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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블로그] 40년 넘은 ‘스콜피언스’ 해체 왜

    [문화계 블로그] 40년 넘은 ‘스콜피언스’ 해체 왜

    “가장 화려할 때 마침표를 찍고 싶다.” 40년이 넘도록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살아 있는 전설’로 군림하던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스콜피언스가 최근 해체를 선언<서울신문 1월25일자 29면>했다.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에 서정적인 멜로디의 기타 사운드로 ‘올웨이스 섬 웨어’, ‘홀리데이’, ‘스틸 러빙 유’ 등 수많은 히트곡을 이어가고 있는 밴드라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이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음반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 팔렸다. 명(名)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와 울리히 로스를 배출한 밴드도 이들이다. 1989년 11월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때 스콜피언스의 히트곡 ‘윈드 오브 체인지’가 울려퍼지던 장면은 아직도 전 세계인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루돌프 쉥커(62·기타), 클라우스 마이네(62·보컬), 마티아스 얍스(55·기타) 등 핵심 멤버 3명의 나이를 고려하면 해체 선언은, 그럴 법 하다. 하지만 그동안 멤버 간 불화도 없었고, 최근에도 전성기에 버금가는 라이브 연주실력을 과시해온 스콜피언스인지라 해체 선택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언제나 오늘이고 싶다.”고 버릇처럼 읊조리던 루돌프 쉥커의 말에서 해체 배경을 짐작할 따름이다. 박수받을 때 떠나고 싶고, 마지막 순간을 멋진 모습으로 장식하고 싶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1965년 결성된 스콜피언스가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공식 해체배경은 이렇다. “최근 몇 달 동안 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즐거웠고, 우리 작품이 정말 박력 있고, 창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음악에 대해 변함없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동의했다. 우리는 지금껏 녹음했던 것 가운데 최고의 앨범으로 활동을 끝내려고 한다.” 쉥커는 “처음 밴드를 시작했을 때 많은 바람들이 있었다. 꿈꿔왔던 것 이상을 이뤘다는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스콜피언스가 당장 해체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앨범 ‘스팅 인 더 테일’(Sting in the Tail)을 다음달 19일 발표한 뒤 5월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3년 동안 5대륙을 돌며 작별을 고한다. 우리나라 팬들도 이들의 마지막 순간에 직접 박수를 보낼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스콜피언스는 2001년과 2007년 내한공연을 가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배우들’등 韓영화, 유럽영화제 러브콜

    ‘여배우들’등 韓영화, 유럽영화제 러브콜

    올해도 ‘여배우들’, ‘파주’ 등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27일 개막을 앞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내달 11일 열리는 독일의 베를린영화제 등 유럽 각국의 영화제를 향한 한국영화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 유럽의 선댄스, 로테르담영화제 오는 27일 네덜란드에서 개막하는 제3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이선균과 서우 주연의 ‘파주’(감독 박찬옥)를 선택했다. ‘파주’는 한국 영화 최초로 로테르담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라 더욱 시선을 모은다. 특히 박찬옥 감독은 지난 2003년 장편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으로 로테르담영화제 경쟁부문의 타이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두 번째 장편 영화 ‘파주’까지 개막작으로 초청돼 인연을 돈독히 했다. 또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인 ‘카페 느와르’도 로테르담영화제의 ‘브라이트 퓨쳐’(Bright Future)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신하균, 문정희 등이 주연한 ‘카페 느와르’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데 이어 로테르담영화제에서도 선보이게 됐다. 한국의 여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일본영화 ‘공기인형’(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도 로테르담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인 ‘스펙트럼’ 섹션에서 자크 오디아드 감독의 ‘예언자’ 등과 함께 경합을 벌인다. ◆ 칸·베니스 그리고 베를린영화제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한국영화의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내달 11일 독일에서 개막하는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여배우들’이 단연 돋보인다. 고현정·최지우·이미숙·윤여정·김민희·김옥빈 등 6명의 기라성 같은 여배우가 주연한 ‘여배우들’(감독 이재용)은 베를린영화제의 파노라마 부문에서 한국영화 중 가장 먼저 초청을 확정지었다. 베를린영화제 사무국 측은 ‘여배우들’에 대해 “한국영화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또 국적을 막론하고 여배우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게 되는 호기심을 본인들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라고 호평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또 이창동 감독이 제작을 맡고 한국계 프랑스인 우니 르콩트 감독이 연출한 한불 합작 영화 ‘여행자’도 베를린영화제의 ‘제너레이션 케이 플러스’ 섹션에 초청받았다. 포럼 부문에는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와 류형기 감독의 ‘너와 나의 21세기’가 나란히 이름을 올려 시선을 모은다. 이외에도 청소년영화 부문인 ‘제너레이션 14 플러스’ 섹션에는 장률 감독의 ‘두만강’, 단편경쟁부문에는 정유미 감독의 ‘수학시험’과 이란희 감독의 ‘파마’가 세계의 영화들과 경쟁하게 됐다. 사진 = 뭉클픽쳐스, 보그 코리아, TPS컴퍼니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지운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12편에 선정

    김지운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12편에 선정

    김지운 감독의 2003년작 ‘장화,홍련’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세계 영화 12편에 꼽혔다. 영국 영화전문지 토털필름은 최근 ‘장화,홍련’을 비롯, 12편의 영화를 ‘미국에서 재탄생한 세계 영화’(The Foreignn Hits Reborn in the USA)로 선정했다. 임수정과 문근영이 자매로 열연한 공포영화 ‘장화,홍련’은 지난해 미국의 찰스 가드와 토마스 가드 감독에 의해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재탄생했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에밀리 브라우닝이 극중 임수정의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토털필름은 ‘장화,홍련’과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링’, ‘그루지’ 등 일본의 호러영화로 작품을 만들어온 할리우드가 ‘장화,홍련’으로 ‘K-호러’ 리메이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 양조위가 출연한 2002년작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디파티드’가 12편에 이름을 올랐다. 이외에도 톰 크루즈 주연 ‘바닐라 스카이’의 원작 ’오픈 유어 아이즈’(1997)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시티 오브 엔젤’의 원작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등이 12편에 포함됐다. 사진 =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 ‘장화,홍련’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후대별 숲·멸종위기종 부활 ‘에코토피아’로

    기후대별 숲·멸종위기종 부활 ‘에코토피아’로

    충남 서천군 마서면 일원 99만 8000㎡ 부지에 들어설 국립생태원 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다. 국비 3400억원이 투입돼 연건평 4만 3000㎡ 규모로 지어지는 국립생태원은 2011년 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 지역을 관통하는 서천군 지방도 6호선 지하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2007년 6월에 확정된 장항국가산업단지 정부대안사업 가운데 하나로 국립생태원 조성계획을 마련해 지난해 7월 착공식을 가졌다. 조성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국립생태원 조성기획단을 찾았다. ●관통 도로 지하화 작업 한창 진행 중 환경부는 생태원 건립공사와 관련, 생태체험관과 지방도 지하화 작업 등 총 13건의 사업계약이 완료됐다고 24일 밝혔다. 생태원에 전시될 국내 생물종 확보를 위한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낙빈 기획단 부단장은 “지난해 10월 산림조합중앙회와 수목 굴채·이식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다양한 전시종 확보를 위해 5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3월에는 제주도 영어교육도시 개발 예정지 등에서 자생식물 28종 2140주를 미리 확보해 옮겨심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생태체험관(열대·아열대·지중해관 등) 조성에 소요되는 학술적·자원적 가치를 지닌 기후대별 해외 식물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외국 식물원과 대외 협력관계 등을 구축해 다양한 식물 종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베를린의 달렘식물원과 협의를 가진 데 이어 인도네시아 보고르식물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립식물원 등과도 업무협력을 추진 중이다. 국립생태원은 미래생태연구소와 멸종위기동식물관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계의 변화, 적응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게 된다. 아울러 멸종위기생물종인 저어새, 스라소니, 광릉요강꽃 등 94종을 증식·복원할 계획이다. 2만 1320㎡ 규모로 조성되는 생태체험관(ECORIUM)은 국립생태원의 얼굴격이다. 열대우림, 아열대, 난·온대,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기후대별 생태 숲을 조성해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된다. 특히 친환경 생태단지 조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에너지 절약형 건축시스템이 접목된다. 전시관은 열대관, 아열대관, 지중해관, 온대·극지관, 상설주제 전시관 등 5개 테마별로 영역이 나뉜다. 열대관은 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 3대륙의 열대우림 생태계를 집약한 곳으로, 전시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아열대관은 아메리카·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선인장류를, 지중해관은 5대륙 해양성 기후대의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온대관은 한반도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동·식물이 전시되고, 극지관은 펭귄 등 툰드라·타이가 기후대 생태계 체험장으로 꾸며진다. ●생물다양성 확보로 국가 경쟁력 제고 생태체험관은 6월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내년에 건축공사를 끝낸 뒤 2012년까지 식물식재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방문자센터는 국립생태원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생태체험관 옆에 들어서 교육과 전시, 홍보 공간으로 활용된다. 처음 설계안에는 생태습지광장 주변에 4층 규모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전시관람장 입구로 옮겼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2층 규모로 건물의 높이도 조정했다. 이 밖에 환경·생태보전 입체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관과 상설 주제전시관, 기획전시관도 방문자 센터에 마련된다. 김 부단장은 “나라마다 생물자원 보전·복원 노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라면서 “국립생태원이 완공되면 생태계 변화에 따른 체계적인 연구활동과 생물자원 보전·복원을 통해 우리나라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태원 조성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연간 7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26편 확정

    올해 60회를 맞는 독일 베를린영화제 본선 경쟁작 26편이 최종 확정됐다. 20일(현지시간)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고스트 라이터’,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더 킬러 인사이드 미’ 등 26편이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확정됐다. 영화제는 새달 11일 개막해 21일까지 열린다. 2003년 경쟁부문 대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윈터바텀 감독은 ‘더 킬러’로 또 한번 대상을 노리게 됐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폴란스키 감독도 ‘고스트’로 황금곰상에 도전한다. 경쟁작에는 중국·일본 영화가 각각 2편, 인도영화 1편 등 아시아 영화가 5편 포함됐다. 한국영화는 장편 경쟁부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단편경쟁과 포럼부문 등 7편이 초청됐다. 정유미 감독의 ‘수학시험’과 이란희 감독의 ‘파마’가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르몽드 첫 여성 편집국장 탄생

    르몽드 첫 여성 편집국장 탄생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을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편집부국장과 동남아시아 특파원을 역임한 실비 코프만(55)은 2007년 임명된 알랭 프라숑의 뒤를 이어 18일 편집국장이 됐다. 코프만은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흥미 있는 일이지만 인쇄 매체가 직면해 있는 어려움을 생각해 볼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말하고 인터넷 시대에 신문이 재정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상황을 “강력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코프만은 자신의 편집국장 임명에 대해 “르몽드 진화의 최종 단계”라고 설명하면서 “여성이라는 점이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코프만은 AFP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파리, 런던, 바르샤바, 모스크바 등에서 일하며 베를린 장벽 붕괴, 구소련 몰락 등을 보도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로버트 케네디 이야기-바비

    ‘바비’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간혹 메가폰도 잡는 에밀리오 에스테베즈가 오랜만에 발표한 극장용 영화다. 두 시간 남짓의 영화는 1968년 6월4일 하루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벌어진 수만 가지 일들을 담는다. 왜 하필 68년 6월4일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이튿날 새벽, 같은 장소에서 로버트 F 케네디가 총에 맞았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만 대략 스무 명이 넘는 만큼, ‘바비’는 여러 인물들의 사연을 일일이 주워 담느라 바삐 움직이는 카메라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라틴계 노동자는 야근 탓에 야구경기를 못 봐 화가 났고, 은퇴한 도어맨은 체스로 시간을 보내고, 젊은 여자는 남자가 베트남전에 징집되지 않도록 위장결혼을 하고, 백인 사업가는 아내의 허영에 마음이 쓰리고, 호텔 매니저는 전화교환원과 바람을 피우고, 중년의 미용사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여가수와 대화를 나누고, 해고 통보를 받은 주방관리인은 못된 짓을 벌이고, 젊은 선거운동원은 마약에 취하고,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온 여기자는 인터뷰를 따내려 극성이고, 선거책임자는 예비선거를 치르느라 가슴을 졸인다. 도입부에서 ‘그랜드 호텔’이 언급되는 바, 에스테베즈는 ‘바비’가 걸작의 재현이 되길 바랐던 것 같다. 1932년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그랜드 호텔’은 베를린의 호화 호텔에 모인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일급 스타들의 존재감과 결합시킨 작품이다. 젊은 스타부터 연륜이 깊은 명배우까지 작금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을 연기하는 ‘바비’가 ‘그랜드 호텔’을 탐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문제는 영화의 배경이, 극중 ‘그랜드 호텔’과 나란히 언급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시대란 점에 있다. 알다시피 당시는 ‘68혁명이 세계를 뒤흔들던 때’이며, 할리우드에선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물결이 불어닥치던 즈음이었다. 그런데 굳이 1968년의 6월을 찾았으면서도 ‘바비’는 사상적 기반을 온건한 이상주의에 두고, 화려한 고전영화를 지향하면서 스스로의 모순을 드러낸다. 한 인간의 죽음이 불러일으킨 슬픔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향수로 68년의 혼란, 불안, 꿈을 채우기란 애당초 버거운 일이었다. 게다가 영화는 한 공간에 모인 인물들 각자의 삶에 예의를 다하지도 못했다. 이건 인물마다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내뱉는 험담이 아니다. 감독은 인물마다 고유한 삶이 있다는 걸 인식하는 듯 보이지만, 스무 명 남짓한 인물들은 오로지 ‘바비’라는 애칭으로 불린 정치인의 죽음 주변에 배치되기 위해 존재한다. 암살당한 정치인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각각의 존재는 목적을 다하고, 아울러 그들의 문제는 휘발되고 만다. 그나마 기대했던 배우들의 앙상블도 훌륭한 편은 아니다. 대다수 배우들이 분명 뛰어난 연기를 펼치고 있으나 경력과 스타일의 차이로 인한 들쭉날쭉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극의 완성도를 저하시킨다. 일례로, 해리 벨라폰테와 앤서니 홉킨스의 안정되고 우아한 연기와 린제이 로한과 애시튼 커처의 어색하고 들뜬 모습 사이에서 영화는 어디에 중심을 둘지 망설인다. 역시 아무나 로버트 알트먼 같은 대가가 되지 못하는 모양이다. 영화평론가
  • [오늘의 눈]세종시 논란 ‘꾼’들은 가라/강주리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세종시 논란 ‘꾼’들은 가라/강주리 정치부 기자

    지난 주말 충남 연기군 세종시 현장에서 적지 않은 원주민들은 세종시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는 갈등의 한 원인으로 세종시로 한몫 보려는 ‘꾼’들을 지목했다. 주민들은 16일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달라.”면서 “정작 상주는 못 울게 하고 문상객들이 우는 꼴”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히 많은 원주민들은 원안을 주장하는 ‘연기군 사수대책위원회’에 대해 “상당수가 원주민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정치권에 줄을 대어 공천 받아보려는 사람이 20여명이나 있다.”며 혀를 찼다. 임영학 연기군 남면 양화3리 이장은 “저번(지난해 12월19일)에 이장단과 정 총리와의 만남에 나가고 싶었으나 연기군 사수대가 전화를 통해 ‘나가면 매향노(賣鄕奴)’라고 협박했다.”면서 “그나마 온 6명 가운데 총리가 도착하기 직전에 군 의원이 와서 5명을 되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가입도 안 했는데 사수대 집행위원으로 돼 있더라.”면서 “주민들이 연기군 사수대에 ‘해체하라.’고 요구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날 연기군 사수대는 15명의 주민들이 행정수도 분산 이전 사례인 독일 베를린·본 등으로 현장 시찰을 위해 떠나는 자리에 몰려와 차를 타지 못하도록 막는 등 소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통(疎通)의 창구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주민들의 목소리가 차단돼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어떤 게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시를 이용해 정치권 줄대기나 인생역전을 시도하는 ‘꾼’들은 즉각 자리에서 빠지는 게 도리다. 정부와 주민이 직접 대화로 투명하게 소통할 때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주민들과 대화다운 대화가 시작된 지금부터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수정안에 마련된 정주(定住) 여건, 보상 등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 신속히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jurik@seoul.co.kr
  • [세종시 수정안 이후] 장기전 조짐속 여론전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 간, 정파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면서, 정부의 수정안이 장기표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은 장기전에 대비해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7일 정부의 수정안 발표 뒤 첫 1주일 동안 여론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친박계와의 편가르기로 변질될 대규모 홍보전보다는 장기적인 설득에 비중을 두는 모양새다. 한 중진의원은 “여야뿐 아니라 친이·친박 간 입장차가 큰 이상 2월 국회 때는 난타전에 그칠 것”이라면서 “4월과 6월 임시국회는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나 원내대표 경선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세종시 강행처리에 선뜻 총대를 메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접점도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지도부는 전국 순회 국정보고대회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서 시·도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처럼 ‘세종시 홍보전’에 대한 당내 반발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보고대회를 어떻게 진행할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친이계는 다각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함께 내일로’ 소속 심재철·장제원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유럽 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을 열고 “통독체제에서 수도 기능이 베를린과 본으로 분리돼 상당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부처이전의 비효율성을 에둘러 꼬집었다. ‘함께 내일로’는 오는 20일 전체 모임을 갖고 세종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친박계와의 정면충돌보다는 수정안 관철을 위한 홍보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휴일에도 파상공세를 이어나갔다. 정세균 대표는 대구시당을 방문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단식하고 있는 이승천 대구시당 위원장을 격려하고 핵심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1일에는 혁신도시인 경북 김천을 찾아 지역불균형 문제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수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질 6월 지방선거 때 수도권에서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도 장외 투쟁에 뛰어들었다. 오전 서울역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저지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 활동을 벌인데 이어 19일부터 충남 연기·천안, 강원 춘천을 돌며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히틀러… 그를 다시 말하다

    히틀러… 그를 다시 말하다

    무려 2236쪽이다. 자료 취재와 연구, 저술 작업까지 총 30여년이 걸렸다. 게다가 그 대상은 아돌프 히틀러(1889~1945)다. ●커쇼의 30년간 끈질긴 연구 결정체 압도적인 분량과 유장한 시간 동안 이뤄진 연구는 저자의 지적 성실함과 함께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자로서의 냉정한 학문적 태도 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덕분에 책은 나오자마자 단숨에 히틀러 연구에 관한 가장 치밀하고 균형 잡힌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당대의 고전(古典)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히틀러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도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인물이고, 동서고금을 떠나 인류사의 전범으로 만인의 지탄을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두툼한 책은 그간 히틀러에 대해 흔히 쓰이곤 했던 도덕적 호불호의 잣대를 내려놓았다. 영국 구조주의 사학자 이언 커쇼가 평생에 걸쳐 이뤄낸 노작 ‘히틀러 1, 2’(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는 이제껏 나왔던 숱한 히틀러 책들과 달리 도덕적 선악의 관점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그 대신 그가 택한 히틀러를 바라보는 창은 ‘천재적 선동술에 광기적 열정을 가진 히틀러, 그리고 정치사회적 배경 속에 만들어진 히틀러’다. 이 책은 히틀러를 집중 조명한 평전 형식이면서도 히틀러와 교감했던 그 시대와 사람들을 현미경과 망원경을 번갈아가며 들이대고 있다. 커쇼는 1권에서 평범한 출생, 위대한 예술가를 꿈꿨으나 실패로 좌절하던 청년 히틀러의 인생 역정을 먼저 보여준다. 이와 함께 ‘상병 출신’ 총리 히틀러가 어떻게 독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설명하고, 그로부터 촉발되는 나치 독일의 팽창 욕망을 분석한다. 2권에서는 유대인 절멸 정책의 배경과 그 과정에서 히틀러가 해낸 역할을 하나씩 꿰맞춰간다. 2차 세계대전을 둘러싼 독일의 이념, 경제적 욕망, 철학을 보여준 뒤 1945년 베를린 지하 벙커에서 권총으로 자살하는 최후의 모습까지 상세히 담아냈다. 저자는 히틀러가 반 유대주의 신념을 가졌음을 확인하지만 홀로코스트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지시했다고 보지 않는다. 관료제에 대한 혐오감으로 모든 관료들의 자가발전적 움직임을 무력화시켰던 ‘카리스마의 지도자’였기에 유대인 학살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것은 맞겠지만 최종 지시자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천재적 선동술·광기적 열정의 소유자” 커쇼는 이미 2000년 ‘히틀러Ⅱ-몰락’으로 최고의 역사 저작에 주는 울프슨 역사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영국왕립연구원 출판상(THE BRIT ISH ACADEMY BOOK PRIZE)’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역사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여왕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어린 히틀러 사진 등 풍성한 자료가 곁들여졌으며 참고 문헌, 주석 역시 어지간한 책 한 권 분량인 300쪽이다. 커쇼의 성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권 5만원, 2권 6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일 국민 1% 서명운동 추진”

    “한·일 국민 1% 서명운동 추진”

    “900회까지 오니까 먼저 간 사람들이 생각나. 1000회까지는 안 갔으면 좋으련만….” 6년 만의 강추위가 서울을 강타한 13일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9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모인 길원옥(82), 강일출(82) 등 4명의 할머니는 목소리를 높였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지만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수요집회를 잊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외로운 싸움을 해 온 서로를 격려하고 앞으로도 꿋꿋이 힘든 싸움을 진행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1992년 1월8일부터 진행 수요집회는 1992년 1월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만행에 대한 역사교육 시행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면서 시작됐다. 1995년 1월 발생한 일본 고베 지진 때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주 진행됐다. 900회 수요집회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40여개 단체가 참가하거나 연대해 힘을 보탰다. 일본 도쿄·후쿠오카·오사카·나고야·교토와 독일의 베를린, 프랑스 파리, 미국 워싱턴·LA·뉴욕에서도 연대집회가 열렸다. ●“국회서도 앞장서줬으면” 윤미향 상임대표는 “앞으로는 일본 정부로 하여금 관련 법을 제정해 배상하고 사과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겠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 국민의 1%인 50만명, 일본 국민의 1%인 100만명, 도합 150만명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캐나다인 안젤라(36)는 “900차 집회는 슬픈 기념일이다.”면서 “아직도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현숙씨도 “여성으로서 할머니들에게 감사한다.”면서 “할머니들 덕분에 여성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는 87명의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생존해 있다. 길 할머니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직접 찾아와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시민들 덕분으로 늙은 몸이지만 하루하루 지탱해 나가는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강 할머니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세종시수정안 발표이후] 전문가 3인 긴급좌담

    [세종시수정안 발표이후] 전문가 3인 긴급좌담

    서울신문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12일 마련했다.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산업부 류찬희 기자(부장급) 사회로 진행된 긴급 좌담에는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권용우 성신여대 교수, 하혜수 경북대 교수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수정안에 대해 박 원장은 “신성장동력의 거점을 마련한 새로운 경제모델”이라고 호평한 반면 권 교수는 “세종시 블랙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하 교수는 “자족성은 강화됐지만 수도권 분산 기능이 빠졌다.”고 장단점을 열거했다. [세종시수정안 총평]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총평은. 박 원장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치열한 경쟁의 우위를 점하려면 신성장동력의 거점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기업·교육·과학·녹색·글로벌 등 다섯 가지가 융합된 적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나온 방안이라고 본다. 새로운 경제모델과 지방의 교두보를 만들었다고 본다. 권 교수 균형화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내려가기로 했던 산하기관들은 내려갈 명분을 잃었고 혁신도시들은 자연스럽게 분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종시 쏠림 현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 깨졌다고 본다. 선거 등에서 무려 17번이나 약속했고 24%가 이미 공사가 집행됐으며 주민들은 이사했다. 이를 철석같이 믿고 충청주민들은 투표까지 했다. 수년간 해온 작업을 4개월 만에 뒤집었는데 교육·과학 경제도시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하 교수 수정안은 ‘+알파’인 자족기능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고, 실제 도시의 자족성과 자립성은 강화됐다. 하지만 핵심이 빠졌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 당시의 목적인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에 있는 것을 분산시켜 국가균형의 거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는데 행정 시스템이 빠졌다. [행정기관 이전 백지화] →행정기관(부처) 이전 백지화에 관한 의견은. 하 교수 행정부처가 분할될 경우 행정비용이 초래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충청주민들의 박탈감이 클 것이다. 거점 분할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수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권 교수 청와대, 국회와 9부2처2청이 함께 있으면 효율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대전으로 간다고 하니 3차 산업이 따라서 간 전례도 있다. 대통령, 사법부, 국회가 모두 가면 되겠지만 그건 또 반대하지 않느냐. 2005년 2월 7개의 부처를 분할하자고 했던 사람들이 한나라당 사람들인데 지금 분할 불가론을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박 원장 백지화를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국가간 치열한 경쟁에서는 행정관리가 신속성을 띠어야 하고 행정관리가 부실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경제 위기, 서해교전, 신종플루 등 위기가 언제 닥칠지 모른다. 국가가 신속하게 대응체계를 갖추고 국가 전체 행정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유일하게 행정기관이 베를린(9개 부처), 본(6개 부처)으로 분산된 독일도 주요 핵심기능이 모두 베를린으로 통합됐다. 행정기관이 본을 떠난 뒤 도이치텔레콤 등 기업들이 들어가 일자리가 2만 5000명에서 5만명으로 늘었다. 공기업 등 산하기관들은 집행기관이고 기업들과 연관된 부분이 많지만 중앙행정부처는 연계성이 낮다. 과기벨트는 클러스터다. 행정기관도 클러스터가 되려면 모여 있어야 한다. ‘선(先) 클러스터, 후(後) 벨트’인데 정부부처 분산은 역으로 가는 것이다. →수도권 과밀해소, 균형발전 측면에서 충청 주민들을 이해시킬 만한 대안인가. 박 원장 지방에 일자리와 돈, 인력이 모이는 게 실질적 균형발전 아니겠느냐. 기업 유치를 통한 생산효과, 일자리,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등이 마련됐다고 본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행정분할 비용은 3조~5조원이 발생한다. 작은 실리를 버리고 백년대계의 큰 실리를 창출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하 교수 전 세계적으로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우리나라만큼 높은 곳이 없다. 2007년 48.9%, 2020년 52.3%이고 이 속도라면 2030년에는 54%에 육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없다. 환경론자들도 백년대계를 보면 절대 개발하지 말자고 한다. 시각차이일 뿐이다. 당장 정권을 잡은 대통령, 정부에서 백년 후를 내다보자며 지금 신뢰를 작은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권 교수 수도권 과밀비용이 무려 23조 5000억원이다. 2020년에는 차를 타면 서울에서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혁신·기업도시에서 주장하는 ‘세종시 블랙홀’(쏠림현상) 우려에 대해서는. 권 교수 블랙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수정안은 기업들에 땅을 헐값으로 주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혁신도시로 가겠는가. 동일한 조건이면 울산, 진주로 갈 필요 없이 세종시로 가려고 할 것이다. 자족용지를 20.7%로 늘렸다고 하는데 녹지 등이 남아 있어 나중에 더 늘려 기업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박 원장 수정안은 혁신·기업도시에 내정돼 있는 업체를 세종시로 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3년간 법인세·소득세를 100% 면제해 주고 2년간 50% 면제해 주는 건 혁신도시도 똑같다. 남은 땅도 없다. 쏠림현상은 국내 경제를 얕보고 하는 소리다. 블랙홀 현상이 아니라 반대로 세종시의 모델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로 벤치마킹돼 확산될 가능성이 많다. 혁신도시는 산업별 특화모델이기 때문에 서로 소모적 경쟁이 아닌 창의성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하 교수 다른 혁신도시로 갈 도시들이 세종시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자족기능과 실현가능성은] →교육 등 자족기능은 만족스러운가. 실현 가능성은 있나. 권 교수 수정안은 모든 게 새롭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행복도시 마스터플랜에 다 담겨진 내용이다. 이미 고려대, KAIST는 원안에도 들어가 있었다. 당시 고려대 서창캠퍼스가 온다고 해서 해당 지역이 난리가 났었고, KAIST는 이를 우려해 새로운 분야를 넣기로 했다. 교육·과학 비즈니스를 자족기능으로 전제하지 않는 계획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수정안대로라면 완전고용 기준으로 4인 가족이 돼야 50만명이 되는 것인데 현실성이 있나. 또 첨단 녹색산업이란 사람이 몇명 필요 없고 대도시에서 출퇴근할 가능성이 있다. 박 원장 원안은 자족용지가 6.7%밖에 안 되고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최대 17만명밖에 인구 창출효과를 낼 수 없다. 아주 부실한 자족 기능이었다. 수정안에서는 자족용지를 20.7%로 늘리니 25만명의 거점고용(기업 등이 고용하는 인원)과 유발고용(의료, 교육 등 거점고용을 뒷받침하는 인원)까지 50만명의 도시가 된다. 특히 자녀교육에 특별히 신경썼다. 특목고, 자사고는 물론 공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 교수 자족기능이 강화된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교육 자치를 할 수 있는 지위가 아울러 구비되지 않으면 계획만 있지 집행단계에서 안 될 수 있다. 충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국회의원들의 의지도 없다. 게다가 다른 도시도 교육특례를 달라고 하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C, K 형태의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정말 효과 있을까. 박 원장 전 국토의 공동발전 체제를 구축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오송, 오창, 대덕이 들어간다. 전주·광주·대구·부산·울산 등 기존 산업과학시도 같이 공동발전하는 것이다. 벨트 효과는 확산될 것이다. 권 교수 ‘+알파’가 구체화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향후 법개정 향방은] →법 개정이 남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할까. 박 원장 세계는 2020년까지 요동칠 것이다. 세종시는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백년대계를 보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가야 한다. 일부만 보는 게 아니라 여야 국민 전체적으로 함께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교육·과학 등의 세종시 접목 모델을 달리 봐야 한다. 권 교수 도시는 15~3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수많은 공청회·토론회와 전문가 의견, 대통령이 나서서 토론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하 교수 기본적으로 정치라는 게 함께 풀어내야 하는데 공유, 공감 없이 정치권에서는 너무 자기 쪽에서만 해석을 하려고 한다. 그러니 접점이 없다. 상대 입장에서 들여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 다수의 뜻을 인위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무게중심을 ‘다수의 이익’에 두는 게 공익 마인드다. 정리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韓영화,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러시

    韓영화,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러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진출 붐이 거세다.부산영화제에서 뉴커런츠 상을 받은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를 비롯한 한국영화 4편이 오는 2월 11일 열리는 ‘제 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 plus 부문으로 이창동 감독이 제작을 맡은 한불합작 영화 ‘여행자’, 파노라마 부문으로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 포럼부문으로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와 류형기 감독의 ‘너와 나의 21세기’가 나란히 초대된 것.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유럽 전역의 일반관객의 참여가 가장 활발한 영화제다.특히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주연의 ‘여배우들’은 올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한국영화로는 가장 일찍 초청 됐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역동적인 한국 영화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여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만나는 진기한 영화적 경험, 그리고 국적을 막론하고 ‘여배우’라는 존재들에 대해 갖게 되는 호기심의 일단을 본인들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게 한 독특한 영화적 스타일 때문”이라며 한국영화 중 가장 일찍 초청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민성욱 정지연 주연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는 활동적인 삶에 진입하길 주저하는 젊은 시인의 방황을 다룬 영화다. 부산영화제에서 첫 상영 직후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영화제 초청 의사를 전해 들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의 유일한 극영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을 받았다.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한불합작영화 ‘여행자’는 부모와 갑작스럽게 헤어진 소녀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 영화다. 김새론 박도연 고아성 주연으로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10월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아시아영화상, 11월 제3회 아시아태평양영화상 최우수어린이영화상, 12월 제40회 인도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한수연 이환 주연의 ‘너와 나의 21세기’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류형기 감독은 “지금의 20대가 이전 세대와 다른 것은 무엇인지, 그 밑바닥에는 언제나 경제적인 문제가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피해 갈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게 되었다”며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사진 = PIFF,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10 문화 5대 관전포인트 (4)제2의 백남준은?]강익중 정연두… 백남준 맥 이을까

    [2010 문화 5대 관전포인트 (4)제2의 백남준은?]강익중 정연두… 백남준 맥 이을까

    요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시 중인 ‘프랙털 거북선’은 한국이 백남준을 어떻게 보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인이지만 주로 유럽과 뉴욕에서 활동했던 백남준에 대해 한국인들은 진실로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그가 독자적으로 쌓은 철학과 명성을 국가주의적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유리로 만든 가건물 안에 설치된 ‘프랙털 거북선’은 작품으로서 온당히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미술 작품 설치의 기본인 항온과 항습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스러울뿐더러, 초기에는 결로 현상 때문에 유리 벽에 맺힌 물을 닦아내야만 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게다가 설치된 장소조차 이순신 장군 동상과 어울리지 않고 “억지로 유리 진열장을 만들어 놓아 전망을 가릴 뿐”이란 게 미술계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백남준·강익중 2인전 열기도 현재 한국 미술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제2의 백남준’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영철 ‘백남준 아트센터’ 초대관장은 “지금 활동하는 작가 가운데 제2의 백남준은 없다. 시대가 만들어내지 못한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백남준은 50살까지 그림을 하나도 못 팔았고, 젊었을 때 그림 파는 걸 신경 쓰지도 않았다.”면서 미술계에 만연한 상업주의를 질타했다. 흔히 ‘제2의 백남준’을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작가는 강익중(50)이다. 그의 3인치 캔버스 작품 모음인 ‘삼라만상’이 현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대표하는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과 함께 전시 중이다. 15년 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도 백남준과 강익중의 2인전이 열렸고, 당시 백남준은 강익중의 작품이 더 돋보이게 전시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이영철 관장은 “백남준과 강익중은 예술적으로 고민하는 내용이 같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연두 올 전세계 전시회 계획 정연두(41)는 뉴욕현대미술관(Mo MA)에 백남준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작품이 소장된 주인공이다. 작가는 ‘제2의 백남준’이란 수식어에 대해 “너무 설익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아트뿐 아니라 사진, 설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인 정연두는 올해도 전 세계에서 전시회를 계획 중이다. 파리 에마뉘엘 페로틴 화랑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고, 네덜란드의 국제미술전 KAAP에서 신작 ‘아버지의 초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에르메스 후원으로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제2의 백남준’이라 판단하기는 섣부를지 몰라도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알리는 작가임은 분명하다. 세오(한국이름 서수경·33)는 독일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제2의 백남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5년 베를린에서 백남준을 만난 적이 있다는 세오는 서양화를 그리지만 한지 등을 이용해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낸 작품세계를 백남준이 긍정적으로 바라봐 줬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과 예술적 세계에 있어 연속성을 갖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작가는 현재로선 없는 셈이다. 그의 유산을 이해하고 계승하며, 백남준을 넘어선 작가가 등장하는 것은 한국 미술의 요원한 숙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명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명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명훈(53)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의 2010년은 ‘도전의 해’다. 지금껏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개척, 음악 인생의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고 스스로 포부를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향, 유럽에서 유료 공연 개인적으로 2010년은 그에게 더욱 뜻깊다. 데뷔 50주년을 맞는 까닭이다. 1960년 서울 시공관(현 서울시의회)에서 고(故) 김생려 선생의 지휘와 서울시향의 협연으로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 D장조 3악장을 당차게 연주했던 7살 피아니스트가 바로 오늘날의 그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이기도 한 그가 올해 개척할 목표는 두 가지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서울시향과 성공적인 공연을 펼치는 것이 첫 번째다. 5월29일부터 6월10일까지 이탈리아, 독일, 체코, 러시아 등의 연주 일정이 잡혀있다. 연주곡은 드뷔시의 ‘바다’와 라벨의 ‘라 발스’ 등이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유럽 투어는 대부분 문화교류 행사에 따른 무료 공연이었지만 올해는 현지 공연단체의 초청에 따른 유료 공연”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두 번째는 국내에서의 ‘말러교향곡 전곡 연주’ 도전이다.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999년부터 2003년에 걸쳐 전곡 연주에 도전한 이래 국내에서 두 번째다. 말러교향곡은 그 규모나 깊이 면에서 상당한 경지를 요구하는 곡으로 정평나 있다. 예컨대 8번 교향곡은 1000명의 연주자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이름도 ‘천인’이다. ‘말러 모험’은 내년까지 계속된다. 올해는 일단 10개 교향곡 가운데 4곡(2번, 10번, 1번, 3번 순)을 먼저 선보인다. 정 감독은 “말러교향곡은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서울시향 단원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며 “잘해낼 자신이 없었다면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말러 전곡 도전… 관객들도 예습 필요 정명훈의 말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예습이 필요하다. 국내 최대 클래식 애호가 사이트인 ‘고클래식’(www.goclassic.co.kr) 회원들이 최고의 평점을 부여한 말러교향곡 1, 2, 3, 10번을 소개한다. 1번: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89년 녹음,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말러교향곡 음반으로 인정받는 실황 녹음이다. 탄탄한 구성력이 장점. 아바도를 최고의 말러 해석가 반열에 올려 놓은 음반이기도 하다. 2번:주빈 메타 지휘/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75년 녹음, 데카 발매) 사실 메타는 말러 연주자로 명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이 음반 만큼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음색과 강렬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명반이란 평가다. 3번:레너드 번스타인 지휘/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87년 녹음,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번스타인은 아바도와 더불어 최고의 말러 해석가로 통한다. ‘우주 같다’는 음악계의 평처럼 광범위하고 압도적인 것이 특징이다. 10번:리카르도 샤이 지휘/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1986년 녹음, 데카 발매) 숨이 넘어갈 듯한 열정이 살아 숨쉬는 음반이다.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대표 음반으로 꼽힌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세종시 민관합동위 수정안 마련] 민관위원들 회의시간 넘기며 끝까지 공방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세종시 발전방안을 도출하라.’는 특명을 받고 출범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수정안이 완성된 8일로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23명의 민관위원들은 이날 8차 회의에서 수정안의 막판 조율을 위해 정해진 회의 시간을 넘겨 점심시간까지 토론을 이어가는 등 마지막까지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모두(冒頭) 발언을 통해 “세종시의 바람직한 발전상은 교육과학이 어우러진 경제과학도시”라면서 “오늘 세종시 발전방안 초안이 보고되는데 가급적 통일된 의견을 도출해 주길 기대한다.”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완강한 원안 고수론자들의 주장은 끝내 꺾이지 않았다. ● 충청권위원 2명만 원안 당위성 주장 민관위 내 원안 고수론자는 강용식(전 행복도시자문위원장) 한밭대 명예총장과 김광석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연기군지역협회장 등 2명이다. 김 회장은 “21명(세종시 수정안 찬성)과 2명으로 나뉘어진 위원회에서 대세가 세종시 수정이다 보니 아무리 설명을 해도 너무 힘들었다.”고 그간의 힘들었던 심정을 토로했다. 회의가 처음 열린 날부터 지금까지 9부2처2청의 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원안의 당위성을 줄곧 주장한 강 총장은 세종시 수정안 최종안을 보고받은 이날 아예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2004년 옛 재정경제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파급효과’에 따르면 생산성이 178조원에 이르는 등 정권별로 보는 관점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서 “세종시는 원안대로 모든 기관들이 지방으로 과감히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민관합동위는 기존 세종시 계획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기업·연구기관·대학 등 부문별 투자 유치 상황을 점검, 토론했다. 여기에는 국토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 결과들도 속속 보고됐다. 특히 최대 쟁점인 중앙행정기관 분산과 관련, 연간 3조원의 행정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위원회는 얼굴을 붉힐 정도의 치열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 유사사례 독일 베를린 등 탐방 급기야 지난 연말 성탄절이 낀 주중에 위원들은 중앙행정기관 이전 유사사례인 독일의 문제점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베를린·본·다름슈타트로 떠났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의 필요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세종시 인근의 대덕연구단지를 시찰했다. 민관위원회는 11일 오전 10시 정 총리의 수정안 발표에 앞서 마지막으로 모여 형식적인 회의를 가진 뒤 활동을 마감한다. 해단식 없이 조용히 흩어진다. 헌법재판소 결정처럼 원안 고수론자 2명의 소수 의견도 실어주되 다수 의견을 최종안으로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와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이라는 수정안 컨셉트는 민관위 회의 초반에 확정됐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美 CES 2010 현장]삼성·LG 3DTV ‘가전한류’ 돌풍

    [美 CES 2010 현장]삼성·LG 3DTV ‘가전한류’ 돌풍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전 한류’(韓流)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인 ‘2010 국제가전쇼(CES)’에서 3차원 입체영상(3D) TV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지구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등도 지금까지와 달리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며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의 ‘하이라이트’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3D TV. 3D TV 시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D TV 판매 목표를 200만대로 잡고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TV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3D TV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택한 전략은 3D ‘토털 솔루션’. 이번 행사장에서 LED를 필두로 액정표시화면(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3D 풀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 부스 입구에 3D LED TV 36대로 만들어진 ‘3D LED 큐브’를 전시, 관람객들로부터 감탄사를 끌어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LED TV와 LED TV 간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라면서 “현실화된 몸값으로 LED TV에 이어 3D TV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3D 시장 공략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40만대와 내년 300만대 판매량을 달성, 삼성전자에 밀렸던 LED TV를 대신해 3D TV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CES에 3D 55인치 LED LCD TV를 비롯해 72인치 3D LCD TV, 60인치 3D PDP TV 등 ‘인피니아’ 시리즈를 선보였다. 대표 제품 ‘풀 LED슬림’ TV는 테두리 폭이 8.5㎜에 불과, 올해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초고화질 TV 등도 프리미엄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LED급 TV에 주로 3D를 장착해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거의 전 기종에서 3D 기능을 갖출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외장하드·스마트폰 주목받아 다른 주목할 만한 제품들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빠른 재생시간을 자랑하는 고선명 저장매체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세계 최초로 투명 아몰레드(AMOLED)를 탑재한 MP3플레이어 ‘아이스터치’,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를 내장한 풀 HD 캠코더 등을 선보였다. 외장하드 G시리즈도 관심을 끈다. 저전력, 저소음의 친환경 제품으로 여권보다 작은 ‘G2 포터블’과 대용량 데이터 저장용 ‘G3 스테이션’으로 구분된다. G3 스테이션 용량은 최대 2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한 노트북 라인업도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통칭하는 ‘넷캐스트’ 서비스를 전면 적용한 브로드밴드 TV와 네트워크 블루레이 플레이어 모델들을 다수 선보였다. 또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윈도 모바일 6.5를 탑재한 ‘엑스포(LG GW820)’와 안드로이드 폰 등 올해의 전략 기종들을 선보였다. 외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이파(IFA 2009)에서 3D TV를 대거 출품한 소니는 소니픽처스 등 계열사를 통해 3D 콘텐츠 생산부터 게임, TV, 블루레이 플레이어까지 3D 관련 전 분야에서 구축한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도시바는 내장된 CPU로 2D 영상을 3D로 자동 변환해 주는 ‘셀TV’를 선보였다. 이밖에 샤프와 필립스, 파나소닉 등도 올해의 신제품을 내놨다. ●이재용 활발한 공개활동 개시 한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번 CES에서 이례적으로 공개 행보를 계속했다. 이 부사장은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에서 방문한 바이어들에게 3D LED TV 등 올해의 전략 제품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부사장은 이날 로버트 아이그너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을 만났다. 또 이날 삼성 부스를 찾은 LG전자 남용 부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백우현 사장 등 LG 임원진들을 직접 안내하고, 8일쯤 LG전자 부스를 ‘답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사장은 “COO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 띤 얼굴로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님이 시키는 것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최 사장은 “이재용 부사장이 보직을 맡은 만큼 외부와 교류하고 소통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 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무게를 실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로얄 콘세르트헤보’ 공연 논란

    올해 클래식 음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네덜란드의 ‘로얄 콘세르트헤보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1월12~13일)이다. 콘세르트헤보는 2008년 영국의 클래식 잡지 ‘그라모폰’ 투표에서 베를린필하모닉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오케스트라’로 꼽혀 파란을 일으켰던 그 오케스트라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 거센 항의 하지만 정작 14년 만의 내한공연을 기획한 금호아시아나재단은 일부 클래식 애호가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콘세르트헤보가 한국 공연 직전, 일본에서 대표작인 ‘말러 교항곡’을 연주하는 데 반해 한국 공연에서는 이를 뺐기 때문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김모(29)씨는 “콘세르트헤보는 말러에 관한한 최고로 꼽히는 오케스트라인데 이를 연주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콘세르트헤보는 말러 교향곡 대신 브람스 교향곡 4번을 한국공연 레퍼토리로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고질적인 ‘곁다리 논란’과 연결짓는다. 한국 공연을 일본 공연의 곁다리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아직도 세계 공연계에 자리한다는 주장이다. 서구의 클래식 음악계는 시장이 큰 일본에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아시아 투어를 하는 명문 오케스트라나 연주자들의 초점은 으레 일본에 맞춰졌고, 한국 공연은 이왕 일본까지 온 김에 끼워넣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옛날 얘기”라는 반론도 없지 않다. 과거에는 그런 사례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한국의 열정적이고 수준 높은 관객 문화가 서구에 이미 충분히 알려져 ‘곁다리 기획’을 찾아볼 수 없다는 반박이다. 실제, 살아있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예프게니 키신은 한국 공연을 우선 순위에 넣는다. ●금호재단 “협주곡 좋아하는 한국관객 위한 배려” 정동혁 예술의전당 음악부장은 “일본 시장이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서구에서도 한국 관객의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 공연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며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열등의식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통해 클래식을 받아들인 만큼 은연중에 열등의식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호재단 측은 “콘세르트헤보가 말러 대신 브람스를 선택한 것은 한국 관객들의 취향을 최대한 존중한 결과”라며 “협주곡을 유난히 좋아하는 한국 관객들을 배려해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과의 협연을 잡았고, 그러다보니 연주시간이 워낙 길어 다른 곡 추가가 어려운 말러 대신 (40분가량인) 브람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배두나 ‘공기인형’ 로테르담 영화제 초청

    배두나 ‘공기인형’ 로테르담 영화제 초청

    배두나가 출연한 일본 영화 ‘공기인형’이 로테르담 영화제에 초청됐다.최근 이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공기 인형’은 자크 오디아드 감독의 ‘예언자’ 등과 함께 공식 경쟁 부문인 ‘스펙트럼’ 섹션에 초청됐다.네덜란드 로테르담 영화제는 새로운 감독과 작품들을 세계 영화계에 소개하는 한편 필름시장 역할도 하는 세계 굴지의 비경쟁영화제로, 베를린의 아성을 위협하는 겨울 유럽권 최대의 영화 행사다.배두나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사람이 되어가는 인형의 이야기를 다뤘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박찬옥 감독의 ‘파주’가 개막작으로 초청됐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중구 만리동에 손기정기념관 만든다

    일제 강점기 때 억눌린 민족혼을 일깨웠던 ‘마라톤 영웅’ 고(故) 손기정 선생의 기념관이 서울 중구에 세워진다. 중구는 2012년까지 만리동 손기정체육공원안에 손기정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300억원이 투입되는 기념관은 연면적 8800㎡에 지하 3층, 지상 3층으로 지어진다. 기념관에는 기념물 전시실과 자료 보관실, 다목적 강당, 체육관, 헬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때 획득한 월계관과 금메달, 우승상장 등 각종 기념품을 이곳에 전시하기 위해 손기정기념재단, 육영재단과 협의 중이다. 구는 기념관 건립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기념관 설계비 등 2억원을 지원받았다. 또 연구 용역비로 구비 5000만원을 마련했다. 공사비 일부로 국비 10억원을 요청한 상태다. 구는 5월까지 타당성 조사와 공원조성 계획 변경에 대한 용역을 끝내고 보조금이 확보되면 9월 설계용역을 준 뒤 내년 1월 착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념관 완공까지는 막대한 건립비가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는 내심 정부나 시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손 선생이 출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2012년까지 기념관을 완공해 생애와 뜻을 기리고 중구의 이미지를 높이겠다.”며 “기념품과 자료를 기념관에 모으는 계획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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