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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A 항공기 英 ‘무사통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 수송을 위해 영국군 비행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간 약 20개 비행장을 적어도 210차례 이상 이용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런던 북서부 로열공군기지로부터 입수한 비행목록을 검토한 결과 많은 항공기들이 착륙권한은 부여받았으나 탑승자를 기록하지 않은 이유가 없는 것을 볼 때 CIA의 비밀작전에 정부 고위층이 연루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문에는 미국 국적이 선명한 항공기들이 지난해와 올해 3차례에 걸쳐 스코틀랜드 3개 비행장에 계류중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실렸다. 아마추어들이 촬영한 이 사진들 속에 나타난 한 대의 비행기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비행장에서도 촬영된 적이 있고, 인권운동가들로부터 테러 용의자 신문을 위해 이용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발간된 최신호에서 CIA 항공기가 최소한 437차례에 걸쳐 독일 공항에 착륙했거나 영공을 지났다는 기록을 독일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독일 방문을 하루 앞두고 발간된 슈피겔지는 “독일 영공을 이용한 CIA항공기들이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비밀수용소로 수송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두 대의 CIA 항공기가 2002년에는 137차례,2003년에는 146차례 독일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했으며, 주로 프랑크푸르트나 베를린 또는 람스테인에 위치한 미국기지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CIA항공기 비행기록은 독일 좌파연합이 항공안전국에 요구해 건네받은 것이다. 이지운기자 외신종합 jj@seoul.co.kr
  • [올해의 인물] (1) 앙겔라 메르켈

    남부 아시아를 강타했던 쓰나미의 상처 속에 한숨으로 시작한 2005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았던 한해였다. 동시에 4년째 계속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테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으로 계층·인종·종교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그런 가운데 온갖 역경을 이기고 기어이 수장의 자리에 오른 이도 있었다. 화제의 인물들을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독일이 다시 유럽경제를 주도하게 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베를린의 연방의회 의사당.600여명의 독일 연방 하원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51) 신임 총리는 고용창출과 경제회생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탈선 위기에 처한 유럽경제의 기관차 ‘독일호’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끌어야 할 중책을 떠안은 메르켈 총리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은 그가 겉으로는 유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끈기와 추진력으로 무언가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듯이 위기를 발판삼아 정상을 향해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첫 여성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이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활동을 시작했을 때 그가 장래 독일 첫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 첫 동독 출신 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게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지역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7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의 인생은 통일독일과 함께 180도 바뀐다. 19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의 대변인 서리에 임명된 메르켈은 통독 2개월전 기민당(CDU)에 입당했고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가 정치일선에 나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람은 헬무트 콜 전 총리다. 콜 전 총리는 1991년 메르켈을 여성청소년부 장관,1994년 환경부 장관에 임명했다.1998년 기민당이 총선에서 사민당에 패배한 뒤에는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됐고 2000년 4월엔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메르켈의 승승장구는 콜의 후광 덕택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해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고 그와의 공식 결별을 선언하는 단호함을 보였다.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 촉구 기민당내에서조차 반대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메르켈은 2002년 총선을 앞두고 자매 정당인 기사당(CSU)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에게 총리후보 자리를 넘겨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내 입지강화의 계기로 삼아 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급기야는 정책노선과 지지율 저조를 내세워 반기를 들었던 당내 반대파를 물리치고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련)의 총리후보로 지명됐다. 옛 서독에 뿌리를 두고 있고, 가톨릭계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보수정당에서 동독 출신의 개신교 여성이 정치 입문 15년 만에 총리 후보가 된 것만도 일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기민련은 지난 5월 전통적으로 사민당의 지지기반이었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에서도 승리, 슈뢰더 정부와 사민당 지도부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지도록 만들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슈뢰더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컸던 만큼 메르켈은 별 문제없이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9·18 총선 결과 기민련은 35.2%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자민당(FDP)과의 보수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집권 사민당과 녹색당 연합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서 연정 협상을 둘러싼 정국 혼란이 시작됐고 ‘대연정’이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총리를 누가 맡을지를 놓고 심각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양당은 지난 10월10일 메르켈 당수를 총리로 하는 ‘대연정’에 합의했고 대연정 출범을 위한 정책협상에 돌입한 지 4주 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 지난달 22일 메르켈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 메르켈은 “우리는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성장을 향해 나아갈 때 그것은 입증된다.”고 강조한다. 숱한 역경을 이긴 그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lotus@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5) 공원

    [통계로 본 서울] (5) 공원

    도시의 효율성이나 경제성만을 따지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람들은 도시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편안히 쉴 수 있는 생태적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들이 도심 곳곳에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서울은 얼마나 많은 공원을 가지고 있을까. 2003년 기준으로 서울의 공원면적은 모두 157.8㎢이다. 이는 미국 뉴욕(81.15㎢)이나 독일 베를린(83.10㎢), 프랑스 파리(22㎢)보다 훨씬 넓은 면적이다.1인당 공원 면적으로 따져도 15.51㎡로 뉴욕(10.27㎡), 파리(10.35㎡) 보다 넓다. 하지만 서울의 1인당 공원면적은 부풀려진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비롯, 서울 시내 곳곳의 산과 묘지공원 등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가나 도심 등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을 기준으로 하는 생활권 1인당 녹지 면적으로 따지면 4.77㎡로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공원녹지는 해외 도시에 비해 훨씬 부족하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 최저기준인 9㎡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 된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을 모아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생활권 공원녹지를 보다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편 자치구 별로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가장 좁은 자치구는 금천구(0.89㎡)로 나타났다. 가장 넓은 종로구는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16.2㎡로 금천구의 약 19배에 달했다. 종로구에 이어 마포구·서초구·송파구·성동구 순이다. 반면 금천구에 이어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이 좁은 자치구는 구로구·동대문구·관악구·양천구 등으로 조사됐다. 성동구의 경우 서울숲 조성 이전에는 3.14㎡였지만 조성 이후에는 두 배가 넘는 6.58㎡로 증가, 서울 평균을 넘어섰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382 손기정옹 등번호 황영조, 품고 뛰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5)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이 고 손기정 선생의 등번호를 달고 통일로를 달렸다. 황 감독은 27일 임진각∼통일로 구간에서 열린 ‘손기정 평화마라톤’ 10㎞ 레이스에 출전, 손 선생이 지난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당시 달았던 배번 382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50분에 코스를 주파했다. 황 감독은 “단축 코스이긴 하지만 모처럼 레이스에 참여했다.”면서 “최근 한국 마라톤이 침체에 빠져 있지만 손 선생의 유지를 받든다면 머지않아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선생 타계 3주기인 이날 대회에는 마스터스 마라톤 상위권 입상자인 손 선생의 외손자 이준호(37·회사원)씨와 장윤창(배구), 심권호(레슬링)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도 참가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세계석학에 듣는 ‘문명 갈등과 해소책’

    ‘문명과 평화’를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국제심포지엄을 연다. 올해 진행됐던 광복60년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학술대회로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7개 세션에 40여명의 석학을 포함한 300여명이 참가한다. 한국판 다보스포럼을 만들겠다는 야심이 반영돼 각 세션은 원로급 연구자들이 발표하고, 주목받는 젊은 학자들이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 면면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첫날 연설대에 선다. 샤시 타루 유엔사무차장도 참석한다. 눈에 띄는 학자는 ‘관료적 권위주의’개념으로 좌파 정치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노테르담 정치학 교수 길예르모 오도넬,‘인종’과 ‘폭력’문제에 천착하는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 미셀 비비오르카, 문화와 민주주의의 문제를 파고들어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발표하는 독일 베를린대 명예교수 한스 디터 클링거만, 일본의 전쟁 책임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일본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등이다. 이들은 발제와 토론 형식으로 문명간 갈등과 해소방안은 물론, 동아시아의 역사와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최근 윤리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우석사단의 안규리 박사도 ‘생명윤리’세션에 참가키로 되어 있어 실제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명론하면 흔히 떠올리는 인물들이 아닌 전문연구자들이 참가자들이어서 일반인들에겐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이름만 드높은 명사’에 비해 훨씬 더 알찬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기대다. 한도현 문명과평화 국제포럼 추진위원장은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야말로 이같은 포럼을 만들 수 있는 적격자라고 생각했다.”면서 “문명과의 대화, 아시아와 휴머니티, 동아시아의 화해 등과 같은 세션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 운영하고, 나머지 세션은 당시 이슈를 중심으로 매년 새롭게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8명의 여인들(KBS2 밤 12시15분) 만드는 작품마다 기발하고 과감한 연출로 평단과 흥행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평가를 듣는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작품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구세대 여배우들이 총출동해 눈을 즐겁게 한다.2002년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주연 여배우 8명 전원에게 은곰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연상케 하는 미스터리극에, 코미디 요소와 뮤지컬 형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오종 특유의 우울함 대신 과장되고 화려한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된 점이 특색이다. 1950년대 프랑스 교외의 한 저택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려는 가족들이 모여든다. 그런데 폭설로 전화선마저 끊어져 고립된 저택에서, 가장인 마르셀(도미니크 라뮈르)이 등에 칼에 찔린 주검으로 발견된다. 아내인 가비(카트린 드뇌브), 처제 오귀스틴(이자벨 위페르), 장모 마미(다니엘 다리외), 요리사 샤넬(피르민 리샤르), 가정부 루이즈(엠마누엘 베아르), 두 딸 쉬종(비르지니 르도)과 카트린(뤼디빈 샤니에르), 그리고 누이 피에레트(파니 아르당) 가운데 한 명이 범인임에 틀림없다. 탐정을 자처한 쉬종은 단서를 찾기 시작하고, 서로를 의심하던 여자들 사이에서 비밀이 하나, 둘씩 드러난다.8명의 여인들은 모두 살해 동기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나타나는데….2002년작.10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언더 더 선(EBS 오후 11시30분)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말 못할 사연으로 비극적으로 헤어지게 되는 러브 스토리다. 스웨덴 영화로 자국에서 개봉했을 때 흥행 1위에 올랐던 작품. 최상의 캐스팅이라고 하는 스웨덴 명배우들의 연기를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감상 포인트. 스웨덴 상업 영화의 1인자 콜린 너틀리 감독은 스웨덴 국민배우이자 아내인 헬레나 베르스트롬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숱한 흥행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9년 전 어머니를 여읜 마흔 살 농부 올로프(롤프 라스가르드)는 시골 농장에서 혼자 살아간다. 숫총각인 올로프에게 유일한 친구는 건달 에릭(요한 비더베르그). 올로프는 에릭이 돈을 빌려가 갚지도 않고, 어머니의 유산을 자기 돈 쓰듯 하지만, 신뢰가 두텁다. 어느 날 올로프는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33세의 여성 엘렌(헬레나 베르스트롬)을 고용하게 된다. 싹싹하고, 청소는 물론 돈 계산까지 뛰어난 엘렌에게 흠뻑 빠져드는 올로프. 엘렌에게 의심을 품은 에릭은 그녀의 뒤를 캐고, 이 사실을 눈치 챈 엘렌은 편지 한 장을 남겨 놓고 떠나는데….1998년작.118분.
  • 이와이 슌지 작품 TV로 만난다

    이와이 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1999년 ‘러브레터’(1995)가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오겡키데스카∼’ 신드롬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지난 6월 ‘6월의 레브레터’로 명명돼 한묶음으로 뒤늦게 국내를 찾았던 그의 초기 영화 4편이 TV를 통해 처음 방영된다. 앞서 기회를 놓친 팬이라면 꼭 챙겨볼 것. 14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11시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을 통해 사랑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모은 ‘이와이 지 특집’이 전파를 탄다. 이번 작품들은 ‘러브레터’,‘4월의 이야기’(1998),‘하나와 앨리스’(2004)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밝은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어두운 사회현실과 상처받은 젊은 영혼을 다루고 있어 ‘검은색 이와이’로 분류된다. 때문에 대중적인 요소는 거의 담겨 있지 않지만, 틀림없이 색다르다. 첫 번째 순서(14일)는 ‘피크닉’(1996).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작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아웃사이더들의 몽환적이고 슬픈 데이트를 잔혹하게 담았다.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코코가 그곳에서 만난 쓰무지, 사토루 등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정신병원 담장을 넘어 어두운 팬터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72분. 이튿날은 이와이 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1996)가 바통을 잇는다.‘피크닉’에서 까마귀를 잡아 그 깃털로 옷을 만들어 입은 코코를 연기한 일본의 인기가수 차라가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엔화가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 엔화를 벌기 위해 도쿄 변두리를 가득 채운 각국 불법 이주민의 세계가 그려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4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나는 운명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4개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147분. 16일에는 ‘언두’(UNDO·1994)의 차례. 영어로 ‘풀다.’,‘해방하다.’는 뜻이다. 너무 깊은 사랑 탓에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94년 베를린영화제 넷펙상(포럼 부문 최고의 아시아영화상) 수상작.47분. 마지막 순서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이와이 지가 유작 1순위로 꼽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 집에서는 의붓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나고, 학교에서는 이지메를 당하는 14세 소년 유이치가 가수 릴리 슈슈에게서 안식처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팬 사이트 ‘릴리필리아’의 대화창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일본 10대들의 위태롭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하나와 앨리스’로 국내 팬들을 확보한 아오이 유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14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파리 교외 저소득층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이래 계속되고 있는 소요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요사태가 독일, 벨기에 등 이민자가 많은 인근 유럽 지역으로까지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태는 주로 북아프리카계 무슬림이 몰려 사는 대도시 교외 저소득층 지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새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청소년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된 이유가 단순히 검문을 피하던 소년들의 죽음과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우범지역 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뿌리깊은 소외의식이 극단적 방식의 분노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방화가 차량 뿐 아니라 학교, 탁아소, 체육관, 상업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인명 피해마저 발생하면서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제 폭력은 그만”을 외치며 하루빨리 일상의 평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클리시수부아 함혜리특파원|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교외에 있는 올네수부아의 부아욤 고등학교 앞 광장.40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흑인, 혹은 북아프리카 계열의 유색인들이다. 아직 학교가 끝날 시간이 아닌데도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몇몇 눈에 띈다. 청소년들의 야간 소요사태로 유리가 깨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다.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와 모든 학생들이 대피했다는 것이다. 이 여학생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근처의 3개 학교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지 않는 한 소요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최소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감전사 사고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르코지(내무장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막 도착한 버스에 뛰어 올랐다. 올네수부아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클리시수부아. 지난달 27일 경찰의 검문을 피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하면서 프랑스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소요사태의 진원지가 된 곳이다. 밤마다 차별과 소외에 대한 무슬림 청소년들의 분노와 방화로 점철됐던 것과 달리 이곳의 오후 풍경은 평화스러웠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장을 보러가는 무슬림 여성, 길 모퉁이에 삼삼오오 몰려있는 흑인 청소년들…. 대부분이 흑인이거나 아랍인들이다. 클리시수부아의 주민 2만 8000여명 중 이방인은 70%가 넘는다. 파리의 고색창연한 주거건물들과는 달리 노후한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눈에도 슬럼가임을 알 수 있다. 아기를 안고 가는 한 주민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20여년 전 터키에서 이민 왔다는 칸(35·전기공)은 “청소년들의 폭력은 물론 나쁘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의 50% 정도가 실업자라고 소개한 칸은 “부가 세습되는 것처럼 가난도 대를 물린다. 그들이 현재 상황에서 탈피하도록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조금 벗어나자 왼쪽으로 거의 불에 탄 채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6일 새벽 5시쯤 방화로 불에 탄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다.1997년 준공된 이곳은 바로 옆에 있는 루이즈 미셸 중학교 학생들이 체육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태권도, 유도 등 여가시간을 이용해 체육활동을 하는 장소였다. 루이즈 미셸 중학교에 다닌다는 사디(12)는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체육관을 불태웠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분별없는 폭력에 분노보다는 차라리 슬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사디의 학급은 모두 23명. 이 중 순수한 프랑스인은 단 한명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5시 30분 클리시수부아 시청 앞에서는 자녀들을 대동한 학부모들과 주민들이 모여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 화재사건과 지난달 27일 이후 끊이지 않는 일련의 폭력사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클리시수부아 출신의 육상선수 이름을 딴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은 우리들의 자랑거리였고, 청소년들이 유일하게 체육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였다.”고 토로한 뒤 25년이 걸려 건설된 체육관을 불과 몇분만에 잿덩이로 변하게 만든 방화범들에게 분노를 나타냈다. 주민 포리셰는 “30년째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다른 지역에서도 학교와 탁아소 등 공공시설물에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는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 불에 탄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포함,200여명에 이르는 태권도 동호회 회원들과 태권도를 배우는 어린이들의 학부모들이다. 등에 ‘태권도’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박힌 흰색도복을 입은 아들 야쿱(4)의 손을 잡고 시청 앞에 나온 베니나는 “우리 아이가 9월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이제 어디에 가서 태권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이민 가정의 청소년들과 클리시수부아 시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하나시 목데드(28)는 “이곳 청소년들의 삶은 깊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학교생활 실패, 가족과의 갈등, 실업문제는 이곳 청소년들을 끝없는 분노로 치닫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인 상황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들은 분명 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lotus@seoul.co.kr 유럽 각국은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폭력사태가 남 얘기 같지가 않다.9·11 테러 이후 유럽에서 무슬림과 비(非)무슬림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무슬림의 불만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리 사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벨기에와 독일 등 일부 주변국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이주민들간에 유혈충돌이 발생, 인명피해를 낳았다. 앞서 지난 7월 7일에는 런던 지하철과 버스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5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현장에서 즉사한 영국 국적의 파키스탄계 4명이 지목됐다. 2004년 11월 2일에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수 성향의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모로코계 이민 노동자 2세인 부예리에 의해 살해됐다. 같은 해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역에서 열차 연쇄 폭발로 191명이 숨지고 1800여명이 다쳤다.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땅에서 무슬림과 관련된 공격이 잇따르면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그에 비례해 무슬림들의 소외감과 반발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현재 유럽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1500만∼2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 인구의 4∼5%다. 높은 출산율과 이주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오는 2025년에는 그 수가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유럽 이민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2차대전 이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이번 소요사태의 중심층은 생활고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이민 1세대가 아닌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대. 스스로 ‘유럽인’이라 여기며 성장한 이들은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뿌리 깊은 차별대우에 직면하면서 ‘2등 유럽 시민’이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린다. 주류사회 편입 실패와 가난의 대물림, 사회적 편견, 문화적 소외 등으로 유럽 무슬림들의 인내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9·11 테러 이후 잇단 테러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 제한책을 선택했던 유럽 각국은 뒤늦게 다문화통합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런 점에서 5년 이상만 거주하면 국적을 주고, 언어를 배워 현지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웨덴식 이민지원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프랑스 소요사태 일지 ▲10월27일 파리 북동쪽 클리시수부아에서 경찰 피해 달아나던 북아프리카계 소년 2명 감전사. 분노한 청년들 수백명 차량 23대 불태우고 경찰과 투석전. ▲10월28일 클리시수부아에서 청년 수백명 경찰과 충돌. 일부 경찰 향해 사격. ▲10월29일 주민 500명 침묵시위, 야간에 폭력사태 재발. ▲10월30일 경찰 최루탄이 이슬람사원에 발사돼 무슬림 분노 증폭 ▲10월31일 폭력사태 인근 교외지역 확산. ▲11월2일 드 빌팽 총리와 사르코지 내무장관 해외 방문 일정 취소. 파리 주변의 22개 소도시로 소요 확산. ▲11월3∼4일 디종, 마르세유, 루앙 등 전국으로 소요사태 확산 ▲11월5일 파리 중심가서 방화 사건 발생 ▲11월6일 시라크 대통령, 폭력행위 엄벌 천명 ▲11월7일 파리 교외서 첫 사망자 발생. 베를린·브뤼셀서 모방 방화 사건 발생 ▲11월8일 정부, 지역 도지사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권 승인
  •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윤이상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가 남과 북, 그리고 고인이 잠들고 있는 이곳 베를린에서도 있었다. 윤 선생이 영면하던 날 매섭게 몰아쳤던 그 찬 눈보라 대신에 찾아 온 결코 흔치 않은 쾌청한 늦가을 날씨는 마치 지난 10년 동안에 고인을 대하여 왔던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대신 전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국가 공권력의 고인에 가한 부당한 박해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나 복권조치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고인의 예술 그리고 이 예술이 고귀하게 승화시킨 그의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 폭 넓은 이해가 그동안에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고인과 나눈 숱한 대화는 예술은 물론, 우리의 민족적 현실에 대한 내용이 그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철학자와 예술가가 만나 민족문제를 논할 때 현실 정치인들끼리 만났을 때와는 다른 흐름이 대화의 기저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 기저는 니체가 이야기했던 지배적 가치나 도덕체계, 나아가 현실정치의 질서를 파괴하는 철학자의 ‘지독한 귀족주의’나 안하무인격인 예술가의 ‘예술적 폭정(暴政)’은 결코 아니었다. “정치는 예술을 대신할 수 없지만, 예술은 정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서독의 초대 대통령 테오도르 호이스 (Th.Heuss)의 주장에 고인이나 필자도 공감했었다.‘정치의 심미화(審美化)’가 아니라 일종의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에 대한 동의라고 볼 수 있다. 일상적 체험이 아니라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는 신선한 심미적인 충격이 상상력이 결여된 지루하고 지저분한 정치의 혁파로 연결되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도 유럽에서처럼 개인주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체험으로부터 빚어진 ‘충격의 미학’이었기에 우리의 대화는 민족문제를 떠날 수 없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민족문제를 예술과 정치를 매개로 해서 제기한다는 것은 곧 나치의 ‘정치의 심미화’로 오해되는 강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고인의 ‘나의 땅, 나의 민족’이나 ‘광주여 영원히’같은 교향시(交響詩)가 일종의 정치적인 ‘프로그램 음악’으로 곡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령 스메타나의 ‘내 조국’이나 시베리우스의 ‘필란디아’도 민요, 민속춤, 설화와 같은 집단적 심미적 체험을 통해서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러한 고인에 대한 평가는 순전히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예술과 정치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나치 독일의 ‘정치의 심미화’가 여전히 대표적 부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오늘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보여주는 정치의 상업화 내지 상징조작도 본질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대량소비사회나 정보사회에서는 정치도 상품이 되어야만 하고, 정치의 내용보다는 이의 포장기술이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라는 전통적인 예술의 코드보다는 이제는 어떤 분위기에 ‘어울린다.’ 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새로운 코드가 더 많이 작동을 하고 있고, 또 일상적인 모든 사물이 곧 예술로서 해석될 수 있는 예술적 코드의 인플레이션 현상도 바로 이러한 ‘정치의 심미화’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고인이 지향한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는 그러한 상징 조작을 의미한 것은 물론 아니었고, 또 미추(美醜)라는 예술의 전통적인 코드를 완전히 버린 전위적인 체험에 심취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고인의 ‘더 많은 인간성’이라는 예술적 코드는 심미적 체험과 정치를 독특하게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었다. 고인은 민족 분단으로 야기된 비인간적인 고통을 반추(反芻)하지 못하는 심미적 체험이야말로 실로 공허하고 무책임하기가 짝이 없다고 확신했기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도 서울과 평양에서 통일음악제를 열었다. 그때로부터 울려 펴진 남북의 화음은 정치적인 소음을 뚫고 아직도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상상력이 메마르고 둔중(鈍重)하기만 한 우리의 정치세계에 던진 고인의 예술적 충격은 -흡사 창공에 흐르는 구름처럼 결코 똑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우리를 계속 깨우쳐 줄 것이다.
  • 佛폭동 獨·벨기에 확산 조짐

    |파리 함혜리특파원|파리 교외의 무슬림 빈민 거주지역에서 시작된 소요사태가 11일째 계속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국 300여개 도시로 확대된 차량 방화가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발생했다.7일에는 이번 소요 사태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파리 북부 교외지역에서 지난 4일 두건을 쓴 젊은이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한 60대 남자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장 자크 르 슈나덱(61)은 이웃과 대화를 나누다 두건을 쓴 젊은이들에게 얻어맞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었다. 사망자의 미망인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모방범죄가 발생, 이번 소요사태가 전 유럽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터키계 주민 밀집 지역과 벨기에의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 7일 새벽 차량이 불탔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를 비롯, 전국적으로 차량, 학교, 교회, 탁아소, 경찰소 등이 방화 범죄 대상이 됐다. 파리 남서부 교외 그리니에서는 청소년들이 경찰을 향해 엽총을 발사, 경찰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 경찰은 청년들로부터 매복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소요사태로 불탄 차량만도 1408대에 이르렀고, 체포된 사람은 395명이다. 프랑스 경찰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로 경찰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문자메시지로 폭력에 동참할 것을 서로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무기력한 대응으로 비판받는 프랑스 정부는 비상 치안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시급한 질서 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천명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소요 사태로 지금까지 차량 5000대 이상이 불타고 12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8년 5월 학생 시위 이래 최대 규모다. lotus@seoul.co.kr
  • 청소년들 ‘방화경쟁’

    |파리 함혜리특파원|파리 교외 소요사태가 1968년 학생 혁명 이후 최악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장기화될 조짐이다. 프랑스 정부는 7일 시급한 질서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불행하게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접 국가에도 모방 범죄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전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호주,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은 프랑스 관광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들에게 요청했다. 독일 베를린의 터키계 주민들이 밀집한 베를린 모아비트 구역에서 차량 5대가 7일 새벽에 불탔다. 벨기에 브뤼셀의 이민자 거주지역에서도 폭도들에 의해 차량 5대가 불탔으나, 경찰은 파리를 모방한 범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계 무슬림 청년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이번 소요사태는 발생 11일째 밤을 맞아 파리 교외지역을 비롯, 북부 릴, 북서부 루앙, 서부 낭트와 오를레앙, 남부 니스와 툴루즈, 마르세유 등 지방도시로 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와 교회, 탁아소, 경찰서 등도 방화 대상이 됐다. 경찰관 2명이 그리니에서 청소년들의 엽총 공격으로 다치는 등 모두 36명의 경찰이 이번 사태로 부상을 입었다.●정부 “단호함과 정의” 앞세워 강경대응 시라크 대통령은 내무, 국방 등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특별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폭력과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사람들은 검거돼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일반을 상대로 한 첫 발언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도 “법 절차를 서둘러 검거된 사람들을 즉시 특별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행위는 전염병처럼 전국으로 번져 정부의 해결의지를 무색케 했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와 서부 낭트에서는 시위대가 초등학교에 화염병을 던졌고, 서북부 루앙에서는 불이 붙은 자동차가 경찰서로 돌진했다. 남부 툴루즈에서는 젊은이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등 폭력행위가 잇따랐다. 파리 교외 생모리스에서는 탁아소가, 쉬렌에서는 약품창고가 공격 당했다. 남서부의 생테티엔 교외에서는 버스가 방화로 불타면서 2명이 경화상을 입었고 대중교통이 전면 마비됐다. 지난달 27일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의 감전사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지난 3일부터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방화가 잇따르며 확산된 데 이어 5일 밤에는 파리 도심에까지 파급됐다.AFP통신은 소요 사태는 빈민가 청소년들의 경쟁 심리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 서쪽 교외 레 뮈로에 사는 아프리카계 청소년은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을 TV로 보고 나선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한다. 사태가 시작된 이래 축구 경기를 보듯 매일 밤 TV 앞에 모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르코지의 얼굴이 TV 화면에 나와 우리에게 막말을 하면 모조리 태워버리고 싶어진다.”며 교외 우범지역 소탕에 나섰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사르코지 장관 사퇴압박 거세져 2007년 대권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사르코지 장관이 대도시 외곽 검문을 강화하자 감전사 사건이 터졌고, 우범지역의 젊은이들을 ‘불량배’로 지칭하면서 이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부 여당에서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사르코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나 야권에서는 그의 책임을 물어 즉각 사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lotus@seoul.co.kr
  • 독일 베를린市에 ‘서울정원’ 문열어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시(市)에 ‘서울정원’이 만들어졌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7일 베를린 마르찬지역 자유공원내에 3000㎡(약 907평) 규모의 한국 전통정원인 ‘베를린 서울정원’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서울 정원은 터키 앙카라·이집트 카이로·프랑스 파리에 이어 4번째다. 서울시는 서울을 세계에 알리는 사업의 일환으로 세계 각 국의 우호도시에 한국 전통정원을 만드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조성된 ‘베를린 서울정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 선생이 은거하던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위치한 독락당(獨樂堂·보물 제413호)을 본보기로 해 조성됐다. 정원 조성에 든 25억원은 전액 우리은행에서 부담했다. 이곳에는 사랑채 겸 정자로 쓰이는 건물 1동과 솟을대문·협문·장승·솟대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건물이 들어서 있다. 또 소나무·회화나무 등 독일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 33종 1637그루도 심어졌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토요영화] 크로아티아 스릴러 영화

    ●목격자들(EBS 오후 11시30분)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크로아티아 영화다.2003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세계의 화약고 가운데 하나인 발칸반도의 정치적 현실을 직접 체험했고, 이곳에 늘 눈길을 두고 있는 빈코 브레잔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종 갈등을 야기하는 전쟁의 모습을 스릴러와 누아르 형식으로 그려낸다. 아버지이자 유고연방 시절 빼어난 시나리오 작가였던 이보 브레잔과 영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하나의 살인사건을 두고, 범인, 목격자, 추적자 등 여러 시각에서 서로 다른 진실이 흘러나오게 된다는 설정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연상시킨다. 어느 날, 한 마을에 무장한 군인 세 명이 들이닥쳐 한 남자를 사살하고 도망친다. 이들은 지긋한 나이의 여인 집에서 밤을 지낸다. 날이 밝자 경찰은 살인범들을 추격한다. 무엇인가 사연이 있는 듯한 군인들은 술집에서 술도 마셔보지만, 불안감이 계속 엄습한다. 군인 3명과 이들을 숨겨주고 있는 여인, 그리고 이들을 쫓는 형사 모두 남 모를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이 하나, 둘 드러나는데….2003년작.90분.
  • [나눔 세상] 여성 3代 ‘지구촌 봉사대’

    [나눔 세상] 여성 3代 ‘지구촌 봉사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한국 속담처럼 사회봉사의 뜻은 한국인 어머니에게 영국인 할머니에게 반반씩 물려받은 선물인 것 같아요.” 친할머니는 영국에서 빈민운동가로, 어머니는 독일에서 여성운동가로, 딸은 한국에서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복구 모금운동으로 여성 3대가 세계를 무대로 사회봉사에 나선 가족이 있다. 성균관대 대외협력과에 근무 중인 영국인 나미 모리스(26·여)는 최근 ‘헬프아시아(HELP ASIA)’라는 단체를 만들어 지진해일 등 아시아에서 각종 재난을 만난 이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했다. 그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총동창회와 총학생회, 한국인 친구들까지 하나둘씩 그녀의 일을 거들었다. 이렇게 한달 반 동안 모은 돈은 모두 2200여만 원. 이렇다 할 학연도 인맥도 없는 외국인이 낯선 땅에서 모은 것 치고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성금은 모두 유니세프 코리아를 통해 태국 등 쓰나미 피해자들에게 전달됐다. 영국인 아버지와 독일에 간 한국인 간호사 김순임(61)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의 땅을 몸으로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향인 독일을 떠나 2003년 8월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처음 찾은 건 9살 때로 기억해요. 무용을 좋아하는 저에게 어머니는 한국 전통무용을 제대로 배우라며 이모 집인 전라도 광주로 보냈어요.”사실 그녀의 어머니가 10살도 안된 어린 딸을 혼자 한국 땅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김씨는 70∼80년대 군부독재 당시 독일에서 백기완씨 등 재야인사와 민주화 운동가를 도와 준 전력 때문에 한국입국이 금지됐다. “어머니는 통일운동가에서부터 민주화인사,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도와주시는 분이었어요. 특별히 이념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몸으로 실천했던 것이지요.” 덕분에 어릴 적 나미씨의 서베를린 집은 항상 한국에서 온 수배학생들이나 재야인사들로 붐볐다. 어머니 김씨는 환갑의 나이인 지금도 제3세계 NGO들을 지원하는 ‘연대하는 세계를 위한 재분배재단’전문위원으로 활동한다. 이 단체는 한국에서 마산과 창원 여성노동자회 탁아소 운영과 성남시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집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나미의 친할머니 조이스 M 모리스(1997년 작고)도 영국에서 여성단체연대 사회복지위원으로 빈민운동과 환경운동에 평생을 바쳤다. 나미의 한국사랑도 남다르다. 런던대에서 한국학과 동양음악을 전공한 그녀는 사물놀이부터 살풀이, 승무, 오북춤까지 못하는 게 없다. 사물놀이는 김덕수씨에게, 무용은 인간문화재 이매방 선생의 수제자 황순임씨를 사사했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천둥소리’에서의 활동은 그의 한국생활을 가장 즐겁게 하는 것 중의 하나다. 그는 오는 12월 못 다한 학업을 위해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향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대자화상 국립중앙박물관

    시대자화상 국립중앙박물관

    자화상 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일 것입니다. 그러나 서구 미술사에서 가장 많이 자신의 그림을 그린 거장은 렘브란트로 알고 있습니다. 생전에 10점이 넘는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렘브란트는 17세기 르네상스시대에 살았습니다. 젊은 시절의 그에게 인간적인 패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문예부흥의 시대가 저물어가던 말년에 그린 ‘쾰른 자화상’은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세상과의 오랜 불화를 견뎌낸 여유가 느껴집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다 한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17세기 말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입니다. 고산 윤선도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지만 조선시대 사실주의 화풍의 대가입니다. 남인이었던 그는 출세길이 막혀 막막했던 심경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자화상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허울이 아닌 사실을, 시대를 녹여버릴 듯한 강렬한 눈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그의 수염은 떨리는 듯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시대,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애석하게도 웃는 얼굴이 아닙니다. 여섯 차례의 이사 끝에 겨우 마련한 집. 그러나 유명한 작품들의 상당수는 일본 등 외국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남산은 주한미군의 골프연습장에 가려 잘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헬기 소리로 요란합니다. 일제침탈과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로 이어지는 역사의 굴곡은 이곳에선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다시 희망을 힘겹게 떠올려 봅니다. 먼 훗날에도 이 땅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고백’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겠지요. 당당하면서도 너그럽고, 가난하지 않아도 겸손한 우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1층 고고관·역사관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그 곳에 있었다. 후손들에게 기록을 남긴 역사(歷史)시대의 모습도, 지혜가 미치지 못해 문자를 남길 수 없어 유물로만 자취를 남긴 선사(先史) 시대의 모습도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박물관 건물로 들어서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동관으로 줄지어 이어진다.1층에 들어서면 상설전시관인 고고관과 역사관이 관람객을 맞는다. ●구석기 시대에서 남북국 시대까지 한눈에 동관 1층 101∼110 전시실이 바로 고고관이다. 첫 걸음을 떼는 순간 세계전도와 함께 일본·중국·대한민국·세계고고학의 연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나 사회과부도·역사부도 등의 첫 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던 ‘빗살무늬토기’(신석기시대·서울 암사동 출토)는 관람객들이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유물. 이어 ‘요령식 동검’(청동기시대·황경남도 신천 〃),‘산수무늬 벽돌’(백제·충남 부여 〃) 등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마치 검은 돌처럼 바싹 말라버린 선사시대 ‘도토리’(신석기시대·경남 창녕 비봉리 〃)는 ‘갈판·갈돌’(〃·서울 암사동〃)과 함께 진열돼 있었다.500년 쯤 지나면 미니홈피 배경 음악이나 배경 화면을 사고 파는 전자화폐 ‘도토리’가 나란히 소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선을 따라 청동기·초기 철기 유물들이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듯 스치며 지나간다.4∼6세기 고구려 고분에 집중적으로 그려졌다는 벽화는 ‘사신도’가 대표하고 있었다. 비록 모사품이지만 청룡·주작·백호·현무의 모습은 그 시절 고구려인의 호방한 기상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백제실을 대표하는 ‘백제금동대향로’(충남 부여 능산리 절터 〃) 앞에서는 좀처럼 관람객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 신선들이 산다는 박산(博山) 굽이굽이마다 상상의 동물들과 사람들의 모습으로 장식된 향로는 백제인들의 이상향을 엿보는 듯하다. 가야실에서 볼 수 있는 ‘투구’와 ‘말머리가리개’(부산 복천동 〃)는 외국 영화의 전투장비를 연상시키는 듯하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관’과 ‘허리띠’ 앞에서도 관람객들은 오래 머문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유물은 아니었지만 발해실의 ‘용머리 장식’이나 ‘도깨비 기와’(중국 헤이룽장성〃)는 세상의 모든 나쁜 귀신을 쫓아낼 듯하다. 반면 두명의 부처가 함께 조각된 ‘발해불상’(발해 팔련성 〃)은 이민족도 너그러이 융합했던 민족의 포용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딸을 시집보낸 왕도 범부와 다르지 않았음을… 고고관을 다돌고 나면 맞은 편 111∼120 전시실인 역사관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대표적 기록문화유산인 한글, 금속활자를 비롯해 금석문, 문서, 지도 등 당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역사관 첫 전시실인 한글실에는 한글의 과학성보다는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랜 어버이의 모습이 가슴에 더 와닿는다.‘새 집에 가서 밤에 잠이나 잘 잤느냐. 어제는 그리 덧없이 내어 보내 섭섭무료하기 가이 없어 하노라.’며 조선 현종 임금이 궐 밖으로 시집간 셋째 딸 명양공주에게 보낸 한글 편지는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지도실에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밑거름이 됐던 ‘동국대전도’가 2.3배 확대돼 바닥 타일로 꾸며져 있다. 허리를 굽혀 살펴보면서 걸어보면 마치 소인국의 ‘걸리버’가 된양 한반도 전체를 걷는 느낌이다.‘수선전도(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추정)’‘도성도’ 등 서울의 옛 모습을 담은 옛 지도도 직접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등기제도, 노비의 경제적 가치, 조선시대의 의술 등 선조들의 생활상을 이해하기 쉽게 배울 수 있다. 다리가 아플 때쯤이면 소파나 영상물 상영관 등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시설이 전시관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정해진 동선대로 이동하지 않으면 시대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 질서를 지키며 정해진 동선을 따르는 것이 좋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2층 미술관Ⅰ·기증관 국립중앙박물관 2층에 올라서면 서예·회화·불교회화 등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Ⅰ’과 국내·외 각계각층 213명이 아무런 대가없이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들이 있는 ‘기증관’이 있다. 특히 미술관Ⅰ에는 교과서에 실려 눈에 익은 작품들도 많아 직접 실물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교과서에 실린 그림이네? 미술관Ⅰ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보물 527호)’. 춤추는 아이, 행상, 벼타작, 담배잎썰기, 씨름도 등이 눈길을 모은다. 꽉 짜인 원형 구도에 간략한 필선으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담았다. 작품 크기는 30㎝ 안팎으로 아담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씨름도’의 씨름꾼 옆에는 이들의 신발로 보이는 신발들이 내팽겨쳐져 있다. 그런데 하나는 짚신, 하나는 고급신발로 보이는 고무신이다. 신분의 차이가 나는데도 공평한 승부 겨루기를 하는 것이다. 구경꾼들이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경기를 보고 있다.‘허허, 저런’‘빨리 넘겨 버려.’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구경꾼들의 긴박한 표정과는 달리 엿판을 매고 떠꺼머리 총각은 아랑곳없이 천연덕스럽게 가위를 치면서 열중하는 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얼핏보면 빛 바랜 누런 종이에 검은 잉크가 뭉개져 있는 듯하다. 한참 들여다보면 왼쪽 하단 현실세계를 보여주는 야산에서 오른편 상단 도원의 세계가 보인다. 세종대왕의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풍경을 안견에게 설명해서 그리게 한 것이다. 전체적인 경관은 짙은 안개로 분리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잘 어우러져있다. 꿈과 현실을 한폭의 화폭에 담은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인 질문도 떠오를 법하다. 두루말이 형태로 폭이 20m에 이르는 이 작품은 당대 지적 권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작품 양쪽에 자신이 안평대군이 직접 지은 제발(題跋)뿐만 아니라 정인지, 신숙주, 박팽년, 서거정, 성삼문 등 당대 20여명의 문사들의 찬시가 곁들였다. 다만 안타깝게도 진품은 일본 덴리(天理)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화려한 불교회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표현한 그림들이 모여있는 불교회화관에 들어서면 좀 더 화려해진다.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 등 선과 악을 상징하는 오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웅전 석가모니 불상 뒤에 놓였던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은 석가가 인도 마가다국의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한 사실을 화려한 색깔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원근법을 쓰지 않아 평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어찌보면 불화의 세계가 시공(時空)을 초월한 세계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사 김정희가 쓴 자신의 별호에 대한 글인 ‘묵소거사 자찬(默笑居士 自讚)’은 날카로움 속에서 정중함과 정성을 담아 쓴 흔적이 엿보였다.‘침묵할 때 침묵하는 것은 때에 맞는 것이요,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은 중용에 가까운 것이다.’라는 글귀가 담겨 있다. 부리부리한 눈매가 인상적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국보 240호)’에서는 내면의 세계까지 드러나는 듯하다. ●문화재 사랑으로 만들어진 기증관 기증관은 11개실로 구성됐으며 이홍근 박병래 등 문화재를 기증한 이들의 이름을 따 만들었다.1946년 이희섭 선생이 금동불상 세 점을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213명이 청동기 금속공예 회화를 비롯한 국보 6점과 보물 32점 등 모두 2만 2091점을 기증했다. 특히 아시아민족조형문화연구소 운영자인 가네코 가즈시게 선생 등 일본인 3명도 기증자 대열에 포함돼 있어 눈에 띈다. 기증관에서는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그리스 청동 투구(국보 904호)를 볼 만하다. 투구는 1500년쯤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경기에서 승리를 기원하고 신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제작됐다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손 선생에게 부상으로 주어졌다. 투구는 베를린 박물관이 보관하다가 1986년 뒤늦게 손 선생에게 돌아왔다. 그는 이 투구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민족의 것이라 생각해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3층 아시아관·미술관Ⅱ 국립중앙박물관 어느 곳이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특히 3층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인기 유물’과 그렇지 못한 ‘비인기 유물’ 사이의 차이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교과서를 통해 숱하게 봐 왔던 익숙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물도 ‘아시아관’에 전시돼 있다. ●중국·일본·중앙아시아 유물도 전시 3층에는 306∼311호까지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중국·일본의 유물이 전시된 ‘아시아관’이 있으며,301∼305호까지 ‘미술관Ⅱ’에는 불상·청자·백자 등 우리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보통 301호부터 관람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에 올라오면 바로 왼쪽으로 ‘아시아관’입구인 306호가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관람객들은 306호 ‘아시아관’을 먼저 관람하게 된다. 306호를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다시 나가 301호로 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시아관’을 얼른 둘러본 뒤 ‘미술관Ⅱ’에서 우리 유물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아시아관’에서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다른 전시관에 비해 조금 빨라지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개의 팔을 가진 부처 조각상이나, 인자해 보이지 않는 부처의 미소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다른 전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유물에 대해 박사 수준의 설명을 해 주던 엄마들도 이곳의 잘 모르는 유물들 앞에서는 슬쩍 조용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시아관’에서 잠시 풀 죽은 엄마들은 3층 북쪽에 자리잡은 ‘미술관Ⅱ’에서 활기를 되찾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볼것 많고 배울것 많은 고려청자 전시실 자비롭고 은은한 미소로 가득찬 301호 불교조각 전시실을 지나면, 전시된 모든 유물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친숙한 금속공예(302호)·청자 전시실(303호)을 지나게 된다.304호에는 수수한 느낌의 분청사기 전시실이 있고 305호에는 백자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유물에 대해 ‘일자무식’이라도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국보 78호 미륵반가사유상도 이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따로 마련된 방에 모셔진 이 불상은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전시실 자체에서 풍기는 위엄만으로도 관람객들을 숙연하게 만든다. 미륵반가사유상 외에도 고려청자 전시실은 관람객들의 ‘정체현상’이 가장 심한 곳이다. 사방이 온통 비취색인 이곳에서 사람들은 걸음을 옮길 생각을 잠시 잊게 된다. 또 국보와 보물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에 메모하는 학생들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진열된 어느 것 하나 국보·보물 아닌 것이 없을 듯한데, 그 가운데서도 국보가 있고 보물이 있는 것을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층부터 차례로 관람하면서 올라왔다면 3층이 마지막 장소다. 특히 조선백자들이 전시된 305호를 마지막으로 관람하게 된다면, 어수선하게 관람했던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손목없는 부처님…왜? “엄마, 왜 부처님 손이 없어요?” 3층을 관람하면서 엄마들이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301호에 마련된 불교조각 전시실에는 많은 불상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가운데 3개 철조불좌상의 양 손목이 없다. 공교롭게도 ‘손목 없는 불상’3개 모두 철로 만들어졌으며 앉아 있는 자세도 비슷하다. 첫번째 ‘손목 없는 불상’은 301호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볼 수 있다. 약 2m크기이며 통일신라 시대인 8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충남 서산군 운산면에서 출토된 철조불좌상이다. 두번째는 충남 서산군 보원사 터에서 출토 된 것으로 11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며, 세번째는 10세기에 만들어져 경기 포천군에서 출토된 철조불좌상이다. ‘손목 없는 불상’에 대해 불상 전문가인 홍익대 김리나 교수는 “불상의 손목은 다른 곳에 비해 가늘고 몸체에서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누군가 고의로 잘랐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불상의 손 모양새(손갖춤)는 부처나 보살이 깨달은 중생 구제의 소원을 밖으로 표시하기 위해 짓는 것으로 부처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수목공원·공연장…가족나들이 ‘딱’이네 “박물관도 즐기고 공원 나들이도 하세요.” 박물관은 자칫 아이들에게는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 유물에 서려 있는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를 공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런 염려를 덜어도 될 것 같다.‘거울못’과 10만그루의 수목 등 다양한 자연 환경이 박물관 주위로 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공연장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을 싫어하는 아이도, 박물관을 구경하고 싶은 어른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연못·폭포·정원·식물원 등 눈길 박물관 바로 앞에는 도심 공원이 펼쳐져 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울못’이다. 거울못은 지름만 150m에 달하는 인공연못이다. 박물관을 설계한 정림건축 박승홍 건축가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다. 박물관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만나게 된다. 거울못은 성벽 모양을 한 박물관을 비추는 거울이다. 모든 물들이 한데로 모이는 저수지이자 통일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연못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연못과 박물관 정문 사이에는 언덕이 하나 있다. 박물관 정문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의 그림자가 연못에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박물관은 겨울에는 거울못이 얼면 야외 스케이트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열린마당’은 박물관 중심에 시원하게 배치된 수목 공원이다. 한옥의 대청마루에 해당한다.10만 그루의 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보물 2호 보신각종, 보물 365호 흥법사 진공대사탑 및 석관 등이 숨어 있다. 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공부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설계가의 바람이 담겼다. 박물관 왼편으로 석조물정원, 어울마당, 미르폭포 등 다양한 녹지 공간이 펼쳐져 있다. 박물관 뒤편에도 크지는 않지만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통염료식물원에서는 개암나무, 씀바귀 등이 재배된다. 그 옆으로는 의자와 잔디밭 등이 펼쳐져 있어 가을 햇살을 받으며 도시락을 먹기에 그만이다. ●뮤지컬 즐기고 도서관서 책도 보고 박물관에는 공연장과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전문 공연장 ‘용’은 805석짜리 중극장이다. 서관에 있다. 박물관 안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초다. 클래식,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 올릴 수 있다. 공연도 연말까지 계속 이어진다. 지난달에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과 금난새·정명화의 공연이 열렸다.4일부터 페리아 뮤지카의 ‘나비의 현기증’, 연극 ‘이’, 뮤지컬 ‘러브 다이어리’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점은 1층에 8석의 장애인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휠체어로 들어와서 옮겨 앉지 않고 그대로 관람할 수 있다. 다만 회전무대 등 무대시설이 부족하고 완벽한 음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흠이다. 지적인 관람객들이라면 서관 4층에 있는 도서관이 제격이다. 고고학·미술사학·역사학 전문 도서관이다.9만여권의 장서와 600여점의 디지털 자료를 갖추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환갑을 맞았다. 그러나 한 번도 ‘제 집’을 갖지 못했다. 무려 6차례나 이삿짐을 꾸려야 했다.60년 동안 타의에 의해 ‘역마살’에 시달렸다. 전쟁과 문화 홀대의 역사를 아프게 말해주는 대목이다. 국립박물관은 광복이 된 1945년 12월 경복궁 내 건물에서 정식 개관했다. 그러나 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중요 유물 2만여점은 부산대학교 박물관 등으로 전전해야 했다. ‘전세방 처지’는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53년 피란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 남산 분관에 자리잡았다가 55년 덕수궁 석조전에 이어 72년에는 경복궁 현 국립민속박물관 건물로 이전했다. 86년 박물관은 옛 중앙청 건물로 네번째 이사를 갔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다는 게 문제가 됐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96년 경복궁 사회교육원 건물로 옮겨가 지난해까지 임시 거처로 사용했다.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은 환갑이 돼서야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마련한 셈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교통편 ●지하철 용산∼회기 국철과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정문까지 걸어서 100m도 안 된다. 박물관 입구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10분 거리다. ●버스 버스도 비교적 편리하다. 초록버스 0211번(보광동∼옥수동)이나 빨강버스 9502번(의왕 고천∼신세계백화점)을 타면 된다. 용산가족공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도심순환코스)를 타도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승용차 서문으로 입장하면 된다. 주차료는 2시간에 소형차 2000원, 대형차 4000원이다.30분당 각각 500원,10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단 종일 주차는 각각 1만원,2만원이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개관 초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리하다. ◆관람료 올해 말까지 무료다. 그러나 매표소에서 무료관람권을 발급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다. 관람질서 유지와 이용객 안전 등을 위해서다. 내년부터는 성인(19∼64세) 2000원, 청소년(7∼18세) 10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20인 이상 단체는 성인 1500원, 청소년 500원이다.1주일 전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한다. 어린이박물관도 7∼64세까지 500원을 받는다. 6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돈을 안 내도 된다. 그리고 매달 넷째 토요일과 관람 시간 종료 1시간 전부터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국빈이나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애인 등도 무료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계된 문화 기관 17곳 가운데 5곳을 이용하면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입장제한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표는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 한다. 휴관일은 1월1일과 매주 월요일이다. 최대 3000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다. 하루 최대 허용인원은 1만 8000명이다. 어린이박물관은 더 경쟁이 치열하다. 오전 9시부터 1시간30분 단위로 150명만 들어갈 수 있다. 평일에도 오전 일찍 가지 않으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관람 유의사항·편의시설 이용법 박물관 안은 당연히 금연지역이다. 음식물이나 애완동물과 함께 들어와도 안 된다. 다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은 출입할 수 있다.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돌려 놓는 것은 상식이다. 전화 통화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싫다면 차라리 전화 전원을 꺼 놓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유물과 작품의 사진을 찍을 수는 있다. 그러나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삼각대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몰지각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 상업적 용도의 촬영도 금지돼 있다. 박물관 입장료는 유물을 관람하는 값이다.1000원짜리 두 장 냈다고 제것처럼 만지면 안 된다. 혹시 아이들이 제집처럼 뛰어다니거나 유물을 손대면 따끔하게 혼을 내자. 편의시설도 꽤 갖춰져 있다. 유아나 노약자, 장애인은 유모차와 휠체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물품보관함도 있어 가방 등을 넣어둘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DA·MP3플레이어 이용하세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최대의 최첨단 IT(정보기술) 박물관을 자랑한다. 설비시설은 물론 박물관 관리에 최신 IT 기술을 접목시켰다. 무엇보다 PDA와 MP3 플레이어 등 개인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상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은 모바일 안내 시스템을 도입했다.PDA와 MP3를 갖고 전시품 앞에 서면 단말기가 전시품 위 적외선 발생장치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후 관람객들에게 화상과 음성으로 전시물에 대해 안내를 해 준다. 지난해 리움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사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PDA를 켜면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언어 선택 화면이 뜬다. 이후 각각의 박물관 전시실과 관람 코스가 안내된다. 전시실이나 코스를 따라 돌기만 하면 된다. 또 세계 최초로 박물관 네비게이터 기능도 갖췄다. 관람객의 현재 위치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MP3 플레이어도 유물 소개는 PDA와 마찬가지다. 다만 네비게이션만 안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PDA 300대,MP3 400대를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각각 100대 이하만 선착순 대여하고 나머지는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그러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터라 오전 10시만 되면 바로 동이난다. 대여료는 종일 PDA 3000원,MP3 플레이어 1000원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함순섭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전시팀장

    함순섭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전시팀장

    “꿈을 이뤘으니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렵니다.” 꿈을 이룬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전시팀 함순섭(40) 팀장. 경주가 고향인 그가 14살 때부터 꿈꿔온 박물관 학예사가 된 지 10여년 만에 ‘큰 일’을 해냈다.1995년부터 새 박물관 건립사무국에 몸담은 뒤 지난해 말 구성된 개관전시팀을 이끌며 박물관 개관을 성공적으로 이끈 ‘1등 공신’이다. 박물관 설계·시공부터 유물 전시, 관람 프로그램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개관전시팀 사무실을 찾았을 때 함 팀장은 엄청난 인파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박물관을 뒤로 하고 짐을 싸고 있었다. 무거운 소임을 다하고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기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여간 밤을 새우며 일하느라 대구에 사는 가족을 박물관에 초대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그에게 박물관 개관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박물관이 개관하기까지 밤을 새우며 쏟은 노력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서관 1층에는 문패도 없는 사무실이 있다. 박물관 개관전시를 위해 지난해 말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인 ‘개관전시팀’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 하루 24시간이 짧을 정도로 바쁘게 생활해온 함순섭(40) 팀장을 만났다. 개관 이후에도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한마디로 ‘시원섭섭한’ 얼굴이었다. 고고부 소속이던 그가 새 박물관 추진업무에 뛰어든 것은 1995년부터 2년동안 ‘새 박물관 건립사무국’에서 일하면서부터. 이어 2001년부터는 ‘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전시과와 개관전시팀에서 10년에 걸친 박물관 건립 역사를 쓰는 데 ‘1등 공신’역할을 했다. 개관일이 다가오면서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는 함 팀장으로부터 새 박물관의 역사적인 개관이 이뤄지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예직이지만 시공에서 전시까지 맹활약 95년 건물 설계에서부터 97년 공사 착공, 지난해 건물 준공에 이어 올 3월부터 시작된 유물 전시에 이르기까지 박물관의 탄생과정 곳곳에 함 팀장의 손길이 배어 있다. “학예직이지만 개관전시팀에 소속된 이상 전시와 관련된 시공 및 설계, 디자인, 배치 등 모든 일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시설·전시 관련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그동안 박물관에서 시도하지 못한 일을 과감히 추진하게 됐지요.” 기술자가 아닌 그가 전시실 인테리어 및 진열대 공사 업무에 뛰어든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러나 전시실 자재 및 진열장 성격 등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유물을 제대로 보존, 전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필요했다. 그는 “진열장 밀폐도는 도쿄·베를린박물관 등의 사례를 조사해 기준을 만들었고, 환경친화적 자재를 쓰기 위해 관련 업체·연구소 등을 찾아 결국 최상등급을 받은 자재를 처음으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도배를 하기 전 합판을 붙일 때 쓰는 본드도 방염제품을 찾아 적용했고, 페인트 대신 불이 붙지 않는 섬유를 수입해 만든 도배지를 썼다. 전시실 2,3층 바닥재는 온·습도 변화가 없는 미국의 고급 미송을 국내 최초로 수입, 적용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10년의 복원작업 끝에 1층 ‘역사의 길’에 들어선 ‘경천사 10층석탑´을 위한 면진 시스템도 함 팀장의 걱정거리였다. 석탑의 규모를 견딜 만한 시스템이 없어 고민하던 중 일본현대미술관에 장치를 제공한 중소기업을 발견, 가까스로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었다. ●유물 배치에만 8개월… 각고의 세월 2004년 말 전시실 구축이 끝나면서 함 팀장의 업무는 3개 층 5개 관 43개 실마다 적합한 유물을 어떻게 전시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지난해 경복궁 옛 박물관에서 옮겨온 15만점의 유물중 1만 1000여점이 지난 3월 고고관을 시작으로 전시실에 등장하기 시작했다.“학예연구실과 함께 역사적인 가치와 한국의 미를 가장 대표할 수 있는 유물을 골라 전시했습니다. 같은 종류의 유물이 100점 있다면 그 중 1점을 골라내는 작업을 한 셈이지요.” 고고관에서 역사관, 미술관, 기증관까지 유물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뜻밖의 ‘복병’도 만났다.“전시하다 보니 도면과 실제가 다르고 방 구조와 조명, 받침대 등 배경과 유물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수차례 재설치 과정을 거쳐 자리잡은 유물들이 꽤 많아요. 그만큼 전시물이 주위와 조화를 이뤄 돋보이도록 노력했습니다.” 대부분 전시실의 유물은 9월 중순까지 마무리됐으나 아시아관은 대여품이 많아 10월이 돼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야근 밥먹듯… 전쟁 치른 마지막 한 달 ‘D-30.’개관전시팀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업무 폭주로 집에 가지 못하고 야근이 잦아졌다. 대여기간을 짧게 하기 위해 ‘늦깎이’로 박물관에 도착한 아시아관의 인도네시아실·일본실 유물을 배치하기 무섭게 모든 전시유물에 대한 설명을 담은 패널과 이름표, 받침대 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이름표는 개관 전날까지도 수정을 요구한 50여개가 도착하지 않아 애간장을 태웠다.”면서 “받침대에 흠집이 있거나 유물과 어울리지 않아 교체를 요구하는 등 담당 업체들과 며칠씩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10일은 함 팀장과 직원 8명 모두가 밤을 새우며 모든 전시유물에 패널과 이름표를 달았다. 새벽 4시쯤 퇴근해 옷만 갈아입고 다시 전시실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개막식 직후 전시실이 공개되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며칠 전부터 얼굴이 붓고 공중에 떠다니는 느낌이라는 동료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생각나더군요.” ●국민의 문화교육 공간 됐으면… 함 팀장은 “박물관이 국민과 함께 숨쉬는 문화교육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유물이 잘 전시돼도 소비자(관람객)가 찾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 그는 “국내 최초로 테마를 정해 12가지 동선을 제공하는 PDA네비게이터와 온라인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람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유물에 관심을 갖고 적어도 2∼3번씩 박물관을 찾아야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주에서 중학생 때부터 문화유산 교육을 받으며 학예사를 꿈꿨던 함 팀장은 “이제 꿈을 이뤘으니 고향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돌아가 평범한 학예사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박물관을 쉽게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갈매기 5~30일 정동극장. 지루하고 어려운 체호프 대신 쉽고 재밌는 체호프를 표방한 새로운 해석의 무대로 지난해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 몇몇 주역을 제외하고 전년 멤버가 그대로 출연한다. 전훈 연출, 송옥숙 남명렬 김호정 출연.(02)751-1500. ■고양이늪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광기와 집착에 사로잡혀 파멸로 치닫는 여인의 이야기. 아일랜드 여성극작가 마리나 카의 대표작으로 국내 초연이다. 한태숙 연출, 서이숙 지현준 공호석 출연.(02)744-7304. ■코끼리 사원에 모이다 4∼27일 동숭아트센터소극장.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동물원에 모여든다. 노동혁 작·남동훈 연출, 박성준 곽자형 출연.(02)764-8760. ■러브레터 12월31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 두 남녀가 일생을 통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엮어가는 사랑이야기.A.R. 거니 작·최형인 연출, 이호재 설경구 최형인 정경순 출연.(02)764-6460. <뮤지컬> ■바리 4~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자신을 던져 병든 나라와 죽어가는 아비를 구한 바리공주 신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가무극. 바리 신화의 드라마틱한 서사에 동서양의 음악과 몸의 언어를 얹었다. 김정숙 작·유희성 연출, 신영숙 홍경수 출연.1588-7890. ■나비의 현기증 4∼13일 극장 용. 연극, 무용, 아크로바트가 결합된 종합예술로 벨기에 서커스극단 페리아 뮤지카의 아시아 초연작.1544-5955. ■헤드윅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풀어낸 록 뮤지컬. 이지나 연출, 송용진 김다현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아이 러브 유 무기한 연강홀. 사랑에 관한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로맨틱 뮤지컬.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 정상훈 출연.(02)501-7888. ■비밀의 정원 12월31일까지 백암아트홀. 역대 뮤지컬 명곡들과 명장면들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혔다. 남경주 연출, 최정원 출연.(02)501-7888. <미술> ■필로프린트 판화전 4~10일 서울 현대백화점 미아점 갤러리. 판화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모임인 ‘필로프린트’의 18회 정기전. 판화의 저변 확대와 판화미술의 발전을 위해 창작에 열을 올리는 서정화, 김혜경, 신우희, 박성미, 이영기, 장진봉씨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외에 중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02)2117-2117. ■백순실전 가을에 딱 어울리는 황토빛의 그림들로 가득찼다. 차(茶)에 대한 애정을 화폭에 담아온 그녀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동다송(東茶頌)시리즈를 선보인다. 소리로 치면 남도 민요가 흘러 나오고, 영화로 치면 서편제를 보는 듯한, 한국적인 미가 물씬 풍긴다.15일 서울 인사동 노화랑.(02)2117-2117. ■박수근가(家) 3대에 걸친 화업의 길 경매를 열면 항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한국 최고의 화가 박수근의 장녀 인숙, 장남 성남, 장손 진흥씨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5일∼2006년2월26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033)480-2655. ■김경렬전 한국의 나무들을 주소재로 하여 우리의 삶을 되새겨 보는 자리. 겨울 시련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 넓은 그늘로 쉼터를 만들며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느티나무 등 우리 삶속에 살아있는 나무들을 그린 유화 17점이 전시된다.8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클래식>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7~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중후하고 화려한 색채, 폭발적인 사운드로 음악의 제왕으로 불리는 베를린 필의 21년만의 내한 공연. 영국출신 젊은 거장 사이먼 래틀경의 영입으로 새롭게 변신한 베를린 필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비롯, 서양음악의 걸작품들을 연주한다. 토마스 아데의 ‘아쉴라’는 한국초연.(02)6303-1915. ■정명훈&아시아 연합오케스트라 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29-5615. ■히사이시 조&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O.S.T콘서트 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29-5615. <어린이> ■하마가 난다 11월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 형제와 조선시대 발명가 정평구의 이야기.(02)382-5477.
  • 윤이상 10주기 남북한 동시 추모식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인 고(故) 윤이상 선생의 10주기인 3일 서울 조계사와 북한 보현사에서 추모식이 동시에 열린다. 지난달 26∼28일 북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윤이상 10주기 행사위원회는 윤 선생의 10주기 추모식을 남북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열기로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3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조계사 대웅전, 같은 시각 북한의 대표적 사찰인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 보현사 두 곳에서 추모식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위원회 측은 윤 선생과 그의 유족이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행사 장소를 사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리는 것은 그가 평생 조국통일을 염원하며 살아 왔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조계사 추모식은 추모사, 조계사 주지 원담 스님의 축원, 안숙선 명창의 회심곡 등에 이어 독일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의 연주회가 열리게 된다.이날 행사엔 유족 대표로 윤 선생의 딸 윤 정씨를 비롯해 박형규(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 목사, 미카엘 가이어 주한 독일 대사, 신낙균 민주당 수석부대표, 박재규(윤이상 평화재단 이사장) 경남대 총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02)723-036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윤이상 10주기 추모행사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10주기(3일)를 앞두고 1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서 기념공연이 열린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독일 베를린 땅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난 윤이상. 이념적 문제로 한때 조국에서 외면당했던 그는 이제 10년의 세월을 건너 ‘세계인의 윤이상’으로 돌아왔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과 통영국제음악제가 나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한국에서의 첫번째 행사는 바로 이날 파주 헤이리 커뮤니티하우스에서 열린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의 연주회. 윤이상 선생의 유럽 친구들과 제자들이 주축이 돼 1997년 창단한 이 연주단은 매년 윤이상 음악회를 열어 그의 음악세계와 삶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 연주단은 이날 윤이상 선생이 고구려 벽화에서 영감을 얻고 북한을 방문, 납치사건의 빌미가 됐던 ‘영상’ 등 그의 음악세계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대표작 7곡을 연주했다. 연주장소도 바로 북녘 땅을 바라보는 통일동산 헤이리여서 조국통일을 염원하며 살아왔던 고인의 뜻을 새삼 상기시켰다. 2일에는 홍대 앞 클럽 로보에서 ‘윤이상과 현대 미디어 뮤직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인디밴드 멤버들이 윤이상의 곡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할 예정이다. 이어 기일인 3일에는 한국 불교의 성지인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법고 소리를 시작으로 추모음악제가 열린다. 안숙선 명창의 회심곡 등으로 고인의 넋을 달랜다. 물론 앙상블의 연주도 준비됐다. 한편 그의 고향 통영에서도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린다.3일까지 통영 시민문화회관에서 ‘윤이상 국제 심포지엄’이 열리며,3일에는 통영 시민문화회관에서 10주기 추모음악회가 있을 예정이다.(02)723-0364.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폭발적 사운드 ‘음악의 전설’이 온다

    폭발적 사운드 ‘음악의 전설’이 온다

    중후하고 화려한 색채, 폭발적인 사운드. 그 어떤 최상급의 언어적 수사도 뛰어넘는 음악의 제왕,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들이 온다. 1984년 전설적인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함께 한국을 찾은지 21년만이다. 지휘봉을 잡고 기도하는 듯한 카라얀의 모습으로 우리의 뇌리에 깊게 새겨진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번에는 영국 출신의 젊은 거장 사이먼 래틀(50)경이 불어넣는 패기와 열정의 사운드를 맛볼수 있다. 오는 7,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신세대 지휘자를 영입한 베를린 필의 음악적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 2002년 9월 베를린 필의 6대 음악감독에 취임한 이후 그는 중국, 한국, 타이완, 일본 등 아시아 4개국 6개 도시를 돌며 서양 음악사의 걸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비롯,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베를리오즈의 ‘해적 서곡’, 하이든 ‘86번 교향’ 등이 그의 지휘로 새 생명을 얻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거장 토마스 아데의 ‘아쉴라’는 한국 초연. 1974년 존 플레이어 국제 지휘 콩쿠르에 우승하면서 본격적인 지휘자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25세에 영국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을 맡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탈바꿈시키며 명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3년의 역사를 가진 베를린 필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922∼1954년)의 뒤를 이은 카라얀(1955∼1989년)시대에 탁월한 기량과 완벽한 사운드를 갖춘 오케스트라로 명성을 높였다. 현재 세계적인 성악가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성공 뒤에는 카라얀의 격려가 컸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 바로 카라얀. 35년간의 카라얀 체제 이후 독일통일 시대를 맞은 클라우디오 아바도(1989∼2002)는 공연 때마다 ‘방랑자’ ‘파우스트’ 등의 테마를 설정하는 등 현대화 작업을 벌여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가 시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히면서 베를린 필에 세대교체의 길을 열어 놓았다. 래틀은 단원 대부분의 지지를 얻어 새 지휘봉을 잡게됐다. 래틀은 특히 베를린 필의 음악영역을 공공·예술·교육 분야로까지 확대, 예술이 단순히 감상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노력으로 주목받는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문을 활짝 열어 대중들에게 접근,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수단의 교육 프로젝트로 베를린 필의 변모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02)6303-1915.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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