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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 영화의 긴 여운

    3분 영화의 긴 여운

    구로구가 제3회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SESIFF)를 다음 달 29일~10월 4일 디큐브시티, 지하철 1~4호선 및 구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디큐브시티 등서 387편 선봬 초단편영화는 러닝타임 3분 안팎의 작품으로, 영상제에서는 아마추어 감독뿐만 아니라 청소년, 일반인들도 제작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엔 독일 베를린 지하철에서도 상영해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로 거듭난다. 출품작들은 스마트폰,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와 ‘똑딱이’로 불리는 디지털카메라 등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로 촬영됐다. 2009년 아시아 최초 초단편영상제로 출범한 SESIFF는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영화 제작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올해에는 아마추어 감독 및 일반인들의 영화 제작을 장려하기 위해 촬영 매체와 제작 방식에 따라 모바일·DSLR·3D 경쟁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또 지하철 상영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메트로 국제경쟁 부문을 신설했다. ‘세계 산림의 해’를 기념해 ‘숲 영화 경쟁 부문’도 선보인다. ●개그맨 박성광 등 참가자 다양 세계 36개국에서 출품된 387편이 26개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드라마, 실험극, 애니메이션 등의 영화들이 겨루는 경쟁 부문에는 104편이 올랐다. 국제 경쟁·국제 모바일·국제 DSLR·서울메트로 부문 등 6개 부문에서 총상금 5200만원을 놓고 경쟁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키즈 익스트림’, ‘러브 익스트림’을 비롯해 잔혹한 영화를 상영하는 ‘블러디 나잇’, 코믹한 영화들을 보여주는 ‘기글기글 숏’ 등의 비경쟁 부문도 준비돼 있다.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해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의 실험영화 섹션에 진출한 12편을 소개하는 ‘클레르몽페랑 라보’, 청소년들이 만든 14편을 상영하는 ‘미발견 UFO’, 스마트폰으로 찍은 작품을 보여주는 ‘인터내셔널 모바일 필름 페스트 커넥션’(77편) 등의 프로그램이 관객과 만난다. 영화 제작 프로젝트인 ‘E-Cut’에서는 배우 오광록, 가수 호란, 개그맨 박성광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도 선보인다. DSLR로 촬영한 ‘연보라새’(오광록), ‘만찬’(호란), ‘욕’(박성광)은 개막작이다. ●6개 부문… 총상금 5200만원 조직위원장인 이성 구로구청장은 “‘디지털 구로’의 브랜드에 맞게 영화와 정보기술(IT)이 접목한 영화제”라면서 “대중이 참여해 만드는 만큼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女 장대높이뛰기] 고개 숙인 미녀새 “장대 잘못 골랐다”

    [女 장대높이뛰기] 고개 숙인 미녀새 “장대 잘못 골랐다”

    ‘미녀새’는 이대로 날개를 접는 것일까.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30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 65를 넘으며 6위에 그쳤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충격적인 실격을 당했던 이신바예바는 대구에서 명예회복에 나섰으나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세계기록(5m 06)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무려 6년간 무패 행진을 달리던 이신바예바는 2009년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고 올 시즌 최고기록 역시 4m 76으로 세계 4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와 내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013년 고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이신바예바의 기량이 쇠퇴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4m 30부터 시작한 결승에서 이신바예바는 4m 65를 첫 목표로 설정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박수와 함께 힘껏 도약한 이신바예바는 가볍게 바를 넘고 깔끔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두 번째로 도전했던 4m 75를 1차 시기에서 넘지 못하자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2009년 베를린에서 우승했던 안나 로고프스카(30·폴란드)는 4m 70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다른 강력한 경쟁자인 파비아나 무레르(30·브라질),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31·러시아), 마르티나 슈트루츠(30·독일) 등은 4m 75를 훌쩍 넘으며 이신바예바를 위협했다. 마음이 조급해진 이신바예바는 곧바로 4m 80으로 바를 올려 2차 시기에 도전했다. 수건을 둘러쓰고 자신에게 주술을 거는 독특한 의식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이신바예바는 장대를 잡고 바를 향해 힘차게 달려갔으나 올라갈 때 허벅지에 바가 걸려 떨어지면서 2차 시기도 실패했다. 무레르와 슈트루츠가 4m 80에 성공한 뒤 마지막 3차 시기에 도전했던 이신바예바는 부담이 컸던 탓인지 아예 하늘로 솟구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이신바예바의 얼굴은 실망으로 굳어졌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신바예바는 애써 담담한 척 장대를 챙긴 뒤 파란색 모자를 푹 눌러썼다. 세계기록만 27개(실외 15개, 실내 12개)를 작성했고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의 벽을 넘었으며 메이저 대회에서만 9번이나 시상식 맨 꼭대기에 올랐던 이신바예바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이신바예바는 “컨디션은 아주 좋았지만 나에게 맞는 장대를 가져 오지 않아 점프를 할 때마다 장대를 바꿨지만 모두 맞지 않았다.”면서 “장대가 너무 부드러워 낚싯대처럼 휘어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아직도 내 안에 더 세울 세계기록이 있는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몰라 찾고 있다.”면서 기량 쇠퇴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금메달은 4m 85로 남미대륙 신기록을 세운 무레르에게 돌아갔다. 브라질이 딴 첫 번째 금메달이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달구벌 엇갈린 희비

    달구벌 엇갈린 희비

    부상, 약물 파동, 슬럼프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별렀던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대높이뛰기 지존으로 추앙받다 6위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왼쪽·29·에티오피아)도 이신바예바처럼 부상 때문에 눈물을 삼켰다. 지난해 초 장딴지를 다쳐 2년 가까이 운동을 포기하다시피 한 베켈레는 이번 대회를 재기의 장으로 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베켈레는 남자 5000m(12분 37초 35)와 1만m(26분 17초 53) 세계기록 보유자다. 또 지난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1만m에서 4연패를 이룬 이 종목 절대 강자다. 그런 그가 대구에서 5연패를 노렸지만 긴 공백을 극복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지난 28일 남자 1만m 결승에서 15바퀴를 돈 뒤 레이스 도중 기권한 베켈레는 30일 5000m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2003년부터 이어온 5000m 무패 기록도 깨지게 됐다. 재기는커녕 황제의 자존심에 상처만 입게 됐다. 그의 에이전트 조스 허먼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작 8개월 준비하고 대구에 온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베켈레에게 경고를 던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약물 탄환’이라는 같은 오명을 쓰고 부활을 별렀던 남자 100m의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과 드웨인 체임버스(33·영국)는 쓸쓸히 트랙을 떠나야 했다. 게이틀린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10초 23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체임버스는 준결승에서 총성 전 어깨를 움직인 탓에 뛰어 보지도 못 하고 실격당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 남자 400m에서 우승했지만 지난해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21개월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라숀 메릿(25·미국) 역시 대구에서 19살의 신예 키러니 제임스(그레나다)에게 역전당하며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반면 ‘무관의 제왕’으로 불린 여자 100m의 카멀리타 지터(오른쪽·32·미국)는 지난 29일 결승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그동안 쌓인 한을 풀었다. 현역 최고기록(10초 64) 보유자이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지터는 생애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가 될지도 모를 대구 대회에서 10초 90을 기록했다. 맞수인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과 켈리 앤 밥티스트(트리니다드토바고)를 따돌렸다. 지터는 금메달을 확인한 직후 트랙에 무릎을 꿇고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지터는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딸 때도 기뻤지만 더 좋은 메달을 따고 싶었다.”면서 “스스로를 계속 자극했고 드디어 원하는 것을 잡았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女 100m] 美 지터, 자메이카 독주 제동

    [女 100m] 美 지터, 자메이카 독주 제동

    미국 여자 육상의 간판 스프린터인 카멜리타 지터(32)가 마침내 한을 풀었다. 지터는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 90의 기록으로 라이벌 셸리 앤 프레이저(25),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이상 자메이카)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터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터는 2007년 오사카 대회,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모두 3위였다. 캠벨 브라운과 프레이저의 자메이카를 넘지 못했고, 큰 대회에서는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발목을 잡았던 캠벨 브라운을 결국 대구에서 꺾었다. 지터는 이날 쾌조의 스타트로 출발 반응이 0.234초로 부진했던 캠벨 브라운을 0.07초 차로 다소 여유있게 앞서면서 첫 세계선수권대회 제패에 성공했다. 프레이저는 10초 99로 4위, 입상에 실패했다. 3위는 10초 98을 기록한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켈리 앤 밥티스트(25)가 차지했다. 고등학교 때 농구를 하다 육상으로 전향한 지터는 등장할 때만 해도 23년째 성역으로 남아 있는 플로런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세계 기록(10초49)을 깰 만한 기대주로 꼽히는 슈퍼스타로 각광받았다. 성인무대를 밟은 뒤 부상으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거의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힘든 시기를 겪은 지터는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11초 02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지터는 두 자메이카 선수와 0.01초 차이밖에 나지 않는 간발의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이 작은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지터는 이듬해 처음으로 11초 벽을 깨고 10초 97을 기록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지터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프레이저와 캐론 스튜어트(자메이카)를 따돌리지 못해 연속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이 때문에 지터는 지난해에도 일곱 차례 출전한 100m 레이스에서 여섯 차례 우승했음에도 전문가들의 전망에서 늘 2~3위로 지목됐다. 몸과 다리는 준비가 됐지만 챔피언에 오를 만큼 ‘심장’이 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터는 이런 불길한 전망을 보기 좋게 깨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굳은 의지로 첫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고야 말았다. 우승을 차지한 지터는 성조기를 두른 채 끝내 눈물을 흘렸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나와 통일] (29) 이효원 서울대 로스쿨 통일법 교수

    [나와 통일] (29) 이효원 서울대 로스쿨 통일법 교수

    나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0년 가까이 공안검사로 일했다. 그러다가 2003~2006년 법무부 특수법령과(현 통일법무과)에서 근무하면서 정반대의 위치에서 북한을 접하게 됐다. 당시에는 남북 교류가 한창 활발해 남북합의서와 교류협력법 등 각종 협의서 체결을 위해 북한 사람들과도 직접 만나게 됐다. 국가보안법을 다루고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위치에서 대화의 당사자로서 북한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난 국내 통일법 연구 교수 1호” 극단적인 두 경험을 해 보니 남북관계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두 가지 현실을 바탕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됐다. 평화통일을 위해선 교류협력이 있어야 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국가보안법 같은 최소한의 방패막이가 있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헌법적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풀어 보자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흡수통일이냐 합의통일이냐, 구체적 절차와 과정에 따라 남북한의 법률 통합과정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통일국가가 완성됐을 때 통합된 법률의 모습은 통일국가가 지향하는 헌법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은 남한의 헌법가치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부분은 남한의 법체계와 자유 이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 나름의 특수성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60년 이상 독재체제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새 법체계가 적용되면 혼란이 클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해 북한의 법제도 가운데서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통일된 단일국가에서 두 개의 법제도를 둔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타이완·홍콩에서 보듯 필요하다면 과도기로서 잠정적으로 북한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과도기는 짧으면 3~4년, 길면 10~20년이 될 수도 있다. 통일은 법제도의 통합이 아니라 사회통합을 목표로 국가공동체를 만들고 종국적으로 법률 통합이 완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과정은 40~5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사회 문화적인 통합은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국내에서 통일법을 연구하는 교수 1호가 됐다. 통일법이란 통일된 이후의 통일국가에서 통용될 법뿐만 아니라 통일과정을 규정하는 규율체계, 통일과정에서 필요한 절차, 그리고 분단된 현 상태에서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법체계 등 모두를 포함한다. 앞으로의 모든 법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통일법의 범주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법학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민법 전문가는 남북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민법을 연구해야 하고 인류학자, 사회학자, 언어학자는 법학자들과 모여 통일국가의 비전을 기준으로 통일법을 구체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이 분단 상황은 물론 통일의 과정을 거쳐 통일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통일국가를 디자인하는 필수적인 과제다. ●“머지않아 北에도 변화 올 것” 나는 지난해 설립된 서울대 통일법센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해 왔다. 그동안 남북한 관련 법제가 총론적이고 추상적인 제시를 해 왔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이고 각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법조인으로서 당장 돈벌이는 안 될지 모른다. 그러나 연구가 미흡한 만큼 연구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블루오션’이다. 많은 후배 법조인들이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분야별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남북 교류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나는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낙관한다. 통사적으로 보면 분단 이후 남북관계의 흐름은 발전하고 있다. 북한이 급변사태를 맞거나 혁명으로 인해 붕괴되기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체제 전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정권도 핵이나 식량지원만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북한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과거보다 편안하게 통일을 논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희망한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약력 ▲46세 ▲서울대 헌법학 박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베를린자유대학 유학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파견
  • [여자7종 경기] ‘165㎝의 철녀’ 에니스를 아시나요

    [여자7종 경기] ‘165㎝의 철녀’ 에니스를 아시나요

    한국에 피겨요정 김연아가 있다면 영국에는 육상요정 여자 7종 경기의 제시카 에니스(25)가 있다. 곱상한 외모에 165㎝의 육상을 하기에는 작은 키. 영화배우가 어울릴 것 같은 이 선수가 모든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강하고 완벽하기 때문이다.  에니스는 지난 2006년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영연방경기대회를 통해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육상, 그것도 ‘철인’을 가리는 7종 경기를 하기에는 너무 왜소했기 때문이다. 이 종목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나탈리아 도브린스카(우크라이나)는 182㎝,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불멸의 세계기록(7291점)을 작성한 재키 조이너(미국)는 178㎝다. 한 뼘 차이다.  그런데 이 작은 선수가 거짓말처럼 100m 허들 - 높이뛰기 - 포환던지기 - 200m - 멀리뛰기 - 창던지기 - 800m를 모두 잘한다. 그리고 2009년 베를린 대회 7종 경기 챔피언이다.  에니스는 이른바 영국의 ‘엄친딸’이다. 자메이카 출신의 아버지와 영국의 사회복지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순발력을, 한때 높이뛰기 선수로 뛰었던 어머니에게 탄력을 물려받았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했다. 셰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게다가 예쁘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신은 불공평하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그 역시 큰 역경을 이겨내고 챔피언이 됐다.  성인 무대 등장 뒤 승승장구하던 에니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전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세 군데의 스트레스성 골절. 긴 재활훈련뿐만 아니라 7종 경기 가운데 멀리뛰기의 디딤발을 바꿔야 하는 심각한 부상이었다. 축구선수로 치면 평생 오른발만 쓰던 사람이 왼발로만 축구를 해야 하는 변화다. 에니스는 이런 기술적 선택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2009년 베를린에서 멀리뛰기 개인 최고 기록인 6m 43을 뛰며 영국인 최초로 7종경기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사람들은 이런 걸 기적이라 부른다. 하지만 에니스는 “부상을 원하는 선수는 없지만, 선수는 부상을 통해서 강해진다.”면서 “부상을 잘 극복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6823점. 에니스는 30일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종 경기에서 멀리뛰기까지 1위를 달렸지만, 창던지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2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어진 800m에서 역전에 실패하며 러시아의 타티아나 체르노바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밝았다. 경기 뒤 그녀는 “다시 도전할 목표가 생겼다.”면서 “고국에서 열리는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7000점을 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에서 대표적인 공공외교의 강국으로 꼽힌다.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로 적대적인, 그리고 상반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공외교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와 문화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펼치고 있는 공공외교의 특징과 공통점, 차이점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공공외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봤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지금도 ‘장벽’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과거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고 분단의 계기가 된 전쟁과 나치 정권의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치 정권이 조직적으로 수행했던 프로파간다(선전전)가 얼마나 가공할 결과를 가져왔는지 기억한다. 독일이라는 ‘국가’의 이름으로 수행했던, ‘거짓말도 개의치 않는’ 프로파간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독일 공공외교의 밑바탕을 흐르는 정서로 자리 잡았다. 프로파간다는 원래 1622년 교황청이 선교활동을 감독하기 위해 포교성성(布敎聖省)을 만들면서 등장한 용어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진 가치중립적인 의미였지만, 전쟁 동안 노골적인 프로파간다가 기승을 부리면서 극도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됐다. 히틀러와 나치는 권력 장악과 전쟁 수행을 위해 거리낌 없이 프로파간다를 전개했다.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독일인이 패전 직전까지도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패전 뒤 독일 공공외교는 나치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립됐다. 무엇보다 ‘국가’라는 색깔을 최대한 지웠다. 독일 문화원인 괴테 인스티튜트는 외견상 국가로부터 독립해 활동한다. 심지어 문화외교를 수행하면서도 ‘독일의 문화’가 아닌 ‘반성하고 성찰하는 독일’을 더 내세울 정도다. 적극적인 문화외교를 펼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에는 변화 흐름도 감지된다. 특히 통일 이후엔 ‘독일 문화’에 대한 내부 토론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연방국가 독일에서는 상당한 자주권을 가진 주정부의 독자성이 강하다. 크리스티네 레구스 독일 괴테인스티튜트 대변인이 “여러 분야에 여러 기관이 분산돼 있다.”고 말한 것에서도 보듯 다양한 독립적 기구들로 분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괴테 인스티튜트, 독일학술교류처(DAAD), 국제관계연구소(ifa), 세계문화의 집(HKW)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역사적 경험에서 독일과 정반대 길을 걸어 왔다. 신종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국가의 개입과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대표한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문화부는 국내 문화업무를 담당하고 문화외교는 외무부가 관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프랑스는 오랜 중앙집권 역사를 자랑하는 반면 독일은 19세기가 돼서야 통일국가를 형성했다. 공공외교의 제도적 특성에서도 프랑스는 중앙집권적인 반면 독일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분권화돼 있다. 유럽 대륙의 정치·외교·문화 중심지였고 영국과 패권을 놓고 경쟁했다는 역사적 자부심과 프랑스어가 영어 통용 이전까진 유럽에서 유일한 외교언어였다는 기억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를 대단히 중시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제 프랑스어 사용국 기구인 프랑코포니의 활성화에 외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정도다. 하지만 한때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영어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외면했다는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와 직접 경쟁을 포기한 지 오래다. 파리에서 만난 로랑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 역시 “이미 영어가 대세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런 점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프랑스어를 알리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어는 여전히 제1, 제2의 외국어’라는 자부심이 읽힌다. 글 사진 베를린·파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분데스리가] 역전골 넣었지만… 손흥민 쾰른전 2호골… 부상교체 뒤 패배

    손흥민(19·함부르크SV)이 시즌 2호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28일 독일 함부르크의 노르트방크 아레나에서 끝난 2011~12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4라운드 쾰른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18분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지난 18일 헤르타 베를린전 이후 2경기 만이다. 하지만 함부르크는 손흥민이 후반 30분 발목 부상으로 교체돼 나간 뒤 두 골을 더 내주고 3-4로 패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2로 뒤진 후반 14분 데니스 아오고가 오른편 외곽에서 올린 프리킥을 과감한 헤딩으로 연결했다. 아슬아슬하게 오른쪽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정면에 있던 라이코비치가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밀어 넣어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은 4분 뒤 역전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센터서클 인근에서 길게 이어준 패스를 전방에서 받은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한 뒤 수비수를 침착하게 제치고 왼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이때만 해도 함부르크가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손흥민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쾰른 쪽으로 기울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상대 수비와 헤딩 경합을 하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심하게 꺾이는 바람에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함부르크는 1무4패로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친 손흥민도 팀 패배에 발목 부상까지 겹쳐 아쉬움을 더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태극전사 출격, 깜짝 메달 부탁해!

    태극전사 출격, 깜짝 메달 부탁해!

    태극전사들이 마침내 출발선에 섰다. 이들이 받아든 특명은 ‘10-10’(10종목에서 10명의 결선진출자 배출)이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한국 대표선수들은 “최소한 개최국의 자존심은 지키겠다.”며 막바지 비지땀을 쏟고 있다. 안방을 내주고 뒷방 신세만 질 수 없는 노릇이어서다. 한국 육상이 세계 수준과의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혼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깜짝 기록’도 점쳐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개막 첫날인 27일부터 비상을 꿈꾼다. 여자 마라톤과 여자 1만m 등 두 종목에서 결승전이 치러진다. 오전 9시 이번 대회의 스타트를 끊는 여자 마라톤은 한국이 메달을 기대하는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다. 이 경기의 결과가 한국선수단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어 주목된다. 정윤희(왼쪽·28)·최보라(20)·박정숙(31·이상 대구은행), 김성은(22)·이숙정(20·이상 삼성전자)이 나선다. 이들 가운데 최고 기록 보유자 김성은(2시간29분27초)조차 올 시즌 80위권 밖이어서 전망은 밝지 않다. 하지만 ‘번외 종목’으로 가장 성적이 좋은 3명의 기록을 합산하는 단체전에서는 ‘깜짝 메달’의 꿈을 부풀린다. 외국 선수들보다 코스와 날씨에 익숙한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개막일부터 비가 예보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 이날 7종목 예선전에도 나선다. 우선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김유석(29·대구시청)과 여자 멀리뛰기의 정순옥(28·안동시청)이 뛰어오른다. 김유석은 2009년 대회(베를린)에서 결선에 진출할 수 있는 5m 55를 날아올랐지만 시기 수에서 밀려 예선 탈락의 분루를 삼켰다. 올해 레버쿠젠 국제대회에서 5m 50으로 우승하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낭보가 예상된다. 하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정순옥은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려 아쉬움을 준다. 남자 10종경기의 김건우(31·문경시청)는 오전 10시 100m 달리기를 시작으로 이날 하루에만 다섯 경기를 소화한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예상을 뒤엎고 은메달을 목에 건 김건우는 자신의 한국기록(7824점)을 넘어 8000점 고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남녀 100m에서는 간판 김국영(오른쪽·20·안양시청)과 정혜림(24·구미시청)이 자격 예선에 출전한다. 김국영은 400m 계주에 집중했고 정혜림도 110m 허들이 주종목이어서 결선 진출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주종목을 앞두고 치르는 첫 실전인 만큼 자격 예선을 통과해 자신감을 키울 생각이다. 남자 포환던지기와 남자 해머던지기에는 황인성(27·국군체육부대)과 이윤철(29·울산시청)이 나선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출발 총성만 남은 60억 축제…긴장과 흥분 ‘절정’ 치달아

    출발 총성만 남은 60억 축제…긴장과 흥분 ‘절정’ 치달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대구 동구 율하동 선수촌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대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메이저 대회로 스타급 선수들의 명예회복의 장인 동시에, 내년 런던올림픽의 전초전으로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각오가 높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선수촌 인근에서 마지막 구슬땀을 흘렸다. 중·장거리 트랙 및 로드레이스 선수들은 자전거를 타고 앞서가는 코치를 따라 부지런히 선수촌 외곽을 돌았다. 선수촌 정문 오른쪽에 마련된 투척 종목 연습장에서는 거한들이 몸을 빙빙 돌리고, 괴성을 지르는 등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날 저녁 입성한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높이뛰기의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 등도 살비센터 옆 트랙 및 높이뛰기 연습장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볍게 몸을 풀었다. 우사인 볼트 등 자메이카 단거리 팀은 수차례 바통터치 연습을 반복했다. ‘10개 종목 톱10 진입’을 목표로 내세운 한국 대표팀도 컨디션 조절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선수촌에 흐르는 것은 긴장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도 생기발랄한 젊은이들이었다. 류샹(중국),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함께 남자 110m 허들에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비드 올리버(미국)는 동료 선수와 함께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대구의 중심가인 동성로로 향했다. 또 연습을 마친 자메이카 선수들은 레게 음악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다른 나라 선수들과 함께 흥겨운 춤판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막판 준비에 여념이 없는 대회 조직위원회도 비상이 걸렸다. 대회 초반 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도 나왔다. 27일에는 개막식 진행에 지장이 없는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해졌지만 28일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대구스타디움과 선수촌을 중심으로 대회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최고의 대회로 치러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동안 조직위를 중심으로 정부, 대구시 등이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성공적인 개최를 준비했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의 공사가 일부 마무리되지 않아 어수선한 면도 있지만 선수들의 무대가 될 운동장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국제대회 개최 기준을 기본으로 선수, 관중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고 관람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분할 연출이 가능한 초대형 전광판, 조명·음향 시설 등은 이미 국제육상대회를 통해 리허설도 마쳤다. 2000분의1초를 잡아내는 사진 판독용 카메라와 세계선수권대회 처음으로 선보이는 멀리뛰기 거리 측정용 ‘비디오 거리 측정 시스템’(VDM) 등의 첨단기계도 등장한다. 출발 총성만 남았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마법의 몬도트랙, 세계新 쏟아낼까

    관중들은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흥행 여부는 신기록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달렸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 조직위원회가 울상을 지은 반면, 2009년 베를린에서는 세계신기록 3개, 대회기록이 6개나 나와 대회 흥행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기록이 탄생한다면, 트랙 경기에서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 선수들로부터 ‘꿈의 트랙’, ‘마법의 양탄자’로 불리는 몬도트랙 때문이다. 아스팔트 위에 천연탄성고무를 이중으로 합성해 만든 이 트랙은 반발탄성이 좋아 용수철을 밟은 뒤 튕겨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지금까지 230개가 넘는 세계신기록이 쏟아졌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세계신기록(9초 58)을 세울 때도 몬도트랙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기록 보유자나 세계기록에 근접한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남자 800m의 경우 세계기록(1분 41초 01)을 가진 케냐의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에게 기대가 쏠린다. 루디샤는 지난달 말 올 시즌 최고기록인 1분 42초 61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남자 100m에 출전하는 볼트는 부상 탓에 “세계 기록은 어렵다.”고 공언했지만 몬도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도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육상은 SF다] (1) 기온과 기록 상관관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드디어 오늘 개막한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뽑는 남자 100m 달리기다.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는 이미 지난해 대구 스타디움을 찾아 트랙에 대한 적응도 마쳤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도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펼 것이다. 5000m와 1만m 세계기록을 보유한 케네니사 베켈레의 대회 5연패 여부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남아공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와 아일랜드의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메이스는 승부를 떠나 감동의 레이스를 펼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스타들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사이 항상 혜성같이 새로운 스타들이 출현한다는 점에서 대회의 흥미는 배가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의 주기를 볼 때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번 베를린대회는 베이징올림픽대회 뒤 1년 만에 개최된 세계수준의 대회였지만, 이번 대회는 2년의 공백이 있었기에 다크호스들이 나름대로 비장의 훈련을 해 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놀라운 기록들이 나올 것인가. 파란색의 몬도트랙과 관중의 흥분과 응원을 유도할 초첨단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준비해 왔으니 기대해 볼 만하다. 그러나 역시 우려되는 방해요인은 대구 특유의 고온을 나타내는 기후이다. 2007년 오사카대회는 기온이 무려 36.9도까지 치솟으면서 세계기록이 전무했던 유일한 대회였는 데 반해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는 28도 내외로서 가장 기록이 풍성한 대회 중의 하나로 기록됐다. 고온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동일시기 평균 30도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28~29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장거리와 마라톤 종목은 여전히 높은 기온이 걸림돌로 작용하겠지만 단거리, 도약 및 투척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라톤은 11~14도의 범위가 적정온도에 해당하지만 단거리, 도약 및 투척은 다소 기온이 높을 때 공기밀도가 적으면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우사인 볼트가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100m 세계신기록을 수립할 당시 기온은 28도였으며, 베이징올림픽 때는 24도였다. 단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습도인데 높은 습도는 공기밀도도 높이면서 체온조절을 비롯한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모든 종목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경기장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도 기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대구스타디움은 결승경기가 열리는 저녁시간에는 스타디움 위의 산에서 필드방향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100m에는 역풍으로, 창던지기를 비롯한 일부 투척종목에는 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대구기후가 기록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이래저래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이번 대회는 흥미로운 세계적 이벤트가 될 것이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 [대구세계육상 D-1] “미모도 겨룬다”… 30일 ‘미녀새 전쟁’

    [대구세계육상 D-1] “미모도 겨룬다”… 30일 ‘미녀새 전쟁’

    ‘미녀새’는 혼자가 아니다. 실력과 미모를 동시에 갖춘 육상계 대표 미녀로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5m 6)을 가진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25일 대구에 들어왔다. 특히 이 종목에서는 이신바예바에 필적할 만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종목 특성 때문일까. 얼굴은 조막만 하고 팔다리는 길쭉길쭉한 전형적인 서구 미녀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물론 실력도 세계 정상급이다. 이신바예바의 호적수로 손꼽히는 선수는 폴란드의 안나 로고스카(30). 금발에 파란 눈의 유럽 미녀로 결혼 뒤에도 인기가 여전하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이신바예바가 부진한 틈을 타 금메달을 차지하며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가 혜성처럼 나타나 금메달을 딸 때 3위를 했고, 이후 꾸준히 세계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갈고 닦았다. 올해 개인 최고기록은 4m 83.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운 미국의 제니퍼 슈어(29·4m 91)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이신바예바의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를 대표하는 미녀새는 브라질의 파비아나 무러레(30)다. 남미 최고 기록(4m 85)의 무러레는 어린 시절 체조를 했지만 키가 너무 자라는 바람에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했다. 이신바예바와 똑같은 경우다. 172㎝, 64㎏의 탄탄한 몸매로 광고 및 잡지 모델 제안이 쏟아지지만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며 모두 고사하고 있다. ‘영건’ 중 외모와 실력을 고루 갖춘 선수로는 지난해 영연방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케이트 데니슨(27·영국)과 유럽선수권대회 준우승자 실케 스피겔부르크(25·독일)가 있다. 귀여운 외모와 조각 같은 몸매로 각각 영국과 독일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기록(4m 40) 보유자인 최윤희(25·SH공사)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수더분한 단발머리로 외모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에 171㎝, 60㎏의 몸매로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결선은 오는 30일 오후 7시 5분 치러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생황협주곡 꿈 이룰 임자 제대로 만났죠”

    올해 에든버러페스티벌을 관통하는 주제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다. 예술가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가운데 남다른 주목을 받는 작곡가는 한국인 진은숙(50)이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진은숙은 에든버러 데뷔전인 올해에만 두 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퀸즈홀에서는 켄트 나가노의 지휘로 트럼펫과 트롬본, 피아노, 대규모 퍼커션을 활용한 ‘판타지 메카닉’을 선보였다. 24일에는 어셔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생황협주곡 ‘슈’를 공연했다. ‘슈’란 이집트 말로 ‘공기의 신’이란 뜻이다. 서양인은 물론 한국인에게도 생소한 생황을 내세운 ‘슈’와 협연자 우웨이에 대한 청중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부 마지막 곡으로 연주됐는데, 이례적으로 협연자 우웨이가 휴식시간을 앞두고 앙코르 연주까지 했다. 진은숙은 “어릴 때부터 생황의 음색을 좋아해서 언젠가는 저 악기를 활용해 작곡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생황을 연주할 임자를 못 만났다.”면서 “2007년 독일 베를린에서 중국 연주가 우웨이를 만난 뒤 ‘너를 위한 곡을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생황협주곡의 ‘단점’은 다룰 이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진은숙은 “개량 생황인데 연주가가 우웨이밖에 없어서 ‘네가 죽으면 큰일이다. 빨리 제자를 키워라’라고 농담처럼 말한다.”며 웃었다. 깜짝 반전이 일어나는 ‘슈’의 마지막 대목에 대해 진은숙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산 위에서, 우주를 향해 연주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때문에 대다수의 청중은 볼 수 없는 바깥에서 연주가 들려오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금한가. 직접 들어 보시라. 에든버러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1] 준비는 끝… 마지막 리허설 ‘손발 척척’

    [대구세계육상 D-1] 준비는 끝… 마지막 리허설 ‘손발 척척’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25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최종 리허설이 펼쳐졌다. 대회조직위는 오후 5시부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기 감독관,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 심판요원, 주관방송사(KBS) 요원 및 공연 참가자 등이 정해진 복장을 착용하고 마지막으로 손발을 맞춰보는 개회식 리허설을 한다. 총 600여명이 꾸미는 개막 행사는 한국 전통문화와 첨단 정보기술(IT)의 접목에 바탕을 두고 모음-다듬-깨움-돋움-띄움의 다섯 단계로 27분간 진행된다. 관중이 입장하는 모음 단계에서는 경북 지역 대학생 응원단이 응원 방법을 알려주면서 흥을 돋운다. 다듬 단계로 넘어가면 IAAF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들이 ‘다듬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입장한다. 이어 본 행사의 막이 오르는 깨움 단계가 열린다. 이 단계에서는 라민 디악 IAAF 회장이 개회사를 통해 공식 개막을 알리고 선수단이 들어온다. 문화 행사가 시작되는 돋움 단계에서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영상이 상영된다. 아울러 육상의 미래 정신을 상징하는 어린이들의 퍼포먼스가 웅장하게 펼쳐진다. 띄움 단계에서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최첨단 기술을 응용한 미디어 아트 쇼가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수박람회 공식 포스터 獨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

    여수박람회 공식 포스터 獨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

    2012여수세계박람회 공식 포스터가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박람회 공식 포스터 ‘손과 바다’, ‘교감, 어울림’이 독일 레드닷 디자인상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1955년 제정된 레드닷 디자인상은 미국 IDEA상, 독일 IF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며, 올해는 세계 40개국에서 출품된 6400여개 작품이 경합을 벌였다. 박금준(601비상 대표)씨가 디자인한 ‘손과 바다’와 ‘교감, 어울림’은 인류와 자연, 해양 자원의 공존을 감성적으로 표현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같은 달 8~16일 베를린 레드닷 디자인 박물관 특별 전시실에 전시된 뒤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볼트는 어디가고 파월만?

    [대구세계육상 D-3] 볼트는 어디가고 파월만?

    남자 100m에서 다시 황제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대구 땅을 밟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만 하루도 안 돼 곧장 트랙에 섰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료이자 라이벌인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파월은 23일 오전 7시 40분부터 2시간 20분가량 경산 종합운동장에서 동료와 트랙을 질주하며 땀을 흘렸다. 전날 오후 5시 25분 대구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그랜드호텔로 이동한 파월은 시차 적응도 끝나지 않았지만 아침 일찍 훈련에 나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내보였다. 전날 볼트가 공개훈련할 때처럼 이날도 부슬비가 내렸다. 노란색 점퍼를 입고 트랙에 들어선 파월은 땀이 나자 곧바로 점퍼를 벗어 던졌다. 노란색과 검은색, 녹색 등 자메이카 국기를 형상화한 상·하의 운동복을 입은 파월은 동료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등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50m를 전력 질주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볼트는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 파월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린 것과 대조를 보이며 둘 사이의 묘한 경쟁 관계를 알 수 있게 했다. 파월과 자메이카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물이 찬 큰 통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서 근육을 푸는 색다른 훈련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월은 오후 선수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 파월과 마주치지 않은 볼트는 선수촌 연습장에서 치른 첫 훈련에선 스타트 동작을 반복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볼트는 그동안 가볍게 몸을 풀었다. 파월에게 유리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1997년 아테네 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은 미국 스포츠전문 TV네트워크인 ‘유니버설 스포츠’ 방송과의 전화 대담에서 이번 대회 단거리 종목의 1~3위 선수를 예상했다. 올림픽에서만 4개의 메달을 따내며 199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의 스프린터인 볼든은 은퇴 이후 육상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다. 볼든은 남자 100m 우승자로 파월을 지목했다. 은메달 후보로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를 올렸고, 볼트를 동메달 후보로 거론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9초 58의 압도적인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던 볼트는 지난해 부상을 겪어 올 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래도 다소 이례적인 예측에 대해 볼든은 볼트의 200m 성적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볼든은 “볼트는 올 시즌 너무 힘겨운 레이스를 했다.”면서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볼트는 200m에서 19초 50대의 기록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그보다 못하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를 지난해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볼든은 “볼트가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스타트를 끊은 것은 2009년이었다”면서 “파월과 블레이크는 한층 나은 스타트와 가속을 거쳐 50m까지 경합할 것”이라면서 파월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베팅 업체 윌리엄힐은 볼트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봤다. 윌리엄힐은 남자 100m에서 볼트의 우승에 거는 배당금을 가장 낮게 책정했고, 그 다음으로 파월과 블레이크 순으로 낮게 매겼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중·장거리 왕국’ 케냐팀 화려한 진용 드러내다

    육상 단거리는 자메이카와 미국이 양분하고 있다. 중·장거리에서 에티오피아와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는 ‘중·장거리 왕국’ 케냐가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냈다. 남자 800m 세계기록 보유자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 2009년 베를린 대회 남자 마라톤 챔피언 아벨 키루이(29), 여자 1만m 세계 최강자 리넷 쳅케오이 마사이(22) 등 세계적인 중·장거리 선수들을 앞세운 케냐 대표팀 46명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인구 3900만명(세계 33위), 1인당 국내총생산(GDP) 888달러로 최빈국에 가까운 나라가 케냐지만 육상에서만큼은 다르다. 케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 대표팀을 보내는 202개 나라 가운데 11번째로 많은 48명의 선수들을 파견했다. 선수만 많은 게 아니라 그 진용도 화려하다. 우선 남자 800m의 루디샤는 독보적인 존재다. 800m는 스피드와 지구력, 코스 운영 능력을 모두 겸비해야 좋은 성적을 내는 종목으로 안쪽 코스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몸싸움이 심해 육상의 ‘격투기’로 통한다. 루디샤는 이 전쟁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지난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 챌린지 대회에서 1분 41초 09를 찍고 우승해 13년 묵은 종전 세계기록(1분 41초 11)을 0.02초 앞당긴 루디샤는 역대 최연소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록 올 초 발목 염증으로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6월 복귀전에서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해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과시했다. 올 시즌 최고 기록 5개 중 3개를 작성한 루디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넘어 1분 40초대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루디샤의 대항마 역시 케냐의 아스벨 키프롭(22)이다. 어쨌든 남자 800m는 케냐의 종목이다. 트랙 7바퀴 반을 꼬박 돌며 28개의 장애물과 7개의 물 웅덩이를 모두 넘어야 하는 남녀 3000m 장애물도 케냐를 위한 무대다. 2009년 베를린 대회 우승자인 에제키엘 켐보이(29)는 2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경쟁자인 카타르의 사이프 사에드 샤힌도 사실은 케냐 출신이다. 오일 머니의 유혹에 넘어간 케이스다. 또 2007년 오사카 대회 우승자 브리민 키프루토(26) 역시 케냐 선수다. 키프루토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도 차지했다. 올 시즌 3위 기록(7분 57초 32)을 가진 폴 코치도 케냐 유니폼을 입고 달린다. 여자 경기에서는 스페인과 러시아가 강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3위에 그쳤던 케냐의 밀카 체모스 체이와(25)가 최고 기록 9분 12초 89로 올 시즌 들어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경쟁자 또한 케냐의 메르시 완지쿠 은조로게(25)다. 남자 마라톤에서는 키루이, 여자 1만m에서는 마사이가 자기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무난히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케냐는 왜 중·장거리에 강할까. 우선 신체구조가 다르다. 케냐 선수 대부분이 키가 크고 몸이 홀쭉해 장거리에 적합한 카렌진족 출신이다. 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종아리 무게가 400g 이상 가볍다. 오래 뛸수록 유리하다. 근육도 속근보다 오래 힘을 쓸 수 있는 지근이 발달해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수많은 달리기 대회가 열리고, 수도인 나이로비는 무려 해발고도 1000m를 넘는다. 이와 함께 케냐에서 달리기는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선수층도 두껍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각국 선수단 입국 러시… 조직위 비상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나흘 앞둔 23일부터 각국 선수단의 본격적인 입국 행렬이 이어지면서 대회조직위원회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조직위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까지 4일간 선수만 1000여명, 임원을 합치면 2000여명이 대구에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선수단 3550명의 50%를 넘는 인원이다. 남자 800m 세계기록(1분 41초 01) 보유자인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를 비롯한 케냐 선수 46명이 23일 입국하는 등 이날 하루 동안에만 선수와 임원을 합쳐 가장 많은 753명이 선수촌에 여장을 푼다. 아직 구체적인 입국 일정을 밝히지 않은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와 허벅지 통증에도 출전을 강행한 여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도 곧 대구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충격적인 3회 연속 실패의 아픔을 딛고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벼르는 이신바예바는 러시아에서 훈련해 왔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은 28일 오전 9시 30분, 결승은 30일 오후 7시 5분에 열리기 때문에 이신바예바가 적응훈련을 하려면 개막 전에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 여자 높이뛰기 예선과 결승은 대회 후반부인 9월 1일과 3일 열려 블라시치에게는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지난 16일 대구에 도착한 후 그랜드호텔에 머물며 훈련을 해 온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이날 오후 팀 동료와 함께 선수촌에 들어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鐵女 페이토 “달구벌 경쟁·우정 즐기겠다”

    [대구세계육상 D-3] 鐵女 페이토 “달구벌 경쟁·우정 즐기겠다”

    스포츠 스타가 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스포츠판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사상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우는 포르투갈의 경보선수 수산나 페이토(36)의 얘기는 그래서 특별하다. 페이토는 1991년 도쿄 세계대회를 시작으로 11회 연속 세계대회 출전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육상연맹(IAAF)은 23일 페이토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페이토는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만 해도 독일의 여자 원반던지기 선수인 프랑카 디치와 함께 최다 출전기록(10회)을 나눠 가졌지만 이번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신기록 수립 초읽기에 들어갔다. 31일 오전 9시 열리는 여자 경보 20㎞ 레이스에서 페이토가 첫발을 내디디면 새 역사가 쓰이는 셈이다. 무려 20년간이나 세계대회를 즐긴 페이토는 “은퇴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세계대회에서 경쟁할 때의 희열과 다른 나라 선수들과 나눈 우정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대구에서도 그런 경험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올림픽처럼 선수촌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훈련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인 페이토는 전 세계가 놀랄 만한 톱클래스는 아니다. 1990년대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리며 1999년 헬싱키 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성적은 점점 내려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14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20위에 그쳤다. 헬싱키에서의 깜짝 선전은 그때였을 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부진했다. “베이징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컨디션도 최상이었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은퇴했더라면 좌절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시작하는 것을 택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페이토는 계속 노력한 끝에 올 시즌 IAAF 세계경보대회에서 6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 최고기록은 지난 4월 세운 1시간 30분 44초. 세계 정상권(세계기록 1시간 25분 8초)과는 거리가 멀지만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그의 가장 큰 미덕은 성실함.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실격한 것을 제외하면 역대 10차례 세계대회 중 9번을 완주한 ‘철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페이토의 목표는 2009년 베를린 대회(10위)에서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것.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조국을 위해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라면서 페이토는 싱긋 웃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개최도시의 문화를 즐기고 다른 선수들과 교류하고 싶다. 지금껏 참가한 10개의 세계대회에 대해 모두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다. 가장 좋은 기록을 낸 곳이 특별하지는 않다.” 대구가 페이토에게 특별한 곳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벌써부터 31일이 기다려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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