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베를린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동남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수화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광주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한화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40
  • [이 한권의 책] 침묵했던 제3제국 속살 드러내다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김기영 옮김, 마티 펴냄)’는 96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우선 독자를 압도한다. 이처럼 두꺼운 자서전을 펴낸 슈페어(1905∼1981)는 과연 누구인가.‘히틀러의 건축가’로서 그는 히틀러의 과대망상적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긴 장본인이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재판에서 나치 독일의 장관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20년 징역형을 언도 받고 복역을 마쳤다. 독일 만하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슈페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되었다. 그는 1931년 베를린의 대학생을 상대로 맥주홀에서 가진 히틀러의 연설을 처음 들었다. 히틀러에 대한 첫인상은 “열광에 넘치는 분위기 자체만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의 모습 또한 나를 놀라게 했다…모든 것이 적절한 겸손함을 풍겼다.”란 것이었다. 조금은 쑥스러운 듯 유머를 섞은 그의 연설이 풍기는 분위기와 열정에 빨려든 슈페어는 나치의 민족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에 가입한다. 나치당 청사 공사에 참여한 슈페어는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의 장식과 시각적 장치를 맡아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히틀러의 신뢰를 얻는다. 히틀러의 대중선동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를 만든 것이다. 나치 정권에서 최연소인 37살의 나이에 군수장관에 오른 슈페어는 전시경제를 장악한다. 또한 점령지 강제수용소의 노동력을 군수생산을 위해 착취했다. 하지만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모든 시설을 파괴하라고 명령하는 히틀러에 맞서 독일의 문화유산과 산업시설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다. 종전과 함께 연합군에 체포된 슈페어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히틀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다른 피고인들과 달랐다. 자기반성과 변호를 절묘하게 뒤섞은 태도를 보이며 ‘선량한 나치’ ‘최고의 피고인’으로 불리며 교수형을 면한다. 재판 과정에서는 자신의 서명이 들어 있는 서류가 제시되면 무조건 히틀러의 명령이었다고 설명하는 피고들을 향해 “엄청난 월급을 받는 우편배달부들!”이라고 외쳐 세계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그는 자살을 하려고 수건으로 아픈 다리를 묶어 정맥염을 유발하거나, 니코틴도 물에 녹으면 치명적이란 내용을 기억하고 부서진 시가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러나 자살 시도를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슈페어는 메모광이었다. 감옥에서 군수장관으로서 작성한 업무일지, 편지, 전보 등을 바탕으로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히틀러의 내밀한 모습을 담아낸다. 히틀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비전문성이었다든지, 체중을 항상 걱정했다는 일화 등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히틀러는 독학으로 자수성가를 이루었기에 모든 분야에 문외한이었지만, 재빠른 두뇌회전으로 전문가가 시도하기 어려운 특별한 방식을 고안했다. 전쟁 초기에는 과감성으로 승세를 잡았지만, 패배가 확산되면서 비전문성은 아집으로 변했다. “끔찍하군! 배를 불룩 내밀고 걸어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그건 바로 정치적 파멸이야.”라고 외치며 채식을 고집했던 히틀러는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조롱했다.1943년 이후 대중으로부터 고립된 히틀러는 “슈페어, 요즘은 친구가 둘뿐이군. 브라운(히틀러의 연인이자 비서었던 에바 브라운)과 개라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치 정권의 ‘속살’을 보여주는 ‘기억’은 유일한 내부 증언으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그럼에도 슈페어의 가장 두꺼운 자기변명이란 비난이 뒤따르는, 여전히 논란 속에 놓인 책이다.3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아! 그곳] 순천만 갈대숲

    [아! 그곳] 순천만 갈대숲

    글 양동식 경희한의원 원장, 시인 사진 윤종근 사진작가 순천(順天)은 문자 그대로 순(順)한 하늘(天)이다. 순천은 기후도, 인심도, 산천도 순하여 모든 사물에게 평안과 생명력을 안겨준다. 가끔 강남으로 돌아가야 할 제비가 이곳의 따뜻한 날씨에 머뭇거리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한겨울에 월동하는 나비와도 마주친다. 그리고 순천만의 갈대숲은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순천만은 갈대의 군락지로서 람사협약에 가입된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그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한국관광공사에서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순천만의 갈대는 새싹이 돋아 꽃이 피고 질 때까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순천만에는 사시사철 이름 모를 새들이 들끓는다. 겨울철 갈대숲은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청둥오리가 점령한다. 나는 지천으로 널린 갈대로 배를 만들어 순천만에 띄우고 싶은 꿈을 꾼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몇 해 전에 볼리비아 여행객에게 티티카카호에서 파는 갈대배의 사진과 모형갈대배를 사오도록 했다. 신문에 <순천만에 갈대배를 띄우자>라는 칼럼도 발표하고 그 취지를 순천시청의 인터넷 제안방으로 보내기도 했으나 아직 채택되지 못한 모양이다. 공해도 없고 철새가 놀라지도 않을 갈대배를 순천의 명물로 만들면 어떨까? 순천에 가면 갈대배를 탈 수 있다는 꿈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지금 순천은 갈대축제(10월 14일~22일)로 한창이다. 손바닥만큼 한 갈대배, 갈대빗자루를 만드는 체험도 즐기고 울타리 만들기, 갈대책갈피, 갈대액자도 볼 수 있으며 갈대숲의 미로(迷路)에서 유년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모를 심고 제일 먼저 햅쌀이 나오는 곳도 순천이다.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기에 알맞으면 사람에게도 좋을 것임에 틀림없다. 순천은 교통의 중심지로 지방철도청이 들어섰던 도시다. 순천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 부산, 목포, 여수까지 못갈 데가 없다. 더구나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여수공항이 있어 순천으로 오가기에 더욱 편리하다. 순천에서는 놀랄 만한 장관이나 기기묘묘한 풍물 따위를 기대할 일이 아니다. 그저 평범하고 온화하며 순박한 인심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른 곳에 비하여 결코 손색이 없으면서도 인공적인 손길이 적은 낙안읍성과 음식축제, 승보종찰 송광사, 고색창연한 선암사, 작설차의 명산지 명도다원 이외에도 주암호, 고인돌공원, 승주골프장, 월등 복숭아단지 그리고 순천만의 생태체험관 등 헤아릴 수 없이 볼거리가 많다. 이곳에 오래 살다 보니 순천은 오묘한 데가 많은 도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순천시의 남쪽은 바다로 트여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며 그 풍광 또한 아름답다. 예컨대 와온 갯벌에서 나는 꼬막, 그것을 삶아 소주를 한 잔 들이키며 저녁노을을 바라보면 혀와 눈이 한껏 즐겁다. 어디 그뿐인가. 눈이 검어서 눈게미로 불리우는 새끼숭어를 회치거나 국을 끓여 먹으면 별미도 별미려니와 건강식품으로도 최고다. 그리고 별량에서 잡히는 짱뚱이에 갖은 양념을 해서 전골을 끓이면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순천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들판에는 각종 농산물이 풍부하다. 쌀은 물론 무, 배추, 오이, 미나리, 토마토 등등…. 해룡면 월전 사거리의 순천농산물 도매시장이 그 실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가지의 변두리 야산에는 철따라 쑥이며 냉이, 고사리 등 각종 산나물이 넘쳐난다. 인접한 여수에서 잡히는 정어리와 순천의 고사리를 함께 끓여 밥상에 올리면 숟가락이 휘어지고, 볼따구니가 미어터진다. 이와 같이 순천은 바다와 야산과 들판이 어우러져 풍부하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산이 풍부한데 어찌 인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자고로 순천에 가서는 인물 자랑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여인들의 미색이 뛰어나서 순천으로 장가들려는 총각들이 줄을 섰다. 어디 그뿐이랴. 한국 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하는 소설가 김승옥을 필두로 조정래, 서정인, 아동문학가 정채봉은 물론 시인 송수권, 서정춘, 허형만도 모두 순천의 토양이 길러낸 문인들이다. 심지어 미국에서 건너온 린튼가의 3세로서 선교와 의료로 헌신하는 인요한도 순천의 토박이가 되었다. 잠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마라톤 선수 남승룡, 《강남악부》를 펴낸 조현범이 모두 순천사람이다. 조선시대 이곳으로 유배를 왔던 조위는 옥천에 임청대를 쌓고 옥처럼 맑은 시냇물에서 건져 올린 피리탕에 탁주를 마시며 <만분가>를 지었다. 또한 제주도에 표류했던 화란 선원 하멜 일행이 서울에 억류되었다가 지방으로 내려온 곳도 순천, 강진 등이었다. 그들은 따뜻하고 인심 좋고 먹을거리 많은 순천에서 품을 팔며 잘 먹고 잘 살았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옥수 신창원이 몸을 숨긴 곳도 순천이었다. 이와 같이 순천의 하늘, 땅, 사람은 누구에게나 평안과 여유를 주는 곳이다. 그래서 제비도 나비도 철새도 하물며 사람까지도 순천에만 오면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얼마 전의 신문 보도에 의하면 장수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순천이 꼽혔다. 미물조차 오래 머무는 이곳, 천수를 누리려면 순천에 와서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광장] ‘고난의 행군’을 멈추게 하라/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난의 행군’을 멈추게 하라/황성기 논설위원

    # 상황1 2007년 5월 하순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중국의 우다웨이 부부장이 밝은 표정으로 6자회담 개회를 선언한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6자회담에서 합의한 북핵 폐기의 초기이행 조치를 재확인하고 다음 단계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이어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입장을 개진하고 나머지 4개국이 차례로 기조연설을 한다. 테이블은 어느 회담보다 기대로 가득하다. 같은 날 저녁 네그로폰테 부장관과 강 부상은 베이징 시내의 모처에서 통역자만을 배석시킨 채 고성과 침묵, 웃음이 오가는 회담을 심야까지 가진다. # 상황2 2007년 9월 중순 평양. 제임스 베이커 대북정책조정관이 북한 특사 초청 등을 골자로 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특사 자격으로 북한의 고위급과 연쇄 회담을 가진다.1개월 뒤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가 든 가방을 들고 워싱턴으로 향한다. 이모두 가상의 일이다.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김계관 부상을 만나러 북한 대사관까지 들어가는 모습에 밝은 미래를 그려봤다.6자회담 무용론, 북핵해결 무망론이 싹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회담이 실질적 재량권을 지닌 차관급으로 격상할 조짐은 별반 없다.2차 북핵 위기가 고조된 2003년 대표 격상 얘기가 있었지만 그때뿐이었다. 열쇠를 쥔 미국에 달려 있으나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정세에 집중하는 부시 대통령에게서 해결의지는 잘 읽히지 않는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한 지침을 들고와서 읽고 본국에서 검토하는 일이 지난 3년 5개월처럼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시한을 넘긴 대북정책조정관 임명도 그렇다. 힐이건 베이커건 의지만 있다면 부시 대통령이 당장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쏙 들어갔지만 리비아식 해결이 북핵 문제의 해결책으로 각광받은 적이 있다. 국내의 북·미 전문가는 재미난 아이디어를 들려줬다. 미·리비아간 협상은 미국과 세계 최고 수준의 동맹국인 영국, 부시와 친밀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막후 중재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아는 얘기다. 그의 생각은 한발 더 나아간다. 아시아에서 미국과 최고 수준의 동맹국과 부시와 가장 친한 정치가는 누구냐고 묻는다. 일본과 고이즈미라고 했더니 블레어가 했던 역할을 고이즈미 전 총리가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한다. 한반도 상황에 일본의 개입이라는 점이 찝찝하지만 그럴싸한 카드이다. 북한의 핵동결과 사찰 수용으로 시작되는 일련의 로드맵과 부시의 결단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갈 길이 지난하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선택지에서 제쳐놓을 수는 없다. 북핵 해결에 진전을 낳는다면 남북정상회담도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힐차관보가 어제 북·미 베를린 회담 설명차 서울에 왔다. 북한 외무성은 화답하듯 보기 드물게 긍정적인 성명을 내놓았다. 다음주쯤 방코델타아시아(BDA)회담이 열릴 예정이다.6자회담이 설 전에 재개된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동결한 계좌 중 합법적인 돈은 해제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돈다. 미 재무부는 금융제재는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했으나 강경한 태도로는 북핵 해결의 첫 단추를 꿸 수 없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북한 또한 시간이 많지 않다. 앞의 가상의 일들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핵과 함께하는 북녘의 ‘고난의 행군’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6자회담 새달초 재개 가능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과 북한이 18일 베를린에서 3일째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등 6자회담 재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양측은 이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비롯,6자회담 재개 및 회담 의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6자회담이 빠르면 이달말이나 다음달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회담이 재개되면 지난 2005년 합의된 9·19 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3일째 회담은 베를린 미국대사관에서 양측 수석대표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사이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소식통은 “6자회담을 이달안에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외교일정 등을 감안할 때 2월초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BDA실무회의의 경우 지난달 베이징 6자회담에서 양측이 잠정적으로 합의한 ‘22일 시작주에 개최한다’는 원칙을 준수하되 베를린 회동결과를 점검하는 시간을 감안해 후반에 회의를 개최하기로 양측이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사회플러스] 서울 행복지수 세계10대도시중 꼴찌

    서울 시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1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복지재단은 18일 서울시민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서울, 뉴욕, 토론토, 런던, 파리, 베를린, 밀라노, 도쿄, 베이징, 스톡홀름 등 도시경쟁력을 갖춘 세계 도시 10곳을 선정해 시민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도시별로 1000명씩의 시민을 선정해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조사항목은 ▲경제 ▲문화·교육 등 11개 항목이다.100점을 만점으로 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행복지수는 10개 도시 가운데 최하위인 63.64점을 기록했다.
  • 힐 “6자회담 이달 재개 희망”

    ‘북핵 6자회담 재개 임박했나.’ 6자회담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16∼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달아 전격 회동하면서 북·미 회동이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18∼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5차 2단계 6자회담 이후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 등 회담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6자회담 조기 재개 가능성이 이번 북·미 접촉을 통해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북·미 회동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힐 차관보는 17일 “김계관 부상과 16일 6시간 동안 유용한 대화를 나눴으며 오늘 오후에 이어 내일 오전에도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기 6자 회담이 이달 안으로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베를린 북·미 접촉은 지난달 열린 2단계 6자회담과 다음 회담 사이의 ‘회기간 회동’인 만큼 9·19 공동성명 초기이행조치를 합의할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북한이 나름대로 미측의 제안에 대해 반응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북측이 내놓을 반응을 어떻게 끌어갈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충분히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북·미간 회동은 2단계 6자회담 이후 북측이 미측에 제안했으며 지난 5일 송 장관과 라이스 미 국무장관 회담에서 협의, 힐 차관보의 베를린 연설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미 회동은 오는 22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간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회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국 등은 BDA 회의가 6자회담과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측의 태도를 볼 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북·미 회동과 BDA 회의 결과가 6자회담 조기 재개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베를린 회동에서 북한이 BDA 선(先)해제 요구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보일 경우,BDA 회의 결과와 상관 없이 6자회담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힐 차관보가 베를린 회동 이후 19∼21일 한국과 중국·일본을 돌며 회담 전략을 협의할 예정이라서 차기 회담 일정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시 ‘막판 승부수’ 뭘까

    부시 ‘막판 승부수’ 뭘까

    수세에 몰린 조지 W 부시는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까. 오는 23일로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은 부시 미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 승부수가 담길 전망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의 압박과 이라크 전쟁이란 수렁속에서 임기 말년의 국정 운영 해법이 응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라크 추가 파병 등 부시의 새 이라크 정책에 예산을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부시 지지율도 32%로 내리막 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핵 문제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지적될 전망이다. 북핵 실험에 이어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라크 및 중동문제 북한과 관련해서는 핵 폐기 촉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폐기 등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하겠지만 직설적인 비난은 피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그동안의 양자회담 거부 방침을 바꿔 베를린에서 전격 미·북회담을 가진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북한을 ‘악의 축’,‘무법정권’,‘가장 위험한 정권’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 2005년 이후 비판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북핵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동맹 및 우방국과의 협조에 무게를 둔 다자외교 노력이 강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동 및 이라크 문제 뭐니뭐니 해도 이라크 안정화 문제가 핵심 주제다. 종파간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부시는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2만명 증파 등 새 이라크정책이 야당의 반대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터라서 국민여론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AP 등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회복 등 부시 외교정책의 구호들이 다시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탄올 적극 사용 제창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에탄올 적극 사용 및 대체 연료 개발의 가속화도 제안될 예정이다. 백악관 소식통들은 부시가 “에탄올 사용의 엄청난 목표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부시는 “미국이 석유에 중독됐다.”면서 독자적인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민생·안보를 위한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의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 대한 민주당 논평은 이라크에 파견된 해병대원을 아들로 둔 제임스 웹 상원의원이 맡게 됐다. 웹 의원은 공화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조지 앨런 전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찍부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결정을 소리높여 반대해 왔다. 부시 대통령과 웹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상ㆍ하원 초선의원 리셉션에서 어색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부시가 “아들은 어떻게 지내나요.”라고 묻자 그는 “우리 부자간의 문제”라며 냉랭하게 응수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뺀 양자접촉으로 신뢰 쌓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과 미국이 베를린에서 가진 ‘양자회담’은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관심을 끌 만하다.2002년 ‘제2차 북핵 위기’가 촉발된 이후 처음 갖는 진정한 의미의 북·미 양자대화라고 할 수 있다. 그간에도 6자회담의 일부로, 중국이 주선한 북·미간 접촉은 있었다. 그러나 양측이 독자적으로 접촉해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회담 성격에 대해 16일(현지시간)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6자회담의 일부가 아니라 양자회담”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미 정부가 2차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협상 과정은 6자회담 전체회의에서 북·미·중간의 3자 협의로, 다시 북·미간의 양자 협의로 점점 좁혀지는 양상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 형식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17일 베를린에서 이번 만남의 형식과 관련,“특별한 게 아니다.”면서도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 파트너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앞으로 협상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그래서 나온다. 베를린은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간의 주요 협상 장소로 활용됐던 곳으로 북한이 선호해온 장소다. 이번에 베를린 양자회동을 요청한 것도 북한측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이 베이징 대신 베를린 양자 회동에 응한 것은 북한과의 신뢰구축 과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두 나라는 1995년 경수로 회담,1996·1999년 미사일 협상,1998·2000년 고위급 회담 등을 베를린에서 가졌었다. 냉전시대 베를린은 북한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고, 베를린의 북한 대사관은 유럽의 외국 공관 가운데 러시아 대사관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북·미간의 양자접촉이 본격화되면 다른 참가국 특히 한국의 ‘소외’ 문제가 지적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북·미 회동에서 별도의 합의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회담 결과는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데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45년간 생이별 그리움의 끝은…

    이산가족의 아픔은 우리 민족만의 것이 아니었다. 서독과 동독이 이념으로 대립하던 시절, 북한 유학생이었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45년째 망부석이 되어 남편을 그리는 독일 할머니가 있다. 케이블TV Q채널은 독일로 건너가 주인공인 레나테 홍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한다. 그녀의 45년 동안 기다림의 이야기를 담은 ‘레나테 홍 할머니의 망부가’가 18일 오후 10시 방영된다. 1955년 당시 열여덟의 예나공대 학생이었던 레나테는 21살의 북한 유학생 홍옥근을 만났다. 첫눈에 반해 교제를 시작한 두 젊은이는 5년의 사랑 끝에 60년 2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둘 사이에 첫째 아들 홍현철이 태어나며 달콤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나 61년 4월, 레나테 홍은 예상치 못한 생이별을 맞게 된다. 북한 당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독일주재 유학생들에게 본국 소환령을 내린 것이다. 아들 현철을 안고 남편을 떠나보낸 레나테 홍은 둘째 아들을 임신 중이었다. 북한으로 돌아간 남편과 주고받던 편지마저 2년 만에 ‘수취인 불명’으로 끊긴 후 할머니는 남편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어 북한대사관 등에 청원서를 보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냉전시대, 사랑의 피해자는 레나테 홍 할머니만이 아니었다. 임신 3개월이던 당시 남편(최영순)을 보낸 루트 랑게(68) 할머니, 북한 아버지와 독일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우타 라이히(46) 등 3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채 베를린, 라이프치히, 예나 등지에 살고 있다. 그들은 모두 냉전 시대의 피해자들이다. 아직 사랑을 기억하며 남편, 아버지를 기다린다. 원망보다는 그리움이 더 크게 남았다는 그들. 우리 모두 보듬어야 할 시대의 아픔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녹색공간] 바그너 할아버지의 경고/ 이기영 호서대 식품생물공학과 교수

    2005년 6월, 모교인 베를린 공대에서 2주간 열린 ‘신재생 에너지 워크숍’에 참석하러 독일을 방문했다. 주말에 나는 유학 초창기에 살던 베를린 남부 첼렌돌프를 찾았다. 20년이 지난 오랜 기억을 더듬어 기다란 낡은 2층 연립주택 주변을 몇 번이나 돌았지만 모두 비슷비슷해 도저히 예전에 살던 집을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마침 한 노부부가 나와 바그너 할아버지의 옛집을 가르쳐 주었다. 헤르만 바그너. 바로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독일인 음악가. 그 노부부는 바그너 할아버지의 이웃으로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그동안의 일들을 소상하게 말해 주었다. 음악명가 바그너가의 한 분으로 베를린 필하모니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는 100세까지 사시고 7년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지금은 교직에서 은퇴한 딸이 그 집에 살고 있는데 바로 1시간 전에 휴가를 떠났다는 말을 듣고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다. 1985년, 독일 유학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 바그너 할아버지는 갓 결혼한 가난했던 우리 부부를 1년간이나 집세도 안 받고 함께 살게 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당시 85세 고령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해 한 겨울에도 방의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딱딱한 대나무 침대에 달랑 담요 한 장만 덮고 주무셨다.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냉수마찰을 하거나 가부좌로 앉아 명상에 들어갔고 이어서 느린 동작의 중국식 기공체조를 했다. 대개 오전 11시경이나 돼야 간소하게 채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키가 크고 마른 몸매였지만 매우 건강하셨다. 할아버지는 가끔 나를 불러내 뒤에 있는 공원에서 탁구를 치곤 했는데 어찌나 체력이 좋으신지 1시간이 넘도록 쳐도 지치질 않아 오히려 내가 먼저 약속이 있다고 둘러대고 도망쳐 나올 정도였다. 가끔 갓 결혼한 우리 부부를 저녁에 초대해 함께 유기농 식사를 나누었고 매달 제자 음악인들을 초청해 하우스 콘서트를 열었다. 할아버지는 독일인이면서 소시지는 물론 우유도 안 드실 정도로 지독한 채식주의자였다. 그는 과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제국주의로 발전한 배타적인 현대 서구 물질문명이 많은 자연친화적 소수 문명을 파괴해 왔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자원과 화석에너지 남용으로 지구의 생태계 파괴를 초래해 인류문명 전체를 파멸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경고하셨다.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파괴적인 현대문명의 대안으로 동양의 자연철학이 담긴 노자와 장자를 내게 가르쳐주셨다. 나는 동양인이면서도 서양철학에는 일찍이 눈을 떴으나 정작 동양철학은 아는 게 없어서 매우 부끄러웠다.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환경에 눈을 뜨게 된 나는 학위 내용도 주정폐수의 자원화 처리를 주제로 마쳤고 오늘날 노래 등 문화를 통한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다. 요즘 기상이변의 심화로 지구촌은 점점 황폐화하고 있다.3년 전 미 국방부 기후변화 보고서인 펜타곤 리포트의 경고에 이어 얼마 전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직접 출연한 영화 ‘불편한 진실’에서 10년 안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엄청난 재앙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해양부는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북대서양 난류의 유입이 지난 20년간 30%나 줄어들어 이상기후가 심화되면 생태계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재앙은 코앞에 와있을지도 모른다. 엘니뇨로 유례없이 따뜻한 겨울로 맞는 2007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보도이다. 평년 평균기온이 영하 10도이어야 할 모스크바는 요즘 영상 5도를 가리키고 있고 북극곰은 얼음이 얼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자 해안마을을 습격했다고 한다. 이제 바그너 할아버지의 경고대로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는 노아의 방주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이기영 호서대 식품생물공학과 교수
  • 獨·폴란드 ‘러 원유’ 공급 끊겨

    러시아와 벨로루시간 원유 통과세 부과를 둘러싼 분쟁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폴란드와 독일에 대한 공급이 중단됐다고 폴란드 송유관 회사인 PERN이 8일 밝혔다. PERN과 폴란드 제 2위 규모의 정유회사인 그루파 로토스는 러시아에서 벨로루시를 거쳐 폴란드 및 독일로 향하는 ‘드루쉬바(우호)’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전날 밤부터 끊겼다고 전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러시아와 벨로루시간 에너지 가격 분쟁이 격화하면서 벨로루시 당국이 폴란드와 독일로 향하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석유산업협회는 독일은 연간 1억 1200만t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 드루쉬바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입이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오트르 나임스키 폴란드 경제부 차관은 “이번 사태는 러시아와 벨로루시간 석유 통과세 부과를 둘러싼 분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벨로루시 당국은 지난 4일 자국 내 송유관을 통과해 유럽 국가들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석유에 이달부터 t당 45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벨로루시는 러시아가 최근 러시아산 천연 가스의 공급 가격을 2배 이상 올리자, 벨로루시 송유관을 통과하는 러시아 원유에 통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측은 러시아산 원유공급 중단이 현재로선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독일의 경우 원유 비축분이 130일분, 폴란드의 경우 70일분이 비축돼 있다.”고 밝혔다.김수정기자 베를린 연합 뉴스
  • 이달말 퇴임 어울림누리 산파역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

    이달말 퇴임 어울림누리 산파역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

    이상만(72) 고양문화재단 총감독이 3년 임기를 마치고 이달말 퇴임한다. 그는 고양시 원당과 화정 사이에 있는 대형문화체육공간인 어울림누리를 본궤도에 올려놓았고, 오는 5월 일산신도시에서 문을 여는 초대형 문화공간 아람누리의 실질적인 산파역을 했다. 감회를 묻자 이 총감독은 어울림누리와 이웃한 아파트단지 얘기를 먼저 꺼냈다.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신원당마을은 얼마 전 주민들 스스로 어울림마을로 이름을 바꾸었고, 길 건너 달빛마을도 일부가 달빛어울림마을로 이름을 고쳤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울림누리가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 들었고, 어울림누리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음악평론가로 문화정책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어울림누리를 운영한 2년반 동안 질적으로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공연문화·전시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일관된 의욕을 갖고 추진했다.”고 돌아봤다. 부임 초기엔 지역 인사들과 의견차이도 적지 않았다. 문화공간의 이름을 짓는 일에서부터 그랬다. 그의 한글이름 짓기는 이제 성공궤도에 접어들어 고양시 주민들은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를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지만, 당초 이름은 덕양문화체육센터와 일산문화센터였다. 큰이름 뿐만이 아니다. 어울림누리의 대극장은 어울림극장, 소극장은 별모래극장이다. 별무리경기장, 꽃우물수영장, 실내스케이트장인 성사얼음마루도 있다. ●문화공간 한글이름 짓기 큰 반향 아람누리도 오페라 전용 한메아람극장을 비롯해 한메바람피리음악당, 새라새극장, 노루목야외극장 등으로 이름지었다. 좌석도 R석,S석,A석,B석으로 구분하는 데서 벗어나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고른자리, 가장자리로 이름붙였다.‘이상만식 자리구분법’은 문화공간 사이에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다. 극장 운영에서도 소신은 적용됐다. 외국 공연단체에는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 줄 것을 당당히 주문했다. 베를린 심포니에도 윤이상 작품의 연주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유명 연주자에게 “서울보다 먼저 고양에서 공연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연주자를 선정하거나 직원을 채용할 때는 지역색을 배격했지만, 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은 최대한 되살리려 노력했다. 과거 은평, 서대문, 마포, 용산, 성동, 동대문, 성북, 강북, 광진구의 대부분이 고양에 속했으며, 을지로6가에 있던 고양군청이 현재의 고양시청 자리로 옮긴 것이 그리 오래지도 않은 1961년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앞장선 것도 ‘서울의 모태’인 고양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높이겠다는 뜻이었다. 이렇듯 ‘명예로운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아람누리는 여전히 적지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듯했다. ●어울림누리^아람누리는 고양시민 자부심 “아람누리는 극장 전체 좌석수로 예술의전당보다 불과 500석이 적고, 부지는 오히려 넓습니다. 이런 규모의 공연장을 무엇으로 채우고, 어떻게 관람객을 끌어들이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갱이(콘텐츠)가 있으면 수요는 창출되기 마련이지요.” ●베를린 심포니에 ‘윤이상 작품´ 연주 당당히 요구 이 총감독은 세종문화회관의 예를 들었다. 그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당시 건립추진위원회 상임위원 겸 개관예술제 사무국장을 맡았던 ‘공연장 개관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의 공연 인구는 5만명 남짓으로 추산될 뿐이어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내용을 담아놓으니 100일 동안 열린 개관예술제엔 154회 공연에 모두 27만명의 관객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를 계획하고 추진한 신동영·황교선 전 시장과 강현석 현 시장을 두고 “참으로 배포가 큰 사나이들”이라면서 “이런 규모의 문화공간이 지역에 세워진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아람누리가 지역 문화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지혜를 추적하는 한국 문예부흥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상업주의에 잠겨, 그의 표현대로 ‘공연물 도매상’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학의 ‘레퍼토리 시어터’는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뉴헤이븐의 작은 대학 극장이지만, 미국의 극장문화를 주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람누리의 300석짜리 실험무대 새라새극장도 우리나라 연극의 패턴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총감독은 퇴임한 뒤, 먼 곳에서라도 아람누리 개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일정은 비워놓고 있다고 했다. 그것이 도의적으로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부터는 2009년 제주에서 열리는 델픽(Delphic·문화올림픽)의 준비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유일의 델픽 국제상임위원이다. 고양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힘겹지만 세계인에 ‘통일 염원’ 전달 보람”

    “힘겹지만 세계인에 ‘통일 염원’ 전달 보람”

    |파리 이종수특파원|2일 오후 3시 파리 에펠탑앞. 을씨년스러운 겨울비를 뚫고 휠체어 한 대가 도착했다. 손이 아니라 입으로 조정하는 전동 휠체어의 등장에 관광객들의 눈길이 쏠렸다. ‘통일 한반도를 위하여’라는 영어 문구가 달린 휠체어를 몰고 온 주인공은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최창현(41)씨. “힘들게 파리까지 왔습니다. 프랑스가 21번째 국가입니다. 이제 반 정도 지났습니다.” 그가 “남북 통일의 염원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유럽·북아프리카 종단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문명의 젖줄인 그리스를 출발한 뒤 8개월 동안 동·북유럽, 영국, 아일랜드 등 1만 3000㎞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누가 봐도 힘든 ‘모험’. 그 동안 겪은 고충을 물었더니 “몸이 많이 아팠고 경제 사정이 너무 안좋아 불편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현대자동차가 제공한 밴을 운전하며 최씨와 동행해온 자원 봉사자 최재혁(22)씨는 숙소가 마련되지 않으면 차안에서도 잔다고 한다. 다른 자원봉사자 이선영(24)씨는 최씨가 아일랜드에서 골반이 아파 입원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말하는 것도 벅찬 그가 ‘온 몸’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통일’이다.“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저 같은 중증 장애인도 통일을 염원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고 그들의 가슴에 와닿게 하고 싶었습니다.” ‘고난의 길’을 잊게 해준 감동적 장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동·북부 유럽인들이 저를 보고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새롭게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휠체어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이방인들에게 뭔가를 심어 준다고 생각하니 보람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도 들려 줬다.“성탄절 이브인 지난달 24일 밤 북동부 도시 아라스 인근 시골길을 지나는데 어느 50대 초반의 부부가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이틀 동안 묵으면서 손짓·발짓으로 말하는 동안 따스한 무엇인가를 나누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겨울방학 여행을 온 대학생 스칼리즈 아브카흐르(19)는 최씨를 지켜 보다가 “대단하다. 정상인도 하기 힘든 일을 그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원봉사자가 바뀌는 동안 파리에 머문 뒤 남부 보르도 지방과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을 종단한다. 이어 북부 아프리카를 돈 뒤 그의 ‘통일 여정´은 동서 화해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 막을 내린다. vielee@seoul.co.kr
  • “서수경 ‘제2의 백남준’ 기대”

    “서수경 ‘제2의 백남준’ 기대”

    “세오가 제2의 백남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서울 청담동에 갤러리를 연 마이클 슐츠(55) 관장은 1일 직접 발탁한 한국인 작가 세오(한국이름 서수경·29)의 미래를 확신했다. 마이클 슐츠는 자신의 이름을 건 갤러리를 독일에서 1986년부터 두곳 운영중이다. 지난 28일 개관한 서울 갤러리는 그의 첫 해외 진출이다. 슐츠 갤러리는 요르크 임멘도르프, 게오르그 바젤리츠,A R 펭크 등 현대 미술시장을 이끄는 독일 표현주의 거장과 노베르트 비스키 등 차세대 유망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독일 3대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신흥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가 아니라 한국에 슐츠가 갤러리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 슐츠는 “몇년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참가하면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외국 미술작품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10년안에 세계가 한국 미술을 주목할 것입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세오는 2002년부터 마이클 슐츠 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한 첫 한국인이다. 조선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독일 베를린 미술대학 바셀리츠에서 유학 도중 슐츠의 눈에 띄었다. 슐츠는 대학 수업에 들어갔다가 작품에 반해 오로지 가능성만을 보고 그녀를 전속작가로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활동했던 가장 유명한 한국인 작가로는 백남준이 있다. 세오는 2005년 베를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백남준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백남준으로부터 “비록 외국에서 작업하고 있지만 정체성이 묻어나와 다행”이란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세오는 설치작업을 할 경우 항상 쌀을 밑바탕에 깐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오의 작품가격은 5만유로(6000만원 상당)에 형성되고 있으며, 관심을 갖고 구매를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150여명이라고 슐츠 갤러리측은 밝혔다. 오는 6월에는 갤러리 현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슐츠 갤러리는 일년에 10번 정도 전시회를 열면서 독일, 미국 작가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조선대 초청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슐츠 관장은 “현재 학생이라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가능성 있는 한국 작가 3명을 점찍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적 미에 독일의 강렬한 붓터치와 원색의 색감을 접목시킨 세오가 친구처럼 지내는 갤러리스트 마이클 슐츠와 열어나갈 한국 미술의 미래가 기대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마곡지구에 수변도시 20만평 조성

    서울의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지구에 한강 수로와 연결돼 호텔, 요트 선착장,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수변도시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강서구 마곡동 및 가양동 일대 336만 4000㎡(101만평)에 대한 ‘마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이달 말부터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한 공람공고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마곡지구에는 첨단산업단지, 국제업무 및 상업지역, 주거지역, 공원 등이 조성된다. 지하철 5·9호선, 인천국제공항 철도 등이 연계돼 서울 서부권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는 첨단산업단지 25만평, 주거지역 21만평, 공원 19만평, 국제업무단지 11만평, 일반상업지역 3만평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중앙공원 12만평, 서남 물재생센터 4만 3000평, 마곡 유수지 3만 7000평 등 총 20만평의 마곡 ‘워터프런트타운’이 조성돼 호텔과 컨벤션센터, 위락시설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호주 시드니의 달링하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독일 베를린의 스프리강 수변지구를 벤치마킹해 워터프런트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마곡지구를 관통하는 모든 간선도로에는 양쪽 1차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확보하고, 루프형의 레저용 자전거도로도 별도로 확보해 ‘자전거 천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 및 국제업무지구에는 다국적기업, 국내 대기업, 금융기관, 연구개발시설 등을 유치하고, 주거·준주거지역에는 아파트, 주상복합 등 총 8000여가구의 공동주택을 건립한다. 시는 1단계로 2015년까지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과 중심지역 위주의 토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2단계(2016∼2023년),3단계(2024∼2031년)로 나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 1월 주민공청회를 실시해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6월에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고 12월에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2008년 7월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지구와 접해 있는 공암진 인근부터 수로를 통해 한강 물을 끌어들이고 유람선 및 요트 선착장 등을 조성하면 세계적인 수상관광구역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마곡지구에 수변도시 생긴다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지구에 한강 수로와 연결돼 호텔, 요트 선착장,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수변도시가 조성된다. 21만평의 주거지구에는 15층 안팎의 높이로 아파트 8000여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는 강서구 마곡동 및 가양동 일대 336만 4000㎡(101만평)에 대한 ‘마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이달 말부터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한 공람공고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마곡지구에는 첨단산업단지, 국제업무 및 상업지역, 주거지역, 공원 등이 각각 조성된다. 지하철 5·9호선, 인천국제공항 철도 등이 연계돼 서울 서부권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는 첨단산업단지 25만평, 주거지역 21만평, 공원 19만평, 국제업무단지 11만평, 일반상업지역 3만평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중앙공원 12만평, 서남 물재생센터 4만 3000평, 마곡 유수지 3만 7000평 등 총 20만평의 마곡 ‘워터프런트타운’이 조성돼 호텔과 컨벤션센터, 위락시설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호주 시드니의 달링하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독일 베를린의 스프리강 수변지구를 벤치마킹해 워터프런트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마곡지구를 관통하는 모든 간선도로에는 양쪽 1차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확보하고, 루프형의 레저용 자전거도로도 별도로 확보해 ‘자전거 천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 및 국제업무지구에는 다국적기업, 국내 대기업, 금융기관, 연구개발시설 등을 유치하고, 주거·준주거지역에는 아파트, 주상복합 등 총 8000여가구의 공동주택을 건립한다. 시는 1단계로 2015년까지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과 중심지역 위주의 토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2단계(2016∼2023년),3단계(2024∼2031년)로 나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마곡지구는 인근에 있는 김포공항 때문에 해발 57m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지대가 낮아 성토 높이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높이는 48m에 불과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 경우 아파트는 15층, 일반 오피스빌딩은 11∼12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내년 1월 중 공람과 주민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6월에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고 12월에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2008년 7월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지구와 접해 있는 공암진 인근부터 수로를 통해 한강 물을 끌어들이고 유람선 및 요트 선착장 등을 조성하면 세계적인 수상관광구역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 새청사에 콘서트홀을”

    “서울 새청사에 콘서트홀을”

    “새로 지을 서울시 청사에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을 만들어 달라.”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얼마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저층부는 콘서트홀, 고층부는 사무공간으로 만든다면 서울시청이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발돋움해 ‘문화 서울’의 이미지를 드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였다. 서울시 안팎의 반응은 처음엔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로 바뀌다가 최근엔 일부지만 “정말 참신한 생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2년 전이라면 이렇게 대담한 제안을 내놓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재단법인으로 새출발하고 정명훈 상임지휘자와 이팔성 대표이사를 영입한 이래 서울시향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실제 서울시향의 2006년은 본격적인 변화의 원년이다. 올해 음악계가 다사다난했다지만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만큼 연초부터 문화판의 저변을 뒤흔든 사건도 없었다. 서울시향 기획팀은 당초 일선구청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정명훈이 지휘자로 나선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정명훈이라는 ‘이름’이 아닌 ‘문화’를 원하는 곳을 우선적으로 찾아가겠다는 깊은 뜻이 있었다. 실제로 연주회를 원하는 구청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구청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동안 적극적으로 나선 중랑구와 은평구, 구로구, 노원구가 우선적으로 선정됐다. 지난 1월10일 450석의 중랑구민회관에서 열린 첫번째 찾아가는 음악회에는 700명이 발디딜 틈 없이 입장한 것도 모자라 극장 밖에서 중계방송까지 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각 구청의 문화관련 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향을 유치하지 못하면 내 목이 달아나게 생겼다.”고 하소연하는 구청 관계자도 여럿있었다고 한다. 이어 1월13일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열린 세번째 공연에선 무려 2만여명의 청중이 열광했다.12월23일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찾아가는 음악회에도 1만여명이 찾았다. 수요가 폭발하자 서울시향은 찾아가는 음악회를 올해 30회에서 내년에 60회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향을 ‘예산 잡아먹는 하마’쯤으로 인식하던 시의회의 인식도 달라졌다. 연주 횟수가 크게 늘어나자 연주력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재단 출범 이전 연간 연주회는 30∼40회 정도. 이것이 올해 100회로 폭증했고, 내년에는 120회로 다시 늘어난다. 한때 이미지가 실추됐던 원인이 연주력의 저하 때문이었지만, 지난해 6월 단원의 40%를 교체한 대대적 오디션 이후 부단한 연습과 크게 늘어난 실전 연주로 앙상블에도 틀이 잡혔다. 악장과 금관악기의 수석과 부수석을 중심으로 11개 자리는 여전히 비워놓고 있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에서도 같은 자리에 앉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면 뽑지 않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이런 추세로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높아지면 내년 하반기에는 도쿄필하모닉의 실력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의 하나인 도쿄필하모닉의 특별예술고문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전의 바람을 타고 있는 서울시향의 숙제가 바로 전용 콘서트홀이다. 최근 이팔성 대표와 오병권 기획팀장은 베를린필과 빈필, 체코필의 운영 시스템을 돌아봤다. 그 결과 전용 콘서트홀이 이들을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비결의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한다. 오 기획팀장은 “1년 단위 대관 시스템 아래서 2∼3년 단위의 기획은 불가능하다.”면서 “연습부터 자체 콘서트홀에서 하는 베를린필 등은 단원들이 음향에 익숙해지다 보니 최고의 연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전용 콘서트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비, 미국 서부도 적시다

    한류스타 비(24)가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미국 땅에 다시 섰다. 지난 2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 이어 두번째 미국 공연이다. 비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내 콜로세움에서 ‘레인스 커밍-06/07 레인 월드투어 인 라이베이거스’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미국 동부에 이어 서부까지 한류스타 비의 영역을 넓힌 것. “공연도 잘 치렀고 (주연을 맡은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내년 2월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정말 기분 좋습니다.” 공연을 마친 비는 “3년전부터 기획한 공연이어서 무척 흐뭇하다.”면서 “뭐가 뭔지 몰랐던 뉴욕 공연과는 달리 이제는 조금씩 뭔가 방법을 찾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찬욱 감독님과 ‘팔짱을 끼고 레드카펫을 함께 걷자고 약속했다.”면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내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비는 이날 2시간 분량의 공연을 혼자 영어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중국·싱가포르·타이완 등 아시아권에서 온 동양인과 재미동포 등 아시아팬들이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3800여명의 관람객 가운데는 호주여성 등 백인과 흑인 팬도 띄엄띄엄 눈에 띄었다. 셀린 디온·엘튼 존의 공연장으로 유명한 시저스팰리스 콜로세움에서 비가 상반신 알몸 근육을 드러내거나 객석을 향해 ‘베이비’라고 말할 때, 또 여성 댄서와 키스하거나 천장에서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맞을 때 등 극적인 장면마다 객석에선 비명 같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공연이 끝난 뒤 비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면서 “드디어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비 월드투어는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홍콩(1월12∼13일), 싱가포르(1월21일), 말레이시아(1월27일), 태국(2월3일), 베트남(3월10∼11일)과 타이완·중국·일본·미국 LA, 뉴욕, 캐나다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연합뉴스
  • 해외 영화제 한국영화에 잇단 러브콜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모호필름)가 내년 2월8∼18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57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박 감독과 주연배우인 임수정, 정지훈은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고 황금곰상을 노리게 됐다. 박 감독은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두번째로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조범진 감독의 ‘아치와 씨팍’(투자배급 스튜디오2.0, 제작 J-Team)도 내년 1월24일∼2월4일 열리는 제3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새로운 감독과 작품들을 세계 영화제에 소개하는 한편 필름시장 역할도 하는 굴지의 비경쟁영화제다. 한국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이 각각 97년과 2002년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받은 바 있다. 애니메이션이 로테르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말 국내 개봉 당시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았던 ‘아치와 씨팍’은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와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캐나다 판타지아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녹색공간] 환경 선진국 독일/노수홍 연세대 교수·한국막학회 회장

    지난달 말 독일을 10여일 다녀왔다. 유럽연합(EU)에서 추진하는 고도 하수처리 기술인 MBR공법 표준화 워크숍에 초청받았다. 우리나라 기술 현황을 발표하고 우리 기업들이 개발한 MBR공법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였다. 오랜만에 다시 가본 독일의 새로운 모습을 베를린에서 뒤셀도르프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느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보리밭에 거대한 흰색의 바람개비가 무리를 지어 서서히 돌아가고 있었다. 고속열차 ICE를 탄 4시간 동안 거의 계속되는 풍경이었다. 지난 10여년 독일은 바람을 이용하여 발전하는 풍력발전기를 곳곳에 설치하였다. 1983년 독일 연방의회에 진출한 녹색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지하고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줄이는 정책을 주장하였다. 그 대신 독일은 지속가능한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다양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독일의 환경수도라 불리는 프라이부르크시가 지난 20여년 성취한 결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970년 1차 오일 쇼크 때 석유자원이 부족한 많은 나라가 원자력발전에 눈을 돌렸다. 독일도 프라이부르크시의 조그만 마을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반대운동이 인근 도시로 확산되면서 반핵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이 운동이 결국 녹색당 설립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하였다. 현재 태양광을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가 도시 전기공급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150여가구의 마을 전체가 태양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쉴리어베르그라는 태양마을도 있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비는 원자력이나 화석원료보다 5배 이상 된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년 원자력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태양전지가 생산한다.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와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태양광 발전이 화석연료 발전보다 경제성에서 뒤처지지 않을 때가 머지않았다. 기상조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풍력발전이 화석연료발전과 이미 경쟁하는 단계에 와 있다. 독일정부의 다양한 정책은 결국 독일 기업이 태양광과 풍력발전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게 하였다. 독일은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결실을 얻었다. 독일인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가정과 학교에서 체험으로 배우는 교육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에너지와 더불어 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생활습관은 정말 부러울 정도다. 독일 강수량은 우리나라의 60%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물값도 매우 비싸 1인당 물 사용량이 선진국에서 가장 적다. 따라서 빗물을 받아서 이용하고, 내린 빗물이 땅에 스며들면 지하수로 저장해 활용하는 기술도 매우 우수하다. 독일은 강에서 수돗물의 90% 이상을 취수하고 강을 이용한 운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따라서 도시와 공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와 폐수는 매우 엄격한 배출기준을 정하여 처리된다. 또 산림과 농지에서 나오는 비점오염원의 관리도 철저하다. 최근에는 EU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물로 수영을 해도 시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방류기준을 정하였다. 뒤셀도르프 인근에 하루 4만3000t의 하수를 EU 방류기준에 맞도록 고도 처리하는 MBR 하수처리장을 유럽에서 처음으로 2004년 건설하였다. 우리나라는 독일보다 수자원이 풍부하지만 강을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하지 못하고 환경보전이라는 명분으로 방치한 지역이 많이 있다. 최근에 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을 연결하여 독일처럼 강을 이용한 운하를 개발하자는 제안에 많은 논쟁이 있다. 강의 본질은 흐르는 깨끗한 물과 살아 있는 다양한 생태계다. 독일인의 자연 사랑과 강을 이용하고 다스리는 지혜를 우리는 배워야 한다. 노수홍 연세대 교수·한국막학회 회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