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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TV 하이라이트]

    ●버라이어티(EBS 오후 6시20분) 사이먼 래틀경이 이끄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최근 내한, 차이코프스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커티스 음대를 졸업하고 차이코프스키 영재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과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적이 있는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협연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5분) 푸른 바다를 따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인천 강화. 팔만대장경의 제작 과정과 생생한 기록 등 역사유물과 문화유적지가 많이 남아있어 운치를 더한다. 수 백년 동안 외세의 침략과 방어를 통해 지붕없는 박물관이 되어버린 섬 강화도. 광성보와 초지진 등 군사유적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거리를 담았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종로거리에서 가족들과 불꽃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인철은 춘희와 인수가 타고 있는 차를 발견한다. 인철은 불꽃을 집어던지고 달려가 차창을 두들기며 내려서 할머니한테 인사드리라고 하지만 춘희와 인수는 차를 출발시킨다. 황급히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던 인철은 “먼저 인간이 되라.”고 소리치고….   ●열린TV 시청자세상(SBS 낮 12시10분) 한 주간 가장 큰 이슈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분석해 본다. 또 지난 1일부터 지상파 TV의 낮방송 시간이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연장되면서, 지상파 방송의 낮방송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 지상파 TV 낮방송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본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 한·일 월드컵 이후 3년여 동안 좌절과 시행착오를 반복해 오다 최근 아드보카트 감독의 영입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축구. 그 중심에는 ‘홍명보’가 있다.13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치고 대표팀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홍명보.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의 필승 전략과 그의 축구철학 등을 인터뷰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10시5분) 연말연시에 늘어나는 술자리, 올바른 숙취 해소법은 무엇일까? 잘못된 숙취 해소법은 오히려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사우나, 찜질방은 정말 효과가 있을 것일까? 또 운동은 숙취 해소에 어떤 도움을 줄까? 해장술의 효과와 구토, 배변은 어떨까? 이 6개항 중 어느 것이 가장 올바른 숙취 해소법일까?
  • “구금·고문 독일인에 뇌물” CIA 불법행위 ‘점입가경’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불법 구금했던 레바논계 독일인 칼레드 엘 마스리에게 입막음을 위해 돈을 준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15일 보도했다. 볼프간 쇼이블레 독일 내무장관은 전날 이번 사건에 대한 의회 보고에서 2004년 당시 대니얼 코트 독일주재 미국 대사가 오토 쉴리 내무장관에게 마스리 불법 구금 사실에 대해 통보했다고 전하고 마스리는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대가로 CIA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지난 2002년 독일 정보기관원이 쿠바 관타나모의 미군 수감시설에서 독일 출신의 아랍계 테러 용의자 2명을 신문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독일 정보기관원이 시리아계 독일인 모하메드 하이다르 잠마르를 시리아에서 직접 신문했다고 덧붙였다. 쇼이블레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독일 관련 테러 용의자 수사에 독일 정부가 깊숙이 개입했으며, 독일 정보기관이 CIA의 테러 용의자 수사에 적극 협조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테러 용의자로 구금했던 마스리를 풀어주기 전 당시 주독 미대사를 통해 독일 내무장관에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이에 관해 함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마스리는 2003년 말 마케도니아에서 체포돼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져 5개월 간 구금된 후 풀려났다. 마스리는 이번 주초 조지 테닛 CIA 국장 등에 대해 불법 구금과 고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베를린 연합뉴스
  • 정다운 음악회로 送舊迎新

    정다운 음악회로 送舊迎新

    ‘정다운 음악회로 올해를 보내세요.’ 북적거리는 연말연시. 달력에 빼곡히 찬 송년회 일정을 쫓아다니다 보면 술기운에 연말을 훌쩍 넘겨버리기 일쑤다. 차분히 한해를 되돌아보는 건 공염불에 그치곤 한다. 서울 동작구와 서초구 등 자치구에서 준비하고 있는 송년음악회로 ‘가족 망년회’를 대신하는 건 어떨까. 흘러간 옛 노래와 가곡, 클래식 등의 감미로운 선율로 2005년을 마무리하고 새해 병술년을 기쁘게 맞자. ●정겨운 옛가요로 마무리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22일 오후 6시30분 상도2동 동작문화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송년 가요무대’를 개최한다. 시끄러운 노래가 아니라 정겨운 옛가요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백마야 우지마라’로 유명한 명국환을 비롯해 ‘오동잎’의 최헌,‘달타령’의 김세레나,‘사랑이 메아리칠때’의 안다성 등 한때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추억 속의 명곡들을 부르면서 차분한 송년 분위기를 높인다. 또한 색소폰 연주자 강진한은 ‘클라리넷 폴카’ ‘사랑을 위하여’ 등을 연주한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도 16일 오후 7시 구로5동 구로구민회관에서 겨울밤을 훈훈하게 하는 송년음악회를 연다. 이번 공연은 가요와 국악, 가곡, 연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가수 권인하와 테너 가수 조현춘, 바이올린·첼로·비올라로 구성된 일렉트릭 연주팀 벨라트릭스가 무대를 아름답게 꾸민다. 또한 신미림초등학교 합창단과 구립합창단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경복궁 타령’ 등을 들려준다. 뿌리패의 타악 퍼포먼스도 즐길 수 있다. ●클래식 선율로 새해맞이 풍성한 클래식의 향연도 펼쳐진다. 16일 오후 7시30분 서초구(구청장 조남호) 주최로 양재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송년특집 피아노 연주회가 그 현장이다. 이날 연주회는 1993년부터 계속된 금요음악회의 특별 공연이다. 예술의 전당 김용배 사장과 피아니스트 신수정 교수가 초청됐다. 김 사장은 추계예대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5월 연주자 출신으로는 처음 예술의 전당 사장에 올랐다. 예술의 전당 오전 11시 콘서트 ‘브런치’의 해설을 맡아 선풍을 일으킨 음악해설의 1인자이기도 하다. 서울대 음대학장인 피아니스트 신 교수는 그동안 런던·도쿄 필, 베를린·뮌헨 체임버 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다. 김 사장과 신 교수는 예술의 전당 음악예술감독인 이화여대 이택주 교수가 이끄는 현악 앙상블 ‘네쌍스’와 협연을 펼친다. 이들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5중주’, 슈베르트의 ‘송어’ 등 주옥같은 정통 클래식 명곡들을 겨울 밤하늘에 수놓는다. 이어 23일은 라우스데오합창단의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축제’,30일에는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의 ‘천사들과 나누는 한겨울밤의 꿈’ 등이 계속 열리면서 연말을 포근하게 감싼다. 이밖에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도 23일 오후 3시 한강로3가 용산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송년음악회를 연다. 한국무용단 ‘천지창조’와 난파소년소녀합창단, 힙합그룹 카사앤노바, 가수 이자연 등이 출연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앙겔라 메르켈/게르트 랑구트 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인’ 구동독의 촌부에서 독일 총리에 오른 앙겔라 메르켈의 주변 인물들이 하는 말이다. 독일 정계에서 그녀만큼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오른 이는 없었다. 또 그녀만큼 최초·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이도 없었다. 통일독일의 첫 동독출신 총리, 독일 역사상 첫 여성총리라는 기록 이전에 이미 그녀는 최연소 장관, 최초의 기민당 여성 사무총장 및 당수란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앙겔라 메르켈은 여전히 스핑크스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독일 본 대학 정치학 교수인 게르트 랑구트가 쓴 ‘앙겔라 메르켈’(이수연 등 옮김, 이레 펴냄)은 정치적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룬 동인과 함께,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메르켈의 단면들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메르켈은 생후 1개월만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 템플린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열 세살부터 일찌감치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기 시작한 그녀는 자신감 있고 차분하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학창 시절 서독 내각 구성원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동베를린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 단체인 ‘민주변혁’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에 입문한다.1990년 동독 정부 부대변인에 취임하고, 독일 통일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이 된다. 이후 기민당 부당수, 환경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 당수, 총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앞엔 항상 ‘최초’,‘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책은 그녀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성장의 흐름을 짚으면서 그 흐름 아래 잠복해 있는 그녀의 다양한 내면을 하나씩 파헤쳐나간다. 저자가 보기에 메르켈은 어느 누구보다 권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녀는 탁월한 업적으로 자아를 구현하기 위해 끈질기게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고, 이룬 성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자아를 확인한다. 장관 초기시절, 헬무트 콜이 각료회의에서 퍼부었던 말에 상처를 받아 쉽게 눈물을 흘렸던 그녀이지만,‘권력’이란 마약의 효과를 맛본 그녀는 철저한 ‘정치 중독자’가 됐다. 메르켈은 또 과학자 출신인데다, 동·서독을 모두 경험한 이력 때문에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만능선수로 통한다. 미래에 대한 장기적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당면한 사회의 효율적인 ‘기능’을 항상 강조한다. 저자는 그녀의 삶이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지적한다. 아버지의 다가가기 어려운 성격, 엄함, 절대성의 요구, 이중적 삶 등은 아버지의 사랑을 구하던 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메르켈의 현재의 삶은 구동독 체제와 깊이 얽혀 있는 그녀의 아버지로부터의 정치적 해방이라는 것.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아버지에게 자신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개인적 사고와 국가에 대한 존중이 철저히 구분되어야 했던 동독시민으로서의 경험은 메르켈이 타인과 정서적 끈을 만들어내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사실은 알려주는 것이 없다. 학술아카데미 시절의 동료로부터 전 연방장관들까지 그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음에도 ‘인간 메르켈’에 대해선 잘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그녀가 폭풍 속에서도 그녀를 받쳐줄 사람들을 갖지 못하고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같은 개인주의 성향으로 말미암아 메르켈은 당내에서도 소수파에 속할 때가 많으며, 마치 고향을 잃은 사람처럼 보일 때도 있다.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메르켈 본인에서부터, 고교동창생, 선생님, 고향의 급우들, 대학교수, 동료 정치인 등 그녀 주변 인물 140여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보기에 그녀의 성공 요인은 1등에 대한 남다른 욕망, 실용주의 노선, 뛰어난 상황판단력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마따나 ‘앙겔라 메르켈의 인생이 동서 양 독일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의 살아 있는 증거’이기 때문에 독일 사람들이 그녀를 택했는지도 모른다.1만 1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유엔 반부패협약 발효

    전세계적인 부패를 국제기구 차원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한 ‘유엔 반부패협약’이 14일 발효됐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마약범죄국(UNODC)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는 부패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10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반부패협약은 지금까지 140개국이 서명했으며 38개국의 비준을 받았다. 이 협약은 전세계적인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지침을 담고 있으며 뇌물로 지급된 자산을 회수하는 데 국제사회가 협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UNODC 사무국장은 “부패를 통해 돈과 자산을 획득한 국가는 이를 빼앗긴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협약 시행으로 국제기구 공무원들도 부패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유엔의 이라크 식량·석유 프로그램 관련 부정과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UNODC는 연간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뇌물 액수가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베를린 연합뉴스
  • [이슈로 본 2005 문화계](2) 공연계 ‘빈익빈 부익부’

    올해 국내 공연계는 어느해보다 해외 유명단체의 내한 공연이 풍성했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1년 만의 내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4부작 한국 초연, 세계 3대 발레단인 영국 로열발레단과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잇단 내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브로드웨이팀 무대 등은 공연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단체의 이름값에 치르는 비용은 만만찮았다. 최근 몇년간 치솟던 클래식 티켓가격은 무려 45만원까지 올랐지만 객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반면 국내 단체들의 무대에는 찬바람이 여전했다. 공연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고공비행하는 티켓가격 지난 11월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가진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1984년 카라얀의 지휘로 내한한 이후 오랜만의 공연이라는 역사적인 의미외에 사상 최고의 티켓가격으로 공연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각각 45만원,35만원인 R석과 S석이 공연 티켓의 65%를 차지했지만 이틀 공연 동안 전체 좌석 점유율 98%, 유료 관객 80%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9월에 공연된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4부작은 18시간에 걸친 나흘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국내 공연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공연 역시 25만원짜리 R석이 전회 매진 된 것을 비롯해 전체 유료 관객이 70%에 달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영국 로열발레단(R석 20만원), 러시아 볼쇼이발레단(R석 25만원)등 무용과 지난 2월 내한한 ‘노트르담 드 파리’(VIP석 25만원)같은 뮤지컬에서도 티켓가격의 고공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연극계도 빈인빅 부익부 클래식, 발레, 뮤지컬 분야에서 티켓가격의 양극화가 두드러진 반면 연극계에서는 스타 캐스팅의 여부에 따라 흥행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는 스타들의 대학로 나들이가 유독 잦았다. 지난 3월 양동근이 ‘관객모독’에 출연해 기대 이상의 관객몰이를 한 데 이어 유오성은 지난 7월 ‘테이프’에, 설경구는 지난달 ‘러브레터’에 출연했다. 연극배우 출신인 유오성과 설경구는 8∼9년 만의 무대 복귀로 관심을 모았다. 여배우 심혜진도 ‘아트’로 첫 연극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9월 남산 드라마센터 개관 43주년 기념작으로 공연됐던 장진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무송 박상원 전양자 등 연극과 TV를 넘나드는 중견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유료 관객 90%를 웃도는 흥행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 현재 대학로에서는 연극제작자로도 나선 유지태의 창작극 ‘육분의 륙’과 10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문성근의 ‘마르고 닳도록’이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스타들의 연극무대 복귀는 상대적으로 소외 장르인 연극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순기능이 있지만 반면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일반 연극을 외면하게 만드는 역기능도 만만찮은 게 사실. 한 공연기획자는 “스타 출연 공연에 밀려들었던 관객이 공연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호철 작품 인도서 출간

    원로 작가 이호철(73)의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녘사람’과 단편집 ‘판문점’이 인도에서 영어 번역판으로 출간된다. 이씨는 “내년 1월7∼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인류의 마을과 도시’를 주제로 열리는 문화행사 ‘카사아시아(KathaAsia)페스티벌’에 기조 연설자로 참가해달라는 초청과 함께 인도와 남아시아의 영어권 독자를 위해 작품을 출간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면서 “이를 위해 지난해말 미국에서 출간된 ‘남녘사람…’과 ‘판문점’의 출판사와 저작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사아시아페스티벌’은 1947년 3월 네루가 창립한 아시아 콘퍼런스에 기원을 둔 대규모 문화행사. 내년 행사에는 주최국인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레바논, 이라크, 이란, 중국, 영국 등 22개국에서 100여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토론을 벌인다. 이씨는 11일 열리는 포럼에서 ‘인간의 마을과 도시, 간디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20분간 연설한다. 이씨는 “2002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문학인대회’에 함께 참가했던 인도 작가가 나를 기억했다가 ‘남녘사람…’의 독일어판 출판사인 펜드라곤사를 통해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말했다.1950년대 후반 네루 집권 시기에 중동과 아시아권 16개국 작가들을 초청해 토론을 벌인 적이 있는데 당시 북한의 한설야, 구 소련의 시모노프 등이 참가했지만 이승만 정권하에서 한국 작가는 참가하지 못했다는 게 이씨의 전언. 그는 “구 소련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50년 전에는 참가조차 못했던 한국의 작가가 이번에 기조연설자로 참가하는 것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예술원 회원인 이씨의 작품은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멕시코 폴란드 등지에서 번역 출간된 바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국악 ■ 월하 추모공연 13일 서울 한국문화의 집 코우스,14일 국립국악원 우면당.(02)764-1778. ■ 가야금 실내악단 여울 13일 서울 이화여대 강당.(02)543-1601. ●미술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전 9일~내년 2월26일 레오나르 다빈치의 드로잉을 비롯해 틴토레토, 벨로토 등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의 하이라이트를 만날 수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3413-6028. ■ 웰컴 투 강원랜드 석탄산업의 근거지이던 강원 영월, 사북, 태백지역에 들어선 카지노. 카지노가 있는 강원도의 풍경을 이만익, 홍승혜, 이상봉씨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회화, 설치작업 등을 해냈다.13일까지 서울 관훈동 모란갤러리.(02)737-0057. ■ 조영남전 가수 조용남의 재기넘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화투와 소쿠리를 이용한 오브제,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이용한 콜라주 등이 눈길을 끈다.30일까지 서울 정동 경향갤러리.(02)3701-1339. ●뮤지컬 매직 카펫 라이드 9~1월15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자우림의 음악에 드라마를 입혔다.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록밴드 자우림의 노래 30여곡으로 만든 팬터지 뮤지컬. 이해제 작·이현규 연출, 김선미 최재웅 출연.(02)747-2050. ■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 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한때는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 ‘홀스또메르’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전달한다. 톨스토이 작·김관 연출, 유인촌 정규수 출연.(02)515-0589. ■ 오!당신이 잠든 사이 1월8일까지 연우소극장.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슴 따뜻한 뮤지컬. 장유정 작·연출, 김혜성 작곡, 정새결 이주원 출연.(02)762-0010.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날 1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전쟁의 상처를 상징적이면서 회화적으로 그려낸 창작극.(02)382-5477. ■ 우리는 친구다 1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초등생 민호, 유치원생 슬기 남매의 좌충우돌 일상. 김민기 번안·연출, 이석호 김은영 출연.(02)763-8233. ●클래식 ■ 메시아 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서울 필, 안양시립, 천안시립,3개의 프로합창단이 연합한 120명의 대규모 합창단원이 헨델 원곡을 토대로 모차르트의 편곡과 프라우트의 편곡 등 세 작곡가의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 공연한다. 조수미 콘서트의 전담 지휘자인 박상현이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고, 소프라노 김인혜, 알토 김자희, 테너 나승서, 베이스 전기홍이 노래한다.(02)2650-7481∼3. ■ 베를린교향악단& 칼포스터 합창단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독.(02)599-5743. ■ 피아니스트 신수정·예술의전당 사장 김용배의 특별한 만남 16일 서울 서초구민회관.(02)570-6628. ■ 줄리엣 강&멜빈 첸 두오 콘서트 9일 서울 금호아트홀.(02)6303-1919. ●연극 이 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내 극장 용절대 권력의 중심인 연산군과 궁중 광대들의 욕망이 빚어내는 풍자와 해학.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이다. 김태웅 작·연출, 이남희 박정환 출연.1544-5955. ■ 마르고 닳도록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애국가 저작권료를 받아내려고 대한민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한국땅을 밟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의 황당무계한 사기극. 이강백 작·이상우 연출, 문성근 최용민 강신일 출연.(02)747-1010. ■ 캔디다 18일까지 상명아트홀1관.10대 시인 유진과 40대 목사 모렐, 그의 아내 캔디다의 삼각관계. 버나드 쇼 작·정진수 연출, 박봉서 허윤정 출연.(02)766-8679. ■ 서울착한여자 13∼18일 서강대 메리홀.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을 한국적으로 각색. 양정웅 연출, 김은희 전중용 출연.(02)3673-1392.
  • 격동의 현대사 60년 ‘앵글의 기록’

    격동의 현대사 60년 ‘앵글의 기록’

    ‘사진으로 격동의 현대사와 교감한다.’ ‘매그넘’(Magnum)이라는 국제적인 보도사진작가 그룹이 있다.1947년 로버트 카파의 주도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로저, 데이비드 세이무어 등이 힘을 합해 결성했다. 사진작가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가 이들의 원칙. 단순히 기록에 치중하는 것만은 아니다. 피사체의 감정과 감춰진 이야기가 평면의 사진 속에서 부활한다. 이들의 작업은 철저한 기자 정신과 풍요로운 예술가 정신이 조화를 이룬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 보도·다큐멘터리를 지향하면서도 각각 작가주의적 앵글을 가지고 현대사 현장 곳곳을 누비는 것이다. 특히 세계 분쟁지역과 험난한 오지, 화려한 현대 사회의 뒷모습에 포커스를 맞춘다. 작고한 회원을 포함,6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매그넘’이 현재까지 찍었던 작품은 3000만장이 넘는다고 한다. 현대사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국내에서 성황리에 작품전이 열렸던 브라질 출신 사진작가 세바스티앙 살가도도 ‘매그넘’의 회원이다. 사진은 백 마디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말이 있다.‘매그넘’의 작품을 디딤돌로 세계 현대사 격동의 순간, 순간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EBS가 연말을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사진, 현대사 60년을 담다’를 준비한 것. 오는 11일과 18일 오후 9시 두 차례로 나뉘어 ‘매그넘 안방 사진전’이 열린다.1편은 1945년에서 베트남전까지,2편은 베트남전에서 이라크전까지를 담았다. 지난 여름 일본 NHK에서 제작했다. 어찌보면 정적인 사진과 동적인 TV라는 매체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300∼400장의 사진 하나하나가 배경음악과 함께 역사라는 의미있는 조합으로 훌륭하게 묶여지고 있다.2차대전 종전과 동서 냉전의 시작, 그리고 한국전쟁. 중동전쟁과 중국의 문화혁명에 이어 베트남전쟁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 또 가장 최근인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현대사가 100분 동안 사진으로 총망라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2차대전 현장을 생생하게 잡아낸 로버트 카파와, 한국전쟁을 기록한 스위스의 베르너 비숍, 냉전기에 소련에서 활동한 엘리엇 어윗,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 잠입 촬영으로 유명해진 마크 리보 등 ‘매그넘’ 작가 24명의 살아 숨쉬는 작품들을 주로 만날 수 있다. 주요 작가들의 인터뷰와 함께, 미국 뉴욕에 위치한 ‘매그넘’ 본사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CIA 항공기 英 ‘무사통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 수송을 위해 영국군 비행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간 약 20개 비행장을 적어도 210차례 이상 이용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런던 북서부 로열공군기지로부터 입수한 비행목록을 검토한 결과 많은 항공기들이 착륙권한은 부여받았으나 탑승자를 기록하지 않은 이유가 없는 것을 볼 때 CIA의 비밀작전에 정부 고위층이 연루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문에는 미국 국적이 선명한 항공기들이 지난해와 올해 3차례에 걸쳐 스코틀랜드 3개 비행장에 계류중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실렸다. 아마추어들이 촬영한 이 사진들 속에 나타난 한 대의 비행기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비행장에서도 촬영된 적이 있고, 인권운동가들로부터 테러 용의자 신문을 위해 이용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발간된 최신호에서 CIA 항공기가 최소한 437차례에 걸쳐 독일 공항에 착륙했거나 영공을 지났다는 기록을 독일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독일 방문을 하루 앞두고 발간된 슈피겔지는 “독일 영공을 이용한 CIA항공기들이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비밀수용소로 수송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두 대의 CIA 항공기가 2002년에는 137차례,2003년에는 146차례 독일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했으며, 주로 프랑크푸르트나 베를린 또는 람스테인에 위치한 미국기지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CIA항공기 비행기록은 독일 좌파연합이 항공안전국에 요구해 건네받은 것이다. 이지운기자 외신종합 jj@seoul.co.kr
  • [올해의 인물] (1) 앙겔라 메르켈

    남부 아시아를 강타했던 쓰나미의 상처 속에 한숨으로 시작한 2005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았던 한해였다. 동시에 4년째 계속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테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으로 계층·인종·종교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그런 가운데 온갖 역경을 이기고 기어이 수장의 자리에 오른 이도 있었다. 화제의 인물들을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독일이 다시 유럽경제를 주도하게 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베를린의 연방의회 의사당.600여명의 독일 연방 하원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51) 신임 총리는 고용창출과 경제회생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탈선 위기에 처한 유럽경제의 기관차 ‘독일호’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끌어야 할 중책을 떠안은 메르켈 총리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은 그가 겉으로는 유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끈기와 추진력으로 무언가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듯이 위기를 발판삼아 정상을 향해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첫 여성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이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활동을 시작했을 때 그가 장래 독일 첫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 첫 동독 출신 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게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지역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7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의 인생은 통일독일과 함께 180도 바뀐다. 19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의 대변인 서리에 임명된 메르켈은 통독 2개월전 기민당(CDU)에 입당했고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가 정치일선에 나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람은 헬무트 콜 전 총리다. 콜 전 총리는 1991년 메르켈을 여성청소년부 장관,1994년 환경부 장관에 임명했다.1998년 기민당이 총선에서 사민당에 패배한 뒤에는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됐고 2000년 4월엔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메르켈의 승승장구는 콜의 후광 덕택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해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고 그와의 공식 결별을 선언하는 단호함을 보였다.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 촉구 기민당내에서조차 반대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메르켈은 2002년 총선을 앞두고 자매 정당인 기사당(CSU)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에게 총리후보 자리를 넘겨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내 입지강화의 계기로 삼아 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급기야는 정책노선과 지지율 저조를 내세워 반기를 들었던 당내 반대파를 물리치고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련)의 총리후보로 지명됐다. 옛 서독에 뿌리를 두고 있고, 가톨릭계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보수정당에서 동독 출신의 개신교 여성이 정치 입문 15년 만에 총리 후보가 된 것만도 일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기민련은 지난 5월 전통적으로 사민당의 지지기반이었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에서도 승리, 슈뢰더 정부와 사민당 지도부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지도록 만들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슈뢰더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컸던 만큼 메르켈은 별 문제없이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9·18 총선 결과 기민련은 35.2%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자민당(FDP)과의 보수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집권 사민당과 녹색당 연합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서 연정 협상을 둘러싼 정국 혼란이 시작됐고 ‘대연정’이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총리를 누가 맡을지를 놓고 심각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양당은 지난 10월10일 메르켈 당수를 총리로 하는 ‘대연정’에 합의했고 대연정 출범을 위한 정책협상에 돌입한 지 4주 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 지난달 22일 메르켈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 메르켈은 “우리는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성장을 향해 나아갈 때 그것은 입증된다.”고 강조한다. 숱한 역경을 이긴 그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lotus@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5) 공원

    [통계로 본 서울] (5) 공원

    도시의 효율성이나 경제성만을 따지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람들은 도시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편안히 쉴 수 있는 생태적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들이 도심 곳곳에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서울은 얼마나 많은 공원을 가지고 있을까. 2003년 기준으로 서울의 공원면적은 모두 157.8㎢이다. 이는 미국 뉴욕(81.15㎢)이나 독일 베를린(83.10㎢), 프랑스 파리(22㎢)보다 훨씬 넓은 면적이다.1인당 공원 면적으로 따져도 15.51㎡로 뉴욕(10.27㎡), 파리(10.35㎡) 보다 넓다. 하지만 서울의 1인당 공원면적은 부풀려진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비롯, 서울 시내 곳곳의 산과 묘지공원 등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가나 도심 등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을 기준으로 하는 생활권 1인당 녹지 면적으로 따지면 4.77㎡로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공원녹지는 해외 도시에 비해 훨씬 부족하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 최저기준인 9㎡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 된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을 모아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생활권 공원녹지를 보다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편 자치구 별로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가장 좁은 자치구는 금천구(0.89㎡)로 나타났다. 가장 넓은 종로구는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16.2㎡로 금천구의 약 19배에 달했다. 종로구에 이어 마포구·서초구·송파구·성동구 순이다. 반면 금천구에 이어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좁은 자치구는 구로구·동대문구·관악구·양천구 등으로 조사됐다. 성동구의 경우 서울숲 조성 이전에는 3.14㎡였지만 조성 이후에는 두 배가 넘는 6.58㎡로 증가, 서울 평균을 넘어섰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382 손기정옹 등번호 황영조, 품고 뛰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5)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이 고 손기정 선생의 등번호를 달고 통일로를 달렸다. 황 감독은 27일 임진각∼통일로 구간에서 열린 ‘손기정 평화마라톤’ 10㎞ 레이스에 출전, 손 선생이 지난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당시 달았던 배번 382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50분에 코스를 주파했다. 황 감독은 “단축 코스이긴 하지만 모처럼 레이스에 참여했다.”면서 “최근 한국 마라톤이 침체에 빠져 있지만 손 선생의 유지를 받든다면 머지않아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선생 타계 3주기인 이날 대회에는 마스터스 마라톤 상위권 입상자인 손 선생의 외손자 이준호(37·회사원)씨와 장윤창(배구), 심권호(레슬링)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도 참가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세계석학에 듣는 ‘문명 갈등과 해소책’

    ‘문명과 평화’를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국제심포지엄을 연다. 올해 진행됐던 광복60년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학술대회로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7개 세션에 40여명의 석학을 포함한 300여명이 참가한다. 한국판 다보스포럼을 만들겠다는 야심이 반영돼 각 세션은 원로급 연구자들이 발표하고, 주목받는 젊은 학자들이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 면면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첫날 연설대에 선다. 샤시 타루 유엔사무차장도 참석한다. 눈에 띄는 학자는 ‘관료적 권위주의’개념으로 좌파 정치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노테르담 정치학 교수 길예르모 오도넬,‘인종’과 ‘폭력’문제에 천착하는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 미셀 비비오르카, 문화와 민주주의의 문제를 파고들어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발표하는 독일 베를린대 명예교수 한스 디터 클링거만, 일본의 전쟁 책임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일본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등이다. 이들은 발제와 토론 형식으로 문명간 갈등과 해소방안은 물론, 동아시아의 역사와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최근 윤리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우석사단의 안규리 박사도 ‘생명윤리’세션에 참가키로 되어 있어 실제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명론하면 흔히 떠올리는 인물들이 아닌 전문연구자들이 참가자들이어서 일반인들에겐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이름만 드높은 명사’에 비해 훨씬 더 알찬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기대다. 한도현 문명과평화 국제포럼 추진위원장은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야말로 이같은 포럼을 만들 수 있는 적격자라고 생각했다.”면서 “문명과의 대화, 아시아와 휴머니티, 동아시아의 화해 등과 같은 세션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 운영하고, 나머지 세션은 당시 이슈를 중심으로 매년 새롭게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8명의 여인들(KBS2 밤 12시15분) 만드는 작품마다 기발하고 과감한 연출로 평단과 흥행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평가를 듣는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작품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구세대 여배우들이 총출동해 눈을 즐겁게 한다.2002년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주연 여배우 8명 전원에게 은곰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연상케 하는 미스터리극에, 코미디 요소와 뮤지컬 형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오종 특유의 우울함 대신 과장되고 화려한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된 점이 특색이다. 1950년대 프랑스 교외의 한 저택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려는 가족들이 모여든다. 그런데 폭설로 전화선마저 끊어져 고립된 저택에서, 가장인 마르셀(도미니크 라뮈르)이 등에 칼에 찔린 주검으로 발견된다. 아내인 가비(카트린 드뇌브), 처제 오귀스틴(이자벨 위페르), 장모 마미(다니엘 다리외), 요리사 샤넬(피르민 리샤르), 가정부 루이즈(엠마누엘 베아르), 두 딸 쉬종(비르지니 르도)과 카트린(뤼디빈 샤니에르), 그리고 누이 피에레트(파니 아르당) 가운데 한 명이 범인임에 틀림없다. 탐정을 자처한 쉬종은 단서를 찾기 시작하고, 서로를 의심하던 여자들 사이에서 비밀이 하나, 둘씩 드러난다.8명의 여인들은 모두 살해 동기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나타나는데….2002년작.10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언더 더 선(EBS 오후 11시30분)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말 못할 사연으로 비극적으로 헤어지게 되는 러브 스토리다. 스웨덴 영화로 자국에서 개봉했을 때 흥행 1위에 올랐던 작품. 최상의 캐스팅이라고 하는 스웨덴 명배우들의 연기를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감상 포인트. 스웨덴 상업 영화의 1인자 콜린 너틀리 감독은 스웨덴 국민배우이자 아내인 헬레나 베르스트롬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숱한 흥행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9년 전 어머니를 여읜 마흔 살 농부 올로프(롤프 라스가르드)는 시골 농장에서 혼자 살아간다. 숫총각인 올로프에게 유일한 친구는 건달 에릭(요한 비더베르그). 올로프는 에릭이 돈을 빌려가 갚지도 않고, 어머니의 유산을 자기 돈 쓰듯 하지만, 신뢰가 두텁다. 어느 날 올로프는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33세의 여성 엘렌(헬레나 베르스트롬)을 고용하게 된다. 싹싹하고, 청소는 물론 돈 계산까지 뛰어난 엘렌에게 흠뻑 빠져드는 올로프. 엘렌에게 의심을 품은 에릭은 그녀의 뒤를 캐고, 이 사실을 눈치 챈 엘렌은 편지 한 장을 남겨 놓고 떠나는데….1998년작.118분.
  • 이와이 슌지 작품 TV로 만난다

    이와이 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1999년 ‘러브레터’(1995)가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오겡키데스카∼’ 신드롬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지난 6월 ‘6월의 레브레터’로 명명돼 한묶음으로 뒤늦게 국내를 찾았던 그의 초기 영화 4편이 TV를 통해 처음 방영된다. 앞서 기회를 놓친 팬이라면 꼭 챙겨볼 것. 14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11시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을 통해 사랑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모은 ‘이와이 지 특집’이 전파를 탄다. 이번 작품들은 ‘러브레터’,‘4월의 이야기’(1998),‘하나와 앨리스’(2004)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밝은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어두운 사회현실과 상처받은 젊은 영혼을 다루고 있어 ‘검은색 이와이’로 분류된다. 때문에 대중적인 요소는 거의 담겨 있지 않지만, 틀림없이 색다르다. 첫 번째 순서(14일)는 ‘피크닉’(1996).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작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아웃사이더들의 몽환적이고 슬픈 데이트를 잔혹하게 담았다.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코코가 그곳에서 만난 쓰무지, 사토루 등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정신병원 담장을 넘어 어두운 팬터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72분. 이튿날은 이와이 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1996)가 바통을 잇는다.‘피크닉’에서 까마귀를 잡아 그 깃털로 옷을 만들어 입은 코코를 연기한 일본의 인기가수 차라가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엔화가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 엔화를 벌기 위해 도쿄 변두리를 가득 채운 각국 불법 이주민의 세계가 그려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4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나는 운명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4개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147분. 16일에는 ‘언두’(UNDO·1994)의 차례. 영어로 ‘풀다.’,‘해방하다.’는 뜻이다. 너무 깊은 사랑 탓에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94년 베를린영화제 넷펙상(포럼 부문 최고의 아시아영화상) 수상작.47분. 마지막 순서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이와이 지가 유작 1순위로 꼽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 집에서는 의붓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나고, 학교에서는 이지메를 당하는 14세 소년 유이치가 가수 릴리 슈슈에게서 안식처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팬 사이트 ‘릴리필리아’의 대화창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일본 10대들의 위태롭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하나와 앨리스’로 국내 팬들을 확보한 아오이 유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14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파리 교외 저소득층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이래 계속되고 있는 소요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요사태가 독일, 벨기에 등 이민자가 많은 인근 유럽 지역으로까지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태는 주로 북아프리카계 무슬림이 몰려 사는 대도시 교외 저소득층 지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새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청소년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된 이유가 단순히 검문을 피하던 소년들의 죽음과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우범지역 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뿌리깊은 소외의식이 극단적 방식의 분노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방화가 차량 뿐 아니라 학교, 탁아소, 체육관, 상업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인명 피해마저 발생하면서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제 폭력은 그만”을 외치며 하루빨리 일상의 평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클리시수부아 함혜리특파원|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교외에 있는 올네수부아의 부아욤 고등학교 앞 광장.40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흑인, 혹은 북아프리카 계열의 유색인들이다. 아직 학교가 끝날 시간이 아닌데도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몇몇 눈에 띈다. 청소년들의 야간 소요사태로 유리가 깨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다.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와 모든 학생들이 대피했다는 것이다. 이 여학생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근처의 3개 학교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지 않는 한 소요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최소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감전사 사고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르코지(내무장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막 도착한 버스에 뛰어 올랐다. 올네수부아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클리시수부아. 지난달 27일 경찰의 검문을 피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하면서 프랑스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소요사태의 진원지가 된 곳이다. 밤마다 차별과 소외에 대한 무슬림 청소년들의 분노와 방화로 점철됐던 것과 달리 이곳의 오후 풍경은 평화스러웠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장을 보러가는 무슬림 여성, 길 모퉁이에 삼삼오오 몰려있는 흑인 청소년들…. 대부분이 흑인이거나 아랍인들이다. 클리시수부아의 주민 2만 8000여명 중 이방인은 70%가 넘는다. 파리의 고색창연한 주거건물들과는 달리 노후한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눈에도 슬럼가임을 알 수 있다. 아기를 안고 가는 한 주민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20여년 전 터키에서 이민 왔다는 칸(35·전기공)은 “청소년들의 폭력은 물론 나쁘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의 50% 정도가 실업자라고 소개한 칸은 “부가 세습되는 것처럼 가난도 대를 물린다. 그들이 현재 상황에서 탈피하도록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조금 벗어나자 왼쪽으로 거의 불에 탄 채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6일 새벽 5시쯤 방화로 불에 탄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다.1997년 준공된 이곳은 바로 옆에 있는 루이즈 미셸 중학교 학생들이 체육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태권도, 유도 등 여가시간을 이용해 체육활동을 하는 장소였다. 루이즈 미셸 중학교에 다닌다는 사디(12)는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체육관을 불태웠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분별없는 폭력에 분노보다는 차라리 슬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사디의 학급은 모두 23명. 이 중 순수한 프랑스인은 단 한명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5시 30분 클리시수부아 시청 앞에서는 자녀들을 대동한 학부모들과 주민들이 모여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 화재사건과 지난달 27일 이후 끊이지 않는 일련의 폭력사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클리시수부아 출신의 육상선수 이름을 딴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은 우리들의 자랑거리였고, 청소년들이 유일하게 체육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였다.”고 토로한 뒤 25년이 걸려 건설된 체육관을 불과 몇분만에 잿덩이로 변하게 만든 방화범들에게 분노를 나타냈다. 주민 포리셰는 “30년째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다른 지역에서도 학교와 탁아소 등 공공시설물에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는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 불에 탄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포함,200여명에 이르는 태권도 동호회 회원들과 태권도를 배우는 어린이들의 학부모들이다. 등에 ‘태권도’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박힌 흰색도복을 입은 아들 야쿱(4)의 손을 잡고 시청 앞에 나온 베니나는 “우리 아이가 9월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이제 어디에 가서 태권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이민 가정의 청소년들과 클리시수부아 시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하나시 목데드(28)는 “이곳 청소년들의 삶은 깊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학교생활 실패, 가족과의 갈등, 실업문제는 이곳 청소년들을 끝없는 분노로 치닫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인 상황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들은 분명 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lotus@seoul.co.kr 유럽 각국은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폭력사태가 남 얘기 같지가 않다.9·11 테러 이후 유럽에서 무슬림과 비(非)무슬림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무슬림의 불만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리 사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벨기에와 독일 등 일부 주변국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이주민들간에 유혈충돌이 발생, 인명피해를 낳았다. 앞서 지난 7월 7일에는 런던 지하철과 버스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5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현장에서 즉사한 영국 국적의 파키스탄계 4명이 지목됐다. 2004년 11월 2일에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수 성향의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모로코계 이민 노동자 2세인 부예리에 의해 살해됐다. 같은 해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역에서 열차 연쇄 폭발로 191명이 숨지고 1800여명이 다쳤다.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땅에서 무슬림과 관련된 공격이 잇따르면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그에 비례해 무슬림들의 소외감과 반발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현재 유럽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1500만∼2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 인구의 4∼5%다. 높은 출산율과 이주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오는 2025년에는 그 수가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유럽 이민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2차대전 이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이번 소요사태의 중심층은 생활고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이민 1세대가 아닌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대. 스스로 ‘유럽인’이라 여기며 성장한 이들은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뿌리 깊은 차별대우에 직면하면서 ‘2등 유럽 시민’이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린다. 주류사회 편입 실패와 가난의 대물림, 사회적 편견, 문화적 소외 등으로 유럽 무슬림들의 인내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9·11 테러 이후 잇단 테러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 제한책을 선택했던 유럽 각국은 뒤늦게 다문화통합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런 점에서 5년 이상만 거주하면 국적을 주고, 언어를 배워 현지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웨덴식 이민지원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프랑스 소요사태 일지 ▲10월27일 파리 북동쪽 클리시수부아에서 경찰 피해 달아나던 북아프리카계 소년 2명 감전사. 분노한 청년들 수백명 차량 23대 불태우고 경찰과 투석전. ▲10월28일 클리시수부아에서 청년 수백명 경찰과 충돌. 일부 경찰 향해 사격. ▲10월29일 주민 500명 침묵시위, 야간에 폭력사태 재발. ▲10월30일 경찰 최루탄이 이슬람사원에 발사돼 무슬림 분노 증폭 ▲10월31일 폭력사태 인근 교외지역 확산. ▲11월2일 드 빌팽 총리와 사르코지 내무장관 해외 방문 일정 취소. 파리 주변의 22개 소도시로 소요 확산. ▲11월3∼4일 디종, 마르세유, 루앙 등 전국으로 소요사태 확산 ▲11월5일 파리 중심가서 방화 사건 발생 ▲11월6일 시라크 대통령, 폭력행위 엄벌 천명 ▲11월7일 파리 교외서 첫 사망자 발생. 베를린·브뤼셀서 모방 방화 사건 발생 ▲11월8일 정부, 지역 도지사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권 승인
  •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윤이상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가 남과 북, 그리고 고인이 잠들고 있는 이곳 베를린에서도 있었다. 윤 선생이 영면하던 날 매섭게 몰아쳤던 그 찬 눈보라 대신에 찾아 온 결코 흔치 않은 쾌청한 늦가을 날씨는 마치 지난 10년 동안에 고인을 대하여 왔던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대신 전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국가 공권력의 고인에 가한 부당한 박해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나 복권조치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고인의 예술 그리고 이 예술이 고귀하게 승화시킨 그의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 폭 넓은 이해가 그동안에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고인과 나눈 숱한 대화는 예술은 물론, 우리의 민족적 현실에 대한 내용이 그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철학자와 예술가가 만나 민족문제를 논할 때 현실 정치인들끼리 만났을 때와는 다른 흐름이 대화의 기저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 기저는 니체가 이야기했던 지배적 가치나 도덕체계, 나아가 현실정치의 질서를 파괴하는 철학자의 ‘지독한 귀족주의’나 안하무인격인 예술가의 ‘예술적 폭정(暴政)’은 결코 아니었다. “정치는 예술을 대신할 수 없지만, 예술은 정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서독의 초대 대통령 테오도르 호이스 (Th.Heuss)의 주장에 고인이나 필자도 공감했었다.‘정치의 심미화(審美化)’가 아니라 일종의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에 대한 동의라고 볼 수 있다. 일상적 체험이 아니라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는 신선한 심미적인 충격이 상상력이 결여된 지루하고 지저분한 정치의 혁파로 연결되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도 유럽에서처럼 개인주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체험으로부터 빚어진 ‘충격의 미학’이었기에 우리의 대화는 민족문제를 떠날 수 없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민족문제를 예술과 정치를 매개로 해서 제기한다는 것은 곧 나치의 ‘정치의 심미화’로 오해되는 강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고인의 ‘나의 땅, 나의 민족’이나 ‘광주여 영원히’같은 교향시(交響詩)가 일종의 정치적인 ‘프로그램 음악’으로 곡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령 스메타나의 ‘내 조국’이나 시베리우스의 ‘필란디아’도 민요, 민속춤, 설화와 같은 집단적 심미적 체험을 통해서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러한 고인에 대한 평가는 순전히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예술과 정치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나치 독일의 ‘정치의 심미화’가 여전히 대표적 부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오늘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보여주는 정치의 상업화 내지 상징조작도 본질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대량소비사회나 정보사회에서는 정치도 상품이 되어야만 하고, 정치의 내용보다는 이의 포장기술이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라는 전통적인 예술의 코드보다는 이제는 어떤 분위기에 ‘어울린다.’ 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새로운 코드가 더 많이 작동을 하고 있고, 또 일상적인 모든 사물이 곧 예술로서 해석될 수 있는 예술적 코드의 인플레이션 현상도 바로 이러한 ‘정치의 심미화’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고인이 지향한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는 그러한 상징 조작을 의미한 것은 물론 아니었고, 또 미추(美醜)라는 예술의 전통적인 코드를 완전히 버린 전위적인 체험에 심취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고인의 ‘더 많은 인간성’이라는 예술적 코드는 심미적 체험과 정치를 독특하게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었다. 고인은 민족 분단으로 야기된 비인간적인 고통을 반추(反芻)하지 못하는 심미적 체험이야말로 실로 공허하고 무책임하기가 짝이 없다고 확신했기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도 서울과 평양에서 통일음악제를 열었다. 그때로부터 울려 펴진 남북의 화음은 정치적인 소음을 뚫고 아직도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상상력이 메마르고 둔중(鈍重)하기만 한 우리의 정치세계에 던진 고인의 예술적 충격은 -흡사 창공에 흐르는 구름처럼 결코 똑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우리를 계속 깨우쳐 줄 것이다.
  • 佛폭동 獨·벨기에 확산 조짐

    |파리 함혜리특파원|파리 교외의 무슬림 빈민 거주지역에서 시작된 소요사태가 11일째 계속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국 300여개 도시로 확대된 차량 방화가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발생했다.7일에는 이번 소요 사태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파리 북부 교외지역에서 지난 4일 두건을 쓴 젊은이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한 60대 남자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장 자크 르 슈나덱(61)은 이웃과 대화를 나누다 두건을 쓴 젊은이들에게 얻어맞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었다. 사망자의 미망인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모방범죄가 발생, 이번 소요사태가 전 유럽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터키계 주민 밀집 지역과 벨기에의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 7일 새벽 차량이 불탔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를 비롯, 전국적으로 차량, 학교, 교회, 탁아소, 경찰소 등이 방화 범죄 대상이 됐다. 파리 남서부 교외 그리니에서는 청소년들이 경찰을 향해 엽총을 발사, 경찰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 경찰은 청년들로부터 매복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소요사태로 불탄 차량만도 1408대에 이르렀고, 체포된 사람은 395명이다. 프랑스 경찰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로 경찰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문자메시지로 폭력에 동참할 것을 서로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무기력한 대응으로 비판받는 프랑스 정부는 비상 치안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시급한 질서 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천명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소요 사태로 지금까지 차량 5000대 이상이 불타고 12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8년 5월 학생 시위 이래 최대 규모다. lotus@seoul.co.kr
  • 청소년들 ‘방화경쟁’

    |파리 함혜리특파원|파리 교외 소요사태가 1968년 학생 혁명 이후 최악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장기화될 조짐이다. 프랑스 정부는 7일 시급한 질서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불행하게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접 국가에도 모방 범죄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전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호주,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은 프랑스 관광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들에게 요청했다. 독일 베를린의 터키계 주민들이 밀집한 베를린 모아비트 구역에서 차량 5대가 7일 새벽에 불탔다. 벨기에 브뤼셀의 이민자 거주지역에서도 폭도들에 의해 차량 5대가 불탔으나, 경찰은 파리를 모방한 범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계 무슬림 청년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이번 소요사태는 발생 11일째 밤을 맞아 파리 교외지역을 비롯, 북부 릴, 북서부 루앙, 서부 낭트와 오를레앙, 남부 니스와 툴루즈, 마르세유 등 지방도시로 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와 교회, 탁아소, 경찰서 등도 방화 대상이 됐다. 경찰관 2명이 그리니에서 청소년들의 엽총 공격으로 다치는 등 모두 36명의 경찰이 이번 사태로 부상을 입었다.●정부 “단호함과 정의” 앞세워 강경대응 시라크 대통령은 내무, 국방 등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특별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폭력과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사람들은 검거돼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일반을 상대로 한 첫 발언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도 “법 절차를 서둘러 검거된 사람들을 즉시 특별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행위는 전염병처럼 전국으로 번져 정부의 해결의지를 무색케 했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와 서부 낭트에서는 시위대가 초등학교에 화염병을 던졌고, 서북부 루앙에서는 불이 붙은 자동차가 경찰서로 돌진했다. 남부 툴루즈에서는 젊은이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등 폭력행위가 잇따랐다. 파리 교외 생모리스에서는 탁아소가, 쉬렌에서는 약품창고가 공격 당했다. 남서부의 생테티엔 교외에서는 버스가 방화로 불타면서 2명이 경화상을 입었고 대중교통이 전면 마비됐다. 지난달 27일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의 감전사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지난 3일부터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방화가 잇따르며 확산된 데 이어 5일 밤에는 파리 도심에까지 파급됐다.AFP통신은 소요 사태는 빈민가 청소년들의 경쟁 심리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 서쪽 교외 레 뮈로에 사는 아프리카계 청소년은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을 TV로 보고 나선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한다. 사태가 시작된 이래 축구 경기를 보듯 매일 밤 TV 앞에 모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르코지의 얼굴이 TV 화면에 나와 우리에게 막말을 하면 모조리 태워버리고 싶어진다.”며 교외 우범지역 소탕에 나섰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사르코지 장관 사퇴압박 거세져 2007년 대권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사르코지 장관이 대도시 외곽 검문을 강화하자 감전사 사건이 터졌고, 우범지역의 젊은이들을 ‘불량배’로 지칭하면서 이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부 여당에서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사르코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나 야권에서는 그의 책임을 물어 즉각 사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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