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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균형·차별·분쟁… 무너지지 않는 장벽들

    불균형·차별·분쟁… 무너지지 않는 장벽들

    장벽/클로드 케텔 지음/권지현 옮김/명랑한지성/344쪽/1만 7000원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폭력적인 20세기와 냉전의 시대는 가고, 더불어 여러 정치적 장벽도 무너져 내릴 듯 보였다. 한데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인종·종교·영토 분쟁으로 여전히 새 장벽들을 쌓고 있다. 남북한을 가르는 삼팔선,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걸쳐 있는 키프로스의 그린라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분리 장벽 등이 건재하고, 불법 이민 방지를 위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부시 장벽이 세워지는 등 바벨탑 같은 장벽들이 세계 도처에서 솟구치고 있다. 이뿐 아니다. 부자와 가난뱅이를 가르는 게이티드 커뮤니티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장벽이 국가와 국민 보호라는 외부적 분리 기능뿐 아니라, 공동체를 가르는 내부적 분리의 악역까지 맡고 있는 셈이다. ‘장벽’은 이처럼 인류가 그간 세운 장벽을 프레임 삼아 역사를 재조명한 책이다. 초세계화, 국경 없는 세계를 외치면서도 정작 장벽은 더욱 높고 견고해지는 역설의 원인을 짚고 있다. 장벽은 돌무더기를 쌓은 선사시대부터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중국의 만리장성과 로마 리메스 황제의 장벽 등이 전형적인 예다. 요새나 성곽 같은 단순한 방어벽은 이후 ‘정치적 의미’가 있는 장벽들로 진화해 나간다. 저자는 베를린 장벽을 정치적 장벽의 대명사로 꼽았다. 장벽은 권위를 상징하거나 제어하고, 경계를 만들어 배제와 금지를 되풀이하는 도구로 작동했다. 그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끝없이 장벽을 넘어 다른 세상으로의 탈출을 감행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됐다. 저자는 이처럼 장벽들이 얼마나 무자비한 군사적 장치들로 무장하고 있었는지를 상세히 묘사해 당대의 잔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결론은 장벽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다. 장벽 자체는 죄가 없기 때문이다. 외려 게이티드 커뮤니티처럼 심각한 사회 불균형, 사회 불만의 첨병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장벽이 세워진 근원적인 이유를 통찰할 수 있어야 장벽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의 장벽들은 부의 불평등과 편향 등 불균형이 낳은 결과물이다. 결국 장벽의 높이는 내 것을 네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두려움의 크기와 비례할 수밖에 없다. 이게 해소되려면 부자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위해 제 살 깎아 희생해야 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 깊은 회의를 갖는 동시에 부자 나라들이 세계 질서를 보다 평등한 방향으로 재편할 의지를 가져 주길 우회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상화, 7연속 ‘무적질주’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2013~1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7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월드컵에서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해 올림픽 2연패 전망을 한층 밝혔다. 이상화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1차 레이스에서 37초3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100m를 10초20 만에 주파한 이상화는 나머지 400m에서도 스피드를 유지해 2위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37초71)를 여유있게 제쳤다. 3차 대회까지 6차례의 500m 레이스를 모두 석권한 이상화는 이번 경기까지 7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4차례 월드컵(1,4,5,6차)에서 8연속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무적 행진을 계속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세계 기록을 연거푸 3차례나 새로 쓰는 등 한층 더 완벽해졌다. 오프시즌 동안 강도 높은 훈련으로 몸무게를 5㎏이나 줄이고 하체 근력은 그대로 유지해 순발력과 지구력이 모두 좋아졌다. 이상화는 7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2차 레이스에 출전해 8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월드컵 경기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멈춰선 대박 행진… 사라진 중박 영화… 불안한 쪽박 행렬

    멈춰선 대박 행진… 사라진 중박 영화… 불안한 쪽박 행렬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가을 수많은 신작이 쏟아졌지만 관객 300만명을 넘긴 이른바 ‘중박’ 영화는 찾아 보기 어렵다. 100만명도 넘기지 못한 채 제작비도 못 건진 영화들이 허다하다. 2011년 ‘완득이’, 2012년 ‘늑대소년’ 등이 같은 기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500만~800만을 동원했던 것과 달리 저조한 성적표다. 이것이 호황 뒤에 찾아오는 질적 하락인지, 1보 전진을 위한 숨고르기인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영화의 성적표는 화려했다. 지난 1월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이 1000만명, ‘설국열차’와 ‘관상’이 900만명을 각각 돌파하며 2년 연속 연간 1억 관객을 넘어섰다. 500만명을 넘긴 영화도 ‘베를린’,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 8편이나 됐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한국영화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유명 스타들이 주연한 화제작들이 줄줄이 개봉됐지만 성적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배급사들은 서울은 물론 지방 곳곳에 극장 무대 인사를 도는 등 스타 마케팅으로 총력전을 펼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 10월 개봉한 ‘깡철이’는 충무로의 블루칩 유아인이 주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120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천정명·김민정 주연의 ‘밤의 여왕’은 25만명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배우 출신 감독인 하정우와 박중훈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은 ‘롤러코스터’와 ‘톱스타’도 각각 27만명, 17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했다. 안방극장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바람몰이를 기대했던 스타들도 스크린에서는 약발이 잘 듣지 않았다. 드라마 ‘굿닥터’의 주상욱이 양동근과 주연한 ‘응징자’는 20만명도 들지 못했다. 서인국·이종석 주연의 ‘노브레싱’도 청춘 영화로 기대가 높았지만 계절에 맞지 않는 수영 소재의 영화라는 약점 탓인지 관객 45만여명으로 주저앉았다. 그룹 빅뱅의 탑이 주연한 ‘동창생’은 수능 특수를 타고 가까스로 100만명의 문턱을 넘겼으나 남파간첩이라는 식상한 소재로 극장가의 주된 타깃층인 30~40대를 잡는 데는 실패했다. 아이돌 스타 이준이 주연한 ‘배우는 배우다’도 10만여명, 김선아 주연의 스릴러 영화 ‘더 파이브’도 인기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7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극심한 가뭄 속에서 선전한 영화들도 있다. ‘친구2’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한계에도 275만명을 동원했고, 여진구 주연의 스릴러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도 239만명을 모았다. 영화 ‘소원’은 아동 성폭행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으면서도 270만여명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하지만 300만명의 선을 넘긴 흥행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한국영화의 호황기가 이어지면서 영화판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펀딩 규모가 늘어났지만, 안이한 우려먹기식 기획영화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기이던 2006년 영화 시장에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2007~2008년 질적 하락이 이어졌던 때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마케팅팀장은 “최근 소형 벤처 창투사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인기 배우, 콘셉트, 장르 등 유행하는 요소 중 하나만 있으면 내용이 그다지 참신하지 않은 기획 영화에도 투자 자금이 몰렸다”면서 “모두 비수기에 홈런을 기대했지만 관객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데다 영화를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함량 미달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홍보사의 대표는 “올가을에 한 주에도 두세 편씩 한국영화가 쏟아진 것은 CJ, 롯데 등 대기업 배급사들이 자사 매출을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영화를 개봉시킨 것과도 관계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로는 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어디선가 본 듯한 소재나 분위기의 ‘카피캣’ 영화가 쏟아진 것이 호황기 끝에 찾아오는 전형적인 거품 현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관객들이 유사성에 대해 더 예민해졌기 때문에 반복되는 카피캣 영화는 분명 적신호가 켜진 것이고 호황 끝에 거품이 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물론 큰 흥행은 아니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화이’나 ‘소원’ 같은 의미 있는 영화는 반갑지만 함량 미달의 영화들이 내년 초까지 계속 나온다면 한국 영화의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12월 극장가는 내년 한국영화의 흥행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 흥행작이 연초까지 이어지며 해당 연도 흥행의 장기적인 향방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에는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 로맨틱 코미디 ‘캐치미’, 전도연·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공유 주연의 액션 영화 ‘용의자’ 등 총 4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지난 2007년 극심한 불황을 한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영화라면 몰라도 대작 영화에서까지 그러한 실패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가을에 유독 우울하고 센 영화들이 많아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가 적었던 만큼 연말에 흥행을 주도하는 대형 작품이 나와 다른 한국 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일제징용 포로들의 삶 오롯이… 자유한인보 3호 복사본 발견

    일제징용 포로들의 삶 오롯이… 자유한인보 3호 복사본 발견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강제 징용됐다가 연합군 포로가 된 한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됐다. 충청 지역 일간지인 충청일보는 최근 본사 자료실에서 1945년 11월 15일자 자유한인보 3호 복사본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자유한인보는 연합군 포로가 된 한인들이 하와이수용소에서 제작한 일종의 소식지다. 7호까지 제작됐으며, 독립기념관에 유일하게 7호가 보관돼 있다. 이들은 수용소에서 간단한 노동을 하며 받은 돈으로 자신들의 단결을 위해 소식지를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일 감정이 강했던 포로들은 돈을 모아 연합군에 기금도 냈다. 이번에 발견된 자유한인보는 한글로 씌어진 50쪽 분량이다. ‘우리나라 자랑꺼리’, ‘세계뉴스’, ‘말썽꺼리’(낱말퀴즈) 등으로 나뉘어 있다. 1945년 11월 11일 이탈리아 포로들과 축구시합에서 한인들이 5대3으로 패했다는 이야기와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우승을 해 자랑스럽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표지에 ‘1991.4.4’이라고 쓰여 있어 이때 복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립기념관 김도형 책임연구원은 “손글씨로 쓴 뒤 등사를 하다 보면 원본이 닳기 때문에 매호 500부 이상 제작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3호에 담긴 포로들의 수필 등에는 반일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상화 6戰 6金… 경쟁자는 자신뿐

    이상화 6戰 6金… 경쟁자는 자신뿐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지난달 30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13~1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2차 레이스에서 37초32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 예니 볼프(독일)는 37초66에 그쳤다. 이상화는 시즌 1~3차 월드컵 1, 2차 레이스에서 모두 6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포인트는 600점으로, 2위 볼프(328점)를 멀찍이 떨어뜨렸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월드컵 연속 우승은 볼프의 2009~10시즌 5회 연속이 최다였으나 이상화가 지난 시즌 8회 연속으로 갈아치웠다. 올 시즌에도 무적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상화는 6~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4차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과 타이에 도전한다. 이날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26으로 주파해 평소에 미치지 못했고, 볼프(10초23)보다 0.03초 늦었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는 10초17에 통과했으며 세계신기록을 세운 지난달 17일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인 10초09에 주파했다. 그러나 이후 스퍼트를 내며 남은 400m를 27초06에 통과,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대회를 앞두고 이상화는 몸살을 앓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경쟁자를 압도했다. 스타트에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음을 과시했다. 1일 여자 1000m에서는 1분15초70의 기록으로 5위에 자리했다. 자신의 주종목은 아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지구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편 남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 출전한 모태범(24·대한항공)은 34초87의 기록으로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34초69)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날 1차 레이스에서 9위에 머문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시즌 스케이트날 적응에 애를 먹었던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로 부활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독일축구 손흥민 5,6호 멀티골 폭발…레버쿠젠 리그 3연승

    독일축구 손흥민 5,6호 멀티골 폭발…레버쿠젠 리그 3연승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손흥민(21)이 정규리그 5호, 6호 멀티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끝난 2013-2014 분데스리가 14라운드 뉘른베르크와의 홈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지난달 9일 함부르크와의 12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2∼4호 골을 한꺼번에 올린 손흥민은 3주 만에 멀티 골을 터뜨렸다. 레버쿠젠은 이날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뉘른베르크를 3-0으로 꺾었다. 리그 3연승을 달린 레버쿠젠은 승점 34를 기록, 선두 바이에른 뮌헨(승점 38)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아울러 이날 승리로 지난달 27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0-5 패배의 충격도 다소 털어냈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했다. 한편, 마인츠에서 뛰는 박주호(26)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으나 팀의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헤르타 베를린과 0-0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엔 아직 개봉 안된 따끈따끈한 예술영화들

    국내엔 아직 개봉 안된 따끈따끈한 예술영화들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따끈따끈한 화제작을 만나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예술영화관 씨네큐브는 ‘2013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개최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에서 인정받은 예술영화 15편을 미리 상영한다. 먼저 칸영화제 수상작을 대거 만날 수 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코언 형제의 첫 음악영화 ‘인사이드 르윈’,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현대 일본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이 상영된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각본상을 받은 지아장커 감독의 ‘천주정’ 등도 선보인다. ‘거장, 우리를 설레게 하는 이름’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상영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로 201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의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작으로 벤 애플렉, 레이첼 맥애덤스,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한 ‘투 더 원더’와 ‘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몽상가들’ 이후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미 앤 유’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프랑스의 젊은 거장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영 앤 뷰티풀’과 ‘타인의 취향’ ‘룩앳미’ 등으로 알려진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해피엔딩 네버엔딩’을 상영한다. 한편 ‘베를린영화제를 가다’ 섹션에서는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아들의 자리’, 남미의 메릴 스트립이라 불리는 칠레의 여배우 폴리나 가르시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글로리아’, 황금곰상 후보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베일을 쓴 소녀’ 등 올해 베를린 영화제를 화려하게 장식한 화제작들이 소개된다. ‘배우들, 그 아름다운 앙상블’ 섹션에서는 명품 배우 다이앤 크루거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오르는 스타 레아 세이두가 앙투아네트의 시녀로 분한 영화 ‘페어웰, 마이 퀸’을 만날 수 있다. 오다기리 조, 마쓰다 류헤이, 미야자키 아오이 등 국내 영화 팬에게 친숙한 일본 스타들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는 ‘행복한 사전’, 할리우드의 엘르 패닝과 아네트 베닝 등이 출연한 ‘진저 앤 로사’ 등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영화 상영과 함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벼룩시장, 씨네큐브 개관 13주년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청년이 살기좋은 도시 1위 토론토, 서울은 10위에

    청년이 살기좋은 도시 1위 토론토, 서울은 10위에

    서울이 전세계에서 청년층이 가장 살기 좋은 대도시 10위에 뽑혔다. 캐나다 토론토(사진)가 1위를 차지했고 일본 도쿄와 중국 상하이는 각각 9위, 20위에 올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국제 도시문화 운동단체인 ‘유스풀시티’는 15~29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전세계 25개 대도시의 ‘2014 청년도시 지수’를 산출, 순위를 발표했다.  토론토는 문화생활, 취업기회, 임금수준, 다양성, 시민참여, 안전성 등 16개 평가 항목 가운데 다양성, 안전성, 문화생활 항목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토론토에 이어 독일의 베를린과 미국의 뉴욕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미국의 댈러스(4위), 시카고(6위), 로스앤젤레스(8위) 등 세개 도시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밖에 프랑스의 파리(5위), 영국의 런던(7위)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스풀시티의 공동설립자인 로버트 버나드는 “대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청년 시민의 역할이 증대돼 올해 처음으로 국제 청년도시 지수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모던 한정식 전문점 ‘시화담’, 릴레샤또 멤버로 선정

    모던 한정식 전문점 ‘시화담’, 릴레샤또 멤버로 선정

    모던코리안 파인다이닝 ‘시화담’이 올해 릴레샤또(Relais&Chateauxㆍ이하 R&C)의 새로운 멤버로 선정됐다. R&C는 세계 최고급 레스토랑 연합으로, 현재 미국의 유명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The French Laundry)’를 포함해 60여 개국 520여 개의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다. 연 매출이 12억 유로(한화 약 1조 7776억 원)에 이르며, 매년 6개 언어로 80만부씩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있다. R&C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총 5단계의 평가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보다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화∙담은 파리에서 파견된 고객으로 위장한 전문 평가요원에게 맛, 독창성, 서비스, 분위기, 인테리어 등의 5가지의 항목에 대한 평가를 받은 후 평가요원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2014년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으며, 지난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R&C 총회에 공식 멤버로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활발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화∙담은 신선설농탕으로 유명한 한식 전문 외식기업 ㈜쿠드(대표: 오청)가 한식의 세계화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011년 8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고품격 모던 한정식 전문점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기념 국빈 만찬을 담당하면서 정통 한식을 모던하게 표현해내 청와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만찬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유명 도예가들의 작품에 담긴 음식, 제철 최상의 식재료, 품격 있는 인테리어 등이 특징이며, 모든 메뉴들에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시∙화∙담의 특징이다. 오청 대표는 “해외에서 각광받는 유명 한식당은 많지만 한국의 정체성과 고유문화를 반영한 품격 있는 레스토랑은 전무하다는 것을 눈여겨봤다”며 “우리의 예술과 문화가 접목된 정통한식을 세계무대에 선보이고자 10년간의 오랜 구상 끝에 시∙화∙담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R&C에서의 활발한 행보를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 열풍에 한걸음 더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詩가 읽히지 않는 무력한 시대 詩, 스스로 운명 개척하도록 해”

    “詩가 읽히지 않는 무력한 시대 詩, 스스로 운명 개척하도록 해”

    ‘나는 돼지가 되어서도/시인이련다/돼지가 되어서/꿀꿀/구정물 속 주둥이로/새파랗고/샛노랗고/새빨간/새하얀/아흐 새까만/시 몇편을 꿀꿀 쓰련다’(궁한 날) 팔순의 시인은 죽어갈 때도, 돼지가 되어서도 시를 쓰겠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시를 모르고 쓰고 있다”며 스스로를 ‘시의 아기’라고 칭한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호명되는 고은(80) 시인이다. 그가 올 봄과 여름 두 계절 동안 폭발하듯 써내려 간 시편들을 들고 돌아왔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밤낮을 모르고 퍼부어내린 시의 유성우(流星雨)’다. 총 607편, 1016쪽에 이르는 ‘무제 시편’(창비)이다. ‘내 변방은 어디 갔나’, ‘상화 시편: 행성의 사랑’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새 시집은 올해 쓴 무제 시편 539편과 30년간의 안성 시대를 마감하고 수원 광교산 자락에 안긴 근황을 담은 부록 시편 68편으로 나뉜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여기 오기가 부끄러워서 소주를 두어 병 마시고 왔다”면서 “시인 생활 55년의 자취를 허여하는 내 모국어와 조국, 조국 밖의 나라들에 대해 새삼 무거운 은택을 깨닫게 된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반년간 수백 편의 시를 쏟아낸 열정은 어디서 왔을까. 동력을 묻는 질문에 시인은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나는 시에 관한 한 밤과 낮이 없습니다.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도 시의 시간이고 햇볕이 퍼부을 때도 시의 시간이지요. 전천후라고 하는 것이 내 시가 있는 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무제 시편’이라는 제목처럼 그는 이번 시에 제목을 따로 붙이지 않고 1번부터 539번까지 번호를 매겼다. “시로부터 해방된 자로서, 시의 가장 먼 곳에 있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나의 이름에 시를 흡수시켜 버리는 게 과연 옳은 건가’ 하는 회의를 느껴 시에게 자기 운명을 개척하도록 했지요.”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시인에게 시의 위력과 무력은 동시에 찾아온다. 역설적이게도 시인은 시가 무력한 시대에 시인인 것이 ‘최고의 축복’이라고 했다. “호메로스(기원전 7~8세기 작가) 때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시의 영광이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이제 무력해야 될 때가 됐어요. 이때 시인인 것을 최고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시에서 멀어지는 지금을 ‘시의 죽음’이라고 여기지 않고 시를 회생시키는 게 제 존재 이유입니다. 남아 있는 삶의 시간 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시가 네 심장 안에 들어 있고, 네가 존재하는 이유’라는 걸 일러줄 생각입니다.” 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체류하면서 유럽,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을 바삐 오간 시인의 시는 대부분 길 위에서 쓰여졌다. “어렸을 때도 기차, 돛단배, 새를 가장 많이 그렸더니 아버지가 그래요. ‘너는 왜 어디로 떠나는 것만 그리냐’고요. 그 점에서 정말 나는 로드무비야. 지금도 나는 분명 집의 행복을 알고 아내와 아기가 있는 집에 가면 행복한데 늘 내 꿈은 길에 있거든요. 이게 모순이에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외 초청이 쇄도한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1년간 글을 써 달라,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는 강의를 해 달라, 중남미 국가에서도 방문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시인은 소개했다. 하지만 요즘도 밤에는 책에, 낮에는 원고지에 매달린다는 그는 “유럽에 한번 가면 사방에서 ‘미친갱이’처럼 초청해 찢어발겨지고 창작의 시간이 깨진다”며 “수원 골짜기에서 집념을 가지고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내 남아 있는 삶을 문학 자체에 충일하고 싶은 꿈이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전문직 전문배우? ‘변호인’ 곽도원 “이번엔 검사 아니고 경찰입니다”

    전문직 전문배우? ‘변호인’ 곽도원 “이번엔 검사 아니고 경찰입니다”

    영화 ‘변호인’의 제작보고회가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가운데 인권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맞수로 나서는 배우 곽도원에 네티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변호인’에서 곽도원이 맡은 ‘차동영’은 송우석과 팽팽한 대립관계를 맺는 경찰 역이다. 곽도원은 아이돌 출신 배우 임시완을 고문하는 경찰로 나온다. 곽도원은 “제가 영화에서 어두운 부분을 담당해야 해서 긴장감이 많았지만 사실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면서 “일주일 내내 임시완 씨를 고문하는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곽도원은 지난해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당시에는 ‘검사’ 역을 맡았다. 이후 영화 ‘회사원’, ‘베를린’, ’분노의 윤리학’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이목을 끌고 있다. 한편 영화 ‘변호인’은 1981년 부산을 배경으로 가방끈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공안사건 변호를 맡아 다섯 번의 공판이 이어지면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특히 주인공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고졸 출신의 변호사라는 점, 제5공화국 시절 부산을 배경으로 당시 이 지역에서 벌어진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점 등 때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한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공안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최장 63일간 불법감금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에서 조세 사건 전문 변호사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고 있었지만 부림사건 변호를 맡은 것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한니발-조개구이:천사와 악마(AXN 밤 11시 40분) 피부가 잘려나간 한 커플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크로포드 국장과 윌은 엔젤메이커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몽유병 증세로 거의 잠을 자지 못해 극도로 예민해진 윌은 범인의 윤곽을 잡지 못한다. 한니발은 몽유병의 원인이 크로포드 국장 때문이라며 윌을 자극한다. 한편 크로포드국장은 아내의 변화가 암 때문임을 깨닫는다 ■응답하라 1994(tvN 밤 8시 40분) 쓰레기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나정, 그런 그녀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는 칠봉. 나정의 마음을 알고 난 다음부터 쓰레기와 칠봉은 서로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 한편 ‘매직아이’에 빠져 있는 신촌하숙 아이들과 형을 찾아온 빙그레 동생. 해태와 삼천포는 여전히 윤진과 서로 으르렁대지만 어느새 다른 감정이 생긴다. ■스니치(캐치온 밤 11시) 아들 제임스가 마약 거래를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은 존은 아들의 죄를 감면시키기 위해 검사와 모종의 거래를 한다. 직접 거대 조직에 뛰어들어 검찰이 조직 보스를 잡게 해 주는 것이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존. 과연 그는 아들을 구하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 ■레미제라블(더 무비 오전 9시 30분) 절도죄로 19년형을 선고받았던 전과자로 지금은 과거를 숨긴 채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비구시의 시장 장 발장(리엄 니슨). 어려운 이들에게 자상하게 온정을 베풀어 시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는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 팡틴(우마 서먼)을 돌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는데…. ■제너레이션 워(CNTV 밤 10시 20분) 빌 헬름, 프리드 헬름, 샬롯, 그레타, 빅터 등 다섯명은 한동네에서 자란 친구들이다. 2차 대전이 본격화되면서 빌 헬름과 프리드 헬름은 군인으로, 샬롯은 종군 간호사로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들은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곧 전쟁이 끝날 것을 확신하며 크리스마스에 다시 베를린에 모이자고 약속한다. ■시끌벅적 하우이와 벌거숭이들(애니맥스 밤 8시) 하우이가 새로 산 변기의 엄청난 수압 때문에 바나나 카바나가 바다 한복판으로 날아간다. 결국 이름 모를 섬까지 떠밀려 간 바나나 카바나의 식구들은 섬 생활에 점점 만족한다. 하지만 게들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옥토가 화산에 제물로 바쳐질 위기에 처한다. 한편 하우이는 스턴트 묘기를 연습하다가 손님인 다람쥐를 말려들게 한다.
  • [씨줄날줄] 베를린 필하모닉/서동철 논설위원

    얼마 전까지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오페라의 테너 아리아는 과장을 조금 보태면 8할이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목소리였다. 그는 2007년 눈을 감았지만 라디오 음악방송의 파바로티 편중현상은 아직도 완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방송국의 전파를 타던 시절도 있었다. 한때는 동네 이발소에서도 카라얀의 사진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카라얀이 없는 베를린 필하모닉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1989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베를린필은 여전히 건재하다. 음악애호가 사이에선 종신 음악감독 카라얀의 뒤를 이어 수석지휘자에 오른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베를린필에 더 큰 애정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카라얀 이후 베를린필에는 다양성이 더해졌다. 클라리넷 연주자 자비네 마이어가 처음 금녀의 벽을 뚫고 입단한 것이 1983년이다. 지금은 20명 남짓한 여성 단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수석악장 카시모토 다이신과 제1 바이올린 미치다 고토와, 제2 바이올린 미를렌 이토, 비올라 수석 시미즈 나오코는 일본인이다. 베를린필은 나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상임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가 전범재판에 회부되는 곡절도 겪었다. 베를린필은 1933년 유대인 단원을 모두 해고했는데, 인도네시아로 추방된 단원은 일본군에 붙잡혀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 일본은 독일의 동맹국이었다. 이래저래 일본과는 인연이 적지 않다. 이렇듯 독일·오스트리아 순혈주의도 무너졌다. 제1 바이올린만 해도 단원의 국적은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 알바니아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남미의 브라질과 칠레까지 다양하다. 콘트라베이스 에딕손 루이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의 수혜자로 최연소 입단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역시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젊은 거장 구스타보 두다멜도 종종 베를린필 지휘대에 선다. 한국인 단원은 아직 없다. 오보에 함경과 바순 장현성이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반가운 소식을 기다려 봐도 좋겠다. 11~12일 열린 내한 연주회의 지휘는 비틀스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 태생의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이 맡았다. 베를린필의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번에도 브루크너와 슈만 같은 독일 낭만파에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피에르 불레즈의 작품을 넣어 청중을 열광시켰다. 베를린필에 전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지휘자는 왔다가 간다. 하지만 베를린필은 남는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바흐 곡이 어제 작곡된 것처럼 들려 주는게 베를린필 목표죠”

    “바흐 곡이 어제 작곡된 것처럼 들려 주는게 베를린필 목표죠”

    “모든 음악이 ‘컨템퍼러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흐의 작품이 마치 어제 작곡된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게 베를린필의 목표죠.” 음악의 경계가 사라지고 현대음악의 다양성이 극대화된 요즘,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58·영국)이 꿈꾸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역할이다. 독일 베를린필의 상임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인 래틀이 11~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002년 취임 이후 네번째다.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만큼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심오하게 이해하는 청중은 드물다”며 “클래식을 열렬히 사랑하는 한국 관객을 다시 만나 기쁘다”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베를린필은 이번 공연에서 독일 낭만파 음악의 대명사인 슈만에서 프랑스 현대음악의 거장 불레즈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이 멋진 로스트 미트라면 불레즈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노타시옹’은 맛좋은 수프, 또는 맵고 즉각적으로 강한 맛을 내는 김치의 역할을 하면서 완벽한 균형을 이룹니다. 불레즈의 곡이 미로, 칸딘스키의 작품이라면 브루크너의 곡은 어둠을 품은 렘브란트의 그림과도 같죠.” 이번 공연에는 지난 5월 베를린필 아카데미(1972년 카라얀이 설립한 2년제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한 한국인 연주자, 오보이스트 함경(20)과 바순 연주자 장현성(22)도 합류한다. 래틀은 이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매우 난해한 곡이지만 우리는 익숙해서 리허설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연습 기회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연주자들은 음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로 열심이고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래틀이 오는 2018년 베를린필을 떠나겠다고 공언한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세계 클래식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외신들은 그가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로 돌아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래틀은 “(남은) 5년은 긴 시간이고 아직 베를린필 식구들과 이뤄야 할 것,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다”며 “런던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다른 오케스트라로 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싶다”고 밝혔다. “당장은 미래에 정확히 뭘 할지 생각할 특권을 갖고 싶다”는 그는 비틀스의 노래를 언급하며 농담을 곁들였다. “비틀스의 노래 중에 ‘내가 64세가 되면(When I am sixtyfour)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5년 뒤면 저도 64살입니다. 그때도 저를 계속 원할 것인지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웃음) 지휘자의 출중한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래틀은 테이블 밑으로 숨는 제스처를 취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첼로 수석 울프 마이어는 “래틀과의 작업은 ‘판타스틱’하다”며 “래틀은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다양한 범주의 레퍼토리를 다 아우르고 ‘와이(Why)와 왓(What)’, 즉 어떤 부분에 있어 왜 그렇게 하는지 연주자들이 허심탄회하게 묻고 얘기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빙속월드컵 1차대회] 이승훈 5000m 한국新

    [빙속월드컵 1차대회] 이승훈 5000m 한국新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25·대한항공)이 남자 5000m 한국 신기록을 4년 만에 고쳐쓰며 소치 겨울 올림픽 제패를 향한 역주를 시작했다. 이승훈은 11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0m 디비전A(1부 리그) 레이스에서 6분07초0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009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한국 기록(6분14초67)을 4년 만에 무려 7초63 단축시켰다. 이승훈이 월드컵 5000m에서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10년 11월 베를린 2차 월드컵 금메달 이후 3년 만이다. 이승훈은 스벤 크라머(6분04초46)와 요리트 베르그스마(6분06초93·이상 네덜란드)에 밀려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기록을 가파르게 향상시키며 소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 이후 이어졌던 부진도 털어냈다. 모태범(24·대한항공)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4초47의 기록으로 터커 프레드릭스(34초46·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틀 전 1차 레이스에서도 2위(34초52)에 오른 모태범은 불과 0.11초차 뒤져 금메달을 놓쳤지만 첫날보다 기록을 0.05초 단축했다. 전날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이상화(24·서울시청)는 여자 1000m 디비전A에서 1분14초19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4위에 그쳤다. 여자 팀추월에서는 김보름(한국체대)-노선영(강원도청)-양신영(전북도청)이 나란히 달린 대표팀이 3분00초32의 기록으로 전체 5위에 올랐다. 이상화에 이어 국내 ‘2인자’로 꼽히는 김현영(한국체대)은 여자 1000m 디비전B(2부리그)에서 1분15초18의 기록으로 우승, 디비전A 진출 자격을 얻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나미, 17년 만에 신곡 ‘보여’로 컴백… “세월 무색케 하는 파격 변신”

    나미, 17년 만에 신곡 ‘보여’로 컴백… “세월 무색케 하는 파격 변신”

    가수 나미가 파격적인 모습으로 17년 만에 컴백했다. 나미는 11일 유튜브를 통해 ‘Voyeur(보여)’라는 신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유럽식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트렌디한 장르로 돋보였다. ’보여’의 뮤직비디오는 마돈나, 우디 앨런, U2 등과 작업한 거물 프로듀서 마이클 파이저와 미국에서 작업했고 강한 비트의 유럽식 일렉트로닉곡의 특성과 나미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독일의 작곡가들과 엔지니어들조차도 나미의 매력적인 음색에 반했다고 한다. 신곡은 서울과 독일 베를린에서 전문가들과 협업해 녹음했고, 잼팩토리의 안드레아스 배르텔스, 루드거 슈람이 작곡했다. 잼팩토리는 소녀시대 유닛 ‘태티서’의 ‘Twinkle’을 비롯해 f(x)의 ‘Electric Shock’, EXO의 ‘으르렁’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곳이기도 하다. 나미는 1980년대 ‘영원한 친구’, ‘빙글빙글’, ‘인디언 인형처럼’ 등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당대 최고의 댄스 가수였다. 17년 만에 컴백으로 선보인 신곡 ‘보여’의 음원은 11일 낮 12시 국내 주요 음악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나미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트위터와 와운더리에 공식 채널을 열었다. 나미의 와운더리에는 그동간 활동했던 의미 있는 순간이 담긴 17장의 사진과 메시지가 담겨있다. 나미는 공식채널을 통해 “17년 만에 여러분 앞에 서게 되어 너무 설렌다”면서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글로벌 중심인물들 애타는 ‘中心 잡기’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글로벌 중심인물들 애타는 ‘中心 잡기’

    “중국의 자본을 유치하라.” 세계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인도 등 세계 각국에 내려진 특명이다. 이들 국가는 3조 6600억 달러(약 3885조원·2013년 9월 말 기준)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선 중국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제조업 재건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메리어트와드먼파크호텔. 중국 등 세계 60여 개국 1200여명의 최고경영자(CEO), 투자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 유치 설명회 ‘선택 미국 2013 투자 서밋’(SelectUSA 2013 Investment Summit)이 열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세계에서 미국보다 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는 없다”며 미국에 투자해 줄 것을 ‘애타게’ 호소했다. 투자 서밋에는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제이컵 루 재무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등 미 고위 경제관료들이 총출동해 투자 유치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미국의 투자 서밋은 사실 중국 자본의 투자를 정조준한 것이다. 중국 민영기업인 푸싱(復星)그룹은 지난달 JP모건체이스로부터 뉴욕 맨해튼의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7억 2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부동산 개발 기업인 루디(地)그룹 역시 뉴욕 브루클린의 상업 및 주거지구 개발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이 ‘큰손’으로 등장한 덕분이다. 미 정부는 앞서 9월 중국의 돼지고기 가공업체 솽후이(雙匯)가 동종 업체인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는 것을 승인하는 등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은 우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상장을 뉴욕 증시로 유치하는 데 승부수를 던졌다. 알리바바는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시가 총액이 무려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IT 공룡이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미국이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시장 일행이 알리바바 경영진을 만나 런던 증시 상장을 타진하자 알리바바 측도 적지 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투자유치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 지난달 13일부터 5일간 베이징 등을 방문한 투자유치단에는 찰리 빈 영국중앙은행(BOE) 부총재,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과 영국 정보기술(IT)기업 대표들이 참가해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1주일 이상 걸리던 비자 발급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줄이는 ‘최우선 비자’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은행의 지점 설립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금융 규제 완화 정책도 제시했다. 지난 6월 영국은 중국과 200억 파운드(약 34조 2522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약을 체결하는 등 선심 공세를 폈다. 영국의 ‘러브콜’에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화답했다. 중국 베이징 젠궁(建工)공사는 오즈번 장관의 출국에 맞춰 맨체스터공항 상업지구 개발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8억 파운드 규모로 1만 6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오즈번 장관은 “런던올림픽 이후 최대의 개발 사업”이라고 적극 환영했다. 이달 3일에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부동산 기업 중룽(中融)그룹이 5억 파운드를 들여 1936년 불타 버린 수정궁을 런던 하이드파크에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정궁은 1851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된 유리벽 건물로 영국 현대 건축물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華爲)도 영국에 1억 2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이후 서방 주요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환심을 샀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4월 프랑스 정·재계 인사 100여명을 이끌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 주석과 양국 간 통화 스와프협정을 체결하고 항공 및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중국은 에어버스가 만든 항공기 A320 42대와 A330 18대 등 80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는 데 합의해 프랑스에 ‘통 큰 선물’을 했다. 독일은 안방에서 ‘중국 손님’을 환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접대하기 위해 휴일까지 반납하고 그를 극진히 모셨다며 “리 총리가 받은 예우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누려보지 못한 환대”라고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헬리콥터를 타고 베를린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영빈관 메제베르크궁까지 날아가 리 총리에게 만찬을 베푼 뒤 다음 날 조찬도 함께 했다. 현재 중국 위안화 국제 거래의 허브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는 프랑크푸르트시는 독일의 경제·금융 중심지라는 강점을 내세워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도 발벗고 나섰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지난 5월 베이징을 방문해 리 총리와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그리스가 추진하는 500억 유로(약 71조 3570억원) 규모의 국유자산 매각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반대급부로 중국 선박 142척을 수주했다.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금을 받은 그리스는 중국의 자금을 유치해 경제 회생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중국과 ‘앙숙’ 관계인 인도는 중국 전용 공단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달 22~24일 베이징을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리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나 인도 내 중국 기업 전용 공단 7곳을 조성하는 문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총리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구자라트주 등 7개 주를 ‘중국 특구’ 후보지로 제시하며 전자·제약업체 등의 입주와 서비스센터의 설립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khkim@seoul.co.kr
  • 영화 ‘관상’ 대종상 주요 6개 부문 휩쓸어

    영화 ‘관상’ 대종상 주요 6개 부문 휩쓸어

    영화 ‘관상’이 제 50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은 ‘관상’의 송강호와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공동수상했으며, 여우주연상은 ‘몽타주’의 엄정화에게 돌아갔다. ‘관상’은 감독상(한재림), 남우조연상(조정석), 인기상(이정재), 의상상 등 6관왕을 차지했고, ‘7번방의 선물’은 기획상, 시나리오상, 심사위원특별상(갈소원)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해 ‘광해’가 15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던 것에 비하면 나름대로 공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흥행작 위주로 상을 나눠주기 했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화제작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편집상과 미술상,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촬영상과 조명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밖에 신인남우상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신인여우상은 ‘짓’의 서은아, 신인감독상은 ‘내가 살인범이다’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이 받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독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 전후 사회보장제도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서부터다. 그 많은 통일비용 중 50%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이었고, 연금이 전체 통일비용의 25%였다는 것을 알고서다. 만약 우리에게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더욱 그렇다. 통일 이전에 구 동독지역을 방문했던 구 동유럽 국민들이 천국과도 같은 곳에서 잘 산다고 감탄했다는 동독과 통일했는데도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었다니 말이다. 통일부와 독일 내무부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인 ‘한독통일 자문위원회’의 전문가 회의는 독일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 참석차 베를린에 도착한 지난 9월 22일은 독일 총선 날이었다. 메르켈의 기민당이 압승했음에도 연정 구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는 독일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켰다. 40%가 넘는 지지를 얻은 기민당이 군소정당과 제휴하면 연립정부 구성이 수월할 것 같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해서다. 특정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심판이 두려워서란다. 섣부른 연정을 통해 정당의 정체성이 약화될 경우 유권자 심판이 엄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국민이 군소정당과의 연정보다 다수당과 제2당의 연장을 의미하는 ‘대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원활한 국정수행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분위기는 다수당인 기민당과 제2당인 사민당이 대연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예상대로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대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독일 내무부는 통일과 관련된 1년 365일 기록 모두를 담은 수첩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2014년용 수첩에는 2015년 달력도 있었다. 2013년 9월에 이미 2015년 달력이 수록된 수첩을 건네주는 주도면밀한 나라 독일, 그러한 독일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통일 시점이었다. 통일 3개월 전까지는 대다수 독일 국민이 생전에는 통일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독일 정부가 통일의 상징으로 안내한 곳이 구 동독지역에 속했던 드레스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엄청난 비극을 겪었던 도시, 대공 방어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건물 90%가 파괴된 드레스덴이 역사의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파괴와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남아있는 흔적들을 연결해 옛 모습을 찾으며, 지나온 역사와 화해하는 상징으로의 드레스덴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통일이 더 늦었더라면 구 동독지역에 속해 있던 문화유산 상당수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과 함께. 과거 역사와의 화해 상징으로 드레스덴의 복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상황에서 서울로부터의 기초연금 관련 소식이 날아왔다. 논란이 많던 기초연금 정부안이 발표되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이 모든 복지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기초연금을 보는 시각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했고, 두툼한 연금 급여가 특징인 비스마르크형 공적연금제도의 원조국가인 독일이 ‘어젠다 2010’을 내세워 30년에 걸쳐 왜 연금 급여의 40%가 깎여 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기초연금이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향후 급속하게 도래할 초고령 사회는 어찌 대처하고,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의 연금 문제는 어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초연금을 통해 달성하려는 비전과 제도 운영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각종 제도의 외형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는 어떤 고민을 통해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었으며, 어떤 시스템으로 각종 제도가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도입하려는 복지제도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풍속 측정’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풍속 측정’

    스마트폰을 이용해 풍속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기가 등장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행사에서 공개된 이 기기는 작은 프로펠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결해 지도에 실시간으로 바람의 속도를 전송한다. 이 기기를 개발한 회사인 바부드의 마리아 커너 니센은 “회전자 안에 든 네 개의 자석이 들어있어 날개가 회전하면 자기장이 발생한다. 스마트폰이 이것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풍속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설치해 지도에서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곳을 확대하면 해당 장소에서 올라온 풍속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센은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기는 아니지만, 현재의 풍속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스포츠인 베이스 점프를 즐기는 사람들이나 선원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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