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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統獨과 한반도 통일] (3)정치·경제·사회 통합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제국의회 건물. 1894년 바이마르 헌법이 태동한 이 건물은 지난해 민주주의와 투명성을 강조한 유리 돔으로 단장한 뒤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새로 문을 열어 통일 독일 정치통합의 상징물처럼 돼있다. 따라서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는 매일 연방의회의 모습을 참관하려는 동독지역 주민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다.동독지역의 포츠담에서 왔다는 홀거 오펄러(58)씨는 “민주주의 제도를 참관한다는 설레임으로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못잤다”며 2시간째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통일 독일의 정치제도는 정당과 의회에 의해 이뤄지는 정당 민주주의·의회민주주의인 서독의 정치체제로 통합됐다. 정당간의 통합은 통일을 전후해 여러차례 실시된 선거를 통해 동서독 정당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자연스레통합됐다.특히 동독지역에 뿌리를 둔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주사회당(PDS)도연방의회에 진출했다.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 자유대 교수는 “동서독간 빈부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실업률이 급증함에 따라 동독 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Ostalgie)’가 생겨나며 최근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PDS가 약진하고 있는 점은 다소 우려된다”고 전한다. 서독 행정은 업무에 따라 수직적·수평적으로 세분화된 반면,동독은 당과국가의 결정에 따라 집행하는 도구에 불과한 탓에 행정도 서독식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직업 공무원제도를 확립하는 통합이 이뤄졌다.다만 동독출신 공직자들의 업무처리 능력이 서독 출신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법의 통합도 대체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연방정부와 서독의 각주정부들이 동독지역의 사법제도 구축을 위해 법조인들을 파견하는 등 인적·물적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페니히 교수는 “통일 직후 동독지역의소송건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가 점차 늘어나며 서독 수준에 육박한 것은사법제도의 발전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아직도 동독 주민들은 서독의 법률제도에 익숙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동독지역의 역동적인 성장 모습을 보면 경제통합도 긍정적이다.동독지역 경제재건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완비되고 국유기업이 모두 사유화됐으며,사회간접시설(SOC)의 확충을 위한 역동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등 매우 희망적이다.동독지역이 통일 이후 95년까지 매년 평균 8%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룩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물론 96년 이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는 서독 및 서방 선진국들의 경기가 크게 후퇴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그러나 사회통합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된다.노동시장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많은 실업자들이 발생한 데다 심리적 통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일 이후 동독지역의 경제·사회구조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분야가 바로 노동시장이다.일부 지역에서는 실업률이 25%를 웃도는 등 동독지역의 실업률이 서독지역의 2배 가까운 18%를 넘고 있다.동독 경제가 경쟁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고용감축이 이뤄진 탓이다.실업문제의 해결은 민간기업의고용창출 능력에 달려 있는 만큼 동독경제가 지속적으로 고도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심리적 장벽도 여전히 높다.동독주민들은 서독식의 새로운 가치체계에 적응하는 등 정신적 고통과 서독인들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반면,서독주민들은 통일 전보다 더 많은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지불하면서도 사회보장혜택은 오히려 줄어들어 불만이 크다.테오 좀머 독일 디 차이트 발행인은 “서독과 동독의 정신·정서적 분열은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깊다”며 “독일인들은 아직도 2개의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으며,베를린 장벽은 주민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 동독지역 주민들 “옛날이 그립다”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가족들의 조그마한 소망을 채워줄 돈이 있었으면좋겠습니다. 애들은 나이키·아디다스 등 비싼 운동화를 보면 사고 싶어 안달합니다.이런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었던 동독시절이 차라리 더 좋았다는생각마저 듭니다” 통일 후 한동안 실직했다가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며 근근히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는 마르틴 숄츠(36)씨의 하소연이다.통일 후 서독경제에 편입되면서동독지역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량 감원으로 실업자들이 급증하면서,요즘 동독지역에서는 숄츠씨처럼 동독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스탈기는 동쪽(Ost)과 향수(Nostalgie)’를 합친 독일식 신조어.동독 시절에는 일자리를 잃을 걱정이 없었을 뿐 아니라,‘실업’이라는 단어 자체도아예 없었다. 당시는 일자리가 있으면서도 일할 필요가 없이 그런대로 살 수있었던 세상이어서 동독인들은 그때 그 좋았던 시절에 매달려 연연하고 있는것이다. 오스탈기의 바람은 베를린 장벽붕괴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절정에 달했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게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SPD)이 ‘오스탈기의 역풍’을 만나 연전연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라이프치히에서 만난 위르겐 뢰버(47)씨는 “노동자·농민의 나라 동독시절에는 모든 것이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인간과 인간의 대화도 그리 복잡하지않았다”며 “내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때가 동독시절이었다”고 말한다. 서독지역 주민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동독지역 경제재건을 위해 서독지역의 돈을 쏟아붓다보니 더많은 세금을 내도 사회복지 혜택을 줄어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남편 직장을 따라 본에서 동독 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오데르로 이주한 40대 중반의 티나 크로네(여)씨는 “나는 처음부터 ‘외국인’이었다.동독에서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은 상상이상 이었다”며 “이런 적대감이 극우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 [統獨과 한반도 통일](2)동독지역의 발전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연방의 수도 베를린에서 통일후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동베를린 중심부의 포츠담광장이다. 통일 이전만 해도 황무지처럼 버려졌던 이곳이 차세대 건축기법으로 건설된다임러-크라이슬러 및 소니센터 등이 들어서 위용을 자랑하는 등 21세기 유럽을 선도하는 신도시의 새로운 중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힘입어 IBM 등 세계 다국적기업들은 유럽본부를 베를린으로 옮기기 위한 치열한 사무실 확보전에 들어갔다.러시아·폴란드·헝가리 등 동구권 국가 기업이나 은행의 70% 이상이 서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베를린을 꼽고 있다. 베를린시 의회 국제문화관계소위 외르그 잉고 베버 위원장은 “포츠담광장을 중심으로 동서로는 프랑스와 러시아를,남북으로는 스웨덴과 이탈리아를서로 연결하는 국제철도 건설계획이 2000년대 중반이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과 인접하고 있는 브란덴부르크주도 경제개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물류 교통망 정비작업 뿐 아니라 쉔펠트 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건설하는 등본격적인 사회간접시설(SOC) 사업을 벌이고 있다.물론 베를린∼함부르크간고속철도 건설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역동적인 성장에 힘입어 동독지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서독지역의경제수준을 쫓아가고 있다.주요 산업구조가 새롭게 구축되면서 통독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 되기 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호텔이 이제 어느 곳을 가든 1∼2개쯤은 쉽게 눈에 띈다.카페·레스토랑·주유소·은행·슈퍼 등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바이마르·데사우·뷔텐베르크 등 동독지역의 중소도시 어디를 가도 동독시절의 국민차인 트라비(트라반트)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벤츠·피아트·도요타 등 외국차들이 즐비하다.뷔텐베르크에서 만난 조스네 팔켄탈(28)씨는“통일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며 “이곳에서는 주택과 건물 등 주변환경과 월급이 많이 올랐다”고 전한다. 98년 독일의 국민총생산(GNP)은 3조8,000억마르크(약 2,470조원)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1인당 국민소득도 4만6,400마르크(약3,016만원)나 된다.89년 동독의 18,700마르크(약 1,220만원)에 비하면 8년새 약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동독지역 가구의 71%가 승용차를 갖고 있고,가전제품의 구비율은 오히려 서독지역보다 높다.동독사람들의 급속한 생활수준의 향상 이면에는 통일 이후서독지역의 많은 돈이 동독지역으로 이전되면서 소비분야에 집중 투자된 점도 작용한다. 각종 경제·사회 지표로도 잘 나타난다.99년 현재 동독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서독지역 1.5%보다 낮은 0.8%를 기록했다.최근 몇년간 고도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지금의 저성장세는 그동안 고도성장에 따른조정기로 보면 된다. 통일후 동독지역은 지난 92년 7.8%,93년 9.3%, 94년 9.6% 등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다. 독일경제의 성장은 지난 10년동안 소득·주거 등 모든 부문에서 동독지역사람들의 생활만족도를 높였다.동독지역인들의 생활만족도는 93년 48%,94년59%,95년 61%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할레경제연구소 뤼디거 폴 소장은 “동독지역의자동차산업·정밀공업·광학·의료기술의 생산성은 이미 서독지역을 능가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러나 “600만명의 산업인력중 아직 500만명이 취업을 못한 게 문제”라고 진단한다. 독일 연방정부의 동독지역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연방정부는 동독지역의 경제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5억마르크를 투자,연구능력과 혁신력을 육성하며 ▲주거시설 현대화를 위해 100억마르크의 융자지원금을 중점 지원하고 ▲5억마르크를 투입,청소년 직업교육훈련에 지원하기로했다. 그러나 동독지역의 경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가장 중요한 것이 서비스분야가 낙후해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비회사나 임대회사 같은 단순 서비스업종이 대종을 이루고 있기때문이다.서독지역보다 광고에이전트·계리사·변호사 등이 매우 부족하다. khkim@* 東베를린 소재 카우프호프 백화점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전 동 베를린의 중심가 알렉산더광장 맞은편에 자리잡은 카우프호프백화점은 통일후 시장경제 체제에 가장 빨리 적응한 대표적인 동독기업으로 꼽힌다. 동독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일요일 개점을 시작했고 인기 연예인을 초청,사인회를 갖는 등 자본주의 판매방식을 도입했다.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동베를린 지역 교회들은 ‘단골손님’을 잃어버리게 됐다며 아우성을 치지만,대부분의 동베를린 시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컴퓨터회사 사무원으로 근무한다는 30대 중반의 페라 렝스펠트(여)씨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따로 쇼핑할 시간이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며 “카우프호프의 일요개점 이후 여유있는 쇼핑을 할 수 있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 카우프호프의 일요개점은 사실 변칙이다.현행 독일 폐점시간법에 따르면 특별행사로 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점할 경우 전날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만 개점하도록 규정돼 있다(일요개점을 하지 않으면 토요일 오후 4시까지 개점할 수 있다). 따라서 카우프호프는 이 규정을 활용해 매주 ‘아시아·태평양주간’등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일요일에 문을 연다.토요일 2시간을 손해보더라도 일요일 5시간동안 더많은물건을 팔겠다는 속셈이다. 카우프호프가 새바람을 일으키자 동베를린의 다른 백화점들을 비롯,각종 서비스업체들도 일요개점에 나서고 있다.현재 일요개점을 하는 곳은 500여 곳에 이른다. “법률규정 따위가 나와 무슨 상관입니까.토요일 늦게 까지 근무하다가 일요일에 쇼핑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헤르베르트 베커(45)씨는 거의 모든 시민들이 일요개점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한다고 전했다. 카우프호프는 최근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이곳 백화점들이 생각도 못한 연예인 초청 사인회를 마련,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의 인기연예인 힐데가아트 크네프의 초청 사인회를 가졌다.카우프호프의고위관계자는 “사인회가 열린 1시간반동안 3만여명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며 “이번 일요개점 5시간동안의 판매액은 평소 11시간의 매출액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 지구촌 곳곳 새천년맞이 축제

    [워싱턴·런던·도쿄 외신종합] 전세계는 구랍 31일 갈등의 세기를 마감하고 화합속에 새천년 맞이 축제를 벌였다. ?미국에서는 수도 워싱턴과 뉴욕 등 각지에서 새 천년 맞이 축하행사가열렸다. 수도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 등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3시간동안 계속된 새천년 맞이 행사는 워싱턴 기념탑의 조명 점등으로 절정.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는 250만∼300만명의 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크리스탈 500여개로 싸인 밀레니엄 공과 4t의 색종이 오색띠가 자정직전 떨어지며 새천년을 축하. ?유럽에서는 폭죽으로 새천년 도래를 축하.런던에서는 1일 0시 대형 시계탑 ‘빅벤’의 시계소리가 울려퍼지자 2,000발의 폭죽이 터지며 시가지를 뒤덮기도.12억달러를 들인 밀레니엄 돔 행사장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 등 정부 요인들과 1만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올드 랭슨’을 합창. 베를린시는 통독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주변 광장과 지게스 조일레(승리탑)에서 알렉산더 광장까지 5㎞ 구간에서 200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이저쇼를 전개. ?도쿄도는 도쿄만 오다이바 만에서 인기가수 등이 참여한 새천년 맞이 행사를 열었으며 시민들은 전국 사찰이나 신사를 찾아 참배하는 모습. 중국 베이징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주석,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주룽지(朱鎔基) 국무원 총리 등 최고 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중화세기단(中華世紀壇)’에서 레이저쇼와 용춤과 사자춤판이 연출.태국에서는 자정무렵 왕궁 부근 루앙광장에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나이를 의미하는 72발의 폭죽이 상공을 수놓았다. ?분쟁으로 한세기를 마감한 중동과 아프리카는 평화에 대한 기도로 새천년을 환영.이스라엘의 베들레헴 수태교회 앞 구유광장에서는 31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주민과 관광객 등 2만여명이 바라보는 가운데 평화를 상징하는2,000 마리의 비둘기들이 조명과 불꽃놀이 포가 터지는 밤하늘을 배경 삼아비상.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31일 오후 11시부터 20분 동안 TV 연설을 통해 21세기를 공업화 시대로 만들어야 된다고 역설.
  • 세계지도자 새천년 메시지

    [워싱턴 유엔본부 베를린 모스크바외신종합]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30일 새천년 메시지를 발표,인권과 자유가 보장되고 평화가 깃든 번영된 미래사회를 건설하자고 역설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30일 새천년에도 세계 곳곳에는 실업과 폭력,질병,환경파괴 등 위험요소들이 국경을 아랑곳않고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아난총장은 “이러한 위협을 극복해 내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새천년을 맞아 차별이 없고 모든 이들에게 기회가 보장되는 미래의 미국을 상상해 보자”면서 “새천년에는 모든 국민이 편견과 경제적 불의,디지털시대의 빈부차 등으로 소외당하지 않는 ‘하나의 미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과거 나치의 망령을 잊어서는 안되며 “독일이 미래사회로 순조롭게 진입할 수 있는 것은 나치 시대의 잘못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신년 메시지를 통해 “정부의 힘이 과도할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국가는 보다 많은 자유를 국민들에게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뉴 밀레니엄의 전개] ‘남북통일’ 각국 언론사 시각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새로운 세기 세계 평화를 향한 관건이자 필수명제다.새 세기에도 한반도는 지척으로 다가올 통일과업 앞에서 남과 북이,그리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축을 벌여나가는 격전장이 될 것이다.북한의 개혁개방,남북통일이라는대단원의 막은 새 세기 어느쯤에 이뤄질 것인가.새 세기 한반도 주변에서 펼쳐질 기상도를 워싱턴의 대한매일 특파원과 서울에 나와있는 각국 주요 언론사 특파원의 시각을 통해 집중 진단해본다. ◆미국 시각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의 대 한반도정책은 동북아시아지역의 안정과평화유지라는 대명제에 따라 이뤄진다. 최근 북한과 이뤄진 일련의 완화조치들은 이 커다란 대의명제 하에서 조직되고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와 올해초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북미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지역의 안보와 평화유지라는 명제를 가장 극명하게보여주는 정책실행의 단면이다. 단기적으로 핵의혹을 해소하고 계속되던 미사일 발사실험의 유예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당면한 미사일·핵확산금지에 더 초점을 둬 한국의 한반도 통일이라는 최종목표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한다. 어쨌든 그동안 북한의 핵의혹과 미사일발사 위협 등이 간헐적이나마 꾸준히이어진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에서 다소 해소되거나 정지된 것은 새해 한반도지역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미국은 99년 한해동안 계속된 설득끝에 결국 북한이 대화의 장에 임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최근 북한은 외무성 성명에서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클린턴 행정부와는 대화를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북한의 대화의지는 강렬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이다.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이번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물론 북한의 미국과의 대화는 체제를 위협하는 계속된 극심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노린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지난 수년동안과 같은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대화의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북한은 미국과는 물론 경제적·외교적 실익을 노린 한국과의 직접적인 대화 역시 비록 형태는 달리할지라도 속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새해 첫 북미관계의 하이라이트로 떠오를것이다.북한측에서 아직 고위급회담을 위한 대화 준비가 덜 됐다는 분석이있지만 어쨌든 북미회담은 미국이 북한을 국제사회에 이끌어내고 체제의 완만한 변화를 꾀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인 북미수교의 첫단추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고위회담을 반드시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성과는 어느 선까지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hay@] ◆중국 시각 20세기 지난(至難)했던 한반도 문제는 풀리지 않고 금세기로 넘어왔다.그러나 21세기를 맞아 한반도 정세에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크게 보아4가지다. 첫째,북한과 미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북한의 경제제재를 완화한데 대해,북한측이 미국과양측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북·미 고위급 회담에 동의하고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적극 호응하고 있다. 둘째,긴장완화를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미국·북한·중국간의 ‘4자회담’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지금까지 6차례에걸친 회담의 성과로 볼때 4개국은 협상 시스템을 계속 가동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북한·일본관계도 해빙 조짐이 무르익고 있다는 대목이다.지난해 12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를 단장으로 한 일본 초당파의원단이평양을 방문,북한측과 7년동안 중단됐던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수교협상을 벌이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이와 함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도 최근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해제하겠다고 화답했다.북·일 관계정상화 회담의 개최는 얼어붙었던 양국관계가 서서히 풀릴 가능성을 예고하고있다. 넷째,남북 민간교류와 경제합작 사업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금강산관광,현대그룹의 공업단지 조성,남북 농구대회,남북 가수공연,남북교역의 증가 등은 남·북한 민간 및 합작교류의 성과를 의미한다.이는 앞으로 남북한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적 토대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취약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99년 6월 남북한간의 서해교전이 잘 설명해준다.한반도는 동북아의 잠재적 화약고로 남아 있다.수십년간 적대시하면서 대치해온 데다 계속된 상호간의 제재 및 통제정책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어렵게 하고 위기를초래할 수 있는 복병이다. [가오하오룽(高浩榮) 중국 신화통신 서울특파원] ◆러시아 시각 한반도는 종말을 고한 20세기 중 가장 극적인 일들이 많았던,끊임없이 정치적 대립과 격동을 경험했던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러시아는 한반도와 역사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탓에 지난 수백년 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에직·간접적으로 개입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21세기와 새 천년의 시작은 양국간 국교정상화 10주년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지난 10년동안 서울과 모스크바는 상호관계에서서로 다른 경험을 해왔다.그러나 대체적으로 한·러관계라는 기관차는 현재가속도를 얻고 있으며 ‘친밀한 우호관계’라는 이름의 역(驛)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양국간의 정치관계에서 특히 중요했던 대목은 지난해 옐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다.이는 97년 12월과 98년 8월의 한국과 러시아 경제위기 이후 다소 냉랭했던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또한 이고르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예브게니 셀레즈뇨프 국가두마(하원) 의장의 방한 등 다른 공식적 접촉도 있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보브린 아이스 발레단의 성공적 내한공연과 타간카극단의 공연 ‘아프간’에 대해 언급하고싶다.이 비극의 내용은 관객의 마음에 매우 가까이 다가간듯하다. 새해는 양국 지도층의 방문 뿐아니라 무역,경제,과학 및 기술협력 회의 등 많은 교류계획이 있다.한국 음악애호가들이 올해도 볼쇼이 오페라의 공연을 즐기기를희망한다.양국관계 10주년 기념 한·러포럼 계획도 있다. 한·러우호협회 의장인 비탈리 이그나텐코 이타르 타스통신 사장과 후원단체들이 러시아 박물관에 소장중인 양국관계 역사를 포괄하는 외교문서,공예품과 귀중품,19세기 양국 조정의 전통의상 등을 보여주는 전시회의 서울 개최를 추진중이다.이는 러시아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소중한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볼때 한반도를 둘러싼 새해 정세는 원만한 양국협력 하에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블라디미르 쿠다호프 러시아 이타르 타스 서울지국장] ◆일본 시각 올해 한반도 정세를 푸는 키워드는 ‘대화’다.북한내부에서 대화노선을 둘러싼 대립이 있어 한반도에 곧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큰 흐름을 볼 때 대립이나 긴장을 초래하는 요소는 적고 북한 및 주변국을 둘러싼 토론의 장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흐름을 구체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일이 가능한지가 초점이 될 것이다. 우선 북한과 미국을 살펴보자.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회담에서북한 고위관리의 방미에 대해 합의했다.방문시기,논의내용은 명확하지 않지만 방문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대북(對北) 경제제재도 한층 완화돼 국교정상화까지 내다본 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초 일본의 초당파 의원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올해안에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을 재개하는데 합의했다.일본도 예상치 못했던 큰 진전이었으며 얼어붙었던 양국이 관계개선을 향해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낸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98년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일관계가 급속히 차가워진 것처럼 양국이 다시 어색해질 가능성도 적지않다.일본인 납치 의혹이나 미사일 발사의 전면중지 등의 조건을 일본측에서 제기하면 북한은 식민지배때의 보상금 등을 내걸어 대화는 간단히 중단될 것이다. 단지 북한은 최근 경제재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일본으로부터 식량지원이나 경제협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하고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국교정상화교섭은 예상외로 빨리 진전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한의 대화는 지난해 6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차관급회담이 결렬된 이후 끊긴 상태다. 총선이 있는 올해도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는 어려울 것이다.6월의 차관급협의에서도 한국정부가 먼저 비료를 보내는 대폭적인 양보를 하면서도 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당하는 등 북한측 외교전략에 휘말려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기 때문이다.현시점에서 대화를 재개한다면 야당측에게 절호의 공격요인을 제공할 따름이다. 그러나 좋은 요인도 있다.남북간 경제분야의 교류가 진행되는 일이다.대화재개의 토대가 될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담 직후 인 지난해 9월18일 임기중에 반드시 한반도 냉전구도를 종식시킨다고 강한 결의를 표명했다.이런 의미에서 4월 총선이 끝난뒤 다시 한번대화재개의 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고미 요지(五味洋治) 일본 도쿄신문 서울특파원
  • [統獨과 한반도 통일](1)베를린시대의 개막

    20세기 동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의 대표격으로 인식돼온 독일은 올10월 분단극복,즉 통일 10주년을 맞는다.20세기 뼈아픈 이념의 상흔(傷痕)을 딛고 미국·일본에 이어 경제규모 세계 3위의 대국으로 발돋움한 통일독일은이제 21세기 초강대국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베를린 장벽붕괴10주년을 맞아 새 수도 베를린으로 천도(遷都)함으로써 준비작업도 완료했다.새 세기의 첫날,통일독일의 현장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를 돌아본다.그리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줄 21세기,우리에게 다가오는 통일독일의 의미를 5회에 걸쳐 재조명해 본다.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과거 분단의 아픈 생채기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21세기를 맞아 명실상부한 유럽대륙의 맹주로 도약하기 위한 건설의 굉음이 요란하다.지난해 9월 새단장뒤 문을 연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는 여러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다.의사당 앞에,대형 녹지를 조성하고 대통령과 총리 관저,정부 청사들을 한데 묶는 ‘연방정부 구역’을 만드는 공사 현장에는 기중기들이 바삐 움직이고 각종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베를린의 중심부 포츠담 광장에서도 다임러-벤츠,일본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최첨단 고층건물을 세우는 등 ‘21세기형 도시’건설을 위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통일 10주년을 맞는 독일의 새천년 청사진이 베를린에서부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독 10주년을 맞으면서 독일은 인구 8,200만명,국내 총생산(GDP) 3조8,000억마르크(약2,470조원)로 경제대국으로올라섰다.독일정부는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럽 속의 독일’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실제로는 ‘슈퍼파워의 독일건설’이라는 복안을 깔고있는 셈이다. 독일의 활기찬 모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지난 88년 경제성장률 3.7%의 활황을 구가하던 독일의 경제가 통일된지 3년만에 -1.8%로 곤두박질쳤다.해마다 연방예산의 30%를 동독지역에 쏟아부었지만 20%에 가까운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더욱이 세금인상과 사회보장 혜택 축소 등 갖가지 긴축 조치들이 나오면서 98년 공공부채는 통일전의 2.5배인 2조3,000억마르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최근 몇해동안 경제사정은 크게 달라졌다.93년 -1.6%성장을 고비로98년에는 2.3%의 성장을 일궈냈고,물가도 1%대에서 잡혔다.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이현표(李賢杓) 문화원장은 “통일의 대가로 독일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700억 마르크에 이르고 실업자도 430만명을 넘었지만,통일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독일인들은 별로 없다”고 전한다. 독일의 경제 발전상은 라이프치히·드레스덴·뷔텐베르크 등 옛 동독지역에 가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곳곳에 주택과 고층빌딩,쇼핑센터가 들어서는등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상점에 진열된 상품이나 도로,철도의 시스템은 서독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통일당시 서독 평균치의 40%에 미치지 못했던 동독의 임금수준은 80∼90%수준으로 뛰어올랐다.할레 경제연구소뤼디거 폴 소장은 “아직 동독지역의 경제가 서독지역의 생산성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동독지역의 산업은지난 92년부터 연평균 11%라는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이루며 단기간에 국제시장에 진입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통일 독일의 뒤안길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통독후 서독은 10년동안 동독지역에 투입한 정부예산은 1조5,690억마르크(약 1,020조원)를 넘는다.해마다 서독 GDP의 4∼5%를 투자했다.역사상 동독재건 프로그램보다 규모가 큰 지원사업은 없을 정도다.그럼에도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18.2%로 서독의 2배 가까이 된다.일부 지역에서는 25%를 웃돈다.산업생산에서동독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15%이고 수출 기여도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지역간의 정신적 분열도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크고 깊다.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을 배은망덕한 ‘오씨’로,동독인들은 서독인들을 오만한 ‘베씨’로 비아냥거릴 정도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다.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가 통일은 미완성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위해 심리적 장벽을없애는 사회통합을 유도해내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점을 의식한 것이다. khkim@ * [인터뷰]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교수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 통일은 지난 90년 8월말 동서독 통일 기본조약 체결 이후 갑자기 이뤄지는 바람에 크고작은 경제·사회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하지만 옛 동독주민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예상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어 혼란상이 적은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일 통일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 교수(55·동아시아학 전공)는 통일의 가장 큰 의미는 동서독이 하나가 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로 등장한 것이라며 통일후 동독지역의 통신·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크게 발전한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페닝 교수는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서독으로 탈출,베를린 자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한국을 4차례나 방문,강연을 했을 정도로 남북관계에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독일 통일로 부상한 이면에는 동서독간 빈부격차와 사회복지제도의축소 등에 따른 심리적 갈등과 서독주민들의 동독지역 부동산소유에 대한 귀속여부 등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과제도 안고 있어 사회통합에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동독출신 주민들은 동독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마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닝 교수는 남북관계와 관련,“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의 케이스가 달라말하기 곤란하다”며 과거 동서독은 통신·상호방문·우편 등 끊임없이 교류해온 점이 통일의 기틀이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남북간 접촉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인 자신의 문제이므로 한국 사람들이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 상호간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우리가 희생하면서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람들이많다는 게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 그는 통일 비용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장래에 대한 투자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남북한의 제도적 차이 등으로 단시간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페닝 교수는 남북한의 경우 경제적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력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美 ‘밀레니엄 타임캡슐’묻는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이 새천년을 맞아 지난 세기의 기념물들을 담은타임캡슐을 만들고 있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부인 힐러리여사와 함께 31일 자정 워싱턴 국회의사당앞에서 밀레니엄 타임캡슐 모형과 함께 캡슐에 담을 물품 목록을 공개할 예정이다.새해 봄 봉인작업과 함께 매장될 이 타임캡슐은 100년 뒤인 2100년 다시 개봉될 예정이다. 이 타임캡슐 아이디어는 힐러리여사가 “무엇가 금세기를 기념할 물건을 만들고 후세에 인류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담아 남기자”는 취지에서 제안한것으로 알려졌다. 매장될 품목은 38종으로 타임 캡슐은 길이 1.3m,폭 2m,깊이 62㎝의 금고.타임 캡슐 모형은 31일 공개행사에 이어 연휴기간중 스미소니언역사박물관에전시될 예정이다. 목록중에는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 해방 장면을 담은 사진,일본 나가사키에떨어진 원폭이 버섯구름을 일으키면서 폭파되는 사진등이 있다.결코 인류의자랑거리가 아니라 오점이랄 수 있는 것들이다. 20세기 민주주의 승리를 기념하는 베를린 장벽 조각과 2차대전에 참전했던한 군인의 철모,노숙자들의 사진등도 현실반성의 한 부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현실을 자랑할 만한 것으로는 컴퓨터,무선전화기,헨리 루이스 게이츠가 만든 흑인에 관한 백과사전 CD,반도체,코닝 도자기,자동 번역기,우주에서 찍은 지구사진 등이 있다. 인류의 정신생활을 함축한 것들로는 체로키 인디언들의 사라진 85개 문자,권리장전,소설 ‘분노의 포도’원고,달에 첫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에 관한이야기,루이 암스트롱의 트럼펫,아칸소주 콘웨이시의 한 지방신문,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의 미국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연설문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실 세태를 상징하는 것으로는 패스트 푸드와 편의점을 컴퓨터로 합성한사진과 만화영화 포케몬 장면도 담겨있다. 100년 뒤 이 타임 캡슐을 열어본 후손들은 지금의 인류에 대해 과연 어떤평가와 해석을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hay@
  • [‘99 외교결산] (상)4강외교 인프라 구축

    20세기 마지막을 장식한 99년 한국 외교의 최대 화두는 ‘한반도 평화정착’이었다.한반도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이어진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고 세계유일의 ‘냉전(冷戰)지대’를 화해와 공영의 장으로 전환하자는 목표였다. 우리 외교는 포용정책이란 큰 틀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4강외교의 ‘외교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다졌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평이다. 북한 ‘연착륙’이라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호응하면서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한 북·미 관계개선 및 북한 대외개방을 간접 유도하는 형태를 띠었다. 그러나 올 중반까지만 해도 대북 포용정책은 곳곳에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남·북,북·미간의 정치·군사적 긴장요소가 끊임없이 돌출하면서 한반도는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속에 갇혔다.‘금창리 핵의혹’과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를 둘러싼 북·미간 ‘벼랑끝 대결’과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월경으로 촉발된 ‘서해교전’은 한반도 냉전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사건이었다. 이런 와중에서 한·미·일 3국공조를 통한일관된 포용정책과 ‘위기 분산관리’전략이 효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정부 당국자는 “북한문제의 국제적 확산을 막는 국지화 전략이 성공해 한반도 평화유지가 가능했다”는 총평을 내렸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 3단계 냉전해체 구도를 제시한 ‘페리구상’의 실현여부는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최대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지난 9월 북·미 베를린 회담에서의 ‘빅딜’,즉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유예 및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합의가 분수령이 됐다. 북·미 관계개선(1단계)→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중단(2단계)→한반도 냉전종식(3단계)으로 이어지는 ‘페리 구상’에 북한이 어느 정도나 호응할지가관건이다.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체제유지와 경제회생을 위해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선뜻 미국의 세계전략을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북·미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거래를 고집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도 한국 외교사령탑의 고민거리다.북·미 관계개선을 둘러싸고 내년 미국 대선도 새로운 변수다.더욱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공화당의 ‘채찍 전략’이 실제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미·일·중·러 등 한반도 4강외교의 성적표는 기대이상이었다.역대정권 가운데 가장 안정된 ‘외교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한 ‘페리 보고서 도출’과 한·일간 21세기 동반자 관계 설정,한·러 정상회담을 통한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한·중간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 심화 등으로 요약된다. 사상 처음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9월 뉴질랜드)과 한·중·일 정상회담(11월 마닐라)으로 이어지면서 21세기 ‘동북아시대 도래’를 예고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이란 양대 산맥에서 동북아 공동체 출범을 주도하면서 21세기 생존전략을 찾으려는 한국의 노력이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 연재를 마치며

    이 연재의 목적은 광복 이후 오늘까지,20세기 후반기의 한국문학이 정치사회사적으로 당했던 검열과 규제와 탄압의 양상을 시대별로 정리하려는 것이었다.주로 작품을 중심으로,그것도 사회체제나 정치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만다뤘기 때문에 몇몇 필화 사건들은 빠졌다. 예컨대 지역감정을 유발하여 투옥까지 당했던 조영암의 ‘하와이 근성 시비’라든가,역시 같은 이유로 월간 ‘문학사상’을 몇 호 정간 당하게 만들었던 오영수의 ‘특질고’같은 사건인데,다른 자리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비화되진 않았으나 독재자에 의하여 슬그머니 폐기처분 당해버렸던 서정주의 ‘이승만박사 전기’(1949)도 흥미있는 사건이었다.진보당가의 작사 시인 박지수,김동명 시인의 국가보안법 반대 논설문,소설 ‘오발탄’ 때문에 교직에서 쫓겨난 해직교사 제1호 이범선,이병주·송지영의 민족의식이 강했던 논설과 투옥 사건,단편 ‘임진강’으로 곤욕을 치렀던 유주현,희곡 ‘수치’로 물의를 빚었던 시인 구상,통혁당 관련으로 치도곤을 당했던 조동일·임중빈,동베를린 사건 관련의 천상병,1974년 문학인 사건의 이호철·정을병·김우종·장백일,긴급조치로 구속 당했던 김지하,언론인 해직기자 김병익,남민전 사건의 김남주 시인,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송기원,대학에서 해직 당한 김병걸·송기숙·백낙청,민족문학작가회의에 의한 여러 차례에 걸친 각종 집회와 시위로 끊임없이 연행 당했던 고은·신경림·민영·박태순·이문구·조태일·채광석·김정환,노동해방문학 사건에 연루되었던김사인·임규찬·정남영 등등은 문학인의 직접적인 사회참여 활동이 가져왔던 변혁운동의 일환이었다. 1990년대 이후에도 문학인은 가장 앞섰다.세칭 ‘문학인 방북 사건’ 제1호는 작가 황석영이었다.1989년 3월 20일,남한작가로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황석영은 북한을 방문,아마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북한인사들과 가장 넓은지역을 두루 다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그는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4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면서 기행문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신동아’와 ‘창작과 비평’에 연재하다가 필화를 일으키기도 했으며1993년 귀국,구속되었다. 두 번째 방북 문인은 시인 박영희였다.그는 1991년 4박5일 동안 방북했다가7년의 수감생활을 겪어야 했던 불굴의 시인이다.1962년 무안에서 출생한 이시인은 중학 2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상경,공원·구두닦이·신문배달·건축공사장 인부 등 밑바닥 인생을 체험하면서 시집 ‘조카의 하늘’‘해뜨는 검은 땅’을 냈다.박시인은 일제 치하의 광부 징용을 서사시로 쓰기 위해 그취재차 방북을 감행했으나 전혀 목적을 이루지 못하여 아예 일정을 앞당겨귀국,즉각 투옥당했다. 세 번째의 방북은 작가 김하기였다.부산소설가협회 소속회원들과 백두산 등정 후 연길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나중에 월북으로 밝혀졌던 이 사건은분단 민족사에서 가장 ‘문학적인 사건’으로 꼽을 만하다. 문학은 사회정치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에로티시즘과도 끊임없이 마찰했다. 박용구의 ‘계룡산’ 이후 박승훈,염재만으로 이어졌던 외설시비는 마광수와장정일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루면서 20세기를 마감한다. 20세기 세계 문학사에서 변혁으로서의 문학운동은 아마 한국이 가장 풍성한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며,이것은 21세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임헌영 문학평론가]
  • AP선정 20세기·1999년 10대사건

    [워싱턴 AP 연합] 세계적인 통신사인 미국의 AP통신은 21일 ‘99년 세계 10대 사건과 20세기 10대 최대사건을 각각 선정했다.전세계 36개국의 74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뽑았다. ◆ 20세기 10대사건 1.미국,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45년) 2.러시아 혁명으로 공산정권 등장(17년) 3.독일, 폴란드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 발발(39년) 4.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 달 착륙(69년) 5.베를린 장벽 붕괴로 소련 붕괴(89년) 6.연합군 나치 독일에 승리(45년) 7.세르비아 왕세자 암살 제1차 세계대전 발발(14년) 8.라이트 형제 동력 비행기로 공중 비행(03년) 9.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 발견(18년) 10.‘에니악'등장 컴퓨터 시대 도래(46년)◆ 20세기 10대사건 1.코소보 잔학행위와 나토의 유고 공습 2.클린턴 美 대통령 성희롱 고소사건 종료 3.터키 지진… 1만8,000여명 사망 4.동티모르 독립투표와 유혈 폭력사태 5.러시아, 체첸 무력공격 6.뉴밀레니엄과 Y2K에 대한 기대와 우려 고조 7.수백명이 사망한 인도-파키스탄 국경분쟁 8.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타이완(臺灣) 지진 9.세계 경제 및 주식시장서 미국 영향력 증가 10.터키 쿠르드반군 지도자 오잘란 체포 및 사형 선고
  • 러“그로즈니에 경찰 투입”

    [모스크바 베를린 AFP AP 연합] 러시아는 16일 서방의 체첸사태 정치적 해결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함락이 임박했으며 이에따라 경찰대 투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날 전투기와 포병 부대를 동원,그로즈니에 대대적인 포격을가하는 한편 곳곳에서 체첸군과 시가전을 벌이면서 도심쪽으로 진격을 시도했다. 러시아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황폐화된 그로즈니에는 현재 약 2만∼4만명의주민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노약자가 대부분인 이들은 피난할 수단이 없거나 공포에 질려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전차포와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2,000여명의 체첸군도 곳곳에 잠복한채 도심으로 진입하려는 러시아군을 공격하고 있다.그러나 체첸 파견 최고지휘관인 알렉산더 바라노프 장군은 “러시아 경찰부대가 연방군의 지원을받아 그로즈니를 장악하기 위한 특별 작전을 준비중이며 그로즈니가 곧 해방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 [외언내언] G20회의

    경제학에 ‘죄수의 딜레마’란 게 있다. A,B 두명의 범죄용의자가 경범죄로 걸렸다.더 무거운 죄를 숨기는 인상이다. 검사가 A에게 넘겨짚는다.“다 불어봐,그러면 5년 징역이면 끝나.그러나 네가 부인하는데 B가 다 불면 너는 10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될 거야”B에게도똑같이 설득한다. A,B두 사람의 최선책은 중죄를 끝까지 잡아떼는 것이다.그러면 경범죄 1년이면 족하다. 서로 격리된 A,B는 결국 상대방만 털어놓는데 따르는 위험(10년형)을 피하기 위해 모두 자백한다.그래서 당초 경범죄보다 무거운 5년형을 살게 된다. 지난 75년 초강대국 모임인 G7(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와 캐나다)의 태동에는 바로 이런 ‘죄수의 딜레마’탈출 심리가 작용했다고 일본 경제학자 하시모토 주로는 색다르게 분석했다. 국제통화제도의 혼란,인플레,실업 등에서 중뿔나게 행동하다가는 세계가 타고 있는 배가 뒤집힐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선진 7개국이 그룹을 이룬 G7체제는 또 미국 독주에 제동이 걸린 것을 뜻한다.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사실상 유럽과 일본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질서로 수정한 것이다. 이들 초강대국들은 이런저런 나라들을 끌어들여 합의도 도출했지만 ‘죄수심리’가 가시지는 않았다.정치와 경제 현안에서 대립도 적지 않았다.지난 85년 초강세 달러가치를 낮추려 할 때는 G5(미국,일본,독일,프랑스와 영국)만 만나 ‘플라자합의’를 이루어냈다.올 6월에는 G7에 러시아를 추가한 G8회담에서 발칸 사태 등을 논의했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에는 G7이 개도국들을 초대,15개 개도국을 합한 G22를 구성했다.이후 G26,G33까지 등장했지만 모두 단명했다.지역별 안배에 치우쳐 대표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15∼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첫 모임을 가진 G20 회원국은 실질적인 경제적힘에 따라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아시아의 개도국으로는 우리나라와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되어 있다.여기서 미국과 일본은 국제통화기금 체제개편에서 충돌했다. G7회의 등은 “정치적 차원에서 거시경제정책을 다룬다”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굵직한 국제 정치와 경제현안의 방향을 잡아온 것은 사실이다.특히 G20는 금융 위기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개도국들의 공동 밥상에 어엿이 젓가락을 놓게 된 만큼 메뉴를 정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bruce@ 李商一논설위원
  • [외언내언] 독일의 강제노역 배상

    독일 수도 베를린 중심가 쿠담거리에 우뚝 선 ‘깨진 교회’는 유명한 관광명소로 많은 내외국인들이 찾는다.‘카이저 빌헬름교회’가 ‘깨진 교회’로 불리는 까닭은 2차대전말 연합군 공습으로 교회 윗부분 3분의 2가 날아가고 나머지 부분만 폭탄을 맞은 상태로 보존돼 있는 모습 때문이다.보수를 안한것은 전쟁의 상흔을 후대에 알려 역사의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에서다. 이 교회 인근에 세워진 ‘속죄의 이정표’도 깨진 건물 못지 않게 인상적이다.‘아우슈비츠 681㎞’,‘다흐하우 458㎞’등으로 씌어진 10여개의 표지는 과거 홀로코스트가 자행된 대살육의 현장을 알린다.대전(大戰)중 유태인들을 학살한 집단수용소를 가리키는 이 이정표는 나치의 만행을 참회하고 반성하자는 뜻에서 세워졌으며 독일의 주요 도시에서는 이같은 ‘속죄의 이정표’를 흔히 볼 수 있다. ‘속죄의 이정표’중 한곳으로 뮌헨근교에 위치한 다흐하우는 대전당시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홀로코스트의 공포를 담은 자료와 사진,소각로 등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학습과정에 포함돼 있어 어린 학생들이 인솔교사의설명을 들으며 참혹한 만행의 역사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자세가 외국관광객들에게는 다소 야릇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교훈으로삼으려는 독일민족성이 얄미울 정도로 냉철하게 느껴진다. 독일은 대전 피해국들에 대한 배상문제를 그동안 국가차원에서 끝낸 상태이다.다만 전쟁중 폴크스바겐·지멘스등 독일 기업에서 강제노역 한 외국인들에 대한 배상문제가 남아 있었으나 16일 100억마르크(52억달러)의 배상금 규모에 합의,연내에 해결키로 함으로써 전쟁 장본인으로서 국제법적 의무를 충실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웃이 좋아야 동네가 화목하기 마련이다.독일이 과거의 죄과를 인정하고피해보상에 능동적인데 비해 같은 전쟁의 가해자인 일본의 피해국들에 대한자세는 너무 미온적이다.독일이 전후 공동체안의 독일을 강조하며 통일과 번영에 노력했다면 일본은 자신만의 풍요로움을 추구한 나머지 역사의 책임의식과 이웃 나라의 아픔을 돌이켜 보는 여유를 잃은 것 같다. 종군위안부 문제가 그렇고 강제노역·포로학대·군표·미지급예금 등 전후배상 문제가 분출하고 있지만 처리가 지지부진하다.종군위안부 문제만해도처음에는 자료가 없다며 실체를 부인하다 자료가 나오자 불완전하다는 핑계를 대고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 국가배상은 안된다고 한다.남경 대학살과관동지진 학살도 마지 못해 인정하는 것도 솔직하지 못한 자세다.야속하다못해 얄미운 이웃이라는 생각이 든다.독일이 과거 멍에를 훌훌 털고 새 천년을 맞는 자세를 우리 이웃은 어떻게 볼까. [李基伯 논설위원 kbl@]
  • KBS‘…아리랑 난장’새해 첫날 방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작은 섬에 한국인 성을 딴 도로 ‘킴 로드’가 있다.이민온 지 30년만에 원목 수출업자로 큰 성취를 이룬 김영일씨가 지역사회에 끼친 공헌을 기리기 위한 것. 김씨는“특정 성씨가 아니라 한국인 전체의 성취를 상징하는 이정표”라며겸손해한다. 오는 31일 오후4시부터 32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될‘KBS 밀레니엄 대기획 코리아 2000’의 한 코너로,새해 첫날 오후3시50분부터 130분동안 방영될 ‘한민족 네트워크-아리랑 난장’(김성기 기획,이낙선 연출). 난장이란 제목이 시사하듯 다채롭게 꾸민다.우선 미 LA 산페드로공원 안의우정의 종각에서 새천년 남북평화통일 기원 타종식을 위성 생중계한다. KBS는 이 기획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홈페이지에 ‘난장 캠페인’‘비즈니스 네트워크’‘이야기 한마당’코너를 만들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의 대화통로를 마련했다.62년전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당했다가 이제 돌아와 군 막사에서 힘든 겨울나기를 하는 고려인들에게 살 집을 마련해주고,7만명의 고려인에게 모국어를 가르쳐줄 한국어학당 건립과 컴퓨터 제공을 위한성금접수 코너도 준비했다. 5대양6대주에서 활약하는 560만 한민족의 생활상도 현지취재를 통해 소개한다.지난 56년 단돈 56달러를 들고 미국에 건너가 현지 철골시장의 60%를 장악,올해 전미지역 기업인상을 수상한 백영중회장.그는 LA 한국어학당에 1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이밖에도 뉴질랜드 농토를 개간해 닭과 화훼농장을꾸린 한국인을 소개한다. 중국 심양의 조선족을 활용해 현지인들과 융화를 이루어내는 중광전자의 현지화 전략도 화면을 탄다.아울러 베를린의 광원·간호원 파독 35주년 기념식과 시카고·하와이에서 각각 열린 해외 한인 무역인대회와 재외동포 차세대지도자회의를 취재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나치 노역 52억弗 배상 합의

    [베를린 연합] 나치 독일의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금 협상이 독일 정부의 막판 배상금 증액 합의로 마침내 타결됐다. 피해자측 협상 대리인인 미하엘 비티 변호사는 14일 독일 협상대표와 피해자측 대리인이 100억마르크(52억달러)의 배상금 규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티 변호사는 이번 합의내용이 수일내에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돼 수차례 결렬위기를 맞았던 나치 강제노역 배상금 협상이 타결돼 독일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소송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지난주 피해자측은 독일측이 최종 제시한 배상금 최고액 80억마르크(기업부담 50억+정부부담 30억)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으나 독일 정부가 이날 부담금을 인상하는데 합의함에 따라 협상의돌파구가 마련됐다. 피해자측은 협상 초기에 200억달러(360억마르크)의 배상금을 요구한데 반해 독일측은 처음에 33억달러(60억마르크)를 제시해 양측의 입장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으나 피해자측이 전날 110억마르크까지 양보할 의사를 표명하고독일측도 정부출연금을 올리는 방법으로 100억마르크를 제시해 막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2차대전중 1,200만명을 강제노역에 동원했으며 이들중 현재 120만∼150만명 정도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8주년 기념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북한은 미국과의 정치적 신뢰관계를 확립했다고 판단하면 그뒤 대남(對南)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정부는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개선 노력을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건영 가톨릭대교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8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다음은 ‘베를린합의이후 주변 4개국의 한반도 정책’이란 제목의 박교수 주제 발표문 요지. 한국과 미국의 대북한 정책은 북한의 ‘위협’을 공동관리해야 하는 등 구조적으로 밀접히 연결돼 있다.두 나라의 대북정책은 서로 조응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거나 혹은 서로의 앞길을 막기도 했다. 88년 한국의 ‘7·7선언’은 그해 10월 부시 정부의 후속정책과 미·중 베이징 회담을 성사시켰다.이는 다시 그해 12월 한국의 남북고위당국자회담 제의 및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을 가져왔다.이는 상승작용의 예다.반면 김영삼 정부의 ‘고집’과 봉쇄에 기초한 대북정책은 북·미관계의 진전을 남북관계 개선과 연계시킴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의 운신 폭을 좁혀놓았던 반대되는 예다.이에 따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암흑기’‘대북 관계의공백기’를 초래했다. 한국의 햇볕정책으로 미국의 대북접근은 한층 넓은 운신의 폭을 얻었다.‘상호위협 감축을 통해 불안요소를 단계적으로 제거한다’는 미국의 실용주의적 대북접근은 한국정부의 전략적 주도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또 한·미의대북정책에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은 국익 계산에 기초한 전략적 분석만으론 충분치않다.북한 인권,체제개혁 문제 등 사회적 가치체계와 관련한 돌발변수가 북·미관계를 ‘궤도일탈’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운신의 폭은 좁아진다.4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치고 민간 경제교류 협력도 위축되며 햇볕정책을 좌초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점에서 한국정부는 북·미간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미국의 봉쇄를 불가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탄력적이고 입체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포용정책에 공감을표시하는 중국에는 북한에 대해 더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촉구해야한다.북한의 협력적 분위기를 조성·확대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이는 변화의 정의를 둘러싼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다.북한을 과거와 비교할 때 우리의희망만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관측된다.사회주의 헌법 개정을 통한개인소유 허용과 기업체의 독립채산제,원가 및 가격개념의 도입,여행자유 인정도 과거엔 생각지 못한 변화다. 북한은 중국·베트남보다는 더디게 변화하고 있다.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이국가들은 개방정책에 실패하더라도 생존엔 문제가 없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이 점에서 우리는 북한의 소극적인 변화에도 주목하고 격려해야 한다. 또 당국간 대화만을 남북관계 진전으로 보는 관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개선 노력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활용해야 한다. 미국과 정치적 신뢰가 구축됐다고 판단되면 북한은 자신감을회복,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한국정부가 ‘7·7선언’을통해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던 것도 당시 소련·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
  • 15일 첫 G-20회의 뭘 논의하나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은 15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우리나라의 위기극복 경험을 담은 ‘한국보고서’를 발표한다.권오규(權五奎)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우리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각국이 금융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것”이라고 한국보고서 발표 의미를 설명했다.G20회의는 선진국 모임인 G7과 신흥시장국간의 비공식 대화채널로 앞으로 국제 경제와 금융부문의 항구적인 협의체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회원국은 G7국가와 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남아공·사우디·러시아·터키·핀란드·호주 등이다.한국보고서중 채권만기연장 경험의 시사점을 요약한다. ■처리방식은 위기의 원인에 맞게 위기국의 채무상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위기가 유동성 문제에 기인한 것인지,아니면 구조적 문제에기인한 것인지를 구분,상이한 접근방식을 적용해야 한다.전문가들은 한국이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요청을 했을 때 채무유예방식이 제대로 기능하고있었다면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설명했다. 채무의 집단적 해결을 위해 IMF·세계은행(IBRD) 등 국제금융기구와 채무자,채권자 정부 등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결성하고 특별위원회는 위기국들에 ‘숨돌릴 여유’를 주기 위해 민간채권단에 대해 일정기간 일정채무의 만기연장을 해주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채무 유예기간은 채무재조정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제2선 지원자금의 역할 IMF·IBRD·아시아개발은행(ADB) 자금이 모두 집행되고도 부족할 경우 지원되는 제2선 지원자금을 마련할 때는 자금지원의 구체적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슈뢰더 獨총리,사민당 당수 재선

    [베를린 연합]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7일 집권 사민당 당수로 재선출됐다.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경쟁후보 없이 단독으로 당수에 출마한 슈뢰더 총리는찬성 433표,반대 58표,기권 11표로 8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오스카 라퐁텐이 당수직을 사퇴한 뒤 치러진 당수 선거에서 슈뢰더 총리는 76%의 찬성표를 얻는데 그쳤으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올들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해 궁지에 몰렸던 슈뢰더 총리는이번 당수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당의 단합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슈뢰더 총리는 당수 재선이 확정된 후 “매우 성공적인 결과”라면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기민당의 뇌물 수수 의혹과 불법적 정치자금 모금에 대해 집중적인 공세를 가함으로써 잇단 선거 패배 이후 침체된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치적 주도권을 회복하려고 하고 있다.
  • 회사중역·언론인 빨리 늙는다

    [베를린 연합]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회사 중역과 언론인들이 빨리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는 이탈리아의 모데나-레기오 에밀라 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도한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게로’를 인용,늙는 신호는 기억력 감퇴,막연한 불안감,탈모증상 등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회사 중역들은 중요회의를 앞두고 머리카락이 무더기로 빠지는 현상을 흔히보이며 기억력 감퇴로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스트레스는 이미 알려진대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심혈관 질환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이에따라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직업에 상관없이 35세가 넘으면 심혈관 계통의 질병을 조심해야한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 [집중취재 탈북자]

    * 실태와 과제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온 북한 이탈주민(탈북자).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지만 이념과 체제가 다른 우리나라에서 꾸려가는 제 2의 삶은 순탄치 않다. 대부분이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생활고로 고통을 받는다.주변의 부정적인 시각과 언어의 차이,외로움 등으로 좌절감에 빠지거나 범죄의 유혹에말려들기도 한다.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다. 통일부가 펴낸 ‘북한 이탈주민 생활실태’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로들어온 탈북자 수는 모두 1,048명이다.해방 이후 93년까지 해마다 10명을 밑돌았으나 올들어만 100명을 넘어서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탈북난민보호유엔청원운동본부(본부장 金尙哲변호사)가 지난 10월 중국 현지의 탈북 난민 1,383명을 조사한 결과,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 난민이 10만∼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체 관계자는 “중국 체류 탈북자들의 82.4%가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면서 “국내로 들어 오는 탈북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탈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 가운데 사망자와 이민자를 뺀 국내 거주자 836명 중 직업이 있는 사람은 회사원 123명,공무원·국영업체 직원 51명,전문직 종사자 25명 등 199명에 불과하다.자영업·농업 91명,임시직 101명,학생 76명을 포함시키더라도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절반에도 못미친다. 특히 90∼98년의 탈북자 308명 가운데 14%인 43명은 범죄를 저질러 남한사회에서의 부적응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5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지난 95년 북한을 탈출한 박모씨(38)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았지만 남한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한데다 후두암까지 걸려 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박씨는 “한달에 40만∼50만원이 드는 치료비는 고사하고 30만원이 넘는 아파트 임대료를 마련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을 돕기위해 97년에 만든 북한이탈주민후원회 관계자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계유지를 위한 직장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취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응교육을 실시하고 법정의무고용제도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명칭·대우 변천사 탈북자에 대한 대우는 탈북자 숫자가 증가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보상금과 혜택이 크게 줄었다.최근에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따뜻한 시선조차 받지 못한다. 60∼70년대 탈북자는 ‘귀순 월남용사’로 불리며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거액의 보상금과 주택이 무료로 제공됐다.직업도 알선받았다.정부가 북한의 정보를 캐고 ‘체제경쟁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90년대 들어 탈북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자 탈북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귀순 북한 동포’로 바뀌었다.보상금은 조금 줄었지만 주택과 직업이 법적으로보장됐다. 94년에는 탈북자 숫자가 52명으로 93년 8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용어는 ‘북한이탈주민’으로 바뀌었고 주거지원금과 정착금은 1,400만원으로 낮아졌다.또 이들이 제공한 정보에 따라 일정액의 보로금(報勞金)만 주어졌다. 황장엽씨 같은 거물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지원금을 주택 임대보증금과 가재도구 구입비로 사용하고 여분의 돈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린다. 하지만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동독 난민은 서독 국민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전제 아래 520만명에 달하는 탈 동독난민 문제를 해결했다. 서독은 90년 10월 독일 통일 전까지 난민들을 국경부근의 베를린과 기센 연방수용소에 거주하도록 한 뒤 16개 주정부 수용소에 분산 배치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관련 예산지원을 분담했다.각종 민간단체들도 이들의서독사회 정착을 도왔다. 탈북자들을 위한 체제적응센터를 운영하는 중앙대 이상만(李相萬)교수는 “탈북자의 90% 이상이 남한 사회 적응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이는 체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정부가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 탈북 한용수씨 고단한 삶 “처음에는 매일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젠 조금씩 적응이 돼 갑니다” 지하철 2호선 서울 방배역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는 탈북자 한용수(韓龍洙·25·인천 남동구 만수동)씨는 지난 4년여 동안 자본주의 체제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털어놨다. 지난 95년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획일성에 염증을 느껴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한씨는 “남한 사회를 배우는 데 꽤 비싼 수강료를 지불했다”며 그동안겪었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한씨는 96년 7월 정부에서 알선한 지하철공사에 매표원으로 취직했다.매표창구에서 표를 파는 단순한 업무지만 돈버는 재미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배웠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즈음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은 김모씨(30)등 4명에게 정착금 2,500만원을 빌려줬다가 한푼도 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떼였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승용차를 빌려줬다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변상도 받지못하고 폐차시킨 적도 있었다. 또 세상물정이 어두웠던 그는 “신용카드를 잠시 빌려달라”는 말에 신용카드를 빌려줬다가 그 사람이 카드로 구입한 자동차와 옷 때문에 연체료를 무는 등 낭패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피해를 당한 액수는 무려 4,000여만원이 넘었다. 한씨는 “풍요와 자유가 넘치는 것으로 생각했던 남한 사회가 사기꾼과 강도만 들끓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계속되는 사기에 북한을 탈출한 것에 후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빚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한씨의 월급은 전액 압류됐다.돈이 없어 이틀을 굶기도 했고,마을버스비 300원이 없어 30분 거리를 매일같이 걸어다녔다.북한에 있을 때만큼 비참한 생활이 계속됐다.서러웠다. 북에 두고온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자포자기에 빠진 한씨는 ‘잡히면 죽이고 죽겠다’는 심정으로 칼을 품고 자신에게 사기를 친 사람들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 “온통 분노와 증오로 가득차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한씨는 지난 8월 한 여인을 만나면서 모든 것을 용서했다.회사 동료들의 도움으로 빚도 조금씩 갚았고 그녀와 결혼도 약속했다. 한씨는 “그녀와 꾸밀 행복한 삶을 생각하면 그동안 겪었던 고통은 절로 잊혀진다”면서 “어려웠던 삶이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반드시행복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감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한씨는 “하루빨리 통일이 돼 북한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불효자식의 짐을 덜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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