다면. “아베 정권이 한국과 중국 등에 사죄는커녕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자 등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한일 관계 발전 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벌새’ 국제영화제 25관왕

    ‘벌새’ 국제영화제 25관왕

    영화 ‘벌새’가 지난 4일(현지시간) 폐막한 제36회 예루살렘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 데뷔작을 수상했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이 영화에 대해 “미묘하고 온화하며 성숙한 시대의 이야기”라면서 “14세 소녀를 통해 가족과 친구, 사랑과 거부, 상실과 고통, 기대와 실망 같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까지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6일 배급사 엣나인필름에 따르면 ‘벌새’는 이번 수상으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대상,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등 국제영화제 25관왕을 달성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와 뉴욕 컬럼비아대 대학원 영화과를 졸업한 김보라(38)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지후·김새벽·정인기 등이 출연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모행사 다양

    오는 18일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광주에서 그를 기리는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5일 김대중서거10주기광주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추모 행사는 ‘평화를 깨우다! 다시 평화! 평화, 새로운 시작!’을 슬로건으로 삼았다. 행사는 5일 오후 5시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김 전 대통령 추모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는 ‘사진·영상전’으로 문을 연다. 본격적인 행사는 16일부터 18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16일 오전 10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 홀에서 ‘아! 김대중, 그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김 전 대통령이 추구한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 등을 심도 있게 재조명한다. 기조 강연으로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자유대 명예교수가 ‘세계 속의 김대중’을 주제로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소개하고 최영태 전남대 교수와 박명림 연세대 교수 등이 ‘김대중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발표한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도 함께 해 ‘남북문제의 진단과 과제’를 풀어놓는다. 또 17일 오후 7시엔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추모 헌정음악회가 열린다. 추모식은 18일 오후 3시 30분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평화소녀상 해외 철거에 전시마저 중단시킨 일본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은 아이치현 지사는 정부와 우익단체의 항의와 테러 예고 등으로 그제 ‘표현의 부자유, 그후’ 전시에 참여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을 철거하고 전시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정치·사회적 이유로 일본 각지의 미술관에서 철거됐던 작품 20여점을 전시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려던 이번 기획전에서 또다시 정치적 이유로 소녀상 전시가 중단됐다는 점은 일본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또 2017년부터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나치수용소 여성 피해 기념관에 상설 전시된 소녀상이 지난해 1월 일본의 압박으로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한국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 베를린 여성예술가 전시관에서 지난 2일부터 전시 중인 소녀상도 주독 일본총영사관이 집요하게 철거 요구를 한다니 우리 외교부도 강력히 대응하길 바란다. 일본의 소녀상 전시 중단 및 철거행위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검열이다. 백번 양보해 일본 안에서 일본인의 작품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은 내치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범죄의 반인류성, 반인권성을 상기하려 해외에서 열린 다른 나라 작가의 작품 전시에 일본의 입장을 들이대며 강요·압박해 전시를 중단하려는 행위는 부당하고 파렴치한 만행이다. 일본은 정치·외교의 문제를 경제보복의 이유로 삼으면서 국제무역 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자유를 보장해야 할 문화예술 분야까지 보복 대상으로 삼아 억압하고 있다. 이는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파시즘 국가에서나 나타났던 퇴행적인 행태다. 오죽하면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자국 언론을 비롯해 일본펜클럽 등 문화예술인조차 일본 정부의 문화예술 탄압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던지겠는가.
  • 日정부 압력·우익 협박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강제 중단

    日정부 압력·우익 협박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강제 중단

    작가들 “전후 일본 최대 검열 사건” 일부 언론 “정치인 압력 행사” 비판 獨 전시 ‘10㎝ 소녀상’도 철거 압력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와중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일본에서 강제로 중단됐다. 일본 우익세력의 협박과 함께 일본 정부의 압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독일에서도 대사관을 통해 압력을 가해 고작 10㎝도 안 되는 소녀상을 전시 품목에서 끌어내렸다.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개막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주최 측은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 기획전 전시장을 4일 오전부터 폐쇄했다. 위안부 소녀상이 일본 공공미술관에서 원래 모습대로 전시된 것은 처음이었으나 결국 3일밖에 유지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후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 회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한 운영이 우려된다”면서 “3일을 끝으로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기획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녀상 철거 요구가 1일과 2일 각각 전화 200건, 이메일 500건씩 왔다고 했다. 실제로 우익인사들은 소녀상 앞에서 “최악”이라며 고함을 치거나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조롱을 하거나 소녀상의 머리에 종이봉투를 씌우는 등 방해행위를 해 많은 관람객의 항의를 받았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압력도 전시 중단에 강하게 작용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정부 보조금 교부 결정 과정을 정밀 조사한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전시 중단에 참여 작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사키 사다아키 등 전시 실행위원들은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며 분노했다.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은 4일 전시 중단을 1면에 보도하며 일부 정치인의 압력 행사와 우익들의 협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4일 독일 소재 한국 관련 시민단체 코리아페어반트 한정화 대표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베를린 북부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상설 전시하던 ‘작은 소녀상’이 최근 전시에서 제외됐다. 주독 일본대사관 측이 지난해 1월부터 브란덴부르크주 당국과 기념관 등에 전방위적으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베를린 여성예술가 전시관인 ‘게독’이 지난 2일 시작한 ‘토이스 아 어스’ 전시회에 출품된 소녀상에 관해서도 주독 일본대사관은 주최 측에 철거 공문을 보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중국에서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내걸리기 위해서는 참으로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어야 한다. 중국 당국이 ‘기술적 이유’ 등 알쏭달쏭한 이유를 들이대며 상영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光電總局)이 관리하던 영화 제작과 상영·수입·사전 검열 등 영화관련 업무가 지난해 4월 공산당중앙 선전부 산하 국가전영(電影·영화)국으로 이관되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디어를 관장하는 국가신문출판전총국은 이달부터 3개월간 애국적 내용의 고전 TV드라마 86편을 방송하는 대신 오락성이 강한 사극 등의 드라마 방송을 금지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금지 대상에는 청춘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룬 멜로물로 아이돌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앞서 일반 영화에 이어 만화영화도 검열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녜천시(聶辰席) 당중앙 선전부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열린 검열 책임자 회의에서 “만화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면서 “고결한 정치적 신념을 지니고 모든 TV 와 다큐멘터리, 만화영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모든 대사에 무게가 실리고 모든 순간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희생양은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만화가 장둥닝(22)이다. 중국 공안은 장둥닝의 만화가 중국인의 감정을 극심하게 훼손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돼지 머리를 지닌 중국인을 묘사한 풍자만화를 그려 중국인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게 공안이 그를 구금한 이유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만화에서 모욕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SCMP는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인 ‘페파피그’도 검열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페파피그는 2015년 중국에 상륙한 뒤 어린이는 물론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젊은층이 반기성세대 운동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검열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音·tiktok)은 페파피그 콘텐츠 3만건을 삭제했다. 중국 정부가 영상 콘텐츠 검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10월1일 사회주의중국 70주년을 맞아 사회 전반에 대한 검열 강화를 통해 국가와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녜 부부장은 지난달 “국가와 당의 정책에 부응하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TV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도 희생의 제단에 바쳐졌다.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 FIRST 청년영화제 측이 폐막작으로 상영 예정이던 기생충의 상영을 폐막 전날 전격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기술적인 이유’라고 들었다. ‘기술적 이유’는 중국에서 진짜 이유를 밝히지 못할 때 보통 쓰이는 표현이다. 현지 영화계 관계자는 기생충의 주제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탓에 중국 정부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지만 매우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를 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31개 성시 자치구의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했을 때 베이징과 상하이 1인당 GDP는 세계 10위 안에 들 만한 수준이지만, 간쑤(甘肅)성과 윈난(雲南)성 주민들은 우크라이나, 과테말라와 비슷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기생충’이 중국 정부가 감추고 싶어하는 경제성장의 이면을 건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영화라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개봉관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기술적 이유’로 상영하지 못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이었던 중국 전쟁영화 ‘바바이’(八佰·800)의 상영이 취소됐을 때도 사유는 ‘기술적 이유’였다. 영화 ‘바바이’는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국민당을 미화하는 역사관이 문제가 된 셈이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이차오중’(一秒鍾·1초>도 지난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으나 역시 ‘기술적 문제’로 막판에 취소됐다. 영화 ‘이차오중’은 ‘사회주의중국의 오명(汚名)’으로 치부되는 1966~1976년 중국 문화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을 바꿔 상영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위대한 소망’(偉大的願望) 제작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영화 제목을 ‘작은 소망(小小的願望)’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제목 변경을 알리는 영상에는 “작은 소망 역시 위대하다”며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이상을 지켜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명보(明報)는 개명의 표면적인 이유는 시장 수요 때문이라고 했지만 제목의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금기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위대한 투쟁’, ‘위대한 꿈’ 등 정치적으로 쓰이는 용어인데 영화 제목에 쓴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지난 4월 개봉한 중국 6세대 감독 러우예(婁燁)의 신작 ’바람속에 빗물로 만든 구름이 있다(風中有朶雨做的雲)의 원래 제목은 ‘지옥연인’(地獄戀人)이었다. 2년간의 심사 과정에서 수차례 이름을 바꿨고 결국 노래 가사를 이용해 제목을 지었다는 것이 명보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 최고흥행작인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의 원제는 ‘인도약신’(印度藥神)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문제로 제목이 ‘중국약신(中國藥神)’으로 바뀌었다가 결국 ‘나는 약신이 아니다’로 극장에 걸렸다. TV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권력 서열 1,2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공개적으로 ‘광팬’이라고 소개한 ‘왕좌의 게임’도 정작 중국에서는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왕좌의 게임’을 배급하는 텅쉰(騰訊·Tecent)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상당 부분 삭제한 편집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SCMP는 꼬집었다. 특히 ‘왕좌의 게임’ 최종회 방영은 불발됐다. ‘왕좌의 게임’ 시즌8의 6회는 지난 5월20일 오전 9시에 독점권을 가진 텅쉰비디오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텅쉰은 1시간 전인 8시에 웨이보 계정에서 전송 문제를 이유로 방영이 연기됐다며 “방영 시간은 추후 통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감감 무소식이다. 베이징시 공산당 기관지인 북경일보(北京日報)가 궁중 사극의 폐해를 지적하고 나오자 지방 방송사들은 일제히 사극 방영 취소에 나섰다. 북경일보는 사극에 나오는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이 사치 향락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주의 이념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방영이 중단된 대표적 드라마는 ‘연희공략’(延禧攻略)으로 궁중여인들의 권력암투를 그려 당시 중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였다. 사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기 위해서는 당중앙선전부 내 국가영화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곳에서 공식 일련번호가 찍힌 용(龍) 도장을 부여받아야만 중국 내 유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극장에서 상영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최종 허가서가 필요하다. 베이징의 한 영화 배급업체 사장은 SCMP에 “용 도장이 찍힌 영화라도 최종 허가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고 귀띔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0㎝도 안 되는 소녀상까지…일본 항의로 독일서 철거

    10㎝도 안 되는 소녀상까지…일본 항의로 독일서 철거

    독일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서 철거일본, 독일 곳곳서 소녀상 전시 훼방유럽 최초 소녀상도 설명 비문 철거일본, 위안부합의 근거로 들며 항의 일본이 독일의 한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된 10㎝도 채 안 되는 초소형 ‘평화의 소녀상’마저 기념관 측을 압박해 철거하도록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4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에 따르면, 이 단체의 한정화 대표는 지난 2017년 초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 주의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Ravensbruck Memorial)에 ‘작은 소녀상’을 선물했다. 기념관 측은 의미가 깊은 선물이라면서 같은 해 4월부터 여러 작품과 기념품을 모아 놓은 기념관 입구에 작은 소녀상을 전시했다. 이 소녀상은 곳곳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과 동일한 외형이지만, 높이가 10㎝가 안 되는 초소형 크기다. 소녀상 왼쪽에는 ‘평화비’라는 제목으로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설명이 적혀 있다. 소녀상이 설치된 입구는 방문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다.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는 나치 시절 체제에 반항하는 여성을 가둬놓는 여성 전용 수용소였다. 이 수용소의 일부 수감자는 다른 강제수용소에 성노예로 보내지기도 했던 만큼, 한국에서 온 작은 소녀상이 특별한 의미였기에 소중히 여긴 것이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 전시 당시 기념관을 찾아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일본 대사관 측이 이를 알게 되면서 지난해 1월쯤 브란덴부르크 주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이 소녀상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당시 기념관 측과의 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주 당국과 기념관이 일본 측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측의 강한 반발에 당황한 기념관 측은 일본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이유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일본 측의 전방위적이고 집요한 압박 속에서 기념관 측은 작은 소녀상을 전시 작품에서 제외했다. 소녀상 전시 등과 관련한 일본의 방해는 독일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베를린의 여성 예술가 전시관인 ‘게독’(GEDOK)이 지난 2일 시작한 ‘토이스 아 어스’(TOYS ARE US)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주독 일본대사관은 게독 측에 공문을 보냈다. 전시된 소녀상은 일본 최대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소녀상과 같이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작품이다. 최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선 보인 소녀상은 결국 전시장에서 철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대사관 측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맺은 합의를 근거로 들며 “일본과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를 했다”면서 “이후 문재인 정부가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한 것은 2015년 양국 합의의 관점에서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게독에 전시된 소녀상은 지난 6월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독일 교회의 날’ 기념 전시회에서도 전시됐는데. 당시 일본 뒤셀도르프 총영사관이 전시관 측에 연락해 철거 요청을 했다고 전시 관계자들이 전했다. 2일 전시관을 찾은 일본인 여성 미술가인 아이 코바야시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단체들이 소녀상을 걸고넘어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일본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가짜뉴스가 너무 많고, 미디어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앞서 2017년 3월에 남부도시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유럽에서는 최초로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 측이 공원 측에 철거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같은 해 공원 측은 소녀상은 철거하지 않되, 소녀상을 설명한 비문을 철거했다. 재독동포 단체인 풍경세계문화협의회가 본에 있는 여성박물관에도 소녀상을 세우려고 추진해왔지만, 일본 측의 방해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016년에는 수원시가 자매결연을 한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일본 측의 항의로 무산됐다. 일본 측 인사들이 프라이부르크 시 당국을 찾아 강력히 항의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와 자매결연을 해온 일본의 도시 마쓰야마는 소녀상을 세울 경우 단교하겠다는 뜻까지 전하며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비긴어게인3’ 태연, 티저 첫 공개…레전드 곡 ‘만약에’ 열창

    ‘비긴어게인3’ 태연, 티저 첫 공개…레전드 곡 ‘만약에’ 열창

    JTBC ‘비긴어게인3’의 새로운 얼굴 태연의 모습이 첫 공개됐다. ‘비긴어게인3’ 공식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선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패밀리 밴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 줄 가수 태연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태연은 자신의 솔로곡인 ‘만약에’를 완벽한 감성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열창해 태연 표 버스킹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비긴어게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션들이 해외의 낯선 도시에서 버스킹에 도전하는 여정을 담은 음악 예능프로그램이다. 박정현-하림-헨리-악동뮤지션 수현-임헌일-김필로 이루어진 ‘패밀리 밴드’가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도시들에서 아름다운 목소리와 합주를 선보이며,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이적-태연-폴킴-적재-딕펑스 김현우 팀은 베를린과 암스테르담 등에서 신선한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오늘(2일) 밤 9시에 방송되는 ‘비긴어게인3’ 3회에서는 세계 3대 미항 나폴리 ‘산타루치아’에서 버스킹에 나서는 ‘패밀리 밴드’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원에서 ‘한 여름 밤 즐기자’...문화예술 행사 풍성

    수원에서 ‘한 여름 밤 즐기자’...문화예술 행사 풍성

    잠 못 드는 한 여름 밤, 경기 수원시에서 무더위를 날려줄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길영배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은 1일 시정 브리핑을 열어 8~9월 수원 화성 일원에서 열리는 ‘2019 한여름 밤, 문화예술의 향연’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야심 차게 추진하는 첫 행사는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이다. 9일부터 11일까지 수원화성, 행궁광장, 행궁동에서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은 2017년 시작돼 올해 세 번째 열리는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 곳곳의 야경을 감상하며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길 국장은 “사나흘 간의 짧은 기간에도 2017년 첫해 19만2000명, 지난해 18만80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여름철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야경(夜景)·야화(夜畵)·야로(夜路)·야사(夜史)·야설(夜設)·야식(夜食)·야시(夜市)·야숙(夜宿) 등 8야(夜)를 주제로 다양한 역사문화 체험 행사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한다. 수원화성과 문화시설을 야간에 관람하고, 수원화성 성안마을 골목길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에 대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화성행궁을 캔버스 삼아 빛으로 작품을 만드는 미디어아트도 구경하고, 야식도 사 먹을 수 있다. 40여개의 야행 프로그램 가운데 행궁 특별 야간관람을 제외하고 대부분 매진됐다. 수원시는 관람객 편의를 위해 행사장 3곳에 종합안내소를 설치하고,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행궁 광장에 대형 전광판도 세웠다.2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하는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수원발레축제가 21∼25일 수원제1야외음악당과 수원SK아트리움에서 펼쳐진다.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이원국발레단, SEO(서)발레단, 와이즈발레단, 김옥련발레단 등 국내 정상급의 6개 민간발레단이 주축이 돼 다양한 공연을 선사한다. 올해는 스위스 바젤발레단,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의 초청공연과 모나코 왕실 발레학교 수석 교사의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다. 수원시립합창단도 30일 오후 8시 제1야외음악당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파크 콘서트 ‘잔디밭 음악회-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열어 애니메이션 주제곡, 드라마·영화 OST를 선사한다. 가수 거미가 특별게스트로 출연한다. 9월 6∼7일 광교호수공원 스포츠클라이밍 잔디광장에서는 ‘2019 수원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세메냐 ‘性 딜레마’ 10년 만에 임시 봉합

    세메냐 ‘性 딜레마’ 10년 만에 임시 봉합

    스위스 연방법원 가처분 결정 내려 세메냐 “나는 여자… 끝까지 싸우겠다”“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다(국제육상경기연맹).” “누가 뭐래도 나는 여자다(세메냐).” 세메냐의 성별을 둘러싸고 10년 넘게 이어진 논란이 법의 판단으로 임시 봉합됐다. AP통신은 스위스 연방법원이 “세메냐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약물 투여 등으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육상 800m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3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세메냐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나는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여자 선수의 인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반박했다. 핵심은 ‘세메냐는 여성인가’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사실 국제육상연맹은 이 문제에 대해 수차례 결정을 바꾸면서 논란을 키웠다. 발단은 2009년 독일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세메냐가 여자 80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신체 외관으로 볼 때 영락없는 남성이었다. 근육질에 수염까지 났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국제육상경기연맹이 특별의료조사반을 통해 검사를 해 ‘세메냐는 여성’이라고 발표했다. 그랬던 국제육상경기연맹이 2018년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역시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결정을 지지하자 세메냐는 법적 공방을 전개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지난 6월 4일만 해도 “재판이 끝나기 전 세메냐는 현 상태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고 해석했지만 56일 만에 “세메냐는 신체적으로 남성”이라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의 손을 들어줬다. 세메냐는 당장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약물 투여를 하지 않는 한 9월 27일 개막하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 종목인 800m에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세메냐는 “절대 약물 투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내년 초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지 않아도 뛸 수 있는 여자 3000m 경기에 출전하면서 법정 투쟁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서 상영 취소…“검열 때문인 듯”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서 상영 취소…“검열 때문인 듯”

    당국, ‘기술적 이유’로 하루 전 상영 취소최근 검열에 따른 영화 상영 취소 잇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기생충’이 상영 예정이었던 중국의 한 영화제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상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이유”를 들어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주최 측은 기술적 이유를 댔지만, 검열 과정에서 빈부 격차와 계층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됐을 것이란 추정도 제기됐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술적 이유’가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라고 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실례로 중국의 전쟁영화 ‘800’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이유’ 때문에 일정이 취소됐다. ‘800’이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것이 상영이 취소된 진짜 이유라고 항간에선 추정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아직 개봉 일정도 못 잡고 있다. 중국의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한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1초’(One Second) 역시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역시나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막판에 취소됐다. 중국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영화 ‘기생충’ 상영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또 ‘기술적 이유’라고?”, “중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데 걸핏하면 기술적 문제가 생기냐?”, “말할 수 없는 원인”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기생충’은 이미 극장이 아닌 다른 경로로 작품을 접한 중국의 영화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기생충’은 중국의 영화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 9.2점을 받았다. ‘기생충’은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서는 지난달 20일 개봉했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2008년 9월 15일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대공황의 위기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과감한 조치와 주요국 정부 간의 공조, 중국의 과감한 재정 정책 등을 통해 최악의 파국은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유럽연합(EU)의 재정 위기를 비롯해 여러 차례의 위기와 침체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때마다 중앙은행들의 금융 지원과 재정 확대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세계는 혼란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금융 신용 붕괴로 위기에 직면했으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더불어 과감한 재정 지출, 그리고 원화 약세를 통한 수출 확대를 통해 비교적 쉽게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우리의 경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20일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약 29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였으며, 수입 역시 5.6% 감소하였다. 수출의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세계 교역량의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세계 주요 경제권 모두 어두운 모습 2019년에 들어오면서 세계 주요 경제권은 모두 어두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3%에 이르렀고, 실업률은 50년 래 최저수준인 3.7%를 유지하고 있다.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 경제지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정적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이 문제가 되었던 관계로 여러 가지 기준과 까다로운 심사가 이루어지면서 주택담보 대출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 부채 급증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체 기업 부채는 약 5조 달러 규모였지만 지금은 10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기업 활동의 활성화에 따른 부채 확대라면 다행이겠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크본드 수준의 위험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저렴한 상황이 조금만 악화되면 정크본드로 전락할 수 있는 BBB등급의 회사채 규모 역시 1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1] 참조)실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미국 내 물동량 감소 추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산업생산, 건설투자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하락을 넘어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지만 몇몇 지표에서는 의외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구입 대출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1조 5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학자금 대출의 경우 2018년 말 기준으로 1660억 달러 규모가 부실로 분류되고 있으며, 2023년까지는 40%가 부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주택담보 대출 부도율이 11.5%임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 EU의 경우 2012년을 전후한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이러한 유동성 증가가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마이너스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돈을 빌려주면 거기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는 것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원칙이다. 조건에 따라 이자율은 변화할 수 있지만 돈을 빌리는 쪽이 이자를 지불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상식 밖의 일이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U 회원국이 발행하는 국채의 10%가량이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채를 넘어서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이나 프랑스 등 주요국가가 아닌 폴란드, 헝가리 등 주변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예상될 경우 등장한다. 이러한 마이너스 채권은 일본에서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70% 이상일 정도로 일상화되었지만 이러한 추세가 일본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넓게 퍼져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블룸버그 뉴스 7월 16일 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국채의 물량은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5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회사채의 경우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3]참조)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막대한 고정투자를 통해 수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용은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이익 역시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의 성장 및 경기침체 대응 방식이 먹혀들고 있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화를 시장에 풀고 있지만 신용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장 내 통화증가율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은 급증하여 1~4월까지 약 6조 7560억원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2018년 동기 대비 3.4배이며, 중국 기업의 부도가 급증했던 2016년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여기에 중국 내 금융기관 부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6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내몽고 자치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바오상 은행의 정부 관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부실 은행에 대하여 정부가 구제 조치를 실시한 것이었는데 정부의 이런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8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은행은 바오상 은행을 포함해 총 19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 규모만 해도 약 760조원에 이르는데 상당수는 악성채무로 추정되고 있다. 감독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그림자금융 역시 오래전부터 부실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제대로 된 정리 조치가 취해지지 못함으로써 불안을 가중시켜왔다.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해외 국가에 제공된 대출금 역시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 역시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부동산 시장의 급등과 하락세의 시작 금융 시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은 같은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으며, 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유동성의 확대는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을 상승시키고, 한곳에서 발생한 상승세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의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게 된다. 과거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사이클의 시작은 캐나다와 스페인인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서 시작된 경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거쳐 한국과 독일에 이르는 과정을 거친다.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은 2008년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2013년을 전후하여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여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이 기간 동안 주요 국가의 대도시 주택가격은 급등하였다. 뉴욕, 런던 등은 전 세계적인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가격 상승이 가속화되었으며, 부동산 가격과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북유럽 국가들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북유럽의 주택가격은 2017년까지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올랐다. 북유럽의 경우 2008년을 전후한 저점과 비교했을 때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스웨덴 81.8%, 노르웨이 79.9%가 상승하였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그 상승폭은 훨씬 가파르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안정적인 주택가격을 보여왔던 독일까지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독일 수도인 베를린은 2016~2017년 사이에 주택가격이 20.5% 상승하여 15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베를린 이외에 함부르크(14.1%, 7위), 뮌헨(13.8%, 8위), 프랑크푸르트(13.4%, 10위)도 매우 높은 주택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10년 이후 독일 전체 주택가격은 60% 올랐으며, 임대료도 베를린의 경우 2008년 이후 2배, 뮌헨은 61%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주택가격 급등은 대도시로 몰리는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부족한 공급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상승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유동성이 존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주택에 대한 차압과 경매 등이 진행되면서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지만 10년의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시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2019년 들어 변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났던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가격이 2018년 연말을 전후하여 하락하기 시작하였으며, 2019년 들어서는 뉴욕 및 런던의 주택가격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였을 때 하락세로 반전하였다.([그림 4]참조)주택 부문의 하락과 더불어 사무용 건축물 역시 공실률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선전의 경우 공실률은 16.6%에 이르고 있으며, 베이징 15%, 상하이 18%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와 공기업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을 비롯한 각종 편법이 광범위하게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부동산 부문의 하락과 위축은 매우 큰 파괴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부처·정책라인 경보·대비하는 모습 안보여 국제 금융 및 부동산 시장 모두 이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성장률이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냉정하고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 및 정책 라인을 장악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더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2008년과 달리 일사불란한 국제 공조는 기대하기 힘들며, 정책수단 역시 상당 부분 고갈된 상태임을 감안할 때 그 강도는 매우 셀 수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보를 울리고 대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듣기 힘들고, 아파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주장하는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연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면 우리는 과거처럼 잘 헤쳐 나올 수 있을까? 준비된 위기는 기회가 되지만 준비되지 못한 위기는 재앙일 뿐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베를린 화단 작가들, 부조리 사회를 비틀다

    베를린 화단 작가들, 부조리 사회를 비틀다

    교실 밖은 진공상태처럼 고요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는 연발 총탄 소리가 비극을 깨우쳐 줄 뿐이다. 아직 죽음을 알기엔 너무 이른 나이의 아이들은 총을 메고 다니는 어른들의 모습과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말들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상에 새기고 그리며, 불안한 마음을 지워 보려 애쓴다. 1986년 코소보의 한 마을에서 태어나 내전의 총탄을 피해 이탈리아로 입양된 작가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기록하고 기억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피난 입양아에서 유럽에서 주목받는 예술가로 성장한 페트릿 할릴라이(33)는 그렇게 2015년부터 설치·조각 시리즈 ‘철자법 책’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남미 국가에서 나고 유년기를 보냈지만 유럽에서 미술을 배운 작가의 눈길은 ‘문화’라는 옷을 입은 권력의 지배구조에 쏠렸고,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작가의 눈에는 특히 부조리한 사회구조가 밟혔다. 현대미술 중심지로 떠오른 독일 베를린에서 창작 세계를 펴고 있는 이 젊은 작가들이 처음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들고 한국을 방문했다.●‘현대미술 중심’ 베를린 화랑가 볼 기회 아라리오갤러리가 올해 여름 전시로 서울 삼청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은 각기 국적과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현재 베를린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4명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공동체에 대한 개념을 저마다 독특한 예술 세계로 풀어내며 창작자가 품은 에너지를 마음껏 쏟아낸다. 내전을 피해 유년기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할릴라이는 종전 후 방문한 코소보의 한 학교에 버려진 책상에서 내전의 흔적과 아픔을 발견했다. 그는 아이들이 낙서가 고스란히 담긴 책상을 대형 설치물로 만들었다. “사소하게 잊히는 학생들의 낙서를 통해 우리 개인의 기억이 상실되거나 희미해지는 것을, 나아가 한 사회의 역사가 왜곡돼 기록되는 것을 보존하는 행위”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네덜란드 출신 조라 만(40)은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기를 토대로 제작한 작품 ‘코스모파기’를 선보인다. 해양보호 활동에도 참여한 적 있는 작가는 케냐의 해변과 수로 등에 버려진 플라스틱 슬리퍼로 대형 커튼을 만들어 갤러리에 내걸었다. 작가는 “인도양의 가장 큰 오염원이기도 한 슬리퍼들은 인류의 욕망이 되돌릴 수 없는 환경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공동체적 인식을 강조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프리카 토착부족의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문화를 녹인 ‘방패 시리즈’도 함께 공개했다.●매달린 새우 등 예상치 못한 감각 빛나 베네수엘라 출신 솔 칼레로(37)의 작품 중에서는 건축구조적 요소에서 권력의 지배구조를 표현한 회화 ‘남쪽의 학교’가 눈에 띈다. 유럽 열강이 남미 국가들을 지배했을 때 남긴 ‘유럽풍’ 건축물들을 재해석해 캔버스에 담았다. 그는 “사회가 특정 문화를 빌려 권력의 지배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이 밖에 런던 출신 카시아 푸다코브스키(34)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패널들을 연결한 설치미술작품 ‘지속성 없는 없음’을 가지고 왔다. 새우를 매단 커튼, 앉아 있던 사람들의 흔적만 남은 대합실 의자 등을 엮어 전시관 한편에 놓았다. 서로 관련 없는 사물들을 엮어 개인의 자유가 통제·감시받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표현했다. 전지영 아라리오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들은 하나로 규합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미술적 영향을 동시에 받으면서 다양한 사회의 정체성과 위계의 정치학에 얽혀 있는 모습을 예상치 못한 감각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라 장 7년 만의 전국투어… 귀가 즐겁다

    사라 장 7년 만의 전국투어… 귀가 즐겁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9·한국명 장영주)이 7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연다. 22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사라 장은 오는 12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20일 울산, 21일 안양, 24일 천안, 25일 동해, 27일 고양에서 독주회를 열고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관객을 맞는다. 사라 장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기는 했는데, 협주가 아닌 개인 독주회를 여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공연 1부에서는 바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 무곡’과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2부에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바치니의 ‘고블린의 춤’, 드보르자크의 ‘로망스’, 라벨 ‘치간’을 들려준다. 미국 출신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협연자로 나서 선율을 더한다. 크레디아 측은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사라 장의 연주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공연 전반에 소나타를, 후반에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은 크라이슬러나 밀스타인 같은 거장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8세 때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명 악단과 무대에 서며 음악적 성장을 보여 왔다. 지금도 연간 100회가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며 화려하고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영국 거장 네빌 마리너는 그에 대해 “내가 150년간 공부해야 할 만큼의 분량을 그녀에게서 확인한다”면서 “그는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천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7년 만에 전국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7년 만에 전국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9·한국명 장영주)이 7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연다. 22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사라 장은 오는 12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20일 울산, 21일 안양, 24일 천안, 25일 동해, 27일 고양에서 독주회를 열고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관객을 맞는다. 사라 장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 서긴 했지만, 협주가 아닌 독주회를 여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이번 공연 1부는 바르톡 ‘루마니아 민속 무곡’과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2부에서는 엘가 ‘사랑의 인사’, 바치니 ‘고블린의 춤’, 드보르자크 ‘로망스’, 라벨 ‘치간느’를 들려준다. 협연자로는 미국 출신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선율을 더한다. 크레디아 측은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사라 장의 연주실력이 십분 발휘될 프로그램”이라며 “공연 전반에는 소나타를, 후반에는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은 크라이슬러나 밀스타인 같은 거장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9세 때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신동’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명 악단과 협연하며 음악적 성장을 보여왔고, 지금도 연간 100회가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며 화려하고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메르켈, 극단주의와 싸운 전범 거론한 히틀러 암살 미수 슈타우펜베르크

    메르켈, 극단주의와 싸운 전범 거론한 히틀러 암살 미수 슈타우펜베르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실제 주인공인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등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의 처형자들을 추모하며 극단주의와 맞서 싸울 것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등이 70년 전에 처형당한 장소인 한 베를린의 ‘벤들러 블록’에서 열린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은 우리가 극우 극단주의, 반(反)유대주의, 인종주의와 결연히 싸워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한다”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고 이어가야 한다. 역사적 교훈이 잊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7월 20일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가 처형당한 이들은 200명이 넘었다. 당시 36세 젊은 장교였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발키리’라고 명명한 이 실패한 작전 얘기는 2008년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을 넣은 서류 가방을 동프러시아의 숲 속에 마련된 나치 장교들의 비밀 작전 회의 ‘늑대굴’에 들여보냈는데 누군가 가방을 옮긴 데다 테이블 다리가 너무 견고해 폭탄 파편 여러 발이 비껴나가는 바람에 히틀러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히틀러를 암살한 뒤 나치 정권을 장악해 연합군과 전쟁 종식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이들의 히틀러 암살 음모는 그다지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비로소 조명받았고 영국 BBC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불복종이 의무가 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서 “2차 세계대전 후 (기본법에) 저항권이 명시됐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같은 사람이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권리”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반(反) 이민과 민족주의 구호로 무장한 우익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제1 야당으로 부상하고 정치인 살해에 신나치 극단주의자와 연결된 고리가 발견되는 등 극우 진영의 공격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우익 극단주의자들 2만 4000명으로 집계되는데 그 가운데 1만 3000명은 폭력을 서슴치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베네치아 다리에서 커피 끓인 독일 배낭족 125만원 벌금 폭탄

    베네치아 다리에서 커피 끓인 독일 배낭족 125만원 벌금 폭탄

    이탈리아 베네치아 경찰이 다리 근처에서 커피를 끓여 마신 독일 관광객 둘에게 950유로(약 125만 5000원)의 벌금을 물렸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32세와 35세로 베를린에서 온 두 배낭 여행자는 그랜드 카날의 네 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 된 리알토 다리 층계참에서 커피를 끓여 마셨다. 지나가던 이가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은 벌금을 물리면서 당장 베네치아를 떠나라고 했다. 베네치아에는 해마다 3000만명이 관광을 위해 찾아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장소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공공 장소에서 셔츠를 벗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새 공중도덕법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루이지 브루그나로 베네치아 시장은 “베네치아는 존중받아야 하며, 여기 와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버릇없는 인간들은 그 점을 깨달아야 한다. 현지 경찰 덕택에 이제 그들은 제재를 받거나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발된 이들은 본국 대사관에도 신원을 알릴 방침이다. 베네치아 주민들의 원성이 하늘 높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베네치아 시의회는 몇 시간만 체류해도 도시세를 10유로 물리기로 의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카르멘에 가장 가까운 메조소프라노’ 나디아 크라스테바 첫 내한 공연

    ‘카르멘에 가장 가까운 메조소프라노’ 나디아 크라스테바 첫 내한 공연

    ‘카르멘 원작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메조소프라노’라는 평을 받는 나디아 크라스테바가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첫 한국 공연작 역시 그를 대표하는 오페라 ‘카르멘’이다.프리미엄 오페라단을 지향하는 수지오페라단은 오는 9월 24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10주년 기념 오페라 ‘카르멘’ 갈라콘서트를 연다. 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안나 네트렙코, 안젤라 게오르규 등 세계적인 소프라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크라스테바를 섭외했다. 2001년 불가리아에서 오페라 ‘카르멘’으로 데뷔한 크라스테바는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또 한 번 ‘카르멘’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스타 대열에 올랐다. 이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베를린 독일 오페라하우스, 빈 국립 오페라극장, 뮌헨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하우스 등 전 세계 오페라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전 세계 주요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테너 이용훈과도 오페라 ‘카르멘’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번 ‘카르멘’ 갈라의 돈 호세 역에는 달라스 오페라극장, 모스크바 볼쇼이 국립극장, 워싱턴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맹활약해온 러시아 출신의 젊은 테너 빅토르 안티페코가 나선다. 수지오페라단과 인연이 깊은 연출계의 젊은 거장 마리오 델 까를로가 무대를 구성하고, 마에스트로 마크 깁슨이 음악 균형을 잡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이정훈 지음, 주류성 펴냄) 중국의 동북공정을 처음 고발했던 언론인인 저자가 고구려의 뿌리와 중국과의 투쟁에 대한 취재를 더해 쓴 고구려 대중(對中) 투쟁사. 수도 평양이 어디인지, 고구려가 대륙 세력과 혈투를 벌여 차지한 요동이 어디인지에 대한 추적과 증명도 시도했다. 504쪽. 2만 1000원.건강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조영 옮김, 부키 펴냄) 현대 의학의 장밋빛 약속과 건강 열풍의 민낯을 신랄히 비판했다. 비대해진 헬스케어 산업은 우리에게 몸과 마음에 대한 통제를 제안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근거는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약간의 불량 세포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마당에 정밀한 식단 관리와 러닝머신이 의미 있는가’라고 일갈한다. 292쪽. 1만 6000원.1918(다니엘 쇤플루크 지음, 유영미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무대로 역사적 인물 25명의 삶을 좇는 역사서. 베를린 자유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시기 등장인물들이 쓴 회고록, 일기, 편지, 자서전 등을 토대로 100년 전 양차 세계 대전의 전간기, 그중에서도 종전 협정 전후 4~5년을 생생하게 펼쳤다. 344쪽. 1만 8000원.페이크(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박슬라 옮김, 민음인 펴냄) 전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판매된 재테크 서적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 최신작. 부채담보부채권(CDO), 주택저당증권(MBS) 등 현재 시장에 만연한 ‘가짜 돈’으로 말미암아 앞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1200조 달러 수준 대붕괴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584쪽. 1만 8000원.해러웨이 선언문(도나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 옮김, 책세상 펴냄)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인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1985)·‘반려종 선언’(2003)과 라이스 대학 영문과 교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을 한데 모은 저작선. ‘인간’이라는 신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친족들과 반려종으로서 살아갈 것을 권고한다. 372쪽. 1만 9000원.이 소년의 삶(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우리 시대의 헤밍웨이’라 불리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자 회고록. 의붓 아버지의 감정적, 육체적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토비는 성적증명서와 추천서를 위조해 멀리 떨어진 도시의 명문 기숙학교에 합격한다. 사춘기 시절의 혼란과 좌절,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된 소년의 내·외면 풍경을 섬세하게 그렸다. 464쪽. 1만 5800원.
  • 110년 전 전기모터 세탁기는 ‘크림 분리기’서 시작됐죠

    110년 전 전기모터 세탁기는 ‘크림 분리기’서 시작됐죠

    추 상하운동 이용해 세탁기 ‘모델A’ 개발 1950년대 드럼세탁기 원형 모델 첫 출시 1978년 식기세척기에 마이크로 센서 탑재 다이얼로그 오븐, 얼음 블록 속 생선 조리세탁기에 장미꽃 한 송이를 넣고 ‘섬세의류’ 모드로 돌린다. 세탁이 끝난 장미꽃을 다시 건조기에 넣는다. 모든 과정이 끝난 뒤 꽃잎 하나 떨어지지 않고 멀쩡한 장미꽃을 다시 화병에 꽂는다. 밀레코리아가 밀레 세탁기와 의류건조기를 활용해 최근 만든 이 동영상은 유튜브 17만회 조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밀레는 독일 프리미엄 가전 기업이란 정체성을 내세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100여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최대 20년 내구성을 기준으로 개발하고, 주요 부품을 20년 이상 보유하는 원칙을 지키며, 부품의 60% 이상을 독일 밀레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등 다른 가전 기업들과 대비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1899년 설립 뒤 120년 동안 밀레가 시도한 최초의 기록을 통해 밀레 특유의 DNA를 확인할 수 있다. 밀레는 1901년 세계 최초 목재 세탁기를, 2년 뒤 밀레 최초의 세탁기 ‘모델A’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 세탁기 개발의 원동력이 된 것이 1899년 창업 뒤 만든 크림 분리기였다. 원심력을 활용한 크림 분리기, 이듬해 버터 제조기를 생산하다 세탁기 개발까지 아이디어를 진화시켰다. 추의 상하운동에서 생성되는 힘으로 교반기를 작동시키는 ‘모델A’ 세탁기에 이어 전기가 풍족하지 않았던 1914년 수력 전기모터와 탈수장치를 탑재한 세탁기 ‘No.40’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어 전기 모터가 내장돼 가정에서 콘센트를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세탁기 ‘No.50’이 나왔다. 1950년대에는 현대 드럼세탁기의 원형이 된 프런트 도어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을 개발했고, 1995년에는 업계 최초로 업데이트 기능을 도입해 기존 세탁기에 신기술을 채택할 수 있게 했다. 2002년에는 드럼 내부에 육각형 패턴 벌집 모양 디자인을 적용한 허니컴 드럼을 개발,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는데 이 기술이 발전해 꽃잎도 상하지 않는 세탁기 영상이 탄생했다. 1929년 유럽 최초 전기식 식기세척기 역시 밀레에서 나왔다. 90년 이후인 지난 5월 밀레는 독일 빌레펠트에 위치한 공장에서 2000만번째 식기세척기를 생산했다. 1978년에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컴퓨터 컨트롤 및 센서를 탑재한 식기세척기를 개발했으며, 1987년에는 ‘3D 수저트레이’를 적용해 포크와 나이프 등의 배열을 용이하게 하고 세척력을 높였다.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최초 기능을 탑재하는 것 역시 밀레의 특징이다. 식기세척기 문(도어)과 관련해서도 2010년 세척이 다 끝나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려 식기 건조를 돕는 ‘자동 도어 건조’ 기능을, 손잡이(핸들)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없게 하는 최신 주방 디자인 경향을 반영해 2013년엔 도어 핸들을 없애는 대신 ‘노크투오픈’ 기능을 장착해 식기세척기 도어를 두 번 똑똑 두드리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게 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밀레는 세계 최초로 식기 오염도를 감지해 세제를 자동 투입해 주는 식기세척기 ‘G7000’을 선보였다. 밀레 앱과 알렉사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조작이 가능하다. ‘IFA 2017’에서 공개한 다이얼로그 오븐은 밀레가 최초 개발한 제품이면서 여전히 전 세계 유일한 기능을 지닌 오븐이다. 이 제품은 오븐 내 탑재된 두 개의 고성능 센서를 통해 무수히 많은 전자기파를 생성, 이 전자기파를 통해 식재료를 조리한다. 공개 당시 얼음 블록 한가운데 익히지 않은 생선 필레를 오븐에서 조리한 뒤 얼음은 하나도 녹지 않은 채 가운데 생선만 속까지 조리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실생활에선 스테이크와 야채를 한 접시에 넣어 조리하는 식으로 활용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