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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슈비츠, 발견된 수술도구 ‘인체실험-불임 목적’

    아우슈비츠, 발견된 수술도구 ‘인체실험-불임 목적’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 수용소 인근 주택에서 150 개 이상의 부인과 수술도구가 발견됐다. 프랑스 통신사 AFP 등 현지 매체들은 수술도구의 발견소식과 함께 “기구들이 발견된 주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수용소로 둘러싸여 완전히 폐쇄됐던 지역이다”고 보도했다. 조사결과 이 기구들은 당시 여성 수용자들에게 ‘우월한 여성 배양’을 목적으로 잔인한 인체실험을 행했던 외과의사 카를 클라우베르크의 것으로 드러났다. 클라우베르크가 열성인자로 구분된 여성들을 ‘불임’ 시킨다는 목적으로 진행한 실험은 30cm가량의 쇠막대로 여성의 둔부와 생식기를 휘젓는 것이었다. 수백여 명의 여성 수용자들은 실험에 동원돼 고통 받았고 살균, 검열을 목적으로 실험되다가 사망했다. 그는 1945년 1월 옛소련의 ‘붉은 군대’ 나치를 몰아내자 독일 베를린 근처의 라벤스브뤽 여성 수용소로 자리를 옮겨 실험을 계속했다. 그러던 6월 소련인들에게 체포돼 25년형을 받은 그는 1955년 서독으로 보내졌다. 이곳에서 수용소 생존자들에 의해 또 다시 기소됐다. 그로부터 2년 뒤 1957년 숨졌다.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처음에는 폴란드 정치사범을 수용하기 위해 세워졌지만, 유럽 유대인을 집단학살하는 장소가 됐다. 사진 = AFP 통신 온라인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려원, 볼살 오른 최근모습…"살쪘다 vs 지방주입?"▶ 송혜교, 가을패션 화보공개…공주느낌 폴폴▶ 9월의 신부 이유리, 웨딩화보 공개…고혹미 물씬 ▶ ‘이기적 몸매’ 유인영 뱃살 굴욕?…타이트한 옷 때문▶ 송지효, 건강미 넘치는 피부+몸매 시선고정
  • 남자육상 800m 13년만에 세계新

    케냐의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2)가 남자 육상 800m 세계기록을 13년 만에 갈아치웠다. 루디샤는 23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끝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월드 챌린지대회 800m 결승에서 1분41초09를 찍고 우승했다. 1997년 8월 케냐 출신 윌슨 킵케터(38·덴마크)가 세운 1분41초11을 0.02초 앞당긴 신기록. 400m 트랙을 두 바퀴 도는 800m는 지구력과 스피드를 함께 갖춰야 하는 데다 자리를 놓고 치열한 몸싸움까지 벌어져 ‘전쟁터’로 불리는 종목이다. 순위 싸움이 중요해 세계기록은 오랜 기간 정체해 있었다. 루디샤는 지난 6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 800m 결승에서는 1분42초04로 종전 대회기록(1분42초33)을 31년 만에 앞당기며 정상을 밟았다. 지난달에는 1분41초51로 아프리카 대륙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루디샤는 “뜻을 이뤄 기쁘다. 더 빨리 뛸 수 있다.”며 포효했다. 한편 여자 800m에서는 성 정체성 논란을 딛고 트랙에 돌아온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가 1분59초90의 좋은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3D제작 계획없다” 수작업 원칙 고수

    “3D제작 계획없다” 수작업 원칙 고수

    “3차원(3D) 시대에도 지브리의 수작업 원칙은 계속될 겁니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앞으로 3D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픽사’나 ‘드림웍스’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지브리는 일반(2D) 셀 애니메이션(수작업으로 그린 원화를 연속 촬영해 만든 애니메이션)만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일본 도쿄 스튜디오지브리에서 열린 지브리의 신작 애니메이션 ‘마루밑 아리에티’(새달 9일 국내 개봉)의 기자간담회에서는 본격적인 3D시대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지브리만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지브리 사장을 지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지브리 역사를 만든 스즈키 도시오 PD의 대답은 단호했다. “우리는 3D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인간이 수작업으로 해나가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죠. 물론 3D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재밌어도 언젠가는 싫증나지 않을까요. 관객들도 인간이 직접 손으로 그렸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낀다고 생각해요.” “예전 것을 지킨다는 것이 지브리의 세일즈 포인트”라고 강조하는 스즈키 PD는 “수작업 원칙은 미야자키 감독이 완강하게 고수해 나가고 싶어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을 비롯해 마녀 배달부 키키’(1989), ‘원령공주’(1997) 등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명가로 등극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브리는 지금까지 어린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고 대충대충 만들지 않았듯이 저희도 충분한 기간과 많은 예산을 투자해 표현력이 풍부한 작품을 만듭니다. 그것이 관객들이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찾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간담회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차세대 연출가로 기대를 모으는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도 함께했다. 그는 10㎝ 소녀 아리에티와 인간 소년의 교감을 그린 ‘마루 밑 아리에티’로 일본에서 600여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렀다. 자신이 지브리의 후계자라고 불리는 데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지브리의 정신은 ‘자연’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고 자연의 생생함 속에서 캐릭터의 활발함과 사람들의 관계를 진실하게 다루려고 노력합니다.” 도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국민연금, 1조규모 美석유파이프라인 인수전 뛰어들어

    국민연금이 미국의 대규모 석유 파이프라인 인수에 뛰어들었다. 1조원대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성공할 경우 3조 5000억원 수준인 국민연금의 해외부동산 보유 규모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미국의 에너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석유 수송 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한 입찰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입찰 대상인 파이프라인은 휴스턴과 텍사스, 뉴욕 등을 연결하는 8900㎞ 규모로 인수금액은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입찰은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지나치게 유럽 위주로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추진됐다. 국민연금이 미국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프랑스 파리 근교의 대형 쇼핑몰 오 파리노를 사들였고, 지난해 영국 런던 HSBC 본사 빌딩(1조 5000억원)과 독일 베를린 소니센터(8500억원) 등을 매입한 바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베니스의 ‘무적자’, 스페인의 ‘악마’…“9월 韓영화, 세계로”

    베니스의 ‘무적자’, 스페인의 ‘악마’…“9월 韓영화, 세계로”

    오는 9월 개막을 앞둔 세계 유수 영화제에 한국영화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칸 국제영화제에서 ‘시’와 ‘하녀’, ‘하하하’가 주목받았고,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배우들’, ‘여행자’ 등이 세계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내달 개막을 앞둔 베니스·토론토·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도 다양한 한국 영화들과 배우들이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 9월1일, 베니스의 ‘무적자’들 내달 1일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제6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베니스에는 주진모, 송승헌 등이 주연한 ‘무적자’(감독 송해성)와 이선균, 정유미의 ‘옥희의 영화’(감독 홍상수) 등이 공식 초청받았다. 주진모·송승헌·김강우·조한선이 주연한 영화 ‘무적자’는 오우삼 감독은 대표작 ‘영웅본색’의 세계 최초 리메이크작이자 오우삼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인연으로 베니스를 찾는다. 이번 초청은 오우삼 감독이 베니스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Golden Lion for Lifetime Achievement)을 수상하게 된 계기로 이뤄졌다. 영화제 기간 중인 9월 2일에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될 전망이다. 홍상수 감독의 11번째 영화 ‘옥희의 영화’는 오리종티 섹션 폐막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마지막 날인 11일 상영된다. 영화 ‘하하하’로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의 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은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베니스 영화제에 첫 진출하는 기쁨과 함께 오리종티 섹션 폐막작에도 선정되는 영예까지 누리게 됐다. 또한 배우 정우성은 첫 해외 진출작이자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검우강호’와 함께 베니스의 레드카펫에 설 계획이다. 정우성과 세계적인 여배우 양자경이 호흡을 맞춘 ‘검우강호’는 ‘무적자’와 마찬가지로 오우삼 감독의 평생공로상 수상을 계기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결정했다. ◆ 9월9일, 토론토의 가을, ‘만추’ 내달 9일부터 19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제35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는 현빈과 탕웨이(湯唯) 주연의 ‘만추’(감독 김태용), 전도연과 이정재의 ‘하녀’(감독 임상수), 이병헌과 최민식의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 등이 진출한다. 현빈과 영화 ‘색,계’의 탕웨이가 호흡을 맞춘 ‘만추’는 고(故)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원작의 리메이크로 화제를 모았다. ‘만추’는 토론토영화제의 ‘컨템포러리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지난 5월 칸 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하녀’는 토론토영화제의 부름을 받아 갈라(Galas) 부문에서 북미 지역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또 국내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부분 편집이 불가피했던 ‘악마를 보았다’는 토론토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Special Presentations) 부문에서 원본 그대로 상영된다. ◆ 9월17일, 산세바스티안에서 ‘악마를 보았다’ 내달 17일부터 25일까지 스페인의 도노스티아 산세바스티안에서는 제5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가 진행된다. 세계제작자연맹(FIAPF)이 공인한 스페인어권 최대 영화제인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서는 토론토에 이어 ‘악마를 보았다’가 또 한 번 초청되는 기염을 토했다. 산세바스티안영화제와 처음 인연을 맺는 김지운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 최민식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조개상(Gold Shell)과 최우수감독상·최우수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은조개상 (Silver Shell), 심사위원상인 촬영상과 각본상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지난 2003년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진 =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윤은혜, 베이비복스 불화설 해명눈물 ‘뚝뚝’▶ ’만삭’ 고소영, 남편 장동건과 나들이 ‘단독포착’▶ ’사랑에 빠진’ 서우, 란제리 화보공개…’큐티 글래머’▶ 휘성, 직설적 작사 ‘결혼까지 생각했어’…주인공 누구?▶ 김소향, 임혁필-김지혜 이어 공개 양악수술
  • 전선·빨래 건조대·거울…주변 사물이 삶의 메시지

    전선·빨래 건조대·거울…주변 사물이 삶의 메시지

    세계가 인정하는 설치미술가이지만 정작 한국에선 낯선 이름, 양혜규(39).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그의 작품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1996년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 이래 그가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 것은 2006년 딱 한 번이다. 그마저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전문 전시공간이 아닌 인천의 한 폐가(廢家)에서 였다. 4년 사이 작가의 국제적 명성은 껑충 뛰어올랐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지난 6월 ‘살림’을 구입한 것을 비롯해 해외 미술관 10여곳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대체 어떤 작가, 작품이기에. ●해외미술관 10여곳이 작품 소장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3층에서 열리고 있는 양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 ‘셋을 위한 목소리’는 이런 의문을 풀 수 있는 기회다.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인 ‘쌍과 반쪽-이름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2009), ‘그밖에서’(2006) 등 2000년 이후 제작된 주요 작품과 ‘서울 근성’ ‘소금기 도는 노을’ 등 신작 10점을 만날 수 있다. 2층 전시실 창가에 설치된 ‘소금기 도는 노을’은 1㎏들이 소금 상자 500개를 바둑판 무늬로 쌓아올린 작품이다. 독일에서 사먹는 소금 상자의 바다 그림이 예뻐서 부엌 찬장 대신 책상에 놓아두다가 작품의 오브제로 활용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서울 근성’은 일상적 사물을 전선, 전구와 함께 의류 행거와 빨래 건조대에 설치하는 작가 특유의 광원(光源)조각 6점으로 구성된 시리즈다. 3층 전시실은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블라인드와 조명기기, 거울, 향 분사기 등을 활용한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셋을 위한 그림자 없는 목소리’(2008)가 독차지하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등 공감각적인 경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공간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물을 재료로 활용하지만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관념적이고, 어렵다는 평에 대해 양 작가는 “관객이 느끼는 것이 바로 작품의 메시지”라며 개의치 않았다. ●“관념적이라고? 관객이 느끼는 것이 핵심”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연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여성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있다. 그는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작업을 꿋꿋이 해낸 뒤라스에게서 공감대를 느꼈다.”고 말했다. 뒤라스를 위해 연극과 영화제가 함께 진행된다. 그가 직접 연출한 모노드라마 ‘죽음에 이르는 병’이 9월11~12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리고, 9월13~19일 씨네코드 선재에선 뒤라스 영화제가 마련된다. 전시의 개념을 연극, 영화로까지 확장시킨 총체적 예술프로젝트인 셈이다. 전시는 10월24일까지. (02)733-894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새달 3일 베를린 가전전시회 IFA ‘3DTV 大戰’

    새달 3일 베를린 가전전시회 IFA ‘3DTV 大戰’

    다음달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10’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국내외 가전업체들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종목은 요즘 ‘가전의 꽃’이라는 3D TV. 참가업체들은 ‘프리미엄’과 ‘인터넷’이라는 두 트렌드로 유럽시장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올해 50회를 맞는 IFA는 연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가전전시회(CES)와 함께 세계 양대 가전제품 전시회로 평가받는다. CES에서는 그해 출시되는 신제품이 주로 선보인다면 IFA는 한해를 마무리하며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는 의미를 갖는다. 더구나 유럽은 국내 가전업체들에게 가장 큰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중 유럽시장 비중은 26%로 미주(24%)보다 높다. LG전자 역시 평판 TV 글로벌 매출의 30%는 유럽에서 나온다.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대를 통한 이익률 극대화를 위해 이번 IFA에서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출품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 TV 제품군은 국내 업체들이 주도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시장에 공개한 세계 최대 65인치 초고화질(풀HD) 3차원(3D) 입체영상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전시회에 내놓는다. 이 제품은 이달에 1000만원대의 초고가로 미국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고, 다음달에 한국에 이어 유럽시장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3D 토털 솔루션과 TV 겸용 LED 모니터, 초소형·초경량 LED 피코 프로젝터, USB로 바로 연결되는 카메라 등 다양한 영상 신제품을 선보인다. LG전자도 LED 소자를 화면 뒷면 전체에 촘촘히 배치한 직하 방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7㎜대 두께의 풀 LED 3D TV를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다. 이 제품은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크기는 47·55인치다. 또한 LG전자는 직하 방식 제품 중 가장 큰 72인치 3D LED TV도 이번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이르면 10월 국내 시장에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출시된다. 또한 31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도 유럽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넷과 연동되는 ‘스마트 TV’ 역시 이번 IFA의 큰 물줄기다. 소니는 스마트 TV인 ‘구글 TV’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IFA에서는 LED TV를, 올해 CES에서는 3D TV를 선보였던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스마트 TV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스마트 TV는 훌루와 러브필름 등 유럽 업체들이 공급하는 지역 특화형 콘텐츠를 함께 공개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통일세보다 더 급한 것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일세보다 더 급한 것들/함혜리 논설위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토~옹일…” 초등학교 시절 참 많이도 불렀던 노래다. 노래 때문인지 어렸을 땐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 것을 자주 상상했다. 마치 텔레비전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듯 남북으로 갈라졌던 우리나라가 어느날 갑자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철없는 생각이었지만 그때는 통일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들 그랬을 것이다. 남북 분단 65년. 불행하게도 한국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열기는 사그라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경향은 점점 더 농후해지고 있다. 심지어 꼭 통일을 해야 하느냐는 반통일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다. 체제의 이질성과 더욱 벌어지는 남북 간 격차, 세대 간 인식차, 퍼주기식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반감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결과다. 더구나 핵문제와 천안함 사태 등으로 안보 불안은 고조되고 남북 관계는 어느 때보다 경색돼 있다. 이런 마당에 통일이라는 단어가 우리 현실 속으로 돌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거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를 준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통일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이 들지만 어차피 들어가야 할 것이라면 이에 대비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하지만 상세한 설명 없이 거두절미하고 통일세를 들고 나온 것은 큰 실책이었다. 통일세 제안에 대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첫줄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일세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다. 막연한 미래상황을 상정해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이 과연 조세법정주의에 맞는지, 통일세 신설이 가져올 국민경제적 부담은 고려했는지, 그에 따른 조세저항을 해결할 대책은 세웠는지 알 수 없다. 통일세 제안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측의 반응은 이러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 대통령의 통일세 구상이 ‘전면적인 체제대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의욕적으로 펼친 통일세 제안은 결국 새로운 소모적 논란을 낳고 꼬인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만든 ‘말 폭탄’이 된 셈이다. 통일세 신설은 나중 문제다. 이보다 중요하고 급한 것이 너무나 많은데 왜 하필 문제가 많은 통일세를 화두로 던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평화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통일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진하는 게 우선이다. 통일 정책, 통일비용 문제, 통일 교육, 통일 외교, 통일 후 북한 개발을 위한 각 분야의 인적자원 양성 방안 등을 담아 정부차원의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남북한은 분단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철저하게 다른 체제를 취했다.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격차와 사회문화적 이질성이 생겼다. 이런 격차를 가능한 한 줄이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통일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남북 간 격차가 커질수록 통일비용은 늘어간다. 통일비용의 산출은 기준근거에 따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얼마전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80% 정도 소득을 얻게 되는 데 2조~5조달러, 한화로 2300조~5750조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0년 동안 2조유로(약 3000조원)를 쏟아부었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 대략적인 수준이라도 통일비용을 산출하기 위해선 남북 간 격차와 이질화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다음 국민적 합의를 통해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수립하는 게 순서다.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통일을 부담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로 통일을 준비할 수는 없는 법이다. lotus@seoul.co.kr
  • [TV로 만나는 주말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KBS1 토요일 밤 1시10분) 1940년대 일제 치하 경성. 조선에 주둔한 이래 일본 군부는 신라 천년의 상징이라 불리던 석굴암 본존불상의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 이마에 박혀 있었던 ‘동방의 빛’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마침내 일본 군부의 최고 권력자인 총감은 수년간의 집요한 노력 끝에 ‘동방의 빛’을 얻게 되고, 승리를 자축하는 동시에 하루빨리 본국인 일본으로 이송하기 위한 ‘동방의 빛’ 환송회를 개최하게 된다. 한편 전도유망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천의 얼굴을 가진, 경성 최고의 사기꾼인 봉구(박용우). 그는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내숭 100단의 경성 제일 재즈가수 춘자(이보영)에게 ‘동방의 빛’ 환송회 자리에 동행하자며 고가의 다이아 반지를 무기로 그녀를 유혹한다. 그러나 그녀 역시 경성 제일의 도둑 ‘해당화’로 ‘동방의 빛’을 훔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봉구와 춘자는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한 각자의 야심 찬 작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에이스 중의 에이스(EBS 일요일 오후 2시40분) 히틀러는 베를린 올림픽을 나치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이에 반대해 수많은 국가들은 올림픽에 참가 거부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권투선수 출신이자 1차 대전 때는 전투기 조종사로도 맹활약했던 조 카발리에. 그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권투감독이 되어 선수들을 이끌고 베를린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카발리에는 우연히 유대인 소년 시몽을 만나게 되고, 게슈타포에게 쫓기던 시몽 가족의 독일 탈출을 돕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카발리에 역시 게슈타포의 감시를 받는다. 거기에 미모의 신문기자 가비는 카발리에에게 불리한 기사를 써서 그를 곤경에 빠뜨린다. 무사히 탈출했을 거라 믿었던 시몽의 가족이 다시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카발리에는 올림픽 결승전을 앞두고 큰 혼란에 빠진다. ●진주만(OBS 일요일 밤 12시20분) 레이프 매컬리와 대니 워커는 어릴 적부터 형제처럼 자란 죽마고우다. 이 둘은 자라서 둘 다 미 공군 파일럿이 되고, 레이프는 미 해군에서 근무하는 아름답고 용기있는 간호사 에벌린 스튜어트와 사랑에 빠진다. 레이프와 에벌린의 사랑이 이제 겨우 무르익기 시작했을 때, 레이프가 배치받은 비행대대는 유럽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때 유럽은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스러웠고, 레이프가 유럽으로 간 사이 미국에 남은 대니와 에벌린은 하와이에 있는 진주만 베이스에 배치받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레이프가 죽었다는 통지서가 날아온다.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의 죽음은 에벌린과 대니를 서로 의지하게 만들고, 이는 사랑으로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죽었다고 알고 있는 레이프가 살아 돌아오게 되는데….
  • 이주민 예술가가 제법? 그런 덕담은 사양합니다 우리의 꿈은 진짜 예술가니까요

    이주민 예술가가 제법? 그런 덕담은 사양합니다 우리의 꿈은 진짜 예술가니까요

    ‘샐러드 볼(salad bowl)’이나 ‘멜팅 팟(melting pot)’은 보통 미국을 표현하는 수식어다. 수많은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 공존하는 미국과 같은 다문화 사회를 설명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 용어는 2010년 오늘 우리에게도 새삼스럽지 않다. 중앙·동남아시아권 국가에서 일자리와 짝을 찾아 이 땅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늘어가면서 우리 사회도 급속도로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로 바뀌는 속도만큼, 사회적 인식이 못 따라가는 지체 현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주민들은 우리의 동료로, 이웃으로, 가족으로 확장돼 가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이들에게 이방인이란 꼬리표를 붙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부터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버 더 레인보우’ 전(서울신문 8월6일자 20면)이 눈길을 끈다. ●성곡미술관서 오버 더 레인보우전 개최 경계 허물기와 소통을 말하는 이 전시회에서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창작집단 샐러드는 이주민과 한국인 10여명이 몸담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주민들이 문화예술이란 틀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업은 심심찮게 이뤄져 왔다. 안타까운 것은 대개의 경우 일회성에 불과하거나 “생각보다 잘하네.”란 덕담에만 그치는 현실이다. 이들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욕망이 부족하기도 하고 사회 또한 이들을 예술가로 대접하는 인식이 소홀한 탓이다. 하지만 창작집단 샐러드의 활동 방향은 이 모든 고정관념과 편견을 거부한다. 네팔, 필리핀, 중국, 몽고에서 온 비제, 로나, 김계화, 다시마는 처음엔 그저 이주노동자 아무개였지만 샐러드를 이끌고 있는 박경주(42) 대표를 만나 진정한 예술가의 길을 걷는 새 삶을 시작했다. ●이주민의 이야깃거리·눈요깃거리 거부 박 대표는 이주민이 단순한 이야깃거리, 눈요깃거리가 아닌 어엿한 ´우리 예술가´로 설 날을 꿈꾼다. “종종 거대 공연 기획사로부터 우리 팀에 출연 제의가 들어오곤 해요. 하지만 다 거절합니다. 이주민 한 명 끼워 넣는 것이 언론이나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거죠. 이주민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도 거품이 끼어 있다고 봐요.” 그의 목표는 이주민 예술가 누구누구가 아니라 앞에 붙은 이주민이란 수식어를 떼는 것이다. 이주민과 함께하는 작업이 녹록지 않다는 짐작은 누구라도 한다. “전셋값도 다 날렸어요.” 하지만 말속에 절망스러운 기색은 없다. 돈 문제보다 더 힘들었던 점은 이들에게 예술을 하는 의미와 열정을 불어넣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이주민들과 워크숍, 아카데미를 통해 만나고 헤어졌다. 동료 예술인으로 함께할 소중한 친구들을 얻은 것만으로도 고생은 다 보답받았다고 생각한다. ●전셋값 날렸지만 동료예술인 얻은 것으로 보답받아 박 대표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1993년 통일 이후 독일에서 사진, 영상을 공부했다. 당시 혼란스러웠던 베를린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경험은 예술가로서 평생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다잡게 했다. 해가 저물면 외출이 두려울 정도로 스킨헤드족의 위협을 체감했다. 지하철역에서 그들이 사람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다. “직접적인 위협이 아니라도 보이지 않는 무수한 차별과 멸시를 받으면서 이방인의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갖게 됐죠.” 이는 2005년 샐러드TV(www.saladtv.kr) 설립으로 이어졌다. 샐러드TV는 이주노동자 인터넷 방송이다. 창작집단 샐러드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는 제도권 언론이 무관심할 때 이주민들이 겪는 아픔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수위 높은 내용을 찍느라 현장에서 벌였던 몸싸움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샐러드는 강하게 부딪혔던 지난 5년을 딛고 완만하고 부드러운 소통을 위한 싸움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지난해 꾸려졌다. 느슨한 프로젝트 V그룹 형태로 꾸려가면서 이 땅의 이방인들을 예술가로 키우는 샐러드는 ‘오버 더 레인보우’ 전으로 첫걸음을 시작했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그를 늘 옆에서 지켜 보던 남편이 전시회에 직접 힘을 보탠 것도 새로운 변화다. 남편 석성석(42)씨도 실험성 짙은 영상물 창작 집단인 언더그라운드 채널(www.undergroundartchannel.net)에 몸담고 있는 미디어 아트 작가. 대학 동기로 유학생활도 함께 보낸 두 사람이 작가 대 작가로 의기투합한 첫 전시라 의미도 남다를 만하다. ●남편 석성석씨와 의기투합한 첫 전시회 하지만 박 대표는 부부가 함께했다는데 방점이 찍히는 것을 유독 경계했다. “작품의 모든 것은 다 제 머릿속에서 나온 거에요. 다만 미디어 퍼포먼스를 처음 시도하면서 남편으로부터 기술적인 부분에서 지원을 받은 거죠. 그러니 협력관계라고 해주세요.(웃음)” “성격도 예술방식도 다르지만 비주류이면서 매너리즘을 경계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이들 부부의 협력관계는 9월 열리는 변방연극제에서도 이어진다. 전남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사건을 다룬 ´여수, 처음 중간 끝´이란 작품으로 무대에 선다. “다 아는 이야기를 익숙한 방법으로 풀어내는 건 재미없다.”는 이 부부가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글 사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문화마당] 연주하고 싸워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연주하고 싸워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여름 시즌 극장가의 단골메뉴 액션블록버스터와 공포영화, 3차원(3D) 애니메이션 사이에 끼게 된 다큐멘터리가 있다. 12일 개봉하는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El Sistema, 2009, 이하 ‘엘 시스테마’)다. 필자는 이 작품을 두 가지 측면에서 주시한다. 하나는 상업 극영화 지형에서 다큐멘터리가 거둘 수 있는 영화산업적 의미.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다큐멘터리의 흥행 성적을 거론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극장은 덩치 큰 상업영화 위주로 돌아갔고 다큐멘터리는 예술영화 전용관, 독립영화 전용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대적 홍보와 함께 멀티플렉스에서 광역개봉하는 상업영화들과는 애초부터 길이 달랐던 것이다. 그런데 ‘워낭소리’ 이후 다큐멘터리에 대한 인식은 변화되었다. 그리고 ‘위대한 침묵’이나 ‘소명’ 같이 단관 개봉으로 시작했지만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롱런하는 다큐멘터리가 이어지면서 우리 영화시장에서 다큐멘터리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또 다른 측면은 ‘엘 시스테마’가 던지는 사회적·교육적 의미.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육성재단을 일컫는다. 1975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지하차고에서 11명의 아이들에게 악기를 쥐어주며 시작된 엘 시스테마는 35년이 흐른 지금 30만여명의 아이들이 거쳐 갔다고 한다. 베네수엘라는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등 자원부국이지만 빈부격차가 심해 극빈층도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 빈민가 아이들은 갱들의 총격전과 마약거래 등 범죄환경에 노출된 일상을 살고 있다. 엘 시스테마를 창설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음악을 배우는 것이 폭력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주하고 싸워라’(To play and to fight)를 모토로 하여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이 모토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 자신과 싸우라는 의미다. 변화는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총 대신 악기를 만지기 시작했다. 비록 종이로 된 악기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그들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거리의 갱단이 아닌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소속감을 얻었다. 엘 시스테마는 그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려 주었고, 가난해도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 결과 미국 LA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18세에 독일 베를린필의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가 된 에딕슨 루이스 같은 세계적 음악가를 배출했다. ‘엘 시스테마’는 음악이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가난과 범죄환경에 포획되어 있어 꿈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새로운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것. 엘 시스테마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악기 연주의 기예를 넘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품는 방법이었다. 엘 시스테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빈부격차와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황량해지고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에게 ‘엘 시스테마식’ 예술교육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도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활성화하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반갑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은 정부는 물론 사회구성원들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베네수엘라의 국영석유회사 페데베사(PDVSA)는 엘 시스테마에 230만파운드를 지원, ‘음악사회활동센터’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마침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요구가 높은 지금,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회적 기부 혹은 공헌으로서 귀감을 삼을 만하다.
  • 유럽을 홀린 서울시향의 하모니

    유럽을 홀린 서울시향의 하모니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 여기서 한국의 오케스트라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5월29일부터 18일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유럽 투어를 가졌던 것. 한국의 오케스트라가 유럽에서 알음알음 초청공연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 투어는 단순한 이벤트성이 아닌 유료 공연이었다. 그만큼 한국 오케스트라사(史)에 한 획을 그었던 주요 사건이었다. SBS는 서울시향의 유럽투어를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 ‘그들의 소리가 유럽을 흔들었다-서울시향, 18일간의 하모니’를 11일 밤 12시30분 방송한다. 총 18일간 유럽 4개국 9개 도시에서 펼쳐진 유럽 투어를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서울시향은 이 기간 이탈리아 브레시아, 베르가모에서 열린 미켈란젤리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 볼로냐에서 개최된 볼로냐 페스티벌, 독일 뒤셀도르프의 슈만 페스티벌, 러시아 모스크바의 월드심포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의별 페스티벌 등 유서 깊은 음악축제에 초청돼 현지 무대에 섰다. 현지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모든 관객들이 일어서서 기립박수로 화답했고, 관객 점유율도 90%를 넘었다. 비평가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특히 베를린의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열린 공연은 4개 신문에 리뷰가 실리는 등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타게스슈피겔’지는 “정명훈은 화성의 진행과 악기군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녹아들게 했다.”고 썼고, ‘메르키셰 오더차이퉁’은 “서울시향이 드비시와 라벨을 프랑스식으로 세련되게 연출하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시향은 이런 호평을 바탕으로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등 유럽, 2012년에는 미국 동부 투어를 열 계획이다. 홍순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가 동행 취재한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인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협연자 비비아네 하그너와 우웨이, 그리고 110명 단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10여명의 스태프들이 18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무대 뒷이야기는 물론 공연이 끝난 뒤의 환희를 감동스럽게 담아낼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대구보건대 국제기타콘서트

    대구보건대학은 세계 기타 거장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2010 국제기타콘서트’를 개최한다. 5일 대구보건대에 따르면 오는 14일 오후 8시 인당아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이성우와 독일의 대표 기타리스트 올리버 파르타슈 나이니, 우루과이의 거장 에두아르도 페르난데스 등이 출연, 환상의 멜로디를 선사한다. 이 가운데 이씨와 독일의 나이니는 1991년 독일 베를린에서 ‘더 듀오’라는 기타 듀엣을 결성, 매년 세계를 돌며 연주회를 갖고 있고 페르난데스는 18세에 우루과이와 스페인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획득하는 등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강원, 中후난성과 결연 추진

    업무가 정지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양양국제공항 정상화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후난(湖南)성·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과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이광재 지사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양국제공항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최근 중국 후난성과 네이멍구자치구, 중국 공청단 등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며 “한해에 4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 장자제(張家界)가 있는 후난성과 네이멍구자치구와는 오는 11월쯤 자매결연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중국에서 제일 큰 여행사인 청년여행사와 조만간 강원도 관광상품과 비자문제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며 “양양국제공항이 제주와 같은 무비자는 어렵더라도 강원지역을 잇는 연계관광이 가능하도록 단체여행객에 한해 도착비자를 만들어 주는 방안 등을 적극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양양공항 및 도내 관광 활성화 방안을 찾으려고 중국 후난성과 네이멍구자치구를 각각 방문했다. 이 지사는 또 양양공항과 함께 강원도에 건설 예정인 원주~강릉간 복선전철과 서울~춘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에 대한 관심은 물론 물류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오는 10월에는 김두관 경남지사 등 100여명과 ‘희망레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강릉에 도착, 세미나를 연 뒤 속초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배를 이용해 이동한 뒤 다시 기차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독일 베를린~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갈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오는 9월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연해주를 방문, 축산농가를 위해 귀리가 달린 건초를 국내로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연아 인터뷰 오바마보다 어려웠다”

    “김연아 인터뷰 오바마보다 어려웠다”

    한국 스포츠의 힘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국 스포츠의 탁월함(South Korea:Focused on Excellence)’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두 달 동안 미국 전역의 공중파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한국 스포츠만을 주제로 삼은 프로그램이 NBC, ABC, CBS 등 대표적인 공중파를 통해 미국 120개 도시에서 방송되기는 처음이다. 다큐는 지난 1936년 일제 강점기 때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마라토너 손기정을 시작으로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금메달을 목에 건 피겨여왕 김연아로 끝을 맺는다. 물론 축구의 박지성과 이청용, 골프의 박세리·양용은·신지애, 빙상의 이승훈, 야구의 박찬호·추신수·김현수 등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10여명의 스타들도 등장한다. 제작사인 JPI 측은 다큐 제작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두달 이상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직접 선수들을 만나 시련과 좌절, 영광, 미래의 꿈을 인터뷰했다. 또 서울시청 앞뿐만 아니라 쇼트트랙 경기장, 잠실 야구장, 골프연습장 등지에서 한국의 꿈나무들을 취재했다. JPI 부사장 겸 감독을 맡은 제이 잘버트는 3일 “미국 뉴저지주 크기만한 한국에서 축구·골프·야구 등 각 분야의 스포츠 천재들이 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며 제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제작에는 스포츠 다큐 부문 에미상 수상자들인 작가 마이클 쉔저, 촬영 감독 빌 에번스 등이 참여했다. 다큐의 하이라이트는 김연아에 맞춰졌다. 제작팀은 김 선수, 브라이언 오서 코치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얼마나 힘든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올라섰는지를 극적으로 꾸몄다. 그러면서 “가수도 배우도 아닌 체육인 김연아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잘버트는 “김연아를 인터뷰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매우 우아했고,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또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호텔스닷컴, ‘글로벌 택시 서베이’ 설문‥런던 ‘블랙 캡’1위

    호텔스닷컴, ‘글로벌 택시 서베이’ 설문‥런던 ‘블랙 캡’1위

    호텔스닷컴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런던 택시가 친절도와 안전면에서 월등히 높은 득표수를 자랑, 전 세계 여행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호텔스닷컴은 1900여 명이 넘는 글로벌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연례조사인 ‘택시 서베이’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과반수가 넘는 설문 응답자(59%)들이 ‘블랙 캡(Black cab)’이라고 불리는 런던 택시를 꼽았다. 이로써 런던 택시는 ‘호텔스닷컴 택시 서베이’ 부문에서 3년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한 것.런던 다음으로는 ‘옐로 캡 (Yellow Cap)’으로 불리는 뉴욕 택시가 27% 응답자의 지지를 받으며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10% 증가한 수치다.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한 택시는 도쿄 택시로 전체 응답자의 26%의 지지를 받았다. 이밖에도 독일 베를린의 택시와 ‘뚝뚝이(tuk tuk)’로 불리는 태국 방콕의 택시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택시는 해외여행자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겪는 문화적 체험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한국 여행자 100여 명 중 93%는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에 택시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48%는 공항 또는 역에서 호텔까지 가장 선호하는 이동수단으로 택시를 꼽았다. 양성호 호텔스닷컴 한국·일본 마케팅 총괄이사는 “택시 이용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관광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탕웨이, 왕지안 신작 거절...극중 베드신이 이유

    탕웨이, 왕지안 신작 거절...극중 베드신이 이유

    ‘색,계’를 통해 파격적인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탕웨이가 영화 ‘투야의 결혼’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2007년)을 수상하며 유명해진 왕지안 감독의 신작 출연제의를 거절해 화제다. 중화권 연예매체에 따르면 왕지안 감독은 신작 ‘백록원’ 여주인공으로 탕웨이를 유력한 여주인공으로 확정했다. 관련 소식은 중국 연예계에 핫이슈로 떠올랐고 탕웨이와 왕지안이 만난 영화 ‘백록원’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다 지난 2일, 언론매체를 통해 탕웨이가 여주인공 역할을 거절하였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탕웨이의 거절 이유는 극중 등장하는 야한 장면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록원’에서 그려낼 여주인공 전소아 역이 베드신 없이는 관객들에게 캐릭터를 이해시킬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 한편 탕웨이는 최근 세계미인 선발대회 출전(2004년) 당시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 뒤늦게 퍼져 네티즌들의 시선을 모았다. 사진=영화 <색,계> 스틸컷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NTN 주요 뉴스 ▶ 2PM 콘서트 선정성 논란..."에로틱 안무가 8세 관람?" ▶ 박수진, 김희철 때문에 눈물 펑펑 쏟은 사연 ▶ 이승기-신민아, 이메일 주고 받는 사이? ‘애정입증’ ▶ 시아준수, 믹키유천 출연 ‘성균관스캔들’ 방문 ...절친 우애 과시 ▶ 설경구-송윤아 부부, 오늘 득남...’엄마, 아이 모두 건강’
  • 여름방학 가족오페라 풍성

    여름방학 가족오페라 풍성

    요즘 가족 오페라가 인기다. 정통 오페라의 난해함을 쏙 빼내면서도 오페라 특유의 화려함을 살리는 장점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해 온 가족이 함께 공연장을 찾아도 부담이 덜하다. 가족 오페라 바캉스를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동화적으로 각색한 ‘투란도트’ 예술의전당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를 가족 오페라로 손질했다. 2001년부터 시작한 가족 오페라 10주년 기념작이다. 사랑을 믿지 않는 중국 공주 투란도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를 푸는 칼라프 왕자 이야기를 담았다. 공연에서는 동화적인 요소를 부각,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부드럽고 아기자기하게 손봤다. 독일의 작센 국립 오페라하우스 지휘자로 활동 중인 최희준이 지휘하고 연출은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로 2009년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금상을 받은 장영아가 맡았다. 새달 1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4만~6만원. (02)580-1300. ●어린이 눈높이 ‘신데렐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가족 오페라 ‘신데렐라’를 자체 제작했다. 로시니의 오페라 ‘라 체네렌톨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새달 21일부터 이틀간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서편제’로 유명한 이지나 연출가의 첫 오페라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유럽의 명문 오페라단인 베를린도이체오퍼 전속 테너인 강요셉이 나온다. 문화예술의 서울 집중화를 막겠다는 취지가 눈에 띈다. 2만~4만원. (031)481-4000. ●가족 오페라의 제왕 ‘마술피리’ 가족 오페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다. 타미노 왕자가 밤의 여왕 부탁을 받고 자라스트로에게 잡혀 간 파미나 공주를 구한다는 동화 같은 줄거리 덕분에 가족 오페라 최고의 레퍼토리로 꼽힌다. 고양문화재단의 ‘마술피리’는 새달 12일부터 사흘간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린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쉬어 매드니스’ 등을 연출했던 변정주가 연출을, TIMF앙상블 수석 지휘자인 이병욱이 지휘를 맡았다. 1만∼5만원. 1577-7766. 구로문화재단도 8월12∼13일 오후 8시 서울 구로아트밸리에서 홍석임이 각색 및 연출을 맡은 ‘마술피리’를 무대에 올린다. 구라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쉬운 오페라’란 뜻의 ‘오페라 파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7000∼1만원. (02)2029-1700. 성남문화재단은 8월21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초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한 설명을 더한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테너 강신모, 소프라노 장선화, 김성혜 등이 출연한다. 해설은 문화뱅크 상임 해설가인 오유리가 맡았다. 1만 5000∼2만원. (031)783-80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열린세상] 이문열의 오해/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교수

    [열린세상] 이문열의 오해/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교수

    축제가 끝나면 허무해진다. 월드컵이나 지방선거도 하나의 축제다. 이 축제들은 합의된 규칙에 따라 경쟁하며 누가 승리하는가가 중요하다. 축제가 끝난 이후 국민들이 경험하는 것은 모두가 어떤 목표를 향해 질주했다는 사실이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더불어 살고 있다는 공통의 정서를 경험했다. 어떤 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다는 경험은 무너지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힘을 발휘한다. 지방선거는 월드컵과 성격이 다르지만 앞으로 펼쳐질 정치목표나 이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국민적 축제가 끝나면 그 자체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아진 에너지는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고 어디로 분출하고자 한다. 지금은 그 에너지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이달 초 작가인 이문열 선생은 한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요즘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져 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세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월드컵 열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현대사에서 몇십만 명 혹은 백만 명 이상 모인 경우가 흔치 않은데 그때마다 대부분 비상한 결과로 끝났다는 것이다. 히틀러 시대의 광장은 나치로 끝났고, 중국의 문화혁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도 결국 대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거 생각하면 이번에는 뭐가 오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는 오히려 이문열 선생의 현실인식이다. 히틀러 시대, 문화혁명과 2002년 월드컵은 많은 대중들이 모였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무엇보다도 히틀러와 문화혁명은 ‘위로부터의 대중조작’이었지만, 우리 시대 광장문화는 ‘아래로부터의 참여’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대중이 참여하고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어떻게 대중 선동과 동일한 수준에서 바라볼 수 있는가. 나는 이문열 선생의 현실인식에 심각한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중을 지나치게 불안한 존재, 계몽되어야 할 존재로만 바라본다. 그의 인식대로라면 대중은 언제나 선동되거나 조작가능한 수동적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정치사를 보면, 우리 대중은 조작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정치변화를 추구하면서 민주주의를 이끈 주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문열 선생의 불안한 대중관은 인터넷과 관련된 발언에서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터넷의 쌍방향성은 일종의 허구이며, 인터넷은 집단 지성이라기보다 오히려 집단 최면이며, 심하게 말하면 집단 사기, 집단 선동이라는 것이다. 선생의 인식에 따르면,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히틀러 시대와 마찬가지로 집단 사기와 선동에 빠져 있는 것이다. 월드컵은 베를린 올림픽과 유사하고, 인터넷은 나치정권 선전상인 괴벨스(Goebels)가 서둘러 도입한 텔레비전과 등가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 대중은 소수의 정치적 신념을 가진 집단이 벌이는 집단 사기극에 빠져 있는 것일까. 대중은 집단 광기 속에서 방향을 상실하고 있는가. 인터넷이 집단 지성인가의 문제는 논란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집단 사기나 집단 선동의 도구는 아니다. 보수가 갖는 건강함은 ‘방어적 태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주체적 대중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합리적 인식이 아니라 감정적 태도다.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고 자기가 익숙한 것에 매달리는 감상적 애착이 이문열 선생에게 공포심과 무기력을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월드컵과 지방선거 이후 쌓여진 에너지는 지금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문열 선생은 “이번에는 뭐가 오나.” 두려워할지 모르지만, 나는 누군가가 혹은 어떤 세력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 뭐가 오기를 희망한다. 지금 정부여당은 세대교체와 더불어 소통, 서민, 미래준비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이 제안하는 가치들은 끊임없이 주장해온 것들이어서 새로움이 없다. 반면 야당은 어떤 비전이나 가치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근시안적 시각에서 한 발짝 앞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새로운 비전은 보이지 않고, 무덥고 불쾌지수만 높아지는 중복(中伏)이 다가오고 있을 뿐이다.
  • 獨 ‘압사당한 축제’… 최소 19명 사망

    獨 ‘압사당한 축제’… 최소 19명 사망

    독일의 유명 음악 축제에 예상보다 많은 청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소 19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DPA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북서부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테크노 음악 축제 ‘러브 퍼레이드’ 공연장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19명에는 호주인 여성, 이탈리아인 여성, 중국인 남성 그리고 네덜란드인 남성 등 외국인 4명도 포함돼 있다. 사건 당일 경찰이 밝힌 부상자는 80여명이었지만 25일 현지 경찰은 적어도 342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고는 화물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공연장으로 통하는 터널로 인파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면서 벌어졌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터널 한 곳이 전부였다. 주최 측은 당초 70만~80만명 정도의 청중을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50만명 정도인 뒤스부르크 인구의 3배에 가까운 140만명에 달했다. 공영 ZDF방송은 사고 당시 “구조요원들이 부상자들이 있는 곳까지 헤집고 들어가지 못하는 등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면서 “터널 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서로 상대를 짓밟는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고 직후 “연민의 마음과 슬픔을 그들에게 전한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또 “파티에 간 젊은이들이 겪었을 어려움과 아픔을 생각하니 끔찍하고 괴롭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21년 전 처음 시작된 음악 축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축제의 창시자는 “늘 평화로운 행사였고 행복한 파티였던 러브 퍼레이드가 비극으로 빛을 잃었다.”면서 러브 퍼레이드를 다시는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러브 퍼레이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4개월 전인 1989년 7월 음악을 통한 평화 추구라는 뜻과 베를린의 클럽 문화가 결합되면서 처음 열렸다. 이후 정치적·이념적 색채는 줄어드는 대신 상업화됐고 소음, 마약, 환경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드러났다. 게다가 재정 문제까지 겹치자 베를린 시당국이 행사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2007년에는 에센, 2008년 도르트문트에서 열렸으며 지난해에는 보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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