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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새벽,그 화려한 떨림/ 김승웅 지음

    인생의 한 허리를 저널리스트의 끓는 피로 채워 보냈던 김승웅씨가 새 책을 냈다.‘파리의 새벽, 그 화려한 떨림’(선 펴냄)은 한국일보 파리 특파원 시절을 돌아본 저자의 옹골찬 기록집이다. 저자가 시계바늘을 돌려놓은 지점은 “40대 초반의 꽃같은 시간을 살았던” 20년 전이다. 파리의 하늘 밑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들과 교유하며 살뜰히 일구었던 보석같은 감상과 깨달음들을 차분한 어조로 행간에 불러냈다. 파리를 회억함에 있어 그곳은 그저 에펠탑을 품은 낭만과 예술의 도시만이 아니었다. 진실을 향해 무딘 날을 벼리게 이끌어주는 에너지 가득한 공간의 상징이다. 저자는 ‘변경(邊境)’이란 단어로 그 의미를 전달한다. 파리 특파원 시절, 로마에서 만난 테너 가수 박세원(서울음대) 교수의 일화가 지금도 생생하다. 박 교수가 오늘날 누리는 찬사는 로마라는 ‘변경’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저자는 담담히 돌아본다. 자신의 음역을 바리톤으로 철석같이 믿고 서울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박 교수. 황당하게도 당시 로마로 유학와서야 비로소 지도교수에게서 바리톤이 아닌 테너가 음역이라는 말을 듣고 경악했다. 그 때 저자는 변경이야말로 진리를 만나는 곳이라고 깨우쳤던 것이다. 60줄이 훌쩍 넘은 지금에야 만각(晩覺)의 애잔함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국내 분위기로는 접근 자체가 금기시되다시피했던 작곡가 윤이상을 만나러 무작정 베를린을 찾았던 기억이 어제인 듯 새롭다. 당시 68세의 윤이상에게 “반드시 신문에 싣겠다.”고 장담하며 진행했던 인터뷰는 끝내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은이는 그와의 이루지 못한 약속을 잊어본 적이 없었다고 술회한다. 만 20년이 지난 오늘에야 누렇게 빛바랜 원고뭉치를 꺼내 책을 빌려 그 날의 인터뷰를 복권시킨다.“무척 빛났으나 경계하는 눈빛이 역연했던 윤이상”과의 기나긴 인터뷰 내용을 한 글자도 다치지 않고 고스란히 실었다. 저널리스트 본연의 촘촘한 시각의 투망에 걸려든 이국의 에피소드들에는 곱씹어 음미할 메시지가 다채롭다.2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송두율교수 獨국적 취득 뒤 방북 무죄

    재독 철학자 송두율(64)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송 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취임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통일학술회의를 개최해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사실 대부분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다만 송 교수가 1991년 5월부터 1994년 3월까지 5차례 북한을 방문한 데 대해 국가보안법상 특수탈출 혐의를 적용해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파기했다.93년 8월18일 송 교수가 독일국적을 취득했기에 1994년 3월에 방북한 것은 국가보안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967년 독일로 떠난 송 교수는 1973년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뒤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친북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37년만인 2003년 9월22일 귀국하자 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머물고 있는 송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가보안법으로 황폐화된 내 인생을 보상 받으려면 멀었지만 우경화 등 정치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 판결이라 기쁘다.”면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됐더라면 좋았겠지만 대법원이 이렇게라도 전향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가 좀더 성숙된 민주사회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비, 홍콩 방문 소식에 아시아 전역 ‘떠들썩’

    비, 홍콩 방문 소식에 아시아 전역 ‘떠들썩’

    가수 겸 연기자 비(본명 정지훈)의 홍콩 방문 예정 소식에 아시아 전역이 떠들썩하다. 비는 오는 23일 홍콩 현지에서 진행되는 헐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의 언론행사에 참석해 아시아 지역을 상대로 영화 홍보에 나선다. 비의 이번 홍콩 방문은 당초 현지 언론만을 상대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취재 요청이 쇄도해 아시아 전 언론이 대거 참여하는 기자회견으로 확대됐다. 현재 헐리우드 차기작 ‘닌자 어쌔신’의 촬영을 위해 베를린에 머물고 있는 비는 20일 한국으로 귀국, 21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스피드 레이서’의 본격적인 홍보 일정에 돌입한다. 이번 한국과 홍콩 홍보 일정은 비의 높은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26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월드프리미어 행사보다도 먼저 진행된다. 한편 일본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동원한 스피드 레이서 시사회가 열릴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오는 6월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국내 아이맥스 상영관 스크린의 2배 정도에 달하는 세로 17.45m, 가로 37m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3만 5000명의 관객을 초대해 시사회를 열 예정. 이에 일본 워너브러더스는 이번 시사회를 세계 최대규모의 시사회로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위해 기록신청을 준비 중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비 “‘스피드 레이서’ 세계최초 홍보는 한국서”

    비 “‘스피드 레이서’ 세계최초 홍보는 한국서”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국내 팬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비는 오는 20일 귀국해 한국을 시작으로 자신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의 홍보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영화 ‘스피드 레이서’의 홍보 일정 중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다. 비 소속사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비 본인이 오는 26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프리미어 행사에 앞서 국내 팬들에게 먼저 자신의 헐리우드 데뷔작을 보여주고 싶어했다.”며 “이번 행사는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한 작은 정성”이라고 밝혔다. 비는 이번 국내 홍보를 위해 오는 20일 귀국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진 후 22일 홍콩으로 출국하며 이후 미국 LA, 런던, 베를린, 일본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비의 헐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는 일본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을 맡았으며 에밀 허쉬, 매튜 폭스등 헐리우드 스타가 출연한다. 비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태조 토고칸’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편 비는 현재 베를린에서 자신의 헐리우드 차기작 ‘닌자 어쌔신’의 촬영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제이튠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수도 워싱턴 시내에 500년 언론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첨단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이 11일(현지시각) 문을 연다. 미국 언론재단인 프리덤포럼이 포토맥강 건너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던 것을 폐쇄한 지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의사당과 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가에 위치한 뉴지엄은 총면적 2만 3226㎡(지상 6층, 지하 1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프리덤포럼이 4억 5000만달러를 들여 완공했다. 건물 외부 22.5m 크기의 대리석벽에는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가 새겨져 있다.3만 5000개의 신문 1면과 6214점의 전시품 등이 전시돼 있다. 개관에 앞서 8일 언론에 공개된 뉴지엄에는 14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과 다양한 규모의 극장 15개가 위치해 있다. 뉴지엄에 들어서면 역사적인 주요 순간들과 긴급뉴스가 나오는 초대형 스크린이 관람객을 맞는다.6층 ‘오늘의 1면’ 전시관에는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세계 80개 신문의 1면이 전시돼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밖에 500여개의 신문을 스크린으로 검색해볼 수 있다. 9·11테러 전시관에는 당시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 꼭대기에 있던 안테나탑 잔해가 전시돼 참담했던 상황을 증언한다. 베를린 장벽 일부와 감시탑도 그대로 옮겨져 있다. 언론 역사관에는 지난 500년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보도한 당시 신문들이 전시돼 역사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라디오와 TV에서 인터넷, 블로그 등 최첨단 미디어 매체 등 언론 변천사는 당시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썼던 물품들과 전시돼 흥미를 더한다. 지난해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때 재학생이 사건현장을 찍은 휴대전화도 전시돼 있다. 취재현장에서 희생된 세계 언론인들을 기리는 기념벽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1837∼2007년 사이 희생된 세계 언론인 1843명의 국적과 이름이 유리판에 새겨져 있다. 찰스 오버비 프리덤포럼 회장은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들이 뉴지엄에 들러 역사적인 순간은 물론 생활속에 녹아있는 뉴스의 존재와 생성과정을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면서 “뉴지엄은 언론인을 위한 공간이기보다 국민들을 위한 공간이며,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의 소중함을 온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2층에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룸. 백악관과 의사당을 배경으로 방송기자가 돼 볼 수 있다.48대의 모니터에서 직접 찍은 사진으로 신문 1면을 제작해보고,e카드를 만들어 보낼 수도 있다. kmkim@seoul.co.kr
  • “크누트 게 섰거라”…아기곰 ‘플로케’ 인기

    “차세대 스타는 바로 나라구!”’ 지난 2006년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공개돼 세계적인 인기스타로 떠오른 아기곰 크누트(Knut)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뉘른베르크 동물원이 아기곰 플로케(floke)를 일반인에 최초 공개,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진 것. 이날 동물원에는 500여명의 카메라맨들과 기자들이 모여 플로케의 몸짓에 주목했다. 우리에서 나온 플로케는 처음에는 자신 없는 듯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봤다. 바위와 잔디밭 주변을 킁킁 거리며 차차 경계심을 놓던 플로케는 사육사의 도움으로 이내 바깥 환경에 적응, 카메라맨들에게 멋진 포즈를 선보였다. 또 잔디밭에서 굴러다니다 미리 준비된 헝겊을 물어 뜯는 등 야성미를 한껏 뽐냈으며 주저하지 않고 연못으로 뛰어들어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이처럼 플로케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되자 일각에서는 크누트의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베를린 동물원의 대변인 데트레프 운터만(Detlef Untermann)은 “(크누트가 그랬던 것처럼) 뉘른베르크 동물원도 플로케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바란다.”며 “크누트는 플로케의 인기를 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플로케가 일반에 공개된 뒤 동물권리보호단체는 북극곰 복장을 한 채 플로케를 북극으로 당장 돌려 보내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올봄 국내 화랑가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국제 미술시장에서 작품성, 상업성을 두루 인정받은 ‘블루칩’ 작가들을 대형 화랑들이 앞다퉈 유치하고 있는 분위기이다.‘거장’이란 수식어로 지면을 통해 이름만 들어온 유명작가들이 줄줄이 서울에 도착했다. 진정한 미술애호가라면 올 4,5월은 무척이나 분주해질 듯하다. ●안젤름 키퍼 ‘거장의 묵시록’ 독일의 신표현주의 거장 안젤름 키퍼(63)가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 대표작을 풀어놓았다.1995년,2001년에 이어 국내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기는 세 번째. 요셉 보이스 이후 독일이 낳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키퍼는 1970년대 나치정권이나 유대인 역사 등 당시는 금기시된 주제를 다루면서 현지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독일 대표로 참여하면서 그는 세계적인 작가로 급부상했다. 그가 천착해온 주제는 종교와 신화, 인간과 우주, 생명과 죽음, 하늘과 땅 등으로 요약된다. 종교적 엄숙함을 배경으로 그의 작품들은 사진, 납, 고사리, 나뭇가지, 흙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물성’을 최대한 생생히 살려낸다는 게 특징.‘땅위의 하늘’(380×560㎝)을 비롯한 대형 회화 9점, 씨앗에서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양치식물의 생명주기를 대형 패널 20개에 담은 작품 ‘양치식물의 비밀’과 납으로 만든 책 등 설치작품 2점이 선보인다. 새달 24일까지.(02)733-8449.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장 클로드 부부 ‘대지예술’이란 1960년대 후반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미술 경향. 지구 환경 자체를 예술작품의 장으로 활용해 공간변화를 시도한다. 익숙한 공공건물이나 자연환경을 포장(wrapping)함으로써 전혀 낯선 공간으로 바꿔버리는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 자바체프(73) 작품을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퐁네프 다리,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을 포장해 세계적 주목을 끌어온 이들 부부는 전시를 앞두고 직접 내한해 작품에 유별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길게는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와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칸소강 프로젝트’. 피라미드 이전의 이집트 무덤 형태를 재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에 40여만개의 스테인리스 오일 드럼통을 높이 150m, 폭 300m 규모로 쌓는 대형 작업이다. 아칸소강 프로젝트는 약 60㎞ 길이의 아칸소강에 천을 덮어 씌우는 작업. 이번 서울전시에서는 두 프로젝트의 준비과정인 드로잉과 콜라주 작품 28점을 보여준다. 크리스토는 “바람 등 혹독한 외부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특수한 페인팅이 필요한데, 요즘은 독일에서 그런 까다로운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며 복잡한 작업과정의 한 면모를 소개하기도 했다.22일까지.(02)549-7574. ●아네트 메사제 회고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아네트 메사제(65)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와 있다. 1970년대부터 직물, 거울, 봉제인형 등 평범한 소재들로 회화 조각 사진 드로잉 등 장르를 넘나든 작가로 유명하다. 안온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때론 섬뜩한 분위기의 비밀공간 같은 이미지 속에 혼란스러운 삶의 모습을 은유해 담았다.1971년작 ‘기숙생들’,1987년작 ‘나의 트로피’,2000년작 ‘소문’,2004년작 ‘카지노’ 등 60여점의 대표작품들을 전시했다. 붉은 실크로 꾸민 가로 세로 12m의 공간에 컴퓨터 장치를 설치해 기묘한 분위기를 드러낸 작품 ‘카지노’는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화제작이었다. 파리의 거리에서 발견한 죽은 참새에다 색색의 털옷을 만들어 입혀 유리장 속에 정렬한 ‘기숙생들’ 역시 강렬한 이미지의 작가세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작품이다.6월15일까지.(02)2188-6309. ●줄리안 슈나벨 아시아 순회전 재주 많은 괴짜 줄리안 슈나벨(55)의 전시를 놓친다면 진짜 미술애호가라 할 수 없다. 영화 ‘바스키아’‘잠수종과 나비’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도 알려진 그는 캔버스 대신 도자기가 붙은 표면, 동물가죽, 벨벳, 타르가 칠해진 천 등 독특한 질감의 바탕에 화려한 색채, 공격적 스타일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미국 뉴 페인팅(New Painting)의 선두 주자. 이번 전시는 처음 열리는 작가의 아시아 순회전.1980년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접시회화(Plate Painting) 등 대표작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2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 ●“의자가 예술!” 론 아라드 산업 디자인에 관한 한 세계최고로 꼽히는 론 아라드(57) 개인전이 국내 처음으로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 조경 디자인까지 두루 섭렵해온 작가는 상식을 뒤집는 기발하고도 혁신적 디자인의 의자작품들을 내놓았다. 등받이 각도와 의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1983년작 ‘박스인4무브먼트(Box in 4 movement)’, 강낭콩 모양 젤리를 반으로 접은 듯한 2006년작 ‘보디가드(Bodyguard)’, 벼루를 비틀어 세운 듯한 2007년작 ‘애프터소트(Afterthought)’ 등 한정판 10점을 포함한 30여점이 나와 있다. 수억원짜리 별난 의자 앞에서 ‘저것도 예술이야?’ 속엣말을 할라치면, 작가는 단언한다.“그건 틀림없는 예술이다!” 20일까지.(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문화마당] 길의 문화,거리의 문화/윤대녕 소설가

    [문화마당] 길의 문화,거리의 문화/윤대녕 소설가

    예로부터 길은 자연의 공간을 인간이 거주하는 문화의 공간으로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 이 연결의 상징성 속에는 인류사를 포함해 삶의 일체성에 관한 해답이 깃들어 있다. 길은 문명의 교통 창구였으며 더불어 인간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해주었다. 십여 년 전 중국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동이 지금껏 지문처럼 마음에 선연하게 남아 있음을 느낀다. 실크로드에서 돌아온 후 나는 우리 땅을, 우리 길을 따라 여행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글쓰는 자로서 모국어를 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으며 더불어 한국의 원형을 탐색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도(道)의 경계를 넘나들 때마다 나는 또 다른 한국, 또 다른 한국인을 접하며 각 지방의 고유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단지 말투와 음식 차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 간격 사이에서 나는 황홀하게 흔들렸고 그 차이가 곧 우리 문화의 다양성이자 독특한 숨결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길을 통해 모국에 대한 사랑을 실현하게 되었다고 믿는다. 나는 앞으로도 이 땅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포항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 변산반도를 해안으로 따라도는 30번 국도, 또한 경주에서 감포로 이어지는 4번 국도를 따라가 보라. 그 얼마나 장려하고 아름다운가. 어느 길이든 거기엔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숨쉬고 있고 우리네 삶과 사소한 추억까지도 스며 있게 마련이다. 한데 전국 어디를 가나 요지의 길목마다 파수꾼처럼 지키고 있는 게 있으니 다름아닌 모텔과 러브호텔과 가든이다. 그러한 건축물이 눈에 띄는 순간 그 길의 고유함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주변의 풍경은 축소되고 왜곡된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우리처럼 길가에 숙소와 음식점이 많은 나라는 없다. 왜 그럴까? 매장문화로 인해 전국토가 엠보싱으로 변한다고 우려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전국토가 아파트로 뒤덮여 가고 있음을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주택 보급률이나 인구밀도 문제를 거론하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과연 길마저 획일화되고 전국 보편화되어야 하는 걸까. 도시는 더욱 삭막하고 황량하다. 도로라는 이름을 붙였으되 도시의 길도 엄연히 길이다. 조금 더 눈에 띄게 하기 위해 달아놓은 온갖 간판들이 홍수를 이뤄 곧 길로 쏟아져내릴 듯이 위태로워 보인다. 요즘은 도시마다 대개 ‘문화의 거리’라는 게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역시 모텔과 음식점과 안마시술소 같은 간판들이 밤마다 흉흉하게 번쩍거린다. 그 간판들 아래를, 옆을 비집고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을 보면 어쩐지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이제부터라도 오스트리아 빈의 거리를, 베를린의 쿠담 거리를,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그곳들은 관광 도시이면서 화려한 패션가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늘 밀려오고 밀려가지만 거리는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한 채 온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말하자면 사람과 분리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다. 얼마 전 파주시 금촌면에 갈 일이 있었다. 연고가 있어 일 년에 두세 번 들르는 곳인데, 이번에 가 보니 거리가 확 달라져 있었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상점들 간판이 같은 규격으로 작고 말끔하게 바뀌어 있었다. 거리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태어난 느낌이었다. 간판만 바꿨을 뿐인데도 사람과 거리와 도시의 조화로움이 엿보였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여기가 금촌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엔 물론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변화라는 건 일시에 찾아오거나 달성되는 게 아니다. 잃었던 것을 되찾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꾸준히 조금씩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길은 사람에게 기다림을 가르쳐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윤대녕 소설가
  • CGV, 칸 국제영화제 원정대원 모집

    CGV가 베를린 영화제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 원정대원을 모집한다. 새달 15일부터 전국 CGV 매표소에서 티켓 구매시 배부되는 응모권을 통해 응모할 수 있으며,CGV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예매 후 해당 이벤트 페이지에서 응모 버튼을 눌러도 자동 응모된다. 추첨으로 선정된 20명의 칸영화제 원정대에게는 5월13일부터 18일까지 칸영화제 참관은 물론 프랑스 등 인근 유럽국가들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비 주연 영화에 ‘매트릭스’ 콜린 초우 합류

    비 주연 영화에 ‘매트릭스’ 콜린 초우 합류

    비(정지훈)의 할리우드 첫 주연작 ‘닌자 암살자’(가칭)에 타이완 출신배우 콜린 초우(Collin Chou·타이완명 리싱(倪星))가 또 다른 주연으로 합류했다. 미국 연예매체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오라클 수하의 ‘세라프’ 역을 맡았던 배우 콜린 초우가 판타지 액션영화 닌자 암살자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닌자 암살자에 출연할 4명의 주연 중 2명이 밝혀졌다. 콜린 초우의 캐스팅은 최근 그가 참석한 행사에서 확인됐다. 콜린 초우가 인터뷰 중 작품 계획에 대한 질문에 “래리와 앤디 워쇼스키 감독과 다음달부터 함께 일한다. 아마도 메이저급 영화를 베를린에서 찍게 될 것”이라고 밝혔던 것. 닌자 암살자의 촬영 시기 및 장소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콜린 초우는 홍콩 액션 영화에 출연할 당시 주로 악역을 맡았었다. 특히 리롄제(이연걸)의 상대역으로 많이 출연했으며 국내에서는 영화 ‘이연걸의 보디가드’의 악역으로 관객들에게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밝혀진 두 주연 모두 이번 영화를 제작하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이 직접 발굴한 배우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비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워쇼스키 감독의 ‘스피드 레이싱’을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콜린 초우 역시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미국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편 함께 연기할 비는 촬영을 위해 지난 7일 독일로 출국했으며 3개월가량 머물며 촬영에만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콜린 초우 매트릭스 출연 장면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수출 5년째 세계 1위,2006년 경제성장률 2.7%, 실업률 지속적 감소…. 독일의 경제 호황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독일의 발전은 유럽이 따라가야 할 모델”이라고 격찬했을 정도다. 근년 독일 경제호황의 틀을 다진 지도자를 들라면 현지에서는 어김없이 ‘어젠다 2010’으로 상징되는 과감한 개혁 정책을 밀어붙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를 꼽는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지속적인 개혁 정책 덕분이라는 분석도 덧붙는다.‘쌍두마차의 공조’라는 분석이다. ●폴크스바겐사 이사 영입… 노동 개혁안 마련 1998년 사민당-녹색당 연정으로 슈뢰더가 처음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독일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2001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급락했고 고질병인 실업률도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침체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현상이 경기 순환적 요인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경제 구조의 취약성에서 생겨난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메스’를 댈지가 문제였다. 수십년 동안 연방 정부가 지원해온 실업자 정책 등 관대한 사회복지제도에 익숙한 노동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이는 사민당의 지지율 하락을 의미했다. 취임 초기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잣대”라고 공언했던 슈뢰더 총리가 마침내 2003년 3월 연방 하원에서 ‘어젠다 2010’이라는 칼을 뽑았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폴크스바겐사의 피터 하르츠 인사담당 이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4단계 노동시장 개혁안을 마련했다. ‘어젠다 2010’의 주요 골자는 ▲노동시장 유연화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 인하 및 세제 개혁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 등이었다. ●‘어젠다 2010’으로 개혁 토대 다진 슈뢰더 예상대로 반발은 거셌다. 노동조합 등 노동계뿐만 아니라 슈뢰더가 이끌던 사민당 내부에서 강력하게 저항했다. 특히 실업자들의 구직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을 32개월에서 12개월(55세 이상은 18개월)로 줄이는 개혁 방안에 대한 반발이 가장 거셌다. 또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높이면서 노동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슈뢰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미스터 바스타’(BASTA·‘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라는 뜻의 독일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 소득세율도 낮췄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1인 자영업자의 창업절차도 간소화했다.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공감대를 조금씩 넓혀 갔다. 그러나 경제 개혁의 성과는 당장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개혁 원년인 2003년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실업률도 대폭 늘어났다. 개혁 효과가 당장 보이지 않자 사회보장 혜택이 줄어든 유권자들은 사민당을 외면했고 전통적으로 사민당이 강세였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이에 슈뢰더는 ‘조기 총선’으로 정국을 정면돌파하려고 시도했다.2005년 9월 조기 총선 결과 사민당은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기민당과의 연정 파트너로 대연정의 한 축이 됐다. 후임 총리가 지지율을 의식해 독일 개혁의 항로를 바꿨다면 독일 경제의 르네상스는 사라질 뻔했다. 다행히 메르켈 총리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독일판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르켈 총리는 ‘어젠다 2010’의 틀을 유지하면서 연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물론 기업세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등 기업의 조세부담률을 38.6%에서 29.8%로 대폭 낮춰 투자 활성화에 주력했다. 또 실업자 지원정책을 취업 알선 위주로 바꾸고 청소년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확충했다. 신규 직원 채용시 수습기간, 즉 해고 가능기간도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메르켈은 과감한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확대 방안을 펼쳐 나갔다.‘50세 이상 연령층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니셔티브 50 플러스’ 정책을 마련했다. 연방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도 내년까지 총 6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슈뢰더 개혁 공조… 호황 유지한 메르켈 그 결과 독일 경제는 2005년 부진의 늪을 딛고 2006년부터 호황으로 돌아섰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활기를 띠면서 경제성장률은 2.7%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뢰 지수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수출이 8.3%나 증가하는 데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1% 포인트 높은 2.5%를 달성했다. 독일 노동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 수도 지난해 361만명으로 2006년보다 87만 7000명이 줄었다.‘독일병’이라는 오명 대신 ‘유럽의 새 발전 모델’이란 수식어가 자리잡았다. 그러나 독일 경제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총리가 더 강하게 경제개혁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유가 상승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제 경제의 침체는 독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개인복지의 축소, 임금 삭감 등으로 새로운 빈곤층이 형성되면서 구매력이 약화돼 내수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vielee@seoul.co.kr ■ “좌파 저항속 노동시장 개혁 슈뢰더 아니면 못했을 것” |베를린 이종수특파원|독일 경제 호황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까지 갈까? 궁금함을 풀기 위해 독일의 대표적 거시 경제학자인 볼프강 세잔(64) 코트부스 공대 교수를 12일(현지시간) 만났다. 그는 “독일 경제 호황은 슈뢰더 전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경제개혁을 비롯, 국내외의 좋은 경제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체적인 배경으로 ▲슈뢰더-메르켈 총리로 이어지는 지속적 경제개혁 의지 ▲세계 경제의 호황 ▲기업의 구조조정 ▲임금 인상 억제 등을 꼽았다. 시장경제론자인 그는 더 나아가 “연방 정부 혼자의 힘으로는 현재의 경제 호황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독일 연방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지는 않았다. 특히 슈뢰더 전 총리의 역할과 관련,“사민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동시장을 개혁한 것은 슈뢰더 아니면 못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슈뢰더 전 총리는 총선에서 패하고 그가 이끌던 사민당은 분열했지만 경제 회복의 토대를 다졌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외로 과소평가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볼 때 메르켈 총리는 경제 개혁을 했다기 보다는 슈뢰더의 개혁을 유지관리했다.”면서 “경제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한 점이나 국제 무대에서 독일의 위상을 드높인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잔 교수는 “그러나 이는 경제학자들의 엄밀한 평가고, 국민들은 최근의 경제 호황을 메르켈의 업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독일 경제 앞에 드리운 그림자도 지적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한 미국의 경제 침체가 세계로 확산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독일 경제의 호황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특히 유로화 강세가 독일 경제에 호재만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가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실업률이 개혁 이전처럼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최근 세계 경제 침체와 금융위기 우려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낮췄다. 인터뷰 다음날 공항 가는 길에 만난 택시 기사에게 독일 경제 호황의 주역을 물어 보았다. 그는 “슈뢰더냐 메르켈이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두 사람의 공조가 주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들려줬다. vielee@seoul.co.kr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어록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기준이다. 다음 총선까지 실업률을 내리지 못하면 다시 선출될 권리가 없다.”(1998.8) ▲“해가 뜨면 기민당(CDU) 덕분이고 바람과 눈, 추위는 ‘악당’인 사민당(SPD) 탓이라고 한다.”(2000.5) ▲“국가의 지원을 줄이고 개인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2003.3) ▲“당신도 개인적으로 경기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2004.1) ■ 앙겔라 메르켈 총리 어록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 복지다.”(2005. 총선) ▲“국가는 지원만 하는 게 아니다. 국가는 울타리가 아닌 정원사 역할을 해야 한다.”(2006.5) ▲“머리로 벽을 받고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 봤자 언제나 벽이 이긴다.” (2008.1. 독일 기차기관사 파업 관련)
  • 손기정 선수가 일본인이라고?

    손기정 선수가 일본인이라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공식 영문 웹사이트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고(故) 손기정 선수를 일본인으로 소개하고 일본식 이름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12일 이 사이트의 역대 메달리스트 검색부분에 들어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금메달 수상자를 찾으면 “손기정 선수가 일본식 이름인 ‘기테이 손(Kitei Son)’으로, 국적은 ‘일본(Japan)’으로 표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시 조선이 일본에 점령당해 손 선수가 일본 대표로 출전한 것도 역사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크는 이날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측에 정정 메일을 보냈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해외의 유명 스포츠 사이트에서도 손기정 선수의 일본식 이름과 국적표기에 문제 의식을 느껴 국적은 한국으로, 성명 또한 한국 이름으로 시정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행위는 올림픽 정신과 국제사회 정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日 다큐영화 ‘야스쿠니’ 사전검열 논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야스쿠니’가 다음달 12일 개봉을 앞두고 ‘사전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자민당의 소장파 의원 41명으로 구성된 ‘전통과 창조의 모임’이 문화청을 통해 “반일적인 내용이 있다.”며 전례없이 시사회를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영화는 지난 1989년부터 일본에서 활동중인 중국인 감독 리잉이 2006년 일본의 예술문화진흥기금 750만엔을 지원받아 제작에 들어 갔었다. 내용은 군대용 칼인 ‘야스쿠니도’를 만들어온 장인의 전쟁과 신사를 둘러싼 복잡한 마음을 축으로 한다. 또 제2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유족과 군복을 입고 절규하는 일본 청년, 성조기를 든 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신사 참배를 지지하는 미국인 등 야스쿠니 신사의 다양한 모습을 해설 없이 담고 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도 정식 초청되는 등 반향도 적잖다. 영화 배급사측은 “특정 의원만을 대상으로 부자연스런 시사회에 응할 수 없다. 사실상 검열”이라며 반발하다 아예 모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오는 13일 시사회를 갖기로 했다. 배급사 측은 “이념이나 정치색은 없다. 관객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hkpark@seoul.co.kr
  • ‘세빗’ 위상 흔들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로 군림해온 세빗(CeBIT)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내년이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LG전자·소니·구글 등 불참 4∼9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올해 세빗의 주제는 ‘그린 IT’.IT산업도 전력소비량 감소 등 환경친화적 요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뜻에서다. 세계적인 이슈와 트렌드에 맞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빗에 참가하는 업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참가업체는 5845개 사로 지난해 6153개 사보다 300개 사나 줄었다. 전시회 방문자도 감소 추세다. 주최측은 “규모는 작아졌지만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애써 자위한다. 그러나 이는 주최측의 해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비용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세계 굴지의 IT·전자업체들이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키아, 모토롤라, 소니,LG전자 등이 불참했다. 올해도 LG전자, 모토롤라, 소니, 구글은 참가하지 않았다.●CE쇼·MWC 등에 타격 받아 세빗의 내리막길은 시기적인 문제와도 연관된다. 매년 1월에는 미국에서 세계 최대의 소비자가전전시회인 CE쇼가 개막된다.2월에는 스페인에서 MWC(옛 3GSM 세계회의)가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때 전략 제품과 새로운 트렌드가 소개된다. 세빗이 소외되는 이유다. 또 IT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세빗과 달리 디지털가전, 이동통신 등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전시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이파(IFA)는 가전 전시회로 특화시키면서 급부상했다.LG전자 관계자는 “가전분야는 CE쇼, 통신분야는 MWC에서 이미 신기술과 전략을 밝혀 세빗에 참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상반기에는 CE쇼, 하반기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IFA에 집중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내년이 전시회 유지 분수령 일부에서는 컴덱스처럼 세빗이 10여년간(1990∼2000년대 초)의 영화를 끝으로 문패를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컴덱스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전 회장이 MS의 핵심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IT전시회의 대명사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IT시장의 무게 중심이 디지털 가전 쪽으로 이동하고 MS,HP, 삼성전자 등 주요 IT업체들이 신제품 발표 무대를 CE쇼로 옮기면서 2003년 전시회를 끝으로 사라졌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내년에 어떤 기업들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세빗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인사]

    한국국제교류재단 △감사 변태갑△기획조정실장 김회길△총무인사부장 유기성△인사교류〃 황오석△문화예술교류〃 송중석△문화센터소장 윤금진△한국학사업부장 박경철△한국어사업〃 함승훈△연구장학사업〃 박상배△미디어사업〃 박미숙△홍보〃 임정은△기금관리〃 홍성수△검사역 김찬곤△워싱턴DC사무소장 서아정△북경〃 문성기△호치민〃 이인혁△모스크바〃 임철우△베를린〃 민영준△동경〃 최현수△전문위원 인성기 이은중 연세대 (신촌캠퍼스) △기획실정책부실장 이동진△교무처정책부처장 겸 교육개발지원센터부소장 김영세△입학처정책부처장 이태규△연구처정책부처장 겸 산학협력단연구정책부단장 이원용△산학협력단산학협력부단장 최우영△시약센터소장 함승주△대외협력부처장 김희진△대학교회담임목사 한인철△삼애교회〃 박정세△건강센터소장 강희철△연세춘추주간 나종갑△에널즈〃 John Frankl(존 프랭클)△교육방송국〃 김현재△대학출판문화원장 겸 언어정보연구원장 김하수△리더십개발원장 김형철△리더십개발원제2부원장 손창완△언어연구교육원부원장 문상영△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장 김명순△사회교육원장 홍종화△사회교육원부원장 하경심△국가관리연구원장 김동노△국가관리연구원부원장 김상준△생명과학기술연구원장 김영민△단백질네트워크연구센터소장 김유삼△생체인식연구센터〃 김재희△미디어아트연구〃 임정택△지식정보화연구센터〃 임춘성△의료법윤리학연구〃 손명세△학술정보관건설추진단본부장 홍갑표△학술정보관건설추진단부본부장 허준행△학술정보관건설추진단간사 이강△상경대학 부학장 김정식△생명시스템대학 〃 한균희△신과대학 〃 권수영△법과대학 〃 김종철△교육과학대학 〃 이규민△연합신학대학원 부원장 김상근△법무대학원 〃 백승민△경제대학원 〃 이학배(의료원)△암센터원장 노성훈△어린이병원장 김덕희△의료기술품질평가센터부소장 박종철(원주캠퍼스)△매지생활관장 겸 여학생지도교수 겸 성폭력상담소장 이정자△지역과학기술진흥센터소장 김경희△근대한국학연구소장 임성래△바이오신소재연구소장 최인호△인문예술대학 부학장 김종두△정경대학 〃 황재훈△과학기술대학 〃 문명상△보건과학대학 〃 김희중△정경대학원 부원장 양준모△보건환경대학원 〃 김희중 서울여대 △인문대학장 안윤모△사회과학대학장 배호순△정보미디어대학장 김명주△미술대학장 김태호△바롬교양대학장 심정섭△박물관장 이원명△홍보실장 조성원 덕성여대 △기획처장 朴佑昶△교무〃 朴明淑△학생〃 金炅姬△대외협력〃 權汶一△인문과학대학장 겸 인문과학연구소장 李善子△사회과학〃 겸 사회과학〃 이영자△자연과학〃 겸 자연과학〃 方孝春△정보공학대학장 李珠瑛△약학대학장 겸 약학연구소장 鄭春植△예술대학장 朴炫信△교양교직학부장 閔炯源△대학원장 朴敏子△특수〃 趙允玉△종합인력개발원장 겸 커리어개발센터장 尹貞粉△도서관장 柳在玉△평생교육원장 申殷秀△언어〃 金汶奎△산학협력단장 李恩玉△기획부처장 李種得△박물관장 崔聖銀△전산실장 崔丞勛△신문사주간 尹熙喆△방송국 지도교수 金英美△학생상담실장 겸 성폭력상담실장 金南載△교수학습개발센터장 李容淑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승진 △상무 허완△이사 유기홍 CBS △TV본부 TV편성제작국 TV보도부장 구성수△〃 선교협력국 선교사업팀장 이범윤△보도국 영상뉴스부장 황명문△〃 노컷뉴스〃 이기범△〃 문화체육〃 이전호△편성국 편성〃 이기운△〃 제작〃 손근필△기획조정실 매체정책〃 배재우△경영본부 관리〃 김순기△마케팅본부 마케팅정책〃 배상하△〃 마케팅기획〃 이종성△대구방송본부 보도제작국장 김일억△전북방송본부 총무〃 정예현△〃 보도제작국 편성팀장 이기완△〃 기술국장 이봉우△청주방송본부 기술〃 이상남△전남방송본부 보도제작〃 김규완
  • 베이징올림픽 최연소 선수가 될 사람은?

    베이징올림픽 최연소 선수가 될 사람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에 최연소 올림픽 참가선수로 확실시 되고있는 한 영국 소년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있다. 베이징 올림픽에 최연소 남자선수로 나가게 될 주인공은 영국 남서부 군항 플리머스(Plymouth)출신의 13살 탐 달레이(Tom Daley). 달레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FINA 다이빙 월드컵’(FINA Diving World Cup) 대회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synchronized diving)10m 부분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올림픽 출전권을 얻게 됐다. 비록 역대 올림픽 참가선수 사상 최연소 남자 선수의 타이틀은 달지 못했지만 지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15세 94일의 나이로 참가한 다이빙 선수 프레드 호지스(Fred Hodges)의 기록을 깨게 돼 현지언론은 달레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있다. 달레이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그러나 올림픽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수상하게 된다면 더욱 놀랄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영국다이빙협회(National Performance British Diving)의 스티브 포레이(Steve Foley)는 “달레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금메달이 기대되는 유망주”라며 “그는 정신적인 성숙함과 힘든 훈련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달레이는 8월 베이징 올림픽때 14세 81일의 나이가 되며 현재 세계 수영 3대 이벤트인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수영월드컵 참가는 해당년도 만 14세 이상만이 참가 가능하다. 한편 올림픽에 참가한 역대 선수들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출전한 선수는 지난 1896년 1회 대회(그리스)때 10살 218일의 나이로 출전한 그리스의 체조선수 디미트리오스 로운드라스다. 사진=영국메트로·타임즈 온라인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밤과 낮’ 감독&배우 인터뷰]어느새 ‘닮은 꼴’

    [영화 ‘밤과 낮’ 감독&배우 인터뷰]어느새 ‘닮은 꼴’

    영화 ‘밤과 낮’의 감독 홍상수와 주연배우 김영호는 닮은꼴이다. 생김새뿐 아니라 말투, 가치관까지 닮았다. 투박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의외의 순박함도 비슷하다. 제5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밤과 낮’(28일 개봉)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인정받은 홍상수 감독의 8번째 신작이다. 파리로 도피생활을 떠난 국선화가 성남(김영호)이 유정(박은혜)을 만나 흔들리지만, 결국은 부인(황수정)의 거짓말로 가정에 돌아오는 여정을 그렸다. “사람은 누구나 구원이 필요한데, 그 과정도 합당해야 한다는 통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성남이 어이없는 거짓말로 인해 귀가한 것은 통념의 허구를 꼬집은 것이죠. 우린 너무 시간에 쫓기고 통념에 얽매여 자기 감정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잖아요.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 줄도 모르면서요.”(홍상수, 이하 홍) 이번 영화를 통해 그럴싸해 보이지만, 일상의 혼돈을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회적 통념을 풍자해 보고 싶었다는 홍 감독. 일반적인 영화공식보다 개인의 감정흐름을 중시하는 그의 영화적 가치관은 일상성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의 형태로 나타난다. ●“리얼리티 속에 산다는 것도 통념” “요즘 대중문화 코드로 리얼리티가 뜬다지만, 전 이 세상에 진정한 리얼리티는 없다고 봐요.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어만 있을 뿐이지 사람은 생각도 각자 다르고 오묘한 존재죠. 자신이 리얼리티 속에 살고 있고, 그것이 공유된다는 전제도 일종의 통념 아닌가요?”(홍) 이 영화는 90% 이상 철저히 남자주인공 성남의 시선으로 처리된다. 베를린에서 김영호는 김상경을 잇는 홍상수의 또 다른 ‘인격체’로 거론되며 남우주연상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다. 김영호는 ‘두 시간 동안 누가 나를 봐줄까’하는 생각에 대학입시나 첫 영화 때보다 더 떨렸다고 털어놓는다. “극중 성남은 아주 평범하고 소시민적이고 인생을 적당하게 잘 살아온 남자예요. 아무 대책 없이 프랑스에 가서 민박집을 전전하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돼요. 대마초나 외도는 그런 과정 속에서 짓게 되는 죄죠. 이 시대에 누구나 선과 악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잖아요. 전 그런 인간의 일상을 여과 없이 표현했어요.”(김영호, 이하 김) ´극장전’,‘해변의 여인’,‘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일견 여성과의 하룻밤에만 눈독을 들이는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성을 가부장적 시각에서 성적인 대상으로만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전 남녀관계가 인간의 정신적 움직임과 복잡함을 한꺼번에 갖고 있는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해요. 제 영화는 메시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특정한 주제의식을 강요하지도 않아요. 제겐 가장 모순된 것들을 하나의 캐릭터 속에 매끄럽게 존재시키느냐가 중요하죠. 때문에 보는 사람이 자기의 틀거리와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홍) ●“우린 둘 다 ‘4차원’이죠” 홍상수 감독은 캐스팅할 때 그 배우가 쌓아온 이미지보다는 자세나 걸음걸이, 말투, 눈동자, 사람 됨됨이 등을 파악해 자기 나름의 편견을 만들어 영화에 녹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 감독과 김영호는 이 영화를 찍기 3개월 전부터 영화 투자에 난항을 겪던 일주일을 제외하곤 매일 저녁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인생을 나눴다. “성남은 홍 감독과 저의 모습이 반반씩 섞였어요. 극중 인물이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건 홍 감독의 모습이죠. 우린 둘 다 ‘4차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평소엔 조용하다 일할 때만 예민하고 카리스마를 풍기는 것도 닮았죠. 우린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형제처럼 결론이 같은 경우도 많았어요.”(김) 끝으로 이번 영화제 수상 실패와 앞으로의 흥행 욕심에 대해 물으니 역시나 ‘형제다운’ 답이 돌아온다.“쓸데없는 욕심은 피곤하고, 손해잖아요. 전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되어 많은 분들과 만날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제 영화 특성상 사회적인 외부 현상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인 흥행도 힘들죠. 한번도 제작비를 회수한 적이 없는데, 앞으로 더 원숙해지면 제작비나 좀 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홍)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셔서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톱스타로서의 욕심보다는 늘 연기가 궁금하면 보고 싶은 배우, 진솔함이 그리운 날 만나고 싶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김)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전통미+IT… 서울 상징물로

    전통미+IT… 서울 상징물로

    서울시 새 청사의 디자인은 한옥의 처마처럼 곡선미를 살린 13층짜리 건물로 최종 결정됐다. 새 청사의 3분 1 이상은 다목적홀과 스카이라운지 등 시민문화공간으로 개방된다.1층에는 서울광장과 서울신문사 앞을 연결하는 ‘필로티 공법’의 보행로가 생긴다.(서울신문 2월5일자 1·15면 참조) ● 2011년 2월에 완공 서울시는 18일 이 같은 디자인을 담은 설계안을 확정 발표하고,다음달 착공해 2011년 2월에 완공하기로 했다. 새 청사는 지하 5층,지상 13층에 연면적 9만 4100㎡ 규모다.높이는 처음 설계안의 최고 22층보다 낮아졌지만,연면적은 불룩한 건물 상층부 덕분에 4000여㎡가 넓어졌다. 지하와 지상 1층에는 1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 생긴다.13층 스카이라운지는 온통 유리로 장식돼 자연 채광을 받는다.건물 전체는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온·냉방과 자동환기시스템을 갖췄다.이밖에 종합민원센터인 다산플라자,정보통신(IT) 전시관,종합관광정보센터 등이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역사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면서 “50년,100년 후에도 서울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짓겠다.”고 말했다. ●하늘에서 감싸듯 유리와 원형의 조화 새 청사 건물 전체는 도시건축의 추세에 따라 유리와 원형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다.특히 존속시키기로 한 시계탑 전면부를 하늘에서 지붕처럼 덮어 마치 ‘한옥의 처마’를 연상시킨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하층부보다 상층부가 불룩 튀어 나온 특이한 설계다. 건물 전면이 모두 유리라 겨울에는 햇볕이 많이 들어오지만,여름에는 자동차단막이 작동하는 ‘커튼 월’ 방식을 채택했다.좌·우 벽면은 녹색의 친환경 분위기를 살리도록 했다. ●카라얀 콘서트홀에서 착안한 다목적홀 지하 4층부터 지상 1층까지 건물 한쪽 공간에는 다목적홀이 들어선다.오페라홀에는 못 미치지만 웬만한 대형 공연이 가능한 콘서트홀이다. 특히 객석이 무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 설치된다.마치 음향공학에 따라 스피커의 설치장소에 객석을 만드는 식이다.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콘서트홀에서 착안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목적홀은 지하철 1·2호선은 물론 앞으로 조성될 광화문 지하광장과도 연결된다. ●빛과 경관의 스카이라운지 13층 스카이라운지에는 벽과 천장이 온통 유리라 하늘이 손에 잡힐 듯 잘 보인다.아직 구체적인 용도를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점,카페,만남의 장소 등으로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1층에는 문을 거치지 않고 서울광장과 신청사를 거쳐 서울신문사 앞으로 바로 연결되는 필로티 공법의 보행로도 조성된다.또 한쪽 공간에는 1층부터 9층까지 천장이 없이 터져 있기 때문에 모든 층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에코 플라자(환경광장)’가 생긴다.실내에 화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튀는 디자인에 네티즌 논란 하지만 새 디자인에 대해 네티즌의 반응은 부정과 긍정이 엇갈렸다.인터넷 카페에서 아이디 ‘AGSNES.Park’은 “디자인을 튀게 한다고 시계탑 전면부 등 주변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모양으로 하면 어떻게 하냐.”고 되물었다.또 ‘immpi’는 “한옥의 처마를 본떴다고 하는데,전통의 느낌은 전혀 없고,옛 청사를 마치 파도처럼 덮칠 듯한 모양이라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반면 ‘shims’는 “지금은 어색하지만 10년,20년 후에는 각광받을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전통미+IT… 서울 상징물로

    전통미+IT… 서울 상징물로

    서울시 새 청사의 디자인은 한옥의 처마처럼 곡선미를 살린 13층짜리 건물로 최종 결정됐다. 새 청사의 3분 1 이상은 다목적홀과 스카이라운지 등 시민문화공간으로 개방된다.1층에는 서울광장과 서울신문사 앞을 연결하는 ‘필로티 공법’의 보행로가 생긴다.(서울신문 2월5일자 1·15면 참조) ●2011년 2월에 완공 서울시는 18일 이 같은 디자인을 담은 설계안을 확정 발표하고, 다음달 착공해 2011년 2월에 완공하기로 했다. 새 청사는 지하 5층, 지상 13층에 연면적 9만 4100㎡ 규모다. 높이는 처음 설계안의 최고 22층보다 낮아졌지만, 연면적은 불룩한 건물 상층부 덕분에 4000여㎡가 넓어졌다. 지하와 지상 1층에는 1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 생긴다.13층 스카이라운지는 온통 유리로 장식돼 자연 채광을 받는다. 건물 전체는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온·냉방과 자동환기시스템을 갖췄다. 이밖에 종합민원센터인 다산플라자, 정보통신(IT) 전시관, 종합관광정보센터 등이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역사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면서 “50년,100년 후에도 서울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짓겠다.”고 말했다. ●하늘에서 감싸듯 유리와 원형의 조화 새 청사 건물 전체는 도시건축의 추세에 따라 유리와 원형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다. 특히 존속시키기로 한 시계탑 전면부를 하늘에서 지붕처럼 덮어 마치 ‘한옥의 처마’를 연상시킨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하층부보다 상층부가 불룩 튀어 나온 특이한 설계다. 건물 전면이 모두 유리라 겨울에는 햇볕이 많이 들어오지만, 여름에는 자동차단막이 작동하는 ‘커튼 월’ 방식을 채택했다. 좌·우 벽면은 녹색의 친환경 분위기를 살리도록 했다. ●다목적홀, 베를린필 콘서트홀서 착안 지하 4층부터 지상 1층까지 건물 한쪽 공간에는 다목적홀이 들어선다. 오페라홀에는 못 미치지만 웬만한 대형 공연이 가능한 콘서트홀이다. 특히 객석이 무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 설치된다. 마치 음향공학에 따라 스피커의 설치장소에 객석을 만드는 식이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콘서트홀에서 착안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목적홀은 지하철 1·2호선은 물론 앞으로 조성될 광화문 지하광장과도 연결된다. ●빛과 경관의 스카이라운지 13층 스카이라운지에는 벽과 천장이 온통 유리라 하늘이 손에 잡힐 듯 잘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용도를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점, 카페, 만남의 장소 등으로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1층에는 문을 거치지 않고 서울광장과 신청사를 거쳐 서울신문사 앞으로 바로 연결되는 필로티 공법의 보행로도 조성된다. 또 한쪽 공간에는 1층부터 9층까지 천장이 없이 터져 있기 때문에 모든 층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에코 플라자(환경광장)’가 생긴다. 실내에 화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튀는 디자인에 네티즌은 논쟁 하지만 새 디자인에 대해 네티즌의 반응은 부정과 긍정이 엇갈렸다. 인터넷 카페에서 아이디 ‘AGSNES.Park’은 “디자인을 튀게 한다고 시계탑 전면부 등 주변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모양으로 하면 어떻게 하냐.”고 되물었다. 또 ‘immpi’는 “한옥의 처마를 본떴다고 하는데, 전통의 느낌은 전혀 없고, 옛 청사를 마치 파도처럼 덮칠 듯한 모양이라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shims’는 “지금은 어색하지만 10년,20년 후에는 각광받을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베를린무용올림픽 금·은·동 싹쓸이

    베를린무용올림픽 금·은·동 싹쓸이

    13∼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국제무용올림픽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모두 17살 서울예고 1학년 동갑내기들이다. 클래식-네오클래식 발레 16∼18세 부문에 출전한 임수정양이 금메달을, 김태희양은 은메달을 받았다. 또 김경림양과 박영준군, 홍예슬양이 동메달을 수상했으며, 모던-컨템포러리 댄스 16∼18세 부문에서도 함유정양이 동메달을 받았다. 다음 달 서울예고에 입학하는 이대희(16) 학생도 클래식-네오클래식 부문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베를린국제무용올림픽은 매년 세계 20여개국 600여명의 무용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무용대회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총감독 출신인 발레리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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