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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음반] 정명훈 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새 음반] 정명훈 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정명훈 예술감독의 서울시향이 도이치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2번 ‘부활’을 내놓았다. 말러는 1888년 처음 이 작품을 스케치하기 시작했고 1910년 4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지휘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악보를 고쳐 가며 사투를 벌였다. 평생 천착했던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은 이 곡은 클라이맥스인 5악장만 35분, 전체 86분에 이른다. 쉽게 들을 곡은 아니란 얘기다. 2010년 8월 2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말러 2010시리즈’ 공연 실황을 담은 이 음반을 처음 듣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듭 들을수록 귓가를, 그리고 심장을 건드린다. ‘구스타프 말러’의 저자이기도 한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은 “죽음의 묘사는 생생했고 피날레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고 평했다. 지난해 서거 100주년을 맞아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명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부활’과 견줘 듣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유니버설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시스터’

    [영화프리뷰] ‘시스터’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한 스키장의 아랫마을. 누나 루이와 단둘이 사는 열두 살 소년 시몽은 입장권을 구해 부지런히 스키장을 드나든다. 스키나 보드를 타려는 건 아니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누나 대신 생계를 잇고자 부지런히 스키나 고글, 장갑, 지갑, 음식을 훔쳐낸다. 그러고는 능숙한 흥정으로 동네 꼬마들과 스키장 식당 직원 등에게 장물을 팔아치운다. 때론 물건을 훔치다 걸려 흠씬 두들겨 맡는 고단한 삶. 그래도 시몽은 늘 용돈을 주고 돌봐야 하는 철없는 누나와 함께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어느 날 시몽과 루이의 비밀이 드러나고 시몽의 아슬아슬한 도둑질도 발각되고 만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시스터’는 프랑스 출신 신예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올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을 받을 만큼 탄탄한 내러티브와 배우들의 호연, 노련한 스태프들의 공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영화는 성장영화의 외양을 갖췄다. 그런데 감독은 철저하게 관객의 감정이입을 차단한다. 스키장 도둑질로 철없는 누이까지 부양해야 하는 열두 살 꼬마의 삶은 비참한 게 당연한데 시몽은 늘 당당하고 어른스럽다. 목적 없는 삶을 부유하듯 흘려보내는 루이 역시 동생에게 얹혀사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동생이 훔친 스키를 팔아 새 청바지를 사 입고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식이다. 남매는 궁상을 떨거나 지지고 볶는 법이 없다. 이들을 바라보는 카메라(혹은 감독)의 시선 또한 동정, 연민과는 거리가 멀다. 한 발짝 떨어져 시몽의 일상을 건조한 시선으로 따라갈 뿐이다. 영화 후반부에 남매의 비밀이 밝혀지고 시몽의 비즈니스와 삶 모두 균열을 빚은 뒤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메이에 감독은 그런 게 현실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세상은 열두 살 소년을 불쌍하게 여길 수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겠지만 잠시뿐이다. 타인에 대한, 혹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 변할 리 없다는 얘기다. 남매로 나오는 아역 배우 케이시 모텟(시몽 역)과 떠오르는 샛별 레아 세이두(루이 역)의 연기 호흡은 눈부시다. 부모의 사랑 같은 또래의 평범한 삶은커녕 미래나 꿈 따위의 낭만적인 단어들을 원천적으로 거세당한 소년의 내면을 부족함도 과함도 없이 연기한 모텟이야말로 영화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다. 철없는 누나와 사연 많은 여인의 고통을 동시에 품은 세이두는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무표정한 여자 킬러로 등장했던 유망주다. 1990년대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의 스컬리로 나왔던 질리언 앤더슨은 짧지만 존재감 있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느끼는 미묘한 고립감,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한 카메라와 일상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끌어낸 편집은 거장 클레어 드니의 오랜 영화적 동지인 아녜스 고다르(촬영)와 넬리 퀘티어(편집)의 공이다. 국내에서는 하반기에 개봉한다. 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종교계 남북교류 ‘공든탑’ 흔들리나

    종교계 남북교류 ‘공든탑’ 흔들리나

    오는 28일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 남한에서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 불교계의 공동 봉축법회가 무산됐다. 사상 첫 남한 내 남북 공동법회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종교계의 남북교류가 급속히 경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일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에 따르면 북한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은 최근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에 팩스 전문을 보내 “현 정세하에서는 봉축행사 남측 방문과 금강산 신계사 봉축법회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불련은 “부처님오신날 봉축 남북공동발원문은 그대로 채택하기로 했다.”고 전해 남측 불교계와의 교류 여지는 남겨뒀다. ●조불련 “공동발원문은 그대로 채택” 이는 민추본이 지난 3월 19~20일 중국 선양의 남북 불교교류 실무회담에 이어 지난달 9일 팩스 전문을 통해 제안한 내용에 대한 조불련의 최종 답변인 셈. 최근 광명성 3호 발사와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성명 발표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된 데 따른 북측의 입장 전달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불교계는 이를 놓고 그동안 잇따른 실무회담에서 남북 불교계가 동질성 회복을 위한 불교의례 통합사업에 공감했고 특히 조불련이 한글 반야심경 등 의례통합 부분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켓 발사로 남북관계 악화 방증 민추본은 이에 대해 “봉축행사를 계기로 남북 불교교류 활성화뿐만 아니라 민족의 화해와 남북관계 경색 해소에 적극 기여하고자 했다.”며 “이번 봉축행사에 조불련 대표단의 남측 방문이 실현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남북 불교교류 활성화와 민족 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북측의 입장이 알려지자 내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앞서 오는 28일∼6월 12일 ‘평화열차’ 시연행사를 가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평화열차’ 시연 행사는 WCC 부산총회에 참여하는 세계교회 지도자들과 젊은 청년들이 타고 올 평화열차의 구간을 사전 답사 형식으로 둘러보는 프로그램. 스위스 제네바를 출발해 독일 베를린, 러시아 모스크바, 이르쿠츠크, 중국 베이징까지 15일간 이동하는 이 행사를 위해 NCCK는 최근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측에 평화열차의 평양 경유를 적극 검토해줄 것과 여의치 않을 경우 베이징 행사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지난해 5월 16일 독일 베를린의 모처. 독일 경찰들이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오스트리아 청년 마크 수드로딘(22)을 붙잡았다. 한 조사관이 심문 도중 수드로딘의 팬티 속에서 소형 메모리카드를 발견한다. ‘섹시 타냐’, ‘킥애스’ 따위의 제목을 가진 포르노 영상물이 가득했다. 조사관은 뭔가 꺼림칙한 생각에 저장 장치를 암호 전문가에게 넘겼다. 해독 결과는 놀라왔다. 영화 속에는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 및 작전 지침 등이 담긴 100여개의 문서가 암호화돼 숨어 있었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발견 문건은 그야말로 순금 같은 것”이라며 가치를 평가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1주년(2일)을 맞아 ‘보복테러’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이 추가로 공개됐다. 대규모 인질을 잡아 협상을 벌이고, 유럽에서 무차별 총격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대담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수사당국이 입수한 파일 중 ‘향후 작업’이라는 문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여객선 납치 계획’이었다. 알카에다는 문건에서 “(여객선) 승객을 인질로 붙잡으면 여론의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면서 ”인질들을 한명씩 살해하며 특정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질들에게 미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입는 오렌지색 옷을 입히고 이들을 살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파일에는 또 알카에다가 유럽에 ‘뭄바이식 테러공격’을 가하려고 논의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는 2008년 11월 자동무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세력이 테러 공격을 벌여 180여명이 사망했다. 실제로 로딘이 체포되고 2주 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수프 오카크라는 인물이 검거됐으며 서방 정보기관들은 로딘과 오카크가 유럽 내 자살폭탄 테러범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인 유스니 알마우레타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알마우레타니는 지난해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당시 작전 과정에서 획득한 자료들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30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들을 이번 주 중에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테러방지센터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해 5월 초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은신처를 급습, 빈라덴을 사살하고 그가 자필로 쓴 일기와 테러 조직책들과의 연락기록 등의 자료를 획득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자료에 따르면 빈라덴은 (생전에) 조직책임자들에게 ‘재앙 뒤 재앙이 온다.’면서 알 카에다 조직의 괴멸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일반 게보다 100배 큰 ‘괴물 게’ 잡혀 충격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일반 게보다 100배 이상 큰 거대 괴물 게가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수족관업체 ‘씨라이프’ 그룹이 지난달 호주 테즈메이니아 연안에서 잡힌 거대 게 3마리를 어부들로부터 구매했다. 요리 신세가 될 뻔한 이들 거대 게는 호주에서 영국까지 약 29시간에 걸쳐 장시간의 비행 뒤 검역 절차를 마쳐 일반인의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영국 도싯 웨이머스 씨라이프 수족관에 전시될 ‘클로드’라는 이름의 태즈메이니아 거대 게는 지금까지 영국에 전시된 게 중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3000파운드(약 550만원)에 구매한 클로드는 등껍질 너비만 약 38cm에 달하며 무게는 7kg에 육박한다. 이는 크랩 케이크 160인분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크기라고. 또한 클로드는 일반적으로 영국 해안에서 잡히는 게들보다 100배 이상 크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성장기이며 앞으로 두 배 이상은 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클로드는 오는 4일부터 웨이머스 씨라이프 수족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다른 두 게는 각각 영국 버밍엄과 독일 베를린에 있는 수족관에서 전시된다. 현재 클로드는 높이 3m, 폭 1.8m로 특수 제작된 실린더 형태의 수조에서 보호되고 있다. 안정이 취해지면 일부 냉수성어류와 함께 지내도록 할 계획이다. 야생에서 게들은 해저에 내려앉은 죽거나 죽어가는 어류를 먹지만 현재 클로드에게는 양질의 고등어와 오징어 조각이 제공되고 있다. 이에 수족관 측은 클로드가 먹이에 매우 행복해한다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강철 여인’ 배두나(33)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코리아’(3일 개봉)의 언론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은 그녀는 자신을 가르쳐 준 탁구 선수들과 함께한 특별 시사회에서도 눈물을 비쳤다. 촬영 6개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녀에게 영화 ‘코리아’는 각별하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봄비가 내리는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눈물을 자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원래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안 좋아하는데, 탁구 선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괜스레 눈물이 났다. 시사회 때도 중반까지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다가 후반 20분에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에 (영화에 대한 감정을)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참았던 것 같다. →이야기한 대로 무뚝뚝한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표정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평소 일상에서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의 현남을 비롯해 했던 역할의 대부분이 제가 동경하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분희도 마찬가지다. 스물세 살의 국가 탁구 영웅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는 뽀얗고 타고난 귀여움이 좋았다. →리분희는 실존 인물이자 현정화의 라이벌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실화 영화도, 실존 인물도 처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과 경기 실황을 가지고 리분희를 분석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리분희가 남한의 현정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중계 카메라와 북한 선수들이 있어서 티를 내지 못했을 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은 따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에게 리분희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나. -현 전무님은 총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배우들 탁구 연습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리분희가 백핸드와 스카이 서브를 정말 잘했고 도도한 선수라고 말해 줬다. 스코어를 내고 기분이 좋아도 특별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고 기합도 넣지 않을 정도로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고요하고, 차분하게’라는 말이 굉장한 힌트가 됐다. →겉으로는 절제됐지만, 안으로 꽉 찬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 ‘공기인형’도 그렇고 평소 감정을 표출한다기보다는 삭이고 참는 절제의 연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텅 빈 것이 아니라 꽉 채우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연기를 추구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리분희 역이 내 연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연기 패턴이 관련 있나. -나 자신이 너무 몰랑몰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딱딱한 갑옷으로 감추는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차갑게 대하고 무뚝뚝하다. 제 성격은 소심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강한 여배우의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공기인형’에서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연기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용감하다. 집에 와서 힘들어 머리를 싸매더라도 연기할 때는 과감하다. ‘공기인형’을 찍을 때도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벗었다고 해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불편하고 쩔쩔매는 상황이 싫었다. 내가 먼저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최선을 다하니까 분위기도 풀어지고 촬영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코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영화는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년 전 역사적인 경기 장면을 재현한 소감이 어땠나. -영광이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분단 상황에서 잠시나마 한 팀을 만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현 감독이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고, 내가 그것을 연기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이 영광이었다. 하지만 ‘코리아’ 촬영을 마친 뒤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바로 떠났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을 봤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현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투톱인 만큼 연기 면에서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대결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라이벌 구도를 의식했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 찍을 때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울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지원) 언니가 수비수, 내가 공격수로 나뉘어 있었다. 언니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나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 집중했다. →분단 영화이자 스포츠 영화로서 감정 과잉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다. 물론 하려는 이야기와 의도가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가 적재적소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한 핏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잊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뭉치면 강한 나라인데…. 탁구 영화라기보다는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는 영화다. 가볍게 보시고 감동도 느꼈으면 좋겠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 감독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 대배우들은 초조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기질이 있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기획 자체가 기발한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천재 같았고, 마치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앤디 워쇼스키가 나무 줄기라면, 래리 워쇼스키는 화려한 잎사귀 같았다. 대한민국 배우들은 강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배우로서 여러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0년 전에 이미 예쁘게 보이는 것은 포기했다는 배두나. 이제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코리아’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배두나의 연기 드라이브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무대에서 강아지 실제 죽이는 ‘퍼포먼스’ 논란

    관객들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실제로 강아지를 죽이는 한 예술가의 퍼포먼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베를린 행정법원은 베를린 스판다우 지역 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퍼포먼스 ‘메타모포시스로서의 죽음’(Death as Metamorphosis)에서 강아지를 죽이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논란이 된 이 퍼포먼스는 하이라이트에서 강아지 2마리를 웅장한 장례식 음악과 함께 전기선으로 목을 졸라 죽이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예술가는 “태국의 전통적인 예술을 따라한 것” 이라면서 “알래스카나 스페인에서 개를 죽이는 행위에 대한 저항”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의 이같은 기획이 알려지자 파문은 커졌고 법원 측은 “이유없이 동물에 대해 상해를 주는 것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향후 이같은 잔혹한 퍼포먼스는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결에 예술가는 “베를린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 면서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부고] 한국대표 바리톤 황병덕 교수

    [부고] 한국대표 바리톤 황병덕 교수

    한국 대표 바리톤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성악가 황병덕 연세대 명예교수가 22일 별세했다. 92세. 고인은 1942년 일본 도쿄음악대 성악부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대와 미국 미드웨스트대에서 수학했다. 1955년 연세대 교수로 임용돼 30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1948년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의 한국 초연을 비롯해 수많은 오페라를 소개하는 등 우리나라 오페라를 개척했다. 청운성악회 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음악분과회장을 지냈으며 대한민국문화예술상, 국민훈장 모란장,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은 황성엽 호서대 교수 등 3남 1녀.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9시. (02)2227-7566.
  • [2012 런던올림픽 D-100] 마린보이·인간탄환… ‘별들의 전쟁’ 新 나겠네

    [2012 런던올림픽 D-100] 마린보이·인간탄환… ‘별들의 전쟁’ 新 나겠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눈이 집중되는 2012 런던올림픽. 최고의 스타들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은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명승부를 꼽아봤다. ●‘은퇴’ 펠프스, 유종의 미 거둘까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출전하는 육상 남자 100m는 단연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전체 금메달(302개)의 약 6분의1인 47개가 걸려 있어 단일 종목으로 최대 규모인 육상은 원래 여름올림픽의 꽃이다. 올해에는 볼트가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100m와 200m, 400m계주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낼지와 본인의 100m 세계기록인 9.58초(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를 경신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8월 5일(현지시간) 치러질 100m 결승전 티켓을 구하기 위해 100만명 이상이 몰려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세바스티안 코 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최근 “볼트가 런던에서 9.4초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볼트는 지난달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기록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다’(Anything is possible)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4년간 올여름을 기다려왔고 올림픽의 모든 순간들을 즐길 것이다. 특히 런던에 살고 있는 많은 자메이카 동포들을 위해서라도 멋진 쇼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볼트는 9일 200m 결승, 11일 400m 계주 결승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진다.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출전할 남자 자유형 200m도 ‘별들의 전쟁’이다. 베이징 8관왕에 빛나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와 세계기록(1분 42초)를 갖고 있는 파울 비더만(26·독일), 펠프스의 대항마로 떠오른 라이언 록티(28·미국)가 자존심을 건 레이스를 벌일 전망. 지난 대회에서는 펠프스가 금메달, 박태환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번에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1분 44초 80)을 갖고 있는 박태환은 “주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고 싶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실력보다 당일 컨디션과 운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200m에서는 비더만, 록티, 펠프스와 경쟁할 것 같은데 그 선수들보다 뒤처지는 전반 100m를 보완, 100m 랩타임을 50초에 찍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록티에게 뒤져 2위에 그친 펠프스는 은퇴 무대가 될 런던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5관왕 기염을 토하며 국제수영연맹(FINA) 올해의 선수로 뽑힌 록티가 펠프스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m 자유형 결승은 7월 30일 펼쳐진다. ●英 축구 52년만에 단일팀 출전 남자 축구는 올해 개최국 영국 덕분에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 축구협회가 1960년 로마 대회 이후 52년 만에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축구는 복수의 축구협회가 관할하는 국가의 출전을 불허해 영국 축구는 그동안 올림픽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자국 올림픽에 축구 종주국이 빠져선 안 된다는 여론에 따라 지난해 6월 4개 축구협회가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것. 예비 엔트리에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과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포함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웨일스 출신 긱스는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선수권대회(EURO)가 열릴 때마다 “나와 상관없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뛸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왔다. 와일드카드로 베컴과 긱스가 함께 뛰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좌 긱스, 우 베컴’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 축구 본선은 16개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데 7월 26일 글래스고 햄든파크에서 개막경기가 열린다. 오는 24일 본선 조추첨이 열려 한국 등의 조별리그 대진이 결정된다. 8강전부터 토너먼트 대결을 벌이며 결승은 8월 11일. ●페더러, 올림픽 징크스 깰까 남자 테니스에서도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 라파엘 나달(26·스페인), 로저 페더러(31·스위스). 앤디 머리(25·영국) 등 코트를 누비는 톱랭커들이 모두 나선다. 홈 코트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머리와 단식 금메달에 네 번째 도전하는 페더러가 기대된다. 수많은 대회를 휩쓴 페더러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약한 징크스에 시달렸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8강에서 탈락했다. 그나마 복식에서 금메달 한을 풀었는데, 런던에서 꿈에 그리던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승은 8월 5일 열린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느림보 우승자

    케냐의 웨슬리 코리르(30)가 역대 두 번째 낮은 기록으로 보스턴마라톤 우승을 차지했다. 코리르는 1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제116회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12분40초로 우승했다. 코리르의 기록은 제프리 무타이(31·케냐)가 지난해 대회에서 세운 비공인 세계 최고기록(2시간3분02초)보다 무려 9분38초나 뒤진 기록이었다. 2009년 로스앤젤레스마라톤에서 세웠던 자신의 기록 2시간8분24초에도 훨씬 못 미쳤다. 더욱이 이 기록은 보스턴마라톤 사상 두 번째로 느린 우승 기록이다. 때이른 무더위 탓이었다. 이날 보스턴의 기온은 섭씨 27도까지 치솟았다. 코리르는 2위 레비 마테보(케냐·2시간13분6초)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1.6㎞를 남겨 두고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을 얻은 코리르는 “내게 보스턴마라톤은 올림픽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라톤에서 공인된 세계 최고기록은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패트릭 마카우(26·케냐)가 세운 2시간3분38초다. 저조한 기록이었지만 케냐는 2위와 3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2시간13분06초의 기록으로 골인한 레비 마테보가 2위, 이보다 7초 늦은 베르나르드 킵예고가 3위로 뒤를 이었다. 여자부 1~3위도 모두 케냐의 몫이었다. 셰론 체로프는 2시간31분50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제미마 젤라가 숨공이 2위(2시간31분52초), 조지나 로노(2시간33분09초)가 3위를 차지했다. 코리르와 체로프는 우승 상금으로 15만 달러(약 1억 7000만원)씩 챙겼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 김성집 옹 3가지 추억

    [2012 런던올림픽 D-100] 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 김성집 옹 3가지 추억

    한국과 런던올림픽의 인연은 꽤나 특별하다. 일장기를 달고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한국이 ‘KOREA’라는 호칭으로 올림픽에 처음 나선 것이 1948년 런던대회였다. 한국의 첫 올림픽 메달도 런던에서 나왔다. 우리 올림픽의 ‘살아있는 역사’ 김성집(93·대한체육회 고문)옹이 역도 미들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김옹은 런던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64년 전의 기억을 너무도 또렷이 갖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다며 만남을 극구 사양했지만, 후배들에 조언을 건네는 목소리에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차고 넘쳤다. [1] KOREA로 첫 출전 감격…선수단 67명 개막식날 눈물 64년 전 런던에서 김옹은 내내 찡했고 짠했다. “36년의 식민지를 끝내고 우리 국호와 국기를 세우고 올림픽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선수로, 임원으로 무려 11차례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서울올림픽과 더불어 런던올림픽이 가장 감격적이었다고. 당시 한국선수단 67명(임원 15명, 선수 52명)은 기수 손기정을 따라 입장했다. 엠파이어 스타디움을 걸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출국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한 장에 100원이었던 올림픽후원권(복권)이 100만장이나 팔렸고 수익금이 8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민환송식에 수만 명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고, 헌법 제정으로 여념 없던 초대 국회도 선수단에 격려 메시지를 건넸다. 실수(!)로 겨울용 양복지로 만든 단복이 제공됐지만 선수들은 땀범벅을 하고도 그저 싱글벙글이었다. 개막을 하루 앞둔 1948년 7월 28일, 미주 항일민족지 ‘국민보’를 보면 당시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역사적이요, 초민족적인 평화의 싸움터인 국제올림픽대회에 반만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빛나는 태극기를 가슴에 붙이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어깨를 가지런히 하여 승부를 다투기로 되었음은 참으로 조선 체육사상에 특필대서할 만하다.” [2] 배·비행기 갈아타고 스무날 걸려 런던 도착…대단한 일 한다는 사명감 벅차 런던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교통편도 불편했고 돈도 넉넉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출발해 하카타-요코하마(이상 일본)~상하이(중국)~홍콩까지는 배를 탔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탔지만 그것도 고생길이었다. 방콕(태국)~콜카타~뭄바이(이상 인도)~카이로(이집트)~암스테르담(네덜란드)을 찍고서야 런던에 도착, 무려 스무 날이 걸렸다. 김옹은 “이국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오히려 대단한 일을 하러 간다는 사명감과 도전의식이 커졌다.”고 돌아봤다. 사실 김옹은 그보다 12년 앞서 올림픽 무대를 밟을 기회가 있었다. 조선 대표로 뽑힌 김옹은 일본에서 열린 ‘베를린올림픽 파견 예선대회’에 나갔다. ‘조선이 낳은 소년역사’란 별명으로 불린 18세 소년은 무거운 중량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지만 조선인에게 지는 게 싫었던 일본인들은 ‘김성집은 만 18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이므로 출전할 수 없다.’는 잔꾀를 냈다. 번외경기에 나서 317.5㎏을 들었지만 262.5㎏을 든 다른 선수가 우승했다. 억울함을 풀고 싶었던 1940년과 44년 올림픽은 2차 세계대전 탓에 무산됐다. [3] 우릴 괴롭힌 일본인과 첫 올림픽 기뻐하던 우리 국민이 함께 떠올라 동메달 확정 짓고 펑펑 울어 김옹은 “1948년 런던올림픽 때는 이미 서른 살이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독하게 훈련했다.”고 했다. 역기를 들었다 놓는 소리가 종일 끊이지 않아 동네에선 ‘덜거덕’으로 불렸다고. 1948년 국내 올림픽선발전에서 용상 세계신기록(145㎏)으로 우승한 김옹은 결국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그토록 기대하던 꿈의 무대. 김옹은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컨디션이었다. 같이 나간 56㎏급 이규혁과 60㎏급 남수일이 모두 4위에 그쳐 어깨가 무거웠다.”고 했다. 현지 훈련 중 허리를 삐끗했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주특기인 추상(클린 자세에서 발 구르지 않고 바벨을 들어올리는 것·현재는 폐지)에서 122.5㎏을 들어올리며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인상은 112.5㎏, 용상은 145㎏으로 두드러진 기록을 내지 못했다. 이집트의 엘 투니와 380㎏ 동률이 됐고, 김옹의 몸무게가 1.92㎏ 가벼워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옹은 “올림픽을 막았던 일본인의 얼굴이, 태극기를 들고 환송하던 시민들이 떠올라 한참을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튿날 주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한국선수단 모두가 참석해 들뜬 환호를 보냈다. 그는 “시상대에 서서 훗날 후배들이 여기서 애국가를 울릴 날이 오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게 벌써 64년 전이네.”라고 했다. 김옹은 런던에 함께 가자는 대한체육회의 제안을 사양했다. 불편해진 다리 탓이다. “마음 같아선 태릉선수촌도 가고 싶고, 런던도 가고 싶지만 나이가 드니 별 수 없다.”고 웃으며 “런던 하늘에 내가 울리지 못한 애국가가 울려퍼지길 기원하겠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로밍할인·응원 캠페인… 이벤트 빵빵

    [2012 런던올림픽 D-100] 로밍할인·응원 캠페인… 이벤트 빵빵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도 ‘2012 런던올림픽’의 마케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V 광고는 물론 응원 캠페인, 경품 행사, 로밍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통해 고화질의 경기 생중계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여자 하키와 사격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KT는 소속 선수들을 지원한다. KT는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담당 직원을 현지에 파견하는 한편 현지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설립한 유스트림 코리아 사이트를 활용, 올림픽 카테고리를 만들어 경기장 밖의 길거리 응원전과 선수들의 모습을 전 세계에 라이브로 송출한다. 또 KT 고객들의 원활한 스포츠 중계 시청을 위해 중계권자인 SBS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올레TV를 통해 피겨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경기장면 등을 모은 특집 코너를 운영했다.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SK텔레콤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진행했던 프로모션과 비슷한 수준의 스포츠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광고 캠페인을 방영했다. 박태환 편을 시작으로 연예인 야구단 응원전 편, 장동건 편 등 다양한 시리즈를 기획한 바 있다. 런던올림픽 기간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단에 직접 응원문자를 전달하는 등 이벤트를 펼친다. LG유플러스는 올림픽 관련 이벤트는 물론이고 런던올림픽 방송을 국내 지상파 방송3사에 단독으로 공급한다. 런던 국제방송센터에서 방송 신호를 압축해서 보내면 국제 해저 케이블과 육로 회선을 통해 이를 LG유플러스 안양방송센터에서 수신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받아서 압축을 풀고 방송 3사에 송출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올림픽 중계 기간에 전문인력을 24시간 배치하고 국내외에 비상운영 조직을 별도로 편성, 24시간 모니터링 및 현장 요구사항을 즉시 조치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런던올림픽 방송중계권이 있는 SBS와 협의를 거쳐 방송 송·수신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중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나윤권 콘서트-메모리 온 더 스트리트 21~22일 서울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감미롭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가수 나윤권이 입대 전에 마지막으로 여는 콘서트. 7만 7000~8만 8000원. 1544-1555. ●2012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 5월 26~27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가수 성시경이 5월의 야외 공연장에서 ‘결혼 피로연’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펼치는 콘서트. 7만 7000~12만 1000원. 1544-1555. [연극·뮤지컬] ●연극 ‘햄릿’ 5월 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원작과는 다른 형식과 내용이다. ‘3인극’과 ‘극중 극’ 형식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햄릿을 보여 준다. 아버지의 죽음이 숙부의 타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햄릿이 택한 복수의 방법은 ‘복수의 리허설’이다. 3만 5000~5만원. 070-4143-6443.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21일부터 6월 24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지난해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창작 뮤지컬의 돌풍으로 떠올랐던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재공연. 혼자 살고 있는 한 할머니에게 또 다른 할머니가 찾아와 자신의 집이라고 우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4만원.(02)2278-5741. [클래식] ●나비부인 19~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008년 창단한 무악오페라단이 세 번째 작품으로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올린다. 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궁’ ‘장난스런 키스’의 황인뢰 감독이 처음 오페라 연출에 도전한다. 유럽에서 50회 이상 쵸쵸상(나비부인) 역을 소화한 소프라노 강경해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에서 활동하는 테너 박기천(핑커톤)이 출연한다. 4만~25만원. (02)569-0678. ●드뷔시 스페셜2-파스칼 드부아용 19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1862~1918)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금호아트홀이 마련한 드뷔시 스페셜의 두 번째 무대는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인 드부아용 베를린 국립음대 교수가 맡는다. 2만~3만원. (02)6303-1977. [미술·전시] ●정태사 개인전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낙원동 갤러리엠. 전국을 유랑하며 화폭에 담은 실경산수화를 선보인다. 화구 가방을 메고 가면서 산으로 들로 나다니면서 좋은 경치가 있으면 담백하고 절제된 붓질로 그려낸 작품들이라 실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02)735-9500. ●현대 구상화 작가 3인전-박성환·김상유·황용엽 22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 한국적인 소재를 실존주의적이면서도 해학적인 터치로 그려냈던 세 작가의 유작들을 만나 보는 자리다. 한국전쟁 시기 한국인들의 생활 모습, 그리고 지식인들이 꿈꿨던 세계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02)2287-3591.
  • [CEO 칼럼] 벽이 허물어져야 하는 시대/장영철 캠코 사장

    [CEO 칼럼] 벽이 허물어져야 하는 시대/장영철 캠코 사장

    최근 몇년 새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가 많아 감회가 덜하겠지만, 건국 이래 가장 감동적으로 다가온 국제행사는 뭐니뭐니해도 ‘88서울올림픽’일 것이다. 대회 이념인 ‘화합과 전진’을 잘 표현한 공식 주제가의 후렴구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마 올림픽 이듬해에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독일이 통일을 이뤄 마치 그 노랫말이 예지력을 발휘한 듯해 가슴에 더 와 닿지 않았나 싶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은 독일 통일의 표상이기도 하지만, 지난 세기를 지배했던 시대착오적인 유물이 사라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20세기는 높든 낮든 물리적이고 인위적인 수많은 장벽으로 꽉 막혀 있던 시대였다. 베를린 장벽, 철의 장막, 죽의 장막을 비롯해 우리 국토의 허리를 가르는 휴전선 등 동서냉전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장벽이 개인 간, 나라 간 소통을 불가능하게 했다. 대한민국을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만들고 있는 휴전선만 사라지면 세상을 가르는 모든 벽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로 남북 간 긴장이 여전하지만 언젠가는 올림픽 주제가가 ‘예견’한 것처럼 휴전선이 사라지는 날을 꿈꿔 본다. 물리적 장벽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휴전선만큼 우리를 가르는 높고 두꺼운 벽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 출신지역, 학력, 성별, 지위, 신분 등으로 사람과 조직을 구분짓게 만드는 편견들이 여전히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지역주의의 망령을 제거하지 못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절망스럽지는 않다. 최근 들어 부쩍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벽을 무너뜨릴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출현으로 개인 간 정보 유통량이 증가됨에 따라 사회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는 폐쇄성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경제활동의 영토 또한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로 넓어지고 있다. 이제 과거처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제주체를 감싸주던 국경, 지역별 관행, 법적 환경 등의 보호막이 지금도 기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기대이다. 정치·경제·사회의 각 부문에서 폐쇄성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에 의지하고 이를 더 강화하고자 한다면, 국가 발전이 저하됨은 물론 생존마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대외교역을 통해 여러 국가, 기업과 치열하게 다투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당당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유럽연합(EU), 미국 등을 넘어 더욱 확산되면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가 세계와의 직접 경쟁에 노출될 것이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시대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 의료 등 공공서비스, 연구·개발(R&D) 등 일부 부문에서는 여전히 물리적인 개념의 국경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수용하지 않고 안주한다면 고립을 자초해 결국 경쟁력 상실이라는 쓰라린 결과를 맛보게 될 뿐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독자적으로 진화한 고유의 생태계를 형성했던 갈라파고스 제도의 여러 생물종들이 외래종의 유입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전자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 또한 자국 시장에만 안주했던 탓으로 설명한다. 21세기는 모든 벽이 허물어진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벽을 높이 쌓는다 해도 변화의 바람을 막지 못한다. 그 흐름을 억지로 방해한다 하더라도 벽은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 벽 뒤에 쪼그리고 앉아 ‘설마 그런 일이 있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다면 역사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 봄의 신부 전지현 동갑내기와 결혼

    봄의 신부 전지현 동갑내기와 결혼

    배우 전지현(31)이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동갑내기 최준혁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전지현은 결혼식에 앞서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정말 긴장되고 떨린다.”면서 “(예비신랑과는) 어려서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아는 사이이기는 했지만, 지인 소개로 2년여 정도 가깝게 지내다 결혼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랑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도도함”이라며 쑥스럽게 말했다. 뒤늦게 프로포즈 받은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엊그제 저녁에 예비 남편이 여권을 갖고 나오라고 했다. 갈 곳이 있다고 해서 함께 공항에 갔는데 그곳에서 일본에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일본에서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례는 최씨의 아버지인 최곤 알파에셋자산운용 대주주와 고교 동창인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맡았다. 축가는 가수 이적이 불렀다. 전지현은 오는 7월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이달 말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촬영을 위해 독일로 향한다. 신혼여행은 따로 가지 않고 첫날밤을 신라호텔에서 보낸 뒤 서울 강남의 신혼집에서 이달 말까지 신혼을 즐길 계획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칼라스처럼,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서겠어요”

    “칼라스처럼,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서겠어요”

    서선영(28). 그의 이름은 아직 대중들에겐 낯설다. 그러나 최근 1~2년 새 그만큼 독보적인 성과를 얻은 한국 성악가는 없었다. 2010년 프란치스코 비냐스 국제 성악콩쿠르(스페인)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마리아 칼라스 국제성악콩쿠르(그리스)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러시아)를 휩쓸었다. 이쯤 되면 파죽지세다. “비냐스 콩쿠르는 성악에서 가장 큰 콩쿠르예요. (우승을 했으면) 그 다음부터는 안 나가는 게 보통인데 현실에만 안주하는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나갔어요. 은사인 미하엘라 크라머 선생님이 러시아계여서 속성으로 발음을 익힌 덕을 톡톡히 봤어요.” 예술에 등수를 매기는 데 대한 거부감에도 젊은 음악인들이 피 말리는 콩쿠르에 나서는 까닭은 ‘동아줄’을 붙잡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어린 시절 천재란 소리를 들었던 이들이 수두룩한 음악계에서 서선영처럼 고교 진학 후 진로를 결정한 늦깎이들이 기회를 잡기란 요원하다. 하지만, 콩쿠르에 입상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실력을 인정받는 건 물론 유명 지휘자와의 협연, 카네기홀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공연장에서의 리사이틀 등이 덤으로 주어진다. 프란치스코 비냐스 콩쿠르에 해마다 1000명 안팎의 지원자들이 몰려드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베르디 콩쿠르와 더불어 성악 콩쿠르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이곳에는 유럽 주요 오페라극장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든다. 조수미(50·1986년 우승)와 김우경(35·2002년 우승) 등 국내 대표적인 성악가들도 비냐스 콩쿠르를 통해 이름을 알린 경우다. 서선영이 유럽의 ‘A급’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스위스 바젤극장의 오페라스튜디오(30세 이하 유망주를 대상으로 부문별로 1~2명씩 뽑아 운영) 소속이 된 것도 비냐스 콩쿠르 우승 덕이다. 2년 전 서선영을 눈여겨봤던 독일 도이치오퍼 베를린의 관계자가 지난해 바젤극장 오페라 예술감독에게 추천한 것.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선영의 동선을 좇자면 어지러울 정도다. 9월에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자격으로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와 협연했다. 11월에는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우승 부상으로 뉴욕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가졌다. 오페라 가수의 커리어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다. 12월에는 비제의 ‘카르멘’ 중 미카엘라 역을, 올 1월에는 드보르자크의 ‘루살카’에서 주인공 루살카 역을 소화했다. 특히, 오페라 주역으로 데뷔했던 ‘루살카’는 잊을 수 없다. 총 18회 공연 중 그가 무대에 오른 건 마지막 4회 공연. 이쯤 되면 관객의 관심이 흐릿해졌을 무렵이다. 객석도 듬성듬성 비는 게 일반적이다. 그는 “엄청난 인기 오페라가 아니라면 시들해지는 게 보통인데 1200석 오페라극장이 꽉꽉 찼다. 죽어 가던 공연을 내가 살렸다고들 했다.”며 웃었다. 2009년 독일 유학을 떠난 지 3년 만에 뒤늦게 국내 데뷔무대도 갖는다. 금의환향인 셈. 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향과 함께 바그너의 ‘베젠동크 시에 의한 5개의 가곡’을 부른다. 1848년 스위스로 정치적 망명을 한 바그너는 자신의 후원자 오토 베젠동크의 아내 마틸드와 사랑에 빠졌다. 마틸드가 지어 보낸 시에 바그너가 곡을 붙여 답례한 게 바로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다. 그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가사가 어둡고, 화성도 쉽지 않다. 정서를 가슴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서 독일에서도 좀처럼 안 하는 레퍼토리인데 이번에 부르게 됐다.”고 밝혔다. 1만~3만원. (02)580-130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관가 포커스] 권익위 ‘부패 코리아’ 오명 씻기 안간힘

    [관가 포커스] 권익위 ‘부패 코리아’ 오명 씻기 안간힘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부패 코리아’ 오명 벗기기 작업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최근 주요 부패 관련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순위가 잇따라 곤두박질치자 반부패 정부기구의 수장으로서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권익위 내부에서는 “취임하고 한참 동안 마이크 앞에서도 어색해했던 위원장의 최근 보폭이 몰라보게 커졌다.”는 평가들이다. 당장 지난달 21~29일 김 위원장은 한국 부패 인식도 개선을 위해 작심하고 유럽행 비행기를 탔다. ●국제기구 찾아 ‘반부패 의지’ 설파 매년 12월 세계 180여개국의 공공부문 청렴도를 분석해 부패인식지수(CPI)로 공개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를 찾아 관계자들과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였다. 위원장이 TI를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수행원 두어명만 대동했던 김 위원장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TI 사무소를 비롯해 CPI를 결정하는 데 핵심 근거를 제공하는 베틀스만 재단, 영국 이코노미스트 정보연구소 등 주요 기관들을 일일이 방문했다. ●작년 부패지수 4계단 곤두박질 최근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위원장 입장에서는 속이 탈 만도 하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CPI 순위는 재작년보다도 4계단이나 더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홍콩의 기업컨설팅 기관인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K)가 발표한 부패지수도 지난해보다 2계단이나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럽 방문 중에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반부패 교육전담 국제기구인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와 부패방지 교육과정을 공동개발하는 등 양해각서를 교환한 것도 ‘전술’ 이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위가 개발한 교육 커리큘럼을 지원하는 등 반부패 의지를 꾸준히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면 국가 이미지 향상에 음양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온 세상에 한반도 평화·통일 메시지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오는 5월 28일∼6월 12일 ‘평화열차’ 시연행사를 갖는다. ‘평화열차’는 내년 WCC 부산총회에 참가하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 WCC 총회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한반도 평화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연 행사는 WCC 부산총회 개최시 세계교회 지도자들과 젊은 청년들이 타고 올 평화열차의 구간을 사전 답사 형식으로 둘러 보는 것. 스위스 제네바를 출발해 베를린과 모스크바, 이르쿠츠크, 베이징까지 15일간 이동한다. 이 기간중 베를린 촛불기도회며 모스크바 평화콘서트 등 주요 거점지역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한 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한다. ‘평화열차’의 목적이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것인 만큼 평양 방문은 중요한 일정. NCCK는 이를 위해 최근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의 만남에서 평화열차 시연행사 때 평양 경유를 적극 검토해줄 것과, 여의치 않을 경우 북경 행사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통일부와 조그련의 긍정적 반응이 있을 경우 북한 평양을 지날 수도 있다. 한편 행사의 실무를 주관하는 NCCK 산하 ‘평화함께 2013위원회’는 오는 30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 ‘평화 까페’(Peace Cafe)를 열어 후원 행사를 진행한다. ‘평화함께 2013위원회’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는 2013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차원에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 국제여성영화제 열린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서울 국제여성영화제가 어느덧 14회를 맞는다. 새달 19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과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 7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 정치적 도피를 감행한 모녀의 이야기를 담은 파울라 마르코비치 감독의 ‘더 프라이즈’가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전체주의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이뤄지는 파시즘적 훈육과 군대를 찬양하는 웃지 못할 의식들을 어린 딸 세실리아의 눈으로 그린다. 아르헨티나 출신이지만 정치적 이유로 멕시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마르코비치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과 프로덕션디자인상을 받았다. 서울 국제여성영화제의 얼굴 격인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는 최근 1~2년간 제작·발표된 여성감독들의 수작을 집중 조명한다. ‘파니핑크’(1994),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2008), ‘헤어드레서’(2010)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도리스 되리 감독의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에 우선 눈길이 간다. 고국의 내전을 피해 베를린으로 떠나왔지만, 불법체류자인 탓에 불법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리나와 집 없이 떠도는 펑크족 칼리가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면서 빚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글렌 클로즈 주연의 ‘앨버트 놉스’ 국내 개봉이 요원한 터라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 연극 ‘앨버트 놉스의 혼자인 삶’에서 살아남고자 어쩔 수 없이 남장 여인이 된 비운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부터 클로즈는 영화화를 꿈꿨고, 30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클로즈는 주연과 공동각본을 맡았다.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백 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들이다. 이 밖에 배우 줄리 델피의 4번째 장편연출작 ‘스카이랩’과 폴란드 출신의 논쟁적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와 명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만난 ‘엘르’,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테디베어상(동성애자 필름 부문)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 등도 두고 볼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간에 옷 입히는게 건축 개념” 천으로 지은 집 미술관에 즐비

    “공간에 옷 입히는게 건축 개념” 천으로 지은 집 미술관에 즐비

    “그러게요. 6분의1만 해도 제가 참 편했을 텐데…. 신체와 공간의 비율을 따지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왜 하필 5분의1이라는 축소 비율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약 6분의1이라는 비율을 적용했다면 아마 작업이 엄청 편해졌을 겁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런저런 미니어처들을 고스란히 쓸 수 있었겠죠. 5분의1을 택하는 바람에 일일이 따로 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전 작품에 들어선 사람이 복도나 문 같은 공간에 꽉 들어차길 바랐어요. 그래서 그 비율을 택한 거지요.” 꽉 들어차야 하는 이유는 집을 옷으로 보기 때문이다. “옷의 개념을 확장한 게 건축이라 생각해요. 공간에 옷을 입히는 게 건축인 거죠. 옷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옷이야말로 정말 건축적이에요.” 옷을 지어 입듯 건축도 짓는다는 개념이다. 해서 진짜 천으로 집을 지어버렸다. 지금이야 작품이 인정받아 15명 안팎의 스태프진이 있지만 처음엔 오직 혼자서 해야 했다. 그때 작품 가운데는 만드는 데만 10년 걸린 것도 있다고 하니 그 땀방울이 눈물겨울 정도다. 그럼에도 5분의1이라는 몸에 딱 맞는 사이즈다 보니 작품들을 들락거리면서 집들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구임에도 자그마한 승용차를 타고 다녀서 차에서 내리는 것이 마치 차처럼 생긴 조끼를 벗어버리는 듯하다던 소설 ‘7년의 밤’의 묘사가 떠오른다. ●삼성미술관 리움서 6월 3일까지 6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서도호(50) 작가의 개인전 ‘집 속의 집’ 전시장에는 작가가 그렇게 한 꺼풀 허물 벗어던지듯 내던져 둔 과거의 옷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옷치고는 규모들이 제법 거대하다. 특히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살 때의 3층짜리 타운하우스 전면부를 축소해 둔 ‘청사진’은 높이만 무려 13m에 이르는 작품이다. 미술가로서는 특이하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초대받았었는데 이때도 이 작품은 눕혀서 전시해야 했다. 소화해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다. 18m 높이를 가진 리움미술관 덕택에 이번에 처음으로 똑바로 섰다. 이 외에도 작가가 거주했던 뉴욕의 스튜디오, 서울집, 뉴잉글랜드의 집, 베를린 집을 모두 모사해 뒀다. 세면기, 스위치, 손잡이는 물론 벽에 걸린 안내문이나 경고문까지 완벽하게 재연했다. 그렇다 보니 작품 제목은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A 아파트, 복도, 계단’ ‘서울 집/서울 집’ ‘베를린 집, 3개의 복도’ 같은 식이다. ●한옥 중문에 동물 영상 투사한 게 가장 인상적 이런 건축 소재를 틀어쥐게 된 것은 유학 경험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옥에서 살다 서양식 집에 들어가니까 어색하더군요. 공간과 친숙해지기 위해 했던 일이 줄자로 사이즈를 재는 거였어요. 그러다 건축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동서양의 차이를 들여다보게 됐고 그게 작품으로 이어진 겁니다.” 원래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가장 근원적인 것은 한옥에 살았던 경험이었어요. 어릴 적 살았던 경험. 그 숨결이 어디엔가 남아서 나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해서 정교한 작품들 그 자체도 좋지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전통 한옥의 중문을 형상화한 뒤 해가 뜨고 지고 새들과 사슴 같은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영상을 투사한 작품이다. 그 공간에 앉아있노라면 정말 하루 정도 늘어지게 한옥 앞마당에서 뒹굴뒹굴하면서 노닥거린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작가가 가진 기억의 원형질 같아 더 좋다. 7000원. (02)2014-69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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