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베를린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동국대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노사정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자율주행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스테인리스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21
  • 세계를 흔드는 DJ 대세들 서울랜드로… EDM 페스티벌 달군다

    세계를 흔드는 DJ 대세들 서울랜드로… EDM 페스티벌 달군다

    국내 EDM 페스티벌의 원조격인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 올해는 서울랜드를 뜨겁게 달군다. 해마다 ‘울트라 코리아’,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등 다른 페스티벌보다 앞서 열려 한 해의 EDM 축제를 여는 행사라는 의미도 갖는다. ‘2019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은 다음달 1~2일 이틀간 과천 서울랜드 일대에서 열린다. 2017년과 지난해 개최지였던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벗어났지만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위치라 서울과 수도권 관객들의 접근성이 높다. 주최측은 테마파크인 서울랜드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시설과 구조물을 활용한 스테이지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 시그니처 쇼, 사일런트 디스코, 워터워, 축제마을 등이 그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라인업에는 EDM 대세 듀오인 오데자가 헤드라이너로 출연을 확정지으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미국 시애틀 출신으로 2012년 데뷔한 이들은 느긋하면서도 상쾌한 사운드로 단시간에 엄청난 팬덤을 지닌 듀오로 성장했다. 3집 앨범은 지난해 미국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데자에 이어 어버브 앤드 비욘드의 출연 소식도 전해졌다. 2000년 결성 이후 EDM 트랜스 장르의 스타일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디제이다. 세계적인 디제이 매거진 ‘디제이 맥’의 연간 랭킹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지닌 EDM 트리오 대시 베를린의 리더 제프리 수토리어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하드스타일 디제이 와일드 스타일즈와 프리퀀서즈, 미국 출신의 천재 디제이 포터 로빈슨, 음악 매거진 롤링스톤스에서 ‘세계를 지배하는 톱 DJ 10인’으로 선정한 프랑스 출신 보이스 노이즈 등이 출연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한국영화 100주년에 거둔 칸영화제 최고상 쾌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06년 ‘괴물’로 칸영화제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꾸준히 칸의 부름을 받아 온 봉 감독이 13년 만에 거머쥔 최고의 영예이자 한국 영화계의 쾌거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단번에 만회한 낭보인 데다 특히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란 점에서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할리우드 데뷔작 ‘설국열차’, 넷플릭스 진출작인 ‘옥자’ 등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높지만 이번 수상으로 명실공히 글로벌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 감독과 ‘기생충’을 위해 애쓴 모든 영화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봉 감독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절묘하게 배합하는 뛰어난 균형감을 갖춘 영화인으로 꼽힌다.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흥행과 호평을 동시에 얻고 난 뒤 3~4년에 한 편씩 발표하는 작품마다 소시민적 삶을 기반으로 사회 비판적 시각과 특유의 유머 감각을 버무려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화 세계를 쌓아 왔다. ‘기생충’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주제인 빈부 격차 문제를 블랙코미디로 다룬 ‘기생충’의 수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한다. 시사회장에서도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았다는데 한국영화가 세계인의 정서를 파고들어 열렬한 공감을 얻었다니 반갑고 흥분되는 일이다.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권위 높은 칸영화제가 한국영화를 선택했다는 것은 한국영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1919년 ‘의리적 구토’로 시작된 한국영화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을 받은 이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2007년),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2012년) 등 여럿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룩했다. 이에 더해 이번 칸의 쾌거는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이 마침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크게 발돋움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빛나는 성과를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게 현실이다. ‘기생충’의 주제인 빈부 격차는 영화계라고 다르지 않다. 1000만 영화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한쪽에선 스크린 독과점으로 개봉하자마자 퇴출되거나 아예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는 작은 영화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는다. 흥행 코드에 맞춰 천편일률적인 영화만 만든다면 퇴보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넷플릭스 등 미디어 다변화로 영화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화의 독창성과 풍부함은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영화계도 명심해야 한다.
  • 봉준호 ‘칸’이 되다

    봉준호 ‘칸’이 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고상 수상 영예 봉 “위대한 배우 없으면 못 찍었을 것”영화 ‘기생충’이 한국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 역사에 큰 발자취를 새겼다. 한국 영화가 칸·베를린·베니스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건 2012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피에타’(김기덕 감독) 이후 7년 만이다. 칸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건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뒤 9년 만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25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 진행된 폐막식에서 올해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장피에르 다르덴과 뤼크 다르덴의 ‘영 아메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페인 앤 글로리’ 등 21개 작품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자신의 페르소나이자 ‘기생충’의 주연 배우인 송강호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무대 위에 오른 봉 감독은 “불어 연설은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프랑스 영화감독)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뗐다. 이어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영화적으로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단 한 장면도 찍을 수 없는 영화였다. 함께해 준 배우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열두 살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 이 트로피를 손으로 만지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봉 감독의 호명을 받아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배우로서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그리고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며 한국 배우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 ‘기생충’은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면서 “한국을 담은 영화이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과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한다”며 ‘기생충’을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배경을 밝혔다. 한편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흑인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상을 받은 마티 디옵(‘아틀란틱스’)에게 돌아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봉준호 영화 ‘기생충’, 한국 최초 칸 황금종려상 수상 영예

    봉준호 영화 ‘기생충’, 한국 최초 칸 황금종려상 수상 영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봉 감독은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 상상도 못 했다”면서 “약간 쑥쓰럽고 너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두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라는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블랙 코미디인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기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7년 만이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에 대해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영화”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수상작 선정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칸 영화제는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떤 가족’에 이어 올해 ‘기생충’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함으로써 2년 연속 아시아 영화에 최고상을 줬다. 황금종려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 송강호씨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봉 감독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상을 예상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뇨”라고 답한 뒤 “차례대로 발표하니 허들을 넘는 느낌이었다. 뒤로 갈수록 마음은 흥분되는데 현실감은 점점 없어졌다. 나중엔 송강호 선배와 ‘뭐야 우리만 남은 건가?’ 했다”고 회상했다. 또 “특히 기쁨의 순간을 지난 17년 간 같이 작업했던 송강호 선배와 함께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송씨는 “저희가 잘해서 받는다기보다는 한국 영화 팬들이 지금까지 한국영화를 응원하고 격려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한국 영화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 마티 디옵(‘아틀란틱스’)에게 돌아갔으며, 심사위원상은 라즈 리(‘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가 공동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은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은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각 받았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실내 온도 높을수록 여학생 성적 높다

    [사이언스 브런치] 실내 온도 높을수록 여학생 성적 높다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 요즘 카페나 음식점에 가 보면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춥다고 에어컨을 꺼 달라는 여성과 더우니까 에어컨 온도를 더 낮춰 달라는 남성 때문에 난감해하는 종업원들의 모습을 마주칠 때가 있다. 실제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이 추위를 잘 타고 더위를 잘 견딘다는 연구 결과들은 많다. 그런데 실내 온도가 다소 높을 경우 여성의 인지능력이 더 잘 발휘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경영대학원, 독일 베를린 사회과학원 공동연구팀은 실내온도를 달리한 상태에서 논리, 언어, 수학 시험을 치른 결과 실내 온도가 높은 경우 여성의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5월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녀 대학생 543명을 23~25명씩 2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시험 결과에 따라 상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하고 논리, 언어, 수학 3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연구팀은 24개 그룹이 시험을 치르는 시험장 실내 온도를 16.19~32.57도 사이에서 각각 다르게 했다. 시험 결과 32.57도에 가까운 다소 더운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여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같은 장소에서 시험을 본 남학생은 물론 시원한 곳에서 시험 본 여학생들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남학생들은 실내 온도가 낮을수록 시험 성적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들과 달리 실내 온도에 따라 시험 성적의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뇌의 전혀 다른 부위를 사용하는 수학과 언어 과목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온 것은 온도와 인지능력 사이에 명확한 상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그네 카야크카이트 베를린 사회과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내 온도 변화가 단순히 편안함이라는 기분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인지기능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딸 수학, 국어 성적 높이려면 실내온도 높여라

    [사이언스 브런치] 딸 수학, 국어 성적 높이려면 실내온도 높여라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 요즘 카페나 음식점에 가 보면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춥다고 에어컨을 꺼 달라는 여성과 더우니까 에어컨 온도를 더 낮춰 달라는 남성 때문에 난감해하는 종업원들의 모습을 마주칠 때가 있다. 실제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이 추위를 잘 타고 더위를 잘 견딘다는 연구 결과들은 많다. 그런데 실내 온도가 다소 높을 경우 여성의 인지능력이 더 잘 발휘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경영대학원, 독일 베를린 사회과학원 공동연구팀은 실내온도를 달리한 상태에서 논리, 언어, 수학 시험을 치른 결과 실내 온도가 높은 경우 여성의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5월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녀 대학생 543명을 23~25명씩 2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시험 결과에 따라 상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하고 논리, 언어, 수학 3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연구팀은 24개 그룹이 시험을 치르는 시험장 실내 온도를 16.19~32.57도 사이에서 각각 다르게 했다. 시험 결과 32.57도에 가까운 다소 더운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여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같은 장소에서 시험을 본 남학생은 물론 시원한 곳에서 시험 본 여학생들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남학생들은 실내 온도가 낮을수록 시험 성적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들과 달리 실내 온도에 따라 시험 성적의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뇌의 전혀 다른 부위를 사용하는 수학과 언어 과목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온 것은 온도와 인지능력 사이에 명확한 상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그네 카야크카이트 베를린 사회과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내 온도 변화가 단순히 편안함이라는 기분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인지기능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이번 실험에서는 독일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의암호 따라 문화·예술이 흐른다… 춘천은 ‘낭만특별시’

    의암호 따라 문화·예술이 흐른다… 춘천은 ‘낭만특별시’

    ‘물의 도시’ 춘천이 수도권 배후 관광도시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서울과 40분대의 교통 인프라가 촘촘하게 갖춰지고, 북한강 물길 따라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민이 주인입니다’를 시정 구호로 내걸고, 시민주권 바로 세우기에도 나섰다.21일 춘천시에 따르면 당장 의암호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레고랜드와 컨벤션센터, 삼악산로프웨이, 유람선 운항 사업이 2021년을 전후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인다. 호수변에는 서울 여의도공원 2배를 웃도는 53만 9515㎡의 옛 캠프페이지 부지가 2023년까지 시민복합공원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조성이 끝나면 춘천의 뛰어난 역사, 문화, 예술, 환경 등과 어우러져 ‘낭만도시 춘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뽐내게 된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독일 베를린공원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가 모델이다. 이와 연계해 수상복합예술센터와 호텔·먹거리센터, 아름다운 강마을·한옥마을 조성, 호수 문학예술타운, 감와골 호수마을 등으로 특화된다. 이미 의암호 둘레를 따라 들어선 애니메이션박물관과 인형극장, 스카이워크, 스포츠타운, 호수 자전거길, 소양강 처녀상, 의암·춘천댐, 드라마 촬영장, 카페촌 등과 어우러지면 중부 내륙권 최대 관광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강을 따라 남쪽으로는 남이섬과 강촌마을로, 북쪽으로는 춘천호와 소양호로 이어지면서 볼거리·즐길거리, 닭갈비·막국수촌이 이어진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스위스 루체른과 어깨를 같이하는 세계적인 호수관광도시를 꿈꾼다. 서울, 동해안을 잇는 교통 인프라도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현재 운행 중인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전철 외에 서울~춘천 제2경춘국도와 춘천~속초를 잇는 동서 고속철도(KTX) 사업이 2020년대 중반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제2경춘국도가 뚫리면 서울까지 1시간 거리의 고속도로망이 40분대로 줄어든다. 특히 제2경춘국도는 도심권 도로와 연계된 뒤 곧장 외곽으로 이어져 낙후한 춘천 주변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춘천~속초 KTX까지 놓이면 인근 화천, 양구, 인제는 물론 고성, 속초, 양양군 등 동해안권과 더 가까워지면서 춘천은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교통체계를 갖춘다.청정환경도시를 위해 미세먼지와 열섬저감의 ‘봄내(春川)바람길·물길’ 조성에도 속도를 붙인다. 도심에 녹지공간을 늘리고 공기순환을 쉽게 해 미세먼지와 무더운 열섬현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호수의 고장답게 도심에 차가운 물을 흘려 한여름 온도를 낮추는 물길도 낸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바람길·물길·대중교통을 포함해 설계하고, 건축물은 저층설계·옥상녹화·건물 파사드 녹화 등 녹지공간을 넣어 설계하도록 유도한다. 자동차 중심 도로는 걷고 싶고 찾고 싶은 ‘아름다운 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사람 중심 길로 만든다. 사람과 자연, 자전거와 문화를 아우른 길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이재수 춘천시장 취임 이후 ‘시민의 정부’를 모토로 시민주권과 시민이 주인 되는 도시 만들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다양한 정책 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시민참여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시정 첫 단계부터 시민이 주도해 의견을 모으고 실행하는 방식이다. ‘춘천시정부’란 간판도 달았다. 시민주권담당 부서도 만들고, 조례도 제정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정말 행복해하고, 시민들이 행복의 중심이 되는 그런 춘천시를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독일, 130년 전 나미비아에서 약탈한 ‘스톤 크로스’ 반환하기로

    독일, 130년 전 나미비아에서 약탈한 ‘스톤 크로스’ 반환하기로

    독일이 1890년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몰래 빼내온 ‘스톤 크로스(십자가)’를 되돌려주기로 했다. 베를린의 독일역사박물관은 2017년부터 나미비아 정부가 반환을 요청한 500년이 훨씬 더 된 이 랜드마크를 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모니카 그뤼터스 독일 문화부 장관은 “식민지 과거를 우리가 어떻게 다룰 것인지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말했다. 안드레아스 귀벱 독일 주재 나미비아 대사는 “우리의 식민지 과거와 화해하고 식민 지배가 남긴 굴욕과 체계적인 부정의를 쫓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8월까지 스톤 크로스가 반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스톤 크로스 외에도 최근 문화재들과 인간 유해 등을 나미비아에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톤 크로스는 포르투갈 탐험가 디오고 카오가 1486년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을 탐사하다 세운 3.5m 높이의 석재다. 포르투갈 문장이 들어간 방패 문양이 새겨져 있고, 당시 이 지역 일대를 그린 지도가 몇 장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은 이 나라를 1884년부터 1915년까지 식민 지배했는데 해군 제독이 이 스톤 크로스를 1893년 독일에 무단 반입했다. 최근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식민지 시대 유럽인들이 빼내가 유럽 박물관들이 소장 중인 유물들을 돌려달라고 잇따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박물관들이 갖고 있는 아프리카 문화재들을 반환하는 게 마땅하다고 전문가들이 권고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베냉에서 약탈한 왕좌와 석상 등 26점을 가능하면 빨리 반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박물관들도 최근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국립육군박물관은 지난 3월 에티오피아의 테오드로스 2세 황제의 머리카락을 돌려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뮤지엄은 에티오피아 문화재들을 임대 형식으로라도 돌려주라는 제안을 받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넌 아직도 정장 고집하니…난 청바지 입고 회사 간다

    넌 아직도 정장 고집하니…난 청바지 입고 회사 간다

    30대 대기업 직장인 권승연씨는 아침마다 옷을 고르느라 머리를 싸맨다. 개방적인 회사 분위기에 맞춰 올 초부터 캐주얼 복장이 허용됐는데 매일 유니폼처럼 입던 정장을 벗고 10~20대 시절 입던 청바지를 입자니 은근히 신경이 쓰여서다. 찢어진 청바지에 과한 스크래치가 디자인 된 옷을 고르자니 너무 튀는 것 같고, 예전처럼 정장 바지를 입으려니 출근 복장 자율화 시대에 소위 나만 ‘아싸’(아웃사이더)가 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직장인 출근복으로 입어도 무난할 만큼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청바지들을 16일 살펴봤다. 아무리 편한 청바지라고 해도 점심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종일 업무를 하다 보면 갑갑함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글로벌 노마드 데님 브랜드 FRJ의 360 밴딩 데님은 직장인들의 이런 고민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허리 부분을 밴딩 처리해 편안함을 더한 것이다. 밴딩도 전혀 티 나지 않는 데다 벨트 고리가 있어 벨트를 착용해도 무리가 없다. 특히 남성들이 가장 즐겨 입는 청바지 형태인 테이퍼드 핏의 경우 허벅지는 스키니 핏보다 조금 여유 있고 종아리 부분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져 다리 라인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 고신축성 복합 소재를 사용해 신축성도 뛰어나다.이랜드리테일은 올봄과 겨울을 겨냥해 기능성 데님의 첫 번째 시리즈인 찰진을 출시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자체 브랜드인 인디고뱅크와 제이빔이 그동안 쌓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한 상품이다. 특히 찰진은 스판이 3% 내외 포함된 원단을 사용해 입었을 때 몸에 감기고, 신축성과 복원력을 극대화해 오랜 시간 입고 있어도 불편함이 없다. 무릎이 늘어나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다. 찰진 부츠컷은 입체적인 패턴을 넣어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만든다.이탈리아 감성 청바지 브라디포는 3040 남성고객까지 섭렵할 수 있는 슬랙스 청바지를 올해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기존 남성 오피스룩에는 정장 슬랙스만 입을 수 있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 브라디포는 신축성이 좋은 사방 스판 원단과 캐주얼한 컬러의 데님을 섞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데님 슬랙스’를 내놨다. 브라디포 슬랙스 팬츠 시리즈는 블랙, 헤링본, 스트라이프 슬랙스 팬츠 등 3종이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품격은 살리되, 탄력 있는 스트레치 소재로 장시간 입어도 편안하다. 컨템포러리 토털 캐주얼 플랙은 생지 데님으로 유명하다. 생지는 청바지를 만드는 원단 중에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고 염색만 해놓은 것을 말한다. 색깔이 튀지 않고 무난해 어떤 상의와 코디해도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플랙을 대표하는 모델 중 하나인 베를린 051은 깔끔한 인디고 색깔로 계절 구분 없이 활용하기 좋다. 기본 슬림 스트레이트 핏 한 벌이면 바쁜 출근길 코디 걱정 없이 데일리로 입을 수 있어 직장인에게 제격이다.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LifeWear) 철학을 반영한 자유롭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봄여름 시즌에는 여성용 라인업 7가지와 남성용 라인업 5가지가 나왔다. 여성용의 경우 시가렛, 스트레이트, 와이드, 플레어 등 트렌디한 실루엣이 다영하게 반영됐다. 요즘 유행인 뉴트로 무드에도 잘 어울린다. 남성용의 이지 진은 안감에 면 저지와 같은 스웨트 소재를 적용해 움직임이 자유롭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스물다섯 ‘과자 제국’ 상속자의 생각없는 발언 왜 문제인가

    스물다섯 ‘과자 제국’ 상속자의 생각없는 발언 왜 문제인가

    초코 라이프니치 비스킷은 과자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꽤나 알려진 독일 과자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엄청 비싸게 팔려나갈 정도다. 이 과자 등을 만들어 ‘제국’을 일군 발센 가문의 상속자인 베레나 발센(25)이 최근 잇따라 입길에 올랐다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지난주 한 마케팅 컨퍼런스의 연사로 나서 “난 자본주의자다. 발센 가문의 지분 4분의 1을 갖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요트나 그딴 것들을 사고 싶다”고 정말 생각 없이 떠벌였다. 현지 일간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청중들은 손뼉을 마주 치며 웃어댔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나이도 한참 어린 상속녀가 과거 강제 노동을 통해 부를 쌓은 가문의 전력에 아랑곳 않고 돈자랑을 하는 모습에 아연 실색했다. 일간 빌트 기자가 이런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베레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다. 우리는 독일 노동자와 똑같이 강제 노무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했고 우리는 그들을 잘 대해줬다”며 자신의 회사는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항변했다. 불 난 데 기름을 끼얹은 꼴이었다. 회사도 베레나와 거리를 두려 했다. 그녀의 발언이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너무도 분명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기업들이 잇따라 나치에 부역하거나 협력한 사실에 대해 고개를 숙이는 흐름과도 완전히 배치됐다. 발센 가문은 194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에서 끌려온 200명 정도의 노동자를 고용했는데 대부분 여성들이었다. 베를린에 있는 나치 강제노동 기록센터는 트위터에 “발센 가문의 구성원들과 인식의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며 “나치 시절 강제노동 이슈는 여전히 집단 기억에서 지워진 대목”이라고 개탄했다. 홀로코스트에 가족이 희생된 역사학자 귀 스턴(97)은 기자들에게 베레나의 강제 노동 관련 언급이 “저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라르스 클링베일 사회민주당 사무총장은 “그런 대단한 부를 물려받는 이라면 책임감도 물려받아야 하며 그렇게 방자하게 행동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역사학자이며 유명 저자인 펠릭스 보르는 잡지 슈피겔 인터뷰를 통해 베레나가 “회사의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역사적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레나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생각없는 언급으로 논란에 불을 붙이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이어 “민족 사회주의(나치)나 그 폐단을 평가절하하려는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스스로 회사의 역사를 더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한편 “다음 세대로서 역사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내가 상처 입힌 모든 이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제니 SOLO MV 3억 뷰 돌파, 특별 포스터 보니..[공식]

    제니 SOLO MV 3억 뷰 돌파, 특별 포스터 보니..[공식]

    제니 SOLO MV 3억 뷰 돌파 소식이 전해졌다. 블랙핑크 제니의 ‘SOLO’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3억 뷰를 돌파했다. 14일 오전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제니의 첫 솔로곡 ‘SOLO’ 뮤직비디오가 공개 6개월여 만에 조회수 3억 뷰를 넘어섰다. YG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특별히 제작된 포스터를 공개, 팬들과 기쁜 소식을 나눴다. 블랙핑크의 솔로 프로젝트 첫 주자로 나선 제니는 지난해 11월 12일 ‘SOLO’를 발표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공개 23일 만에 1억 뷰를 넘으며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최단 기록을 경신했다. 그리고 기세를 이어 각각 90일, 182일 만에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2억 뷰와 3억 뷰를 연이어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앞서 지난 11일 블랙핑크 ‘뚜두뚜두’ 뮤직비디오가 8억 뷰를 돌파, K팝 그룹 최초이자 역대 최고 조회수 기록을 세운데 이어 제니가 여자 솔로로서 최고의 성적표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니가 속한 블랙핑크는 ‘뚜두뚜두’(8억 뷰), ‘마지막처럼’·‘붐바야’(5억 뷰), ‘킬디스러브’·‘불장난’·‘휘파람’·‘ SOLO’(3억 뷰), ‘STAY’(1억 뷰)까지 데뷔 후 발표한 8개의 뮤직비디오가 모두 억대 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각 뮤직비디오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 조회수 앞자리가 곧 바뀔 예정이라 추가 기록 행진이 예상된다.이외에도 블랙핑크는 안무 영상마저 ‘억 소리’ 나는 기록으로 전세계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뚜두뚜두’ 2억 뷰, ‘마지막처럼’·‘붐바야’·‘SOLO CHOREORAPHY UNEDITED VERSION’·‘불장난’은 1억 뷰를 달성했다. 한편, 블랙핑크는 최근 6개 도시 7회 공연의 북미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는 18일 암스테르담부터 21일 맨체스터, 22일 런던, 24일 베를린, 26일 파리, 28일 바르셀로나 등 유럽 6개 지역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1㎜도 안되는 피부만 남긴 나치 희생자들, 오늘 베를린시 안장

    1㎜도 안되는 피부만 남긴 나치 희생자들, 오늘 베를린시 안장

    나치 독일이 패망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참혹한 소식이 전해진다. 독일 베를린시가 나치에 의해 처형된 죄수들의 몸에서 떼낸 아주 작은 피부 조직 300여점을 13일(이하 현지시간) 시내 도로테엔슈타트 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차리테 대학병원에서 부검의로 일했던 헤르만 스타이베가 현미경으로 분석하려고 유리 슬라이드에 붙여놓은 것들이었다. 길이가 1㎜도 안되는 아주 작은 피부 조각들이 작은 검정색 상자 안에 보관돼 있었으며 몇몇 슬라이드의 라벨에는 희생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스타이베는 1952년 세상을 떠났는데 상속인이 2016년 고인의 자택 안을 돌아보다 발견했다. 역사 연구자들은 스타이베가 나치와 체계적으로 협력해 정치적으로 저항한다는 명목으로 체포한 여자 죄수 184명의 몸에서 이들 피부 조직을 떼낸 것으로 보고 있다. 죄수 중에는 공산주의 레지스탕스 그룹이었던 레드 오케스트라의 13명 여성 단원들을 비롯해 지식인이나 상류층 여성들이 많았다. 상속인은 즉시 차리테 대학병원에 샘플들을 넘겼고 이들은 다시 독일 레지스탕스 추모센터 직원들에게 샘플들을 넘겼다. 추모센터 연구진을 이끄는 요하네스 투첼 교수는 베를린 플로첸제 교도소에서 처형된 뒤 몇분 만에 한 운전기사가 주검들을 모두 모아 스타이베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타이베는 연구 목적으로 이들 피부 샘플을 떼낸 뒤 정중하게 화장하고 무연고 시신으로 처리했다. 히틀러 시대에 이 교도소에서 참수되거나 교수형으로 처형된 이들은 3000명 가량 된다.투첼 교수는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 행동의 원인을 추적한다는 명분으로 (스타이베가) 제3제국 법무부를 체계적으로 도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타이베는 1935년부터 베를린 해부학 연구소 국장으로 일하기 시작해 심장마비로 운명할 때까지 일했다. 그는 죄수들의 시신을 이용해 부검했다는 사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시신들을 대놓고 버젓이 보관했다. 그는 특히 부검을 통해 인체조직을 재생하는 데 관심을 가졌으며 사형을 언도받은 여자 죄수가 스트레스 때문에 월경 주기가 바뀌는지 등을 연구했다. 추모센터 연구진 중 한 명이며 브란덴부르크 의과대학 해부학연구소 소장인 안드레아스 윙켈만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작은 인간의 몸이 안장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털어놓으면서 “묘지조차 부정당한 이들의 몸에서 나온 것들이고, 친척들도 그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특별한 얘기”라고 말했다.독일 태생의 부검의학자인 사비네 힐데브란트 박사는 나치시대 부검 의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책을 쓰기도 했다. 2013년 그녀는 BBC 인터뷰를 통해 나치가 걸핏하면 정적들을 제거할 목적으로 사형 선고를 남발했고, 스타이베는 그런 정책을 철저히 이용해 자신의 연구 욕심을 채웠다고 말했다. 힐데브란트는 “1933년 이전에 스타이베는 처형된 남자 시신만 연구할 수 있었다. 독일이 여성들을 처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3제국 시대에 들어 갑자기 여성들을 처형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스타이베는 나치 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뒤에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모터바이크 탐험가 김현국씨 네 번째 유라시아 횡단 나서는 뜻

    모터바이크 탐험가 김현국씨 네 번째 유라시아 횡단 나서는 뜻

    모터바이크 탐험가 김현국(51,당신의 탐험 대표 겸 세계탐험문화연구소 소장) 씨가 네 번째 유라시아 대장정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AH6) 트랜스 유라시아 시리즈 4’를 떠난다. 오는 26일 부산을 출발, 국도 7호선을 따라 북상해 동해까지 간 다음 블라디보스토크~시베리아~모스크바~암스테르담까지 왕복 2만 5000㎞를 달리게 된다. 8월 26일까지 3개월 여정을 계획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여정을 소개하면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치타~이르쿠츠크~크라스노야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옴스크~예카테린부르크~카잔~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 (22일 소요), 탈린~리가~빌뉴스~바르샤바~베를린~암스테르담(4일 소요)에 이른다. 돌아오는 길은 로테르담~브뤼셀~파리~제네바~밀라노~그라츠~부다페스트~ 바르샤바~빌뉴스~레제크네~모스크바에까지 이른 다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른 다음 동해~부산~광주(64일 소요)까지 돌아오는 일정이다. 분단으로 고립된 섬이 돼버린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는 국제고속도로 네트워크는 두 가지다. AH 1호선은 일본에서 시작돼 부산과 서울, 신의주와 베이징, 동남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며, AH 6호선은 부산에서 시작해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가 북한 원산과 나진. 선봉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른 뒤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의 끝인 로테르담까지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김씨의 이번 대장정 주요 목표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횡단도로에 대한 자료, 그 길을 따라 만들어지는 변화들에 대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그의 과거 유라시아 횡단 이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한러 수교 이후 러시아에 매력을 느껴온 그는 1890년 안톤 체호프가 우편배달 마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한 보고서를 보고 감명받은 데다 마침 즉석복권 당첨으로 모터바이크를 살 수 있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이듬해 시베리아 횡단에 나섰다. 1만 2000㎞를 혼자 횡단했다. 2001년 터키부터 일본까지 실크로드 대장정으로 잠깐 ‘외도’를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 많은 자료를 꼼꼼히 확보했다.2014년 AH6 트랜스 유라시아를 모터바이크로만 2만 6000㎞ 이동했다. 돌아올 때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바이크를 실어 9288㎞, 배로 1800㎞를 이동했다. 역시 혼자서 해냈다. 2017년 AH6 트랜스 유라시아를 두 번째로 시도하다가 계획을 변경했다. 직장인이 14일 정도 휴가를 쓰고 당장 떠날 수 있는 거리로 바이칼 호수까지, 다시 말해 시베리아 횡단으로 축소했다. 인터넷 상으로 인사를 나눴던 아홉 명과 동해항에서 만나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이동한 뒤 7000㎞의 유라시아 대륙횡단도로에 대한 자료를 축적했다. 따라서 이번이 트랜스 유라시아 네 번째가 된다. 2010년에 러시아횡단도로가 완성되면서 자동차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끝이 없는 대륙의 길을 따라 주유소가 들어서며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와 자동차 정비소, 휴게소와 트럭 운전사들을 위한 샤워 시설 등이 들어서 자료를 구축하고 있으며, 휴게소 안을 채우는 세계 각지의 제품들 목록을 자료로 만든다. 중앙아시아의 다디단 과일이 북극권에서 필요한 비타민을 공급해주기 위해 툰드라 지역까지 올라가 있는데 카자흐스탄 침칸트에서 생산된 수박이 3000㎞ 떨어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까지 어떻게 이동하는지 자료로 만들고, 자동차 물류회사가 등장하는데 자동차를 통한 물류의 이동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자료로 만들 계획이다. 또 러시아 연방의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역 근처에서 호객하는 최신형 봉고 차량들이 열차보다 빠르고 저렴한지 점검해 자료를 만든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4000㎞ 구간의 문화 자원을 자료화한다. 김씨는 더불어 모터바이크만으로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한국인들이 일년에만 수백 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런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 캠핑카를 이용해 여행하려는 이들을 위해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11개의 시차와 180개 이상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러시아 구간에 많은 기회와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여행에 나서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러시아와 인연을 맺은 24년의 세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 교통수단인 모터바이크를 이용해 한반도로부터 확장된 공간으로서의 유라시아 대륙을 경험하길 간절히 바라왔다”면서 “이제 캠핑카 시대가 열리면 유라시아 대륙을 그저 소비하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륙이 주는 기회를 자신의 밑거름으로 삼는 일에 내 노력이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부천필의 말러 사이클…이번엔 3번 교향곡

    부천필의 말러 사이클…이번엔 3번 교향곡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말러 교향곡 3번을 무대에 올린다. 11월 말러 9번까지 연주하면 2015년부터 시작한 상임지휘자 박영민과 부천필의 말러 사이클도 마무리된다. 부천필하모닉은 1999년 당시 임헌정 상임지휘자의 진두지휘 아래 국내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으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시도하며 국내 음악계에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후 부천필하모닉은 말러 레퍼토리를 앞세워 안정적인 실력을 선보여왔다. 이번에 연주하는 교향곡 3번은 6악장에 이르는 방대한 서사시와도 같다. 말러 교향곡 가운데서도 가장 연주시간이 긴 작품으로 꼽힌다. 알토 독창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벨리니 국제 콩쿠르 단독 1위 우승자인 이아경이 함께 한다. 연주회 1부에는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조성호의 협연으로 소개된다. 한편 부천필하모닉은 10월에는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메츠 등 해외 순외 공연에 나서고, 11월 말러 9번 공연 실황은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러시아에서 5월 9일은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이다. 이 날은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성대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로, 러시아 각지에서 각종 군사 퍼레이드와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이런 축제에서 러시아인들은 과거 부모와 조부모가 치렀던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전쟁의 기억을 되새긴다. 먼저 규모만 봐도 이 전쟁은 특별했다. 소련 전역에서 2700만명이 죽었고, 가족을 잃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거기에 멸망 직전까지 몰린 나라가 의지를 다잡아 침략자를 격퇴한다는 서사도 신화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전쟁은 종전 후 70년 동안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였다. 올해 2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따라 러시아를 둘러보며 현대 러시아에서 전쟁을 어떤 식으로 기억하는지 좀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먼저 전쟁의 기억은 이 사람들에게 단순히 신화 수준을 넘어서 일상의 영역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한 모든 주요 도시에는 전몰자를 기리며 늘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 추모 공원을 볼 수 있다. 도시 중심가에는 참전용사를 기린 동상들과 전쟁 때 활약한 T-34 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시베리아의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를 방문한 2월 23일은 마침 러시아의 국군의날인 ‘조국 수호의날’이었는데, 이 날 전몰자 추모 공원에 가서 본 풍경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자아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전시된 전차와 대포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고,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꼬마 아이들도 나뭇가지를 총 대신 붙잡고 러시아 군인들의 칼같이 각잡힌 행군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외부자의 무례한 시선일 수도 있겠지만, 이쯤 되니 무언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러시아에서 이제 전쟁을 직접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승리의날은 막상 전쟁을 치렀던 소련 시절보다 오늘날에 더 성대하게 기념된다. 아마 승리의 기억이 현대 러시아인들에게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러시아에 남은 것은 해체된 제국과 파괴된 사회, 불신이지만 전쟁의 영웅적 기억은 한때 러시아가 베를린에서 평양까지 이르는 지역을 해방했다는 사실과 전 인민이 일치단결해 침략자를 몰아내는 단결과 사회적 유대를 떠올리게 해준다. 문제는 이것이 아무리 영광된 기억일지라도, 기억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인구, 천연자원 의존 경제, 미래 리더십 부재를 생각했을 때 러시아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조상의 승리를 추억하며 자신들 국가에 산적한 문제를 잠시간 잊는 것만 같았다. 마치 잠깐 고통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처럼. 그런 점에서 나는 승리의날에 기묘한 애석함을 느낀다. 지구의 반을 돌아 추축국(Axis-Powers)을 물리치고 우주에 사람을 최초로 쏘아올렸던 이 위대한 국가는 어째서 패전국보다 못 살게 된 것일까.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회 성북동 편이 5월의 첫 주말인 지난 4일 성북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작곡가 채동선이 살던 집~시인 김광섭 집터~시인 조지훈 집터를 차례로 돌고 돌아 석가탄신일을 일주일 앞두고 화려한 연등의 숲을 이루는 길상사에서 시인 백석과 자야의 연가를 떠올렸다. 이어 소설가 이태준의 수연산방~시인 한용운의 심우장~소설가 박태원 집터로 이어지는 코스를 2시간여 동안 더듬었다. 송재민 해설사가 서울미래유산 투어에 첫선을 보였다.성북동은 근현대 문학과 예술의 고향 같은 동네다. 수많은 문인, 예술가가 이곳에 깃들였다. 시인 한용운·김일엽·김기진·김광섭·조지훈·백석의 집터와 사랑이 남았고 소설가 염상섭·이태준·박태원·조정래가 살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했다. 작곡가 채동선·윤이상과 화가 김용준·김기창·김환기·박래현·변종하·김향안의 예향이 진동한다. 오세창, 이홍근, 전형필, 최순우, 임종국의 생애가 남았다. 어쩌다 이다지 지독한 문예의 혼이 성북동에 깃들었을까.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북쪽 큰 문 숙정문과 동쪽 작은 문 혜화문 구간 밖 첫 동네 성북동은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는 선잠단이 있는 엄숙한 공간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선잠단은 종묘와 사직, 선농단과 더불어 왕실의 주요 제례공간이다. 태종 때 단을 쌓았고, 왕비들이 찾아와서 선잠제향을 지내던 곳이다. 선잠단 옛 터는 복원 중이고, 선잠박물관이 이를 기리고 있다.성북동은 영조 때 도성을 지키는 어영청 소속 군사들에게 논과 밭을 나눠준 북둔(북쪽 진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숲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어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자 주민들에게 생포목을 삶아 표백하는 일과 메주를 쑤는 일을 줘 생계를 도왔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있는 ‘성북동포백훈조계완문절목’이라는 책자에 포백(베나 비단)과 훈조(메주)를 관아에 바치던 계(조직)의 운영방식과 노동조건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오늘날 마전터와 ‘메주소리가 북적북적 한다’고 해 붙여진 북정마을 지명의 기원이다. 성안 사람들에게 내다 팔 목적으로 복숭아와 자두를 심었는데 18세기 후반 ‘북둔도화’(北屯桃花)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도화가 만발, 시인문객과 상춘객의 발걸음이 들끓었다. 이때부터 조선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성락원(城樂園) 같은 별서가 들어섰다. 성락원이라는 이름은 ‘도성의 풍광을 즐기는 동산’이라는 뜻이다. 대개의 별서가 성 안에서 성 밖을 내다보지만 성락원은 거꾸로 성 밖에서 성 안을 들여다보는 특이한 지역성을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가 절정을 이룬 1930년대 성북동에 근대 문예의 새벽이 활짝 열렸다. 작곡가 채동선이 1931년 가장 먼저 성북동에 자리잡았고, 만해 한용운이 1933년 심우장에 거주했으며, 상허 이태준이 수연산방을 신축하면서 문단의 기린아들로 결성된 구인회의 회동이 잦았다. 성북동에 살던 오성 장승업의 맥을 이은 문인화가 김용준이 노시산방(옛 수향산방, 현 수월암)으로 이사 온 건 1934년의 일이다. 음악가-시인-소설가-화가의 순으로 성북동 예술가마을에 입주한 셈이다. 성북동을 찾은 문인, 예술가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민족주의와 저항성이 유독 강한 게 특징이다. 도성을 등진 성북동의 지형에서 연유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예술가들이 도성을 떠나 도성 밖으로 피신한 격이다. 만해의 심우장은 아예 도성을 등지고 집을 지었는데, 왜놈의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마치 빼앗긴 나라의 수도 밖으로 망명한 사람들 같았다.성북동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3·1만세 당시 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썼고, 오세창은 독립선언서 인쇄·배포의 총책임자였다. 성락원을 별궁으로 쓴 의친왕 이강도 끝까지 항일의지를 버리지 않은 왕조의 자존심이었다. 임시정부가 이강을 중국으로 망명시키려고 여러 차례 시도할 정도였다. 일본 게이오대학 유학생 염상섭은 비록 불발에 그쳤지만 오사카 독립선언대회의 독립선언서 작성자였다. 1924년 5월 4일자 시대일보에는 ‘성북동에 둔 의열단 근거’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 정도로 ‘불령선인’(不逞鮮人)들이 집결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사건의 주인공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도 한용운, 전형필, 이태준과 교류한 뼛속까지 성북사람이었다. 만해가 만년을 보낸 심우장은 ‘조선 유일의 조선 땅’이라고 일컬어졌다. 성북동은 저항의 아지트였다. 이 중 오세창-전형필-최순우는 문화보국의 기치 아래 성북동에 모인 삼총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보화각, 북단장)을 선잠단이 있던 북단에 세워 일본과 외국으로 팔려 나가는 우리 문화재 5000여점을 지켰다. 국립박물관에 버금가는 소장목록을 자랑한다. 간송미술관 길 건너 간송의 스승 오세창 집터와 간송의 평생 동지였던 미술사학자 최순우의 옛집이 지척이었다. 오세창의 소장품을 보관했고 사후 부인이 살았던 성북동 128번지 옛집은 허물어 사라졌지만, 바로 옆 최순우 옛집은 2002년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보존되고 있다. 민족문학의 주류를 형성한 ‘구인회’와 문예지 ‘문장’ 그리고 청록파가 성북동에서 탄생했다. 저항의식을 품은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성북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성북동이 식민지문학을 벗어나 한국적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대안 문화공간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933년 결성된 구인회는 이태준을 좌장으로 정지용, 이효석, 김기림, 김유정, 이상, 박태원 등 이름 그대로 아홉 명의 예술가가 이태준의 집 수연산방을 근거지로 활동한 순수문학 단체였다. 구인회 주도로 발간된 문장을 통해 청록파’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이 등단했는데 해방 후 조지훈의 성북동 집 방우산장에 모여 발간한 시집 ‘청록집’에서 딴 이름이다. 조지훈은 수필 ‘방우산장기’에서 자신이 기거했던 모든 집을 방우산장이라고 지칭하면서 “마음속으로 소를 한 마리 키우면 직접 키우지 않아도 소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조정래는 덕수교회 옆에 살면서 장편 대하소설 ‘한강’을 썼다. 우리나라의 선구적 작곡가 중 한 명인 채동선은 성북동에서 살면서 모두 12편의 가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8편이 정지용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다. 가곡 ‘고향’은 당대 지식인들의 최고 인기곡이었다. 월북한 정지용의 고향이 금지곡이 되면서 채동선의 곡은 이은상의 ‘그리워’, 박화목의 ‘망향’이라는 다른 가사가 붙여져 불렸다. 세계적인 음악가의 반열에 오른 윤이상도 1953년부터 4년여 조지훈의 집 개울 건너편에 살았다. 조지훈의 시 ‘고풍의상’과 박목월의 ‘나그네’에 곡을 붙였다. 김기창과 김환기, 국내 동양화와 서양화의 양대 거두 모두 성북동 사람이었다. 1913년 동년배인 두 사람은 나란히 성북동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운보 김기창은 동반자 우향 박래현과 함께 살던 집 이름을 운보의 ‘운’과 우향의 ‘우’를 각각 따서 지었다. 운우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화 김환기가 이상의 전 부인 변동림(김향안으로 개명)과 살림을 차린 곳이 수향산방이다. 수화의 ‘수’와 향안의 ‘향’을 따 수향산방이라고 불렀다. 본래 문인화가 김용준의 집이었는데 늙은 감나무가 있다고 해 이태준이 노시산방이라고 명명했던 바로 그곳이다. 집터는 흔적도 없고 수월암으로 변했다. 또 한 명의 서양화단의 거목 변종하도 말년을 성북동에서 보냈다. 그의 작업실은 석은 변종하기념미술관이 됐다. 김환기는 친구 김광섭의 ‘저녁에’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을 인용한 동명의 그림을 남겼다. ‘성북동 비둘기’를 발표한 시인 김광섭은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라고 터전을 잃은 성북동 비둘기의 상실을 노래했다. 이 작품으로 성북동을 대표하게 된 시인이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살았던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집은 빌라로 변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남긴 시인 백석은 연인 자야(김영한)와의 사랑을 맺지 못했고 성북동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자야가 ‘무소유’의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 길상사를 통해 영겁의 인연과 불멸의 사랑을 이어 갔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다음 일정: 제3회 창신동 ■ 일시 및 집결장소: 5월 11일(토) 오전 10시 동대문역 7번 출구 앞 ■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에릭남, 신곡 ‘런어웨이’ 8일 공개… 반전 매력 뽐낸다

    에릭남, 신곡 ‘런어웨이’ 8일 공개… 반전 매력 뽐낸다

    가수 에릭남(31)이 신곡 ‘런어웨이’(Runaway)를 발표한다. 에릭남은 8일 오후 6시 여러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 싱글 ‘런어웨이’의 전곡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타이틀곡 ‘런어웨이’는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훅이 매력적인 팝 장르의 곡으로 연인과의 달콤한 일탈을 꿈꾸는 남자의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레코드 프로듀서인 라우브(Lauv)가 ‘런어웨이’ 작곡에 참여했다.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처럼 연인에게 말하듯 노래하는 에릭남의 부드러운 음색이 듣는 이들의 설렘을 유발한다. ‘모두가 잠든 밤 네 맘이 닿는 곳으로/ 소 레츠 런어웨이 런어웨이/ 아무도 모르는 우리 둘만의 밤으로’라는 가사는 기존 에릭남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안긴다. 한편 에릭남은 다음달 4일 포르투갈 리스본을 시작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밀라노, 체코 프라하, 폴란드 바르샤바, 독일 베를린과 쾰른,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영국 런던 등 모두 10개국에서 11회 유럽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한쪽 가슴으로만 살았던 트랜스젠더의 놀라운 반전

    한쪽 가슴으로만 살았던 트랜스젠더의 놀라운 반전

    너무나 큰 가슴을 꿈꾸며 살았던 한 트랜스젠더. 욕심이 과했던 걸까. 수술 후 부작용으로 한쪽 가슴을 떼어내고 살아가야만 했던 한 여성의 극적 반전이 화제다. 지난 2일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가 소개한 주인공은 이바나 블라디슬라바(27)이란 이름의 여성 트랜스젠더. 그녀는 11살 때부터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가장 여성스러워 보이는 것을 일생일대의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반인보다 훨씬 크고 풍만한 가슴을 갖기 위해 13K파운드(한화 약 2천만 원)을 쏟아부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지난 2017년 9월, 가슴 확대수술을 위해 오른쪽에 넣었던 1600CC(컵사이즈 80G)의 보형물이 감염된 것이다. 결국 의사는 감염된 보형물을 제거할 수 밖에 없었고, 그녀의 오른쪽 가슴 부위가 예전과는 다르게 변해버린 그야말로 그녀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독일 베를린 출신의 그녀는 재정적인 궁핍으로 인해 1년 동안 한 쪽 가슴으로만 살아야 했고, ‘애꾸눈’이란 기분 나쁜 말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왼쪽에 남아있던 보형물을 제거하고 양쪽 가슴에 주입할 수 있는 조형물 수술을 받았고, 결국 이전보다 훨씬 큰 P컵 사이즈의 가슴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좌절됐던 그녀의 꿈이 부활된 것이다.사진 영상=Caters Video/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노동절, 혼돈의 유럽… 곳곳서 시위·물리적 충돌

    노동절, 혼돈의 유럽… 곳곳서 시위·물리적 충돌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유럽 곳곳에서 기념집회, 시위 등이 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시위대와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는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노란 조끼’ 시위대 등 수만명이 참여했다. 극좌 성향 무정부주의 단체 ‘블랙 블록’은 시위대 전면에서 병, 각종 물건 등을 경찰에 던졌다. 경찰은 최루가스, 고무탄 등으로 강경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명이 다치고 200여명이 연행됐다. 베를린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도 수만여명이 노동절 집회에 나섰다. 독일 동부의 켐니츠에서는 극우세력 500여명의 집회와 이에 반대하는 시민 1100명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스웨덴의 소도시 쿵엘브에서는 반(反)파시스트 활동가들이 집회를 열던 신(新)나치주의자들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게도 돌과 폭죽을 던져 18명이 체포됐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10만명이 노동절 집회에 참여했다. 러시아의 반체제 단체 OVD-info의 활동가 6명은 반정부 집회를 열려다가 체포됐다. 러시아 극동지역 페트로파블롭스크 캄차츠키에서 노동절 집회에 노란 조끼를 입고 참여한 10여명도 연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실업을 ‘전 세계적인 비극’이라고 치칭하면서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대북 제재로 경협·인도 교류 손도 못 대… 결실 못 맺은 ‘최대 치적’

    대북 제재로 경협·인도 교류 손도 못 대… 결실 못 맺은 ‘최대 치적’

    이행률 41.6% 그쳐… 완료된 과제 없지만 대화 통한 北비핵화 협상 재개는 큰 성과 7차례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개선 견인 GP철수·공동 유해발굴 등 군사긴장 완화 “북미 교착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 모색을”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간 남북 관계의 성과를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지만, 관련 국정과제 이행률은 4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 차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주춧돌을 마련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에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 활성화,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의 과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이행평가단이 정부의 남북 관계 분야 과제 5개와 세부 과제 24개를 평가한 결과 이행률은 41.6%였다. 완료된 과제는 아직 없었다. 대화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북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한 점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베를린 구상에서 남북 대화를 먼저 제의하고, 이듬해 2~3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 여건을 조성했다. 그 결과 2017년 핵·미사일 실험을 16차례나 했던 북한은 지난해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 7차례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북미 관계 개선을 견인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단절됐던 남북 관계를 재정립하고 남북 회담을 추진한 점도 성과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세 차례 정상회담과 네 차례 고위급회담(장관회담), 군사·체육·적십자·철도·도로·산림·보건의료 등 분야별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해 지난해 남북 접촉이 327회나 이뤄졌다. 특히 2007년 이후 중단된 장성급회담(군사회담)을 지난해 세 차례 개최하고 9·19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체결해 대화를 통한 군사적 신뢰 구축과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 조치를 마련했다. 남북은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의 시범 철수와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를 완료했으며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다만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인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단은 지적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다만 훈련 중단이 군축의 진전으로 이어지려면 남북의 신뢰 증진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과 남북 기본협정 체결 추진 등 남북 관계를 법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과제도 미이행 상태다. 남북 교류는 재개했지만, 경제협력 추진 과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가로막혀 단 한 건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반대 등으로 상황이 복잡하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실패 이후 북미 대화와 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은 실행이 더 어려워졌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고, 북한도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에 관심과 신뢰를 두고 있지 않기에 정부가 남북 관계 기조와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북한 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과제 중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지난해 3년 만에 이뤄졌지만 대북 인도 지원은 대북 제재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평가단은 “정부가 나서 인도적 지원 실행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