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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그들만의 문화’ 조장하는 고가 티켓

    오는 9월 한국에 오는 세계적인 오페라단 빈 슈타츠오퍼의 공연 티켓값이 VIP석의 경우 45만원으로 정해졌다고 한다.2년 전 내한했던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의 최고가와 같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한사람이 한해 예술행사 관람을 위해 쓰는 돈은 18만 2000원이었다. 국민 1인당 평균 지출액의 2.5배를 써야 이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무리 재력이 있는 클래식 애호가라 하더라도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가격이다. 가장 싼 좌석이 8만원이라지만 맨 뒤 구석자리에서 제대로 된 감상이 이뤄질 리 없다. 공연 기획사는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역을 공개했다. 개런티와 체재비용, 대관료 등을 빼면 좌석이 다 팔려도 채산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애호가들이 적어 모처럼 불러들여도 연주를 여러차례 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우리 공연계의 현실이긴 하다. 그렇지만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의 티켓이 비싼 순으로 매진된 전례를 감안하면 고가 마케팅 전략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서울만큼 공연 티켓이 비싼 도시는 없다. 같은 공연이라면 일본이나 유럽에 직접 가서 보는 편이 낫다는 소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으려면 기획 단계에서 거품을 걷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초청 전에 기업 협찬을 충분히 확보하고 초청료 협상도 치밀해야 한다. 비싼 게 좋은 공연이란 인식도 문제다. 일부 부유층만 즐기는 ‘그들만의 문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경간 자금 흐름이 2005년에 6조 4000억달러(5912조원)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 240조원의 25배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로 인한 연금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돈이 53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조 3000억달러였던 해외투자가 2005년 4조 6000억달러로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시장도 가세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흥시장국가가 가진 외환보유고는 9조달러다. 외환보유고,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등에 기반한 국부(國富) 펀드가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국부펀드다.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는 돈의 힘 투자대상은 돈이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한우·와인·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는 것과 같다. 명품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물·농업 관련 기업,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투자처가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의 윤리·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그 예다. 환경보전, 생명 구조에 관련된 사업 외에도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기업 등에 투자, 윤리펀드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RI펀드 규모는 2조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불어난 돈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사모펀드(PEF)에 의한 인수·합병(M&A)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고, 자금 속성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만 684개 PEF가 활동,4320억달러의 자금(약정액 포함)을 모았다. 그동안 PEF는 벤처기업이나 중소형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PEF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를 사들이는 등 수백억달러가 필요한 M&A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세계적 M&A의 23%가 PEF에 의해 이뤄졌다.LG경제연구원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압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4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투자은행(IB)도 PEF에 자기자본과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를 위한 대출, 투자자 관리, 사무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도 주요 수익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9조원이다. 국내 4대 증권사 평균 1조 5000억원의 20배 규모다.2006회계연도 순익은 전년보다 70% 늘어난 94억 4000만달러(약 8조 7000억원)다.4년전인 2002년의 5배 수준이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2006회계연도에 거둔 수익 2조 6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이것이 다양한 상품과 결합,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3대 IB로 꼽히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의 본사는 뉴욕에 있다. 자본의 국제화가 ‘미국화’라는 지적은 이같은 까닭이다. 미국이 기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메울 정도로 IB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깊어지는 금융감독기관의 고민 모든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위축으로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의 파산위기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지난해 9월에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가 파산했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산은 다른 금융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시장이 국제화하면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의 동향이 자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IMF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금융혁신과 세계화는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권 ‘2차 빅뱅’ 어떻게 정부가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투자업무(IB) 부분과 합쳐 세계적 IB로 키우기로 하자 대우증권의 매각을 기다리던 시중은행들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5일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증권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증권사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권의 ‘2차 빅뱅’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빠르면 올해 말 교보증권을 필두로 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등으로 이미 예고돼 왔다.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금융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자율적이다. 은행과 은행이, 은행이 증권을, 보험이 증권을 서로 합치면서 몸집을 불리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본확충을 위한 대형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은행은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가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 농협의 ‘신용, 경제분리’도 ‘은행권 2차 빅뱅’의 흐름 안에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국민연금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너무 덩치가 커서 국내에서 살 만한 자본이 마땅치 않아 국민연금이 나서거나 금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SC제일 등 6개가 있는데 “리딩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은행들이 서로 통합해 대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시장 M&A의 백미는 증권회사의 통합이다. 우선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은행, 즉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소형증권사의 프리미엄이 너무 높을 경우 신규 설립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도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강국 모범사례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얼마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금융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관문인 존 F 케네디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면서 그날따라 유독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UBS의 국적은 어디일까. 미국이나 영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 합병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의 해외 모범사례로 UBS를 꼽는다.1997년 1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은 온통 스위스로 쏠렸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이던 스위스유니언뱅크(UBS)와 스위스뱅크(SBC)의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 자산 규모 6630억달러의 유럽 최대 IB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두 회사는 미국계 IB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처하기 위해 ‘몸집 늘리기’를 꾸준히 지속했다. 영국 최대 증권사인 SG워버그, 뉴욕의 인수·합병(M&A) 전문 투자은행 딜런리드를 매입했다. 합병 이후에도 미국의 PB회사인 페인웨버를 사들이면서 주식 등 I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금융 강국으로 도약한 또 다른 모범 사례는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실물 경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IB 업무 인프라 확충과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금융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 도시에는 국제적인 로펌이나 금융 컨설팅사 등이 다 몰려 있다. 법률·금융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병원, 학교 등 최적의 문화 생활을 보장한다. 금융 전문가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투자은행(IB) 지향…은행·증권사 “이젠 해외시장” # 상황 1 얼마 전 모 은행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인 수십억원대와 스톡옵션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반응은 냉랭했다. 홍콩의 전문가는 “내가 여기서 받는 연봉이 제시한 연봉의 3∼4배”라면서 “한국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해도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 상황 2 미국에서 학위를 한 금융 전문가가 환태평양 국가의 은행·감독당국·중앙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서 파견된 딜러와 한 팀이 됐다. 파생상품 딜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싱가포르 출신의 딜러는 선물 등 파생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30∼60초안에 가격을 결정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훈련된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금융 선진국과 최소 20년 벌어져 있는 경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간의 칸막이를 없앤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산업의 법적·제도적 인프라는 나름대로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너도나도 투자은행(IB)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고 한다. 은행은 최근 수년간 한 해 국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인 10조원대의 이익을 냈다. 더 이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선진금융기법 도입만이 살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 ▲우수한 인력보강 ▲회계기준 선진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 200조원대의 한국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4개가 올라 있지만, 자본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조원대의 국내 대형 증권사도 30조원 규모의 외국계 IB와 비교하면 ‘꼬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는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자본확충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최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우수 금융인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국제적 수준의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축적된 금융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보면서, 역으로 추론해 비슷한 ‘짝퉁’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선진 금융기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들은 신입 행원들의 구성을 경영·경제·무역학 등 상경계열 위주에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바꾸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전공자 스카우트 경쟁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43명의 신입행원 중 37%를 철학과 심리학과 디자인학과 등 비상경계열 출신으로 채웠다. 기업은행도 신입행원 210명 중 상당수를 이공계·어문계 출신으로 뽑았다. 남기명 우리은행 IB본부 투자금융팀 부장은 “IB업무는 인력의 질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람 장사’인 만큼 IB업무 인력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이자 IB를 지향하는 산업은행은 “M&A전문가, 금융공학, 컨설팅, 리스크 관리 등 핵심분야에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현재 전 직원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입행원들도 최근 4∼5년간 해외 토목공학석사, 도시공학전공, 변리사, 음대 피아노 전공자, 수학전공자, 동시통역사, 보험계리사 등 다양한 경력·전공자를 뽑았다. 비교적 능력별 임금체계에 거부감이 덜한 증권사들의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사무소 지점장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정성문 삼성물산 베트남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사업부 IB1본부에 넥스트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 및 IPO 업무를 담당했던 김구헌 차장을 영입했다. 또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로 한영회계법인에서 M&A와 PI를 담당했던 최명록 차장을 영입했다.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MBA와 경력직 면접을 통해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30여명 수준인 자산운용인력을 내년까지 대형 자산운용사 수준인 6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6월 사장이 직접 출장가 런던·뉴욕 MBA 출신 전문인력 14명을 채용했다. 우리증권도 올해 해외 MBA과정을 마친 직원 2명을 채용해 IPO팀,M&A팀에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금융인력 확충과 관련해 “해외 MBA 출신도 좋지만 국제적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팀단위로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와 함께 일하면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는 것이, 국내에서 차근차근 육성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투자은행(IB)을 지향하겠다고 하자,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불쑥 일본의 ‘노무라 증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도 1990년대 말 IB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면서 “세계 경제의 2인자인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실패한 일을 교역수준 11위인 우리나라 은행·증권사가 하겠다고 나선 만큼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언만 한다고 저절로 제대로 된 IB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정확하게 경기를 전망하고 신용 위험을 분산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IB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내 금융인들은 ‘자유로운 영어 구사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더라도 영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벌만 좋을 뿐 선진금융기법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계적 IB들의 아시아본부가 위치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본부장들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세련됐다는 평가다. 둘째, 입사 연차에 따른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즉 보상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백억달러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할 경우 이에 걸맞은 거액의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강성 금융노조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내세워 거액 연봉자의 영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IB는 연봉이 전체 보수의 40% 수준이고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입사 연수에 따라 호봉이 산정되고 월급을 받는 현재의 은행 보수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은행의 경우 IB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최대 3배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산업은행은 경직된 임금체계 탓에 자체 육성한 고급인력들이 매년 10여명씩 외국계 IB로 떠나면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금융사 사장에 재정경제부 고위간부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든지, 리스크보다 안정을 추구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과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재의 은행·증권사 수익구조로는 세계적 IB로의 전환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져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잡지 ‘아시아 리스크’에 2년 연속 ‘아시아 10대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세계적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금융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매기고, 위험을 분산·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교육·금융·부동산 등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고 한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정부 ‘물 전문기업’ 키우기 나섰다

    정부 ‘물 전문기업’ 키우기 나섰다

    세계적인 ‘물장사’가 활개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물산업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고 경쟁체제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정부가 물산업 구조개편 계획을 내놓은 것은 수에즈나 베올리아 같은 세계적인 물 전문기업을 키우기 위한 조치이다. ●상하수도 기업 경영체제 도입 세계 10대 물기업은 상하수도 구조개편을 실시한 나라에서만 성장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150여년 전부터 지자체가 상수도사업을 전문 기업에 맡겼다. 이들 나라에서 성장한 수에즈, 베올리아, 아그바,FCC, 소어 등은 세계 10대 민간 물기업으로서 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외사업 비중이 40%를 넘는 다국적 기업이다. 특히 수에즈와 베올리아는 서비스 인구를 1억명 이상 확보하고 연 매출액도 10조원이 넘는다. 영국, 브라질, 이탈리아도 수도사업 개편을 계기로 템스워터, 사베습, 아체아 등과 같은 세계적인 물기업을 보유하게 됐다. 공기업 형태를 띤 전문 상하수도 기업도 많다. 이탈리아 로마시, 브라질 상파울루주, 독일 베를린시 등은 공영사업자로 출발해 기업 경영체제를 도입한 기업이다. 국내에도 세계적인 물기업이 이미 진출했지만 아직 매출은 많지 않은 편이다. 베올리아는 반도체·석유화학 산업체의 수(水)처리 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합작으로 인천 송도 만수·검단 하수처리시설에도 투자했다. 수에즈는 서울시 상하수 시설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알베, 템스워터도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다. ●민간 부문 물산업 진입 장벽 제거 우리나라 수자원공사도 물 생산부터 공급·분석 등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도 자체 수도사업 브랜드를 갖추는 등 전문 물기업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요에 한정됐을 뿐, 아직 세계적인 물기업 반열에는 들지 못한다. 민간 기업은 내세울 만한 사업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두산중공업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빼고는 내놓을 만한 기업이 없다. 코오롱그룹·한화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물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을 정도다. 정부가 내놓은 물산업 육성 계획은 사업자와 지자체, 국가의 역할이 나눠졌다. 전문 기업은 시설 투자·운영 등 서비스를 공급하고, 지자체는 사업자 선정·요금결정 등 사업자를 관리·감독하게 된다. 국가는 상하수도 요금 및 서비스 평가기준 설정, 수질기준 등을 맡는다. 육성 방향은 유역별로 최적의 관리 범위를 설정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꾀하는 데 맞춰졌다. 지금과 같은 소규모 지자체 단위 경영으로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관산업 육성에 한계가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비경쟁적 사업 구조를 개편, 시장경쟁 원리가 적용하는 경영체계로 바꾸고 민간부문의 물 산업분야 진입 장벽을 없애자는 의도도 담겼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14일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헤이그 추모 열기

    14일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헤이그 추모 열기

    |헤이그(네덜란드) 이종수특파원|‘1000년을 기억할 100년전 큰 죽음’ 14일은 100년 전 ‘망국의 한’을 호소하러 헤이그로 왔던 특사 3인 가운데 한 분인 이준 열사가 순국한 날이다. 열사의 추모식이 열리는 헤이그를 향해 12일 오전 파리를 출발했다. 파리 북역에서 초고속열차를 타고 벨기에 브뤼셀 미디역에서 내려 일반 열차로 갈아탄 뒤 4시간 만에 헤이그(Den Haag)HS역에 도착했다.100년 전 6월25일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른바 ‘헤이그 특사’ 세 분이 내린 곳이다. ●기념관 건물 입구 ‘태극기 휘날리며´ 한국 최초의 검사 이준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리라는 고종의 밀명을 받고 대장정에 나섰다. 일제의 감시가 살벌해 조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길이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상설·이위종 열사를 각각 만난 뒤 시베리아를 거쳐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을 거처 64일 만에 HS역에 도착했다. 낯설고 어색한 풍경의 이국 거리를 지나갔을 열사 3인. 헤이그HS역 정면으로 난 길을 따라 10분쯤 걸어가니 와건스트라트(Wagenstraat)124A번지에 자리한 이준 기념관이 나왔다. 울분을 못이긴 열사가 순국한 드 용(De Jong) 호텔을 개조한 곳이다. 방문객을 맞은 것은 건물 입구에 당당하게 펄럭이는 태극기와 정문의 “이 집은 이준 열사가 순국하신 역사적인 집입니다.”라는 문구다. 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니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과 송창주 이준기념관 관장이 ‘유럽 한민족 평화제전’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독립기념관의 지원을 받아 이준기념관도 14일 재개관했다. 당시 만국평화회의는 6월15일부터 10월18일까지 열렸다.3인의 특사가 도착한 것은 6월25일. 기념관에서 걸어서 10분 떨어진 빈넨호프의 회의장에 도착했으나 일제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국권을 상실한 나라의 ‘슬픈 숙명’이었다. 주미 공사를 지낸 아버지 이범진을 따라 다니며 서양 문물에 일찍 눈을 뜬 이위종 열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만행을 고발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7월14일 이준 열사가 순국하면서 3인의 투쟁도 종지부를 찍는다. 이준 기념관에는 다양한 자료들이 ‘그날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특사 3인의 이동 경로, 고종의 특사 신임장, 을사늑약 무효를 알리는 트리뷴지 기사…. 대부분 이 원장 부부가 손수 일본·러시아·네덜란드 문서보관소와 도서관의 마이크로필름 등을 뒤져서 모은 것이다. 이날 네덜란드를 관광한 뒤 벨기에로 넘어가는 도중에 기념관을 찾았다는 양윤정(33)씨는 “굳이 100주년이 아니더라도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들러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獨·佛 교민들 단체방문 줄이어 열사의 넋을 기리는 ‘제의’는 13일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국제학술회의로 막이 올랐다. 평화제전 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헤이그 특사의 사명은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노력이었지만 독립을 지켜갈 수 있는 스스로의 힘과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은 “만국평화회의는 일제가 지칭한 것이고 당신 언론에서는 ‘제2차 헤이그 평화회의’,‘세계평화회의’ 등으로 표현했다.”며 “이준 열사 순국은 이후 국내외 자결 순국, 의열 투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14일에는 기념식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헤이그시는 이날을 ‘이준 평화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네덜란드 예술가들의 공동 기획으로 헤이그 특사 3인의 도착 장면도 재현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복 보훈처 장관, 최종무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W 데이트만 헤이그 시장 등 국내외 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독일·벨기에·프랑스 등 인근 국가 교민들도 버스를 동원해 단체로 방문하는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vielee@seoul.co.kr ■대한매일신보 ‘그날의 이준’ ‘이준씨가 만국평화회의에 한국 파견원으로 갔던 일은 세상사람이 다 알거니와, 어제 동경전보에 따르면 그가 충분(忠憤)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하여 만국사신 앞에 피를 뿌려서 만국을 경동(驚動)케 하였다더라.’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분사(墳死)한 소식을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가 1908년 7월18일 호외로 전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황성신문은 다음날 대한매일신보의 기사를 받아 ‘이준씨는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자기의 복부를 할부(割剖)하였다는 전보가 도래하였다는 설이 유(有)하더라.’고 이후 오랫동안 믿음을 준 할복자살설을 기정사실화했다. 대한매일신보의 호외는 이준 열사의 서거 소식에 앞서 급박한 대한제국 정부의 움직임을 먼저 다루었다. 기사는 ‘내각대신 여덟분이 회동하여 어제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황상폐하를 알견하고 해아(海牙·헤이그)에 위원을 파송함으로 당하시는 곤란을 면하실 방책을 올렸다.’고 적었다. 그 방책이란 ▲광무 9년 11월17일에 체결한 신조약에 어보를 찍고 ▲통치를 대신할 황제의 섭정을 추천해야 하며 ▲황제가 직접 동경에 가서 ‘일황폐하’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조약이란 1905년 을사늑약으로, 고종이 이때까지 정식으로 비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대한매일신보는 ‘황상폐하께옵서는 이 세 가지를 다 윤허치 아니하셨다더라.’고 보도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이준열사 외손녀 유성천여사 “100주기 감회 남달라” |헤이그(네덜란드) 이종수특파원|이준 열사의 외손녀 유성천(80) 여사가 열사의 순국 100주년 추모식을 맞는 감회는 뜻깊었다.13일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헤이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유 여사는 어머니(이준 열사의 외동딸)에게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준 열사와 가족들에 대한 기억을 들려줬다. 그 속에는 독립운동가 가족이 겪은 신산한 삶이 오롯이 녹아 있다. 유 여사는 “외할머니가 헤이그에서 외할아버지가 사망했다는 통지를 받은 뒤 큰 충격을 받아서 심장병으로 고생하시다가 결국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심장판막증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 열사 가족의 삶과 관련 “일제 강점기여서 애국 지사 집안은 말도 삼가해야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외할머니는 동지적 입장에서 외할아버지를 이해하고 내조를 잘 하셨다고 들었는데 헤이그 특사로 가기 전에 독립운동하시다가 투옥되셨을 때 굳건하게 옥바라지를 하셨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100주기를 맞은 소감에 대해 “90주기에 참석한 뒤 귀국하면서 10년 뒤에 다시 이곳에 올 줄 생각도 못했다.”며 “많은 교민들이 오시고 행사를 위해 여러 분들이 노고를 아끼지 않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 “청소년에 민족의식 고취” |헤이그 이종수특파원|1991년부터 이준 열사 기념식을 시작한 이기항(71) 이준아카데미 원장이 열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는 소회는 남달랐다. 12일 헤이그 이준평화박물관에서 만난 이 원장은 기념식 준비에 정신없이 바빴다. 이준 열사 기념사업에 뛰어든 동기를 물었더니 소박하게 대답했다.“우연히 발을 담갔다가 ‘호랑이 등 탄’ 심정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거창한 명분 대신에 매번 상황이 그의 발을 기념 사업에 한 발짝씩 끌어당겼다는 것이다. 1972년 상사 주재원으로 왔다가 사업가로 변신하며 네덜란드에 살던 이 원장은 그저 간헐적으로 열사의 묘적지를 참배하던 교포였다. 격년으로 추모식을 주관하던 이 원장에게 1992년은 이준 기념사업에 큰 전환을 가져왔다. 네덜란드 일간 NRC신문에서 이준 열사가 순국하기 전까지 묵었던 데 용 호텔이 재개발로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3년 노력 끝에 1995년 사재 20만달러를 쾌척해 ‘사고’를 쳤지만 더 큰 일이 다가왔다. 호텔을 기념관으로 건립하기 위한 자금이 문제였다. 해서 한국에 들어와 소식을 알리고 전경련을 찾아가 기념관 건립 자금을 협찬받았다. “내 나이가 우리 나이로 70이 넘었습니다. 더 바랄 것도 없이 그냥 많이 보고들 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와서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vielee@seoul.co.kr
  •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에 ‘벨로 뤼시옹’(자전거 혁명,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Velo)와 레볼뤼시옹(Revolution, 혁명)의 합성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2005년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에서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것을 거울 삼아 최근 주요 도시마다 곳곳에 자전거 정거장 및 대여소를 대폭 설치해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를레앙에서 ‘혁명의 페달’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몽펠리에(28일), 액상프로방스(30일) 등 주요 도시가 혁명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마르세유(7월) 브장송(9월) 등도 가세한다. 거센 자전거 물결은 오는 15일부터 파리에도 몰아닥친다. 파리 시는 750곳에 정거장 겸 대여소를 마련하고 1만 648대의 자전거를 비치한다. 주요도로에 300m마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필요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내년에 대여소가 두배로 늘어나면 지하철역보다 더 많은 곳에서 자전거 대여소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올 고정 이용자 20만명 예상 ‘벨리브(자전거(velo)+자유(liberte))’라 명명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위한 시도로 차츰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 고정 이용자가 20만명쯤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대비해 9월까지 대여소는 1000곳, 대여 자전거는 1만 4000여대로 늘린 뒤 내년부터는 1451곳에 2만 600여대의 자전거를 비치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年 이용료 3만 6000원으로 저렴 이용 가격은 무료에 가까워 상징적인 수준이다. 파리시는 지난달 23일부터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1년 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비용은 29유로(약 3만 6000원)로 저렴하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이용자는 자전거를 고른 다음에 신용카드로 대여료를 결제한 뒤 자물쇠를 풀고 나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30분 미만이면 무료이고 이후 30분마다 1유로씩 계산된다.1주일 대여료는 5유로다. 예약한 시간 내에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만약 잃어버리면 150유로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여왕’이라 이름 붙인 금회색빛 자전거는 3단 기어를 구비하고 있다. 안전을 고려, 무게는 22.5kg으로 약간 무거운 편이다. 자전거 앞에는 서류 가방 등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설치했고 도난 방지 장치도 갖췄다. 또 정거시 안전을 감안해 뒤에 브레이크 등이 달려있다.14세 이상, 키 150cm 이상의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과 맞먹는 속도 파리 시가 도입하는 자전거 혁명은 환경 친화적 요소 외에 다양한 이점이 있다. 먼저 다른 교통수단에 견줘도 결코 속도가 뒤지지 않는다. 파리 시측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도심인 샤틀레 지하철역에서 남쪽 포르트 디탈리 역까지 자전거로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가면 22분 걸린다. 또 교통 체증때 차로 달리면 43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자전거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처럼 정체되지 않고 주차 공간을 찾느라 이러저리 돌고 목적지에서 멀리 주차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 불규칙한 운행으로 악명 높은 버스보다 훨씬 편리한 것도 이점이다. 이 밖에 루브르 박물관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일부 명소 외에 대부분의 관광지 곁에 대여소를 설치해 접근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 급증…혼란 예상” 우려도 파리시는 자전거 이용이 급증해도 모두 371㎞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혼란이 초래되고, 자전거 이용자에게 헬멧을 착용토록 한 법이 없어 사고가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또 음주 후 자전거를 탈 가능성이 많아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고업체 JC데코가 시내 곳곳에 회사 광고를 하는 조건으로 자전거를 제공한다. vielee@seoul.co.kr ■ 리옹시의 성공 비결 |파리 이종수특파원|파리 시가 자전거 혁명의 모델로 삼고 있는 도시는 프랑스 남부 리옹이다. 리옹 시는 2005년 5월부터 ‘자전거 혁명’을 점화했다.2년이 지난 현재 시민 6만여명이 정기 회원으로 가입해 대여소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시민 10명당 1명 꼴로 ‘자전거 혁명’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리옹의 성공 비결은 대여 장소가 많다는 데 있다. 시는 대여소 350곳을 마련하고 1만 4000여대의 자전거를 배치했다. 도시 곳곳에 평균 300m 간격으로 자전거 대여소를 설치한 셈이다. 시민들이 자전거가 필요한 공간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용률이 늘어났다. 중도파 정당 민주운동의 시당 부대표인 질 베스코는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자전거 이용 확대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로는 공짜도 아니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대여료를 꼽는다.1년에 10유로(약 1만 2400원)를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30분 미만을 빌리면 무료이고 이후 1시간당 0.5유로를 받는다. 그 결과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률은 10년 동안 4배나 늘어났다. 자전거 이용자 가운데 80%가 출퇴근에 이용한다. 이용자의 60%는 남성이다. 또 55%가 30대 미만이고 학생도 33%여서 앞으로 이용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기업 간부도 23%나 된다. 평균 15분 동안 2.4km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여 횟수도 늘어나 하루 2만 6000여회에 이른다.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10명이 이용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로 도심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졌다. 질 베스코는 “2005년 이후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지구와 달의 50배 거리인 2000만km 정도의 자동차 주행 거리가 줄었다.”며 “이는 36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라고 평가했다. vielee@seoul.co.kr ■ 유럽 주요도시의 ‘자전거 문화’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자전거 혁명’은 1970년대 시작됐다. 급증한 자동차로 인한 심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대한 거부감, 건강 증진에 대한 욕구 등이 어우러져 자전거 동호회를 중심으로 ‘페달’을 밟았다. 지금도 주요 도시에서 매달 한 차례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벌인다. 그 결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몇몇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생활 패턴이 자리잡았다.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는 인구 73만 5000여명의 암스테르담. 시민 40%가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을 지나간다. 도심 곳곳에 만든 자전거 전용 도로에다 비교적 기복이 심하지 않은 도로, 거대한 면적의 자전거 전용 주차장 등이 자전거 혁명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는 60만대의 대여소에 자전거를 배치해 하루 6∼10유로의 대여료를 받는다. 자전거 혁명의 선구자는 독일 베를린이다. 시는 7년 전부터 1350만 유로(약 17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다. 그 결과 시민 10%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이 밖에 ‘벨로 택시’라 불리는 삼륜식 자전거도 인기다. 대여료는 10분당 160원정도다. 하루에는 1만 8600여원이다. 영국 런던은 아직 초보 단계다. 교통량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해 자전거로 이동하다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이 300명일 정도다. 그러나 자전거 이용자가 차츰 늘고 있다.5년 전에 견주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인구가 50%가 늘어났다. 현재 자전거 이용 횟수는 하루 45만건으로 집계된다. 런던시 교통당국은 2020년까지 자전거인구를 두배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도 자전거 이용률이 낮다. 수도인 마드리드는 0.1%에 불과하다. 대도시인 바르셀로나도 1% 정도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적고 구간도 짧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누드 자전거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지난달 9일에도 공해에 반대하는 누드 자전거족이 도심을 질주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vielee@seoul.co.kr
  • 러 “동유럽 MD는 새 베를린 장벽 될 것”

    |파리 이종수특파원|“미사일방어(MD)체제는 새로운 베를린 장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이 러시아와 유럽간에 베를린장벽과 같은 새로운 경계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러시아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부터 나왔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8일 TV회견에서 “미국의 동유럽 MD 구축 제안은 러시아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며 베를린 장벽과 같은 새로운 경계선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측에 MD 구축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인 공동운영 방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이바노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바노프는 “미·러 공동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 민감한 군사기술의 교환으로 이어질 것이며 러시아는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측에 러시아 절충안의 수용을 촉구했다.또 러시아가 제안한 새 MD구상에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뿐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스웨덴 등 모든 유럽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푸틴은 미국이 추진 중인 MD체제 대신 러시아는 물론 다른 유럽국가들도 폭넓게 참여시키자고 제안했었다. 이바노프 부총리는 앞서 지난 4일에도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유럽연합(EU)에 인접한 러시아 서부지역에 미사일기지를 건설, 맞대응한다는 것이다.vie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양제츠 왜 北·몽골·印尼 갔나/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왜 북한·몽골·인도네시아인가. 그것도 미국통(美國通)의 첫 나들이에서. 중국 양제츠(楊潔) 외교부장이 지난달 30일부터 2박3일동안 몽골, 이달 2∼4일 북한,4∼5일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을 마쳤다. “외교부장으로서 양자(Bilateral) 회담을 위해 다른 나라를 찾은 건 부임이후 처음”이라고 외교부 장위(張瑜) 대변인은 강조했다. 부장 취임이후 이뤄졌던 해외 방문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해외순방 수행이나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서였다. 장위 대변인의 부인에도 불구, 이번 순방은 다소 ‘급조’된 인상이다. 지역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나라들이 배치됐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면에는 중국의 ‘다급함’마저 묻어난다. ●다급한 중국 중국으로서는 우선 북한이 급했다. 지난달 21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일본 방문 중 전격적으로 북한으로 날아가자 중국은 당황했다.“미국은 이 사실을 중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한 중국인 소식통은 전했다. 힐은 방북 나흘전인 18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중국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은 사실상 ‘방북하겠다.’는 일방 통보를 받은 정도라고 한다. 사후 통보도 제대로 이뤄졌을 리 없다. 북·미가 무슨 꿍꿍이를 했는지 중국은 내심 불안하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의 중심이 북한·미국의 수교와 이를 둘러싼 ‘단독 직거래’로 옮겨지는 데 대해 껄끄럽다. 지난 1월 베를린에서의 북·미회동 때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고 한다. 한 중국 외교소식통은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핵 폐기보다는 동북아지역의 패권강화에 관심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양제츠 부장을 만나준 건 반드시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지녔기 때문만은 아니다.“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과 나름의 줄다리기를 한 셈”이라는 데는 중국측 인사들도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 중·미 경쟁시키기? 중국도 나름대로 김 위원장이 양제츠 부장과의 면담마저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계산했다. 지난해 양 부장보다 서열이 훨씬 높은 후량위(回良玉) 부총리까지 퇴짜를 놓은 김 위원장이지만, 미국통인 양제츠에게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어할 것으로 보았다. 미 국무부 차관보와 중국 외교부장의 잇따른 방북, 게다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까지…. 술술 풀리는 듯한 북핵 문제의 이면에는 이처럼 북한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경쟁과 견제가 숨어있었다. 북한 방문에 앞서 이뤄진 몽골행의 목적도 이런 점에서 비슷하다. 중국은 이달 24일∼8월18일 몽골과 미국이 공동 주관하는 군사 훈련에 마음이 편치 않다.‘칸 퀘스트’ 훈련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부쩍 확대된 규모 때문에 몽골을 다독여야 했다. 유엔평화유지활동 신속대응 훈련 명목으로 2003년부터 시작된 것이 지난해부터 다른 나라들이 참가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한국·영국·인도 등 16개국이나 된다. 중국은 옵서버일 뿐이다. 미국은 이번 훈련을 위해 몽골에 60만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네시아는 왜 갔는가. 지난달 18∼20일 인도 외교부장관의 인도네시아 방문 뒤 양국은 군사설비와 무기를 인도와 공동생산키로 하는 등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주요 경쟁국. 특히 남아시아를 둘러싼 두나라의 각축이 뜨겁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가까워지면 당장 말라카 해협에서의 원유 수송 등이 위협을 받게 된다. 이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양제츠 외교부장의 보따리를 지켜볼 때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공연+전시회]

    [콘서트] ■ 플루티스트 이예린 귀국독주회 13일 8시 금호아트홀. 비발디, 에네스코, 앙리 뒤티외 등. 자유관람료.(031)625-2622. ■ 2007 카르멘 7일 4시·7시30분 대전문화예술의 전당.8월 울산,9월 춘천,10월 성남, 서울 예술의전당 순회공연.2만∼12만원.(02)333-0720.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금관앙상블 15일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보석 같은 멤버 12인으로 구성된,50여년 역사의 금관 앙상블의 첫 내한공연.3만∼7만원.(02)541-6234. ■ 한국베토벤협회 제2회 정기연주회 13일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피아니스트 이연화, 윤철희, 이혜전, 홍은경이 월광, 발트슈타인, 열정, 소나타 제32번 작품111을 연주.2만원.(02)3436-5222. ■ 제1회 임미희오페라단 정기공연-음악으로의 여행 13일 7시30분 계양문화회관 대공연장. 호프만의 6가지 이야기와 카르멘 하이라이트.(032)265-8683. [뮤지컬] ■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22일까지 LG아트센터.‘깃털바지’를 입은 남성백조들의 아름다움과 파격을 만나는 댄스 뮤지컬.4만∼10만원.(02)2005-0114. ■ 댄싱섀도우 8일∼8월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전쟁의 상흔속에서 울려퍼지는 영혼의 숲에 대한 찬가와 세 남녀의 사랑.3만∼12만원.1566-1369. ■ 더클럽 20일∼8월15일 동국대학교 예술극장. 꿈을 쫓는 네 청춘의 갈등과 사랑 그린 창작뮤지컬.2만∼3만원.(02)743-6487. [무용] ■ 이원국의 I’m 발레리나 발레리노 7∼8일,14∼15일,21∼22일 정동극장(02-751-1500). 클래식 발레의 주요 장면들을 해설과 함께 보여주는 무대.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원국이 이끄는 이원국발레단 출연.‘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스메랄다’‘인형요정’. ■ 이경은의 ‘히트5’ 11∼12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02-2263-4680). 리케이댄스 창단 5주년 기념공연. 차세대 안무가로 주목받는 이경은의 히트작 ‘모모와 함께’‘Shift’‘사이’‘Off Destiny’‘춘몽’. 이경은 안무, 이경은 권령은 김세은 등 출연. ■ 발레리나 강수진과 친구들 25∼2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2005-0114).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강수진 김세연 김주원 김지영 김현웅 엄재용 유지연 이정윤 차진엽 황혜민 출연. ■ 국민 국제 안무 워크샵 23일∼8월3일 오전 10시 국민대 예술관 무용실(02-910-4466). 안애순댄스컴퍼니 안애순, 안은미댄스컴퍼니 안은미 등. [연극] ■ 진짜, 하운드 경위 8월5일까지 정보소극장. 두 연극 평론가가 펼치는 경쾌한 추리극.1만 5000원.(02)743-7710. ■ 현정아, 사랑해 9월23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장애인 연인의 사랑과 헤어짐을 따뜻하게 그린 실화극. 임현정의 노래 14곡을 라이브로 듣는다. 1만 5000원∼2만원.(02)900-0712 ■ 조선형사 홍윤식 9월2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관.1930년대 경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조선형사가 풀어간다.2만원.(02)762-0010. [대중음악] ■ 케미컬 브라더스 위 아 더 나이트(We Are The Night) 15년 동안 일렉트로니카 부문의 최정상을 지켜온 케미컬 브라더스의 새앨범. 특유의 중독성 강한 반복적인 리듬에 몸이 저절로 흐느적거리는 듯하다. 인트로 포함 총 13곡 수록.200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확정돼 관심을 더한다.EMI. ■ 마크 론슨 버전(Version) 유명 프로듀서 출신 마크 론슨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톡식(Toxic)’ 등 히트곡을 새로운 스타일로 재해석한 음반. 콜드 플레이의 ‘갓 풋 어 스마일 온 마이 페이스’, 라디오헤드의 ‘저스트’ 등을 독특한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비트와 리듬을 강조한 세련된 편곡이 압권.SonyBMG. ■ 조성우 ‘베스트 오브 시네마 뮤직’‘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30여 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음악감독 조성우의 주요 작품을 모은 베스트 앨범. 두 장의 CD 중 첫 번째 CD에 연주곡을, 두 번째 CD에는 보컬이 입혀진 곡을 각각 수록했다. 총 32곡.M&FC엔터테인먼트. ■ 비스티 보이즈 더 믹스 업(The Mix-Up) 백인들로만 구성됐으면서도 하드코어와 힙합계에서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른 비스티 보이즈 최초의 연주앨범. 호루라기와 카우벨 등을 이용한 리듬 섹션이 인상적인 ‘포틴스 스트리트 브레이크’, 펑크로 시작해 하드록으로 마무리되는 ‘오프 더 그리드’등 총 12곡이 수록됐다.EMI. ■ 그룹 주. 식. 회. 사 ‘콘서트 주주총회’ 김현철, 심현보, 정지찬, 이한철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주식회사가 결성후 첫 공연을 벌인다. 신나고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들로 가득 찬 공연이 될 듯. 관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입장료도 대폭 줄였다.21일 4시,8시. 이화여대 대강당.2만 2000∼4만 4000원.(02)2058-2603. ■ 월드비전 2007 세계어린이합창제 해외 6개 국가에서 7개 합창단이 초청돼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과 함께 공연을 벌이는 대규모 합창 축제. 공연 외에도 사랑과 나눔 축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전야제는 16일 강동구 명일동 월드글로리아센터. 본 공연은 17∼20일, 서울 예술의 전당.1만∼7만원.(02)2662-1803.
  • 在獨 바리톤 양태중 도밍고 콩쿠르 1위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성악가 양태중(30)씨가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씨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도밍고 콩쿠르에서 41명의 정상급 성악가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도밍고 콩쿠르는 실력있는 오페라 가수를 발굴하기 위해 1993년 창설된 대회로 베이스 연광철씨가 첫해 우승했으며,2004년에는 테너 김우경씨가 1위에 올랐다. 양씨는 서울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와 2005년 베를린 음대를 졸업한 뒤 현재 독일 로스토크 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2005년 오스트리아 탈리비아니 콩쿠르와 벨기에 베르비에 콩쿠르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다.베를린 연합뉴스
  • “무례한 폴란드” 발칵 뒤집힌 獨

    “무례한 폴란드” 발칵 뒤집힌 獨

    |파리 이종수특파원|폴란드 주간지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유 몽타주를 커버 사진으로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주간 위프로스트는 25일자(이하 현지 시간)에서 ‘유럽의 계모’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메르켈 총리가 가슴을 드러내고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인 레흐와 야로슬로브 카친스키에게 모유를 먹이는 합성사진을 실었다. 그러자 독일 일간 빌트지가 26일 사진을 전재하면서 “폴란드가 독일을 적나라하게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또 베를린의 타블로이드신문 BZ도 ‘좌절한 폴란드인, 메르켈 모욕’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사진을 전재했다. 위프로스트의 기사는 지난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미니 조약’ 가운데 최대 쟁점인 이중다수결제 도입을 둘러싸고 벌인 진통을 빗댄 것이다. 애초 폴란드는 이중다수결제에 결사 반대했으나 메르켈 총리를 비롯, 주요 회원국 정상들의 설득으로 당초 안보다 8년 미뤄 2017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메르켈 총리나 카친스키 형제는 합성사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독일 기독민주당연맹의 에두아르트 린트너 의원은 “이런 무례한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이 사진 때문에 독일 국민들의 반감이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민주당의 마르쿠스 메켈 의원도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폴란드는 많은 친구를 잃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중다수결 제도는 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55%) 이상이 찬성하고 역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하면 주요사안을 의결토록 한 것이다. 대부분 국가들은 EU의 효율적 의사진행을 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폴란드는 과거 나치 점령시절의 악연을 지닌 인구 대국 독일의 영향력이 커진다며 반대했다. vielee@seoul.co.kr
  • 동양풍 서양화 국제화단 사로잡다

    동양풍 서양화 국제화단 사로잡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중인 작가 세오(30·한국명 서수경)가 다음달 8일까지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첫 국내 개인전을 갖는다. 올 상반기 주로 국내 원로작가들의 개인전을 열어 온 갤러리 현대는 세오의 작품을 아시아에서 대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베를린 미술대학에서 게오르그 바젤리츠 교수로부터 수학한 세오는 독일 3대 화랑인 마이클 슐츠 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되면서 일약 베를린 화단의 신데렐라 같은 존재가 됐다.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가진 만남에서 “처음 화랑과 계약할 때는 그림값이 100호에 3000유로(약 37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10배 이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젊은 작가의 작품을 사기 위해 100명 이상의 대기자가 몰리는 이유가 뭘까. 동양화를 전공한 세오는 유학 초기에 캔버스에 그리는 유화 작업에 골몰했다. 그를 지켜보던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 바젤리츠 교수는 흰색, 검은색 물감과 가는 붓을 쥐여주며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마라.”고 당부했다. 세오는 “한국에서 쭉 동양화를 전공했는데 이걸 계속하려고 독일까지 왔나 하는 생각에 많이 방황했다.”면서 “이후 외국인의 모습을 동양화의 준법을 이용해 그리니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나의 팔레트’라고 표현하는 색깔 한지 500여장을 캔버스에 찢어 붙이는 종이 콜라주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동양화의 선이 서양의 색감과 만난 작품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2004년 세 차례에 걸쳐 세오 작품을 12점 구입하면서 그의 작품세계를 ‘신낭만주의 화풍’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세오의 작품세계를 데뷔 때부터 최근까지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2008년에는 세오의 작품만으로 꾸며진 호텔이 독일 쾰른에서 완공된다. 한 작가의 작품으로 호텔 전체를 꾸미는 전통을 갖고 있는 ‘아트 호텔’의 쾰른 지점이 드레스덴, 베를린, 부다페스트에 이어 탄생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활동 중이지만 종이배를 띄우거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들의 모습 등 과거의 기억을 화폭에 불러내고 있는 세오. 그는 “세계화가 되면서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다른 데로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국적 전통을 새롭게 되살린 그의 작품이 던지는 자연과 명상의 의미에 세계인들이 호응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정일 지난달 獨의료진에 심장 풍선확장술”

    최근 ‘건강악화설’이 제기된 북한 김정일(얼굴) 국방위원장의 심장질환을 치료했던 독일 의료진이 “김 위원장의 상태가 심각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힘이 넘쳐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가 22일 일본의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 북한에 들어가 김 위원장을 치료한 베를린 심장센터 의료진은 정밀 검사 결과, 동맥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나 ‘풍선확장술’ 시술을 했다. 김 위원장은 하루 정도 요양한 뒤 일상 업무에 복귀했다.”며 “그외 김 위원장의 심장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며, 다만 당뇨병과 신장비대 등의 질환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풍선 확장술’은 카테터라고 하는 가늘고 긴 튜브의 끝에 부풀어 오를 수 있는 풍선을 장치해 좁아진 혈관을 풍선의 힘으로 확장시켜 주는 치료법이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서둘러 대규모 의사단을 파견했던 독일 의료진으로서는 너무 간단한 시술에 오히려 맥이 빠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독일 의료진은 “김정일 위원장을 시술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독일심장재단(DHZB)의 바버라 니콜라우스 대변인은 데일리NK의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김 위원장은 보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지도자의 자질/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지도자의 자질/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음악을 찾아 듣지는 않아도 들리는 것이라면 모두 잡식성으로 즐기는 필자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의 명지휘자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을 학창시절 한때 곧잘 찾아 들었다. 온갖 악기를 다루는 수십 명의 음악가들을 손 끝으로 속도와 강약을 조절하고 악기의 특성과 연주자의 개성을 한데 모아 명성에 걸맞은 최고의 심포니를 연주했다. 똑같은 음악인데 신기하게도 지휘자의 해석, 성격, 연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연주가 이루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지도자에 따라 그 국가의 운명도 달라진다. 특히 지난 4년간 노무현 대통령의 ‘지휘’에서 관찰되는 여러 가지 특성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요즘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지도자의 자질을 새롭게 모색하고 뛰어난 역량을 희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 전망이 밝지 못하다. 현재 한국이 처한 사회의 양극화, 경제적 어려움, 남북 평화체제 구축문제, 한·미 관계 등은 차치하고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존경을 얻을 수 있는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때 노 대통령을 정신분석적 시각에서 진단하는 일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노 대통령의 어릴 적 어려웠던 가정환경과 학창시절, 고시준비시절을 대통령 재임 중 나타나는 언행과 결부시켜 분석하는 것 말이다. 변호사 시절과 국회의원 시절의 행적도 노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해설하는 데 심심치 않게 거론되었다. 노 대통령을 분석하는 정신분석적 프레임은 놀랄 정도로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가정환경이나 학창시절과 너무나 유사하다. 현대건설을 경영하고 서울시를 이끌 때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아마 이 전 시장이 대선에 성공한다면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해설의 근거가 될지도 모른다. 신체가 불편한 유권자, 노동운동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에 대하여 그간 이루어졌던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발언도 나중에 노 대통령만큼이나 자주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손석희 아나운서의 곤란한 질문에 대하여 지금 ‘나하고 싸우자는 것이냐.’고 대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노 대통령을 정신과 의사의 시각에서 분석했던 이들에 의한다면 어떤 평을 얻을까 궁금하다. 이에 따르자면 학창시절 부모님을 모두 총탄에 잃은 경험은 박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터인데. 박정희 대통령의 운구가 광화문을 지날 때 펑펑 울었던 필자도 그때를 생각하면 큰 아픔을 느끼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다. 두 주자의 뒤를 따르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도 국민들의 존경을 얻는다는 차원에서는 고민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새로운 정치를 한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버리고 그 반대편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필자는 특정 후보의 명성에 흠을 낼 의도도 없고 그럴 만한 능력도 전혀 없다. 다만 지난 4년여 동안 겪어왔던 혼동을 또다시 5년 더 경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토로하는 것이다. 필자는 자신이 세금이나 보험료를 안 냈거나 행적이 이상하게 보인 것은 모두 실수이고 이미 검증받아서 문제가 없다고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물러서는 지도자를 원한다. 옛날 식의 정치를 하는 지도자는 이젠 질색이다. 귀 먹은 베토벤이 지은 명곡을 아름답게 지휘하여 만인의 가슴을 전율시키는 카라얀이 최고봉에 우뚝 섰듯이 굳게 마음을 닫아버린 우리 국민들을 감동시킬 지도자는 없는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힐 美차관보 전격 방북] “북·미관계 정상화 의미있는 진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북한 방문은 향후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간의 지난 1월 ‘베를린 회담’이 6자회담 ‘2·13 합의’의 틀을 만들었던 것처럼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은 2·13 합의 이행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힐 차관보는 무엇보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핵 문제와 관계정상화를 놓고 북한측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평양의 ‘정책결정자’들에게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부시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것이 북측으로선 가장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힐 차관보의 평양 방문은 6자회담을 4개월 넘게 공전시켜 온 마카오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된 직후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미국측은 북한이 2·13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정말 있는가를 가늠하려고 할 것이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힐 차관보의 평양 체류기간 동안 북·미간에 많은 얘기가 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핵무기와 핵 시설을 미국이 구입하는 방안과 핵심 시설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직접 사찰 방안 등이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지어줄 민간용 핵 발전소의 연료를 제공하는 방안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약속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이번 방북 기간 중에 6자회담의 ‘카운터 파트’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말고도 북한 대외정책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날 예정이다. 또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전격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의 대통령도 힐 차관보를 면담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힐 차관보를 만나도 외교적으로 ‘지나친 파격’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힐 차관보가 부시 행정부에서 5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차관보급 인사라는 점에서, 또 강경파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늘 대화를 주장해온 ‘협상파’라는 점에서 북한측이 어떤 대접을 할지가 주목된다. 힐 차관보의 방북에 이어 26일쯤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이 영변 원자로 등 핵 시설 사찰을 위한 절차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양과 영변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이벤트가 지나면 향후 북한 문제의 해결 방향은 어느 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방북이 의미있는 진전이기는 하지만 이미 예고됐던 행사이므로 방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북이 곧바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등으로 연결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지려면 북한의 핵 폐기 약속이 어느 정도 이행되는 등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힐 차관보의 방문으로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북·일관계 정상화 협상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dawn@seoul.co.kr
  • 로스트로포비치 추모 프로

    KBS 2TV ‘클래식 오디세이’는 12일 밤 12시45분부터 지난 4월27일 80세로 타계한 첼로계의 거장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옛 소련에 저항하다 국적을 박탈당했지만, 전 세계에 자신의 신념을 전파한 예술가 로스트로포비치.1989년 무너진 베를린 장벽 위에서 그의 연주가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인권과 자유를 향한 그의 의지를 온 몸으로 느끼며 전율했다. 로스트로포비치를 ‘20세기 첼로의 황제’로 만든 작품의 하나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가운데 6번의 사라방드 등을 들어본다. 제자인 장한나가 들려주는 ‘스승 로스트로포비치’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 “김정일 지난달 심근경색 수술”

    “김정일 지난달 심근경색 수술”

    |도쿄 박홍기특파원|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이 심근경색 증세로 지난 5월 중순 평양 김만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週間現代)가 보도했다. 13일자 최신호는 “김위원장이 5월 초순 심근경색을 일으켜 비밀리에 수술받았다.”면서 “집도의료진은 평양으로 급파된 베를린 심장센터 의료팀이었으며 측근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별수술실에서 혈관의 좁아진 부분을 우회시키는 관동맥 바이패스 수술을 받았다. 이 잡지는 베를린 심장센터와 친분이 깊은 독일 외과의사에게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독일의료진은 지난달 19일에 귀국했다. 김위원장은 지난달 5일 군부대 시찰 보도 이후 한번도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1일에야 자강도 강계시 산업시설을 시찰했다는 중앙조선통신의 보도가 나왔었다. 한편 베를린 심장센터측은 “우리 센터 의사가 5월11일부터 19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것은 맞다. 그러나 김위원장의 수술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슈칸겐다이는 그러나 센터측이 “노동자 1명을 수술한 건 맞지만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hkpark@seoul.co.kr
  • “비는 亞 최고스타” 스피드레이서 홈피서 상세 소개

    “비는 亞 최고스타” 스피드레이서 홈피서 상세 소개

    “정지훈(비·25)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한류스타’로 R&B 정상에 올라있다.”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워너브라더스’가 영화 ‘스피드레이서’(Speed Racer)의 홈페이지(speedracerthemovie.warnerbros.com)를 개설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영화의 시놉시스, 등장인물 그리고 최근 베를린에서 열렸던 공식 기자회견의 사진과 영상이 자세히 실려있다. 또 수잔 서랜든과 크리스티나 리치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정지훈의 이력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영화에서 ‘TAEJO TOGOKHAN’이라는 아시아계 스피드레이서 역을 맡은 정지훈에 대해 홈페이지에는 “그는 한류를 이끌어가는 세계정상의 R&B가수이다.”라는 서두와 함께 지금까지의 수상이력과 연기 경력에 관한 정보들이 연대순으로 쓰여져 있다. 특히 가수로서의 삶과 연기자로서의 삶을 함께 조명하면서 지금까지 기사화된 일련의 보도들을 집약해 놓아 마치 하나의 ‘미니 일대기’를 연상케 한다. 래리, 앤디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영화 ‘스피드레이서’는 내년 5월 개봉을 목표로 이달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으며 정지훈은 월드투어를 마친 후 다음달부터 촬영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진= speedracerthemovie.warnerbros.com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 재주는 화가가 넘고 돈은 화랑이… 조각가 최태현(39·가명)씨는 최근 전속계약을 맺었던 화랑과 관계를 정리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화랑측에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판 작품값 1000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여러 차례 달라고 요구했다. 화랑은 차일피일하다 올 4월에야 작품값을 내줬다. 그 뒤 화랑에서 재계약을 요청해 왔지만 최씨는 거절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 화랑이 전속계약을 맺으면, 계약서 상에는 매월 수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지원하고 대신 1년에 한 차례 이상의 전시회에 배타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그러나 최씨는 그 같은 혜택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다. 최씨는 지난해 연간 24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물감이나 캔버스 등 재료비, 작업장 월세, 생활비 등을 대야 하는 작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래도 최씨는 전업작가들 중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 정도의 수입을 올리려면 최소 200만원인 작품을 매월 두 개씩 화랑을 통해 팔아야 한다. 현재 화랑과 작가의 이익배분 구조는 일부 특급작가를 제외하고 5대5이기 때문이다. ●화랑이 전속작가 작품가격 교란도 90년대까지만 해도 작품을 팔면 화랑과 작가가 4대6으로 나눠, 작가가 더 많이 가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화랑들이 하나둘씩 5대5를 요구했고, 이제는 일반화됐다. 한 작가는 화랑의 기획전이나 초대전은 대체로 5대5이고, 특급작가들이나 4대6이라고 말했다. 재주는 곰(화가)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화랑)이 버는 꼴이다. 서양화가 김모(53)씨는 “한번은 화랑이 판매에 따른 세금도 떠맡으라고 해서 5대5 구조가 무너진 적도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초 개최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참가했는데 “화랑에서 2000만원짜리 작품을 1500만원까지 조정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한 전업작가도 “전속 화랑에서 400만원짜리 그림을 350만원에 팔으라고 종용해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화랑들이 쾰른·시카고 등 해외 아트페어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품할 때도 작가가 직접 경비를 조달하거나 특정한 작품을 화랑에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50대의 한 작가는 “해외에 출품했을 때 화랑에서 부스비를 부담하라고 해서 같이 참가했던 작가 3명과 각각 330만원씩 나눠냈었다.”고 말했다. 화랑은 작가에게 거의 모든 부담을 전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베를린 아트페어에 출품할 때 최씨도 여비는 자신이 마련했고, 화랑이 추가로 지불한 경비는 최씨가 작품을 제공해 상계했다. ●전속비를 작품으로 받아가 이에 대해 서울 사간동의 한 화랑 주인은 “홍보물을 제작하고 전시공간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대전 한번에 거의 2000만원 정도가 든다. 때문에 화랑도 그만큼은 회수해야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박한다. 그는 “최근 인기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화랑 몫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속작가로 생활비를 지원받는 ‘잘 나가는’ 작가도 고민이 있다. 동양화가인 30대 후반의 강한결(가명)씨는 국내 유명화랑으로부터 매월 2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전시회를 마치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화랑 몫이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회고전 등을 위해 꼭 소장해야 할 작품들이 헐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또한 화랑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이윤이 남기 때문에 예술성 강한 실험적 작품이나 100호나 150호와 같은 큰 사이즈의 작품보다는 일반인이 소장하기 쉬운 10호 안팎의 소품을 요구하고 있다. 강씨는 “요즘은 해외에서 확정된 가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상업작품 위주의 활동을 계속할 경우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토로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작가를 키우려면 화랑이 안목을 키워서 스스로 컬렉터가 돼야 한다.”면서 “인상주의 이전에 유럽사회에는 귀족중심의 패트론(후원자)이 있었고, 그 뒤에는 훌륭한 화상들이 패트론의 빈 자리를 메워나가며 이끌어갔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술시장 활황에도 혜택보는 작가는 1%도 안돼 미술계에서 ‘특급’화가 대우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오치균씨의 ‘사북 그림’은 2002년 개인전에서 호당 25만원이었다. 즉,40호짜리는 1000만원이었다.5년이 지난 지금 이 그림은 40호짜리가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5년만에 1000%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오씨는 “당시에 사북 그림은 외면당하고 푸대접을 받았는데 비싸게 팔린다니 감개무량하지만 내 손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미술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은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5월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관람객이 6만 4000여명, 그림 판매금액은 175억원이었다.2002년 7억 3000만원에서 2003년 18억원,2004년 20억원,2005년 45억원,2006년 100억원이었으니 전년에 비해 75%가 증가한 셈이다. 현대화가 이우환의 작품을 10년 전 5000만원에 사 최근 KIAF에서 5억원에 팔았다는 말도 있다.5월22일 서울옥션 경매에선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가 45억 2000만원에 팔렸다. 미술시장에 왜 돈이 몰릴까. 우선 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갈 곳 없는 돈들이 미술시장에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K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지난해 K옥션 매출이 273억원, 서울옥션이 293억원으로,KIAF 100억원을 포함해도 700억원 남짓한 시장인데 여기에 100억원이 들어온다면 ‘활황’ ‘대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2005년 9월 K옥션이 설립돼 서울옥션과 함께 미술품을 유통시킬 통로가 넓어진 점이다. 미술품은 살 수는 있어도 팔 수는 없었다는 한계가 극복된 것이다. 셋째, 기업들이 작품을 사면 영업용 자산으로 인정해 세무상의 불이익을 없애준 ‘법인세법 개정’을 꼽을 수 있다. 즉, 기업·은행 등이 미술시장의 기관투자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 관련 법을 2003년 완전 폐기해 논란을 잠재운 것도 돈 있는 사람들이 투자처로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문화부가 3년 전부터 ‘미술은행’을 운영해 그림을 사고 있는 것과 증권사 등에서 ‘아트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작품 경향이 구상화 쪽으로 돌아선 것도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그러나 미술시장 활황의 혜택을 보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화가와 세계 경매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젊은 작가 몇몇이다. 전체 작가의 0.5∼1%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원받는 작가가 진짜 예술을 한다

    독일에서 ‘세오(Seo)’로 알려진 재독 화가 서수경(30)씨는 요즘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27살의 배고픈 유학생에서 그는 ‘베를린 신데렐라’로 바뀌었다. 지난해 서씨를 만나본 한 작가는 “서씨가 밤새워 작품을 만드느라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서씨는 수년전,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지점을 내 한국에도 소개된 독일 화랑 마이클 슐츠 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됐다. 서씨의 작품은 마이클 슐츠가 전량 구매한다고 한다. 서씨는 작품 판매나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으면서 작업에만 매진하면 된다. 한국의 전업작가로서는 꿈 같은 이야기다. 미술 전문가에 따르면 인상주의 이후 굵직한 사조 뒤에는 유능한 화상이 존재했다. 입체주의·야수파 뒤에는 볼라르가, 추상표현주의에는 페기 구겐하임, 팝아트에는 레오 카스텔, 영국의 YBA에는 찰스 사치 등이 있었다. 이는 미술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으로 편입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시기에 작가들도 후원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갔다. 우리나라에도 현대화랑과 가나화랑 등에서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숫자와 범위가 제한적이고 지원 폭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한 젊은 작가는 “예술은 배고파야 한다지만, 지원을 받는 예술가가 진짜 예술을 할 수가 있다.”고 말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최은주 덕수궁미술관장은 “화랑은 자영업자들이니까 작가들과 합의가 된다면 이익구조를 6대4나 5대5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국제적으로 발전하려면 ‘국제적 표준’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화랑에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뒤 일정한 마진을 붙여 일반인에게 팔면 탈세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최 관장은 “한국 미술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미술시장을 진단하는 용역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터너상’ 제정, 미술관 개조 등에 수없이 돈을 쏟아붓고 미술업계를 장려했다. 100억원 이하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신규 작품 구매 예산도 확충돼야 한다. 한 점에 40억원이 넘는 박수근씨의 작품 서너 점을 구입하면 끝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K옥션의 김순응 사장은 “유럽에는 미술작품이 거래될 때마다 일정한 비율을 작가나 유족에게 지불하는 제도가 있다.”면서 “일종의 저작권 같은 것인데,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이라도 비싸게 거래될 때 그 혜택을 주는 제도로 우리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문소영기자symun@seoul.co.kr
  • [지방시대] 울산 신도심의 도시관리/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울산의 신도심은 울산이 시가 된 1962년부터 지금까지 역동적인 도시개발의 진원지이다. 신도심은 또 공업도시 울산의 산업화와 상업화의 첨병이자 도시개발의 광풍과 소비문화의 질곡, 도시문화의 질펀함이 밤낮으로 대비되는 곳이다. 신도심은 100만평이 넘는 대공원과 월드컵축구장, 국제 규격의 수영장과 양궁장, 문화예술회관, 법조타운, 대학, 울산역과 종합터미널, 국가공단까지 갖추고 있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이 하나의 축을 이뤄 공존하고, 인간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의 한계 사이에서 굉음을 쏟아 내는 곳이다. 하지만 신도심은 지금 숨이 가쁘다.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물들은 도시의 ‘허구적 랜드마크’로 추락하고 있지만, 그래도 구도심과 다른 에너지가 넘친다. 오늘과 내일뿐, 어제는 없었던 도시처럼…. 이같이 구도심과 지극히 대비되는 곳이 신도심이다. 울산은 한국 근대사의 전환점에 섰던 유일한 경제도시였고 지금은 한국의 ‘산업수도’이다. 울산에서의 공업화, 울산의 ‘공해도시화’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가능했을까. 이는 심도심이 해왔던 두 얼굴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현대화, 산업화, 도시화 상징으로서의 신도심은 어떤 틀속에서 관리되고 만들어져야 할까. 구도심이 역사성 복원이 우선 과제라면, 신도심은 현대성의 관리가 당면 과제일 것이다. 신도심은 구도심과 달리 역사성보다는 역동성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울산·온산의 두 개 국가산업단지와 산·강·바다 등 자연의 연계를 통해 도심을 정비하고 관리하는 데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또 신도심의 도시관리는 새로운 것을 채워 넣기보다 채워져 있는 것을 잘 정비하고 관리해야 한다. 베를린·뉴욕·파리·도쿄·런던·보스턴 등 세계의 대도시들은 이제 도시 리노베이션, 리모델링을 통한 도시관리와 이미지 개선에 힘쏟고 있다. 조그만 블록 도시환경을 개선해 시범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판 1개라도 제대로 정비된 격조있는 거리, 멋스러운 건축물과 색채가 조화된 가로는 건축물들을 조금만 개선해도 가능한 일이다. 이웃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스처럼 건축물을 통한 환경 개선이나, 구마모토의 아트폴리스처럼 주요 지점에 잘된 건축물 몇개만 자리잡도록 유도해도 도시 전체의 품격이 살아난다. 기존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그 품격이 다시 주변의 부동산 가치를 올리는 선순환이 도시정비의 물꼬가 되도록 해야 한다. 2007년 지금, 울산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붐은 도시의 고품격화가 아니라 시한부 도시의 광풍을 보는 듯해 어떤 전율까지 느끼게 된다. 저렇게 많이, 저렇게 높이, 저렇게 마구잡이로 개발해도 되는 것일까? 저렇게 많이 짓는 데도 분양가는 왜 그리 높을까? 도시의 격에 맞지 않는 고층들이 즐비한 태화강가에서 느끼게 될 괴이한 도시경관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미친듯 부수고 새로 짓는다. 울산은 이제 차분하게 도시관리를 생각할 때다. 돈이 되니까, 이윤이 크니까, 제도가 그러니까,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까 해도 된다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발과 보존을 ‘제대로’하자는 말이다. 제대로 된 틀에서, 제대로 된 정신으로,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려는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제는 자꾸만 새로 만들어 끼우기보다는 끼워져 있는 것들을 잘 관리하고 정비하는 ‘제대로 된 틀’을 갖추는 것이 절실한 때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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