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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옐리네크 작품세계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여성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57)는 지난해 국내 개봉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원작 ‘피아노 치는 여자’(The Piano Teacher)로 널리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시인 겸 소설가다. 옐리네크는 1946년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 뮈르츠추슐라크에서 태어나 빈에서 자랐다.대학에서 연극학, 예술사, 음악을 공부하면서 발표한 작품들로 그는 일찍부터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옐리네크는 67년 ‘리자의 그림자’라는 시로 문단에 등단했다.이후 ‘연인들’‘피아노 치는 여자’‘욕망’ 등 화제작을 잇따라 발표했다.소설 외에도 희곡에도 관심을 보인 옐리네크는 74년 첫 라디오 방송 극본을 시작으로 많은 희곡을 남겼고 오페라 대본을 쓰기도 했다. 그는 독일문학권의 대표적 페미니즘 작가로 입지를 굳혀나갔다.희곡 ‘노라가 남편을 떠난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등을 통해 “스스로 페미니즘 작가임을 작품 속에서 강조하는 작가”로 평가받았다.“누군가 운명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것은 남자이고,누군가 운명을 부여받는다면 그것은 여자이다.”라는 강성 발언을 했을 정도로 성차별에 대항하는 의식을 문학작품 곳곳에서 드러냈다. 현존하는 독일어권 여성작가군 가운데 그만큼 뜨거운 논란의 대상에 오른 작가도 흔치 않다.노골적 성애 묘사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 일쑤였는가 하면,그의 작품이 프로이트와 라캉의 심리분석적 틀로 제시되기도 했다. 1989년 발표한 소설 ‘욕망’은 포르노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과격하고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작품에 빈발하면서 그는 오히려 페미니스트들로부터 ‘반 페미니스트’로 배척당하기도 했다. 작가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서독에서는 문학성을 인정받은 반면 정작 모국인 오스트리아에서는 ‘야당적’ 비판의식 때문에 ‘조국을 욕되게 하는 배반자’라는 비난에 휩싸여 있었다.모국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솔직히 비판하는 대담성 때문에 달가운 존재가 될 수 없었던 것.대표작들이 거의 모두 독일 출판사들에서 출판됐다는 사실은 그런 정황을 잘 보여준다.그의 연극작품들도 정작 오스트리아에서는 상연되지 못했으며,스스로도 고국에서는 문학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적대감을 표시하곤 했다. 1986년 옐리네크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는 큰 영광인 하인리히 뵐 문학상을 수상했다.그 당시 수상연설에서 그는 오스트리아 대통령 발트하임과 자유당 당수인 하이더를 야유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슈피겔’지는 그런 그를 “오스트리아의 가장 유명해진,가장 미움받는 시인”으로 표현한 바 있다.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그의 문학세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으로는 1983년작 ‘피아노 치는 여자’로 꼽힌다.1997년 문학동네가 국내에 출간한 이 작품은 자전적 소설로,욕망에 대한 직설적인 묘사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피아노 치는 여자’를 번역소개한 전 이화여대 독문학과 이병애 교수는 “대부분의 독일 소설들이 그렇듯 그의 작품도 대중성과 오락성은 결여돼 있다.”면서도 “언어실험적인 시도와 포스트모던한 작풍으로 일상적 허위를 비판하는 탁월한 감각을 지닌 작가”라고 평가했다. ■ 수상자 연보 ●1946년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 뮈르츠추슐라크 출생 ●1964∼71년 앨버트 김나지움 졸업 후 빈 대학에서 연극과 예술사 공부.오르간 연주자 학위 취득 ●1967년 시 작품집 ‘리자의 그림자’로 데뷔 ●1970년 소설 ‘우리들은 미끼새들이다’ 발표 ●1972년 오스트리아 정부 문학장학상 수상 ●1983년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 발표 ●1983년 서독 문교부 공로상 수상 ●1986년 하인리히 뵐 상 수상 ●1987년 희곡 ‘질병 혹은 현대여성들’ 발표 ●1990년 소설 ‘욕망’ 발표 ●1995년 소설 ‘죽은 자의 아이들’ 발표 ●2002년 베를린 연극상 수상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 애니메이션의 선율 속으로

    [남규철의 DVD 폐인] 애니메이션의 선율 속으로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월트 디즈니는 대단히 독특한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바로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아름다운 영상물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었지요.그리고 그의 이런 구상은 마침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를 만나면서 현실이 됩니다.바로 1940년에 공개된 ‘판타지아’가 그것입니다.바흐,슈베르트,베토벤 등의 위대한 클래식 선율 위에 그려진 경쾌하고도 유려한 애니메이션은,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영상의 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오늘 소개해 드리는 타이틀들은 바로 이렇게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훌륭하게 어우러진,즐겁고도 아름다운 영상과 선율이 가득한 작품입니다.깊어가는 가을밤,가족들과 함께 음악이 주는 깊은 향기와 흥겨운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동시에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야나체크-영리한 암여우 영국의 애니메이터인 제프 던바가 5년간의 작업 끝에 내놓은,완전히 새롭고도 흥미로운 오페라 애니메이션입니다.인간과 동물들의 우화를 바탕으로 한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의 이 오페라를 소재로,제프 던바는 일반 무대 위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이 오페라의 갖가지 요소들을 모두 화면 위에 재현해 내었습니다.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의 풍성하고 아름다운 선율 위에 그려진 이 우화의 세계는 삶과 죽음,순환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수채화풍의 서정적이면서도 깨끗한 애니메이션으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평소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오페라를 애니메이션으로 즐겁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 판타지아 2000 1940년의 오리지널 판타지아가 보여준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의 세계는 드디어 2000년,또 다른 명작으로 다시 탄생하게 됩니다.오리지널 판타지아가 194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듯이 2000년의 판타지아 역시 21세기 초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역시 클래식의 우아함과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고 만끽하게 해 줍니다.화면 위에 그려지는 애니메이션들은 때론 환상적인 분위기로 때론 유머러스한 웃음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따라 경이로운 광경들을 연출합니다.이를 통해 마치 음표 하나하나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부활하듯 손에 잡힐듯한, 눈에 보이는 음악을 경험하게 합니다. ● 이노센스의 정경 오시이 마모루의 걸작,공각기동대의 속편인 이노센스의 OST에 애니메이션을 입힌 타이틀입니다.일종의 OST DVD로,영화 본편은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영화음악과 여러 동영상 이미지들이 결합된 작품입니다.‘공각기동대’와 ‘패트레이버’‘아바론’등에서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가와이 겐지의 영화음악 위에 아름답고도 몽환적인 영상이 더해져 무척이나 인상적인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위의 두 클래식 타이틀에 비해 좀 더 대중적인 분위기이지만 멋진 영상과 음악은 무척 만족스러운 타이틀입니다.
  • 연금삭감 항의 10만여명 시위

    동·서독 통일 14주년인 3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통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니라 정부의 연금 삭감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 시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2일(현지시간) 동베를린의 심장부인 알렉산더광장에서 열린 시위에 10만여명이 참가했고 3일에는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구 동독의 국기,‘미래로 돌아가자’라는 플래카드 등 통일 이전의 상태를 그리워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시위를 촉발한 것은 게르하르츠 슈뢰더 정부가 2005년 1월부터 실행할 연금개혁안이다.슈뢰더 총리는 구직자를 저임금 일자리에 끌어들일 목적으로 장기실업자에 주는 수당을 대폭 줄인 연금안을 마련했다.그러나 동독 지역 주민들은 “일자리 자체가 없는 현실을 모른 탁상공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동독 지역의 실업률은 지난 8월 현재 18.3%로 서독 지역 8.4%의 두배를 넘는다.따라서 일자리를 찾아 동독민,특히 젊은이들이 서독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1일 독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독으로 이주한 15만 5400명중 18∼30세가 51.4%,30∼50세가 25.5%로 한창 일할 나이의 이주자가 10명 가운데 8명을 차지한다. 반면 서독 지역민들은 연금개혁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단지 정부가 이를 알리는 방법에 실패했다고 본다.동독민의 느슨한 노동윤리가 통일 후에도 없어지지 않으면서 실업수당과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보호수당 등으로 살아가는 일부 동독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기덕 감독“대충 일하면 ‘대충 인생’ 될 뿐”

    “요즘 세상에는 대충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그들은 대충 살 수밖에 없습니다.최선을 다하면 인생이 행복하고 아름다워 집니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잇따라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김기덕(44) 감독이 2일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생활한 경북 봉화를 찾아 고향 후배들에게 이런 특강을 했다. 산골 중의 산골인 춘양면 서벽리가 고향인 김 감독은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봉화 송이축제의 개막식에 초대돼 사인회만을 갖기로 했으나 모처럼 찾은 고향의 청소년과 어린이,관광객 1만명을 위해 단상에 섰다.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인 김 감독은 “한 때는 열등감이 많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소개하면서 “하지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까.’,‘무엇이 될 까.’라는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으며,영화감독을 하기로 목표를 정한 뒤 오늘까지 많은 일을 경험하고 헤쳐 나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림을 열심히 그렸는데 여러분들도 음악이나 과학 등 나름대로의 진로나 목표를 정해 고집스럽게 인내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남들 하는 만큼 하면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김 감독은 특강에 이어 송이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한국의 위상과 지역의 명예를 빛낸 공로로 ‘자랑스러운 봉화인상’을 받았다. 한편 김 감독의 고향은 ‘춘양목 송이마을’로 지정돼 송이판매 등으로 연간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전국최고의 정보화 시범마을로 변신,그의 성공신화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봉화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SBS 오후 11시45분) 젊은 대통령이 딸의 담임 선생님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한국판 ‘대통령의 연인’이다.안성기·최지우 주연.이범수가 노숙자,강성범이 TV의 수다맨,윤문식이 아파트 경비원,이익선과 정재형이 기자역을 맡아 카메오 출연했다. 교사 최은수는 교육자로서의 소신이 너무 강해서 학교에서 수없이 잘린,전적이 화려한 교사.그런 은수에게 강적이 등장한다.바로 자신의 반 학생인 문제아 영희. 영희에게 두 손,두 발 다 든 은수는 영희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영희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놀란다.매력적인 젊은 대통령 한민욱은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 외동딸을 키우고 있었다.그렇다고 꿀릴쏘냐.대통령을 학교에 호출한 그녀는 민욱을 보자마자 호통을 친다.담임교사 은수와 대통령 학부모 한민욱의 맞짱뜨기가 시작되는데….95분. ●엑시스텐즈(KBS1 오후 11시15분) 기괴한 영화로 이름 높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작품으로,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이다.‘엑시스텐즈’는 영화 속에서 인체 내에 다운로드되어 중추신경계와 바로 연결되는 게임 이름. 천재적인 게임 디자이너 엘레그라는 ‘엑시스텐즈’의 테스트를 위해 실험을 시작한다.실험 도중 부상 당한 그녀를 테드가 돕는다.살아있는 게임기가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몸에 게임 포트를 뚫어 엑시스텐즈에 접속해야만 한다.두 사람은 간신히 게임 전문가 키리를 찾아가 엑시스텐즈의 세계로 뛰어든다.95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추석연휴 안방극장] 드라마·비디오

    ●라이방(KBS1 25일 오후 10시50분) 장현수 감독의 2001년작.각기 개성이 다른 3명의 택시 기사들의 한바탕 소동을 통해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을 그렸다.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30대 후반의 택시 기사 해곤,학락,준형은 자신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이들은 방바닥에 억대의 현금을 깔아 놓고 산다는 동네 할머니 집을 털기로 작정한다.91분. ●똥개(MBC 25일 오후 11시30분) 곽경택 감독.정우성 주연.2003년작.경찰 아버지를 둔 지방 소도시의 어리숙하지만 용감한 청년의 이야기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철민은 자신의 별명인 ‘똥개’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시골 경찰서 수사반장인 아버지는 꿈도 없고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철민을 구박하며 나무라지만 철민은 여전히 빈둥거리며 게으름을 피운다.115분. ●집으로 가는 길(KBS1 27일 밤 12시30분) 장이머우 감독.장쯔이 주연.1999년작.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은곰상,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와호장룡’에서 무술의 고수로 등장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시골 처녀의 수줍은 사랑을 보여준 장쯔이의 연기가 돋보인다.원작 소설 ‘회상’의 작가 시 바오가 각본에도 참여했다.시골 소녀와 초등학교 선생님의 사랑 이야기가 우리나라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연상시킨다.88분. ●엘시드(KBS1 29일 오후 3시20분) 호세 포소 감독의 2003년작 스페인 영화.카스티야 왕국의 귀족 로드리고는 용감한 청년 기사.그는 고메즈 백작의 딸인 히메나와 사랑을 꿈꾸지만,고메즈 백작은 그녀를 왕의 사촌인 오도네즈와 결혼시키려 한다.로드리고는 무어족 족장들을 석방시켜주고 ‘엘시드’라는 영웅 칭호를 얻는다.그러나 반역죄로 몰려 히메나의 아버지이자 반대파 수장인 고메즈와 뜻하지 않은 결투를 벌이게 되고,실수로 그를 죽인다.73분. ●화성으로 간 사나이(KBS2 29일 밤 1시5분) 김정권 감독.신하균·김희선 주연.2003년작. 돌아가신 아빠가 화성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믿는 어린 소녀 소희는 아빠가 그리운 마음에 지금이라도 당장 화성으로 달려가겠다고 한다.그런 소희의 곁을 늘 지켜주는 이웃집 승재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화성에서 온 아빠의 편지를 대신 써보낸다.외롭던 소희에게 아빠의 답장은 더없이 반갑고 행복하다.104분. ●스캔들(KBS2 28일 오후 11시) 이재용 감독.배용준·이미숙·전도연 주연.2003년작.프랑스 피에르 드 라클로 원작의 18세기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옮긴 영화.유판서의 정실 조씨부인은 호색한인 사촌동생 조원에게 남편의 소실인 소옥을 범해달라고 요구하지만,조원은 열녀문을 하사받은 청상과부 숙부인을 목표로 정한다.조씨 부인은 숙부인을 ‘함락’시키면 자신의 몸을 주겠다며 거래를 제시한다.118분. ●싱글즈(KBS2 29일 오후 11시) 권칠인 감독.장진영·엄정화·이범수·김주혁 주연.2003년작.일본의 소설 ‘29살의 크리스마스’를 원작으로,일과 사랑과 결혼 등 20대 후반 독신 남녀들의 생활과 고민을 그렸다.주연 배우들의 생동감있는 연기와 톡톡 튀는 대사,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재치있는 연출과 편집으로 세련된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미국 시트콤 ‘섹스 앤 시티’나 ‘프렌즈’가 연상되는 발랄한 작품.108분. ●책상서랍속의 동화(KBS1 29일 밤 12시45분) 장이머우 감독의 1999년작.시골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작은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한달간 자리를 비운다.촌장님은 대리 교사로 올해 열 세 살 밖에 안 된 졸업생 소녀 웨이를 추천한다.선생님은 학생들이 많이 줄었으니 더 줄어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한다.웨이는 출석부를 쓰고 교실 앞을 지키며 학생들을 지도한다.그러나 장휘거라는 학생이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는데….105분. ●킬 빌2(액션) 감독/배우/등급 쿠엔틴 타란티노/우마 서먼·데이비드 캐러딘/18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결혼식장에서 뱃속의 아이와 남편이 살해당한 뒤 펼치는 한맺힌 여성의 복수,그 내막을 알고보니…/전편보다는 덜 잔혹한 영상에 전편을 비꼬는 재기발랄함.패러디 찾는 재미도 ●돌려차기(액션·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남상국/김동완·현빈/12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만세고 주먹대장 용객은 태권도부와 패싸움을 벌이고,교장은 태권도부에 가입해 예선전만 통과한다면 퇴학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하는데…/일본 스포츠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영화.그래도 감동과 웃음을 적절히 버무린 괜찮은 가족용 영화 ●화씨 9/11(다큐멘터리) 감독/배우/등급 마이클 무어/마이클 무어·조지 부시/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부시 대통령의 무능을 꼬집고 비아냥대며 부시와 빈 라덴 양가의 부적절한 유착관계 조명/통렬한 웃음과 우울함이 동시에.보수성향이라면 불쾌할 수도 ●인어공주(멜로·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박흥식/전도연·박해일/전체 줄거리/감상 포인트 20대 딸이 엄마의 스무살 시절로 빠져들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팬터지 속에 유쾌함과 찡한 감동을 규모있게 뒤섞었다. ●내 남자의 로맨스(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등급 박제현/김정은·김상경·오승현/12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프로포즈만 손꼽아 기다리던 현주.하지만 남자친구 소훈에게 갑자기 톱 여배우가 사랑을 고백하는데…/‘노팅힐’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김정은표 연기의 결정판 ●아는 여자(멜로·코미디) 감독/배우/등급 장진/이나영·정재영/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투수 치성은 ‘아는 여자’ 이연에게 사랑을 발견한다./계보없는 독특한 코미디에 찐한 감동까지.거친 핸드헬드 화면은 다소 신경이 거슬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멜 깁슨/제임스 카비젤·모니카 벨루치/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유다에게 배신당한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끌려오고 사형선고를 받는다./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고통스러울 만큼,피와 고문으로 얼룩진 이미지의 폭력 ●나두야 간다(코미디) 감독/배우/등급 정연원/정준호·손창민/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소설가가 조폭 두목의 자서전 대필을 맡으면서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어간다./뻔한 조폭 코미디지만 억지스럽지는 않다.어리버리한 촌놈 정준호와 점잖은 조폭 두목 손창민의 연기 대결도 볼만
  • 6자회담 중요성 강조 IAEA, 결의안 채택

    |베를린 연합|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4일 북한에 국제적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복귀 등을 촉구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IAEA는 이날 연례 총회 폐막에 앞서 52개국이 공동 제안한 ‘북한과 IAEA와간의 NPT 안전조치협정 이행’이라는 결의안을 총회 참석 국가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결의안은 “IAEA의 안전 조치들을 수용하고 이를 위해 사찰단방북 재허용 등 IAEA에 전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IAEA는 특히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권장”하면서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개최된 6자회담의 추진력을 유지할 것과 6자회담 차기 회담(4차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 동·서독 통일 15년 경제격차 더 벌어진다

    동·서독 통일 15년 경제격차 더 벌어진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동·서독이 하나가 되기는커녕 양측의 경제·사회·정치적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 분석 기사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 15년후 독일의 현주소를 다뤘다. 독일은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329일째인 90년 10월 3일 동독 인민회의가 서독기본법 23조에 의거해 동독의 서독편입을 발표하면서 공식 통일됐다. 우선 경제적 격차다. 통일비용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1조 5000억유로(약 2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독일 언론들이 추산하고 있다.결과는 참담하다.옛동독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1.4%,옛서독은 2.3%다.할레경제연구소의 거시경제부문 책임자인 우도 루드비히는 “양측이 비슷해지려면 동독의 경제성장률이 서독 수치의 최소 두배는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지난 8월말 현재 동독 실업률은 18.3%다.통일 직후였던 91년말 16.5%보다 높아졌다.서독 지역의 지난 8월말 실업률은 8.4%다.또 동독 5개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8000유로로 서독 11개주에서 가장 가난한 주의 2만 2900유로에도 못미친다.동독 주민의 절반이 국가보조금으로 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정치 불신을 가져왔다.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여론조사기관인 유로바로미터가 2000년 동·서독 지역 주민들의 민주주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은 서독 60%,동독 38%였다.그러나 2003년 같은 조사에서 서독은 66%로 선호도가 늘어난 반면 동독은 32%로 줄어들었다.지난 19일 치러진 주의회선거에서는 공산당의 후신인 민주사회당(PDS)이 동독이었던 브란덴부르크와 작센에서 각각 28%와 23.6%의 지지를 얻었다.반면 야당인 기민당은 브란덴부르크에서 19.4%,집권당인 사민당은 작센에서 9.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현 정부는 5년전 베를린으로 수도만 옮겼을 뿐 “서독 사람을 위해 서독 사람이 운영하는 정부”라는 게 PDS측 주장이다. 현 난국은 정부가 자초했다는 지적이다.통일 직후 동독 화폐인 오츠마르크와 서독의 도이치마르크를 금융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정치적 고려’로 1:1로 전환하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없앴다.또 비생산적인 자산을 주로 지원하고 신산업에 대한 세금지원을 꺼려 동독 경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했다. 통일비용이 늘면서 경제부담이 늘고 지난해 독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서독 내부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독일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자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서독인의 24%가 베를린 장벽의 복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동독경제의 성장은 동독만의 문제는 아니다.동독재건위 위원장인 클라우스 도흐난위는 “서독이 GDP의 4%를 동독에 쏟아붓는 한 정부의 어떤 경제개혁도 소용이 없다.”며 “동독에 대한 지원방법을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경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는 친구인 카이사르의 시신을 차지한 뒤,비참하게 난도질당한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슬퍼하면서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자신임을 공식화했다.또 스탈린은 레닌이 사망하자 시체를 영원히 썩지 않도록 방부 처리함으로써 ‘레닌숭배’의 초석을 세우고 자신은 그 후광을 물려받았다.그런가 하면 볼리비아 군대는 체 게바라를 총살한 뒤 손을 절단하고 공항 활주로 밑에 묻음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버렸다.권력은 죽은 자로부터 나오는 것인가.사자(死者) 숭배는 권력의 영원한 유혹인가.한 시대를 주름잡은 영웅이 죽은 뒤,그 시신과 무덤을 둘러싸고 산 자들이 벌인 치열한 투쟁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안토니우스, 카이사르 시신 차지후 후계자 선언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이러한 사자 숭배가 권력의 정통성 확보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추적한다.저자는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에서 문화사를 가르치고 있는 중세사의 권위자.책은 친구를 죽인 헥토르의 시체를 마차에 묶어 끌고 다니며 모욕했던 아킬레우스에서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어 로마의 황제가 되기를 꿈꾼 무솔리니,600년 전에 묻힌 세르비아 왕의 시신을 다시 찾아온 밀로셰비치에 이르기까지 죽은 자와 권력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세기 전반 로마의 황제들은 시신을 무덤에서 빼내거나 돌덮개를 옮긴 범법자들을 사형에 처하도록 명했다.이른바 ‘황제의 칙령’이다.저자는 이 칙령은 예수부활의 역사와 결코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마태복음’에 따르면 유대 대제사장들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의 무덤에 보초를 세워줄 것을 요청한다.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내 부활을 꾸며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저자는 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냈다고 대제사장들이 소문을 퍼뜨리고 총독이 로마에 진상보고서까지 써 보냈던 것을 보면 황제의 칙령은 부활의 역사와 관련이 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日 정치인 야스쿠니 참배… 우리 ‘과거사’ 논쟁 정적인 아우구스투스를 제치고 후계 자리를 차지한 안토니우스,레닌이 죽기 전 정치적 유서라 할 비밀편지에서 스탈린에 대한 불신을 밝혔음에도 결국 레닌의 뒤를 이은 스탈린,2000년 전의 위대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무덤을 재건하며 옛 영광이 다시 찾아올 것을 열렬히 희망한 무솔리니.이들에게 사자 숭배는 정치권력의 정통성을 부여받고 사회의 질서를 기져다준 상징적 지주였다.이들은 사자를 숭배하고 무덤에 참배하는 것이야말로 과거를 연출해 보임으로써 미래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덤은 저절로 기억을 한데 묶어주는 추모의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무덤은 어쩌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집단이 창조해내는 산물인지 모른다.결속을 다질 공동의 기억이 필요할 때 사회는 무덤을 찾는다.거룩한 무덤과 성스러운 유골은 결국 만들어지는 셈이다. ●死者숭배는 정치권력 정통성의 상징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떠올리면 그런 정황은 어렵잖게 이해된다.일본의 많은 지도자들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집한다.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벌거벗은 욕망이 그들을 ‘또 다른 범죄’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과거를 담보로 미래의 권력을 장악하려 했던 ‘추악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 책은 과거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시리아, 수단 다르푸르서 화학무기 실험

    |베를린 AFP 연합|시리아가 지난 6월 분쟁지역인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민간인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실험,수십명이 숨졌다고 독일의 일간지 디 벨트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서방 안보 소식통들을 인용,화학무기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보이는 상처들이 희생자들의 시체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랍 뉴스 웹사이트인 ‘ILAF’의 지난 2일자 기사에 인용된 목격자들이 몇몇 얼어붙은 시체들이 지난 6월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소재한 ‘알 파슈르’ 병원에 갑작스레 도착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디 벨트는 소식통들은 화학무기 실험은 시리아와 수단간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전했다. 시리아군 장교들은 지난 5월 하르툼 교외에서 수단군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군사협력 개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 벨트에 따르면 화학무기 개발에 관한 협력을 제의한 시리아측이 화학무기는 수단 남부지역에 기반한 ‘수단국민의 해방군(SPLA)’이란 저항세력을 대상으로 실험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수단 정부는 저항세력이 평화회담에 참여 중이란 점을 참작,다르푸르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받은 김기덕 감독 귀국 기자회견

    “영화제에서의 잇따른 수상이 오히려 너무 과장되는 건 아닌지,창작의 문이 닫히는 건 아닌지,한편 불안하기도 합니다.” 제61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고 귀국한 김기덕(44) 감독.1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기자회견에서 겸손을 떨면서도 은사자 트로피를 든 채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함박웃음으로 받아들였다.‘세계적인 감독’다운 여유와 유머까지 비쳤다.“시상식 5분 전 집행위로부터 본상 수상 귀띔을 받았다.”는 그는 “심사위원대상까지 호명되지 않아서 ‘황금사자상은 아닐까.’라는 염치없는 기대를 1분 정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감독상과 함께 수상한 미래 비평가상에도 큰 의미를 뒀다.미래 비평가상은 18·19세 고등학생 26명이 경쟁작 가운데 최우수 작품에 수여하는 상. 김 감독은 “지금까지 혐오스럽게 알려진 내 영화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가능케 해줬다.”면서 “그동안의 오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작 ‘빈집’이 유럽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를 묻자 “거의 대사 없이 이미지로 풀어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가 한국 비평가들로부터 ‘가학적인 영화’라는 평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윤리를 지켜내야 하는 여성계나 여성학자들의 비판은 타당하다.”면서 “그러나 나는 우리 사회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자신의 영화를 옹호했다. 올해 초 베를린영화제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감독상을 받았지만,그는 누구보다도 ‘영화’로 관객과 소통하기를 바란다.“영화제 수상도 중요하지만 그런 영화가 한국에서 100만명의 관객이 드는 작품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더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을 결심을 했다고 했다.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섰지만 여전히 주류 상업영화계와 한 발자국 떨어진 길을 주장하는 고집이 유난히 돋보였다. 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김미성기자 492naya@sportsseoul.com
  • 100년 맛 이어받은 전성근 ‘이문설농탕’ 주인

    100년 맛 이어받은 전성근 ‘이문설농탕’ 주인

    ●설렁탕 서울을 대표하는 토속음식이다.조선시대 왕이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에서 몸소 쟁기를 끄는 친경례(親耕禮)를 하면서 60세 이상의 노인에게 곰국을 대접하면서 비롯됐다고 한다.왕은 친경례에서 수고한 백성에게 석잔의 술과 음식을 내려줬다.이때 내린 것으로 술은 막걸리,음식은 설렁탕이었다.설렁탕은 현장에서 쟁기질 하던 소를 잡아 끓인 것이 아니다.소를 마구 잡는 법이 아닌데다 설렁탕은 국물이 제대로 우러나오려면 하루는 족히 끓여야 하기 때문이다.쇠고기는 성균관 인근에서 살면서 서울의 쇠고기를 독점 생산,판매하던 반촌(泮村)의 반인들이 댔다고 한다. ■“손기정·김두한·박헌영씨도 한때 단골” “맛을 한결같이 유지하는 게 100년 장수의 비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종로타워 뒤쪽 이문설농탕 주인 전성근(田聖根·59)씨는 역사의 비결을 묻는 물음에 “오래 됐다고 손님들이 오는 게 아니라 맛이 똑같기 때문에 옵니다.”라고 말했다. 1907년 개업,한 자리에서 98년째 문을 열고있는 최고의 음식점 주인 말치곤 너무 담담해서 오히려 신선하다.하지만 그 말 속에는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예리한 지적이 담겨있음을 읽을 수 있다. 우리의 역사가 반만년이 넘는다곤 하지만 100년 가까운 식당은 참으로 드물다.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치열했던 근세사를 건너기가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 최근 외식산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취업도 어렵고,정년도 짧아진 세태에서 쉽게 생각하고 창업하는 것이 ‘먹는 장사’다.한 집 건너 새로 문을 열고 그만큼 간판을 내리는 업종이 외식업이다. ●70대는 ‘어린’단골 이런 까닭으로 최고(最古)의 이문설농탕이 주목받는다. 이문설농탕은 전씨 집안이 전적으로 일으킨 가업은 아니다.전씨의 어머니 유원석(2002년 작고)씨가 1960년,양모씨로부터 이문설농탕을 인수해 지켜오다 아들인 전씨에게 물려줬다. 이문설농탕의 간판을 처음 단 사람은 홍모씨로 알려져 있고 그뒤 양씨가 인수해 운영해왔다.이들은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창업 연도도 여러 갈래다.당시 경복궁 주위의 경기·배재·중앙·휘문고보 등을 다녔던 노인들의 기억에 따르면 멀게는 1902년부터 짧게는 1907년까지 거슬러 간다.그래서 전씨는 가장 짧은 1907년을 개업 연도로 삼고 있다. 전씨는 “옛날에 이 부근에서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 할아버지가 돼 손자들 손을 잡고 오시지요.3·4대째 단골이 많지요.저희 집에선 70대는 청춘이고 90대가 돼야 어른 대접을 받습니다.60∼70년 단골이 부지기숩니다.”라며 은근히 자랑한다. 70년대 초 건국대 농대를 졸업한 전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부친과 함께 목장을 운영했다.목장이 사실은 할아버지(田熙哲)대부터 내려온 가업.할아버지는 목원대 전신인 감리교 대전신학원 초대교장을 지낸 목회자였다. 전씨가 식당일에 나선 것은 어머니를 돕기로 한 1981년부터.2∼3년 ‘잠시’ 돕겠다고 식당에 나왔다.“당시만해도 식당일을 한다는 것은 사회적 선입견이 달갑잖았지요.”하지만 식당일을 계속하면서 그의 생각이 달라졌다.“이집은 보통 집이 아니야.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야.”하는 노인들의 격려에 힘을 얻은 전씨는 식당 운영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오늘의 이문설농탕이 있게 한 공로를 어머니께 돌렸다.그의 어머니 유씨는 1930년대에 이화여전 가사과를 나온 당시의 ‘신여성’이었다.동기로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의 어머니 이원숙씨가 대표적이다.한국전쟁중이던 50년대 초 부산 광복동에서 유씨는 이씨와 동업으로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다.유씨는 이후 음식점 운영의 길을 걸었다. 이 집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단골들도 역사의 한 자락을 차지했다.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영웅 손기정,이시영부통령,국어학자 이희승박사,남로당 거물 박헌영,주먹천하의 김두한 등이 단골이었다.김두한은 10대때 한때 종업원으로 일했다고 전해온다. 80년대는 먹성좋은 운동선수 특히 유도 복싱 레슬링 등 격투기 선수들이 많이 찾았다.당시 유도대표 선수들은 YMCA 체육관에서 연습을 했고,유도선수들의 소개로 복싱 레슬링 선수까지 이어진 것이다.유도의 하형주,복싱의 김광선 문성길 등이 대표적이다. 단골이 많은 이 집의 한결같은 맛은 100년 전이나 똑같은 설렁탕을 끓여내는 방식에 있다.단지 장작이 연탄에서 액화석유가스(LPG)로,다시 액화천연가스(LNG)로 바뀌었고,무쇠솥이 압력솥으로 변한 것 뿐이다.건물도 일제시대 그대로다. ●퓨전을 이기는 전통의 맛 이 집의 설렁탕은 소의 거의 모든 부위를 넣고 15시간 푹 곤다.국물이 뽀얗고 맛이 담백하면서도 짙다.그래서 설농탕(雪濃湯)이라고 부른다. 농후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국물에 분유나 프림 등을 섞는다는 소문이 나돌아 한때 많은 집들이 타격을 입었다.하지만 제대로 끓여내는 것으로 단골로부터 인정을 받아온 이문설농탕은 오히려 더 장사가 잘됐다. “음식을 엉터리로 만들면 손님이 먼저 알아차립니다.”그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도 많지만 맛에 대한 고집으로 프랜차이즈나 분점도 내지 않고 있다. 상호는 1970년대에 이미 등록했다.“요즘 젊은 사람들이 ‘국적없는’ 퓨전 음식을 찾지만 이들도 나이가 들면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문설농탕은 일본 언론매체가 특집으로 다루면서 10여년 전부터 일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특히 아침 손님은 일본인이 더 많다.전씨는 이런 이유로 이문설농탕은 이제 자신 개인소유의 식당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역사의 명소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점이 된 까닭이다.“저희 집은 값도 마음대로 못올립니다.단골 어르신들에게 먼저 의향을 여쭤봅니다.”설농탕 보통 한 그릇에 5000원.수십년째 가격에 못이 박혔다. 뽀얀 국물처럼 햇빛에 바래 역사가 쌓이고 있는 이문설농탕.“전통을 잇는 장인의 각오로 이 자리를 지켜나가겠습니다.”라는 전씨의 입가에 미소가 퍼졌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盧대통령, 김기덕감독에 축전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에게 전문을 보내 축하했다. 노 대통령은 축전에서 “제5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이은 이번 수상으로 한국 영화예술의 저력과 우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 ‘빈집’ 김기덕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빈집’ 김기덕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김기덕(44) 감독의 영화 ‘빈집’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폐막한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김 감독은 한해 동안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두 차례나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함에 따라 한국 영화계는 한해에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황금사자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등상에 해당하는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 지난 2002년 이창동 감독이 영화 ‘오아시스’로 받은 바 있다.우리나라가 3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는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칸국제영화제)을 포함해 네 번째다. 김 감독의 11번째 작품 ‘빈집’은 빈집만 옮겨다니는 남자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로 새달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은 낙태를 소재로 한 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Vera Drake),심사위원대상은 안락사 문제를 다룬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아웃 오브 시’(Out of Sea)가 각각 차지했다.남녀주연상은 ‘아웃 오브 시’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베라 드레이크’의 이멜다 스턴톤에게 돌아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한국영화가 ‘꿈의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올해 우리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의 주요 부문을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김 감독 ‘사마리아’),5월 칸국제영화제(박찬욱 감독 ‘올드보이’)의 수상에 이어 한국영화의 상복이 터진 셈이다.세계영화제에서 우리보다 앞서 주목받아온 일본 중국 타이완 이란 등 아시아권 ‘영화제 강국’들도 세우지 못한 이색기록이다.이번 수상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무엇보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독자적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점이다. 사실 김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됐을 때 수상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한 감독의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한 해 연거푸 주요상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은근히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3대 영화제가 경쟁영화제의 수상 감독에게 잇따라 굵직한 상을 몰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제가 진행되면서 이례적인 수상기록의 조짐은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올리기 시작했다.현지 호응이 기대치를 훨씬 웃돌자 국내 영화관계자들은 ‘빈 집’이 영화제의 경쟁부문(베네치아 61)에 ‘깜짝초청작’(Film Sorpresa)으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진출한 대목에 새삼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김 감독의 ‘상복’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고 영화계는 입을 모은다.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이른바 ‘감독 브랜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1990년대 말부터 거의 해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온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영화를 보는 세계의 눈은 크게 달라졌다.지난 5월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그 분위기는 단적으로 읽혔다.당시 경쟁부문에 진출한 우리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2편.칸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복수로 진출한 첫 사례였다.최근 몇년 동안 한국영화는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홍상수 임상수 송일곤 등 작가주의 ‘브랜드 감독’군을 형성한 영화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예산 영화제작으로 정평난 김 감독은 대자본,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는 충무로 제작관행에도 일침을 가한다.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는 “저예산에 독자적 시스템을 채택하는 김 감독의 제작행태는 충무로에 교훈이 될 만하다.”면서 “그러나 소자본으로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 국내흥행에서도 밀리지 않는 영화보기 풍토가 확립돼야 제2,제3의 김기덕 감독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김기덕은 누구인가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드립니다.”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현지 시상식에서 밝힌 소감이었다. ‘파격’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영화계에서 늘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눈을 감게 만드는 극악한 화면,소외된 인간군상을 부각시키는 등 낯설고 과감한 표현법으로 팬과 ‘안티팬’이 뚜렷이 엇갈려온 감독이었다.“살아온 인생에 감사한다.”는 수상소감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신을 완곡어법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1996년 ‘악어’로 감독데뷔했다.영화계에 입문하기 이전에 정식으로 영화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중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마친 감독은 1990년 그림공부를 하러 무작정 파리로 떠났다.“정식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채 2년여 그곳에서 자유롭게 미술공부한 경험이 영화 화면 구상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파란대문’‘나쁜 남자’‘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드러난 강렬한 장치는 바로 감독의 이같은 감식안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있다. ‘야생동물보호구역’(1997) ‘파란대문’(1998) ‘섬’(2000) 등을 거쳐,‘빈 집’은 그의 11번째 작품.한 부랑자의 밑바닥 삶을 그린 데뷔작 ‘악어’가 그랬듯 그는 매춘여성 등 소외받는 아웃사이더들을 주요 캐릭터로 동원해 왔다.‘섬’‘파란 대문’‘나쁜 남자’ 등은 여성비하 문제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동정없는 끔찍한 화면방식으로도 유명하다.지난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진출한 ‘섬’의 한 장면은 현지 시사회장에서 관객을 졸도시켰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는 뭐니뭐니해도 ‘저예산 감독’.50억원이 평균치가 된 한국영화 제작현장에서 그는 주류 영화시장의 자본논리와 멀찍이 떨어져 소예산 제작을 고수했다.‘빈 집’의 순수제작비도 불과 10억원.‘사마리아’때부터는 아예 독립제작사(김기덕필름)을 차렸다. 스타배우에 기대지 않고 신인 등 과감한 캐스팅을 하는 것도 ‘김기덕 스타일’이다.‘빈 집’에서도 위안부 누드 파문에 휩싸인 이승연을 뜻밖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그가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섬’이 출품되면서부터.이후 ‘수취인불명’(2001,베니스) ‘나쁜 남자’(2002,베를린) 등 지금까지 5차례 3대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출품해 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 연보 ▲2004년 ‘빈 집’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올드보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사마리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2003년 ‘YMCA야구단’ 후쿠오카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바람난 가족’ 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촬영상▲〃 ‘살인의 추억’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최우수감독상·신인감독상▲〃 ‘지구를 지켜라’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2002년 ‘집으로‘ 블라디보스토크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나쁜 남자’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대상▲〃 ‘오아시스’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신인배우상▲〃 ‘취화선’ 칸영화제 감독상▲1999년 ‘오!수정’ 도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밴쿠버영화제 용호상▲1993년 ‘서편제’ 상하이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92년 ‘하얀전쟁’ 도쿄영화제 대상▲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 몬트리올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89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로카르노영화제 그랑프리▲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1987년 ‘씨받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1961년 ‘마부’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
  • [2006월드컵 유럽예선] 브라질-독일 2년만에 맞대결 무승부

    2002한·일월드컵 결승전 맞상대인 브라질과 독일이 2년여 만의 재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대표팀은 9일 베를린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겨 2년2개월 전 당했던 0-2 완패를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독일은 부상에서 회복한 ‘거미손’ 올리버 칸이 수문장으로 나섰으나 전반 9분 브라질의 호나우디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주며 2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하는 듯했다.그러나 이후 빠른 스피드를 이용,더욱 공격을 강화했고 8분 뒤 22살의 신예 케빈 쿠라니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7만 4000명의 홈 팬들에게 미완의 희망을 남겼다.클린스만 감독은 “오늘 경기는 2006년월드컵을 향한 우리의 방향을 보여준 것이다.”며 “브라질을 상대로 우리의 홈그라운드를 지켜낸 모든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브라질의 카를루스 파레이라 감독 역시 “독일은 우리를 꺾음으로써 자신감을 찾길 원한 것 같았다.”며 “독일 축구가 한층 빨라지고 격렬해 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9일 새벽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유럽 예선 1조 체코와의 경기에서 혼자 2골을 쓸어 담은 ‘백전노장’ 피에르 반 호이동크의 맹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완승,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는 1승1무를 기록,안도라를 5-1로 꺾고 3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복병’ 루마니아를 바짝 추격했다. 4조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프랑스는 루도비치 지울리와 지브릴 시세의 연속골로 137위 파로군도를 2-0으로 눌렀지만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등 경기 내용은 여전히 예술적이지 못했다.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지네딘 지단은 이날 “이제는 젊은 피들이 해내야 할 때”라며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다.반면 루이스 피구가 은퇴한 3조의 포르투갈은 에스토니아를 4-0으로 격파하며 2연승을 달렸다.잉글랜드는 6조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 행운을 주우며 폴란드에 2-1로 승리,1승1무를 기록했으며 세계 3위 스페인은 7조 첫 경기에서 69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겨 자존심을 구겼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독일인 21% 재분단 희망”

    |베를린 연합|독일인 5명 가운데 1명은 동서독이 다시 분단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 통일 이후 갈등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동서독 지역민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1%가 ‘동서독 간 장벽의 부활을 원한다.’고 답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고 보도했다. 재분단을 원한다는 답변의 비율은 서독지역이 24%로 동독지역(12%)의 2배여서 통일에 따른 피해의식이 서독지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슈테른은 독일 경제가 장기 침체에 시달리고 정부가 복지를 대폭 감축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통일 이후 만 14년 동안 거의 1조유로에 달하는 돈을 동독지역에 투입한 일에 대한 시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낙후된 동독 지역에 대한 재정투입이 적절했다고 평가한 사람이 다수(동독 46%,서독 44%)였다.다만 동독지역민 31%는 재정투입에 대해 너무 적었다고 불평한 반면 서독지역민 37%는 너무 많았다 답했다.
  • [씨줄날줄] 마타하리/손성진 논설위원

    1차대전 때 독일과 프랑스를 오가며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사형된 마타하리가 간첩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전쟁의 와중에 스파이의 누명을 쓴 희생양일 수 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프랑스의 재판관이 “그녀가 빼낸 정보는 연합군 5만명의 목숨을 잃게 할 만한 것이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지난 99년 비밀이 해제된 영국 정보부의 제1차 세계대전 문서에는 마타하리가 군사 정보를 독일에 넘긴 증거가 없다고 기록돼 있다. 인도네시아어로 ‘새벽의 눈동자’란 뜻인 마타하리는 본명이 M G 젤러로 네덜란드 여성이다.인도네시아에 주둔하고 있던 네덜란드 군장교의 신부 구함 광고를 보고 결혼한 그녀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7년 만에 이혼한다.검은 머리에 올리브빛 피부,커다란 갈색눈을 지닌 그녀는 이혼후 파리의 물랭루주 댄스홀에 나타나 배꼽을 드러낸 발리 댄스로 남성들을 사로잡았다. 그녀가 간첩으로 의심을 받은 것은 1차대전중에 베를린에 머물렀기 때문이다.마타하리는 프랑스군 장교인 20살 연하의 연인을 만나려고 파리로 들어오다 붙잡혔다.그녀는 독일군으로부터 스파이 제의를 받았지만 스파이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1917년 10월15일.파리 교외에서 눈가리개마저 거부한 그녀는 12명의 사수에게 총살당한다.나이 41세였다. 서울의 한 골프장 캐디로 일하던 조선족 여성이 간첩으로 신고돼 조사를 받았다 하여 ‘한국판 마타하리’로 표현됐다.그러나 이 여성은 간첩이 아니었다.‘한국판 마타하리’라 할 여성이 김수임이다.이화여전을 졸업한 인텔리에 미모인 그녀는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역을 하다 공산주의자 이강국을 알게 돼 동거했다.그뒤 미8군 헌병감인 베어드 대령의 자문역이 돼 동거하면서 간첩활동을 하게 된다.이강국을 베어드의 집에 숨겨주고 월북시켰다.또 북한의 초대 외무부장이 된 이강국의 대남공작을 도와주기도 했다.이런 혐의가 발각돼 친구인 시인 모윤숙의 집에서 체포된 그녀는 6·25 발발 직전 총살됐다.흥미로운 것은 최근 공개된 베어드 대령에 대한 미국측 조사보고서다.김수임의 혐의를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사랑 때문에 간첩이 됐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된 점도 마타하리와 꼭 닮았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예선] 9일 새벽 독일 - 브라질 친선축구 빅뱅

    [2006 독일월드컵예선] 9일 새벽 독일 - 브라질 친선축구 빅뱅

    ‘삼바와 전차,2년 만의 재회’ 2002한·일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퉜던 ‘삼바군단’ 브라질과 ‘전차군단’ 독일이 9일 새벽 3시45분 독일 베를린에서 친선 리턴매치를 벌인다.2년 전 6월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축구황제’ 호나우두(28·레알 마드리드)가 ‘거미손’ 올리버 칸(35·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2골을 뿜어내며 조국 브라질에 월드컵 5회 우승의 영광을 건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2년이 넘도록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브라질은 독일(11위)과 역대 전적에서 11승4무4패(동독 경기 제외)로 앞서 있다.독일은 지난 93년 친선전 승리(2-1) 이후 11년 동안 3차례 경기에서 모두 졌다. 독일은 올해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하는 등 하강 곡선을 그렸으나 지난달 이탈리아월드컵(1990) 우승 주역인 위르겐 클린스만(40)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진 첫 A매치에서 오스트리아에 3-1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브라질도 지난 6일 독일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호나우두를 앞세워 볼리비아를 3-1로 꺾고 변함없는 위용을 뽐냈다.특히 호나우두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칸의 ‘창과 방패’ 대결이 다시 이뤄질지 자못 기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獨수도이전이후 ‘엉뚱한 비용’

    |베를린 연합|독일이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긴지 5년이 지난 지금,월평균 5500명의 공무원이 전용비행기를 타고 두 도시를 오가며 일하고,이에 따른 비행기 요금만 월 100만유로(14억원)에 달한다고 5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최근 정부가 하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1999년 행정부와 의회의 이전이 일단 마무리됐으나 아직 본 거주 연방공무원이 1만 1700명인 반면 베를린엔 9000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수도 이전 법률에 따르면 외무 등 핵심 10개 부처만 베를린으로 옮기고,환경 등 6개 부처는 본에 남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두 도시 소재 부처 공무원들이 업무보고나 협의를 위해 현재 월 1만 1000회 본∼베를린간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의회나 총리실,다른 부처들과 업무협의를 위해 베를린을 찾는 본 소재 부처 공무원들이 베를린에서 일할 공간도 부족하다. 또 베를린 이전 부처 소속 공무원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본에 거주하고 있다. 가정·청소년부는 베를린으로 완전 이전하기 위한 자체 업무공간을 마련한 유일한 부처이며, 본 잔류 부처인 보건사회부의 경우 3500만유로를 들여 본에 새 청사를 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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