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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관은 지금 무한변신 중] 넌 아직도… 극장에 영화만 보러 가니

    [영화관은 지금 무한변신 중] 넌 아직도… 극장에 영화만 보러 가니

    한 해 극장 관객 2억명 시대. 극장은 지금 무한변신 중이다. 단관 시대를 거쳐 2000년대 들어 복합상영관인 멀티플렉스가 주류가 된 이후 극장은 각종 문화를 즐기는 ‘컬처플렉스’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VIP 관객을 잡기 위한 고급화 마케팅이 갈수록 거세지고, 다양한 고객의 문화적 욕구를 반영한 ‘콘셉트형 극장’도 늘고 있다. 문화 소비 행태를 바꾸고 있는 극장의 무한변신 현장을 살펴봤다. 극장에서 꼭 영화만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진작에 깨졌다. 영화 감상은 기본. 지갑을 좀 더 열더라도 극장을 특별한 여가공간으로 즐기려는 관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들은 앞다퉈 고급화 전략에 공을 들인다. 가장 대표적인 VIP 마케팅 사례가 프리미엄 상영관. 항공기 퍼스트클래스의 개념을 영화관에 적용한 것으로 최고급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당 이용 가격은 1인당 3만원 안팎. 일반 극장보다 3배가량 비싸지만 프라이버시가 보장돼 안락하게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에게 인기 그만이다. CGV는 서울의 경우 상암, 영등포, 오리, 왕십리, 용산 등 5개관에서 ‘골드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1개관에 좌석이 30~48개로 제한돼 있다. 누워서 볼 수 있는 좌석, 전용 라운지와 바, 영화를 보면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사이드 테이블이 구비됐다. 특히 CGV 청담점의 스윗박스 프리미엄관은 오페라 극장의 박스석처럼 독립적으로 구성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CGV 청담점의 채광호 매니저는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고급스럽고 특별한 극장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데이트 코스로 지방에서 찾아오는 관객도 많다. 주말마다 거의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는 ‘샤롯데’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상영관으로 VIP 관객 유치 전략을 쓰고 있다. 서울 에비뉴엘, 건대입구, 김포공항, 인천, 부산 센텀시티 등 전국에서 9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130여석이 들어설 수 있는 일반 상영관 공간에 단 34석만 배치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고급 가죽 소파에 식사나 와인 등을 주문할 수 있는 케이터링 서비스와 좌석별 직원 호출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담 직원까지 뒀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일대일 전화 예약 서비스, 전용 사물함 및 최신 잡지와 서적을 볼 수 있는 전용 라운지 등을 제공해 VIP 관객들이 차별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일산 킨텍스점에서 침대형 커플 좌석으로 된 프리미엄 상영관 ‘더 퍼스트 클럽’을 운영 중이다. 36석이 모두 침대형 커플 좌석이다. 고급 레스토랑과 영화관이 결합되기도 한다. CGV에서 운영하는 ‘씨네드쉐프’가 대표적이다. 압구정점의 경우 다양한 스타일의 소파와 에그 체어 등으로 꾸며진 라운지 스타일 상영관과 아랍왕족의 개인 극장에 사용되는 명품 전동식 의자와 11.1채널 사운드 시스템, 360도 입체 음향 효과 등을 갖춘 럭셔리 콘셉트의 상영관으로 좀 더 차별화된 VIP 전략을 동원한다. 한 극장의 좌석 수는 40석 내외. 상영관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특급호텔 출신의 셰프가 요리한 음식이 나온다. 영화관만 이용하면 1회당 4만원, 점심·디너 코스 등이 포함될 경우 9만~12만원대다. CGV 관계자는 “연인과의 기념일이나 부모님 생신 행사를 치르려는 관객이 많지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연예인들이 가끔 연인을 동반하고 찾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개인 파티나 비즈니스 공간으로 ‘큰손’을 잡으려는 전략도 있다. CGV 청담점의 ‘더 프라이빗 시네마’는 중대형 스크린에서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이나 VIP 관객들이 원하는 영상, 영화를 틀어 준다. 40개가량의 좌석 바로 뒤에는 호텔형 라운지가 있어 각종 론칭 파티나 모임을 할 수도 있다. 4시간 기준 400만원 선인 높은 가격에도 평일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최근에는 게임 대회나 각종 세미나와 간담회의 장소로 영화관이 변신하기도 한다. 아예 상영관을 장기 임대해 자사의 홍보관으로 쓰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갖춘 VIP 관객을 잡기 위한 전략도 갈수록 다양해진다. 클래식 콘서트, 오페라, 발레 실황을 녹화 또는 생중계해 클래식 마니아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것. 메가박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오페라 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녹화 방송하는 메트오페라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3만원의 만만찮은 입장권에도 번번이 좌석이 꽉 찰 정도로 호응이 좋다. 세계적 음악축제인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의 공연은 라이브로 생중계하기도 한다. 2014년 진행한 베를린필,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경우 30개관에서 90%에 이르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을 만큼 티켓 경쟁이 치열하다. 목동에 사는 주부 박은영(45)씨는 “굳이 해외에 가지 않고도 명품 클래식 공연을 극장에서 볼 수 있어 중·고등학생인 아이들과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음향시설에 민감한 관객들을 정조준한 극장도 있다. CGV 청담점의 비츠 바이 닥터드레관은 좌석마다 최고급 헤드폰이 설치돼 있다. 주변의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을 겨냥한 것. 일반 상영관보다 티켓 가격이 20%쯤 비싸지만 음악 영화나 뮤지컬 영화가 올라오면 관객이 몰린다. 영화 사운드에 따라 의자가 반응하는 진동시스템으로 음향의 체감을 배가시키는 비트박스관 역시 음향을 중시하는 VIP 관객들을 노렸다. CGV 여의도점은 전관에 최고의 음질을 선사하는 3D 입체음향시스템이 가동된다. 아웃도어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심 옥상에서 바비큐까지 즐길 수 있는 ‘캠핑형 시네마’도 등장했다. 메가박스 오픈M은 도심 속 옥상에서 캠핑을 하며 영화를 볼 수 있는 야외 캠핑 시네마. 텐트나 캠핑 의자에서 영화를 보며 와인과 맥주를 즐길 수 있고, 바비큐와 팝콘은 무한 제공된다. 일반석과 텐트석으로 나뉘어 있으며, 가격은 2만~7만 5000원대까지 다양하다. 메가박스 오픈M의 김은중씨는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관객에서 이색 경험을 원하는 연인들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VIP 고객을 잡기 위한 혜택 경쟁도 치열하다. CGV는 사용 금액에 따라 VIP의 등급을 나눠 쿠폰북을 지급하고 상위 0.1%에 해당하는 VVIP 고객들에게는 각종 선물까지 준다. 메가박스는 올해부터 VIP 멤버십을 세분화하고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최근 극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중장년층 VIP 관객을 유도하는 ‘노블레스 마케팅’ 열기는 갈수록 뜨겁다. 극장 자체가 도심 속 문화공간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도 있다. 매표소, 매점, 상영관을 길거리에 있는 숍처럼 꾸며 길을 걷다가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극장도 등장한 것. 메가박스의 김진선 상무는 “앞으로 영화관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두루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발한 영화관이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바마 4번째 방한…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기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26일 1박 2일간의 방한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대통령이 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후 가장 많이 방문한 외국 도시도 서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는 멕시코로 5회(멕시코시티 2회)이다. 이어 한국 4회(서울 4회), 프랑스 4회(파리 1회)이고, 일본 3회(동경 3회), 독일 3회(베를린 1회), 영국 3회(런던 2회) 등이다. 이런 만큼 청와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으로 한국과 미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의 심화·발전을 협의하는 한편, 한·미 동맹이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비전과 역할에 대한 공감대와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4일 “두 정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통일에 관한 비전을 공유하고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로 발효 3년째를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를 함께 평가하고, 교육, 과학기술, 우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의 심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한·미 간 전략분야 현안인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나 경제협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하는 문제, 한·미 FTA의 충실한 이행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업무만찬을 통해 양국의 글로벌 파트너십의 현재를 평가하고, 이를 보다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가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두 나라 경제인을 초청해 경제 관련 행사를 갖고, 이후 한미연합사를 방문한다.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한국문화탐방 행사로 경복궁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1897년 대한제국 성립을 계기로 고종 황제가 자주독립 의지를 상징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국새 ‘황제지보’가 6·25전쟁 때 분실됐다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계기로 되돌아오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 수석은 “그간 한·미 양국 간에 긴밀히 협의해 온 끝에 이번 오바마 대통령 방한에 맞춰 인수가 이뤄지는데, 이는 바로 한·미 관계의 긴밀함과 양 국민 간 우의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무용수 동작 첼로·음표가 돼 흐르고 군무는 건반이 돼 바흐 선율 이루니…

    무용수 동작 첼로·음표가 돼 흐르고 군무는 건반이 돼 바흐 선율 이루니…

    ‘첼로가 된 무용수의 몸이 활을 타고 깨어난다. 한 줄로 늘어선 군무는 피아노 건반이 돼 선율을 이룬다.’ 무용수들이 악기, 음표가 돼 흐르는 스페인 출신의 천재 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대표작 ‘멀티플리시티’ 얘기다. 전 세계에서 4개 발레단만 공연 허가를 받았을 정도로 난해한 이 작품을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5~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지난 21일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은 두아토의 지도에 몰입한 무용수들의 진지한 눈빛으로 공기가 한껏 데워져 있었다. “훌륭한 무용수가 훌륭한 안무가가 된다”는 지론을 지닌 두아토는 예순에 가까운 나이가 무색하게 유연한 몸놀림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보여주면서,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곧바로 정곡을 찌르며 단원들을 휘어잡았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기념 공연으로 ‘멀티플리시티’를 고른 데는 문훈숙 단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2002년 두아토가 내한해 이 작품을 초연했을 때 음악을 몸짓으로 풀어낸 상상력에 매료됐다. 지난해 10월 공연을 하고 싶다는 문 단장의 요청에 두아토는 단원들의 역량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그리고 발레단의 기량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클래식 발레를 주로 하는 곳으로 아는데 무용수들의 동작이 자유롭고 유연해 놀랐어요. 단원들의 움직임이 매우 환상적이고 집중력도 뛰어납니다.” ‘멀티플리시티’는 1999년 독일 튀링겐주 바이마르시가 바흐 서거 250주년을 맞아 두아토에게 작품을 의뢰해 완성됐다. 바흐의 음악 23곡을 타고 흐르는 작품은 바로크 시대의 다채로운 예술과 바흐의 사회적 삶을 1부로, 시력을 잃어 가는 바흐의 말년과 예술가의 고뇌, 죽음을 2부로 엮은 수작이다. 이 작품으로 두아토는 이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수상했다. “처음엔 위대하고 아름다운 바흐의 음악을 제 더러운 손으로 건드린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그래서 서막에 제가 등장해 바흐에게 ‘당신 음악을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허락을 구하는 춤을 추고, 마지막에 다시 무대로 나와 후세에 아름다운 음악을 남겨 준 데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표하곤 했죠.” 특유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가진 그의 작품들은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 33세부터 20년간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그는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하일롭스키 극장 상임안무가를 맡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독일 베를린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한다. 세계적인 안무가이지만 그는 “아직도 연습실에 들어갈 때면 늘 장님 같고 아마추어 같다”고 말한다. “더듬더듬 연습실에 들어가 무용수들과 함께 집(작품)을 쌓아 올리고 찾아갑니다. 다음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늘 불확실하고 혼란스럽고 두렵죠.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겨요. 제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3만~10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검은 완장 찬 ‘손’ 기적 기원 어시스트

    검은 완장 찬 ‘손’ 기적 기원 어시스트

    검은색 완장을 찬 손흥민(22·레버쿠젠)은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하고도 세리머니는 펼치지 않았다. 20일 독일 뉘른베르크의 그룬디히 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뉘른베르크와의 31라운드경기. 손흥민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오른팔에 검정 완장을 두르고 출전했다. 후반 35분 상대의 프리킥을 동료 골키퍼 베른트 레노가 펀칭한 공을 잡아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약 70m를 단숨에 질주한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와 수비 두 명이 자신에게 집중한 틈을 타 반대쪽에서 따라들어온 동료 에미르 스파히치에게 공을 내줬고, 스파히치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4번째이자 지난 13일 베를린과의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 그러나 손흥민은 한 손을 번쩍 든 뒤 스파히치에게 미소지었을 뿐 동료들과 얼싸안는 등의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레버쿠젠이 4-1로 대승, 2연승을 올렸다. 루디 펠러 레버쿠젠 단장은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의 도움은 마치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을 연상시켰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손흥민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2를 부여했다. 분데스리가 평점은 활약, 기여도와 반비례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PK에 울고 웃은 김보경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의 검은 완장을 차고 출전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카디프시티의 김보경(24)이 홈 구장을 들었다 내려놨다. 20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 카디프시티는 스토크시티와 페널티킥으로만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로 비겼다. 지난 사우샘프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후반 15분 윌프리드 자하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런데 김보경은 두 팀의 두 차례 페널티킥 득점에 모두 관여하며 강등권(18∼20위)인 19위로 밀려 갈 길 바쁜 카디프시티 팬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0-0이던 전반 47분 김보경은 카디프시티 진영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격수 피터 오뎀윙기와 몸싸움을 하다 발을 건드리는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그러나 김보경은 후반 시작과 함께 카디프시티의 페널티킥도 이끌어내며 전반전 실수를 만회했다. 후반 5분 김보경은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공을 잡아 골대 정면으로 패스했고 프레이저 캠벨이 공을 잡기 직전 스티븐 은존지가 발을 걸어 파울,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날 무승부로 카디프시티(승점 30·골득실 -34)는 풀럼(승점 30·골득실 -42)을 골득실에서 앞서 순위를 18위로 끌어올렸다. 구자철(25)이 15분 남짓 활약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는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2-4로 졌다. 구자철은 팀이 2-3으로 뒤진 후반 31분 유누스 말리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마인츠는 14승5무12패(승점 47)로 7위가 됐다. 수비수 홍정호(25)가 풀타임을, 공격수 지동원(23)이 12분을 뛴 아우크스부르크는 헤르타 베를린과 0-0으로 비겼다. 12승7무12패(승점 43)가 된 아우크스부르크는 마인츠에 이어 8위를 지켰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3억 년 전 초식동물’ 발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3억 년 전 초식동물’ 발견

    3억 년 전 지구상에 생존했던 ‘초식동물의 조상’ 흔적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스커버리뉴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도마뱀처럼 생긴 이 고대 생물은 에코카세아 마티니스(Ecocasea Martinis)라는 명칭을 가졌다. 이 고대 동물은 2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몸집을 가졌으며 애초 육식동물이었지만 이후 점차 초식동물로 이행(移行)된 독특한 ‘역사’를 가졌다. 이 동물의 화석은 미국 캔자스주에서 발견됐으며, 성체가 되기 전 죽어 화석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동물이 현존하는 단궁류(Synapsid)의 일종으로 본다. 단궁류는 포유류의 조상과 현생 포유류를 포함하는 그룹으로, 척추동물 중 완전히 육상에 적응한 양막류(Amniote)의 하나이다. 이 동물은 공룡이 출연한 시기보다 무려 800만 년 더 앞선 시대에 생존했으며, 이번 화석은 기존 단궁류 동물의 가장 오래된 화석보다 훨씬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연구한 독일 베를린홈볼트대학교의 요르크 프로흐비치 박사는 “에오카세아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동물 중 하나”라면서 “이번에 발견한 화석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연구를 이끈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로버트 레이즈 박사는 “초식동물의 진화는 지구상의 생명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초식동물들은 차츰 지구 위를 지배한 거대한 육식동물 포식자들의 주된 먹이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크라 안보국, 친러무장세력 사살 명령… 푸틴 “내전 직전”

    우크라 안보국, 친러무장세력 사살 명령… 푸틴 “내전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내전” 발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후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북부 도시 슬라뱐스크 곳곳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세력의 탱크와 장갑차가 목격되고 있다. 슬라뱐스크의 검문소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장갑차와 탱크 최소 6대와 시내 곳곳에서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 무장 대원들이 보였다고 AFP가 16일 전했다. 또 인근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장갑차 14대가 행렬을 지어 이동하다가 친러 시위대에 의해 이동이 막혔다고 덧붙였다. 두 도시 상공에는 양측의 전투기가 비행하는 것이 보였다. 슬라뱐스크 자경단이 정부군에게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DPA가 전했다. 정부군뿐만 아니라 친러 세력의 무력을 과시하는 위협 때문에 분리주의자들이 점거한 동부 10여개 도시를 다시 장악하려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시도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AP가 분석했다.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탱크 10대와 병력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투항해 왔다고 DPA가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친러 분리주의 시위대 지도자 미로슬라프 루덴코는 “도네츠크 공화국도 자체 군대를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국기를 가짜로 달고 하는 군사작전”이라며 투항을 부정했다. 미하일 코발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대행은 분리주의자 진압에 대한 진전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동부를 방문했다. 그는 루간스크의 친러 세력에 의해 인질로 잡힌 우크라이나 병력 두 명과 관련,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은 친러 무장세력에 대해 “사살” 명령을 내렸다. 또 수도 키예프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구두 공격이 거셌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모스크바가 “새로운 베를린 장벽을 쌓고”, “테러를 동부 지역에 수출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자국 기지 100여곳에 4만여명의 병력을 전개한 데다 우크라이나 내전 위기가 고조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대응에 나섰다. 나토는 이날 “유럽 동부 국경선에 육군, 해군, 공군을 더 많이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총장은 “이런 조치는 러시아의 공격적 행위에 대한 예방과 긴장 완화”라고 말했지만 얼마만큼의 병력을 어느 곳에 배치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 세력에 대해 처음으로 무력을 사용해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했던 크라마토르스크 비행장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갈등의 급격한 확산이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내전 직전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동부에서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의 4자회담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통일 대박’ 말로만… “5·24조치 완화 등 출구전략 결단 내려야”

    정부는 ‘드레스덴 선언’ 이후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실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 고위급 접촉 제안 등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은 ‘우리가 말을 먼저 꺼냈으니 행동은 북한이 먼저 해야 한다’는 논리로는 사실상 남북 대화·교류의 확대는 어렵다고 말한다. 5·24조치 해제나 완화, 금강산 관광 재개 필요성 등의 사전 조치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어느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찾기 위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고위급 접촉 제의 등 대화의 틀, 당국자들의 신중한 언행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초 ‘통일은 대박’ 발언에서 드레스덴 선언까지 일련의 과정이 사실상 북한 문제를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도 현 정부 통일정책의 한계로 지적된다. 우리 내부에서는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목소리는 커졌지만 고위급 접촉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 이후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독일 드레스덴 방문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핵화, 북한 인권 문제를 강하게 거론한 점 등을 보면 드레스덴 선언은 국내 정치의 담론 성격이 강하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 앞서 북한에 이를 통지했던 것과 같은 진정성 있는 사전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는 유연한 사전 조치를 펼 가능성과 관련해 “임시적으로 유연하게 하면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길게 보면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영화 ‘그랜드 피아노’에 최고가 피아노 등장? 가격 보니 ‘집 한 채 값’

    영화 ‘그랜드 피아노’에 최고가 피아노 등장? 가격 보니 ‘집 한 채 값’

     클래식을 스릴러물로 다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그랜드피아노’다. 영화에는 완벽한 연주가 불가능한 곡 ‘라 신케트(La Cinquette)’와 함께 최고가 그랜드 피아노인 ‘뵈젠도르퍼 임페리얼’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 ‘뵈젠도르퍼 임페리얼’은 실제 세상에서 가장 섬세하고 비싼 그랜드 피아노로 소개된다. 비엔나의 ‘뵈젠도르퍼 임페리얼’은 베를린의 베흐슈타인, 뉴욕의 슈타인웨이와 함께 세계의 3대 피아노로 꼽히고 있다. 가격만 3억 원에 달한다. 보통 피아노보다 저음 쪽에 9개의 건반을 더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에 나오는 누구도 완벽히 연주할 수 없는 전설의 곡 ‘라 신케트’는 실존하는 곡이 아니다. 영화 음악 작곡가 빅토르 레예스가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든 곡이다. ‘라 신케트’에는 빠른 템포와 고난도의 연주 기법으로 영화의 긴박감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그랜드 피아노’는 5년 만에 복귀한 천재 피아니스트가 정체불명의 범인으로부터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라 신케트’를 연주하지 않으면 부인과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는 사건을 그린 ‘클래식 스릴러’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저 우드가 주연을 맡았다. 개봉은 오는 17일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01년 만에 돌아온 엽서

    101년 만에 돌아온 엽서

    독일에서 병에 담긴 101년 전 우편엽서가 발견돼 화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 국제해양박물관은 7일(현지시간) 발트해 인접 북부 도시 킬 앞바다에서 지난달 한 어부가 병에 담긴 엽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렇게 오래된 메시지가 담긴 병이 온전한 채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측은 엽서의 필체 분석과 주소 등을 토대로 1913년 당시 20세였던 리하르트 플라츠라는 인물이 여행 도중 이 맥주병을 바다에 던진 사실을 확인했다. 엽서에는 이 병을 발견할 경우 베를린에 있는 자택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물관 측이 찾아낸 플라츠의 외손녀 앙겔라 에르드만은 엽서를 읽은 뒤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물관 측은 이 병과 메시지를 오는 5월 1일까지 일반에 전시한 뒤 전문가들을 동원해 해독이 안 된 부분에 대한 판독을 시도할 예정이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병 속 메시지’는 1914년 바다에 던져졌다가 98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기고] 한반도 통일, 도덕성 회복부터/한부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외협력단장

    [기고] 한반도 통일, 도덕성 회복부터/한부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외협력단장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기자회견 이후 주위 사람들로부터 과연 한반도의 통일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필자는 독일 유학 시절 베를린 장벽 붕괴를 포함한 독일 통일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독일 통일은 한국 국민에게 많은 교훈을 주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도 되고 있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그의 저서들을 통해 ‘정당성’이라는 개념을 특히 강조한다. 베버는 정당성을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한다. 그 정당성은 바로 높은 도덕성에서 발원한다. 남한이 북한사회에 비해 우월한 체제라는 동의를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것 역시 높은 도덕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이 경제나 사회, 이념의 문제는 주요 이슈로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덕성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풍족함 못지않게 인권과 평등권 등의 보장을 통한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도 말이다. 1993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독일 제1 야당인 사민당(SPD)의 비외른 엥홀름 당수는 비서가 5만 마르크를 수수한 사실을 모른다고 말했다가 실제는 알고 있었다는 증언이 뒤늦게 나오면서 당수직은 물론 주지사직까지 모두 사퇴했다. 이 사건은 독일 주민들에게 사회지도층의 높은 도덕적 책임(노블레스 오블리주)이야말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의 조건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도덕성과 정당성을 체감할 수 있는 사회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첫째, 법치국가와 법치행정의 실현이다. 국민들은 단순한 형법상의 법이 아닌 생활 속의 법을 통해 법치를 실감한다. 그런 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법주차나 쓰레기 무단투기, 취업이나 직장생활에서의 편견이나 차별 등이 최소화되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 긴요하다. 둘째, 특권층 또는 특권화한 단체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권력계층 혹은 집단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후진국적인 현상은 없다. 셋째,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 개개인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실하게 노력하면 나의 꿈을 이룰 수 있고 편안한 생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가능하다. 서독은 개인에게 충분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였다. 노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주어졌다. 밤거리도 안전했다. 이렇게 안심할 수 있는 서독의 사회구조가 통일과정에서 서독의 체제를 선택하게 한 배경이라고 믿는다. 한반도 통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경제적인 동기가 반드시 통일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통일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필자의 흔들리지 않는 생각이다.
  • 무려 101년…세계서 가장 오래된 ‘병 편지’ 발견되다

    무려 101년 전, 바다에 띄워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병 편지가 발견됐다. 독일 함부르크 국제해양박물관은 7일 지난달 독일 북부 킬(Kiel) 연안 발트해에서 한 어부가 손편지가 담긴 맥주병을 인양했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소속 홀거 폰 노이호프는 “이만큼 오래된 병 편지가 손상 없이 발견된 것은 확실히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발송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한 결과, 현재 베를린에서 그의 손녀에 해당하는 앙겔라 에르트만(62)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무려 101년만에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쓴 편지를 접하게 된 에르트만은 “처음엔 너무 놀랍고 믿기 어려웠다”면서 “매우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발송인은 이 편지가 발견되면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 보내달라고 적어놓았다. 조사에 따르면 편지의 ‘주인’은 당시 20세였던 리하르트 플라츠라는 남성이며, 그는 1946년에 54세로 사망해 외손녀인 에르트만과는 만난 적이 없었다. 제빵사 아들인 플라츠는 1913년 이 병을 발트해에 던졌으며 우여곡절 끝에 후손인 에트트만에게 이 편지가 도착한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노이호프는 플라츠가 그 후에 쓴 편지의 필체와 비교한 결과 이 병 편지를 쓴 인물이 플라츠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습기 때문에 잉크로 쓰인 글자 대다수가 읽을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편지는 해당 박물관에서 오는 5월 1일까지 전시되며, 이후 전문가들이 나머지 메시지의 해독에 도전하게 된다. 한편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병 편지는 1914년에 작성된 것으로, 발견될 때까지 거의 98년간 바닷속에 있었다고 기네스 세계기록(GWR)은 설명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말의 성찬을 압도한 것은 역시 힘의 과시였다. 독일 동부의 찬연한 도시 드레스덴에서 쏘아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선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진동시킨 800발의 포성으로 묻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신랄한 비난을 이어 가고 있다. 드레스덴이 통일 후 장밋빛 도시로 거듭나 통일 ‘대박’을 상징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이제 제쳐 두자. 과정의 오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빈번한 언급이다. ’선언‘의 결을 따라가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이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구체적 삶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좌파든 우파든 서독 정부는 모두 동독 정권과 대화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 역시 동독 주민들의 구체적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악마와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동·서독의 관계도 늘 긴장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베를린 장벽과 동·서독 국경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와 달라 더 잦은 인명 살상이 발생했고, 수백만명의 상호 방문과 교류로 인해 각종 사고와 문제는 첩첩산중이었다. ‘춤을 추는’ 와중에도 리듬과 규칙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상대가 발을 밟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자유주의 역사가인 티머시 가튼 애시의 말대로 그럴수록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지속적인 협상”이었다. 서독 정부에 협상은 단지 어떤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아니었고, 목적 그 자체였다. 통일 후 서독 출신 정치 엘리트들이 동독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경험과 지향을 무시하고 패권적인 체제 이식을 일삼았을 때, 통일독일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인간적 희생을 지불했음도 기억해야 한다. 드레스덴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 일방적 흡수통일의 장기적 폐해가 여전히 널려 있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기에 급속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며 제시한 ‘통일 대박’의 예로 드레스덴을 활용하고 독일통일을 인용하는 한 한반도에서 통일은 어렵고 대박은커녕 ‘쪽박’에 가깝다. 힘의 적대적 과시를 제압하는 것은 그에 맞선 더 큰 힘의 단호한 과시가 아니다. 1990년 독일통일은 냉전의 극복이 힘의 우위에 기초한 압박이 아니라 공포의 극복과 오해의 제거 ‘과정’임을 웅변했다. “필요한 것은 신중, 인내, 예측 가능성이다.” 전 서독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오래전에 한 말이지만, 이제 한국 정치가들의 합창이 돼야 할 화두다. 이 정치적 덕목의 실천이야말로 ‘드레스덴’이 한반도 통일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동기(48) 교수는 국내 독일현대사 분야에서 정평을 얻고 있다. 독일 예나 프리드리히실러대학교에서 독일통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통독 및 냉전사 연구의 전문가로 꼽힌다.
  • [부고]

    ●박문숙(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장)씨 별세 2일 연세강남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9시 (02)2019-4003 ●조성호(베를린기독교한인교회 담임목사)웅호(정림건축 실장)씨 부친상 신호원(두백 부장)씨 장인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47 ●우중구(한국무선기술 대표)경미(디자인알레 대표)영미(솔리드 옴므 대표)현미(디자인알레 대표)장희(솔리드 옴므 전무)씨 모친상 김철주(성균관대 교수)정선태(상록수병원장)안병재(현대모비스 부장)씨 장모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02)3410-3151 ●장영숙(경산시청 민원여권담당)태순(삼일산업)남영(덕인한의원)성규(포리타치 부장)씨 부친상 김영수(자영업)김길남(김천시청 스포츠시설관리담당)정문제(남대구세무서)씨 장인상 3일 경산 옥산장례예식장, 발인 5일 오전 7시 30분 (053)801-4444
  • 4월 현대음악과 함께하는 봄바람… 서울시향 20일부터 ‘아르스 노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동시대 음악 경향을 소개해 온 현대음악 콘서트 ‘아르스 노바’(Ars Nova)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2006년부터 진은숙 상임작곡가의 기획으로 매년 네 차례 현대음악 공연을 펼쳐 왔다. 오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공연 ‘아르스 노바 시리즈Ⅰ: 체임버 콘서트’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위촉한 하비의 ‘장면’을 서울시향 부악장 웨인 린의 협연으로 한국 초연한다. 독일 작곡가 휠러의 ‘게겐클랑’과 뉴욕 필하모닉의 상임작곡가를 지낸 린드베리의 ‘코렌테’가 연주된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시리즈Ⅱ: 관현악 콘서트’에서는 서울시향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공동 위촉한 독일 작곡가 횔러의 ‘항해’를 세계 초연한다.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가 협연하고, 한국 초연인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코’ 모음곡은 유럽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테너 강요셉, 베이스 함석헌과 함께한다. 1만~5만원. 1588-1210.
  • “통독 발전 보며 통일 확신… 평화통일 위해 역량 집중”

    “통독 발전 보며 통일 확신… 평화통일 위해 역량 집중”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일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외교의 역할과 도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을 주재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시대적 사명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은 물론이고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다녀온 독일 국빈 방문을 언급하면서 “독일의 베를린과 구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을 방문해 통일 독일의 발전상을 보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공관장 여러분께서는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전날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해상 사격 도발을 감행한 것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일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듯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재외공관이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오는 정치인이나 유력 인사들의 편의 제공과 일정 수행 등에 열중하는 비정상적인 업무 행태는 이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 행복 시대를 여는 데 있어서도 재외공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재외공관의 주인은 바로 국민이며 국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없는 공관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익을 위한 외교전을 펼치고 재외국민과 동포들의 삶을 보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지 않겠나. 그런 일은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재외공관은 경제외교 역량을 극대화해 우리 기업의 진출, 일자리 창출,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적극 지원하고 창조경제와 혁신경제 구현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日帝, 9년간 6500여명을 산 채로 해부”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쾨르버 재단본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고 30만명 이상을 학살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초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선 중국 헤이룽장성에 남아 있는 일제 ‘731부대’의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일제의 만행과 731부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731부대가 생산한 살상용 세균 탓에 중국인 2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정일성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은 ‘책과 인생’ 4월호에 기고한 ‘731부대의 인체실험 면죄 내막’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 저자는 쓰네이시 게이치의 ‘사라진 세균전부대 관동군 제731부대’ 등 저작물과 그간 공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731부대가 히로히토 일본왕의 칙령으로 1932년 창설됐으며, 반인륜적 생체실험이 종전 이후 도쿄전범재판소에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련과의 군비경쟁에 나선 미국이 세균전 자료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일본과 은밀한 뒷거래를 벌인 탓이라는 것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 동남쪽 베이인허에 ‘관동군방역반’이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부대는 패전 직전 1000개가 넘는 사람의 머리·팔·내장 표본을 인근 송화강에 갖다버리고 50명가량의 살아있는 인체실험자를 파묻는 방법으로 교묘히 은폐에 나섰다. 애초 연구소가 아닌 제재소를 짓는다는 소문을 내 인체실험자는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로 불렸다. 교토제국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한 세균전문의 이시이 시로가 총책임자로 히로히토의 막내동생도 이 부대의 장교로 복무했다고 한다. 부대 규모는 군인 1200여명 등 한때 3560명까지 늘었고, 300~4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췄다. “날마다 2~3명, 많게는 5명을 산 채로 해부했다”는 증언에 따라 9년간 희생자는 6500명으로 추정된다. 희생자 명단에는 이청천, 심득룡, 이기수, 고창률 등 독립운동가로 보이는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인체실험 기록을 미국에 넘겨주고 면죄부를 받은 가해자들은 의대와 국립연구소, 병원, 제약회사에서 전후 일본 의학계의 중진으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뉴스 분석] 北 도발·비난… 길 잃은 ‘드레스덴’

    [뉴스 분석] 北 도발·비난… 길 잃은 ‘드레스덴’

    북한이 1일 언론 매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제안’을 이틀째 맹비난하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남북 첫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이후 남북 대화의 동력과 접촉면을 드레스덴 제안을 통해 확장하고자 했던 박 대통령의 구상은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드레스덴 제안은 남북 당국 간 논의 과정을 통한 착근 작업도 이뤄지기 전에 북한이 지난달 30일 4차 핵실험 위협에 이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대규모 해상 무력시위를 과시하며 한반도 정세를 단숨에 시계 제로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북한이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 외무성이나 국방위원회 등 당국 명의가 아닌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반응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전면 부정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의 서해 NLL 무력시위는 21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군사적 대응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한·미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오는 18일 이후 북한의 종합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1일 ‘잡동사니’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한 데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잡동사니들을 이것저것 긁어모아 ‘통일 제안’이랍시고 내들었다”는 대목에선 대북 인도적 지원과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동질성 회복 등 ‘3대 제안’에 대해 북한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드레스덴이라는 공간의 상징성(흡수 통일 모델)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베를린 장벽 붕괴 후인 1989년 12월 19일 드레스덴에서 한 “동독 주민의 자결권을 존중한다”는 연설은 서독의 동독 편입 단초가 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드레스덴 제안은 남북 양자 차원의 메시지라기보다는 국제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외부에서 압박하는 의미가 컸다”며 “북한이 남북 관계의 고리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신들이 바라는 전향적 메시지가 빠진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5·24 조치에 대한 명시적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복합농촌단지 사업과 같은 제안은 북측의 의구심만 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아이폰 쓰다 혼쭐난 펑리위안 ‘이젠 중국산’

    아이폰 쓰다 혼쭐난 펑리위안 ‘이젠 중국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유럽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휴대전화가 아이폰5에서 자국산 제품으로 바뀌어 화제가 되고 있다. 타이완 중국시보는 펑 여사가 지난 2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중국·독일 청소년 축구 친선경기를 관람하던 중 자국산 휴대전화로 경기 장면을 찍었다고 31일 보도했다.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는 중국 업체인 ZTE의 ‘누비아 Z5 미니’ 모델로 전해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스마트폰을 ‘궈무서우지’(國母手機·국모 휴대전화)라고 부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출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누비아 Z5미니는 중국 내 판매가격이 1888 위안(약 32만 5000원)으로 애플 아이폰보다 싸다. 펑 여사는 지난해 6월 국외 순방 과정에서 휴대전화 문제로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다. 펑 여사가 멕시코에서 민속춤을 관람하면서 미국 애플의 아이폰5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중국 웨이보(徽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선 “퍼스트레이디가 중국산이 아닌 미국 제품을 쓰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 비난이 일기도 했다. 특히 당시 중국에서 애플의 중국 내 애프터서비스 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던 상황이어서 이미지 타격이 더 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통일 이후’ 희망 청사진 분명히 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와 독일 순방을 마치고 그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한·미·일의 북핵 공조 방침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서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베를린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 동서독 통일의 경험을 전폭적으로 전수받기로 약속받았는가 하면, 드레스덴에서는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3대 제안이 담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 정책의 비전을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드레스덴 선언’이 특히 의미 있는 것은 어느 때보다 전향적인 남북 협력 의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을 제안한 것은 통일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변화의 전기가 된다는 것을 남북한 모두에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통일 이후’를 정밀하게 디자인해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통일은 대박’이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작업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역대 정부의 대북 제안보다는 한층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핵화 문제로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지만, 쉬운 문제부터 머리를 맞대 개선의 실마리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제안에 북한 주민의 마음을 파고들기 위한 배려가 곳곳에 담겨 있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제안 장소로 드레스덴을 선택한 것부터가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본다. 잘 알려진 것처럼, 옛 동독지역의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산업문화도시로 다시 일어선 독일통일의 상징이다. 북한 주민들로서도 드레스덴은 통일이 자신들에게 부유한 선진도시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표적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이 ‘통일 대박’을 공감케 하려면 ‘민생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부터 투자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할 것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북한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우리 사회의 통일 준비 태세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순천향대가 통일부 장관 초청 ‘통일 토크콘서트’를 갖기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재학생 116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통일에 찬성하는 사람은 42%인 488명에 그친 반면 반대하는 사람은 58%인 672명에 이르렀다. 북한의 잦은 도발로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남북의 다양한 격차로 통일 이후 경제, 사회적 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고 한다.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통일 비용에 대한 우리 사회 구성원의 우려는 결코 작지 않다. 정부는 물론 학계도 통일이 진정 대박인지 정확한 경제적 전망치를 제시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북한도 전과 다른 자세를 갖기 바란다. 정부는 북한이 화답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각 부처는 ‘드레스덴 선언’의 제안 내용을 더욱 구체화하는 실질적인 교류 협력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 계획에는 북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개발 플랜도 넣어 통일의 수혜자가 주민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통일대박론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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